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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상설이 돌았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런던 근교에 있는 윈저성에서 왕실 소속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건강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대국민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영국 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여왕은 선글라스를 쓰고 머리에는 스카프를 두른 채 녹색 재규어 차량을 직접 몰았다. 이 차는 여왕이 평소 왕실의 강아지를 산책시키기 위해 바깥나들이를 할 때 주로 이용하는 차량이다. 영국 군주는 주로 롤스로이스를 탔지만 여왕은 재규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롤스로이스와 재규어는 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여왕의 운전 소식을 보도하며 ‘여왕의 이번 나들이는 반가운 광경’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왕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여왕은 지난달 12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왕립군단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같은 달 20일에는 런던의 한 병원에 입원해 검진을 받은 후 다음 날 퇴원했다. 왕실 주치의들은 지난달 29일 여왕에게 “2주간 푹 쉬며 안정을 취하라”고 권했다. 여왕은 지난달 31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막을 올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포함한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 왕실 측은 줄곧 “여왕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여왕이 입원했던 이유와 건강 상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논란이 커지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30일 “내가 여왕과 통화했다. 여왕의 상태는 매우 좋다”고 진화에 나섰다. 스카이뉴스는 “이번 운전뿐 아니라 앞으로도 여왕의 몸 상태와 활동 여부가 계속 화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건강 이상설이 돌았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왕실 소속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여왕은 최근 선글라스를 쓰고 머리에는 스카프를 두른 채 녹색 재규어 차량을 운전했다. 이 차는 평소 왕실의 강아지를 산책시킬 때 쓰인다. 과거 영국 군주는 주로 롤스로이스를 탔지만 여왕은 재규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주요 언론은 이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며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여왕의 이번 나들이는 반가운 광경”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최근 여왕의 건강에 따른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여왕은 지난달 12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왕립군단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같은 달 20일에는 런던 한 병원에 입원해 검진을 받은 후 하루 만에 퇴원했다. 급기야 왕실 주치의들은 지난달 29일 여왕에게 “2주간 푹 쉬며 안정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여왕은 31일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정상회의를 포함해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 왕실 측은 줄곧 “여왕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입원 이유와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달 30일 “내가 여왕과 통화했다. 여왕의 상태는 매우 좋다”고 진화에 나섰다. 스카이뉴스는 “이번 운전 뿐아니라 향후 여왕의 활동이나 몸 상태는 계속 화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왕은 1일 COP26 정상회의에 보내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우리 자신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10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1일(현지 시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삼림 벌채를 2030년까지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총회 측은 이날 미국, 러시아,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세계 삼림의 85% 이상이 분포된 100개국 이상 정상들이 이런 내용의 ‘삼림·토지 이용 선언’에 합의한 후 140억 파운드(약 22조3000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삼림 훼손 지역을 복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영향을 받게 되는 삼림은 전 세계 3367만km²로,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153배에 이른다. 대기로부터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30% 가량을 흡수하는 삼림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비영리기구인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삼림은 2011년 이후 매년 약 7억6000만 t의 탄소를 흡수했다.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약 8%에 해당되는 양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국 영토(24만㎢)보다 넓은 25만8000㎢의 삼림이 사라지는 등 매년 20만 ㎢가 넘는 숲이 사라지고 있다. 목재 및 종이 생산이나 농경·목축지 개발을 위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삼림 벌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 참여한 국가들은 삼림보호 정책을 재수립하고 지속가능한 농경지 활용 방안, 관련 농업기술 개발 등을 각자 진행해야 한다. 영국 등 12개국은 당장 내년부터 2025년까지 120억 달러(약 14조 원)의 공공기금을 조성해 개발도상국의 토양 회복을 지원하기로 했다. 30여 곳 금융기관과 투자사들은 2025년까지 가축사육, 팜오일, 종이 생산 등 삼림 파괴와 연관된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선언이 유례없는 합의”라며 “우리는 자연의 정복자로서 긴 역사를 끝내고 보호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030년까지 350㎢의 산림을 복원하기 위해 2014년 40여 개국이 발표한 ‘뉴욕 삼림선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1일(현지 시간) 시작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130여 개 당사국 정상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낮추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 핵심은 각국이 발표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총회에서 각국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를 의미하는 ‘탄소중립’ 달성을 약속했다. 5년마다 각국은 NDC를 제시해야 하는데, 첫 번째 회의가 이번 글래스고 총회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총회”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총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30년까지의 자국 탄소배출 감축량’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탄소배출 세계 3위(7%) 인도는 NDC를 내놓지 않았다. 인도는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은 서방 선진국 탓이라는 ‘부자국가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탄소배출 1위 중국(27%)은 지난달 28일 총회 측에 NDC를 냈지만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10년 늦춘 2060년으로 정했다. 탄소배출 4위(5%) 러시아 역시 총회 직전 “2050년은 ‘마법의 날짜(magic date)’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프리카의 일부 개발도상국은 ‘선진국 때문에 기후변화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다. COP26에서 이렇다 할 합의안을 도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일 COP26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앞서 정부는 산업계 반발에도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기존 26.3%에서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을 폐지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석탄발전소 8기를 조기 폐쇄했고 올해 말까지 2기를 추가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한국 기업의 탄소배출도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경각심 차원에서 폭염, 홍수 등 극한 기후가 지구의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는 경고를 담은 ‘2021 기상 보고서’를 총회 개막에 맞춰 발표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고, 그 원인은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라고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글래스고=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1일(현지 시간) 시작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197개 당사국 정상들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낮추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 핵심은 각국이 발표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서 각국은 세기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의미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약속했다. 5년마다 각국은 감축목표를 제시해야 하는데, 첫 번째 회의가 이번 글래스고 총회인 셈이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글래스고 총회”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총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30년까지의 자국 탄소 배출 감축량’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탄소배출 세계 3위(7%)인 인도는 NDC를 내놓지 않았다.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은 서방 선진국 탓이라는 ‘부자국가 책임론’을 외치고 있다. 배출 1위인 중국(27%)은 지난달 28일 총회 측에 NDC를 제출했지만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10년 늦춘 2060년으로 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 부국들도 탄소중립 시점을 2060년 이후로 잡거나 제대로 된 감축 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으로 인한 기후변화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다. COP26에서 이렇다할 합의안을 도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경각심 차원에서 폭염, 홍수 등 극한 기후가 지구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됐다는 경고를 담은 ‘2021 기상 보고서’를 총회 개막에 맞춰 발표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7년간 지구온도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우리가 사는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고, 그 원인은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라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약 1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65)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물가 상승을 방치한다며 ‘마담 인플레이션(Madam Inflation)’이라고 비판했다. 2019년 11월부터 재임한 라가르드가 경기 부양에만 신경 쓰는 바람에 인플레 위험을 간과했고 유럽인이 보유한 돈의 실질가치 또한 떨어져 고통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빌트는 라가르드가 월 4만 유로(약 5400만 원)를 버는 고소득자이고 샤넬 등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기에 보통 사람의 어려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사람들의 임금, 저축, 연금 등을 (얼음처럼) 녹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의 실질가치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지난달 28일 기준 금리를 ‘제로(0)’로 동결했다. 하루 뒤 발표된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년 만의 최고치인 4.1%를 기록해 우려를 낳고 있다. ECB의 최근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한때 공격적인 돈 풀기에 나섰지만 최근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바꾸거나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낸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도 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빌트의 비판이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 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은행의 최대 목표는 물가 관리라는 ‘매파’의 대표 주자 바이트만은 임기를 5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전격 사퇴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펼치는 것을 줄곧 비판했다. 빌트가 자국 출신의 바이트만을 지지하기 위해 라가르드를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31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막했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 또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세계 탄소배출 1, 4위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COP26에 불참하는 데다 3위 인도 또한 비협조적이어서 실제 탄소배출이 얼마나 줄어들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12일까지 열리는 COP26 일정의 핵심은 1, 2일 양일간 열리는 각국 정상회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탄소배출 감축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세계 배출량의 28%를 차지하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지 않는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지난해 1월 이후 외국을 찾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빠져 석탄 수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그가 탈탄소 정책을 발표하는 것에도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또한 당초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2060년으로 잡았지만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50년까지 앞당겨 달라”고 촉구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7%를 차지하는 인도는 탄소저감 목표치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부자국가 책임론’만 외치고 있다. 부펜데르 야다브 환경장관은 “기후변화를 초래한 탄소는 대부분 경제 발전을 이룬 서방 선진국이 배출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 역시 자국 이익을 위해 화석연료 감축에 반대한다. 기후변화로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한 연 1000억 달러(약 117조 원)의 기후기금 모금 또한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COP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사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1995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서는 전 세계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는 목표에 합의했다. 각국은 이후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목표 제시를 하지 못했고 올해 목표치를 제시한다. 알로크 샤르마 COP26 의장은 “여러 쟁점으로 각국이 파리협정 때보다 뜻을 모으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 또한 이번에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식량 및 물 부족, 저지대 거주자의 대규모 이주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약 11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가 지난달 30일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틴 라가드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65)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물가 상승을 방치하고 있다며 ‘마담 인플레이션(Madam Inflation)’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2019년 11월부터 집권 중인 라가르드 총재가 경기 부양에만 신경 쓰는 바람에 인플레 위험을 간과했고, 유럽인이 보유한 돈의 실질 가치 또한 떨어져 고통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빌트는 라가르드 총재가 월 4만 유로(약 5400만 원)을 버는 고소득자이고 샤넬, 에르메스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겪는 삶의 어려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라가르드가 사람들의 임금, 저축, 연금 등을 (얼음처럼) 녹여버리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의 실질가치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지난달 28일 월간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제로(0)’로 동결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있지만 내년에는 둔화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하지만 하루 뒤 발표된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년 만의 최고치인 4.1%를 기록해 ECB의 예상과 어긋났다. ECB의 최근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한때 공격적인 돈 풀기에 나섰지만 최근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바꾸거나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도 상당히 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빌트의 공개 비판이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 직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은행의 최대 목표는 경기 부양이 아닌 물가 관리에 있다는 소위 ‘매파’의 대표주자인 바이트만 총재는 지난달 21일 전격 중도 사퇴했다. 그의 임기는 2027년 5월까지로 5년 이상 남아있는 상태였다. 바이트만은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펼치는 것에 줄곧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 ‘양적완화의 외로운 반대자’로 불렸다. 빌트가 자국 출신의 바이트만을 지지하기 위해 라가르드를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바이트만은 라가르드가 취임할 때 역시 ECB 총재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31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세계 탄소배출 1, 4위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빠지고 3위 인도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총회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12일까지 열리는 총회 일정의 핵심은 1, 2일 양일간 열리는 각국 정상 회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낮추는 구체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세계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탄소배출 1위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4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총회에 오지 않았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지난해 1월 미얀마 방문을 마지막으로 해외를 찾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중국이 사상최악의 전력난에 빠져 석탄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국제 행사에서 탈탄소 정책을 발표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역시 적극적인 감축 의지가 없어 보인다. 러시아는 당초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2060년으로 잡았지만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해 “2050년까지 앞당겨 달라”고 촉구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아예 탄소 저감 목표치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부자국가 책임론’만 외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장관은 “기후변화를 초래한 탄소 배출은 대부분 경제발전을 이룬 서방 선진국이 배출했다. 탄소중립이 기후위기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 역시 자국 이익을 위해 석유 석탄 발전소 폐쇄 등 화석연료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후 변화로 피해를 보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한 기후기금 연 1000억 달러 모금 또한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COP은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사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1995년부터 매년 개최됐다. 특히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서는 전 세계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는 목표에 합의했다. 각국은 이후 5년마다 자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목표 제시를 하지 못했고 올해 목표치 제시가 이뤄진다. 알록 샤마 COP26 의장은 “여러 쟁점으로 각국이 파리 협정 때보다 뜻을 모으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엘리자베스 여왕 건강 악화설… 英왕실의 미래는 《영국의 최장수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사진)이 20일 런던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왕의 건강 상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왕손 부부와의 불화설부터 4월 남편 필립 공과의 사별 등이 여왕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여왕이 남긴 것들과 그가 없는 왕가의 미래를 들여다봤다.》남편 사별뒤 지팡이 짚고 입원… 95세 英여왕 건강에 쏠린 눈[글로벌 포커스] 2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 내 접견실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등장했다. 런던 근교 윈저성에 있는 여왕은 노란 옷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7월 부임한 김건 주영 한국대사는 이날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 화상으로 여왕의 신임장을 받았다. 이날 영국 주요 언론은 여왕의 동정을 집중 보도했다. 앞서 20일 여왕은 런던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다음 날 퇴원했다. 여왕의 입원은 위장염을 앓았던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아일랜드 방문도 취소해야 했다. 평소 건강했던 여왕이 퇴원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하자 언론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1952년 부친 조지 6세의 사망으로 왕위에 오른 여왕은 69년째 왕관을 쓰고 있는 세계 최장수 군주다. 직접 통치하지는 않지만 존재감과 상징성이 상당하고 현실 정치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여왕이 건강 악화나 고령으로 서거하면 영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4개국이 속한 영연방(The Commonwealth of Nations) 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편 사망·해리 논란 등으로 건강 악화 여왕의 모후(母后·왕의 어머니) ‘퀸 마더’는 2002년 102세로 타계했다. 어머니의 장수 유전자를 물려받은 여왕 또한 90대인 지금까지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 들어 발생한 여러 일이 고령의 여왕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왕실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해리 왕손(37)과 메건 마클 왕손빈(40) 부부는 3월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에 인종차별이 있다”고 주장했다. 흑백 혼혈인 마클 왕손빈은 2018년 결혼 후 왕실 구성원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여왕은 이 인터뷰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는 74년간 해로했던 남편 필립 공이 100세 생일을 2개월 앞두고 숨졌다. 여왕은 “삶에 큰 구멍이 생겼다”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차남 앤드루 왕자(61)는 오래전부터 미성년자 성매매 등 각종 성추문에 연루됐다. 왕실 전문가 케이티 니콜은 “충격적인 일들이 여왕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여왕은 12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왕립군단 출범 100주년 기념 미사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2004년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잠시 지팡이에 의지한 적은 있지만 이후 공식 행사에서 지팡이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더타임스 등이 전했다.○ 영연방의 상징여왕의 건강이 영국 사회의 주요 관심사가 되는 것은 그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BBC는 전했다.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냉전, 왕실에 관한 각종 추문과 군주제 폐지 논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분열된 여론을 한데 모으고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여왕은 1926년 런던의 부유층 거주지 메이페어에서 태어났는데 당시엔 왕위 계승자가 아니었다. 당시 국왕은 여왕의 조부 조지 5세였고,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왕위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직 국왕의 차남이었던 여왕의 부친 조지 6세와 퀸 마더는 여왕과 마거릿 공주(1930∼2002) 등 두 딸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았다. 1936년 에드워드 8세가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프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관을 포기하자 여왕의 운명도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부친이 왕위에 올랐고 맏딸인 여왕 또한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됐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초 19세 나이로 군번 ‘230873’을 받고 입대했다. 군용 트럭을 모는 운전수로 복무하며 병사들을 독려했다. 1947년 필립 공과 결혼한 여왕은 폐암을 앓던 부친 조지 6세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자 부친을 대신해 공무를 돌봤다. 여왕은 1951년 10월부터 세계 순방에 나섰다. 이듬해 2월 아프리카 케냐에서 부친의 서거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해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는 1953년 6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TV로 생중계된 대관식을 치른 영국 군주는 그가 처음이다. 전 세계 2500만 명이 TV를 통해 행사를 지켜봤다. 당시 영국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전 세계의 약 4분의 1을 통치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대영제국의 위상은 사라진 지 오래고 세계 곳곳의 식민지가 속속 독립했다.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확보했고 소련의 위협도 상당했다. 영국 내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었다. 여왕은 영연방의 결속과 단합을 통해 이 어려움을 돌파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는 1953년 11월부터 6개월간의 영연방 순방을 시작했다. 영국에서 1만 km 이상 떨어진 호주와 뉴질랜드를 찾은 군주는 그가 처음이었다. 인도 방문 또한 영국 군주로서 50년 만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977년 런던에서 열린 그의 즉위 25주년 행사 때 영연방 35개국 지도자들이 모였다. AP통신은 “여왕은 고령에도 매년 런던에서 열리는 영연방 경기대회를 직접 찾아 선수들을 격려한다. 여왕이 영연방의 상징적 존재가 된 이유”라고 전했다. 현재 영연방 국가 중 영국 군주를 국가수반으로 삼고 있는 나라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자메이카 등 15개국. 이들 나라 중에 올림픽을 개최할 때도 실질적인 통치자인 해당국 총리 대신 여왕이 개회 선언을 한 적이 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올림픽이 열렸을 때 여왕은 몬트리올로 날아가 개회 선언문을 낭독했다. 여왕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개회 선언을 했다. 2개 나라에서 올림픽 개회 선언을 한 인물은 그가 처음이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지폐에 여왕 얼굴이 새겨져 있는 것 또한 여왕의 상징성과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영연방 균열 본격화 이런 여왕이 없으면 영연방의 균열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여왕이 입원한 20일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가 여왕을 대신해 국가원수 자리에 오를 초대 대통령을 선임했다. 인구 28만 명의 바베이도스는 17세기에 영국에 점령됐고 1966년 독립했다. 이후 55년간 여왕을 국가원수로 삼아왔다. 실질적인 통치는 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하지만 20일 바베이도스 의회는 샌드라 메이슨 현 총독을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했다. 바베이도스가 입헌군주제에서 공화국으로 바뀐 것이다. 여왕을 국가수반으로 두고 있는 나라에서도 이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2월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캐나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여왕이 국가수반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집권 자유당 소속인 맬컴 턴불 전 총리, 제1야당 노동당의 줄리언 힐 의원 등은 당적에 관계없이 “호주의 국가원수는 영국 왕이 아니라 ‘호주인’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1999년에도 군주제 폐지 찬반 투표가 실시됐다. 당시 54.9%가 반대해 부결됐지만 다시 같은 투표가 실시된다면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5월 미국의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후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철폐 및 과거사 바로잡기 움직임이 등장한 것 또한 군주제 폐지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왕실 내 인종차별을 주장한 해리 왕손 부부의 인터뷰는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인터뷰로 영연방 내 군주제 폐지 논쟁이 거세졌다. 인종차별, 식민통치 등의 흔적을 없애기 위서라도 영국 왕을 군주로 두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또한 영연방 국민들은 군주제 자체를 선호하기보다 여왕 개인을 지지하는 팬에 가깝다고 전했다. 여왕 개인의 인기와 지도력으로 영연방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못 미더운 후계자와 군주제 폐지 논란 여왕의 후계자인 찰스 왕세자(73)가 영국 안팎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왕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찰스의 불륜이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과의 이혼으로 이어진 데다 다이애나가 자동차 사고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숨진 것 또한 찰스에 대한 국민 지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가 2016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을 방문해 비밀리에 헌화했다는 점도 국내외 정치에 대한 엄격한 중립을 표방한 왕실의 불문율을 어긴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유리한 정책을 공개적으로 홍보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왕과 왕실에 관한 각종 책을 쓴 저술가 클라이브 어빙은 3월 ‘채널4’ 방송에 출연해 “찰스 왕세자는 여왕이 기대하는 책무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군주제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영국인 48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8∼24세 응답자의 41%가 “군주가 아닌 선거로 뽑힌 국가원수를 가져야 할 때”라고 답했다. “군주가 있어야 한다”는 답은 31%에 그쳤다. 6월에는 학생회 결정으로 옥스퍼드대 학생 휴게실에 걸린 여왕 초상화가 철거됐다. 식민 역사를 연상시키는 상징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군주제를 반대하는 국민이 가장 많이 거론하는 문제는 ‘돈’이다. 국가 재정은 빠듯한데 막대한 세금으로 왕실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실제 왕실이 쓰는 돈, 즉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은 늘고 있다. 2012년 3240만 파운드였지만 2016년 3980만 파운드로 불었고 지난해 6940만 파운드(약 1117억 원)를 기록했다. 왕실 구성원의 호화로운 생활도 종종 입방아에 오른다. 해리 왕손 부부는 201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일간 방문하면서 24만6000파운드(약 3억9000만 원)를 썼다. 지난해 찰스 왕세자 또한 중동 오만을 방문할 때 21만 파운드를 지출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여왕은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왕실 자체에 대한 신뢰는 하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승계를 한다고 해도 고령, 비호감 이미지 등으로 재위 기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아버지보다 여론 지지가 높은 윌리엄 왕세손(39)이 찰스를 건너뛰고 곧바로 왕위에 오르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8월 유고브 조사에서 응답자의 80%는 “윌리엄 왕세손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찰스의 지지율은 58%에 그쳤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모를 리 없는 찰스 왕세자 또한 왕위를 물려받으면 어떤 식으로든 왕실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27일 마스크를 쓴 채 의회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존슨 총리가 마스크를 끼고 의회에 참석한 것은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완전 해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조치가 재도입될 수 있다는 정부 차원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마스크를 낀 채 리시 수낙 재무장관의 예산안 발표를 들었다. 앞서 총리 질의응답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었지만 실내가 의원들로 붐비자 마스크를 꺼내 착용한 것이다. 이날 존슨 총리뿐 아니라 도미닉 라브 법무장관 등 내각 장관들도 마스크를 썼다. 의회 안에 있던 집권 보수당 의원 102명 가운데 51명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영국 정부는 7월 19일 마스크 의무 착용을 포함한 코로나19 방역을 완전히 해제하며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백신 접종소, 병원 등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일부 장소 방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총리 활동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8월 18일 영국 하원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대면 회의를 열었을 때도 존슨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당시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복잡한 실내에서는 착용하라는 것이 정부 권고여서 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총리와 보수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75%의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하루 5만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 자문그룹인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소속 전문가들은 정부에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방역조치를 다시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27일 마스크를 쓴 채 의회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존슨 총리가 마스크를 끼고 의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완전 해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만 명에 달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방역조치가 재도입될 수 있다는 정부 차원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마스크를 낀 채 리시 수낙 재무장관의 예산안 발표를 들었다. 앞서 총리 질의응답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었지만 실내가 의원들로 붐비자 마스크를 꺼내 착용한 것이다. 이날 존슨 총리 뿐 아니라 도미닉 라브 법무장관 등 내각 장관들도 마스크를 썼다. 의회 안에 있던 집권 보수당 의원 102명 가운데 51명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영국 정부는 7월 19일 마스크 의무 착용을 포함한 코로나19 방역을 완전히 해제하며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백신 접종소, 병원 등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일부 장소를 방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총리 활동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지난 8월 18일 영국 하원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대면 회의를 열었을 때도 존슨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당시 마스크 착용의무는 해제됐지만 복잡한 실내에서는 착용하라는 것이 정부 권고여서 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총리와 보수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현재 75%의 백신접종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달 들어 하루 3~5만 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영국 자문그룹인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소속 전문가들은 정부에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방역조치를 다시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존슨 총리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가디언은 “영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변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고 스카이뉴스는 “마스크 착용을 거의 하지 않았던 총리의 변화는 이례적”이라며 방역조치 재도입 가능성을 전망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한국 영화는 불가능이 없다.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장르조차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예술적 대담함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비결이다.” 26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16회 파리한국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인 프랑스인 다비드 트레들러 씨(40·사진)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 문화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로 16년째인 파리한국영화제는 프랑스, 나아가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트레들러 씨는 2013년부터 이 영화제에서 일하며 프랑스에 소개할 한국 영화를 선정하고 프랑스어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담당했다. 개막식이 열린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10년 전이 생생하다”고 했다. 1981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후 미디어 업계에서 일해 왔다. 2013년 관객으로 방문한 파리한국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현장에 있는 스태프를 찾아가 “영화제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는 그가 프로그래머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형 상업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 고전영화까지 찾는 프랑스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본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로 최무룡, 문정숙 주연의 ‘오발탄’(1961년 작)을 꼽았다. 그는 한국 영화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도 현재 유명해진 감독들에게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새로운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해 한국 영화의 장점인 ‘대담함’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파리한국영화제는 11월 2일까지 열리며 장편 18편, 단편 28편 등 총 46편이 상영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한국 영화는 불가능이 없다.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장르조차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예술적 대담함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비결이다.” 26일(현지 시간) 개막한 제16회 파리한국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인 프랑스인 다비드 트레들러 씨(40)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 문화의 강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로 16년째인 파리한국영화제는 프랑스, 나아가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트레들러 씨는 2013년부터 이 영화제에서 일하며 프랑스에 소개할 한국 영화를 선정하고 프랑스어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담당했다. 개막식이 열린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퓌블리시스 극장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10년 전이 생생하다”고 했다. 1981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후 미디어 업계에서 일해 왔다. 2013년 관객으로 방문한 파리한국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현장에 있는 스태프를 찾아가 “영화제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는 그가 프로그래머로 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배용재 파리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영화제에 선보일 한국 영화를 고르는 데 프랑스인의 시각이 필요했다”며 “장면 중 느끼는 즐거움 웃음 슬픔 등 감정 포인트가 한국인과 다르다”고 했다. 트레들러 씨는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영화를 선별했고 이는 영화제의 성장에 기여했다. 2006년 1회 때는 관람객이 529명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매년 약 1만 명이 영화제를 찾는다. 이날 개막식도 전석 매진됐다. 현장 대기표를 구하기 위한 파리 시민들의 행렬이 개선문 앞까지 길게 이어졌다. 그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형 상업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 고전영화까지 찾는 프랑스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본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로 최무룡, 문정숙 주연의 ‘오발탄’(1961년 작)을 꼽았다. 그는 한국 영화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도 현재 유명해진 감독들에게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새로운 영화를 만들 기반을 마련해 한국 영화의 장점인 ‘대담함’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파리한국영화제는 11월 2일까지 열리며 장편 18편, 단편 28편 등 총 46편이 상영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지난달 26일 총선 후 첫 인터뷰를 갖고 집권 기독민주당의 총선 패배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타협과 절충이 사라진 정치풍토, 민족주의 득세,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독일과 유럽연합(EU)의 미래를 걱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인터뷰에서 ‘사회민주당 인사가 새 총리가 되면 잠을 잘 잘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정치적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평화롭게 잘 잘 수 있다”고 답했다. 퇴임 결정이 기민당 지지자를 잃게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한 결정”이라며 “퇴임 결정은 오판이 아니다”고 했다. 임기 내 최대 위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꼽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기민당은 총선에서 24.1%를 얻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25.7%)에 패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63)는 녹색당 등과 함께 연정 구성 협상을 벌이고 있다. 빠르면 12월 6일 그가 새 총리로 취임한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11월 자신이 처음 집권했을 때와 현재의 정치 환경, 국제 정세가 매우 달라졌다고 평했다. 그는 “당시 스마트폰도 없었고 페이스북은 1년 됐고 트위터는 1년 후 탄생했다. 현재 언론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런 변화가 정치적 의사소통을 변화시켜 민주주의적 타협과 절충에 갈수록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조3000억 달러로 독일(2조8000억 달러)보다 적었지만 현재 중국(14조7000억 달러)이 독일(3조8000억 달러)보다 훨씬 크다며 “독일의 역할이 줄고 있다. 중요한 국가로 남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를 떠난 영국에 이어 폴란드 등에서도 EU 탈퇴론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유럽 내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을 하나로 묶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집권 내내 바지 위에 다양한 색깔의 재킷을 입었던 그는 재킷을 박물관에 전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지 않겠다. 헌 옷 수거함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퇴임 후 남편인 양자물리학자 요아힘 자우어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72)가 잔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남편은 할 일이 많고, 나 역시 집에서만 빈둥거린 적이 없다”며 웃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지난달 26일 총선 후 첫 인터뷰를 갖고 집권 기독민주당의 총선 패배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타협과 절충이 사라진 정치풍토, 민족주의 득세,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독일과 유럽연합(EU)의 미래를 걱정했다. 메르켈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인터뷰에서 ‘사회민주당 인사가 새 총리가 되면 잠을 잘 잘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가 정치적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평화롭게 잘 잘 수 있다”고 답했다. 퇴임 결정이 기민당 지지자를 잃게 만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한 결정”이라며 “퇴임 결정은 오판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시간 속에서 일한다”고 했다. 임기 내 최대 위기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꼽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기민당은 총선에서 24.1%를 얻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25.7%)에 패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63)는 녹색당 등과 함께 연정 구성 협상을 벌이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6일 그가 새 총리로 취임한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11월 자신이 처음 집권했을 때와 현재의 정치 환경, 국제 정세가 매우 달라졌다고 평했다. 그는 “당시 스마트폰도 없었고 페이스북은 1년 됐고 트위터는 1년 후 탄생했다. 현재 언론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런 변화가 정치적 의사소통을 변화시켜 민주주의적 타협과 절충에 갈수록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조3000억 달러로 독일(2조8000억 달러)보다 적었지만 현재 중국(14조7000억 달러)이 독일(3조8000억 달러)보다 훨씬 크다며 “독일의 역할이 줄고 있다. 계속 중요한 국가로 남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를 떠난 영국에 이어 폴란드 등에서도 EU 탈퇴론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유럽 내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유럽을 하나로 묶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집권 내내 바지 위에 다양한 색깔의 재킷을 입었던 그는 재킷을 박물관에 전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하지 않겠다. 정기적으로 헌 옷 수거함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퇴임 후 남편인 양자물리학자 요아힘 자우어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72)가 잔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남편은 할 일이 많고, 나 역시 집에서만 빈둥거린 적이 없다”며 웃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독일의 국경지대에서 난민을 막기 위해 무장(武裝)한 ‘극우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향한 극우단체들의 테러 위협이 커지면서 유럽에서 난민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도이체벨레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24일 “폴란드에서 넘어오는 이주민을 막기 위해 국경 일대인 동부 구벤 지역에서 조직된 자경단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50여 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23일 총, 칼, 곤봉 등으로 무장한 채 국경 일대를 순찰 중이었다. 경찰은 이들과 대치 끝에 무기를 압수하고 모임을 해산시켰다. 독일 내무부에 따르면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유입된 난민이 올해에만 6162명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자경단은 ‘네오나치’와 연계된 극우정당 ‘제3의 길’ 지지자들로 구성됐다. 네오나치는 아돌프 히틀러(1889∼1945)에서 비롯된 반(反)난민, 인종차별, 극단주의를 찬양하는 이들을 말한다.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보호청(BfV)에 따르면 올해 독일에서 극단적 극우주의자 3만300명 중 40%가 ‘폭력’ 등급으로 분류돼 역대 최고 비중을 차지했다. 1년간 극우집단이 일으킨 강력 범죄도 1023건 발생해 지난해 대비 10% 증가했다. 이들의 주요 공격 대상은 난민이었다. 독일뿐만이 아니다. 세르비아에서는 이달 14일 극우단체 ‘인민순찰대’가 불법 이민자에게 숙소를 제공한 호스텔 주인 등 6명을 ‘배신자’라며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는 3월 극우단체 ‘정체성 세대’가 무장한 민병대를 발족해 이민자를 공격하려다가 정부에 적발됐다. 영국에서도 5월 이민자 공격 등을 모의한 극우 성향의 군인 16명이 수사를 받았다. 일간 가디언은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이후 아프간을 떠난 난민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 간 ‘난민 떠넘기기’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극우단체가 활동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유럽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8월부터 군대를 동원해 자국 내 아프간, 시리아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주변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으로 추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자신의 독재를 문제 삼아 6월 경제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벨라루스에서 추방된 난민들은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독일과 체코 등으로도 유입되고 있다. EU는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들에게 일단 쉴 곳, 식량을 제공하고 추후 돌려보내라’는 입장이지만 난민 유입이 많은 국가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폴란드는 3억5000만 유로(약 4700억 원)를 투입해 국경지대에 장벽을 건설 중이다. 독일 정부는 23일부터 국경지대에 800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서는 ‘이민자를 대거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극우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가 20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8%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2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유럽의 반(反)난민 정서가 심해지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인간다운 삶을 찾아 나선 이주민과 난민을 다시 돌려보내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일간 르몽드 르피가로 르파리지앵, 경제지 레제코 등 프랑스 주요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프랑스 신문협회 격인 뉴스정보제공자연합(APIG)은 21일(현지 시간) 언론사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페북에 자유롭게 뉴스를 계속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저작권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은 내년 1월부터 선보일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에 쓰일 신뢰도 높은 양질의 뉴스를 확보했다. 언론사 또한 적지 않은 사용료 수입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피에르 루에트 APIG 대표는 “상당한 액수일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앞서 2월 미 구글은 APIG와 뉴스 콘텐츠 사용료로 3년간 약 7600만 달러(약 895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는 2019년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최초로 뉴스 콘텐츠가 페이스북, 구글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의 플랫폼에서 쓰일 때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 이를 근거로 프랑스 언론사들은 “구글, 페이스북 등이 뉴스 콘텐츠로 많은 이용자를 모은 후 온라인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만큼 언론사에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페이스북은 2월 호주 주요 언론사에도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영국 주요 언론사 또한 올해 초부터 페이스북과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 가디언은 “세계적 테크기업으로부터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받기 위한 언론사들의 노력이 승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언론이 한국식 영어를 의미하는 이른바 ‘콩글리시(Konglish)’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 문화의 흥행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현지 시간)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Konglish is not your bepu)’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은 언어의 부패와 싸우고 있다. 그 원인은 콩글리시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당신의 베프(친한 친구)는 ‘개그맨’인가. 한국 젊은이들이 이런 한국식 영어로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콩글리시 사례를 소개했다. 코미디언을 뜻하는 ‘개그맨’은 연극 영화 중 웃긴 대사를 뜻하는 개그(gag)와 사람(man)을 합친 말에서 유래했지만 영어권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구토를 뜻하는 오바이트(Overeat), 물건을 사지는 않고 둘러보기만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아이쇼핑(eye shopping)’ 등 일상 속 콩글리시도 소개됐다. 특히 한국 정부 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공식 브리핑 때 사용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언택트(Untact) 등의 표현 역시 영어권 국가에서 사용되지 않는 콩글리시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럼에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달 9일 한글날 기념식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하는 등 한국 정부가 콩글리시 정화에도 적극 나섰다고 했다. 이 매체는 콩글리시를 부정적으로만 보도하지는 않았다. 더타임스는 “많은 언어학자는 이런 결합을 언어의 성장, 발전에 필수 요소로 본다”고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영국 언론이 한국식 영어를 의미하는 이른바 ‘콩글리시(Konglish)’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 문화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현지 시간)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Konglish is not your bepu)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은 언어의 부패와 싸우고 있다. 그 원인은 콩글리시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당신의 베프(친한 친구)는 ‘개그맨’인가. 한국 젊은이들이 이런 한국식 영어로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콩글리시 사례를 소개했다. 코미디언을 뜻하는 ‘개그맨’은 연극 영화 중 웃긴 대사를 뜻하는 개그(gag)와 사람(man)을 합친 말에서 유래했지만, 영어권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구토를 뜻하는 오바이트(Overeat), 물건은 사지는 않고 둘러보기만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아이쇼핑(eye shopping)’ 등 일상 속 콩글리시도 소개됐다. 특히 한국 정부 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공식 브리핑 때 사용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언택트(Untact) 등의 표현 역시 영어권 국가에서 사용되지 않는 콩글리시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럼에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달 9일 한글날 기념식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고 하는 등 한국 정부가 콩글리시 정화에도 적극 나섰다고 했다. 이 매첸,S 콩글리시를 부정적으로만 보도하지 는 않았다. 더타임스는 “많은 언어학자는 이런 결합을 언어의 성장·발전에 필수 요소로 본다”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