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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이 프로배구 남자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을 맞아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세 세트를 따내는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을 선임한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통영·도드람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정규리그(V리그)에서도 우승 후보 1순위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안방경기에서 3-2 (22-25, 26-28, 25-21, 25-23, 15-10)로 역전 승리했다. 개막 후 3연승을 이어간 현대캐피탈은 승점 7로 남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현대캐피탈에서는 오퍼짓 스파이커 허수봉이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고, 3세트부터 선발로 나선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도 13점을 보탰다. 미들 블로커 최민호(11득점)는 2세트 후반 대한항공 정한용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남자부 역대 6번째로 통산 800블로킹 고지를 넘었다. 대한항공은 주포 요스바니가 어깨 통증으로 결장하고, 미들 블로커 김규민도 경기 도중 발목을 다치는 악재 속에 2연패에 빠졌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안방 개막전인 이 경기를 앞두고 지난 시즌까지 팀 플레잉 코치를 맡았던 ‘슈퍼 땅콩’ 여오현(IBK기업은행 코치)의 은퇴식을 진행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1년 만에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재회한 KIA와 삼성이 28일 광주에서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3승 1패로 앞서 있는 안방팀 KIA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그대로 시리즈가 끝난다.한국시리즈 역대 최다(11회) 우승팀인 KIA는 12번째 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3승 1패로 앞선 경우는 17번 나왔는데 그중 16번은 결국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이 16번 중 10번(62.5%)은 5차전에서 승부가 끝났다. KIA가 올해 우승하면 통산 한국시리즈 승률 100% 기록도 이어가게 된다.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2013년 대역전 드라마가 재현되길 꿈꾼다. 1승 3패로 몰린 상황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한 딱 한 차례 기록을 남긴 주인공이 삼성이다. 삼성은 두산과 맞붙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연달아 내준 뒤 3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4차전에서 다시 패했다. 올해와 완전히 똑같은 흐름이다. 11년 전 삼성은 이 위기 상황에서 5~7차전을 모두 따내며 결국 챔피언에 올랐다.5차전 선발로 KIA는 에이스 양현종, 삼성은 3년차 이승현을 예고했다. 둘 모두 왼손 투수다. 23일 2차전 선발로 나서 5와 3분의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은 내친김에 5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다. 정규시즌 중반까지 선발 투수로 활약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서둘러 시즌을 마쳤던 이승현은 가을야구 들어 처음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양현종은 KIA가 직전에 우승한 2017년에도 5차전에 등판해 우승을 확정한 적이 있다. 당시 2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양현종은 3승 1패로 앞서 있던 5차전 때는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7-6으로 쫓기던 9회말 시작과 함께 등판한 양현종은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헹가래 투수’(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를 지킨 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양현종이 올해 5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면 2차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시리즈 역대 최고령(36세 7개월 22일) 국내 투수 선발승 기록을 3경기 만에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이승현은 우천으로 일시정지(서스펜디드) 선언이 나온 뒤 23일 재개된 1차전 6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2차전 선발로 나섰던 오른손 투수 황동재와 이승현을 두고 고민하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결국 이승현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이승현은 삼성이 이번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꺼낸 왼손 선발 카드이기도 하다. 다만 이승현은 일반적인 선발투수보다는 ‘오프너’에 가까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삼성은 외국인 투수 코너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때부터 전력에서 이탈한 데다 에이스 원태인까지 4차전 선발 등판 후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다. 여기에 베테랑 마무리 투수 오승환도 구위 저하로 이번 가을 야구에 등판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이 역전 우승에 성공하려면 베테랑 타자 강민호, 박병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프로 21년 차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강민호는 현재 시리즈 타율 0.154(13타수 2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번이 개인 네 번째 한국시리즈인 박병호도 3차전에서 시리즈 첫 안타를 솔로 홈런으로 장식한 이후 다시 침묵하며 양 팀 최저인 타율 0.067(15타수 1안타)에 머물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홈런 군단’ 삼성이 안방 대구로 장소를 옮겨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솔로포 네 방으로만 점수를 뽑으며 KIA에 승리했다.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2로 승리를 거두고 2패 뒤 첫 승을 기록하며 반격에 나섰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85개) 삼성은 이날 3회말 이성규의 선제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5회 김영웅, 7회엔 김헌곤과 박병호의 연타석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시리즈 분위기를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홈런 4개를 날린 건 역대 최다 타이다. 1989년 해태(현 KIA), 2004년 현대, 2014년 넥센(현 키움)이 한 차례씩 기록한 적이 있다. 삼성은 앞서 LG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 안방경기에서도 모두 8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은 정규시즌 185개의 홈런 중 119개를 안방에서 날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3차전을 앞두고 타순을 많이 바꿨다. 2차전에서 3타수 3안타를 친 류지혁을 7번에서 2번으로 올리는 등 2차전과 비교해 일곱 자리 타순을 바꿨다. 8번엔 1,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이성규를 기용했다. 이성규는 선제 홈런으로 박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3회말 1사에서 이날 첫 타석을 맞은 이성규는 상대 선발투수 라우어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삼성이 2-1로 앞선 7회말엔 5번 타자 김헌곤과 6번 타자 박병호가 모두 KIA 전상현의 초구를 노려 솔로 홈런으로 만들었다. 전상현은 공 2개를 던지고 홈런 2개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을 14개로 늘리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과 이 부문 역대 공동 1위가 됐다. 이 홈런은 박병호가 이번 한국시리즈 12번째 타석 만에 기록한 첫 안타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5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3차전에선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좋은 감을 갖고 있어도 타석에서 침체가 길어지면 압박이 된다. 그래도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 다행”이라며 “홈런이 나와 안도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나보다 더 좋아해줘 에너지를 받았다”고 했다. 김헌곤은 1차전에 이어 시리즈 2호 홈런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김헌곤의 한국시리즈 활약을 두고 “호랑이 잡는 사자다. KIA에서 김헌곤을 무서워 할 것 같다”고 했다. 삼성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레예스가 7이닝 동안 공 107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2승을 챙기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레예스는 이날도 경기 MVP로 선정됐다. 레예스는 올해 가을야구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0.44의 빼어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4-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박찬호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두 팀의 4차전은 2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 KIA는 평균자책점 1위(2.53)인 외국인 투수 네일이 등판해 1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대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대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엘링 홀란(24)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의 다섯 골 차 완승을 이끌었다. 홀란은 24일 스파르타 프라하(체코)와의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 안방경기에서 후반 13분과 23분 잇따라 골망을 흔들며 팀의 5-0 승리에 기여했다. 이로써 홀란은 챔피언스리그 3경기 세 골을 포함해 이번 시즌 공식전 1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도 42경기 44골로, 역시 경기 수보다 골 수가 더 많다. 홀란이 ‘득점 기계’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홀란의 첫 번째 골 장면을 두고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정말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며 놀라워했다. 홀란은 오른쪽 측면에서 팀 동료 사비뇨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몸을 날려 점프한 뒤 왼발 뒤꿈치 발리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홀란의 뒤꿈치 슈팅 장면을 다루면서 “곡예에 가까운 환상적인 발리였다”고 전했다. 홀란은 페널티 박스 가운데 부근에서 오른발 슛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이날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1-4로 패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1일 시작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이 우천으로 일시정지(서스펜디드) 경기가 되면서 이범호 KIA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경기는 KIA가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삼성) 타석부터 재개될 예정이었다. KIA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1차전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이 승부처에서 어떤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지가 숙제였다. 22일에 재개될 예정이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미뤄지면서 이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2박 3일에 걸친 고심의 결과는 23일 오후 4시에 밝혀졌다. 이 감독의 선택은 오른손 불펜 투수 전상현이었다. 정규시즌 때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10승 5패 7세이브 19홀드를 기록한 전상현은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영웅은 전상현의 초구에 바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때 KIA 포수 김태군이 자기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을 잡아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전상현은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KIA는 7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김선빈의 볼넷과 최원준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태군이 보내기 번트를 성공해 1사 2, 3루가 됐다. 이때 삼성 베테랑 구원투수 임창민의 2연속 폭투로 KIA가 2-1 리드를 잡았다. KIA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KIA는 전상현에 이어 등판한 곽도규와 정해영까지 3명의 투수가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합작해 5-1로 승리했다. 전상현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세를 탄 KIA는 1차전 종료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6시 반부터 시작된 2차전에서는 1회부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8-3 완승을 거뒀다.KIA는 1회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를 상대로 5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5점을 뽑아냈다. 2회에는 정규시즌 38홈런-40도루의 주인공 김도영이 삼성 두 번째 투수 이승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한국시리즈 개인 첫 홈런(1점)을 터뜨렸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이 경기 승리투수가 되면서 2차전 MVP에도 선정됐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2017년 두산과의 2차전 완봉승에 이어 7년 만이자 두 번째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쓸어 담은 KIA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20번 있었는데 그중 18번(90%)은 정상에 올랐다. 18번 중 9번은 4전 전승 우승이었다. 이 감독은 “하루에 두 경기를 다 잡을 거라 생각 안 했는데 1차전에 전상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끊어줘서 이겨낸 덕에 2차전 때는 좀 더 편하게 경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차전 패배가 2차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1차전 7회말에) 2아웃까지 잡고 폭투로 (점수를) 내줬기 때문에 거기서 분위기를 빼앗겼다”며 “1승 1패가 목표였는데 두 경기를 모두 패해 아쉽다”고 했다. 두 팀의 3차전은 25일 오후 6시 30분 삼성의 안방인 대구에서 열린다. KIA는 라우어, 삼성은 레예스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호준 전 프로야구 LG 수석코치(48·사진)가 NC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NC는 “이 감독과 3년간 최대 14억 원에 계약했다”고 22일 알렸다. 계약금 3억 원에 1·2년 차에는 각 3억 원, 3년 차에는 3억5000만 원을 연봉으로 받는다. 나머지 1억5000만 원은 옵션이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1994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이 감독은 SK, NC를 거치며 2017년까지 24년간 프로 선수로 활동했다. 은퇴 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로 코치 연수를 다녀온 그는 2019∼2021년 NC 타격코치를 맡아 2020년 팀의 첫 우승을 돕기도 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가능성 있는 선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젊은 선수를 성장시키고 팀이 지속적으로 승리할 수 있게 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NC 연고지) 창원 팬들에게 가슴 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가 선언됐던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연기돼 23일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4시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될 예정이던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1차전에 이어 열기로 한 2차전을 모두 취소했다. 1차전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2차전은 이날 오후 광주 지역에 예보된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취소된 두 경기는 23일 오후 4시 1차전이, 1차전 종료 후 1시간 뒤 2차전이 열린다.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끝나면 2차전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다.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영웅 타석부터 다시 시작한다. 22일 오후 광주에 비가 많이 내리진 않았다. 이날 KBO 관계자는 “전날부터 오늘 오전까지 내린 비로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데 최소 3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를 오후 4시에 재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오후 늦게부터는 또 비 예보가 있어 2차전도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1차전 서드펜디드 경기 선언 직후 “선발투수 원태인이 잘 던지고 있었고, 공격도 흐름을 탔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22일 1, 2차전 취소 결정은 담담히 받아들였다. 경기가 하루 더 밀린 것을 두고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보다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거쳐 올라온 삼성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은 LG와의 PO를 19일 4차전에서 끝내고 하루만 쉰 뒤 21일 한국시리즈 일정을 시작했다. 삼성은 15일 PO 2차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무릎 부상을 당한 중심 타자 구자욱이 회복할 시간도 벌었다. 삼성은 선발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현재 삼성 마운드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는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과 외국인 우완 레예스 두 명이다. 한국시리즈 경기가 이틀 연속 미뤄진 덕에 레예스는 5일간 휴식 후 25일 안방 대구에서 열리는 3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레예스는 19일 PO 4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을 던졌다. 레예스는 한국시리즈 승부가 7차전(30일)까지 이어지면 한 차례 더 등판할 수도 있다. 21일 1차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공 66개를 던진 원태인 역시 나흘 휴식 뒤 26일 4차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원태인은 “(1차전)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흘 쉬고 좋은 컨디션으로 4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간다면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등판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우리 선수들이 1차전에선 긴장한 탓인지 좋은 공을 놓치곤 했다.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으로) 1차전을 사실상 두 번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가 확실히 덜할 것”이라고 했다. 또 “23일 1차전 잔여 이닝은 불펜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시리즈 분위기에 적응한 우리 타자들이 21일보다는 활발한 타격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KIA는 21일 1차전 때 5이닝 동안 2안타에 그쳤다.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1년 만에 성사된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이 21일 광주에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가 선언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포스트시즌에 서스펜디드 경기가 나온 건 처음이다. 정규시즌에선 11차례 있었다. 이에 따라 22일엔 한국시리즈 1, 2차전 두 경기가 하루에 잇따라 열리게 됐다. 역시 프로야구에 처음 있는 일이다. 21일 KIA의 안방 광주에서 열린 두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중단됐다. 심판진은 오후 9시 24분 경기를 중단했고 45분을 기다린 뒤에도 비가 그치지 않자 결국 오후 10시 9분 서스펜디드 경기를 선언했다. 이날 마치지 못한 1차전은 경기가 중단된 상황 그대로 22일 오후 4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이 경기가 끝나고 1시간 뒤에 양 팀의 2차전이 시작된다. 1차전 속개 경기가 오후 5시 30분 이전에 끝나면 2차전은 원래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다. 이날 서스펜디드 경기는 6회초에 터진 삼성 선두 타자 김헌곤의 홈런으로 만들어졌다. 6회초에 점수가 나지 않았다면 이날 경기는 5회말까지의 점수(0-0)에 따라 강우콜드 무승부가 될 뻔했다. 잠시 비가 그쳐 6회말 KIA 공격까지 진행됐어도 6회말까지 점수에 따라 강우 콜드게임이 될 수도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에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 선발투수 원태인이 호투하고 있었고 공격도 흐름을 탔는데 아쉽다. 내일 서스펜디드 경기에 원태인 투입은 어렵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감각이 걱정됐는데 오늘 경기가 중간에 끊긴 게 우리 선수들에겐 잘된 거라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한 경기를 경험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com 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4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다저스)와 에런 저지(32·양키스·사진)도 하나뿐인 우승 반지를 놓고 ‘빅뱅’을 벌인다. 다저스는 21일 안방경기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6차전에서 10-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오른 건 팀 통산 7번째(최다 6위) 우승을 일궈낸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양키스는 하루 전인 20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클리블랜드를 4승 1패로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양키스는 27번째(최다 1위)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이때 이후 15년 만이다.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명문 팀 다저스와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12번째다. 이 두 팀을 제외하면 올해로 120번째 열리는 월드시리즈에서 10번 이상 맞붙은 조합은 없다. 이전 11차례 맞대결에서는 양키스가 8번(72.7%) 챔피언 반지를 꼈다. 다만 최근 맞대결이었던 1981년에는 다저스가 2연패 후 4연승을 거두며 양키스를 물리쳤다. 21세기 들어서는 이번이 두 팀의 월드시리즈 첫 맞대결이다. 양키스 저지는 58홈런, 다저스 오타니는 54홈런을 치면서 올 시즌 각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올 시즌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이 두 명뿐이다. 시즌 50홈런 고지를 정복한 두 타자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건 처음이다. 양대 리그 홈런왕이 월드시리즈에 나란히 출전하는 건 1956년 이후 68년 만이다. 당시 월드시리즈 때도 다저스와 양키스가 맞대결을 벌였다. 그리고 AL 홈런왕 미키 맨틀(52홈런)이 이끄는 양키스가 NL 홈런왕 듀크 스나이더(43홈런)가 버틴 다저스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역사상 최장 타이인 15년 공백을 끊고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끈 저지는 “좋은 시절을 함께 보내면 친구가 되지만 어려울 때를 함께 보내면 가족이 된다. 가족과 함께 월드시리즈 정상을 꼭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MLB 9년 차인 저지는 올해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출전 기록을 남긴다. 6년 동안 몸담았던 LA 에인절스를 떠나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에 합류한 오타니는 자신의 MLB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월드시리즈까지 오르게 됐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는 내가 평생 꿈꿔온 무대다. 이 무대에 드디어 왔으니 우승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두 팀은 26일 다저스 안방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 4승제 승부를 벌인다. 다저스(98승 64패·승률 0.605)가 양키스(94승 68패·승률 0.580)보다 정규시즌 승률이 높아 1차전 안방 어드밴티지를 가져갔다.올해 NLCS 최우수선수(MVP)는 토미 에드먼(다저스)에게 돌아갔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에드먼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에드먼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6차전에서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리는 등 이번 NLCS 6경기에서 11타점을 올렸다. 이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스터스 풀코스에서는 서울 목동마라톤교실 소속 동호인들이 남녀부를 석권했다. 여자부에선 홍서린 씨(45)가 2시간51분57초, 남자부에선 유문진 씨(38)가 2시간32분57초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인천 세원고 생물교사 홍 씨는 2015, 2017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을 했다. 2017년 이 대회 우승 당시엔 개인 최고 기록(2시간47분50초)을 세웠을 정도로 경주국제마라톤과 인연이 깊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도 올해 포함 4차례(2013, 2016, 2018, 2024년) 우승했을 정도로 소문난 실력자다. 2015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던 홍 씨는 “2005년 마라톤을 시작해 올해로 딱 20년째인데 오랜만에 온 경주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감격스럽다”며 “개인 최고 기록을 다시 넘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원 유 씨는 8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주요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유 씨는 발에서 통증을 느끼는 부주상골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2022년 마라톤을 시작했다가 그 즐거움에 빠졌다. 유 씨는 “의사는 뛰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꾸준히 달리다 보니 통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주 코스가 아름다워서 힘든 줄도 모르고 달렸다.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경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다시 달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요.” 42.195km 레이스를 마친 임경희(42·삼척시청)는 근육 경련이 나는 다리를 움켜잡으면서도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꼭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다. 더 많은 분이 용기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엄마 마라토너’ 임경희가 19일 열린 2024 경주국제마라톤 국내 엘리트 여자부에서 2시간41분1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1, 2014년에 이어 대회 통산 세 번째이자 10년 만의 우승이다. 1982년생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녀 엘리트 선수를 통틀어 나이가 가장 많은 임경희는 많게는 스물두 살 어린 선수와 경쟁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경희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마라톤에 2회 연속 출전했다. 마라톤 국가대표를 지낸 정남균과 2015년 결혼한 임경희는 2018년 은퇴했고 2020년 첫아들 석원 군을 낳았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간절함이 그를 다시 뛰게 했다. 임경희는 경보 선수로 올림픽 참가를 꿈꾸며 2022년 선수로 복귀했는데 출전을 목표로 삼았던 여자 35km가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래도 임경희는 레이스를 멈추지 않았다. 장거리인 5000m, 1만m 종목에서 꾸준히 시상대에 올랐다. 경주국제마라톤을 나흘 앞둔 15일엔 전국체육대회 1만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국체전이 끝나자마자 경주로 향했다는 임경희는 “사실 올해는 마라톤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내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완주에 우승까지 해서 좋다”고 말했다. 임경희는 다음 목표를 묻자 “욕심을 부리면 무리하게 된다. 그저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엘리트 남자부에선 이정국(29·코오롱)이 2시간17분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년 전 이 대회 37km 지점에서 레이스를 포기했던 이정국은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지 3개월 만에 풀코스 대회 개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경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가 21일부터 시작된다. KIA는 올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KIA가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우승했던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은 19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3승 1패로 마무리하면서 준우승을 했던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1982년) 구단인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건 1986, 1987, 1993년에 이어 네 번째이자 31년 만이다. 앞선 세 번의 맞대결에선 KIA의 전신인 해태가 모두 이겼다.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우승 팀 KIA는 그동안 1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하며 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삼성은 8차례 우승(1985년 전기·후기리그 통합 우승 포함)으로 KIA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KIA의 안방 광주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이범호 KIA 감독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공격력에서 시리즈의 승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했다. KIA는 정규시즌에서 팀타율 1위(0.301), 삼성은 팀 홈런 1위(185개)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에선 KIA가 4.40, 삼성이 4.68로 KIA가 앞선다. 특히 정규시즌 맞대결에선 KIA가 12승 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포스트시즌 단기전은 (정규시즌) 기록과 상관없다. 빈틈을 파고들어 KIA를 잡겠다”고 했다. KIA는 지난달 30일 NC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이후 20일간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롯데와의 연습경기 등을 통해 실전 감각도 유지해 왔다. 이에 비해 삼성은 PO 뒤 하루만 쉬고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KIA의 왼손 에이스 양현종은 “체력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1차전부터 100%의 컨디션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년 프로 데뷔 후 21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이 자리까지 오는 데 21년이 걸렸다. 이제는 잃을 게 없다. 후배들과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후회 없이 뛰어 보겠다”고 말했다. 데뷔 3년 차에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한국시리즈로 시작하는 KIA 김도영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역대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한국시리즈에선 내 강점인 빠른 발로 상대를 공략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어깨 부상을 당한 외국인 투수 코너와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 감독과 선수 각 2명은 모두 이번 한국시리즈가 5차전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KIA의 안방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KIA는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2.53) 네일이, 삼성은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이 등판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 최고의 공을 던졌습니다. (다시 승부해도) 나는 다시 그 공을 던질 겁니다.”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이 한마디의 주인공은 누굴까요. 여름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고교 야구 선수들이 등장하는 청춘만화 속 명대사는 아니었을까요. ‘최고의 공’을 말한 이는 바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의 불펜 투수 마이크 바우만(29)입니다. 아, 물론 낯익은 이름은 아닐 겁니다. 저 역시도 그랬으니까요. 그럼 이렇게 설명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에게 시즌 50호 홈런을 허용한 투수.이후의 결과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대롭니다. 오타니는 바우만에게 50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사실 바우만은 ‘합법적으로(?)’ 오타니와의 승부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타니는 이날 11대 3으로 크게 앞선 7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바우만 앞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이후 폭투가 나오면서 12대 3, 2사 3루가 됩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걸 의식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동 고의사구’라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마이애미 벤치는 순리대로 정면승부를 선택합니다. 물론 바우만도 희생양을 자처하진 않았습니다. 오타니를 상대로 2구째 시속 156㎞의 묵직한 공을 내리꽂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바우만은 오타니와의 대결이 자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날 맞대결에서 오타니에게 삼진을 따낸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스트라이크, 1볼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바우만은 회심의 너클 커브를 던집니다. 전날 오타니를 돌려세웠던 바로 그 공이죠. 하지만 두 번 당할 오타니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공을 통타당한 바우만은 마운드 위에서 아쉽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습니다. 아쉬울지언정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경기 뒤 바우만은 “오타니는 정말 좋은 스윙을 했습니다. 나는 내 최고의 공을 던졌습니다. (다시 승부해도) 나는 다시 그 공을 던질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면승부를 선택한 스킵 슈마커 감독도 “야구, 업보, 야구의 신 측면에서도 (고의사구 지시는) 나쁜 행동입니다. 야구라는 게임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우리는 그와 승부하기로 했습니다. 오타니를 두려워하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바우만의 승부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오타니의 홈런이 나온 뒤 마운드 위에서 바우만이 보인 행동도 화제가 됐습니다. 모자의 챙을 쥐며 오타니에게 축하와 존경의 뜻을 표한 바우만은 다음 타자와의 대결을 앞두고 잠시 투구판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대기록을 세운 오타니가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숨은 배려였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엔 승복하는 스포츠의 명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삶은 때론 고독합니다. 그라운드 위에 솟은 마운드가 때론 무인도처럼 외롭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등 뒤의 야수들은 보이지 않고, 눈앞의 타석에는 나를 집어 삼키려는 오타니들이 줄줄이 들어설지도 모릅니다. ‘왜’ ‘하필’이란 생각이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정답은 애당초 아무도 모릅니다. 경기의 결말이 그러하듯 말이죠. 방법이 있다면 우리는 그저 공을 던질 뿐입니다. ‘최고의 공’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손을 떠난 공은 돌아오지 않지만, 던지지 않는 한 다음 기회도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올 한해에만 4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했던 바우만에게도 오타니와 같은 영광의 순간이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야구도, 어쩌면 삶도 그렇습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7일 경기를 앞둔 염경엽 LG 감독은 ‘벼랑 끝’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없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카드를 꺼내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패배는 곧 시즌 종료를 의미하는 구단의 절박한 처지가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플레이오프(PO) 1,2차전을 내줬던 LG가 삼성과의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17일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1-0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LG 선발 임찬규, 구원 에르난데스 단 2명의 투수가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LG는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3번만 나왔던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확률로는 16.7%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에르난데스를 두 번째 투수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앞서 KT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과 3분의1이닝 무실점으로 ‘수호신’ 역할을 했다. 관건은 에르난데스를 최대한 늦게, 가급적 리드 상황에서 올릴 수 있느냐였다.선발 임찬규는 LG 더그아웃의 이 같은 고민을 불식시켰다. 임찬규는 이날 5와 3분의1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4회초 2사 1,3루 상황을 제외하면 큰 실점 위기 없이 경기를 이끌어갔다. 이날도 패스트볼(37구)과 체인지업(25구)에 효과적으로 커브(19구)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공략했다. 임찬규는 준PO 2,5차전에 이어 이번 가을야구에서만 3차례 등판해 모두 선발승을 수확했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임찬규는 “지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승부에서 한점 차 승부로 이겨서 4차전에도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5차전까지 가서 (등판해) 승리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6회초 1-0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에르난데스도 살얼음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3과 3분의2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9회초에는 박병호, 이성규, 김영웅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경기 뒤 염 감독은 “피말리는 승부를 했다. 생각했던 시나리오대로 두 선수가 지키는 야구에서 제 역할을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석에서는 LG의 홍창기의 희생플라이가 결승타가 됐다. 이날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홍창기는 5회말 1사 1,3루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선제타점이자 결과적으로 결승타점이 됐다. 앞서 4회말까지 3차례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연이어 득점에 실패했던 LG는 홍창기의 타점으로 한숨을 돌렸다. 홍창기는 6회초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처음으로 상대한 삼성 윤정빈의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내기도 했다.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꿨던 삼성은 이날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고도 타선이 침묵하며 1점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타석에서는 2회초, 4회초 두 차례 4번타자 디아즈의 큼지막한 타구가 우측 폴대 바깥으로 벗어난 것이 아쉬웠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LG 임찬규, 에르난데스의 볼이 좋았다. 디아즈의 파울 홈런이 가장 아쉬웠다. (그 타구가) 파울이 되면서 기운이 빠졌다“고 복기했다. 18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예정된 4차전 선발로 LG는 엔스, 삼성은 레예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다만 비 예보가 있어 날씨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부터 잠실구장 인근에 비가 예고돼 있다. 오후 6시경 강수 확률은 69%다. 필승조 에르난데스를 소진한 LG로선 아무래도 우천 순연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비 예보만 믿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는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파이터 기질을 가진 몽구스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덤비겠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16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몽구스 정신’을 강조했다. 몸길이 50cm 남짓인 몽구스는 겉보기엔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독사를 사냥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한 동물이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창단한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세 시즌에 걸쳐 90패를 당하는 동안 13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창단 후 첫 시즌에는 3승(28패)에 그쳤고 이후 두 시즌 동안에도 각 5승(31패)이 전부였다. 그러면서 프로배구 여자부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 기록까지 남겼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새 시즌에는 몽구스 정신으로 무장해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그동안 많은 패배를 경험한 만큼 좀 더 밝고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두 자릿수 승리를 꼭 챙기고 싶다”고 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 대표로 이 자리에 참석한 박정아도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며 혀가 얼얼하다는 듯 손바닥으로 입 앞에 부채질을 했다.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에는 ‘주포’ 박정아(아웃사이드 히터) 외에도 ‘믿는 구석’이 생겼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드래프트 때 각 1순위로 오퍼짓 스파이커 자비치(크로아티아), 미들 블로커 장위(중국)를 선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또 리베로 한다혜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세터 이원정을 트레이드로 각각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장위다. 키 197cm의 장위는 타점이 높은 데다 스피드, 유연성까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위는 현재 ‘앞 시간차’ 등 국내에서 주로 쓰는 패턴 플레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선수 시절 미들 블로커로 이름을 날렸던 장 감독은 “장위는 무엇이든 자기 플레이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2일 한국도로공사와 맞붙는 김천 방문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 장 감독은 “분위기를 타려면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박정아도 “첫 경기에서 감독님께 부임 첫 승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여자부 개막전은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뉴욕 양키스가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 4승제)에서 2연승 했다. 양키스의 ‘홈런왕’ 에런 저지는 올해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양키스는 16일 클리블랜드와의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을 5-2로 이긴 양키스는 2연승을 달리며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양키스는 1회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클리블랜드 유격수 브라얀 로키오의 실책으로 먼저 점수를 뽑았다. 2회말엔 안타 2개로 잡은 무사 1, 3루 기회에서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 2루타 등으로 2점을 추가해 3-0으로 달아났다. 양키스는 4-2이던 7회말 저지가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점수 차를 6-2로 벌려 승부를 갈랐다. 정규시즌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58개의 홈런을 날린 저지의 올해 가을야구 첫 홈런이었다. 포스트시즌 6경기, 26타석 만에 터진 홈런포다. 저지는 클리블랜드의 불펜 투수 헌터 개디스의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 쳐 중견수 뒤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6m짜리 홈런으로 만들었다.클리블랜드는 9회초 호세 라미레스의 솔로포로 1점을 뽑았지만 더 이상 따라붙지는 못했다. 두 팀의 3차전은 18일 열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오세훈(25·마치다·사진)과 오현규(23·헹크) 등 차세대 공격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은 15일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3-2로 이겼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무승부 이후 오만과 요르단, 이라크를 차례로 꺾고 3경기 연속 승리했다. 3승 1무로 B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 10을 채운 한국은 선두를 질주했다. 3차 예선은 18개국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 경기를 치른다.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은 전반 41분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이 선제골을 넣었다. 오세훈은 21세 유망주 배준호(스토크시티)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내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오세훈은 자신의 네 번째 A매치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 골로 한국은 B조 6개 팀이 각각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이라크의 골문을 처음으로 뚫었다. 10일 요르단전에서 A매치 첫 도움을 기록한 배준호는 두 경기 연속 도움을 작성했다. 키 193cm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과 한국의 준우승을 합작했던 선수다. 2021년 홍 감독이 이끌던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에서 뛴 오세훈은 이듬해 2월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오세훈은 일본 진출 후 벤치를 지킬 때가 많았다. 부진에 빠졌던 오세훈은 올 2월 J리그 마치다로 임대 이적한 뒤 리그 28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직접 일본으로 가 오세훈이 뛴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고는 9월 A매치부터 오세훈을 대표팀에 소집했다. 한국은 후반전 킥오프 후 5분 만에 실점했다. 이라크의 간판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알코르SC)이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후세인은 2월 아시안컵 4경기에서 6골을 넣어 개인 득점 2위를 기록했던 선수다. 홍 감독은 후반 14분 오세훈의 자리에 오현규를 투입했다. 오현규는 후반 29분 이재성(마인츠)이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보낸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요르단전에서 A매치 12번째 출전 만에 첫 골을 넣었던 오현규는 2경기 연속 골맛을 보며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오현규는 “감독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내가 해야 할 것을 명확하게 하고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고 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38분 이재성이 이명재(울산)의 크로스를 몸을 던지며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은 요르단전에선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75%의 볼 점유율과 3개의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한 공격은 만족스러웠지만, 세트피스 수비를 비롯한 수비 조직력 개선은 과제로 남았다. 홍 감독은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하는데 승리해 기쁘다. 결과적으로 10월 2연전을 승리로 마쳐서 기쁘다. 오늘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과 19일 각각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3차 예선 방문경기를 치른다.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오세훈(25·마치다)과 오현규(23·헹크) 등 차세대 공격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은 15일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3-2로 이겼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무승부 이후 오만과 요르단, 이라크를 차례로 꺾고 3경기 연속 승리했다. 3승 1무로 B조에서 가장 먼저 승점 10을 채운 한국은 선두를 질주했다. 3차 예선은 18개국이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 경기를 치른다.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한국은 전반 41분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이 선제골을 넣었다. 오세훈은 21세 유망주 배준호(스토크시티)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내준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오세훈은 자신의 네 번째 A매치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 골로 한국은 B조 6개 팀이 각각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이라크의 골문을 처음으로 뚫었다. 10일 요르단전에서 A매치 첫 도움을 기록한 배준호는 두 경기 연속 도움을 작성했다.키 193cm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과 한국의 준우승을 합작했던 선수다. 2021년 홍 감독이 이끌던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에서 뛴 오세훈은 이듬해 2월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오세훈은 일본 진출 후 벤치를 지킬 때가 많았다. 부진에 빠졌던 오세훈은 올 2월 J리그 마치다로 임대 이적한 뒤 리그 28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직접 일본으로 가 오세훈이 뛴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고는 9월 A매치부터 오세훈을 대표팀에 소집했다.한국은 후반전 킥오프 후 5분 만에 실점했다. 이라크의 간판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알코르SC)이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후세인은 2월 아시안컵 4경기에서 6골을 넣어 개인 득점 2위를 기록했던 선수다. 홍 감독은 후반 14분 오세훈의 자리에 오현규를 투입했다. 오현규는 후반 29분 이재성(마인츠)이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보낸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요르단전에서 A매치 12번째 출전 만에 첫 골을 넣었던 오현규는 2경기 연속 골맛을 보며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오현규는 “감독님이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내가 해야 할 것을 명확하게 하고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고 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38분 이재성이 이명재(울산)의 크로스를 몸을 던지며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은 요르단전에선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75%의 볼 점유율과 3개의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한 공격은 만족스러웠지만, 세트피스 수비를 비롯한 수비 조직력 개선은 과제로 남았다.홍 감독은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하는데 승리해 기쁘다. 결과적으로 10월 2연전을 승리로 마쳐서 기쁘다. 오늘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과 19일 각각 쿠웨이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3차 예선 방문경기를 치른다. 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리가 외국인 감독이 된 것 같다.”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7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한국인 지도자는 권 감독과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뿐이었다.남자부는 이번 시즌 ‘외국인 지도자 전성시대’를 맞았다. 지난 시즌에는 7개 팀 가운데 대한항공, OK저축은행 두 팀만 외국인 감독이 이끌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5개 팀으로 늘었다. 여기에 코치, 전력분석관 등 외국인 스태프 8명도 합류했다.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64)에게 지휘봉을 맡긴 현대캐피탈은 선수단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역 4명을 고용하기도 했다.남자부에 외국인 지도자 바람이 불게 된 건 대한항공 때문이라는 해석이 정설로 통한다.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9·이탈리아)을 선임하며 남자부 최초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한항공은 이 시즌부터 토미 틸리카이넨 현 감독(37·핀란드)이 이끈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연봉 3억, 4억 원에 달하는 후한 대우도 외국인 지도자들이 한국행을 선택하는 이유다.지난해부터 OK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54·일본)은 “V리그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다. 전술, 전략도 많이 발전했고 유명한 감독들도 합류했다. 이번 시즌은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실제로 이번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사령탑 세 명 모두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력이 있다.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은 일본 대표팀을 세계랭킹 4위까지 끌어올리며 이름을 떨쳤고,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61·브라질)은 직전까지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날 참석하지 못한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40)도 자국 스페인 대표팀 감독 출신이다.한국인 감독 두 명도 이들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권 감독은 “우리가 잘해야 한국인 감독들이 설 자리가 생긴다. 외국인 감독들과 경쟁하면서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최선을 다하면 우리만의 경쟁력이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했다.남자부는 19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일정에 돌입한다. 여자부에서도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같은 날 오후 4시 수원체육관에서 개막전 맞대결을 벌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펜딩 챔피언’ LG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KT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 관문을 뚫었다. LG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안방 팬들에게 플레이오프(PO)행 티켓을 선물했다. LG는 PO에 선착한 삼성과 2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준PO(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2,3차전에 이어 5차전을 가져간 L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PO에 진출했다. LG 선발 임찬규가 팀을 PO로 이끌었다. 앞서 6일 열린 2차전에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수확했던 임찬규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르는 이날 선발로 나섰다. 역시 2차전 KT의 선발이었던 엄상백과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임찬규는 1회초 KT 1~3번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야수들도 임찬규를 도왔다. 2회초 KT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가 우측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쳤지만 LG 우익수 홍창기가 신속한 펜스 플레이에 이어 2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막았다. 탄력을 받은 임찬규는 6회초까지 KT에게 2루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6회초도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임찬규는 3-0 리드 상황에서 1루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안방 팬들의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공 80개로 6회까지 마무리한 임찬규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PO에 대비해 불펜 투수를 아끼려는 LG 벤치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임찬규가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앞서 3차전에 구원승을 따냈던 손주영은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만루 상황을 맞았지만 3루 주자만 홈으로 들여보낸 뒤 추가 실점을 막으며 3-1 리드를 지켰다. 임찬규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최다 투구 이닝 기록에 개인 2연승도 이어갔다. 이날 총 89개의 투구 중 체인지업(35개)을 가장 많이 던진 가운데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가며 인상적인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이번 시리즈 LG가 거둔 3승 중 2승을 책임진 임찬규는 준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결과 67표 중 34표(득표율 50.7%)를 얻었다.임찬규는 “팀이 이길 수 있는 생각만 했는데 MVP까지 받게 돼서 영광이다. 가을에 잘하는 모습 오래 기다리셨을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동안 가을야구 등판 때 실패했던 감정들이 올라왔었는데 이번엔 정규시즌 잘했던 기억만 생각하면서 한 구 한 구 침착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7회초 등판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알았으면 6회 내려갈 때 세리머니를 안했을 것”이라고 웃으며 “제가 그동안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잘한 적이 없다. 이제는 터프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9회초에는 에르난데스가 1이닝 무실점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에르난데스는 선두 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황재균에게 유격수 땅볼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선발로 활약했던 에르난데스는 이번 시리즈 1~5차전에 모두 구원투수로 등판해 7과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는 완벽투를 펼쳤다. 타석에서는 3번타자 오스틴의 방망이가 승리를 이끌었다. 오스틴은 1회말 1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를 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0으로 앞선 3회말에도 희생플라이로 추가 타점을 기록했다. 2번타자 신민재는 오스틴의 3회말 타석 당시 2루를 훔치며 준PO 통산 최다 도루 신기록(5개)을 썼다. LG는 이번 시리즈 총 12도루로 준PO 단일시즌 최다 도루를 기록했다. 4차전까지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4번타자 문보경은 이날 6번 타순에서 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하며 다가올 PO에서의 반전 활약을 예고했다. 프로야구 최초 5위 결정전을 넘어 5위 팀으로는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도 통과했던 KT의 ‘가을매직’은 준PO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3회말, 7회말 2루 도루를 잡으려던 포수 장성우의 송구가 빠지는 등 이날 세밀한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 차례 모두 손쉽게 3루를 내주면서 추가실점까지 이어졌다. KT는 3차전 선발로 나섰던 벤자민을 8회말 투입하는 등 마지막까지 추격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점수 차를 좁히진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항상 벼랑 끝에 있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버텼다. 마지막 기운이 LG로 간 것 같다”며 “너무 재밌는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말미로 갈 수록 희망을 봤다.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고 말했다.준PO 관문을 넘어선 LG는 13일부터 정규시즌 2위 삼성과 5전 3승제 PO를 치른다.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맞붙는 건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삼성이 8승 1무 7패로 한걸음 앞섰다. PO를 앞둔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한국시리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구 방문 경기에서는 빅볼 경기를 하겠다는 기조는 같다. 우리 타선이 삼성에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는 불펜진 싸움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