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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사진)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새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은 20일 “기성용이 스페인 1부 리그 클럽과의 계약 협상 마무리와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21일 출국한다”고 밝혔다. 매니지먼트사가 구체적인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축구계에서는 스페인 1부 리그 레알 베티스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일 뉴캐슬(잉글랜드)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기성용은 K리그1 FC서울, 전북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09년 서울에서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맺은 별도의 계약 조항(국내 복귀 시 서울과 우선 협상,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 등이 걸림돌이 됐다. 10일 국내 구단과의 협상 종료를 알린 기성용은 이후 스페인, 카타르, 미국의 프로팀들과 협상을 해왔다. 기성용은 중동 팀에서 거액을 제시받기도 했다. 하지만 셀틱을 시작으로 스완지시티(잉글랜드), 뉴캐슬 등에서 총 11시즌을 뛴 그는 유럽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오른팔이 골절된 손흥민(28·토트넘·사진)의 부상 부위가 3년 전과 같은 ‘근위요골’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의료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손흥민이 다친 곳은 오른팔 근위(몸통에 가까운 쪽)요골로 과거 수술했던 뼈다. 다만 요골상에서 부러진 위치는 과거보다 2cm가량 팔꿈치에 더 가까운 곳”이라고 말했다. 손목부터 팔꿈치까지를 뜻하는 전완(아래팔)은 요골과 척골로 구성된다. 손흥민은 엄지손가락 방향으로 뻗어 있는 요골을 다쳤다. 손흥민은 2017년 6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오른팔 근위요골을 다쳐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약 두 달 만에 공식 경기에 복귀한 적이 있다. 그는 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전 전반 31초에 상대 수비수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뼈를 또 다쳤다. 첫 부상 당시 요골의 절단면은 수직에 가까웠으나 재골절이 발생한 이번에는 절단면이 비스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귀국한 손흥민은 3년 전과 같은 병원에서 21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손흥민이 오른팔이 부러진 상황에서도 애스턴 빌라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2골을 넣은 것이 미스터리라는 팬들의 반응도 있다. A정형외과 원장은 “과거에 골절이 전혀 없었던 부위를 다치면 극심한 고통 때문에 경기를 뛸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수술 전력이 있는 부위나 그 인근을 다치면 뼈가 금이 가듯 부러져 상대적으로 통증이 덜하다”고 말했다. 손흥민 측 관계자는 “손흥민이 (경기 중에) 아픔을 느꼈지만 끝까지 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수술 후 회복을 잘해서 그라운드 복귀를 앞당기기 위해 손흥민도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복귀 시점은 수술 경과와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골절이 발생한 위치는 다소 우려스럽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번보다 팔꿈치에 가까운 쪽이 부러졌다면 신경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을 다쳤다는 의미다. 이 경우 수술이 복잡하다. 수술 후 뼈가 잘 붙지 않거나 신경 손상에 따른 후유증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4∼6개월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 관계자는 “손흥민이 공식 경기를 뛰기까지는 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말처럼 ‘시즌 아웃’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몸싸움 등 상대와의 충돌이 없는 그라운드 훈련은 수술 후 2개월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볼을 잡은 ‘패스 마스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빗셀 고베)가 현란한 개인기로 압박 수비를 벗어난 뒤 침투 패스를 시도하자 관중석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오∼” 하며 놀라움을 나타내는 관중의 소리와 수원 팬들의 “우∼” 하는 야유 소리가 뒤섞였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빗셀 고베(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경기는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미드필더 이니에스타의 방한 경기이자 K리그1 인기 구단 수원의 시즌 첫 경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에도 이날 1만737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수원의 ACL 안방경기 최다 관중이다. 일부 한국 팬들은 과거 이니에스타가 뛰었던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바르사)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니에스타는 바르사(674경기 57골)에서 4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패스가 장기인 그는 2018년부터 고베에서 뛰면서 2019 일왕컵 우승 등에 기여했다. 고베는 일왕컵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시즌 사상 처음 ACL 무대를 밟았다. 고베에서 이니에스타가 받는 연봉은 3000만 달러(약 357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수원의 연봉 총액은 약 77억 원이다. 이니에스타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가운데 전반에는 고베가 볼 점유율에서 66%-34%로 앞섰지만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막판까지도 팽팽했던 경기 균형을 깬 결승골의 출발점은 이니에스타였다. 후반 45분 이니에스타가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사카이 고토쿠에게 절묘한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고토쿠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으로 쇄도한 후루하시 교고가 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89분 동안 이니에스타를 잘 막았던 수원은 이니에스타의 ‘패스 한 방’에 무너지며 0-1로 패했다. 2경기를 치른 고베는 승점 6(2승)으로 G조 선두를, 이날이 첫 경기였던 수원은 3위(승점 0)를 기록했다. 2004년 바르사 소속으로 방한해 수원과의 친선전에서 0-1로 졌던 이니에스타는 두 번째 방한 경기에서 승리를 맛봤다. 경기 후 이니에스타는 “과거 친선전의 기억이 있는 한국에서 다시 경기를 뛸 수 있어 좋았다. 까다로운 경기였지만 승점 3(승리)을 획득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수원=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낙관적인 홍보 담당자는 손흥민(28·토트넘)이 시즌 막바지에 복귀해 2, 3경기를 뛸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나는 손흥민이 시즌 중에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18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회견에 앞서 구단 측은 ‘오른팔이 골절된 손흥민이 이번 주 수술을 받고 이후 몇 주간 재활에 집중할 것’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은 “내가 공지를 썼다면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아웃’까지 예상한 것이다.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마지막 경기는 약 3개월 뒤인 5월 17일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예정돼 있다. 모리뉴 감독은 “일부 선수의 부상 등 계단이 부러지는 상황 속에서도 지하 12층부터 4층 정도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손흥민의 부상으로) 계단이 아예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손흥민은 16일 애스턴 빌라와의 리그 경기(3-2 토트넘 승)에서 전반 31초 만에 상대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충돌해 오른팔을 다쳤다. 공격수 해리 케인(햄스트링 부상)이 장기 결장 중인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스트라이커로 나선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추가 시간 포함 100분)을 뛰며 2골을 넣는 투혼을 발휘했다. 손흥민은 26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대다수 영국 언론이 손흥민의 수술 후 회복 기간을 6∼8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오른팔 부상 전력이 있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와 골절 정도 등에 따라 컴백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2017년 6월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오른팔이 부러진 적이 있다. 3년 전에는 오른팔 전완(팔꿈치부터 손목까지)에 있는 요골의 팔꿈치 쪽 부분을 다쳤다. 당시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약 두 달 만에 EPL 경기(2017∼2018시즌 개막전)에 복귀한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느낌이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복귀 뒤에도 한동안 붕대를 감거나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나섰던 손흥민은 오른팔에 박힌 철심을 지난해 여름에야 제거했다.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전완에 있는 두 개의 뼈(요골, 척골) 중에 지난번 수술 부위인 요골이 다시 골절됐다면 문제다. 요골에 철심을 박았었기 때문에 취약한 지난 수술 부위 인근에 재골절이 발생했을 수 있다. 이 경우 수술이 복잡해지고 회복 기간이 최장 6개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는 점에서 최악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장(전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은 “뼈가 부러져 어긋난 상황이라기보다는 금이 간 상태(선상골절)로 8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이나 오른팔을 다친 손흥민이 트라우마를 겪게 될 우려도 있다. 재활 의료진과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부상이 반복되는 선수들은 분노, 거부(상황 회피), 수용(재활 돌입)의 단계를 거친다. 분노와 거부의 단계를 빠르게 지나도록 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고, 복귀 후 재기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흥민은 최근 상대 수비수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거친 몸싸움 속에 부상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비책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성봉주 박사는 “유도 선수처럼 낙하 시 몸을 둥글게 말아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 등을 손흥민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술 후 밸런스 트레이닝을 통해 양쪽 팔의 근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부상은 토트넘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 모두에 악재다. 또한 회복이 늦어질 경우 올여름으로 예정된 병역 특례에 따른 기초군사훈련 입소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손흥민은 3년 전 수술을 받은 병원을 다시 찾아 부상 부위에 대한 추가적인 검진을 받은 뒤 20일 혹은 21일에 수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한국 팬들이 손흥민과 충돌한 애스턴 빌라 콘사의 인스타그램 등을 찾아가 악성 메시지를 남겨 물의를 빚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지성이형은 한국 선수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기회를 열어준 선구자다. 나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상으로 잠시 기록 행진을 멈추게 된 EPL 토트넘의 손흥민(28)은 박지성(39·은퇴)이 남긴 발자취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입단해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가 된 것을 시작으로 16년 동안 한국 선수 13명이 세계 최고 EPL 무대를 누볐다. 성실한 모습으로 한국 선수의 이미지를 제고한 박지성은 팬들로부터 ‘해버지’(해외축구 아버지)로 불린다. 2006년 2월 5일 박지성이 역사적인 EPL 1호 골을 터뜨리며 득점 레이스를 시작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은 17일 아시아인 최초로 EPL 통산 50골을 돌파한 손흥민(51골)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101골을 합작했다. EPL에 따르면 한국인 득점 순위는 손흥민, 박지성(19골), 기성용(15골), 이청용(8골), 설기현(5골), 지동원(2골), 김보경(1골) 순이다. 손흥민은 통산 도움(26개)도 1위에 올라 있다. 18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철인’은 기성용(31)이다. 스완지시티, 뉴캐슬 등에서 8시즌을 뛴 기성용은 출전 경기(187경기)와 출전 시간(1만3368분)에서 1위다. 미드필더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은 그는 옐로카드 1위(21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레드카드(퇴장)를 받지 않았을 정도로 노련했다. 수비수(이영표, 윤석영 등)가 상위권인 걷어내기도 2위(208회)에 오르며 뛰어난 수비 가담 능력을 보여줬다. 200회 이상 걷어내기를 기록한 선수는 이 부문 1위 이영표(223회)에 이어 기성용밖에 없다. 최근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은 스페인, 카타르, 미국 팀과 이적 협상 중이다. 출전 경기 수 2위는 8시즌을 뛴 박지성(154경기)이다. 하지만 이 부문 3위 손흥민(151경기)이 출전 시간(2위·9276분)에서는 박지성(3위·7453분)을 앞선다. 박지성이 맨유의 로테이션 속에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친 반면 EPL에서 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손흥민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아차상’ 후보이기도 하다. 골대 강타 횟수(11위)와 오프사이드(91회)에서 1위이기 때문. 운이 따랐다면 50골 돌파가 더 일찍 나올 수도 있었다. 과거 미들즈브러(2시즌)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동국은 23경기에서 오프사이드 14회를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은 ‘걸어 다니는 기록 제조기’ 손흥민을 이렇게 평가한다. “지금의 손흥민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선수다. 아시아 선수가 최고 레벨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슈퍼 소니’ 손흥민(28·토트넘·사진)의 거침없는 득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지난 애스턴 빌라전에서 오른팔이 골절돼 이번 주 수술을 받는다. 수술 후 의료팀의 진단에 따라 몇 주간 재활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16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EPL 경기에서 전반 31초 만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역습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크게 충돌한 손흥민은 오른팔로 땅을 짚으며 떨어졌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지만 의료팀의 치료를 받은 뒤 경기에 다시 투입됐다. 토트넘 측이 부상 경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콘사와의 충돌이 부상의 이유로 추정된다. 이후 손흥민은 경기 중에 오른팔을 돌리거나, 왼손으로 오른팔을 감싸 쥐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손흥민은 그런 상황에서도 2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3-2)와 함께 아시아인 최초의 EPL 통산 50골 돌파(51골)에 성공했다.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인 5경기 연속 득점까지 성공시킨 그는 경기 후 부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괜찮다”고 답했지만 정밀 진단을 통해 오른팔이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언론들은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더 선’ 등 일부 영국 언론은 손흥민의 회복 기간이 6∼8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흥민은 2017년 6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 때 오른팔이 골절돼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정확한 부상 명칭은 ‘근위요골 골절’이었다. 근위요골은 전완(팔꿈치부터 손목까지의 부분)에 있는 뼈의 팔꿈치 쪽 부분이다. 당시 최대 12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수술 후 약 4주 만에 토트넘 훈련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 부상이 3년 전과 같은 부위에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공격수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는 가운데 손흥민까지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토트넘은 비상이 걸렸다. 토트넘은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0일), EPL 첼시전(22일) 등을 앞두고 있다. 또한 손흥민의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 다음 달 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도 에이스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이번 시즌 중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그가 그리울 것이다”라며 비관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에게 아시아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50골 고지에 오르게 한 애스턴 빌라전은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손흥민은 페널티킥(PK)을 실축했지만 튀어나온 공을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첫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은 “내 킥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리바운드해 골을 넣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다음에 또 PK 기회가 오면 그때는 깔끔하게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애스턴 빌라의 베테랑 골키퍼 페페 레이나(38)는 경기 내내 ‘선방쇼’를 펼쳤다. 그런 레이나를 뚫고 결승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레이나가 경험이 많고 능력이 좋은 선수여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7개의 슈팅(유효 슈팅 6개·2골)을 시도했다. 상대의 실책을 결승골로 연결한 것에 대해서는 “득점에 실패해도 계속해서 골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공이 운좋게 내게로 왔고 마무리도 잘됐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면서 관중이 알데르베이럴트를 향해 박수를 보내도록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최근 아들을 얻은 알데르베이럴트를 축하해 주고 싶었다. 또 그가 이날 1골을 넣었지만 자책골도 기록했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나보다 더 고생한 선수들이 승리에 따른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버밍엄=허유미 스포츠동아 통신원}
페널티킥(PK) 키커로 나선 손흥민(28·토트넘)은 길게 숨을 내쉰 뒤 골문을 노려봤다. 애스턴 빌라의 골키퍼는 과거 FC바르셀로나, 리버풀 등에서 뛰었던 베테랑 페페 레이나(38)였다. 6일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경기에서 유럽 무대 진출 후 첫 PK 득점을 성공시켰던 손흥민은 이날도 잰걸음으로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는 동작을 한 뒤 골문 왼쪽 구석으로 오른발 슈팅을 했다. 공은 몸을 던진 레이나의 오른손에 맞고 나왔고, 일부 토트넘 선수는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고 골문으로 달려든 뒤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17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끝난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경기. 1-1로 맞선 전반 추가시간(전반 47분)에 손흥민이 역전골을 터뜨린 순간이다. 이 골로 손흥민은 아시아인 최초로 EPL 50골 고지에 오르는 동시에 프로 데뷔 후 최다인 5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달 오스카에서 (‘기생충’이) 역사를 만든 데 이어 손흥민이 한국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EPL에서 통산 50골을 넣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축하를 건넸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EPL 득점 2위는 통산 19골의 박지성(은퇴)이다. 이날 손흥민이 2골을 추가하면서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은 EPL 통산 101골을 합작했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토트넘 다빈손 산체스가 길게 걷어낸 볼이 애스턴 빌라 비외른 엥겔스의 발에 맞고 뒤로 흐르자 10m가량을 달려 공을 낚아챈 손흥민은 24m를 질풍같이 드리블한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번리전에서 터뜨린 ‘73m 질주 골’을 연상시키는 폭발적인 스피드였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 골이 터진 후반 48분 34초는 EPL에서 토트넘이 기록한 골 중 역대 두 번째로 늦은 시간이다.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한 토트넘은 EPL 5위를 기록했다. 6일 사우샘프턴과의 FA컵 경기 이후 잠시 귀국해 병역특례에 따른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휴식기를 알차게 보낸 손흥민은 팀에 복귀하자마자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3일 노리치시티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에서 넣은 6골 중 3골이 결승골일 정도로 순도가 높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총득점은 16골, EPL 통산 득점은 51골(오른발 28골, 왼발 20골, 헤딩 3골)이 됐다. 손흥민은 “이 기쁨을 모든 한국 국민, 토트넘 팬, 동료들과 나누고 싶다. 그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EPL에서의 50골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일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앞둔 손흥민은 “힘겨운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만큼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많은 분들께 기쁨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현재의 득점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2016∼2017시즌 자신이 작성한 한 시즌 최다 골(21골)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최소 15경기를 남겨뒀다. 또한 손흥민이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선수 중 EPL 최다 골(현재 4위)의 주인공이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위는 92골을 넣은 호주 출신 공격수 마크 비두카(은퇴)이다. 한편 이날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방송 인터뷰 도중 불쑥 나타난 모리뉴 감독은 “오늘 (손흥민이) 골을 넣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가요? 아니면 골을 놓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가요?”라고 농담을 던진 뒤 손흥민의 볼에 주먹을 살며시 대며 웃기도 했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연료가 떨어지면 우리 팀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환상적인 능력을 가진 손흥민은 팀에 대한 헌신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랑스 리그1 보르도의 공격수 황의조(28·사진)가 시즌 5호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16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디종과의 2019∼2020시즌 리그1 25라운드 안방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보르도가 0-1로 끌려가던 전반 35분. 보르도의 토마 바시치가 코너킥을 하자 골문 앞에 있던 황의조는 공의 방향을 바꾸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디종의 골문을 열었다. 6일 브레스트와의 방문경기에서도 헤딩슛으로 약 3개월 만에 골맛을 봤던 그는 브레스트전 후 2경기 만에 머리로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날 2-2로 무승부를 기록한 보르도는 승점 35(9승 8무 8패)로 리그1 20개 팀 중 9위(16일 현재)를 기록했다. 황의조는 “공이 헤딩하기 좋은 위치로 날아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파리생제르맹(PSG)과의 다음 경기(24일)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킬리앙 음바페(프랑스), 네이마르(브라질) 등을 보유한 PSG는 리그1 최강자로 현재 선두(승점 62)를 달리고 있다. 황의조의 득점력 회복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에도 호재다. A대표팀은 다음 달 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로 올해 공식 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6골(14경기)을 터뜨린 황의조는 올해도 A대표팀의 원톱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출전이 금지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5일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등을 위반한 맨시티는 향후 두 시즌(2020∼2021, 2021∼2022) 동안 UEFA가 주관하는 클럽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고, 벌금 3000만 유로(약 385억 원)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FFP는 구단이 수입 이상으로 과도한 돈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UEFA는 “클럽재정관리위원회가 맨시티 측이 제출한 2012∼2016년 계좌 내역과 손익분기점 정보 등을 검토한 결과 맨시티가 FFP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덧붙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EPL 사무국이 현재 EPL 2위인 맨시티의 승점(51점)을 삭감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맨시티는 FFP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후원금 계약을 실제보다 부풀려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AP통신은 “맨시티가 숨겨 왔던 실제 수입원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맨시티는 부패한 챔피언”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 항공사의 후원을 받는 맨시티지만, 대부분의 후원금을 실제로 지급한 쪽은 아부다비유나이티드그룹(ADUG)이었다. ADUG는 맨시티 구단주로 석유 재벌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 소유한 투자회사다. 서류 조작으로 구단의 주 수입원인 후원금을 부풀려놓고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거액의 뒷돈을 써 선수 영입 등에 투자했다는 얘기다. 맨시티는 2008년부터 2조 원 이상의 자금을 사용해 세계적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이적료 7600만 유로),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6370만 유로) 등을 영입해 호화 스쿼드를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이후 4차례 EPL 우승을 달성하며 잉글랜드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이번 징계로 인해 세계 최고 무대인 UCL에서 뛸 수 없게 된 맨시티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탈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더브라위너와 스털링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영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러브 콜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맨시티는 성명을 통해 “UEFA의 결정이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최대한 빠르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맨시티의 만수르 구단주는 소송에 대비한 변호사(50명) 선임에 46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이야∼ 공이 정말 쭉쭉 날아가네. 어디까지 가려나?” 2015년 10월 프레지던츠컵이 열린 인천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의 드라이버 티샷을 본 갤러리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193cm의 장신인 존슨의 호쾌한 샷은 300야드를 훌쩍 넘겼다. 키가 170cm대 초반인 한 갤러리는 “나도 존슨처럼 키가 크면 비거리 걱정 없이 스코어를 줄일 텐데…”라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이는 근거가 있는 말일까. 최근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1983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40라운드 이상 소화한 미국과 유럽 투어 선수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비거리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로 키가 클수록 공을 멀리 보내는 데 유리했다. 2009년부터 10년 동안의 결과를 보면 2012년 유러피안투어를 제외한 모든 해에 드라이브 비거리 톱10 선수의 평균 신장이 전체 선수 평균 신장보다 컸다.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비거리 톱10 평균 신장이 전체 평균(182.1cm)보다 4.6cm 더 컸다. 유러피안투어도 전체 평균(181.6cm)보다 비거리 톱10 평균 신장이 3.9cm 더 컸다. 장신일수록 스윙 궤적이 크고, 이는 클럽 헤드 스피드의 증가로 이어져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018년 비거리 6위(314야드) 존슨의 클럽 헤드 스피드는 시속 121마일로 PGA투어 평균(시속 114마일)보다 빨랐다. 다만 장신 장타자라는 점이 좋은 성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비거리 보고서에 따르면 역대 상금 톱10의 평균 신장 조사 결과 PGA투어는 2017년, 유러피안투어는 2012, 2013, 2016년에 상금 톱10의 평균 신장이 전체 평균 신장보다 작았다. 이번 조사 결과가 키와 비거리의 관계에 대한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꺽다리=장타자’의 공식이 성립할 가능성은 높지만 다양한 노력을 통해 신체 조건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8시즌 PGA투어 비거리 11위(311.8야드)를 기록한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투어 평균 신장보다 작은 178cm다. 하지만 그는 두 발로 땅을 박차는 듯한 ‘까치발 스윙’으로 장타자 반열에 올랐다. 지면을 딛는 하체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비거리를 늘린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평균 신장(시드권자 기준)은 166cm다. 이 때문에 지난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4위 이승연(160cm·252야드)과 11위 이다연(157cm·247야드)은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이승연은 겨울 훈련 때 스쾃을 70kg까지 드는 등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비거리를 늘렸다. 그는 “엉덩이 근육과 탄탄한 팔 근육이 장타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근력을 키워 온 이다연은 스윙 스피드를 국내 여자 평균(시속 90마일)을 웃도는 100마일 가까이로 끌어올려 장타력을 키웠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대표적 장타자 김봉섭(173cm)도 투어 평균(177.7cm)보다 키가 작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한때 허벅지 둘레가 27인치에 달했던 ‘근육맨’ 김봉섭은 탄탄한 근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임팩트에 힘입어 2018년 2년 연속 장타왕에 오른 뒤 지난해에는 2위(302야드)를 기록했다. 김봉섭은 “둔부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안정적인 허리 회전이 가능해져 거리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기성용(31·사진)의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 C2글로벌은 11일 “FC서울, 전북과의 협상을 10일 종료했다.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뉴캐슬(잉글랜드)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기성용은 2006년부터 4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서울과 먼저 협상을 진행했다. 당초 기성용은 뉴캐슬에서의 연봉(약 31억 원·추정)보다 적은 금액을 받더라도 서울로 돌아오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기성용은 서울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원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성용은 전북 입단을 추진했지만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맺은 별도의 계약 조항이 걸림돌이 됐다. 이 조항은 국내 복귀 시 서울과 우선 협상,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약 26억 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무리하게 위약금을 지불하며 기성용을 영입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전북과 협상한다는 소식에 서울 팬들은 시즌권 환불 의사를 밝히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서울은 “기성용과의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기성용 측에 상향된 연봉 조건을 제시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 측은 “향후 기성용이 K리그 복귀를 추진할 경우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해 성실히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C2글로벌은 “선의로 추진한 K리그 복귀가 양 구단과 리그 전체에 혼란을 주는 사태로 번져 협상을 중단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기성용의 상심이 큰 상태다”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거짓으로 내게 상처를 준다면, 나도 진실로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나를 가지고 놀지 말라. 내가 받아치면 당신도 좋아하지 못할 것이다”란 글을 영어로 남겼다. 기성용은 이 글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전 세계 FA 중 시장 가치 2위로 꼽은 기성용은 중동, 미국, 중국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C2글로벌은 “기성용의 의사에 따라 해외 리그 다수 구단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두렵지만 세계적인 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스페인)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수원과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경기를 관전할 예정인 축구팬 박상호 씨(27)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스포츠 관중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에서도 수원과 고베의 경기는 평일 이벤트임에도 ‘흥행 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이 경기는 2015년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경기에서 작성된 수원의 역대 ACL 안방 최다 관중 기록(1만4380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 측은 “티켓 예매 오픈(7일) 후 나흘간의 예매율이 같은 기간 베이징 궈안과의 경기 예매율보다 약 5배 높다. 이런 추세라면 최다 관중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고베 미드필더인 ‘패스 마스터’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직관’(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것과 인기 구단 수원의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이 팬들의 발길을 축구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함께 4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맛봤다. 날카로운 패스와 상대의 압박 수비를 개인기로 벗어나는 ‘탈압박’에 능한 그는 2018년부터 고베에서 뛰며 일왕컵, 슈퍼컵 우승 등을 이끌었다. 이니에스타는 2004년 수원과 바르사의 친선 경기(1-0 수원 승) 이후 1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월드 클래스 선수를 보유한 고베지만 축구는 11 대 11의 싸움이다. 조직력을 살려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 구단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입장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손 세정제를 화장실 등에 배치한다. 11일 FC도쿄(일본)와 맞붙는 울산의 안방경기로 한국 팀의 ACL 일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팀이 관중 입장 시 최근 방문 국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 측정을 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도 은반 위를 수놓은 세계적 스타들의 수준 높은 연기가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만원 관중(4700명)을 이루는 등 나흘 동안 평균 352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남자 싱글 최강 하뉴 유즈루(일본), ‘제2의 김연아’로 떠오른 한국여자 싱글의 간판 유영, ‘점프 천재’로 불리는 남자 싱글 진보양(중국) 등의 연기를 보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 주최 측은 신종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을 경기장 안에 머물지 못하도록 했고 출입구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입장객의 발열 상태를 점검했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쓴 채 먼저 문진표를 작성하고 손 세정제까지 바른 다음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날 때 체온이 37.5도를 넘지 않아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엄격한 조치가 불편할 법도 했지만 외국 팬들은 “공항 수준으로 예방 조치를 진행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선수나 취재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터뷰를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 ‘다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 받기 일쑤였다. 꼼꼼한 예방 조치 덕에 4대륙 피겨 선수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규인 기자}
다름슈타트가 0-1로 끌려가던 전반 8분. 문전으로 침투한 백승호(23·다름슈타트·사진)는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1군 경기 첫 골이자 독일 무대 데뷔 골을 터뜨린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백승호의 활약 속에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 다름슈타트는 8일 디나모 드레스덴과의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백승호는 22경기 만에 유럽 1군 무대 첫 골을 신고했다. 지난해 1월 지로나(스페인)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7개월 뒤 다름슈타트로 둥지를 옮겼다.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다름슈타트는 11위를 기록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백승호는 이번 골로 자신이 ‘멀티 플레이어’라는 것을 보여줬다. 백승호는 서울 대동초등학교 소속이던 2009년 주말리그에서 30골(18경기)을 터뜨리는 등 공격수로 뛰었다. 하지만 볼 키핑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그는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2010년 입단)에서 성장하며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꿨다. 지로나, 다름슈타트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온 그는 이날 모처럼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득점력을 뽐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에이스 지소연(29·첼시FC위민)이 ‘차붐’ 차범근 전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67)과 어깨를 나란히 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한국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꺾었다. 북한이 불참한 A조에서 한국은 승점 6(2승)을 기록해 1위로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A, B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각조 1, 2위가 3월 ‘홈 앤드 어웨이’로 PO를 치러 각각의 승자가 올림픽 본선 티켓(개최국 일본 제외 2장)을 획득한다. A조 1위 한국은 B조 2위, A조 2위 베트남은 B조 1위와 PO에서 만난다. B조 예선이 13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9일 현재 호주가 1위, 중국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장슬기(전반 23분), 추효주(후반 8분), 지소연(후반 38분)이 골을 터뜨렸다. 2006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소연은 A매치 통산 58번째 골(123경기)을 터뜨려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역대 A매치 개인 최다 골과 동률을 이뤘다. 장슬기와 김혜리는 팔로 가마를 만든 뒤 지소연을 태우고 기록 작성을 축하했다. 지소연은 “동률 기록인 데다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아니어서 (세리머니를 하기에는) 쑥스러웠다. PO에서는 더 많은 골을 넣어 올림픽 본선행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PO에서 이기면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이런 가운데 PO 안방경기 개최지로 지난해 뜨거운 축구 열기를 자랑한 DGB대구은행파크(대팍)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평균 관중(1만734명) 상승률 1위(205%)를 자랑한 K리그1 대구의 안방구장인 대팍은 관중석 규모(1만2419석)는 작지만 관중석 바닥이 알루미늄 재질로 돼 있어 관중이 함께 발을 구르면 북소리에 버금가는 큰소리가 나 상대에 위압감을 준다. 대팍에서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적은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팍은 유력한 후보지다. 관중 동원력이 큰 경기장인 만큼 강렬한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6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태극전사들의 새 유니폼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 처음 선을 보인 유니폼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주요 국제 무대에서 각급 대표팀이 입게 된다. 전날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새 엠블럼(백호 얼굴)이 부착된 첫 유니폼이다. 유니폼 발표 주기는 통상 2년으로 나이키는 이날 미국, 나이지리아 대표팀 유니폼도 함께 공개했다. 나이키는 1996년부터 줄곧 한국의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 안방 유니폼의 경우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붉은색 계열이다. 물결 무늬 패턴과 함께 분홍색 상의 상단부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붉게 변해 하의와 색이 일치된다. 방문 유니폼은 흰색 상의와 양말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 나이키 측은 “용맹한 백호의 모습에서 착안해 백호 무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한 나이키는 한국을 주요 관리 대상에 해당되는 톱 티어(5개국·비공개)에 포함시킨 뒤 통기성과 신축성을 강화한 베이퍼니트 원단을 사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유니폼 디자인에 대해선 찬사와 혹평이 교차하고 있다. “특별한 문양이 없어 ‘내복’ 같다는 얘기를 들었던 지난 유니폼보다 느낌이 강렬해 좋다”는 호감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방문 유니폼에 대해 “초원(그라운드)을 달리는 얼룩말을 보게 될 것 같다” “아이스크림 ‘와일드바디’의 줄무늬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나이키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거쳐 유니폼을 제작했다. 지금은 낯설 수 있지만 팬들도 점차 익숙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유니폼은 여러 차례 화제의 중심에 섰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안방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색동 무늬를 넣어 눈길을 끌었다. 붉은색이 오히려 상대의 적개심과 도전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유.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다 전통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왔고 다시 붉은색 유니폼이 제작됐다.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핫레드’ 색상이 사용됐다. 당시 핑크빛이 도는 색상이 선수들의 몸집을 커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독특한 디자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는 상의에 적힌 선수 번호에 원 테두리가 있어 ‘로또 유니폼’으로 불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1번을 쓰는 골키퍼의 경우 저금통 구멍을 연상시킨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파란색 어깨선이 가방 끈 같아 보인다고 해서 ‘책가방 유니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군사훈련 때문에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했는데…. 다시 머리 색깔을 노란색으로 바꾸고 ‘모히칸 스타일’(수탉처럼 가운데만 남긴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서 울산의 ‘빛현우’로 거듭나야죠.”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9)는 검은색 머리가 낯선 듯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그는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17일 퇴소했다. 3일 뒤 그는 2013년부터 몸담았던 프로축구 K리그1 대구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로 지난해 준우승 팀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는 “올 시즌 울산이 무패로 우승을 달성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와의 이별 과정에서 재계약 여부에 대한 의사 전달 없이 훈련소에 입소해 의도적으로 원 소속팀과의 협상을 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조현우다. 이날 조현우는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 시작 전에도, 최종전을 앞두고도 (대구 측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조현우는 이적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은 잊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 시즌에는 최다 무실점 경기를 한 골키퍼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그는 무실점 경기 15회로 송범근(전북)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울산의 수문장은 국가대표팀에서 조현우와 주전 경쟁을 벌이는 김승규(30·현 가시와 레이솔)였다. 조현우는 “최근 (김승규와) 연락해 울산의 팀 색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골키퍼의 킥에서부터 시작되는 빠른 역습 전술이 나와 잘 맞을 것 같다. 골킥으로 도움도 기록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1일부터 울산의 훈련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상대 팀으로 만날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공격수 주니오(2019시즌 19골·득점 2위)와 같은 팀에서 뛰게 돼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현우는 “대표팀에서 울산 출신 동료들이 말해줬던 대로 팀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다. 울산의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의 주전 골키퍼로 매 경기 ‘선방쇼’를 펼쳐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독일 무대 진출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조현우지만 유럽행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은 접지 않았다. 우선은 울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기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올해 내 꿈은 3관왕이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 그리고 도쿄 올림픽 금메달이다.” 세계 축구의 ‘차세대 스타’ 킬리안 음바페(22·파리생제르맹)의 각오다. 프랑스 A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올림픽 남자 축구에서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린다. 몸값(예상 이적료)이 3000억 원을 넘는 그는 이번 시즌 파리생제르맹에서 리그1 14골을 포함 22골(25경기)을 터뜨리며 놀라운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음바페는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축구 인생에서 한 번은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소속 팀과 얘기를 나눠 볼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어서 참가하려면 소속 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의 올림픽 예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프랑스와 한국 등 12개국(총 16개국)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본선 진출국들이 최대 3장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를 포함해 최정예 멤버 구성을 위한 작업에 속속 착수하면서 도쿄 올림픽은 ‘별들의 전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집트는 지난 시즌 리버풀(잉글랜드)의 UCL 우승을 이끈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28·이번 시즌 18골)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고려 중이다. 샤우키 가립 이집트 감독은 “예비 명단에 살라흐는 첫 번째로 포함될 것이다. 다만 7, 8월 올림픽 기간에 리버풀도 새 시즌을 준비(프리 시즌 대회 참가 및 팀 훈련)해야 한다. 올림픽 참가는 살라흐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스무 살에 출전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3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나타낸 살라흐는 이후 첼시, AS로마, 리버풀 등 유럽 빅 클럽에서 뛰며 세계적 공격수로 성장했다. 스페인은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를 와일드카드 후보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4차례 UCL 우승을 이끈 그는 2018년부터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서 뛰고 있어 별도의 현지 적응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은 A매치 100경기를 뛴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31·바이에른 뮌헨)가 와일드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뮐러가 승마 선수로 독일 대표 선발전에 나설 예정인 아내 리사와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을 이뤄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뮐러는 “아내와 함께 올림픽에 간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뭘 그 정도 가지고 놀라. 예전에는 (턱걸이를) 더 많이 했었는데. 허허.”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대회 도중(16일) 열린 ‘턱걸이 사제 대결’에 대해 묻자 김학범 감독(60)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당시 그는 체육관에 수비수 김재우(22·대구)와 턱걸이 대결을 했다. 김 감독은 다리를 쭉 편 채로 10개를 해냈다. 김재우는 “예상치 못한 전개인데…”라며 당황했다. 김재우는 다리가 구부러지기는 했지만 11개를 하면서 현역의 자존심을 지켰다. 선수들은 “감독님 신체나이는 20대인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환갑을 맞은 나이에도 강한 근력을 과시한 ‘로보캅 사령탑’은 막내 아들뻘인 제자들을 이끌고 올림픽 본선 진출과 한국의 대회 첫 우승을 달성했다. 2년 전 아시아경기에 이어 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 감독은 30일 기자회견에서 “23세 이하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한국 축구를 발전시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루 담배를 두세 갑 피우는 ‘애연가’인 그는 틈나는 대로 체육관과 산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건강도 유지하며 전술도 구상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김 감독은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1991년 말까지 선수생활을 했으나 태극마크는 한 번도 달지 못했다. 은퇴 후 은행원 생활을 했던 그는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하고 1993년 국민은행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축구계 비주류인 그는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따는 등 치열한 축구 공부로 부족함을 채웠다. 대표팀이 강한 압박과 성공적 로테이션으로 전승(6승) 우승을 달성한 배경에는 김 감독의 학구열도 있었다. 그는 “매년 겨울 유럽과 남미 등을 찾아 선진 축구를 배웠다”고 했다. 수비력이 강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손흥민의 은사였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등을 직접 만나 전술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나이를 불문하고 해외 지도자들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현대 축구의 흐름을 파악해 한국에 접목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기에 안방처럼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충분히 메달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 팀’을 위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와 23세 이하 선수들의 융화도 강조했다. “2년 전 아시아경기 때도 와일드카드(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에게 ‘먼저 공도 들고 물통도 나르라’고 했다. 선배들이 솔선해 헌신하는 모습을 통해 팀이 하나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날 ‘김학범호’의 K리거들도 소속팀에서의 성장을 통해 올림픽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 상무)은 “‘군인정신’으로 무장하겠다. 10골 이상 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회 최우수선수 원두재(울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위치 선정과 몸싸움 능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스포츠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9일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 중앙 현관에는 열 감지기가 설치됐다. 모든 관중은 체온을 잰 뒤 입장할 수 있었다. 평소 하이파이브를 하며 팬들을 반겼던 치어리더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채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선수와 팬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타임 이벤트도 취소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관중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다음 달부터는 마스크도 배포할 계획이다. 한국농구연맹(KBL)도 이날부터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의 입장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요 급증으로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지원에 나섰다. KBO는 “문화체육관광부 요청에 따라 지난해 미세먼지 대비책으로 구입했던 황사마스크 잔여분 13만 개를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구단에 전달해 감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프로축구 K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정도 변경됐다. 2월부터 ACL 조별리그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가운데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중국 팀의 안방경기로 예정된 1∼3차전 일정(2, 3월)을 모두 방문경기로 바꿨다. AFC는 중국 내 상황을 지켜본 뒤 4∼6차전으로 변경된 중국 팀 안방경기의 추가 일정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리그에서는 FC서울(E조), 울산(F조), 수원(G조), 전북(H조)이 ACL에 참가한다. 서울은 베이징 궈안, 울산은 상하이 선화, 수원은 광저우 에버그란데, 전북은 상하이 상강과 같은 조다. 일정 변경에 따라 K리그 4개 팀은 2월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경기를 모두 안방경기로 치른 후 4∼5월에 중국 방문경기를 치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중국 방문에 따른 고민을 해결했다. 조별리그 초반에 부담스러운 중국 방문경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중국 팀을 불러들여 경기를 할 때 관중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