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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한국 여자 농구를 구하기 위해 언니들이 나섰다. 대한민국농구협회가 6일까지 진행한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대표팀 지도자 공개 모집에 ‘레전드’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8)와 정선민 전 신한은행 코치(46)가 지원했다. 과거 6차례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여자 농구 대표팀의 수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전주원, 정선민, 하숙례(50·신한은행 코치), 김태일(60·전 금호생명 감독) 등 4명이 감독직에 지원했다. 10일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후보들에 대한 면접 평가를 실시해 2명 이상의 최종 후보를 가린다. 이후 이사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팀을 이끌 감독을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코치가 한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공모에서 전주원 코치(감독 지원)는 선수 시절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41·코치 지원)와 손을 잡았다. 정선민 전 코치(감독 지원)는 권은정 전 수원대 감독(46·코치 지원)과 팀을 이뤘다. 대표팀은 지난달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2년 만에 올림픽 진출을 이뤄내고도 ‘혹사 논란’과 훈련복에 대한 협회의 열악한 지원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협회는 소통 미흡 등을 이유로 이문규 감독(64)과 재계약하지 않고 공개 모집을 진행했다. 한 여자프로농구 감독은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앞서 선수들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올림픽 경험이 있는 여성 지도자는 노하우 전수와 함께 적극적 소통으로 팀의 단합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원 코치와 정선민 전 코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 위를 누볐다. 시드니 올림픽 당시 한국은 골밑을 사수한 센터 정선민과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초의 올림픽 트리플더블(쿠바전)을 작성한 가드 전주원의 활약을 앞세워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 이후 최고 성적(4위)을 기록했다. 전주원 코치는 “아직 감독이 된 것이 아니어서 조심스럽다”면서 “100번 정도는 고민한 끝에 공모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6개 구단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에게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주위의 권유가 있었다. 부족한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더는 피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일단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미선 코치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선이가 대표팀 생활을 오래했고 현직 코치이기 때문에 선수 파악 등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과 계약이 만료된 정선민 전 코치는 그동안 해외 농구 연수 등으로 현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세 번의 올림픽(1996, 2000, 2008)에 출전한 경험을 한국 농구를 위해 사용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자 농구도 지도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젊은 감각도 필요한 때가 됐다. 코치 생활 등을 하면서 현역 선수들을 잘 통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유, 저 상황은 파울 아니야?” 여자프로농구 BNK 썸의 선수가 상대의 격렬한 신체 접촉에 밀려 쓰러지자 해설자는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BNK 선수가 질풍 같은 드리블에 이어 득점했을 때는 박수와 함께 “옳지! 내 새끼 잘한다!”란 칭찬이 나왔다. 해설자가 지상파 방송에서 이런 말들을 쏟아냈다면 당장 편파적이라는 비난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특정 구단이 팬을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편파 중계’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인 여자프로농구에서는 BNK와 KB스타즈 등이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를 통해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한 편파 중계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인 BNK 주장 정선화(35)는 농구공 대신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농구 기자 등과 함께 편파 중계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소속 팀 경기에 몰입한 정선화는 해설 도중 “수비를 더 올라가서 해야지!” “굿 패스” 등을 열정적으로 외쳐 눈길을 끌었다. 농구 팬들은 “현역 선수와 팬들이 똘똘 뭉쳐 편파 응원을 할 수 있어 좋다” “팀 내부 관계자로부터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관중 경기로 일터가 사라진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중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KB스타즈 관계자는 “아프리카TV 채팅창에 인상적인 응원 문구를 남긴 팬들을 대상으로 응원단장이 추첨을 통해 건강식품 등을 선물하는 ‘응원단이 쏜다!’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국내 프로스포츠는 3월 들어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다. 남자프로농구, 남녀프로배구는 정규리그가 중단됐다. 프로축구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라앉을 때까지 개막을 잠정 연기했고,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팬들과의 육체적 거리가 멀어진 프로 구단들은 심리적 거리만큼은 지속적으로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로축구에서는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출정식’을 온라인에서 실시한 팀도 나왔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뒤 K리그2(2부 리그) 서울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은 정정용 감독(51)은 김민균 이상민 등 선수들과 함께 축구해설가 박문성 씨가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하는 ‘달수네라이브’에 출연해 K리그 최초의 온라인 출정식을 진행했다. 새 시즌 각오를 밝히는 동시에 연예인 닮은꼴 찾기, 구단 스폰서를 축구 포메이션으로 배치한 이색 홍보 등이 이뤄진 출정식은 6600명의 누적 시청자가 몰리는 등 관심을 끌었다. 정 감독은 “라이브 방송이 어색하지만 코로나19로 걱정이 많은 팬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온라인 출정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소통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다양한 콘텐츠다. 구단들은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흥미로운 소재를 영상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1 챔피언 전북은 출정식을 취소하는 대신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보경 조규성 등 올 시즌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의 인터뷰(다큐멘터리 형식)를 공개했다. 평소라면 열성 팬들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을 직접 찾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활동은 제한된 상태다. K리그1 수원은 유튜브를 통해 클럽하우스에서의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코로나19로 ‘팬스데이’ 행사를 취소한 수원은 신인 선수들이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장기자랑(‘트로트 아기상어’ 댄스)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팬들은 “현장 행사가 취소된 덕분에 선수들의 귀여운 춤이 고화질 영상으로 박제됐다”며 즐거워했다. 한동안 무관중 경기 진행으로 사인볼 증정 등 각종 ‘집관(집에서 관람) 이벤트’를 실시해왔던 남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최근 리그가 중단되면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선수들이 직접 숙소, 훈련장에서의 에피소드를 카메라에 담는 ‘셀프캠’ 촬영과 팬들이 선수들에게 궁금한 점을 영상 통화로 물어보는 기획 영상 등을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시즌 도중 촬영한 영상 중에 팬들이 보지 못한 선수들의 독특한 모습을 편집하거나 인기 콘텐츠 투표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경기는 멈췄어도 선수들은 여전히 어디선가 달리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선수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등번호를 달게 됐네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에 새 둥지를 튼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은 등번호 ‘72’가 새겨진 푸른색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울산과 구단 최고 대우(연봉 10억 원 이상·추정)로 3년 계약한 이청용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당초 이청용은 초심을 찾겠다는 뜻에서 2006년 프로 데뷔의 꿈(K리그 출전 기준)을 이룬 FC서울에서 사용한 27번을 고려했다. 하지만 울산 장재원이 이미 달고 있는 번호였다. 결국 이청용은 숫자 순서를 바꾼 72번을 택했다. 마침 이청용의 생일이 7월 2일, 결혼기념일은 7월 12일이기도 하다. 2009년 볼턴(잉글랜드) 진출 당시 21세였던 그는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베테랑이 돼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고 했다. “유럽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이 나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 팬들의 기대도 큰 만큼 11년 전처럼 간절함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 울산 입단 직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서 활약 중이던 그가 돌연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생활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면서 냉정하게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벨에 있을 때 국내로 돌아가야 과거 볼턴(195경기 20골), 남아공 월드컵(2010년·4경기 2골)에서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산은 이청용이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2015∼2018년)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으로 마음고생을 할 때부터 구애를 펼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이청용은 “지속적으로 내게 관심을 보여준 울산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며 팀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청용은 프로에서 우승 경험이 한 번(2006년 리그컵·FC서울)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K리그1 준우승에 그친 울산과 함께 리그 정상에 서는 꿈을 꾸고 있다. 이청용은 “울산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우승을 하고 싶어서다. 또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K리그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행에 앞서 이적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친정팀 서울과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볼턴 진출 시 맺은 계약 조항에 따라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6억 원·추정)을 내야 한다. 이청용과 친분이 두터운 기성용(31·마요르카)은 서울과의 위약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이청용은 “서울은 내가 유럽 무대를 경험하게 해준 감사한 클럽이다. 위약금 문제는 추후 (서울과) 얘기를 나눠 볼 생각이다. 국내 팬들 앞에 서고 싶다는 내 마음을 서울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기성용과 함께 ‘서울의 쌍용’으로 불렸던 그는 “성용이가 국내 복귀를 축하한다고 했다. 언젠가 성용이가 다시 K리그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 선수단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림픽 본선 티켓 14장을 확보한 한국 사격은 15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남자 공기소총 10m 남태윤(22·동국대·사진)이 이 대회를 통해 추가 티켓을 노렸으나 무산됐다. 인도 정부가 4일부터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 국적자에 대한 비자 발급과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중단시켰기 때문. 해당 국가 선수들의 참가가 어려워지자 ISSF는 5일 “이번 월드컵에서는 세계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비자를 발급받은 남태윤은 11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비자 무효 조치로 인해 대회 참가 자체가 힘들어졌다. 세계 랭킹 18위 남태윤은 월드컵에서 랭킹을 끌어올린 뒤 5월 31일을 기준으로 랭킹에 따라 주어지는 올림픽 개인 티켓 획득을 노렸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남태윤이 랭킹을 2, 3계단 정도 끌어올리면 도쿄행 가능성이 있었다. 사격은 국가별로 세계선수권 등을 통해 획득한 쿼터에 따라 자국 대표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 출전 선수를 확정한다. 이들을 제외하고 상위 랭커에게 개인 티켓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도 대표팀도 올림픽 출전권 랭킹 포인트가 걸린 국제대회에 연이어 나갈 수 없게 됐다. 7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모로코 라바트 그랜드슬램은 취소됐고, 1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은 러시아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출전이 어려워졌다. 라바트 그랜드슬램에는 남자 66kg급 안바울(남양주시청) 등 총 15명의 선수가,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에는 체급별 20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었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선 5월 기준으로 체급별 올림픽 랭킹 18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올림픽 참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초 참가 계획이 없었던 3월 말 조지아 그랑프리 대회 출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조지아는 입국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재영 기자}
“축구 감독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내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그 부분은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답을 해야 한다.” 팀의 패배로 가뜩이나 기분이 좋지 않은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은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53)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첼시에 0-2로 패한 뒤였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조기 종료돼 해당 시즌 성적이 무효가 되면 현재 선두인 리버풀이 우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승 무효설’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했던 클로프 감독은 이날 또다시 코로나19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나는 정치도, 코로나19도 모른다. 왜 하필 나인가. 모두의 건강을 바라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1일 EPL 왓퍼드전에서 0-3으로 패해 ‘EPL 무패 우승’에 실패한 리버풀은 FA컵에서도 탈락하며 ‘트레블(3관왕)’ 달성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지난달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방문경기에서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첼시와의 FA컵까지 방문경기 3연패를 당했다. 리버풀이 방문경기 3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클로프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7일 본머스와 EPL에서 맞붙는데 이 경기는 리버풀의 안방인 안필드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베어트랩’을 길들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혼다클래식의 전장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의 악명 높은 베어트랩(15∼17번홀)에서 우승의 기반을 마련한 임성재에게 찬사를 남겼다. 뒷심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그는 베어트랩에서의 짜릿한 버디 2개로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다. 이 대회 코스의 14번째 그린을 지나가면 거대한 곰의 동상을 볼 수 있다. 동상 옆에는 ‘당신은 베어트랩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안내와 함께 이어질 3개 홀에 대한 경고가 검은 판 위에 금색 글씨로 적혀 있다. 1990년 난도를 높여 코스를 재설계한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남긴 말이다. ‘바로 이곳에서 승패가 갈린다.’ 15번홀(파3), 16번홀(파4), 17번홀(파3)로 연결된 베어트랩은 거대한 워터 해저드와 변화무쌍한 바람 등이 골퍼들의 발목을 잡는 지뢰밭이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 혼다클래식까지 베어트랩 3개 홀의 평균 타수는 0.644오버파로 퀘일할로 16∼18번홀(0.873오버파), 페블비치 8∼10번홀(0.673오버파)에 이어 PGA투어에서 세 번째(메이저 대회 제외)로 어려웠다. 이 기간에 베어트랩에서 경기한 543명의 선수 중 76%인 415명이 최소 한 개 이상의 공을 물에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타이거 우즈는 “베어트랩에서 (실수를) 구제받을 길은 없다. 혼신의 힘을 다한 ‘굿샷’이 유일한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14번홀까지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4위였던 임성재는 15번홀(180야드)에서 승부를 걸었다. 전날 베어트랩에서 2타(15, 16번홀 보기)를 잃었던 아픔은 지워버렸다. 5번 아이언으로 시도한 페이드 샷은 핀 오른쪽 2m 거리에 떨어졌고 임성재는 버디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성재는 “15번홀에서 버디를 하면 우승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1∼3라운드까지 베어트랩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공격적으로 쳤다”고 말했다. 16번홀 파 세이브 이후 단독 선두로 나선 17번홀에서도 임성재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바람이 부는 가운데 7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티샷한 공은 워터 해저드를 넘어 핀 왼쪽 뒤편 2m 거리에 떨어졌다. 임성재는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임성재는 “여유 있게 클럽을 잡아 짧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핀 뒤에 떨어지되 벙커만 피하라고 기도했는데 절묘한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 해설을 맡았던 정지철 프로는 “15번홀은 핀 오른쪽으로 그린에지까지가 7야드, 17번홀은 핀 왼쪽으로 그린에지까지가 4야드 정도밖에 되지 않아 신중하게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많았는데 임성재는 대담한 샷으로 타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임성재는 6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연습 벌레’인 임성재는 지난겨울 경기 용인 태광CC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샷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는 반복된 스윙 연습으로 굽어 있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두고 “내게는 훈장과 같다”고 말한다.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임성재지만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스윙 코치인 최현 프로에게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최 프로는 “성재가 20언더파 언저리에서 우승자가 나오는 대회보다는 타수가 안 나와도 어려운 코스가 좋다고 했다. 도전 정신이 강한 성재는 베어트랩이 있는 혼다클래식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임성재의 캐디백을 메면서 통역까지 맡았던 앨빈 최(27·캐나다)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캐나다의 한국계 가정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앨빈 최는 2013년부터 PGA 2부 투어 110개 대회를 뛴 선수 출신이다. 앨빈 최는 “3년 전 2부 투어에서 알게 된 성재의 부탁으로 캐디백을 멨다. 이 코스에서 여러 번 쳐본 내 경험을 살려 성재에게 도움을 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쁩니다.”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50번째 경기에서 우승 갈증을 처음 풀어낸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국민에게 희망의 선물을 안긴 뒤 이렇게 말했다. 난도 높은 코스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그를 본 팬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선보이며 정상에 오른 박세리(43)처럼 임성재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환호했다. 임성재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끝난 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5언더파 275타를 친 2위 매켄지 휴스(캐나다)를 1타 차로 제쳤다. 지난 시즌 전체 투어 선수 중 가장 많은 35개 대회에 출전(톱10 7회)하며 ‘아이언맨(철인)’이라는 별명과 함께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신인왕에 오른 그는 ‘옥에 티’와 같았던 무관의 설움을 떨쳐냈다. 임성재는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김시우 강성훈에 이어 7번째 한국인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임성재는 11번홀까지 버디 5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아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12, 13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해 순식간에 4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베어트랩(15∼17번홀)의 15번홀과 17번홀(이상 파3)에서 모두 2m짜리 버디를 낚아 다시 단독 선두(6언더파)가 됐다. 18번홀(파5)에서 임성재는 세 번째 샷을 너무 짧게 치는 바람에 벙커에 빠뜨리며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타수를 잃을 경우 17번홀에서 16.3m짜리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1타 차로 추격해 온 휴스(2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3위) 등에게 위협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임성재는 그림 같은 벙커샷으로 공을 핀 70cm 거리에 붙인 뒤 파를 세이브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며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임성재는 마지막 추격자 플리트우드가 18번홀에서 버디를 놓치며 자신의 우승이 확정되자 캐디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임성재와 경쟁했던 휴스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었다. 임성재는 기계처럼 정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과 함께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5억500만 원)를 받은 임성재는 상금 순위 3위가 됐다. 또한 페덱스컵 포인트에서도 저스틴 토머스(미국)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주까지 34위였던 세계 랭킹은 역대 개인 최고인 25위가 됐다. 임성재는 미국에 집을 구하지 않고 호텔과 에어비앤비 숙소 등을 옮겨 다니며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뒤 호텔로 돌아가 굵은 눈물을 흘렸던 그다. 하지만 이번 호텔은 그에게 ‘눈물 젖은 숙소’가 아니었다. “오늘 밤은 호텔 등 제가 있는 모든 곳에서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사진)의 프로축구 K리그 복귀가 임박했다. 행선지는 ‘친정’ FC서울이 아닌 울산이 유력하다. K리그1 울산 관계자는 2일 “이청용의 현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과 이적에 대한 구두 협의가 완료됐다. 현재 보훔 측의 공식적인 이적 합의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에서 귀국한 이청용은 이적 합의서가 도착하는 대로 울산의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2004년 FC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청용은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에 입단해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를 거쳐 2018년부터 보훔에서 활약 중이다. 이청용은 최근 보훔과의 계약 해지를 통한 자유계약선수(FA) 신분 취득을 노렸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울산과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청용은 유럽 진출 전 소속팀이었던 서울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앞서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마요르카)처럼 이청용도 볼턴 진출 시 서울과 별도로 맺은 계약 조항(국내 복귀 시 서울과 우선 협상,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이 있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청용의 위약금은 기성용(26억 원)보다 적은 6억 원 수준이어서 선수 측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성용 복귀 무산으로 홍역을 치른 서울 측도 (이청용과) 같은 결말을 맺기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달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과 빗셀 고베(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를 관람한 신천지 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2일 남성 확진자 A 씨(27)의 경기도 내 동선을 공개했다.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A 씨는 19일 대중교통(99번 버스)을 이용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수원 구단에 따르면 A 씨는 킥오프(오후 7시 30분) 30분 뒤인 오후 8시에 입장해 E석(비지정석) 1층 장애인석 부근에서 경기를 봤다. 경기 당일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본 것으로 파악된 A 씨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와 동행했던 친구 B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고베에서 뛰는 세계적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의 방한 효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경기는 수원의 역대 ACL 안방경기 최다 관중(1만7372명)을 기록했다. 수원 구단은 경기 당일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등을 실시했다. 수원 관계자는 “A 씨가 무증상 감염자여서 발열 체크 등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 당일 오후 7시경 경기장 내 실내컨벤션홀에서 수원·안양·군포 애국시민대회가 개최됐으며 주최 측 추산 7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확진자 A 씨와 동선이 겹칠 경우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대한 방역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여자프로농구 하나은행의 포워드 강이슬(26·180cm)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 미스틱스의 트레이닝캠프에 참가하게 됐다. 지난해 WNBA 파이널 우승팀인 워싱턴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강이슬과 트레이닝캠프 참가 계약을 맺었다. 강이슬은 한국 국가대표 멤버로 한국의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마이크 티보 워싱턴 감독은 “강이슬은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슈팅 능력이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국내 선수 득점 1위(평균 17점), 누적 3점슛 성공 횟수 1위(59개) 등을 달리며 하나은행의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워싱턴의 트레이닝캠프는 4월 26일 시작될 예정이다. 통상 트레이닝캠프는 개막 2∼3주 전에 선수 20여 명을 선발해 훈련을 하고 시범경기를 치른다. 캠프에서 경쟁력을 보여 최종 12인 로스터에 포함되면 WNBA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강이슬이 워싱턴에 정식 입단할 경우 최대 3명의 한국 선수가 WNBA 무대를 누빌 가능성이 있다. KB스타즈의 ‘국보 센터’ 박지수(22·198cm)는 이미 국내 여자프로농구가 비시즌일 때 WNBA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2018, 2019시즌에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통산 57경기)에서 뛰었다. 여기에 우리은행의 가드 박지현(20·183cm)도 WNBA 진출 가능성이 있다. 4월 열리는 WNBA 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최근 미국의 드래프트 예측 매체인 ‘드래프트사이트’는 박지현이 3라운드(전체 31순위)에 지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휴…(Phew…).”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안도의 한숨을 표현했다. 2003∼2004시즌 자신들이 달성한 EPL 최초의 무패 우승(26승 12무)에 도전했던 리버풀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직후였다. 아스널은 리버풀의 트위터에 ‘박수 이모티콘’과 함께 “어마어마했었던 리버풀의 무패 행진에 축하를 보낸다”는 글을 남기며 속을 긁기도 했다. 무패 우승에 도전했던 리버풀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리버풀은 1일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2019∼2020시즌 28라운드 방문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시즌 EPL에서 36골을 합작 중인 ‘마누라’(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무함마드 살라흐)를 내세운 리버풀은 70.7%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상대를 공략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리버풀이 EPL에서 무득점에 그친 것은 지난해 3월 4일 에버턴전(0-0)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강등권(18∼20위)인 19위였던 왓퍼드는 2골 1도움을 기록한 22세 세네갈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의 활약을 앞세워 후반에만 3골을 뽑아냈다. 경기 전 세네갈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적 공격수인 마네(28·리버풀)를 두고 “마네는 나의 아이돌이다”라고 말했던 사르는 마네가 보는 앞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사르는 “이겼지만 아쉬운 면도 있다. 내가 해트트릭을 작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무패 우승 타이틀을 지키게 된 아스널의 팬들은 “사르를 아스널 올해의 선수 후보에 포함시키고 동상도 세워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점 27이 된 왓퍼드는 17위가 돼 일단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 강등권 팀이 선두를 상대로 3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둔 건 1985년 11월 레스터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이긴 이후 처음이다. 승점 79(26승 1무 1패)를 유지한 1위 리버풀은 리그 10경기를 남겨두고 2위 맨체스터시티(맨시티·승점 57)에 승점이 22점 앞서 있다. 4승만 추가해도 자력 우승을 확정하는 상황이지만 왓퍼드에 덜미를 잡히면서 무패 우승이 좌절된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기록 도전이 중단됐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EPL 무패 행진은 44경기(39승 5무)에서 멈췄다. 이는 아스널이 보유한 최다 무패 기록(49경기)에 이어 EPL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영국 공영 BBC에 따르면 유럽 주요 리그(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역대 최다 무패 기록을 세운 팀은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 밀란(58경기·1991∼1993년)이었다. 또한 전날까지 맨시티와 단일 시즌 최다 연승 기록(18연승)을 보유 중이었던 리버풀은 이 부문 단독 1위 등극에 실패했다. 경기 후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은 “기록은 깨고 싶다고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패배를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패배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클로프 감독은 “이제는 기록 작성을 의식하며 경기하지 않고 자유롭게 승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근 오른팔 수술을 받은 토트넘 손흥민(28)이 영국으로 돌아가면 곧바로 팀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없다면 손흥민을 자가 격리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영국 현지 보도가 나왔다. 데일리메일은 27일 “손흥민이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150마일(약 241km)이나 떨어진 곳에 입원해 수술을 받은 만큼 구단은 그가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19일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2월 19일 이후 대구 및 경북 청도군을 방문했다가 영국으로 입국할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자가 격리하며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 있다가 입국할 경우에는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자가 격리 및 신고를 해야 한다. 한편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자진 퇴단’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27일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던 보리스 사보비치가 세르비아에 있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귀국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전날 앨런 더햄이 팀을 떠난 KT는 이날 바이런 멀린스마저 퇴단 의사를 밝혔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진 KT는 이날 SK에 74-95로 졌다. 12시즌 연속으로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SK 애런 헤인즈는 “한국에서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심각한 것 같다. 리그를 중단한 뒤 상황이 좋아지면 재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는 일본 스포츠도 강타하고 있다. 일본 남자프로농구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예정된 99경기를 연기했다. 정부로부터 2주간 리그 중단, 연기 등을 요청받았다. 일본 여자프로농구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예정된 정규리그 잔여 경기를 아예 취소했다. 현재 순위를 기준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확정해 다음 달 24일부터 치를 예정이다. 일본은 다음 달에 시작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성화 관련 행사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회조직위원회는 다음 주 성화 봉송 관련 지침을 만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따르도록 할 계획이다.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를 떠난 성화는 다음 달 20일 미야기현 소재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 항공편으로 운반돼 도착식을 한다. 같은 달 26일에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축구 훈련장 ‘J빌리지’에서 출발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유재영 기자}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25)의 모자 정면에 로고를 새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지난해 말 메인 후원사였던 하이트진로와 결별한 후 새 후원사를 연결해 줄 국내 매니지먼트사들과 접촉해 왔던 고진영은 27일 세마스포츠마케팅(세마)과 계약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고진영의 새 메인 후원사 계약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세리 신지애 최나연 등이 몸담았던 세마는 현재 세계 3위 박성현(27)이 소속돼 있다. 고진영은 “경기 외적인 것은 세마에 맡기고 골프에 집중해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을 휩쓴 고진영은 그동안 건설, 금융, 통신업계의 기업들과 접촉했지만 연봉 및 인센티브 액수에 이견이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위상을 고려할 때 연봉만 2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선뜻 거금을 투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금력이 든든한 외국 기업이 고진영의 후원사로 나설 수도 있다. 세마는 지난해 2월 박성현과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의 초대형 계약(2년 70억 원 추정)을 성사시킨 바 있다. 세마 관계자는 “고진영이 올해 첫 대회(볼빅 파운더스컵·3월 20∼23일)를 치르기 전까지 메인 후원사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세계 톱 랭커도 후원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골프 스토브리그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뜻깊은 동행이 성사됐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메인 후원사 계약을 맺은 선수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을 차지한 최혜진(21)이다. 2017년부터 롯데의 후원을 받아온 최혜진은 4일 KLPGA투어 선수 최고 대우로 롯데와 3년 재계약했다. 최혜진의 연봉은 10억 원 수준으로 올림픽, LPGA투어 진출 시 인센티브도 두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끈끈한 의리로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전담 트레이너와 심리 상담사, 주치의를 배치하고 선수 차량도 지원하는 등 혜택이 많다 보니 선수 측도 롯데와의 합의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2012년부터 줄곧 메인 후원사였던 롯데와 2년 계약 연장에 사인했다. 왕년의 간판 스타 최나연(33)은 지난달 ‘핫식스’ 이정은(24), 허미정(31) 등을 후원 중인 대방건설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 기간은 2년. LPGA투어 통산 9승을 기록 중인 최나연이지만 부상과 샷 입스(불안 상태) 등에 시달리며 2015년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대방그룹 수뇌부에서 깨끗한 게임 매너로 대외 이미지가 좋은 최나연에게 ‘은퇴할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을 전해 계약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최나연의 부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약을 맺었다. 또한 대방건설 골프단을 이끌 리더급 선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60)가 1984년부터 8년간 뛰었던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는 뜨거운 응원 열기를 자랑하는 팀이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 위치한 안방 경기장 산파올로(약 5만4700석)에서는 상의를 벗고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치는 팬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경기가 열린 26일 산파올로의 풍경은 평소와 달랐다. 파란 유니폼 색에 맞춘 페이스 페인팅 대신 일부 팬들의 얼굴을 덮은 것은 흰색 마스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다. AP통신은 “나폴리는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북부 지역과 떨어져 있지만 일부 팬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고 전했다. 세리에A는 일부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확정됐지만 유럽 클럽 대항전인 UCL은 정상 진행됐고 이날 4만438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프리메라리가 1위 바르사와 세리에A 6위 나폴리의 대결이었지만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이탈리아에 입국할 때 엄격한 검역 절차(발열 체크 등)를 거치는 등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았던 바르사는 공격이 날카롭지 못했다. 마라도나와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역대 최고 선수’ 논쟁에서 마라도나와 비교되는 바르사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33·사진)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23일 에이바르와의 경기에서 4골이나 넣은 그였지만 이날은 드리블 돌파가 여러 차례 상대 수비에 막히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바르사는 아르투로 비달과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경고 누적으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다음 달 19일 안방 2차전 전망이 어두워졌다. 가뜩이나 안방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운 바르사인데 다른 걱정거리도 생겼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26일 바르셀로나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명 나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가 스포츠계를 연일 강타하고 있다. 3월 13∼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ISU가 이같이 결정했다. 사태 추이에 따라 개최지 변경도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안방경기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치르려던 대한축구협회의 계획은 무산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용인시 측에서 경기 개최(무관중 경기 포함)가 어렵다고 밝혔다. 여자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용인에서 1차전, 다음 달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방문경기로 2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먼저 국내의 다른 장소를 찾아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PO 일정 자체를 4월 여자 축구 A매치 기간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중국축구협회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서울-치앙라이(태국) 경기도 연기됐다. 2019∼2020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 시리즈(챔피언 결정전)는 취소됐다. 당초 5전 3선승제 파이널 시리즈의 1차전(29일)과 2차전(3월 1일)은 안양에서, 3∼5차전은 러시아 사할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사할린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한 안양 한라는 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경남 창원NC파크 옆 마산구장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 중이던 프로야구 NC 2군 선수들은 협력업체 직원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훈련을 중단했다. 28일까지 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NC는 해당 직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는 27일 이후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KBO 역시 내달 14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시범경기 취소 여부를 이번 주에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시범경기가 취소되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최초의 일이 된다.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이자 한국의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상대인 중국에서 한국의 안방경기(1차전)를 제3국에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 시나닷컴은 25일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한국에서 1차전이 열리면 중국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중국축구협회는 한국에서의 경기를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긴 팀이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하는 PO는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린다. 한국은 다음 달 6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다음 달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방문경기로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안방경기를 제3국인 호주 시드니에서 치르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최종예선 B조 조별리그(7∼13일)가 열린 호주에 도착한 뒤 일주일간 호텔에 격리되는 홍역을 치른 중국은 조별리그가 끝난 후에도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호주에 남아 훈련 중이다. 시나닷컴은 “한국이 안방경기를 제3국에서 하도록 해야 공평하다. 우리 선수들이 1차전을 위해 한국에 갔는데 호주 정부가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면 호주 복귀가 무산돼 한국에서 2차전까지 치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에 제3국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 측이 공문을 통해 한국의 안방경기도 자신들처럼 호주에서 치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회는 안방경기의 제3국 개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용인시가 개최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무관중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설득 중이다. 용인 개최 무산 시 국내 다른 경기장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중원의 지휘자’ 기성용(31)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마요르카는 25일 “기성용이 마요르카의 새로운 선수가 됐다. 계약 기간은 6월 30일까지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2019∼2020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기 계약을 맺은 것이다. 기성용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기 때문에 이적료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요르카는 기성용의 주급, 팀의 1부 잔류 시 계약 연장 여부 등 세부 계약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기성용은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에 이어 역대 한국인 7번째로 스페인 1부 무대를 밟게 됐다. 기성용은 “스페인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 온 꿈이다.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 보고 싶다는 꿈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K리그1 FC서울에서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진출하며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후 이달 1일 뉴캐슬과의 계약 해지로 FA가 될 때까지 EPL에서 8시즌을 뛰었다. 마요르카는 인스타그램에 기성용을 환영하는 한국어 동영상을 올리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이적생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첫 장면에서는 한국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처럼 기성용의 눈을 검은 띠로 가려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이후 기성용의 경기 영상과 함께 그가 한국 국가대표팀(A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는 내용 등을 한국어와 스페인어 자막으로 소개했다. 1916년 창단한 마요르카는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의 팔마데마요르카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25일 현재 1부 20개 팀 중 18위로 강등권이다. 기성용은 일본의 ‘샛별’ 구보 다케후사(19) 등과 함께 팀의 강등권 탈출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기성용은 “조금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가 충분히 1부 잔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요르카의 몇몇 경기를 봤는데 훌륭한 선수가 많았다. 재능이 많은 구보 등과 함께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요르카는 다음 달 2일 헤타페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팀 전술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기성용이 곧바로 실전에 투입될지는 미지수다. 마요르카는 다음 달 15일에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와 맞붙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반 18분 프랑스 리그1 보르도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수 황의조(28·보르도)는 문전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보르도의 토마 바시치가 왼발로 감아 찬 코너킥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황의조는 펄쩍 뛰어올라 공의 방향을 바꾸는 헤딩을 시도했다. 황의조의 머리를 맞은 공은 한 차례 바운드된 뒤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리그1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의 골키퍼 세르히오 리코가 다이빙을 위한 발조차 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코스로 향한 골이었다. 황의조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리그1 26라운드 PSG와의 방문경기에서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다. 황의조의 시즌 6호 골. 키 185cm인 그는 6일 브레스트와의 리그1 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머리로만 3골을 터뜨렸다. 탁월한 발목 힘을 바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양발을 사용해 슈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황의조는 최근 향상된 위치 선정과 몸싸움 능력을 바탕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연달아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보르도는 황의조의 득점에도 네이마르(브라질),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 세계적 스타들을 보유한 PSG에 3-4로 무릎을 꿇었다. 보르도는 승점 35(9승 8무 9패)로 2계단 내려앉아 12위가 됐고, PSG는 승점 65(21승 2무 3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팀의 패배에도 황의조는 프랑스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프랑스 ‘르텔레그람’은 “보르도가 적은 이적료(약 26억 원·추정)로 데려온 황의조는 유럽 무대에서 한국 대표 선수 손흥민(토트넘)에 버금가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보르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 6.9를 줬다. 한편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의 황희찬(24)은 이날 아우스트리아 빈과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파트손 다카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8호 도움(6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도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아우스트리아 빈(7위)과 2-2로 비긴 잘츠부르크는 2위를 유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험이 많은 기성용과 함께라면 더 많은 승리를 할 것 같다. 그는 우리 팀에서 크게 환영받을 것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의 공격수 쿠초 에르난데스는 22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1일 스페인 1부 팀과의 계약을 위해 출국한 기성용(31)의 유력 행선지 마요르카는 벌써부터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스페인 매체 ‘풋볼 마요르카’는 “마요르카가 조만간 기성용의 영입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마요르카의 중원이 더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 관계자는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성용이 에이전트와 함께 스페인에서 마요르카와 협상 중이다. (마요르카와 계약할 경우) 메디컬 테스트까지 통과한 뒤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1916년 창단한 마요르카는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의 팔마데마요르카를 연고로 한다. 마요르카의 안방 구장은 규모(약 2만3000명)가 작지만 팬들의 응원 열기는 뜨겁다. 마요르카는 프리메라리가(1부)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02∼2003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3일 현재 마요르카는 20개 팀 중 18위로 강등권에 머물러 있다. 리그 최다 실점 공동 1위(42실점)인 가운데 득점력도 26골(12위)로 좋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뉴캐슬 등에서 8시즌을 뛴 기성용이 마요르카에서 뛸 경우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하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4-2-3-1 전형을 쓰는 마요르카는 3선에 살바 세비야(36)와 이드리수 바바(24)를 둘 때가 많다. 최근 세비야가 활동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앙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기성용이 이 자리에서 경쟁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기성용이 뉴캐슬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이후 개인 운동에 집중했기 때문에 경기 감각 회복이 숙제로 떠올랐다. 마요르카에는 ‘일본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19)가 있다. 박 위원은 “구보는 공격형 혹은 측면 미드필더 성향이 짙어 기성용의 포지션 경쟁자가 아니다. 침투를 자주 시도하는 선수인 만큼 패스 능력이 탁월한 기성용과 호흡이 잘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당신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어서서 당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뿐이었다.”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방문경기에서 0-5로 패한 에이바르 구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들을 상대로 4골을 터뜨린 리오넬 메시(33·바르사)에게 찬사를 남겼다. 경기에서 참패한 팀이 이례적인 반응을 내놓을 정도로 메시는 ‘원맨쇼’를 펼치며 바르사의 대승을 이끌었다. 메시의 활약 속에 승점 55(17승 4무 4패)가 된 바르사는 레반테에 0-1로 패한 레알 마드리드(승점 53)를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가 됐다. 전반 14분 상대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뒤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메시는 전반 37분, 전반 40분, 후반 42분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화끈한 득점력을 보여준 메시가 통산 공격 포인트 1000개(1002개)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축구 통계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메시는 바르사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853경기를 뛰면서 696골, 306도움을 기록 중이다.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축구 선수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도움 제외)은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의 1279골(1363경기)이다. 최근 4경기에서 득점 없이 도움만 6개였던 메시는 골 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잠재웠다. 바르사에 따르면 메시가 전반에 해트트릭을 완성한 것은 통산 네 번째로 2011년 마요르카전(전반 30분)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시간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메시가 한 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것은 통산 7번째. 또 메시는 커리어 통산 해트트릭 횟수에서 48회를 기록해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7회)를 넘어섰다. 호날두(35·유벤투스)도 이날 스팔과의 이탈리아 세리에A 경기에서 값진 기록을 세웠다. 전반 39분 유벤투스의 선제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주도한 호날두는 2002∼2003시즌 스포르팅CP(포르투갈)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성인 무대 1000경기 출전(포르투갈 대표팀 출전 기록 포함)을 기록했다.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호날두는 통산 공격 포인트 976개(725골, 251도움)를 기록 중이다. 또 호날두는 지난해 12월 사수올로전부터 이어온 세리에A 연속골 기록을 11경기로 늘렸다. 이로써 호날두는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 파비오 콸리아렐라(삼프도리아)와 세리에A 최다 연속 경기 득점 동률을 이뤘다. 유벤투스는 승점 60(19승 3무 3패)으로 세리에A 선두를 질주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