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형

조응형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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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사해 스포츠부, 사회부를 출입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내러티브식 기사쓰기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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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경제일반84%
금융10%
기업3%
인물/CEO3%
  • 삼성전자 또 연중 최저가, 6만4900원 마감

    삼성전자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부진과 함께 외국인투자가 이탈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외국인투자가가 1조 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하며 이날 코스피는 장중 2,500 선을 내줬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0% 하락한 2,513.37에 장을 마쳤다. 한때는 낙폭을 키우며 2,493.3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투자가가 코스피에서 1조5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 중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9060억 원에 이르렀다. 이날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86.2%가 삼성전자에 몰린 셈이다. 이 같은 외인 매도세에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96% 하락한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4200원까지 하락하며 최근 52주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첫 거래일인 2일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만 원 가까이 빠졌다. 올해 4월 반도체 업황 호조와 함께 52주 신고가를 연일 갈아치우며 ‘9만 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14%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나타나는 가운데 상반기(1∼6월) 증시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지난달 급락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3분기(7∼9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0조3000억 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13조3000억 원)를 하회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보유 재고가 다시 증가하면서 D램, 낸드 모두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주가에서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해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밑돌고 있어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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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거래일째 ‘팔자’… 코스피 뜨는 외국인 “경기둔화 우려-반도체 고점 판단 겹쳐”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심상치 않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총 3조 원 이상의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를 우려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수출, 정보기술(IT) 중심인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뺀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에서 총 6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며 총 3조34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2일 종가 기준 2,681.00이었던 코스피는 10일 5.88% 하락한 2,523.43을 가리켰다.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코스피에서 3조954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반도체주다. 3일부터 1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6980억 원, SK하이닉스를 6580억 원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삼성전자 주가는 11.0%, SK하이닉스는 10.6% 각각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투자가 이탈이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반도체 업황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시 한국 시장과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요 헤지펀드들이 그간 상승 폭이 컸던 테크, 반도체주를 7월 말 이후 매도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는 점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원화 가치 하락) 한국 주식(원화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말 132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10일 현재 1340원대까지 올랐다. 이달 17, 18일(현지 시간) 예정된 FOMC 회의의 기준금리 결정도 외국인들의 투자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낮추는 ‘빅컷’이 이뤄질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투자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과 같은 외국인 이탈 움직임은 꽤 오래 유지될 것”이라며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면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마무리돼야 하는데,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지금과 같이 외국인투자가의 성향은 ‘매도’ 또는 ‘비중 축소’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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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PF 강남서도 고전, 대기업 참여따라 양극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대기업의 참여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성수 등 노른자 지역이라도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브리지론(시공·인허가 전 자금 조달) 연장이 무산되며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대기업이 지급 보증에 나설 경우 자금이 쏠리는 모양새다. ● 강남 한복판 ‘더팰리스73’도 브리지론 연장 실패9일 부동산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의 옛 반포쉐라톤팔레스호텔을 고급 주거단지인 더팰리스73으로 전환하는 부동산 개발 산업이 브리지론 연장 실패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국내 선두권 시행사인 더랜드그룹은 2021년 해당 부지를 인수하면서 더팰리스73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2년 3월에는 한국투자증권 주관으로 405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선순위 3300억 원, 중순위 550억 원, 후순위 200억 원)을 모으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문제는 분양률이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분양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본PF(시공 결정 이후 자금 조달)로 넘어가지 못했다. 더랜드그룹이 대주단과 협상을 통해 여러 차례 만기를 연장해 왔지만, 결국 지난달 19일 만기를 끝으로 추가 연장에 실패했다. 한국투자증권 등 대주단은 해외 펀드 등 채권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가격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순위 투자자들 중심으로 공매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더팰리스73 외에 서울 강남 핵심 지구에서 브리지론이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사례가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인 펜디가 참여한 ‘포도 바이 펜디 까사’를 비롯해서 도산공원 근처의 고급 주거단지인 ‘더 피크 도산’ 등이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고 브리지론 단계에 머물고 있다. 서울의 신흥 업무지구로 떠오른 성수동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성동구의 성수동2가 277-3 지역의 오피스 프로젝트도 본PF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마을금고 등 선순위 투자자들이 9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서 부지를 확보했지만,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본PF 투자금이 모이지 않고 있어서다. 새마을금고 등은 기존 매입했던 땅값에서 20∼30% 할인한 금액에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기업 주도 본PF 전환에는 자금 몰려대기업이 참여하는 부동산 PF에는 시장가보다 낮은 금리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한화그룹이 최근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의 본PF 전환을 위해 1조8700억 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 목표액 이상의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도 5∼6%가량으로 시중 금리 대비 낮은 편이었지만 한화가 일부 오피스에 대해 매입 확약을 하는 등 지원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크래프트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나, LF가 추진하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도 자금을 대거 모으며 본PF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기업 등이 매입을 확정하거나, 책임 준공을 하는 등 원금 회수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선 기관들이 투자에 나서기 꺼린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양극화가 가속화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택이나 오피스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쯤부터 중소형 부동산 PF 사업장을 위주로 브리지론 부실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시행사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의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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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주식 1억 초과 보유’ 미취학 아동 500명 넘어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이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1억 원 초과 보유한 미취학 아동은 500명이 넘었다. 주식 증여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상속·증여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8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상장 주식을 통틀어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주식 보유 금액은 1조80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전체 주식 액수(약 751조 원)의 0.14% 규모다. 주식을 갖고 있는 8세 미만 아동은 총 18만471명에 이르렀다. 이 중 주식을 1억 원 초과 보유한 아이는 총 508명(약 0.3%)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주식 보유액은 2억9544만 원에 달했다. 8세 이상 19세 미만의 경우 주식 보유자는 총 58만1257명이었고, 이들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총 4조5321억 원이었다. 1억 원 넘게 보유한 2921명은 평균 4억5293만 원 상당의 주식을 쥐고 있었다. 반면 1억 원 이하를 가진 경우 평균 보유액은 555만 원으로, 1억 원 초과 보유자와 주식 자산 격차가 81.6배에 이르렀다.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주식을 직접 구매했을 가능성이 낮은 만큼 대다수는 상속 또는 증여에 의해 주식을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주식으로 자산을 물려주려는 고액 자산가가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시간이 지나며 가치가 높아지는 우량 주식의 경우 미리 증여해두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되는 만큼 자녀 또는 손주 명의로 주식을 사두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한편 전체 개인투자자 가운데 주식 보유액이 1억 원이 넘는 인원은 108만1597명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589조6000억 원으로 전체 개인투자자 보유 주식의 78.0%에 달했다. 보유 주식 가치가 100억 원을 초과하는 3101명이 보유한 주식 자산은 241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32.0%였다. 안 의원은 “주식 자산 양극화가 심한 만큼 금융투자소득 관련 세제가 미비한 현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놓고 조세저항이 심한 만큼 국내 증시 대규모 이탈 가능성 등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바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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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서 몸집 불린 소액주주… “지배구조 개선”vs“단기차익 노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1500주가량 보유한 직장인 유모 씨(34)는 최근 소액주주 플랫폼을 통해 두산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는 계획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유 씨는 “원전 사업 확대 가능성을 보고 두산에너빌리티에 3년 넘게 투자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합병 소식으로 주가가 떨어져 손실이 크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플랫폼서 몸집 불린 소액주주들 최근 유 씨처럼 플랫폼을 통해 목소리를 키우는 소액주주들이 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와 헤이홀더 2곳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만6410명에서 4일 현재 2배 이상인 9만7192명으로 늘었다. 과거에도 인터넷 카페나 오픈채팅 등을 통해 소액주주가 모여 의견을 공유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주주들의 보유 지분 규모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워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플랫폼에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를 활용해 실제 주주인지 여부와 보유 주식 수 등을 인증하도록 하고 있어 주주 간 결집력이 한층 강해졌다. 정부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 추진과 함께 주주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허권 헤이홀더 대표는 “2022년 이후 국내 주가가 부진한 데다 주주 권리나 지배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등 여러 조건이 맞물려 소액주주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에서 힘을 모은 소액주주들은 주주 제안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해 3, 4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소액주주연대 의견을 경영에 반영한 회사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도체 제조기업 DB하이텍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8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렸지만,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반대표가 나와 부결되기도 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소액주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29일 주주 반대로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하는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주 96%가 합병에 찬성하지 않아 계획이 무산됐다.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에 참여한 이모 씨(35)는 “주가가 고평가돼 있는 셀트리온제약과 합병할 경우 셀트리온의 주식 가치 훼손이 발생할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시세차익 목적 소액주주 운동은 경계” 소액주주 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은 이 같은 주주들의 단체행동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단기 주가 부양 목적으로 이합집산하는 소액주주 운동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소액주주 운동이 이슈 몰이에 성공하면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소액주주연대 일부가 이탈해 차익 실현을 하는 모습도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자칫 불공정 거래 행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해외 사모펀드가 ‘먹튀’ 행태를 보였던 것처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소액주주 운동을 활용하면 시장 혼탁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세 조종 세력에 의한 불공정 거래 행위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당국의 감시 활동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주주운동을 단기 수익보단 장기 성장 관점에서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경영자 입장에서 유망 기업을 키우기 위해선 배당이나 주가 부양보다는 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기업 경영에 대한 시각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양측 모두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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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코스피 수익률, 3.5% 뒷걸음… G20 국가 중 18위

    코스피가 8월 한 달간 3% 넘게 떨어지며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 중 3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주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2,674.31로 7월 말(2,770.69)보다 3.5% 하락했다. 이 기간 G20 국가 중 대표 지수 수익률이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러시아(―15.0%)와 튀르키예(―7.6%)뿐이었다. 8월 한 달간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코스피 하락을 이끌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8682억 원의 주식을 매도했다. 외국인이 월간 기준 순매도를 기록한 건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10월(2조9442억 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특히 주요 반도체주 매도세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880억 원, SK하이닉스를 9003억 원어치 팔았다.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은 개인투자자가 소화했다. 개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3조2343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1801억 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1.4%, SK하이닉스는 ―10.7%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 코스피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원화 강세는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여겨지지만, 수출 대기업이 증시를 이끄는 경향이 강해진 상황에선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져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수출 대기업에 좌우되는 현상이 강화됐다”며 “원화 강세 시에는 수출 대기업의 (증시 부양)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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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형 생활 혜택 추천부터 車 계약까지… 내 취향, 여기 다 있네

    롯데카드가 자사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디지로카앱의 ‘발견’ 탭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브랜드사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제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5월 디지로카앱에 오픈한 ‘발견’ 탭은 고객의 현재 관심사를 실시간 감지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종의 ‘취향 컬렉션’이자 ‘구매 가이드’로서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 상품, 혜택을 24시간 큐레이션해준다.차량 구매부터 관리까지 맞춤형 정보 제공 발견탭 ‘오토’는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롯데렌탈 장기 렌터카 서비스와 운전자 생활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발견탭 오토의 ‘차 구매’란에서는 롯데렌탈의 신차 장기 렌터카 서비스인 ‘롯데렌터카 마이카’를 만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롯데카드와 롯데렌탈 간 단독 제휴에 기반해 총액 한도 없이 차량가 3.5%를 캐시백 혜택으로 제공한다. 또한 차량 견적 확인부터 심사 및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5분 내에 마칠 수 있는 다이렉트 서비스로 운영된다. 롯데렌터카 마이카 서비스는 높은 편의성을 바탕으로 첫 오픈 이후 한 달 만에 견적 페이지 접속 고객 수가 두 배 이상(134%) 증가했다. ‘카라이프’ 탭은 주유·정비·주차·세차 특가 할인 쿠폰 등 운전자를 위한 맞춤형 생활 혜택을 추천해준다. 주요 혜택으로는 △모두의 주차장 △마이클 △타이어 프로 △인스타워시 △오토오아시스 등 제휴사 할인과 내 주변 주유소 할인 쿠폰 등이 있다. 7월 한 달간 카라이프를 방문한 고객 수는 전월 대비 약 384%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금융사 협약 통해 주식·적금·부동산 재테크 서비스 발견탭 중 ‘재테크’ 탭에선 지난달부터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각종 금융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카드가 웰컴저축은행과 함께 7월 재테크탭 ‘금융투자’에서 단독으로 선보인 ‘웰컴 디지로카 100일 적금’은 100일간 적금을 꾸준히 적립한 고객에게 최대 연 10%(세전)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 동안 매일 적금을 납입할 수 있도록 재테크탭 금융투자 메인 화면에서 납입 현황 확인이 가능하고 매일 앱 푸시 알림도 보내준다. 납입 방법도 간단하다. 디지로카앱 오픈뱅킹 서비스로 하루 최소 1000원에서 최대 1만 원까지 빠르게 입금할 수 있다. 매일 출석체크하듯 적금을 넣으면 우대금리 혜택과 함께 잔돈이 불어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밖에 디지로카앱에서는 NH투자증권과 제휴를 통해 구축한 주식 거래 및 금 투자 서비스도 제공된다. 재테크탭 ‘부동산’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부동산 궁금증에 즉시 답변해주는 ‘부톡 부동산 GPT(부토기)’ 서비스가 인기다.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이에 맞는 부동산 매물을 찾아준다. 디지로카앱을 통해 부동산 중개 플랫폼 ‘부톡’을 이용하면 중개 수수료 50%를 할인받을 수 있고 롯데카드로 결제 시 2만 원이 추가 할인된다.헬스케어 기업 협약으로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롯데카드는 헬스케어 기업 ‘마크로젠’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발견탭 ‘웰니스’를 통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지난 달 오픈하기도 했다. ‘젠톡 유전자 검사 ALL 패키지 129’는 총 129종의 검사 항목을 제공하는 롯데카드 회원 전용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로 이달 31일까지 이 검사를 처음 이용하는 롯데카드 고객은 1만 원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다양한 브랜드사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디지로카앱 발견탭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더 큰 혜택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이 다른 메뉴나 앱을 방문하지 않아도 발견탭 안에서 관심 있는 소비 영역의 혜택을 고객 맞춤형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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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자산가 전문 투자 컨설팅 드림팀 탄생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등 그룹사 역량을 모아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한 프리미어’를 새롭게 내놨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은행의 협업 모델인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는 거래 자산이 100억 원 이상인 초고자산가와 그들의 가족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자산, 부동산, 세무, 상속·증여 등 금융 서비스를 종합 제공한다.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의 차별점은 투자자문을 전담하는 본사 지원조직 ICC(투자 자문 및 상담)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ICC팀은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은행의 포트폴리오 및 상품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초고자산가 고객의 포트폴리오 자문, 리밸런싱, 사후관리를 전담한다. 이들은 고객의 재정 상황과 목표에 맞춘 투자 전략을 제시하며 여기엔 시장 상황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구성, 리스크 관리, 글로벌 투자 기회 발굴 등도 포함된다. 올 초 신한 프리미어 패밀리오피스 강남센터와 통합된 ‘신한 프리미어 PIB센터’에 대한 초고자산가 기업 오너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개인자산관리(PB) 서비스와 투자은행(IB)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PIB센터는 기존 개인 금융 자문을 넘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IB 솔루션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센터 내엔 증권과 은행의 IB 인력을 배치해 기관투자가급 IB 상품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솔루션을 제공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7월 신한금융그룹은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은행 분야별 전문가들의 팀 기반 컨설팅 서비스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도 출범했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는 금융, 세무, 부동산, 기업 컨설팅, 글로벌 자산관리 등 은행과 증권 전문가 그룹의 협업을 통해 분야별 최고 전문가의 팀 기반 컨설팅, PWM(개인 자산 관리) 고객 대상 세미나 등 통합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분야별 전문가 88명이 수석위원(부서장급 이상)과 전문위원(현업 실무 전문가)으로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문가 그룹으로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이 단장을, 신한투자증권 신도섭 수석이 부단장을 맡고 있다. 또한 세무 및 법률 자문은 전담팀 소속의 세무사와 변호사를 통해 상시 지원하고 있으며 연계된 외부 제휴업체(세무/회계/법률/노무)를 통해 상속, 증여, 가족 신탁·법인 설립 등 고객의 자산을 다음 세대에 원활하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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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부동산-부채 악순환에 경각심 주려 금리동결”

    “(기준금리 동결은)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는 고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27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폐회사를 맡은 이 총재는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구조적인 제약을 무시한 채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두고 “왜 금리 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구조적인 문제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며 금리를 내릴 수 없게 된 구조적인 원인으로 과도하게 오른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에 대한 초과 수요가 상시 잠재해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수요의 근저에는 입시 경쟁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며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손쉬운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고통이 수반되는 구조조정은 미뤄 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이 총재는 ‘해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해 “안타까운 점은 이제 우리에게 해날 때를 기다려 구조개혁을 추진할 여유가 없다”며 “태풍만 아니라면 날씨가 흐려도 단기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 세계 최상위권 수준의 가계부채가 더 증가했다가는 조만간 수요부족으로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그 정도가 지나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높아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국민들 간의 위화감,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수준”이라는 게 현 상황에 대한 이 총재의 진단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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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서울대 진학률, 거주지가 92% 좌우… 지역별 비례선발 도입을”

    한국은행이 사교육 불평등이 심화되며 상위권 대학 진학이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거주 지역’에 좌우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와 함께 신입생을 지역별 학생 수에 비례해 뽑아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제시했다. 교육이라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수도권 집중,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 서울대 진학률 격차의 92%, 거주 지역 효과2018년 서울대 진학생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출신의 일반고 졸업생은 전국 졸업생의 15.6%였지만 서울대 진학생 중에서는 32.3%를 차지했다.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구 등을 묶은 일명 ‘강남 3구’ 출신의 경우 졸업생 비중이 전국 졸업생의 3.6%였지만 서울대 진학생 중에선 12%에 달했다. 서울과 비(非)서울 간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진학생 중 서울 출신 비중은 37.2%로 2018년(32.3%) 대비 4.9%포인트 늘었다. 지역균형 선발제에도 불구하고 읍면 지역 출신은 13.4%에 불과하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격차의 원인으로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한 ‘거주 지역 효과’를 지목했다. 한은은 실제로 자녀 잠재력 외 경제력이나 지역 등이 진학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 분석했다. 전국 시군구를 서울과 비서울로 나누고 학생의 잠재력 순위를 기준으로 2018년도 서울대 진학률을 다시 산출해 본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의 잠재력 기준 가상 진학률(0.44%)은 비서울 지역(0.40%)보다 겨우 0.04%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실제 2018년 서울대 진학률은 서울(0.85%)이 비서울(0.33%)을 월등히 웃돈다. 한은은 잠재력에 따른 격차(0.04%포인트)는 실제 격차(0.52%포인트)의 8% 수준이라며 나머지 92%가 거주 지역 효과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서울 내에서도 강남·서초구는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지역보다도 진학률이 훨씬 높다”며 “부모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학원 인프라 등 사교육 환경의 차이가 서울-비서울 간 진학률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고등학교 3학년생의 상위권 대학(상위 8개 대학, 의대·치의대·한의대·수의대) 진학률을 놓고 소득 상위 20%와 하위 80% 간 진학률 격차 중 75%는 ‘부모 경제력 효과’ 결과로 분석하기도 했다.● “상위권 대학,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해야” 한은은 거주 지역에 따른 사교육 격차가 대학 진학률 차이로 이어지면서 계층 간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저출산 등 여타 한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대입 과열로 인한 수도권 인구 집중, 그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젊은 세대의 저출산이나 만혼 등 사회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은이 출산과 혼인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육 및 양육비용 부담(44%), 취업 및 생활 안정 여건 미흡(15.0%) 등 경제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입시 문제 해결을 위해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는 지역균형선발 방식을 모집 정원 전체로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힘을 실으며 “정부 정책이나 법 제도를 손대지 않더라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만 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출신 학생 역차별이나 지방의 고소득층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립대학이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가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타당한 처방책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은이 최근 논쟁적인 이슈 제기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한은이 제기했던 돌봄 서비스 최저임금 차등 지급이나, 이번 대입 관련 이슈 제기는 기획재정부나 교육부 등 정부 부처의 역할을 간섭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한은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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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방 간 서울대 진학률 차이, 대부분 학생 거주지 영향”

    한국은행이 사교육 불평등이 심화되며 상위권 대학 진학이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거주지역’에 좌우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와 함께 신입생을 지역별 학생 수에 비례해 뽑아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제시했다. 교육이라는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면서 수도권 집중·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서울·지방 서울대 진학률 격차의 92%, 거주지역 효과2018년 서울대 진학생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출신의 일반고 졸업생은 전국 졸업생의 15.6%였지만, 서울대 진학생 중에서는 32.3%를 차지했다.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구 등을 묶은 일명 ‘강남 3구’ 출신의 경우 졸업생 비중은 전국 졸업생의 3.6%였지만 서울대 진학생 중 12%에 달했다. 서울과 비(非)서울 간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진학생 중 서울 출신 비중은 37.2%로 2018년(32.3%) 대비 4.9%포인트 늘었다. 지역 균형 선발제에도 불구하고 읍·면 지역 출신은 13.4%에 불과하다.한은은 27일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격차의 원인으로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괄한 ‘거주지역 효과’를 지목했다. 한은은 실제로 자녀 잠재력 외 경제력이나 지역 등이 진학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 분석했다. 전국 시군구를 서울과 비서울로 나누고 학생의 잠재력 순위를 기준으로 2018년도 서울대 진학률을 다시 산출해 본 것이다. 그 결과 서울의 잠재력 기준 가상 진학률(0.44%)은 비서울 지역(0.40%)보다 겨우 0.04%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실제 2018년 서울대 진학률은 서울(0.85%)이 비서울(0.33%)을 월등히 웃돈다. 한은은 잠재력에 따른 격차(0.04%포인트)는 실제 격차(0.52%포인트)의 8% 수준이라며 나머지 92%가 거주지역 효과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서울 내에서도 강남·서초구는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지역보다도 진학률이 훨씬 높다”라며 “부모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학원 인프라 등 사교육 환경의 차이가 서울-비서울 간 진학률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상위권 대학,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해야”한은은 이렇듯 거주지역에 따른 사교육 격차가 대학 진학률 차이로 이어지면서 계층 간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중심지 거주 등으로 인해 고소득층 학생이 상위권대 입시에서 자신의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저출산 등 여타 한국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에도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대입 과열로 인한 수도권 인구 집중, 그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젊은 세대의 저출산이나 만혼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은이 출산과 혼인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육 및 양육비용 부담(44%), 취업 및 생활 안정 여건 미흡(15.0%) 등 경제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한은은 입시 문제 해결을 위해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는 지역균형선발 방식을 모집 정원 전체로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다. 정 과장은 “서울 쏠림 현상을 막고, 교육비와 서울 주택가격 상승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서울 출신 학생 역차별이나 지방의 고소득층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립대학이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이라는 가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타당한 처방책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한은이 최근 논쟁적인 이슈 제기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한은이 제기했던 돌봄 서비스 최저임금 차등 지급이나, 이번 대입 관련 이슈 제기는 기획재정부나 교육부 등 정부 부처의 역할을 간섭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한은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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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트럼프 관세인상 현실화땐 中수출 6% 줄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공격적인 대중(對中) 관세 인상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이 6% 이상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도 1%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통상 갈등이 심화할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등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미국이 현재 수준의 대중 관세 정책(25∼100%)을 유지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이 약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올 5월 발표한 대중 관세 인상을 반영한 수치다. 만약 트럼프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중국 제품 관세 60%’가 실현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6% 이상 줄고 GDP도 약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향후 중국 경기 회복에 따라 대중 수출이 소폭 늘어날 수 있지만 2000년대와 같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선영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중국의 중간재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생산구조가 변화하고 있어 과거만큼의 수출 호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한국의 경쟁산업도 기술혁신을 통한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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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금리 내리는데… 가계빚에 발묶인 한은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역대 최장기간 동결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2월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13차례(약 1년 7개월) 연속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지만 한국만 불어나는 가계빚에 손발이 묶여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물가 수준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가 둔화하고 물가상승률도 내리는 상황만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게 맞지만, 집값과 가계빚 등 금융 불안이 심각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 행진은 속속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행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앞서 캐나다가 주요국 중 최초로 올 6월부터 금리를 두 번 연속 낮췄고 6월에 금리를 한 차례 내린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중국도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췄고, 영국 역시 이달 초 4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미국도 다음 달 인하가 확실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 시간) 공개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참석자 중 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봤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컷’을 점치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통령실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별도 입장을 내놨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이날 당장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애초에 가계부채 및 집값 관리에 실패한 것이 지금 한은의 손발을 꽁꽁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 와서 내수를 살리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계부채는 6월 말 현재 1896조 원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부동산 가격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 ‘가계빚-집값 늑장대응’ 부메랑… 내수침체에도 금리 못내려[한은 역대최장 금리동결]한은, 올 성장률 2.5→2.4% 하향… 이창용 “가계부채 위험 신호 많아”부동산 과열에 ‘금리인하’ 못꺼내… 정부, 뒤늦은 규제로 주담대 급증금융권 “금리인하 10월도 미지수”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부동산 시장 열풍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다.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3.50% 동결을 발표하며 “내수는 시간을 갖고 금리 인하 폭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은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세수 부족 등으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카드를 선뜻 꺼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집값-가계부채에 막혀 버린 금리 인하 경제 지표들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2.4%로 낮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며 “소득 개선 지연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물가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로 5월(2.6%)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미룬 것은 내수 침체보다는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를 더 시급한 문제로 봤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대응에 대해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에게도 “만약 예전의 0.5% 금리 수준으로 조만간 돌아가서 ‘영끌’ 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이야기하겠다.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통화정책은 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8·8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국부동산원의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2%로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올 6월 말 가계부채 잔액은 3개월 전보다 13조8000억 원 불어나 역대 최대를 보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늘어 전체 가계 빚 증가를 이끌었다.● 금리 인하 10월에도 미지수 정부의 ‘자충수’가 가계부채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해 초 1%대 정책 대출을 내놓고,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2단계 스트레스(가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미루는 등 주담대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를 줄이기로 하는 등 정부가 뒤늦게 규제에 나섰지만 효과 여부도 미지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리는 높여 놓고 가계와 기업에 저금리성 정책자금을 공급하면서 부채 급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정책 대출 증가로 주택 수요는 늘었는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봉쇄함에 따라 주택 공급이 막혀 집값도 급등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결국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안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이 총재의 발언에 10월 인하를 점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JP모건은 이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는 11월로 한 달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너무 늦어져 경기 침체에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금리 인상 폭이 작았던 만큼 금리 인하 속도도 미국보다 늦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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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부장은 나스닥에”… 해외 투자자산 역대 최대

    저금리 엔화로 해외 자산을 사들이는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처럼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산을 불리는 ‘김 부장’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純)대외금융자산은 올 2분기(4∼6월) 말 기준 1150조 원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2401조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해외 부채보다 자산이 많은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순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세계 10위권 이내로 진입하며 ‘자본 수출국’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제조업 성장으로 무역흑자를 쌓는 개발도상국형 경제에서 해외 자산에 붙는 이자와 배당 소득으로 먹고사는 선진국형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투자 자금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해외로 유출됨에 따라 국내 증시나 자본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우리 국민 해외 자산 10년 새 10배 늘어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은 2분기 말 기준 8585억 달러(약 1148조 원)로 전 분기 말(8310억 달러) 대비 275억 달러 증가했다. 2개 분기 연속 증가하며 3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융자산보다 국내 개인 및 기관 투자가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많다는 의미다. 2014년 809억 달러로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순대외금융자산은 10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 규모는 세계 9위였다. 순대외금융자산의 급증 배경에는 ‘해외 투자’ 붐이 자리한다. 해외 주식 투자가 2분기에만 276억 달러 증가하며 해외 금융자산 증가를 이끌었다.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미국 증시 호조에 우리 국민이 보유한 해외 주식 평가액이 늘었고, 해외 주식 매입도 함께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박성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유럽, 일본의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나스닥은 전 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갔고, 국내 투자자의 미 기술주 등에 대한 매수세도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증가세가 가계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국 경기가 나쁠 때도 해외 투자로 높은 소득을 얻는 일본 국민처럼, 우리 국민도 해외에서 얻은 이자 및 배당 소득으로 소비 수준이 올라가고 노후 안정을 얻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과도한 국내 투자 해외 유출은 경계해야” 다만 최근 급증하는 해외 투자가 저조한 국내 증시 때문이라는 점은 우려할 대목이다. 올 들어 20일(현지 시간)까지 나스닥 지수가 20.7%, 다우존스가 8.3%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21일 기준 1.2%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은 11.3% 하락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밸류업(가치 제고)’에 나섰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국내 증시를 외면한다면 밸류업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투자 해외 유출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실물 경기 회복 지연을 일으킬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 약화, 환율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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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밸류업 지수 기업, ‘우량’이냐 ‘유망’이냐 고민”[시장팀의 마켓워치]

    “밸류업 지수를 우량 기업 위주로 편성하자니 향후 성장률이 걱정이고, 저평가 기업 비중을 늘리자니 지수 신뢰도가 문제입니다.” 최근 한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국거래소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9월 중 발표 예정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성될 기업을 두고 고민이 깊다는 건데요.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 중인 밸류업(기업가치 개선) 정책의 일환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밸류업 지수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기업들에 자금이 유입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통상 새로운 지수가 개발되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만들어지고,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이나 외국인의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해당 지수에 편입되는 기업들에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 밸류업 지수에 편성되는 기업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겁니다. 거래소는 △수익성 △자본 효율성 △주주 환원 성과 등을 종목 선정 기준으로 제시했는데요.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현시점에 높은 수익을 내고 있고, 주주 환원도 잘하는 우량 기업을 포함하는 게 타당해 보입니다. 다만 이 경우 편입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이미 높게 책정돼 있기 때문에 향후 지수의 성장성이 낮을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저평가된 유망 기업을 다수 포함하게 되면 자칫 밸류업 지수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유망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현시점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 여력이 적은데 밸류업 지수에 포함시킬 수 있느냐는 거죠.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현 우량 기업과, 향후 주주 환원에도 적극 나설 의사를 보이는 성장 기업을 어느 정도 비율로 섞어 지수에 편입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수 자체의 수익률보다 시장에 주는 메시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결국 밸류업 지수 편입 기업들은 다른 기업보다 수익성이 좋고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주주들 사이에 확산돼야 한다는 거죠.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밸류업은 ‘장기전’인 만큼 지수의 단기 수익률에 집중하기보다 밸류업에 동참하는 기업들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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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1330원대…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

    원-달러 환율이 5개월여 만에 1330원대로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 지표 부진이 겹쳐 달러화 약세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원-달러 환율은 하나은행 고시 기준 오후 3시 30분 현재 1333.4원으로 전 거래일인 16일 같은 시간에 비해 24.9원(1.83%)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를 보인 건 올해 3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이날 같은 시간 101.9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미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분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73.5%로 점쳤다. 0.5%포인트 인하의 ‘빅스텝’ 확률도 26.5%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도 금리 인하를 부추기고 있다. 주말 중 발표된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123만8000건으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134만 건)를 밑도는 수치로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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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버리지 ETF’ 몰리는 개미들… “고수익 노리다 손실 위험”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레버리지 펀드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변동성이 높아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KODEX 레버리지 ETF’를 약 404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지수가 오르면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특히 하루 만에 코스피가 8% 넘게 빠져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던 이달 5일에만 약 4382억 원어치를 사들여 최근 2년 새 가장 높은 순매수를 보였다. 폭락장 뒤에는 급등장이 온다는 것을 과거 경험해 온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폭락장을 ‘투자 기회’로 삼은 것이다.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이 기간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개인은 수익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가 급락한 5일부터 14일까지 KODEX 레버리지 ETF를 사들인 개인의 평균 매수가(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거래량으로 나눈 값)는 1만5472.8원으로, 14일 기준 평균 16.5%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매입한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평균 수익률이 27.7%로 나타났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기준이 되는 지수의 하락률도 2배로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널뛰기 장세로 인해 손실을 볼 우려도 높다. 실제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KODEX 레버리지 ETF를 순매수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은 ―3.82%로 오히려 손실을 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간, 소규모로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장기 보유 목적이라면 단순 지수 추종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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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불안에 돈몰리는 ‘개인용 국채’… 1조 판매 눈앞

    올해 초 첫아이를 출산한 은행원 김모 씨(34)는 아이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개인투자용 국채 20년물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 김 씨는 “매년 자녀 명의로 국채를 조금씩 사두면 20년 뒤 등록금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아 수익률 등 정보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폭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면서 안전 자산인 국채에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널뛰기 장세에 멀미를 느낀 투자자들이 확실하게 미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국채를 주목하고 나선 것이다. ● 개인투자용 국채, 누적 청약금액 1조 원 눈앞 정부는 국채 시장 대중화를 위해 올 6월부터 개인용 국채 발행을 시작했다. 개인용 국채를 판매하는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에도 12일부터 14일까지 개인용 국채 청약이 진행된다. 개인용 국채는 앞선 두 차례 청약에서 누적 7470억 원이 팔려 이번 청약에서 누적 판매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용 국채는 국가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안정성’과 더불어 가산금리 등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청약에선 10년물의 경우 만기 보유 시 금리 3.405%(표면금리 3.185%, 가산금리 0.22%)를 적용받는다. 20년물은 만기 보유 시 3.505%(표면금리 3.085%, 가산금리 0.42%)다. 만기 보유 시 연 복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평균 3.5% 금리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10년물 투자 시 41.1%, 20년물 투자 시 99.0% 수익률이 발생하는 셈이다. 또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1인당 매입액 총 2억 원까지 14% 세율(지방세 포함 시 15.4%)로 분리과세가 적용돼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용 국채를 ‘채권 사다리 전략’에 활용할 것을 권한다. 채권 사다리 전략은 주기적으로 채권을 매입해 10년 또는 20년 뒤 원하는 시점에 일정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전략을 말한다. 예를 들어 20년 뒤 자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김 씨가 지금부터 4년간 매년 2, 8월에 20년물 국채를 연평균 금리 3.5%에 300만 원씩 사두면 20년 뒤 약 551만 원(세율 15.4% 적용)을 등록금 납입 시기마다 받게 된다. 하반기(7∼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채권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는 추세를 보인다. 고금리 상황에서 이미 발행한 기존 채권은 저금리 국면에서 새로 발행되는 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가 적용돼 있기 때문에 가치가 올라간다. 다만 개인용 국채는 현행 국채법상 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해 매매 차익을 얻을 수는 없다. 정부는 향후 개인용 국채 시장 규모가 커지면 개인 간 국채 거래를 열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2년 만에 8.2배 국채를 비롯해 우량 회사채 등에도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는 장외시장 기준 2021년 4조5675억 원, 2022년 20조6113억 원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인 37조5620억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상반기(1∼6월) 채권 판매액이 이미 23조1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정성’이라는 강점은 상승장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상승장에서의 주가 상승률을 채권 수익률이 따라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재익 미래에셋증권 개인투자용국채팀장은 “개인용 국채는 중도 환매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중도환매 시 월별 환매 가능 금액이 있고, 선착순 접수이기 때문에 항상 환매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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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어붙은 투자심리, 증시 대기자금 한달새 3조6000억 줄어

    글로벌 주식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금이 더 이탈하며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6592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6513억 원(6.26%)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금액이나 주식을 팔고 난 뒤 찾지 않은 잔금이다. 일종의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가져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 불어나고 냉각되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예탁금 급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여 동안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SK하이닉스였는데 이들의 평균 매수가(19만9534원)를 2일 주가(17만3200원)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13.20%였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40.02%), 에이피알(―28.12%) 등에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이 컸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2일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며 폭락한 국내외 증시가 당분간 하락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내외 하락할 것”이라며 “시장이 단기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업종 중심 대응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몇 개 지표만으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최근 미국의 실업률 상승은 경제활동인구 편입에 따른 것이지 해고나 영구실직 영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얼마로 결정될지가 글로벌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다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며 증시가 부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3차례(9, 11, 12월) FOMC 회의에서 1.0∼1.5%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반영될 수도 있다”며 “9월 회의까지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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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이 보이는 고금리 시대… 美연준, 9월 인하 시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9월 회의 때 금리를 내리면 2022년 초부터 시작됐던 글로벌 고금리 사이클이 2년 반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도 금리를 이미 내렸거나 내릴 채비에 나서고 있다. 내수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시달리는 한국 역시 조만간 미국을 따라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5.25∼5.50%로 동결하면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안정이 유지될 경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0’회에서 여러 차례의 금리 인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올해 남은 9, 11, 12월 등 세 차례의 FOMC에서 최대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월가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 시장 지표로 연준의 금리 정책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 시장 참가자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특히 9월에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확률도 13.5%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이처럼 금리 인하에 빠르게 시동을 건 것은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고용시장도 둔화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로 2022년 7.0%를 넘나들었던 것보다 크게 안정됐다. 동시에 실업률은 2년 7개월 최고치인 4.1%로 올라섰다.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해진 셈이다. “美, 올해 최대 3번 금리인하 가능성”… EU-中 이미 내려[美 9월 금리인하 시사]끝이 보이는 고금리 시대주식-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에소비-투자도 증가, 경제 변화 전망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우리는 금리를 완화할 여유가 있다”며 “(높은 금리로 인해) 노동 시장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다음 달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이는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 된다. 당시 연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자 2022년 3월부터 숨 가쁘게 금리를 올렸다. 이후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과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7월에는 금리를 2001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치인 현 수준(5.25∼5.50%)까지 올리고 1년 넘게 유지해 왔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도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올해 6, 7월 두 달 연속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기존 5.0%에서 4.5%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25%로 인하했다. 중국 역시 지난달 22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낮췄다. 1일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기존 5.2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5.0%로 낮췄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각국이 금리를 내리거나 내릴 준비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에는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 등 주요 자산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부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실물 경제 쪽에선 각국의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강달러 현상이 완화돼 아시아 등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가 반등할 여지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로 금리 인하 국면은 최소 내년까지는 갈 것”이라며 “미국이 내리면 유럽 등 다른 나라도 따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美 금리인하 신호에 한은도 10월 내릴 가능성… 집값-가계빚 변수[美 9월 금리인하 시사]내수 부진에 경기부양 필요성 커져… 美인하땐 자본 유출 우려도 줄어집값 상승세 조짐에 주담대 급증… 美대선-중동 위기 등에 인하 부담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켜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도 변곡점을 맞이했다. 내수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세 둔화로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고 있지만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가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대선과 중동 확전에 따른 유가 변동, 환율 불안 등도 한은이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이유다. ● 미국이 내리면 10월 인하 가능성 현재 경기와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한은은 지금 당장이라도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물가상승률은 올 4월 이후 3개월 연속 2%대에 머무르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2분기(4∼6월) 성장률이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0.2%)로 추락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은 더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움직임이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한국과의 금리 차(2.0%포인트)가 줄어들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내려도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라며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2023년 1월 현 수준(3.50%)까지 높이고 1년 6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긴축은 고물가 고환율 등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고금리가 이어지는 동안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내수 및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와 여당 등도 최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 및 가계부채가 변수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한은에 큰 부담이다.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최근 불붙은 아파트 가격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28% 올랐다. 19주 연속 상승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약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값 상승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점도 섣부른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국내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에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살핀 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내수 침체를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대출 규제 시행 이후인 10월에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르면 11월, 현실적으로는 내년 1월에야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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