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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이 15일로 다시 미뤄졌다. 176석의 의석수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16대 국회 이후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가져오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여야의 협상은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2일 본회의에서 “오늘 원 구성을 마무리 짓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여야 합의를 재차 촉구했다.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여야는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책임을 넘기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통합당 김 원내수석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연일 여야 협치를 말씀하시고 계시는데 대통령의 말이 통하지 않는 레임덕이 왔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국민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중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은 “통합당은 20대 국회 내내 법사위 권한을 악용해 수많은 민생 개혁 법안을 좌초시켰다”며 “법사위를 가지겠다는 건 낯부끄러운 주장”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 원 구성 협상은 물꼬가 트일 기미가 보였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대신 통합당이 예결특위원장, 국토교통위원장, 정무위원장 등 핵심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합의안에 김태년 민주당,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어느 정도 견해차를 좁혔기 때문.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이에 대해 “법사위원장직을 지켜야 한다”며 반발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박 의장은 여야에 사흘간의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이후 박 의장의 페이스북엔 “180석이 시간 끌라고 준 의석 같으냐” “선비 놀음 하지 마라” 등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다. “의사봉 쥐고 보니 손오공이라도 된 줄 아느냐” 등 인신공격성 글도 등장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박 의장이 제시한 ‘3일 추가 협상’을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로 규정하고 15일 본회의도 불참하기로 했다. 주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을 선언했기 때문에 주말 사이에 (민주당과) 접촉하거나 만날 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지고 책임 정치 하겠다는데 해보라”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 프레임을 부각시켰다. 다만 통합당 내부에선 법사위를 내주되 예결특위 국토위 정무위 등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와 함께 교육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의 위원장직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15일에는 더 이상 원 구성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역시 “법대로”를 명분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질 수도 있지만 ‘알짜 상임위’를 포함해 7개 상임위원장직을 양보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분위기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박성진 기자}
총선 후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새로운 의회를 구성하는 방식은 미국과 유럽이 서로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양당제가 공고한 미국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는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 구조다. 반면 영국과 독일은 여야가 의석 비율대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형태다. 12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제21대 국회 원 구성 일정과 쟁점’ 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은 상·하원 상임위원장을 다수당이 모두 차지하는 구조로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총선 후 개원 전 다수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당규에 따라 차기 하원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미리 정한 다음 의회 첫 본회의에서 여야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표결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영국은 개원 첫날 하원의장을 의원 투표 과반 득표자로 선출하고 원내 정당의 의석 비율을 고려해 협상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상임위원장에 해당하는 특별위원장은 여야 중진 9명이 참여하는 위원회배정위원회에서 여야 협의를 거쳐 배분되기에 한국처럼 원 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다당제인 독일은 ‘원내 교섭단체 의회’라 불릴 만큼 교섭단체 간 협의를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 총선 직후 의장단과 원내 교섭단체가 ‘원로평의회’를 구성해 교섭단체별 상임위원장 배분을 합의해 정해야 한다는 게 하원 의사규칙에 명문화돼 있다. 일본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해 오다가 1960년대 후반부터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해외 의회 사례를 연구해온 전진영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보고서에서 “13대 국회 이후 30년 넘게 유지된 협의제적인 정치 관행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며 “총선 직후부터 차기 국회 임기 시작 전까지 각 정당 지도부가 미리 협상을 통해 상임위원장 배분을 마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적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여야가 21대 국회 원 구성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이 15일로 또 다시 미뤄졌다. 176석 의석 수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16대 국회 이후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가져오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여야의 협상은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오늘 원 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사흘간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본회의에는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여야는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책임을 넘기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통합당 김 원내수석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연일 여야 협치를 말씀하시고 계시는데 대통령의 말이 통하지 않는 레임덕이 왔다고 봐야하는 것인가, 아니면 국민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중인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은 “통합당은 지난 20대 국회 내내 법사위 권한 악용해 수많은 민생·개혁 법안 좌초시켰다”며 “법사위를 가지겠다는 건 낯부끄러운 주장”이라고 받아쳤다. 양 당 원내수석의 의사진행발언을 들은 박 의장은 15일 본회의 개최 방침을 밝힌 뒤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상정하지 않고 16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 원구성 협상은 물꼬가 트일 기미가 보였다.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대신 야당이 예결위원장, 국토교통위원장, 정무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 7자리를 확보하는 가합의안에 여야가 의견을 어느정도 좁혔기 때문.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법사위원장직을 지켜야 한다”며 이에 반발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박 의장은 이날 예고했던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 상정을 미루고, 여야에 사흘 간의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야당은 강행 처리를 위한 여당의 명분 쌓기로 보고 15일 본회의도 불참하기로 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오늘 (강행 처리) 하려고 하니까 부담되서 미룬 것”이라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기 때문에 주말 사이에 (민주당과) 접촉하거나 만날 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지고 책임 정치하겠다는데 해보라”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 프레임을 부각시켰다. 반면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시한인 8일에 이어 두 차례나 처리를 미룬 만큼 박 의장도 15일에는 더 이상 원 구성을 미룰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12일 오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통해 예결위와 국토위, 정무위 등 핵심 상임위 위원장직과 교육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환경노동위 등 7개 상임위원장직을 양보하기로 한 만큼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통합당 내부에선 불리한 여건에서 법사위를 내주되 예결위 국토위 정무위 등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아내 실리를 챙기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견해차로 원 구성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국회의장 선출에 이어 원 구성까지 21대 국회가 출발부터 협치와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데드라인’인 12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계획이다.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데드라인 전날까지 ‘평행선’박 의장은 11일 오전 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오늘 각 당이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내고 합의에 이를 것을 당부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내일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잘못된 국회 관행으로 국회가 정상적 운영을 하지 못한 사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압박했지만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하자는 것은 좋은데, 양보할 수 있는 사람이 양보해야 한다”고 맞섰다. 회동이 끝난 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비서관은 “오늘 중으로 원내수석은 원내수석끼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끼리 비공개 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박 의장은 두 당 지도부에 21대 국회 개원식을 열어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다시 만나 막바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불발로 끝났다. 12일 오전에라도 민주당 또는 통합당이 양보 의사를 내비치고, 당내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해 시간을 달라고 하면 상임위 구성은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 국회 개원식만 이날 진행될 수 있는 것. 하지만 최종 협상이 불발될 경우 명분과 실리를 챙기기 위한 여야 수 싸움도 복잡해진다. ○ 민주당, 1, 2개 상임위원장 ‘살라미 선출’할 듯일단 박 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면 민주당은 예고대로 이날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등 1, 2개 상임위원장만 먼저 뽑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8일 원 구성 법정시한을 넘겨 야당에 시간을 준만큼 강행 처리할 명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여야정 회동의 정례화를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협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도 무산되거나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 통합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이 여당으로 향할 수도 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12일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다.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11일 당 회의에서 “12일 이후 국회 상황이 파행에 이를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면 향후 상임위 협상은 물론이고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 등 민주당이 원하는 의사 일정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법사위를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표결에 부치면 현실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다. 통합당은 12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참석 여부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12일 법사위를 포함한 일부 상임위만 먼저 위원장을 선출할 경우 추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협치를 내팽개쳤다”는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면 야당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데 의원들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며 “야당 몫 위원장이 배정 안 된 상태에서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면 야당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권한 남용”이라고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입장 차로 원 구성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국회의장 선출에 이어 원 구성까지 21대 국회가 출발부터 협치와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데드라인’인 12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계획이다.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데드라인 전날까지 ‘평행선’박 의장은 11일 오전 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오늘 각 당이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내고 합의에 이를 것을 당부한다”며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잘못된 국회 관행으로 국회가 정상적 운영을 하지 못한 사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압박했지만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하자는 것은 좋은데, 양보할 수 있는 사람이 양보해야 한다”고 맞섰다. 회동이 끝난 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비서관은 “오늘 중으로 원내수석은 원내수석끼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끼리 비공개 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박 의장은 두 당 지도부에 21대 국회 개원식을 열어줄 것을 정중하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다시 만나 막바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불발로 끝났다. 12일 오전에라도 민주당 또는 통합당이 양보 의사를 내비치고, 당내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해 시간을 달라고 하면 상임위 선출은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 국회 개원식만 이날 진행될 수 있는 것. 하지만 최종 협상이 불발될 경우 명분과 실리를 챙기기 위한 여야 수 싸움도 복잡해진다. ● 민주당, 1, 2개 상임위원장 ‘살라미 선출’할 듯일단 박 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면 민주당은 예고대로 이날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등 1, 2개 상임위원장만 먼저 뽑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8일 원 구성 법정시한을 넘겨 야당에 시간을 준만큼 강행 처리할 명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여야정 회동의 정례화를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협치 행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도 무산되거나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 통합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이 여당으로 향할 수도 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12일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에 불참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11일 당 회의에서 “12일 이후 국회 상황이 파행에 이를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면 향후 상임위 협상은 물론이고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 등 민주당이 원하는 의사일정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법사위를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을 표결에 부치면 현실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다. 통합당은 12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참석 여부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12일 법사위를 포함한 일부 상임위만 먼저 위원장을 선출할 경우 추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협치를 내팽개쳤다”는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면 야당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데 의원들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며 “야당 몫 상임위원이 배정 안 된 상태에서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면 야당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권한 남용”이라고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상임위원장 선출 법정 기한 마지막 날인 8일 상임위별 위원 정수를 조정하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10일까지 각 위원회의 정수를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통합당이 “그간 개원 때마다 상임위원장 선출 전 상임위별 위원 정수를 조정했던 관례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수용한 것이다. 이로써 21대 국회도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기게 됐지만 5일 범여권 단독 개원에 이어 이날 단독 원 구성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8일 오후 박 의장 주재로 만나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 특위는 10일 오후 2시까지 상임위별 위원 정수를 확정해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특위는 민주당 6명, 통합당 4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맡고, 비교섭단체 위원은 박 의장이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예고했던 상임위원장 선출 건이 아닌 여야 합의로 특위를 구성하는 안건이 상정됐고, 재석 269명 중 찬성 263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본회의 직후 박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재차 회동을 갖고 “12일 오전까지 양당이 상임위 선임 명단을 재출해 달라. 12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10일 상임위별 정수가 확정되는 만큼 12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치라고 주문한 것. 특위는 9일 오후 2시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이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오전에 상임위별 위원 배분안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고 오후에 본회의를 열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후 4시 본회의를 2시간 반 앞두고 열린 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의장과 민주당 김 원내대표가 통합당 주 원내대표의 특위 구성 제안을 수용하면서 파국을 피했다. 10일 본회의에서 특위가 정한 상임위별 정수가 확정되면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위원장 선출 등 원 구성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의 제안이 시간 끌기를 위한 제안이 아니길 바란다”며 “신속한 원 구성과 함께 바로 일하는 국회로 돌입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 취지에는 늦었지만 이번 주 안에 원 구성을 마치고 추경 처리 등 일하는 국회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특위 외의) 나머지 개원 절차는 추후 협의를 더 해나갈 것”이라며 온도차를 보였다. 협상 시한은 연장됐지만 대치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양당 모두 “법제사법위원회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어 통합당은 현행 법사위를 체계 자구 심사권을 가진 법제특별위원회와 검찰 법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관할하는 사법위원회로 나누어 여야가 나눠 갖자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각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원장을 당연직으로 하고 여야 의원 50명으로 구성되는 법제특별위원회는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들 중 상충되는 체계를 바로잡고 반헌법적인 법률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미리 수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제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각 상임위가 통과시킨 법안을 다시 심사하는 사실상 상원이 될 것”이라며 즉각 선을 그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법사위 분할은) 그동안 옥상옥, 권한 남용의 법사위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과 더욱 배치되는 일”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어서 전혀 협의가 진행된 바 없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지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단독 개원했다. 민주당은 5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함께 본회의를 열고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소속 박병석 의원(6선)을 선출했다. 여당에 의한 단독 개원 및 의장 선출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21대 국회 출발부터 176석, 최대 187석(박병석 의장 무소속 전환으로 한 석 빠져 민주당 176석, 정의당 6석, 열린민주당 3석, 시대전환 1석, 기본소득당 1석)까지 가능한 거대 범여권의 폭주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실종된 협치로 상임위원회 배분 및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처리 등 당장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임시 의장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 주재로 열린 본회의장에는 통합당 의원들도 함께 입장했다. 하지만 개의 선언 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기에 오늘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당이 본회의에 참석한 것은 (국회법상) 적법하지 않다는 점을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보이콧 의사를 분명히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면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 발언이 끝난 직후 통합당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은 본회의 개최는 국회법보다 상위 법인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진 총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진 의사진행발언에서 “헌법 47조상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 이상이면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했다. 곧이어 상정된 국회의장 선출 안건에는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무소속 등 193명이 참석한 가운데 191표로 박 의장이 당선됐다. 193명에서 7석만 더 끌어오면 개헌도 가능한 만큼 21대 국회에서 얼마든지 민주당 주도의 개헌이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 몫 부의장으로는 여성 최초로 김상희 부의장이 당선됐다. 통합당 몫의 부의장으로 정진석 의원이 거론되나 표결에 올리지 못해 의장단도 반쪽으로 출범하게 됐다.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윤다빈 기자}
“42%나 되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하면 순항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드립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범여권이 단독 개최한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진행발언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42%를 득표한 통합당을 배제한 범여권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통합당 의원 103명은 일제히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오전 10시에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시작된 지 11분 만이었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날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 대국민 호소를 한 뒤 표결 직전 퇴장한 것은 거대 여당을 제지할 수단이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양당 원내대표단 간 막판 회동에서 통합당이 의장 선출 표결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여러 협상안이 오갔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오만한 독주”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지만 범여권 단독 개원을 막을 마땅한 수단이 없었던 통합당은 주 원내대표 항의 발언 후 일괄 퇴장하는 수준에 그쳐야 했다. 국회의장이 선출되면서 원 구성 협상 구도는 통합당에 더 불리해졌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본회의 표결로 선출해도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국회법에 따르면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총선 후 첫 본회의를 개의한 지 2일 이내에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지 않으면 의장이 직권으로 배정할 수 있다. 상임위원이 정해지면 첫 본회의 개의 후 3일 이내에 본회의에서 선거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다. 법대로라면 주 원내대표가 첫 본회의 이틀 뒤인 7일까지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지 않으면 의장이 이를 직권으로 정하고, 민주당이 8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표결로 단독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여야 협상으로 원 구성을 한다고 해도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지렛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범여권이 모든 상임위에서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부칠 수 있는 ‘위원 5분의 3 이상’을 확보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마저 내준다면 야당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다음 달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추천에 대한 야당 권한을 협상 카드로 쓰자는 제안도 나온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교섭단체 몫인데, 야당 몫 2명이 모두 반대하면 추천 자체를 못 하는 구조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회의장을 선출했으니 이제) 다음 걸음으로 나아가겠다.” 5일 오전 21대 국회 첫 본회의 단독 개의를 강행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8일이 기한인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도 ‘슈퍼 여당’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 그는 “국정 운영을 논의하는 대화의 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하지만 야당이 과거의 관행으로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했다. 주말 동안 이어질 원 구성 협상에서 미래통합당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의석수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통보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당 회의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최단 기간 내에 상임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늦어도 6월 내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 등을 신속히 심의 처리하려면 최단 기간 내에 상임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다음 주 내로 상임위가 구성돼야 하고 특히 예결위가 빨리 구성돼 심사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법정 시한을 강조하며 본회의장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주말 동안 이어질 미래통합당과의 상임위 구성 협상에서도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 출신인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무소속)이 임의로 상임위 배분을 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도 나온다. 박 의장은 이날 첫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약 (상임위 구성이) 합의되지 않거나 국민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의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국회 독재’라며 대여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회의 강행 직후 “단독 개원으로 국회 독재가 시작됐다”며 “이날을 뼈에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42%의 국민을 대표하는 통합당이 이대로 민주당 2중대,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할 수는 없다”며 “의회민주주의를 다시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헌정회관에서 유경현 대한민국 헌정회장을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굉장히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이날 본회의 강행은 앞으로) 당분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을 줄곧 압박하면서도 자칫 ‘독재’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협상의 끈은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오늘 오후부터 (통합당과) 협상에 들어간다”며 “(정 안 되면) 8일 이후 상임위원장을 하나씩 선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8개 상임위원장을 한꺼번에 선출하지 않고 ‘살라미’식으로 쪼개 선출하면서 압박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것.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전날 통합당 측에 의장 선출에 협조할 경우 상임위원장 선출을 미룰 수 있다고까지 제안했지만 오늘 통합당이 끝내 협조하지 않았다”며 “주말 협상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을 경우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이는 형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가 결국 반쪽으로 출범하면서 21대 국회에서도 협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와 청와대가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기대하고 있는 3차 추경을 비롯해 7월 출범이 예고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처리 역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국회의원 임기 시작 이후에도 당 공식 행사 및 회의에 불참해온 윤미향 민주당 의원도 본회의에 참석했다. 윤 의원은 이날 21대 국회 공식 개원으로 회기 중 수사기관에 연행되지 않을 수 있는 ‘불체포특권’을 갖게 됐다.강성휘 yolo@donga.com·김지현·조동주 기자}
“42%나 되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 통행하면 순항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드립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범여권이 단독 개최한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진행발언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42%를 득표한 통합당을 배제한 범여권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주 원내대표 발언이 끝나자마자 통합당 의원 103명은 일제히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오전 10시에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시작된 지 11분 만이었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날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 대국민 호소를 한 뒤 표결 직전 퇴장한 것은 거대 여당을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양당 원내대표단 간 막판 회동에서 통합당이 의장 선출 표결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여러 협상안이 오갔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오만한 독주”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지만 범여권 단독 개원을 막을 마땅한 수단이 없었던 통합당은 주 원내대표 항의 발언 후 일괄 퇴장하는 수준에 그쳐야했다. 국회의장이 선출되면서 원구성 협상 구도는 통합당에 더 불리해졌다. 당장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본회의 표결로 선출해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 국회법에 따르면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총선 후 첫 본회의 개의한 지 2일 이내에 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지 않으면 의장이 직권으로 배정할 수 있다. 상임위원이 정해지면 첫 본회의 개의후 3일 이내에 본회의에서 선거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다. 법대로라면 주 원내대표가 첫 본회의 이틀 뒤인 7일까지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하지 않으면 의장이 이를 직권으로 정하고, 민주당이 8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표결로 단독 선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출신인 박병석 의장은 이날 “빠른 시일 내에 (원 구성에) 합의를 못하면 의장이 결정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여야 협상으로 원 구성을 한다고 해도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지렛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범여권이 모든 상임위에서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부칠 수 있는 ‘위원 5분의 3 이상’을 확보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마저 내준다면 야당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다음달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추천에 대한 야당 권한을 협상 카드로 쓰자는 제안도 나온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교섭단체 몫인데, 야당 몫 2명이 모두 반대하면 추천 자체를 못 하는 구조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단독 개원했다. 민주당은 5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함께 본회의를 열고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소속 박병석 의원(6선)을 선출했다. 여당에 의한 단독 개원 및 의장 선출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21대 국회 출발부터 176석, 최대 187석(박병석 의장 무소속 전환으로 한 석 빠져 민주당 176석, 정의당 6석, 열린민주당 3석, 시대전환 1석, 기본소득당 1석)까지 가능한 거대 범여권의 폭주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실종된 협치로 상임위원회 배분 및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처리 등 당장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임시 의장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 주재로 열린 본회의장에는 통합당 의원들도 함께 입장했다. 하지만 개의 선언 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기에 오늘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당이 본회의에 참석한 것은 (국회법상) 적법하지 않다는 점을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보이콧 의사를 분명히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다수가 압도적으로 밀고 나가면 반드시 집단사고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면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 발언이 끝난 직후 통합당 의원들 전원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본회의가 시작된 지 11분 만이었다. 민주당은 본회의 개최는 국회법보다 상위법인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진 총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진 의사진행발언에서 “통합당은 잘못된 법과 관습을 따라 퇴장한 것”이라며 “헌법 47조상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 이상이면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했다. 곧이어 상정된 국회의장 선출 안건에는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무소속 등 193명이 참석한 가운데 191표로 박 의장이 당선됐다. 193명에서 7석만 더 끌어오면 개헌도 가능한 만큼 21대 국회에서 얼마든지 민주당 주도의 개헌이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 몫 부의장으로는 여성 최초로 김상희 부의장이 당선됐다. 통합당 몫의 부의장으로 정진석 의원이 거론되나 표결에 올리지 못해 의장단도 반쪽으로 출범하게 됐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첫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국회법대로 8일까지 상임위를 구성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7일 다시 만나 상임위 구성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조동주기자 djc@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5일로 예정된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강행하기로 확정했다. 177석의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배제하고 단독 개원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여야는 21대 국회를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시작하게 된다. 통합당은 ‘보이콧’ ‘결사항전’ 의사를 밝히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회법상 국회의장 등 의장단 선출 시한을 하루 남겨놓은 4일 여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펼치며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에 반드시 본회의를 열겠다”고 못 박았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단독 개원 방침을 두고 “겁박에 가까운 태도”라며 “국회를 망치는 독재의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3차 회동을 갖고 1시간 반 동안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이 이날 오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5일 본회의 보이콧” “결사항전” 등 거친 성토가 이어졌다. 통합당은 원 구성 합의에 실패한다면 의원 전원이 5일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박성진 psjin@donga.com·조동주 기자}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가장 나쁜 졸속, 폭정, 독재의 선전포고다.”(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민주당과 통합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본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4일에도 원 구성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는 21대 국회를 향한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통합당에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들과 함께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통합당은 “단독 개원은 53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무도한 일”이라며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후 원 구성 협상을 전제로 국회 개원에 합의하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여야 극단 대치 국면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막판 시도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통합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해진 날짜에 국회 문을 열고 3차 추경안 심사를 바로 시작하도록 야당이 협조해 달라”고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출한 3차 추경안에 대해 대폭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통합당의 3차 추경안 분석 자료에는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2%뿐’ ‘빚으로 5개월 버틴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직접 지원 0원, 융자용 예산만 5조 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몫인 국회의장(박병석 의원)과 국회부의장(김상희 의원)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상임위원회 배분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앞세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통합당이 구태의 상징인 국회 파행 카드를 뽑아들 수 없을 거란 확신이 있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개원 강행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의총은 격앙된 분위기에서 ‘결사항전’ ‘본회의 보이콧’ 등 강경발언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선 ‘의장 선출 참여 후 협상’ 등의 온건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단독 개원은 1967년 7월 10일 무려 53년 전에 당시 민주공화당이 신민당 등원 없이 개원한 매우 이례적인 예 하나뿐”이라며 “헌정사에 없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오후 8시 서울 모처에서 만나 1시간 반 동안 막판 협상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소주 회동’, 이달 2일 ‘막걸리 회동’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민주당 박성준,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결론을 내지 못했고, 5일 오전에 다시 만나 개원 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해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면서도 “원 구성 협상과 별개로 국회 개원에는 함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전 다시 여야 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개원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박성진·이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로 예고한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2일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범여권 공동명의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낸 민주당은 5일 본회의 개원 강행에 나설 태세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민주당의 단독 본회의 개최는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앞세워 보이콧을 예고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3일 김영진―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에 이어 4일 김태년―주호영 원내대표 간 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합의 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5일 국회 문을 열고 민주당 몫의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부의장부터 선출한 뒤 상임위원회 구성 협상에 나서겠다는 속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일 당 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은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다음 주에는 상임위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도 착수하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5일 국회 문이 활짝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친다고 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당내에 “협치와 상생은 우리가 지금 쓸 키워드가 아니다”라며 ‘일하는 국회’를 최우선으로 강조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표 대결에 부쳐 민주당이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통합당이 ‘독재’라는 카드로 맞서다 보니 집권 여당으로서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남은 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 법사위원장은 사수하되 예결위원장은 통합당에 양보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8일 18개 상임위원장을 한 번에 결정하지 않고 3, 4개씩 쪼개 선출해 통합당을 협상장으로 끌고 나온다는 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통합당도 의석 비율에 따라 18개 중 7개 상임위원장을 갖고 오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진 법사위 사수를 마지노선으로 정해둔 상태다. 범여권이 모든 상임위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 기준인 ‘위원 5분의 3’ 이상을 차지하게 된 상황에서 법안 게이트키퍼인 법사위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것.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상임위원장을 몇 석 가져오든 무의미하다”고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5일 본회의를 열고 8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표결에 나선다면 향후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원내 지도부는 상임위별로 위원장, 위원 정수와 배분 등을 정하는 여야 협상에 불참하고, 의장이 국회법에 근거해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임의로 배분하더라도 의정활동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은 21대 국회와 유사하게 여권이 압도적 과반을 차지했던 18대 국회의 선례를 주목하고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었고 총선 직후 무소속 당선자 등의 입당 및 복당으로 한나라당은 172석까지 불어났다.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18대 국회에서 수차례 “협상 필요 없이 미국처럼 과반 의석을 가진 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다 맡아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99마리 양을 가진 부자 한나라당이 100마리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야당의 한 마리 양마저 빼앗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18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여야의 극한 대립 끝에 임기 개시 88일 만에야 마무리됐고, 그 결과 법사위원장은 야당인 민주당, 예결위원장은 한나라당 몫이 됐다.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로 예고한 21대 첫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전날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범여권 공동명의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낸 민주당은 5일 본회의 개원 강행에 나설 태세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민주당의 단독 본회의 개최는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앞세워 보이콧을 예고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3일 원내수석 부대표 간 협상을 이어간 데 이어 4일에도 원내대표 간 막판 협상에 나서기로 했지만 합의를 도출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5일 국회 문을 열고 민주당 몫의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부의장부터 선출한 뒤 상임위원회 구성 협상에 나서겠다는 속내다. 당 관계자는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맞붙더라도 의장단이 있으면 충돌을 그나마 완화할 수 있다”며 “민주당으로선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3일에도 통합당을 향해 강한 경고를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은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한다”며 “다음주에는 상임위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경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도 착수하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5일 국회 문이 활짝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친다고 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당내에 “협치와 상생은 우리가 지금 쓸 키워드가 아니다”라며 ‘일하는 국회’를 최우선으로 강조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단독 개원을 강행하더라도 곧바로 상임위원장 구성이란 산을 또 넘어야 한다. 통합당은 여전히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식으로 버티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표대결에 부쳐 민주당이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통합당이 ‘독재’라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보니 집권여당으로서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남은 개혁과제 완수를 위해 법사위원장은 끝까지 사수하되 예결위원장은 통합당에 양보하자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통합당이 끝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둘 다 놓지 않을 경우, 8일 18개 상임위원장을 한 번에 결정하지 말고 3, 4개씩 쪼개 선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단계적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통합당을 협상장으로 끌고 나온다는 안이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말로만 협박하는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정말 다 가져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했다. 통합당은 의석 비율에 따라 18개 중 7개 상임위원장을 갖고 오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진 법사위를 사수하는 방안을 현실적 타협 지점으로 정해둔 상태다. 범여권이 모든 상임위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상정 기준인 ‘위원 5분의3’ 이상을 차지하게 된 상황에서 법안 게이트키퍼인 법사위 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야한다는 것.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상임위원장을 몇 석 가져오든 무의미하다”고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5일 본회의를 열고 8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표결에 나선다면 향후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원내 지도부는 상임위별로 위원장, 위원 정수와 배분 등을 정하는 여야 협상에 불참하고, 의장이 국회법에 근거해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임의로 배분하더라도 의정 활동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여당의 거수기 노릇을 할 수는 없다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미래통합당과의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상황과는 별개로 국회법에 명시한 국회의장단 선출 기한인 5일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21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처음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을 안 지키는 것이 협치로 둔갑하고 법의 뒤에서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양 포장되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국회법 준수를 이유로 단독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려는 민주당을 겨냥해 “히틀러 나치 정권도 법치를 외치면서 독재를 해왔다”며 “입으로는 상생 협치를 외치면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민주당 일당독재”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맞불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독재와 싸웠던 게 아니라 독재가 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국회법상 훈시 규정인 회기에 관한 규정을 내세워 177석의 여당이 ‘법대로’를 외치면 야당이 필요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장이 없으면 임시 의장인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법상 임시회 소집공고만 낼 수 있고 본회의를 개최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만약 민주당이 5일 단독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한다면 3차 추가경정예산 처리와 상임위 구성 등 국회 전반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민 42%를 대표하고 있다”며 “힘자랑과 오만으로 망한 정권이 많다”고도 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로 예방 온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177석의 거대 의석을 보유하고 무슨 걱정이 그리 많냐”며 “민주화 이래 30년간 해온 관행을 지키는 게 원칙이고 서로를 위해 좋다. 억지로 없던 것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로 만나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회동을 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당이 상임위 배분 합의 없이는 개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을 뺀 여야 공동 명의로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때처럼 민주당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범여권 정당과 손잡고 국회 운영 강행에 나선 모양새다. 통합당은 “히틀러 나치 정권도 법치를 외치면서 독재를 해왔다”며 여론전으로 맞서면서, 개원식도 열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여야의 충돌 조짐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21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고 5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 부의장을 선출하는 안건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의총 후 민주당 177명,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및 시대전환 조정훈,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5개 정당 188명 의원의 서명을 받은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법상 본회의는 국회의원 임기 개시 후 7일째에 열도록 규정돼 있어 오는 5일이 법정시한이다. 국회의장단도 첫 임시회에서 선출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은 5일까지 통합당과 끝내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통합당 몫의 국회부의장은 빼고 민주당 몫인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 부의장을 먼저 선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일하는 국회이지 상임위원장 자리 두고 지지부진한 협상을 하는 국회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아주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맞불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독재와 싸웠던 게 아니라 독재를 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국회법상 훈시 규정인 회기에 관한 규정을 내세워 177석 여당이 ‘법대로’를 외치면 야당이 필요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장이 없으면 임시 의장인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법상 임시회 소집공고만 낼 수 있고 본회의를 개최할 권한이 없다”며 교섭단체 간 합의 없는 본회의 개최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만약 민주당이 5일 단독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출을 강행한다면 3차 추가경정예산 처리와 상임위 구성 등 국회 전반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추경을 한 해 3번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무려 35조 원이나 되는 추경을 야당과 상의 없이 제출하고 6월 안에 해야 된다고 한다”며 “1, 2차 추경 집행 보고와 3차 추경 효과와 재원대책을 충분히 논의해야한다”고 했다. 다만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로 예방 온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177석 거대의석을 보유하고 무슨 걱정이 그리 많냐”며 3차 추경에 대해선 “내용을 잘 봐서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겠다”고 했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오찬을 시작으로 원 구성을 위해 연일 머리를 맞대고는 있지만 양보 없는 줄다리기 속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말 내내 이어온 협상에서도 통합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나오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협상 전망이 밝지 않다”며 “8일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법정시한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독 원 구성 카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 구성 기한까지 교섭단체 대표의 요청이 없을 때에는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 조항에 근거해 의장을 먼저 선출하고, 통합당이 끝까지 상임위 구성을 거부할 경우 의장의 협조 아래 상임위를 단독 구성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며 국회의원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윤 당선자는 21대 국회 개원 전날인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인 계좌가 아닌 본인 계좌로 모금한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자는 “내 계좌로 모금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고, 안이하게 행동한 점 죄송하다”면서도 “개인 계좌 4개로 총 9개 사업에 2억8000만 원을 모았지만 돈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1992년부터 매입한 주택 5채의 자금 출처에 대해 윤 당선자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예금과 남편 돈, 가족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해결했다.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서도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자신을 ‘배신자’라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배신자로 느낄 만큼 신뢰 드리지 못한 것 사죄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다. 30일부터 회기 중에는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윤 당선자는 “검찰 수사를 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논평했다. 김소영 ksy@donga.com·조동주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두고 이복형제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비례대표 당선자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이 여사의 유산은 감정가액 32억 원 상당의 서울 동교동 사저와 남은 노벨 평화상 상금 8억 원이다. 사건은 김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김 당선자를 상대로 동교동 사저에 대한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불거졌다. 2017년 2월 삼형제가 동교동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노벨 평화상 상금을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기로 합의했는데 김 당선자가 유산을 모두 본인 명의로 바꿨다고 주장한 것. 법원은 1월 김 이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에 김 당선자는 4월 이의신청서를 낸 상태다. 민법상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날 경우 전 부인의 친자와 새 부인 사이의 친족 관계는 소멸된다. 이에 따라 이 여사의 친자인 김 당선자가 유일한 법적 상속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당선자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적 상속인이라 명의만 김 당선자로 해놓은 것이고 동교동 사저는 서울시와 협의해 기념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윤다빈 기자}
“절대 과반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의장과 상임위원장 모두를 맡는 것이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이다.”(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180석의 힘을 국민이 민주당에 준 것이다. 야당과 대화가 여의치 않으면 전체 상임위원장을 상임위에서 직접 선출할 수 있다.”(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 27일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원 구성 협상 중인 미래통합당을 향해 ‘강공’에 나섰다. 핵심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통합당이 ‘버티기’를 이어갈 경우 177석의 힘을 앞세워 국회 운영의 핵심인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갈 수 있다는 선전포고다. 상임위원장은 각 상임위의 회의 시작과 운영에 관한 사실상의 전권을 갖고 있어 특정 법안의 입법화 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 의석수는 절대적 또는 안정적 다수”라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갖고 야당과 협상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13대 국회 이전까지는 다수 지배 국회였다. 그 이후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아 상임위원회를 나눠 가졌다”고도 했다. 1987년 민주화되기 이전 다수 여당이 모든 상임위를 장악했던 것을 거론한 것. 위원장직을 여당이 모두 차지할 경우 통상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법안심사소위 단계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윤 사무총장은 “법안소위도 다수결로 운영할 수 있다”며 “국회가 신라의 화백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발 ‘상임위원장 석권론’에 통합당은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 “헌법파괴 일당독재”라며 반발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삼권분립 헌법 질서 체계를 깨자는 것”이라며 “국회는 행정부 견제가 주임무인데 민주당이 모두 당론으로 똘똘 뭉쳐 자기들 대통령 지지하면 국회는 없는 상태가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여당으로 152석일 때(19대 국회 새누리당 시절) 상임위원장 전체를 1988년 이전으로 돌리자고 했을 때 민주당이 얼마나 반대했느냐”며 “1990년 민주자유당이 3당 합당으로 215석일 때도 야당에 상임위원장을 줬다”고 했다.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 전체 석권론’을 펴며 야당을 압박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한나라당(통합당의 전신)이 153석을 얻은 18대 총선 이후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회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81석의 민주당을 압박했다.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었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99마리 양을 가진 부자 한나라당이 100마리를 채우기 위해 가난한 야당의 한 마리 양마저 빼앗겠다는 것”이라며 “공룡 여당 한나라당이 매번 날치기라도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