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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선물세트의 40% 이상이 설과 추석 명절기간에 소비됩니다. 명절기간이라도 우리 농수산물 선물가액을 두 배로 늘려주는 법률안 개정으로 한우산업계에만 4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얻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우산업의 숙원이었던 청탁금지법 개정을 관철한 김삼주(54) 제10대 전국한우협회장은 “전국의 농민들이 힘을 합쳐서 이뤄낸 법률안 통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지난 9일 본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설명절 전후 기간에는 한시적으로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농수산물 원료 50% 이상 사용)의 선물가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된다. ―현행 10만원으로 제한된 농수축산물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늘리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의 통과 의미는. “법 적용대상에 농축수산물을 제외하자는 원론으로 통과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지만, 현실적인 여건에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탁금지법영향보고서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후 한우 수요 감소로 8.8% 가량의 한우가격 하락 피해가 발생됐습니다. 이후 20만원 상향 임시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추석명절 매출은 7%증가했습니다. 전체 농축수산물 선물 증가율은 30%가 넘었습니다. 한우협회 정책연구소 분석에 의하면, 이번 청탁금지법 20만원 상향 개정으로 한우산업 경제활성화 효과는 약 생산단계에서 2000억원, 도소매 유통분야를 포함하면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탁금지법 개정안에 한우업계가 발벗고 나섰던 이유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국내 한우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한우선물세트는 10만원 이내로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입소고기 선물세트가 명절시장을 대체하게 됐습니다. 결국 김영란법은 ‘수입육 장려법’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죠. 명절 선물가액이 20만원으로 늘어남에 따라, 우리 농수산물이 수입품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게 됐습니다.” ―법률안 개정안을 위해 국회를 어떻게 설득했나. “그동안 만난 국회의원들은 비공식 만남까지 합하면 50명이 넘습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농촌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환경친화적인 한우산업 보호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설득했습니다. 한우산업은 전체 축산농가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축산업 생산액의 약 25%를 책임지는 한국 농업과 농촌경제를 지키고 있는 기둥입니다. 한우 농가 중에 100두 미만의 소를 키우는 비율이 거의 75% 정도인데, 이런 농가들이 만약에 무너져 버리면 농촌은 황폐화됩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우를 중심으로 ‘강소농(强小農)’을 육성하는 것이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게끔하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우산업이 친환경적이라는 뜻은. “일각에서는 소의 트림이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한우가 먹는 사료 중 곡물은 30%가 채 안되고, 나머지는 볏집, 쌀겨, 두부를 만들고 버리는 비지, 콩기름 짜고 남는 대두박 등 사람들이 먹지 않는 농업 부산물입니다. 만약 이러한 농업 부산물을 그대로 버렸을 때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어마어마할 겁니다. 소는 이러한 부산물을 먹고 1차 소화를 해놓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한 순기능(업싸이클링)’이 탁월한 것이죠.” ―한우의 세계적인 경쟁력은. “올해 미국 USA투데이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는 한우다-와규는 잊어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우는 미국, 유럽, 일본 소고기에 비해 지방이 많지도 적지도 않고 적당하고, 고소한 맛과 풍미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일본 와규는 지방이 거의 75~80%를 차지해서 느끼하고, 미국이나 호주산은 지방이 20~30%인데 비해, 한우는 지방이 50~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적당한 마블링을 가진 맛있는 고기라는 뜻이죠.” 김 회장은 “전국 10개 도지회와 142개 시군지부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지역구 의원과의 교섭 등도 이번 청탁금지법 선물가액 상향에 큰 동력이 됐다”며 “모든 공은 전국 한우협회 농민들이 결집해낸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우산업안정법’ 또는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전환법’의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면. “우리 농민의 땀이 깃든 농축산물로 수확의 기쁨과 새해 덕담을 나누는 것은 우리 명절의 전통이고 풍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민족문화에서 한우선물은 최고의 존경과 감사를 의미합니다. 연말연시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한우사랑을 당부드립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삼성증권(사장 장석훈)은 올해 말까지 개설하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모 투융자집합투자기구 전용계좌’ 개설 이벤트를 2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조건을 만족한 고객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신세계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 3만 원권이 제공된다.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이벤트 기간 중 신청 후 ‘투융자 집합투자기구 전용계좌’를 개설한 후 ‘맥쿼리인프라’ 종목을 3000만 원 이상 매수하면 된다. ‘투융자 집합투자기구 전용계좌’를 최초로 개설한 투자자가 1년 이상 계좌 가입기간을 유지하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자해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15.4%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다. 계좌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2022년까지만 세제혜택이 적용돼, 분리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 12월 말까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분리과세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꼭 챙겨야 할 혜택이다. 이자 및 배당 등으로 얻은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돼 이자·배당소득과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을 합산한 총소득에 최고 49.5%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합과세 대상인 투자자가 이 계좌를 통해 1억 원을 투자해 배당금 530만 원을 수령한다면 과표세율에 따라 납부할 세금을 연간 5만8000원에서 최대 약 181만 원까지 줄일 수 있다. 이 계좌는 개인투자자만 개설 가능하며,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1인 1계좌로 최대 1억 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현재 이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종목은 ‘맥쿼리인프라’로, 2002년 설립 후 2006년 증시에 상장됐으며 지난 10년간 기업 신용등급 AA0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서울춘천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14개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며 시총 4조5000억 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의 코모호수는 베르사체, 조지 클루니, 아랍 왕족 등 부호의 별장이 즐비한 휴양지다. 멜빵바지 모양으로 호수가 갈라지는 부분의 ‘벨라조’는 가장 유명한 관광지다. 코모호수의 둘레는 180km. 유람선을 타면 아름다운 별장들을 보게 된다. 히치콕의 영화에 등장했던 빌라 데스테, ‘오션스12’를 찍은 빌라 에르바…. ‘007 카지노 로열’에서 제임스 본드가 보트를 몰고 별장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코모에서 찍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강원 양구에서 살았던 박수근이 즐겨 그린 나무는 ‘겨울나무’다. 잎이 다 떨어져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목(裸木)이다. 그래서 박수근이 그린 나무를 찾아 그 감정을 느끼려면 겨울에 양구에 가봐야 한다. 소스리 바람에 떠는 나목 뒤로 하늘이 회색빛이다. 금세라도 눈이 내릴 듯 하늘은 어두침침하고, 희부옇다. 강원도 양구의 겨울 하늘빛이 박수근의 그림 속에 있다. 나무 밑에 지나가는 여인의 함지박 속에는 절인 배추라도 들어 있는 것일까. 소설가 박완서는 이 그림을 보고 ‘김장철의 나목’이라고 해석했다. “이제 막 낙엽을 끝낸 김장철 나목이기에 봄은 아직 멀건만 그의 수심엔 봄에의 향기가 애닯도록 절실하다. 그러나 보채지 않고 늠름하게, 여러가지 가지들이 빈틈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채 서 있는 나목. 그 옆을 지나는 춥디추운 김장철 여인들. 김장철 여인들.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박완서 소설 ‘나목’, 1976)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의 모델이 됐던 나무는 양구 시내 양구교육지원청 뒷동산에 있다. ‘박수근 나무’라고 이름 붙여진 수령 300년 된 느릅나무다. 그림에서처럼 중간에서 옆으로 휘어진 모습이 똑같다. 박수근은 양구보통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 나무 아래서 친구들과 놀며 그림을 그렸다. 내가 양구를 찾았을 때도 세 남매가 놀고 있었다. 나무 밑에 함지박을 이고 있는 여인은 없지만, 누나와 동생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그림처럼 애틋했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수근 전시회의 이름도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다. 박수근의 그림 속에는 6.25 이후의 강원도 양구와 서울 창신동 판자촌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어머니는 짐을 머리에 이고 산동네 길을 걸어올라가고, 시장에는 노인들과 아주머니들이 물건을 판다. 거리의 사람들 중에는 노숙자도 있고, 청소부도 있다. 그리고 골목길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포대기에 동생을 업고 있는 소녀를 그린 그림도 발길을 붙든다. 큰 누나에게 업혀서 컸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르며 감상에 젖는다. 엄혹한 세월을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풍경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사진작가 한영수의 ‘서울 1956~1963’에 나오는 창신동 사진을 함께 전시해 당시의 풍경을 전한다. “나는 워낙 추위를 타선지 겨울이 지긋지긋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겨울도 채 오기 전에 봄 꿈을 꾸는 적이 종종 있습니다. 이만하면 얼마나 추위를 두려워하는가 짐작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계절의 추위도 큰 걱정이려니와 그보다도 진짜 추위는 나 자신이 느끼는 정신적 추위입니다. 세월은 흘러가기 마련이고 그러면 사람도 늙어가는 것이려니 생각할 때 오늘까지 내가 이루어놓은 일이 무엇인가 더럭 겁도 납니다. 하지만 겨울을 껑충 뛰어넘어 봄을 생각하는 내 가슴에는 벌써 오월의 태양이 작열합니다.” (박수근 ‘겨울을 뛰어넘어’, 경향신문 1961년 1월19일자) 프랑스에서 여행할 때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인상파 화가들이 그림을 그린 장소에 가는 것이었다. 클로드 모네가 그린 지베르니 연못과 노르망디 해변의 에트르타 코끼리 바위, 고흐가 죽기 직전에 그렸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성당과 까마귀 날아다니는 밀밭…. 그림 속 현장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벌써 재개발돼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박수근 전시회에서 고인의 드로잉 작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양구에서 우연히 물오른 버들가지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박수근 작가가 그린 그림과 분위기가 거의 비슷한 것이었다. 박수근 작가가 연필로 그린 드로잉이었기 때문에,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다. 내가 카메라 뷰파인더로 본 장면을 박수근 작가도 똑같이 보고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에 전율이 느껴졌다. 영화처럼 시간을 초월해서 나와 작가가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버들가지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하는 묘한 감정이었다. 추운 겨울에 봄을 기다리는 버들가지였으리라.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한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소 중 하나로 2000년 이상 한반도에 살았다. 고베 비프와 같은 느끼한 일본 와규처럼 마블링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미국 프라임 소고기의 살코기 풍미까지 전부 갖춘 완벽한 균형감을 갖고 있다.” 올해 3월 5일자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는 ‘한우가 지구상 최고의 고기가 될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인 케이트 스프링어가 한우를 처음 취급하기 시작한 홍콩 레스토랑에서 일본, 미국, 홍콩, 프랑스산 소고기와 비교 시식한 결과를 기사화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최상급 식재료는 여전히 한우다. 지역별 다양한 한우 요리를 즐기는 ‘한우 미식(美食) 여행’을 떠나 보자.》 ○ 눈꽃한우비빔밥과 한우육회물회 “마치 바다에 떨어진 눈처럼 혀 위에서 녹아 불현듯 목구멍으로 사라져 버리는 그 육즙의 맛을 찾습니다.”(허영만의 만화 ‘식객-소고기전쟁’) 선홍빛 살코기에 눈꽃처럼 흩뿌려진 마블링. 전남 함평의 해월축산·식육회관에서 만난 한우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잘 달궈진 불판에 두툼하게 썰어낸 꽃등심을 한 점 구워 입안에 넣는 순간, ‘바다에 떨어진 눈처럼 혀 위에서 녹는다’는 말이 현실로 느껴졌다. 씹을 때마다 폭발하는 육즙! 입안에서 코끝까지 맴도는 풍미가 진한 육향을 남긴다. “고기는 소금, 참기름, 와사비, 양념장 등 취향에 맞게 찍어 드시면 돼요. 그러나 ‘투뿔 넘버나인(1++ No.9)’ 등급의 최상급 친환경 한우는 어떤 양념도 찍지 말고, 먼저 고기 맛 자체를 즐겨 봐야 합니다. 숯불에 구우면 어떤 고기도 다 맛있게 되니까, 그냥 불판에 구운 후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느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다윤 대표(52)는 인근 농장에서 가족이 직접 기른 미경산 한우(출산 경험이 없는 36개월 전후 암소)의 신선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소고기 코스 요리 중에 제일 처음에 즐기는 생고기는 숙성이나 양념 여부에 따라 육회, 육사시미로 나뉜다. 양념을 하지 않은 육사시미는 전라도에서는 ‘생고기’, 대구와 경북에서는 ‘뭉티기’로 부른다. 함평에서는 접시에 담긴 생고기가 거꾸로 뒤집고 흔들어도 절대 안 떨어진다고 해서 ‘찰떡 생고기’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기름기가 적은 앞다리살과 보통은 얼려서 구워 먹는 차돌박이도 생고기로 먹는다. 참기름을 약간 묻힌 후 새콤하게 익은 묵은지에 싸서 먹는 맛은 일품이다. 한우 생고기와 구이로 약간 느끼해질 무렵 입맛을 개운하게 만드는 강력한 반전의 요리가 나온다. ‘한우 육회 된장물회’다. 물회에 갓 잡은 생선회나 해물이 아닌 육회가 들어간다고? 처음엔 의아했지만 먹어 보니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된장을 베이스로 한 육수가 한우와 잘 어울린다. 양념 속에는 사과, 배, 오이, 파프리카, 양파 등 각종 과일과 채소가 들어가고, 한우 육전도 들어 있다. 첫맛은 시원한데 얼굴에서는 땀이 난다. 청양고추를 삭힌 양념이 들어가 은은하게 매운맛이 깔끔하게 뒷맛을 잡아준다. 한우된장물회는 소면을 넣거나, 밥을 말아 먹어도 고소한 별미를 느낄 수 있다. 한우 요리의 마지막 코스는 ‘한우 눈꽃비빔밥’이다. 밥 위에 9가지 야채와 해초가 쌓여 있고, 그 위에 ‘눈꽃 같은’ 한우 육회가 소복이 올라간다. 소고기 선지국물을 한 스푼 넣고 수저로 꼭꼭 눌러가며 비빈다. “밥물과 나물물이 하나로 비벼져야” 한우 육회 비빔밥의 풍미가 제대로 완성되기 때문이란다.○서울, 광양, 언양식 3대 불고기 우리나라에서 소고기는 ‘일두백미(一頭百味)’라는 표현이 있었다. 한 마리 소에서 100가지 맛이 난다는 뜻이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영국 프랑스는 소를 35부위로 나눠 먹는데, 한국은 120부위로 먹는다”며 감탄했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 조선시대 양반들 사이에서는 ‘난로회’를 여는 문화가 유행했다. 김홍도의 그림 ‘설중난로도’에는 양반과 기녀가 소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앉아 소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1980년대 마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소고기 맛집을 찾아다니는 한우 외식여행이 시작됐다. 대표 주자는 불고기였다. ‘한국의 3대 불고기’는 서울식, 광양식, 언양식 불고기가 꼽힌다. 서울식 불고기는 얇게 썬 등심을 양념한 후에 달콤한 육수를 자작하게 내어서 야채와 당면을 넣어 먹는다. 반면 광양식 불고기는 고기를 굽기 직전에 양념한 다음 석쇠에 올려 참숯불에 구워 먹는 바싹불고기다. 언양불고기는 1960년대 당시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이 언양의 고기 맛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에서 만난 언양불고기는 인근 언양우시장에서 도축한 지 24시간 이내의 신선한 한우 불고기를 언양미나리와 곁들여 먹는 별미였다. 간장과 마늘 등 최소한의 양념만을 사용해 3일간 숙성시켜 고기 자체의 맛을 살렸으며, 석쇠 위에서 타지 않도록 살짝 굽는 것이 특징이다.○담양떡갈비와 너비아니궁중요리인 떡갈비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전남 담양 떡갈비이다. 전라도 한우는 연하고 육즙이 많아 두꺼운 정육면체로 부쳐서 갈비의 쫀득한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 소쇄원 인근에 있는 ‘전통식당’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맛집이다. 이곳에서 ‘소쇄원한상’을 시키면 담양떡갈비를 비롯해 육전, 홍어찜 등이 푸짐하게 나온다. 고산 윤선도의 11대 후손인 친정어머니에 이어 27년째 식당을 운영해 온 김난이 대표(69)는 반가(班家)의 음식상 차림을 전승해 왔다. 그는 “담양식 떡갈비는 오직 한우 갈빗살만 가지고 만든다”며 “집안에 내려오는 오래된 간장으로 양념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너비아니’는 소고기를 얇고 넓게 저며서 양념장에 재워 석쇠에 구운 음식이다. 너비아니라는 이름의 유래는 고기를 너붓너붓 썰었다는 데서 유래한 것인데 서울 지역 사투리의 하나다. 너비아니는 소고기의 등심이나 안심을 넓적하게 저며서 간장 위주로 양념하여 불에 구운 음식으로 서울 지역 양반가에서 주로 즐기던 고기구이다.○한우 여행 정보 전국 곳곳에 있는 우시장과 직판장, 한우마을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다. 복잡한 유통 절차가 대폭 축소돼 비교적 싼 가격에 질 좋은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서울 마장동 우시장은 한우 오마카세(메뉴를 주방장에게 맡기는 요리)로 유명하고, 전북 정읍의 산외한우마을, 충남 예산 광시암소한우타운, 경북 예천 지보참우마을, 강원 영월, 경기 김포의 다하누촌, 울산 봉계언양 한우 불고기 특구 등도 많이 찾는다. 전국 한우 농가들이 만든 한우자조금이 운영하는 ‘한우 유명한 곳’에서는 한우 판매점으로 공식 인증받은 직판장과 맛집을 소개해 준다. 한우명예홍보대사인 조리기능장 엄유희 교수는 “지역별 음식 특색이 다른 것처럼 한우도 어떤 지역에서 키우느냐에 따라 맛도 다르다”며 “코로나 시대 지역별 한우 요리의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음식점을 찾아 맛으로 여행 기분을 대신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그리스 본토 남동쪽 200km 정도 떨어진 에게해 산토리니는 푸른색과 흰색의 섬이다. 푸른 대문의 집들은 미로 같은 하얀 골목을 만들고, 그 끝에는 파란 지붕의 교회당이 들어서 있다. 해질 녘이면 산토리니 여행자들은 서북쪽 이아마을로 모여든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바다에 풍덩 빠지는 일몰을 보는 사람들은 박수치며 환호하고, 연인들은 입맞춘다. 밤이 이슥해지면 포도향 가득한 그리스 술인 ‘우조(ouzo)’를 마신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환경오염이 심각해진 미래. 사람들은 차를 만든다. 탁한 공기를 빨아들여 깨끗한 공기로 정화해주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비닐하우스에서는 식량을 만들어낸다. 유한결 어린이(광주 본촌초 6년)가 설계한 ‘레퓨지시티’는 미래의 모빌리티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피난처이자 도시가 되는 것까지 상상해낸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한 ‘제6회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Brilliant Kids Motor Show)’는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의 모터쇼에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번뜩였다. ‘상상 속 꿈의 모빌리티를 그려보세요!’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 코로나, 환경오염, 에너지 부족 등을 해결할 다양한 미래의 자동차 모습이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일들이 많은 요즘, 우울하고 지친 마음을 뻥 뚫어줄 모빌리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았어요. 나의 비밀 이야기도 들어주며 상담도 해주고, 꽉 막힌 도시를 지날 땐 내부 전체에 스크린을 쏴 멋진 자연을 보여주고. 마음이 편해지는 노래도 틀어줘요. 자율주행 기능으로 편히 휴식할 수 있도록 저와 우리 가족을 멋진 곳으로 데려다줘요.”(안서율 어린이의 ‘마음 치유 모빌리티’·아산 배방초 1년) “근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이 나 뉴스에 나왔어요. 주차장에 소화기가 있어도 불을 보고 당황하면 쓰지도 못하고, 스프링클러도 바로 작동되지 않아 큰 불이 됐대요. ‘비치용 소방 모빌리티’는 열을 감지하자마자 야구공처럼 빠르게 날아 출동해서 초기에 불을 꺼주고 연기도 빼주는 기능이 있어 질식사고도 막아줘요.”(한윤준 어린이의 ‘비치용 소방 모빌리티’·아산북수초 1년) 눈길을 끈 작품 중 하나는 김학준 어린이(서울홍연초 5년)의 ‘환경을 지키는 자동차’. 음식물 쓰레기통과 자동차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식물 쓰레기를 자동으로 수거하고, 곧바로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해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자동차다. 심사위원 이순종 서울대 디자인학부 명예교수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동차의 연료로 전환시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빛나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윤재원 어린이(분당 하탑초 2년)는 “세상을 바이러스로부터 구하는 ‘바이러스 백신 카(Car)’를 타고 전 세계에 있는 힘센 바이러스들을 다 물리치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고 싶다”며 로봇 모양의 백신카를 선보였다. 내년 1월 8일까지 진행되는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2016년 세계 최초 어린이 상상력 모터쇼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행사다. 특별상을 수상한 5점은 2차로 나눠 서울과 부산지역 주요 공공장소에서 제작 및 전시되며, 자신이 그린 미래 모빌리티를 실제 모형으로 볼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1차는 12월 3∼7일 서울 북촌 학고재, 성동구 카페 쎈느, 부산역 광장에서 완료했고, 2차는 12월 10일∼내년 1월 8일 F1963(부산 수영구)에서 5개 작품이 모두 전시될 예정이다. 올 7∼9월 총 3200여 점이 접수된 출품작은 예비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작 150점을 확정했다. 이후 ‘키즈 모터쇼’ 홈페이지에 상위 50점을 올려 온라인 투표 및 전문가 심사를 통해 우수작 45점과 특별상 5점을 선정했다. 현대자동차 토마스 쉬미에라 고객경험본부장은 “어린이들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상상력과 꿈을 응원하는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현대차의 대표적 성장세대 캠페인”이라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가 주최하고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가 주관하는 ‘제6회 대한민국 농촌재능나눔 대상 시상식’이 1일 세종시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농촌지역에서 봉사를 실천해 온 개인과 단체에 대해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국회 표창,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표창 등이 수여됐다. 개인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신효중 강원대 교수(62)는 강원지역에서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지정받고자 하는 15개 마을을 대상으로 9년 동안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해 왔다. 단체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울진료회’는 1965년 서울대와 이화여대 의대생이 연합해 창립한 의료 봉사 동아리로, 42년 동안 매년 1, 2회씩 농촌지역 의료 봉사활동을 해왔다. 개인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신철원고 전문상담교사 정희순 씨(58)는 문해교육사로 10년간 활동해 오면서 농촌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단체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기능올림픽전라북도동우회’는 33년 동안 낙후된 농촌마을을 찾아 1만3600건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 외에도 ‘우렁각시도배봉사단’은 도배 전문 봉사자 16명이 연간 50회 이상 농촌마을과 수해지역을 찾아가 도배, 장판 등 주거환경 개선 봉사를 펼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은 “도시에 비해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의료 문화 교육 등에서 혜택이 적은데, 지속적인 재능나눔 봉사를 실천해 온 수상자들을 통해 배우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파리에서 65km 떨어진 퐁텐블로 궁전의 ‘말발굽형 계단’은 인상부터 강렬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수없이 오마주된 우아한 곡선형 계단이다. 드레스를 입은 왕비나 공주가 금방이라도 내려올 것 같다. 1814년 나폴레옹이 엘바섬으로 유배되면서 고별 연설을 한 곳이기도 하다. 198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퐁텐블로성 ‘프랑수아 1세 갤러리’가 유명하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원래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숲속의 작은 연못. 물 위에 붉은색, 갈색, 노란색 낙엽이 가득 떨어져 있다. 우수에 젖은 늦가을 습지 위로 비친 하늘빛이 신비롭다. 톡톡 토로로…. 어디선가 숲속의 괴물처럼 생긴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풍경이다. 전북 정읍시의 소나무숲 오솔길에서 만난 월영습지. ‘월영’은 달그림자라는 뜻이다. 천 년 전 장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정읍사 여인이 바라보던 달도 이 습지에 휘영청 달그림자를 띄웠을 것이다. 천 년의 아름다운 사랑과 문학, 자연생태가 살아 있는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을 걸었다. 새암바다 마을의 부부나무지난달 17일 저녁 정읍시내 공연장인 연지아트홀. 국악인 오정혜가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농담’의 초청 게스트인 재즈 가수 ‘말로’는 관객들에게 “정읍에 와서 받은 첫인상은 ‘정이 넘치는 마을’이라는 느낌”이라고 인사했다. 가을이면 붉게 물드는 내장산의 애기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애틋한 가시버시 사랑을 노래한 백제가요 ‘정읍사’와 조선 선비의 풍류가 깃든 가사문학 ‘상춘곡’의 고향인 정읍은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정(情)이 넘치는 동네’가 맞다. 그러나 정읍(井邑)의 원래 뜻은 ‘우물(井)이 있는 마을’이다. 예로부터 삽을 들고 땅을 파기만 하면 곳곳에서 차고 맑은 물이 솟아 ‘샘고을’이라고 불렸다. 내장산에서 발원한 정읍의 물은 김제평야를 적시고 동진강을 따라 서해안으로 흘러간다. 정읍은 지금도 물이 맑은 동네로 유명하다. 백제가요 ‘정읍사’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은 ‘정해마을’에서 시작한다. ‘정해(井海)’는 말 그대로 샘물이 바다처럼 흐르는 ‘새암바다’다. 백제시대 ‘정촌현(井村縣)’으로 불렸던, 정읍의 시원이 된 마을이다. 윤기 흐르는 감들이 익어가는 마을 한가운데에는 큰 우물이 있고, 그 옆에는 정읍사의 애틋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부부나무’가 서 있다.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와 팽나무가 마치 탱고를 추는 듯한 모습이다. 허리를 한껏 꺾은 버드나무 옆에 배를 맞댄 팽나무는 손을 잡고 있다. 400년 넘게 얼싸안고 춤을 추던 나무는 서로 몸이 붙어 연리목(連理木)이 됐다. 마을 인근에 있는 ‘정촌가요특구’ 테마공원에 가면 정읍사 여인의 망부석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 맞은편으로는 내장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내장산의 능선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인의 눈썹과 콧날, 입술과 가슴, 손까지 형상이 또렷이 드러나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달하 노피곰 도다샤/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칠백 년 넘게 구전돼 오다가 악학궤범(1493년)에 실려 전해오는 ‘정읍사’는 한글로 표기된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다. 해는 이미 기울었고 어둠은 깊어가는데, 행상을 나간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내는 아양산 고개에 올라 달님에게 빌며 하염없이 노래를 부른다. 제발 달님이시여 높이 솟아 밝은 빛을 멀리까지 비춰주소서. 저자(시장) 거리를 헤매고 있을 남편이 혹시나 진 데를 밟지 않게 해주소서. 내 사랑하는 님이 곱게 깔아놓은 달빛을 밟고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소서…. 그중에서도 가장 절절한 구절은 ‘어느이다 노코시라(어느 곳에나 다 내려놓고 오세요)/어긔야 내 가논대 졈그랄셰라(아, 내 님 가는 곳에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는 노랫말이다. 일이고, 돈이고, 물건이고…. 힘겹게 지고 있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그저 몸 성하게 집으로만 돌아오라는 말이 가슴을 적신다. 정읍사문화공원에서 내장저수지까지 이어지는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1코스’(6.4km)는 정읍사 여인을 테마로 역사와 문화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 걷고 싶은 길이다. 달님약수터에서 출발해 전북과학대를 지나 천년고개로 넘어가는 길은 ‘월봉(月峰) 등산로’다. ‘달하…’라는 말이 튀어나올 듯한 소나무숲 달맞이 고개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내장산과 칠보산, 방장산 등 산세와 평야를 구경하고, 두꺼비바위에서 쉬어가기도 한다. 산굽이마다 만남과 환희, 고뇌, 언약, 지킴, 배려 등 사랑을 주제로 한 글귀도 꾸며져 있다. “기다림 때문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기다림이란 절망 속에 피어나는 희망의 꽃과 같다. 그러므로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가 있다. 사랑받을 수 있다.”(문순태 설화소설 ‘정읍사-그 천년의 기다림’ 중에서) 오솔길을 계속 걷다보면 ‘월영습지’를 만난다. 늦가을 정취가 가득한 월영습지는 2014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저층형 산지습지로 과거에 벼농사를 했던 폐경지가 자연 천이에 의해 복원된 습지다. 월영습지에는 구렁이, 수달, 말똥가리, 수리부엉이, 수달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다. 평지와 산지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독특한 생태계로 절대보전등급 1등급을 받은 습지로, 인근의 솔티마을숲과 함께 자연생태가 살아 있는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월영습지에서 더 걸어가면 시누대숲이 나오고, 내장호로 이어진다. 내장호 수변 덱(deck)길을 한 바퀴 도는 2코스(3.5km),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강변을 따라 정읍사공원으로 회귀하는 3코스 자전거길(6.2km)도 있다. 정읍시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단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둘레’의 안수용 이사장은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은 연인이나 부부가 사랑의 의미를 찾고, 소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생태를 탐방하는 힐링 숲길”이라고 말했다. 내장산과 무성서원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의 끝에는 내장산이 있다. 늦가을 내장산의 애기단풍 터널은 마지막 힘을 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내장산의 ‘내장(內臟)’은 안에 보물을 품고 있다는 뜻.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 805권을 정읍 태인의 선비 손홍록과 안의가 내장산으로 옮겨와 석벽의 ‘용굴’에 감추고는 1년이 넘도록 머물며 지켰다. 서울, 충주, 성주에 나눠 보관하고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모두 다 불타고 사라지고 남은 마지막 실록이 내장산 선비들 덕분에 지켜질 수 있던 것이다. 그러나 올 3월에 방화로 전소됐던 내장사 대웅전의 현재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내장산의 수려한 봉우리와 전각들로 둘러싸인 대웅전이 철제 컨테이너박스로 임시로 지어진 모습은 마치 현대미술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컨테이너 대웅전에 걸린 ‘큰 법당’이라는 현판의 글씨에서는 힘이 넘쳐 그나마 관람객의 마음을 달랜다. 내장산을 구경한 후 발길을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무성서원(武城書院)’으로 옮긴다.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857~?)과 조선시대 ‘상춘곡(賞春曲)’을 지은 선비 정극인(1401~1481) 등이 배향돼 있는 서원이다. ‘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 엇더한고/넷 사람 풍류랄 미찰가 맛 미찰가’로 시작되는 ‘상춘곡’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안분지족을 노래한 최초의 한글 가사문학이다. 주변에는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택도 많다.정읍 시내의 유명한 ‘쌍화차 거리’엔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뜨겁게 달군 곱돌 찻잔에 담겨 나오는 정읍식 쌍화탕은 지황 생강 등 20여 가지 약재를 달인 뒤 밤 은행 잣 등의 고명과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정읍은 쌍화탕 주원료 약재인 지황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주산지였다고 한다. 한 잔에 7000원인 쌍화차를 주문하면 가래떡구이와 누룽지 등 업소마다 다양한 간식거리도 준다. 글·사진 정읍=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숲속의 작은 연못. 물 위에 붉은색, 갈색, 노란색 낙엽이 가득 떨어져 있다. 우수에 젖은 습지 위로 비친 하늘빛이 신비롭다. 톡톡 토로로…. 어디선가 숲속의 괴물처럼 생긴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풍경이다. 전북 정읍시의 소나무숲 오솔길에서 만난 월영습지. ‘월영’은 달그림자라는 뜻이다. 천 년 전 장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정읍사 여인이 바라보던 달도 이 습지에 휘영청 달그림자를 띄웠을 것이다. 천 년의 아름다운 사랑과 문학, 자연생태가 살아 있는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을 걸었다.》○ 새암바다 마을의 부부나무 지난달 17일 저녁 정읍시내 공연장인 연지아트홀. 국악인 오정혜 씨가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농담’의 초청 게스트인 재즈 가수 ‘말로’는 관객들에게 “정읍에 와서 받은 첫인상은 ‘정이 넘치는 마을’이라는 느낌”이라고 인사했다. 가을이면 붉게 물드는 내장산의 애기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애틋한 가시버시 사랑을 노래한 백제가요 ‘정읍사’와 조선 선비의 풍류가 깃든 가사문학 ‘상춘곡’의 고향인 정읍은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정(情)이 넘치는 동네’가 맞다. 그러나 정읍(井邑)의 원래 뜻은 ‘우물(井)이 있는 마을’이다. 예부터 삽을 들고 땅을 파기만 하면 곳곳에서 차고 맑은 물이 솟아 ‘샘고을’이라고 불렸다. 내장산에서 발원한 정읍의 물은 김제평야를 적시고 동진강을 따라 서해안으로 흘러간다. 정읍은 지금도 물이 맑은 동네로 유명하다. 백제가요 ‘정읍사’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은 ‘정해마을’에서 시작한다. ‘정해(井海)’는 말 그대로 샘물이 바다처럼 흐르는 ‘새암바다’다. 백제시대 ‘정촌현(井村縣)’으로 불렸던, 정읍의 시원이 된 마을이다. 윤기 흐르는 감들이 익어가는 마을 한가운데에는 큰 우물이 있고, 그 옆에는 정읍사의 애틋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부부나무’가 서 있다.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와 팽나무가 마치 탱고를 추는 듯한 모습이다. 허리를 한껏 꺾은 버드나무 옆에 배를 맞댄 팽나무는 손을 잡고 있다. 400년 넘게 얼싸안고 춤을 추던 나무는 서로 몸이 붙어 연리목(連理木)이 됐다. 마을 인근에 있는 ‘정읍사 정촌가요특구’ 테마공원에 가면 정읍사 여인의 망부석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 맞은편으로는 내장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내장산의 능선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인의 눈썹과 콧날, 입술과 가슴, 손까지 형상이 또렷이 드러나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달하 노피곰 도다샤/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칠백 년 넘게 구전돼 오다가 악학궤범(1493년)에 실려 전해오는 ‘정읍사’는 한글로 표기된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다. 해는 이미 기울었고 어둠은 깊어가는데, 행상을 나간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내는 아양산 고개에 올라 달님에게 빌며 하염없이 노래를 부른다. 제발 달님이시여 높이 솟아 밝은 빛을 멀리까지 비춰주소서. 저자(시장) 거리를 헤매고 있을 남편이 혹시나 진 데를 밟지 않게 해주소서. 내 사랑하는 님이 곱게 깔아놓은 달빛을 밟고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소서…. 그중에서도 가장 절절한 구절은 ‘어느이다 노코시라(어느 곳에나 다 내려놓고 오세요)/어긔야 내 가논대 졈그랄셰라(아, 내 님 가는 곳에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는 노랫말이다. 일이고, 돈이고, 물건이고…. 힘겹게 지고 있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그저 몸 성하게 집으로만 돌아오라는 말이 가슴을 적신다. 정읍사문화공원에서 내장저수지까지 이어지는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 1코스’(6.4km)는 정읍사 여인을 테마로 역사와 문화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 걷고 싶은 길이다. 달님약수터에서 출발해 전북과학대를 지나 천년고개로 넘어가는 길은 ‘월봉(月峰) 등산로’. ‘달하…’라는 말이 튀어나올 듯한 소나무숲 달맞이 고개다.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내장산과 칠보산, 방장산 등 산세와 평야를 구경하고, 두꺼비바위에서 쉬어가기도 한다. 산굽이마다 만남과 환희, 고뇌, 언약, 지킴, 배려 등 사랑을 주제로 한 글귀도 꾸며져 있다. “기다림 때문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기다림이란 절망 속에 피어나는 희망의 꽃과 같다. 그러므로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가 있다. 사랑받을 수 있다.”(문순태 설화소설 ‘정읍사-그 천년의 기다림’ 중에서) 오솔길을 계속 걷다 보면 ‘월영습지’를 만난다. 2014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저층형 산지습지로 과거에 벼농사를 했던 폐경지가 자연 천이에 의해 복원된 습지다. 월영습지에는 구렁이, 수달, 말똥가리, 수리부엉이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다. 평지와 산지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독특한 생태계로 절대보전등급 1등급을 받은 습지로, 인근의 솔티마을숲과 함께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월영습지에서 더 걸어가면 시누대숲이 나오고, 내장호로 이어진다. 내장호 수변 덱(deck)길을 한 바퀴 도는 2코스(3.5km),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강변을 따라 정읍사공원으로 회귀하는 3코스 자전거길(6.2km)도 있다. 정읍시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단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둘레’의 안수용 이사장은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은 연인이나 부부가 사랑의 의미를 찾고, 소나무와 호수가 어우러진 생태를 탐방하는 힐링 숲길”이라고 말했다. ○내장산과 무성서원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의 끝에는 내장산이 있다. 내장산의 ‘내장(內臟)’은 안에 보물을 품고 있다는 뜻.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 805권을 정읍 태인의 선비 손홍록과 안의가 내장산으로 옮겨와 석벽의 ‘용굴’에 감추고는 1년이 넘도록 머물며 지켰다. 서울, 충주, 성주에 나눠 보관하고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모두 다 불타고 사라지고 남은 마지막 실록이 정읍 선비들 덕분에 지켜질 수 있던 것이다. 그러나 올 3월에 방화로 전소됐던 내장사 대웅전의 현재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내장산의 수려한 봉우리와 전각들로 둘러싸인 대웅전이 철제 컨테이너로 임시로 지어진 모습은 마치 현대미술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컨테이너 대웅전에 걸린 ‘큰 법당’이라는 현판의 글씨에서는 힘이 넘쳐 그나마 관람객의 마음을 달랜다. 내장산을 구경한 후 발길을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무성서원(武城書院)’으로 옮긴다.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857∼?)과 조선시대 ‘상춘곡(賞春曲)’을 지은 선비 정극인(1401∼1481) 등이 배향돼 있는 서원이다. ‘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 엇더한고/넷 사람 풍류랄 미찰가 맛 미찰가’로 시작되는 ‘상춘곡’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안분지족을 노래한 최초의 한글 가사문학이다. 주변에는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택도 많다. 정읍 시내의 유명한 ‘쌍화차 거리’엔 날씨가 추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뜨겁게 달군 곱돌 찻잔에 담겨 나오는 정읍식 쌍화차은 지황 생강 등 20여 가지 약재를 달인 뒤 밤 은행 잣 등의 고명과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정읍은 쌍화차 주원료 약재인 지황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주산지였다고 한다. 한 잔에 7000원인 쌍화차를 주문하면 가래떡구이와 누룽지 등 업소마다 다양한 간식거리도 준다. 사진·글 정읍=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공예와 아트에 대한 구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가구이면서도 그 자체가 조각처럼,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의 선구자이자 현대 디자인의 선두인 최병훈 홍익대 명예교수(69·사진) 가 돌과 나무가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A Silent Message’는 정통 미술관에서 열리는 공예작가 초대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예술적인 조각을 방불케 하는 ‘아트 퍼니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미국),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독일), M+ 미술관(홍콩)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개관한 미국 휴스턴 미술관 신관에는 ‘선비의 길(Scholar’s Way)’이라는 조각 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화제를 모았다. 휴스턴 미술관 측에서 최병훈과 세계적인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 아이 웨이웨이를 포함한 거장 8명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해 성사된 것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최 작가는 대량 생산품과 전통 공예품만이 가구로 여겨지던 1980년대부터 가구 디자인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구인 동시에 자연의 형상을 간직한 조각이자 설치 예술작품을 보여준다. 단단함과 유연함, 거칢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가구와 콘솔, 벤치 등 대표작 30여 점을 소개한다. ‘사일런트 메시지’라는 제목처럼 그의 가구들은 화려한 장식이 없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과 나무라는 자연의 재료를 사색하며 작품의 본질까지 깊숙이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나무책장에는 현무암, 자연석, 수석 등을 수납공간 중간 중간 삽입하거나 아랫부분 지지대로 활용해 안정감을 전달한다. 특히 거대한 인도네시아산 현무암으로 만든 ‘아트벤치’는 인상적이다. 2008년에는 덕수궁 돌담길에 설치되었으며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도 설치됐다. 마치 폐사지에 굴러다니는 돌처럼 황량한 느낌이지만 도심의 최첨단 빌딩의 로비에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1979년도에 이탈리아 로마의 폐허가 된 고대도시 ‘포로 로마노’에 갔어요. 커다란 돌기둥이 폐허처럼 남아 있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국내에서도 폐사지를 무척 많이 찾아갔습니다. 원주의 거돈사지 폐사지에 불상을 받쳤던 거대한 돌덩이인 ‘불대좌’가 있는데 장관이었습니다. 그 엄청난 세월을 버텨낸 돌입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제 몸에 새겨져 있다가 어느 날 작업 중에 표현돼 나오는 것이죠.”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우리글진흥원(원장 손수호)은 29일 ‘2021년 공공문장 바로 쓰기 자치단체장’ 대상 수상자로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교육 부분), 맹정호 충남 서산시장(소통 부분),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문화 부문)을 선정했다. 이 상은 바르고 쉬운 공공 문장을 일선 행정에 구현한 자치단체장에게 주는 상으로 2013년 제정됐다. 이들 자치단체장은 시민이 읽는 각종 안내문 등을 알기 쉽고 정확한 글로 선보이고 공직자 국어 능력 향상에 애쓰는 등 공공문장 바로 쓰기에 모범을 보인 공적을 인정받았다. 우리글진흥원은 또 ‘공공문장 바로 세우기 시민운동상’ 대상 수상자로 유진서 양(우신고 2년)을 선정했다. 유 양은 공공기관에서 잘못 쓴 공공문장을 지난 1년간 58회에 걸쳐 바로잡아 우리글진흥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개에게 목줄을 채워’를 ‘개의 목줄을 착용해주시고’라고 적은 서울 구로구청 능골산 자락길 안내판을 비롯해 ‘햇빛을 가려주세요’를 ‘햇볕을 가려주세요’로 잘못 적은 보건복지부 안내문, ‘허리를 편다’를 ‘허리를 핀다’로 적은 양천구청 걷기 안내문, ‘불을 피우는’을 ‘불을 피는’으로 적은 영등포구청 안내문 등이다. 시상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진행된다. ‘공공문장 바로쓰기 운동’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리말글이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영향력이 큰 공공기관부터 우선적으로 공공언어 사용에서 전 국민의 모범이 되게 하자는 운동이다. 공공기관이 만드는 공문서 등을 사전 감수하고, 공직자 국어 능력 향상 교육을 실시하며, 잘못된 공공문장을 시민들이 바로잡고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 지역은 ‘샴페인(Champagne)’의 고장이다. ‘모에&샹동’ 샴페인하우스 앞에는 17세기 수도승 돔 페리뇽 동상이 서 있다. 1668년 베네딕틴 오빌레르스 수도원저장고에서 와인 병이 폭발한 뒤 맛을 본 페리뇽은 동료에게 “저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샴페인은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열린 33명의 프랑스 왕 대관식 축하 파티에 쓰이며 왕실의 품격을 상징하게 됐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예년보다 이른 추위에 국물라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요즘, ㈜오뚜기가 ‘진라면’과 ‘육개장 컵’의 광고 모델로 배우 남궁민을 선정하고 새 광고를 공개했다. 남궁민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검은태양’에서 맡은 국가정보원 요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14kg 벌크업에 성공해 관심을 모았다. 오뚜기 측은 “남궁민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건강한 이미지가 ‘진라면’과 ‘육개장 컵’의 특장점을 살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모델로 기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롭게 공개된 ‘진라면’ 광고는 ‘진라면이 라면의 진리’라는 콘셉트로, 담백한 순한맛과 얼큰한 매운맛이 지닌 두 가지 매력을 담아냈다. 특히 순한맛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미소와 매운맛에 어울리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남궁민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줘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광고에 등장하는 ‘진라면’은 1988년 출시된 오뚜기의 대표 제품으로, 올해 8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67억 개에 달한다. 해당 제품은 진한 국물 맛과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으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출시돼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맛과 품질을 개선한 점도 ‘진라면’의 인기 요인이다. 오뚜기는 2005년부터 수차례 리뉴얼을 진행해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다. 또한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매운맛을 강화하고, 국물 맛의 균형을 맞추고자 라면 수프의 소재를 다양화하는 등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해왔다. 함께 공개한 ‘육개장 컵’ 광고는 ‘양은 20%, 맛은 200% 벌크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남궁민의 탄탄한 건강미를 활용했다. 검은 민소매 차림의 남궁민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운동에 집중하는 장면을 통해 양과 맛 모두 업그레이드된 ‘육개장 컵’의 매력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광고 속 ‘육개장 컵’은 5월 오뚜기가 20% 증량해 리뉴얼 출시한 제품이다. 육개장라면의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 제품 대비 면과 건더기, 분말수프의 양을 모두 늘렸으며, 특히 계란 스크램블의 크기와 개수를 늘려 한층 풍부하고 진한 맛을 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과 ‘육개장 컵’ 고유의 아이덴티티와 남궁민의 이미지가 조화를 이뤄 차별화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오뚜기 라면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필리핀은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자연과 생태가 살아 있는 청정한 여행지입니다. 내년 상반기 관광 재개를 위해 현재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대사(사진)는 10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필리핀대사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필리핀 사이의 국제관광이 하루빨리 재개되길 기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필리핀의 현재 접종 완료율은 30% 정도이지만 보홀과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등 국제공항이 있는 관광지 업계 종사자들의 접종률은 90%가 넘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관광부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의 7개 패키지투어 여행사와 함께 ‘필리핀 온라인 사전 예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관광부는 이번 사전 예약 상품 유효기간을 항공이 재개된 시점으로부터 1년으로 제공하고, 취소나 예약 변경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그는 코로나19로 국제 관광이 끊긴 상황에서 필리핀 관광청은 자연 생태 보호에 최선을 다하면서 새로운 친환경 여행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0월 새롭게 국제공항을 오픈한 ‘비콜’ 지역을 추천합니다. 마닐라에서 동남쪽 377km 가량 떨어진 루손섬 남부 반도지역인 비콜은 경이로운 자연 풍경과 맛있는 요리로 입소문이 난 곳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원뿔’로 불리는 활화산 ‘마욘산’에서 용암길을 트레킹하고, 온천과 ATV 체험, 미시비스베이에서 고래상어, 만타레이(초대형 가오리)를 보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칠리 아이스크림 등 고추를 베이스로 한 음식이 많아 한국인들 입맛에도 맞는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보홀의 ‘초콜릿힐’도 추천했다. 키세스 초콜릿 모양 언덕 1200여 개가 모여 있는 이곳은 12월∼5월 건기 시즌에 방문하면 풀이 진한 갈색으로 변해 초콜릿을 닮은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루손 섬 북쪽인 ‘바나우에 계단식 논’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명소다. 2000년 전에 이푸가오족이 코르딜레라스 산맥의 해발 700∼1500m 고지대의 산등성이에 만든 이 논은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생활문화경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논두렁을 모두 이으면 그 길이가 2만 km가 넘어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골프 여행지로 알려진 클라크와 ‘필리핀 미식의 수도’로 꼽히는 팜팡가 지역도 추천했다. “필리핀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환경보호입니다. 팔라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하강이 있는데, 동굴에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두었습니다. 보라카이 해변은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한 결과 2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관광이 재개된 후에도 계속 청정한 상태를 유지해 나가도록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주뉴욕 총영사, 주독일 대사를 역임한 그는 올해 10월 한국에 부임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기생충’을 좋아하는 K팝과 한류 드라마, 영화 팬이기도 하다.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에 다녀왔는데, 숲이 아름다워 인상 깊었습니다. 차를 좋아해 부임 기간 동안 제주, 보성 등의 녹차밭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K팝 스타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한류 드라마 촬영지 등을 가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관광이 재개되면 필리핀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인기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필리핀은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자연과 생태가 살아 있는 청정한 여행지입니다. 현재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은 90%입니다. 내년 상반기 관광 재개를 위해 현재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필리핀대사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필리핀 사이의 국제관광이 하루 빨리 재개되길 기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주 뉴욕총영사, 주 독일대사를 역임하는 그는 올해 10월 한국에 부임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 ‘기생충’을 좋아하는 K팝과 한류드라마, 영화 팬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필리핀에서는 K팝 스타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한류드라마 촬영지 등을 가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다”며 “비빔밥, 김밥 등 한식과 한복을 입고 즐기는 궁궐 투어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 관광이 재개되면 필리핀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인기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 전세계에서 점차적으로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 필리핀으로의 여행은 언제쯤 가능할지. “필리핀의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30% 정도다. 그러나 보홀과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등 국제공항이 있는 유명 관광지의 관광 업계 종사자들의 접종율은 90%가 넘는다. 일일 확진자수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하는 등 다시 여행 업계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해외 관광객들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로서는 예방접종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적인 예방 접종 운동과 건강 및 안전 지침의 지속적인 준수로 여행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리핀 관광부는 지난 5일부터 12월5일까지 교원KRT, 노랑풍선, 보물섬투어, 인터파크투어, 웹투어, 참좋은여행, 한진관광 (가나다 순) 등 7개의 패키지투어 여행사들과 함께 ‘필리핀 온라인 사전 예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고객들에게는 여행 상품 예약과 관련된 유효기간을 항공이 재개된 시점으로부터 1년으로 제공하고, 취소나 예약 변경에 대한 수수료가 없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필요시 여행에 필요한 비자 발급 및 PCR 테스트 비용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는 등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필리핀 지역 중 여행하기 좋은 곳이 있다면? “지난 10월 새롭게 국제공항을 오픈한 ‘비콜’ 지역을 추천한다. 많은 사람들과의 대면이 조심스러운 코로나 시대에 알맞게 공항에서 기계로 체크인과 짐을 부칠 수 있다. 루손 지역 남쪽에 있는 비콜은 경이로운 자연 풍경과 맛있는 요리로 현지인들과 유럽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원뿔’로 불리는 활화산 ‘마욘산’이 대표 명소이다. 용암과 화산재의 흔적이 남아 있는 트레일을 산책하고, 온천에 몸을 담그고, 최고의 전망을 구경하고, ATV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미시비스 베이의 태양과 바다, 모래를 즐길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백사장 해변과 무수한 폭포의 차가운 물, 그리고 아름다운 숨겨진 동굴을 탐험할 수도 있다. 고래상어, 만타를 보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스노클링, 서핑 등 해상 액티비티도 인기다. 또 필리핀 지역에서 드물게 매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칠리 아이스크림 등 이곳에서 재배되는 칠리 고추를 베이스로 한 음식이 많아 매운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안성맞춤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 필리핀에서 가장 청정한 여행지를 꼽는다면? “필리핀은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로서 깨끗하고 안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 휴양지이다. 특히 청정한 추천 여행지를 꼽으라면 보홀과 팔라완을 소개하고 싶다. 70여여 개 작은 섬으로 구성된 보홀의 대표적인 여행지로는 ‘초콜릿 힐’이 있다. 키세스 초콜릿 모양 언덕 1200여개가 모여있는 이곳은 12월~5월 건기 시즌에 방문하면 풀이 진한 갈색으로 변해 초콜릿을 닮은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밖에도 안경원숭이 보호구역,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팡라오섬, 필리핀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로복강 등이 유명하다. 루손 섬 북쪽인 바나우에 있는 계단식 논(Banaue Rice Terrace in Cordilleras)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명소다. 2000년 전에 이푸가오족이 코르딜레라스 산맥의 해발 700~1500m 사이 고지대의 산등성이에 만든 이 논은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생활문화경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새벽에 방문하면 안개와 구름이 어우러져 영적인 분위기를 낸다. 오직 사람의 힘으로만 가파른 산을 깎아 바닥을 다지고 논을 만든 뒤에 돌이나 진흙으로 물을 가두기 위한 논두렁을 만들었다. 이 논두렁을 모두 이으면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절반에 해당하는 2만km가 넘어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골프 여행지로 알려진 클라크와 다이빙 명소로 꼽히는 수빅이 있는 팜팡가(Pampanga) 지역을 소개하고 싶다. 이곳이 내 고향이라 개인적으로 더욱 애착이 있다. 팜팡가 지역은 ‘필리핀의 미식(美食) 수도’라고 불릴 만큼 다채로운 식문화를 자랑한다. 한때 필리핀을 지배했던 스페인처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조화롭고 진한 맛을 내기 위해 다소 복잡한 조리법을 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전부터 근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하고 팜팡가 강이 범랑하면서 이 지역 토양은 수분이 많고 기름지기로 유명했다. 기름진 토양에서 재배된 작물은 품질이 좋아 훌륭한 식자재가 풍부하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팔라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하강(underground river)이 있는데, 환경 파괴를 우려해 동굴에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물도 막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두었다. 총 8.5km 중 1.5km만 관광을 제안하고 하루에 120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또한 관광 및 환경 관련 부서가 힘을 합쳐 청정한 보라카이 해변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현재 해변은 2년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영향도 크겠지만, 다시 관광이 재개된 후에도 계속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나가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한국의 여행지는 어디인가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에 다녀왔는데, 숲이 아름다워 인상깊었다. 필리핀도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지속가능한 여행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터라 자연여행지에 관심이 많다. 차를 좋아해 부임 기간 동안 제주, 보성 등의 녹차밭도 꼭 가보고 싶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남부의 도시 아비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옛 교황청인 ‘팔레 데 파프(Palais des Papes)’다. 14세기 ‘아비뇽 유수’ 기간에 교황청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68년 동안 7명의 교황이 머물렀는데, 모두 프랑스인이었고 와인 애호가였다. 그중 요한 22세는 인근의 작은 마을 ‘샤토뇌프 뒤 파프’(프랑스어로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뜻)에 여름 궁전을 짓고 포도나무를 심었다. ‘교황의 와인’으로 지금도 유명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을지대는 1967년 개교 이래 연구하고 봉사하는 보건의료인을 양성하며 헬스테크놀로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올 3월 교육과 의료의 융합 및 복합을 이끌 의정부캠퍼스(경기)가 문을 열면서 의료서비스 기반 연구 중심 대전캠퍼스, 산학협력 기반 실무 중심 성남캠퍼스와 함께 3대 캠퍼스 체제를 갖췄다. 을지대는 서울 노원구와 대전, 의정부에 각각 있는 을지대병원과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과 책임지도 교수제를 통한 일대일 맞춤형 진로 지도로 믿을 수 있는 보건의료 전문가를 길러내고 있다. 이는 각종 고시 합격률과 취업률로 입증된다. 을지대는 20년 연속 간호사국가시험 100% 합격을 달성했다. 올 2월 기준 보건의료계열 국가시험 평균 합격률 94.7%를 기록했다. 2018년 대학 취·창업 역량평가에서 1위(졸업생 1000∼2000명 대학)를 차지했다. 을지대는 국내 최초로 보건의료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빅데이터의료융합학과를 신설했고 의정부 을지대병원에 5G인공지능시스템을 구축했다. 교내에 EU컨버전스센터를 설립하는 등 보건의료와 정보기술(IT) 분야를 끊임없이 접목시켜 미래 성장동력 모색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속적으로 교육에 투자해 실무 중심형 보건의료 전문가를 길러낼 계획이다. 을지대는 교육부 주관 올해 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됐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대학 공공성과 자율성 확대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3년마다 시행한다.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되면 정부 재정이 지원되며 모든 국책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같은 학생을 위한 혜택도 계속 받게 된다. 앞서 2018년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을지대는 이듬해 100억 원 규모의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수주해 교육 연구, 산학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평가원의 대학기관평가인증도 획득했다.정시모집 선발 73명 늘려 을지대는 2022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지난해 271명에서 73명 증가한 344명으로 늘렸다.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30.4%(지난해보다 6.4%포인트 증가)를 정시에서 선발한다. 전형 유형별 모집 인원은 지난해 일반전형Ⅰ 200명, 일반전형Ⅱ 68명이었으나 2022학년도에는 일반전형Ⅱ 모집 인원을 112명 늘려 180명을 뽑는다. 반면 일반전형Ⅰ은 36명 줄어든 164명을 모집한다. 정시모집은 ‘가’군 125명, ‘나’군 169명, ‘다’군 50명을 선발한다. 다군에는 장례지도학과, 빅데이터의료융합학과 외에 중독재활복지학과, 의료경영학과, 아동학과, 유아교육학과가 포함된다. 가산점은 과학탐구 1과목 3%, 2과목 5%(중독재활복지학과, 의료경영학과, 장례지도학과, 아동학과, 의예과, 스포츠아웃도어학과, 의료홍보디자인학과 제외)를 반영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0%, 학생부교과 10%로 선발하는 일반전형Ⅰ은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 영어를 필수로 반영한다. 국어 및 탐구영역 상위 취득 성적은 자동 반영한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를 필수 반영하고 수학과 탐구영역 상위 취득 성적을 자동 반영한다. 일반전형Ⅱ(의예과, 스포츠아웃도어학과, 의료홍보디자인학과, 유아교육학과 제외)는 필수 반영 영역 없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상위 등급을 취득한 2개 과목이 자동 반영된다. 일반전형Ⅱ는 일반전형Ⅰ보다 경쟁률이 높고 충원 합격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수능 성적 상위 2과목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 모집 단위별 필수 반영 영역 가운데 한 영역이라도 응시하지 않으면 지원할 수 없다. 탐구영역은 2과목 평균을 적용한다. 한국사 영역은 총점에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한다. 역시 한국사 영역을 응시하지 않으면 정시모집 지원이 불가능하다. 의예과는 과학탐구 2과목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의예과를 제외한 자연과학 학과에서는 한국사 가산점 외에 과학탐구 1과목 선택할 때 3%, 2과목 선택할 때 5% 가산점을 부여한다. 수능 필수 선택 영역은 없다. 유아교육학과는 일반전형Ⅱ로 선발한다. 수능 90%, 인·적성면접 10%를 반영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년별 가중치 없이 1∼3학년 교과 영역을 100% 비율로 반영한다. 반영 교과목은 인문·자연계열 구분 없이 석차등급이 표기된 국어, 외국어(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한국사다. 학생이 이수한 전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교차 지원에 따른 가점이나 감점은 없다. 지원자는 전년도 경쟁률과 수시모집 충원 합격자 발표 이후 수시에서 넘어온 인원이 반영된 최종 선발 인원을 확인한 다음 지원하면 좋다. 정시 합격자에게는 다양한 장학 혜택이 주어진다. 캠퍼스별 전체 수석에게는 전 학년 등록금 전액을 지급하고 2년간 기숙사비를 면제해준다. 입학성적 우수(A)자인 단과대학 수석에게는 1년간 등록금 전액 및 기숙사비를 면제한다. 2022학년도 정시모집 원서는 다음 달 30일부터 2022년 1월 3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고, 직무에 필요하거나 은퇴 후 삶을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자격증을 딸 수 있어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목표로 하는 젊은이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장년층 모두에게 주목받는다. 평생교육이나 재교육을 넘어 직업교육 과정으로 변화하는 건양사이버대는 4년제 학사 학위 및 유망 자격증 취득 기회를 제공한다. 건양사이버대는 최첨단 차세대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구축해 언제 어디서든 PC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를 수 있다. 모든 신·편입생에게 제공하는 장학금 혜택은 또 다른 장점이다. 교내 장학금을 확대해 직장인, 군(軍) 가족, 다문화가정, 만 60세 이상 만학도를 대상으로 하는 ‘새출발 장학금’은 1학년으로 입학하면 3년간 수업료 20% 감면되고 2, 3학년으로 입학할 때는 2년간 수업료 20%를 면제해준다. 건양사이버대와 산업체 위탁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방자치단체, 협회, 기업은 물론 5인 이상 사업장 구성원과 고교, 전문대학 졸업생이 산업체 위탁 전형으로 입학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1학년으로 입학할 경우 4년간 수업료 25%, 2학년으로 입학하면 3년간 30%, 3학년으로 입학하면 2년간 수업료 30%를 각각 감면받는다. 특성화고 일반고 방송통신고를 졸업한 지 3년 이내이거나 검정고시 합격자는 3년간 수업료 30%를 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들 장학금은 국가장학금과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 소득분위 8구간 이하일 경우에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12월 1일부터 2022학년도 전기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집한다. 복지학부(사회복지학과 노인복지학과 보건의료복지학과) 휴먼학부(다문화한국어학과 상담심리학과 아동복지학과 군경상담복지학과 행동재활치료학과) 실용학부(글로벌뷰티학과 재난안전소방학과 IT비즈니스학과)의 모두 11개 학과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입시 절차는 건양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이뤄지며 PC와 모바일로 지원하면 된다. 전형은 지원서 작성, 전형료 납부, 인·적성검사로 이뤄진다. 자세한 내용은 대표전화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고졸 학력 이상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생부 점수 없이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문대학을 졸업했거나 4년제 대학에서 35학점 이상 이수한 사람은 2학년으로, 4년제 대학에서 2년 또는 4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70학점 이상 이수했을 경우는 3학년으로 지원할 수 있다. 임옥진 입학홍보처장은 “건양사이버대는 ‘가르쳤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설립자 김희수 박사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전국 4년제 사이버대 가운데 중도탈락률(7.1%)이 가장 낮다”며 “건양사이버대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해 새로운 꿈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