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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을 하루 앞둔 12일 국회를 찾았다. 여야 신임 원내지도부에 대한 인사와 회동 의제 사전 조율을 위해서다. 청와대의 소통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현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난 뒤 오후에는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났다. 당선자 워크숍 참석차 광주에 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회동이 되려면 (청와대가)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의제 조율이라기보다 말씀을 미리 들어보고 저희가 준비할 게 있으면 준비한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야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앞두고 청와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의미 있는 회동이 될지는 미지수다. 더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청와대 회동에 대해 “모두 의전적인 것일 뿐”이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어차피 큰 성과가 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무슨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회담이면 사전에 많이 만나서 조율도 하고 합의문도 쓴다”고 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전날, 우리는 워크숍 가는데 얘기도 없이 정무수석을 불쑥 보내는 게 무슨 소통이고 협치냐. (소통) 흉내만 내는 것이고 대충하자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도 원내정책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환경부 장관은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게 박근혜 정부의 모습”이라며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과 관계자 문책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문제만 해도 특별법을 연장 못하겠다고 하는 배짱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건 국민을 무시하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강경석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3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을 요청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회동에서 정중히 말씀드리겠다”며 “이건 독립군 후손에게 독립군가를 부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5월 영령들이 같이 듣고 싶어 하는 행사에서 영령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불러 드리는 것은 도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 등 100여 명의 당선인은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하지만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법령이나 고시, 행정규칙 등에 기념곡 지정에 관한 근거가 없다”며 “5대 국경일, 46개 정부기념일에도 기념곡 지정이 없다”고 말했다. 제창에 대해서도 “현재는 정부 관례대로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보훈처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 찬양곡이 아니냐, 자유민주주의 체제와는 양립할 수 없는 노래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면서 “보훈처가 왜 이런 인식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 20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세계 비핵화선언’ 발언 등에 대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앞으로는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첫 원내대표단회의에서 “핵무기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발상은 적절치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 원내대표가 당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리더 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86그룹’ 상당수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활동한 이른바 ‘운동권’ 출신이다. ‘NL(민족민주)’ 계열인 전대협은 남북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까지도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는 ‘대화와 소통’을 강조해 왔다. 북한의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이 터졌을 때 보수 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취해 종종 ‘친북·종북 프레임’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동안의 태도와 사뭇 달랐다. 86그룹의 ‘대북관’이 바뀐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북한이) 핵무장을 계속하면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는 용납될 수 없는 말”이라며 “이것은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노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인권침해나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정책은 과감하게 비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더민주당이 제1당이 된 상황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북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경제’뿐 아니라 ‘안보’ 이슈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갑자기 한 얘기가 아니라 우 원내대표가 평소의 생각을 다듬어서 작심하고 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86그룹이 당의 전면에 나선 만큼 과거와 달리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86그룹을 더 이상 ‘운동권’이 아닌 ‘세대’로 봐야한다”며 “20년 이상 제도권 정치 안에서 활동하며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만큼 계속해서 과거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86그룹의 변화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가 추진하는 경제, 안보 문제 등에 대한 중도화 전략에 발맞추고, 정치적 외연의 확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와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개성공단 폐쇄 문제 등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대화채널을 함께 강조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6자회담 등 외교적 채널도 병행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기 대변인은 “북한에 대해 비판할 것은 단호하게 비판하겠지만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문제 등은 현실적인 남북의 평화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물꼬를 트는 것을 막아선 안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제와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선 안정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내 비주류 한 의원은 “86그룹이 세대교체의 의미 속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변화의 시도가 정략적 측면에 따른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치권에서 또 ‘성균관대’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정홍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 황교안 국무총리 등 성균관대 출신이 약진하면서 ‘태평성대(成大)’라는 신조어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야권에서 성균관대 바람이 불고 있다. 야권에서 원내 협상을 실무적으로 책임질 더불어민주당 박완주(50·86학번),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47·87학번)는 각각 성균관대 한국철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기동민 더민주당 원내대변인(50·85학번)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이들은 각각 1년 차이의 대학 선후배 사이로 사석에서는 ‘호형호제(呼兄呼弟)’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박완주,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것이 협상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오래전부터 서로 잘 알고 신뢰하는 사이인 만큼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양승조 비대위원(57·84학번)과 박용진 대표 비서실장(45·90학번)도 각각 성균관대 법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김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사이에서 이들 성균관대 출신 의원들이 조율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20대 국회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을 배출한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이 당 전면에 속속 배치되고 있다. 86그룹의 리더 격인 우상호 원내대표는 6일 원내수석부대표에 같은 86그룹인 박완주 의원(재선·충남 천안을)을 임명했다. 86그룹이 원내 지도부 장악에 이어 내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동민 원내대변인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의 임명으로 원내 지도부는 86그룹이 전진 배치됐다. 눈에 띄는 점은 당내 유력 대권 주자들과의 관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기 원내대변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이다. 박 원내수석은 우 원내대표가 “(인선을) 안희정 충남지사와 상의했다”고 할 만큼 안 지사와 밀접하다. 원내 관계자는 “대구 출신의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당선인을 고려한 인사”라고 했다. 이처럼 유력 대권 주자들과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 측 인사는 없다. 출신 지역도 강원(우 원내대표), 충청(박 원내수석), 호남(기 원내대변인), 대구(이 원내대변인) 등 다양하지만 문 전 대표의 ‘안방’ 격인 PK(부산경남)는 빠졌다. 친노는 비대위에 이어 원내 지도부 입성에도 실패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부대표 인선에서 지역과 전문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PK 당선자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 원내대표가 올해 1월 문 전 대표의 사퇴 국면과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문 전 대표와 거리를 뒀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결선 투표에서 지원해 준 비주류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원내 지도부에서 친노 색채가 옅어지면서 당 대표 경선에서는 친노가 전면에 나설 기회가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당내에서는 86그룹이 ‘선전포고’를 한 거라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6일 “당 일각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지만, 86그룹이 ‘아직은 누가 후보가 될지 모른다’고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86그룹이 주도적으로 여러 대권 주자들의 ‘힘의 균형’을 조성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우 원내대표도 “앞으로의 활동은 상당 부분 내년 대선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지역을 먼저 고려하는 등 대선을 겨냥한 포석을 뒀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운동권 문화 청산’을 주장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86그룹의 관계다. 한 86그룹 인사는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경제 민주화’와 ‘집권’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당의 ‘투 톱’인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가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그동안 친노와 가까웠던 86그룹이 친노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대교체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여기에 김 대표 측과 비주류가 합세한다면 당의 역학 구도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조응천 당선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 하나씩 터뜨리겠다”고 밝히면서 조 당선자가 알고 있는 게 뭔지, 실제로 폭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등 권력 내부의 속성과 잘못된 국정 운영 방식을 낱낱이 아는 분들이 당선돼 우리 당에 왔다”며 “조 당선자와 대화해 보니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입당 회견에서 “정보기관이 특정 정권의 전유물로 전락했다”며 “국정원 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한 바 있다. 그는 국회 정보위원회 배치 가능성이 높다. 검찰 출신인 조 당선자는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 작업을 했고 2014년 4월까지 박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하는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조 당선자를 영입했을 때부터 “대선용 영입”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조 당선자는 당시 “나는 저격수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측도 ‘폭로’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영입 제의를 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조 당선자의 더민주당행에 맞서 그의 친구이자 검찰 선후배로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함께 일했던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서울 송파을에 전략공천해 맞불을 놓으려 했다. 하지만 유 전 위원은 ‘옥새 파동’의 와중에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조 당선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 원내대표가 나에게 ‘잘 알고 계시죠’라고 하기에 ‘많이 알고는 있다’고 했을 뿐”이라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있지만 뭘 알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내가 국정 운영의 메커니즘을 알고 있으니 국정원이나 검찰이 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겠느냐는 게 우 원내대표의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폭로하고자 나를 영입하려고 했다면 입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입 제안을 받았을 때도 옛날 일은 건드리지 않겠다,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설령 조 당선자가 현 정권 핵심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도 폭로하는 건 쉽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많다.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조 당선자나 김 당선자는 칼집에 꽂힌 칼 같은 존재”라며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서운 것이지 칼집에서 나오는 순간 위력이 반감된다”는 반응이 많다. 우 원내대표도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섰다. 그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인터뷰에서) 터뜨리겠다는 말을 하진 않았다. 다만 조 당선자에게 권력기관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주문했을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터뜨려서 시끌시끌한 이슈로 만들 생각은 없다”고 했다. 취지가 그렇다 해도 제1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당 관계자는 “우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된 직후라 많이 오버한 것 같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우 원내대표가 86그룹의 리더 역할을 하게 돼 약간 흥분한 것 같다. 쿨다운(침착)하지 않으면 민심도 단번에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mindy@donga.com·길진균 기자}
여야 3당의 원내사령탑 진용이 모두 갖춰지면서 20대 국회의 시동이 걸렸다. 16년 만의 여소야대, 20년 만의 원내 3당 체제라는 새로운 실험이 연착륙할지는 앞으로 한 달간 이어질 3당 협상에 달렸다. 국회법상 원 구성은 다음 달 5일까지 끝마쳐야 한다. 여야가 한 달간의 ‘밀당(밀고 당기기)’ 속에서 협치(協治)를 요구한 4·13 민심을 제대로 받아 안을지 주목된다.○ 난마처럼 얽힌 원 구성 협상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1차 시험대는 국회의장단과 원 구성 협상이다. 당장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가뜩이나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안건 처리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국회의장직을 사수해야 한다. 더민주당은 원내 1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희상 정세균 이석현 의원(이상 6선) 등이 물밑 경쟁 중이다. 새누리당 내에선 국회의장직 사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플랜B’로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사위는 모든 법안이 본회의로 올라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새누리당은 의석수가 줄어든 만큼 현재 새누리당 몫 상임위원장 10석 중 2석을 야당에 내줘야 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도 수권정당이니 (외교안보 상임위원장을) 경험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외교통일위와 국방위를 야당에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상임위를 내주고 경제 분야 상임위를 지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거대 1, 2당 속에 (국민의당은) 38석의 3당이니 위축도 되고 눈치도 보인다”며 “당분간 두 분(1, 2당 원내대표) 말씀을 듣겠다”고 적었다. 두 야당이 어떤 협상 카드를 들고 올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 대해 “협상 전략과 관련된 것은 지금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파견법 등 쟁점 법안 처리는 더욱 불투명 원 구성 협상은 각 당의 주요 현안 처리와 맞물려 있다. 더민주당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해결 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식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8일 관련 당정협의를 열 계획이지만 특위 구성에는 미온적이다. 하지만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면 더민주당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 더민주당이 총선 직후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이어 민생 현안까지 선제적으로 치고 나온 데는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의 협상력이 커지면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쟁점 법안의 통과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은 노동4법을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 재추진할 계획이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4법 중 파견근로자법을 제외한 3법은 노동자에게 유리하다”며 “사용자가 하나 얻어 오는 게 파견법인 만큼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견법에 대해 더민주당은 ‘처리 불가’ 방침을, 국민의당은 ‘노사정 합의 우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의 ‘실탄 마련’을 위한 양적완화를 두고도 더민주당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부정적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조성할 수 있는 ‘구조조정기금’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구조조정용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적극적으로 임할 자세가 돼 있다”며 ‘추경 카드’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까지는 ‘3당 3색’인 셈이다. 정 원내대표가 ‘협치 방안’으로 제시한 ‘여야정 정책협의체’ 구성을 두고도 3당의 의견차가 크다. 새누리당은 여소야대가 된 만큼 당정회의 뒤 야당과 협상하던 기존 방식 대신 여야정이 처음부터 주요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더민주당은 정부가 구조조정을 포함해 ‘정책 청사진’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제안한 ‘총선 공약 이행점검 특위’를 구성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이재명 egija@donga.com·길진균·홍수영 기자}
20대 국회 여야 4당의 ‘원내사령탑’이 결정되면서 국회 원(院) 구성 협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소야대와 3당 체제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각 당은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나 새로운 협상 전략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각 당 원내사령탑의 ‘역할과 전략’이 한층 복잡해지고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 기법으로 각 당 원내대표가 맞닥뜨린 과제와 전망을 분석했다.○ 20대 국회 협상은 고차 방정식 각 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여당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협상 대상인 야당 원내대표에는 86그룹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풍부한 경륜을 자랑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버티고 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정 원내대표는 야권과의 대화 경험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전략통인 우 원내대표, 노련한 박 원내대표와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19대 국회는 여야 간 1 대 1 협상이었지만 20대는 ‘1 대 2’ 또는 ‘1 대 1 대 1’의 협상을 해야 한다. 당장 국회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벌써부터 협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이날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가 정착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정 원내대표 역시 “협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 원내대표 모두 소통에 강점이 있고 비교적 합리적인 정치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협치’ 모델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정의당 노회찬 신임 원내대표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력은 필수적”이라면서 “국민의당과 더민주당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고 밝혔다.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16개 상임위원장 배분도 복잡해졌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4개를 희망하고 있어 절묘한 ‘삼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선 관례에 따라 국회의장은 더민주당이 맡는 대신 법안 처리의 길목인 법제사법위원장은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두 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자칫 3당 체제에서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20대 국회 역시 개원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여당인 정 원내대표와 제1당인 우 원내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쥔 박 원내대표의 노련함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원내사령탑, “최우선 과제는 계파 청산” 여야 공히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주요 화두는 계파 패권주의 청산과 당내 화합이었다. 하지만 1, 2당의 원내대표가 여전히 당 주류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되면서 이들이 계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정 원내대표는 범친박(친박근혜)이지만 계파 성향이 옅어 당내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게 강점이다. 다만 친박의 ‘물밑 지원’을 받은 만큼 당청 관계나 계파 이해 조정 과정에서 자율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가 있다. 특히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였던 친박계가 당내 최대 세력임을 확인하며 향후 비상대책위 구성과 당권 등을 놓고 비박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정 원내대표는 7월경 치러질 전당대회까지 당내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합리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우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거론된다. 우 원내대표는 범주류로 분류되지만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직계는 아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 이후 당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86그룹을 제외하곤 든든한 당내 지원군이 없다는 뜻이다.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 속에서 내부 알력에 흔들리지 않고 김 대표와 안정적인 ‘투톱’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민의당 역시 개원을 앞두고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측과 호남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20대 총선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정기국회 직전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와 함께 1월 출범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는 4개월가량 더 유지하게 됐다. 더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연석회의 직후 “전당대회 개최 방안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며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한 논란을 종식하고 수권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초 당내에선 6, 7월 전대를 열자는 ‘조기전대론’과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전대 연기론’이 팽팽히 맞섰지만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절충안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나는) 당 대표가 되려고 더민주당에 온 사람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해 당 대표에 대한 추호의 관심도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추대니 경선이니 하는 얘기를 듣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바쁘시다고 생각되면 하시라도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발언한 뒤 다른 일정을 이유로 회의장을 먼저 나갔다. 당무위는 이날 전대 이후 김 대표 거취와 관련해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를 의결하고 기구 구성 권한을 김 대표에게 위임했지만 김 대표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당내에선 전대 개최가 확정되면서 오히려 비대위 체제의 불안정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사진)의 독설이 날로 매서워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호남 지원 유세를 했던 김 위원장은 총선 이후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DJ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 위원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가 호남을 다녀온 뒤 호남 지지율이 10% 폭락했다”며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자체가 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편법적 기관이기 때문에 오래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원내대표가 최근 ‘채널A’에 출연해 “이희호 여사로부터 대선 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어머니께 여쭤 보니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하시더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가 과연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험난한 테스트가 시작됐다”며 “어떤 입장이든 좋으니 이제는 좀 확실한 자신의 철학과 색깔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지 않다”며 그저 야당 살리기 운동, 정권 교체 운동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당 고정표는 600만∼750만 표, 더불어민주당 고정표는 450만∼600만 표다.” 국민의당 경제재도약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성엽 의원이 3일 이 같은 발제 내용이 포함된 ‘국민의당, 단독 집권 가능한가’ 토론회를 열기로 해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전히 대선 타령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본보가 입수한 토론회 발제문에 따르면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장은 내년 19대 대선 투표자 수를 3000만 명으로 볼 때 다자 구도에서 각 정당의 고정표를 △새누리당(800만∼1000만 표) △더민주당(450만∼600만 표) △국민의당(600만∼750만 표) △진보정당(200만∼250만 표) △기타 부동층(400만∼950만 표) 등으로 분석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당과 더민주당의 정당득표율이 엇비슷하게 나왔지만 내년 대선에서는 호남(300만 명)과 호남 출향민(300만∼450만 명)이 국민의당을 선택할 거라고 가정한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과) 양자 구도면 무난하게 승리하고 3자 구도면 부동표 향배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며 “(결선투표 미도입 시) 단순 다수득표제로는 지역연합 방식으로만 집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단독이든 연립이든 ‘국민의당 집권은 가능한가’는 잘못 잡은 화두”라며 “독자적 의제 없이 때론 보수의 손을, 때론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식으로 가다가는 정주영 김종필 이회창 등의 전철을 밟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토론회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 “당이 오만해 보이는 것 아니냐” “당 공식 기구 명의로 열면서 어떻게 당 대표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국회 곳곳에 붙은 토론회 포스터에는 당 로고 안에 청와대 로고가 들어가 있어 “벌써 집권당이라도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결국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가 유 의원을 설득해 유 의원 개인 명의의 토론회로 변경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당이 뒤늦게 집안 단속에 나선 건 최근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구설에 휘말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에 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야권 내부의 강한 비판을 받았고, 안철수 대표는 “교육부를 없애자”는 취지의 과거 발언이 언론에 공개돼 도마에 올랐다. 안 대표는 이날 “(사적인 대화에서) 부분만 보도되다 보니까 뜻이 왜곡돼서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이번 4·13총선 결과와 1987년 대선 결과는 패턴이 똑같다. 내년 대선도 이 같은 구도를 기본으로 잘 대비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달 28일 당 비례대표 당선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주승용 의원 등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식 연립정부론을 거론한 때여서 김 대표의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과의 연립정부 구상은 배제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김 대표가 말한 ‘패턴’이란 1987년 대선에 나선 각 당 후보 득표율과 이번 총선의 정당 득표율 구도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당선자는 36.6%, 김영삼(YS), 김대중(DJ), 김종필(JP) 후보는 각각 28.0%, 27.0%, 8.1%를 득표했다. 4·13총선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국민의당 26.7%, 더민주당 25.5%, 정의당 7.2% 순이었다. 노 당선자와 새누리당, YS와 국민의당, DJ와 더민주당, 그리고 JP와 정의당이 서로 대응한다. 1987년 대선 결과는 이듬해 13대 총선의 여소야대 4당 체제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내년 대선이 여야 일대일 구도가 아닌 최소 3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찬에 배석했던 당 관계자는 “김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대선을 중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이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예상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1987년 대선과 이듬해 총선으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구도는 1990년 3당 합당으로 이어졌다. 이를 토대로 YS는 1992년 대권을 잡았고, DJ는 그 다음 대선에서 DJP 연합을 성공시켜 승리했다. 마찬가지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다만 그 방향은 기존 정당 간의 연합이나 연대는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 김 대표 측의 분석이다. 한 당선자는 “김 대표는 여야 3당이 지금 모습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데 의문을 품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균열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일하게 된 윤여준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지난달 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김 대표의 구상이 실현되는 것도 그의 대표직 지속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5선의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빨리 현행 과도체제를 종식하고 당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총선 후 9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연기 여부를 결정할 3일 당선자-당무회의 연석회의를 앞두고 김 대표 측이 내심 바라고 있는 전대 연기를 일축한 것이다. 복잡한 당내 상황 속에서 김 대표는 5일부터 엿새간 휴가를 가기로 했다. 당 안팎에서는 “3일 회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될지도 모르는 미묘한 시점을 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국민의당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여당에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태도가) 바뀌어서 협조 요청을 하면 국회의장직뿐만 아니라 무엇이라도 협력하겠다”고 했다. 더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심을 받들겠다고 말한 지 얼마 안 돼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마음)을 등장시켜 당혹스럽다”면서 “삼권분립이 보장된 나라에서 원내 3당 대표가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선출할 수 있다고 한 얘기는 민의를 거스르는 발언”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1988년 여소야대 시절 제1야당인 평민당이 여당인 민정당에 국회의장직을 양보한 사례를 언급했던 것이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제1야당은 평민당이었지만 다수당은 민정당이었다는 것이다. 강창일 의원은 이날 중진 회동에서 “박 의원이 사기꾼이 되려고 한다”고 했고, 변재일 의원은 “(박 의원이) 총명함을 많이 잃었다”고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일”이라면서 “4선 의원이라 그 정도는 아시는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소이부답(笑而不答·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는다) 하겠다”고 응수했다. 김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서도 “부덕의 소치”라고만 했다. 한편 이틀 전 경남 양산으로 내려간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아 김해영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등 부산지역 당선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일 열심히 해서 부산 시민들께 보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덕담만 했을 뿐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양산 집에서 쉬려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법조비리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런 일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차길호 kilo@donga.com·길진균 기자}
“부총리님 고맙습니다.” 이번 4·13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당 최경환 당선자(광주 북을)는 최근 알 수 없는 내용의 전화나 문자를 받는다고 한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인 최 당선자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의원과 이름이 같다. 이 때문에 심지어 여권 인사들로부터 당선 축하 문자나 엉뚱한 전화를 받기도 한다. 두 사람 모두 경주 ‘최씨’지만 최 의원은 한자로 ‘崔炅煥’을, 최 당선자는 ‘崔敬煥’을 쓴다. 나이는 최 의원(55년생)이 최 당선자(59년생)보다 네 살 많다. 동명이인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는 엉뚱한 손님이 찾아오거나 잘못된 항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특히 국회의 명패나 회의록 등 각종 공문서에 이름이 등장할 때도 혼선을 빚기 일쑤다. 이 때문에 국회 사무처는 동명이인 의원이 생기면 한 사람 이름은 한자로, 한 사람 이름은 한글로 표기한다. 관행적으로 선배 의원의 표기를 피해간다. 현재 최 의원이 한글로 이름을 표기하고 있어 국회 사무처는 최 당선자에게 명패 등에 한자 이름 표기를 권고했다. 그러나 최 당선자가 “한자를 잘 모르는 일반인과 젊은 세대를 위해 한글로 이름을 표기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사무처가 고민에 빠졌다. 사무처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한자 표기를 강요할 수 없다”며 “이름 옆에 당을 각각 표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선 새누리당 내에 ‘김성태’ 의원이 두 명이 된다. 서울에서 3선에 성공한 김성태(金聖泰) 의원과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김 당선자다. 이들은 김 당선자가 한자(金成泰)로 이름을 표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20대 국회 국민의당 첫 원내대표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은 27일 “5월 30일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물리적으로 6월 10일부터 6월 임시국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5월 중으로 (20대 국회) 원 구성을 합의하자”고 말했다. 2012년 출범한 19대 국회는 여야 간 협상이 난항을 겪어 8월에야 원 구성이 마무리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경기 양평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만장일치로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김성식 최고위원을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합의 추대했다. 18대 민주당(2010∼2011년)과 19대 민주통합당(2012년) 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은 3번째 원내대표를 맡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는 이날 오후 채널A 방송에 출연해 “기네스북에 오를 것 같다고들 하는데 저로서는 쑥스럽다”며 “개인적으로 (당 대표 등) 다른 목표도 있고 (원내대표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단결된 추대를 거부하는 것은 저만 생각하는 나쁜 사람 아니냐”고 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의 제3당론이 국민 지지를 받았고 그 판단이 옳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원내 전략과 관련해 박 의원은 “국민의당을 위한 국회가 돼서도 안 되고, 안 대표의 대권 가도를 위한 국회가 돼서도 안 되고 오로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국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18대 국회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거의 매일 아침 제 방에 와서 ‘형님,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소. 왜 우리 대통령 비난해요’ 하면서도 늘 야당에 져주고 실리는 가져가는 탁월한 협상가였고 정치인이었다”고 했다. 반면 19대 국회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이한구 의원에 대해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경제 문제에 최대 역점을 두겠다”면서 “경제에 전문 지식이 없지만 김성식 신임 정책위의장, 주변 학자들이나 소속 의원의 조언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밝힌 양적완화,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먼저 국민 앞에서 경제 실정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고통 분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대량 해고에 따른 사회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국회의장과 관련해 “제1당이 돼야 하는 게 민의이지만,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대화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양평=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4선)을 정책위의장으로 김성식 의원(재선)을 추대했다. 국민의당 당선자 38명 중 37명은 27일 경기 양평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총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 같이 결정했다. 국민의당 당선자들이 케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의 정치적 무게감과 호남과 서울이라는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때 박지원-김성식 조합을 적격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만약 국민의당을 위한 당리당략적 목표로 가거나 안철수 대표의 대권가도에 맞춰 국회를 운영한다면 19대국회와 똑같아진다”라며 “야당의 정체성 지키면서도 오직 생각은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만 생각하고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3번이나 맡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 의원은 민주당(2010¤2011년)과 민주통합당(2012년)에서 각각 원내대표를 지냈다.양평=길진균기자 leon@donga.com}
26일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에선 외부 초청 연사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당 당선자들은 1박 2일 일정의 워크숍에서 당 정책과 총선 결과 분석에 대한 강의와 토론을 포함해 산업 구조조정 등 경제 현황 등에 대한 ‘속성 과외’도 받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준영 당선자를 제외한 당선자 37명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벌써부터 (대선) 결선투표나 연합정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3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연합정부론은 대선 정국의 마지막 카드인데 (국민의당이) 너무 일찍 터뜨린 감이 있다”며 “이런 얘기를 할수록 국민의당이 자신이 없나보다, 더불어민주당에 혹시나 인수합병(M&A)되지 않으려고 애쓰는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니다”며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직접 고용된 국민의 직원이다. 국회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민 대리인이다”고 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치열한 토론을 거쳐) 한 번 결론이 나면 그것을 그대로 일사불란하게 추진해 나가는 그런 자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당선자들에게 ‘한국 경제의 현황 및 국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의한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그는 “문제를 모르는 것도, 답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결정하고 책임질 주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결정하고 책임질 주체를 만드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고 정부 여당은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야당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와 관련해 강연이 끝난 뒤 안 대표는 옆에 있던 박지원 의원에게 “박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아유 참…”이라고 웃으면서 농담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천 대표에게는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있어 가지고…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라는 말도 했다. 이날 예정돼 있던 전당대회 연기 여부와 원내대표 선출에 대한 논의는 27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다만 박 의원이 공개적으로 원내대표직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당내 분위기가 하나로 모아진다면 그 짐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합의를 전제로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선 도전 의지를 보였던 주승용 원내대표는 “(박 의원 같은) 헤비급이 나와 버리면 우리 같은 플라이급은 엄두가 안 나죠”라며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몇몇 후보는 휴식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 아니다”며 박 의원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르면 27일 워크숍 종합토론 시간을 갖고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양평=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국민의당 안에서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사진) 추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25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측을 중심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박지원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성식 당선자를 합의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으로선 무게감과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할 때 박지원-김성식 조합이 적격이라는 얘기다. 만약 ‘추대론’이 성사된다면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3번이나 맡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 의원은 민주당(2010∼2011년)과 민주통합당(2012년)에서 각각 원내대표를 지냈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번이나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게 좋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다. 그렇지만 당내에선 다수 의원들이 동의한다면 결국 박 의원이 수락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이미 출사표를 낸 중진 의원들의 동의가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철 장병완(이상 광주) 주승용(전남) 유성엽(전북) 의원은 각각 지역 대표성을 내세우며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도 유임되는 마당에 원내대표는 경선으로 뽑는 게 맞다”며 “박 의원이 훌륭한 분이지만 소속 의원과 당선자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대선 결선투표제 운운했던 국민의당 내에서 이번엔 ‘연립정부’를 전제로 한 대선후보 단일화론이 나왔다. 당내 호남권 의원들은 24일 호남 민심 챙기기 차원의 ‘연립정부론’을 들고나왔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의 독자집권이 우선이지만 만약 독자집권이 어렵다면 연정을 통해 호남이 발전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해도 DJP(김대중+김종필)연합처럼 연합정부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지 못한다면 더불어민주당과의 연정으로 정권 교체에 따른 실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호남 몫 지키기’를 원하는 지역 민심을 반영한 주장인 셈이다. 중요한 건 안철수 대표의 생각이다. 대선 결선투표제는 개헌이 필요한 사안이라 안 대표 측도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유럽 사례를 볼 때 다당제 아래서 제3당의 연립정부 구성은 논리적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안 대표와 가까운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전제하에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고 연립정권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연립정부에 익숙하지 않지만 다당제가 정착되면 헌법 개정 없이 연립정부 등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소할 수 있다”며 “지역연합인 DJP연합 같은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이 아닌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로 가치 중심의 연립정부를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권 의원들과 달리 연립정부의 대상을 더민주당으로 한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 측은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연립정부론을 잘못 건드릴 경우 제3당의 존재감과 안 대표의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지금은 대선 문제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 민생이 우선”이라고 말했다고 김경록 대변인이 전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정치권과 정부가 한계기업(좀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경제 회생을 위한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제안한 데 대해 정부·여당이 21일 이에 화답하면서 20대 국회에서 여야정 간에 새로운 협치(協治)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이미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한 법적 기반은 갖춰진 상태”라며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경제적 약자에 대한 안전장치와 같은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야당과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구조조정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야당에 감사한다”며 “이르면 다음 주 야당을 방문해 협조를 구하고 필요하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여야정 협의체에서 큰 틀을 논의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더민주당은 이르면 22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기업 구조조정 방안과 실업대책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종인 대표는 “당 차원에서 좀 더 진지하게 연구를 해서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21일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 “국민의당이 벌써 오래전부터 한 얘기로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미시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진균 leon@donga.com / 세종=이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