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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포인트 대 13.2%포인트’.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과 알앤써치가 각각 조사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지지도 차이다. 두 기관은 비슷한 기간에 여론조사를 진행했지만 한 기관은 두 정당 간 지지도 차이가 오차범위(3.1%포인트) 내로 나타난 반면, 다른 곳은 민주당의 정당지지도가 국민의힘을 10%포인트 넘게 앞섰다.이렇듯 조사 결과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두 기관이 채택한 여론조사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질문하는 무선전화면접 방식을 채택한 반면, 알앤써치는 무선전화자동응답서비스(ARS) 방식만을 이용해 조사를 진행한다.한국갤럽 등 국내 여론조사 회사 34곳이 속한 한국조사협회는 22일 정치·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ARS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전화면접 조사로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조사협회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ARS 조사가 비과학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라며 “ARS 는 정치 고관여층만이 주로 참여해 무당(無黨)층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게 표집되는 등 결과가 왜곡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반면 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통화에서 “협회 회원사들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자 마련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며 “최근 선거 예측에서 ARS를 활용한 여론조사가 더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ARS 조사가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는 취지다.협회는 또 여론조사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최소 응답률 기준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정한 선거 여론조사 응답률 기준(휴대전화 가상번호의 경우 최소 10%, 전화번호 임의걸기 방식의 경우 최소 7%)를 달성하지 못한 여론조사결과는 발표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ARS 방식 여론조사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게 나타나는 것을 겨냥해 대응책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택수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ARS 뿐 아니라 전화면접조사의 응답률도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며 “조사 응답률을 기준으로 과학적인지 비과학적인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는 등의 “정쟁형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도 “민생과 경제에 주력하는 정책형 문구 위주로 현수막을 내걸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현수막 공해’의 발단이 된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에는 여야 모두 여전히 손을 놓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언제든 현수막 난립 사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20일에도 중앙당에서 내걸었던 현수막 교체 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남단에 걸려 있던 ‘대법원장 임명 부결 이재명 방탄의 마지막 퍼즐’이란 현수막은 ‘국민의 뜻대로 민생 속으로’로 교체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정쟁용 현수막을 교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각 시도당과 당협이 각각 지역 특성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정책 문구를 만들어 내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여당의 기조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국 현수막 내용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국에 시도당별로 걸고 있는 현수막의 내용을 살펴보겠다”며 “민생과 경제를 알리고 챙기는 데 민주당이 주력하는 부분이 현수막으로 홍보될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홍보위원회 관계자는 “중앙당이 내린 시안 외에도 시도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걸던 현수막들이 있다”며 “현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만 현재로선 현수막 철거 등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는 등의 “정쟁형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도 “민생과 경제에 주력하는 정책형 문구를 위주로 현수막을 내걸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현수막 공해’의 발단이 된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에는 여야 모두 여전히 손을 놓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언제든 현수막 난립 사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20일에도 중앙당에서 내걸었던 현수막 교체 작업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남단에 걸려있던 ‘대법원장 임명 부결 이재명 방탄의 마지막 퍼즐’이란 현수막은 ‘국민의 뜻대로 민생 속으로’로 교체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정쟁용 현수막을 교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각 시도당과 당협이 각각 지역 특성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정책문구를 만들어 내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여당의 기조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국 현수막 내용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국에 시도당별로 걸고 있는 현수막의 내용을 살펴보겠다”며 “민생과 경제를 알리고 챙기는 데 민주당이 주력하는 부분이 현수막으로 홍보될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홍보위원회 관계자는 “중앙당이 내린 시안 외에도 시·도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걸던 현수막들이 있다”며 “현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만 현재로선 현수막 철거 등 구체적 조치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현수막 정화작업을 위한 조례 개정에 나선 상황에서 여야가 뒷북 수습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5월 인천시가 정당 현수막을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울산시와 광주시 등이 ‘혐오·비방·모욕 문구의 정당 현수막 금지 조례’를 제정하며 동참했다. 지자체들이 임시방편 격으로 하위 법령인 조례로 현수막 공해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야는 이를 막을 수 있는 옥외광고물관리법 개정 논의에는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법 개정에 대해 민주당과 전향적으로 협상해보겠다”고 했지만 물밑에서 이뤄지는 움직임은 없다. 해당법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여당 의원은 “아직 협상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원들의 홍보 문제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 개정에 신속하게 나서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국비로 운영되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작품 구입을 결정하고 사들이는 가격 또한 임의로 조정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의 작품매입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국내 미술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있는 현대미술관이 미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평가 작품을 5000만 원 더 들여 구입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실이 입수한 문체부의 ‘국립현대미술관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문체부 감사반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감사보고서는 “외부 전문가의 자문가격을 합리적 이유 및 일관된 기준 없이 조정했고 작품수집심의위원회를 부적정하게 운영하는 등 작품 수집의 투명성, 다양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현행 수집 규정에 따르면 현대미술관은 작품을 매입할 때 미술관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작품가치평가위원회의 소장가치 평가와 가격자문위원회의 가격 자문을 거쳐야 한다. 이후 미술관장, 실장 등으로 구성된 작품수집심의위원회에서 작품매입 여부와 가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그런데도 미술관은 2020~2022년 3년간 구입하기로 결정한 미술품 279점 중 26점(9.3%)의 구입가격을 가치평가위, 가격자문위의 의견을 어기고 임의로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회화작품인 A 작품은 가치평가위에서 50점 만점에 39.6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자문위가 제안한 가격(1억5000만 원)보다 5000만 원을 올려 2억 원에 구입했다. 반면 조각작품인 B 작품은 50점 만점에 46.3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자문위 제안가격(1억80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깎아 매입했다.● “4억 원으로 깎으라” “4점 다 사달라”작품매입을 결정하는 작품수집심의위 회의록상에도 부적절한 논의가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2021년 1차 회의록에 따르면 실무자가 특정 작품에 대해 “(판매자의) 제시가격은 7억 원이고 (가격자문위) 평가가격은 5억 원”이라고 말하자 미술관장이 “4억 원으로 깎으라. (우리가) 전시까지 해 줬는데 4억 원으로 깎아야지”라고 말했다.한 위원이 “관장님이 한 사람(작가)당 3점 정도 (매입하라고) 하셨는데 내가 ○○○ 작품은 4점 (매입)을 제안했다. 그냥 4점 다 (매입)해 주시면 안 되느냐”라고 청하자 관장이 받아들여 “1인당 4점까지 오케이”라고 말하는 등 명확한 기준 없이 작품매입을 논의하는 대화가 이어지기도 했다.문체부는 감사보고서에서 “작품 수집여부와 가격을 합리적인 이유나 일관적 기준 없이 임의로 조정하고 작품수집심의위를 부적정하게 운영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작품수집·관리규정을 개정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현대미술관은 올해 5월 가치평가위에서 만점 대비 70% 이상의 평가를 받은 작품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가격자문위가 제안한 가격에서 20% 이내로만 가격을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뒤늦게 규정을 고쳤다.현대미술관은 해마다 소장품 구입을 위해 국가로부터 수십억 원대 예산을 배정받고 거의 전액을 소진한다. 2020년 기준 예산현액은 53억2900만 원이고 이중 53억1300만 원(99.6%)을 집행했다. 2021년에는 예산현액이 48억4600만 원, 집행액은 47억8100만 원(98.6%)이었다.김 의원은 “현대미술관의 가격책정은 우리나라 미술계의 기준이 되고, 이는 작가들의 명예와 권리에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현대미술관이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고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제도개선과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회특위 7곳 모두 유명무실 여야가 국가적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며 만든 주요 국회 특별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7곳 모두 한 달에 한 번꼴로도 회의를 열지 않았고, 의원 참석률이 저조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논의하기 위한 ‘첨단특위’는 발족 이후 10개월간 4차례 회의만 열었고 총 회의 시간은 5시간이 안 됐다. 》여야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 전략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회가 힘을 모으겠다”며 지난해 12월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특위는 발족 뒤 10개월 동안 총 4차례 회의를 여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두 번은 위원장과 간사 선임을 위해 열린 회의로, 각각 19분, 4분 만에 끝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한 나머지 두 번의 회의도 각각 두 시간 가량 진행됐다. 10개월간 열린 회의 시간이 도합 5시간 이내에 불과한 것. 이들은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유럽 해외 출장은 4박 6일간에 걸쳐 갔다. 여야가 국가적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 위해 구성하는 국회 특위들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심사권 등 실질적 권한이 없는 데다, 상임위원회와 달리 감시도 느슨해서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회의는 5시간, 해외 출장은 4박 6일 19일 동아일보가 국회 회의록 등을 분석한 결과 21대 국회에선 총 26개 특위가 꾸려졌는데, 이날 기준 아직 활동 중인 특위는 △국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위 △정치개혁특위 △연금개혁특위 △인구위기특위 △기후위기특위 △첨단전략산업특위 △윤리특위 등 7개다. 7개 특위 모두 회의가 한 달에 한 번꼴로도 열리지 않는 데다, 회의가 열리더라도 의원들의 출석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첨단전략특위의 경우 4차례 열린 회의 중 전체 위원 18명이 전원 출석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특위는 기업 현장 의견을 듣겠다며 5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6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7월 네이버 등을 방문했지만 정작 위원들은 절반도 참석하지 않았다. 위원장인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유럽 내 이차전지, 배터리 공장 시찰 명목으로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폴란드, 헝가리 출장을 떠났다. 첨단특위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이 헝가리, 폴란드 등에 다수 진출해 있어 산업 외교 활동의 수행을 위해 다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띄운 부산엑스포특위는 2021년 12월 구성된 후 총 13차례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평균 1시간 38분 동안 진행돼 모두 점심시간 전에 종료됐다. 반면 이 기간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해외로 떠난 출장은 9번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올해 전체 특위가 지출한 해외출장비 예산도 예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회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특위 국외업무 여비 지출액은 올해 9월 기준 4억4817만 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 1억1180만 원, 2019년 2154만 원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 기간인 2020, 2021년에는 0원이었고, 지난해에는 6152만 원이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부산엑스포특위의 대외 교섭 활동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비를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법안 심사권 부여해야” 실무자들은 특위 일이 사실상 가욋일이라 중요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특위에서 활동 중인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상임위 일로도 충분히 바쁘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는 특위 일에는 열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법안심사권도, 예산권도 없다 보니 부처 관계자들도 불출석하려는 경우가 많아 업무보고 자체가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위 활동의 실질화를 위해 법안심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특위를 구조 조정해 없앨 것은 없애고 중요한 것들은 상설화해서 법안심사권을 주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초선 A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 담당 보좌 인력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까지는 보좌진 9명 중 7명이 국감 업무에 참여했지만, 올해는 단 2명이 자료 요구부터 질의서 작성 등 모든 업무를 도맡고 있다. 나머지 7명은 모두 A 의원의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지역사무소에 배치된 상황. A 의원이 국감 대신 내년 총선에 인력을 사실상 ‘올인’(다걸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 심사를 위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이번 국감 기간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16일로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원내 1당이자 제1야당인 민주당이 총선 공천을 위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이번 국감 기간을 제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가 그동안 ‘민생 국감’을 강조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해 왔지만 정작 의원들이 국감에서 실적을 낼 유인책을 없애 ‘맹탕 국감’을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A 의원처럼 공천 심사에 반영되지 않는 국감보다 총선 경선 대비에 집중하기로 한 의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서도 “맹탕 국감” 비판 16일 민주당 선출직평가위원회에 따르면 당은 현역 의원 평가 기준 기간을 9월 30일까지로 확정했다. 이달 10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되는 국감 실적은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 평가위는 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실무적인 요소를 고려해 평가 기간 종료일을 지난달 30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 총선 전 의원 평가를 끝내야 하는 절차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야당이 의원 평가에서 굳이 마지막 국감을 배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전 마지막 국감이었던 2019년 국감은 현역 의원 평가에 포함시켰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애초에 국감은 정부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는 사실상의 ‘야당의 무대’인데 선출직 평가에서 제외할 이유가 있느냐”며 “당이 국감에 소홀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A 의원처럼 상당수 의원이 국감 투입 인원을 최소화하고 자체 ‘총선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호남 지역에 출마하는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보좌진 9명 중 5명이 지역구에 내려가 사실상 가용 인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감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본선 전 경선이 치열한 지역구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하다. 당 관계자는 “가용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국감보다는 당장 내년 총선 대비가 다들 더 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수 상임위’ 선정에 “정쟁 조장” 반발 당 원내지도부가 이번 국감에서 “우수 상임위원회를 선정하겠다”며 ‘팀플레이’를 강조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감지된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10일 국감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국감 이후 우수 국회의원을 선정해 시상했는데, 올해는 우수 상임위 평가를 통해 시상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여당과 격렬히 싸우고 파행을 자주 하면 할수록 ‘우수 상임위’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국감에서 정책(질의)을 하지 말고 정쟁을 하라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사실상 공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혼자 돋보이려 하지 말고 당의 뜻과 함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3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감사원) 개원 역사상 75년 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조은석 감사위원 같은 분이 처음 들어와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또 “(조 위원이) 심의 중에도 몰래 자료를 받아서 허위 주장을 반복하고 보고서의 핵심 부분을 많이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힌 것. 조 위원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복무감사의 주심 위원을 맡은 인물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심의하는 ‘재판관’ 역할을 해야 하는 조 위원이 직접 감사 대상으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아 감사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들에게만 전달하고, 감사위원 간 전원합의 되지 않은 사항을 감사보고서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사무처를 중심으로 주심 위원인 조 위원을 사실상 배제하기 위해 절차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띄우면서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감사 결과를 결정하는 건 (사무처가 아닌) 감사위원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안에 대해 (조 위원이) 결재를 하지 못한 상태로 최종안이 확정된 상태”라고도 했다. 이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조 위원의 결재 절차가 지연된 것을 근거로 “(결재를) 못 한 게 아니고 안 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송 의원은 “감사위원회에 있는 위원이 자기가 봤을 때 동의 못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 원장도 이날 조 위원을 겨냥해 날 선 발언을 했다. 최 원장은 “이번 진상조사 보고를 받으면서 (조 위원이) 주심 감사위원으로서 처신이 몹시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권익위 감사와 관련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 전 위원장의 변호인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감사원이 감사보고서를 시행하기 위해 전산 조작을 통해 조 위원의 열람 버튼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권칠승 의원은 감사 결과 관련 결재 시스템 화면에서 ‘열람’ 버튼이 사라진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최 원장은 “문서 처리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열람이나 반려가 필요 없기 때문에 그(나머지) 버튼만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3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감사원) 개원 역사상 75년 만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조은석 감사위원 같은 분이 처음 들어와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또 “(조 위원이) 심의 중에도 몰래 자료를 받아서 허위 주장을 반복하고 보고서의 핵심 부분을 많이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힌 것. 조 위원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복무감사의 주심 위원을 맡은 인물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심의하는 ‘재판관’ 역할을 해야 하는 조 위원이 직접 감사 대상으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아 감사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들에게만 전달하고, 감사위원 간 전원합의 되지 않은 사항을 감사보고서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사무처를 중심으로 주심 위원인 조 위원을 사실상 배제하기 위해 절차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띄우면서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감사결과를 결정하는 건 (사무처가 아닌) 감사위원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안에 대해 (조 위원이) 결재를 하지 못한 상태로 최종안이 확정된 상태”라고도 했다. 이에 최재해 감사원장이 조 위원의 결재 절차가 지연된 것을 근거로 “(결재를) 못한 게 아니고 안한 것”이라고 반박하자 송 의원은 “감사위원회에 있는 위원이 자기가 봤을 때 동의 못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재해 감사원장도 이날 조 위원을 겨냥해 날선 발언을 했다.최 원장은 “이번 진상조사 보고를 받으면서 (조 위원이) 주심 감사위원으로서 처신이 몹시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권익위 감사와 관련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 전 위원장의 변호인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감사원이 감사보고서 시행을 위해 전산 조작을 통해 조 위원의 열람 버튼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권칠승 의원은 감사 결과 관련 결재 시스템 화면에서 ‘열람’ 버튼이 사라진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최 원장은 “문서 처리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열람이나 반려가 필요없기 때문에 그(나머지) 버튼만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최재해 감사원장이 13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부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잘못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이로 인한 내·외부의 수많은 억측,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들이 제기되고 많은 국민께서 걱정하게 된 점이 감사원장으로서 송구하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감사원과 감사원장이 법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잘못이 있었다는 의미냐, 아니면 특정 감사위원의 행위가 충실하지 못했다는 취지냐”는 질문에는 “두 가지가 다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법과 원칙에 어긋났다고 하는 부분들은 거기서 말하는 주심 위원(조은석 위원)의 어떤 행태를 염두에 두고서 쓴 표현”이라고도 했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조 위원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복무감사의 주심 위원을 맡은 인물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심의하는 ‘재판관’ 역할을 해야 하는 조 위원이 직접 감사 대상으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아 감사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들에게만 전달하고, 감사위원 간 전원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감사보고서에 반영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감사원이 감사보고서 시행을 위해 전산 조작을 통해 조 위원의 열람 버튼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감사결과 관련 결재시스템 화면에서 ‘열람’ 버튼이 사라진 것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이에 최 원장은 “문서 처리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열람이나 반려가 필요없기 때문에 그(나머지) 버튼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을 해야 되겠다는 시급성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 (주심위원이) 열람 버튼 안 누르더라도 시행할 수 있도록 처리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질의 시작 전 조 위원 등 감사위원들의 배석 문제를 두고 여야가 한차례 충돌해 회의가 20분 만에 파행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의혹 당사자인 감사위원들이 국감 현장에 배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여야간 협의 없는 감사위원 배석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맞섰다. 이에 여야 합의를 위해 중단된 감사는 1시간 만에 재개됐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12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간사를 향해 “여성 두 분이 환노위 망신을 다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가 ‘성차별적 발언’이란 지적에 뒤늦게 사과했다.더불어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이수진 의원(비례)은 이날 오전 회의 중 의사진행발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노동자를 때려잡고 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언제 노동자를 때려잡았느냐”며 반발하면서 간사 간 언쟁이 벌어졌다. 민주당 소속인 박정 환노위원장의 중재에도 두 사람 간 고성이 이어지자 박대수 의원은 발언을 신청해 “양 간사는 목소리를 좀 낮춰달라”며 “여성 두 분이 환노위 망신을 다 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국회가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것”이라며 “임이자 간사도 잘못된 부분이 있고, 이수진 간사도 늘 싸우려고 그러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이 돌아오자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박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어떻게 동료 국회의원한테 여성 간사가 망신이다는 발언을 할 수가 있느냐”며 “귀를 의심했다. 많이 상처를 입었다”고 항의했다. 임 의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박 의원은 “여성비하 발언과 관련해서는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도 “이유를 달면 안 되지만 국감장이나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인상 쓰고 싸우지 말아달라. 예쁜 말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예상보다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본투표에서 민주당 진교훈 당선인(사진)이 최종 56.52%(13만7066표)를 얻어 39.37%(9만5492표)를 득표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여유있게 앞섰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기대해 온 15%포인트 격차를 웃도는 수치다. 진 당선인은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강서갑과 강서병뿐만 아니라 보수 색채가 비교적 강한 것으로 꼽혔던 강서을에서도 김 후보를 앞서며 예상보다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선거 기간 총력전을 펼쳤던 여야 지도부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메시지를 내고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강서구민과 국민들께서 보낸 따끔한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격랑에 빠져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서울 지역 마지막 선거에서 참패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하면서 김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에서 정권심판론을 확인한 민주당은 내년 총선까지 친명(친이재명) 지도부가 ‘이재명 체제 강화’의 고삐를 죄는 과정에서 이에 반대하는 비명(비이재명)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치러진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48.7% 였다. 與 “수도권 위기론 현실화” 국민의힘 김태우 ‘지역개발 이슈’ 안먹혀당내 “여당 향한 민심 심판 확인된 격차”김기현 지도부 책임론… 최대위기 직면대통령실 “민심수용… 중간평가 해석 동의못해” “수도권 위기론이 허언이 아니었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예상보다 큰 격차로 참패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이 나서 강서구에서 총력 유세를 펼쳤음에도 실제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하면서 김기현 대표 지도부에 대한 문책론이 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체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도 보궐선거로 확인된 민심에 당혹해하는 기류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귀책 사유가 있을 경우 무공천 한다는 원칙을 깬 것이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끼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정권 심판론이 먹힌 것이 참패 원인으로 꼽힌다. ● 與 내부 “경기도는 더 많이 질 것”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핫라인이 개통돼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라며 강서구 지역 개발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김태우 후보를 띄웠지만 통하지 않았다. 패배 분위기는 이날 오후 개표 시작 전부터 서울 강서구 마곡동 김 후보자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감지됐다. 김기현 대표나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던 권영세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위로하러 왔다”고 말한 뒤 캠프를 떠났다. 여당 관계자는 “정부 여당을 향한 민심의 심판이 확인된 격차”라며 말을 아꼈다. 지도부는 12일 오전 비공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민주당 텃밭인 강서구에 후보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김 후보가 광복절 대통령 사면 복권 대상에 오르자 뒤늦게 공천을 결정했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출마하게 한 지도부 결정이 민심의 외면을 받은 것. 여기에 김 후보의 보궐선거 비용 40억 원에 대해 “애교 있게 봐 달라”는 발언이 중도층 민심에 직격타가 됐다는 평가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유권자들에겐 꿈의 숫자인 40억을 농담하듯 말한 것이 악재가 됐다”고 했다. 이번 참패로 당장 지도부의 운명이 흔들리게 됐다. 지도부 관계자는 “강서구는 민주당 의원이 3명이나 포진한 험지 중 험지”라며 후폭풍 최소화를 시도했지만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할 전망이다. 보궐선거 무공천 기류를 뒤집고 공천론을 주장한 인사를 향한 문책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당장 당내에서는 수도권 위기론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서울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경기도는 더 많이 진다 이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수도권 비전과 승리 전략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이게 수도권에서 처한 당의 현실이다. 당이 완전히 바뀌어야 살아남는다”고 지적했다. ● 지도부 책임론 분출 가능성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김 대표 체제를 대체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 목소리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대위 체제로 연결될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예상보다 더 큰 참패에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느냐는 의문이 당내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총선이 코앞인데 자중지란, 분열로 빠지는 것은 필패의 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심을 받아들이지만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해석은 맞지 않다”라고 했다. 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궐선거에서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총선기획단 발족과 당무감사, 인재 영입 등 3가지 축으로 조기 총선 모드로 전환해 보궐선거 책임론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르면 이달 말 총선기획단 발족으로 공천 밑그림을 그려 나갈 방침이다. 총선기획단이 발족하면 당이 본격적으로 총선 행보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다만 당내에선 “문책론을 거치지 않고는 지도부의 구상이 그대로 흘러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野 “총선때까지 정권심판론” 민주당 진교훈 인지도 열세 딛고 당선지도부 “정부 여당에 반감 심하다는 반증”이재명 체제 공고화 작업 속도 낼듯비명계 “현체제 안주하면 총선에 되레 악재” “이건 윤석열 정부의 패배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11일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예상보다 크게 이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혀 온 이날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내년 총선까지 ‘정권심판론’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확실히 부각한 뒤 11월 중순부터 본격적 총선 모드에 돌입하겠다는 것. 이와 동시에 이재명 체제를 공고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공석 상태인 지명직 최고위원을 새로 임명하는 등 지도부 내 친명(친이재명) 색채를 더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 간판으로는 중도층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비명(비이재명)계 반발도 여전해 총선 준비 과정에서 내홍이 장기화될 것이란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누적된 정권 심판론이 승리 요인” 이날 저녁 진교훈 캠프 사무소에 모인 민주당 지도부는 개표 초반부터 진 당선인이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앞서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강서구가 서울 내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집권여당의 견제를 뚫고 당 내에서 예상해 왔던 15%포인트보다 크게 격차를 벌린 가장 큰 배경엔 결국 정권심판론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윤 대통령과 직통 핫라인이 뚫린 후보’라는 여당의 선거 슬로건에도 구민들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민주당 진교훈 후보를 뽑은 것은 그만큼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5%포인트 차 이상으로 압승하면 정권 심판론 바람에 힘이 실리면서 이재명 지도부 체제로 내년 총선까지 준비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당 상황부터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李 체제’ 공고화 속도 낼 듯 당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송갑석 전 최고위원 후임 인선과 조정식 사무총장 이하 정무직 당직자들의 사표 수리 여부 등이 ‘당 재정비’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사무총장 등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직후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한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는 대로 총선기획단 등 총선조직 구성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기 때문에 총선기획단을 꾸리려면 조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들 거취 문제부터 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야당 무대인 국정감사 기간에 굳이 서둘러 총선기획단이나 인재영입단을 발족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여당의 선거 패배 이후 내홍 수습 속도를 봐가며 계획을 조절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비명계 지도부 의원들이 추가로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친명 관계자는 “연말 출범 예정인 공천심사위원회 당연직 자리에 비명계를 앉힐 수는없다는 것이 친명계 내부 기류”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송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는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옅은 호남이나 충청 출신의 여성, 원외 인사를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비명계는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원욱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보궐선거 결과가) 당장 지도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당이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 오히려 당이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의 체제에 안주하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총선에 악재”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창업한 회사 위키트리의 운영사 소셜뉴스의 최대 주주가 김 후보자의 딸로 드러났다”며 “부당한 재산 은닉과 상속”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보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며 “김 후보자는 소셜뉴스 공동창업자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할 때 공동창업자와 가족이 갖고 있던 주식 약 3만 주를 약 3억 원에 인수하기로 약정서를 작성했다. 이때 김 후보자가 인수하기로 한 소셜뉴스 지분 전부를 딸이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가져갔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딸이 소유한 지분 가치는 기존 보유 주식을 포함해 3년 만에 약 4억 원에서 약 47억 원으로 12배 정도 증가했다”며 “딸을 통한 부당한 재산 은닉, 재산 상속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고 “(딸이) 전세보증금 반환액으로 정상적인 주식 거래를 했다”며 “그때 만약 현재 가치로 회사평가액이 상승할 줄 알았다면 제 딸은 회사원이 아니라 점쟁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은 딸과 사위의 계좌 내역도 함께 첨부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직접 지불하고 인수했어야 하는 주식을 자녀가 돈 주고 샀으면 당당한 것이냐”라며 “가업 또는 재산 상속을 위한 부당한 재산 은닉 혹은 탈세 여부에 대해 법적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이 48.7%로 집계됐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강서구의 최종 투표율(56.4%)와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강서구 최종 투표율(51.7%)보다 각각 7.7%포인트, 3%포인트 낮았다. 앞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선거 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보궐선거인 만큼 전국적 관심이 몰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사전투표 이후 여야는 최종투표율이 4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상회하는 투표율이 집계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지층이 어느 정도 결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평일에 진행되는 서울지역 보궐선거 투표율이 40%가 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강서구는 인구가 약 57만 명으로 서울 지역 기초자치단체 중 두 번째로 많은 데다, 국회의원 지역구만 3개(강서 갑을병)인 곳이라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서울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바로미터로 꼽혀왔다. 강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돼 왔지만 마곡지구 개발 등으로 유입 인구가 대폭 늘면서 최근 선거에선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대선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강서에서 49.17%의 지지를 얻어 46.97%의 윤 대통령에 앞섰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6월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민주당 김승현 후보를 51.30% 대 48.69%로 누르고 당선됐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사진)이 재임 시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무엇보다 정책의 신뢰를 잃었던 것이 뼈아프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이끌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출간한 책 ‘부동산과 정치’를 소개하며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저자가 부동산 정책을 담당했던 2019년 6월까지는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속에서 한국이 비교적 선방한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음 해부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대대적인 돈 풀기와 초저금리로 과잉 유동성의 거품이 최고에 달하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더욱 가팔라졌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비록 사상 초유의 상황이었지만 정책에서 실책과 실기도 있었다. 여론이나 포퓰리즘에 떠밀린 부분도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온당한데, 가장 큰 실책이었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구구절절 면피성 글을 올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의 글은 2019년 6월까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속 선방한 기간이었다느니, 코로나19 상황으로 가격 폭등이 가팔라졌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식의 핑계 일색”이라며 “문 정권의 경솔한 정책으로 당시 국민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고 희망을 잃었는가”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사진)이 “내년 총선은 서울에서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서울 출마’ 요청에 따른 것으로, 여권 중진 의원의 수도권 차출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에서는 당장 영남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차출 대상’ 중진 6명 명단이 거론되는 등 중진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하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새 인재에게 길을 터주고 저는 서울에서 도전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한 달 전쯤 당에서 요청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으로부터 서울 출마를 요청받아 고민 뒤 받아들였다고 밝힌 것.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8일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와 사전에 협의했지만 하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다른 중진들에게도 수도권 출마 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많은 사람을 영입하고 있지만 수도권 선거는 신인들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영남권 등 그동안 당 텃밭에서 출마해온 중진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수도권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부산 남갑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의 큰마음을 존경한다”며 “총선 승리만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임에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신 것”이라고 썼다.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의원으로 서울 마포갑 출마 뜻을 밝힌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나도) 호남을 떠나 서울 출마를 결심한 정치인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같이 갑시다”라고 적었다. 이미 당 내에서는 영남권뿐 아니라 강원, 충남 등지의 중진 의원 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 3선 이상 중진은 31명으로, 부산 6명, 경남 5명, 대구·충북·충남 각 3명, 울산·강원 각 2명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혁신은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고 새 인물 수혈로 이어진다”며 “민주당이 혁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뒤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무엇보다 정책의 신뢰를 잃었던 것이 뼈아프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이끌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출간한 책 ‘부동산과 정치’를 소개하며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저자가 부동산 정책을 담당했던 2019년 6월까지는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속에서 한국이 비교적 선방한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음해부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대대적인 돈 풀기와 초저금리로 과잉 유동성의 거품이 최고에 달하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더욱 가팔라졌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비록 사상 초유의 상황이었지만 정책에서 실책과 실기도 있었다. 여론이나 포퓰리즘에 떠밀린 부분도 있었다”고도 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온당한데, 가장 큰 실책이었던 부동산 정책을 두고 구구절절 면피성 글을 올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의 글은 2019년 6월까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 속 선방한 기간이었다느니, 코로나19 상황으로 가격폭등이 가팔라졌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식의 핑계 일색”이라며 “문 정권의 경솔한 정책으로 당시 국민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고 희망을 잃었는가”고 했다. 그는 이어 “초록은 동색”이라며 “지난 정권 내내 그 어떤 실패한 정책에서도 딴 세상 인식이 가득한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던 문 전 대통령과 참모들을 보며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됐을 그릇이었음을 한탄한다”고도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주식 ‘파킹’(잠깐 맡김) 의혹에 대한 공세에 “지금 생각해도 그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적자 회사라 주식을 매각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 김 후보자는 주식을 사실상 통정매매(通情賣買·시간과 가격을 서로 짜고 특정 주식을 거래하는 것)한 것이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매각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회의장에서는 반말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野 “통정매매… 수사대상”야당은 김 후보자가 2013년 자신이 공동 창업한 위키트리의 운영사인 소셜뉴스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했다가 되사들이는 방식으로 백지신탁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자는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한 경위를 묻는 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당시 누적 적자가 12억 원이 넘었다. 사줄 사람이 없어서 (시누이에게 매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을 하니까 회사가 망하든지 말든지 백지신탁으로 넘겨야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직자윤리법과 자본시장법에 맞지 않는다”며 “통정매매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직계존비속이 아니라 위법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재무제표와 주식 거래 명세 등 주식 파킹 의혹과 관련한 자료 원본을 제출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코인 의혹에 金 “코인쟁이 아냐”김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제기한 위키트리 코인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코인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당은 위키트리와 콘텐츠를 소비하면 코인으로 보상하는 ‘스팀잇’의 연관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위키트리가 생산한 기사가 스팀잇에 노출돼 김 후보자가 가상자산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위키트리가 생성한 기사를 스팀잇이라는 곳에 넣고 스팀잇으로부터 어마어마하게 달러를 받는다”며 “어마어마한 코인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코인 지갑을 오픈해서 내역을 공개할 수 있겠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우리 회사는 스팀잇과 코인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저는 코인쟁이가 아니다. 그걸로 돈 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금융감독원에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요청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김 여사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계 인사 모임 ‘월단회’를 언급하면서 “월단회 회원들과 어울리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월단회 회원도 아니고 월단회 회원이 누군지 모른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간 반말과 고성도 터져 나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이 문 의원을 향해 “국무위원이 될 후보자의 답변을 틀어막으면서 끼어들지 말라고 하면 왜 불렀는가”라고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문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야”라고 소리쳤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조용히 해” “많이 컸다” 등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주식 ‘파킹(잠깐 맡김)’ 의혹에 대한 공세에 “지금 생각해도 그 방법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적자 회사라 주식을 매각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 김 후보자는 주식을 사실상 통정매매(通情賣買·시간과 가격을 서로 짜고 특정 주식을 거래하는 것)한 것이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지적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매각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회의장에서는 반말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野 “통정매매… 수사대상”야당은 김 후보자가 2013년 자신이 공동 창업한 위키트리의 운영사인 소셜뉴스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했다가 되사들이는 방식으로 백지신탁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김 후보자는 주식을 시누이에게 매각한 경위를 묻는 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질문에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당시 누적 적자가 12억 원이 넘었다. 사줄 사람이 없어서 (시누이에게 매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을 하니까 회사가 망하든지 말든지 백지신탁으로 넘겨야 했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공직자윤리법과 자본시장법에 맞지 않는다”며 “통정매매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직계존비속이 아니라 위법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김 후보자는 재무제표와 주식 거래 명세 등 주식 파킹 의혹과 관련한 자료 원본을 제출하지 않아 야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코인 의혹에 金 “코인쟁이 아냐”김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제기한 위키트리 코인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코인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당은 위키트리와 콘텐츠를 소비하면 코인으로 보상하는 ‘스팀잇’의 연관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위키트리가 생산한 기사가 스팀잇에 노출돼 김 후보자가 가상자산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위키트리가 생성한 기사를 스팀잇이라는 곳에 넣고 스팀잇으로부터 어마어마하게 달러를 받는다”며 “어마어마한 코인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코인 지갑을 오픈해서 내역을 공개할 수 있겠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우리 회사는 스팀잇과 코인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저는 코인쟁이가 아니다. 그걸로 돈 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금융감독원에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요청해 제출하겠다”고 했다.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김 여사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계 인사 모임 ‘월단회’를 언급하면서 “월단회 회원들과 어울리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월단회 회원도 아니고 월단회 회원이 누군지 모른다”고 반박했다.청문회 과정에서 여야간 반말과 고성도 터져 나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이 문정복 의원을 향해 “국무위원이 될 후보자의 답변을 틀어막으면서 끼어들지 말라고 하면 왜 불렀는가”라고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문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야”라고 소리쳤고, 여야 의원들 사이 “조용히 해” “많이 컸다” 등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민심은 지역 숙원을 해결할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원한다.”(국민의힘 강서구청장 선거캠프 관계자) “투표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이 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선거캠프 관계자) 여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전에 열리는 유일한 공직 선거인 이번 보궐선거를 사실상 총선 민심의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강서구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20대 대선, 8회 지방선거에서 여야에 대한 민심의 선택이 엇갈렸던 ‘스윙보터’ 지역 101곳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 막바지인 2일 강서구 일대는 선거운동이 한창이었다. 국민의힘은 이철규 사무총장이 주축이 돼 김태우 후보와 함께 이날 오후 내발산동 화곡동 등 주택가를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역 발전을 위해선 정부 여당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평일에 치러지는 보궐선거 특성상 지지층 결집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연휴 직후인 4일부터는 여당 소속 의원들이 조를 짜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 등이 전통시장을 돌며 선거 유세를 진행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화곡동 남부골목시장을 찾은 뒤 등촌사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 “대통령이 사면복권을 남발해서 (나온) 범죄자(김 후보)를 뽑느니 정직한 후보를 찍어 달라”며 “무도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적극적으로 띄우고 있다. 단식으로 입원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도 이르면 4일 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지원 유세를 통해 본격적으로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6, 7일 사전투표 전에 복귀해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회사원 이모 씨(31·여)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사’ 등 실정에 대해 불만이 쌓이고 있다”며 “이번에는 민주당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곡동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60대 A 씨는 “민주당도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대통령을 국민이 뽑았으면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이 도와 나가야 하는데 매일 싸움만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추석 명절 직전인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대학생 이모 씨(22·여)는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없었던 일처럼 넘어갈 순 없다”며 “민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 진창규 씨(64)는 “죄를 짓고도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걸 보고 화가 났다”며 “명절 때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가족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사퇴할 이유가 없다.”(친이재명계 김민석 의원) “이미 이 대표는 사법적 의혹으로 리더십이 상당히 훼손됐다.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일인 26일에도 민주당 내에선 친명과 비명 간 내홍이 이어졌다. 친명계는 “어떤 결과에도 이 대표 사퇴는 없다”는 점을 못 박으며,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겠다는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범친명계 3선 홍익표 의원(사진)은 “이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겠다”고 가세했다. 비명계는 “민주당이 공산당이냐”고 거세게 반발하며 이 대표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는 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野 중진 “동의안 찬성, 해당 행위 아냐”당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3선)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부당한 정치 수사에 따른 것으로,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이니 사퇴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이어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선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이 스스로 사실을 밝히고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도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구속영장이) 당연히 기각될 거라 확신하나 결과에 따라 당은 상당히 비상한 각오로 싸워 나갈 준비도 하겠다”며 “만약 내일 기각돼 (이 대표를) 뵙는다면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해 대표님께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가결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민주성,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나 그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5선)은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앞으로도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당에 먹구름으로 몰려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 투표인 것을 ‘너는 가결했냐, 부결했냐’ 압박하고 요구하는 것은 몰상식한 행태”라며 “색출이니, 해당 행위라고 몰아치는 일부 지도부의 그런 언동이 해당 행위”라고 반박했다. 격해지는 당내 갈등에 지도부 내에서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수습을 할 때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당의 통합과 실제 징계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어떤 이유에서 동의안에 찬성했는지 등을 판단해 일부에 대해서만 징계를 논의하는 게 맞다”고 했다. 당 지도부 내에서는 의원총회에서 “나는 이재명을 탄핵한 것”이라고 공개 발언한 설훈 의원 등을 징계 대상으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강성 친명계인 5선 안민석 의원은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해당 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체적”이라고 했다.● ‘이재명 체제’ 두고 친명 비명 갈등 격화영장 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도 이 대표 퇴진 여부를 둘러싼 당 내홍은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 핵심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지도부 과반이 사퇴하지 않는 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근거가 없다”며 “이재명 체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하고, 대여 투쟁 강도를 높이면 비명계의 비대위 전환 요구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비명계는 통합형 비대위 전환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체제 그대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며 “총선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친명계도 언제까지 이재명 간판만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비명계는 “이 대표 체제가 계속될 경우 대대적 숙청까지 각오한다”는 분위기다. 한 친문(친문재인)계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복귀하면 어떻게든 ‘반동분자’를 색출할 것이고, 중간지대 의원들이 대거 ‘반명 연대’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명계 의원은 “향후 공천 등으로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