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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본이 적 미사일 기지 반격 능력 보유를 담은 안보전략을 채택한 것을 겨냥해 “종전보다 한층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면서 “어느 만큼 우려하고 불쾌해하는가를 실제적인 행동으로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20일 주장했다. 중국, 러시아는 일본을 겨냥해 21일(현지 시간)부터 7일간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에 나선다. 앞서 16일 일본은 안보 3대 문서 개정을 통해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겨냥해 각각 ‘종전보다 한층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 ‘최대의 전략적 도전’ ‘안전보장상의 강한 염려’로 표현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0일 담화에서 “일본의 새로운 침략노선 공식화로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주장하는 이른바 ‘반격 능력’은 주권국가의 합법적인 자위권 보유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면서 “다른 나라 영역을 타격하기 위한 선제공격 능력”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은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군함들이 중국 해군과의 연합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해역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를 비롯한 러시아 군함 4대와 중국 군함 6대가 이번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은 연일 일본 주변에서 무력시위도 벌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중국 해군 측량선 한 척이 전날 오전 규슈 가고시마현 야쿠(屋久)섬 남쪽 영해에 진입했으며 19일 오후에는 중국군 H-6 폭격기 2대가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를 지나 동중국해와 태평양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일본의 반격 능력 개념과 관련해 이날 “향후 한미일 안보협력 틀에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성희롱이 마치 소통의 일부인 듯 만연했다. 감각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올 8월 일본 육상자위대에서 입은 지속적인 성폭력 피해 사실을 실명으로 폭로한 전직 여성 육상 자위대원 고노이 리나 씨(23·사진)가 19일 도쿄 외신기자협회 회견장에서 밝힌 소감이다. 고노이 씨는 재직 당시 중대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그가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묵살했다고 폭로했다. 가해자들이 돈으로 무마하려고 하는 등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명으로 고발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남성 대원이 다른 여성 동료에게 같은 행위를 반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위대원을 꿈꿨던 고노이 씨는 2020년 4월 입대했다. 5개월 후 후쿠시마현에 배치됐다. 지난해 6월까지 이곳에서 근무하며 같은 부대의 남성 대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그의 가슴을 만지고 뺨에 강제로 키스했다. 일부 남성 대원의 성기를 만지라고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10명이 넘는 남성에게 둘러싸인 채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까지 취해야 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거듭된 폭력에 노출된 그는 적응장애 판정을 받았고 올 6월 전역을 택했다. 이후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폭로 직후 자위대는 가해자 중 3명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전원 불기소됐다. 받아들일 수 없던 고노이 씨는 10만 명 이상의 서명이 담긴 재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후 특별 감찰이 진행됐다. 방위성은 이달 15일 직접 성폭력에 가담한 4명, 지시한 1명 등 5명을 면직 처리했다. 피해 사실을 묵살한 중대장은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고노이 씨는 이날 일부 가해자가 합의금 30만 엔(약 290만 원)을 주겠다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들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바랬을 뿐”이라며 “사안이 가볍게 다뤄지는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방위성은 그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이례적으로 사과했다. 당시 요시다 요시히데 육상막료장은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성폭력을 근절할 본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의 폭로 후 전 자위대원을 상대로 한 방위성의 자체 조사에서도 100건이 넘는 사례가 발견됐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우체국이 2006년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한인 전사자 김장호 일병(사진)의 이름을 붙인다. 17일(현지 시간) 한국계 영 김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공화)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내 오렌지카운티 플라센티아 우체국의 이름을 ‘장호 김’으로 바꾸는 법안이 14일 하원을 통과했다. 플라센티아는 김 일병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곳이다. 김 의원은 올 2월 김 일병의 이름을 우체국에 붙이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1985년생인 김 일병은 한국에서 태어난 뒤 199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고, 2005년 입대했다. 다음 해 1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차를 타고 순찰하다 현지 저항 세력이 설치한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 가족들의 걱정을 우려한 그는 파병 당시 가족들에게 이라크행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사후 리버사이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미 정부로부터 퍼플하트 훈장, 청동성 훈장(브론즈스타 메달) 등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른 나이에 우리를 떠났지만 그가 남긴 용기와 헌신은 여전히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추모했다. 유가족은 “장호는 헌신적인 군인, 촉망받는 청년,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로써 한인 이름을 딴 미 공공건물 및 시설물은 5곳이 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린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안창호 우체국’, 독립운동가 김호 선생의 이름을 딴 ‘찰스 H 김 초등학교’, 제2차 세계대전 영웅이자 미 최초의 아시아계 대대장인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붙인 ‘김영옥 중학교’, 캘리포니아의 첫 아시아계 주의원 앨프리드 송(한국명 송호윤) 전 의원을 기리는 ‘앨프리드 호윤 송 전철역’이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바티칸 박물관이 소장 중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 3점을 그리스에 돌려주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최근 서구 주요 박물관이 제국주의 시절 수탈한 문화재를 속속 반환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도 동참했다. 이날 교황청은 성명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 3점을 그리스 정교회 수장 이에로니모스 2세 앞으로 보낼 것”이라며 “진리의 길을 따르려는 교황의 열망에 대한 구체적인 표시”라고 밝혔다. 이 3점은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했던 말머리 조각, 각각 소년 및 수염을 기른 남자의 두상이다. 교황의 이번 결정은 그리스와 ‘엘긴 마블스’ 반환을 두고 줄다리기 중인 영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엘긴 마블스’는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 외교관이던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을 뜻한다. 현재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과거 영국 정부와 대영박물관 측은 엘긴 백작이 오스만제국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반출한 문화재이므로 돌려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태도를 바꿔 그리스 정부와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장관은 교황의 이번 결정에 “관대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엘긴 마블스를 돌려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우체국이 2006년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한인 전사자 김장호 일병의 이름을 붙인다. 17일(현지 시간) 한국계 영 김(캘리포니아·공화) 연방 하원의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 내 오렌지카운티 플라센티아 우체국의 이름을 ‘장호 김’으로 바꾸는 법안이 14일 하원을 통과했다. 플라센티아는 김 일병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곳이다. 김 의원은 올 2월 김 일병의 이름을 우체국에 붙이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1985년생인 김 일병은 한국에서 태어난 뒤 199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2005년 입대했다. 다음 해 1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차를 타고 순찰하다 현지 저항 세력이 설치한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 가족들의 걱정을 우려한 그는 파병 당시 가족들에게 이라크행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사후 리버사이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미 정부로부터 퍼플하트 훈장, 청동성 훈장(브론즈스타 메달) 등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른 나이에 우리를 떠났지만 그가 남긴 용기와 헌신은 여전히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추모했다. 유가족은 “장호는 헌신적인 군인, 촉망받는 청년,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로써 한인 이름을 딴 미 공공건물 및 시설물은 5곳이 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린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안창호 우체국’, 독립운동가 김호 선생의 이름을 딴 ‘찰스 H 김 초등학교’, 2차 세계대전 영웅 겸 미 최초의 아시아계 대대장인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붙인 ‘김영옥 중학교’, 캘리포니아의 첫 아시아계 주의원 앨프리드 송 전 의원(한국명 송호윤)을 기리는 ‘앨프리드 호윤 송 전철역’이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란 당국이 ‘히잡 의문사’ 반(反)정부 시위 참가자를 도심 한복판 건설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처형했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첫 사형 집행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형 집행에 나섰다. 특히 이번엔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충격적인 공개 처형 방식을 택하자 국제사회가 일제히 이란의 반인도적인 행태를 거세게 비판하며 대(對)이란 제재 수위를 높였다.○ 이란 정부, 크레인 매단 시신 사진 공개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12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마지드레자 라나바르드(23)를 처형했다. 8일 모센 셰카리(23) 사형 집행 이후 나흘 만이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라나바르드는 지난달 17일 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이란 사법부는 그가 보안군 2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며 ‘모하라베’(신에 대항해 전쟁을 벌인 혐의)를 저질렀다고 처형 이유를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첫 번째 사형 집행 때와는 달리 라나바르드는 그가 체포된 마슈하드 도심에서 공개적으로 처형됐다. 미잔통신은 “사형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진행됐다”며 교수형 당한 그의 시신 사진을 그대로 공개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라나바르드는 머리에 검은 천이 씌워져 있었고 손과 발이 묶인 채 건설용 크레인에 매달려 있었다.○ “처형 뒤에야 어머니에게 알렸다”이란 당국은 형 집행 전날까지 그의 가족들에게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는 등 비인도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1500타스비르’에 따르면 라나바르드의 어머니는 처형 직후인 이날 오전에야 당국으로부터 “당신의 아들을 처형했으며, 시신을 이미 묻었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를 비롯한 유족들은 전날 밤 아들과 접견 당시까지도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날까지 사형 집행 사실을 몰랐던 모자(母子)는 접견 당시 서로를 마주 보며 찍은 사진을 남겼다. 조사 과정에서 고문 등을 통해 거짓 자백을 강요하고 제대로 된 변호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1500타스비르는 “라나바르드가 고문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다”며 “그는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공개 재판을 요구할 수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와 함께 체포 이후 피범벅이 된 붕대를 팔에 두르고 있는 라나바르드의 사진을 공개했다. AP통신은 라나바르드가 유죄 판결을 받은 마슈하드 혁명 법원이 피고인의 변호사 직접 선임을 금지하고 불리한 증거를 열람할 수 없게 하는 악명 높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 비판에도 추가 사형 준비”국제사회는 일제히 이란을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사형 집행은 이란 사법체계의 비인간성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인 24명과 관련 기관 5곳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이 중 20명 및 국영 IRIB 방송사는 반정부 시위 강제 진압 및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특히 IRIB는 협박과 고문으로 끌어낸 반정부 인사들의 ‘강제 고백’을 방송하는 등의 책임이 있다고 EU는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이 추가 사형 집행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마한 사드라트(22) 등 시위 관련자 10여 명에 대한 사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중도·개혁 성향 신문인 에테마드는 10일 사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 24명에 대한 사형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쓰레기 매립지가 내 삶을 ‘살아 있는 지옥’으로 만들었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발스와에는 62m의 ‘쓰레기산’이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마치 거대한 산처럼 변한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유독 가스와 각종 오염 물질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 즈왈라 프라샤드 씨는 10일 미국 CNN에 “(매립지에서 나오는) 물로 목욕을 한 후 피부가 타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주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올 4월 이곳에서는 쓰레기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등으로 수일간 대형 화재도 발생했다. 당시 고열과 연기 등으로 죽음의 위협에 직면했다는 주민 나라얀 초우드하리 씨는 “화재로 얼굴과 코가 부어올랐다. ‘죽음의 침대’에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독 가스로 만성 천식을 앓고 있다. 인도는 세계 1위 쓰레기 매립지발 메탄가스 배출국이다.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쓰레기산의 수는 약 3100개. 특히 델리주 가지푸르에 있는 쓰레기산의 높이는 65m에 달한다. 발스와와 가지푸르 매립지 모두 20년 전인 2002년 저장 용량을 초과했지만 아직도 매일 수천 t의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올 3월 측정 결과 가지푸르 쓰레기산에서는 1시간마다 2.17미터톤(metric ton)의 메탄가스가 배출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차량 35만 대가 배출하는 메탄가스와 맞먹는다. 수질 오염도 심각하다. 인도 비영리단체 ‘과학환경센터(CSE)’에 따르면 발스와 쓰레기산 인근 지하수 내 총용존고형물(TDS)은 L당 3000∼4000mg 수준이다. 식수는 물론이고 씻는 물로도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 물로 목욕을 하고 때로는 마신다. 인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CSE 관계자는 “매일 1000t의 쓰레기를 안전하게 처리해도 2000t의 쓰레기가 새로 생긴다.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이 시상식에서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의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39),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의 얀 라친스키 이사회 의장(64),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의 부인 나탈리야 핀추크 등이 참석해 러시아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각각 올해 수상자인 시민자유센터, 메모리알, 감옥에 갇힌 비알리아츠키를 대신해 상을 받았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푸틴 대통령과 친러 행보를 보이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국제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평화는 공격받는 국가가 무기를 내려놓음으로써 달성될 수 없다.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점령”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평화를 위한 투쟁은 침략자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잔인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친스키 의장은 이번 침공을 ‘미친 범죄’ ‘광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이 미친 범죄적 침공 전쟁을 이념적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을 대신해 소감을 전한 핀추크는 “내 조국 벨라루스 전체가 감옥에 갇혀 있다”며 “이 노벨상은 고문, 구타, 체포를 당하고 있는 벨라루스인의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정권은 지난해 7월부터 수감 중인 비알리아츠키의 시상식 참석은 물론 수상자 연설문 공개도 불허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유럽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이 내년 1월부터 시범 도입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EU 통상장관 회담 등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안 본부장은 9일(현지 시간) EU 전문매체 유락티브와의 인터뷰에서 EU의 CBAM 준비 방식이 한국 내 산업계에 많은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며 “만약 EU가 전반적인 (준비) 과정을 잘못 관리하면 이 문제가 한순간에 유럽판 IRA처럼 간주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목적이 단순히 ‘CBAM 요새’를 짓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EU의 자국 우선주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안 본부장은 EU가 추진하는 핵심원자재법 등을 의식한 듯 “EU 집행위원회로부터 IRA 같은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제안이 다수 나왔다”며 “EU가 제한선을 넘으면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에 대처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EU가 협력해야 한다는 뜻도 강조했다. ‘탄소국경세’로도 불리는 CBAM은 수입품의 탄소 함유량을 조사해 탄소 가격을 별도로 부과하는 제도다. EU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철강업계 등에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 5개 분야에 시범 적용된다. 정식 적용 시기는 2026년이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시상식에서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의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39),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의 얀 라친스키 이사회 의장(64), 벨라루스 인권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의 부인 나탈리아 핀추크 등이 참석해 러시아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각각 올해 수상자인 시민자유센터, 메모리알, 감옥에 갇힌 비알리아츠키를 대표해 상을 받았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푸틴 대통령과 친러 행보를 보이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국제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평화는 공격받는 국가가 무기를 내려놓음으로써 달성될 수 없다.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점령”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평화를 위한 투쟁은 침략자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잔인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친스키 의장은 이번 침공을 ‘미친 범죄’ ‘광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이 미친 범죄적 침공 전쟁을 이념적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을 대신해 소감을 전한 핀추크는 “내 조국 벨라루스 전체가 감옥에 갇혀 있다”며 “이 노벨상은 고문, 구타, 체포를 당하고 있는 벨라루스인의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정권은 지난해 7월부터 수감 중인 비알리아츠키의 시상식 참석은 물론 수상자 연설문 공개도 불허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까지 신재생 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최대 전력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AP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IEA는 6일(현지 시간) 올해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이 급상승해 3년 이내 신재생 에너지가 지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전력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EA는 앞으로 5년 간 신재생 에너지 발전 용량이 약 2400기가와트(GW)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새로 확충될 전력 생산량의 90% 이상이며 현재 중국 전체 발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27년까지 약 3배 이상 증가해 세계 최대 전력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IEA는 전망했다. 풍력 발전은 약 2배 가까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IEA는 이 같은 성장 예측은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래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서방 제재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한으로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주도해 유례없는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는 얘기다.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는 향후 5년 안에 지난 20년 간 확보한 만큼의 신재생 에너지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며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현재 에너지 위기가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는 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해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각해졌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 퓨리서치센터는 6일(현지 시간) 한국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한 19개 선진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SNS 및 인터넷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 약 77%는 ‘SNS가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미국(79%) 네덜란드(78%)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응답률이며 전체 19개국 응답자 평균 65%를 훨씬 웃돈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과 미국은 지지하는 정당에 따른 갈등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이런 경우 SNS가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인식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87%는 ‘SNS가 사회 및 정치 이슈에 관한 시민 인식을 바꾸는 데 효과적‘이라고 답해 19개국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여론 조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SNS 사용 빈도가 높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30세 이하 한국인 약 90%는 ‘SNS를 통해 시민(여론)을 조작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답했다. 19개국 응답자 약 57%는 ‘SNS가 자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은 35%였다. SNS 영향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가는 싱가포르(76%)였다. 반면 미국은 SNS를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64%)했다. 한국은 ‘긍정적 영향‘이 61%로 ‘부정적 영향‘(32%)의 약 두 배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 등 미국 외 지역 성인 2만944명과 미국 성인 3581명을 대상으로 올 2월부터 6월까지 전화, 면담,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항의 시위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 수백 명이 집에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5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대학본부 앞에 모인 우한대 학생들은 귀가를 허가해 달라는 평화시위를 펼쳤다. 당시 시위 상황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에는 100명가량의 학생들이 우산을 든 채 “과정 공개, 투명한 정보”를 외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만 중국공산당이나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매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수백 명 발생하는 우한에서 학생들은 학교 측에 집에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우한대생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 따르면 이들은 고향 방문 규정이나 시험 일정에 혼동이 생기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 또 교내에서 음식을 살 수 있는 가게들이 문을 닫아 음식을 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글들은 5일 삭제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중국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에게 한밤중 기숙사를 비우라고 통보하거나 조기 방학을 선포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외국에 있는 반(反)정부 성향 중국인을 감시한다고 의심받는 중국의 이른바 해외경찰서가 한국에서도 운영되고 있다는 국제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5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의 비밀 해외경찰서를 한국과 일본 등 최소 세계 53개국에서 102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9월 조사에서 21개국 54곳을 확인했고 추가 조사를 통해 (한국 등) 48곳이 더 발견됐다”고 했다. 이 보고서를 처음 공개한 미국 CNN 방송은 “중국 정부는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괴롭히기 위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어느 지역에서 이런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장쑤성 난퉁(南通)시 공안국 산하 조직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퉁시 공안국은 2016년부터 한국 등 29곳에서 이런 시설을 운영했다.“中, 2016년부터 韓에 자국민 감시조직 둬… 본토 공안이 통제” 中 비밀 해외경찰서 파문 “佛-스페인 중국인들 강제귀국 당해”獨 등 조사 착수… 국제 논란 가능성中 “해외국민 행정 도움주기 위한 것”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9월 중국이 해외에서 이른바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처음 폭로할 때만 해도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단체가 이번에 공개한 추가 조사 보고서에 “2016년 2월부터 한국 등 29곳에서 해외경찰서를 운영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시설은 한국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캐나다 밴쿠버·토론토, 이탈리아 밀라노·로마, 호주 시드니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자국에 설치된 해외경찰서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은 CNN에 “현재까지 밝혀진 시설 수는 빙산의 일각이다. 중국은 이런 시설을 확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보고서 “佛서 중국인들 강제 귀국 당해”이 시설들은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중국에서 ‘110’은 한국 ‘112’ 같은 범죄 신고 전화번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설들은 주재국 위치에 따라 저장성 칭톈(靑田) 공안국, 저장성 원저우(溫州) 공안국, 장쑤성 난퉁(南通) 공안국, 푸젠성 푸저우(福州) 공안국 등 4개 공안국에서 권역을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4일 “파리에 살던 중국인이 중국 해외경찰서에서 비밀리에 근무하는 공작원들에 의해 강제 귀국을 당했다”며 “중국 정부가 해외에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괴롭히기 위해 이 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은 9월 보고서에서는 스페인과 세르비아 등에 거주하던 중국인들이 해외경찰서 비밀 공작원들의 협박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 사는 중국인은 올 초 비밀 공작원들에게서 ‘중국에 있는 부모 처지를 생각하라’는 협박성 경고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 中 “행정 도움 주기 위한 것, 과장 말라”CNN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 시설들이 외국에 사는 중국인 운전면허 갱신이나 여권 재발급 같은 서류 작업에 행정적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공서들이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는 중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 같은 시설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영토 밖에서는 경찰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CNN에 “긴장 조성을 위해 사안을 과장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를 구실로 중국을 비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이 시설들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몇 년 전이다. 원저우 공안국은 2016년 5월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 시범 설치한 뒤 계속 확대해 현재 1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2018년 이탈리아 로마에 중국 해외경찰서가 개설된 사실이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비밀 해외경찰서 의혹이 제기되자 여러 나라가 해당 시설 조사에 착수했고 일부 국가는 폐쇄를 명령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1일 중국 해외경찰서 두 곳에 대해 즉시 폐쇄 명령을 내렸다. 독일 캐나다 등은 자국 내 해당 시설 조사에 착수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2016년 말 창설된 비영리 인권단체다. 중국 등 아시아 내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에는 시진핑 주석 집권기의 유명인 실종 사례를 다룬 ‘실종인민공화국’을 발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 일대. 올 8월 4일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된 이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20km다. 그러나 30분 동안 지나간 배달 오토바이 5대는 모두 제한속도를 10km 이상 초과해 도로 중앙 부분을 ‘쌩’ 하고 지나갔다. 도로 바닥에는 ‘보행자우선도로’라고 적혀 있고 제한속도 20km를 알리는 표지판도 서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서행하는 차량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속도를 낸 채 보행자를 요리조리 피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다. 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배달기사 전모 씨(56)는 “제한속도가 시속 20km인지 몰랐다.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라고 했다.○ 보행자도 모르는 보행자우선도로올 7월 12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보행자우선도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방자치단체가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한 도로를 운전할 경우 제한속도(시속 30km 또는 20km)를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지나가는 사람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제한속도를 초과해 보행자를 추월하거나 경적을 울리며 보행자를 위협하면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손해보험협회는 보행자우선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100% 과실 책임을 진다는 기준도 마련했다. 보행자우선도로는 현재 전국에 25곳이 지정돼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19년 서정리역 일대 1320m 구간 등을 보행자우선도로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평택시와 함께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을 설치했다. 현재 서정리역 일대에는 시작 지점과 끝 지점에 보행자우선도로임을 알리는 파란색 표지판이 설치됐고, 제한속도 20km를 표시한 안내판도 마련됐다. 도로 바닥은 아스콘으로 포장해 일반 아스팔트 도로와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정리역 일대의 경우 시범사업 기간까지 포함해 보행자우선도로로 운영된 지 3년이나 흘렀지만 정작 보행자 상당수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거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남모 씨(42)는 “승용차도 많고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 아슬아슬한 순간이 많다. 보행자우선도로인 줄 전혀 몰랐다”며 “차량과 오토바이를 피해 다니고 있다”고 했다. 보행자우선도로에선 보행자가 도로 전 구역에서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선 불법 주·정차 차량 수십 대가 도로 양측을 막아 보행자들은 주차된 차량 사이로 지나다녀야 했다. 주차된 차들을 피해 주행하는 차량들이 도로 중앙을 점령한 탓이다. 행정안전부는 시범사업 현황을 조사하면서 “주차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고 안전한 보행로를 확보하기 위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현장에선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골목을 걷고 있던 김정미 씨(42)는 “차들이 양옆으로 주차돼 있는 경우가 많아 차를 피해 다니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했다.○ 보행자우선도로, 서울엔 1곳도 없어보행자우선도로는 자동차와 보행자가 뒤섞이는 이면도로에서 사망 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38%가 보행자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9년 기준 19.3%)의 2배가량이다. 특히 전체 보행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이면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12일이면 보행자우선도로 시행 5개월이 되지만 여전히 보행자우선도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13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 서울시의 경우 현재 시범사업지를 100곳이나 운영하고 있지만 보행자우선도로로 정식으로 지정된 곳은 1곳도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안전시설 표지판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일부 도로에서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규격에 맞는 표지판을 설치한 다음 보행자우선도로를 고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우선도로 지정과 안전시설 마련 못지않게 제도를 알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자체들이) 노면 포장 등 도로 정비에 보행자우선도로 사업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우선권이 보행자와 차량 중 어디에 있는지, 제한속도는 시속 몇 km인지 등 정작 중요한 정보는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또 “초기에 집중 단속을 통해 보행자우선도로의 존재를 알리는 한편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병행해 보행자 안전이 철저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김재형(산업1부) 정순구(산업2부) 신지환(경제부) 김수현(국제부) 유채연(사회부) 기자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중심지 우루무치 지역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24일(현지 시간)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이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9분경 우루무치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약 2시간 5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15층에서 시작된 불이 위층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많이 퍼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기적 요인에서 불이 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 이후 웨이보 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인해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우루무치 전 지역은 올 8월 초부터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된 지역이다. 주민들 주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주거지를 봉쇄하기 위해 사용된 철제 울타리 등이 아파트 주변을 가로막고 있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들이 신속히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한다. 웨이보 등에는 소방차들이 아파트 단지에 접근하지 못하고 좁은 차선에 갇혀 있거나, 거리가 먼 탓에 소방호스로 뿜어내는 물줄기가 불길에 닿지 않는 상황을 찍은 영상이 올라왔다. 자신을 우루무치 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화재가 진압될 때까지 이 지역은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고, 건물 문은 잠겨 있었다”고 전했다.다만 신화통신은 화재 발생 지역이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주민들이 건물을 나갈 수 있는 상황었다고 전했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사면(amnesty)은 다음 주에 시작된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리며 혐오 발언 등으로 사용이 정지된 계정에 대한 사면을 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법을 어기거나 악질적인 언행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지된 계정을 사면해줘도 되는지를 두고 찬반투표를 했다. 하루 동안 약 316만 명이 참여해 이 가운데 72.4%가 찬성표를 던졌다. 머스크는 이 결과에 “사면은 다음 주에 시작된다”는 댓글을 달면서 ‘민심은 천심(Vox Populi, Vox Dei)’이란 뜻의 라틴어를 올렸다. 머스크는 영구 정지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약 22개월 만인 19일 복구시킬 때도 이 같은 설문조사 방식을 사용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스스로를 ‘절대적 표현의 자유 옹호자(freedom speech absolutist)’로 지칭하며 정지된 계정을 복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反)유대인 발언으로 계정이 정지됐던 미 힙합가수 Ye(개명 전 이름 Kanye West) 등 허위사실 유포나 혐오 발언을 해 정지됐던 계정의 상당수가 복구됐다. 이에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혐오 발언을 용인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스캇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는 미 CNN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주변에 (그를 통제할) 가드레일이 없다. 갓 콤플렉스(God Complex·자신만이 항상 옳다고 믿음) 성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다음 달 퇴임을 앞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사진)이 22일(현지 시간)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남긴 당부는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었다. 38년간 미국의 ‘방역 사령탑’을 맡아온 파우치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백신 개발과 마스크 착용 등을 강조해왔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오른 파우치 소장은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백신이 효과가 있음을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제가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여러분 스스로와 가족,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을 즉시 맞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낮다.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보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며 추가 접종을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묻자 “재임 기간 내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는 점이 기억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1966년 미 국립보건원(NIH)에 입사한 파우치 소장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4년 NIAID 소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국의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다음달 퇴임을 앞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이 22일(현지 시간)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남긴 당부는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었다. 38년간 미국의 ‘방역 사령탑’을 맡아온 파우치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백신 개발과 마스크 착용 등을 강조해왔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오른 파우치 소장은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백신이 효과가 있음을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제가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여러분 스스로와 가족,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업데이트 된 코로나19 백신을 즉시 맞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낮다.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보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며 추가 접종을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국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묻는 질문에 “재임 기간 내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는 점이 기억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선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내가 일해 온 40년의 일부”라고 했다. 1966년 미 국립보건원(NIH)에 입사한 파우치 소장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4년 NIAID 소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국의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당시 코로나19 대응에 미온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의학적으로 생각하라”고 비판하며 갈등을 빚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30년간 냉동 보관된 배아로부터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미국 CNN방송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이를 출생시킨 냉동 보관 배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CNN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레이철, 필립 리지웨이 부부 사이에서 쌍둥이 남매 리디아와 티머시가 태어났다. 두 아기 배아는 1992년 4월 22일 익명의 부부에게서 받아 냉동 보관됐으며 이 부부가 2007년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리지웨이 부부는 기증자 번호가 앞일수록 더 오래전에 배아를 기증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최대한 앞 번호 기증자를 고르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다만 남편 필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냉동된 배아를 얻으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가장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 온 배아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에게는 이미 8세, 6세, 3세 및 생후 24개월이 채 안 된 아이 등 자녀가 넷 있다. 이들 가운데 체외 수정이나 배아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는 없다. 부부는 “쌍둥이는 우리 집에서 가장 어리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큰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전까지 최장 기간 냉동된 배아는 2020년 미 테네시주에서 태어난 몰리 깁슨의 배아로 1992년 10월부터 약 27년간 보관됐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