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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하반기(7∼12월)부터는 좋아질 거라고 봤는데…. 언제쯤 반등할지 막막합니다.”(10대 그룹 한 대기업 임원) 작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지는 동안 기업들은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를 조심스럽게 드러내곤 했다. 하지만 3분기(7∼9월) 실적마저 당초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이 경기 반등을 강하게 이끌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잃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24일 기준 증권사 컨센서스(직전 3개월간 나온 증권사들의 최신 예측치 평균)는 2조53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3개월 전 기준으로 3조6478억 원이 전망됐는데, 이보다 1조1154억 원(30.6%) 줄어든 수치이기도 하다. 시간이 갈수록 반등 폭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3개월 전만 해도 3분기 2조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나 현재는 적자 전망치가 4조 원 안팎 수준으로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PC, 서버 할 것 없이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전방 산업의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더디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가격은 7, 8월 각각 전월 대비 1.5%, 3.0% 떨어졌다. 재고 조정을 위한 감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반등하지 못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1조67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3개월 전 예상했던 영업손실 2조3095억 원보다는 예상 적자 폭이 축소됐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일부 기대감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흐름에서 삼성이나 SK 모두 반도체 사업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6월 선제적으로 양산한 것이 전망치 상향 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사업군인 배터리 업계도 3분기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3개월 전 대비 각각 14.1%, 11.5%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유럽 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채택 비중이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올해 성장이 기대됐던 북미에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주요 고객사의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배터리 관련 공급망 업체들에 대한 전망치도 줄하향됐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저성장과 공급과잉이란 이중고 속에서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4분기(10∼12월)는 중국 중추절(9월 29일) 및 국경절(10월 1∼6일),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실적이 성장세로 돌아서는 시점은 올해를 넘겨 내년 초까지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걱정을 키우는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고 한국 수출의 중심인 반도체 부진이 장기화되며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저성장 국면에서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의 보조금 가드레일(안전조치)에 대한 최종안을 공개한 뒤 한국 반도체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 중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공정 개선 없이는 현지 생산시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공정 업그레이드’에 대한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가 22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조금 가드레일 조항의 세부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 제한뿐만 아니라 웨이퍼 투입량 및 클린룸 제한 등 구체적인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뒤에야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전략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는 생산기지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128단 낸드플래시(낸드)를 생산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낸드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10나노 중후반∼20나노 초반의 D램을, 다롄에서 96단, 144단의 낸드를 생산한다. 각각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의 50%, 낸드 생산의 20%를 차지한다. 미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에 투자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총 390억 달러(약 52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받은 보조금을 미국 외 다른 지역에 사용하거나, 중국 등 안보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할 경우 지급한 보조금을 모두 회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 투자 중인 반도체 기업들에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는 규정이다. 구체적으로 첨단 반도체의 경우 보조금을 받은 시점부터 10년간 생산능력 5% 이상 확장, 범용 반도체의 경우 10% 이상 확장을 금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 중인 반도체는 모두 첨단 반도체에 해당한다. 사실상 ‘현상 유지’만 가능해진 셈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첨단반도체 생산시설의 5% 확장 제한은 중국에서의 설비 시설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기존 사업에 곧바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삼성과 SK의 중국 내 생산제품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와 협의하에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는 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00단 이상 낸드 제품을 개발해 내년 양산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장비 수출 통제도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낸드 공장에서 신제품을 생산하려면 장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막은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간 유예했다. 유예기간이 다음 달 끝나는 상황에서 추가로 연장할지 여부를 두고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유예 조치 연장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군사적 용도가 아닌 상업용 반도체에 대한 수출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13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D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 1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형사 사건의 경우 1심 판결이 나오는 데 평균 5∼8개월이 걸린다. 업계에서는 기술 유출이라는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재판이 너무 길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 25-3부는 해당 사건 기소 이후 재판부 구성이 세 차례나 바뀌었다.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법원 1심 재판 10건 중 6건은 1년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판단이 늦어지면 피해 기업들은 관련 대응이 늦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첨단 기술 확보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데 국내 사법 시스템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관련 법원 미제 사건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79명 중 35명(44.3%)은 기소 후 2년이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이 초과된 13명(16.5%)까지 합하면 60%가 넘는다. 심리 기간이 2년이 넘으면 법원에서는 ‘장기 미제’로 분류한다. 심리 기간 2년을 초과한 피고인 수는 2021년 말 12명에서 지난해 말 19명, 올해 6월 35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기준을 ‘1년 초과’로 바꿨을 때도 2021년 말 28명에서 올해 6월 48명으로 20명(71.4%) 증가했다.“기술유출 재판, 3심까지 5년… 노하우 뺏기고 손배청구 차질” [글로벌 첨단기술 전쟁]기술유출 재판 44%, 1심만 3년째‘SK 반도체’ 32개월만에 1심 선고아직 ‘국제대응-손배’ 절차 못밟아 “벌써 3년 가까이 지났는데 앞으로 2심, 3심까지 끝나려면 5년은 족히 걸릴 겁니다. 그때는 이미 옛날 기술이 돼버려 민사소송을 하더라도 피해 규모가 저평가될 수밖에 없겠죠.” 13일 SK하이닉스의 D램 관련 기술 유출 혐의를 받는 임모 씨 등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술 유출 범죄는 적발도 어렵지만, 다행히 범인을 찾더라도 이미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를 입은 뒤인 경우가 많다. 국가정보원이 2018∼2022년 5년간 적발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93건, 피해액만 25조 원으로 추산된다. 형사 사건에 대한 판단이 빨리 나오면 민사소송을 통해 일부라도 보전받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임 씨 재판은 선고일을 포함해 총 19번의 공판이 열렸다. 피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기술을 건네받은 중국 회사는 물론이고 임 씨 등에 대해 아직 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밟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식재산 전문 변호사는 “보통 형사 사건의 판결이 먼저 나온 뒤에야 민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설령 소를 제기하더라도 손해배상 시점이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 “기업의 시간과 법원의 시간은 다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형사공판 사건 피고인 11만3701명 중 1심에서 2년을 넘긴 피고인 수는 4781명(4.2%)이었다. 하지만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사건으로 범위를 좁히면 ‘2년 초과’인 경우가 81명 중 19명(23.5%)으로 비중이 6배에 가깝다. ‘1년 초과’로 범위를 조정하더라도 전체 형사 사건(13.7%)보다 기술 유출 사건(59.3%)에서의 비중이 훨씬 높다. 올해 6월 파장을 일으킨 ‘삼성 복제 공장’ 시도 사건 또한 업계에서는 이미 재판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중국에 삼성과 똑같은 공장을 지으려다 6월 구속 기소된 삼성전자 상무 출신 최모 씨는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자료까지 빼돌린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까지 했다. 최 씨는 로펌 4곳을 선임해 무죄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내부자나 외부 경쟁사의 시도 자체를 줄일 수 있는데, 한국 실정에서는 오히려 또 다른 유혹을 심어줄까 우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중국, 미국 등 경쟁국으로부터의 기술 탈취 시도는 빈번해지고 고도화되는데, 사법부 역량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기술 유출과 같은 전문적인 경제 사건을 다루는 재판부는 한정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5부(25-1∼3)만 하더라도 식품, 보건 사건도 함께 다룬다. 피고인 수는 점점 늘어가고 사안은 복잡해지는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판사들은 소수뿐인 셈이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우선 전담 재판부를 늘려 문제를 해결해 보는 등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권 일부에서 민형사를 아울러 지식재산 관련 법원의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은 특허법원을 기술 유출 및 침해 사건의 전속 관할 법원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양 의원은 “일본, 대만은 전문 법원을 통해 기술 유출 및 영업비밀 침해 사건을 통합해 처리한다”며 “국내는 기술 침해 사건에 대한 전문 법원이 없고 전담 재판부도 2년마다 순환하는 등 기술 전문성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라고 준비 배경을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LG전자는 더 이상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닙니다. 가장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소프트웨어를 갖춘 플랫폼 기업입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webOS 파트너 서밋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밋은 LG전자 TV 운영체제인 webOS의 가치를 공유하는 행사로 글로벌 30개국 콘텐츠 사업자, 개발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LG전자는 webOS가 적용된 전 세계 LG 스마트 TV를 현재 2억 대에서 2026년까지 3억 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TV 시장의 주요 격전지로 소프트웨어가 급부상하며 ‘두뇌’ 격이라 할 수 있는 OS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 OS를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한 것과 달리 TV에서만큼은 경쟁사 OS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태계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전자는 webOS 적용 TV 3억 대 달성을 위한 전략으로 LG만이 아닌 다른 TV 브랜드에 대한 webOS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webOS를 타사에 제공하기 시작해 현재 일본 jvc, 중국 콘카 등 300여 개 브랜드에 webOS를 공유했다. LG전자는 또 TV뿐만 아니라 프로젝터, 모니터, 차량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기에 webOS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webOS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TV 고객에게 최신 OS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내세웠다. 새로운 버전의 OS가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단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닌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 기능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webOS를 쓰는 다양한 TV가 모두 동일 버전으로 구축되면 파트너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 구형 모델을 쓰는 소비자도 새 OS를 통해 최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또 맞춤형 콘텐츠 및 서비스를 위해 5년간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혁신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AI(인공지능) 기반 검색 및 추천 기능’ 강화를 대표적인 사례로 내세웠다. webOS상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내용을 쉽고 빠르게 찾도록 돕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도 자체 OS인 타이젠을 앞세워 TV O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 1분기(1∼3월) 기준 2억5000만 대 TV에서 타이젠 OS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중국, 튀르키예 등 각국 TV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 제조사는 타이젠 OS를 통해 채널형 비디오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 건강 관리 플랫폼 ‘삼성 헬스’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TV여도 어떤 OS를 활용했는지에 따라 구현하는 서비스, 콘텐츠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며 “특히 안드로이드 같은 타사 OS를 쓰면 TV 업체로서 구글의 정책이나 기술을 따라야 한다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체 OS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TV OS 시장에서 1등은 안드로이드로 점유율 42.4%를 차지했고 이어 타이젠 21.0%, webOS 12.2% 순으로 나타났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전국경제인연합회 후신)가 18일 신임 상근부회장에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63·사진)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경련 상근부회장에 정통 외교관 출신이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부회장은 류진 한경협 회장과 서울대 영문학과 78학번 동기다. 외교부 안보정책과장, 북미3과장, 국무조정실 외교심의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 등을 거쳤다. 한경협은 “류진 회장을 도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이날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새 기관명을 포함한 정관 변경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1968년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55년 만에 한경협으로 공식 새출발을 하게 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성장은커녕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마저 듭니다.” 최근 한국 경제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재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전 세계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축전을 벌이는데 한국의 산업 발전 전략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미에서였다. 산업계는 이에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서는 ‘국가투자지주회사 설립’, 인공지능(AI)을 주요 산업 생산라인 전반에 활용하는 ‘AI 팩토리 구축’ 등을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대전환을 위한 민간 제언’을 발표했다. 이 제언은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4곳과 산업기술진흥원(KIAT), 산업기술평가원(KEIT), 산업연구원 등 3개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산업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산업대전환 포럼을 출범시킨 후 10개월간의 고민이 담겼다. 대한상의는 6대 미션, 46개 과제로 나눠진 이 제언을 18일 정부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산업 투자 분야에서는 정부가 글로벌 첨단산업 전쟁 전면에 나서 달라는 제안이 나왔다. 한 예로 정부가 전액 출자하는 국가투자지주회사를 세운 뒤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수행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팹(공장)을 지은 뒤 소유권 및 운영권을 기업에 주되, 그 대가로 임대료를 받는 ‘리버스-BTL(Build·Transfer·Lease)’ 제도도 건의 과제에 포함됐다. 기업이 쉽게 결정하기 힘든 대규모 투자 분야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정책 리스크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앵커기업’이 많은 가전, 철강, 자동차, 이차전지 산업 등을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 시행 아이디어도 나왔다. 단순한 자동화 이상을 구현하기 힘들었던 ‘스마트공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AI 팩토리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저성장 시대 생산 비용 절감과 공정 혁신을 위해서는 AI와 디지털 전환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주요 산업군이 전반적으로 직면한 인재 부족을 해결할 방안도 제언집에 들어갔다.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우수 인재 레드카펫(최고 대우)’을 깔아야 한다” “‘HR 카라반’을 발족해 전 세계 우수 인재 거점을 찾아가 홍보에 나서야 한다” “인재들이 국내에 영구 정착할 수 있도록 신속한 입국 지원 및 파격적 거주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 등의 구체적인 내용들이다. 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노동환경 규제 개선, 글로벌 수준에 맞춘 법인세 인하 등도 반드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산업계에서는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이른바 ‘급소기술’ 개발과 사업화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산업대전환 포럼 참여 기관들은 “결국 국가가 잘 살려면 반도체같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제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연구개발 지원 및 해외 기관과의 전략적 협력 등 시장성 있는 프로젝트의 사업화 지원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밖에도 △의료, 관광, 엔터 등 다양한 데이터의 연계·융합 △서비스 혁신을 위해 ‘개방형 통합 데이터 플랫폼 구축’ △데이터 큐레이터 산업 육성 △성장 인센티브 제공 △첨단 연구 개발 클러스터 조성 등의 제언도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만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제언집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인 만큼 무작정 태양광을 확장할 수 없습니다. 논밭 위 식량과 전기를 함께 생산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문제를 극복할 훌륭한 방안입니다.”(한동근 영남대 산학연구부총장) 13일 경북 경산시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영남대와 한국동서발전, 한화솔루션이 조성한 태양광 설비가 1950㎡(약 590평) 규모로 줄줄이 늘어서 있고 바로 아래 파, 배추 등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3∼5m 높이의 구조물 위로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기에 그 아래로 사람뿐 아니라 트랙터 등 농기계가 지나다닐 수 있다. 또 작물들이 생육하는 데 필요한 빛을 보장하게끔 설계돼 2019년 11월부터 4년 가까이 실증한 결과 수확량 최소 80% 이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 사업을 이끈 정재학 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작물이 충분히 빛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모듈 간 설치 간격을 빽빽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사업이다. 농작물 수확량이 일부 줄어들지만 농업 종사자는 전력 판매를 통한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곳 영남대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의 설비 용량은 100kW(킬로와트)로 지난해 총 130MWh(메가와트시)를 생산했다. 국내 가정 기준 연 140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생산한 전력을 판매한다면 300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해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면 벼농사만 지었을 때의 수익보다 최대 6배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구조물 설치에 따른 장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모듈이 태양 빛과 복사열로 인한 식물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생육을 돕는 것이다. 정 교수는 “보통 작물이 빛을 많이 쬘수록 좋다고 오해하는데 작물마다 필요한 적정 빛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벼는 최대 광합성량인 광포화점이 45klx(킬로럭스)이나 한여름 햇빛을 그대로 받으면 빛의 양이 110klx다. 오히려 과도한 햇빛을 막아 주면 생육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실증단지에서는 지난해부터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발전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 기존 단면형에서 업그레이드한 한화솔루션의 양면형 모듈을 설치했다. 논밭에서 반사된 빛도 발전에 활용하는 것이다. 또 보통 하늘을 향하는 패널과 달리 수직으로 세워 동서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듈도 세웠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따라 발전하며 일반형 패널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동서발전은 영농형 태양광의 농가 적용 확대를 위한 사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사업을 희망하는 농민의 편리성을 위해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며 “신청하면 사업성 분석 등 모든 절차를 자동화로 처리하는 방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경산=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30대 그룹 중 18개 그룹이 6조7000억 원 규모의 하도급 및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협력센터는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은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부담을 완화하고 산업계 전반의 동반 성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은 2·3차 협력사 대상으로도 대금 조기 지급을 유도하고 있다. 또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지몰을 운영하고 선물 제공, 상여금·귀향비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들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포스코는 경북 포항 연일시장과 전남 광양 중마시장을 찾아 소상공인 업체에 선결제하고 재방문을 약속하는 ‘착한 선결제’ 행사를 진행한다. 포스코와 협력사는 선결제로 구매한 사용권을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19년간 이어온 ‘한가위 사랑의 온정 나누기’ 행사를 통해 1억 원 상당의 쌀과 생필품 등을 전남 여수 지역 복지기관 및 취약계층에 제공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직접 경로당 등 복지시설에 방문해 1500만 원 상당의 명절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화학은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니(ENI)그룹과 손잡고 충남 서산시 대산 사업장에 차세대 바이오 오일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14일 밝혔다. LG화학은 에니그룹의 친환경 연료 전문 계열사인 에니 SM과 2026년까지 연간 생산량 약 30만 t 규모의 HVO(수소화식물성오일)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VO는 폐식용유 등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만드는 바이오 오일이다. 저온에서도 얼지 않아 차량뿐만 아니라 항공유,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측은 “친환경 제품 및 원료 확보에 집중하는 LG화학과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하려는 에니 SM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이 추석을 맞아 임직원 대상으로 수산물을 대거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LG는 협력사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을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중소기업 자금 부담 완화에 나선 것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관계사 지역 특산품과 국내 농수산품 등을 판매하는 ‘추석맞이 장터’를 11일 온라인에서 열었다. 과거 명절 장터는 추석 전 2, 3주 동안만 운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추석 연휴 이후로도 장터를 열어 10월 6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수산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위해 수산물 400여 종을 판매한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3배 늘린 규모다. 삼성은 또 국내 전 사업장에 임직원들의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사내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메일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여행 명소와 지역별 행사, 휴양 시설 등 국내 여행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부서별 회식과 간담회도 가급적 사업장 인근 여행 명소나 지역 맛집에서 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중소 협력회사들의 자금 운영을 돕기 위해 물품대금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11개 관계사가 참여해 총 1조4000억 원을 추석 전에 지급할 예정이다. LG도 납품대금을 앞당겨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추석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LG는 “지난해 추석보다 2500억 원 증가한 조기 지급 규모”라고 설명했다. LG 계열사들은 또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의 생필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협력사 남품대급 5900억 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음 달 3일까지 지급이 예정된 협력사 대금 797억 원을 15일 일괄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오뚜기는 하도급대금 126억 원을 8일 전액 지급했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해관계자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등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실제 사회 문제를 풀어가고 지방을 발전시킬 회의체가 필요합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3 전국상의 회장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를 출범시키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우리(상의)가 중간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지방이 발전하고 경제도 활성화돼 하다못해 저출산 문제도 여기서 해결할 수 있는 축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6월 다리 부상을 입어 깁스 신세를 져 왔지만 이날 목발 없이 걷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전국상의 회장회의는 코로나19 탓에 2019년 9월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4년 만에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각 지역 상의 회장과 주요 그룹 임원 등 회장단 100여 명이 모였다.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상공인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회장단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고 국격을 높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대한상의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펼치며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박현익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1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신재생 ESS 전시회 ‘Re+ 2023’에 참가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사업전략과 최신 제품 및 기술력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시장에 부스를 꾸려 4.76MWh(메가와트시)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셀을 탑재한 수냉식 컨테이너 제품 등을 선보였다. 수냉식 형태여서 유지 보수 비용이 절감되고 제품 수명이 길어진 게 특징이다. 미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4대 핵심 전략도 세웠다.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현지 공급망 체계를 강화하며 △차별화된 LFP 기술력과 △시스템통합(SI) 역량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초 애리조나에서 3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를 결정짓고 착공에 들어갔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업부장(전무)은 “검증된 생산능력과 차별화된 ESS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5년 내 ESS 사업부문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경제계가 추석을 앞두고 농수산물 소비 진작에 나섰다. 주요 기업들은 명절 선물로 국산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거나 구내식당 메뉴를 국내 수산물로 바꾸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주요 전통시장에서 우리 농수산물을 직접 구입하는 등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다 함께 행복한 추석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꽃게, 광어, 새우 등 수산물을 구매했다. 대한상의는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모든 직원이 노량진 시장에서 최소 4000만 원 이상의 수산물을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옛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우리 농수산물 소비 촉진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 캠페인을 연다고 밝혔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회원사에 편지를 보내 “구내식당 단체급식에 우리 수산물을 적극 애용해주고 명절 선물은 안전한 우리 농수산물을 이용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류 회장은 또 추석 연휴를 비롯한 가을 여행지로 농어촌을 찾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과 중소기업 협력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지 않도록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대한상의, 한경협,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지역 경제와 농어민, 전통시장 지원을 위한 ‘나부터 실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5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지난여름 태풍과 수해로 농어촌 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고 최근 오염수 방류 문제로 수산업계의 시름이 크다”며 “다 함께 행복한 추석을 보내기 위해 기업 및 경제계가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임직원 대상 ‘추석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국내 농축수산물과 자매마을 특산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SK는 구내식당에 국내 수산물 메뉴를 확대하고 추석 선물로 우리 수산물 선물세트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임직원들이 우리 농축수산물을 애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HD현대는 구내식당에 전복, 우럭 메뉴를 늘려 소비량을 100t 늘리기로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경제계가 추석을 앞두고 농수산물 소비 진작에 나섰다. 주요 기업들은 명절 선물로 국산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거나 구내식당 메뉴를 국내 수산물로 바꾸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주요 전통시장에서 우리 농수산물을 직접 구입하는 등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다함께 행복한 추석 보내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꽃게, 광어, 새우 등 수산물을 구매했다. 대한상의는 이날부터 1주일 동안 모든 직원들이 노량진 시장에서 최소 4000만 원 이상의 수산물을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전국경제인연합회의 후신)도 ‘우리 농수산물 소비 촉진 및 중소기업 상생협력’ 캠페인을 한다고 밝혔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회원사에 편지를 보내 “구내식당 단체급식에 우리 수산물을 적극 애용해주고 명절 선물은 안전한 우리 농수산물을 이용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류 회장은 또 추석 연휴를 비롯한 가을 여행지로 농어촌을 찾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과 중소기업 협력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지 않도록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앞서 대한상의, 한경협,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지역 경제와 농어민, 전통시장 지원을 위한 ‘나부터 실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공동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5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지난 여름 태풍과 수해로 농어촌 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고 최근 오염수 방류 문제로 수산업계의 시름이 크다”며 “다 함께 행복한 추석을 보내기 위해 기업 및 경제계가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기업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임직원 대상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국내 농축수산물과 자매마을 특산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SK는 구내식당에 국내 수산물 메뉴를 확대하고 추석선물로 우리 수산물 선물세트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임직원들이 우리 농축수산물을 애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HD현대는 구내식당에 전복, 우럭 메뉴를 늘려 소비량을 100t 늘리기로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 최초로 1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32Gb는 D램 단일칩 기준 역대 최대 용량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확산으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는 고성능·고효율 메모리칩 시장에서 삼성이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번 32Gb DDR5 D램 개발로 메모리 세계 1위 기업으로서의 초격차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b(킬로비트) D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40년 만에 D램 용량을 50만 배로 늘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32Gb D램을 연내 양산한다는 목표다. D램 2, 3위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현재 16Gb 또는 24Gb 수준의 DDR5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32Gb 제품의 양산 시점을 내년 중으로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등 내년부터 32Gb D램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본격 출시될 예정이어서 메모리 업체들도 발 빠르게 고성능 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DR5 D램이 32Gb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메모리 모듈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엔드(초고성능) 서버에 적합한 고용량 128GB(기가바이트·1B는 8b) 모듈을 만들려면 기존 16Gb D램은 64개가 필요했다. 하지만 32Gb D램은 32개만 넣으면 된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모듈 형태로 패키징하는 생산 속도나 규모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다. 삼성은 “동일 128GB 모듈 기준 32Gb D램은 16Gb D램보다 소비전력도 약 10% 개선된다”며 “데이터센터 등 전력 효율을 중시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이번 32Gb 제품 개발에 따른 생산 효율성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32Gb D램으로 128GB 모듈을 만들 때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라는 첨단 공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TSV는 차세대 D램으로 부상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도 필수인 공정이다. 즉, DDR5 D램 생산에 투입됐던 설비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HBM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한정된 TSV 설비를 고용량 D램 모듈과 HBM이 나눠 썼는데 앞으로 HBM에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 HBM 수요는 5년 동안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경쟁 중인 HBM 4세대(HBM3) 시장을 4분기(10∼12월)부터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씨티증권은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포함한 핵심 고객사에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내년 중 HBM3 주요 공급사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HBM3 샘플을 고객사에 보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9월 말까지 검증 절차를 끝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 최초로 1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32Gb는 D램 단일칩 기준 역대 최대 용량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확산으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는 고성능·고효율 메모리칩 시장에서 삼성이 한 발 앞서나가게 됐다는 평가다.삼성전자는 이번 32Gb DDR5 D램 개발로 메모리 세계 1위 기업으로서의 초격차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b(킬로비트) D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40년 만에 D램 용량을 50만 배로 늘린 셈이다.삼성전자는 32Gb D램을 연내 양산한다는 목표다. D램 2·3위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현재 16Gb 또는 24Gb 수준의 DDR5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32Gb 제품의 양산 시점을 내년 중으로 잡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등 내년부터 32Gb D램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 본격 출시될 예정이어서 메모리 업체들도 발빠르게 고성능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DDR5 D램이 32Gb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메모리 모듈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엔드(초고성능) 서버에 적합한 고용량 128GB(기가바이트·1B는 8b) 모듈을 만들려면 기존 16Gb D램은 64개가 필요했다. 하지만 32Gb D램은 32개만 넣으면 된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모듈 형태로 패키징하는 생산 속도나 규모의 경쟁력이 한 층 높아진다. 삼성은 “동일 128GB 모듈 기준 32Gb D램은 16Gb D램보다 소비전력도 약 10% 개선된다”며 “데이터센터 등 전력 효율을 중시하는 IT 기업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이번 32Gb 제품 개발에 따른 생산 효율성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32Gb D램으로 128GB 모듈을 만들 때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라는 첨단 공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TSV는 차세대 D램으로 부상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도 필수인 공정이다. 즉, DDR5 D램 생산에 투입됐던 설비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HBM으로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한정된 TSV 설비를 고용량 D램 모듈과 HBM이 나눠썼는데 앞으로 HBM에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HBM 수요는 5년 동안 연평균 30%씩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경쟁 중인 HBM 4세대(HBM3) 시장을 4분기(10~12월)부터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씨티증권은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포함한 핵심 고객사에게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내년 중 HBM3 주요 공급사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분기 중 HBM3 샘플을 고객사에 보내 품질테스트를 진행하고 9월 말까지 검증 절차를 끝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어젯밤 저녁을 웬델 윅스 코닝 회장님과 둘이 함께 먹었는데, 창문 밖을 보니까 ‘슈퍼 문’이 떠 있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힘들었던 시간, 함께 겪었던 많은 일들, 가슴 뭉클했던 순간들이 생각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일 충남 아산시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코닝정밀소재 2단지에서 열린 코닝의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행사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같은 고향을 두고, 파트너십을 프렌드십으로 여기는 우린 이미 오랜 고향 친구인 셈”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기적과도 같이 50년 전 코닝은, 지구 반대편 쪽에 있는 가난한 나라의 3류 기업 삼성의 손을 잡아줬다”며 “삼성은 겨우 배불뚝이 흑백 TV를 만들고 있던 회사였지만 코닝은 삼성의 꿈을 믿고 담대한 도전을 함께 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며 “삼성과 코닝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윅스 회장도 환영사에서 “오랜 벗이자 훌륭한 리더 이재용 회장의 현명한 리더십 덕에 그간의 여정이 가능했다”면서 “이 회장의 선견지명으로 시장 트렌드가 변했고, 이로 인해 코닝도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년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코닝이 한국에 대해 맺은 약속과 한국 인재들에게 가진 신뢰”라고 말했다.미국 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코닝은 1973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 양사가 각각 지분 50%를 출자한 삼성코닝을 설립하면서 협력을 시작했다. 201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코닝 지분 전량을 코닝에 매각했지만 양사간 협력은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코닝은 2028년까지 한국에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해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통합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는 휘어지는 특성을 지닌 유리 소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과 같은 폴더블폰이나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88·사진)이 일본과의 우호 협력과 관계 개선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31차 한일포럼에서 ‘한일포럼상’을 수상했다. 한일포럼상은 한국과 일본 간 협력에 기여한 인사,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조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유치 경쟁을 벌이던 ‘2002년 월드컵’의 공동 개최를 처음 제안했다. 한일 간 비자 면제, 역사연구공동위원회 설치, 김포∼하네다 국제선 재개 등에도 큰 역할을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는 국내 최대 카셰어링(차량공유) 업체 쏘카의 지분 17.9% 전량을 롯데렌탈에 매각한다고 31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최소 1321억 원에서 최대 1462억 원 규모로, 내년 9월 주식 매매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이번 인수로 쏘카 지분이 기존 15.0%에서 32.9%로 확대돼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분 매입은 두 번에 걸쳐 진행되며 1차 매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연내 이뤄질 예정이다. 2차는 내년 9월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쏘카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1300만 쏘카 회원을 장기렌터카 잠재 고객으로 연결하고 쏘카가 가진 ‘모두의 주차장’, ‘일레클’ 등 데이터 기반 차량용 부가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올 초 미국 개인 간(P2P)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인 투로(Turo)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이번 쏘카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카셰어링 분야 초기 투자자로서는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상 SK㈜ 디지털 투자센터장은 “기존 포트폴리오의 성공적인 매각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투자 선순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 전도도를 갖는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공동개발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발 더 나갔다는 평가다. 리튬이온 전도도는 전해질 내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를 말한다. 전도도가 높을수록 배터리 출력이 커지고 충전 속도가 빨라진다. SK온은 이 전해질을 단국대 신소재공학과의 박희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세계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해당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SK온은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인 리튬, 란타넘 등 첨가물질을 조정해 리튬이온 전도도를 기존보다 7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용량도 액체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높은 전압을 쓰기 때문에 최대 25% 늘릴 수 있다고 SK온은 설명했다. SK온은 2026년까지 전고체배터리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