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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과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면서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경매로 낙찰받는 이른바 ‘셀프 낙찰’ 세입자가 늘고 있다.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서 자신이 거주하던 주택을 낙찰받은 세입자는 17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8명) 대비 97.7% 증가해 지난해 한 해 전체의 ‘셀프 낙찰’ 규모(173명)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인천에서 이처럼 자신이 살던 집을 낙찰받는 세입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7월 6명에 그쳤지만 올해 같은 기간 37명으로 6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기에서는 같은 기간 29명에서 53명으로 83% 늘었고, 서울은 53명에서 84명으로 58% 늘었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세입자가 직접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경매에 넘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세입자가 신청한 수도권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1월 52건에서 5월 142건, 6월 241건으로 급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입자들의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집값 하락과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면서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경매로 낙찰받는 이른바 ‘셀프낙찰’ 세입자가 늘고 있다.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자신이 거주하던 주택을 낙찰받은 세입자는 17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8명) 대비 97.7% 증가해 지난해 한 해 전체의 ‘셀프 낙찰’ 규모(173명)를 넘어섰다.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인천에서 이처럼 자신이 살던 집을 낙찰받는 세입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7월 6명에 그쳤지만 올해 같은 기간 37명으로 6배 넘게 늘었다. 경기에서는 같은 기간 29명에서 53명으로 83% 늘었고, 서울은 53명에서 84명으로 58% 늘었다.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세입자가 직접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경매에 넘기는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세입자가 신청한 수도권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1월 52건에서 5월 142건, 6월 241건으로 급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며 역전세난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매 신청부터 입찰까지 약 6개월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입자들의 주택 경매 신청과 셀프 낙찰 건수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퇴근길이었다. 우편함에서 낯선 편지를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이 우편물은 임대인 김용현 소유 주택에 살고 있는 임차인을 대상으로 발송됐습니다. 전세금 미반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두 눈을 의심했다. 한 언론사가 취재하고 싶다며 보낸 편지였다. 전세 계약서를 다시 꺼냈다. 집주인 이름과 출생연도가 편지 내용과 일치했다. ‘설마’란 생각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보기로 했다.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손이 떨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가압류 81억 원.’ 분명 근저당 없이 깨끗했던 등본이 달라져 있었다. 계약서에 적힌 집주인 번호로 전화했지만, 통화 연결음만 이어졌다. 전세 세입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김용현 세입자들의 글로 난리 나 있었다.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수백 명이 속속 합류했다. 2021년 6월, 장희정 씨(40)는 그렇게 전세사기 피해자가 됐다.● 그저 평범한, 꿈 같았던 집“대학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하는 10년간 목돈 7000만 원을 만들었어요. 반지하 2년, 옥탑방 5년을 전전하며 ‘평범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2020년 6월 1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찾은 신축 빌라 ‘혜성빌’(가명)은 희정 씨에게 혜성처럼 나타난 드림 하우스였다. 보증금은 2억4500만 원. 인근 빌라보다 5000만 원 이상 쌌다. 공인중개사는 서류상 불법 건축물이라 보증금이 낮다고 했다. 대신 집주인 대출이 없고 전세대출도 걱정 말라고 했다. 불법 건축물 벌금도 집주인이 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다른 집은 보증금이 저렴하면 집이 낡거나 작았고, 집이 괜찮으면 보증금이 비쌌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비슷한 ‘깡통전세’도 흔했다. 혜성빌의 매매 호가는 3억1000만 원. 보증금보다 6000만 원 이상 비싸 일단 안심했다. 계약 당일인 2020년 6월 26일. 공인중개업소엔 김용현의 대리인이 나왔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친절하기까지 했다. “집주인이 ‘큰손’이라 바빠 직원을 대신 보냈어요.” 공인중개사 말에 희정 씨는 ‘집주인이 부자라 보증금 떼일 일은 없겠구나’ 했다. 전세대출도 일사천리였다. 이미 H은행 대출설계사가 와 있었다. 연 2.275%에 1억8000만 원 대출이 가능했다. 희정 씨는 마지막까지 등본에 문제가 없는지 살폈다. 계약과 동시에 전월세 거래를 신고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2020년 7월 23일, 입주할 때도 짐 정리보다 전입신고를 먼저 챙겼다. 전세살이를 오래 하며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가 보증금을 지킬 안전장치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되다그랬던 자신이 전세사기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된 뒤 김용현에게 매일 전화했다. “매번 통화 연결음만 들렸어요. 피가 말랐죠.” 한 달쯤 지난 2021년 6월 28일. 퇴근길 우편함에 편지가 꽂혀 있었다. 편지는 ‘임대인 김용현입니다’로 시작했다.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며 고생하실 임차인분들께 … 현재 거의 모든 부동산이 가압류된 상태로 자금이 막히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편지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어깨에서 힘이 쫙 빠졌다. ‘임차인분들께서는 매수도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경매로 (보증금을) 반환받으실 수 있습니다.’ 편지엔 죄송하다, 필요하면 직접 만나 설명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보증금을 갚겠다는 말은 없었다. 결론은 하나였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 집주인 연락처만 7개“두들겨 맞았는데 아픈 줄 모르는 상태였죠. 편지 읽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들었어요.” 그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집주인 빚이 81억 원이나 있는 집에 세입자가 들어올 리 없었다. 그나마 집이 경·공매로 넘어가 낙찰자가 나오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경매 공부를 시작했다. 전세 계약 종료를 6개월 앞둔 지난해 1월, 계약 해지를 김용현에게 통보해야 했다. 피해자 카톡방에 수소문해서 김용현 연락처를 구했다. “카톡 프로필만 7개에, 주소는 3곳이나 됐어요. 보증금도 못 준다는 사람이 상가에 주상복합에….”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내용증명을 보내고 두 달여 지난 지난해 4월 20일, 희정 씨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낸 ‘공매 대행 통지서’가 왔다. 김용현이 세금을 체납해 곧 공매가 시작된다는 것. 희정 씨는 확정일자를 받고 전입신고도 해서 그나마 ‘우선변제권’(보증금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은 갖췄다. 전셋집이 낙찰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 희망이 겨우 생겼다.● 정부도 나를 외면했다지난해 7월. 전세 계약이 끝났다. 연장한 전세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오르며 이자도 월 80만 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보증금 2억45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짜리 빌라에 살게 된 셈. 계약 기간은 낙찰자가 나타날 때까지 무기한 연장. ‘언제쯤 이 빌라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탈출이 가능하긴 한 걸까.’ 암담하기만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카톡방에서 만난 피해자 8명과 김용현을 형사고소했다. 법무법인 계약금만 15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8월, 피해자 카톡방에서 경찰이 김용현 사건을 수사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희정 씨는 바로 경찰에 연락했다. 난생처음 ‘피해 진술’이라는 걸 했다. 올 초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등으로 세상이 떠들썩해졌지만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해 보였다. 피해 진술 이후 약 8개월, 담당 형사는 두 번이나 교체됐다. 그래도 언젠가 김용현을 처벌할 수만 있다면 괜찮았다. 그랬던 희정 씨도 결국은 무너졌다. 올해 4월 공매 중단 통보를 받고 나서다. 정부는 당시 경·공매로 집이 넘어가 쫓겨날 위기인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모든 공매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 필요한 조치였지만 피해자들에게는 절차를 늦추는 ‘걸림돌’이 됐다. “세무서에 공매 재개를 해달라고 매달렸어요. 저도 피해자인데 나라가 외면한다는 생각에 막막했어요. 사기를 당하고 처음으로 펑펑 울었어요.”● 봉천동 탈출 시나리오 다행히 공매는 재개됐다. 동시에 탈출은 까마득했다. 지난해 6월 진행된 첫 공매 최저 낙찰가는 2억2000만 원. 낙찰자가 나타나도 2500만 원을 더해 희정 씨에게 보증금 2억4500만 원을 줘야 했다. 불법 건축물이라 이행강제금도 내야 했다. 올해 5월 18일 혜성빌 공매가 23회 차까지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았다. ‘기대를 말자’고 마음먹었어도 막상 유찰 결과를 보면 허탈했다. 전세대출이 연장되며 올해 5월까지 낸 대출이자만 1000만 원. 이자 부담보다도 전세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이 더 괴로웠다. “남은 선택지는 직접 낙찰받는 것뿐이었어요. 월세 세입자를 구해 이자와 이행강제금이라도 내야겠다 싶었죠.” 그는 엑셀 파일로 ‘봉천동 탈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공매 일정과 이자, 관리비 지출을 따져봤다. 빨리 낙찰받을수록 그나마 돈을 아낄 수 있었다. 5월 30일 24회 차 공매에서 희정 씨는 직접 입찰에 나섰다. 최저가는 1375만 원. 낙찰금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까지 받았다. 차라리 마음은 편했다. 그런데 공매 결과 발표일인 6월 1일, 낙찰자는 희정 씨가 아니었다. 그는 1380만 원을 써냈는데, 낙찰 금액 옆에 낯선 숫자가 보였다. 1789만9999원. 공매 24회 만에 나온 첫 응찰자였다.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받으면 꿈에 그리던 전세사기 탈출이었다. 하지만 며칠 만에 낙찰 포기 연락이 왔다.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있는지 모르고 응찰했다고 했다. ‘그럼 그렇지….’ 헛된 기대였다.● 다시, 전세사기 피해자가 되다지난달 14일, 다음 공매를 기다리는 사이 관악구에서 등기가 왔다. 6월 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청에 낸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에 대한 결과 통지였다. ‘본 신청인을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한다.’ 짧은 문장 한 줄이 담긴 서류. ‘국가 공인 전세사기 피해자’가 됐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희정 씨는 다음 공매를 기다리는 중이다. 공매에서 집을 낙찰받아도, 그 집이 최소한 원래 가격에라도 팔려야 전세대출을 갚고 차곡차곡 모은 7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2023년 8월 21일, 피해 1125일째. 희정 씨는 오늘도 전세사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히어로콘텐츠팀▽기획·취재: 정순구 soon9@donga.com 최동수 이축복 송진호 이새샘 기자▽인터랙티브 기획: 위은지 기자▽개발: 임상아 뉴스룸 디벨로퍼(ND)▽디자인: 차설 인턴QR코드를 스캔하면 ‘제임스네이션’ 일당의 치밀한 전세사기 행각과 피해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디지털 페이지에서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현한 ‘어느 날 내 집에 81억 가압류가 걸렸다’()로 연결됩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제임스네이션은 주택 매입을 통해 합리적 임대중개를 제공, 주택보수를 직접 해결해 임차인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주택임대 기업입니다.’일명 제임스로 불리는 김용현(44)이 대표인 부동산 임대업체 ‘제임스네이션’이 중견 회계법인에 의뢰해 만든 사업계획서다. 투자자와 은행 등에 돌린 이 문서에는 그가 주택관리업체와 인테리어, 가전·가구 렌털 자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깔끔한 외모에 뿔테 안경, 깅엄체크 셔츠에 버건디색 행커치프와 넥타이까지 한 김용현은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자신을 포장했다.여기서 팩트에 가까웠던 것은 그가 매입한 주택 규모뿐이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용현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제임스네이션 직원과 지인을 동원해 수도권 전역에서 주택 1093채를 사들였다. 전세보증금만 총 2190억 원. 그는 영업팀과 중개팀, 홍보팀까지 두고 임직원 약 30명 규모의 업체를 운영했다.반지하와 옥탑방을 벗어나 그저 평범한 집에서 살고 싶던 장희정 씨(40) 역시 2020년 6월 26일, 김용현과 서울 관악구 봉천동 빌라 전세 계약을 했다. 전세살이만 10년째, 전입신고도, 확정일자도 칼같이 챙겼다. 계약 당일 확인한 등기부등본은 깨끗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를 직접 고용해 중개사무소까지 차린 ‘기업형 전세사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전셋집에 81억 원 가압류가 걸렸다.5월 25일 전세사기 특별법이 통과된 지 약 석 달 됐다. 그사이 희정 씨를 포함한 3508명이 국토교통부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에서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이들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만 4688억 원. 피해자의 68.2%는 사회에 막 첫발을 내디딘 20, 30대였다.김용현 일당은 지난달에야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김용현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김용현(수감 중)을 이달 9일 범죄집단조직 및 활동,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첫 재판은 다음 달 11일 열린다.전세사기 피해자가 된 지 1125일째인 이날 희정 씨가 사는 빌라는 여전히 공매가 진행 중이다. 2억2000만 원이었던 입찰가는 1300만 원으로 떨어져 전세금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말한다. “이제 겨우 전세사기 탈출의 출발선에 왔다”고. 제임스네이션, 치밀한 ‘마수’클럽 ‘가드’ 출신… 무자본 갭투자HUG 보증보험 활용해 규모 늘려가… 전세사기 치며 외제차 8대 굴려대기업 계열사 두듯 수십명 직원… 수수료 미끼로 일반 중개사도 꾀여金 “정상적인 임대사업” 혐의 부인●‘성공한 젊은 사장’ 김용현“집주인이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된 엄청난 사람인 줄 알았죠.”김모 씨(40) 부부는 2016년 11월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신축 빌라를 계약했다. 위치와 구조가 마음에 들었고 보증금도 1억9500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500만 원 이상 쌌다. 2년 뒤인 2018년, 계약을 연장하려고 집주인인 김용현에게 연락하자 대리인이 계약서를 들고 집 근처 카페로 찾아왔다. 김 씨는 ‘대리인까지 부리는구나. 대단하다’고만 여겼다.2020년 여름, 김 씨는 남편 직장 근처로 이사하려 했지만 대리인은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대로 보증금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젊은 사장’ 김용현을 믿고, 살던 빌라에 임차권 등기만 해놓은 채 경기 김포시 아파트로 이사갔다. 3년이 지난 현재 김 씨는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다. 그는 “빌라 전세대출 9000만 원과 아파트 전세대출 4억 원에 대한 이자만 매달 200만 원”이라며 “2세 계획은 포기했다”고 했다.주식 투자로 수익률 1000% 달성, ○○ 지역 최초 태권도 5단 최고 합격, A댄스 아카데미 프랜차이즈 가맹점 4곳 운영…. ‘제임스네이션’ 대표 김용현의 사업계획서 속 프로필이다.세입자들은 김용현이 ‘젊은 나이에 성공한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다’고 증언한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김용현은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에서 가드를 하다 부동산 컨설팅업자 2명과 만난 2016년부터 전세사기를 본격 공모했다. 그는 2015년 4월 이미 은행 빚 등으로 개인회생 인가를 받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용현은 ‘무자본 갭투자’로 주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직업이 뚜렷하지 않고 돈도 없었다”며 “당시 이미 전세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자금력이 부족했던 김용현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보험을 활용해 주택 수를 늘렸다. 경찰에 따르면 김용현 일당이 보증금을 떼먹어 HUG가 대위변제한 금액은 240억 원, 140건에 이른다. 검찰 수사에서 김용현은 HUG로부터도 악성 임대인으로 분류돼 블랙리스트에 오르자 2019년 4월 바지 사장을 구해 전세사기를 이어가고, 직원들에게는 비밀유지 확약서를 받는 등 치밀한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김용현에게 전세금을 떼였다는 세입자는 2018년부터 나왔다. 하지만 김용현 일당은 올해 7월에야 덜미를 잡혔다.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는 346명, 총 피해 보증금은 694억 원이다. 이를 통해 김용현 일당이 리베이트로 가져간 금액은 18억 원으로 조사됐다.경찰이 파악한 제임스네이션 매입 주택 규모보다 피해 규모가 적어진 건 피해자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가 일단 확인된 경우만 봤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용현가 전세금 돌려막기 할 때 전세금을 받고 이사간 세입자도 있는데 이들은 피해 진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김용현은 무리한 주택 매입으로 국세와 지방세 70억 원을 체납했다. 그런 상황에도 김용현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중대형 주상복합에 보증금 1억 원, 월세 150만 원을 내고 거주했다. 법인 리스로 BMW, 레인지로버 등 고급 외제 차량 8대를 보유하고 아버지와 누나, 지인,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30대 주부 김모 씨는 2018년 3월 김경수가 보유한 수도권의 한 신축 빌라에서 2억3000만 원 보증금을 내고 전세살이를 시작했다. 방 3개, 화장실 2개의 신축 빌라 전세금치고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한 차례 계약을 갱신한 김 씨는 2021년 5월 어느날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을 보다가 가슴이 철렁했다. ‘2000만 원이면 신축 빌라 갭투자 가능’이라는 온라인 매물 광고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올라온 것. 뉴스로만 보던 ‘무자본 갭투자’였다. 수소문해 보니 이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피해 사실을 깨달은 2021년 5월부터 2년 3개월이 지났지만 김 씨는 전세 사기 빌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운 좋게 청약에 당첨됐는데 잔금 낼 돈이 없다”며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 ‘전세 사기 제국’ 구축하다경찰에 따르면 김용현은 다른 전세사기 사건과 달리 공인중개사 등을 직접 채용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개업하는 등 대기업이 계열사를 두듯 사업체를 운영했다. 회계법인에 의뢰해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투자자나 세입자, 임대인 등에게 홍보용으로 배포하기도 했다.보통 신축 빌라가 지어지면 건축주는 집을 분양해 줄 분양대행사와 계약한다. 분양대행사는 매매·전세 컨설팅업자에게 각각 연락한다. 매매 컨설팅업자가 ‘매수인’을, 전세 컨설팅업자가 ‘세입자’를 구해 수수료를 받아간다.이때 전세사기 조직은 통상 매수인을 구하는 조직과 세입자를 구하는 조직이 따로 있다. 그런데 김용현은 두 조직을 합한 법인을 세워 양쪽 업자가 받는 리베이트를 모두 챙기고, 그럴싸한 사업체를 만들어 전세사기판을 키웠다. 김용현 일당이 분양대행사에 가서 “빌라 매물을 우리한테 넘기면 세입자는 알아서 맞추겠다”고 분양 계약을 했다고 한다.이를 위해 김용현은 제임스네이션에 영업팀(15명), 중개팀(8명), 홍보팀(4명), 회계팀(1명) 등을 따로 뒀다. 이들은 부장과 과장, 팀장 등으로 직급도 나눴다. 영업팀은 분양대행업체와 매수 계약을 했다. 김용현과 함께 구속된 부동산 컨설팅업자 2명이 영업팀을 이끌었다.영업팀이 빌라를 사들이면 중개팀을 투입했다. 공인중개사 5명을 채용해 마포구 합정동에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차렸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구로구, 경기 부천, 인천 등에 지사를 두기도 했다. 이 중개사무소는 영업팀이 계약한 매물을 홍보해 이를 보고 찾아온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중개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직원들이 세입자들에게 무자본 갭투자인 사실을 알리지 말도록 하고, 중개보조원에게까지 중개 업무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더 많은 세입자를 끌어들이려고 홍보팀도 운영했다. 홍보팀은 “계약 성사 시 수수료로 200만~500만 원씩 줄 테니 세입자만 구해 달라”며 빌라 매물 주변 현지 공인중개사무소를 돌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실적대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포상과 성과급을 지급했다.직장인 최모 씨(40)는 2017년 10월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를 갔던 날을 잊지 못한다. 당시 중개사무소는 “방 3개에 준공 2년 된 신축 빌라가 있는데, 보증금은 1억6000만 원밖에 안 된다”며 “중개수수료는 안 받겠다”고 했다. 집주인과 친해서 매물을 전담하는 대신 세입자에겐 수수료를 안 받는다는 것. 그는 현재 매달 전세대출 이자만 100만 원 넘게 내고 있다. 보증금을 되찾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지만 올해에만 3번 유찰됐다. 그는 “공인중개사가 수수료 대신 리베이트를 받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경찰에 따르면 현장 공인중개사무소를 통한 계약도 다수 이뤄졌지만, 중개팀 공인중개사를 빼고는 수사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1~2건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이 ‘잘 모르고 중개했다’고 잡아떼니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끝나지 않은 피해제임스네이션 사건 피해자 상당수는 장희정 씨처럼 피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지옥션과 함께 2017년 이후 김용현 일당의 이름으로 경매나 공매에 나온 물건 650채를 분석한 결과 낙찰된 물건은 총 286건(44%)에 그친다. 평균 5.11회 유찰됐다가 낙찰됐다. 27회까지 유찰된 경우도 있었다. 절반 이상은 경매가 취소되거나 진행 중이어서 전세사기 피해가 현재 진행 중이다. 경매 개시 전이거나 피해 구제 포기의 경우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설사 낙찰되더라도 피해자들이 전세금을 온전히 되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무리 유찰을 거듭해도, 낙찰자 입장에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줘야 해서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네이션 물건의 낙찰액은 감정가에 못 미치는 64.6% 수준이었다. 장희정 씨처럼 불법 건축물에 사는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탈출이 더 힘들다.제임스네이션 전세사기 피해자 이모 씨(48)가 사는 서울 송파구 빌라 역시 올해에만 5번 경매가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도로 변경한 불법 건축물이기 때문. 그는 “자포자기했다”고 했다. 김용현 등 피의자들에게 보증금을 받을 길도 막막하다. 법원은 김용현 일당이 부동산과 예금 등을 재판 전까지 처분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재판 후 이를 채권자(세입자)들이 나눠 일부라도 전세금을 보전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 김용현의 사기 혐의가 확정될지도 미지수다. 김용현은 경찰 조사에서 “정상적 과정을 지킨 임대사업이었다”며 “리베이트라고 문제 삼고 있는 보증금 수입 역시 정당한 사업 수익”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어로콘텐츠팀▽기획·취재: 정순구 soon9@donga.com 최동수 이축복 송진호 이새샘 기자▽인터랙티브 기획: 위은지 기자▽개발: 임상아 뉴스룸 디벨로퍼(ND)▽디자인: 차설 인턴QR코드를 스캔하면 ‘제임스네이션’ 일당의 치밀한 전세사기 행각과 피해에서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디지털 페이지에서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현한 ‘어느 날 내 집에 81억 가압류가 걸렸다’()로 연결됩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GS건설이 대전 서구 탄방동에 공급하는 ‘둔산 자이 아이파크’(조감도)의 본보기집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단지는 12개 동(지하 2층∼지상 42층), 전용면적 59∼145㎡, 총 1974채 규모다. 이 중 1353채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둔산신도시 생활권 단지로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타운 내 정부대전청사, 시청 등 각종 공공기관이 가까워 출퇴근에도 편리하다. 을지대병원이 가깝고 대전 보라매공원, 남선공원 등이 도보권으로 여가생활에 최적화되어 있다. 백운초, 괴정중·고교도 걸어서 통학할 수 있고, 둔산지구 학원가를 이용하기도 좋다. 교통환경도 편리하다. 대전 지하철 1호선 탄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KTX 서대전역·대전역 등 광역철도는 물론이고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지선 등 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분양 관계자는 “대전의 중심이라 불리는 둔산동 생활권으로 우수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고, 차별화된 상품 설계와 커뮤니티 시설을 준비하고 있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는 2025년 6월 예정.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넷째 주에는 전국 4개 단지에서 총 3683채가 청약을 받는다. 일반분양은 1834채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SK뷰’, 전남 장성군 진원면 ‘힐스테이트첨단센트럴’, 광주 북구 신용동 ‘힐스테이트신용더리버’ 등에서 분양에 나선다. 본보기집은 ‘호반써밋개봉’, ‘운암산공원우미린리버포레’, ‘강진승원팰리체리버시티’(민간임대) 등 3곳에서 문을 연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철근 누락 사태로 ‘전관 카르텔’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7월 31일 철근 누락 단지 발표 이후 퇴직자가 재취업한 전관업체와 648억 원 규모의 설계·감리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이들 계약을 모두 해지하고, 전관업체가 용역에 아예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20일 ‘LH 용역 전관 카르텔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계약 해지 대상은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체결한 설계·감리 용역 중 전관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 11건, 총 648억 원 규모다. 이 중 설계는 10건(561억 원), 감리는 1건(87억 원)이다. 현재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인 설계·감리 용역 23건도 용역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 설계 11건(318억 원), 감리 12건(574억 원) 등 892억 원 규모다. LH 관계자는 “우선 통화와 확인서 등을 통해 LH 퇴직자 근무 여부를 확인했다”며 “퇴직자가 없는 경우 그대로 계약을 진행하지만, 추가로 확인되면 용역 심사·선정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관업체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계약이 해지된 업체는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관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설계·시공·감리 등 공사 참가업체를 선정할 때 LH 출신 직원이 누가 있는지 명단을 의무 제출하도록 한다. 또 LH 퇴직자가 없는 업체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즉시 시행한다. 용역입찰유의서 등 내규를 개정해 전관업체의 용역 참여를 전면 배제하는 방안도 기획재정부 특례 승인을 거쳐 추진한다. 퇴직자 관리도 강화한다. 우선 전수조사를 통해 퇴직자와 전관업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현재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 대상은 부장급(2급) 이상으로 전체 LH 직원의 5.4%에 그친다. 부장급 이상을 제외하고는 재취업 정보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 LH 관계자는 “최근 5년 내 LH와 설계·감리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 업체에 대해 우선 퇴직자 재직 여부를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는 자본금 10억 원 이상, 매출 100억 원 이상인 기업에 취업할 때만 취업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이 역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취업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세부 방안을 마련해 10월 중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 이후 진행된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전관 특혜 근절은 물론 LH의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함인선 한양대 건축학부 특임교수는 “공공주택의 질을 높여야 하는 때에 여전히 LH가 중앙집권적으로 짓는 것이 문제로, LH는 장기적으로 해체돼야 한다”며 “발주자, 감독자가 감리를 하지 않고 모두 시공사에 맡기는 것도 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창식 대한건축학회장은 “지나치게 불필요한 서류 작업이 너무 많다”며 “감리제도가 인력·능력 부족 문제를 둘 다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은 “설계자가 감리에서 분리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설계와 감리의 협업이 필요하고, 감리 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LH뿐만 아니라 도로, 철도 등 국토부 전체를 점검해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을 단절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LH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철근 누락 단지 20곳에서 접수된 계약 해지 신청 건수는 14개 단지, 47건으로 집계됐다. 오산세교2 A6에서 10건의 해지 신청이 접수돼 가장 많았다. 47건 중 12건은 11일 추가로 철근 누락 사실이 공개된 5개 단지에서 나왔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에는 수요가 대거 몰렸지만 지방에서는 10개 단지 중 6곳 이상에서 미달이 발생하는 등 청약시장 양극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올해 1분기(1∼3월) 평균 5.1 대 1에서 2분기(4∼6월)에 10.9 대 1로 상승했다. 7, 8월 결과를 종합한 3분기 결과는 현재까지 평균 12.1 대 1로 상승세다. 이 같은 경쟁률 상승세는 서울 지역 청약 흥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올해 1∼8월 분양한 15개 단지 중 14곳이 순위 내에 청약을 마감했다. 2분기 평균 경쟁률은 49.5 대 1이었지만 3분기 들어서는 103.1 대 1까지 치솟았다. 7월 분양한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호반써밋 에이디션’의 경우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62.7 대 1로 집계됐다. 청약시장에 사람이 몰리면서 당첨가점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자의 올해 평균 당첨가점은 61점(84점이 만점)인데 8월만 따로 보면 평균 당첨가점이 70점으로 높았다.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고려할 때 4인 가구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점수는 69점인데, 이보다 평균 당첨가점이 더 높았던 것이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입지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에서 올해 분양한 34개 단지 중 16곳(47.1%)이 미달됐고, 인천은 10곳 중 8곳(80%)이 순위 내 마감되지 못했다. 그 외 지방은 64개 분양단지 중 65.6%인 42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부동산R114 측은 “예년보다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고 집값 하락 가능성이 잠재돼 있어 양극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올해 착공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는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수처리, 폐기물 자원회수, 수소연료전지 및 태양광 등의 솔루션을 적용한 탄소중립산업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죠. 이런 식으로 기존의 축적된 건축·토목사업 노하우에 환경·에너지 분야를 더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 정책을 자리 잡게 만들 겁니다.”이달 초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만난 이성녀 SK에코플랜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추진 담당임원(부사장)은 “친환경 자체가 사업 모델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월 기존 사명인 SK건설에서 ‘건설’이라는 이름을 떼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기업은 △환경시설관리(수처리) △테스(전자 폐기물 처리) △삼강엠앤티(해상풍력터빈 구조물 제작) 등 13곳, 투입한 비용은 3조4000억 원에 이른다. 이 부사장은 “인수 당시 각각의 점이었던 회사들이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린수소, 해상풍력, 폐기물 재활용 등 주요 분야의 밸류체인을 갖춘 만큼 시너지를 내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했다.이 부사장이 말하는 SK에코플랜트의 ESG 전략은 ‘디지털화’와 ‘순환경제’다. 최근 개발한 소각장 최적운전 시스템이 디지털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상 최적 온도를 유지해 유해물질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공장을 준공해 생산 초입인 K-에코바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철근이다. 자원을 재활용하면서도 일반 철근보다 가격이 낮다.이 부사장은 자회사가 모두 참여하는 ESG 추진협의체를 꾸려 ESG 경영을 각 회사에 도입하는 일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을 만드는 삼강엠앤티는 SK에코플랜트에 인수된 뒤 SK오션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해상풍력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비상장사로 2025년부터 적용되는 ESG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지만 국제 기준에 맞는 ESG 정보 공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액 비중은 2021년 15.34%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2.21%로 커졌다. 이 부사장은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폐배터리 확보 거점을 23개국 50곳으로 늘렸는데 관련 회사를 추가 인수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에 더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부산에 있는 800채 규모 아파트 단지는 당초 올해 4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두 달이 지난 6월에야 공사가 끝났다. 지난해 5월 레미콘 믹서트럭 기사들이 “운송 단가를 올려달라”며 집단 운송 거부에 나서 현장이 한 달 동안 셧다운됐던 영향이 크다. 현장 시공사 대표 A 씨는 “14년간 차량 수가 묶여 있다 보니 영업용 믹서트럭 기사들의 입김이 더 세졌다”며 “노조 소속 기사가 80%에 이르는 만큼 집단 운송 거부도 연례행사가 됐다”고 했다. 14년간 증차가 막힌 채 노조가 장악하고 있던 레미콘 믹서트럭 시장에 비(非)노조 신규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정부가 증차 여부를 결정할 때 ‘조업 가능일수’를 반영하기로 하면서다. 정부가 타워크레인에 이어 건설현장의 ‘갑(甲)’으로 자리 잡은 레미콘 믹서트럭 역시 건설현장의 이권 카르텔로 보고 혁파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는 이달 11일 4차 회의를 열고 건설기계 수급 조절 예측 모형에 들어갈 변수에 조업 가능일수를 새롭게 넣기로 확정했다. 이 모형에는 건설 투자 전망, 건설물가지수, 임금, 차량 등록 대수 등이 들어가는데, 조업 가능일수가 반영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레미콘 믹서트럭은 지난해 토요휴무제가 정착되며 기사들의 연간 조업일이 50일가량 줄었다”며 “현장 상황을 반영한 ‘공정한 룰’을 만들겠다”고 했다. 건설기계 수급 조절 제도는 건설기계의 공급 과잉을 막아 차주들의 생계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2009년 도입됐지만 레미콘 믹서트럭의 신규 등록은 14년간 금지된 상태다. 영업용 믹서트럭이 수급 조절 대상인데, 영업용 믹서트럭 기사 중 노조 소속이 80%를 차지한다.노조, 레미콘 트럭 80% 차지… 非노조 증차 통해 운송거부 대응 정부 “조업 가능일 줄면 증차 가능”노조, 요구 안통하면 집단 운송거부레미콘 57% 오를때 운임 2배 넘게↑최근 전북의 한 레미콘 제조업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전운련)와 일주일간 협상 끝에 운송비를 10%가량 올리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협상에 앞서 소속 기사들의 레미콘 믹서트럭 번호판을 모두 수거해 갔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운행을 안 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 다른 대형사에 현장을 빼앗긴다”며 “덤프트럭은 화물트럭으로라도 대체할 수 있지만, 레미콘 트럭은 대체가 안 돼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14년간 신규 등록이 묶여 있는 레미콘 믹서트럭의 증차 결정 요인에 레미콘 기사들의 ‘조업 가능일수’를 새로 반영하기로 한 것은 ‘건설노조 이권 카르텔’이 부실공사 등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레미콘 트럭 증차가 막히면서 노조가 현장을 장악하고 집단 운송 거부, 업무방해 등을 일삼아 건설현장 셧다운(공사 중단)이나 비(非)노조 기사 업무 제한 등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트럭이 수요에 맞게 증차되면 비노조 기사의 시장 진입이 가능해지고, 집단 운송 거부 때도 대체 기사로 투입돼 건설현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용 레미콘 장악한 노조…비노조는 진입 못 해 1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레미콘 트럭 수급 조절 대상인 영업용 차량 2만2648대 중 80% 수준인 약 1만9000대가 노조 소속이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차량이 5000대, 한국노총 차량이 1만3000∼1만4000대다. 레미콘 업체 수와 공장 수는 레미콘 수급 조절이 시작된 2009년 각각 711개, 893개에서 지난해 955개, 1082개로 늘었지만, 레미콘 차량 대수는 그대로다. 현장에서는 최근 14년간 레미콘 믹서트럭 시장이 사실상 ‘노조판’이 되면서 노조가 권력이 됐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증차가 없는 탓에 영업용 레미콘 믹서트럭 기사가 되려면 기존 번호판(면허)을 사서 진입해야 하는데, 번호판 값으로만 3000만∼4000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대형 레미콘 제조업체 공장에서 일감을 받으려면 각 공장 상조회에 가입비 명목으로 이른바 ‘마당비’를 내야 하는데 이 돈이 최대 2000만 원에 육박한다. 상조회는 대부분 지역별 레미콘 노조 지회에 소속돼 있다. 대형 레미콘 제조업체 관계자는 “영업용 번호판을 사서 신규 기사를 고용하고 싶어도 노조(상조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노조 가입을 안 하면 사실상 고용이 힘들다”고 했다. 건설업계에 35년째 종사하고 있는 B 씨는 “폐쇄적인 구조에서 노조 인력이 계속 쌓여 왔고, 이제 노조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부 간부들이 ‘왕 놀이’를 하는 놀이터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현장을 장악한 노조가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며 집단 운송 거부에 나서면 건설현장도 속수무책으로 멈출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수도권 레미콘 운송 차주가 모인 레미콘운송노조가 집단 운송 거부를 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레미콘운송노조 소속 수도권 5개 지부가 2주 넘게 서울 사대문 내 레미콘 운송을 거부해 세운지구 아파트, 한국은행 별관 등의 공사가 줄줄이 중단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민노총 부산·울산·경남 레미콘 지회가 화물연대 동조 파업을 하면서 지역 건설현장 185곳이 셧다운됐다. 현장이 노조에 휘둘리면서 레미콘 운반비는 그동안 2배 이상으로 올랐다.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레미콘 가격은 수급조절위가 처음 생긴 2009년 대비 57.8%(5월 기준) 인상됐다. 반면 운반비는 내년까지 129.9% 인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요구를 수용하다 보니 운반비가 비정상적으로 올랐다”고 했다.● “건설기계 수급조절위, 기울어진 운동장” 레미콘 차량 증차가 막혔던 것은 국토부 산하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 구성 자체가 노조에 유리했던 영향이 크다. 기존 건설기계 수급조절위는 정부·지자체 소속 당연직 위원 6명과 위촉직 위원 9명으로, 위촉직 위원은 사측 1명, 노조 측 3명, 공익위원 5명이었다. 올 초 감사원 지적을 받고 나서야 사측 3명, 노조 측 3명, 공익위원 3명으로 위촉직 구성이 바뀌었다. 레미콘 노조는 최근 서울 여의도와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강력한 투쟁으로 수급 조절 연장 사수하라’라는 현수막을 걸고 규탄 집회를 하는 등 반발했다. 노조 측은 “노조 탄압이라는 근시안적 시각으로 수급 조절을 해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증차 여부는 이르면 8월 말 국토부가 잠정 결론을 낸 뒤 올해 말 국무조정실 규제개혁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다만 증차 여부의 다른 변수인 내년도 건설 투자 전망이 좋지 않아 당장 내년부터 증차될지는 미지수다. 박선구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규 차량이 진입해 경직된 시장 구조가 개선되고 레미콘 트럭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부동산 규제 완화에 분양가 상승할 거라는 전망이 겹치면서 관심 단지 위주로 청약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14일 직방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자 108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미 청약했거나 올해 8월 이후 청약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725명(66.9%)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7명은 청약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청약에 나서려는 이유로는 ‘관심 단지가 분양을 진행해서’가 39.7%로 가장 많았다.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21.8%), ‘청약·분양 조건이 이전보다 완화돼서’(21.4%) 등이 뒤를 이었다.아파트 매매시장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136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인 1만1958건보다 68.3% 많다. 올해 월평균 거래량은 2876건으로 지난해(996건) 대비 약 3배 가량 늘었다. 직방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기대심리가 형성되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청약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등 우려 요소도 남아있는 만큼 자금 여력에 맞는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에서 다른 2·3·5구역과 맞닿아 있어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한남4구역. 지난해 11월 최고 23층, 2167채 규모로 아파트 단지 밑그림인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다. 조합 설립 이후 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난달 조례를 개정하면서 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던 단지다. 하지만 한남4구역 조합은 아직까지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정 조례에서 전체 조합원 과반의 표를 얻어야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남4구역은 건설사 4곳 이상이 경쟁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재투표 등이 확실시된다. 그런데 준비 서류나 재투표 방법 등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섣불리 공고를 낼 수 없는 것이다. 한남4구역 관계자는 “조합원 과반 동의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건”이라며 “이대로라면 시공사 선정 절차만 길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개정 조례안대로라면 올해 12월 이후에나 시공사가 선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시공사가 시공뿐 아니라 조합 운영비를 대여해주는 금융 역할도 수행하는 만큼 선정을 앞당겨 조합의 자금 부담을 해소하고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선정 시기를 앞당긴 대신 선정 요건을 ‘조합원 과반 동의’로 강화해 본래 취지가 흐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서울 내에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정비사업 현장은 39곳에서 70곳으로 확대됐다.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 곳에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내 재개발 4·5구역, 재건축 단지에는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송파구 송파동 가락삼익맨션·영등포구 여의도동 목화 아파트 등이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통상 △안전진단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계획 △철거 및 착공 순으로 진행된다. 각종 심의를 받아야 하는 사업시행계획 단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시공사를 조합 설립 이후 선정하면 기존보다 최소 3∼4년 이상 선정 시기가 앞당겨진다. 그만큼 조합은 자금 조달 부담을 덜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전체 조합원 중 과반에게 표를 얻어야 시공사가 되도록 요건이 강화되면서 시공사 선정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조합원 과반이 참석한 총회에서 최다 득표한 건설사가 시공사가 됐다. 지난해 11월 한남2구역에서 대우건설은 전체 조합원 중 45.2%의 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노량진3구역 재개발도 포스코이앤씨가 득표율 49.7%로 시공권을 따냈다. 2020년 한남3구역의 경우 현대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 GS건설의 3파전이 벌어져 현대건설이 전체 조합원 3842명 중 1167명(30.4%)의 투표로 시공사로 선정됐다. 모두 개정 조례가 적용됐다면 투표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득표율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공사를 더 신중히 선정해 추후 분쟁 소지를 줄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비업계에서는 개정안 취지에 맞게 조례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백준 J&K 도시정비 대표는 “건설사끼리 입을 맞추고 여는 총회가 아니고서는 개정 조례를 만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시공사 선정 전 음성적으로 받던 자금 지원을 양성화하려는 의도는 좋지만,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하 주차장을 무량판 구조로 지은 아파트 단지 중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당초 발표한 15곳이 아니라 2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이 사실을 알고도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임의로 판단해 5개 단지의 철근 누락 사실을 숨긴 게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들 단지 중 1곳의 설계 업체는 LH 퇴직자가 대표로 있는 ‘전관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한준 LH 사장은 11일 LH서울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30일 무량판 구조로 지은 단지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개 단지에서의 철근 누락 사실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당시 LH가 “경미한 사실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달 9일 10개 단지가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된 지 이틀 만에 철근 누락 단지가 추가로 나오면서 LH의 기강 문란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 이날 LH의 전수조사 대상에서 1개 단지가 더 빠졌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전수조사를 실시한 단지 91곳 중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진 단지가 이달 9일 10개, 이날 1개 등 총 11개로 나타났다. 이로써 실제 철근 누락 문제가 있는 LH 단지는 총 102곳 중 최소 20곳이 됐다. 이 사장을 포함한 LH 임원 전원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 사장은 “저의 거취는 인사권자 뜻에 따르겠다”며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에 수사와 조사를 의뢰했고 LH 조직 축소와 기능 분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철근 누락 15곳 아닌 20곳… LH직원, 보고도 않고 ‘발표 자료’서 5곳 빼 ‘누락 경미’ 임의로 판단한뒤 제외당시 “경미한 것도 공개” 발언과 달라전수조사 미포함 1곳 추가돼 11곳 ‘철근 누락에 조사 누락, 보고 누락, 발표 누락.’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개 단지의 철근 누락을 숨긴 사실이 드러난 데다 철근 누락 여부 전수 조사 대상에서 단지 1곳이 추가로 빠진 사실이 나타나자 나오는 반응이다. 이번에 철근 누락이 추가로 발견된 곳은 경기 화성 남양뉴타운 B10블록과 평택 소사벌 A7블록, 파주운정3지구 A37블록, 고양장항 A4블록, 익산평화단지다. LH 관계자는 “5개 단지는 자체 보강 작업을 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철근 누락 사실을 은폐했다는 데에 LH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한준 LH 사장이 이들 5개 단지의 철근 추가 누락 사실을 안 것은 10일. LH 담당 직원들이 (철근 누락 기둥이 3, 4개여서) 경미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본인들이 (5곳에 대한) 사장의 대외적인 자료에서 뺐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 사장은 이마저도 정식 보고가 아니라 외부인의 제보를 받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량판 구조 건물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되면 하중을 지탱하기 어려워 붕괴 위험이 커진다. 이 사장은 “기둥 3, 4개가 아니라 기둥 1개에만 문제가 있어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담당한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경미하다고 뺐다는 것에 대해 안일하고 어이 없는 일”이라고 했다. 조사 부실 지적도 커지고 있다. LH는 올해 4월 말 자사에서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 단지의 지하 주차장이 붕괴하자 검단처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다른 공공주택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이 91곳이며 이 중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8일 LH는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이 안 돼 조사 대상에서 처음부터 빠진 단지가 10곳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발견했고, 이날 1곳이 추가로 더 나왔다. 총 11곳이 조사 대상에서 빠졌는데도 전수 조사라고 한 것. 전수 조사의 기본인 조사 대상 파악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LH는 보고를 하지 않은 주택담당 본부장을 해임했고, 철근 누락이 공개된 5개 단지 근무자들은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조직이 이렇게까지 망가졌고 위계와 체계도 없다. 사장의 대외적인 자료에 기본적인 통계조차 임의로 뺀 것에 참담하다 못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LH를 향해 내린 통렬한 진단이다. LH는 2021년 전·현직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 이후 ‘LH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혁신은커녕 오히려 더 후퇴한 모습이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Land)와 대한주택공사(Housing)가 통합되며 조직이 비대해졌지만 두 파벌 간 나눠 먹기 식으로 일하며 결국 국민 안전을 위협하기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LH는 ‘설계·시공·감리’ 등 건설 과정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간단한 ‘보고 체계’조차 정립 안 돼 기강이 문란하다는 지적이 많다. LH는 올해 4월 자체 발주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3개월에 걸쳐 무량판 구조의 단지 전수조사에 나섰다. “아주 경미한 사안일지라도 LH가 발표하지 않고 나중에 (철근 누락 사실이) 알려지면 축소·은폐했다는 말이 나올 것”(이한준 LH 사장)이라는 취지에서였다. 이 발언은 예언이 됐다. 지난달 30일 최초 조사 결과 발표 당시, 91개 단지 중 15곳에서 철근이 대거 빠진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부실 시공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에 철근 누락 단지 자체를 숨겼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사장에게 보고되지 않았고, 사장은 뒤늦게 내부 보고가 아닌 외부에서 제보를 받고 파악하게 됐다. 이 사장은 LH의 근본적인 문제가 2009년 출범 당시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토공과 주공이 통합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화학적으로 융합되지 못하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토공과 주공 출신 간부 직원을 중심으로 ‘나눠 먹기’ 문화가 만연하며 조직 간 칸막이가 심하고 소통까지 단절됐으며 업무 태도가 안일하다”고 했다. 예컨대 LH에 무량판 구조가 제대로 설계되고 시공됐는지 살펴보는 ‘구조견적단’이 있지만 건축 도면도 못 보는 토목직이 이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통합 자체는 맞다”면서도 “이 보직을 토목직이 맡는 게 L과 H가 나눠 먹기 식으로 일하는 ‘무능한 통합’의 단적인 예”라고 진단했다. 혁신 방안으로는 조직 개편과 기능 분산이 꼽힌다. 이 사장은 “LH의 권한이 조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며 “권한과 조직을 축소해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 공공분양에서 민간참여형 사업을 확대해 LH의 시공과 설계 권한을 감축하고, LH가 가진 감리 선정 권한을 없애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 사장은 “현재 감리는 LH가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게 전관특혜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추가로 발표된 5개 철근 누락 단지 중 파주운정3(A37블록)의 설계업체는 2016년 LH를 퇴사한 직원(당시 2급 부장)이 대표로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전수조사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다. 인력 축소도 거론됐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 등으로) 본사 조직을 줄이고, 지역본부 내근직도 개편 후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며 “LH에서 주거 급여를 담당하는 직원 600여 명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하면 인력 축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책의 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2년 전 땅 투기 사태 이후 조직 개편 방안이 나왔지만 결국 미완에 그쳤다. LH는 1만 명 수준인 직원을 지난해 말까지 약 2000명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직원 수는 약 8900명에 달한다. 2017년 전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LH 본사 직원을 1700여 명 늘렸다가 곧바로 2000명을 감축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주거 급여 업무 이관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 “LH에 외부 감시기구를 활용하면서 내부 데이터를 공공에 개방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난달 수도권에서 전세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한 세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셋값이 안정세인 데다 역전세 우려가 일부 해소되며 비용을 들여 다른 집에 이사가는 대신에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신규 전세 계약 비중은 54.7%로 집계됐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이슈가 불거졌던 올해 4월(60.3%)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만큼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특히 전셋값 회복이 빠를수록 신규 계약 비중이 더 크게 줄었다. 4월과 비교해 지난달 신규 계약 비중은 서울(59.7%→52.0%)이 가장 크게 줄었고, 경기(59.7%→54.7%) 인천(66.1%→64.3%) 순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넷째 주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동산R114 측은 “최근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는 4월 이후 신규 계약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수도권 외곽 등 일부 지역은 70% 이상이 신규 계약일 정도로 지역 간 차이가 크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역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상가 시장은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은 관광객 등 유동인구 증가로 임대료가 오르고 공실률이 떨어지는 추세이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와 소비력 감소 등을 겪으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연면적 330㎡ 이상인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0.03% 하락했다. 연면적 330㎡ 이하인 소규모 상가(―0.14%), 집합상가(―0.11%) 임대료도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만 따로 놓고 보면 상가 임대료는 오르고 있다. 서울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0.27% 올랐다. 젊은층이 몰리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팝업스토어 등이 운영된 중대형 상가의 경우 충무로 상권과 뚝섬 상권이 전 분기보다 각각 1.40%, 1.70% 올랐다. 서울은 소규모 상가와 집합상가도 전 분기보다 0.26%, 0.13% 올랐다. 반면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과 충남을 제외한 15곳은 상가 임대료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북에서는 관광지를 제외한 대학가, 구도심 지역 등에서 폐업이 발생하며 중대형 상가 임대료가 전 분기보다 0.47% 떨어졌다. 세종은 상가 공급 과잉으로 집합상가 임대료가 같은 기간 0.28% 하락했다. 공실률에서도 서울과 지방 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13.5%)은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서울(8.4%)과 달리 △울산(21.6%) △세종(20.1%) △경북(19.5%) △전북(18.3%) 등은 전국 평균치를 크게 넘는 상황이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지방은 누적된 인구 고령화와 소비력 감소에 경기 침체 심화 등으로 소매점 영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상가 공실이 누적되며 지역 인프라와 상권이 침체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고금리에도 2차전지·초전도체 테마주, 아파트 청약 열풍 등 자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예·적금을 선호하지만 최근엔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자산시장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다. 투자 과열이 ‘빚투’(빚내서 투자)로 이어지면서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은 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주로 투자 열풍이 옮겨붙는 양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1, 2위 종목은 초전도체 관련주인 대창(5150만 주)과 서원(4510만 주)이었다. 두 종목의 7일 주가는 1일에 비해 각각 41%, 87%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 업체인 서남의 주가가 이달 들어 94% 뛰었다. 지난달 국내 한 연구소가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해 학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음에도 관련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포모 심리가 우선시되면서 시장의 투자 경고도 먹히지 않는 실정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7일부터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44개 종목에 대해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4개 종목이 공시 다음 날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특히 초전도체 관련주 덕성은 29.89%, 2차전지 관련주 LS네트웍스는 29.86% 올랐다. 지정 예고 이후 45∼100% 이상 주가가 오르는 등의 요건에 해당하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렇게 되면 신용융자 매수가 막히고,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다. 주식을 얼마나 빈번하게 사고팔았는지를 보여주는 회전율은 올 1∼7월 120.5%로 지난해 같은 기간(93.4%)보다 크게 높아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일부 종목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00% 이상”이라며 “고수익을 좇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고금리에도 테마주 수요는 굉장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청약 시장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에서 일반분양을 진행한 13개 단지, 1334채에 9만198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경쟁률이 67.6 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청약 경쟁률(10.9 대 1)보다 6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에는 420채 모집에 4만1344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98.4 대 1에 달했다. 시세 차익을 노린 ‘무순위 청약’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다. 올 6월 말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에서는 무순위 청약으로 풀린 전용면적 59㎡ 한 채에 82만9804명, 계약 취소 물량으로 나온 84㎡ 한 채에 10만4924명 등 약 93만 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시세 대비 5억 원 정도 낮다는 기대감에 청약 홈페이지가 접속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한풀 꺾인 데다 수도권 내 신축 공급도 크게 늘지 않았다”며 “2021년 부동산 상승장 때의 기억이 현재 청약 기대감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투자 과열이 빚투로 이어지면서 고금리와 맞물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3188억 원으로 한 달 새 9830억 원이나 늘었다. 1일까지 19조 원대를 유지하다가 다시 20조 원을 넘어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 현재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가치나 초전도체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진 게 아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만으로 빚까지 내서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DL이앤씨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짓는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을 9월 분양한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이 도보 8분 거리에 있어 도심 업무지구로 접근하기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단지는 8개 동(지하 3층∼지상 25층) 총 535채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263채이며 전용면적별로는 △44㎡ 17채 △47㎡ 49채 △59㎡ 59채 △74㎡ 90채 △84㎡ 48채로 이뤄진다.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중소형 타입 위주다. 교통 여건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가 있는 천호동 일대는 서울 지하철 5·8호선 ‘더블 역세권’이라 서울 강남 업무지구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8호선 별내연장선은 2024년 완공을 앞둬 경기 구리, 남양주 등 수도권 동부지역으로도 이동하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인근에 강동초, 천일중이 있고 강동구립 공공도서관 등 교육시설도 가깝다. 도보 600m 거리의 한강공원을 즐길 수 있고 인근 천호공원, 올림픽공원도 즐길 수 있다. 천호동 로데오거리 중심상권을 비롯해 백화점,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있다. 단지 내에는 실내 스크린 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입주는 2026년 1월 예정.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이 발생한 공공임대 아파트에 대해 입주예정자는 물론이고 기존 입주자에게도 계약해지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원할 경우 인근 다른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도록 지원하고, 이사비 지원도 검토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6일 철근 누락이 확인된 경기 양주시 양주 회천 A15와 파주시 파주 운정 A34에서 열린 입주자 및 입주예정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약해지 및 보상 방안을 밝혔다. 두 단지 모두 공공임대 아파트다. 이날 LH가 밝힌 보상안은 공공분양과 공공임대로 나뉜다. 먼저 공공분양 중 공사 중인 단지는 계약 해지권을 부여한다. 입주예정자가 계약 해지를 원하면 계약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방안은 입주자 협의회 등과 논의해 구체화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중대 하자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에 대해 손해배상까지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임대아파트의 경우 입주 예정자는 물론이고 입주자에게도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보증금과 그에 따른 이자를 돌려주기로 했다. 중도에 계약 해지를 할 때 내야 하는 위약금도 면제한다. 국민임대의 경우 기존에 공공임대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으면 다른 단지 임대 때 감점이 되는데 이 또한 면제하기로 했다. 이사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 사장은 “자금력이 부족해 이사하기가 쉽지 않은 임대아파트 거주자가 있다”며 “이들을 위해 인근에 대체 주택이 있으면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민간아파트 보상안에 대해 “민간에 대한 보상도 LH에 준해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파주 A34단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어진 지 1년도 안 된 집에 크랙이 가고 하자가 생겼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강공사를 어떻게 신뢰하느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보강공사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공사가 완료된 뒤에도 입주민이 원한다면 직접 고른 안전진단 업체에 검증받겠다”고 했다. 정부는 철근 누락 아파트 관련 조사와 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H 관계자는 “전관특혜를 차단하기 위해 용역 발주 후 평가나 심사 부문을 일괄적으로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에 대해 시공사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로 하고 사전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사 대상은 공사대금 미지급, 부당 감액, 부당한 비용 전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설계, 감리 등에서 담합이 없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파주·양주=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LH에 보상 방안을 문의해도 ‘정해진 게 없다’는 답만 돌아옵니다. 손해배상 소식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게 됐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철근 누락 단지 입주민 이모 씨) “이미 입주한 사람은 손해배상권이 부여되지만 저희처럼 곧 입주하는 사람들은 계약 해지권만 준다고 하네요. 부실 시공이 드러난 단지에 막상 입주하려니 불안한데, 저희 같은 계약자에 대한 추가 보상은 없는 건가요?”(경남 양산사송A2 입주예정자협의회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아파트에 정부가 손해배상 청구권과 계약 해지권 부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계약 해지 등의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손해배상과 계약 해지권 기준이나 요건이 확정되지 않아 입주자와 입주 예정자들의 혼란과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르면 7일부터 민간 건설사가 무량판 구조로 지은 아파트 293개 단지 25만 채도 전수조사할 예정이지만, 여기서 추가 부실이 나올 경우 LH와 동등한 보상 방안이 적용될지도 미지수여서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LH에 따르면 보강 철근 누락이 발견된 15개 단지 가구 수는 총 1만1264채로 이미 입주가 끝나 손해배상 대상인 가구는 3640채이고, 입주 전이어서 계약 해지 대상인 가구는 3371채다. 현재 공실로 입주자가 없는 4253채는 제외된다. 총7011채가 대상으로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과 계약 해지, 계약금 환불 등이 진행돼야 하지만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부터 손해배상 기준이나 규모, 계약 해지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아직 없다. 계약 해지권을 쓸 경우 추가 배상해주는 배액배상이 이뤄질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 충남 아산탕정LH14단지 입주자 김모 씨(40)는 “철근 누락이 많은 단지는 손해배상을 더 해주고, 철근 누락이 적으면 덜 해주는 건지 설명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당장 눈앞의 불안은 해결된 게 없다”고 했다. 국토부는 “LH가 입주민 및 입주 예정자와 협의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LH 내부에서는 위에서 지침이 내려와야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는 LH가 주민들과 협의로 정해진 손해배상액을 선지급하고, 이를 시공사 등과 분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과정이 협의되기까지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철근 누락 단지 명단 공개 전부터 입주자들의 반발을 예상하고 보상 원칙 등이 결정됐어야 했다”며 “급하게 명단부터 공개하다 보니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철근 누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2일 당정 발표 전 목돈의 위약금을 감수하고도 계약 해지를 신청한 이들도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철근 누락 단지에서 12건의 계약 해지 신청이 이뤄졌다. 당정이 계약 해지권 부여를 결정한 만큼 철근 누락 단지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의 계약 해지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파주운정 초롱꽃마을3단지(A34)의 추가 입주 예정자 최모 씨(37)는 “단체카톡방에서 입주 예정자들을 중심으로 계약 취소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LH와의 협의를 위해 9일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10일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9월 말까지 조사하는 무량판 구조의 민간 아파트에서 향후 부실이 발견될 경우 LH처럼 동일하게 보상 방안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는 문제가 있으면 시공사가 입주자나 입주 예정자와 협의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법조계는 민간 아파트의 경우 손해배상이나 계약 해지 등에 난관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판례상 안전진단 통과가 불가능할 정도의 부실 시공이 아니라면 계약 해지를 인정받기 어렵고, 결국 주택 공급자인 시행사 측에서 자발적으로 합의해서 해지를 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공사가 시행을 겸한 경우가 아니라 재건축 조합처럼 시공사와 시행자가 다르다면 계약 해지권 인정 여부가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