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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분쟁 조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9년간 10건 중 2건만 합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9월까지 10%만 조정이 성립돼 실효성을 높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 제도가 시행된 2015년부터 올 9월까지 총 187건의 조정이 진행됐으나 이 중 22.5%인 42건에서만 조정이 성사됐다. 나머지 49건은 조정안 거부로 불성립됐고, 96건은 신청인 취하 등으로 조정 절차가 중단됐다. 보통 저작권, 노동, 의료 등 분쟁에 대한 조정 성립률이 50%를 넘는 것을 고려하면 기술분쟁 조정 성립률은 극히 낮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9월까지 10건에 대해 조정이 마무리됐고 이 중 1건만이 합의에 이르렀다. 조정 성립률은 2021년 40%, 지난해 38%, 올해 10%로 최근 3년 사이 감소 추세다. 산업계 관계자는 “기술 탈취에 대한 입증이 워낙 어려운 데다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과를 갖기 때문에 양측 입장을 좁히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분쟁 조정 제도는 기술 유출을 당한 중소기업의 신속한 피해 구제와 법적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중소기업이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보통 2, 3년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정부 조정이 합의로 이어지지 않으며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정에 실패하면 피해 기업은 결국 소송을 내거나 아예 피해구제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 부지로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를 낙점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짓기 시작한 1공장 인근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합작해 세운 스타플러스에너지는 총 생산능력 67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스타플러스에너지 코코모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연간 전기차 100만 대가량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1공장은 33GWh로 2025년 1분기(1∼3월) 가동할 예정이다. 34GWh 규모인 2공장은 2027년 초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이사회는 최근 2공장에 2조6556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공장 총 예상 투자금액 중 삼성SDI가 합작법인에 대해 갖는 지분 5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두 공장이 들어서는 코코모시에는 스텔란티스의 부품 생산공장도 있다. 앞으로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지역인 셈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스타플러스에너지 2공장을 통해 북미지역 내 당사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삼성의 초격차 기술력을 담은 배터리를 통해 스텔란티스 전기차들이 미국의 전기차 시대 전환을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는 “훌륭한 파트너인 삼성SDI 및 인디애나주와의 협력을 통해 코코모시에 우리의 여섯 번째 기가팩토리를 마련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이번 투자 결정은 인디애나주가 미래 모빌리티의 혁신과 발전을 주도하고 세계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화학이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에 약 3조 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협력 강화다. LG화학은 도요타 북미법인인 ‘도요타 모터 엔지니어링 앤드 매뉴팩처링 노스 아메리카(TEMA)’에 2030년까지 2조8616억 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중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는 양극재 6만∼7만 t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산된다. 주요 판매·공급 지역은 미국이다. LG화학은 IRA 요건을 충족하는 양극재를 만들어 공급하고 도요타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IRA에 따라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직접 부품을 생산, 조달해 차량을 만드는 게 유리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북미 전기차 구매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과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해 도요타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종합 전지 소재 리더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미국 테네시에 연산 12만 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12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미국 내 최대다. 2025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해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켄터키에 있는 주력 공장을 보수해 전기차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025년에 매달 1만 대, 2026년부터는 매년 약 20만 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가 가전 등 소비시장이 얼어붙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에 버금가는 실적을 냈다. 주력인 가전과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분야에서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한 전략이 통했다. LG전자는 10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0조7139억 원, 영업이익은 996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33.5% 늘었다. 3분기 기준 영업이익으로는 2020년(1조738억 원) 이후 최대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린 소비가 가전제품 등에 폭발적으로 이전된 시기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였던 8084억 원보다도 23.3% 웃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신성장동력인 전장(VS) 부문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8조6490억 원이었던 VS사업부 연간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최근 헝가리 미슈콜츠에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4번째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LG전자와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2021년 설립한 합작회사다. 새 생산기지는 2025년 완공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 수주 잔액은 올해 말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탄탄한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해 가고 있어 조만간 회사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사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활가전도 전장과 함께 B2B 분야에서 빛을 냈다는 평가다. 시스템 에어컨과 히트펌프(전기에너지로 열을 내는 장치) 등 냉난방공조(HVAC)를 앞세운 B2B 비중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HVAC는 냉난방을 비롯해 습도 및 공기 질 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다. 탄소를 덜 배출하게끔 설계해 친환경·고효율을 중시하는 북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올레드 TV, 오브제 컬렉션(인테리어 가전) 등 프리미엄 경쟁력을 기반으로 볼륨존(소비 수요가 가장 큰 영역) 라인업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준프리미엄, 미들급 제품의 포트폴리오도 확대해 다양한 소비층을 노렸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볼륨존 전략 덕분에 TV 수요 감소에도 흑자 기조 및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LG전자는 가전과 구독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 출시한 업(UP)가전 2.0도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업가전 1.0이 필요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었다면 2.0은 고객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바꾸는 방식이다. 또 구매 방식의 다변화를 위해 사용 기간을 3∼6년 사이로 정하는 구독 서비스도 도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운영하는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선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조치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한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에 최종 통보했다. 대중 반도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 미국의 다른 규제가 남아 있어 중국 사업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 수출 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VEU는 사전에 미국 승인을 받은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포괄적 허가 제도로, 수출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중 반도체 기술·장비 수출통제 1년 유예 조치는 11일 종료될 예정이었다.삼성-SK “中반도체공장 불확실성 완화” 환영 美장비 반입 허용美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제는 남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이 앞으로도 계속 허용되기에 이들 기업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기존 시설과 현지 생산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보수 및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진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국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 생산라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한미 정부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각국 법규를 성실히 준수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공장 내 신규 장비 반입은 시급한 현안이었다. 이미 지어 놓은 시설이라도 장비 노후화 등으로 새 장비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각종 규제 및 불확실성 탓에 공정 업그레이드가 미뤄지는 사이 기존 생산 제품들은 최신 제품에 밀려 계속 뒤처지던 상황이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성능 개선이 절실했는데 일부 개선할 여력이 생겨 공장을 최소 4, 5년 더 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지원 기업에 대한 이른바 ‘가드레일’ 규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드레일 최종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 생산시설을 10년간 5% 이하로만 확장할 수 있다. 성능이 떨어지는 구세대 범용 반도체 생산은 10% 미만까지 확장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격화하면서 미 정부가 또 다른 규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의 대규모 시설 업그레이드나 첨단 반도체 생산 등에 대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a}
LG전자는 스마트TV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LG전자가 스마트TV OS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TV OS인 ‘webOS’를 적용한 2022년형 올레드 TV를 시작으로 업그레이드 대상 모델 및 제품군, 지역 등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TV 고객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신 webOS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형 TV여도 올해 처음 선보인 퀵카드(Quick Card)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퀵카드는 TV 홈 화면이 마치 모바일 화면처럼 음악, 게임, 스포츠 등 카테고리별로 구분돼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강화된 보안 기술과 최적화된 OS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안정적인 TV 시청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최신 webOS로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TV는 맞춤형 사용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방송 화면이 아닌 webOS 홈 화면을 먼저 보여준다. 또 개인별 계정을 기반으로 나만의 화면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상무)은 “webOS의 혁신을 기반으로 사용 편의성 및 보안을 높이고 고객들이 LG TV를 사용하는 내내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기는 현대자동차·기아의 자동차용 카메라 제품 1차 협력사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삼성전기는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 등 2종을 공급할 계획이다. 모두 차량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주차 지원 시스템용 카메라다. 삼성전기는 렌즈 접합에 특수 공법을 적용해 불필요한 빛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 성능과 안전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발수 성능이 유지되는 시간은 기존 출시품보다 약 1.5배 긴 2000시간 이상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핵심부품을 직접 설계·제작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해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억 달러(약 5조8000억 원)에서 2027년 89억 달러로 연평균 약 1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이번 현대자동차·기아의 1차 협력사 선정을 통해 자동차 전장용 시장에서 우리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정보기술(IT)용 카메라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첨단 전장용 카메라 라인업을 구축하고 생산능력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지오센트릭은 다양한 화학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도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 ‘SK지오플래닛’을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이 생산·판매하는 모든 제품 정보를 국문과 영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문한 제품에 대한 현황 및 운송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각종 문의에 답변하는 기능도 있어 양방향 소통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이 배합 비율을 입력해 물성(물질의 성질)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기능과 원하는 물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천 레시피’도 제공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폴리머를 시작으로 고부가 제품인 에틸렌 아크릴산, 아이오노머 등 판매 제품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ARC에서 생산할 재활용 제품도 연계하겠다는 방침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삼성전자의 미래 도전에 함께합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23 테크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수년간의 지속적인 조직문화 혁신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직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5회째인 테크 포럼은 리더(임원)급 외부 인재들을 초청해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방향과 연구 분야를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에는 미국 현지 리더급 개발자와 디자이너, 삼성전자 경영진 등 총 90여 명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더 나은 일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이 어떻게 실생활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해 왔다”며 “모든 디바이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개인 맞춤형 초연결’을 통해 모두의 꿈과 바람이 담긴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지능형 가전, 네트워크 가상기술 등에 대해 삼성 임원들의 강연을 듣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삼성전자의 지속 가능한 사업에 대한 의지와 이를 위한 R&D(연구개발) 비전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5년 치 자료를 요청했는데, 뜸만 잔뜩 들이더니 달랑 작년 치만 보내주더라고요. 기본적인 통계조차 없었다는 거죠.” 8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실 관계자는 이렇게 전하며 한숨을 쉬었다. 양 의원실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질의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보는 6일자 1면에 ‘핵심기술 유출 7년간 47건…보호위반 제재 조치는 0건’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정부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들이 기본적인 기술 보호 의무 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간 단 한 차례의 행정제재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양 의원실 질의나 본보 취재에 대한 담당 부서의 답변은 오락가락했다. 기관 및 기업들을 상대로 한 지난 5년간 현장 표본조사 실시 여부에 대해 처음에는 “올해 20곳”이란 답변만 돌아왔다. 매년 현장조사를 하고 있지만 따로 정리해 두진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2020년과 2021년에는 현장조사가 없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대상 기관 및 기업 265곳 중 6곳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을 뿐이었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 시 국가 안보 및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중요 자원이다. 갈수록 첨단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며 국가핵심기술은 더 큰 유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중국, 미국 등 경쟁국에서 우리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온갖 수법을 동원하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철저한 방지책을 세워 유출 자체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민간 기업들의 자산인데도 ‘국가핵심기술’이라고 지정해 둔 만큼 정부 역시 강력한 관리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방심하는 순간 보호막은 뚫리게 돼 있다. 그동안의 부실 행정에 대한 비판이 따갑더라도 이를 감추려기보다는 당장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인력이나 예산이 부족한지, 실효성 있는 행정제재를 위한 법령·고시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한지 등을 다각도로 점검할 때라고 본다. 이미 소를 잃었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고쳐 더 큰 손실을 막아야 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기업 의무사항을 법으로 정해 놓고도 15년째 단 한 차례도 위법사항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6년 이후 최근까지 47건의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적발됐다. 기술 유출 방지는 사법 당국의 강력한 처벌에 앞서 기업의 기본적인 예방조치가 필수인데, 정부가 감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기술보호법상 과태료 규정이 마련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위반 사항 관련 과태료 부과가 ‘0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기업을 표본으로 뽑아 기술 보호 규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현장조사를 하면서도 형식적 절차에 그친 셈이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관련 부서 확인 결과 현장조사 횟수나 점검 결과 등 지난 15년간 기본적인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성장잠재력이 높아 국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및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기술을 가리킨다. 3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급 반도체와 리튬이온배터리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과태료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관리하고 있는 기업 또는 기관이 유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한 경우 부과된다. 침해 행위가 발생했을 때 신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기술 보호를 위한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았을 때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기업들의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기술 유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예방조치 소홀로 일단 밖으로 유출되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가경쟁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총 153건의 산업기술 해외 유출이 적발됐다. 이 중 47건(30.7%)이 국가핵심기술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행정처분보다는 계도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앞으로는 경각심을 갖고 위반사항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국가핵심기술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 안보 및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우려가 있는 산업기술.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12개 분야 73개 기술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기업-기관 163→265곳 늘려만 놓고 보호는 뒷전 정부, 2021년엔 현장조사 전무올해 20곳 점검, 8곳 위반 적발과태료 처분은 1곳에도 안 내려대상 기업도 실태조사 응답 절반뿐 글로벌 첨단기술 패권전쟁이 격화하면서 각 나라는 자국 기술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막기 위해 아예 수출 규제까지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핵심 기술은 일단 외부로 유출되는 순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미리 높은 울타리를 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관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가핵심기술 보호 의무가 있는 기관 및 기업 수는 265곳이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163곳, 159곳이었는데, 2021년부터 265곳으로 부쩍 늘어났다. 정부는 국가핵심기술을 법령에 따라 보호하고 있는지 온라인 실태조사를 매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 기관 및 기업 중 실태조사에 응한 곳의 비중은 2020년 89.3%에서 2021년 58.5%, 지난해 52.5%로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의 경우 절반이 정부 실태조사를 외면한 것이다. 실태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것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1차 위반 시 300만 원, 2, 3차에는 각각 500만 원이다. 현장조사의 경우 2021년에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도 전체 대상 기관 및 기업의 2∼3% 수준인 5∼10곳에 대해서만 현장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다만 올해 들어서는 총 20곳의 현장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보호구역 설정·출입허가 및 휴대품 검사’와 관련해 5곳, ‘전문인력 이직관리 및 비밀유지 계약 체결’ 관련 3곳에서 국가핵심기술 보호 의무 이행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태료 처분은 없었다. 양 의원실 자료 요청 이후 산업부 측은 “현재 기업·기관별 미흡 사항을 통보해 자체적인 개선을 유도하고 있으며 연내 보호조치가 이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법령에서 요구하는 유출 방지 조치는 보호구역 출입 시 휴대전화 검사, 국가핵심기술 관리책임자 지정 등 기본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기밀 유출로 직결될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 직원이었던 최모 씨가 반도체 최첨단 공정인 ‘3나노’ 기술을 빼돌리려다가 지난해 기소됐는데, 그는 개인 휴대전화로 내부 자료를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 씨에 대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확정됐다. 보호조치를 소홀히 할 경우 사후 유출범에 대한 처벌이나 민사 소송 과정에서의 피해 구제도 어렵게 된다. 산업기술보호법과 함께 기술 유출을 규제하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 인정받는 데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영업비밀이 되려면 ‘비밀관리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법원은 “어떤 형태로든 영업비밀 보유자의 노력이 투여돼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2018년 2월 선고된 한 의류 관련 회사의 영업비밀 침해 사건과 관련해 보호 조치가 미흡해 비밀관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 해당 기업이 보안관리 규정을 실시하지 않았고 보안시스템 및 보안관리자를 두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기업이 기본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경우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가 부정되기 쉽다”며 “실제 비밀 관리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 법원에서 피해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관 및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조차 없다는 데 대한 비판도 있다. 국가가 지정한 73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이나 기업이 스스로 신고를 해야 정부 관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보당국이나 경찰 등에 의해 적발된 것보다 훨씬 많은 핵심기술이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견·중소기업에서 이 같은 사각지대가 더 넓을 것으로 우려된다. 재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중에는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는 곳들이 많아서 단순히 한 기업만의 피해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지원책을 병행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가장 기본적인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어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보호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양이 손에 생선가게 맡기듯 모든 걸 기업 및 기관에 맡기니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질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그룹이 4일 제조부문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솔루션에서는 1980년대생 4명이 신임 임원으로 승진했다. 한화 측은 “전문성을 보유한 젊은 리더를 조기 발탁해 변화와 도전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월 통합법인 출범 후 실시한 첫 임원 인사다. 한화솔루션은 유럽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큐에너지프랑스의 프란시스코 바렐라를 승진시켰다. 한화그룹의 로봇 전문 기업 한화로보틱스도 이날 공식 출범했다.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 자율이동로봇 사업을 분리해 신설한 법인이다. 지분구조는 ㈜한화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 32%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이 전략 기획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승진〉 ▽전략부문 △신규임원 김경환 김호중 이명헌 이인희 조성원 최병호 한세정 ▽사업부문 △신규임원 김중석 안종기 윤용상 이경훈 이승두 이우진 이창수 이희창 전대근 정선용 최명환 최연진 황동규 ◇한화정밀기계 〈승진〉 △신규임원 강태우 김성구 박영민 이만희 이태영 ◇한화솔루션 〈승진〉 △신규임원 구자호 김경민 김규철 김근호 김기홍 김지현 김진명 노승준 류현철 박수경 박희라 송광영 신정두 유선필 이관석 이광진 이신범 임종수 전영식 전효진 정성현 진준희 최종형, 프란시스코 바렐라, 한용수 ◇한화시스템 〈승진〉 △신규임원 김성철 김용진 류승우 반왕 박매훈 신상호 장보섭 ◇한화에너지 〈승진〉 △신규임원 최영선 신동욱 임성빈 ◇한화임팩트 〈승진〉 △신규임원 방정석 ◇한화토탈에너지스 〈승진〉 △신규임원 김민수 노성주 배영규 이진우 전민성 최권식 허순규 ◇한화파워시스템 〈승진〉 △신규임원 도기훈 조성효 ◇한화비전 〈승진〉 △신규임원 전철민 정원영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프로그래밍 칩 사업부(PSG)를 분사해 상장을 추진한다. 인텔은 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PSG를 내년 1월 1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고 2∼3년 내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사업부 분리 및 상장 추진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2015년 반도체 회사 알테라를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인수합병하며 출범한 PSG는 칩을 다양한 용도에 맞춰 제작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PSG에서 만드는 프로그래밍 가능 칩은 통신, 데이터센터 장비 등에 사용되며 설치된 후에도 기능을 바꾸거나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인텔은 또 유럽 공장에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인텔4 공정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아일랜드의 팹34다. 유럽에서 대량 생산에 EUV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인텔4를 통해 인공지능(AI) PC의 기반이 될 중앙처리장치(CPU)인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등 차세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케이반 에스파르자니 인텔 최고글로벌운영책임자는 “인텔4 기반 제조 역량을 팹34에 도입함으로써 아일랜드와 유럽에 최고의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의 중국 제재가 중국 민항기 산업의 발전을 도왔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항공기설계연구소의 관계자가 한 말이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여객기 ‘C919’의 상업 운항을 앞둔 상황에서 나온 평가였다. 미국의 중국 민항기 제조 산업에 대한 제재 이후 오히려 중국의 항공기 제조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항공기,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기술 독립’의 상징 된 항공기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르나이 항공사 갤럽에어는 중국 코맥(COMAC)에 C919 15대를 주문했다. 중국 항공업계에서 자체 여객기를 수출한 첫 사례다. C919는 2008년 항공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개발을 시작한 중형 여객기다. 군용기를 만들던 5개 항공사가 합작해 만든 국유 여객기 제조기업 코맥이 개발을 총괄했다. 하지만 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유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엔진은 미국과 프랑스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LEAP’를 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자 C919 개발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엔진 기술의 중국 수출을 불허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2021년 미 상무부는 코맥을 아예 수출 규제를 위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군과의 연계가 의심되고 미국의 기술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기업이 부품을 팔기 전엔 반드시 허가를 받도록 했고 코맥에 대한 투자도 금지됐다. 코맥은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일부 부품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수십 개에 불과했던 C919 관련 자국 업체 수가 200여 개로 늘어났다. 동체와 날개, 전장, 소재 등의 부품 공급망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외부 견제가 커지면서 자국 내 생태계가 보다 빨리 만들어진 것이다. 5월 말 중국 둥팡항공이 C919로 첫 상업비행에 나서자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국의 기술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잉과 에어버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1년 만 14%p 올라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는 이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 양츠메모리테크놀로지(YMTC·창장메모리)가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YMTC는 미국 반도체 장비를 쓰다 미국의 수출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또 지난달 주요 외신들은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새로운 감시 카메라용 반도체를 출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년 넘게 미국의 수출 통제를 받고 있는 하이실리콘이 반도체 생산을 재개한 것이다. 감시 카메라용 칩은 상대적으로 제조가 쉽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설계와 테스트 등에 필요한 전자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를 쓸 수 없다. 결국 하이실리콘이 해외에서 대체 파트너를 찾았거나 중국이 자체적인 EDA 개발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월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칩을 살 수 없다면 자체 개발에 나설 것이다. (봉쇄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만 도와줄 뿐”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 능력을 얕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장비 국산화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2021년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기술 자립은 이제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며 “미국 제재는 중국의 장비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봉쇄 정책 맞서 기술투자 속도 내는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도 군과 민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한 ‘군민 겸용(dual-use)’ 기술 자립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5세대(5G) 통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우주항공,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 등이다. 특히 시 주석은 14.5계획 기간인 2022년 10월 “2035년까지 과학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국의 봉쇄 정책에 맞서 ‘자립자강’을 과학기술 정책의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중국은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기술 및 자원을 국내로 빨아들이겠다는 ‘쌍순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시 주석이 직접 관할하는 공산당 의사결정기구에 중앙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했다. 원천기술 강화를 위한 예산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중국의 기초 분야 예산은 지난해 57억7299만 위안(약 1조700억 원)에서 올해 78억6236만 위안으로 36.2% 늘었다. 증가율로는 모든 예산 항목 중 가장 높다. 중국이 대부분 주요 기술 분야에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는 분석도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가 올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양자, 국방 등 주요 유망 기술 44개 부문에서 중국이 37개 앞서고 미국은 7개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 논문 수와 피인용 횟수 등을 분석한 결과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온은 미국 경제지 포천의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1위에 올랐다고 3일 밝혔다. 포천은 SK온과 함께 미국 자동차기업인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충전소 업체 차지포인트 등 4개 업체를 1등 혁신기업으로 선정했다. 포천은 2015년부터 사회,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사업 성과, 혁신성 등을 평가해 매년 50여 개의 혁신기업 랭킹을 공개한다. SK온은 올해 혁신기업에 선정된 유일한 한국 기업이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처음으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포천은 올해 1등 혁신기업 4개사를 가리켜 글로벌 넷제로(탄소중립) 미션 중 하나인 전기차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완공 예정인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에서 캐나다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의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한다. 올 8월 발표됐던 미국 반도체 기업 그로크에 이어 두 번째 수주 소식이다. 텐스토렌트는 2일(현지 시간) 차세대 AI 칩렛 반도체를 삼성전자 미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칩렛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결합하는 기술이다. 2016년 설립된 텐스토렌트는 인텔, AMD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 첨단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를 이끌어 ‘CPU 설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켈러 CEO는 “반도체 기술 발전을 위한 삼성의 노력은 AI에 대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삼성 파운드리는 AI 칩렛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했다.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에 달하며 반도체 업계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았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상무부가 주요 기업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일정 비율 이상 구입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반도체법 통과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가 급증해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상무부는 미국 반도체 수요 창출을 위해 주요 반도체 구매자들이 일정 비율 이상 구입하겠다고 공개 약속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반도체법에 따라 상무부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500여 개 기업이 보조금 지급 요건을 맞추기 위해 과잉생산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상무부는 전자, 자동차같이 반도체 수요가 많은 기업들과 미국산(産) 구매 계획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내년부터 미국산 반도체를 구매하겠다고 밝혔지만 구매량은 밝히지 않았다. 미 연방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미국산 제품을 일정 비율 이상 구입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 규정을 반도체 분야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소식통은 또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동맹에 참여하는 우호국들과 반도체 보조금 경쟁을 피하기 위해 전문 분야를 나누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국들과 반도체 종류나 공정에 따른 분업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 미국에 짓고 있는 신규 생산시설에서 양산을 본격화할 때 구체적인 영향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주요 반도체 제조 시설은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구매 대상이나 범위, 비율 등 구체적인 조건이 알려지지 않아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다만 정책 방향이 제조 기반 확충에 그치지 않고 소비 시장까지 바라보는 만큼 미 정부가 칩스법을 통해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확고히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효성은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고객 몰입 경영’을 실현하고 기술 기반 신소재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새해 필승 전략으로 고객 몰입 경영을 선포했다. 고객 최우선 주의를 실천하고 경영 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에게만 집중하는 경영이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1위인 스판덱스 섬유를 생산 및 판매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섬유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협업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다양한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울산공장에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오션’을 생산하기 위한 해중합 설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효성티앤씨는 2007년 세계 최초로 폐어망을 재활용해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연간 생산 3600t의 능력을 갖춘 해중합 설비는 바다에서 수거된 폐어망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제조한다. 효성티앤씨는 유럽연합(EU)이 2025년 탄소국경세 전면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유럽 현지에서 원료부터 친환경적인 소재(바이오 소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이에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탄소 섬유’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효성은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 섬유 공장을 연산 2만4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3차 증설을 완료해 연산 9000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5년 초까지 증설하기로 했던 계획을 2024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4차 증설이 완료되면 전북 탄소 섬유 공장은 연 1만4000t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한 아라미드 섬유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 섬유다. 울산 아라미드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산 3700t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51%로 1위인 효성첨단소재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지난해 유럽 고객의 친환경 수요에 맞춰 전 세계 타이어코드 업체 최초로 친환경 소재 국제 인증인 ‘ISCC PLUS’ 인증을 획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그룹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고객 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분야는 최고 수준의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 위해 5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및 AI 관련 R&D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이종 산업 분야와의 협업도 확대해 AI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LG는 2020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개발 역량을 한곳에 모아 그룹 차원의 AI 연구 허브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이 연구원은 2021년 말 엑사원을 공개했다. 엑사원 공개 1년 만인 지난해 12월 ‘AI 경량화·최적화’ 신기술을 적용한 초거대 언어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2∼4월 서울대 AI연구원, 셔터스톡과 함께 ‘LG 글로벌 AI챌린지’를 개최해 AI가 이미지로 인식한 내용을 언어로 정확히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등 AI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바이오는 혁신신약 개발에 5년간 1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LG화학은 1월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합병하며 주목받았다. 아베오는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이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는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 원을 투입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LG화학도 친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선정해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석유화학본부 내 ‘Sustainability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에는 재활용 소재, 바이오 소재, 탄소 저감 등 친환경 분야 유망 기술을 중심으로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화학 업계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C는 미국 ‘스마트 윈도’ 기술 기업인 할리오에 최대 70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스마트 윈도 기반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핵심 친환경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스마트 윈도는 전기를 이용해 건물 유리를 변색시켜 태양광 및 태양열의 투과율을 조정하는 기술이다. 더운 날씨에는 유리의 색깔이 진해져 햇볕 유입을 줄이고 추울 때는 투명한 유리로 바꿔 난방효율을 높인다. 상업용 빌딩에 스마트 윈도를 적용하면 전기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각각 일반 유리 대비 최대 40% 이상 줄일 수 있다. SKC는 2017년 스마트 윈도를 친환경 유망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듬해 필름 기반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할리오는 유리 기반의 스마트 윈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SKC는 이번 투자로 유리와 필름 기반의 스마트 윈도 솔루션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