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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선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후보 간 경쟁 구도도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더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홍의락 후보가 초반 여론조사에서 예사롭지 않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영남일보·대구MBC의 여론조사에서 대구 북을에 출마한 홍 후보가 42.3%의 지지를 받아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26.8%)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정치권이 술렁였다. 홍 후보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선 1988년 소(小)선거구제 도입 이후 아직까지 야당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다. 북을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장애인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해 북갑에서 뛰던 양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나 한 곳의 여론조사 결과만 갖고 판세를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가 복당 운운 했다는데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격”이라고 했다.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9, 20일 이 지역 유권자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김부겸 후보(50.0%)는 김문수 후보(31.6%)를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간 단일화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1차 시한으로 여겨지는 4일(투표용지 인쇄일)이 임박하면서 감정싸움 양상마저 띠고 있다. 31일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는 유세 현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관심은 여전히 후보 단일화에 집중됐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를 향해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아 역사에 죄를 짓는다고 여긴다면 오히려 (더민주당이) 확장성 있는 국민의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전날(30일) 문 전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일화가 늦어지는 것은 안 대표 아집 때문”이라고 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안 대표는 작심한 듯 서울 상계동 수락산역 인근 유세 현장에서도 “정말로 그렇게 (야권 단일화를) 바란다면 더민주당 후보를 먼저 정리하는 게 순서”라며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부산에서 따로 유세전에 돌입한 문 전 대표는 “(안 대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총선 승리, 그리고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그는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더민주당 부산선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반대로 당 차원의 협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차원의 협의에 대해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안 대표를 압박했다. 이들의 날 선 공방은 총선 패배 시 불거질 수 있는 ‘책임론’을 서로에게 전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얘기다. 이런 ‘고공전’과 달리 양당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강서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당 한정애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는 이날 단일화에 합의했다.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은 재야 원로들이 참여하고 있는 ‘다시민주주의포럼’(공동대표 한완상 함세웅 이만열)에 일임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은 더민주당 이지수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촉구하며 이날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수도권 연대를 주장하다 무산 책임 차원에서 불출마를 택한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은 이번 주말부터 호남 유세에 나서며 문 전 대표와 새누리당 비판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사활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수도권이나 여권 강세 지역에서는 양당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호남에서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데다 출향민이 많은 탓에 이곳 민심은 수도권의 야권 지지층 표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민주당은 야권의 적통을 지키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31일) 돌입과 함께 호남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다음 달 1일 전북에서, 2일에는 광주에서 선거 유세에 나선다. 26, 27일 광주를 방문한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호남을 찾는 것. 취임 이후 두 달 동안 4번째 호남 방문이다. 김 대표는 27일 광주에서 호남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호남 대망론’까지 제기했지만 반응이 미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역시 다음 달 2일 1박 2일 일정으로 ‘남행열차’를 탄다. 현재까지 호남 판세를 놓고 더민주당은 다소 조심스러운 반면 국민의당은 자신 있는 표정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 8개 선거구 가운데 현재까지 더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는 곳은 이용섭 후보가 출마한 광산을 한 곳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나머지 7개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당 후보가 앞서거나 박빙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남·북 20곳의 선거구 역시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아예 “호남은 대세가 정리됐다”며 “광주 8곳 중 7곳, 전남은 8곳, 전북은 8곳이 각각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호남 지역구 28개 중 23곳에서 우세하고 경합이나 열세 지역은 5곳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호남지역의 우위를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반면 더민주당 이철희 종합상황실장은 “호남에서 더민주당이 (28석 중) 20석 이상을 얻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더민주당은 비례대표 공천 파문 등으로 지지율 회복세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표심이 제1야당으로 결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호남 유세의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지원에 나설 경우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길진균 leon@donga.com·차길호 기자}
4·13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후보 간의 단일화 바람이 거세다. 비수도권 지역에선 속속 단일화 협상이 성사되고 있다. 이 같은 단일화 바람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까지 상륙해 전체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변수가 될지가 관심사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은 당 대 당 차원의 후보 단일화를 일축하고 있지만 후보들 사이에선 단일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성호(강서병) 정호준 후보(중-성동을)와 부좌현(경기 안산 단원을), 김창수 후보(대전 대덕) 등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한광원 후보도 29일 더민주당 윤종기 후보에게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선 이미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 곳도 있다. 강원 춘천의 더민주당 허영 후보와 국민의당 이용범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허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더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간 단일 후보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결정됐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는 국민의당 박광진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더민주당 이정국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하면서 수도권 후보 단일화의 물꼬를 텄다. 다만 아직은 전면적인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엔 이르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3개 정당이 격돌하는 선거구가 24곳에 이른다. 서울 지역구에 출마한 한 국민의당 후보는 “중앙당과 상의 없이 단일화를 할 경우 제명하겠다는데 하고 싶어도 할 수 있겠나”라며 “총선 후에 지구당위원장이라도 받으려면 당의 방침을 거스를 수 없다”고 했다. 더민주당은 우선 정의당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서울 은평을에선 더민주당 강병원 후보와 정의당 김제남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9일 보도된 SBS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무소속 이재오 후보와 일대일로 대결할 경우 지지율 격차가 7%포인트 이내로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당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단일화가 안 될 경우 수도권에서 참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날 정의당에 고양갑 심상정 후보, 수원정 박원석 후보와 해당 지역 더민주당 후보의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SBS 조사 결과 서울 노원병에서 야권 후보 3명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접전 중인 안 후보와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 간 격차가 15%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에선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다음 달 4일까지를 단일화의 1차 시한으로 보고 있다. 이날까지 단일화가 이뤄지면 사퇴 후보 이름 옆에는 ‘사퇴’가 표시된다. 하지만 그 후에는 투표용지에 ‘사퇴’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재야 원로들은 “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철수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한 상태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수도권 야권 전체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도 성과 없이 흘러간다면 야권 전체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며 국민의당을 거듭 압박했다.그러나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안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후보 연대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고 한 게 전체 후보들에게 주는 시그널(신호)”이라며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길진균 leon@donga.com·손영일 기자}
29일로 4·13총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격전지가 전체 지역구(253곳)의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일보가 각 당의 판세 분석과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 승부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지역은 60곳 안팎이었다. 서울에만 용산과 노원병, 서대문갑 등 격전지가 16곳에 이른다. 인천 3곳, 경기 14곳 등을 포함하면 ‘판세 예측 불허 지역’의 절반이 넘는 33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여야의 ‘표밭’으로 그동안 본선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던 대구와 광주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예고돼 있다. 대구 동갑과 수성갑, 광주 광산갑, 광산을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에서 16년 만에 전 지역구(18석) 석권을 노렸던 새누리당은 사상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제원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며 비상이 걸렸다. 전북 전주병, 전남 순천, 경남 창원 성산 등도 대표적 격전지로 꼽힌다. 이들 지역의 승패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151석) 확보,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선진화법 개정 저지선 확보(120석),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8일 각각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총선체제로 전환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 등 5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선대위를 꾸렸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을 대구경북권 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계파를 아우르는 데 방점을 뒀다. 김 대표는 당 공천자대회에서 “나라 살림을 거덜 낼 정당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야당을 공격했다. 더민주당도 이날 진영 의원과 김진표 전 의원에 이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등 8명을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했다. 또 4·13총선 메인 슬로건으로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로 ‘경제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이번 선거는 오만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이재명 egija@donga.com·길진균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호남 뿌리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대표는 27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도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를 다녔다. 뿌리가 호남에 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김 대표가 광주 서석초등학교와 서중학교를 졸업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조부인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의 고향은 전북 순창이다. 김 대표는 과거 보건사회부 장관, 대통령경제수석 등 여러 공직을 거치는 동안 그의 학력란에는 주로 서울 중앙고 졸업부터 시작해 한국외국어대 졸업, 독일 뮌스터대 경제학 박사 등으로 기재됐다. 그는 과거에 자신의 호남 연고(緣故)를 부인한 적도 있다. 김 대표는 2010년 12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조부가 전북 분일 뿐 부친도 서울 분이고, 한국전쟁 때 광주에 피란 가서 1년 반쯤 있었던 게 전부다. 인사 철마다 ‘호남 몫’이라며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좀 우습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28일 “불리하면 호남의 연고를 극구 부인하다 급하면 호남의 대변자라 나서는 것은 호남의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당에 따르면 김 대표는 서울에서 덕수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6학년 때 광주로 피란을 가 서석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중에 진학했다가 다시 서울로 이사를 했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가 광주 민심을 고려해서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갈등을 봉합하고 여당에 한발 앞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지만 전-현직 대표 간 미묘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4·13총선 후보 등록 후 첫 주말인 26, 27일 이틀간 호남을 방문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침묵’ 모드 속에 김 대표가 자리를 비운 수도권에서 ‘자기 사람 챙기기’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1박 2일간의 호남 방문에서 ‘호남 대통령론’을 제기했고, 당 소속 일부 전현직 호남 의원들은 ‘김종인 대망론’에 군불을 땠다. 이용섭 정책공약단장은 27일 오전 조찬 모임이 끝난 뒤 “김 대표의 뜻과는 상관없이, 지역 언론사 사장단에서 ‘호남 대통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김 대표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을 때 이개호 의원은 “호남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한데 김종인 대표께서 상당한 역할을 해주실 것을 지역민들도 크게 바란다”고 했다. 이에 김 대표는 “여기(광주)서 초·중학교를 졸업했다. 뿌리가 여기에 있는 사람”이라며 “호남이 소망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소망을 더민주당과 제가 완벽하게 대변해 드리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스스로 “킹메이커는 더이상 하지 않겠다” “나는 대장 체질”이라는 말도 했다. 김 대표의 이날 광주 방문은 대표 취임 후 세 번째다. 첫 방문 때는 5·18 묘역에서 고개 숙여 과거 전력을 사과했고, 두 번째 방문에서 대대적인 호남 현역 의원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어 이날은 ‘호남 대통령론’과 함께 스스로를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대표는 ‘문재인 대세론’ ‘영남 (대통령) 후보론’도 일축했다. 27일 광주 북갑 정준호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그는 “(호남 민심은) 호남을 대표하는 존재가 없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인물들을 국회로 보내시면 여러분의 소망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안 보인다”고 했다. 전날 전남 영암-신안-무안 서삼석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당의 대통령 후보가 다 정해진 것처럼 그런 생각을 절대로 하지 말라”며 ‘문재인 대세론’을 일축했다. 이어 “총선이 끝나면 새로운 싹들이 대권을 향해서 많이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아슬아슬한’ 발언들은 문 전 대표에 다소 부정적인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문 전 대표의 ‘양해’ 속에 이뤄지는 ‘역할 분담’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전 방문 때와 달리 이날 김 대표의 뿌리가 호남이라는 사실이 새삼 주목받은 건 그의 달라진 위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의 ‘호남 대망론’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낙동강벨트를 벗어나 수도권에서 자신이 대표 시절 영입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선거운동 지원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27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갑을 찾아 김병관 후보와 인근 성당의 부활절 미사에 참석했다. 전날에는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했다. 27일 오후에는 경기 성남 중원을 찾아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은수미 후보와 함께 유세를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는 게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수도권을 찾으면서도 김 대표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문 전 대표와 김 대표는 25일 경기 용인정에 출마한 표창원 후보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김 대표만 참석했다. 길진균 leon@donga.com / 광주=차길호 기자}
사분오열된 야권은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에 국민의당 후보가 102명, 정의당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하면서 수도권 10곳 중 9곳꼴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수도권 선거 판세에 중대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 박빙 지역 승패 뒤바뀔 조짐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려 있다. 전체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다. 농어촌에 비해 인구가 늘어난 수도권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19대 국회보다 10석이 더 늘었다. 19대 총선에서 5%포인트 미만 득표율 차로 승부가 갈린 선거구는 31곳에 이른다. 전체 112곳(서울 48곳, 인천 12곳, 경기 52곳) 가운데 28%에 해당한다. 특히 18곳(서울 9곳, 경기 9곳)은 3%포인트 미만이었고, 1%포인트 미만의 차로 승부가 갈린 곳도 8곳(서울 3곳, 경기 5곳)이나 됐다. 이런 박빙 지역에선 일여다야 구도가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서울 성북을에선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가 32.0%, 더민주당 기동민 후보는 23.5%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당 김인원 후보는 8.0%, 정의당 박창완 후보는 3.9%였다. 야권 후보 득표율을 더하면 35.4%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선다. 성북을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후보가 7.97%포인트 차로 승리한 지역이다. KBS·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가 23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서울 영등포을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38.4%를 얻어 더민주당 신경민 후보(28.2%)를 앞섰다. 그러나 신 후보와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의 지지율(12.9%)을 합치면 41.1%로 권 후보를 앞선다. 양자 대결로 치러진 19대 총선에선 신 후보가 5.2%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반면 같은 여론조사에서 서울 마포갑은 더민주당 노웅래 후보가 40.3%를 얻어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29.9%),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강승규 후보(13.6%)를 앞서 여권 분열의 덕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바뀐 19대와 20대 총선 구도 19대 총선은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 여권의 분열 속에 야권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해 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 수도권에서 야권(민주통합당 65석, 통합진보당 4석)은 새누리당(43석)에 승리했다. 특히 간발의 차로 의석을 얻은 곳도 많았다.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맞붙은 통합진보당 심상정 후보(현 정의당)는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불과 170표(0.19%포인트) 차로 눌렀다. 서울 성동을도 민주통합당 홍익표 후보가 야권 연대를 통해 488표(0.77%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구도가 됐다. 여권은 새누리당이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야권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으로 나뉘어 각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은 박빙 지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야권 연대가 승리를 반드시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야 그나마 붙어볼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19대 총선에서 경기 시흥갑의 경우 민주통합당 백원우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는데도 새누리당 함진규 후보에게 202표(0.24%포인트) 차로 졌다. 야권 후보가 난립했다면 득표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국민의당 “현재로선 야권 연대 불가능”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서울 45명, 인천 13명, 경기 49명의 후보를 각각 배치했다. 야권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안철수 공동대표는 통합이나 전면적인 야권 연대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후보 간 선거 연대는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여다야 구도로는 ‘필패’가 불가피한 만큼 후보끼리의 개별적인 단일화는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나 문재인 전 대표도 이 같은 개별적인 연대나 단일화에 대해선 안 대표의 생각과 큰 차이가 없다. 그 때문에 선거가 임박해질수록 야권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들은 더민주당과의 연대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경기 지역의 한 국민의당 후보는 “더민주당은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는데 지금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후발 주자로 인지도가 낮은 국민의당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더민주당이 요구하는 패권적, 일방적 단일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당 수도권 후보들 가운데 질 것을 각오하고 출마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야권 연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단일화 방법을 찾지 못할 경우 후보 간 절충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길진균 leon@donga.com·손영일 기자}
공천 내홍을 가까스로 봉합한 더불어민주당이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경제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 여파를 차단하는 한편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 공격해 아직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여당에 대해 기선을 잡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경제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20대 총선은 경제선거”라고 규정했다. 회견장에는 ‘문제는 경제야, 잃어버린 8년 심판!’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김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집권 8년을 ‘잃어버린 경제 8년’이라고 정의했다. 여권의 ‘야당 심판론’에 맞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론으로 기세를 몰아 이번 총선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는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세력이 적반하장으로 야당 심판론을 제기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고 서민과 중산층, 보통 사람들의 경제주권을 회복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주진형 당 정책공약단 부단장은 “앞으로 포용적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차근차근 발표할 것”이라며 “당이 내놓은 200여 개의 정책공약과는 별개로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공약’도 별도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시 높아지는 손학규 등판론 더민주당은 이르면 2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기존 비대위 체제를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차적으로 24일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와 새누리당을 탈당해 입당한 진영 의원을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경제정책통인 김 전 부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의원을 앞세워 ‘경제와 복지’로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전국을 돌며 선거를 전면에서 이끌 당의 ‘얼굴’이 없다. 당내에서 지원 유세 단골손님이었던 박영선 의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더민주당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유세를 돕고, 선거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의 초반 판세도 녹록지 않다. 김 대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선대위 구성과 함께 첫 지방 일정을 26, 27일 호남 방문으로 잡았다. 당은 또 27일 중앙선대위 출범식을 광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호남 세몰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전남 강진에 머무르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 ‘등판론’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 측이 직간접적으로 손 전 대표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손 전 대표는 유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가 나서기만 한다면 당의 얼굴 문제는 물론이고 호남 및 수도권 접전 지역에 대한 고민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사퇴 가능성이 제기됐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가 23일 당 잔류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2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가 당 중앙위원회가 수정한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당내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세력과 어정쩡한 동거를 하게 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당초 당선 안정권에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 중심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만들었지만 당 중앙위는 당헌 위반 논란을 앞세워 이를 거부하고, 운동권 출신 인사를 대거 명부에 올렸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임할 때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주진형 당 정책공약단 부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정권 교체를 위해 화장을 할 것인지, 수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당 주류는) 김 대표에게 화장을 주문했지만 의사는 수술을 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당을 이끌며 당의 개혁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친노·운동권 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이른바 ‘바지 사장’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그가 내세웠던 ‘탈(脫)운동권 수권정당’으로의 탈바꿈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더민주당은 이날 김 대표를 비례대표 2번 후보로 확정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면면이 결국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탈(脫)이념, 탈운동권’ 정당 만들기는 친노, 구주류의 저항으로 사실상 좌절됐다. 김 대표는 당초 비례대표 후보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순위를 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중앙위원이 당헌에 어긋난다면서 칸막이 해체를 요구했고, 김 대표를 제외한 비대위원들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김 대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중앙위 순위 투표에서 남성 1번을 차지한 김현권 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졸업 후 농사를 지으며 농민운동을 해 온 인사다. 2002년에는 노무현대통령만들기 국민참여운동본부 대구경북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당초 김 부위원장은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C그룹(21∼43번)에 배치됐지만 중앙위에서 당선 안정권으로 바뀌었다. 여성 3위와 4위를 각각 차지한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와 권미혁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도 애초 ‘김종인 안’에는 C그룹에 포함됐다. 제 대표는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고,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권 전 대표도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등을 거친 시민사회 인사로 분류된다. 여성 1위를 차지한 이재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 역시 B그룹에 배치됐다가 당선 안정권으로 이동한 경우다. 여성 5위인 정춘숙 전 당 혁신위원 역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여성 운동가다. 반면 A그룹의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 조희금 대구대 교수, B그룹의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재서 총신대 교수 등은 중앙위 순위 투표에서 밀리면서 당선이 어렵게 됐다. 길진균 leon@donga.com·우경임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 인사 구제가 이어지고 있다. 현역 의원 ‘하위 20%’ 규정에 따라 컷오프된 의원을 당규까지 개정해 구제하면서 당 안팎에선 형평성 논란과 함께 ‘돌려 막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희상 백군기 의원이 21일 전략공천 형식으로 구제됐다. 문 의원은 경기 의정부갑에, 백 의원은 경기 용인갑에 각각 투입된다. 문 의원은 친노계, 백 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두 의원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신설한 당규 18호 부칙에 의해 구제됐다. 해당 부칙은 “공천 배제 대상자가 후보자가 없는 열세 취약 지역에 출마할 때, 최고위원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전략공천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단, 해당 조항은 이번 총선에만 한시 적용된다. ‘인물난’ 속에 내린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처음부터 현실을 무시한 컷오프로 너무나 많은 의원이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이렇게 다시 살려 줄 거면 처음부터 왜 컷오프를 시켰고, 구제되지 않은 다른 의원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미 ‘돌려 막기 공천’도 적지 않게 이뤄졌다. 더민주당은 경선에서 탈락한 한병도 전 의원을 전북 익산을에,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을 서울 송파을에 각각 전략공천 형식으로 구제했다. 이들은 각각 전북 익산갑과 대전 유성갑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자녀 취업 청탁 의혹 등 ‘갑질’ 논란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던 ‘친노’ 진영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갑)도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 단수 추천으로 공천했다. 이해찬 의원이 탈당한 세종시도 인물난에 공천을 확정짓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세종에 출마할 수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주요 인사를 여러 명 접촉했지만 모두 이 후보와 맞붙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종 ‘무공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 후보가 부족한 국민의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당 지도부는 경기 안양 동안갑 경선에서 탈락한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를 더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안양 만안에 공천했다. 또 광주 광산갑 경선에서 탈락한 김경록 당 대변인을 더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 광주 북갑 경선에서 탈락한 김유정 전 의원을 불출마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길진균 leon@donga.com·황형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의 ‘당무거부’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명부 확정을 둘러싼 중앙위원회의 반발 속에 21일 당 대표 업무를 보이콧했다. 일각에선 김 대표가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가 자신의 ‘직’을 걸고 당무를 거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합류한 김 대표는 새누리당 인사들과의 마찰 속에 여러 차례 당무를 거부한 ‘전력’이 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경제민주화’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한구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을 때도 그는 당무를 거부한 적이 있다. 당시 박 후보에게 자신과 이 원내대표 중 한쪽을 선택하라는 무언의 시위로 받아들여졌고, 이를 통해 그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관철시켰다. 김 대표의 이번 ‘당무거부’도 당을 향해 자신과 당 중앙위 중 한 쪽을 선택하라는 무언의 압박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는 사실 정치적으로 크게 잃을 게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만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성격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지역구 의원직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데서 드러나듯 ‘생계형’ 정치인과는 다르다는 것. 김 대표 측은 비례대표 2번이 노욕이 아니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당내 인사들과 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 대표의 태도가 곡해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더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위해 원내 진입을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떳떳하게 비례대표 2번을 받기로 결심했지만 그 과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그는 “이미 주변에서 김 대표를 향해 노욕과 사욕이라는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당 대표든 비례대표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김 대표는 본인이 사심이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이해해주지 않을 경우 ‘떠나면 그만’ 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라고 말했다.길진균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가 4·13총선 비례대표 2번으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로써 김 대표는 20대 국회 입성과 함께 초유의 ‘비례대표 5선’이라는 기록을 남길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김 대표 ‘셀프 공천’ 논란과 비례대표 후보 결정 방식이나 권한을 놓고 내부 반발이 일면서 비례대표 후보 명부 확정은 21일로 연기됐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김성수 대변인은 20일 “일부 중앙위원이 비례대표 후보 (순번 결정) 투표를 A, B, C그룹으로 나눠서 하는 것이 당헌 위배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비대위와 공천관리위 연석회의 등을 통해 다시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 결정이 중앙위 등 당 내부에서부터 가로막히면서 애초 비대위가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비대위는 이날 밤 외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타협은 없다”며 정면 돌파를 예고하고 나서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더민주당의 잠복된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당 비대위는 당초 43명의 후보자를 각각 10명씩 A(1∼10번) B(11∼20번)그룹에, 23명을 C그룹에 배치한 뒤 전략공천 후보자를 제외하고 그룹별로 중앙위원 투표로 최종 순번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비대위는 박경미 홍익대 교수(1번) 등을 전략공천하고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등 7명을 당선이 확실시되는 A그룹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광진 의원은 “김 대표의 ‘셀프전략공천’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17번 정도를 선언하는 것이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그럴 줄 알았다”며 “비례대표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중앙위원회가) 권한을 행사하겠다면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타협이니 뭐니 하는데 그런 것 없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대표는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해프닝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한다. 내일 중앙위원회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당 안팎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더 이상 나는 (비례대표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비례대표 순번이) 2번이나 10번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 그런 것 가지고 시비 걸면 어떻게 내가 일을 하겠나”라며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런 식의 정당이라면 절대 변하지 않는다”라며 일부 중앙위원들의 반발을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치부했다. ‘절충 가능성’에 대해 그는 “당에 봉사해 주러 온 사람인데 타협은 무슨 타협”이라며 “타협을 하려면 내가 당에서 뭔가를 바라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비상 상황이라 나한테 일을 맡겼는데 자기 권리 찾고 하겠다면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며 “권리를 주장하고 싶으면 책임도 져야 한다. 공천 관리도 하고 선거 책임도 지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런 저항이 있을 줄 알았는데 빨리 벌어지긴 했다”며 “나하고 기 싸움을 하자는 건데 내가 기 죽을 일이 없다. 내가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없으니 꿀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결과 친노(친노무현) 현역 의원이 대거 탈락했지만 20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친노 그룹은 당내 최대 계파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총선 결과에 따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계파가 생길 경우 두 세력 간에 긴장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민주당 소속 의원 103명 가운데 18일까지 공천이 확정된 현역 의원은 68명이다. 이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 24명 △안희정계 2명 △친노 중진 1명 등 27명(40%)이 친노 그룹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범(汎)친노’로 불리는 ‘정세균계’ 9명을 합치면 그 수는 36명(53%)으로 절반을 넘는다. 친노와 함께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됐던 86 운동권 그룹은 대부분 생존했다. 임수경 정청래 의원 등 2명이 컷오프(공천 배제) 됐지만 이인영 우상호 의원 등 대부분의 86 그룹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86 그룹 의원 대부분이 새누리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하는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어 마땅한 ‘대체 카드’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노 진영은 이미 상당수가 탈당했거나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겨 세력이 크게 위축됐지만 남은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 손학규계의 경우 양승조 오제세 우원식 이개호 이찬열 이춘석 조정식 의원 등 7명이 생존했다. 김동철 전정희 최원식 의원 등은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친노 진영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물갈이 바람도 거셌다. 1·2차 컷오프, 경선 탈락, 불출마 등으로 총선 출마가 어려워진 28명 가운데 친노 의원이 12명(43%)으로 가장 많았다. 친노로 분류되는 의원 41명 가운데 29%가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이다. 정세균계까지 합치면 탈락자의 71%(20명)가 친노와 범친노다. 내용적으로는 정세균계의 피해가 가장 컸다. 당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의원이 포진했던 정세균계 17명 가운데 강기정 박민수 오영식 전병헌 의원 등 절반에 가까운 8명(47%)이 공천장을 받지 못하게 됐다. 김 대표가 취임한 1월 28일 당시 의석수 110명 기준으로 더민주당은 68명의 공천이 확정됐고, 7명의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현재까지 현역 의원 교체율은 32%다. 박혜자 이목희 설훈 신문식 의원 등 4명은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수치가 다소 바뀔 수 있다. 현역 의원 가운데 김성곤 전순옥 의원 등 2명은 비례대표를 신청했고 비례대표인 김기식 의원은 당에서 수도권 지역에 전략공천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길진균 leon@donga.com·우경임 기자}
16일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당에 온 지 60일이 넘었다. 그 사이 계파 갈등과 리더십 부재로 절망에 허우적거리던 더민주당은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비상상황에 등장해 비상대권을 거머쥐었다고 해도 그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야권 지지층이 환호하는 모순적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김종인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과 운동권 정당문화 극복을 얘기했던 김 대표의 공천 성적표는 자신의 호언만큼은 아닌 듯하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심어 놓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컷오프) 룰을 통해 문희상 유인태 의원을, 그리고 자신의 ‘정무적 판단’으로 이해찬 의원을 탈락시켰다. 또 정세균계이면서 범친노로 분류되는 전병헌 강기정 오영식 의원 등 중진을 배제했다. 눈에 띄는 성과로 볼 수도 있지만 대상자들은 대부분 올드 친노나 방계 친노쯤 되는 인사이다. 핵심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은 대부분 공천 관문을 통과했다. 공천탈락자의 재심 신청을 단칼에 기각했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딸의 취업청탁 전화 논란으로 컷오프 됐던 윤후덕 의원을 구제했다. 윤 의원 역시 친문이다. 이해찬 의원은 이날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당한 자의적 결정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탈락시키는 것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김 대표의 정략적 결정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무슨 목표를 갖고 이 당에 온 게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현재 의석인 107석을 얻지 못하면 당을 떠나겠다”고 했다. 이런 욕심 없어 보이는 듯한 태도는 당내 반발을 무마하는 데 큰 무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야권 관계자는 “올드 친노는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날려도 큰 부담이 없지만 친문 진영에 손을 댔다간 조직적 저항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고 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내부 저항에 부닥쳐 당을 떠나서는 안 되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대표가 이날 “킹메이커는 지난 대선을 끝으로 더 이상 안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 것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자신이 킹메이커가 아니라 킹이 되겠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실제 그는 “대선 후보가 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만 했다.길진균·정치부 leon@donga.com}
‘막말 파문’을 일으킨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15일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아울러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이던 이재오 의원(5선·서울 은평을)과 ‘탈박’으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3선·서울 용산)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역시 친이계 출신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지낸 조해진 의원(재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과 역시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김희국 의원(초선·대구 중-남)도 줄줄이 탈락했다. 유 전 원내대표(3선·대구 동을) 공천 여부는 이날도 유보됐지만 16일 경선을 치르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7차 4·13총선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예고된 ‘대구발 물갈이 태풍’은 현실화됐다. 막판까지 공천이 미뤄졌던 비박계 의원 12명 가운데 7명이 공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날 공천심사 결과를 놓고 ‘표적 낙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갑에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종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갑에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각각 공천됐다. 둘은 모두 ‘진박(진짜 친박) 후보’들이다.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은 곽상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배영식 전 의원 간 경선으로 결정됐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발표 연기에 대해 “내부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최고위원회의에서) 좀 더 여론을 수렴한 뒤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갑에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공천됐다. 후보직을 놓고 겨루던 친이계 출신 강승규 전 의원은 배제됐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우여 의원(5선·인천 연수갑)은 험지인 인천 서을로 지역구를 옮기는 조건으로 일단 살아남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 경선에서 박진 전 의원을 꺾고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공천 결과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해찬 의원(6선·세종)과 정호준 의원(초선·서울 중-성동을)은 탈당을 선언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좌장인 이 의원의 탈당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의 불복 및 무소속 출마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탈당해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라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조만간 국민의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이 20명이 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된다.홍수영 gaea@donga.com·길진균 기자}
새누리당의 ‘종로 대전(大戰)’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오 전 시장은 15일 새누리당 3차 경선 지역 발표에서 종로에서 3선을 했던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전 의원을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서울 종로는 이미 공천을 확정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과의 빅 매치가 성사되면서 4·13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정치 1번지 승자는? 오 전 시장은 야권에 넘겨줬던 종로 탈환의 선봉에 서게 됐다. 그는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을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개정 정치자금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이후 2006년, 2010년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여권 내 차세대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에 시장 직을 거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패하고 시장 직을 사퇴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안철수-박원순’으로 이어진 야권 돌풍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 정치적 책임 때문에 여권 내에선 미운털이 박혀 있었다. 5년 가까이 와신상담(臥薪嘗膽)해 온 오 전 시장이 이번 총선에서 정 의원을 꺾는다면 중앙 정치무대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반열까지 넘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오 전 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지해 주신 분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 모두의 뜻을 받들어 총선 승리를 위해 계속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로에서 두 번째 당선을 노리고 있는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내에서 주요 직책을 모두 거친 5선 중진이다. 전북 진안-무주-장수에서 4선 의원(15∼18대)을 지냈지만 19대 총선에서 당의 요청에 따라 지역구를 옮겨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누르고 ‘정치 1번지’ 종로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최근 당내에선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6선)을 비롯해 같은 5선의 이미경 문희상 의원 등이 공천 배제 대상이 되는 등 중진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당내에서도 그의 의정 활동과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종로구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통화에서 “처음부터 누가 상대 후보가 될지 개의치 않았다. 종로 승리를 통해 더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야 ‘경선 물갈이 효과’ 미약 새누리당은 이날까지 49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6곳을 제외하면 현역 국회의원 43명 중 6명이 탈락하는 데 그쳤다. 86%라는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기록한 셈이다. 이날 현역 의원 중에선 서울 도봉갑 경선에 나섰던 비례대표 문정림 의원만 고배를 마셨고 홍일표(재선·인천 남갑), 김기선(초선·강원 원주갑), 김한표 의원(초선·경남 거제)은 공천이 확정됐다. 다만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역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현역 의원이라도 경선을 통한 탈락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선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3선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 마산회원)과 비박계 재선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이 일격을 당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소한 3명의 추가 탈락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컷오프(공천 배제) 칼날에서 살아남은 더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여전히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경선 결과에서는 10명의 현역 의원 중 4명이 고배를 들었다. 40%의 탈락률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2차 경선(9곳)에는 이석현(5선·경기 안양 동안갑) 추미애(4선·서울 광진을) 홍익표(초선·서울 중-성동갑) 도종환 의원(초선·충북 청주 흥덕) 등 4명의 현역 의원이 포함됐다. 2차 경선 결과는 16일 발표된다. 이 밖에 설훈(3선·경기 부천 원미을) 이목희(재선·서울 금천) 박혜자(초선·광주 서갑) 진성준 의원(초선·서울 강서을) 등 13명이 추가 경선을 앞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을 앞둔 17명의 의원 중 최소한 5명 정도가 경선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컷오프된 의원까지 포함하면 현역 탈락자가 3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길진균·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4)이 경기 남양주갑에 전략공천됐다. 조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대표의 마지막 인재 영입 인사다. 남양주갑은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의원의 지역구다. 최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관계자는 14일 “조 전 비서관의 남양주갑 전략공천은 최 의원의 뜻이 워낙 강했다”며 “사전 여론조사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양주는 공직에서 물러나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 홀로 자전거를 타며 많은 위로를 받았던 곳”이라고 밝혔다.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