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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요새는 왜 골을 못 넣어?” 6개월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김동찬(31·사진)은 얼마 전 딸 채이 양(5)한테서 이런 말을 들었다. 태국 리그에서 뛰다 지난달 K리그 챌린지(2부) 성남으로 이적한 김동찬은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왕 출신. 지난해 대전에서 뛰면서 20골을 넣고 국내 선수로는 3년 만에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랬던 아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작년처럼 골을 넣지 못하자 딸이 조금 실망했던 모양이다. 김동찬이 딸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동찬은 23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무대 복귀 후 4경기 만에 터진 김동찬의 득점포이자 올 시즌 챌린지 1호 해트트릭이었다. K리그 복귀 골을 신고한 김동찬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석의 아내와 딸을 향해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김동찬은 “한국으로 복귀했는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몸에 힘이 좀 들어갔던 것 같다. 복귀 후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첫 골이 터지고 나서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동찬은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왕에 오른 뒤 K리그 클래식(1부)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태국 리그 팀(BEC테로 사사나)이 제안한 조건이 더 좋기도 했고, 나이 먹기 전에 외국 리그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태국행을 택한 김동찬은 올 시즌 BEC테로 사사나에서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하다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태국 리그의 다른 팀과 성남으로부터 동시에 영입 제안을 또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행을 택했다. 떨어져 지내던 아내의 간청을 모른 척하기 힘들었다. 박경훈 성남 감독은 김동찬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동찬이를 데려오려고 연락했더니 한발 늦었더라고요.” 박 감독이 연락하기 이틀 전 김동찬은 BEC테로 사사나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박 감독은 “동찬이는 내가 제주 감독일 때 경남과 전북에서 뛰고 있었다. 그때부터 눈여겨봤는데 득점력도 있고 경기력이 늘 꾸준한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성남은 지난달 일본 J리그로 이적한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김동찬을 데려왔다. 2006년 경남에서 프로 데뷔를 한 김동찬은 전북과 상주, 대전 등을 거쳤는데 전북에서 뛰던 2011년에는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당시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동찬은 “시즌 일정의 절반이 지나 국내에 복귀해 개인 기록에는 큰 욕심이 없다. 팀의 클래식 승격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28일 현재 성남은 클래식 승격을 다투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에 올라 있다. “내년에는 꼭 1부 리그에서 뛰고 싶어요. 전북에서 뛸 때도 개인 기량이 처진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조나탄만큼은 아니라도 클래식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올 시즌 클래식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조나탄(수원)도 챌린지 득점왕(2015년) 출신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조나탄(수원)도 없고, 데얀(서울)도 안 보이고…. 29일 열리는 2017 K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올스타 선발팀 명단에 K리그 클래식(1부) 득점 1, 2위를 달리고 있는 조나탄과 데얀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둘뿐만 아니라 올스타 선발팀 18명 중 외국인 선수는 아무도 없다. 이런 데는 사정이 있다. 올해 K리그 올스타전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K리그 올스타전이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9년 만이다. 2008년 K리그 선발팀과 일본 J리그 선발팀이 일본 도쿄에서 한일 올스타 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K리그 선발팀의 상대는 베트남 국가대표팀이다. 베트남에도 프로 리그인 V리그가 있지만 베트남축구협회는 V리그 선발팀 대신 국가대표팀을 내세우기로 했다. 8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안게임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평가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상대가 베트남 국가대표팀으로 정해지자 K리그도 국내 선수로만 올스타 선발팀을 꾸리기로 했다. 올스타전이 공식 경기는 아니지만 일종의 국가 대항 친선매치 형식으로 치러 베트남 축구 팬들의 관심을 더 높이겠다는 계산인데 올스타전 선발팀에 외국인 선수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K리그 올스타 18명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선발위원회와 올스타 선발팀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 감독(서울)이 올 시즌 경기력 등을 감안해 뽑았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 2위에 올라 있는 양동현(포항)과 김신욱(전북)을 포함해 이근호(강원), 염기훈(수원), 김진수(전북), 곽태휘(서울) 등이 선발됐다. K리그가 올스타전을 베트남에서 열기로 한 것은 중계권 판매 등 동남아 시장 개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K리그 경기가 베트남에 중계되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K리그 후원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게 프로축구연맹의 판단이다. 2015시즌 K리그 10경기가 베트남에서 시범적으로 중계된 적이 있다. ‘베트남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쯔엉(22·강원)이 K리그에서 뛰고 있다. 쯔엉은 이번 올스타전 때 베트남 국가대표팀으로 나선다. 이번 올스타전은 베트남 국영방송 VTV가 생중계할 만큼 베트남에서 관심이 높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좋은 흐름을 탄 팀을 한 번씩 눌러주는 게 전북의 특기다.” 올해도 올스타전(29일) 휴식기를 1위로 맞은 K리그 클래식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는 분위기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23일 시즌 첫 4연승에 도전하던 서울을 2-1로 꺾고 상승세를 멈춰 세웠다. 앞서 6월 21일에는 창단 후 첫 5연승(1부 리그 기준)을 질주하던 강원을 4-1로 완파하는 막강의 전력을 보였다. 포항도 3연승을 달리다가 전북을 만나 상승세가 꺾인 적이 있다. 이처럼 라이벌 팀이나 연승 중인 팀을 만났을 때는 반드시 이겨 분위기를 꺾어 놓는 게 승점 관리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게 최 감독의 얘기다. 전북은 23경기를 치른 24일 현재 승점 47(14승 5무 4패)로 2위 수원(승점 42)에 5점 앞선 1위다. 지난해 전북이 23경기를 치렀을 때는 승점이 51이었다. 당시 2위 서울(승점 37)에 14점이나 앞서 있었다. 올 시즌 승점이 지난해에 못 미치는 데는 하위권과의 경기에서 놓친 승점이 적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전북은 10∼12위 세 팀과의 6경기에서 2승 3무 1패로 승점 9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 감독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얻었다”고 말해 현재 승점에 큰 불만은 없어 보였다. 그럴 만도 했다. 전북은 지난해 12골, 6도움을 기록한 레오나르도가 중동 리그로 이적했다. 국가대표 수문장 권순태도 일본 J리그로 팀을 옮겼다. 부상 때문에 미드필더 이재성은 5월, 공격수 로페즈는 6월이 돼서야 시즌 첫 경기를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북은 눈에 띌 만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최 감독은 “전력 보강을 못 하기도 했고, 안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했던 전북은 올해 ACL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치러야 할 경기 수가 줄어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는 전북을 뛰어넘는 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있었다. 최 감독은 “시즌 초반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친 경기가 꽤 있었다. 이겨도 한 골 차로 근근이 이겼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 전북은 선수 보강이 좀 안 됐다고 해서 갑자기 내려앉고 하는 그런 팀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북은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난 뒤 8월 2일 인천을 상대로 가장 먼저 50점대 승점 진입을 노린다. 최 감독은 “시즌 초에 비해 팀이 많이 안정돼 앞으로 다른 팀과의 승점 차를 좀 더 벌릴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90분 안에 한 번은 기회가 온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전북의 이동국(38·사진)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서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고 팀의 2-1 승리를 이끈 뒤 “(출전) 기회가 예전만큼 많지 않아도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선발 출전(5회)보다는 교체로 투입(11회)되는 경기가 더 많은 이동국은 이날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후반 32분 추가 골을 넣었다. 전북이 후반 45분 서울에 한 골을 내주면서 이동국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이동국은 이 득점으로 시즌 4호 골이자 개인 통산 196호 골을 기록하면서 국내 프로축구 최초의 200호 골에 4골만을 남겼다. 이동국은 “시즌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돼 있었지만 지금은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남은 시즌 부상 없이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두 자릿수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 시즌 내 200호 골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동국은 최근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이동국도 잘하면 뽑을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동국은 “꼭 나뿐만이 아니라 K리그 선수 모두에게 기회는 있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인다”며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고 했다. 신 감독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직접 찾아 서울-전북 경기를 관전했다. 3연승을 달린 선두 전북은 승점 47이 됐다. 서울은 전반 25분 주세종이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여 연승행진이 ‘3’에서 멈췄다. 수원은 4경기 연속 멀티 골(한 경기 2골 이상)을 터뜨린 조나탄의 활약을 앞세워 상주를 3-0으로 꺾었다. 2010년 이후 7년 만에 5연승을 기록한 수원(승점 42)은 울산에 다득점에서 앞선 2위로 올라섰다. 조나탄의 4경기 연속 멀티 골은 국내 프로축구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조나탄은 12일 인천전부터 4경기에서 모두 9골을 넣는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승격 팀 간의 대결에서는 대구가 강원을 1-0으로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맛봤다. K리그 클래식은 올스타전(29일) 휴식기를 가진 뒤 8월 2일부터 다시 열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전북이 한 명이 퇴장당한 수적 열세에서도 두 골 차 승리를 거두면서 1위 팀다운 면모를 보였다.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안방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광주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전북은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이어가다 4월 30일 광주에 0-1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를 기록했었다. 13승 5무 4패로 승점 44가 된 전북은 2위 울산(승점 41)에 3점 앞선 선두를 유지했다. 전북은 1-1로 맞선 후반 2분 공격수 로페즈가 퇴장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이재성과 이승기의 연속 골이 터져 승리했다. 후반 41분 이승기의 득점에 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K리그 최초의 70-70클럽(득점, 도움 모두 70개 이상) 가입에 도움 2개만을 남겼다. 19일 현재 이동국은 개인 통산 195골, 68도움을 기록 중이다. 울산은 강원 방문경기에서 전반 33분에 나온 이종호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를 거두고 국내 프로축구 최초로 통산 500승(357무 369패)을 달성했다. 포항이 498승(358무 370패)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날 울산-강원 경기가 열린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을 찾은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남은 2경기를 위한 대표팀 소집 때 “K리거를 10명 미만으로 뽑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표팀 조기 소집을 기정사실로 한 발언이다. 조기 소집은 해외파가 아닌 대부분 K리거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K리거를 적게 뽑으면 굳이 조기 소집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은 3골을 몰아친 데얀의 활약을 앞세워 인천에 5-1의 완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6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한 데얀은 이 부문 역대 최다 타이를 기록했다. 득점 선두인 수원의 조나탄 역시 전남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시즌 16호 골을 기록했다. 수원은 전남을 4-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전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포항의 막내 골키퍼 강현무(22)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소속 팀 경기의 대부분을 관중석에서 봐야 했다. 선발 11명과 후보 7명으로 구성되는 경기 엔트리 18명에 든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벤치에도 앉을 수 없다. 하지만 올 시즌 강현무는 관중석도, 벤치도 아닌 그라운드에서 골문을 지킨다. 프로 4년 차인 올해 데뷔전을 치른 강현무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최고 선방 수문장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경기 이상 뛴 골키퍼 중 경기당 선방이 가장 많은 수문장이 강현무다. 포항의 21경기 중 17경기에 출전한 강현무는 평균 3.29회의 선방을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에요.” 강현무는 데뷔전인 광주와의 안방경기를 하루 앞둔 3월 11일 구단 프런트로부터 “내일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포항 골문을 지켰던 신화용(34)이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했지만 그는 여전히 팀의 ‘서드(3번) 골키퍼’였다. 그런데 1, 2번 골키퍼가 모두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가 왔다. 김진영(25)은 전지훈련 때, 노동건(26)은 시즌 첫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밥도 안 넘어가고 잠도 안 오더라고요.” 강현무는 “출전 통보를 받고 다음 날 경기에 나설 때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른다”며 이러다 경기를 망치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현무는 데뷔전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에 기여했다. 데뷔전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강현무는 골문 앞에 엎드려 눈물까지 쏟았다. 이 경기로 최순호 감독(55)에게서 눈도장을 받은 그는 다음 경기도, 그 다음 경기에서도 포항의 골문을 지켰다. 선배 골키퍼들의 부상이 회복된 뒤로도 주전은 강현무였다. 강현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1년이 채 안 돼 골키퍼로 포지션을 바꿨다. “뛰어다니는 건 도저히 힘들어서 못 하겠더라고요. 골문 앞에 서 있는 건 할 수 있겠다 싶었죠.” 19세 이하 대표팀 출신인 강현무는 고교 시절 유망주였다. 포항제철고 3학년 때는 팀을 고등리그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끌면서 골키퍼상을 받았다. 강현무는 12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기는 했지만 여러 차례 선방으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를 신태용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47)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제가 생각해도 그날 좀 잘했어요. 몇 경기 더 잘하면 국가대표로 뽑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비웠다고 한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 3골이나 먹었잖아요. 나이가 있으니까 앞으로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해요.” “이제는 쇠고기 쏩니다.” 주전을 꿰찬 뒤로 생긴 변화에 대해 묻자 강현무는 쇠고기 얘기를 꺼냈다. “데뷔전이 끝난 뒤 축하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저녁을 대접했는데 참석자가 예상보다 많아 돼지고기를 샀어요. 그런데 이제는 쇠고기 삽니다. 이길 때마다 승리 수당도 받고 하니까요.” 강현무는 자신의 약점으로 공중 볼 처리를 꼽았다. 키가 185cm인 강현무는 골키퍼치고 큰 편은 아니다. 장점은 순발력이다. “관중석에서 볼 때는 한눈에 들어왔던 선수들 움직임과 경기 흐름이 그라운드로 내려오니까 잘 안 보이더라고요. 앞으로 시야도 넓히고 단점도 보완해서 빈틈없는 골키퍼가 되고 싶어요.” 강현무는 경기당 평균 0점대 실점으로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했다. 17경기에서 21골을 내준 강현무는 경기당 1.24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3818.’ 12일 K리그 클래식(1부) 수원-인천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다. 평일 저녁인 데다 방문 팀이 하위권인 인천(10위)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예상외로 적은 숫자다. K리그가 클래식과 챌린지(2부)로 나뉘어 열리기 시작한 2013년 이후로 수원의 안방경기 관중이 3000명대에 그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 수원의 안방경기 최소 관중은 역시 평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일 인천전의 4042명이었는데 시즌 막판의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수원의 관중 수 하락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안방에서 10경기를 치른 수원의 평균 관중은 13일 현재 8224명이다. 수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관중이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두 해 연속 리그 최다 관중 구단이었을 만큼 인기가 많았다. 2015년부터는 경기 초대권을 없앤 영향으로 관중이 다소 줄면서 서울과 전북에 밀려 관중 3위 구단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명문 클럽의 상징과 같은 한 시즌 평균 관중 1만 명은 유지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의 안방경기 관중이 1만 명을 넘긴 것은 홈 개막전인 3월 11일 전북전(1만3281명)과 6월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2만140명) 두 번뿐이다. 한때 평균 관중 2만 명에 가까웠던 수원은 이제 포항, 울산에도 밀려 이번 시즌 관중 순위는 13일 현재 5위다. 수원의 관중 감소는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기대감이 떨어진 데다 올 시즌 안방경기 내용까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4, 2015년 두 해 연속 준우승을 한 수원은 지난 시즌 대부분을 9, 10위권에서 보내다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우승을 4번이나 한 수원은 지난해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면서 명문 클럽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수원은 올 시즌 9승 6무 5패, 승점 33으로 선두 전북(승점 38)에 5점 뒤진 4위에 올라 있지만 안방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수원은 개막 후 안방 8경기에서 1승 4무 3패로 부진하다 최근 2연승을 하면서 안방 승수를 늘려 놨다. 수원은 올해 방문경기 성적(6승 2무 2패)이 더 좋다. 올 시즌 수원보다 순위가 아래인 슈퍼매치 라이벌 서울(7위)은 안방 11경기에서 5승 4무 2패의 성적을 보여 지난해에 이어 관중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의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은 1만5706명으로 수원의 2배에 가깝다. 한편 승격 팀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원(3위)은 안방 성적(4승 4무 2패)이 나쁘지 않지만 평균 관중은 2096명에 그쳤다. 이는 올 시즌 2부 리그 평균(2556명)보다 적은 관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강릉종합경기장을 제1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강원은 올 시즌 안방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축구장으로 옮겼는데 강릉종합경기장에 비해 팬들의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넉 달 전 한국 축구대표팀을 떠났던 차두리 전력분석관(37)이 코치로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대표팀 지휘봉을 새로 잡은 신태용 감독(47)이 뽑아 달라고 요청한 코치들을 12일 선임했다. 신 감독을 도울 코칭스태프는 차 코치를 포함해 전경준(44) 김남일 코치(40), 김해운 골키퍼 코치(44), 이재홍 피지컬 코치(34) 등 5명이다. 차 코치의 대표팀 복귀는 약 넉 달 만이다. 신 감독의 전임자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지난해 10월 전력분석관으로 대표팀에 들어온 그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전(3월 28일)이 끝난 뒤 축구협회에 사의를 밝히고 대표팀을 떠났다. 대표팀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과의 관계가 원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코치의 대표팀 복귀를 두고는 논란도 있다.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 ‘대표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떠나놓고 넉 달 새 부족한 점을 다 채웠다는 것이냐’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차 코치는 이번 대표팀 코치 자리를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신 감독의 거듭되는 요청을 외면하지 못해 받아들였다. 신 감독은 “차 코치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안다. 힘들겠지만 남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희생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얘기했다. 본인은 (코치직을) 고사했지만 내가 일주일간 설득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사실상 코치 역할을 하고도 A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전력분석관 직함을 달았던 차 코치는 5월 유럽축구연맹(UEFA)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차 코치와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김남일 코치도 예상대로 신 감독을 돕게 됐다. 신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김 코치에게 전화를 넣어 코치를 맡아 달라고 했고, 김 코치도 단번에 받아들였다. 두 코치 모두 선수 시절 후배들이 잘 따랐던 선배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두 코치가 선수들과의 소통 면에서 필요한 조력자라고 판단했다. 김 코치는 “마음 같아서는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빠따’라도 치고 싶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 그러지는 못 하겠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전경준, 김해운 코치는 연령대 대표팀에서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이종석 wing@donga.com·이승건 기자}
홍명보(48), 곽태휘(36), 김창수(32)의 공통점은? 이 셋은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출신이라는 것 말고도 닮은 점이 하나 더 있다. 자신들이 프로 데뷔를 했던 팀을 떠났다가 다시 찾은 ‘연어 선수’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웨인 루니(32)가 최근 13년 만에 프로 데뷔 팀인 에버턴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것을 계기로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연어 선수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K리그의 대표적인 연어 선수는 대전에서 뛰었던 김은중(38)이다. 1997년 대전에서 창단 멤버로 데뷔해 7시즌을 뛰었던 김은중은 팀을 떠난 지 11년 만인 2014년 다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 제주, 강원, 포항을 거쳤고 일본과 중국 리그에서도 뛰었던 김은중은 은퇴를 고민하던 중 2부 리그로 떨어진 친정 팀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해 코치 겸 선수로 대전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김은중은 2014년 대전의 1부 리그 승격에 힘을 보탠 뒤 은퇴해 성공한 연어 선수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5년 서울에서 데뷔해 세 시즌을 뛴 곽태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뛰다 9년 만인 지난해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곽태휘는 중국과 독일 리그에서도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자신의 데뷔 팀을 택했다. 올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창수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연어 선수가 된 경우다. 2004년 울산에서 데뷔한 김창수는 일본 리그에서 뛰다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과 울산이 3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13년 만에 다시 데뷔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홍명보와 안정환(41)도 각각 데뷔 팀인 포항과 부산을 떠났다 복귀했지만 선수 생활 마무리를 데뷔 팀에서 하지는 않았다. 프로야구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의 해외 리그로 떠났던 선수들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대부분 원 소속 팀으로 돌아간다. 원 소속 팀이 아닌 다른 팀이 복귀 선수를 영입하려면 원 소속 팀에 돈으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야구 같은 보상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축구에서는 해외파들이 국내로 복귀하더라도 원 소속팀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데뷔 팀으로의 귀소가 잦지는 않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9일(한국 시간) 불가리아 루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3-0(25-12, 25-19, 25-14)으로 승리했다. FIVB 랭킹 10위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카자흐스탄(21위)을 상대로 박정아(16득점), 김연경, 김미연(이상 7득점) 등이 고르게 활약해 낙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그랑프리 2그룹 1주 차 경기를 2승 1패(승점 7)로 마치면서 2그룹 전체 12개 팀 중 폴란드와 체코(이상 승점 9)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독일(13위)에 3-1로 이겼고, 2차전에서는 불가리아(17위)에 2-3으로 패했다. 김연경은 “불가리아까지 장거리 비행을 했기 때문에 1주 차 경기가 쉽지 않았지만 2승을 거뒀다. 2주 차 경기에서는 전승(3승)을 해 체코에서 열리는 결선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그룹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폴란드로 장소를 옮겨 15∼17일 아르헨티나(공동 10위), 페루(29위), 폴란드(22위)와 차례로 조별리그 2주 차 경기를 치른다. 3주 차 경기는 21∼23일 한국에서 열린다. 3주 차 경기 종료 후 상위 3팀에다 결선 라운드 개최국 체코까지 네 팀이 모여 우승을 다툰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수원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안방 팬들에게 모처럼 승리를 안겼다. 수원은 9일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제주와의 안방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8승(6무 5패)째를 챙긴 수원의 승점은 30이 되면서 순위를 4위로 2계단 끌어올렸다.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6201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수원은 안방에서 부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방 8경기에서 1승(4무 3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방문경기(6승 2무 2패)에서 성적이 더 좋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이를 답답해했다. 경기 전 서 감독은 “딱히 안방에서 부진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오늘 제주전을 안방경기 부진을 벗어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의 바람대로 수원은 후반 30분에 터진 김민우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켰다. 5월 3일 포항전 1-0 승리 이후 두 달 만에 맛본 안방경기 승리다. 서 감독은 “7월에 안방에서 4경기가 있는데 첫 경기를 잘 풀어 분위기를 바꿔 보자고 선수들과 얘기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경기 전 “내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수원전 승패를 보니 1승 1무 7패로 너무 밀렸더라. 수원이 올해 안방에서 약했으니까 오늘은 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했지만 결국 천적에게 또 당했다. 최하위 광주는 서울을 3-2로 꺾고 9경기 연속 무승(4무 5패)에서 벗어났다. 수원=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진공청소기’ 김남일(40·사진)이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게 될까.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6일 취임 기자회견 때 코치진 선임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김남일 코치도 머리 안에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아직까지는 물색 대상 범위가 넓은 듯이 얘기했지만 김남일의 코치 선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신 감독은 4일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김남일에게 전화를 넣어 대표팀 코치로 부르면 올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남일도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김남일은 최근까지 중국 프로축구 1부 리그 장쑤 사령탑을 지낸 최용수 감독을 보좌해 이 팀의 코치를 맡았었다. 신 감독과 김남일은 선수 시절 특별한 인연은 없다. 같은 클럽에서 뛴 적이 없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김남일은 최용수 전 장쑤 감독 등 몇몇 지도자가 신 감독에게 코치 추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일은 선수 시절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이근호(강원) 등과 대표팀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골키퍼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와 이재성, 최철순(이상 전북)과도 전북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김남일이 대표팀 후배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건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선수 시절 후배들이 많이 따랐던 김남일이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대표팀 코치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 감독은 “충언도 할 줄 아는 이들로 (코치진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한편 신 감독은 이미 사의를 밝힌 정해성 수석 코치뿐 아니라 설기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 등 전임자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했던 코치진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는 야구이지만 30세 미만의 한국인은 야구보다 축구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가 6일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관심 있는 스포츠’ 설문 결과에 따르면 15∼29세 응답자의 53.2%(중복 응답)가 축구를 골라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다음은 야구(50.8%), e스포츠(39.7%), 배드민턴(29.2%), 농구(28.1%)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15세 이상 한국인 2600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 중 15∼29세는 568명이다. 15세 이상 전체 응답자 중에서는 야구(62%)가 최고의 관심 스포츠였다. 축구(52.6%)가 뒤를 이었고 다음이 골프(30.9%), 수영(27%), 농구(26.9%) 순이었다. 15세 이상 전체 응답자 집계에서 3위를 한 골프는 15∼29세 응답자 집계에서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0.7%가 ‘기업의 스포츠 후원 활동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데 동의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박주영(서울)과 이근호, 김승용(이상 강원)은 2000년대 중후반 연령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23세 이하(와일드카드 제외)가 출전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축구에 ‘황금세대’란 표현을 등장시킨 이들 셋도 어느덧 서른을 넘겼다. 1985년생 소띠 동갑내기인 셋은 올해 서른둘이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등록 선수 평균 연령이 30세를 넘는 팀은 없다.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대구는 24.2세, 가장 높은 상주는 27.7세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축구 선수 나이 서른둘이면 한창때는 넘겼을 시기다. 셋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서울에서 만나 저녁을 함께 먹었다. 4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김승용을 반기는 자리였다. 2013년까지 울산에서 뛰던 김승용은 호주와 중국, 태국 리그를 거쳐 이번 시즌 강원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저녁 식사 자리를 마치고 헤어질 땐 “나이 먹으니 별수 없구나 하는 소리는 듣지 말자”는 약속을 했다. 셋은 시즌 중에도 틈을 내 저녁 식사를 같이할 정도로 ‘절친’이다. 셋 모두 개막 전 약속을 잘 지키면서 베테랑의 이름값을 하고 있다. 5일 현재 셋 다 공격포인트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근호가 공격포인트 7개(5골, 2도움)로 10위, 박주영(6골)과 김승용(2골, 4도움)이 나란히 6개로 18위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공격수이고 김승용은 미드필더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만 따지면 셋 모두 공격포인트 10위 이내다. 특히 선발 출전(7회)보다는 교체 투입(10회)이 더 많은 박주영은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 시간이 꽤 줄었지만 녹슬지 않은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강원의 18경기를 전부 뛴 이근호는 이 중 한 경기를 빼고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을 만큼 아직까진 체력에서도 거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승용은 “스피드를 포함한 운동 능력이나 경기 후 체력이 회복되는 속도를 보면 20대 중후반 때보다는 떨어진다. 하지만 완숙미라고 해야 할까, 경험에서 오는 감각이나 순간적인 판단력은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호와 김승용은 연령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것뿐만 아니라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부평고 전성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부평고는 당시 전국 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같은 해 청구고를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정상으로 이끌며 ‘축구 천재’로 이름을 알린 박주영은 김승용과 프로 초년생 시절을 서울에서 같이 보낸 인연도 있다. ‘85년생 소띠 토종 3인방’이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믿고 맡기는 게 소방수 역할이라 생각한다.” 4일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47)은 한국 축구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지도자로서 또 한번 신뢰를 얻었다는 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 감독은 “소방수 역할이라는 게 다들 믿고 맡기는 자리이지 않나. (한국 축구가)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아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믿고 맡겨준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사령탑 선임 소감을 밝혔다. 신 감독이 한국 축구 소방수로 나서는 것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다. 선수들과의 소통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대표팀 사령탑의 중책을 맡게 된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점을 믿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부임 후 첫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될 이란전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신 감독은 “안방에서 치르는 이란전을 무조건 이겨서 수월하게 러시아로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충분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 두 경기만 남겨 놓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창설 4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평양에서 시범공연을 한다. WTF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기간에 WTF 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주도로 1973년 창설된 WTF가 평양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WTF 시범단의 평양 방문은 북한이 주도하는 ITF와 작성한 합의의정서에 따른 것이다. 두 연맹은 2014년 중국 난징(南京)에서 상호 존중과 시범단 교차 파견 등의 내용을 담은 의정서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ITF는 24∼30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시범단을 보내 무주와 전주, 서울에서 모두 4차례 공연을 했다. WTF 시범단의 구체적인 평양 방문 일정과 규모 등은 지난달 29일 조정원 WTF 총재와 방한 중인 리용선 ITF 총재가 만난 자리에서 결정됐다. WTF 시범단은 9월 16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에 머물면서 평양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평양을 방문하는 WTF 시범단 규모는 무주를 찾은 ITF 시범단과 같은 36명이다.무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도울 생각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뒤에도 앞서 방한 중인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쉽지 않다”며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29일 방한한 바흐 위원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인상적이었다.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며 “문 대통령을 만나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협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를 통해 평창 올림픽에서의 △북한 선수단 참여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단 개회식 동시 입장 등을 제안했다. 바흐 위원장은 또 “이미 IOC 차원에서 북한올림픽위원회에 평창 올림픽 참가를 권유했다. IOC는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종목별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해 북한 선수들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흐 위원장은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회식(30일)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 그러나 장 위원은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의지와 실행은 다르다”며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장 위원은 29일 전북 무주에서 WTF 주최로 열린 바흐 위원장 환영 만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등에 대해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북한 선수들이 와일드카드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 문제는 여러 부서들이 관련돼 있다. 나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장 위원은 특히 “정세균 국회의장이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날 축하 연설에서 ‘북남 관계가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했는데. 아주 잘 얘기한 것이다”며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 이전에 정치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무주=이종석 wing@donga.com·이헌재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남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합동 공연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는 28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한 중인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을 위해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만찬에는 ITF 시범단과 함께 한국에 온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만찬 후 최 지사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합동 공연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받아들여졌다”며 “합동 공연을 개회식 때 할지, 폐회식 때 할지 등의 구체적인 시기와 공연 장소에 대한 얘기까지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날 만찬에 참석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와 리용선 ITF 총재가 올림픽 기간 중 합동 공연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를 통해 제안한 평창 올림픽에서의 △북한 선수단 참여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단 개회식 동시 입장 등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차원에서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도 장관은 “남북 단일팀 구성과 같은 구체적인 얘기까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남북의 체육인들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서로 확인했다. 방법을 잘 찾아보자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는 술잔이 적지 않게 돌았고, 남북 관계자들의 ‘러브샷’도 이어지는 등 2시간 넘게 이야기가 오갔다. 장 위원은 만찬 후 숙소인 호텔로 돌아가면서 “오늘 분위기 너무 좋았다. 여러 사람들이 잔뜩 취했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건강은 어떻습니까.”(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대환영합니다. 이번에 오셔서 내가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남북 선수단의 개회식 동시 입장을 성사시킨 두 주역이 만났다. 방한 중인 장 위원(79)이 27일 김 전 부위원장(86)과 만찬을 함께했다.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있은 만찬은 세계태권도평화통일지원재단이 주최했는데 이 재단의 명예 이사장을 김 전 부위원장이 맡고 있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함께 23일 한국에 온 장 위원은 만찬에 앞서 만난 김 전 부위원장의 손을 맞잡으며 “반갑습니다. 건강하십니까”라며 안부를 물은 뒤 10년 전 ITF 시범단을 이끌고 방한했을 때 얘기를 꺼냈다. 장 위원은 “2007년 기억하시죠? 출국하려고 김포공항으로 가는데, 밥 한 끼 못 먹이고 보낸다고 점심이라도 같이 먹어야 한다고 해서 일식집에서 밥을 먹은 기억이 납니다”라고 했다. 가장 최근의 만남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07년 이후로도 해외에서 몇 번 만났는데 언제가 마지막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장 위원은 “김 선생님이 나보다 기억력이 더 좋은 분이다. 나도 기억을 못 하지…”라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북한 선수단의 개회식 동시입장과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축사를 통해 평창 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 참여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선수단 개회식 동시 입장 등을 제안했다. 장 위원과 김 전 부위원장은 17년 전 시드니 올림픽 개막을 불과 닷새 남기고 남북의 개회식 동시 입장을 극적으로 성사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1920∼2010)은 시드니에서 열린 IOC 총회를 통해 남북의 동시 입장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미스터 장과 미스터 김의 만남이 결국 동시 입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날 평창 올림픽 남북 동시 입장 등에 대해 “시드니 때도 동시 입장이 갑자기 성사된 건 아니다. 내가 IOC에 제안해 IOC가 오케이 했고, 또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가 김정일 위원장도 만나고 해서 겨우 이룬 것이다. 그때는 분위기가 좋았으니까. 양측이 국제 룰 속에서 차분하게 맞춰 나가야지 이게 쇼하듯 해서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니까 실무자들이 IOC와 잘 (협의)하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중 일부는 가능한 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양궁 혼성팀 경기가 올림픽 세부 종목으로 결정된 이후 처음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이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양궁 남녀 국가대표 임동현(청주시청)과 장혜진(LH)은 26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7년 세계양궁연맹 월드컵 3차 대회 리커브 혼성팀 경기 결승전에서 대만을 세트 승점 5-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혼성팀 경기는 남녀 1명씩, 2명이 팀을 이뤄 나서는 것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발표한 2020년 도쿄 올림픽 신설 세부 종목에 포함됐다. 월드컵과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그동안 혼성팀 경기가 열려 왔는데 이번 대회는 이 종목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후 처음 열린 월드컵이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혼성팀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1년부터 세 대회 연속 우승하는 등 강세를 보여 왔다. 이번 대회 남녀부 개인전을 각각 1위로 통과해 한국 혼성팀 대표로 나섰던 임동현과 장혜진은 리커브 개인전에서도 나란히 1위를 해 2관왕을 차지했다. 임동현은 결승전에서 소속 팀 동료 김우진(청주시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승점 6-5로 이겼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 장혜진은 대만의 탄야팅을 7-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컴파운드에서 금메달 2개를 딴 한국은 이번 대회 리커브와 컴파운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