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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서빙하면 종업원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2016년 실리콘밸리에 한식당을 차린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46)가 가졌던 질문이다. 1m가량 높이, 원통형 모양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서빙 로봇 ‘서비(Servi)’는 그 질문을 통해 개발됐다. 하 대표가 뼈마디 상해 가며 옮기던 돌솥과 뚝배기를 서비는 식탁 사이를 오가며 한 번에 30kg씩 거뜬히 나른다.○ 구글 엔지니어가 한식당 하다가 로봇 떠올린 이유대학교수가 꿈이었던 하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인텔 연구소에 입사했지만 이론보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1년 만에 인텔에서 퇴사해 구글에 입사했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개선하는 일을 맡았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구글 검색 속도가 빨라졌다.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하지만 그가 맡은 소프트웨어 성능이 최적화하면서 할 일이 사라지자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투자 목적으로 한식당을 인수했다. 그는 ‘식당에 투자를 하고, 운영은 직원들에게 맡기면 구글과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전혀 달랐다. 일단 종업원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가 퇴근 후 4∼5시간, 주말에는 하루 15시간씩 식당에서 음식도 만들고 서빙도 했다. 온몸이 아팠다. 하지만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김찬우 삼성전자 부사장 등 현지에 있던 한국인들이 식당을 자주 찾았다. 모니터 앞에만 앉아있던 구글에서의 삶과 달리 손님들과 소통하는 식당 일이 즐겁기도 했다. 그는 ‘로봇이 일을 일부 대신해 주면 종업원들이 일을 더 재밌게 하고 식당을 떠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식당 구석에서 4개월 만에 탄생한 서빙 로봇서빙 보조 로봇을 만들겠다고 마음을 먹은 하 대표는 2017년 초 구글을 퇴사하고 함께할 동료를 찾아 나섰다. ‘구글 엔지니어’라는 그의 경력은 창업 팀을 꾸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구글 동료를 통해 또 다른 구글 엔지니어를 소개받았고, 로봇 커뮤니티에서 로봇 관련 지식에 대해 질문하다가 영국인 로봇 전문가와 인연이 닿게 됐다. 베어로보틱스의 팡웨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브렌 피어스 전 최고연구책임자(CRO)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가게 문을 닫고 식당에서 로봇을 개발했다.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부품 제작부터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다. 로봇에 장착할 바퀴의 타이어를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고무 틀을 짜 타이어를 직접 만들었다. 개발 시작 4개월 만에 서비의 초기 모델 ‘페니’가 완성됐다. 이후 지속적인 보완 과정을 통해 완성 1년 만에 종업원들이 개발자의 도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 ‘서비’라는 이름으로 개명된 이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식당 구조와 라이다(LiDAR) 센서, 3차원(3D) 카메라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장애물을 피해 주행한다. 바닥에 떨어진 작은 사물뿐 아니라 테이블에 걸친 손님 팔꿈치도 감지해 피할 수 있다. 식당에서 직원이 테이블 번호만 입력하면 서비는 해당 테이블로 음식을 운반한다. 그런데 왜 로봇 이름을 바꿨을까. 하 대표는 “처음에는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에서 치즈케이크 팩토리 서버인 여주인공 이름을 따서 ‘페니’라 불렀는데, 서빙 로봇에 여성 이미지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름을 ‘서비’로 바꿨다”고 했다.○ “유용한 로봇 만들어 인류에 기여할 것”현재 서비는 한국 TGIF, 온더보더, 미국 칠리스, 데니스 등의 식당뿐 아니라 급식업체, 요양병원, 호텔 등에서도 쓰이고 있다. 전 세계에 약 5000대가 판매됐다. 서비가 이동한 거리는 최소 61만 km다. 2020년 소프트뱅크그룹이 리드한 시리즈 A 투자(370억 원)를 받았던 베어로보틱스는 지난달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사람들은 막대한 투자 규모에 주목하지만 정작 하 대표는 담담하다. 그는 “투자 유치는 성공의 지표가 아니다”라며 “사업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빨리 직원을 더 채용하고 유용한 로봇을 만들어 인류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의 꿈: ‘로봇을 쓰니 예전만큼 고생 안 하게 됐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BTS가 베어로보틱스에 미치는 영향: “국가 위상이 올라가 인재 채용에 도움이 많이 된다.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출신 직원이 ‘BTS를 안다’며 지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4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의 뷰티 카테고리가 론칭 1년 만에 거래액이 66배가량 상승했다. 주문 수도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론칭 시점인 지난해 3월과 지난달을 비교한 결과다. 지난달 에이블리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상품군은 ‘포인트 메이크업’(48%)이었다. 에이블리 입점 한 달 이내 억대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는 전년 대비 8배가량 증가했다. 에이블리는 뷰티 카테고리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이용자 수 증가와 MZ세대의 견고한 충성도를 꼽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인보사’로 알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의 기술이 싱가포르의 신생 바이오기업에 수출됐다. 13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싱가포르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와 7234억 원(약 5억8718만 달러) 규모로 TG-C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50억 원(약 1218만 달러)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기술료) 약 7084억 원(약 5억7500만 달러)을 포함한 금액이다.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골관절염과 항암제 분야에 특화된 치료개발 및 유통에 집중하고 있는 싱가포르 소재 바이오기업이다. TG-C는 코오롱그룹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기존의 주사제나 수술법과 달리 한 번의 주사 투여로 최소 1년 이상 통증 완화와 관절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이번 계약으로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한국 및 중화권(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제외한 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TG-C와 관련한 연구·개발·상업화의 독점권을 가지게 됐다. 계약 기간은 국가별로 20년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TG-C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지원과 제품 공급을 담당한다. TG-C는 2017년 7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아 제조,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9년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사항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국내에서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진행하고 있던 미국 임상 3상도 잠정 중단됐다. 이후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 3상에 대한 보류를 해제해 지난해 12월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관계사인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에 대한 TG-C의 미국 임상시험도 1상 없이 바로 2상으로 진입하도록 FDA로부터 승인을 받아 무릎뿐 아니라 새로운 환부로 확대 적용하는 것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이번 기술수출은 글로벌 시장에서 TG-C의 기술력과 가치를 인정받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독립적인 금융그룹을 출범시켜 글로벌 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독립적인 금융 전문 그룹 체계 구축을 위해 벤처캐피털(VC)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와 자산운용사 ‘스마일게이트 자산운용’ 등을 포함한 금융전문 그룹과 게임·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지배 구조를 개편한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사진)는 그룹의 지원과 별도로 개인적 지원을 포함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 금융그룹은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등과 같은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에인절펀드 등 사업상 극초기 단계에 대한 투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인보사’로 알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가 싱가포르의 신생 바이오기업에 기술수출됐다. 이번 기술수출로 코오롱생명과학은 바이오사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싱가포르의 주니퍼바이오로직스와 7234억 원(약 5억8718만 달러) 규모로 TG-C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50억 원(약 1218만 달러)과 단계별 판매 마일스톤(기술료) 약 7084억 원(5억7500만 달러)을 포함한 금액이다.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골관절염과 항암제 분야에 특화된 치료개발 및 유통에 집중하고 있는 싱가포르 소재의 바이오기업이다. TG-C는 코오롱그룹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고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기존의 주사제나 수술법과 달리 단 한 번의 주사 투여로 최소 1년 이상의 통증 완화와 관절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바이오 신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한국 및 중화권(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제외한 일본 등 아시아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TG-C와 관련한 연구·개발·상업화의 독점권을 가지게 됐다. 계약 기간은 각 국가별로 20년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TG-C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지원과 제품 공급을 담당한다. TG-C는 2017년 7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아 제조·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9년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진행하고 있던 미국 임상 3상도 잠정 중단됐다. 이후 2020년 4월 미국 FDA가 임상 3상에 대한 보류를 해제하하면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에 대한 TG-C의 미국 임상시험도 1상 없이 바로 2상으로 진입하도록 FDA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새로운 적응증 확대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TG-C의 미국 임상 3상 재개가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기술수출은 글로벌 시장에서 TG-C의 기술력과 가치를 인정받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통해 허위 리뷰를 차단하면서 허위 의심 리뷰 제보건수가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운영회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허위 리뷰 11만4054건을 차단했다고 11일 밝혔다. 허위 리뷰란 음식을 배달하거나 취식하지 않고 거짓으로 작성한 리뷰를 뜻한다. 리뷰가 다른 고객의 주문을 유도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업주들이 허위로 리뷰를 달거나, 허위 리뷰를 전문적으로 달아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배달의민족은 허위 리뷰를 차단하기 위해 2020년 11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전거래(업주 스스로 주문하고 리뷰를 남기는 행위) 탐지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리뷰 조작이 의심되는 업주의 데이터를 분석해 차단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AI를 활용한 고도화 모델을 탑재했다. 그 결과 허위 의심 리뷰 제보 건수는 지난해 연 최고점 대비 60% 이상 줄어들고, 자전거래 허위 리뷰는 70% 줄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악성 리뷰 조작 업체에 대해 고소 및 경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6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34개 업체를 대상으로는 경고 및 내용 증명을 발송한 상태다. 지난해 5월에는 허위 리뷰 조작업체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왜 업체마다 리모델링 견적이 천차만별일까. 믿을 만한 곳은 없을까.’ 2014년 당시 MBC 편성PD였던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39)는 신혼집 인테리어 입주를 앞두고 리모델링 업체를 알아봤다. 하지만 업체별로 부르는 가격은 제각각이었고 원하는 디자인에 맞춰 리모델링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였다. 그는 3개월에 걸쳐 직접 정보를 모으고 시공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발로 직접 뛰어다닌 끝에 결국 그는 원하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틈틈이 블로그에 리모델링 과정과 노하우를 글로 써서 올렸다. 누리꾼들은 ‘우리 집 인테리어도 해주면 안 되겠냐’는 댓글을 달았다. 블로그 글을 모아 책 ‘인테리어 원북’을 출간하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9년 차 PD였던 윤 대표가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한 계기다.○ ‘언론고시생’ 때에는 인터넷 의류 사업 창업은 윤 대표에게 ‘뜬금없는 일’이 아니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열었던 경험이 있었다. 스물두 살이던 2005년 윤 대표는 동대문에서 옷을 매입해 인터넷으로 팔았다. 네이버에는 170번째 쇼핑몰로 등록됐다. 당시 PD 준비를 하던 ‘언론고시생’이었던 그는 ‘방송사 입사 경쟁률이 너무 높아 합격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했다고 한다. 윤 대표는 “당시만 해도 ‘쇼핑몰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표현이 딱히 없었고, 쇼핑몰을 창업한 내게 다들 창업이라는 말 대신 ‘왜 대학생이 장사하냐’는 질문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4개월 동안 매주 1000만 원씩 손에 쥘 정도로 쇼핑몰은 잘됐다. 하지만 윤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꿈꿔 온 PD의 꿈도 접지 않았다. 윤 대표가 MBC에 최종 합격할 무렵 동업한 친구는 홈쇼핑 PD가 돼 이들은 사업을 접었다. 쇼핑몰에 별다른 미련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온전히 PD로 향하지도 않았다. MBC 입사 1년 차 때부터 ‘PD는 10년까지만 하고, 11년 차 때부터는 다른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업의 기회가 왔을 때 PD를 그만두는 아쉬움보다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펼쳐졌다’는 생각이 든 건 그래서다. ○ 디자인을 모듈화하고 가격을 표준화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한 윤 대표는 신혼집 리모델링을 하면서 몸소 느낀 불편함을 서비스에 그대로 녹여냈다. 프랜차이즈 인테리어 업체는 가격이 비싸고, 동네 업체는 정보가 별로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 또 소비자들은 공사 과정에서 기존 견적보다 비용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그는 이런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디자인을 모듈화하고 평형대별 가격을 표준화했다. 이른바 ‘프라이스태그(price tag·가격표) 시스템’이다. 스타일 옵션과 자재를 명시하기 때문에 고객은 정확한 가격을 사전에 받아볼 수 있다. 윤 대표는 “아파트 리모델링에 집중하면서 데이터가 계속 쌓였고, 이를 통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변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뢰 쌓기에도 주력했다. 리모델링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한번 공사를 하고 나면 수년간 사용하게 된다. 아파트멘터리는 혹여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실내건축업 등록을 하고 100% 애프터서비스(AS)와 1년 워런티 시스템을 갖췄다. 아파트멘터리가 창업 후 처음으로 받았던 리모델링 의뢰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자 당시 고객은 집 안 곳곳에 수정사항이 담긴 빨간색 포스트잇 100여 개를 붙여 놨다. 윤 대표도 예산 안에서 원하는 디자인으로 신혼집을 리모델링했지만, 마감의 디테일이 아쉬웠던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윤 대표는 고민 끝에 업계 최초로 ‘마감확인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후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어떤 부분에서 추가 보수가 필요한지 확인해 한 달 이내에 처리해주는 것이다. ○ “단순 리모델링 아닌 고객 경험에 집중” 윤 대표는 2017년 8월 투자은행(IB)업계에 있던 김준영 공동대표(37)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회사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아파트멘터리는 윤 대표와 김 대표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윤 대표는 마케팅과 기획 등을, 김 대표는 재무와 투자유치 등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아파트멘터리를 스타벅스에 비유한다. 스타벅스는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서비스를 표준화하는 한편으로 고객 경험에 집중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서 비즈니스를 확장시켰다. 그는 “아파트멘터리도 쇼룸뿐 아니라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집 ‘고치기’에서 ‘꾸미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리빙 제품으로까지 비즈니스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에게 스타트업이란: “빛나는 순간만 스타트업을 뜻하지 않는다. 계속 혁신하면서 오래 살아남아야 훗날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그 시기가 스타트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에게 스타트업이란: “고객 입장에서 뜯어고치고 개선해 변화를 만드는 회사.”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싸이월드가 2년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트래픽이 몰리면서 사용자들이 접속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3일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2일 낮 12시쯤 싸이월드 앱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2019년 10월 서비스를 중단한 싸이월드는 지난해 2월 ‘싸이월드 리부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싸이월드제트 주주들의 투자를 비롯해 초록뱀컴퍼니, 한글과컴퓨터, 다날, NHN벅스 등 협력업체들의 전환사채 인수까지 140억 원이 투자된 프로젝트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170억 장의 사진과 1억6000만 개의 동영상 등이 모두 복원됐고, 새로운 싸이월드 앱과 웹도 구축했다”며 “노후된 서버를 전면 교체하고 보안 솔루션을 금융기관급으로 올려 개인정보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에서는 사진첩뿐 아니라 일촌맺기, 파도타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2015년 1월 1일 이전에 가입한 고객은 당분간 아이디 찾기와 로그인까지만 할 수 있다. 복원된 사진이 아직 사진첩으로 업로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고객은 이달 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싸이월드 앱 서비스 개시가 지연된 데 대한 사과의 뜻을 담아 앞으로 한 달간은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싸이월드 앱이 선보이자마자 사용자들이 몰리면서 구글플레이에서는 다운로드 오류가 계속됐다. 다운로드를 마치더라도 싸이월드의 실명 인증 과정에서 트래픽 폭주로 오류가 발생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오류들을 수정·보완하는 데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네이버가 올해 임직원 연봉 재원을 지난해 대비 10% 증액할 것으로 보인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위한 기구도 설립하기로 했다. 3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 회사 노조는 1일 오후부터 2일 새벽까지 협상을 진행한 끝에 올해 임직원 연봉 재원을 지난해 대비 10% 늘린다는 임금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연봉 재원 인상 폭은 재작년 5%, 지난해 7%에 이어 올해 두 자릿수로 상승한 것이다. 개인별로는 근속 기간이나 직책과 관계없이 최소 300만 원의 연봉 인상을 보장하기로 했다. 통신비, 자기계발 비용 등 개인업무지원금도 15만 원씩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기구도 공동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이 기구는 이사회 직속으로 신설되기 때문에 신고 사실이 회사 쪽에 노출되지 않고 조사도 독립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네이버의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 조처다. 네이버 노조는 조만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해 이번 잠정 합의안의 확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사물인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첨단 기술이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사물을 구별하고 글까지 읽는 AI는 시각장애인의 ‘눈’이 됐다. 사회 문제를 기술로 푸는 소셜벤처 기업을 소개한다.》사회 약자 돕는 ‘따뜻한 기술’ “아리아, 앞에 뭐가 보여?” “텍스트 감지. ‘모니터에 사번을 입력해주세요’, ‘필요 시 유니폼으로 환복해주세요’, ‘소지품은 잘 챙겨주세요’….” SK텔레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한울’ 헬스케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위민수 씨(44)에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설리번플러스’는 든든한 동반자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전방의 물체를 인식하고, 이를 음성으로 전달해 위 씨의 이동이나 사물 인식 등을 돕는다. 처음 만난 이의 명함을 읽어주고, 얼굴을 인공지능(AI)이 인식해 나이·성별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여행지에서도 주요 명소의 역사나 특징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읽지 못해 아쉬웠지만 설리번플러스의 도움으로 불편함이 해소됐다고 한다. 위 씨는 “스마트폰에 앱을 많이 깔아 놔도 볼 수 없으면 무용지물인데 설리번플러스 덕분에 잘 활용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사물 인식, AI, 빅데이터 등의 정보기술(IT)을 통해 장애인들의 시각적·청각적 불편함이나 사회적 난제 등을 해소하는 ‘따뜻한 기술’이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셜벤처들은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기술의 ‘적용’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 나갈 수 있는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 주는 기술, 세계에서도 호평2018년 개발돼 국내에 출시된 설리번플러스는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의 언어로 이 앱을 사용하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는 ‘생태계’까지 구축된 상태다. 현재는 SK텔레콤의 AI플랫폼 ‘누구’와 협업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투아트의 조수원 대표는 “세상이 ‘디지털화’되며 편리해지고 있지만 소외되는 사람들도 많다”며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닷’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201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 워치’를 내놨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닷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태블릿PC인 ‘닷 패드’를 만들었다. 닷 패드는 촉각 디스플레이다. 수천 개의 핀이 상하로 움직이면서 글자뿐 아니라 표, 그래프 등 그래픽 요소를 나타내 시각장애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최근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올해 9월부터는 미국 교육부를 통해 미국 내 시각장애인 학교에 닷 패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주윤 닷 공동대표는 “미국에 있을 때 세 차례 창업해 봤고 사업도 나름대로 잘됐지만 의미와 보람을 찾기 어려웠는데 교회에서 시각장애인이 부피가 큰 종이 점자 성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이후 시각장애인과 관련 단체 등 수십 명을 인터뷰하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눈이 되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소셜벤처 ‘오파테크’는 2015년부터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를 가르치는 IT 기기 ‘탭틸로’를 개발했다. 학부모나 선생님이 선택한 언어가 점자로 변환돼 기기에 표시되고, 시각장애인 학습자는 그 점형(點形)을 익힐 수 있다. 점자를 모르는 사람도 점자를 가르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수업이 제한되자 교사가 비대면으로 탭틸로를 제어할 수 있는 식으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오파테크의 이경황 대표는 “점자 교육 입문뿐 아니라 점자를 익히고 난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음성을 수어와 문자로… 자동통역 기술도 개발 중음성언어를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인 ‘수어’로 변환시키는 기술도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AI수어통역 시스템 ‘스마트 수어, 손말’ 개발을 진행 중인 ‘함께 걷는 미디어랩’의 박성환 대표는 “우리가 쓰는 말이 ‘소리언어’인데 청각장애인들은 소리에 대한 경험이 없어 의미 파악을 위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 대표는 청각장애인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음성과 수어를 자동 통역해주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KT도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프로그램 ‘따뜻한 기술 더하기 챌린지’를 통해 기술 고도화를 지원 중이다. 현재 자동통역 시스템은 데이터 축적을 위한 대규모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박 대표는 많은 수어 데이터를 쌓고 당장 통역이 필요한 청각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청각장애인-수어통역사-비장애인’ 간 3자 영상 통화 연결을 도와주는 모바일 앱을 준비 중이다. 사실 첨단 기술은 아니다. 이미 영상 통화를 위한 전용 단말기가 있다. 하지만 이 기능을 스마트폰에 접목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고객이 불편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때 그것이 항상 ‘첨단’과 ‘혁신’일 필요는 없잖아요. 신규성과 혁신성도 중요하지만 ‘사회문제 해결’에도 초점이 맞춰졌으면 합니다.”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를 채용해 운영하는 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코액터스’가 운영하는 ‘고요한 M’이 그 주인공이다. 택시 내에서 승객과 청각장애인 기사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태블릿 기기를 개발해 지난해 기준 111명의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를 배출했다.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차로 이탈 및 보행자 추돌 등 각종 위험을 시각이나 진동 등으로 경고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으로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을 지원하고 있다. ‘소리를 보는 통로(소보로)’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STT)를 개발했다. AI를 기반으로 음성을 인식해 문자로 실시간 바꿔준다. 대표적인 제품은 컴퓨터에서 작동되는 소프트웨어인 ‘PC소보로’와 태블릿에서 작동하는 앱 ‘소보로 탭’ 등 두 가지다. 개인뿐 아니라 교육기관, 회사, 공공기관 등에서도 이용되고 있으며 서비스 누적 이용 시간이 4만5000시간을 돌파했다. 창업자인 윤지현 대표는 포스텍에 재학 중이던 2016년 IT 제품 기획 관련 수업을 수강하면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청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담기 위해 청각장애인 수백 명을 만나 직접 이야기도 들었다. 윤 대표는 “앞으로도 좋은 보조공학 소프트웨어들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대체육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2019년부터 선보이는 ‘언리미트’라는 이름의 대체육은 모양뿐 아니라 식감까지 소고기와 흡사하다. 대두 추출 식물성 조직 단백(TVP)에 쌀가루, 비트 등 다양한 원재료와 양념을 배합해 콩 특유의 향을 줄이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육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0일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60억7100만 달러였지만 2025년에는 110억3300만 달러로 5년 사이 8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등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미국이 이끌고 있다. 2020년 미국의 대체육 시장 규모는 14억795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4분의 1(24.4%)을 차지했다. 영국(10.8%)과 독일(5.1%), 중국(5.1%) 등이 뒤를 잇는다.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0.3%(약 174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스타트업들이 기술력을 키우고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2020년 콩, 밀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대체육 상품을 선보인 스타트업 ‘알티스트’는 주요 대형마트의 판로를 개척하며 지금까지 235억 원을 투자받았다. ‘디보션푸드’는 식물성 결착제와 식물성 지방을 개발해 대체육의 식감을 향상시키고 영양을 보완했다. ‘위미트’는 대두가 아닌 새송이버섯 기반의 식물성 조직 단백을 개발했다.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소고기가 아닌 닭고기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안현석 위미트 대표는 “고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식재료를 넓힌다’는 목표로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식품 대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 함박스테이크와 너깃 등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만들어 돼지고기 대체육을 선보였다. 풀무원은 대체육 불고기와 순살치킨 등을 내놨고 동원 F&B는 미국 비욘드미트의 제품을 수입해 대체육 소시지를 유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시장뿐 아니라 동물의 조직을 배양해 만든 대체육인 ‘배양육’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배양육이 식품 원료로 인정받지 못했고 미국에서도 아직 허가 기준이 없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육류와 가장 유사한 식감을 갖출 수 있는 것은 배양육이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년 배양육 회사가 새로 생기고 투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서구 지역의 작은도서관에 도서를 기증하며 지역에 독서문화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상생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다. 24일 SK인천석유화학에 따르면 10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개관한 청호초중학교 작은도서관에서 도서기증식이 열렸다. 기증식에는 이재현 서구청장, 권영민 청호초중학교장, 홍욱표 SK인천석유화학 경영혁신실장을 비롯해 청라2동 주민자치위원 및 새마을부녀회장, 학부모 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호초중학교 작은도서관은 인천 서구청이 학교 복합시설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한 도서관이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주민들이 함께 하는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국비 2억1755만 원이 투입돼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고 이달 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509m² 규모에 일반 자료실과 어린이 자료실, 프로그램실, 회의실 등을 갖췄고, 395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이곳에 1000만 원 상당의 도서를 기증했다. 또 청호초중학교 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인천 서구 지역의 작은 도서관에 환경, 과학도서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기증하는 ‘책 드림(Dream) 행복드림’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홍 실장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회사 인근지역의 학생과 주민들이 보다 풍성한 독서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도서를 기부하게 됐다”며 “교육, 문화 분야의 공헌 사업을 폭넓게 추진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인공지능(AI) 영상 검색 기술 스타트업 ‘트웰브랩스’가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와 AI 석학들 등으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트웰브랩스는 미국 아마존과 삼성전자에서 AI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재성 대표가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 동기 3명과 함께 2020년 1월 한국에서 설립한 회사다. 20일 트웰브랩스에 따르면 이번 시드 투자는 ‘인덱스벤처스’가 주도했다. 인덱스벤처스는 엘라스틱, 노션, 디스코드 등 90곳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한 국제적인 벤처투자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인 창업자들이 세운 스타트업에 인덱스벤처스가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 등 AI 석학들도 에인절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회사의 AI 영상 검색 기술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영상 중 검색어에 해당되는 영상과 영상 내 장면을 정확히 찾아준다. 기존 기술과는 다르게 사람이 관여하지 않아도 AI가 시각적·대화적인 맥락을 이해한다. 예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A 배우가 짜장면을 먹고 있는 장면’이라고 입력하면 영상을 찾아주는 것이다. 트웰브랩스는 지난해 국제컴퓨터비전학회(ICCV)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VALUE(영상·언어이해평가) 챌린지’에 참가해 영상 검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역대 최고 정확도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정확도가 높았다. 트웰브랩스 관계자는 “영상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데이터”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상 이해 인프라를 구축해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유니콘 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업계가 주식 지급과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 등을 제시하며 대규모 인재채용에 나섰다. ‘제2 벤처붐’이라고 불릴 정도로 스타트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투자뿐만 아니라 고용도 활발히 일어나는 모양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테크 기업 ‘몰로코’는 올해 기존 재직자 수를 뛰어넘는 대규모 상시 인재채용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몰로코는 한국, 싱가포르, 영국 등 8개 지사를 두고 매년 100% 이상 성장해 지난해 5월 유니콘이 됐다. 채용 분야는 △데이터 분석 △인프라 개발 △머신러닝 △프로덕트 △사업 개발 및 운영 △크리에이티브 등 6개 분야로 개발 직군 채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규직으로 입사할 경우 주식(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을 지급하고 전사 자율 출퇴근제 및 무제한 휴가제를 실시한다. 매일 2만5000원 상당의 점심을 제공하고 자기계발비와 출퇴근 교통비 등도 지원한다. 몰로코 관계자는 “기업의 성장이 구성원에게 보상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한편 자율성을 부여하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지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콘텐츠 플랫폼 기업 ‘리디’도 글로벌 콘텐츠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두 자릿수의 경력직 공개채용을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리디는 웹툰 및 웹소설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Manta)’를 선보이며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모집 분야는 △개발 △데이터 △PM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마케팅·홍보 △경영지원 등 6개 직군 40여 개 직무다. 리디는 입사자에게 직전 연봉의 30% 인상을 보장할 계획이다. 연간 최대 240만 원의 운동비와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사운드 리디’ 제도도 지원한다. 주택 매입 및 전세에 대한 이자를 대출금 1억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임직원 대출 이자 지원제도’도 제공한다. 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도 세 자릿수 규모의 개발자 신규 채용을 이달까지 진행하고 있다. 모든 입사자에게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 연봉과 스톡옵션 등의 보상 패키지를 맞춤 설계한 뒤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복리후생 제도로는 조·중·석식 지원, 본인 및 배우자와 양가 부모님 건강검진 지원, 리프레시 휴가 및 장기근속 포상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복지 혜택이 있어야 유능한 인재도 모을 수 있고, 일에 몰입할 환경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서 회사 차원의 복지를 늘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2016년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차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 관련 안건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번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고정식 충전기는 일정 주차 면적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데, 소수의 전기차 사용자를 위해 충전기를 설치할 수는 없다는 것이 부결의 이유였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던 이훈 삼성전자 부장(당시 40세)도 걱정이 커져갔다. 온라인으로 테슬라 모델 3의 구매예약 신청을 해뒀는데,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기가 없으면 사용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전기차 충전 문제 ‘커다란 보조 배터리’로 해결할 수 있을까그는 그때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상을 시작했다. 주차면을 점유하지 않는 충전기는 어떤 모습일까. 그러다 떠올린 게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였다. ‘큰 보조배터리가 주차장에 있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은 ‘바퀴를 달고 자율주행기술도 탑재한 충전기가 전기차를 찾아다니며 충전해 준다면 공공주차장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을까’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2년 후 그가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에바’를 차리게 된 계기다. 구체적인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 대표는 ‘자율주행 충전로봇’ 아이디어로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에 지원했다. 3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1년간 월급을 그대로 받으면서도 현업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개발비 등을 지원받으며 과제에만 집중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대표를 포함해 제품 개발에 함께한 멤버 모두 충전이나 자율주행 관련 업무를 맡아본 적은 없었지만 오픈돼 있는 기술 등을 참고하며 만들다 보니 아이디어는 실제로 제품으로 이어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2018년 ‘삼성전자 C랩 인사이드’ 출신 스핀오프(spin-off·분사 창업) 35호 기업으로 독립했고, 그는 월급쟁이 부장에서 한 회사의 ‘대표’로 변신했다.자율주행 규제, ‘수동형’으로 해결 모색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첫 번째 장애물에 부딪혔다.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이 상용화되려면 교통법규, 보험체계, 교통표지판 등 법 제도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까지 바뀌어야 했다. 그는 “당시에도 자율주행 충전로봇을 당장 상용화하는 것은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규제만 풀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생각보다 바뀌어야 하는 게 굉장히 많다는 걸 삼성전자를 퇴사한 후에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핀오프 후 3개월 만에 사업 방향을 틀었다. 충전기에서 자율주행 요소를 제외시키는 대신 사람들이 직접 끌 수 있는 쇼핑카트 형식의 ‘수동 이동형’ 충전기를 만들었다. 700kg에 달하는 충전기를 누구나 쉽게 밀 수 있도록 손잡이에 사람의 힘을 감지하는 센서를 달고, 이에 맞게 모터가 구동하도록 하는 근력증강 이동 보조기술을 적용했다. 안전 규제, 끈질긴 설득으로 돌파구두 번째 장애물은 안전 규제였다. 수동 이동형 충전기를 상용화하려면 전기사업법상 전력재판매 관련 규제가 해소돼야 했다. 이 대표는 규제자유특구사업 신청에 나섰지만 정부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계속 발생하면서 ‘가만히 있는 ESS도 불이 나는데, 이동하는 카트는 더 불안한 것 아니냐’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때가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는 배터리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매일 담당 공무원을 찾아갔다. 그의 절박함이 전해졌을까. 안전 조건들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제주도 전기차 충전서비스 규제자유특구에 실증 사업자로 참여해 시제품을 운영해볼 수 있었다. 요구된 조건에 따라 기존에 출시한 수동 이동형 충전기의 구조설계를 다시 하고 센서를 다는 등 새롭게 개발해 제작했다. 실증도 성공적으로 마쳐 올해부터는 임시 허가로 전환이 된 상태다. “충전 불편함 없애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에바의 모토는 ‘충전 걱정 없는 전기차 라이프’다. 지난해 중순 선보인 ‘전력 공유형 스마트 충전기’는 올해 초 CES 2022 혁신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떠오르면서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전의 불편함이 해소되면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타고, 이는 곧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가에게 규제라는 것은: 금방 바뀌지 않는다. 어떻게 풀지, 안 풀리면 얼마나 버틸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대기업 후배들에게: 대기업에 다니는 게 창업보다 더 많은 도전과 난관,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자기 인생 가치에 따라 판단해야.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라운지랩’이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로봇 협업 카페 ‘라운지엑스’ 신규 매장을 연다. 7일 라운지랩에 따르면 라운지엑스 에버랜드점에 설치되는 협동 로봇은 6대로, 단일 매장으로는 최다 대수다. 이 중 두 대는 쉼 없이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핸드드립 바리스타 로봇이다. 자동화 레일 시스템도 탑재해 효율성을 강화했다. 3대의 아이스크림 로봇은 한 번의 신호로 다수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돼 특정 시간대에 로봇이 동시에 춤을 추도록 하는 등 시각적 재미를 더한다. 이달 중에는 새롭게 개발된 ‘초콜릿 바리스’ 로봇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 비전 기술이 적용된 이 로봇은 얼굴인식 기능을 통해 고객을 인지하고 인사를 건네거나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등 고객과 교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대개 20년 정도 경험을 갖춘 의사는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그만큼 경험의 축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갖는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빠른 속도로 더 많은 데이터를 습득하면 진단도 더 정확해지지 않을까’. 2013년 설립된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루닛(Lunit)’은 이런 질문을 갖고 그 답을 AI에서 찾았다. 루닛의 목표는 뚜렷하다. AI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것, 서범석 루닛 대표(39)는 “루닛의 AI가 지금까지 학습한 데이터가 약 400만 건”이라며 “이는 흉부 엑스레이는 150년, 유방촬영술은 120년의 경험을 가진 전문의(醫) 수준”이라고 말했다.○ 딥러닝 AI가 폐암과 유방암 진단 루닛의 대표 제품은 2018년 나온 ‘루닛 인사이트’다.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가 흉부 엑스레이나 유방촬영술로 찍은 영상을 분석해 폐 질환이나 유방암을 진단한다. 루닛 인사이트의 판독 정확도는 97% 이상이다. 흉부 엑스레이와 유방촬영술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30% 이상의 위음성률(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암일 확률)이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루닛 인사이트는 국내 톱10 병원 중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7곳이 사용 중이다. 40여 개국, 500여 곳의 의료기관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의료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고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루닛 창업자인 백승욱 의장(39)과 서 대표는 AI 연구 인력뿐 아니라 전문의와 과학 자문단을 모으는 데 초기부터 정성을 기울였다. 무명(無名)의 스타트업이 세계적 전문가들과 약속을 잡는 것은 대체로 어렵다. 그래서 해외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부지런히 참석해 석학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거나 함께 걸으면서 회사를 소개해 나갔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 거주한 경험이 풍부한 서 대표가 회사의 ‘얼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루닛의 직원 중 15%는 외국인이다.○ 공학박사와 암에 관심 많던 의사의 만남 백 의장은 KAIST 전자공학과 01학번, 서 대표는 생명과학과 00학번인데 나이는 서른아홉 살 동갑이다. 백 의장이 KAIST 박사과정에 있던 2013년 창업한 루닛에 서 대표가 2016년 합류했다. 이들은 KAIST 시절 방송동아리를 함께했다. 당시 백 의장은 연출과 편집, 서 대표는 아나운서였다. KAIST 졸업 후 서울대 의대 본과로 편입해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하던 서 대표는 환자 진료보다는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따로 창업을 준비하다가 ‘AI로 암을 정복하자’는 백 의장을 만나 의기투합했다. 이때 서 대표가 가장 고려한 것은 ‘루닛이 과연 글로벌한 생각이 있는가’였다. 사실 루닛은 설립 때부터 목표가 글로벌 회사였다. 백 의장이 대학원 선후배들과 창업할 당시 KAIST에는 글로벌 1등만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연구소 동료들이 주로 취업하는 회사가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1등 회사였기 때문이란다. “대학원에서의 시간은 창업을 위한 시간이었어요. 딥러닝이 등장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거든요. 그때 ‘딥러닝 기술의 AI로 풀 수 있는 세상의 문제는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급한 마음 안 갖고 공부하면서 인간적으로 깊게 친한 공동 창업자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사업의 힘든 시기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백 의장)○ “AI는 인간을 돕는 도구” 루닛의 다음 목표는 암 진단(루닛 인사이트)을 넘어 암 치료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암 환자에게서 떼어낸 조직세포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주는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를 올해 상반기(1∼6월) 미국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 7월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로부터 30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1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소식에 ‘몸값’이 오르고 있다. 회사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을 키워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만약 의료 AI가 발전을 거듭해 의사들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일부의 우려에 대해 백 의장과 서 대표는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의사가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는데 사람 눈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잘 분석할 수 있도록 인간을 도와주는 도구”라고 말한다. 비행기가 비행할 때 10%는 조종사가 맡고 나머지 90%는 자동 비행하는 것처럼 많은 일을 AI가 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의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한다. 다만 창업을 안 해보고 삶을 마감하면 너무 분해 못 견딜 것 같다면 그땐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백 의장) “열정이 없으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단, 혼자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팀을 꾸려 잘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서 대표)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아일보는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Question & Change’를 신문 지면에 연재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가가 걸어온 길을 한정된 지면에 싣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면에 미처 싣지 못한 대화 내용을 추가로 싣는다.▶지면기사 보기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24/112031438/13D프린팅으로 맞춤 안경을 만드는 콥틱의 성우석 공동 대표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전에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IBK증권과 삼성증권에서 M&A(인수합병) 컨설턴트를 했다. 심신이 지쳤던 어느 날, 생각해봤다. ‘50세, 60세가 됐을 때 나는 무엇을 할까’. 직업의 수명이 길지 않은 세계에서 답이 안 나왔다. 답답한 심정으로 이런 저런 공부를 하다가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 책에서 답을 찾았다. 그 책을 통해 3D 프린팅을 알게 된 후 책에 나온 것들을 하나하나 다 실행해봤다. ▽성우석 ㈜콥틱 공동대표(43)―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더라. 통계학과는 사실 점수를 맞춰서 갔다(웃음). 공부하다보니 통계학과는 잘 안 맞는다는 생각에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회계사 준비도 그 당시에 했다. ―회계사 일은 얼마동안 한 건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 다녔고, 군대 갔다가 제대하면서 M&A뱅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IBK증권에서는 M&A와 사모펀드 업무를 했고, 삼성증권에서는 M&A를 맡았다.―아버님이 사업을 하셨는데, 그걸 이어받을 생각은 안 했나. 삼성증권에서 컨설팅을 계속 해야 하나, 아니면 사모펀드로 옮겨볼까 고민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이쪽(제조업) 업무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하게 됐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아버지 사업을 도와드렸다. 아버지는 30년 넘게 엔지니어 생활을 했고,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 20~30년 사업을 하셨다. 원래는 내게 사업을 이어받으라 하셨다. 하지만 내가 가보니 그곳에선 아버지의 말씀이 곧 법이었다. 내가 “이렇게 해야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아무리 말해봐야 그곳에서는 신입사원 급이 사업을 하겠다고 설치는 것과 같았다. 갑갑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공부를 하다가 롱테일 경제학의 창시자인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라는 책을 접했다. 그 책을 통해 3D 프린팅을 알게 됐다. 책에 나온 것들을 하나하나 다 실행해봤다. ―책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하나씩 해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제조는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분야였다. ‘Back to basic(기본으로 돌아가라)’이라고, 다시 제조업이 각광받고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역이 발달하지만 결국은 리쇼어링(reshoring·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가 고비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 얘기도 많이 나오지 않나. ‘제조업은 근처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3D프린팅이 핵심 기술이었다. ‘메이커스’ 책을 읽다보니 ‘이런 게 있네,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조업에 적성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공장을 많이 다녔던 기억이 있다. 또 M&A 업무를 할 때도 제조업 분야를 자주 맡았다. M&A를 하려면 회사를 잘 파악해야 했는데, 당시 나는 현장을 많이 다녔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 현장을 많이 갔다. M&A 뱅커들은 전화 통화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할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현장에 가서 일하는 체질이라, 일하기 시작하면 공장 등 현장을 다니며 그 곳 분들과 생활을 함께 했다. ―본업을 그만둘 때 걱정은 안 됐나. 회계법인은 군 복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만뒀고, 그 다음에는 뱅커 생활을 했지만 워낙 이직이 많은 직업군이라 퇴사 자체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었다. 일을 ‘무대뽀’ 방식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던 경험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할 때는 군복무 전이었는데, 당시 미필·미혼 남자는 출장을 많이 보내거나 연속성 없는 일을 많이 시켰다. 답이 없는 컨설팅 업무도 많이 했다. 선배들과 다같이 밤을 새워가면서 답을 찾았다. 이 모든 게 창업을 위한 준비와 교육이었던 셈이다. 심신이 지쳐서 관둔 것도 있었지만, 내 상사들의 모습이 감당이 안 됐다. (그 연차가 되어도) 여전히 지금 나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컨설턴트라는 직업 자체가 수명이 짧다. ‘50세, 60세가 됐을 때 나는 무엇을 할까’ 라는 생각 했을 때 답이 안나왔다. 지금은 평생 직업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당시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가족의 반응은. 아내는 나를 믿어줬다. 회계사 자격증도 있으니 최악의 경우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다. 내가 처음에 3D프린팅을 한다고 했을 때는 다들 ‘두세 달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살을 붙이고 구체화시키니 ‘네가 사업을 아느냐’며 아버지가 특히 많이 말렸다. 지금은 아버지가 제일 지원을 많이 해 준다.―사업가인 아버지로부터는 뭘 배운 거 같나 외주를 어떻게 쓰는지, 전문가는 어떻게 찾아내는지 등을 배웠다.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뭐가 부족한지 알아야 전문가를 찾을 수 있다. 내가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어떻게 얼마나 버텨야 하는지도 배운 것 같다.―3D 프린팅을 어떻게 공부하고 실행에 옮겼나. 당시 나는 집에 장비를 들여오고, 컴퓨터를 한 대 사서 모델링부터 했다. 하다보니까 정말 재밌었다. 3D 모델링 프로그램 종류도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 한 프로그램으로 모델링을 했다. 처음에는 내가 모델링을 해서 유럽 회사에 주문했다. 첫 제품은 아이폰 케이스였다. 모델링이 제일 쉽고 제품화하기도 편한데다 다양한 니즈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몰드를 만들 필요가 없으니 몰드 비용을 아껴서 만들면 재밌는 걸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공장을 별도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당시는 모델링해서 업체에 주문하면 흰색의 거친 표면을 가진 형태로 나왔다. 이걸 연마해야 해서 내가 손으로 일일이 다 사포질을 했다. 3D 프린팅 후 후가공이 중요했다. 또 안경은 3D 프린터로 최대 200개까지 한 번에 만들 수 있는데, 직접 사람 손으로 일일이 연마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연마 후에는 염색을 해서 색을 입혀야 한다.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설비가 필요했는데, 찾아보니 관련 동영상들이 있었다. 그 영상을 몇 천 번 반복해 보면서 필요한 기계를 하나씩 주문해나갔다. 아버지 지인들 중에 중소제조업을 하는 분들이 많아 도움을 받았다. 지금 인덕원 공장에 있는 라인이 그렇게 영상 하나하나를 찾아서 만든 라인이다. ―사업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모아둔 돈으로 시작했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3억 원을 받아 프린터를 들였다. 그 이후부터는 속도가 빨랐다.―기술보증기금은 뭘 믿고 자금을 대준 건가. 일단 내가 어떤 식으로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당시에는 휴대전화 케이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완제품을 최대한 빠르게 만들어주는 생산 플랫폼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팩토리형 디맨드’라고 해서, 요구가 있으면 팩토리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그때 안경은 무조건 해야 하는 아이템이라 생각했다.―안경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나 관심이 있나.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써왔는데 내 귀는 짝귀라 위치가 다르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걸 맞춰줄 수 있는 서울 논현동의 한 작은 안경점에서만 안경을 맞췄다. 늘 ‘왜 이 안경점은 잘 맞춰주는데 왜 다른 안경사한테 안경을 맞추면 안경이 비뚤어지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안경 제조에 반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맞춤형 안경을 제작하면서 쌓이는 빅데이터는 어떻게 활용되나 설계 노하우는 당연히 쌓이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본인과 비슷한 얼굴의 유형을 선택하면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해줄 수 있도록 데이터화시킨 알고리즘을 만들게 된다. 안경은 동그란 형태부터 네모에 가까운 형태까지 전통적으로 분류가 있다. 그 안에서 디테일 차이가 발생하는데, 변주가 발생하면서 디자인이 40여 가지로 확 늘어난다. 안경 디자이너들은 “여기에 0.2mm만 올리자” “0.3도를 꺾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것만으로도 느낌이 조금씩 달라진다. ―2017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회사가 쭉 성장했는데. 올해는 어떤 단계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스케일업 단계에 있다. 스케일업 할 때 문제가 터지면 안 된다.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에 브랜딩에 대해 많이 다잡고, 생산 과정도 훨씬 탄탄하게 다지는 작업을 했다. 직원은 계속 뽑고 있다. 지금은 개발자를 중심으로 채용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디자인 쪽을 꽤 갖췄기 때문에 개발 인력과 그에 따른 디자인 백업도 많이 필요하다. UI, UX 디자이너 위주로 충원을 많이 하고 있고, 마케터들도 뽑는다. 올해는 브리즘의 오프라인 매장을 1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 다음달(3월)에 서울 잠실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콥틱의 조직문화는 어떤가.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다 보니 격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는 팀장체제로 전환해 팀장과 많은 이야기를 하려하고 있다. 팀장들이 개선하는 시스템도 많이 생겼다. 예전에는 내가 직접 했다면, 지금은 팀장 등 직원이 하는 일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팀장은 경력직이 입사하자마자 맡기도 하고, 신입사원이 팀장을 맡기도 한다.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재무와 관련해 조언한다면. 나는 현금흐름을 중요시 한다. 보통 매출에서 비용을 빼면 남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시기도 매우 중요한다. 그런 걸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날짜관리를 정확히 해야 한다. 콥틱은 B2C라 돈이 바로 들어오지만, B2B인 업체는 ‘(돈을) 3개월 뒤에 줄게’라고 했을 때 뭐라 말을 못한다. 즉각적으로 돈이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관리가 잘 안 되면 자금은 순식간에 구멍 난다. 자금 계획은 6개월 이상 세워놓아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쓰는지’ 확인하고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 투자 라운드가 도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 처음엔 더 오래 걸릴 것이다. 거의 막판까지 끌고 가다가 시기가 안 맞아서 (사업을) 더 진행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으로 안다. ―창업을 꿈꾸는 문과 출신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나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스타일이라, 필요하다 싶으면 직접 만들어본다. 잘 만들지 못해도 계속 만들다보면 필요한 부분이 생길 것이다. 그때 그 부분에서 필요한 사람을 찾아도 되고, 외주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올해 CES에 참가한 성과는. ‘우리가 미국으로 가면 잘 될거야’라는 안이한 생각이 아니라 ‘미국으로 가면 잘 되겠지만 고생은 많이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고생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도 가늠하게 됐다. 미국에는 올해 3월 크라우드펀딩으로 온라인에 먼저 진출할 예정이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하나 내는 것이 목표다. 매장 내는데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 빠르면 내년 초가 될 것 같다.―창업해서 가장 위기는 언제였나. 매일이 위기다.(웃음) 나 같은 경우 5개년의 사업계획을 잡고, 자금을 늘 모니터링하고, 매일 밤 통장잔고를 확인한다. 나는 소소한 실패를 많이 했다.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혼자하려다가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개발이 그런 경우다. 초창기에는 내가 많이 시스템을 맡았는데 엉성했다. 지금은 개발팀이 세팅되면서 전혀 다른 차원이 펼쳐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들을 더 믿고, 그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상황을 자꾸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창업가가 직원들에게 신뢰를 보내는 방식은 무엇일까. 그들이 만든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 ―창업해서 보람 있던 순간은. 직원들이 우리의 비전을 믿고 전력을 다해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보람이다. 각자 자신의 젊음과 소중한 시간들을 쏟아 붓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는 게 보람 있다.―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겠다. 그렇다. 면접 볼 때 ‘우리는 아직 작은 기업이라 한 명이 들어왔을 때 우리 문화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서로 잘 맞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보통 면접은 1시간가량 진행되는데, 지원자보다 우리가 오히려 말을 많이 한다. 우리 회사가 이런 회사고, 이런 문화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우리랑 잘 맞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스킬적인 부분은 뻔한 부분이 많다. 디자인 쪽은 툴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디자이너들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새로운 툴을 계속 배워나가야 하는데 배움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지 등이 중요하다. ―롤모델이 있나. 스티브잡스가 롤 모델이다. 잡스는 자기의 방향을 꿋꿋하게 믿고 갔다. 돈을 벌어다주는 제품이더라도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다 버리는 추진력도 있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 하나 그때그때 끌리는 운동을 한다. 예전에는 테니스를 쳤다. 공으로 하는 운동을 기본적으로 좋아한다. 야구도 좋아해 경기할 때는 내야수로 뛴다. 다만 골프는 안 친다.성우석 ㈜콥틱 공동대표 △고려대 통계학과 △2002~2005년 삼일회계법인 △2009~2010년 IBK투자증권 IB본부 △2011~2012년 삼성증권 IB본부 △2015~현재 더메이크 대표이사 △2017~현재 콥틱 대표이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넷마블은 지난달 회사 전략을 소개하는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를 통해 자체 지식재산권(IP) 확보 회사로의 변화를 표명하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우선 넷마블은 직접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게임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에 게임뿐 아니라 메타휴먼, 웹툰, 웹소설, 커머스 등 콘텐츠들을 결합하는 모델로 확장해나간다. 넷마블은 게임의 재미를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게임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모델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다음달 ‘A3: 스틸얼라이브(글로벌)’을 필두로 △골든브로스 △제2의 나라(글로벌)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메타버스는 게임에서 구현한 다양한 콘텐츠를 이식할 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해 가상을 넘어 두 번째 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이번 NTP에서 넷마블은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메타노믹스(메타버스+경제) 분야의 결과물로 내세웠다. 메타휴먼 분야에서는 제나와 리나, 시우 등을 선보였다. 모두 그동안의 게임 개발 역량을 활용했다. 넷마블은 새로운 주요 개발 라인업을 공개하며 강력한 IP 확보 회사로의 변화 의지도 보였다. 자체 및 공동개발 IP 게임 15종, 외부 IP 게임 5종 등 멀티플랫폼 게임 20종을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넷마블은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 플랫폼까지 영역도 적극적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준비 중인 신작 대부분이 PC와 모바일에서 동시 구현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액션배틀게임 ‘스쿼드배틀’과 ‘오버프라임’은 스팀을 통해 PC플랫폼으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스터길들이기 2’는 모바일을 넘어 PC와 콘솔로도 출시될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넷마블이 퍼블리셔로 시작한 만큼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와 노력을 해왔다”며 “강력한 자체 IP 보유회사로 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효성은 ‘자체 개발한 원천 소재는 혁신제품의 근간이자 경쟁력 창출의 핵심’이라는 철학으로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대표적으로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는 효성이 1992년 국내 기업 최초로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섬유다.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고객을 확대해 나가면서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creora®)’는 2010년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에 대한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군을 개발했다. 100% 재생 폐기물로 만든 재활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리젠(regen), 다양한 색 구현이 가능한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컬러플러스(color+), 일반 스판덱스 대비 낮은 온도에서 작업이 가능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크레오라 에코소프트(eco-soft)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도 성공시켰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로 철보다 강도가 10배 강한 반면 무게는 25%에 불과하다. 2003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다. 수소충전소 부문에서 생산·조립·건립의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수소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협력해 2023년까지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올 1월에는 전남도와 손잡고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1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2007년 국내 기업 최초로 리사이클 섬유 개발에 성공해 국내 친환경 섬유 시장을 창출했다. 효성티앤씨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섬유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 섬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협업해 수거한 페트병은 ‘리젠서울’ 등의 리사이클 섬유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