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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회장이나 신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의 질문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라며 “총사령관이 나서서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억압돼 있다. 총사령관 중 한 명인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질의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직접 윤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부회장 등 경제인 특별사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국민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경제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경제인 사면 및 복권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데다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이달 29일로 형기가 만료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형 집행 종료 이후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는데 복권이 이뤄져야 제한이 풀려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정치권 “기업인 사면, 국민여론도 우호적” 이재용-신동빈 특사 건의재계도 “기업인 사면 적극 검토를”법무부, 광복절 특사 내달초 의결이명박-김경수 사면 여부도 관심정치권에서는 한 총리와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사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재계는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사면 관련 언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뛸 수 있도록 기업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최근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무부는 특별사면 대상을 추리는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면은 다음 달 초 열리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위원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아 주요 인사들의 사면 여부를 논의한 뒤, 사면심사위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되는 식이다. 정치권에선 경제계 인사 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김 전 지사의 사면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국민 통합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김 전 지사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이원욱 의원도 “김 전 지사 사면 없는 8·15 대사면은 졸속사면, 진영사면”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국민 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통합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다만 국민 통합을 위해 의미 있는 사면이라면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겠는가를 통합위원들이 제게 말할 것이고, 그런 말씀을 종합해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그 뜻을 전하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부회장이나 신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질문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라며 “총사령관이 나서서 전쟁을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억압돼 있다. 총사령관 중 한 명인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이 같이 질의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직접 윤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부회장 등 경제인 특별사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국민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경제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경제인 사면 및 복권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데다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이달 29일로 형기가 만료된다. 이 부회장의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형 집행 종료 이후 5년 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는데 복권이 이뤄져야 제한이 풀려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국민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통합위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다만 국민통합을 위해 의미있는 사면이라면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는 것이 좋겠는가를 통합위원들이 제게 말할 것이고, 그런 말씀을 종합해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그 뜻을 전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와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이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사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재계는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사면 관련 언급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뛸 수 있도록 기업인 사면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최근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지연될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고심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무부는 특별사면 대상을 추리는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면은 다음달 초 열리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위원장인 한 장관이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아 주요 인사들의 사면 여부를 논의한 뒤, 사면심사위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8월 가석방 심사 대상자를 추리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명단에 포함됐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서울구치소 등은 예비회의를 열고 가석방 대상자의 명단을 추려 법무부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던 3·9대선이 끝난 지 5개월도 안 됐건만 윤석열, 이재명의 ‘투샷’을 또다시 자주 보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대선 패배 후 기어이 국회에 입성한 이재명 의원이 이제 당 대표까지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엄청난 이변이 생겨서 이 의원이 떨어지거나 중도 포기하지 않는 한 두 사람은 이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로 비호감 대결 2라운드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둘 간의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은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 17일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자마자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 논평을 내고 “이제 ‘방탄 배지’를 넘어 당 대표라는 ‘방탄 갑옷’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검경도 대장동과 성남FC 후원금,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등 이 의원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28 전당대회에 임박해 수사 결과가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에 이 의원 측은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스스로 키운 사법리스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과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한 97그룹 의원은 “자꾸 97그룹에 새 비전을 제시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이재명 리스크 없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것보다 더 훌륭한 비전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사석에서 웃자고 한 얘기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말이다. 당직자들 사이에선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경찰의 날’, ‘법의 날’에 민주당은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하느냐”는 ‘웃픈’ 고민도 나온다고 한다. 그나마 이 의원에게 위안이 되는 건 윤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열심히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도어스테핑 때마다 쏟아지는 거칠고, 공감능력 떨어지는 언사를 보면 ‘사람 좋은 석열이 형’ 이미지로 당선된 사람이 맞나 싶다. 내각 인사 참사 질문에 “전 정권은 잘했냐”고 되묻고, 지지율 하락엔 “그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했겠죠”라고 했다. 특유의 손가락질까지 곁들이면 꼭 국민들과 싸우려는 사람 같다. 그 탓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두 달 만에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익명의 여권 관계자가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가면 탄핵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인터뷰를 해서 파장이 일었고, 민주당도 “또 한 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될지 모른다”(김민석 의원)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박홍근 원내대표)이라며 연일 탄핵을 경고 중이다. 한동안 조용하던 추미애, 조국 전 장관마저도 스멀스멀 SNS를 재개했으니 여권의 위기는 확실해 보인다. 황당한 건 여권도 지지율 반등 카드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점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 말처럼 그가 여당의 ‘꽃놀이패’가 돼서 윤 대통령 지지율을 알아서 회복시켜 줄 것이란 기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윤 대통령이 실망스러워도 ‘그래도 이재명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이냐’라고 위안 삼는 사람이 아직 많다”고 했다. 결국 윤석열과 이재명은 서로의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지독한 상리 공생관계다. 그 둘 사이에 껴서 답답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민들만 애꿎은 피해자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여야가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주말 동안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하극상”이라며 “집단행동에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것에 대해 “전두환 정권 식의 경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여야는 경찰을 각각 전·현 정권의 ‘충견’에 빗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25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새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펴는 행정에 서장들이 상부의 지시까지 어겨 가며 집단행동을 한 것에 다시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의 엄중 대처를 요구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드루킹 사건과 공수처장 후보 택시 기사 폭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전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던 정치경찰 지도부와, 불법과 과잉 충성에 침묵하던 경찰 구성원들은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는 것이 도리”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다만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류 총경에게 대기발령 조치가 취해진 것은 입 닥치고 무조건 굴종하라는 무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가한 직권남용”이라며 “기가 막힌 막가파식 조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류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중립성을 위해 용기를 낸 경찰서장들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 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다루겠다”고 했다. 그는 “평검사 회의는 되는데 왜 경찰서장 회의가 안 되는 것이냐”고도 했다. 이 장관의 해임 건의 및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영교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저지대책단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이 정부조직법을 위반하는 행위 등을 할 땐 헌법과 법률에 탄핵할 수 있게 조치돼 있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며 당장 다음 주에라도 해임 건의 의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가세했다. 이재명 의원은 “경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대기발령 조치부터 중단하라”고 적었고, 박용진 의원은 “윤 정부 의도대로라면 경찰은 윤핵관의 ‘충견’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하는 민주유공자예우법을 겨냥해 “운동권 신분 세습법”이라며 거듭 날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은 “권 원내대표의 비판은 사실 왜곡”이라며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해당 법안은) 교육, 취업, 의료, 주택, 요양, 대출 등 광범위한 특혜 내용을 담고 있다. 운동권 출신과 자녀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원받도록 해주겠다는 것인데 생애주기에 맞춰 특혜를 준다”고 썼다. 이어 “말이 좋아 유공자 예우지 사실상 운동권 신분 세습법이다. 민주당은 부끄럽지 않냐”고 날을 세웠다. 특히 ‘장기 저리 대출 혜택’에 대해선 “다수 국민은 은행 대출 받기도 어렵고 고금리 때문에 힘들다”며 “특혜를 입법하는 비상식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유공자예우법은 유공자 자녀에 대한 학비 면제 및 유공자 본인·가족에 대한 취업 가산점 등과 함께 본인 또는 유족 중 1명에 대해서는 주택 구입이나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 장기 저리 대출 혜택과 공공·민영주택 우선 공급 혜택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운동권 출신이 모두 혜택의 대상인 양 국민을 속이지 말라”며 “자꾸 떡고물을 바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몰고 가면 민주열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대상은) 가장 넓게 잡아야 800명이고, 정부 추산으로도 최대로 잡아서 1년에 10억 원이 든다”며 “이걸 갖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상자 중 당시 미혼이었던 경우가 많아 자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이 적다고도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법 통과가 어렵다고 한다면 혜택을 다 들어낼 수 있다”며 “명예회복이 목적”이라고 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여야가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경찰서장 총경 회의를 두고 주말 동안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하극상”이라며 “집단행동에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것에 대해 “전두환 정권 식의 경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여야는 경찰을 각각 전·현 정권의 ‘충견’에 빗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25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새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펴는 행정에 서장들이 상부의 지시까지 어겨가며 집단행동을 한 것에 다시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의 엄중 대처를 요구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드루킹 사건과 공수처장 후보 택시기사 폭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전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던 정치경찰 지도부와, 불법과 과잉충성에 침묵하던 경찰 구성원들은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는 것이 도리”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경찰 출신인 이철규 의원도 “경찰과 군은 함께 무력을 수반하고 검찰과 같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며 “법체계를 무시하고 집단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류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에 강력 반발하며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중립성을 위해 용기를 낸 경찰서장들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희근 경찰청장 청문회에서 다루겠다”고 했다. 그는 “평검사 회의는 되는데 왜 경찰서장 회의가 안 되는 것이냐”고도 했다. 이 장관의 해임 건의 및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영교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저지대책단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이 정부조직법을 위반하는 행위 등을 할 땐 헌법과 법률에 탄핵할 수 있게 조치돼있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며 당장 다음주에라도 해임 건의 의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가세했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퇴행적 경찰 장악시도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대기발령 조치부터 중단하라”고 적었다. 박용진 의원은 “윤 정부 의도대로라면 경찰은 윤핵관의 ‘충견’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강훈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기어코 독재의 후예가 되겠다면 ‘국회패싱방지법’ 논의에 즉각 착수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하는 민주유공자예우법을 겨냥해 “운동권 신분 세습법”이라며 거듭 날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은 “권 원내대표의 비판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해당 법안은) 교육, 취업, 의료, 주택, 요양, 대출 등 광범위한 특혜 내용을 담고 있다. 운동권 출신과 자녀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원받도록 해주겠다는 것인데 생애주기에 맞춰 특혜를 준다”고 썼다. 이어 “말이 좋아 유공자 예우지 사실상 운동권 신분 세습법이다. 민주당은 부끄럽지 않느냐”고 날을 세웠다. 특히 ‘장기 저리 대출 혜택’에 대해선 “다수 국민은 은행 대출 받기도 어렵고 고금리 때문에 힘들다”며 “특혜를 입법하는 비상식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유공자예우법은 유공자 자녀에 대한 학비 면제 및 유공자 본인·가족에 대한 취업 가산점 등과 함께 본인 또는 유족 중 1명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 장기 저리 대출 혜택과 공공·민영주택 우선공급 혜택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운동권 출신이 모두 혜택의 대상인양 국민을 속이지 말라”며 “자꾸 떡고물을 바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몰고 가면 민주열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대상은) 가장 넓게 잡아야 800명이고, 정부 추산으로도 최대로 잡아서 1년에 10억 원이 든다”며 “이걸 갖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상자 중 당시 미혼이었던 경우가 많아 자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일도 적다고도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법 통과가 어렵다고 한다면 혜택을 다 들어낼 수 있다”며 “명예회복이 목적”이라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민의힘이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하는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사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공영방송 KBS와 MBC를 겨냥해 각각 10개의 편파 방송 사례를 공개하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 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임기 보장” 주장에 맞서 여론전에 나선 것. 국민의힘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간사를 맡은 박성중 의원은 22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8월 정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의힘이 제기한 1216건의 편파 보도 사례 중 707건(58%)이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고 각하됐다”며 “편파적으로 방심위를 운영하는 위원장은 더 이상 위원회를 이끌 자격이 없다. 당장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KBS 사장을 지낸 정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방심위 위원장에 취임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공적 성격이 짙은 언론사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KBS와 MBC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왜곡 보도 사례를 보면 하나같이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게 작동되고 있다”며 “민노총이 두 언론 수뇌부를 장악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국회 과방위원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방송의 공영성과 공익성, 독립성, 중립성은 정권 입맛대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아예 이번 기회에 못을 박겠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저도 법안을 낸 바 있다. 관련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제가 위원장으로 있는 한은 정권 입맛에 따라 방송과 언론의 자유가 좌지우지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행정안전부에 경찰 고위직 인사 제청 등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국’이 다음 달 2일 신설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은 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조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선 경찰 사이에선 “31년 전 폐지된 내무부 치안본부가 사실상 부활하는 꼴”이라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 내 경찰 치안감을 국장으로 하는 ‘경찰국’을 3개 과 16명 규모로 신설하는 한편 경찰청장과 소방청장에 대한 지휘규칙을 제정해 다음 달 2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국은 법에 따른 장관 업무 지원”이날 발표에 따르면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으로 구성돼 각각 △경찰 관련 중요 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 제청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인사지원과 인원이 모두 경찰 공무원으로 구성되는 등 경찰국 전체 인원의 4분의 3인 12명이 경찰에서 충원될 예정이다. 경찰국 신설에 따라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는 앞으로 경찰청장이 추천하면 행안부 인사지원과가 검증 등을 하는 방식으로 장관이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설 지휘규칙은 경찰청장이 중요 정책에 대해 장관에게 사전 보고하고 승인을 받도록 했다. 현재도 중요 정책은 국가경찰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사전 보고 의무는 없다. 신설 규칙은 대통령·총리·장관 지시의 이행실적 감사원 제출 자료 등도 장관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 장관은 “종전의 대통령실에서 (경찰 인사 등) 업무를 했던 민정수석실이나 치안비서관이 (현 정부에는) 없기 때문에, 법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업무를 해야 한다”며 “경찰국은 정부조직법 등에 규정된 행안부 장관의 권한 수행을 위한 지원 조직”이라고 했다.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휘규칙에도 수사에 관한 내용은 일절 없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찰제도개선안에는 △순경 등 출신의 고위직 비중 확대 △경찰공무원 보수 상향 △민생범죄 관련 인력 확충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운영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일선 경찰 ‘댓글 삭제’ 항의 릴레이그러나 이날 경찰 내부망 ‘폴넷’에선 행안부 발표안에 대해 항의 표시로 댓글을 남겼다가 삭제해 흔적을 남기는 ‘릴레이 댓글 삭제’가 이어졌다. 제도개선안 내용을 전한 한 게시글에는 이날 오후 8시까지 댓글 110여 개가 올라왔다가 삭제된 채 “작성자 본인이 직접 삭제하였습니다”라는 내용만 남고 작성자 실명은 남지 않았다. 남은 댓글에서 일선 경찰들은 “내무부의 경찰 통제가 31년 만에 부활한 상황이 개탄스럽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휘부가 원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실행 단계에서 국민과 경찰 동료들이 염려하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찬반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다수 국민과 경찰의 지속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찰국 설치를 강행하는 건 권력기관 장악만큼은 멈추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 5년 내내 경찰을 장악한 세력이 민주당이다. 경찰이 얼마나 편파 수사를 했나”라며 “인사를 법에 따라서 투명하게 하자는 건데 색안경으로 보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하다”고 했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시작일인 17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의원들이 일제히 출마 선언을 마친 가운데 이 의원이 마지막으로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비이재명)’ 구도로 자리잡으면서 ‘러닝메이트’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 이미지 탈피 고심하는 李11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17일을 공식 출격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여전히 출마를 반대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라며 “등판 즉시 이 의원에게 집중될 ‘네거티브’ 공격을 하루라도 덜 두드려 맞자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 의원 측은 강성 이미지 탈피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린 참모그룹 회의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주도해 온 강경파 초선 의원그룹인 “‘처럼회’와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들을 비롯해 강경파 정청래 의원 등이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것이 당내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 대신 김병욱 박찬대 문진석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도 이 의원에겐 부담이다.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이 의원의 당 대표 수행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 ‘어대명’ 프레임을 깨기 위한 97그룹의 단일화 가능성도 변수다.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어대명이라는 체념의 울타리를 부수고 민주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들썩들썩하는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도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친명계 박주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4명이 각각 성장한 배경이라든지 정치에 입문한 이후 행보가 다른데 무리하게 그룹으로 엮는 것이 과연 맞느냐”며 거리를 뒀다. 이 의원은 이날도 의원총회 회의장을 나서다 “출마 결심은 아직인지” “고심 중인 부분이 어떤 건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맙습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그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개딸’ 등 강성 지지층과 주고받은 트윗에선 “주인 노릇 잘해야 주인 대접 받는다” “월 1000원 당비를 내면 민주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 가능하다” “누구 좋으라고 탈당하냐” 등 공격적인 당 가입 및 활동을 주문했다.○ 윤곽 드러낸 최고위원 대진표후보 등록일이 임박하면서 최고위원 출마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출마자마다 ‘이재명 마케팅’을 가동한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친문(친문재인) 및 비명계의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11일 출마 선언에서 “유능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에 배치돼야 한다”며 “비록 (선거에서) 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고 했다.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과 3선 서영교 의원에 이어 역시 ‘이재명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나선 것. 이에 맞서 친문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 윤영찬 의원이 12일 각각 출마 선언에 나선다. 두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초금회’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광주 지역 송갑석 의원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7명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만 친명계가 차지해도 완전한 ‘이재명 체제’가 구축된다. 최고위원 7명 중 2명은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이기 때문.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는 것만은 막기 위해 친명 대 비명, 친명 대 친문 간 치열한 컷오프 전쟁이 예상된다”고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시작일인 17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의원들이 일제히 출마 선언을 마친 가운데 이 의원이 마지막으로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비이재명)’ 구도로 자리잡으면서 ‘러닝메이트’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성’ 이미지 탈피 고심하는 李 11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공식 출격일을 17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여전히 출마를 반대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라며 “등판 즉시 이 의원에게 집중될 ‘네거티브’ 공격을 하루라도 덜 두드려 맞자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출마선언을 앞두고 이 의원 측은 강성 이미지 탈피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린 참모그룹 회의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주도해 온 강경파 초선 의원그룹인 “‘처럼회’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들을 비롯해 강경파 정청래 의원 등이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것이 당 내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 대신 김병욱 박찬대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도 이 의원에겐 부담이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이 의원의 당 대표 수행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 ‘어대명’ 프레임을 깨기 위한 97그룹의 단일화 가능성도 변수다.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어대명이라는 체념의 울타리를 부수고 민주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들썩들썩하는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도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친명계 박주민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4명이 각각 성장한 배경이라든지 정치에 입문한 이후 행보가 다른데 무리하게 그룹으로 엮는 것이 과연 맞느냐”고 거리를 뒀다. 이 의원은 이날도 의원총회 회의장을 나서다 “출마결심은 아직인지”, “고심 중인 부분이 어떤 건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맙습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그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개딸’ 등 강성 지지층과 주고받은 트윗에선 “주인 노릇 잘해야 주인 대접 받는다”, “월 1000원 당비를 내면 민주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 가능하다” “누구 좋으라고 탈당하냐” 등 공격적인 당 가입 및 활동을 주문했다.● 윤곽 드러낸 최고위원 대진표 후보 등록일이 임박하면서 최고위원 출마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출마자마다 ‘이재명 마케팅’을 가동한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친문(친문재인) 및 비명계의 출마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11일 출마 선언에서 “유능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에 배치돼야 한다”며 “비록 (선거에서) 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고 했다.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과 3선 서영교 의원에 이어 역시 ‘이재명 러닝메이트’를 자청하고 나선 것. 이에 맞서 친문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윤영찬 의원이 12일 출마 선언에 나선다. 윤 의원 외에도 고민정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했다. 두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초금회’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광주 지역 송갑석 의원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7명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만 친명계가 차지해도 완전한 ‘이재명 체제’가 구축된다. 민주당 최고위원 7명 중 2명은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이기 때문.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는 것만은 막기 위해 친명 대 비명, 친명 대 친문 간 치열한 컷오프 전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장관급 인사 및 공공기관장들의 사퇴를 둘러싸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관련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길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합의를 통해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시키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제도를 만들지 않고 일방적으로 물러가라고 하면 물러가선 안 된다. 임기제 공무원은 임기를 보장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임기 중에 자르면 되겠나”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소모적 논쟁을 반복해 왔는데 다음 정권교체 때도 다시 반복될 사항이라면 여야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도 “대통령 임기가 5년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임기 불일치 문제’가 정권 교체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공공기관장의 임기와 연임 기간을 2년 6개월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민주당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기관장 인사 관련 고소 고발 사건부터 모두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국민의힘이 특별법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특별법의 취지와 대상 범위,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백 개의 공공기관마다 성격이 다르다”며 “임기가 장기간 보장돼야 장기적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자리도 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장관급 인사 및 공공기관장들의 사퇴를 둘러싸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관련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길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합의를 통해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시키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제도를 만들지 않고 일방적으로 물러가라고 하면 물러가선 안 된다. 임기제 공무원은 임기를 보장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임기 중에 자르면 되겠나”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소모적 논쟁을 반복해 왔는데 다음 정권교체 때도 다시 반복될 사항이라면 여야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도 “대통령 임기가 5년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임기 불일치 문제’가 정권 교체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공공기관장의 임기와 연임 기간을 2년 6개월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민주당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기관장 인사 관련 고소 고발 사건부터 모두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국민의힘이 특별법에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특별법의 취지와 대상 범위,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백 개의 공공기관마다 성격이 다르다”며 “임기가 장기간 보장돼야 장기적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자리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 임기와 맞출 필요가 있는 정무적인 공공기관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리도 있는 만큼 모든 자리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정치인들이 매일 쏟아내는 페이스북 글을 읽고 있자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페북이 없던 시절엔 대체 어떻게 정치를 했을까, 그리고 글자당 사용요금을 매겼어도 저렇게들 써댔을까. SNS로 하는 ‘랜선 정치’가 금기시될 것까진 없겠지만 지금처럼 남발되는 건 문제다. 일단 너무 무책임하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현안들에 대해 ‘아니면 말고식’으로 몇 마디 툭툭 던지는 것만으로 정치인의 책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8건의 페북 글을 올렸다. 최강욱 의원 징계와 팬덤정치, 최저임금,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조유나 양 가족 사망 등 연일 다른 문제를 들먹였다. 야권 관계자는 “정치를 완전히 잘못 배웠다. 여론 간 보기도 아니고, 전직 당 대표급이 클릭 수 잘 나올 이슈들만 골라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건 결국 자기 장사”라고 지적했다. 그가 실제 이달 2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니 ‘자기 장사’란 비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 공개발언을 자제 중인 이재명 의원도 페북상에선 여전히 요란하다. 지난달 15일 정부여당에 ‘기민한 안보 대응’을 요구하더니 그날 오후엔 정치보복을 비판했다. 17일과 25일, 30일엔 경제위기를 우려하며 민생을 강조했다. 이제 본인이 국회의원이니 직접 입법을 하면 될 텐데 정작 관련 회의나 토론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은 안 들린다. 요즘 정치인들은 ‘키보드 워리어’처럼 권력다툼도 SNS로 한다. 지난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우크라이나행을 비판한 같은 당 정진석 의원과 사흘에 걸쳐 5차례 페북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냥 둘이 직접 통화를 하거나 카톡이라도 하는 게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 나았을 것 같다. 온라인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앞다퉈 외치던 민주당 의원들도 막상 현실세계에서 만나면 피한다. 지방선거 직후 열린 의원총회를 다녀온 한 의원은 “페북만 보면 싸우기 일보 직전 같더니 정작 의총장에선 다들 조용하더라”고 했다. 최근 1박 2일로 열린 워크숍 토론장에서도 술이 남는 테이블이 더 많았다고 한다. 한 의원은 “갈등을 노련하게 해소하는 것도 정치의 기술인데 SNS상에서 감정들만 소모하고, 정작 판을 깔아주면 몸을 사린다”고 했다. 랜선 정치는 지지층만을 향한 노골적 메시지가 난무한다는 점에서 위험하기도 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자리씩 노리는 민주당 의원들은 연일 페북에 ‘개딸’들을 겨냥한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전직 의원은 “하다못해 출마 선언마저 페북으로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며 “서로 건강한 질의와 응답을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향적 주장뿐”이라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2020년 총선 직전 터진 코로나 사태를 원인으로 꼽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속 21대 국회의원들은 당선 직후부터 2년 넘게 ‘페북 의정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젠 진짜 현장으로 돌아가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다.” 손가락만 바쁜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과도한 ‘페북 정치’의 폐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례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의혹을 받은 최강욱 의원(사진)에게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당 윤리심판위원인 김회재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윤리심판원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고 “최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온라인 회의에 여성 보좌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그리고 해명 과정에서 부인하면서 계속해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을 고려해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비대위는 최 의원이 올해 4월 온라인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달 윤리심판원에 직권 조사를 요청했다. 당초 최 의원은 “왜곡 보도”라고 반박하다가 민주당보좌진협의회에서 문제 삼자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소명을 위해 이날 직접 회의장에 참석한 최 의원은 문제의 발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 처분 수위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민주당 징계 처분은 가장 약한 경고부터 당직 자격정지와 당원 자격정지, 제명 순으로 구성되는데, 당원 자격정지 시 징계기간 동안 당원의 권리행사와 당직 수임이 정지된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혁신의 길로 동지의 잘못을 처벌하고 국민께 다가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팬덤의 길로 동지를 감싸주고 국민께 버림받는 길”이라며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징계에 해당된다. 우리 당원으로 가질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전부 상실된다”고 강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세대교체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97(90년대 학번, 70년대생) 그룹’의 8월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책임론’에서 출발한 세대교체론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대 간 경쟁 구도로 확대되는 양상 속에서 정작 이재명 의원을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2주 가까이 전당대회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이재명 의원이 가장 유리하다”며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자신감 속에서 적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 97그룹 전대 출마 본격화강병원 의원(51·재선)은 14일 KBS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묻자 “역사적인 사명이 맡겨진다면 또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진지하게 여러 의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 97그룹 내 다른 유력 주자들 역시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강훈식 의원(49·재선)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많은 (출마) 요구가 있다”며 “당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에 무겁게 공감하며 의견을 청취 중”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51·재선)도 통화에서 “대의원,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줄이고 국민 의견이 더욱 많이 반영되도록 전당대회 룰을 개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지도부에 의견을 전달했고,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의원(51·재선)과 김해영 전 의원(45)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있으며 고민 중”이라고 했고 김 전 의원(45) 역시 “여러 관점에서 숙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97그룹 내 출마가 본격화되면 이들 사이에서도 최고위원 경력 및 특정 계파 소속 여부를 놓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97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당 재선 의원 그룹의 실력 행사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15일 공개 토론회를 열어 당 쇄신 방향과 3·9대선 및 6·1지방선거 평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16일에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취합해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 당 관계자는 “그동안 86그룹과 청년 정치인 사이에 끼어 소외됐던 97그룹이 본격적인 집단 목소리를 내며 이번 기회에 당 핵심으로 올라서려는 것”이라고 했다. ○ 전략적 침묵 택한 친명계이 같은 움직임에 친명계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6·1지방선거 이후 계파를 막론하고 이 의원을 향한 책임론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이 의원은 물론이고 김남국 의원을 제외한 측근 그룹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야권 인사는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이 이원욱 의원과 ‘수박 논쟁’을 벌이긴 했지만 이재명계 차원에서 나온 대응은 아니다”라고 했다. 친명계가 침묵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굳이 참전했다가는 잃을 게 더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친명계 의원은 “아직 이 의원의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전혀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이 의원의 등판을 원하는 당심과 민심이 크게 다를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비대위 고위 관계자는 “친명계 입장에서는 전당대회 룰을 어떻게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굳이 진흙탕 싸움에 참전해 스스로를 더럽힐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참전하는 순간 본격적인 책임론 역풍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깔려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비이재명계의 일방적인 공격 구도라 확전이 되지 않고 있지만 친명계가 대응사격에 나서는 순간 곧바로 전면전 양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친명계 내에서도 이 의원 대신 측근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의원 대선캠프 출신 야권 관계자는 “친명계 내부적으로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캠프 출신인 우원식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계획과 관련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시간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한데,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난 해소에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7일 오전 9시 47분, 예정보다 47분 늦게 모습을 드러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의원회관 818호 앞에서 기다리던 50여 명의 취재진에게 꺼낸 말이다. 이 의원 측은 당초 ‘오전 9시 도착’으로 공지했다가 “교통량이 많아져서 9시 반 정도에 올 것 같다”고 정정했다. 결국 이마저도 못 지키고 지각 등원한 뒤 교통난을 언급한 것.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래도 출근 첫날 지각 사유로 꺼내 들기에 교통체증은 좀 진부했다. 매일 부지런히 시간 맞춰 출근하는 평범한 수도권 서부지역민들이 들으면 억울할 것이다. 물론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갑자기 출마하느라 출근길 정보가 부족했을 수는 있겠다. 8월 전당대회 출마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엔 “아직 제가 국회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될 일이 상당히 많다. 전당대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것을 ‘0.5선’이라고 표현하며 스스로 몸을 낮춘 것. 그런데 그 이후로 그가 보여준 국회에서의 첫 일주일은 전혀 0.5선답지 않았다. 선거 이후 ‘패배 책임론’에 내내 침묵했던 그는 자신의 등원 첫날 열린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한 민주당 보좌진은 “의총 불참 시엔 원내행정실에 불가피한 사유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며 “초선들은 원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꼭 참석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와 함께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한규 의원(제주을)도 이날 의총에서 공식 인사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은 “의총장에서도 공방이 이어질 것을 감안해 자리를 피해 준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수도 없다. 이 의원은 의총이 열리던 시각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의 ‘발달·중증 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찾았다. 이 의원 측은 “첫 외부 일정을 어디로 할지 고민하다가 오후에 결정해 찾아간 곳”이라고 했다. 민생 행보는 좋지만 솔직히 좀 뜬금없다. 굳이 대통령실이 이전한 용산을 찾아갔냐는 의구심만 낳았다. 그러더니 이날 저녁엔 정성호 우원식 김남국 등 최측근 의원 10명과 모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물했다는 문배주를 나눠 마셨다. 만찬에 앞서 일정과 참석자 명단이 실수로 유출되자 부랴부랴 취소하는 듯하더니 끝내 다른 장소에서 만났다고 한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계파 갈등으로 이 난리인데 사전 유출까지 됐으면 사람들 눈을 의식해 안 만날 법도 한데 참 대단하다”며 “화합을 강조한다고 문 전 대통령 술을 나눠 마실 거면 차라리 친문 의원들도 초대하지 그랬냐”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더 이상 여의도 문법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 있는 ‘0선 정치인’이 아니다. 주변 만류에도 보궐선거에 나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니 이제는 ‘0.5선’답게 처신할 때다. 더군다나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 내내 스스로 ‘일꾼’ 이미지를 강조했으니 적어도 월급 값은 하려면 남들보다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참고로 이달부터 이 의원이 받게 될 평균 월급은 1285만5280원이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수박’이란 단어를 못 쓰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우 위원장은 “수박이 뭔가,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한나라당이란 것이지 않나. 같은 당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며 “심지어 우리 당 대표를 하신 분들에게 수박이라 하시는 분이 계신데 자기분열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격적 언어들을 쓰면 안된다. 다 소중한 당 구성원들이다”라며 “수박 단어를 쓰시는 분들은 가만 안둘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당의 위기 요인 중 하나로 ‘분열’을 꼽으며 비대위의 주요 극복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간 갈등과 감정적 골을 지방선거에서 온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며 “선거에서 진 정당이 겸허한 평가의 접근이 아니라 서로 남 탓하고 상대 계파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가선 국민의 신뢰 회복할 수 없다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주요한 인사들과 주요 당직자, 특히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계신 분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각별한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들을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어렵다. (저는) 야당 원내대표 할 때도 쓸 데 없는 발언하는 의원들에 대해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조심들 하셔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이 10일 비대위 공식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용어를 꺼내든 건 주말 새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의원들이 정면 충돌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라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처럼회’ 소속이자 이재명 의원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수박 사진을 공유하며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것. 그러자 이원욱 의원은 11일 다시 페이스북에 “정치 훌리건들을 등에 업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먼저 돌아보라”며 “이재명 의원 강성지지자들께서 제게 수박이라 하시니 필요하면 한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처럼회’ 왜 해산 안하시나. 해산을 권유드린다. 계파청산이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12일 “지금까지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를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 없다’ 이러면 잘못된 계파정치 문화가 사라지는 거냐”고 재반박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미국으로 출국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서울 종로 지역위원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야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출국 당일인 7일 당에 “일신상의 사유로 지역위원장을 사퇴하고자 한다”는 사퇴서를 당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종로 지역위원장을 맡아왔다. 그해 4월 15일 총선에서 종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나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사퇴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가 지역위원장을 내려놓은 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내 내홍이 길어지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 빗발치는 쇄신 요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대표가 출국에 앞서 민주당 혁신에 있어 책임지는 자세와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이 전 대표의 조기 귀국 전망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출국하던 날 TBS라디오에서 “분명한 건 (이 전 대표가) 아직 정계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를 그만둔 것이 아니고, 종로 지역위원장 자리도 갖고 있다”며 “일단 미국에서 충전 시간을 가지며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남북관계와 국제정치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9일에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조지워싱턴대 인근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미국 생활을 공유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주위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등의 시위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에 관한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 시위에 대해 정부가 나서 강제로 막을 만한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양산 사저 앞 욕설 시위 등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해 왔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야권의 요구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집회·결사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원칙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에는 비단 원칙의 문제를 넘어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요구를 ‘이율배반적’으로 보는 기류도 강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욕설·비방 시위는 자제하는 게 국격에 맞다”면서도 “민주당 정치인들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던 행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이중 잣대로 윤 대통령에게 시위 제어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옹졸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평산 마을의 무도한 시위를 부추기고, 욕설 시위를 제지해야 할 경찰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법으로 시위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자제를 호소드린다.(중략)’ 정도로 답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