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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 13곳 중 11곳의 경쟁률이 3대 1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3번 원서를 내는 정시모집에서 중복 합격자 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로 봐야 한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 교사 임용이 어려워진 데다 교권도 추락하면서 교대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종로학원이 전국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제주대 초등교육과의 2023학년도 대입 정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총 2182명 모집에 4280명이 지원(경쟁률 2대 1)했다. 2019학년(2.5대 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중 한국교원대, 이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경쟁률이 3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시 수험생은 가, 나, 다군에 걸쳐 총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중복 합격자가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시 경쟁률이 3대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정원 미달이나 마찬가지다. 교대와 초등교육과에 다니다가 자퇴 등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3년 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3년간 대학알리미를 분석한 결과 13개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중도 탈락자 수는 2020년 256명, 2021년 282명, 지난해 39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공주교대는 73명이 중도에 그만뒀다. 한 해 모집인원이 383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입생 5명 중 1명이 학교를 그만둔 셈이다. 서울교대, 한국교원대, 대구교대, 제주대 등도 신입생 10명 중 1명 꼴로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임용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17개 시도교육청은 공립 초교 교사를 3561명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3758명보다 5.2% 줄었다.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자 교사도 그만큼 적게 뽑는 것이다. 서울도 인구 감소의 여파를 받고 있다. 서울의 올해 초교 교사 선발 인원은 115명으로 지난해 216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 광진구 화양초는 학생이 줄어 다음 달 문을 닫을 예정이다. 홍일초(2015년), 염강초(2020년), 공진중(2020년)에 이어 서울 내 네 번째 폐교 사례다. 반면 교대 입학 정원은 2012년부터 3847명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언, 폭행을 당하는 등 교권 침해 사건이 이어지는 것도 교대 인기 하락의 원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권 추락, 교원 처우 악화, 행정 업무 과다 등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교직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특성상 교대보다는 종합대학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수업이나 동아리에서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대학을 선호한다”고 말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10년 이상 공부해서 이공계 박사 학위를 따더라도 의사만큼 연봉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시 의대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KAIST에 입학했다가 1년 만에 그만두고 2021년 서울 소재 의대로 진학한 이희원(가명·23) 씨. ‘이공계 꿈나무’로 통했던 이 씨는 재수를 해서 의대로 ‘유턴’했다. 그는 “전자공학이 적성에 잘 맞고 성적도 좋았다”며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고, 아버지마저 ‘재수해서 의대에 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이공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학부 졸업 후 석·박사, 박사후연구원까지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전문의가 되는 기간(10∼14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보상은 크게 낮다고 이 씨는 판단했다. 의사가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인 성공의 보증수표’로 인식되면서 의대는 이 씨와 같은 이공계 인재들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KAIST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을 다니다 그만둔 인원은 5년간 1105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 영재고·과학고 입시 응시 인원,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 등록을 취소하는 인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반수나 재수하는 인원을 합쳐 보면 한 해 전국 의대 입학 정원(3058명)과 대략 비슷하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학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국가가 학비를 지원하는 과학기술원과 영재·과학고 이공계 인재들까지 의대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동아일보가 이달 6, 7일 전국 14개 대학 의대생 24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도 이와 일치했다. 재수 이상과 편입 비율은 43.3%(109명)에 달했다. 영재·과학고(31명)와 자율형사립고(44명) 등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이 30.5%를 차지했다. 한 의대생은 “18년째 의대 정원이 동결되면서 의사는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고교 성적이 최상위권인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로 집결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 전체의 인재 배분도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면서 진로 선택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나로호 박사 9600만원 vs 개원의 3억… 연봉격차로 우수학생 쏠림 서울 상위大 학생들 “의대 갈것” 자퇴반도체과 최초합격 전원 등록 포기도의대생 48% “높은 소득 보장돼 선택”미래산업 키울 인재수급 불균형 커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하는데, 똑똑한 아이들이 죄다 의대에 가면 산업이 골고루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이공대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의대는 통상적으로 6년 과정을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응시해 의사 면허증을 취득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보상이 따라온다. 고교 성적이 최상위권인 우수 학생들이 평생 직업으로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의대로만 몰려가자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발전을 책임질 인력풀이 마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최우수 학생 흡수하는 의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도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은 2019년 2901명에서 2021년 4388명으로 51.2% 급증했다. 2021년 기준으로 이들 중 이과 비율이 75.8%에 달해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관련 학과도 ‘의대 쏠림’의 여파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올해 정시에서 사상 최초로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삼성전자와 연계된 학과마저 의대 이탈을 못 막는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4대 핵심 산업에서 약 7만7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들 산업에 골고루 진출해야 할 인재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셈이다. 의대 열풍은 사교육비 지출에서도 드러난다. 본보 설문조사 결과 의대생의 경우 고교 재학 기간 월평균 10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비율은 44.3%(109명)에 달했다. 14.6%(36명)는 한 달에 사교육비로 2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 2021년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41만9000원)의 2배 이상이다. 중2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서울 서초구)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과정을 전부 배우고, 영재고나 과학고를 거쳐 의대에 진학하는 코스가 ‘정석’인데 사교육 없이는 힘들다”고 말했다. ● 개원의 3억 원 vs ‘나로호’ 연구원 9600만 원 본보 설문조사를 보면 ‘의대 진학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4%(119명)가 ‘높은 소득 수준’을 선택했다. ‘입시 성적에 맞춰서’(42.6%), ‘아프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서’(37.0%), ‘높은 사회적 지위’(27.2%)가 그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3070만 원이다. 개원의로 좁히면 2억9428만 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쏘아 올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정규직 연구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595만9000원(2021년·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공시)에 불과하다. 박사급 연구원 초봉은 5000만 원대다. 의사와 공공기관 연구원은 안정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소득은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임상 의사로 활동하기까지 걸리는 기간과 박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 본격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전문의가 되기까지 대학 입학부터 10∼14년이 걸린다. 이공계 박사 자격은 대학 입학부터 10여 년이 소요된다.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배모 씨(29)는 2018년 KAIST 수학과를 졸업한 뒤 의대에 편입했다. 수학과 교수를 꿈꿨던 배 씨의 KAIST 졸업 학점은 4.3점 만점에 4.0점이었다. 배 씨는 “학부 때부터 공부를 잘하고, 유학을 다녀와 연구 실적을 쌓아야만 교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엘리트 코스를 달려도 교수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 불확실성의 시대, 안정 찾아 의대로 높아진 의대 선호도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한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내 삶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내가 챙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전문직 자격증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의사는 사회적 지위, 경제적 소득, 인지도 등 여러 측면에서 가장 평균이 높은 직업으로 꼽힌다. 의사 부모는 물론이고 이공계 박사 부모마저 의대 진학을 권하는 이유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미래 지향적, 도전 지향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상쇄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설문조사에서도 의대생들은 대다수가 미래의 모습으로 개원의(46.7%)와 교수(41.1%)를 선택했다. 의사과학자(4.1%)나 스타트업(6.5%) 등 사회 전체의 부를 창출할 수 있으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의학계 내부에서도 의대로의 인재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 의대 관계자는 “이공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경쟁해 어렵게 의대에 들어오지만 정작 꼭 필요한 필수의료는 공백이 생기고 있다”며 우려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ABMRC). 신경외과 전문의 유정우 씨(36)는 매일 오전 9시 병원이 아닌 이곳 2층 실험실로 출근한다. 총 11층의 ABMRC 건물 안에는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 초원심분리기, 동물실험실 등이 있다. 유 씨는 연세대 의대에서 전일제로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전공을 살려 희귀 신경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다. 내년에는 병원으로 돌아가 임상과 연구를 병행할 예정이다. 같은 학교 내과 전문의 성민동 씨(36)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패혈증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성 씨는 “중환자실로 돌아가면 연구로 쌓은 데이터로 환자를 진료하고자 한다”며 “의학도 다양한 분야와 협력하면서 발전한다. 의사과학자는 그 중간 다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같은 의사과학자는 보건복지부 추정 13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기초의학 교수 988명, MD-Ph. D(의사 면허와 의학 박사 학위를 동시에 가진 인력) 약 100명, 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 203명 등을 합한 수치다. 2020년 기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의사 수가 10만6204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 1.2% 수준이다. 정부는 의사과학자를 확대하기 위해 2019년부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부생과 전공의에게는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수련 후 전일제 박사과정을 지원한다. 연간 85명이 이 사업을 통해 지원받고 있다. 이 외에 지난해부터 의사과학자가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신진의사과학자 연구지원 사업’도 시작됐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섰다. 미국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1964년부터 학부, 전공의, 전문의를 아우르는 연구지원 프로그램과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MSTP·Medical Scientist Train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연간 500명 규모의 의사과학자가 신규로 배출된다. MSTP를 통해 의사과학자가 된 사람 중 15명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총괄 조직에서는 바이오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8억4000만 달러(약 1조78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연간 180만 달러(약 23억 원) 규모의 의사과학자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뒤를 이을 또 다른 미지의 신종 감염병, 이른바 ‘디지즈 X(Disease X)’에 대비하고, 의료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의학과 기초의학, 이학, 공학 등을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인재가 의사과학자인데 연간 최소 150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병역 특례 도입 등을 통해 전문연구요원을 증원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이민구 연세대 의대 교수(연세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장)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CEO) 우구어 자힌도 의사과학자 출신”이라며 “이공계 인재들이 의사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산업계를 이끌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3월 새 학기부터 학생들이 등교할 때 발열 검사를 하지 않고 칸막이 없이 급식을 먹을 수 있다. 등교 전 반드시 해야 했던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은 발열 등 증상이 있는 학생만 하면 된다. 10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새 학기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방역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됨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학교 내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코로나19 이전의 ‘사회적 룰’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며 “완전한 정상화나 일상 회복은 아니지만 교육활동을 침해할 수 있는 지침을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학기부터는 등교 시 전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실시했던 발열 검사가 폐지된다. 급식실에 설치된 칸막이도 새 학기부터는 없어진다. 다만 학교별로 감염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발열 검사를 하거나 급식실 칸막이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자가진단 앱은 발열이나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참여하면 된다. 현재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했는데, 그 부담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늘 열어 두어야 했던 교실 창문은 1일 3회 10분 이상 열어 환기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지난달 실내 마스크 지침 해제로 통학버스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일부 교육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장 차관은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감을 떨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발생할 경우 같은 반에서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전과 동일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최초 합격자 5명 중 1명이 등록을 포기했다.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전체 정시 모집인원 4660명 중 906명(19.4%)가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년도 모집인원 4416명 중 809명(18.3%)가 등록을 포기한 것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대학별로는 연세대가 45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려대(192명), 서울대(64명) 순이었다.계열별로는 인문계열에서는 등록포기 비율이 증가했으나 자연계열에서는 전년보다 조금 감소했다. 3개 대학의 올해 인문계열 모집인원은 2008명으로 414명(20.6%)가 1차 등록을 포기했다. 전년도에는 이 비율이 18.5%였다. 올해 자연계열 모집인원 2234명 중 1차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454명(20.3%)로 전년도 20.4%에서 소폭 감소했다.인문계열의 등록 포기 학생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종로학원은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이과생이 문과로 교차지원을 해 합격했으나 이공계 또는 의약학 계열에서 동시 합격해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의약학 계열 등록 포기자는 3개교에서 총 46명이었다. 다만 서울대 의대는 등록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서울대에서는 13명(치대 3명, 약대 6명, 수의대 4명), 연세대는 26명(의대 7명, 치대 7명, 약대 8명, 미래캠 의대 4명), 고려대는 7명(의대 4명, 세종캠 약대 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의대나 약대 합격생은 다른 대학 의대로, 의대 합격생은 서울대 의대 등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3월 새 학기부터 학생들이 등교할 때 발열 검사를 하지 않고 칸막이 없이 급식을 먹을 수 있다. 등교 전 반드시 해야 했던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은 발열 등 증상이 있는 학생만 하면 된다. 10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새 학기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방역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됨에 따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학교 내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코로나19 이전의 ‘사회적 룰’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며 “완전한 정상화나 일상회복은 아니지만 교육활동을 침해할 수 있는 지침을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새 학기부터는 등교 시 전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실시했던 발열 검사가 폐지된다. 급식실에 설치된 칸막이도 새 학기부터는 없어진다. 다만 학교별로 감염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발열 검사를 하거나 급식실 칸막이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자가진단 앱은 발열이나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참여하면 된다. 현재는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반드시 참여해야 했는데, 그 부담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늘 열어두어야 했던 교실 창문은 1일 3회 10분 이상 열어 환기하는 것으로 조정됐다.지난달 실내 마스크 지침 해제로 통학버스 등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일부 교육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장 차관은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감을 떨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발생할 경우 같은 반에서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전과 동일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지방 대학의 의대, 한의대, 치위생과 등 의학계열 전공자 10명 중 4명이 졸업 후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실이 9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지방대 의학계열 졸업자 1만3743명 중 5923명(43.1%)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직장을 구했다. 본인이 졸업한 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취업한 졸업생은 4171명(30.3%)에 그쳤다. 이는 의대, 한의대와 함께 치위생과 등 의학계열 졸업생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5년간 전체 졸업생 중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근무지가 확인된 졸업생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수도권으로의 이탈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이었다. 졸업생 185명 중 149명(80.5%)이 수도권에 취업했다. 울산대 의과대인 서울아산병원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 지역 내에서 취업한 졸업생은 13명으로 7.0%에 불과했다. 울산에 이어 강원(66.0%), 충남(64.8%), 충북(42.8%) 등 수도권 인접 지역에서 수도권으로의 이탈 비율이 높았다. 반면 광주(22.1%), 대구(25.8%), 부산(26.4%) 등 지방 대도시에서는 수도권 이탈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제주 지역 의대 졸업생 2명 중 수도권으로 취업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지방 의대 관계자는 “지방에서 의대를 졸업했더라도 다들 수도권 취업을 노리기 때문에 지방 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학교 현장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는 등 교권 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교육부는 이런 사건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의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학생부는 대입 중요 자료로 쓰이는 만큼 교권을 침해하면 간접적으로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해 교권 침해를 줄이겠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 제출한 법안은 여전히 교육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 중 교단에서 여성 교사 뒤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했고 논란이 커지자 학교는 학생들을 징계했다. 세종시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이 여교사들에 대한 교원능력평가 서술형 답변에서 교사를 성적으로 희롱하는 내용을 적었다가 지난달 퇴학됐다. 지난해 12월 전북 군산의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 얼굴을 수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교육부의 ‘교권보호위원회 접수·조치 현황’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는 2020년 1089건에서 2021년 2109건으로 2배나 늘었다. 교육부는 이 같은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의견 수렴을 시작해 같은 해 12월 최종 방안을 내놨다. 학생이 교권을 침해해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중대한 조치’를 받으면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조치는 퇴학, 전학, 학급 교체, 출석 정지, 특별 교육, 사회 봉사, 학교 봉사 등이다. 처벌 강도가 높은 퇴학, 전학 조치가 내려지면 학생부에도 기록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권 강화 조치는 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가능한 사안”이라며 하루 빨리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 초중고교에 노트북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어떻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야 학습에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한 ‘2022년 학생 스마트 기기 활용 학습 사례 공모전’에서 수상한 학생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습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을 들어봤다.●VR로 석굴암 탐방하고 배추흰나비 키워요“디지털 교과서의 실감형 콘텐츠나 동영상을 활용하면 종이 교과서만 볼 때보다 생생하게 공부할 수 있어요.”‘실감형 콘텐츠 실감나게 공부하기’로 초등 동영상 부문 금상을 수상한 김건우 박준우 홍세준 군(서울 거원초 5)은 교과서에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경험을 스마트 기기로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회, 과학 과목을 공부할 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교과서와 연계된 실감형 콘텐츠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박 군은 “서울에서는 경주 석굴암에 가는 게 쉽지 않은데, 스마트 기기로 석굴암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 수기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조미래 양(서울 구의초 3) 역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이용한 체험 활동을 통해 더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조 양은 과학 활동으로 배추흰나비를 키운 경험을 전했다. 실제로도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길렀지만 너무 빨리 자라고 때로는 흙 안으로 들어가버려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다. 조 양은 “현실에서 기를 때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VR로 배추흰나비가 자라는 과정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등 만화·카드뉴스 부문에서 금상을 받은 이현지 양(서울 동덕여중 2)은 디지털 교과서에 탑재된 동영상이나 사진을 많이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이 양은 “지각, 맨틀, 외핵, 내핵 등 지구의 내부 구조를 공부할 때 디지털 교과서에 있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했다”며 “글자로만 공부하는 것보다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홍 군 역시 “디지털 교과서의 스티커 기능, 밑줄 기능 등을 활용해 수업 내용을 정리하면 집에 가서 다시 볼 때도 수업 내용이 더 잘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메타버스에서 친구들과 수학 공부국어, 수학 등 주요 교과도 스마트 기기를 잘 활용하면 ‘오프라인’에서만 배우는 것보다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조 양은 ‘서울 수학 학습 메타버스’ 사이트를 추천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경복궁 등을 배경으로 마련된 가상 공간에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다. 피자 가게에서는 피자 조각을 이용한 분수 문제가 나오는 식이다. 조 양은 “메타버스에서 친구들과 만나 함께 돌아다니면서 게임을 푼다고 생각하면 재밌게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부 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검색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이 양은 국어 공부를 할 때에도 스마트 기기의 사전 검색을 많이 활용했다. 종이 교과서에는 개념에 대해 한 가지 예시 문장만 나와 있는 경우도 많아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양은 “대조법과 비교법의 차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사전 검색을 많이 했다”며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단어 뜻을 찾아보고 예시 문장을 만들어 보니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 조사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은 덤으로 얻었다.스마트 기기로 교육당국이 만든 온라인 학습공간 ‘이(e)학습터’를 활용하기도 했다. 김 군은 이번 방학 동안 이학습터의 문제풀이 기능으로 혼자 수학을 공부했다. 그는 “무작위로 문제가 제공되는데, 인쇄를 해서 풀어봐도 되고 바로 사이트에서 정답을 맞춰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사용 시간 정하고 약속 지켜요학생들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서 친구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온라인 팀 프로젝트 서비스인 ‘패들렛’을 추천했다. 패들렛을 통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각자 정리해 친구들과 공유하고, 올린 글에 서로 ‘댓글’ 기능과 유사한 ‘포스트잇’을 달아주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조 양 역시 “패들렛으로 의견을 나누자 수업 시간에 조용한 친구들도 의견을 많이 냈다”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스마트 기기 사용이 어렵거나, 낯선 친구들에게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다면 중독되지 않고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군은 “스마트 기기도 유해 사이트를 제외한 다른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유튜브 같은 걸 보는 데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며 “약속한 시간 안에서 쓴다면 유익하게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등록금 인상을 감행하는 일부 대학들을 향해 “유감”이라고 8일 밝혔다. 하지만 뚜렷한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을 내놓지는 못해 ‘읍소에 가까운 경고’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립대들 사이에서 지난 15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악화를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교육부는 물가 상승률을 잣대로 등록금 인상률을 눌러왔지만,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이 악화되면서 이마저도 힘을 잃은 모양새다.●교육부, “유감” 표현하면서 “추가 제재 없다” 이날 이 부총리는 교육부의 ‘2023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기본계획’ 발표 자료를 통해 “올해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한 대학에 감사드리고, 교육부 정책 기조에 동참하지 않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등록금 책정을 논의 중인 대학은 등록금 동결·인하를 유지해 교육부 정책 기조에 동참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부총리가 대학들을 향해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날(7일) 교육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정부세종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직접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애초 교육부 일정에는 없던 일정이었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인상에 뛰어드는 대학들이 점점 늘자 정부가 급하게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마련한 자리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장 차관은 8일 등록금을 올린 대학들에 대한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대한 추가 제재나, 동결 또는 인하한 대학을 위한 인센티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등교육법상 대학은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범위 내에서조차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은 거의 없었다. 학부 등록금을 올리면 교육부가 국가장학금Ⅱ를 지원하지 않는 식으로 불이익을 줬기 때문이다. 그간은 물가 상승률이 낮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뜻을 거스르고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보단 국가장학금Ⅱ를 받는 편이 더 이익이었다.●계산기 두드리는 대학들, 인상 유인 커져 그런데 지난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가 국내에서도 고(高)물가로 이어지자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도 4.05%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국가장학금Ⅱ을 받지 못해도 법정 상한선까지 등록금을 올리는 편이 더 이익인 셈이다. 올해 등록금을 3.95% 인상한 동아대의 경우 과거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으로 약 20억 원을 지원받았지만, 등록금을 올리면 약 5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등록금 인상이 30억 원 이익인 셈이다. 물가가 현재처럼 오르면 내년도 등록금 인상률 상한은 5%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교육부가 ‘추가 제재는 없다’고 밝히면서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할 유인이 더 커졌다. 8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조사한 191개 대학 중 12곳(6.3%)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곳은 국공립 교대다.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설문조사에서 대학 총장 114명 중 39.5%(45명)가 ‘내년(2024학년도)에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1학기’(10명)와 ‘2학기’(1명)라는 응답을 더하면 절반(49.1%)가량이 내년까지 등록금을 올리는 셈이다. 재정 한계에 부딪힌 대학들이 부총리의 등록금 동결 요구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불확실하다. 대교협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공시 기준 4년제 일반대 평균 등록금은 1인당 약 679만 원으로, 등록금 규제를 내놓기 직전인 2008년 대비 1.0% 높은 수준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장학금 제한 외에 추가 불이익이 없다면 다들 등록금 인상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학 규제 철폐를 강조하면서 등록금만 15년째 묶어 두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권 대학의 교무처장은 “대학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며 등록금 규제 완화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학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학 진학 당시 문과에서 이과로, 혹은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 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나중에 직장에서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 적성이나 직업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임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고은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보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공 교차 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교생이 자신이 속한 계열(문이과)이 아닌 다른 계열의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한 경우 졸업 후 시간당 임금 수준이 그렇지 않은 경우의 졸업생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문과 고교생이 이과 전공에 진학했을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1.6% 낮았다. 반대로 이과 고교생이 문과 전공에 진학한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시간당 임금이 2.6% 낮았다. 연구진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를 활용해 2010∼2019년 졸업자 중 아르바이트, 임시직, 일용직을 제외하고 취직에 성공한 8만6181명을 분석했다. 문이과 지원 외에 다른 성별 등의 변수들은 모두 같다고 가정했다. 연구진은 고교생이 교차 지원을 통해 대학에 진학했을 경우 원래 본인이 가지고 있던 흥미나 적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학과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대학 생활이나 학습, 연구에도 흥미가 떨어지고 자연스레 직장도 전문성, 흥미, 적성과 거리가 먼 곳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졸업생과 그렇지 않은 졸업생은 임금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고교에서 대학교에 진학할 때 교차 지원한 학생의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교차 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 지원한 학생의 진로 적성이나 직업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기 때문으로 추정된다.2일 한국경제학회가 개최한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고은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보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발표한 ‘전공 교차 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고교 계열과 다른 계열의 전공을 선택한 대학생들의 졸업 후 시간 당 임금 수준이 교차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를 활용해 2010년 8월~2019년 2월까지 대학 졸업자의 약 18개월 간 노동 시장 진입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아르바이트, 임시직, 일용직을 제외하고 상용직으로 취직에 성공한 8만6181명이다.졸업 학점, 대학 소재지, 대학원 졸업 여부, 성별 등이 같다고 가정할 때 ‘문과→이과’ 교차 지원한 학생은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1.6% 낮았다.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문과→이과’ 교차지원을 한 학생의 유보임금(대학 졸업 전 기대했던 최저 연봉)이 3.5%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차 지원한 학생들의 취직 후 직업 만족도는 교차 지원하지 않은 문과 학생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이과→문과’로 교차 지원한 학생 역시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시간당 임금이 2.6% 낮았다. 다만 ‘이과→이과’로 진학한 학생은 ‘문과→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5.2% 가량 높았다.연구팀은 대학 서열화가 공고한 국내 환경에서 학생들이 적성보다 ‘대학 간판’ 때문에 교차 지원한 경우가 빈번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교차 지원을 한 학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나 충실도가 떨어지고, 임금 등에서 눈높이에 차지 않는 직장에 취직하게 된다는 것이다.2022학년도 대입에서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며 문이과 교차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해 봐야 할 대목이다. 연구팀은 수능에서 문이과가 통합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전공에 한계가 있다면 학생들은 대입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자연계열 학과에 대한 수능 과목 제한을 철폐하는 등 지원자의 전공 선택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최근 3년간 전국 의과대의 중도 탈락 학생 10명 중 7명이 지방 의대 출신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이 진학하는 의대에서도 서울 쏠림-지방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열악한 지역 의료 인프라에 수도권 병원 취업을 위해 아예 반수나 재수를 선택하는 의대생들이 많아진 탓이다. 지방 의대들은 “지방 의료 현실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5일 동아일보가 종로학원과 함께 정부의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2022년 3년간 예과와 본과를 포함한 의대 중도 탈락 학생은 561명에 달했다. 전국 의대 중도 탈락 학생 수는 처음으로 해당 수치가 공시된 2020년 185명, 2021년 173명에 이어 지난해 203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는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 2022학년도부터 학부 신입생을 선발해 관련 자료가 없는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를 제외한 전국 37개 의대를 분석한 수치다. ‘중도 탈락’은 대학 입학 후 졸업을 하지 못한 경우로 자퇴, 미등록, 미복학, 유급 등을 포함한다. 의대생의 경우 자퇴로 인한 중도 탈락이 80∼90%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의대 중도 탈락 학생 중 대다수는 지방 의대에서 나왔다. 전체 중도 탈락 학생의 74.2%(416명)가 서울과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방에 있는 의대 출신이었다. “수도권 취업-개원 원해… 지방 의대 자퇴” ‘의대 중도탈락’ 74%가 지방 졸업후 서울서 전공의 이수 어려워지역 대학병원은 인턴 충원도 난관“의료의 질 낮아지고 사고발생 우려” “나중에 개원하려면 학교 간판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모 씨(20)는 지난해 전라도권 의대를 다니다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본 뒤 올해 서울권 의대에 합격했다. 그는 “이전에 다니던 의대도 어렵게 들어가긴 했지만 조금만 더 준비하면 대학 이름이 바뀌는데, 1년 정도는 더 투자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 의대의 한 해 정원 대비 중도 탈락 학생 수와 비율은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높았다. 분석 대상 37개 의대 중 지방 의대의 한 해 정원은 2038명으로, 지난해에만 149명이 중도 탈락했다. 서울(40명)과 경기·인천(14명)의 중도 탈락 의대생을 합친 수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취업 때문에” 지방에서 서울 의대로 재도전 지방 의대를 중도 탈락한 학생들 대다수는 서울 등 수도권 의대 진학을 목표로 대입에 재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 A의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도 지난해 신입생 4명 정도가 빠져나갔다”며 “의대는 합격선이 촘촘해 조금만 더 준비하면 서울권 의대로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 자격증이 주어지는 직업이라 ‘대학 간판’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졌던 의대에서도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취업이 영향을 미쳤다. 지방 의대에서도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을 순 있지만 최상위권 성적이 아니라면 서울로 올라오기 어렵다. 서울에서 고2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의사가 된 후 자녀 교육과 삶의 질을 위해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내 아이가 아쉽게도 지방 의대에 진학한다면 반수를 권하겠다”고 했다. 향후 개업 등을 염두에 두고 지방 의대를 그만둔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와 울산대 의대는 3년간 중도 탈락 학생이 1∼7명에 불과했다.●지방 의대들 “지방 의료 악화→의대생, 수도권 이탈 악순환” 중도 탈락 학생이 많은 지방 의대는 향후 전공의 충원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B의대 관계자는 “(자퇴생이 많아서) 올해 본과 2학년 학생이 채 30명이 안 된다”며 “이 학생들이 전공의 과정에 진입하는 2026년에는 대학병원 인턴을 채우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공의 과정에 진입하는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 해당 학교의 대학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는다. 2026년에는 B의대 대학병원에서 인턴을 하는 인원이 15명도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B의대의 대학병원은 인턴을 20명 모집했다. 지방 의대와 서울 등 수도권 의대의 양극화로 앞으로 지방 의료 현실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 C의대 관계자는 “충분한 수의 인턴이나 레지던트 없이 교수를 포함한 기존 인력이 밤낮없이 진료를 보다 보면 진료의 질이 떨어지고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역 의료 인프라는 악화하고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10명 중 4명은 내년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우선적으로 교원 처우를 개선하고,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데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 148명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 검토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114명) 중 39.5%(45명)가 ‘내년쯤(2024학년도)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2023학년도) 1학기와 2학기 등록금을 올리겠다고 답한 총장도 각각 10명과 1명이었다. 진주·춘천·청주·부산교대에 이어 최근 부산 동아대가 사립대 최초로 학부 등록금 3.95% 인상을 결정했다. ‘2년 후부터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총장(5명)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53.5%(61명)가 2023∼2025학년도에 등록금을 올릴 계획이 있었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어디에 가장 먼저 쓸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45.6%(52명)의 총장이 ‘우수 교원 확보 및 교원 처우 개선’이라고 답했다. 노후 시설 및 도서 등 교재 정비(36.8%·42명), 학생 장학금 확대(8.8%·10명) 등이 뒤를 이었다.14년째 대학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이 심각해진 대학들은 우수 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 시 받을 수 없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들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다. 반면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내리는 대학에만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상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급등하면서 등록금 인상률 법정 한도가 지난해 1%대에서 올해 4.05%로 올라 등록금 인상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국가장학금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이 재원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동아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통해 받는 지원은 약 30억 원 수준이지만 등록금 인상을 통해 얻는 추가 재원은 약 50억 원으로 추정된다.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향후 10년 내 문 닫을 4년제 대학 수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111명) 중 27.0%(30명)가 31∼40개교를 예상했다. 전국 198개 4년제 대학 중 최대 20%가 폐교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60개교 이상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15.3%(17명)나 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책이 1인당 연간 2.5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면 수업 등이 제한되면서 도서관 대출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교육부는 ‘2022년 대학도서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387개 대학에 있는 456개 대학도서관을 대상으로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의 대학도서관 운영 전반에 대해 실시됐다. KERIS는 2009년부터 매년 대학 도서관의 소장 도서, 도서관 이용, 자료구입비 등 학술정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급감했던 대학 재학생 1인당 연간 대출 책 수는 2021년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에는 대학생 1인당 연간 대출 책 수가 4.0권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2020년 2.3권으로 줄었다. 4년제 대학 재학생과 대학원생의 1인당 연간 대출 책 수는 2019년 4.5권에서 2020년 2.6권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 2.7권으로 소폭 반등했다. 전문대 재학생의 경우는 2019년 2.0권에서 2021년 1.5권으로 줄었다. KERIS는 코로나19 탓에 도서관이 정상 운영되지 않다가 비대면 상황에서 이용 가능한 전자책이 도입되면서 대출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 도서관에서는 종이책보다는 디지털 자료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재학생 1인당 디지털 자료 이용 건수는 2021년 407.2건으로 2020년 277.1건보다 약 47.0% 늘었다.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는 2020년 10만1851원에서 2021년 10만7351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제시하는 대학도서관의 자료구입비 기준에는 여전히 못 미쳤다. 이 기준에 따르면 대학 총결산액 대비 자료구입비 비율은 4년제 2∼2.5%, 전문대 1% 수준은 돼야 하나 현재 대학 평균은 0.8%에 불과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교장들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9년간 밀린 사회통합전형 미충원 보전금을 지급하라며 1일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시자사고교장단연합회는 1일 서울 종로구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9년간 교육부에서 내려받은 사회통합전형 미충원 보전금 예산을 숨기고 자사고에 지급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사과하라”며 “보전금 예산이 전용된 경위와 내역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시교육청이 총 784억4711만 원을 서울 자사고들에 지급해야 한다며 권익위에 민원을 청구했다. 교육부는 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자사고, 외국어고 등에 대해 사회통합전형 미충원으로 인한 입학금, 수업료 결손액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2014년 이후 이 돈을 자사고들에 지급하지 않았다. 교장단은 “시설 개선비 등 학교 운영에 필요한 목적 사업비도 지급해 달라”고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간 지급되지 않은 보전금을 소급해서 지급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보전금이 목적대로만 쓰여야 하는 예산이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안에 다른 예산과 섞여서 교부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국내 148개 대학 총장들이 31일 모여 정부에 대학등록금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등록금 자율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009년 ‘반값 등록금’ 시행으로 등록금이 사실상 15년째 동결되면서 재정난에 빠진 대학들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선을 그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23년 대교협 정기총회를 열었다. 148개 대학 총장과 이 부총리가 참석했다. 총장들은 숙원이었던 ‘등록금 자율화’를 요구했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법정 한도 내에서 등록금을 올려도 국가장학금-Ⅱ유형을 받지 못한다. 개선의 여지가 있느냐”고 이 부총리에게 물었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강의실 빔프로젝트도 새로 못 사고 있다”며 “실험 장비도 최신으로 바꾸고 싶지만 엄두를 못 낸다”고 하소연했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도 “등록금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등록금 자율화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등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워 등록금 인상에 대해 좀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총장들은 정부의 교육 개혁도 비판했다. 교육부는 대학 관련 권한과 예산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주고, 교대-사범대 중심의 교사 양성 체계를 교육전문대학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대학 관련 권한 및 예산의)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 지방대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판우 대구교대 총장은 “학생 학부모들은 ‘잘나가는 교대를 왜 바꾸려 하나’라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 직이 두 번째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번에는 규제 개혁을 왜 못 했는지 반성하고 있다. 이번에는 확실히 다 풀어 드리겠다”며 4년제, 2년제, 사이버대 간의 장벽을 허무는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르면 2025년부터 만 0∼5세 영유아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통합된 새로운 형태의 기관에 다닐 수 있게 된다.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유보통합’(유아 교육과 보육의 통합)이 처음 추진된 지 28년 만이다.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을 위한 교육비 지원도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어린이집에 비해 짧은 유치원의 돌봄 시간도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합동 발표했다. 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사 자격, 시설 기준, 돌봄 시간 등의 격차를 줄여가다가 2년 후 양쪽을 완전히 통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차별 없이 교육·돌봄 서비스를 누리게 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어린이집은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사회복지기관’으로, 유치원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담당하는 ‘학교’로 나뉘어 있다. 새 기관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 일원화된다. 유보통합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3∼2024년)는 두 기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유보통합 선도 교육청 3, 4곳을 선정해 유보통합 모델을 시범 운영한다. 2단계 유보통합이 시행되는 2025년부터는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제3의 통합기관’으로 문을 연다. 영유아들은 이곳을 다니면서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추가 교육비 납부 부담을 덜 수 있는 정도까지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내년 만 5세를 시작으로 2025년 만 4세, 2026년에는 만 3세까지 지원금을 늘린다. 정부는 31일 출범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에서 지원금 인상 규모를 협의해 8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0~5세 유아 어디서든 똑같은 교육-돌봄… 어린이집-유치원 교사간 격차해소 관건 2025년부터 유보통합교육과정 통합해 연계 강화학급 편성은 탄력적 운영 계획 유보통합은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발표한 5·31교육개혁에 처음 제시된 이후 역대 정부에서 모두 추진됐으나 성공하지 못한 ‘해묵은 과제’였다. 김대중 정부는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내세웠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해 추진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부처 권한 통합과 교사 간 격차 해소라는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원화된 체계로 인해 아이들은 다니고 있는 기관에 따라 저마다 다른 서비스를 받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은 0세부터 다닐 수 있지만 유치원은 만 3세부터다. 어린이집은 기본 보육이 하루 7시간이지만 유치원은 정규 시간 4∼5시간과 방과 후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두 기관이 통합되면 유치원의 방과 후 과정을 늘려 어린이집(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만큼 돌봄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게 된다. 현재는 학부모 부담 차이도 크다. 만 3∼5세의 경우 정부가 월 28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어린이집과 국공립 유치원은 추가 교육비 부담이 거의 없지만, 사립 유치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월평균 13만5000원을 학부모가 추가로 냈다. 특별활동비를 포함해 월 40만∼50만 원씩을 더 내는 사립유치원도 많다.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제3의 기관’이 문을 열면 아이들은 어디서나 동일한 교육과 보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우선 기관마다 다른 학부모 추가 부담금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 과정도 통합한다. 교육부는 표준보육과정(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과정 간 연계를 강화한다. 통합 기관의 학급 편성은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0∼2세를 돌보는 가정형 어린이집이라면 통합된 뒤에도 그대로 0∼2세 반만 편성해 운영할 수 있다. 지역의 수요나 학부모들의 요청 등에 따라 해당 기관은 0∼5세 반, 4·5세 반 등으로 기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유보통합에 들어갈 추가 예산을 지출할 ‘교육-돌봄 책임 특별회계’(가칭) 신설도 추진한다. 기존 유아교육특별회계에서 필요한 추가 예산은 각 시도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라 교육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유보통합이 완성되는 2026년 기준 총 2조1000억∼2조6000억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원화된 교사 자격체계도 정부가 넘어야 할 난관으로 꼽힌다. 현재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직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를 통해서도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진입장벽이 다소 낮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교원의 의견과 교육 여건을 반영해 세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전국 학교에선 839일 만에 ‘노 마스크’ 등교가 이뤄졌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는 것이 어색한 다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는 모습이었다. 출근하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대다수도 여전히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광진구 광장초에선 오전 8시경부터 등교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두 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이 예전처럼 마스크를 쓴 채 교문을 통과했다. 2학년 1반 교실에서는 담임 교사가 “마스크를 벗고 싶은 사람은 벗어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학생 20명 중 8명 정도만 마스크를 벗었다. 학생들 사이에선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과 “감염이 걱정된다”는 우려가 교차했다. 최현서 양(12)은 “3학년 때부터 마스크를 써서 마스크를 벗기가 어색하다”며 “친구들과 마스크 없이 뛰어놀면서 서로 얼굴을 익히고 싶다”고 했다. 이후남 광장초 교장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때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학부모들도 아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덜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개학한 일부 학교는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를 학부모에게 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전날까지 학교에서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며 “결국 아이에게 마스크를 들려 보내면서 선생님 말씀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올 5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고 이르면 10월께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문위가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시점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언제 벗고 언제 착용하나” 곳곳 혼선일부 마스크 벗고 버스 타려다 제지다중이용시설 대부분 “아직은 불안”실내체육시설선 “벗으니 너무 편해” “주변에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저도 언제 벗고 언제 써야 하는지 헷갈려서 그냥 출근길에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네요.” 경기 광명시에서 서울 회현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연중 씨(35)는 이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출근길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 강남역 등에서 만난 출근길 시민 200여 명 중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너무 헷갈린다” 곳곳에서 혼선 이날부터 바뀐 방역 지침에 따르면 지하철 승강장이나 버스 정류장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열차나 버스를 탈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제대로 몰라 낭패를 겪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김우영 씨(30)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줄 알고 집에 마스크를 두고 나왔는데 마스크를 안 쓰면 버스를 탈 수 없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하철역에선 마스크를 벗은 채 지하철에 타려던 승객을 주변 사람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시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 식자재코너를 방문한 시민 20명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1명뿐이었다. 두 살배기 손자와 장을 보러 나왔다는 유재훈 씨(68)는 “마스크를 두고 나왔는데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없어서 눈치가 보였다”며 “당분간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트 내에선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되지만 마트 내 약국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등 복잡한 규정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 내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허모 씨(71)는 “마스크를 벗은 손님에게 착용해 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서 당황했다”며 “앞으로 마스크 벗는 사람이 더 많아질 텐데 착용 기준을 명확히 모르는 분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했다. 식당가 풍경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시민 20명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식당 사장 김애리 씨는 “다들 평소와 같아서 차이를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의류매장 점원 이모 씨(32)는 “매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고 말씀드려도 주변에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없다 보니 눈치가 보여서 계속 착용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헬스장에선 “마스크 벗을 날만 기다렸다” 반색 헬스장 등 실내 체육시설을 찾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취재팀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소재 헬스장 8곳에서 운동하던 시민 100여 명 중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는 사람은 16명이었다. 직장인 백승호 씨(30)는 “마스크를 쓰면 운동할 때 축축하게 젖어 찝찝했는데 이제 너무 편하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한 실내 암벽장을 찾은 정모 씨(33)도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 있는 날만을 기다렸다”며 “앞으로 평소보다 더 자주 운동을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프로농구 캐롯과 삼성의 경기가 열린 경기 고양체육관을 찾은 관중 1350명의 3분의 1 가량이 마스크를 벗고 경기를 관전했다. 프로농구는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직후 무관중 경기를 하다 시즌을 조기 종료했고 2020∼2021시즌부터 관중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봤다. 이날 마스크를 벗고 경기장을 찾은 김동현 씨(36)는 “오랜만에 제약 없이 농구를 보고 목청껏 응원할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고양=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3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초중고교 학생들은 합창, 통학버스 이용 등을 제외하고 ‘노 마스크’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통학버스 이용 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지만 나머지 상황에서는 권고다. 27일 교육부는 30일부터 시작되는 개학에 맞춰 일선 학교와 학원에서 지켜야 할 마스크 착용 세부지침을 안내했다. 바뀌는 마스크 착용 지침을 Q&A로 정리했다. ―학교나 학원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는 상황은 언제인가. “교실, 강당 등에서 합창 수업을 하거나 입학·졸업식에서 교가나 애국가를 제창할 때에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다만 노래를 부를 때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인지, 전체 행사 시간 동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인지는 개별 학교에서 결정할 수 있다.” ―체육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나. “그렇다. 다만 실내 체육관에서 체육대회를 열고 응원을 할 때에는 참가 선수를 제외한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현장 체험 학습, 수학여행을 가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경우 등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 다수가 밀집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실내에서 다른 사람과 1m 이상 간격 유지가 어려워 비말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학교장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수 있다.” ―마스크를 무조건 써야 하는 경우도 있나. “학교 통학, 학원 이용 시 단체 버스를 이용한다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권고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최대 10만 원)가 부과된다.” ―안전을 위해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싶다면…. “학생 판단에 따라 마스크를 써도 된다. 수업 시간, 체육 시간을 포함해 마스크 착용 권고나 의무 상황이 아닐 때에도 착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한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등교 전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은 계속해야 하나. “그렇다. 이번에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라 변경되는 내용을 안내한 것이다. 이후 학교 및 교육청 의견 수렴, 방역당국 및 전문가 자문을 거쳐 3월 새학기 시작 전 자가진단 앱, 발열검사, 환기·소독 등의 내용을 포함한 학교 방역지침이 새로 안내된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