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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5110억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4일 화이자와 1조2000억 원 수준의 CMO 계약을 체결한 후 1주 만에 또다시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반 년 만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주금액 2조 원을 돌파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바티스가 지난해 6월 체결한 1000억 원대 투자의향서(LOI)의 본계약에 해당한다. 1년여 만에 계약금액이 5배가량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사의 높은 생산 품질에 대한 노바티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월부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일라이 릴리, 호프만라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꾸준히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키며 반 년 만에 총 2조3387억 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기존 최대 수주 기록은 2020년 달성한 1조9374억 원이다. 이달 들어 노바티스, 화이자와 맺은 계약금액만 약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1조7835억 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잇따른 계약 체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과 신속한 기술 이전 기간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 송도에 2011년 3만 L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시작으로 2013년, 2015년 각각 2, 3공장을 증설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L)을 착공해 올 6월 완전 가동에 돌입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L로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회사는 올해 4월 18만 L에 이르는 제5공장을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추가 착공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타깃으로 5공장 수주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6일(현지 시간)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세계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아 관련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력한 위탁생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레켐비 개발사 중 하나인 바이오젠과 10여 년간 협력해 왔다. 바이오젠과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0% 지분을 소유해 자회사로 편입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합작 설립한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있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0년 뒤 제주 남동쪽 우리 바다에 도착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2021년 우리 해역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일 것이라고 정부가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의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1년 8월 일본의 방류 계획 발표 직후부터 자체 안전성 검토에 나선 정부는 올 5월 원전 현장을 방문해 핵심 설비를 점검한 뒤 이날 자체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 4∼5년 뒤부터 제주 인근 해역으로 삼중수소의 미량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방류 10년 후에는 제주 남동쪽 100km 지점 해상에 도달하는 삼중수소 농도가 L(리터)당 0.000001Bq(베크렐) 안팎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이는 “2021년 측정된 우리 바다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L당 0.172Bq) 10만분의 1 수준(0.001%)”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세슘 등 62종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충분히 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2013∼2022년 매년 1회씩 ALPS를 거친 오염수의 62개 핵종 농도를 분석했다”며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ALPS의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2019년 5월 이후 ‘배출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지진 등이 발생해 오염수 처리시설의 전원이 꺼지거나 설비가 고장났을 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제어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일본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까지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기준치’를 넘긴 오염수의 방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정부의 결론이다. 정부는 일본 측에 ‘정화시설 필터에 대한 점검 주기 단축’ ‘5개 방사성 핵종에 대한 추가 측정’ ‘주민 피폭선량 평가 및 공개’ 등 안전한 방류를 위한 권고 사항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오염수 처리가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국제적인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본 측에 ‘(우리가) 독립적으로 시료를 채취하게 해 달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답정너 결론”이라고 비판했다.“ALPS 거친뒤 세슘 등 62종 기준 이하… 日에 점검주기 단축 권고” 정부 “오염수 처리 계획 과학적 검토”“삼중수소 희석시킬 설비 갖춰… 방류전 최소 8단계 걸쳐 점검지진 경보땐 수동으로 밸브 차단… 韓연구진 현지서 방류 모니터링… 한일, 신속한 정보공유 채널 추진” “정화시설을 거친 오염수에서 2019년 5월부터는 방사성 물질이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 여러 번 고장이 난 (정화시설) 필터에 대해서는 점검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일본 측에 권고했다.”(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7일 정부가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에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에 대한 검토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최종 평가 보고서를 내면서 규제기관의 역량 등 방류 과정 전반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른 점이다.① ALPS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나 ALPS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오염수에 녹아있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흡착 필터’를 통해 거르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5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등을 바탕으로 ALPS의 정화 성능에 대해 “2019년 중반부터는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모두 배출 기준치 이내로 정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LPS 도입 초기인 2013∼2019년에는 정화된 오염수에서도 6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됐다. 흡착 필터의 교체 주기를 당기는 등 변화가 이뤄지면서 ALPS의 성능도 2019년 중반부터는 향상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이뤄진다면 성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로스플로’ 필터가 다양한 이유로 고장 난 적이 있는 만큼 현재 3년 단위인 점검 주기를 단축할 필요가 있어 일본 측에 권고했다”고 했다.② 삼중수소는 방류 전 충분히 희석되나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에 대해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시킬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전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를 최대한 희석해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럴 경우 해수 공급 능력이 중요해진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삼중수소 배출 목표치(L당 1500Bq·베크렐 미만)를 맞추기 위한 희석용 해수를 공급할 능력이 충분하다”며 “해수 희석 후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목표치보다 낮은) L당 1468Bq로 예상된다”고 했다. ③ 충분한 방사능 점검 후에 방류하나 정부는 오염수 방류 전 최소 8단계에 걸쳐 방사능 농도 점검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염수 안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배출 기준치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자동으로 오염수 방출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화된 오염수를 보관하는 K4탱크에서 임의로 오염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검출해낼 수 있다는 결론도 내렸다. ④ 지진 등 발생하면 오염수 누출 우려 없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해 시설이 파손되거나 전기가 끊기는 경우에도 오염수가 곧바로 바다로 누출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지진 경보 등이 있을 경우 설비를 수동 정지할 수 있다”며 “보관 탱크가 파손된 경우에도 제방 등 장치가 마련돼 있어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기 공급이 끊기는 경우, 각종 설비가 고장 나는 경우에는 오염수 보관 탱크 등에 설치된 긴급 차단 밸브가 자동으로 닫힌다. ⑤ 방류 뒤 한국 정부가 안전성 모니터링할 수 있나 정부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 간에 신속한 통보를 하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방류 오염수가) 배출 기준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계별로 (도쿄전력의) 측정값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IAEA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했던 한국인 연구진도 그대로 남아 일본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5일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HJ중공업 영도조선소. 길이 92m, 폭 21m의 거대한 배 한 척에선 진수·명명식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상의 크레인과 배 상판에 있는 조선소 직원들은 각종 장비를 배 위로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배는 ‘바다 깊은 곳까지 탐사한다’는 의미를 담은 탐해(探海) 3호. 한국의 해저 지질 연구를 ‘대양’까지 끌어올릴 ‘바다 위의 연구소’다. 1868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예산이 투입된 이 배는 6일 진수·명명식을 가졌다. 1997년 취항해 26년여간 물리탐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탐해 2호의 뒤를 이어 내년 4월부터 석유가스 등 해저 자원 탐사, 이산화탄소 해저 저장소 선정, 해저 지층구조 변화 탐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건조비를 지원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에서 운용하게 된다. 탐해 3호는 ‘해저 3차원(3D) 지질정보’ 수집 능력에서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능력을 갖췄다. 자원 탐사나 지층 구조 파악 등 해저 물리 연구를 위해서는 바닷속 지형구조를 3D로 파악하는 성능이 필수적이다. 해수면 위 스트리머의 길이와 개수 등이 배의 3D 탐사 능력을 결정한다. 탐해 3호는 기존 탐해 2호보다 4배 넓은 면적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탐사 깊이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개선됐다. 구남형 지질연 연구장비기술팀장은 “세계 최고 성능의 물리탐사선으로 꼽히는 일본 ‘카이메이’의 스트리머 길이가 3km, 4개 조인 데 반해 탐해 3호는 6km 규모 스트리머 8개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탐사선이 아닌 연구선에서는 경쟁력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탐해 3호는 스트리머가 측정하기 어려운 해저면의 ‘S파(가로로 움직이는 파동) 탐사’를 위해 해저면에 센서를 설치하는 ‘해저면 탄성파 노드 시스템’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구 팀장은 “세계에서 유일한 ‘다목적 연구선’”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연근해 탐사에 머무르던 탐해 2호와 달리 항해 성능이 개선되고 항속거리도 긴 탐해 3호가 취항하면 태평양 등 ‘대양 탐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질연이 태평양 해저에 매장된 희토류의 전반적인 위치와 농도 등을 파악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탐해 3호의 실제 탐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질연이 완성한 ‘태평양 해저 희토류 지도’에 따르면 태평양 해저 0∼5m 기준으로 현재 희토류 매장이 확인된 지역은 159곳에 이른다. 희토류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된 남위 30도, 서경 140도 부근 남태평양 1개 지역에서만 4860t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오디뮴 등 핵심 5개 광종의 경제적 가치만 2400억 원에 이른다. 연구진은 희토류 매장 지역의 특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서태평양 등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가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제해저지각시추사업(IODP) 등 기존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시추코어 등을 통해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시추코어 주변으로 얼마나 넓게 희토류가 분포돼 있는지 등은 3D 범위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정확한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탐사선을 몰고 직접적인 탐사를 해야 하는 이유다. 희토류를 쉽게 채굴할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무른지 등도 직접 탐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윤미 지질연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 박사는 “탐해 3호를 통해 부존량이 높다고 추정되는 3개 지역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탐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해저 3차원(3D) 지질정보 수집물 아래에 에어건을 쏴 음파를 발생시키고, 해수면 위에 긴 줄 모양의 구조물인 ‘스트리머’를 펼쳐 이 음파로부터 되돌아오는 탄성파를 수신하는 해저 탐사 방식이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따른 전국적 우려와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 방사선, 핵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혼란·확산을 저지하고 나섰다. 과학기술한림원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 김성환 대한방사선방어학회 부회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등 원자력과 방사선 등에 관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오염수가 방출되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 137농도는 리터당 1억 mBq(밀리베크렐)에 달했는데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핵종처리장치(ALPS) 등 충분한 안전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ALPS로 처리되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방류대상 탱크에 저장된 삼중수소의 무게는 2.2g 정도인데, 이는 동해바다에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의 양인 5g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며 “설령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만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피폭량이 1년에 100분의 1마이크로시버트(μSv)로 추정된다. 우리가 일반적인 식단을 통해 섭취하는 피폭량이 1년에 500마이크로시버트”라며 현재의 우려가 ‘과도한 우려’임을 강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1마이크로시버트는 사람이 현재보다 10cm 높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1년간 사는 것만으로 피폭되는 수치다. 이날 강연에 토론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과학계발(發) 오염수 ‘괴담’을 ‘작심 비판’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괴담은 2008년 경험한 광우병 괴담과 유사하다고 본다. 과학적 사실이 철저히 무시되고 강성적이고 정치적 구호가 압도한다는 데서 그렇다”고 운을 뗀 뒤 “원자나 분자 수준의 입자는 지구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데, 과학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세슘과 플루토늄은 무거워서 가라앉기 때문에 넙치하고 조개류는 조심해야한다’는 등의 괴담을 아무렇지 않게 퍼뜨리고 있다”며 ‘가짜 사이언스’가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물질의 국내 유입에 대해서도 “실제로 유입된다는 건 맞아도 그 양이 너무 적어서 상식적인 수준에선 오지 않는다고 표현해야 한다”며 “과학기술계, 학계, 언론계 누구도 나서서 ’엉터리 과학‘에 대해 지적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민 소득이 높고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 국민의 수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지리적 위치 등이 수면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은 다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문화적, 사회적 요인도 수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KAIST는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팀과 영국의 노키아 벨 연구소가 근무시간, 스트레스, 운동량 등 사회적 요인이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핀란드, 일본 등 11개국의 평균 취침 시간은 0시 1분으로 자정을 갓 넘겨서였다. 평균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42분이었다. 가장 수면의 양이 적은 나라는 일본으로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이었다. 가장 오랜 시간 자는 나라는 핀란드로 8시간이었다.연구팀은 국내총생산(GDP)이 높거나 일본과 스페인처럼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의 경우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퀘르시아 노키아 연구소 박사는 “고소득 국가에서 업무 스케줄이 과도하고 근무시간이 길어지며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집단주의가 강한 스페인과 일본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취침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노키아의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11개국의 3만82명으로부터 4년간 수집한 5200만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나라별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수면의 질을 분석했다. 이후 개인주의적 성향, 국민 소득 등 문화적 특성을 정량화한 ‘문화 지표(culture index)’와 수면의 질과 양을 각각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문화적 특성이 수면의 질에는 55%, 수면의 양에는 63%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에 참여한 박성규 강원대 교수는 “위도와 경도 등 지리적 요인보다 오히려 문화적 특성이 수면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문화가 수면의 많은 부분이 결정한다는 것이 의외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다만 수면의 질은 운동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걸음 수가 늘수록 더 빨리 잠들고, 덜 깨는 효과를 확인했다. 총 수면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싱가포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취침 시간은 오후 11시 58분,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7분으로 총 수면시간은 7시간 9분이었다. 11개국의 수면시간과 비교했을 때 일본 다음으로 적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공부한 의사, 의학을 배운 공학자가 양성된다. ‘의사과학자’를 키워 연구의 질을 높이고 융복합 분야의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대 의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커리큘럼은 의학과 공학 분야에서 모두 역량을 갖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현 울산대 의예과 1학년 학생 40명은 올해 9월부터 UNIST에서 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공학과 관련한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UNIST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돼 총 7개 과목 중 6개 과목(18학점)을 들어야 한다. UNIST 학생들도 해당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의료데이터에 AI 기술을 적용해 실전 문제를 해결하는 ‘의과학 AI’, 의과학 분야에 통계 및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을 적용하는 ‘의과학생물 통계’ 등 2개 필수과목과 3차원(3D)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한 의수 조립을 배우는 ‘재활재생개론’ 등 5개 선택과목으로 구성됐다. 울산대 학생들은 UNIST에서 운영 중인 학생 연구·창업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된다. 커리큘럼 내 각 교과목은 UNIST 전담 교원과 울산대 의과대 임상 교원이 공동으로 지도한다. UNIST와 울산대는 의사가 생명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역량을 쌓으면 임상적 가치가 높은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형준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서 백신 개발을 주도한 이들은 의사과학자”라며 “의대에 진학하는 고급 인재들의 5%라도 의사과학자를 지망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것은 국가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해 7월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UNIST-울산대 의대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해 왔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의 공동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HST’에서 따온 이름이다. 기존에 시도된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대학원 중심인 데 반해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전 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번 커리큘럼 구축을 시작으로 양 기관은 울산대 의예과·본과 및 석·박사 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UNIST 학생 대상 의공학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의공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추가할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우주의 풀리지 않은 ‘95%의 비밀’에 다가가기 위한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망원경이 1일(현지 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21년 말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과 함께 우주의 기원을 밝힐 또 하나의 눈을 인류가 갖게 된 것이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관측에 적합한 ‘제2라그랑주점(L2)’에 머문다. 지구에서 약 150만 km 거리로, 제임스웹 및 가이아 우주망원경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클리드 망원경은 2029년까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의 각각 70%, 25%를 차지한다고 추정되지만 아직 관측된 적이 없는 대상들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다목적’ 망원경으로 별이나 은하와 같은 천체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설계됐다. 반면 유클리드 망원경은 암흑물질이나 에너지 탐사에 특화돼 있다. 주 거울의 지름은 제임스웹이 6.5m, 유클리드가 1.2m로 차이가 있다. ESA 측은 “제임스웹은 먼 우주를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유클리드는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움직여 관측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홍성욱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클리드가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기에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데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클리드가 관측 임무를 부여 받은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뭘까. 학계는 다양한 관측 결과를 통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고, 속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우주에 우리가 아는 별과 은하만 있다면 그 물질들 간 끌어당기는 중력에 의해 우주는 팽창하기는커녕 하나의 점으로 수축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에너지’, 즉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믿게 된 배경이다. 암흑에너지가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이라면, 암흑물질은 중력과 관련이 있다. 나선은하를 관찰하면 빛은 중심부에 몰려 있고 바깥으로 갈수록 옅어진다. 만약 관측된 물질로만 구성돼 있다면 바깥으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줄어들겠지만, 실제 은하 중심부와 바깥은 회전속도가 같다. 알 수 없는 물질, 즉 암흑물질의 중력이 작용해서다. 유클리드는 최대 20억 개의 은하를 관측해 암흑에너지 및 암흑물질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는 게 목표다. 멀리 관측되는 은하는 과거 우주의 모습이고, 가까운 은하일수록 현재 우주에 가깝기에 우주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유클리드는 빛이 천체의 중력으로 굴절되는 ‘중력 렌즈’ 현상을 관측하게 된다. 그 결과에서 원래 빛이 굴절되는 수치를 빼고 남은 게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의 몫이라는 의미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각기 다른 의견들이 제기되며 국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多)핵종처리장치(ALPS) 등 도쿄전력이 갖추고 있는 오염물질 처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해 인체에 무해한 수준 이하로 오염물질이 방출된다면 객관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다만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해 해양에 방출했던 전례가 없는 만큼 실제 기준치 이하로 방사성 물질이 저감됐는지 등을 공개하는 과학적 절차가 이뤄져야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본 ALPS로 오염수 반복 걸러 방출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ALPS 처리를 거친 오염수 약 133만 t이 1068개 저장탱크에 보관돼 있다. ALPS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도시바가 개발한 설비로 흡착제를 이용해 64개 핵종 중 탄소-14와 삼중수소를 제외한 핵종 62종을 걸러낸다. 저장탱크의 오염수가 그대로 해양에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 방출하기 전에 시료 채취·분석 등을 통해 배출 기준치를 만족하는지를 확인한다. 만약 이 설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면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ALPS 처리를 반복한다. 현재 오염수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ALPS로 충분히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다. 현재 오염수의 L당 평균 삼중수소 농도는 73만 Bq(베크렐·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국내 기준(4만 Bq)의 18배가 넘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에 바닷물을 섞어 L당 1500Bq로 희석시켜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단계별로 문제를 걸러낼 수 있도록 현재의 원자력 안전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며 “방사성 폐기물 처리 과정은 세계적으로 합의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처리 과정을 거쳐 오염수가 방출된다면 국내에 실제 도달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은 극소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올 2월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방출된 삼중수소는 우리나라 관할 해역인 제주 바다 근처에 4, 5년 뒤부터 유입되기 시작해 10년 뒤에는 m당 0.001Bq 농도로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는 사람이 100억 년을 매일 먹어야 1년간 방사선 허용량에 도달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ALPS 정상 가동 여부 등 일본 주장 검증 필요 다만 이는 ALPS가 정상적으로 운용됐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ALPS의 정상 운용 여부와 방출되는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 등과 관련해 주변 국가 및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하고 엄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원전에서 전 세계적으로 62종의 다핵종을 제거해 방출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정상 가동되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액체폐기물을 ALPS와 유사한 방식으로 걸러내고 있지만, 세슘 등 소수의 핵종을 걸러내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작은 플랑크톤에 쌓인 방사선 핵종이 이를 먹이로 하는 다수의 해양 생물에게 전달되면서 간접적으로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ALPS 성능에 대한 우려나 삼중수소의 위험성 등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 전체를 ‘괴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진호 한양대 원자력핵공학과 교수는 “일본의 계획과 달리 실제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기 전 ALPS를 수차례 처리한 후의 핵종 농도를 공개하면 인접국의 불안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바른언론시민행동과 바른청년연합이 주최한 ‘가짜뉴스, 반지성주의와 지역경제’ 토론회에서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중국 황해 연안에서는 매년 후쿠시마보다 50배 많은 삼중수소가 방류되고 있고, 이 방류수는 우리나라 서해 남해로 유입됐다”며 “북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최소 3년 뒤 국내로 유입되는 후쿠시마 방류수보다 중국 원전 방류수가 더 위험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금호타이어는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갖춘 신제품 전기차용 타이어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 비교해 낮은 회전 저항, 저소음, 높은 접지력과 내마모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핸들링과 같은 드라이빙 퍼포먼스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마제스티9 EV SOLUS TA91’과 ‘크루젠 EV HP71’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분산 정밀 실리카가 적용된 최적의 컴파운드를 사용했고, 일반 제품 대비 마모 성능과 제동력 등을 개선해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타이어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딤플 설계’로 분산하는 ‘타이어 소음 저감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타이어 내부에 폼(Foam)이 부착된 공명음 저감 타이어를 옵션 사항으로 넣어 선택폭을 넓힌 것도 특징이다. 공명음 저감 타이어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며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킨 저소음 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타이어 소금 저감 신기술인 ‘K-사일런스 시스템’을 개발해 흡음재의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해외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기아 ‘EV6’를 비롯해 폴크스바겐의 ‘ID.4 크로즈’ 차량에 크루젠 EV HP71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이 국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제에서 회전저항계수 1등급을 획득했으며 주행 능력뿐 아니라 연비 감축으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LG CNS는 인공지능(AI)과 수학적 최적화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 ‘MOP’를 통해 마케팅·광고 분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MOP는 고객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위해 포털 검색광고, 쇼핑 검색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등을 최적화하는 플랫폼이다. 고객사는 MOP를 통해 광고 비용 효율을 높이며 24시간 광고 운영이 가능하고, 동일한 광고비로 더 많은 구매 전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MOP의 차별화된 측면은 AI와 수학적 최적화 방식이다. MOP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에서 고객사의 광고 실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후 탑재된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광고 실적 예측 모델을 생성한다. 마케팅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예측 모델을 조합해 활용하는 AI 앙상블 기술도 플랫폼에 적용했다. 수학적 최적화 기술은 현재 가진 자원과 변수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최대 효율을 내는 답을 찾는 기술이다. 광고 효과가 높은 노출 위치, 시간대, 빈도 등을 고려해 광고 예산 분배와 최적 입찰가를 선정하고, 자동 입찰까지 실시한다.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100여 개 고객사에 MOP를 제공한 결과, A 건강기능식품 기업은 광고비 대비 매출액이 30.1% 향상됐으며, C 제조기업은 광고 노출 빈도수 15.3% 상승, 검색 광고 단가 12.9%를 절감하는 효과를 검증했다. LG CNS는 MOP를 통해 노동집약적 광고 운영 체계를 변화하고, 고객의 광고 퍼포먼스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박현성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교수(사진)가 ‘제22회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암 및 혈관질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교수는 총 63편의 논문을 국제 저명 학술지에 발표했으며 국외특허등록 3건, 국내특허등록 8건을 가졌다.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부문에는 △박한슬 충북대 제약학과 조교수 △윤이나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 선임연구원 △김자영 연세대 의과대학 조교수 △김민경 경북대 지구시스템학부 조교수가 선정됐다. 학술진흥상 수상자와 펠로십 수상자에게는 각각 연구지원비 3000만 원과 500만 원이 수여된다. 로레알코리아는 2002년부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공동으로 우수 여성 과학자를 선정 및 시상해 오고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한국형 달 궤도선 ‘다누리’의 임무기간이 올해 말에서 2025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됐다. 성공적인 발사와 항행 덕분에 연료 사용을 예상보다 약 30kg가량 절약한 덕분이다. 다누리는 질소와 수소로 만들어진 액체상태 화합물인 ‘하이드라진’을 연료로 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달 탐사 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올해 1월 시작된 다누리의 임무운영 기간을 당초계획인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말 임무궤도 진입 후 다누리의 잔여연료량은 약 86kg이다. 연간 연료사용량이 약 26~30kg인 것을 고려하면 2년의 임무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5년에는 태양광발전이 불가능한 개기월식이 두 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수행이 조기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다누리는 올해 12월까지 당초 계획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연장된 기간 중에는 영상 획득 지역을 확대하고 보완관측 및 추가 검증시험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말까지 달 착륙 후보지 43곳을 촬영하는데, 임무연장기간에는 50곳 이상의 달 착륙 후보지를 추가 촬영한다. 다누리가 획득한 탐사자료는 2026년까지 달 착륙 후보지의 3차원 지형영상, 달 표면 원소·자원 지도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고, 국내 연구자들이 융합연구를 수행하는데도 활용될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실증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약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경기 성남시 NHN클라우드 본사에서 ‘제3차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사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 회사가 만든 NPU의 전반적인 성능을 실증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AI 서비스에 엔비디아가 약 90%의 시장을 점유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사용된다. 인간의 신경망을 본떠 만든 NPU는 AI 서비스에 특화됐지만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국산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험검증 환경 조성을 위해 2024년까지 광주 AI 집적 단지에 19.95페타플롭스(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회의 연산을 하는 단위) 규모의 공공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민간에도 동일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참여하며 리벨리온,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등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자사의 반도체 칩을 제공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실증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약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경기도 성남 NHN클라우드 본사에서 ‘제3차 AI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이번 발표의 핵심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사용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국내 회사가 만든 NPU의 전반적인 성능을 실증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AI 서비스에 엔비디아가 약 90%의 시장을 점유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로 사용된다. 인간의 신경망을 본 따 만든 NPU는 AI 서비스에 특화됐지만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해 국산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험검증 환경조성을 위해 2024년까지 광주 AI집적 단지에 19.95페타클롭스(1페타플롭스는 1초 당 1000조 회의 연산을 하는 단위) 규모의 공공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민간에도 동일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참여하며, 리벨리온, 사피온코리아, 퓨리오사AI 등 국내 AI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자사의 반도체 칩을 제공한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현실에서 메이플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 중입니다. 메이플스토리 콘셉트의 롤러코스터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달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넥슨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맞아 열린 쇼케이스 행사장에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가 메이플스토리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계획을 밝혔다. 그간 식품, 굿즈 등으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온 게임사들이 이용자의 게임 몰입도를 확장하기 위해 테마파크 사업에 속속 진출하자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 롤러코스터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기존 놀이공원에 게임 IP를 적용한 놀이기구를 만들거나 게임 콘셉트의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5월 롯데월드에 ‘현실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월드에이전트’ 어트랙션을 선보였다. 거대한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떨어지는 과정부터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총싸움까지 게임경험을 현실세계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배틀그라운드 어트랙션의 탑승 경험과 몰입감 등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도 현재 중국 상하이, 광저우 등에 자사의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가족단위로 방문하는 비중이 높아 게이머 외에 비게이머도 유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층의 비유저 고객도 IP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테마파크 사업이 오프라인 마케팅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IP는 게임사의 홍보 효과뿐 아니라 국내 테마파크의 ‘콘텐츠 몰입도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테마파크는 강력한 IP로 충성도 높은 관광객을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글로벌 테마파크와 비교해 스토리텔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롯데월드 측은 “게임 IP를 활용해 테마파크에 새로운 세계관과 방대한 스토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마파크 이용자 수요가 단순히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것에서 가상현실(VR)이나 확장현실(XR)을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으로 확장되고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접근성이 높은 게임사와 테마파크의 협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과 올해 2월 각각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할리우드가 닌텐도 ‘마리오’ 세계관을 적용한 ‘슈퍼 닌텐도 월드’를 개장한 게 대표적이다.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어트랙션이나 체험공간을 구축하고 VR장비를 통해 게임 속 캐릭터들과 직접 레이싱을 즐기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현실공간에 숨겨진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실제 게임을 하듯 정보기술(IT)과 경쟁요소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VR, XR 기술들의 테마파크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진행한 일부 사용자들이 파일을 전송하지 못하거나 내려받은 파일을 확인하지 못하는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20일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모바일 버전 10.2.5를 설치한 일부 사용자들이 사진, 문서, 동영상 파일 등을 전송하지 못하는 오류를 겪었다. 카카오는 문제를 인지한 직후인 20일 저녁부터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21일 5시 25분 현재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한 사용자 중 일부는 전송받은 파일을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확인하지 못하는 오류를 겪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전송받은 파일은 카카오톡 앱이 아닌 한컴뷰어 등 다른 앱을 사용하면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로 오류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입을 수 있는’ 고성능 온도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물리적 자극에도 쉽게 고장나지 않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섬유형 온도센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에는 얇은 실 형태의 직물에 특수한 코팅을 입혀야 해 대량 생산이 어렵고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부족했다. 연구진은 생산력을 높이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나노 입자 등을 활용해 온도 측정이 가능한 특수 물질을 미리 만들고 이를 실처럼 얇게 뽑아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기존에 실과 같은 일반적 직물을 코팅 처리해 온도센서로 만들었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얇고 세밀한 물질을 특수한 구조로 만들긴 어렵지만 비교적 넓은 면적의 물질은 원하는 구조로 만들기 쉽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센서는 1000회의 온도 자극과 굽힘 자극에도 성능이 변하지 않았으며, 100회 세탁을 진행했을 때도 안정성이 유지됐다. 박 교수는 “제작된 센서를 스마트 의류에 결합해 헬스케어 분야뿐 아니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메타버스 분야 등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작업실. 웹툰 ‘지옥에서 독식’을 그린 김동훈 작가가 대형 태블릿PC 앞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었다. 밑그림을 만든 뒤 선을 따고 채색과 명암까지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5시간. 옆에 있던 박광철 작가(한국만화가협회 이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같은 작업을 해보겠다며 ‘노블AI’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입력창에 영문으로 ‘남성 1명, 파란 넥타이’ 등 20여 개의 명령어를 쓰자 10초 만에 김 작가 그림과 비슷한 이미지가 여러 장 생성됐다. 김 작가는 “그림을 안 그려도 그림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됐다. AI가 창작자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AI 기술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두려워하기만 하면 한순간에 업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했다. AI가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작의 세계마저 빠르게 잠식하면서 창작의 개념과 AI 활용 범위를 두고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AI 웹툰에 대해 국내 여러 독자는 “결국 누군가의 그림을 베낀 것”이라며 보이콧(거부운동)에 나섰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는 16일(현지 시간) AI로만 만든 노래는 수상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AI를 창작 활동의 보조 도구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창작개념 뿌리째 흔들… 그래미 “AI가 만든 노래 수상자격 없다” 작가들, 네이버의 ‘AI 페인터’ 활용14개월 동안 웹툰 72만장 채색AI로 제작한 음원 출시도 앞둬“저작권 침해 논란… 사회적 합의 필요” 박 이사는 “AI 기술이 태생적으로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를 떠나서 창작자들이 AI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AI에 대응하고 준비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개발이 고도화하며 이를 활용한 창작 활동이 활발해지자 AI를 주요한 창작 도구 중 하나로 인정해야 할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미 보편화된 AI… 거부감은 여전 창작 생태계에서 AI 기술은 더 이상 새롭고 생소한 도구가 아니다. 웹툰 업계에서는 노블AI 등 새로운 웹툰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형 AI부터 작가를 보조해주는 수준의 기능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2021년 10월 출시한 ‘AI 페인터’는 웹툰 30만 장의 데이터를 추출해 학습한 AI가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배경 등에 자연스럽게 색상을 입혀주는 기능을 갖췄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출시 후 약 1년 2개월간 작가들이 웹툰 72만 장을 AI 페인터로 채색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AI 기술로 (작가들의) 작업 시간이 기존 대비 30∼50%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원 창작 분야에서도 AI 기술 활용이 보편화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김승수 KSS뮤직 프로듀서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미 AI 보컬 기술을 활용해 음원 제작 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도 줄이고 있다”고 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 엔터아츠는 AI로 제작한 멜로디와 보컬을 입힌 음원을 완성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게임 업계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활로를 찾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문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부 창작자까지 창작물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여전히 작지 않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에 지난달 22일 처음 공개된 작품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AI를 활용해 보정 작업을 거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권혁주 한국웹툰작가협회장은 “현재 웹툰 창작자의 절반 정도는 AI에 대해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부감을 내비치는 분위기”라며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막연한 공포감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누군가의 저작권 침해, 사회적 합의 만들어야” AI 활용이 결국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게 된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웹툰, 음원 등 창작 생태계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은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AI가 콘텐츠를 직접 생성하기까지는 기존 창작물을 대규모로 학습하는 과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글로벌 AI 기업이 창작자들에게 동의를 얻는 세부 절차를 생략하고 정당한 대가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위원장은 “누가 봐도 특정 작가의 독창적인 그림을 베껴낸 듯한 AI 창작물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걸 어디서 어떻게 학습시켰는지, 기존 창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등의 플랫폼에선 AI로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뒤 다른 노래를 부르도록 한 음원이 논란을 빚고 있다. 올해 4월 4일 유명 가수 드레이크와 위켄드가 함께 부른 것처럼 보이는 신곡이 올라왔다가 AI로 만든 가짜 음원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플랫폼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은 “아티스트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AI 기술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삭제 조치를 요구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침해 논란을 법령으로 규제하기 위한 국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다.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9월까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저작권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응준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 부회장은 “AI의 저작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나뉘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터넷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글로벌 통신사와 빅테크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회가 빅테크의 망 사용료 부담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이 빅테크에 데이터 트래픽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EU의 ‘기가비트 연결법’(가칭) 통과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정기여, 즉 망 이용료 부담을 위한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3일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2022 경쟁 정책 연례 보고서’에 포함돼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를 얻었다. 202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0년 내 유럽의 디지털 전환과 통신망 연결을 가속화하겠다는 내용의 ‘2030 디지털 컴퍼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대규모 트래픽 기업들이 통신망 구축에 적절한 자금을 부담하도록 하는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이번 결의안 통과에 대해 “유럽의 일류 디지털 사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EC가 올해 하반기(7∼12월) 유럽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가비트 연결법’ 입법 과정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EC의 발의 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의 동의 등이 필요한데, 그 한 축인 유럽의회가 법 통과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이다.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의안 채택이 특정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 통과에 필요한 여론 형성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넷플릭스가 여론전에 나설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 방한 일정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업자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가 방한 기간 중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2월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연사로 나서 “통신사에 대한 세금은 콘텐츠 투자를 위축시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망 투자 요구’에 반박한 바 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SK텔레콤은 자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사업 연합체 ‘K-AI얼라이언스’에 4개 기업이 추가로 합류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미국 현지법인 SKT아메리카에서 ‘K-AI얼라이언스 유나이트’ 행사를 열고 회원사 대표들과 글로벌 AI 전략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SK텔레콤 주요 경영진도 참석했다. SK텔레콤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AI 사업에서 협력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기 위한 ‘K-AI얼라이언스’를 출범한 바 있다. 팬텀AI, 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등 7개 기업이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이번 합류로 K-AI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11개로 늘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기업은 챗봇 ‘이루다’ 개발사로 유명한 스캐터랩,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씨메스’,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용 AI 전문기업 ‘마키나락스’, AI 개발 플랫폼 기업 ‘프렌들리에이아이’ 등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