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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범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 홍익표 의원(56·서울 중-성동갑·사진)이 선출됐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선 투표를 거쳐 남인순, 김민석 의원(득표순)을 제치고 당선됐다.홍 원내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이재명 체제’ 유지를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이번 보궐선거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한 책임론 속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홍 원내대표는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에게 밀려 패했으나, 재도전 끝에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이 됐다.이 대표가 이날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가운데,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궐위 시에 따른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홍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구속영장이) 당연히 기각될 거라 확신하나 결과에 따라 당은 상당히 비상한 각오로 싸워나갈 준비도 하겠다”며 “만약 내일 기각돼 (이 대표를) 뵙는다면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해 대표님께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민주성,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나 그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례적으로 정견발표와 투·개표를 모두 비공개에 부쳤다. 이를 두고 지난 주말 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자진사퇴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정견발표를 비공개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26일 오후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4선 우원식(서울 노원을), 3선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남인순(서울 송파병) 홍익표(서울 중-성동갑) 의원은 25일 ‘당일치기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일제히 스스로 ‘친명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표몰이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단결된 힘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후보들을 향해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을 공동으로 재판부에 요청하자”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치른다는 원칙을 명확히 공동 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남 의원과 우 의원은 이날 별도로 공개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의원들에게 각각 ‘선명성’을 강조하며 투표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가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치러지다 보니 친명계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헌당규상 당 대표 궐위 시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강성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들에게 “‘이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 ‘당원들과 함께 민주당의 깃발을 높이 들고 전진하겠다’는 것을 공개 선언해 달라”고 요구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26일 치러질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 친명(친이재명)계 3선 홍익표(서울 중-성동갑) 남인순(서울 송파병)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의원, 4선 우원식(서울 노원을) 의원(이상 접수순)이 출마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론 속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에 이어 원내지도부도 친명계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네 의원은 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후보자들은 25일 하루 동안 선거운동을 벌이고 26일 선거를 치르게 된다. 우 의원은 초선 친명계 의원들의 설득 끝에 막판까지 출마를 고심하다 마감을 5분 남겨놓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우 의원은 20대 국회인 2017년 원내대표를 지냈다. 옛 동교동계 출신인 김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았다. 후보자 중 유일한 여성인 남 의원은 박원순계 출신으로,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지지를 받고 있다. 홍 의원은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의 회장으로, 올해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2위로 고배를 마셨다. 이들은 각각 ‘친명계’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하며 표심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를 지키겠다. 선명하고 강력한 민주당을 재정립하겠다”고 했다. 남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고 적었다. 전날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홍 의원과 가장 늦게 등록한 우 의원은 따로 출마의 변을 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마침 선거 당일인 26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가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며 “친명계 후보들끼리 교통정리가 되면 적임자를 추대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비명계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 비명계 의원은 “선거가 워낙 급하게 치러지는 데다 친명계가 똘똘 뭉친 탓에 후보를 찾기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새 원내대표는 박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이자 21대 국회 임기 만료일인 내년 5월 29일까지 당을 이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21일 밤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는 아수라장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오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면전에서 서로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회의장 밖으로도 고성이 들렸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한 비명계 의원이 발언을 하려 하자 친명계 의원들로부터 “어딜 나서느냐”며 육두문자가 쏟아졌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비명계 초선 오영환 의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의총에선 그동안 가결 필요성을 주장해온 비명계 의원들이 발언대에 올라 “우리 의견도 존중해 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이 뭉쳐야 한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나는 이재명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자 친명계 의원들은 “다수파가 결정했으면 소수파가 따랐어야 했다” “당신들이 뭉치자고 말할 입장이냐”고 거세게 반발했다고 한다. 박주민 의원은 “만장일치가 안 될 때를 위해 다수결 원칙이 있는 것 아니냐”며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압박했다. 한 의원은 설 의원에게 “‘돈봉투’ 의혹 명단에 본인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땐 ‘당이 도와줘야 한다’더니 당 대표보고는 스스로 맞서라고 한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강경파인 5선 안민석 의원도 이날 회의장을 나서면서 “20년 만에 이렇게 험한 분위기의 의총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제1야당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의총이었다”며 “국민을 대표해 모여 있다는 국회의원들끼리 서로를 향해 육두문자를 날리고 고성을 내지르며 수준 이하의 모습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당 소속 의원 전원과 전국 시·도당 위원장에게 법원에 제출할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 대표가 26일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가운데 당 차원에서 법원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당 공식 계정을 통해 소속 의원 전원에게 탄원서 제출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 첨부된 탄원서에는 “탄원인들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라며 “제1야당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국정 운영과 전반적인 국가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제1야당으로서 지금까지 처리해왔던 중요 안건들의 연속적 업무처리가 어려워질 것이고, 당장 상임위 등 입법 활동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 이를 두고 비명계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결 투표는 해당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탄원서 회신 여부를 통해 가결 투표자 색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당 관계자는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자로 간주해 색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자가 헌법기관인 의원들에게 당 차원에서 법원을 압박하기 위한 탄원서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립 성향 의원은 “법원도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다 아는데 전원 명의로 탄원서를 낸다 한들 어떤 진정성이 있겠냐”며 “탄원서까지 걷어서 가려는 모습이 당당해 보이지 않고 창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전국 17개 시·도당 위원장에게도 공문을 보내 “부당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의 뜻을 재판부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각 지역에서 많은 당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도당별로 탄원인의 수와 명단을 기재해 당에 제출하도록 했는데, 사실상 ‘세 모으기’를 하라는 압박이다. 한 당직자는 “이 대표가 이러려고 조 사무총장 사표는 수리하지 않았나 보다”라고 자조했다. 조 사무총장도 전날 ‘가결’ 책임론 속 원내지도부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는데, 이 대표는 조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강성 지지자층도 온라인 탄원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원외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의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탄원을 시작한 지 5시간 만인 오후 4시 5분 기준 참여해 주신 분이 10만 명을 넘었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당 소속 의원 전원과 전국 시·도당 위원장에게 법원에 제출할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 대표가 26일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게된 가운데 당 차원에서 법원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민주당은 이날 당 공식 계정을 통해 소속 의원 전원에게 탄원서 제출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 첨부된 탄원서에는 “탄원인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라며 “제1야당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국정 운영과 전반적인 국가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제1야당으로서 지금까지 처리해왔던 중요 안건들의 연속적 업무처리가 어려워질 것이고, 당장 상임위 등 입법 활동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비명계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결투표는 해당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탄원서 회신 여부를 통해 가결 투표자 색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당 관계자는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자로 간주해 색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자가 헌법기관인 의원들에게 당 차원에서 법원을 압박하기 위한 탄원서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립성향 의원은 “법원도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다 아는데 전원 명의로 탄원서를 낸다한들 어떤 진정성이 있겠냐”며 “탄원서까지 걷어서 가려는 모습이 당당해 보이지 않고 창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전국 17개 시·도당 위원장에게도 공문을 보내 “부당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의 뜻을 재판부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각 지역에서 많은 당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도당 별로 탄원인의 수와 명단을 기재해 당에 제출하도록 했는데, 사실상 ‘세 모으기’를 하라는 압박이다. 한 당직자는 “이 대표가 이러려고 조 사무총장 사표는 수리하지 않았나보다”라고 자조했다. 조 사무총장도 전날 ‘가결’ 책임론 속 원내지도부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는데, 이 대표는 조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강성 지지자층도 온라인 탄원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원외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의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탄원을 시작한 지 5시간 만인 4시 5분 기준 참여해 주신 분들이 10만 명을 넘었다”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임)이다.”“국민의힘과 손을 잡고 당 대표를 팔아넘겼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21일 밤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는 한 마디로 ‘아수라장’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밤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어진 의총에선 친이재명(친명), 비이재명(비명) 의원들간 서로를 향한 날선 발언이 이어지면서 회의장 밖에서도 고성이 들렸다. 홍익표 의원이 “탈당 선언을 하겠다”고 의총 도중 뛰쳐나오자 우원식 의원 등이 급히 만류하는가 하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오영환 의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은 이날 회의장을 나서면서 “20년 만에 이렇게 험한 분위기의 의총은 처음”이라고 했다.● 가결파 “내로남불” vs 부결파 “존중하라”이날 의총에서 설훈, 김종민 의원 등 그동안 가결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비명계 의원들은 발언대에 올라 “우리 의견도 존중해 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이 뭉쳐야 한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나는 이재명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고 발언했다고도 한다.그러자 친명계 의원들은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따랐어야 한다” “당신들이 뭉치자고 말할 입장이냐”며 잔뜩 날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설 의원 면전에서 “‘돈봉투’ 의혹 명단에 본인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땐 ‘당이 도와줘야 한다’더니 당 대표보고는 스스로 맞서라 한다. ‘내로남불’”이라고 저격했다. 박주민 의원은 “만장일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 대비해 다수결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이탈자들을 압박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한 비명계 의원이 발언을 하려 하자 친명계 의원들로부터 “어딜 나서느냐”며 육두문자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이 너무 흥분해 누가 나오든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최악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설 의원의 ‘이재명 탄핵’ 발언 이후 의원들이 격앙됐다”고 전했다. 감정이 격해진 일부 의원들은 의총 도중 회의장 밖으로 뛰어나오기도 했고, 의총장 밖에서도 의원들 간 설전이 이어졌다.한 민주당 당직자는 “제1야당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의총이었다”며 “국민을 대표해 모여있다는 국회의원들끼리 서로를 향해 육두문자를 날리고, 고성을 내지르고 수준 이하의 모습을 노출했다”고 했다.● 친명 “박광온 물러나라” 비명 “왜 박광온만 책임지나”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를 강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아 가결된 데 대해 책임을 지라는 취지다. 일부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 앞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을 받겠다며 나서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장에서 의원들에게 “노력했지만 모자랐다”고 사과하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한 의원이 나서서 “사퇴 의사를 밝혀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을 하자 다른 의원들이 “사퇴하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또 한차례 소란이 일었다.한 의원은 “이학영 의원이 박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말씀하신 게 맞느냐’라고 물었는데 박 원내대표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니까 초선의원들이 미리 준비해 온 사퇴 연판장을 꺼내들면서 ‘사퇴를 하지 않으면 의원들의 서명을 받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을 분위기로 몰아갔다”며 “면전에서 연판장까지 꺼내 드니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이날 의원총회 후 총사퇴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규모 비리의 정점은 이재명 의원이고 이 의원이 빠지면 이미 구속된 실무자들의 범죄 사실은 성립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구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와 범죄 혐의를 약 30분에 걸쳐 읽었다. 2월 첫 체포동의안 설명 때보다 두 배가량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장관은 이 대표의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성남시에서 일어난 전형적 지역 토착 비리”라고 짚었다.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선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해 조폭 출신의 사업가와 결탁한 뒤 개인적 이익을 위해 거액의 외화를 유엔 대북 제재까지 위반해가며 불법적으로 북한에 제공하는 등 국제 안보까지 위협한 중대 범죄 혐의”라고 했다. 한 장관의 혐의 설명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짧게 하라” “여기가 법정이냐”는 등의 항의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에 한 장관은 “이것은 어떤 인물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범죄 혐의에 대한 문제다. 범죄 혐의에 대한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면서 어떻게 판단하려 그러느냐”며 “국무위원으로서 이재명 의원의 범죄 혐의를 국민들 앞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반발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작작 떠들어라” “뭣도 모르면서 어떻게 투표하라는 거냐”라고 가세했다. 여야 간 고성과 야유가 길어지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의석에서 소리지르는 행위를 그만하라”고 요구했고, 한 장관에게도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여러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축약을 요구했다. 이에 A4용지 18쪽 분량의 원고를 준비했던 한 장관은 증거 관계에 관한 설명을 생략하고 체포동의 필요성만 간추려 읽은 뒤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후 법무부는 이날 1만5000자 분량의 체포동의 설명서를 서면으로 배포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를 보복 기소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 2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명으로 통과시켰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298명)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앞서 대표발의자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남국 윤미향 이성만 의원 등 106명은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19일 발의했다. 이들은 탄핵소추안에서 “대법원은 2021년 10월 ‘유우성 씨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 과거 기소유예 처분했던 불법 대북 송금 혐의를 들어 뒤늦게 기소한 것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는 대법원 최초의 공소권 남용 인정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2010년 3월 유 씨의 대북 송금 혐의를 수사했지만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탈북자 정보를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유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공판에서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 사실까지 드러나자 검찰은 같은 혐의로 다시 수사해 유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른바 ‘보복 기소’ 논란이다. 안 검사는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유 씨의) 환치기 수익금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데다 범행을 숨겨온 정황도 포착됐다”며 “관행과 실무 처리 절차에 따라 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검사는 헌법재판소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권한이 정지된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본격적인 ‘민주당 내전(內戰)’이 시작됐다.” 2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제부터는 ‘아노미’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무기명 표결 결과 민주당 내에서 기권 무효를 포함해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나온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계에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 대표가 최소 법원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명계에선 이 대표의 퇴진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명, 검찰과 야합” vs“李, 밑바닥 드러내”민주당 지도부는 표결 직후 당혹스러운 표정 속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아직 영장실질심사가 남아 있다”며 “당장 변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대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날 표결 결과에 즉각 비명계로 화살을 돌렸다. 김병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대표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다음 플랜은 뭐냐, 그게 무엇이든 이제부터 당신들 뜻대로는 안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고 썼다. 이에 맞서 비명계는 본격적으로 이 대표 사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중립 성향을 보이던 의원들도 ‘반이재명 전선’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내 리더십 교체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립 성향의 재선 의원은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때와 달리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이 많다는 건 그만큼 ‘더 이상은 이 대표를 감싸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도 “오래 기다려줬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표결 직전 국민과의 약속을 깨고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달라’고 말한 이 대표의 모습은 ‘선사후당(先私後黨)’과 다름없다”며 “구속 여부를 떠나 밑바닥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 친명계 “옥중 공천 가능… 영장 기각 시 기회”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이후로도 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일단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옥중 공천’ 여부를 두고 친명과 비명 간의 극심한 계파 갈등이 불가피해진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도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옥중 공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 지도부 의원도 “옥중 공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어떻게든 ‘내 사람’을 최대한 많이 만들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구속 이후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계파 간 갈등의 골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보니 비대위 구성 인선 문제를 두고 추가로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됐을 때는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명계 인사는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된다면 총선 전까지 누구도 이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10년째 이어가는 가운데,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수산물 가공품은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 3개월 동안 수입된 수산물 가공품의 양은 15t이 넘는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7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약 3개월 동안 8개 현에서 생산된 수산가공식품 15.2t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현에서 수출된 제품이 8.8t으로 가장 많았다. 수산가공식품류란 어육가공품류, 젓갈류, 건포류, 조미김 등 바다에서 난 수산물을 가공한 식품을 지칭한다.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으로부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식약처는 “모든 가공식품은 건마다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추가핵종 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반입되지 않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생물의 수입은 제한하면서 이를 가공한 가공식품에 대해선 별도의 수입규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 의원은 “수산물은 수입 금지인데 그것을 가공해 만든 제품은 문제가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 먹거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가공품의 우회적 수출에 대한 제한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본격적인 ‘민주당 내전(內戰)’이 시작됐다.”2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제부터는 ‘아노미’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무기명 표결 결과 민주당 내에서 기권 무효를 포함해 최소 31표의 이탈표가 나온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계에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 대표가 최소 법원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명계에선 이 대표의 퇴진을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명, 검찰과 야합” “약속 깨고 밑바닥 드러내”민주당 지도부는 표결 직후 당혹스러운 표정 속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아직 영장실질심사가 남아있다”며 “당장 변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대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친명계 의원들은 이날 표결 결과에 즉각 비명계로 화살을 돌렸다. 김병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대표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다음 플랜은 뭐냐, 그게 무엇이든 이제부터 당신들 뜻대로는 안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고 썼다.이에 맞서 비명계는 본격적으로 이 대표 사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중립 성향을 보이던 의원들도 ‘반이재명 전선’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내 리더십 교체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립 성향의 재선 의원은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때와 달리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이 많다는 건 그만큼 ‘더 이상은 이 대표를 감싸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도 “오래 기다려줬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표결 직전 국민과의 약속을 깨고 ‘체포동의안을 부결해 달라’고 말한 이 대표의 모습은 ‘선사후당(先私後黨)’과 다름없다”며 “구속 여부를 떠나 밑바닥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앞에는 아직 사느냐 죽느냐 두 갈래 길이 있겠지만 민주당 앞에는 나락의 길만 남았다”고 푸념했다.● 친명계 “옥중공천 가능…영장 기각 시 기회”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 이후로도 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이다. 일단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옥중 공천’ 여부를 두고 친명과 비명 간의 극심한 계파 갈등이 불가피해진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도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옥중 공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 지도부 의원도 “이 대표 개인적으로는 지난 대선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이 당내 세력이 약해서라고 보고 있다”며 “옥중 공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번 총선을 계기로 어떻게든 ‘내 사람’을 최대한 많이 만들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고 했다.이 대표가 구속 이후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계파 간 갈등의 골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보니 비대위 구성 인선 문제를 두고 추가로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이 대표 영장이 기각됐을 때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이 대표가 ‘이재명 체제’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공천 학살’ 논란 등으로 비명계와의 갈등이 더 극대화될 것이란 해석이다. 반면 친명계 인사는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된다면 총선 전까지 누구도 이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가 20일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두고 부결을 촉구한 것.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판했다. 단식 중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1989자 분량의 글을 올리고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뜨리겠다는 꼼수”라고 썼다. 이어 “제가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당하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이 정치공작을 위해 표결을 강요한다면 회피가 아니라 헌법과 양심에 따라 당당히 표결해야 한다”며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투표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올해 2월 첫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 대표가 부결 투표를 요구한 직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에 대해 부결하는 게 적절하다”며 “다만 이를 당론으로 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의총에서 30여 명의 의원들이 자유발언에 나선 가운데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앞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만큼 가결시켜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다수 의원들은 부결 의견을 냈다고 한다. 최근 ‘개딸’ 등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부결 투표’를 약속한 의원 명단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표결이 이뤄지는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도 열기로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 민주당이 제출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함께 보고됐다. 21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 체포동의안 순으로 무기명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불체포특권 포기’ 선언했던 이재명, 黨에 ‘체포안 부결’ 직접 요구 [이재명 체포안 오늘 표결]李, 野의총 2시간 앞두고 입장 밝혀입원중 1989자 분량 글 올리게 해野지도부, 李 ‘부결’ 촉구에 당황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멈춰 세워주십시오.’ 20일 오후 1시 30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단식 중 병원으로 옮겨져 3일째 입원치료 중인 이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직접 입장을 밝힌 것. 이 대표는 “정치의 최일선에 선 검찰이 자신들이 조작한 상상의 세계에 꿰맞춰 저를 감옥에 가두겠다고 한다.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썼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의원총회를 2시간여 앞두고 ‘부결 당론’을 채택해 줄 것을 사실상 촉구한 것이다. 2시간 45분가량 이어진 의총에서 당 최고위원회는 “부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그러나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 여론에 대한 부담이 큰 데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이어지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한 이 대표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李 “부결” 갑작스러운 촉구에 원내지도부 당황 이 대표가 표결 관련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월 첫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 대해 날을 세웠을 뿐 체포동의안 표결 관련 언급은 피했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예정에 없다가 이날 오전 급하게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던 원내지도부도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병문안 때도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길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 이 대표는 이날 구두로 1989자 분량을 읽었고, 이를 최측근이 받아 써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지도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이탈표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혹시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서 부결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1일 표결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297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시 가결된다. 입원 중인 이 대표와 구속 중인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출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148명이 가결정족수다. 국민의힘 소속(111명) 및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2명)에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6명)과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까지 가결표를 던진다고 계산할 경우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진영에서 28명만 이탈해도 가결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는 당내 피로감이 적지 않다”며 “원내지도부 내에서도 가결 필요성이 나오는 등 당내 여론이 엇갈리고 있어 결과를 전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검찰 안팎에선 영장실질심사에 대한 거부감 탓에 이 대표가 당초 공언과 다르게 부결을 호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법률가임에도 초조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법리 대결이 아닌 여론전으로 사건을 끌고 가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회복 치료 중인 이 대표는 현재 거동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전 표결을 앞두고 전국 원외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대거 국회에 집결하기로 한 가운데 당내에선 이 대표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지도부, 부결 당론으로 정하진 않아 이날 당 지도부는 ‘부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힌 뒤 의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영 원대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부결을 당론으로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의총에서도 의원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30여 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선 가운데 ‘부결’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가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의원들은 “무슨 근거로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약속을) 우리가 뒤집나” “각자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변인도 “지도부의 요청에 공감하는 의견도, 공감하지 않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럴 거면 왜 불체포특권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고, 본회의장에서 뜬금없이 왜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했나”라고 지적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6기)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0일 여야는 이 후보자의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적임자라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부적격 판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어 청문회 이후에도 적격성 판단 여부와 심사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두고 충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만큼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 결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비상장주식-증여세 의혹 놓고 여야 공방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이 후보자의 처남인 김형석 옥산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후보자는 10억 원 상당의 처가 측 회사 비상장주식을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6남매인데 사이좋게 지내라고 아버님이 (비상장주식을) 생전에 미리 나눠주셨다”며 “지분 배분 사실을 당시 후보자에게는 고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자 배우자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땅의 증여세가 감액된 점도 함께 지적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황인규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상한 점은 당시 토지를 계약하고 매입대금 전액 납부한 후 등기를 안 했던 것”이라며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황 교수가 민주당 소속 의원실 비서관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 없이 너무 극단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딸의 현금자산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딸의 4년 소득은 4200만 원인데 현금자산이 1억900만 원 증가했다”며 “후보자의 부인이 딸의 계좌를 이용해 펀드 내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딸의 연주 활동으로 인한 소득, 은행 금융상품에 투자한 이자 또는 배당소득에 의한 증가액”이라고 답했다. 또 2021년 말 기준 예금 2000만 원이 있는 계좌가 있었는데 2022년도 소득 증가분에서 빠졌다며 “금융기관 조회 회신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임명동의안 국회 부결 시 35년 만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직을 수행하는 데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재산 신고 누락 의혹도 당시 규정에 의하면 문제가 없거나 의도적인 은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일단 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에 내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선 ‘부적격’이라는 기류가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경과보고서에 적격 의견이 기재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부적격 의견이 적히거나 채택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적인 고려보다 이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국회가 대법원장 인준을 부결시킨 사례는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가 유일하다. 만일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부결시키기로 결정한다면 35년 만에 첫 부결 사례가 된다. 헌법상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되기 때문에 국회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별개로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임명 동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반대한다면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야는 표결 시점을 놓고도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당초 이르면 이달 25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본회의 개의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정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아예 25일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는 24일 끝난다. 이날까지 새 대법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법원조직법에 따라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대법원장 공백이 발생하면 전원합의체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고,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제청도 차질을 빚게 된다. 지금까지 대법원장 공백으로 선임 대법관이 후임 대법관을 제청한 선례는 없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61·사법연수원 16기)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0일 여야는 이 후보자의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적임자라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적격 인사”라는 기류가 강해 청문회 이후에도 적격성 판단 여부와 심사 경과보고서 채택 등을 두고 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만큼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 결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비상장주식·증여세 의혹 놓고 여야 공방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이 후보자의 처남인 김형석 옥산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후보자는 10억 원 상당의 처가 측 회사 비상장주식을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6남매인데 사이좋게 지내라고 아버님이 (비상장주식을) 생전에 미리 나눠주셨다”며 “지분 배분 사실을 당시 후보자에게는 고지하지 않았다”고 했다.이 후보자 배우자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땅의 증여세가 감액된 점도 함께 지적됐다. 참고인으로 나온 황인규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상한 점은 당시 토지를 계약하고 매입대금 전액 납부한 후 등기를 안 했던 것”며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황 교수가 민주당 소속 의원실 비서관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없이 너무 극단적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민주당은 이 후보자 딸의 현금자산이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딸의 4년 소득은 4200만 원인데 현금자산이 1억900만 원 증가했다”며 “후보자의 부인이 딸의 계좌를 이용해 펀드 내지 주식투자를 하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딸의 연주활동으로 인한 소득, 은행에 금융상품에 투자한 이자 또는 배당소득에 의한 증가액”이라고 답했다. 또 2021년 말 기준 예금 2000만 원이 있는 계좌가 있었는데 2022년도 소득 증가분에서 빠졌다며 “금융기관 조회 회신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임명동의안 국회 부결시 35년 만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직을 수행하는 데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재산 신고 누락 의혹도 당시 규정에 의하면 문제가 없거나 의도적인 은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일단 청문회가 모두 끝난 뒤에 내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선 ‘부적격’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경과보고서에 적격 의견이 기재될 가능성은 없어보인다”며 “부적격 의견이 적히거나 채택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적인 고려보다 이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말했다.국회가 대법원장 대법원장 인준을 부결시킨 사례는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가 유일하다. 만일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부결시키기로 결정한다면 35년 만에 첫 부결 사례가 된다. 헌법상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되기 때문에 국회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별개로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임명 동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반대한다면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야는 표결 시점을 놓고도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당초 이르면 이달 25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본회의 개의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 상정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아예 25일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는 24일 끝난다. 이날까지 새 대법원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법원조직법에 따라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대법원장 공백이 발생하면 전원합의체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고,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제청도 차질을 빚게 된다. 지금까지 대법원장 공백으로 선임 대법관이 후임 대법관을 제청했던 선례는 없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언제 그런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조작 정권의 정점에 계셨던 분이 9·19 평양공동선언의 본질마저 조작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인사말에서 “남북관계가 매우 위태롭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더해 최근의 외교 행보까지 한반도의 위기를 키우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를 정면 겨냥했다. 그러면서 “구시대적이고 대결적인 냉전 이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할 때 평화 대신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며 “역대 정부 중 단 한 건도 군사적 충돌이 없었던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며 “한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10위권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이 서울에서 가진 첫 공식 일정에서 강력한 대립각을 형성하자 대통령실은 “맞대응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계 조작, 여론 조작, 수사 조작의 정점에 서 계시던 분이 다름 아닌 문 전 대통령”이라며 “구걸로 얻은 평화의 결과는 결국 북핵 고도화와 안보의 눈을 멀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기념식 참석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 병원에 입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 대표의 손을 맞잡고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며 “빨리 기운을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아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이날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병원을 방문할 당시 손피켓을 들고 문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한 일각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은 ‘당의 큰어른’”이라며 “민주당이 하나로 단결해 적과 싸워야 할 지금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데, 민주당 지지자라면서 어찌 비난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분열은 상대가 가장 바라는 바”라며 “지금은 단결해 외부의 무도한 세력과 맞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8월 31일 단식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째인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이날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6시 55분경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119 구급대와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의료진을 호출했다”며 “(이 대표가) 탈수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다”고 공지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스스로 화장실 이용이 어려울 만큼 쇠약해진 상태라고 민주당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구급대가 도착한 뒤 거동을 못 해 이불째 들것에 실렸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단식으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게 의료진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회 인근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생리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상태에 대해 “누워 있어야 하고, 간단한 말로 의사 표현은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절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단식 치료의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고 그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대표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차로 20km가량 떨어진 녹색병원으로 옮긴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의도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12명을 포함해 총 25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반면 녹색병원은 근무 의사가 총 35명이다. 단식 환자는 장기간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영양결핍 환자에 준해 치료를 받는데, 큰 병원일수록 치료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을 받을 수 있다. 녹색병원은 합성섬유업체인 원진레이온의 산업재해 피해자 노동자들이 받은 보상금으로 2003년 설립됐다. 노동자 직업병을 전문으로 다루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단식 농성자들이 농성 후 찾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7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 단식 농성을 벌였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녹색병원 의료진의 진료를 받았다. 병원 발전위원회에는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대표인 송경용 성공회 신부,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등이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각종 반정부 집회를 주도해 온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도 이 병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등 야권과 인연이 깊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제2대 녹색병원장이었던 정일용 원장을 경기의료원장으로 임명했다. 현 원장인 임상혁 원장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이 대표가 관여한 산업재해 예방 노동계 및 전문가 간담회 등에 참여했다. 이 대표가 녹색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재명이네마을’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녹색병원 소액 후원을 인증하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8월 31일 단식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째인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이날 “오전 6시 55분경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119 구급대와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의료진을 호출했다”며 “(이 대표가) 탈수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다”고 공지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스스로 화장실 이용이 어려울 만큼 쇠약해진 상태라고 민주당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구급대가 도착한 뒤 거동을 못해 이불째 들것에 실렸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단식으로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게 의료진 소견”이라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국회 인근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생리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동해 입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녹색병원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병상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며 “최소한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단식 치료의 경험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고 그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된 병원으로 의료진이 권유한 곳”이라고 설명했다.의료계에서는 이 대표가 20㎞ 가량 떨어진 녹색병원으로 전원(轉院)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의도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12명을 포함해 총 255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반면 녹색병원은 근무 의사가 총 35명이다. 단식 환자는 장기간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영양결핍 환자에 준해 치료를 받는데, 큰 병원일수록 치료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을 받을 수 있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피해자 등으로 구성된 원진직업병관리재단에 의해 2003년 설립됐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제2대 녹색병원장이었던 정일용 원장을 경기의료원장으로 임명했다. 현 원장인 임상혁 원장도 경기도지사 재임시절 이 대표가 관여한 산업재해 예방 노동계 및 전문가 간담회 등에 참여했다. 각종 반정부 집회를 주도해온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대표가 이 병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등 야권과 인연이 깊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번복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탄핵안을 발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단식 중인 이 대표가 11일 직접 “민주당은 이 장관을 탄핵한다”고 나섰지만, 이 장관의 사의 표명과 당내에서 나온 안보 공백 우려 등에 부딪혀 나흘 만에 무산된 것. 이에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 뜻인데 뭐하는 거냐”며 당을 비판하자 민주당은 또 ‘검사 탄핵’ 카드를 꺼내 개딸 달래기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탄핵부터 외치고 보는 민주당의 고질병”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 나흘 만에 탄핵 무산 민주당은 15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은 민주당의 해임 요구를 (윤석열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받아들여 사의 표명 형식을 빌린 뒤 사실상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안 대신 당론으로 채택한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태도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의 입장은 이 장관에 대한 해임을 건의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탄핵한다는 것이었다”며 “이 장관이 사실상 경질됐으니 민주당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졌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11일 이 장관 탄핵을 공식 발표한 뒤 당론 채택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대표의 발표 이튿날인 12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론 채택을 미뤘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의를 수리하지 않기로 한 다음 날인 14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소추안의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자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도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은 당원 게시판 등에서 “무능한 민주당” “대표님은 목숨 건 단식 중인데 이것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들이 보기엔 당이 탄핵을 한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가 설득력이 있어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사 탄핵 추진 민주당은 이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철회하는 대신 당 일각에서 제기된 검사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행위가 확인된 검사의 탄핵은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것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꺼내든 것은 당 강경 지지층의 의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12일 올라온 검사 탄핵 촉구 청원글은 게시 사흘 만에 동의자 수가 3만 명을 넘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위법 행위를 저지르면 검사라도 충분히 탄핵할 수 있다는 취지”라며 “탄핵할 검사의 명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이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완전히 지지자용 행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오늘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대신 또다시 검사 탄핵을 이야기하며 습관적 탄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며 “누구를 탄핵할까 고민할 시간의 반만이라도 민생을 고민하는 데 쓰라”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번복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탄핵안을 발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단식 중인 이 대표가 11일 직접 “민주당은 이 장관을 탄핵한다”고 나섰지만, 이 장관의 사의 표명과 당내에서 나온 안보 공백 우려 등에 부딪혀 나흘 만에 무산된 것. 이에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 뜻인데 뭐하는 거냐”며 당을 비판하자 민주당은 또 ‘검사 탄핵’ 카드를 꺼내 개딸 달래기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탄핵부터 외치고 보는 민주당의 고질병”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 나흘 만에 탄핵 무산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은 민주당의 해임 요구를 (윤석열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받아들여 사의 표명 형식을 빌린 뒤 사실상 경질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안 대신 당론으로 채택한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태도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의 입장은 이 장관에 대한 해임을 건의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탄핵한다는 것이었다”며 “이 장관이 사실상 경질됐으니 민주당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졌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이 대표가 11일 이 장관 탄핵을 공식 발표한 뒤 당론 채택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대표의 발표 이튿날인 12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론 채택을 미뤘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의를 수리하지 않기로 한 다음날인 14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소추안의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자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도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이에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은 당원 게시판 등에서 “무능한 민주당” “대표님은 목숨건 단식 중인데 이것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들이 보기엔 당이 탄핵을 한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가 설득력이 있어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주당, 검사 탄핵 추진민주당은 이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철회하는 대신 당 일각에서 제기된 검사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행위가 확인된 검사의 탄핵은 당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것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사 탄핵을 꺼내든 것은 당 강경 지지층의 의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12일 올라온 검사 탄핵 촉구 청원글은 게시 사흘 만에 동의자 수가 3만 명을 넘겼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위법 행위를 저지르면 검사라도 충분히 탄핵할 수 있다는 취지”라며 “탄핵할 검사의 명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이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이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완전히 지지자용 행보”라고 비판했다.국민의힘은 반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오늘도 국방 장관에 대한 탄핵 대신 또다시 검사 탄핵을 이야기하며 습관적 탄핵을 이어가겠다고 했다”며 “누구를 탄핵할까 고민할 시간의 반만이라도 민생을 고민하는 데 쓰라”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