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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 씨가 중국 정보요원(중국동포)에게 억대 금품을 받고 군사기밀을 빼돌려 구속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국군방첩사령부가 A 씨 외에 정보사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사는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하고 활동하는 ‘블랙요원’ 명단과 정보사의 임무·전반적인 조직 현황 등이 담긴 기밀이 유출되는 과정에서 A 씨 외에 정보사 내부자의 가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강 조사를 진행 중이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방첩사는 정보사 소속 군무원과 현역 부사관 등 2명을 상대로 기밀 유출 혐의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다. 정보사 내부를 비롯한 군 관련 기밀을 무단으로 외부에 누설했는지를 집중 파악 중이라고 한다. 군 소식통은 “(2명에 대해) 사전 포착한 혐의 정황을 디지털 포렌식과 대면 조사 등으로 세세히 따져보고 있다”며 “군무원 A 씨의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보강 조사 차원”이라고 했다. 방첩사는 내사를 통해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군무원 A 씨는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돼 7년간 1억6200만 원을 받고 2, 3급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8월 말 군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후 방첩사는 정보사에 대한 추가 조사 과정에서 관계자 2명이 A 씨의 기밀 유출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첩사의 내사를 받는 당사자들은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군무원 A 씨를 포섭해 금품을 주고, 기밀을 빼낸 중국 정보요원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17년 중국 현지에 구축한 공작망을 만나러 갔다가 옌지 공항에서 중국 공안요원들에게 체포돼 모처로 끌려갔고, 끌고 간 요원들 중 1명이 중국 정보요원이라면서 가족의 안전을 협박해 포섭에 응했다고 군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주에 집결한 가운데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특수작전통’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복은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 행보에 수차례 동행하는 등 떠오르는 군부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이미 발을 들인 만큼 조만간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선발대는 정예 특수부대 안에서도 정예로 꾸려진 걸로 안다”면서 “우선 참호 구축 등 후방 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탕, 침투 등 다양한 전투 임무에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영복, 폭풍군단장 출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군 수천 명이 23일(현지 시간) 쿠르스크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와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도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특수부대의 쿠르스크 집결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북한군 첫 무리는 23일 6400여 km를 이동해 쿠르스크에 왔고, 이후 수천 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28일까지 5000여 명의 북한군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파병된 북한군 부대의 총책임자로 김영복이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입수한 북한군 파견부대 간부 명단의 최상단에 김영복이란 이름이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 소식통은 “수천 명의 특수부대를 인솔할 만한 책임자가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영복은 북한이 러시아로 파병 중인 정예 특수부대 폭풍군단(11군단)장과 특수작전군 사령관을 연달아 지낸 인물이다. 앞서 북한에서 2017년 4월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기존 11군단을 확대 개편해 특수작전군을 창설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당시 첫 사령관이 김영복이었다. 특히 그는 사령관 임명 직전 소장(우리 준장)에서 현재 계급인 상장(우리 중장)으로 두 계급이나 특진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올해 3월엔 김영복이 김 위원장의 서부지구 비공개 훈련기지 방문 당시 바로 옆에서 걸어가며 직접 지시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으로 임명된 사실도 공개됐다. ● “저격·후방 침투·시설 파괴 등 투입될 수도” 러시아 남서부에 있는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상태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입장에선 현재 쿠르스크에서 수적 우세를 점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투입되면 러시아는 겨울이 오기 전 쿠르스크의 러시아군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내 동부 전선으로 돌릴 수도 있다. 경보병여단과 저격여단, 항공육전단 등 10개 여단으로 구성된 북한의 폭풍군단은 유사시 서울 등 수도권과 후방으로 침투·교란, 주요 시설 파괴 작전을 수행하는 게 주 임무다. 그런 만큼 이번에 파병된 폭풍군단도 전선 후방 침투 임무나 쿠르스크주 탈환 작전에 적극 투입되거나 특기인 게릴라전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 특수부대와 조를 이뤄 쿠르스크 전선 전후방에서 저격과 신속 화력 지원 등 허를 찌르는 기습 임무 등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북한군의 실전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러시아군과의 소통 문제 등으로 쉽게 전선에 투입되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다. 특히 쿠르스크는 넓은 벌판에 진흙탕도 많아 북한군이 섣불리 교전에 나서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주에 집결한 가운데 북한 군부 내 대표적인 ‘특수작전통’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복은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 행보에 수차례 동행하는 등 떠오르는 군부 핵심으로 평가받는다.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이미 발을 들인 만큼 조만간 전투에 투입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선발대는 정예 특수부대 안에서도 정예로 꾸려진 걸로 안다”면서 “우선 참호 구축 등 후방 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탕, 침투 등 다양한 전투 임무에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영복, 폭풍군단장 출신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군 수천 명이 23일(현지 시간) 쿠르스크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와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도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특수부대의 쿠르스크 집결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북한군 첫 무리는 23일 6400여㎞를 이동해 쿠르스크에 왔고, 이후 수천 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28일까지 5000여 명의 북한군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다.일본 교도통신은 파병된 북한군 부대의 총책임자로 김영복이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입수한 북한군 파견부대 간부 명단의 최상단에 김영복이란 이름이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 소식통은 “수천 명의 특수부대를 인솔할 만한 책임자가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김영복은 북한이 러시아로 파병 중인 정예 특수부대 폭풍군단(11군단)장과 특수작전군 사령관을 연달아 지낸 인물이다. 앞서 북한에서 2017년 4월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기존 11군단을 확대 개편해 특수작전군을 창설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당시 첫 사령관이 김영복이었다. 특히 그는 사령관 임명 직전 소장(우리 준장)에서 현재 계급인 상장(우리 중장)으로 두 계급이나 특진해 주목받기도 했다.이후 올해 3월엔 김영복이 김 위원장의 서부지구 비공개 훈련기지 방문 당시 바로 옆에서 걸어가며 직접 지시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으로 임명된 사실도 공개됐다. 김영복은 지난달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수해지역 복구 현장을 점검했을 때와 이달 초 ‘오진우 포병종합군관학교’ 시찰 당시에도 동행했다.● “저격·후방 침투·시설 파괴 등 투입될 수도”러시아 남서부에 있는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상태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입장에선 현재 쿠르스크에서 수적 우세를 점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투입되면 러시아는 겨울이 오기 전 쿠르스크의 러시아군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내 동부 전선으로 돌릴 수도 있다.경보병여단과 저격여단, 항공육전단 등 10개 여단으로 구성된 북한의 폭풍군단은 유사시 서울 등 수도권과 후방으로 침투·교란, 주요 시설 파괴 작전을 수행하는 게 주임무다. 그런 만큼 이번에 파병된 폭풍군단도 전선 후방 침투 임무나 쿠르스크주 탈환 작전에 적극 투입되거나 특기인 게릴라전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나온다. 군 소식통은 “러시아 특수부대와 조를 이뤄 쿠르스크 전선 전후방에서 저격과 신속 화력 지원 등 허를 찌르는 기습 임무 등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반면 북한군의 실전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러시아군과의 소통 문제 등으로 쉽게 전선에 투입되지 못할 거란 관측도 있다. 특히 쿠르스크는 넓은 벌판에 진흙탕도 많아 북한군이 섣불리 교전에 나서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군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과의 교전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며 “쿠르스크 전장 곳곳이 북한군 ‘무덤’이 될 수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세대를 초월해 많은 국민이 함께 달리며 건강도 챙기고, 제복근무자에 대한 감사와 존중 문화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사진)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6일 경기 하남시 미사 경정공원에서 열리는 ‘2024 리스펙트 런’이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보훈부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일반 국민 5175명과 제복근무자 1365명은 10km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5175만 명의 국민이 1년 365일을 뛰는 제복근무자를 응원한다는 취지다. ‘몬주익의 영웅’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도 감사 레이스에 동참한다. 황 감독의 부친은 베트남전 참전유공자다. 제2연평해전의 영웅인 이희완 보훈부 차관도 함께 달릴 예정이다. 이 차관은 제2연평해전(2002년) 때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이듬해 의족을 차고 전우 마라톤 5km 구간을 완주한 바 있다. 강 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격퇴한 제복 영웅인 이 차관이 함께하며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의미와 감동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사의 수익금(참가비) 일부는 국가유공자들에게 기부된다. 강 장관은 “기부금은 유공자의 생활 안정과 예우 사업, 노후·재활 지원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일반 국민의 자발적 보훈 기부를 활성화해 ‘모두의 보훈’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보훈부는 ‘보훈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 6월부터 더 많은 국민과 기업이 보훈기부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강 장관은 “최근 제복근무자의 음식값을 대신 계산하거나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는 국민의 훈훈한 사연이 잇따르면서 일상 속 보훈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가 도열해 있는 지하 격납고로 보이는 장소를 포함한 비밀 기지를 전격 시찰했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미 본토를 직접 타격 가능한 ICBM은 물론이고 극초음속미사일도 배치된 중장거리미사일 기지를 처음 공개한 것. 북한은 이달 초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을 전격 결정한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란 뒷배를 믿고 미 대선을 전후해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美본토, 괌 타격 가능한 미사일 동시 공개 23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좁은 수풀 사이 오솔길을 걸어가는 모습과 지하벙커 터널로 보이는 곳에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등이 담긴 5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대형 격납고에선 신형 ICBM ‘화성-18형’과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 등이 포착됐다. 북한은 이곳을 ‘전략미싸일기지’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 시찰 일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통상 ICBM 발사 장소인 평양 순안 인근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화성-18형은 지난해 12월 시험 발사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 타격까지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의 이 ICBM은 북한의 핵심 미사일 자산이다. 화성-16나 역시 고체연료 기반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불규칙하게 비행하는 특성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기존 한미 요격체계로 대응이 어려운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은 미 본토까지 갈 수 있는 화성-18형과 주일미군기지,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6나를 이번에 이례적으로 동시에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전략적 핵 수단들이 주는 위협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핵 무력의 철저한 대응 태세를 엄격히 갖출 것”을 지시했다. 핵무기 증강 의지를 또다시 드러낸 것.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던 북한이 이번엔 올해 시험 발사를 하지 않은 화성-18형까지 다시 내놓으며 미국을 향해 ‘우리를 말려라.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러시아에 1만2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김 위원장이 이번 동선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나눴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같은 교감 속에 김 위원장이 대미 연쇄 전략 도발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대기권 재진입 등 ICBM 관련 핵심 기술을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기술 이전의 사전작업으로 ICBM 시험 발사에 러시아 기술진이 참관할 것이란 관측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러 기술 받아 군사정찰위성 우선 발사할 수도 이미 파병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북한이 앞서 ‘연내 3기 발사’ 목표를 세웠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우선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발사대 주변 정리를 포함해 로켓 엔진 연소시험 등 정찰위성을 쏘기 위한 사전 작업 동향이 최근 꾸준히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전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도 러시아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정찰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당국은 올해 5월 발사에 실패하긴 했지만 북한이 당시 정찰위성에 기존 방식이 아닌 러시아 방식의 액체추진 로켓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쏴올렸지만 해상도가 정찰위성급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리경-1호’보다 해상도를 향상시킨 ‘만리경-2호’ 개발에 러시아가 우선 핀포인트 지원할 거란 관측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하자 대통령실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북한이 대규모 추가 파병을 진행하거나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 기술 등을 지원해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전장에서 북-러에 치명적인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러 군사협력의 단계별로 앞으로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 (무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무기는 살상이 가능한데 과거엔 그냥 공격용이었다면 이제는 (방어용과 공격용이) 구분이 안 된다”고도 했다. 공격용 무기에 앞서 우선 지원을 검토하는, 전투기를 요격하는 천궁-1 방공 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도 사실상 살상 무기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천궁-1은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정부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기대하는 ‘예상 이득’으로 핵미사일 고도화, 고급 군사기술 이전, 재래식 무기 성능 개량, 북한군의 실전 능력 배양 등을 언급하며 “이는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찰위성을 다시 성공시키는 데 러시아가 도움을 준다면 우리에 대한 북한의 감시 능력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찰위성 기술은 러시아가 이전 가능한 핵심 첨단 무기 기술 가운데 하나로, 현재 북한은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 시험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에 천궁-155㎜ 포탄 등 직접 보낼수도정부 “공격용 무기 지원 검토” 정부는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군사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단계별 시나리오에 따라 공격용 무기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국산 지뢰 제거 전차와 방호복, 트럭 등 비살상 무기만 지원해 왔지만 북한 파병 및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 이전 등으로 안보 위협이 가중됐다고 판단되면 방어용 무기를 시작으로 공격용 무기까지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우선 대표적인 방어용 무기론 적의 탄도탄·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천궁 계열의 지대공 유도무기가 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2는 탄도미사일을, 천궁-1은 전투기를 각각 요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미사일 파상 공세를 막아낼 방공무기가 매우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천궁-2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서 최근 도입을 결정해 추가 물량이 부족한 탓에 일단 천궁-1 지원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와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재밍 장비 등도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북한군의 파병 확대 등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 정부는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 리스트’에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155mm 포탄이 가장 유력하다. 매일 러시아와 소모전을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는 당장 포병 전력을 뒷받침할 155mm 포탄이 가장 절실하다. 우리 정부는 이미 155mm 포탄 50만 개를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북-러 군사결탁이 노골화할 경우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국산 무기의 대표 격인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비롯해 천무 다연장로켓 등 고위력 공격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180km 밖 표적을 수 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도 거론된다.정부는 무기 지원과 별도로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 전력을 탐색하기 위한 참관단 파견 방안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관단은 국군정보사와 방첩사 등에서 북한군 전술을 연구하는 군인, 군무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참관단이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히거나 탈출한 북한군을 신문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2015년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을 주도한 인민군 부대를 찾아 서울 공격을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사용하겠다”면서 서울이 표시된 작전지도를 펼쳐 놓고 구체적인 군사 행동 지침까지 내렸다. 북한은 김정은의 위협 이틀 전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떨어진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김 위원장이 한국 지도에서 서울을 콕 집어 도발 위협에 나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찾아 전투 대기 태세로 전환한 관할 여단 준비 상태를 점검한 뒤 군사행동 계획을 담은 중요 문건을 검토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부대 회의실에서 북한군 지휘부와 함께 대형 지도를 책상 위에 펼쳐 놓고, 지휘봉으로 특정 지점을 가리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도 상단은 흐리게 처리했지만 ‘서울’이라는 문구가 파악돼 유사시 2군단의 서울 공격 계획 등이 담긴 작전지도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적는 북한군 지휘부의 뒤쪽 벽면엔 서울 등 한국 전역의 주요 지점을 붉은색으로 표시한 흐릿한 지도도 포착됐다. 군 당국자는 “대남 전면 도발 시 한국 내 최우선 타격 목록과 투입 전력, 무기 등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 뒤쪽에 설치된 대형 TV 화면에선 비무장지대(DMZ)를 굵은 파란색으로 표시한 한반도 지도가 띄워져 있었다. 회의장 밖에선 연일 거친 대남 비난 담화를 쏟아내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대형 작전지도 앞에서 손가락과 지휘봉으로 서울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가리키며 ‘전쟁 억제력(핵 무력)’ 강화를 지시했다. 용산 대통령실 등 한국의 전쟁 지휘부를 겨냥한 ‘핵 초토화’ 위협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명백한 적국” “타국”이라고 누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틀 전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폭파에 대해 “단순한 물리적 폐쇄만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또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합법적인 보복 행동” “적을 다스릴 수 있고,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고수하는 평화만이 믿을 수 있는 평화”라고 발언하는 등 대남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인민군 2군단은 2015년 DMZ 내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부대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北 특수부대 ‘폭풍군단’ 1만2000명, 러 파병”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이미 1500명이 러시아 함정을 타고 현지로 이송됐고, 추가 이송을 통해 파병 규모가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 파병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전쟁 시 상호 군사원조 내용이 포함된 군사동맹 조약을 맺은 북-러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통해 혈맹으로 나아가면서 한반도와 세계 안보를 흔들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8∼12일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한군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정보 소식통은 “파병 부대는 북한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이며 총 10개 여단 가운데 4개 여단에 해당하는 약 1만2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했다”면서 “이 중 선발대 1500명이 러시아에 도착해 전선 투입 전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폭풍군단은 수도권 및 후방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총 10개 여단으로 구성된다. 국정원에 따르면 청진과 함흥, 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북한 특수부대 15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파병된 북한군은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고,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은 “러-북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을 넘어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르면 다음 달 1일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유사시 서울 침투 北특수부대 1500명, 러 군복 입고 현지 훈련”[北 ‘폭풍군단’ 러 파병]국정원 “이달 8~13일 1차 이송… 조만간 2차 수송작전 진행 예정”러, 北군인들에 위조 신분증 지급… “북한군 투입 사실 숨기려 위장”북한이 한국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비슷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을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한 것으로 18일 확인되면서 한반도 안보는 물론이고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 러 군복·무기-위조 신분증으로 위장 18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폭풍군단 예하 4개 여단(약 1만2000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러시아와 합의했고, 이달 8∼13일 러시아 상륙함과 호위함 등 7척이 청진과 함흥, 무수단 등 북-러 접경지역에서 선발대 1500여 명을 실어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을 마쳤다. 국정원은 “조만간 2차 수송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12일 청진항 앞바다에서 포착된 러시아 함정과 16일 연해주 우수리스크와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의 러시아 군 시설에 분산돼 훈련 중인 북한군 수백 명을 촬영한 위성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군에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했다. 또 북한 군인과 비슷한 용모의 시베리아 야쿠티야, 부랴티야 지역 주민 명의의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았다. 국정원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1일과 이달 12일 파병에 앞서 이 특수전 부대를 참관했다.● 北 최정예 전투부대, 역대 최대 규모로 파병 북한은 과거 베트남전과 제4차 중동전쟁에도 파병했지만, 그 규모는 수십∼수백 명 수준이었다. 1만 명이 넘는 최정예 특수부대를 사단급으로 파병한 것은 역대 최초다. ‘폭풍군단’은 서울 등 수도권과 후방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특수전 부대다. 한국의 특전사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규모가 훨씬 크고, 작전 임무 범위도 넓다. 부대의 모체는 1969년 창설된 특수8군단이다. 특수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부대다. 폭풍군단은 김정일이 직접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1군단 사령부는 평안북도 덕천시에 있고, 현 사령관은 리봉춘 중장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폭풍군단 예하엔 4개의 경보병여단, 3개의 해상저격여단, 항공육전병여단 3개 등 10개 여단이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폭풍군단의 주임무는 개전 초 최단 시간에 한국에 침투한 뒤 남한 주요 거점을 점령하고 정치공작 활동과 요인 암살, 교란 작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폭풍군단 출신 탈북민은 과거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각 부대엔 테러 대상지로 전국의 주요 도시가 할당돼 있고, 내 임무는 충주시장을 암살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폭풍군단은 경보병여단과 저격여단 병력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 특수부대와 후방에 침투해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을 저격하거나 주요 표적의 폭파 임무 등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푹풍군단’의 파병이 전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선 관측이 엇갈린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강도 훈련을 거친 특수부대인 만큼 우크라이나 후방 교란 등을 통해 러시아 전과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투 경험이 없고, 언어 문제와 낯선 전장 환경에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별다른 전과도 못 거두고 ‘총알받이’가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선발대 2600명이 빠르면 다음 달 1일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이미 1500명이 러시아 함정을 타고 현지로 이송됐고, 추가 이송을 통해 파병 규모가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 파병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전쟁 시 상호 군사원조 내용이 포함된 군사동맹 조약을 맺은 북-러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통해 혈맹으로 나아가면서 한반도와 세계 안보를 흔들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것이다.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8~12일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한군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정보 소식통은 “파병 부대는 북한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이며 총 10개 여단 가운데 4개 여단에 해당하는 약 1만2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했다”며 “이 중 선발대 1500명이 러시아에 도착해 전선 투입 전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폭풍군단은 수도권 및 후방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총 10개 여단으로 구성된다.국정원에 따르면 청진과 함흥, 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북한 특수부대 1500명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 국정원은 “파병된 북한군은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스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고,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은 “러-북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의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을 넘어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까지 배제하지 아낳고 있다는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여부에 대해 “우리 생각을 지금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르면 다음 달 1일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北 대규모 파병에… 국제 정세도 파장북한이 한국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비슷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11군단)을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한 것으로 18일 확인되면서 한반도 안보는 물론이고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러 군복·무기-위조 신분증으로 위장18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폭풍군단 예하 4개 여단(약 1만 2000여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러시아와 합의했고, 이달 8~13일 러시아 상륙함과 호위함 등 7척이 청진과 함흥, 무수단 등 북-러 접경지역에서 선발대 1500여명을 실어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을 마쳤다. 국정원은 “조만간 2차 수송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12일 청진항 앞바다에서 포착된 러시아 함정과 16일 연해주 우수리스크와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의 러시아 군 시설에 분산돼 훈련 중인 북한군 수백 명을 촬영한 위성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러시아는 북한군들에게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했다. 또 북한인과 비슷한 용모의 시베리아 야쿠티야, 부라티야 지역 주민 명의의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았다. 국정원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1일과 이달 12일 파병에 앞서 이 특수전 부대를 참관했다.● 北 최정예 전투부대, 역대 최대 규모로 파병북한은 과거 베트남전과 제4차 중동전쟁에도 파병했지만, 그 규모는 수십명~수백명 수준이었다. 1만 명이 넘는 최정예 특수부대를 사단급으로 파병한 것은 역대 최초다.‘폭풍군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특수전 부대다. 한국의 특전사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규모가 훨씬 크고, 작전 임무 범위도 넓다. 부대의 모체는 1969년 창설된 특수8군단이다. 특수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부대다.특수8군단은 1983년 경보교도지도국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1991년 제11군단(일명 폭풍군단)으로 확대 개편된 뒤 2017년 특수작전군으로 통합됐다. 폭풍군단은 김정일이 직접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1군단 사령부는 평안북도 덕천시에 있고, 현 사령관은 리봉춘 중장으로 파악됐다”고 했다.폭풍군단 예하엔 4개의 경보병 여단, 3개의 해상저격여단, 항공육전병여단 3개 등 10개 여단이 편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폭풍군단의 주임무는 개전 초 최단 시간에 한국에 침투한 뒤 남한 주요 거점에 점령하고, 정치공작 활동과 요인 암살, 교란 작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했다. 폭풍군단 출신 탈북민은 과거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각 부대엔 테러 대상지로 전국의 주요 도시가 할당돼 있고, 내 임무는 충주시장을 암살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러시아에 파병된 폭풍군단은 경보병여단과 저격여단 병력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 특수부대와 후방에 침투해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을 저격하거나 주요 표적의 폭파 임무 등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푹풍군단’의 파병이 전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선 관측이 엇갈린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강도 훈련을 거친 특수부대인만큼 우크라이나 후방 교란 등에 통해 러시아 전과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투 경험이 없고, 언어 문제와 낯선 전장 환경에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별다른 전과도 못 거두고 ‘총알받이’가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군 폭풍군단 10개 여단 중 1만2000명에 해당하는 4개 여단을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파병하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정보 소식통은 “이들 중 선발대 1500명이 함흥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이 북한군 병력의 러시아 수송 정황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 등으로 북-러 국경에서 병력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로 이동하는 상황을 확인했을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작년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탄약과 미사일이 열차, 화물선으로 러시아에 수송된 정황이 다 포착됐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파병했다면) 예비·후방부대 병력이 동원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하루 최대 1000명이 넘는 러시아 측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장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정예 병력을 ‘총알받이’로 보냈을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 군 안팎에선 전투 부대가 갔더라도 북한군은 실전 경험이 없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이 특수부대인 ‘특수작전군’ 예하 저격여단이나 특수작전대대 등을 투입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러시아 무기체계의 작전적·전술적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병력은 128만 명이고, 이 중 특수전 부대는 약 20만 명이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서도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는 등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비준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커지는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해 큰 우려(grea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17일 독일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의 병력 파견 등 새로운 상황에 따른 긴박감이 있느냐’란 질문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긴박감이 있다”면서 “동맹국에도 동일한 수준의 긴박감과 기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이 북한군 병력의 러시아 수송 정황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 등으로 북-러 국경에서 병력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로 이동하는 상황을 확인했을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작년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탄약과 미사일은 열차, 화물선으로 러시아에 수송된 정황이 다 포착됐다”고 했다.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파병했다면) 예비·후방부대 병력이 동원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하루 최대 1000명이 넘는 러시아 측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장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정예 병력을 ‘총알받이’로 보냈을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군 안팎에선 전투 부대가 갔더라도 북한군은 실전 경험이 없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북한이 특수부대인 ‘특수작전군’ 예하 저격여단이나 특수작전대대 등을 투입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러시아 무기체계의 작전적·전술적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병력은 128만 명이고, 이 중 특수전 부대는 약 20만 명이다.전날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서도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는 등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군 수천 명이 러시아에서 훈련 받고 연말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 배치될 것’(미국 워싱턴 포스트)’, ‘러시아가 몽골 접경지에 3000명의 북한군 병사 부대를 신설하고 소총을 지급했다’(영국 BBC)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비준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커지는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해 큰 우려(grea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17일 독일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의 병력 파견 등 새로운 상황에 따른 긴박감이 있느냐’란 질문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긴박감이 있다”라면서 “동맹국에도 동일한 수준의 긴박감과 기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 날에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미 인태사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파파로 사령관이 9일 판문점 JSA를 찾았다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앞서 북한은 이달 3일과 9일, 10일 세 차례에 걸쳐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러면서 9일 새벽 노동당 본부 청사 상공에서 열상장비로 포착한 무인기의 흐릿한 비행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한국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영공으로 진입했던 날에 주한·주일미군을 비롯해 인도태평양에 배치된 미군 전력을 총괄하는 최고위 미 지휘관이 MDL이 바로 코 앞인 JSA를 찾았다는 의미가 된다.판문점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는 14일 “이 문제(평양 무인기 사건)를 정전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유엔사는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5대의 수도권 영공 침범과 한국군이 당일 맞대응 차원에서 MDL 이북으로 정찰용 무인기를 투입한 것을 두고 둘다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우리는 평양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북한)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막말로 한미를 싸잡아 맹비난했다.미 인태사가 공개한 사진에는 파파로 사령관이 유엔사 요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JSA를 비롯해 판문점 곳곳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겨있다.MDL 맞은편 판문각에서는 철모를 쓴 북한군이 망원경으로 파파로 사령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미 인태사는 “파파로 사령관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의 ‘린치핀(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고 JSA 방문 의미를 강조했다.파파로 사령관은 판문점 방문 후 당일 저녁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한반도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고 군은 전했다.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 2차 훈련을 실시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北, 수천㎏ TNT로 ‘남북교류’ 날려버려… 軍, 중화기 대응사격[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오전 11시 59분 경의선 도로 폭파… 2분뒤 동해선서도 불기둥 치솟아우리軍, 반경 500m 밖 미리 대피… “김정은 렉서스 도로 폭파 현장에”北 ‘비무장지대 무효화’ 노릴 가능성… “완충구역 없애 하마스식 기습 위협”15일 오전 11시 59분. 경기 파주와 북한 개성공단을 연결하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통하던 경의선 육로(도로) 북측 구간에서 불기둥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화염은 폭파 현장 앞에 세워둔 6m 높이 비닐 소재의 얇은 가림막을 가뿐히 넘어 3, 4배 높이로 솟구쳤다. 가림막 바로 앞에 있던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 전방 10m’란 문구의 도로 표지판은 폭파 충격으로 공중에서 휘청거렸다. 연기가 가라앉자마자 북한은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중장비를 줄줄이 동원해 폭파 잔해물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북한군 10여 명이 이 잔해물 수거 작업을 감독하는 듯 분주히 오갔다. 2분 후인 낮 12시 1분. 이번엔 과거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에 쓰이던 동해선 육로에서도 불기둥이 치솟았다.●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 폭파 도발”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 등 각종 장비로 북한이 두 육로에서 거의 동시에 감행한 이 ‘폭파 도발’을 실시간으로 감시했다.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상황에 대비한 것. 특히 이번 폭파가 MDL 코앞인 10m 떨어진 구간에서부터 감행된 만큼 군은 이날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폭파는 남북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감행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은 폭파 전 위험 반경을 최대 500m로 보고 휴전선 이남 위험 반경 안에 우리 장병이 없도록 미리 대피시켰다.북한은 이날 폭파에 앞서 경의선과 동해선에 새벽까지 각각 구덩이 수십 개를 파 구덩이마다 수십 kg 분량의 TNT를 매설했다. 군은 TNT의 총량에 대해 합계 수천 kg에 이를 수 있는 양이라고 봤다. 이후 정오가 되자 폭파 버튼을 눌렀다. 수십 년 동안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20여 m 폭의 경의선과 동해선 콘크리트 육로 중 70여 m 구간은 몇 분 만에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고, 도로 곳곳은 흉물스럽게 파였다.폭파 뒤 콘크리트 파편 등 폭발 잔해가 MDL을 넘어 우리 측으로 날아왔다. 군은 곧바로 “폭파 행위는 우리에게 위협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니 멈추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곧이어 K4 고속유탄발사기와 K6 중기관총 등 중화기로 대응사격에 나섰다.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각각 수십 발을 발사했다. 대응 사격에 동원된 탄은 MDL 이남 100m 지점의 우리 군이 미리 설정해 둔 표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사격한 건 공개된 것을 기준으로 앞서 6월 북한군 수십 명이 불모지 작업 중 실수로 MDL을 넘어왔을 때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뢰 매설 등을 통해 이미 폐쇄 조치가 끝난 도로를 굳이 이날 폭파까지 해 날려버린 건 남북 영구 단절 의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극적인 드라마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는 렉서스 차량이 폭파 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실제 김 위원장이 시찰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DMZ 무력화’ 신호탄 쏜 걸 수도북한은 남북 충돌 완화를 위해 MDL 남북 2km 구간에 설정한 DMZ를 무력화하듯 MDL 코앞에서 폭파 버튼을 누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군 내부에선 이번 폭파가 북한이 ‘DMZ 무력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선포식’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을 시작으로 MDL 곳곳에서 폭파를 벌이며 남북에 더는 군사 완충 구역이 없다면서 언제든 한국으로 기습 침투할 수 있다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당시 지역 간 DMZ와 같은 완충 구역이 없어 이스라엘의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김 위원장은 14일 북한판 NSC인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처음 소집해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나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한국군부깡패들이 수도 상공을 침공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도발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폭파 구간에 콘크리트 방벽을 세워 (북한이 최근 공식화한) ‘국경선 요새화’ 조치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3일 ‘국경선 부근(최전방) 8개 포병 여단’이라며 구체적인 부대 수까지 공개하며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히자 합동참모본부가 예하 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서부∼동부 휴전선 전 전선에 배치돼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부대다. 북한은 약 570문에 달하는 장사정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장사정포 위협 등은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남북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전방 지역 전체에 걸친 여단”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언급한 ‘작전 예비 지시’는 ‘준비 명령’으로 포격장비 일체를 갖추고 언제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 8개 포병 여단이 보유한 장사정포가 240mm 방사포 200여 문을 포함해 약 570문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0mm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65km로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 북부를 비롯한 수도권 타격이 가능하다. 차량 1대에 발사관이 22개인 240mm 200여 문만 운용해도 한 번에 4400여 발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치명적인 위협으로 평가된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남북을 잇던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육로)를 폭파하려고 준비 중인 모습도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북한군이 결집한 가운데 대형 가림막을 세워 두고 폭발물을 매설하기 위해 땅을 파는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저녁 사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한국 지칭)들에 의해 침해당했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미국 지칭)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의 이름을 바꾸는 등 대대적으로 공작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통일 노선을 천명하며 완전한 남북 단절 조치에 나선 북한이 대남 공작부서 조직은 확대한 것. 그런 만큼 향후 핵·미사일 개발, 국지 도발 위협 등과 병행해 간첩 침투, 반국가세력 포섭 등 대남 공작 활동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 준비… 가림막 치고 폭발물 매설 작업[北, 휴전선 포격도발 위협]‘무인기 침투’ 빌미 ‘서울 불바다’ 위협… 김여정 “한국, 美가 길러낸 똥개” 막말ICBM발사 등 美 직접 겨냥 도발 예고… 미군 포천사격장 6년만에 정상화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 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이 화력 대기 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휴전선 일대 포격 위협은 북한의 단골 대남 압박 카드였지만 북한은 지난해 말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포격 위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남 적개심을 쭉 높이고, 한국 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이날 사흘째 연이어 낸 담화에서 무인기의 평양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을 “잡종개” “똥개”라고 비난하고 미국을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을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수도권 겨냥 ‘서울 불바다’ 협박 더 세져북한은 13일 밤 국경선(전방) 부근에 전시 정원 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 여단에 ‘완전사격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상부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대량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다.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240mm 방사포 등의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이다. 더욱이 북한은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mm 신형 방사포를 최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이달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mm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 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북한의 1개 포병 여단은 170mm 자주포와 240·300mm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 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 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8개 포병 여단이면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5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 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 대기 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운용 중이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 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군은 14일 경기 포천의 미군 사격장인 영평훈련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이 6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30km에 있는 이 훈련장에선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와 순환배치 전력의 사격 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군 당국자는 “전방지역에서 주한미군 대비 태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북한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동해서 폭파 초읽기 들어간 듯” 군은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 포병 부대의 병력 추가 배치와 포문 개방 및 전진 배치 등 도발 임박 징후를 집중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마구잡이식 타격’보다는 신형 방사포 몇 발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시설 등을 정밀 포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부터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대남 충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폭파 준비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폭파 실행은 시간문제”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이 화력대기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휴전선 일대 포격 위협은 북한의 단골 대남 압박 카드였지만 북한은 지난해 말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포격 위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남 적개심을 쭉 높이고, 한국 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김여정은 이날 사흘 때 연이어 낸 담화에서 무인기의 평양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을 “잡종개” “똥개”라고 비난하고 미국을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을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수도권 겨냥 ‘서울 불바다’ 협박 더 세져북한은 13일 밤 국경선(전방) 부근에 전시정원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상부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대량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다.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240mm 방사포 등의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이다. 더욱이 북한은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mm 신형 방사포를 최근 실전 배치한데 이어 이달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mm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북한의 1개 포병여단은 170mm 자주포와 240·300mm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8개 포병여단이면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0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대기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운용 중이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 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이런 가운데 군은 14일 경기 포천의 미군 사격장인 영평훈련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이 6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30km에 있는 이 훈련장에선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와 순환배치 전력이 사격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군 당국자는 “전방지역에서 주한미군 대비태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북한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동해서 폭파 초읽기 들어간 듯”군은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 포병 부대의 병력 추가 배치와 포문 개방 및 전진배치 등 도발 임박 징후를 집중 감시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 때처럼 ‘마구잡이식 타격’보다는 신형 방사포 몇 발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시설 등을 정밀포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부터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대남 충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폭파 준비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폭파 실행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세 차례나 침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13일 매체에 따르면 국방성 대변인은 총참모부의 작전예비지시에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이날 오후 8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참모부는 한국 무인기가 또다시 국경을 넘었을 때를 대비해 대상물을 타격하고, 그로 인해 무력충돌이 확대되는 상황까지 가정해 각급 부대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국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투 주장을 빌미로 전방에서 언제든 대규모 포격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통첩성 협박에 나선 것. 우리 군은 도발 징후 포착 시 화력대기 태세 격상을 비롯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담화에서 “(북한의) 수도 상공에서 대한민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13일 입장을 내 “만약 북한이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반박했다.軍 “평양 무인기, 확인 못해줘”… 전략적 모호성으로 北혼란 유도평양 왕복 300㎞ 상용 드론 드물어… 탈북단체 “드론 이용 전단 안보내”일각 정부기관 지원 가능성 거론北, 평양 방공망 허점 사실상 자인… 軍일부 “2014년 靑침투 갚아준 셈”최근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세 차례나 침투해 반공화국 선동삐라(대북전단)를 살포했다는 북한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과 군은 “사실 여부 확인 불가”를 고수 중이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13일 “북한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북이 원하는 대로 말려드는 것”이라며 “경험에 의하면 제일 좋은 최고의 정답은 무시”라고 밝혔다.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상공 등 평양 ‘심장부’가 뚫린 북한은 외무성의 ‘중대 성명’에 이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남 협박 전면에 나섰다.우리 정부가 북한 주장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 북한의 대응과 행동에 혼선을 초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 주체’를 특정 짓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속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軍 “확인 불가” 탈북 단체 “드론 보낸 적 없다”평양 핵심부 상공에 출현한 무인기를 누가 보냈는지를 놓고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된다. 우선 군이 직접 나섰을 수 있다. 최전방인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평양까지는 직선 150km, 왕복 300km 거리다. 이 거리를 오갈 수 있는 상용 드론은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대신 우리 군이 보유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이라면 비행이 가능하다. 2023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서 공개된 이 드론은 최대 4시간 동안 400km를 비행할 수 있다. 전방에서 차량 발사대로 날리면 ‘평양 왕복’도 가능하다. 일각에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고정익 무인기’ 외형이 우리 군의 드론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반면 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무인기를 북한에 선제적으로 진입시켰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많다. 2022년 북한 무인기의 대남 침투 당시 우리 군도 무인기를 휴전선 이북으로 보내자 유엔군사령부는 둘 다 정전협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그 때문에 민간단체의 주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일부 탈북민 단체가 드론을 북한에 보내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북전단을 날려 온 탈북민 단체들은 드론을 이용해 대북전단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날 “애드벌룬(대형 풍선)을 이용하면 한 번에 수십만 장의 전단을 보낼 수 있지만 드론으론 수천 장밖에 보낼 수 없다. 비용 차이가 크다”고 했다. ‘가성비’가 떨어져 전단 살포에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무인기는 고정익으로 대북전단을 보낼 때 민간단체들이 활용하는 프로펠러형 드론과는 확연히 다르다.일각에선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의 ‘합작품’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기관의 비공식 지원을 받고 민간단체가 고성능 무인기를 입수해 평양에 침투시켰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 靑 상공 침투한 北에 되갚아 준 격”이번 사태로 평양 방공망의 허점이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일대는 수천 문의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 레이더 등이 배치된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방공망으로 평가돼 왔지만 무인기의 연이은 침투에도 격추에 실패했음을 북한이 사실상 자인했기 때문이다.더욱이 무인기가 출현한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700m 떨어진 곳에는 김일성광장, 약 2km 떨어진 곳에는 류경호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군 소식통은 “서울의 광화문광장 상공을 무인기가 휘젓고 간 것과 다름없다”며 “2014년 북한 무인기가 서울로 침투해 청와대 경내 사진을 촬영한 것을 되갚아 준 격”이라고 했다. 최근 북한이 국방상을 강순남에서 노광철으로 교체한 것도 무인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군은 그간 수거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일부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발신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존에 군이 확인한 오물 살포 방식은 사전에 타이머에 입력한 시간이 되면 발열 장치로 낙하물 봉지를 태워 뿌리는 방식이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오물풍선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 추적해 원하는 상공에서 원격으로 터뜨릴 가능성이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은 12일 담화문에서 평양 상공을 침범했다는 무인기(드론)에 대해 “한국 군부가 감행했거나 적극적 조장 또는 묵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론을 날려보낸 주체가 민간인지 군인지도 특정하지 못한 북한이 책임을 우리 군에 돌리고 나선 것이다. 북한의 속내에 대해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키워 ‘남남 갈등’을 조장하려는 노림수”란 해석도 나온다. 김 부부장은 12, 13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A4용지 4쪽 분량 담화문에서 “민간에서 날려보낸 무인기를 군부가 식별조차 못 했다면 문제거리”라며 “(무인기가) 국경을 넘어가 무력 충돌 위험을 키울 수 있는데도 군이 손털고 나앉아 있었다면 고의적 묵인이고 공모”라고 했다. 그는 “우리 민간단체가 무인기로 대통령실 상공에 삐라를 뿌린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소리”라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부부장은 무인기가 상공에 침범한다면 “성분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 보복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민간이 보냈건, 군이 보냈건 상관없이 북한이 상공에서 드론을 발견한 순간 보복하겠다는 뜻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우리 군에 대해 “국민 목숨을 놓고 도박하려는 자들”이라고 비난했고 “국민들이 뭐라 할지 궁금하다”고 하는 등 국민이란 표현을 8번 써가면서 우리 군과 국민 사이의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북한은 13일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은 선대의 정책을 뒤집고 반(反)통일 노선을 걷고 있지만 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태”라며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켜 통일해선 안 되는 이유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 “노동신문에까지 이 사실을 공개하며 ‘인민들의 보복열기’ 등을 언급한 것은 김정은 일가의 거짓 독재정권에 지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적개심이라도 이용해 보려는 노림수에 불과하다”며 “북한 당국은 주체도 알 수 없는 ‘무인기 삐라’ 하나 떨어진 것에 놀라 기겁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쓰레기 풍선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근 한국 무인기가 세차례나 평양 상공에 침투해 삐라(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이 공개한 전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명품 치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가중되는 식량난 등으로 북한 주민들은 궁핍한 생활을 하는 반면에 북한 최고 지도부는 호화 사치품을 두르고 다닌다고 직격한 것이다.1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서 살포했다면서 공개한 대북 전단의 맨 윗부분에는 ‘자기배 불리기에 여념없는 김정은’이라고 써 있었고. 그 하단에 김 위원장이 스위스제 명품 시계를 착용하고, 딸 주애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챤디올 패딩을 입은 사진이 실렸다.김 위원장과 그의 딸 주애가 수년 전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참관 때 각각 착용한 스위스제 명품 시계와 패딩의 제품 사진을 확대한 사진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착용한 스위스제 명품 시계는 약 1500만원, 주애의 디올 패딩은 240만원대로 알려진바 있다.북한은 무인기가 살포한 전단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주애가 착용한 명품 치장 사진은 흐릿하게 처리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위화감 조성과 대내적 반발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이 밖에 ‘연소득으로 구매 가능한 식량비교’라는 제목으로 한국과 북한 주민의 소득 격차를 쌀과 옥수수의 구매 격차로 비교하는 내용과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는 북조선의 경제상황’ 등 북한 정권을 맹비난하는 문구도 전단에 기술됐다.정부 소식통은 “겉으로는 북한 주민을 위한다면서도 실제로는 김 위원장과 그 일가가 일반 주민들은 꿈도 못꾸는 호화 사치를 일삼는 이중적 행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