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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업 구성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60년간 지속돼 온 근로시간 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효율성과 자기 결정권에 중점을 둔 MZ세대가 기업의 구조 개혁을 이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노노(勞勞) 갈등’이 표면화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근로시간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 30대 근로자의 절반 이상(55.3%)이 ‘필요 시 주 3, 4일간 몰아서 일하고 주중 1, 2일 추가 휴무’하는 방식을 근로시간 선호 유형으로 꼽았다. 기존 산업계의 전통적인 근로 방식인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44.7%) 응답 비중을 넘어선 것이다.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0, 30대 임금근로자 7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전경련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주 단위’의 근로시간 규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현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는 또 ‘현행 근로시간제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7.0%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규제로 막혀 있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필요시 연장근로 가능’이라는 응답이 48.4%, ‘소득 향상을 위해 연장근로를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답변이 11.7%였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보를 위해 연장근로를 엄격 규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9.9%로 조사됐다. 기존의 ‘노동자 휴식권 보장’과는 달리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더 쉬게 해 달라”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MZ세대의 이런 목소리는 기업 현장의 근무제도 개편으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사업장과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제 개편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업계 현장 근로직의 4조 2교대 전환이나 개발·사무직군의 주 4일제 근무다. 4조 2교대는 4조 3교대 체제 대비 하루 근무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지만, 그만큼 휴무일이 늘어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9일 창사 61년 만에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제를 바꿨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포스코,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등도 전환을 완료했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근무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하루 근무 시간이 늘어나는 데 대한 체력 부담과 안전성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공장 근무자를 대상으로 4조 2교대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대 의견이 절반 가까이 나오면서 결국 논의를 중단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50대 이상 고연차 현장직들 사이에선 장시간 근로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연차별로 의견이 갈리는 부분” 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조2교대 전환 후 안전사고가 크게 늘었다는 이유로 코레일에 4조3교대 회귀 명령을 내렸다. 근무제 전환으로 인한 효율성 확보는 사업의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유나 철강 등 모니터링 업무 비중이 높은 장치 산업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조립 생산라인 위주의 업종에서는 4조2교대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SK텔레콤과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정보기술(IT) 업계 개발·사무직을 중심으로 주 4일제나 4.5일제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상경영 등으로 주 4일제 전환을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근로 형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업종별로 기술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근무제 전환이 전 산업으로 일제히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한화그룹은 과감한 혁신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우주항공과 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도 적극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한화그룹은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우주탐사와 자원 확보에 나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4회를 추가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과 발사 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는다. 방위산업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2월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2조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폴란드에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는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3조20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으로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된다. 친환경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셀·모듈과 정보기술(IT) 기반의 전력솔루션 사업, 수소 혼소 기술, 풍력발전 사업 등으로 글로벌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솔루션기업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주요 태양광 시장인 미국, 독일, 한국, 영국, 일본 등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시장인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각각 4년 연속, 3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ESG 경영 활동도 적극 실행하고 있다. 2021년 ‘한화그룹 ESG위원회’를 설립한 뒤 각 상장 계열사에도 ESG위원회를 별도 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환경과 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과 주주 가치 등 분야의 기본정책과 전략을 수립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탄소중립으로 가야 하는 길은 분명한데 지도는 없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복합 위기 시대에 한국은 과거 ‘캐치업’ 추격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적인 혁신으로 돌파하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8회 2023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기조 강연을 맡은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KAIST 교수)은 기후위기 속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역량을 갖춘 한국이 돼야 한다며 ‘혁신’을 여러 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나 모빌리티 등의 산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반도체에 버금갈 한국의 녹색기술이 무엇인지 사활을 걸고 찾아 나서야 한다”고 했다. ‘복합 위기의 시대, 에너지 안보와 산업 육성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혼란 등 ‘복합 위기’ 시대에 에너지 산업이 나아가야 할 혁신 방향 등이 공유됐다. 기업들의 혁신을 뒷받침할 정부의 여러 정책도 소개됐다. 정책 발표를 맡은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늘 선거를 신경 써야 하는 국회, 정치권이 에너지 가격을 지나치게 억누르면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요금 결정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진 에너지위원회를 금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만들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산업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실현에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실질적인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원자력은 대외 의존도가 낮아 에너지 안보에 용이하고 소형모듈원전(SMR)은 재생에너지와의 공조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복합 위기 속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에너지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도 소개됐다. SK E&S는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개발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탄소 저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공유했다. 김일영 SK E&S 업스트림 본부장은 “세상이 하루아침에 무탄소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석유, 가스의 중요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자원 개발사업 없이 에너지 안보에 소홀하면 한국도 유럽처럼 큰 에너지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박성빈 LG에너지솔루션 기술전략담당은 “과거 소비자들은 피처폰 대신 가격이 비싼 스마트폰을 선택했다”며 “향후 전기차도 내연기관이 가져올 수 없는 급속충전, 자율주행 등 새로운 가치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대응을 위해 SMR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신기술 등 원전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영업 상무는 “신규 사업을 수행할 때 국내 공급망을 활용해 SMR 개발을 적극 해 나갈 것”이라며 “이는 국내 원전 제작 생태계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은 큐셀 부문의 미국 솔라허브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미 조지아주에 구축될 솔라허브는 미 태양광 산업 역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유재열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한국사업부장은 “태양광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인 모듈까지 벨류체인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70·사진)이 한일경제협회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임기는 3년. 22일 한일경제협회에 따르면 제42회 정기총회에서 재선임된 김 회장은 “한일 경제인들은 끊임없이 반세기 이상 교류와 협력을 이어 왔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한일경제인회의가 5월 16, 17일 이틀간 서울에서 4년 만에 대면 회의로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 새로운 미래를 함께 창조’라는 주제로 열린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가전업체들이 ‘미세플라스틱과의 전쟁’에 나섰다. LG전자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업(UP)가전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신기능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낮추는 세탁기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22일 LG전자는 트롬 세탁기의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 업그레이드를 다음 달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UP가전 고객이라면 누구나 LG 씽큐앱의 ‘UP가전 센터’를 통해 신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는 환경보호에 동참하길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새로운 기능이다. 트롬 세탁기만의 차별화된 ‘6모션’으로 옷감의 마찰을 줄여 합성섬유 손상으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을 줄였다. ‘비비기’ 모션으로 세제를 잘 풀어주고 ‘흔들기’와 ‘주무르기’ 모션으로 섬세한 세탁을 구현할 수 있다. 세탁 시간은 늘어나지만 세탁 효과를 유지하면서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감소시키는 게 포인트다. LG전자는 이번 업그레이드로 세계 각국의 미세플라스틱 관련 법제화에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프랑스는 2025년부터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저감 솔루션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도 관련 법안과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친환경 활동에 이미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이달 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 2023’에 참가해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만든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전시했다. 이 밖에도 강화된 디지털 인버터 모터·컴프레서 등 지속 가능한 일상을 위한 제품과 핵심 부품도 함께 내놨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할 때 손상되는 합성섬유에서 발생하고 있다. 바다로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식품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최근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어디일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사무실 출입문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출입문에는 분홍색 토끼 캐릭터 얼굴에 ‘YH’라고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게시판 글 아래에는 ‘정답: 글로벌마케팅실 이영희 사장(YH)의 집무실입니다’라고 적혔다. 이달 1일 임원들까지 수평 호칭 제도를 확대한 삼성전자가 이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를 사내에 공유한 것이다. 한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회의 시작 전 다들 닉네임부터 소개하는 등 새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맞춘 수평적 조직문화 조직문화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성과 평가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한국 기업의 지표를 바꾸고 있다. 동아일보가 서울대 이경묵 교수 팀과 20∼39세 전국 남녀 515명을 설문한 결과, 해외 기업들에 비해 한국 기업들이 갖는 최대 단점으로 ‘수평적 조직문화와 거리가 멀다’(21.0%)가 꼽혔다. 기업들은 미래 중추 구성원인 MZ세대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변신 중이다.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직장 내 호칭 파괴도 같은 맥락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JH’,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JP’,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영수님’으로 불린다. 1990, 2000년대 창업한 카카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도입했던 영어 이름이나 ‘○○님’의 호칭이 20여 년 만에 주요 대기업들에서 자리 잡은 것이다. 회사의 성과와 미래 방향성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직원들과 즉각 공유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타운홀 문화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업무 현장에서 타운홀 형식으로 신년회를 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원들과 함께 새해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한 부회장도 이달 직원 1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원테이블’ 미팅을 비롯해 비정기 타운홀을 꾸준히 열고 있다. MZ세대와의 직접 소통 확대는 회사 내 인사 제도의 변화로도 이어진다. 업계 최초로 지난해 말 ‘비혼지원금’ 제도를 신설한 LG유플러스나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도입한 SK이노베이션 등이 그 사례다. 이 외에도 난임 휴직, 입양휴가제, 반려동물 지원, 완전 탄력근무 제도 등 그간 없었던 형태의 정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년 차 직장인 최모 씨(28·여)는 “워라밸에 대한 요구는 흔히 특정 세대만의 특성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 문화의 개선이 오히려 저출산, 수도권 인구 집중,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워풀한 소비자층인 MZ를 잡아라” 이처럼 기업들이 안으로 ‘MZ 구성원 잡기’에 나섰다면, 밖으로는 ‘MZ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 주력 소비층인 MZ세대 사원들로 구성된 보드(위원회)를 꾸려 제품 및 서비스 개선에 참여시킨다. 식음료·유통·패션업계는 신제품 개발 단계부터 MZ 신입사원이 주도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도 한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와 ‘가치 소비’, ‘플렉스(flex·재력 과시)’, ‘오픈런’(개장과 동시에 입장) 등 다양한 신조어들도 MZ세대가 만들어낸 소비문화를 반영한다.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변신은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단편적인 보여주기를 넘어 뿌리 깊은 한국식 기업 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이런 변화들이 나왔다가도 경제위기가 닥치거나 제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원점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호칭 변화 등을 시작으로 해 진정한 성과주의가 정착했는지, 직원의 의견이 진짜로 고위경영진에 들어가고 있는지 등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회장님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뭔가요?” “한밤중에 자유를 느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겁니다.” 지난달 중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 신입사원과 주고받은 대화다. 현장에서 최 회장을 만난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포함해 온라인까지 1000여 명의 신입사원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더 행복해지기 위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최 회장과의 소통 시간이 이어졌다. 그룹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확대하고, 신입사원들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준다는 취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른 신입사원이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자 최 회장은 “창업을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람 최태원으로 고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인류 공통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최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MZ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소통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MZ세대가 기업의 주축 구성원이 되며 총수들에게 이들과의 소통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 구성원 절반 이상이 MZ세대이고, 이들이 기업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총수들의 소통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MZ세대 사원들을 직접 만나는 ‘CJ 온리원 캠프’를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온리원캠프’는 입사 이후 각 계열사로 흩어졌던 입사 2, 3년 차 동기들이 3박 4일을 함께하며 재충전을 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다. 이 회장은 팬데믹 이후 대면행사 제한으로 ‘온리원 캠프’가 잠정 중단되기 전까지 기회가 될 때마다 직접 참석해 자유로운 질의응답 형식으로 대화를 나눠 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사무실로 주니어 직원 20여 명을 초청했다. 자사가 운영하는 중식당의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함께 맛보며 자유롭게 맛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직원들은 탕수육의 바삭한 식감과 소스의 단맛 등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중식당 메뉴에 곧바로 반영됐다. 시식회에 참석한 한 30대 직원은 “공식적인 회사 행사를 빼면 경영진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실제 사업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총수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에 대한 MZ세대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대기업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정모 씨(34)는 “과거에는 기업을 떠올리면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재벌가 세습이 먼저 떠올랐다”며 “요즘에는 총수나 사장에 대한 ‘퍼스널 마케팅’이 이들을 친숙한 이미지로 만들어 주다 보니 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연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MZ세대에게 대기업은 손흥민이나 BTS와 같습니다. 기업이 잘나가야 내게도 경제적으로 이득이 온다는 생각에서죠. 기업은 국가 대표고, 총수들은 ‘셀럽’이 됐습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속하는 서울의 한 스타트업 종사자 정세윤 씨(33)의 말이다. 기업들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시각이다. 21일 본보가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의 3분의 1 이상(35.1%)은 기업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은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20∼39세 전국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기업 호감도 조사에서 ‘중립’은 53.6%였고, ‘비호감’ 응답은 11.3%에 그쳤다. 비호감 대비 호감의 비율이 3배가 넘은 셈이다. 저성장 시대에 태어나 경기 침체기의 취업난을 몸으로 겪고 있는 MZ세대들은 기업이 경기 침체기 고용과 복지를 제공하는 ‘안전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우선 MZ세대들은 ‘본인이나 자녀의 진로로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최다인 23.5%가 ‘대기업 취업’을 선택했다. 통념적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22.5%)’을 2위로 밀어낸 것이다. MZ세대 신뢰도, 기업>정부>정치인… “기업은 잘못하면 사과” 〈상〉 2030 시선속 한국기업 MZ, 전문직보다 대기업 취업 선호기업의 최대 역할 ‘고용 확대’ 꼽아해외기업보다 ‘품질-의사결정’ 장점‘조직문화-경영윤리’엔 부정적 평가 3위는 ‘외국계 기업 취업(12.8%)’이었다. 과거 선호도가 높았던 ‘공무원(9.3%)’이나 ‘스타트업 창업(2.9%)’ 등은 모두 후순위로 밀려났다. 진로 1순위로 대기업을 택한 이들의 42%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이어 ‘고용이 안정적이어서(12%)’, ‘미래의 삶에 대한 기대 때문에(11%)’를 이유로 꼽았다. MZ세대 다수는 이런 결과에 대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배경으로 짚었다. 고소득과 사회적 명예가 있지만 투자 비용이 높고 업무 강도가 센 전문직보다 안정적인 소득과 ‘워라밸’을 꾀할 수 있는 대기업의 접근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금융계 대기업 직장인 박모 씨(33)는 “요새는 소개팅에서도 회계사보다 삼성전자가 더 선호된다”며 “변호사나 다른 전문직도 결국 영업을 해야 하고, 업무 강도도 높은 데다 성과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 씨(26)도 “이젠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시대”라며 “의사는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쳐 힘들게 얻는 직업이고, 주변의 변호사들도 워라밸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역할로는 ‘적극적인 고용 확대’가 첫 손에 꼽혔다. 이어 ‘지배구조 투명화를 통한 신뢰 구축’과 ‘임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 순이었다. MZ세대가 중시한다고 여겨지는 환경 문제 해결(6위)과 사회 문제 해결(9위)도 이에 비하면 후순위로 밀렸다. 한국 기업의 변화를 평가하라는 설문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그렇게 생각한 이유(복수응답)로 ‘불투명한 지배구조 지속’(63.2%)과 함께 ‘고용 축소’(51.2%)를 선택했다. 회사원 최모 씨(28·여)는 “젊은 세대는 정치적인 담론을 ‘586세대’ 등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고 본다. 경제적인 영역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활동이 더 솔직하고 실리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MZ세대가 고용 창출을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로 꼽은 것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시대·사회적 가치관이 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MZ세대들은 ‘기업·기업인을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그렇다’(20.2%)보다 ‘그렇지 않다’(31.2%)는 답변을 더 많이 내놓았다. 48.7%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다만 기업·기업인에 대한 불신은 상대적으로는 낮은 편이었다. 정부(지방자치단체 포함)나 공무원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7.3%였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6%였다. 국회 또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 응답은 5.8%에 불과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81.4%로 불신이 가장 컸다. 이는 1995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우리나라 정치는 4류, 관료 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발언했던 것을 상기시키는 결과다. 대학원생 유모 씨(30)는 “정치인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적반하장 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기업들은 잘못한 게 드러나면 바로 고개 숙여 그래도 사과를 한다는 점이 큰 차이 같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을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바라보는 시각도 선명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비해 가진 상대적인 장점에 대해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좋다’는 응답이 23.0%로 1위를 기록했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다’(20.5%), ‘혁신 역량이 뛰어나다’(18.3%)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해외 기업에 비해 ‘수평적 조직문화와 거리가 멀다’(21.0%), ‘경영진이 윤리적으로 깨끗하지 않다’(20.0%), ‘소액주주를 존중하지 않는다’(11.4%)는 부정 평가가 나왔다. 소비자로서 제품 경쟁력에선 한국 기업을 인정하면서도 구성원으로서 평가하는 한국 기업은 MZ세대에겐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다. MZ세대가 체감하는 한국 기업의 변화 방향은 긍정적이었다. ‘한국의 기업들이 최근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으로’가 5.0%, ‘조금 긍정적으로’가 62.7%였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긍정적 변화를 느끼고 있는 셈이다. 한국 기업들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생존 및 성장하기 위해(2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경묵 교수는 “정치적 담론이나 명분보다는 실리를 우선하는 MZ세대 특성상 기업과 재벌 호감도가 타 연령대 대비 높은 특성이 드러났다”며 “우리 기업들이 MZ세대의 인식을 반영해 그들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 운영 방식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MZ세대는 거대 재벌 기업의 창업자나 2, 3세 소유경영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20∼39세 전국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가 유형에 따른 호감도 순위에서 ‘삼성·현대차 등 거대 재벌 기업의 창업자’가 1위에 올랐다. 이어 ‘네이버·카카오 등 대기업으로 성장한 벤처 창업자’가 2위, ‘삼성, 현대차 등 거대 재벌 기업의 2, 3세 소유경영자’는 3위를 차지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자(4위) 및 2, 3세(7위)는 물론 ‘창업 초기의 벤처 창업자’(5위)와 전문경영인(6위)보다도 높은 순위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 정주영 현대 창업주 등 일부 스타 기업인을 제외하면 ‘재벌’이라는 용어 자체는 한국에서 부정적인 뜻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젊은 총수들이 직장 내 타운홀미팅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중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기존의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MZ세대들은 기업 총수에 대해 경영 실적과 같은 실리적 이미지에 더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나온 설문 결과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대학원생 유모 씨(30)는 “과거 재벌 총수라 하면 거대 저택에 딱딱한 이미지, 부정부패의 온상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최근에는 SNS로 소통하는 회장들을 보며 ‘나랑 큰 차이 없는 것 같다’란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식당 서빙 로봇만 봐도 이미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일상에 들어온 것 같아요. 10년 뒤엔 스마트폰이 당연하듯 어디서든 로봇이 쓰일 거라 생각합니다.”(스타트업 직원 이모 씨·33) 최근 챗GPT와 같은 AI가 일상생활로 점점 가까워지며 MZ세대 10명 중 3명은 10년 뒤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AI·로봇’(28.0%) 분야를 꼽았다. 10년 뒤 한국이 가장 잘할 것 같은 분야에서도 AI·로봇(17.3%)은 ‘반도체’(25.0%)에 이은 2위였다. 본보가 20∼39세 전국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톱’을 필두로 한국의 경쟁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 펴고 있는 것도 이런 인식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른 미래 유망 산업에서도 MZ세대들은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10년 뒤 유망 산업’ 10개 분야 중 2, 3위는 자율주행·친환경자동차(21.6%), 의료·헬스케어(14.6%)였는데, 이 분야들은 ‘10년 뒤 한국이 잘할 것 같은 산업’에서도 4, 5위에 올랐다. ‘콘텐츠·엔터테인먼트’(16.3%)가 3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한국 작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BTS 등을 내세운 K팝 시장이 갈수록 커진 덕분으로 보인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삼성전자가 첨단 5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으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차량용 반도체 등 다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여 나갈 계획이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SoC(시스템온칩)인 ‘CV3-AD685’다. CV3-AD685는 암바렐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카메라와 레이다를 통해 입력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고성능 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다. 삼성전자는 첨단 5나노 공정에 차량용 반도체 전용 IP, 최신 공정, 패키징 기술과 노하우를 총집약해 자율주행 차량용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암바렐라의 CV3-AD685는 이러한 공정을 통해 인공지능 성능이 전작 대비 20배 이상 향상됐다. 페르미 왕 암바렐라 사장은 “삼성전자의 검증된 차량용 반도체 공정을 통해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서 파운드리 시장은 매년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매출은 1252억 달러로 전년보다 약 2.7% 성장이 예상된다. 2024년은 전년 대비 12.7% 성장하고, 2023∼2028년 연평균 10.3% 성장이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분야에서 고성능컴퓨터(HPC), 네트워크, 자동차 분야 일류 고객을 확보해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동차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 중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은 2019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고, 2027년까지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심상필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첨단 5나노 공정은 자율주행 차량의 전례 없는 성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자동차 업계 고객들이 탁월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실적을 반영한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별로 3년간 ESG 성과를 평가하고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ESG 중기 평가 항목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성과급 제도는 계열사별로 큰 차등 없이 개인별 성과만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앞으로는 단기 재무 평가 비중을 낮추고 계열사별로 ESG 평가 항목을 반영하는 것이다. ESG 중기 평가 항목은 탄소 배출 감축과 리사이클링 제품 생산 등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 구조 개편을 통해 임직원과 계열사의 ‘2050 넷제로’ 달성 동기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성과급 제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각 계열사는 전년 성과에 따라 기본급 기준 0∼800%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ESG 성과는 3년간 적립해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2025년부터 ESG 성과가 반영된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올레드 TV 출시 10주년을 맞은 LG전자가 신제품 ‘LG 올레드 에보’를 아트페어 ‘프리즈 로스앤젤레스(LA)’에서 미리 선보인다. 올레드 에보를 통해 세계적 예술가의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음 달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2023년형 올레드 에보는 기존 제품 대비 최대 70%가량 밝고 화면 비침 현상은 최소화했다. LG전자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LA에서 개막한 아트페어 ‘프리즈 LA’에서 2023년형 올레드 에보를 통해 예술가 배리 엑스 볼의 NFT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볼은 올레드 에보를 통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얼굴을 조각 작품으로 구현했다. 올레드 에보는 압도적인 화질을 통해 볼이 추구한 금, 은, 구리 등 재료의 질감을 세밀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은 “역사적인 예술 작품은 당대 최고 기술과 예술적 영감이 결합했을 때 탄생했다”며 “LG 올레드 TV는 내가 만족할 만한 최고의 이미지를 구현해 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LG 아트랩’에서도 볼 수 있다. LG 아트랩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내놓은 NFT 아트 거래 플랫폼이다. 전문가가 엄선한 NFT 작품을 감상하고 거래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 유명 NFT 아티스트 제러미 폴의 작품 ‘컬처’ 시리즈를 LG 아트랩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2023년형 올레드 에보는 다음 달부터 전 세계 국가별로 순차 출시한다. LG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더욱 정교해진 독자 영상 처리 기술과 빛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65형 올레드 에보는 같은 크기 일반 올레드 TV 제품 대비 최대 70%가량 밝고, 빛 반사와 화면 비침 현상은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이내믹 톤 매핑 프로’ 기술은 각 장면을 세분화해 구역별 HDR(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효과와 밝기까지 세밀하게 조절해 준다. LG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55형 올레드 TV를 출시한 뒤 올레드 TV 10주년을 맞이했다. 업계는 LG전자의 대표적 브랜드 제품명인 통돌이, 스타일러 등에 이어 올레드 TV도 소비자들에게 ‘대표 명사’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LG전자는 전 세계 올레드 TV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를 이어오고 있다. 2013년 4000대 수준이던 전 세계 올레드 TV 시장은 지난해 680만 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첫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LG 올레드 TV 누적 출하량은 1500만 대를 넘어섰다. 그동안 LG전자는 세계 최초 8K(7680×4320) 올레드, 세계 최초 롤러블 올레드 TV 등 혁신을 주도해 왔다. LG전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오혜원 상무는 “LG 올레드 TV의 압도적 화질과 고도화된 스마트TV 플랫폼을 기반으로 예술 애호가들을 위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6일 한화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13조6539억 원, 영업이익이 9662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3%, 영업이익은 30.9% 늘었다. 부문별로는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이 5조56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0% 늘었다. 영업이익도 3501억 원으로 전년(―3285억 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탄소 중립 가속화 등으로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7∼9월) 미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7% 줄어든 58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과 폴리에틸렌(PE) 제품의 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미 태양광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라며 “올해는 처음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선박엔진 전문 기업 ‘HSD엔진’을 인수한다.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며 조선 분야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행보로 해석된다. 16일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지분 33%(2269억 원)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SD엔진은 선박용 엔진시장 세계 최대 생산업체 중 하나로 친환경 기자재와 발전설비를 생산하는 제조 역량을 갖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에 HSD엔진의 제조능력을 더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중연료 엔진 생산 등 국제적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게 됐다. 한화는 다음주부터 실사를 시작해 4월경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7~9월) 중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HSD엔진의 제조 기술력을 대우조선해양과 결합하며 친환경 엔진 선박 제조 등 고부가 가치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여러 계열사들과 협업으로 미래 성장동력과 확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소위에서 의결되자 경제단체들은 15일 일제히 유감의 목소리를 냈다. 재계는 우선 기업과 국가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국회 입법 과정 중단을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은 노조 불법 파업을 보호하고,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업체에 대해 하청노조가 파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라며 “경제와 산업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고도의 경영상 판단, 재판 중 사건 등을 쟁의 행위의 대상에 포함시켜 산업 현장에는 노동 분쟁이 폭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야당의 무리한 입법 추진에 대해 경영계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불법 파업 조장법’이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심의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재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불법적인 파업마저 보호할 경우 기업 현장이 지금보다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입장문에서 “노조법 개정안은 산업 현장 혼란을 키우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며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해 하청노조의 원청사업자에 대한 쟁의 행위를 허용한 것은 노사 분쟁 증가로 이어져 기업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어렵게 하는 것은 기존 법체계에 반함은 물론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 등에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만의 독특한 갈라파고스적 과잉입법이 양산되는 사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우리 무역엽계에 치명적인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에 하나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법인세 인하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거치며 정책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22년 세제개편안과 국회 통과안 비교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소득세 제외)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추려 했다. 미국(12%), 독일(15%), 영국(19%) 등과의 법인세 최고세율 격차(6∼13%포인트)를 일정 부분 줄이고, 일본(23.2%)에 비해서는 법인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실제 법안은 야당 반대로 과세표준 구간별 1%포인트씩 인하하는 데 그치면서 효과가 반감됐다고 한경련은 지적했다. 이 외에도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완화(10억→100억 원)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중과세 등 산업계에서 문제를 제기한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가 일몰되지 않고 3년 연장된 점도 정책 효과를 떨어뜨린 점으로 지목됐다. 현재 국회에서는 반도체 분야 세제지원안 추가 지원책 통과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말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높이는 ‘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했었다. 하지만 야당이 제시한 10%보다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추가 대책을 지시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투자세액공제율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여야 입장차가 커 이달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 사기를 떨어뜨리는 높은 수준의 법인세를 낮추고,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확대안이 속히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하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배당금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배당금 상위 50개사의 배당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결산 배당금 총액은 15조6667억 원으로 전년(18조1448억 원)보다 13.7% 감소했다. 50개사 가운데 34개사는 배당금이 전년과 같거나 줄었고, 16개사만 전년 대비 배당금이 늘었다. 기업별로는 LG생활건강이 전년보다 66.6% 줄어든 671억 원을 배당 의결하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포스코홀딩스(―59.9%), 롯데케미칼(―58.2%) 순으로 배당금이 크게 감소했다. 배당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128.4%가 늘어난 4816억 원이었다. 현대오토에버(62.9%), 현대차(51.1%), 현대글로비스(50%)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뒤를 이었다. 배당액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1월 말 결산 배당으로 전년과 동일한 2조4529억 원을 의결했다. 개인별 배당 1위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5개 보유 기업에 대한 배당금 1991억 원을 받았다. 다만 이는 전년보다 ―22.7%(―586억 원) 줄어든 금액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S일렉트릭이 구동휘 비전경영총괄 부사장(41·사진)을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9일 LS일렉트릭은 전날 이사회에서 구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28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 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경우 LS일렉트릭은 현재 구자균 회장과 김동현 ESG총괄 부사장 등 2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3인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구 부사장은 디지털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부사장은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의 외아들로 지난해 11월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전무)에서 LS일렉트릭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사장은 E1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로 맡아 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생산직 근무제도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변경한다. 하루 근무 시간이 4시간 더 늘어나는 대신 이틀을 연달아 쉴 수 있게 된다. 9일 SK이노베이션은 ‘2023년도 임급교섭 조인식’을 갖고 울산CLX 근무체계를 전날부터 4조2교대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1962년 창립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근무제도가 변경됐다. 기존 4조3교대 근무는 하루 8시간씩 주간, 야간, 주야간 등의 형태로 3일을 연속 근무하는 방식이다. 반면 4조2교대는 하루 근무 시간은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이틀 연이어 쉴 수 있다.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게 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해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4조2교대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구성원 업무 몰입도가 향상되고 생체리듬이 안정화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박율희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위원장은 “4조2교대제 정식 도입을 통해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더욱 단단한 상생의 노사관계가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