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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을 앞둔 가운데 27일 탈당을 예고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대응이 ‘한동훈 비대위’의 보수 결집 방향을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를 품는 ‘보수 대통합’으로 갈지, 한 전 장관 본인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을 도모할지 당내 관심이 모이는 것. 한 전 장관은 임명을 이틀 앞둔 24일에도 공개 행보나 메시지를 내지 않고 비대위원 인선 등 향후 당 운영을 위한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장관이 26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비대위원장직에 임명되면 첫 번째 당내 현안으로 이 전 대표의 탈당 문제를 접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27일 탈당 뒤 신당 창당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전 장관이 여당의 구심점이 되면서 이미 ‘이준석 신당’은 소멸 흐름이다. 괜히 끌어안았다가 분란의 불씨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계파색이 옅은 의원도 “총선이란 큰 전쟁을 앞두고 내부 단합이 중요하다”며 “한 전 장관이 특정인을 쫓아다니면서 붙잡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했던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의 약칭) 가운데 김용태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기로 한 것도 친윤계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난 대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방선거 때 이 전 대표의 필요성은 이미 확인된 것”이라며 “청년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대화에라도 나서면 뺄셈 정치를 하는 용산과는 구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한 전 장관은 21일 이 전 대표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한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정치 무대에 데뷔했다. 집권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0선’의 50세 검사 출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내년 4월 총선을 지휘하는 당권을 맡겼다. 여권은 한 전 장관이 ‘총선 위기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꾸고 ‘영남당’ 이미지에서 탈피해 수도권 표심 확보와 중도층 확장이란 과제를 풀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위에서 이른바 ‘여의도 문법’대로 삼고초려하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하더라”며 “하지만 결심했으니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간 보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여당 내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접점이 많지 않은 그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 인적쇄신과 물갈이에 속도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 한 전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이유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 가겠다”며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어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쟁투 의미에서의 정치를 멀리했다”며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의 정치는 20년째 하고 있다. 그 마음으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면직안을 재가했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 여부는 수직적 당정관계의 재정립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과 나는 서로 다른 것을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은 ‘맹종(盲從)’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도 한 전 장관과 자신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인정하고, 오랜 시간 함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위원장 지명 직후 화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의결했다. 한 전 장관은 26일 전국위에서 최종 의결되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당 지도부는 연내 비대위를 출범시키고 내년 1월 초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워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한동훈 “尹과 서로 다른 생각 강요안해”… ‘당정관계 재정립’ 과제 尹 “내게 있는 그대로 얘기해줄 사람”與 “대통령과 신뢰 관계… 할말 할것”당내 ‘수직적 당정관계’ 변화 기대감野 ‘검찰공화국’ 프레임 강화 가능성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에 내년 총선 승패가 달렸다.” 복수의 여당 관계자들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구원 등판한 한 전 장관의 최우선 과제가 대통령실과 여당 간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전 장관은 2003년경부터 인연을 맺은 윤 대통령에 대해 “맹종(盲從)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실제로 윤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에서 직언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대표로서 내년 공천 작업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 ‘용산 하명 공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소통, 인사 문제 등에 직언하고 실제로 바꿔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윤 대통령 아바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한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건강한 당정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란 질문에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그런 기본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과 신뢰 있어 할 말 할 것” 한 전 장관은 최근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과 나는 서로 다른 것을 같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 관계 속에서도 할 말은 해온 사이라는 것. 한 전 장관은 앞서 19일에도 “(공직 생활에서) 누구에게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장관에 대해 참모들에게 “있는 그대로 내게 얘기해줄 사람”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 전 장관 체제의 당정 관계가 대등한 관계로 형성될 수 있다는 기류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당정 관계가 더 유연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여당은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 간의 20년 ‘신뢰’ 관계가 당정 관계 재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전 장관 지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은)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를 향해 수직적 당정 관계 변화를 거듭 주문했던 5선 서병수 의원도 “대통령과 가장 신뢰가 있는 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설득한다거나 할 말은 확실하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 “尹과 상명하복 이미지 벗어야” 하지만 대통령과 당 대표 관계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여태 같이 공직에 몸담았기 때문에 상명하복의 자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한 전 장관이 당정 관계를 바로잡지 못하면 야당이 주장하는 ‘검찰 공화국’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 전 장관 카드가 대박나려면 용산과 각을 세워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의 검찰 일색 프레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한 전 장관 지명 직후 곧바로 당정 관계 정상화 주문이 나왔다. 감사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장관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국민의 마음과 당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명 없는 국정운영의 쇄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올렸다. 한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2016년 ‘최순실 특검’에서 함께 일했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과 3차장, 2019년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 2020년 1월 단행된 인사로 한 전 장관이 부산고검으로 좌천되자 2020년 2월 부산고검을 찾았다. 총장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이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공언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두고 여야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겨냥한 이 법안은 올해 4월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22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국민의힘은 “총선용 반헌법적 악법”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대통령실은 “반헌법적인 정치 특검법”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이르면 21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져 한 장관이 28일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법 처리 방침에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모인다.● 野 “명품 가방 의혹 특검 수사도 가능” 국민의힘은 20일 특검법에 대해 “총선을 앞둔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수사로 혐의를 못 밝힌 사건”이라며 “총선 앞 정치공세이고 반헌법적인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28일 본회의 상정 및 처리는 더 이상 여야 간 협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의장도 이미 승인한 만큼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도 특검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검법의 3가지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특별검사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하고 교섭단체(민주당)와 정의당 등 원내 정당끼리 정하도록 한 조항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내년 2월 초부터 4월 총선 직후까지 수사하도록 돼 있어 야당이 총선용 공세로 악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본다. 여권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 브리핑 조항도 들어 있어 수사가 연일 생중계되며 총선 내내 선전·선동, 망신 주기에 쓰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 대상과 특수 관계자인 이들에게서 수사관을 추천받으라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있다. 수사 기간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 검찰’이 김 여사를 수사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했기에 이제야 하게 된 것”이라고 맞섰다. 언론 브리핑 조항은 “‘최순실 특검법’과 ‘드루킹 특검법’에도 들어가 있는 조항”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문제 조항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장관은 전날 “국민들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장관은 총선 앞 최대 악재인 ‘김건희 특검법’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한 장관은 특검 이슈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거부권이 불가피하다는 기류이지만 윤 대통령의 부인과 관련된 특검 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대응 방식과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한 장관 등판으로 새 국면이 조성될 경우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대통령실의 기류도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24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국민의힘은 이르면 21일, 늦어도 22일에는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가진 윤 권한대행은 이날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로 의견 수렴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당이 현재 임진왜란 명량해전 전 배 12척이 남은 때와 같은 위기 상황이니 한 장관에게 맡겨보자고 제안했고 고문들이 대체로 동의했다”고 했다. 윤 권한대행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면 24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정부가 19일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을 겨냥한 독과점 규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온플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해당 내용을 정부와 조율을 거쳐 의원 입법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에 더해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갑을 관계도 함께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추후 협상에서 이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2+2 협의체’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가 필요하다고 천명한 것을 환영한다”라면서도 “배달 패션 의류 숙박 등 각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앱까지 포함해 과다 수수료 문제, 불투명한 상품 랭킹 기준 등을 투명화하는, 즉 거래를 공정하게 만드는 포괄적인 온플법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플랫폼의 독과점 남용 행위 규제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중개거래 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는 내용도 함께 검토하자는 것. 앞서 민주당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온플법을 2+2 협의체에서 논의할 법안으로 제안한 상태다. 온플법은 2020년 7월부터 발의돼 현재 20개가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온플법 처리를 추진했으나 정부 여당의 반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카카오, 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뿐만 아니라 각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기업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어떤 기준으로 규정할지 등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 법안에서 빠진 본사와 가맹점 등 계약에 의한 갑을 관계를 규제하는 내용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안을 넘어선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갑을 관계 규제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논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온플법에는 공정위 안과 중첩되지 않는, 우리가 받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국민의힘은 누구 한 사람의 리더십에 기대서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김금혁 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취업 문제 등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청년들의 민의를 살펴봐야 총선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심성훈 패밀리파머스·가치임팩트 대표)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가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당이 달라져야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인재영입위는 19일 탈북민 출신 김 보좌관(32)과 청년 창업가인 심 대표(28)를 비롯해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46), 최수진 파노르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55), 호준석 전 YTN 앵커(54), 공지연 법무법인 소울 파트너변호사(30), 정혜림 SK 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우(31), 임형준 네토그린 대표(43) 등 8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입한 인사들의 절반이 1990년대생인 ‘MZ세대’다. 김 보좌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패하면 한두 석을 잃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란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나름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소구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발언과 행동, 정책으로 승부를 봤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그는 입당 배경에 대해 “‘개딸’(개혁의 딸)이라든가 우상화라든가, 자유의 가치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정치 행태가 ‘뉴노멀’로 자리 잡는 걸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정말 자유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꼭 당선되길 바란다기보다는, 그런 점에서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탈북 후 2012년 한국에 입국한 김 보좌관은 “나는 북한에서 90년대 이후 태어난 장마당 세대”라며 “북한에서도 사상적 이탈이나 김정은 체제에 대한 반항과 같이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세대인 만큼 한국에서도 큰 변화를 주도하는 MZ세대를 대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역시 MZ세대인 심 대표는 “아직은 여야 모두 누가 더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하진 않는 상황인 것 같다”며 “자립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청년들의 민의를 살피고,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정책들을 많이 선보인다면 총선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호 전 앵커도 통화에서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겸손하고 진솔한 국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며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게 민생이지 않나. 어려운 민생회복을 위한 구체적 시간표와 비전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며 “지금은 구체적인 설명과 친절한 자세가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호 전 앵커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구로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재영입위는 이날 오후 국민인재 토크콘서트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를 통해 새로운 영입 인사들을 소개했다.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토크콘서트 후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당연히 그런 것도 고려하고 모셔 오게 됐다”면서 “같은 환경에서 경쟁을 통해 우열을 가리는 게 합리적일지 몰라도 선거에서는 그 지역 유권자들, 지역 주민의 이익을,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한다) 이런 트랙을 통해 기회를 드리는 게 국민 전체와 지역에 이득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이 18일 자신의 당 비상대책위원장 추대 여부를 논의한 국민의힘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앞두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바라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이유가 없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발언이 알려진 뒤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 추대’ 목소리가 다수 나온 가운데 이견도 표출돼 국민의힘은 이날 한 장관 비대위원장 추대를 확정짓지는 않았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의 입장을 전하면서 “한 장관 입장에서 비대위원장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 부담을 혼자 짊어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이 자신에 대한 당내 강력한 지지를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 비대위원장 수락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한 장관의 이런 메시지가 알려진 뒤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2시간 반 동안 총 33명이 발언한 가운데 약 3분의 2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대론의 수적 우세 속에 “한 장관은 총선 전략상 비대위원장보다 선대위원장으로 더 적합하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자” 등 반박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총의를 모아 이르면 이번 주 중 결론을 낼 방침이다. ‘한동훈 비대위’로 기우는 與… 잇단 반발에 결론은 안 내 與 현역-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발언자 3분의 2는 ‘韓 추대론’ 주장일부는 “선대위장 적합” 우회적 반대윤재옥 “필요한 절차 아직 남았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에 사실상 무게를 싣는 가운데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열린 현역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중심으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론이 수적 우세를 보였다. 연석회의를 앞두고 이날 오전 “당원과 지지자들이 바라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이유가 없다”는 한 장관의 의중이 알려지면서 친윤 그룹은 ‘한 장관 대세론’을 더욱 강조했다. 여당 내에서는 이날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한 장관 비대위원장 대세론 주장이 전체 발언자의 3분의 2로 수적 우세였고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회의 후반부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대책위원장을 해야 한다” 등 반박이 잇따르면서 격론도 벌어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재 여당에 닥친 위기가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비대위가 들어서선 안 된다는 반발도 여전한 것.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반론도 수면 아래에서 끓고 있어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더라도 당분간 당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韓 추대론 수적 우세 속 이견 표출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이날 오후 소집한 현역 의원-당협위원장 비공개 연석회의를 앞두고 당내에선 15일 긴급 의원총회 때처럼 비윤계가 한 장관 추대론에 격렬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이날 오전 한 장관이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바라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사실이 전해지면서 한 장관 추대론이 수적 우세를 점했다. 공천권에 민감한 당내 인사들이 한 장관의 의중을 ‘조건부 수락’이라고 해석해 차기 권력의 눈치를 미리 봤다는 해석도 나왔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2시간 반가량 이어진 연석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선 33명 중 3분의 2가량이 “좋은 보석이면 아껴 쓸 게 아니라 빨리 써야 한다”는 의견을 내며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장했다. 초반에는 친윤 중심의 대세론이었지만 회의 막판으로 가면서 수적으론 열세였으나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 친윤 그룹의 여론몰이에 대한 비판 등이 나왔다. 한 장관에게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대위원장 등 당무를 맡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의원은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긴 어려운 분위기가 되니, 비대위원장 대신 선대위원장을 하라고 우회적으로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윤재옥 “의견 수렴 절차 남아” 결론 안 내 윤 권한대행은 이날 연석회의를 마친 뒤 “(의견 수렴을 위한) 필요한 절차가 아직 남았다”며 이날 당장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윤 권한대행이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결론 내리면 윤 권한대행이 한 장관에게 수락을 요청하고, 수락 뒤에는 당 전국위원회에서 당원 찬반투표로 비대위원장 임명이 마무리되게 된다. 이르면 이번 주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한 장관이 당권을 잡는 흐름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이번 위기는 대통령실이 자초했는데, 대통령 의중과 가까운 사람이 당을 쇄신하겠다 하면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검사 출신의 한 장관이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갈 ‘검사 독재’ 프레임에 빠질까 걱정”이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이 17일 창당대회를 열고 닻을 올렸다. 금 전 의원이 결성한 제3지대 모임 ‘새로운선택’과 류 의원 등이 속한 정의당 내 청년 그룹 ‘세 번째 권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창당대회를 열었다. ‘세 번째 권력’이 ‘새로운선택’에 합류하는 형태로, 금 전 의원과 ‘세 번째 권력’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이 신당의 공동 대표를 맡는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공동 대표 수락연설에서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신권위주의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이 1000만 명의 열성 당원을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평범한 4000만 시민을 민주주의 밖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이 전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 한국의희망 양 대표 등이 현장을 찾았다. ‘새로운선택’ 관계자는 “다른 진영에서 합류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당명을 확정하거나 공천 과정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격의 신당을 추진 중인 이 전 대표와 양 대표 간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전날 유튜브 채널에서 양 대표의 전문 분야인 반도체를 포함한 과학 기술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전 대표는 양 대표에 대해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같이 갈 수 있는 동지적 관계가 될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한국의희망에 있는 다른 식구들도 보고 싶다. 자주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같은 공학도 출신이자 정치 혁신의 동지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 전 대표와 꿈을 꿀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는 두 사람이 12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4일 만의 공개 행보다. 이 전 대표는 27일 예정대로 국민의힘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대통령실 등 여권 친윤(친윤석열) 그룹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론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주 내로 한 장관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 핵심 그룹은 18일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227명이 모이는 연석회의에서 “총의를 모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대세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수락하고 조기 등판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을 검토하고 있다. 18일 연석회의 결과에 따라 한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되는 2차 개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15일 의원총회에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추진했지만 비주류 의원의 거센 반발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 추대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주는 분도 있고, 걱정하는 분도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모두 녹여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당원들 생각이 중요” 대통령실은 ‘당무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당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에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당이 총의를 모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당의 결정을 존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비대위 인선은 당원들의 생각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비윤(비윤석열) 의원들의 한 장관 비대위원장 반대 목소리가 큰 가운데 의원들보다 당원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원들 다수는 한 장관 비대위원장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차출을 고려해 교체 시점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발표될 수 있는 2차 개각에 법무부 장관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길태기 전 서울고검장,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을 비롯해 복수의 인사를 검증대에 올려두고 고심하고 있다”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길 전 고검장이 조금 앞서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법조계 사정에 밝은 만큼 다른 인사가 검토될 수도 있다고 한다. 2차 개각과 무관하게 한 장관의 실제 등판 시점에 맞춰 후임 인선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의 추대론과는 별개로 한 장관 본인이 수락해야 한다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여권 내부에 있는 절망감을 바꿔내는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게 매우 긴요한 시점”이라면서도 “한 장관 입장에서는 꼭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등판해도 되는 상황인 만큼 자신이 리스크를 짊어지기엔 당의 자세가 한가해 보인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韓 추대론, 18일이 고비 국민의힘 내부는 18일 연석회의를 앞두고 전운이 감도는 모습이다. 지도부와 친윤계 인사들은 비주류의 ‘한 장관은 정치 경험이 없다’는 비토(veto·거부) 의견을 ‘한동훈=쇄신의 아이콘’이란 논리로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도권(광진갑) 원외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총선에서는 변화하고 혁신해야만 이긴다”며 “(윤석열 아바타) 프레임을 뚫고 제대로 메시지를 내면 오히려 파괴적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지금 위기의 여당에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라며 옹호했다. 그러나 원내외의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비주류를 주축으로 한 강력한 반발 뒤에는 한 장관 지도 체제 아래서 용산 참모 및 검찰 출신과 겨뤄야 하는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중진들 사이에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세였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적임자’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직 의원인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한 친윤계 핵심 의원이 한동훈 대세론을 굳혀 달라며 연석회의 참석자들에게 전화로 지시한다는 소리도 들리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아바타’ 프레임에 걸리면 중도 확장이 절실한 수도권은 다 죽는다”고 했다. 또 다른 원외 인사도 통화에서 “현직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서 끌고 온다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며 “출마 안 하겠다는 당협위원장들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 전략 차원에서 ‘한동훈 조기 소진’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주류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 장관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 선택’이 17일 창당대회를 열고 닻을 올렸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는 1대1 공개 토론을 통해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년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3지대가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금 전 의원이 결성한 제3지대 모임 ‘새로운 선택’과 류 의원 등이 속한 정의당 내 청년 그룹 ‘세 번째 권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창당대회를 열었다. 세‘ 번째 권력’이 ‘새로운 선택’에 합류하는 형태로, 금 전 의원과 ‘세 번째 권력’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이 신당의 공동 대표를 맡는다.금 전 의원은 이날 공동 대표 수락연설에서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신권위주의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이 1000만 명의 열성 당원을 만들어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평범한 4000만 시민을 민주주의 밖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이 전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 한국의희망 양 대표 등이 현장을 찾았다. ‘새로운 선택’ 관계자는 “다른 진영에서 합류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당명을 확정하거나 공천 과정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보수 성격의 신당을 추진 중인 이 전 대표와 양 대표 간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은 전날 유튜브 채널에서 양 대표의 전문 분야인 반도체를 포함한 과학 기술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전 대표는 양 대표에 대해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같이 갈 수 있는 동지적 관계가 될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한국의희망에 있는 다른 식구들도 보고 싶다. 자주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같은 공학도 출신이자 정치 혁신의 동지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 전 대표와 꿈을 꿀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는 두 사람이 12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4일 만에 공개 행보다. 이 전 대표는 27일 예정대로 국민의힘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비상대책위원장 후보군에 여러 인사가 오르내리는 가운데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윤석열 대통령이 변하고 수직적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요구가 분출했다. 김기현 대표 체제처럼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만 바라보는 비대위원장으로는 여당의 혁신도 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당정 관계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비대위원장의 스피커(발언권)가 좀 커야 한다. 한마디로 존재감 있는 분이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나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국면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사퇴 압박에 전대 출마를 포기했었다. 5선의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 만나 “수평적인 당정 관계가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수평적인 관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용산(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바뀌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 전 대표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 간 연대)의 사퇴, 불출마를 언급하며 “그동안 수직적 당정 관계, 국정 운영 기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 사퇴를 계기로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 요구가 분출한 가운데 김 전 대표의 사퇴가 “용산(대통령실) 권력과의 파워 게임에서 밀린 것”이라는 김 전 대표 측의 주장도 나왔다. 당 관계자도 “(대통령실이) 결국 김 전 대표를 희생양 삼았다. 문제는 따로 있는데 곁가지만 쳐낸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는 3월 전당대회 초반 지지율 3%로 시작했으나 친윤계의 전폭 지원으로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대표가 되는 것도,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도 결국 대통령실의 의지에 좌우되고,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것. 대통령실은 김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채워줘야 하는 역할을 스스로 못 채우는 과정에서 특단의 대책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전 대표 사퇴와 연결해 수직적 당정 관계를 주장하고, 비판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대통령실은 당무 불개입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 사퇴의 핵심 이유는 혁신과 변화를 바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를 받아들인 것 아닌가”라고 했다.與 원로-중진 “수직적 당정관계 바뀌어야 비대위 구성도 효과적” ‘김기현 사퇴’ 계기 개선 요구 분출“黨이 용산의 출장소 돼선 안돼”“대통령 국정스타일 변화 있어야”金측 “용산과 권력암투서 밀려” 주장대통령실은 “당무 불개입” 원칙 강조 “당정 관계에 변화가 있어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것에 대해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보다 선행돼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4선이자 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 전 의원은 3·8 전당대회 경선에 출마하려다 대통령실 참모와 친윤(친윤석열) 초선 의원들에게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 등 집중포화를 받고 출마를 포기했었다. 이후 당권 레이스 초반 지지율 3%대였던 김기현 전 대표가 ‘윤심’의 지원을 받고 과반 승리하면서 “당이 용산(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가 됐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與 원로 중진 “대통령, 당정 관계 변해야” 이날 여권에선 김 전 대표 사퇴를 계기로 “여당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당정 관계 변화가 급선무”라는 공개적인 요구가 분출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사퇴 또는 불출마의 모습은 그동안 수직적 당정 관계, 국정 운영 기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며 “용산에서도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입당한 이용호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직적 당정 관계를 벗어나 용산에 국민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윤 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하는 비중을 줄이긴 했지만 당정 관계나 대국민 소통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원로도 대통령을 향해 변화를 촉구했다. 2012년 19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과 지난해 대선 당시 당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김 전 대표의 사퇴가 바람직한 (당정) 관계를 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당이 국민의 진정한 바람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3·8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이었던 유흥수 당 상임고문은 통화에서 “대통령 국정 스타일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과 소통도 하고 민심의 흐름도 좀 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 비대위원장의 요건도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최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당 비대위원장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대통령과 가까워 오히려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친윤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선출한 비대위원장이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면 내년 총선이 어려워진다”며 “비대위원장이 어떤 위기 의식을 갖고 역할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金 측 “권력 암투 밀려”…대통령실 “당무 불개입” 김 전 대표 측에서는 “용산과의 권력 암투, 파워 게임에서 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달 윤 대통령과 두 차례 오찬을 하는 등 긴밀하게 소통해 온 김 전 대표가 갑작스레 사퇴까지 내몰린 데는 대통령실의 기류 변화가 결정적이었다는 것. 대통령실의 용퇴 요구에도 김 전 대표가 혁신위 종료 날인 11일에도 구체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자 네덜란드행 비행기에서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야기도 전날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김 전 대표의 전격 사퇴도 당 안팎의 요구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의 당무 불개입 원칙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노련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이 지혜를 모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당 대표) 권한대행이 당내 중지를 모으지 않겠는가”라며 “그건 당이 해야 할 일이고, 당이 중지를 모아야 할”이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이날 이관섭 대통령정책실장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윤 대표 권한대행과도 만났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대표 궐위 사태로 내년 4월 총선을 119일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이 유력해졌다. 올해 3월 전당대회에서 ‘김-장 연대’로 불린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 대표가 중도하차하면서 여권의 인적 쇄신, 물갈이 폭이 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사퇴했다. 올해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선출된 지 약 9개월 만이다. 김 대표의 사퇴로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에 이어 두 번 연속 대표가 중도하차하게 됐다. 당헌당규에 따라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당 내부에선 총선을 앞두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위를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윤 권한대행은 14일 오전 3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와 최고위회의를 잇달아 열고 비대위 출범 여부 등을 밝힐 계획이다.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네덜란드에서 귀국한 뒤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가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장으로는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주변에 맡을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요구에 따라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달 중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예정대로 출범시켜 공천 물갈이 폭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관위원장 후보군에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與, 이르면 내주 비대위 출범… “金사퇴에 尹 의중 반영됐을 것” 윤재옥 권한대행 오늘 방향 설명 공관위-비대위 동시출범 가능성… 공관위원장에 인요한 유력 거론“尹, ‘장제원만 불출마’ 보고에 격노”… 金 입지 좁아지며 사퇴 몰린듯내년 총선까지 4개월도 남지 않은 13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격 사퇴하면서 집권 여당은 비대위원회를 조속히 출범해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일주일 안에 비대위를 출범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르면 다음 주 비대위가 출범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수습책으로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김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 핵심과 당 지도부 불출마·험지 출마 등 ‘희생’ 혁신안 수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김기현 체제에 대한 당 위기 책임론이 높아졌다. 10월만 해도 “비대위는 없다”며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윤 대통령이 총선 위기론 속에 당의 얼굴을 바꿔 선거에 임하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여권에서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승리가 중요한데 김 대표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을 앞세운 ‘김-장(김기현 장제원) 연대’로 당권을 잡았던 김 대표가 9개월 만에 하차하고 장 의원도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두 사람이 동반 퇴장하게 됐다. 비대위 출범 전까지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윤재옥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중진연석회의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대위 출범 방향을 밝힐 방침이다.● 비대위 체제-공관위 동시 발족 가능성도국민의힘 당헌·당규상으로는 윤 원내대표가 최장 내년 2월 11일까지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권한대행 체제로 사퇴 혼란을 수습하면서 동시에 조기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거론된다. 한 장관은 주변에 일단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이 요구할 경우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중성 있고 여권에 상징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병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안대희 전 대법관,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킬 수 있지만 총선 준비가 시급한 만큼 비대위와 함께 공관위를 동시에 출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우선 윤 원내대표가 김 대표 체제에서 준비했던 공관위 출범을 그대로 이어받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권에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에도 이름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 출마를 재론하라는 당내 설득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리더십 전환기에 연말 예산·청문회 정국에서 야당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 다음 주에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고, 28일 본회의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벼르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특별검사 표결이라는 고비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金 체제 불신 커진 상태였다” 윤심 반영 관측여권은 11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공식 당무를 중단하고 거취를 숙고해온 김 대표가 대표직을 끝내 내려놓은 건 윤 대통령의 의중이 깔렸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8일 김 대표, 인 위원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당 혁신의 50%를 성공했으니 미진한 부분은 당이 잘 반영해 완성하면 100%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인 위원장의 ‘희생’ 혁신안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말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혁신위 종료 날인 11일 불출마 선언 등 구체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장 의원만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보고를 네덜란드행 비행기에서 받은 뒤 윤 대통령이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대표직 사퇴로 몰렸다는 것이다. 애초 김 대표가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면 장 의원이 따라 나서는 모습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여권 인사는 “윤 대통령이 11일 네덜란드 순방을 떠나기 전 김 대표와 장 의원에게 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김 대표가 응답하지 않자 장 의원이 먼저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12일 김기현 대표(사진)는 당무를 중단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여권에선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 가운데 장 의원이 첫 번째 불출마 선언으로 인적 쇄신의 물꼬를 텄으니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나 총선 불출마 등 거취 표명을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는 관측이 여권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전날(11일)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에게 각종 요구가 들어가고 있고 대표직 사퇴든 불출마든 본인 생각을 정리해 결단할 문제”라며 결심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14일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르면 13일 결심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당내에서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안과 험지 출마를 결심하고 대표직을 내려놓는 안 등 2가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지역구인 울산 남을에서 5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서 “집권당 대표의 ‘잠행’이 말이 되느냐”며 “복귀해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거세진 것은 김 대표에게 부담이다. 이른바 ‘친윤 4인방’ 후속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장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달라”며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장 의원은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불출마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과 윤한홍 의원(재선·경남 창원 마산회원)은 장 의원의 회견 직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철규 의원(재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경기 구리 험지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10월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뒤엔“비대위 답 아니다” 金에 힘 실어줘장제원 불출마에 金 사퇴론 거세져 당내 “확실한 쇄신은 지도부 교체” “김기현 대표가 장제원 의원의 전격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쇄신 바람 앞에 홀로 사면초가에 처한 모양새다.” 여권 관계자는 12일 김 대표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는 등 당무를 중단하고 당 지도부 주요 인사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잠행하며 자신의 거취를 숙고하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당초 김 대표는 다음 주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고 공천 그립을 쥐는 대신 총선 불출마 발표로 탈출구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희생하는 것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세워 주는 길”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하자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 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직 사퇴든 총선 불출마든 대표가 결단할 문제다. 변화 없이 돌아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 당내에선 “분명하고 확실한 쇄신은 당 지도부 교체”라며 사퇴 요구가 더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도 ‘총선 위기론’이 확산하자 김 대표의 사퇴 가능성을 열어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대표가 거취 관련 어떤 결단을 할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답이 아니다”고 분명히 밝히며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과 달라진 기류다.● 대통령실 “金 거취 결단 지켜보고 있다” 이날 국회 본청 당대표실과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김 대표는 물론이고 당대표실 핵심 측근과 보좌진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연탄나눔 봉사활동과 13일 정책 의원총회 일정을 잇달아 취소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가 국회로 오지 않고 본인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당 관계자는 “집권여당 대표가 잠행, 잠적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 안팎을 둘러싼 김 대표 사퇴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에도 희생 혁신안에 대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死則生)을 각오하겠다”고 밝힐 뿐 구체적인 답변을 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장 의원이 먼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치고 나간 상황이다. 한 친윤 의원은 “김 대표가 일찍 희생안에 대해 ‘나는 마음을 비웠고 선당후사 할 거고 곧 결심할 것’이라는 뉘앙스로 말했어야 하는데 때를 실기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반혁신의 아이콘’으로 몰린 상황이다. 불출마로 감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회가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김 대표의 결심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이후 의원으로 돌아가 험지 출마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당 대표직을 고수하되 총선에 불출마하는 두 가지 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직 사퇴 뒤 울산의 본인 지역구에서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내년 출마를 공식화했던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이 전날 구청장직 사퇴를 철회한 것도 재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실은 “김 대표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김 대표의 사퇴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장 의원 불출마 선언을 신호탄으로 당에서 본격적인 혁신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겠는가”라며 “당이 혁신을 해야 내년 총선을 새로운 인물들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확실한 당 쇄신은 金 교체” 당내에선 “이제 불출마 선언으로는 부족해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사퇴론이 거세졌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쇄신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 당 지도부의 교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도 통화에서 “대표직을 사퇴하라는 게 국민들의 요구”라며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다시금 사퇴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사즉생은 당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김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사퇴하더라도 비대위 전환은 너무 혼란스럽다.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만큼 용퇴를 하더라도 지도체제는 살려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 수석대변인 출신 유상범 의원은 “비대위로 전환하려면 당의 리더십이 새로 구축이 돼야 하는데 그 시간과 과정을 겪으면 (총선) 전쟁을 제대로 치러 보지도 못하고 끝나 버린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당 권력의 중심이 김 대표와 장 의원의 ‘김장 연대’에서 총선 출마가 유력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수도권 험지 출마설’이 나온 원희룡 국토부 장관으로 이동하는 수순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한 장관은 비례대표 당선권 후반에 배치하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는 방안, 원 장관에게는 당 대표 궐위 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수도권 선거에 원 장관, 한 장관 다 도움이 된다”며 “(김 대표의) 대안은 많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쇄신 대상 1순위는 김기현 대표다.”(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이 꼴로 계속 간다면 필패다. (김 대표가)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국민의힘 비주류에서 김 대표를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 및 친윤(친윤석열) 핵심의 불출마,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조기 종료한 것에 대해 당 비주류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급기야 “‘김기현 얼굴’로는 총선 못 치른다”며 사퇴 요구까지 빗발친 것. 이에 맞서 영남권 인사들은 “도를 넘은 내부 총질” “희생은 하는 것이지 시키는 게 아니다”라며 김 대표 옹호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20일경 조기에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워 당 내홍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당 비주류 “김기현, 사퇴만이 답” 당 비주류인 하태경 의원(3선)은 10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를 겨냥해 “불출마로는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적었다. 앞서 비주류 의원들은 김 대표에게 “혁신에 응답하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라고 압박을 이어왔지만 사퇴를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이대로 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져 다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김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다들 ‘김기현 얼굴’로는 총선 못 치른다고 생각한다”며 “영남 의원들이 김기현 체제가 유지되면 불이익 당할까봐 겁나서 말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수 의원(5선)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꼴로 계속 간다면 필패”라며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로잡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김 대표가 연초 당 대표 경선 때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공약했던 것이 헛말이 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뒤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 모두 30%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한 비주류 의원은 “김 대표에게 실력이 없다는 건 이미 드러났다”고 했다. 혁신위의 ‘희생’ 혁신안이 보고되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대표가 거취를 표명하지 않으면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비주류 의원은 “김 대표가 혁신안에 대해 불출마 의사 등을 밝혀 책임지겠다고 하고 다른 중진들의 희생에 대해선 공관위로 넘기겠다고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 일각 “‘지나가는 소나기’ 수준” 당 지도부는 “비주류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크게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역대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다”며 “이 정도는 예상 못 한 비판들도 아니고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말했다. 영남권 의원들도 김 대표 옹호에 나섰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박대출 의원(3선·경남 진주갑)은 이날 페이스북에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며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승수 의원(초선·대구 북을)도 이날 의원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중진 의원이 소속 정당을 ‘좀비정당’으로 폄훼하냐”며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를 적에게 돌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김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가진 오찬에서 인 위원장의 ‘혁신위 50% 성공’ 발언에 대해 “당과 협력하면 혁신을 100% 완성시킬 수 있지 않겠나”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혁신위 안을 당이 잘 수용해 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변화를 구현해가는 당에 대한 믿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예년보다 한 달여 빠르게 공관위를 발족해 당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처리를 앞두고 당내 이탈표 방지를 위해 공관위 구성을 늦출 수 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공관위 구성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쇄신 대상 1순위는 김기현 대표다.”(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꼴로 계속 간다면 필패다. (김 대표가)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국민의힘 서병수 의원)국민의힘 비주류에서 김 대표를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 및 친윤(친윤석열) 핵심의 불출마,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조기 종료한 것에 대해 당 비주류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급기야 “‘김기현 얼굴’로는 총선 못 치른다”며 사퇴 요구까지 빗발친 것.이에 맞서 당 내 주류는 “도를 넘는 내부 총질”, “희생은 하는 것이지 시키는 게 아니다”라며 김 대표 옹호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20일경 조기에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워 당 내홍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당 비주류 “김기현, 사퇴만이 답”당 비주류인 하태경 의원(3선)은 10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를 겨냥해 “불출마로는 부족하고 사퇴만이 답”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비주류 의원들은 김 대표에게 “혁신에 응답하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고 압박을 이어왔지만 사퇴를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이대로 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져 다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김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다들 ‘김기현 얼굴’로는 총선 못 치른다고 생각한다”며 “영남 의원들이 김기현 체제가 유지되면 불이익 당할까봐 겁나서 말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서병수 의원(5선)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꼴로 계속 간다면 필패”라며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수직적 당정 관계를 바로잡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이들은 김 대표가 연초 당 대표 경선 때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공약했던 것이 헛말이 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뒤 당 대표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 모두 30%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한 비주류 의원은 “김 대표에게 실력이 없다는 건 이미 드러났다”고 했다.혁신위의 ‘희생’ 혁신안이 보고되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대표가 거취를 표명하지 않으면 당 내 비주류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비주류 의원은 “혁신안에 대해 불출마 의사 등을 밝혀 책임지겠다고 하고 다른 중진들의 희생에 대해선 공관위로 넘기겠다고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 일각 “‘지나가는 소나기’ 수준”당 지도부는 “비주류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는 크게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역대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다”라며 “이 정도는 예상 못한 비판들도 아니고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말했다.당 주류인 영남권 의원들도 김 대표 옹호에 나섰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박대출 의원(3선)은 이날 페이스북에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며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를 지역구로 둔 김승수 의원(초선)도 이날 의원 채팅방에 올린 글에서 “중진의원이 소속 정당을 ‘좀비정당’으로 폄훼하냐”며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를 적에게 돌려야 한다”고 했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김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가진 오찬에서 인 위원장의 ‘혁신위 50% 성공’ 발언에 대해 “당과 협력하면 혁신을 100% 완성 시킬 수 있지 않겠나”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혁신위 안을 당이 잘 수용해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변화를 구현해가는 당에 대한 믿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당 지도부는 예년보다 한 달여 빠르게 공관위를 발족해 당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처리를 앞두고 당 내 이탈표 방지를 위해 공관위 구성을 늦출 수 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공관위 구성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은 지원 위주였는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문화를 복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제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당장 그만둘 것이다.”(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8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가 첫 영입 대상으로 발표한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여당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날 인재영입위는 육아 필독서로 꼽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 원장(63)과 이 교수(59), 윤도현 자립준비청년지원 대표(21),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37), ‘이재명 저격수’로 불리는 구자룡 변호사(45) 등 5명을 영입 인사로 선정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변화 없이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누구를 특정해 희생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설득될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핵심을 향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희생’ 혁신안을 제시한 만큼 당 지도부도 응답을 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또 “다양한 관심사와 의견을 수렴하는 인적 구성이 돼야 한다”며 “특정 지역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다양성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당 지도부 등 여당 주류가 영남 위주인 것을 지적한 것. 이 교수는 국민의힘에서는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 수원에 출마할 예정이다. 하 원장은 “저출산과 관련해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며 “나라가 망할 판이고, 1년에 20만 명씩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부 여당의) 저출산 정책이 맞는 방향이었다면 수락할 생각을 안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 원장은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대신 당의 정책 개발을 위해 합류했다. 윤 대표는 18년 동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자립했다. 그는 “당에서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에 있는 청년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간담회 개최 등을 보면 더불어민주당보다 취약한 청년층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재건축 초과이익을 8000만 원(기존 3000만 원)까지 면제하고 1주택 장기보유자의 부담금 감경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 등 안건 147건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안전 관리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우는 이른바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법(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도 이날 의결됐다. 4시간여 만에 147건을 처리하면서 투표 시작 후 가결 선포까지 30초도 걸리지 않은 안건이 대다수였다. 자리를 비우는 의원이 많아지자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표결이 안 되면 큰일 나니까 의원님들은 자리를 비우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과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 특별법,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 개정안 등 재건축·재개발을 지원하는 법안을 일괄 처리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1기 신도시의 아파트 용적률을 높이고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다. 교육 관련 법안도 통과했다. 교육부가 관리하는 유치원과 복지부가 담당하는 어린이집을 교육부 산하 통합 체계로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일원화)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다.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상환 면제 대상을 중위소득 100%(4인 가구 월 소득 540만 원) 이하 대학생으로 확대하고 등록금 대출 구간과 근로장학금 지원 구간을 현행 8구간(4인 가구 월 소득 1080만 원)에서 9구간(4인 가구 월 소득 1620만 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등이다. 교원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범죄처벌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경제·산업 지원법도 처리됐다. 10월 일몰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2026년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제정안 등이 의결됐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술을 부당하게 탈취했을 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 배상을 하게 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이날 통과된 이태원 방지법은 다수 대중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축제 가운데 주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 관할 지자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처럼 식품에 마약 관련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할 수 있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도 통과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에 호소하는 법안들도 처리됐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과 전북자치도특별법 개정안,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종합 관리 용역 발주 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개정안 등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친윤(친윤석열) 핵심과 당 지도부를 향한 용퇴론 갈등으로 인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 등으로 악재를 맞은 여권이 위기에 직면했다.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민심의 경고를 확인한 이후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 등 메가시티, 공매도 금지 등 표심을 자극하는 정책 이슈를 띄웠음에도 뚜렷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민심 이반 움직임까지 감지되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올해 들어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앞선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도 나왔다. 그동안 목소리를 자제하던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개적으로 “사즉생(죽어야 산다)의 각오로 용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 위원장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비공개 오찬을 함께했다. 국민의힘 혁신위 출범 이후 윤 대통령이 인 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 험지 출마를 요구한 ‘희생’ 혁신안 등을 둘러싼 김 대표, 인 위원장 갈등에 윤 대통령이 나서 혁신안 방향과 수용 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중도층 여야 격차 34%포인트8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야당 승리)’는 응답은 51%로,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여당 승리)’는 응답 35%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올해 들어 실시된 갤럽 조사중 가장 큰 격차로 벌어진 것. 특히 내년 총선 승부의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에서 ‘정부 지원론’(26%)과 ‘정부 견제론’(60%)의 지지율 격차는 34%포인트에 달했다. 무당층에서도 ‘정부 견제론’이 47%로 ‘정부 지원론’(21%)보다 26%포인트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의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예견돼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여당은 혁신의 분수령에 서 있었지만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던 김 대표는 ‘희생’ 혁신안에 미온적 응답으로 일관했다”며 “혁신 의지가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 “金-印 만난 윤 대통령, 당 변화 필요 의중”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혁신위의 조기 해산 선언 다음 날인 8일 이뤄진 오찬에서 인 위원장에게 격려의 뜻을 전했다며 오찬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과 여권은 이날 성사된 오찬 자체가 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 잇따른 악재로 여권 내 총선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변화 없이는 총선을 맞이할 수 없다는 윤 대통령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혁신위가 희생도 했고 일정한 성과도 있으니 격려해 달라’고 건의했다”며 “윤 대통령이 다음 주 순방 일정이 있어 오늘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켜지자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의원을 중심으로 선수(選數)를 가리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밝히며 속속 위기감을 강하게 표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재선)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다. 국민은 지금의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 종로 현역 의원인 최재형 의원(초선)도 “용산과 당 지도부 누구도 사즉생의 절박감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수도권을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3선)은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계속 혁신을 외면한다면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비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재건축 초과이익을 8000만 원(기존 3000만 원)까지 면제하고 1주택 장기보유자의 부담금 감경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 등 안건 147건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안전 관리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우는 이른바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법(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도 이날 의결됐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 개정안과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 특별법,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 개정안 등 재건축·재개발을 지원하는 법안을 일괄 처리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1기 신도시의 아파트 용적률을 높이고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다.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 개정안은 낙후된 원도심 재정비를 위해 재개발 지구의 최소 면적을 완화하고 건축규제의 완화 특례를 확대했다.교육 관련 법안도 통과했다. 교육부가 관리하는 유치원과 복지부가 담당하는 어린이집을 교육부 산하 통합체계로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일원화)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다. 취업 후 학자금 대출 상환 면제 대상을 중위소득 100%(4인가구 월 소득 540만 원) 이하 대학생으로 확대하고 등록금 대출 구간과 근로장학금 지원 구간을 현행 8구간(4인 가구 월 소득 1080만 원)에서 9구간(4인가구 월 소득 1620만 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등이다. 교원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범죄처벌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경제·산업 지원법도 처리됐다. 10월 일몰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를 2026년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제정안 등이 의결됐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술을 부당하게 탈취했을 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게 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도처리됐다. 이날 통과된 이태원 방지법은 다수 대중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축제 가운데 주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 관할 지자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처럼 식품에 마약 관련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할 수 있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도 통과됐다.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에 호소하는 법안들도 처리됐다. 충북 지역의 자립 발전기반을 지원하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과 전북도에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 권한 등 중앙정부 권한 일부를 부여하는 전북자치도특별법 개정안,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종합 관리 용역 발주 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개정안 등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국민의힘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은 지원 위주였는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문화를 복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제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당장 그만둘 것이다.” (하정훈 소아청소년의원 원장)8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가 첫 영입 대상으로 발표한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여당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날 인재영입위는 육아 필독서로 꼽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 원장(63)과 이 교수(59), 윤도현 자립준비청년지원 대표(21),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37), ‘이재명 저격수’로 불리는 구자룡 변호사(45) 등 5명을 영입 인사로 선정했다.이 교수는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변화 없이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장 누구를 특정해 희생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설득될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핵심을 향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희생’ 혁신안을 제시한 만큼 당 지도부도 응답을 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또 “다양한 관심사와 의견을 수렴하는 인적 구성이 돼야 한다”며 “특정 지역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다양성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당 지도부 등 여당 주류가 영남 위주인 것을 지적한 것. 이 교수는 국민의힘에서는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 수원에 출마할 예정이다.하 원장은 “저출산과 관련해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며 “나라가 망할 판이고, 1년에 20만 명씩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부 여당의) 저출산 정책이 맞는 방향이었다면 수락할 생각을 안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 원장은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대신 당의 정책 개발을 위해 합류했다.윤 대표는 18년 동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자립했다. 그는 “당에서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에 있는 청년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간담회 개최 등을 보면 민주당보다 취약한 청년층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뒤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혁신 방향으로 ‘당정 관계 회복’과 ‘당 지도자의 정치적 희생’ 등을 언급하며 “이런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충정의 마음을 가지고 인 위원장이 말했고 나도 동의한다”고 했다. 앞서 혁신위 일각에선 “대통령실에 쓴소리하는 당정 관계 재정립 혁신안을 내자”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을 향한 쇄신 요구에 소극적이었던 인 위원장이 뒤늦게 안 의원을 통해 당정 관계를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조기 해산을 선언하며 “김기현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기회를 줘서 많이 배우고 나간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과 당 지도부에게 요구했던 내년 총선 험지 출마 및 불출마 요구를 담은 ‘희생’ 혁신안이 김 대표 등 당 주류 반발로 무산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위는 마지막 회의를 열고 이날 출범 42일 만에 활동 기한을 2주 남기고 조기 종료했다.● 안철수 “당정 관계 문제의식 공감대”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안 의원과 30분가량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지난주 인 위원장이 안 의원에게 요청해 성사됐다. 안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은 실패했다. 의사 출신인 저도, 인 위원장도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며 “이제는 김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끌어낼지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인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한 당의 앞으로의 혁신 방향 4가지를 말하겠다”며 당정관계 회복과 당 지도자의 정치적 희생, 민생 중심 실용 정부 전환, 과학기술 인재 적극 공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민심과 다른 용산 (대통령실의) 결정을 당에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의 지지율과 용산 지지율이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안 의원이 밝힌 혁신 방향에 대해선 “아침에 말한 것 외에는 추가로 말할 게 없다”며 “우리는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부족했다는 것을 다시 고백한다”고 했다.● 혁신위 “희생 없으면 국민이 투표로 심판” 인 위원장은 김 대표를 향해선 날 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각을 일찍 단행해 좋은 후보가 선거에 나올 기회를 주셔서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고 밝히더니 김 대표를 향해 “혁신위원장을 맡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험난하고 어려운 정치’를 언급한 것.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서 역할론이 거론되는 한동훈 원희룡 장관을 언급하며 김 대표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우리는 50% 성공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좀 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국민의 뜻을 반영해 희생 혁신안을 제시한 만큼 재차 전격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전날 인 위원장과 회동한 김 대표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면 혁신안을 바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이기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하겠다”며 즉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비정치인 출신의 40대 여성 혁신위원들은 보다 강도 높게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장미 혁신위원은 “과연 지금까지 얼마나 희생에 대해 생각했고 움직임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라며 “사심 없이 희생의 길이 무엇인지 각자 생각해 올바른 길로 가라”고 지적했다. 박소연 혁신위원도 “희생과 변화라는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면 국민이 투표로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비정치인 혁신위원들은 지난달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에 용퇴를 즉각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듣보잡 병풍’ 취급 말라”고 반발했었다. 하지만 혁신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혁신위 관계자는 “마지막 회의에서 활동 기한 60일이 주어졌고 1회 연장도 가능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희생 혁신안을 던졌다는 내부 비판도 있었다”며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한 것”이라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