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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달 탐사선이 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에 착륙하면서 우주 강대국의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이 국력 과시와 체제 선전을 위해 ‘문레이스’를 펼쳤다면, 문레이스 2차전은 자원 획득을 목표로 한 산업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인도 이후에도 주요 우주 강대국의 달 탐사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당장 일본은 26일 달의 적도를 목표로 착륙선을 발사해 ‘5번째 달 착륙 국가’ 타이틀 획득에 나선다. 중국은 2024년 달의 남극에 창어 6호와 7호를 보내 얼음 존재를 확인하고 표본을 채취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은 2025년 달의 남극에 최초로 사람이 도착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각국의 달 탐사 현황을 전하면서 “달이 태양계에서 가장 핫(hot)한 부동산이 됐다”고 보도했다. 달 탐사는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국제 세력을 규합해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대결 양상도 띠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는 한국을 포함한 2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달에서 지켜야 할 국제 원칙 등을 명시한 ‘아르테미스 약정’도 만들었다. 중국도 러시아와 함께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4월 이란, 몽골, 태국 등이 소속된 ‘아시아태평양우주협력기구(APSCO)’에 이어 지난달에는 베네수엘라가 합류하는 등 국제 세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은 모두 2030년대 전후 달의 남극 부근에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 기지 건설 움직임을 자원 탐사 및 채굴을 위한 정지 작업으로 분석한다. 달에는 얼음이 존재하고 헬륨-3과 같은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헬륨-3은 핵융합 발전의 원료가 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불린다. 이에 달 기지가 건설될 경우 자원 채굴을 위한 각종 인프라를 지구에서 가져가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기지 건설 속도가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달 탐사 후발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10여 년간 6286억 원을 투입해 약 1.8t 규모의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달 연착륙을 검증하기 위한 검증선은 2031년, 달 착륙 및 과학기술 임무까지 수행할 달 착륙선은 2032년 발사할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인물을 숙청하는 ‘공포 정치’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프리고진 사망 이튿날인 24일(현지 시간),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남부 크림반도에 상륙해 군사작전을 전개했다고 주장했다.프리고진 사망 하루 전인 22일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해임된 사실 또한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는 시리아 내전 등에서 무자비한 폭격 전술을 구사해 ‘아마겟돈’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프리고진 무장 반란과 연계됐다는 소문이 돌자 자취를 감췄다가 돌연 해임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 엘리트를 향한 푸틴의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이은 숙청이 사회 분열과 혼란을 고조시켜 결국 푸틴 정권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이미 일부 바그너그룹 조직원은 보복을 거론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한 용병은 텔레그램에 “복수할 것”이라고 썼다. “국방부와 정규군 반역자를 죽여라” “(푸틴 집무실) 크렘린궁으로 향하라”는 댓글도 달렸다. 바그너그룹이 반란 당시 잠시 점령했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벨고로드는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그럼에도 바그너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했으며 러시아군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프리고진 사망 당일 벨라루스 내 몇몇 바그너 기지가 해체됐고 일부 용병은 호송대를 꾸려 벨라루스를 떠났다고 전했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은 CNN에 “러시아 정부가 아프리카 아시아 등 바그너그룹 활동 지역에서 용병들에 대한 지휘권을 주장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날인 24일 크림반도에 상륙해 군사작전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은 이날 텔레그램에 “크림반도 해안가에 우크라이나군이 상륙해 러시아군과 교전했다”며 “우크라이나 국기를 잠시 게양했고 러시아군 3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상륙 작전을 전개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독일에서 누구나 자신의 법적인 성별과 이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통과됐다. 법적 성별은 남성, 여성, 다양, 무기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독일 공영방송 ARD, ZDF 등은 23일(현지 시간)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기주도결정법’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성전환 치료 여부와 무관하게 관할관청에 신청하면 3개월 뒤 성별과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이후 1년이 지나면 재변경도 가능하다. 다만 만 14세 미만의 경우 법적 보호자가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독일 법무부와 가족부는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성을 다르게 규정하는 ‘트랜스젠더’ △의학적으로 여성과 남성 중 어느 한쪽으로 명확히 분류되지 않는 신체를 가진 경우 △스스로를 여성과 남성 중 어느 한쪽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이 법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부슈만 법무부 장관은 “트랜스젠더의 자유와 존엄에 관한 문제로, 국가는 이들을 더는 환자로 대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ZDF에 따르면 기존 성전환법하에서는 2차례 정신감정과 법원 판결을 거친 후에만 이름과 성별을 공식적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연방헌법재판소는 이미 해당 법률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다만 법안이 시행될 경우 사우나 등 여성 전용 공간 등의 안전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당국 관계자는 “독일에는 대부분 혼성사우나가 있다. 여성의 나체를 보기 위해 성별을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ARD에 따르면 아일랜드, 덴마크,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은 이 같은 자기주도 결정법을 갖추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70년 전 한국이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6·25전쟁을 이겨내고 국가를 지켜냈듯 우크라이나도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24일은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날을 기리는 우크라이나가 ‘독립기념일’이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이를 앞둔 21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에서 진행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내비췄다. 그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일주일 전 한국에 부임했다.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주택만 최소 9만6000채가 파괴됐고, 러시아 점령지에선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죽고 다쳤는지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다녀왔다는 그는 “러시아가 미사일 공습을 했으니 당장 대피소로 가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한밤 중에 막 날아오더라”며 잠조차 편히 잘 수 없는 현지 상황을 전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이 6일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23일에는 크렘린궁에서 약 5km 떨어진 상업지구에까지 드론 공격이 있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6월 대반격을 개시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종의 심리전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에 대해 포노마렌코 대사는 “반격이 예상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지만, 절대 교착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수개월간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인 데다가 수많은 지뢰를 매설해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공격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반격 이후 점령지 11곳(240k㎡) 이상을 수복하는 등 계속해서 전과(戰果)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내년 미국 대선에서 야당인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지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미국의 결정이 대통령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며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일방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항구를 공격한 사실에 대해서는 ‘식량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지난 1년간 45개국에 3300만t의 농산물을 수출했는데, 이 중 6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갔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러시아의 행위에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의 곡물터미널도 봉쇄됐다고 한다.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튀르키예 영해를 통과하는 임시 항로를 만들었으며 16일 약 3만 톤의 식품을 실은 첫번째 선박이 출항했다고 전했다.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영토 3분의 1(20만k㎡)이 러시아가 매설한 지뢰와 불발탄으로 위협받고 있어 추수를 앞두고 농민들도 위험한 상황”이라며 “최근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뢰탐지기, 지뢰제거장비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00가지 언어로 기록 및 번역하는 모델을 공개했다.22일(현지 시간) 메타가 발표한 언어 번역 AI 모델 앱 ‘심리스(Seamless)M4T’ 베타 버전은 100가지 언어에 대해 음성을 음성과 글로, 글 역시 글과 음성으로 각각 번역해준다. 다만 글을 음성으로 번역할 때는 35개 언어만 가능하다. 다만 번역 지원되는 100가지 언어 전체는 공개하지 않았다.메타 측은 “서로 다른 AI 모델에서 사용되던 기술들을 결합해 100가지 언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며 “언어 차이를 넘어 실시간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모델이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세계 이용자 간 소통을 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메타 측은 심리스M4T가 욕설이나 혐오 폭력 학대 등을 선동할 수 있는 유해 단어를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앱 기능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드 같은 소셜미디어에 통합할 예정이다. 심리스M4T는 무료로 공개된다. 저커버그 CEO는 “요금 부과보다 오픈소스로 공개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중앙아메리카 6개국의 지역공동체인 중미의회(PARLACEN)가 20년 넘게 맺어온 대만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았다. 중미에서 마지막 남은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 친중(親中) 성향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제사회의 예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중미의회는 21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대만을 ‘상임 옵서버(참관인) 5개국’에서 빼는 대신 중국을 받아들이는 안을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다. 중미의회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등 6개국이 속해 있다. 대만은 1999년 옵서버 자격을 부여받았지만 이후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중남미 국가들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차례로 대만과 단교했다. 올 3월 온두라스가 82년에 걸친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으면서 과테말라만이 중미 지역 유일한 수교국으로 남았다. 하지만 20일 치러진 대선에서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해 온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후보의 당선으로 대만은 중미와 접점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이번 결정에 반발해 공식 탈퇴를 선언했다. 대만 외교부는 “(대만 자격 배제안을 제출한) 니카라과와 중국은 중미의회서 대만의 권익과 지위를 난폭하게 훼손했다”며 “대만은 독립국가로 중국에 예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6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반란을 일으킨 후 행방이 묘연했던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 텔레그램에 아프리카 사막 지대에서 전투복을 입고 총을 든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반란 이후 그가 동영상을 통해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이 동영상 연설에서 “바그너그룹은 정찰과 수색 활동을 한다”며 “바그너그룹이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들고 주민에겐 정의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IS), 알카에다와 다른 도적을 추적해 왔다”고 덧붙였다. 바그너그룹은 수단, 말리 등 아프리카 곳곳에서 현지 독재 정권을 돕는 대가로 광물 개발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따냈다. 프리고진의 반란 실패 이후 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벨라루스로 재배치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주재 미 대사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벨라루스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에게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또 벨라루스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여행 금지)로 조정했다. 국무부는 “벨라루스 당국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계속 조장하고 있고 벨라루스 내 러시아군도 증강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하던 ‘흑해곡물협정’을 지난달 일방적으로 종료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튀르키예(터키), 카타르 등과 새로운 곡물협정을 추진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장 루스탐 민니하노프는 튀르키예, 카타르 측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헝가리 중재 아래 튀르키예가 곡물 운반 화물선을 운영하고 카타르가 재정보증인으로 나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한 양국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120일 단위 협정을 체결하고 두 차례 연장했다. 덕분에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곡물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세계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서방 제재를 이유로 러시아가 협정 연장 중단을 선언하자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식량을 의존하던 아프리카 주요국들 반발이 커졌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54개국 중 21개국만 참석한 것도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입장이 난처해진 러시아가 자국 곡물을 이 국가들에 수출하기 위해 새 협정을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21일 동아일보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별도 협정이 체결되면,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통해 전쟁 자금을 마련할 통로를 열어주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방역당국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현행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확진자 5만 명을 넘어서던 코로나19 여름 유행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해외에서 새로운 변이인 ‘BA.2.86’이 유행 조짐을 보이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1일 오후 7시부터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자문위) 18차 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 여부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게 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회의를 거쳐 수요일(23일)에 4급 하향을 발표하고, 이르면 28일부터 시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4급 감염병으로는 인플루엔자(독감)가 있는 만큼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이 관리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당초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 시점에 맞춰 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원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자문위 내에선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인 만큼 감염병 등급을 내린 이후에도 한동안 더 유지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현지 시간) 코로나19의 신종 변이인 ‘BA.2.86’을 ‘감시종’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감시종이란 아직 전파력이나 중증화율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추적 관찰이 필요한 변이 바이러스를 뜻한다. BA.2.86은 13일 이스라엘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덴마크, 미국, 영국에서 연이어 확인됐다. 미 CNN에 따르면 덴마크 보건부는 “BA.2.86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30개 이상의 아미노산 돌연변이가 생겼다.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발표했다. 방역당국도 BA.2.86의 확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코로나19 등급 하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변이 정도가 심하다는 게 꼭 위험도가 커짐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가 19일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 중앙광장에 기습적으로 미사일 공습을 해 6세 소녀를 포함해 시민 최소 7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체르니히우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 국경과 가깝다.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 러시아군이 잠시 포위했다가 철수한 뒤로는 전투가 일어나지 않던 후방 지역임에도 민간인을 향한 폭격이 자행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람들이 몰리는 토요일 오전에 공격이 이뤄져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은 교회에서 행사가 이뤄지는 정교회 공휴일이었다. 교회에 나왔다가 변을 당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6세 여아가 포함됐고 어린이 부상자도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올렉산드르 로마코 체르니히우 시장 대행은 “공습이 이뤄진 장소는 대학, 공원, 극장과 식당들이 위치한 도심 광장”이라며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이날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범한 토요일을 고통과 상실의 날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며칠 전인 15일에도 전선 후방인 서부 국경 지역에 공습을 가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났다. 우크라이나군은 다음 날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기차역을 포함한 3개 지역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시민 5명이 다치고 모스크바 공항 2곳에서 항공편이 잠시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선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뚜렷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교전이 격화하면서 민간 지역에 피해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여기는 미국의 F-16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조종 훈련 종료 이후 내년에나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미국 측이 인도 시기를 늦추는 요인에 대해 “F-16 전투기 운용에 필요한 엄청난 훈련량과 정비력을 감안하면, 아직 참전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그 어느 때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까이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는 서방의 우려를 짚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가 19일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 중앙광장에 기습적으로 미사일 공습을 해 6세 소녀를 포함해 시민 최소 7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체르니히우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 국경과 가깝다.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 러시아군이 잠시 포위했다가 철수한 뒤로는 전투가 일어나지 않던 후방 지역임에도 민간인을 향한 폭격이 자행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람들이 몰리는 토요일 오전에 공격이 이뤄져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은 교회에서 행사가 이뤄지는 정교회 공휴일이었다. 교회에 나왔다가 변을 당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6세 여아가 포함됐고 어린이 부상자도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올렉산드르 로마코 체르니히우 시장대행은 “공습이 이뤄진 장소는 대학, 공원, 극장과 식당들이 위치한 도심 광장”이라며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이날 전투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범한 토요일을 고통과 상실의 날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며칠 전인 15일에도 전선 후방인 서부 국경 지역에 공습을 가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났다.우크라이나군은 다음날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기차역을 포함한 3개 지역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시민 5명이 다치고 모스크바 공항 2곳에서 항공편이 잠시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선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뚜렷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교전이 격화하면서 민간 지역에 피해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여기는 미국의 F-16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의 조종 훈련 종료 이후 내년에나 실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미국 측이 인도 시기를 늦추는 요인에 대해 “F-16 전투기 운용에 필요한 엄청난 훈련량과 정비력을 감안하면, 아직 참전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그 어느 때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까이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는 서방의 우려를 짚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43.3도까지 오르는 폭염과 산불로 목장이 한 달간 정전돼 가축들을 먹일 물을 퍼올릴 수 없었고 소들은 죽거나 삐쩍 말랐어요.”(리키 헬드·22)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가족들과 허클베리를 수확해 잼과 시럽을 만들어 생활하는데 산불로 모든 게 불탔어요.”(새리얼 샌도벌·20) “강에서 플라잉 낚시 하는 걸 좋아해요. 기온이 오르고 땅이 메마르면 물고기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실감했어요.”(키안 태너·18) 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5∼22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16명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州)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호소했다. 몬태나주 지방법원은 14일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0년간 미 전역에서 비슷한 소송이 수십 건 제기됐지만 실제 재판까지 이어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강한 환경서 살 권리’ 인정한 법원이 소송이 제기될 당시인 2020년 몬태나주에서는 심한 산불과 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는 주 정부가 화석연료 관련 사업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어 가스정 및 유정 개발, 석탄 채굴 사업을 쉽게 만들었다. 몬태나는 가스정 5000여 개, 유정 4000여 개, 정유소 4개, 탄광 6개가 있는 미국 내 대표적인 화석연료 생산지다. 지역 청소년들은 주 의회와 정부의 조치로 인해 주민들과 미래 세대들이 위험에 놓였다며 해당 정책이 주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몬태나주 헌법은 ‘주민의 삶을 유지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주 정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주 정부는 재판에서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문제로 몬태나주의 탄소 배출량은 전 지구적 흐름을 바꾸기엔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캐시 실리 몬태나주 지방법원 판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은 주 정부에 대해 주민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실리 판사는 “석탄의 주요 생산지이며 대규모 석유 및 가스가 매장된 몬태나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몬태나의 환경에 기후 영향을 일으켜 젊은 원고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실질적인 요인’으로 입증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에서 추출하고, 태우고, 수출한 화석연료를 모두 더하면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파키스탄에서 생산된 것과 비슷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주 정부는 “터무니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판결의 실효성 두고 시각 엇갈려미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 라자루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주 정부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획기적 승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판결의 영향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몬태나주에선 환경권과 관련한 주 정부의 의무가 헌법에 명시돼 이 같은 판결이 나올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 비슷한 조항이 있는 주는 하와이,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등 소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환경법 전문가인 짐 허프먼은 AP통신에 “이번 판결은 단순히 주 정부가 헌법을 위반했다는 ‘선언적 판결’로서 주 정부에 특정 조치를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반면 이번 소송에서 청년들을 대리했던 환경단체 소속 변호사 필립 그레고리는 “몬태나주 판결이 다른 주에서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내년에 있을 하와이주 재판 등 다른 주 판사들에게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주에서도 청소년들이 주 교통부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사용을 홍보하는 것이 환경보호 의무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43.3도까지 오르는 폭염과 산불로 목장이 한 달간 정전돼 가축들을 먹일 물을 퍼올릴 수 없었고 소들은 죽거나 삐쩍 말랐어요.”(리키 헬드·22)“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가족들과 허클베리를 수확해 잼과 시럽을 만들어 생활하는데 산불로 모든 게 불탔어요.”(사리엘 산도발·20)“강에서 플라잉 낚시하는 걸 좋아해요. 기온이 오르고 땅이 메마르면 물고기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실감했어요.”(키안 태너·18)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5~22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16명은 주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하며 법원에 이같이 호소했다.실제로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에서는 주 정부를 상대로 비슷한 소송이 수십 건 제기됐지만 이번 사건 이전까지는 모두 기각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4일(현지 시간) 몬태나주 법원이 승소판결까지 내린 것이다● ‘건강한 환경에서 살 권리’ 청년들 호소 인정한 법원이 소송이 제기될 당시인 2020년 몬태나주에서는 심한 산불과 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는 주 정부가 화석연료 관련 사업 승인 여부를 판단할 때 온실 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어 가스정 및 유정 개발, 석탄 채굴 등 사업을 오히려 더 쉽게 만들었다. 몬태나는 가스정 5000여개, 유정 4000여 개, 정유소 4개, 탄광 6개가 있는 미국 내 대표적인 화석 연료 생산 지역이다. 청소년들은 주 의회와 정부의 조치로 인해 주민들과 미래 세대들이 위험에 놓였다며 해당 정책이 주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몬태나주 헌법은 ‘주민의 삶을 유지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주 정부는 재판에서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문제로 몬태나주의 탄소 배출량은 전 지구적 흐름을 바꾸기엔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법원은 청년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을 맡은 케이시 실리 몬태내주 지방법원 판사는 주 정부가 화석 연료 허가 요청을 승인할 때 온실 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소송의 핵심 쟁점이었던 ‘화석연료의 사용’과 ‘기후위기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 간 연관성을 인정한 것이다.실리 판사는 “석탄의 주요 생산지이며 대규모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있는 몬태나주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몬태나의 환경에 기후 영향을 일으켜 젊은 원고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실질적인 요인’으로 입증된다”며 “온실 가스 배출량이 추가될 때마다 청년들의 피해가 악화되고 돌이킬 수 없는 기후 피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에서 추출하고, 태우고, 수출한 화석연료를 모두 더하면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파키스탄에서 생산된 것과 비슷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제라드 컬럼비아대 로스쿨 사빈기후화법센터 교수는 “100장 이상의 이번 판결문은 화석연료의 사용과 기후변화 피해를 강하게 연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내려진 기후변화 판결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 정부는 “터무니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판결의 실효성에 대해선 시각 엇갈려미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번 법원 결정을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 라자루스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주정부가 기후 변화와 관련된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획기적 승리”라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판결이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몬태나주에선 환경권과 관련한 주 정부의 의무가 헌법에 명시돼있었던 덕분에 이 같은 판결이 나올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 비슷한 조항이 있는 곳은 하와이, 펜실베이니아, 메사추세츠, 뉴욕주 등 소수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환경법 전문가인 짐 허프만은 AP통신에 “이번 판결은 다른 유사한 환경권 관련 사건에 ‘감정적 지지’ 외에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단순히 주 정부가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는 ‘선언적 판결’로서 주 정부에 특정 조치를 명령하지는 않았다”며 “정부가 기존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반면 이번 소송에서 청년들을 대리했던 환경단체 소속 변호사 필립 그리고리는 “몬태나주 판결이 다른 주에서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내년에 있을 하와이주 재판 등 다른 주 판사들에게 지침이 될 수 있어 파급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하와이주에서도 청소년들이 주 교통부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사용을 홍보하는 것이 환경 보호 의무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일제히 구독료를 올리면서 싼 맛에 보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여 년 전 케이블TV 요금보다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며 고객을 사로잡은 할리우드 OTT 기업이 이제 케이블TV 요금에 맞먹는 수준으로 이용료를 올렸다고 12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19년 서비스 개시 당시 7달러가 채 안 되던 디즈니+ 구독료(광고 없는 요금제 기준)는 현재 월 10.99달러에서 10월 중순부터 13.99달러로 오른다. 넷플릭스는 이미 올 7월 9.99달러이던 기본 요금제를 폐지해 15.49달러로 사실상 인상했다. 그 결과 10월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파라마운트+를 비롯한 미국 6개 OTT를 모두 보려면 지난해(월 73달러)보다 약 19% 인상된 월 87달러를 내야 한다. 반면 케이블TV 패키지(189개 채널) 월평균 이용료는 83달러에 불과하다. 이 같은 구독료 인상은 지난해 미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 손실이 커진 데 기인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디즈니+가 공개한 올 2분기(4∼6월) 손실 규모는 5억1200만 달러(약 68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직원 수천 명을 구조조정하고 구독료를 올렸다. 넷플릭스가 저가 요금제를 폐지하고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줄였음에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8%나 증가한 것도 인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탄핵소추안 발의’와 ‘네 번째 형사 기소 가능성’이란 사법 위험에 직면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유례없는 사법 위험이 미국인의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고 사회 분열 또한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야당 공화당의 그레그 스튜비 하원의원은 12일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 헌터, 동생 제임스 등 가족의 범죄를 눈감아주고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탈세 및 총기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이미 기소된 헌터는 이제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게 됐다. 올 6월 헌터와 연방검찰이 헌터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징역형을 면제받는 ‘플리바기닝(유죄 인정거래)’에 합의하자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이 고조되고 최근 법원 또한 양측 합의를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15일 네 번째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대선의 주요 격전지이자 자신이 패했던 조지아주의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개표 결과를 나에게 유리하게 뒤집으라”고 종용한 혐의다. ● 美의원 “바이든, 백악관에 둬선 안 돼” 스튜비 의원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범죄 가문이 뇌물 수수, 협박, 사기 등을 저지르며 사익을 취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며 “대통령이 법치와 정의를 무너뜨려 미 시민을 희생시켰다. 나라를 팔아먹도록 백악관에 두면 안 된다”고 탄핵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헌터, 제임스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인 2009∼2017년 국내외 기업 등에 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 금품, 사업 기회 등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2010∼2019년 사이 바이든 일가의 돈이 헌터의 불법 마약 거래 및 성매매 등에 쓰였고, 바이든 대통령이 헌터의 납세 관련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법무부와 결탁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총 435명인 하원의 과반(218명)이 찬성해야 한다. 이후 상원으로 넘어가 상원 전체 100명의 3분의 2(67명) 이상 찬성을 얻으면 최종 가결된다. 스튜비 의원은 탄핵안을 단독 발의했지만 공화당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탄핵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최근 폭스뉴스에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의 이익을 위해 정부를 사유화하고, 의회의 조사권을 부정하고 있다”면서 “현재 탄핵 요구로까지 수위가 상승한 상태”라고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했다. 다만 하원에서 다수당을 점한 공화당이 탄핵안을 통과시켜도 집권 민주당이 1당인 상원에서 최종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 그럼에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 미 법무부는 11일 2019년부터 헌터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데이비드 웨이스 델라웨어주 연방검사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헌터 수사를 특검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연방검사와 달리 연방검사의 관할지 외 지역에서도 피의자를 기소할 수 있다. ● 트럼프, ‘개표 뒤집기’ 혐의로 기소될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 위기에 처했다. CNN은 사건의 주요 증인인 제프 덩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등이 15일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조지아주에서 1만1779표 차로 패했다. 그는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펀스퍼거 당시 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결과를 뒤집을)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전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 퇴임 당시 기밀문건을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로 불법 반출한 혐의, 트럼프 지지자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을 선동한 혐의 등으로 이미 세 차례 기소됐다. 다만 잇따른 기소에도 그의 지지율은 여전히 공화당 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했다가 35만 달러(약 4억600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스미스 특검(사진)은 2020년 대선에서 패한 뒤 선거 부정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짓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해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며 그를 사기, 사법 방해 등의 혐의로 1일 기소했다. 9일 CNN 등에 따르면 스미스 특검팀은 이 사안을 수사하던 중 올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법원은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트위터 측이 이 사실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알리는 것도 금했다. 소셜미디어를 애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에 지지자의 의회 난입을 지지하는 듯한 선동 문구를 수차례 게재했다. 지난해 말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트위터 측은 특검팀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연방법원은 법정모욕죄로 트위터에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은 5만 달러로 시작해 매일 두 배가 덧붙도록 했고, 트위터는 3일이 지나 벌금이 35만 달러로 불어난 뒤 데이터를 제출했다. 최근 트위터 측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들어 재판부 조치에 항소했지만 법원이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네 번째 기소도 임박했다. 조지아주 연방검찰은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패했던 해당 주(州) 국무장관에게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한 혐의와 관련해 빠르면 다음 주에 그를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8개국이 아마존 보호를 위해 14년 만에 뭉쳤다. ‘삼림 벌채 종식’이라는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벌채 금지’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8, 9일 브라질 벨렝에서 아마존협력조약기구(ACTO) 정상회의가 열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유한 국가 간 협력을 재개하는 일이 최근처럼 시급한 적은 없었다”며 14년 만에 회의를 소집한 이유로 기후위기를 들었다. 지난 50년간 벌채와 산불 등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의 17%가 파괴됐다. 이들은 8일 회의 결과로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범죄 척결, 아마존의 지속가능한 개발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벨렝 선언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날 룰라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완전 종식’은 일부 국가의 반대로 선언문에 담기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2021년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한 ‘삼림 벌채 중단 협정’에도 아마존 국가 중 유일하게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9일에는 이들이 선진국들을 향해 지속가능한 아마존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등 협력을 요청하는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8개국이 아마존 보호를 위해 14년 만에 뭉쳤다. ‘삼림 벌채 종식’이라는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벌채 금지’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8, 9일 브라질 벨렝에서 아마존 협력조약기구(ACTO) 정상회의가 열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유한 국가 간 협력을 재개하는 일이 최근처럼 시급한 적은 없었다”며 14년 만에 회의를 소집한 이유로 기후위기를 들었다. 지난 50년간 벌채와 산불 등으로 아마존 열대우림의 17%가 파괴됐다.이들은 8일 회의 결과로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범죄 척결, 아마존의 지속가능한 개발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벨렝 선언문’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날 룰라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완전 종식’은 일부 국가의 반대로 선언문에 담기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2021년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한 ‘삼림 벌채 중단 협정’에도 아마존 국가 중 유일하게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9일에는 이들이 선진국들을 향해 지속가능한 아마존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등 협력을 요청하는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가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작곡할 때 사용한 개인 피아노 등 유품 약 1400점이 다음달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다.이번 경매의 핵심은 야마하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다. 일반 그랜드 피아노보다 폭이 조금 더 짧아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예상 경매가는 300만 파운드(약 49억6000만 원)다.머큐리는 에이즈로 1991년 세상을 떠나며 자신이 살던 런던 켄싱턴의 저택 ‘가든 로지’와 내부 집기 등을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인 메리 오스틴에게 남겼다. 머큐리가 사망한 지 32년이 되는 올해 오스틴은 모든 유품들을 팔기로 했다. 오스틴은 “머큐리는 절대 피아노 앞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고, 위에 유리잔도 올려놓지 않을 정도로 이 피아노를 아꼈다”며 “그에게 이 피아노는 도구 이상으로 자기 자신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오스틴은 경매 수익금 일부를 머큐리 피닉스 트러스트와 엘튼 존 에이즈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피아노 외에도 예상 경매가가 20파운드(약 3만 원)인 도자기 장식부터 또 다른 히트곡 ‘위 아 더 챔피언’의 수필 가사, 무대 의상 등도 경매에 나온다. 총 예상 경매가는 760만~1100만 파운드(약 126~182억 원)다. 경매에 앞서 소더비는 4일부터 머큐리의 생일인 다음달 5일까지 런던 소더비 갤러리에서 프레디의 물품 약 3만 점을 전시한다. 로이터통신은 “팬들은 로지 가든의 복사본같은 전시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이 2, 3일 양일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3일 낙폭은 하루 전보다 줄어드는 모습이 뚜렷했다. 각국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또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장중 한때 1300원을 돌파했다가 1299원으로 마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08포인트(0.42%) 하락한 2,605.39에 마쳤다. 하락 폭은 2일(1.90%)의 약 5분의 1에 그쳤다. 이날 기관(6701억 원)과 외국인(1560억 원)이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8114억 원 순매수하며 증시 추가 하락을 막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0.56포인트(1.16%) 상승해 920.32로 마감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또한 1.68% 하락한 3만2159.28엔에 마쳤다. 일본 증시 역시 이날 낙폭이 전일(2.30%)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이날 대만, 인도, 호주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오른 1299.1원에 마감했다. 앞서 마감한 2일(현지 시간) 미국 주식시장 또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8% 하락한 35,282.52로 마쳤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17% 떨어진 13,973.45로 마감했다. 각국 증시 하락을 촉발시킨 미 신용등급 하락을 둘러싼 논쟁도 고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일 미 국가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하며 국가채무 부담이 증가하는 대신 정치적 양극화에 따라 이를 조정할 역량은 약화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은 미 경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일부 국가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은 상황을 “터무니없다”며 피치의 결정을 비판했다. 미 경제의 성장세가 나쁘지 않고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가 견고한 만큼 피치의 이번 결정이 미 금융시장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