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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옛 직장에서 알고 지낸 여성 2명을 목 졸라 살해한 김모 씨(33)는 1999년 4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목 졸라 살해한 전과 4범의 우범자였다. 그는 12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뒤 취직한 직장에서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그의 전력을 모르는 20대 여성은 초대에 응해 그의 집에까지 갔다가 성폭행을 당하고 무참히 살해됐다.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 제도가 제대로 시행됐다면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이다. 김 씨는 현행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가 2008년 4월 이후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되어 있어 이를 벗어날 수 있었다. 강간미수라는 이유로 전자발찌 부착 소급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돼 경찰과 보호관찰당국의 감시를 거의 받지 않았다. 신상정보 공개 대상에 포함된 전과자들에 대한 관리도 허술하기 그지없다. 경찰청은 최근 2주간 전국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 5387명이 등록된 주소지에 실제 사는지 확인한 결과 54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성범죄 재범 우려가 높은 시한폭탄이 곳곳에 방치돼 있는 것이다. 신상공개 대상자에 대한 일제점검은 1년에 한 번만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미해결 성범죄 가운데 이들 54명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중 몇 명이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법무부는 지난해 8월 주부 살해범 서진환(43)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부착자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6일 법무부에 전자발찌 착용자 정보를 요청했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주소와 실거주지, 직업 및 소재지, 차량번호 등의 정보를 당국에 등록하고 변경 시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찰은 “신상공개 대상자가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것을 막으려면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6월부터는 1년에 두 차례 직접 대면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성범죄자 관리가 강화될 예정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위험한 밤 근무를 왜 하느냐”고 물었더니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고 했다. 2일 0시,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 윤모 씨(25)는 행정법 참고서를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유통기한이 지나 어차피 버릴 음식들을 오전 8시인 퇴근 직전까지 최대한 먹어둔다”고 했다. 점심을 걸러도 든든하기 때문이다. 그는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밤엔 손님이 뜸해 공부하기도 좋다고 했다. 그 대신에 강도가 들까봐 야구방망이를 옆에 두고 일을 한다. 밤 근무를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대부분 윤 씨처럼 ‘생계형 선택’을 한다. ‘시급이 낮보다 400∼500원 많다’거나 ‘낮엔 취업준비를 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그러나 어려운 형편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청년들이 별다른 안전대책 없이 강도의 위협에 방치돼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미국은 편의점 종업원을 위한 필수 방범요건을 시 조례로 정해놓았다.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 시, 애리조나 주 템피 시 등은 편의점 외관은 통유리로 설치하되 아무것도 붙이지 말도록 했다.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는 종업원을 2명 이상 둬야 한다. 편의점 진열대는 손님 머리가 보이는 높이로 하라고 규정했다. 사람 머리가 안 보이면 절도의 유혹이 커지고 종업원이 그걸 제지하는 과정에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대 경찰학과 최진혁 교수는 “편의점을 개방된 공간으로 만들어 범행할 엄두가 나지 않게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국내 편의점 주인들은 아르바이트생의 안전까지 신경 쓰기엔 ‘내 코가 석 자’라고 했다. 매상의 35%는 본사에서 떼어가고 임차료, 인건비를 빼고 나면 한 달에 200만∼300만 원 벌기도 힘들다는 얘기였다. 편의점 유리창에 광고 전단을 붙여 놓으면 시야를 가려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몇 푼 안 되는 광고료라도 챙겨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한 주인은 “강도가 침입할 위험이 있고 손님도 없어 새벽에는 문을 닫고 싶지만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으면 본사가 위약금을 물린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경찰이 추진 중인 112 비상벨에 대해 “비상벨 유지비 월 3000원은 어차피 우리가 내는 게 아니라 개별 업주가 부담하는 거라 본사 차원해서 강요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편의점 본사-가맹점-종업원으로 이어지는 ‘먹이 사슬’에서 최말단인 아르바이트생의 안전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미국 템피 시 조례에는 ‘편의점 범죄는 방범에 소홀한 주인과 본사, 지역주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돼 있다. ‘약자의 안전에 대한 배려’가 그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신광영 사회부 기자 neo@donga.com}
대학 휴학생 이모 씨(22)는 지난해 6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오른 손목이 10cm가량 찢기는 부상을 입었다. 칼을 휘두르는 강도에게 몽둥이를 들고 맞서다 변을 당한 것이다. 사건 석 달 전 제대한 이 씨는 복학을 앞두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하루 10시간씩 일했다. 도난당한 현금 42만 원과 파손된 냉장시설 등은 편의점 본사에서 전액 보험 처리가 됐다. 그러나 이 씨의 치료비는 보험 대상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30바늘을 꿰매고 이후 두 달간 통원치료를 하는데 편의점 주인이 준 20만 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 씨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손목의 흉측한 바늘자국은 옷으로 가리고 살면 된다. 9월 개학 전 두 달간 막노동을 해 등록금을 내려 했는데 손을 다쳐 그러지 못한 게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가을학기 복학을 포기했다.○ 편의점 강도 느는데 방치된 ‘알바’들최근 편의점 강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아르바이트생들이 범죄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손님들의 편의만 중시하고 종업원의 안전은 뒷전인 탓이다. 편의점 강도사건은 매년 300∼400건에 달하고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종업원이 중상을 입은 살인미수건이 한 해 3, 4건씩 발생하고 있다.신용카드가 보편화되면서 요즘 편의점은 몇 안 되는 현금 취급 업소다. 후미진 곳까지 입점해 있고 새벽에는 직원 한 명이 매장을 지키는 경우가 많아 강도가 선호하는 범행 장소다. 경찰에 잡힌 편의점 강도들은 “피해액수가 수십만 원대로 크지 않아 점주가 신고에 적극적이지 않다. 잡혀도 처벌이 약해 별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시에선 칼을 든 20대 강도가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반경 1km를 다니며 편의점 3곳을 털 정도로 범행이 대담해지고 있다.이에 비해 치안은 취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종업원 뒤편 유리창에는 상품 홍보 포스터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밖에서 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강도에겐 좋은 가림막이 되는 셈이다. 매장 안 폐쇄회로(CC)TV도 카메라 초점이 카운터 쪽을 향하고 있어 범인 얼굴을 정확히 잡아내지 못한다. 종업원이 주인을 만날 일이 드물어 강도 대처 교육도 부실하다. 본보가 1일 밤 서울시내 편의점 20곳을 방문 취재한 결과 11곳의 직원이 “본사나 주인으로부터 강도 대처요령을 교육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편의점에 비상벨 도입 추진경찰청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전국 편의점에 112로 바로 연결되는 비상벨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시중 은행처럼 계산대 바로 아래 비상벨을 설치해 버튼만 누르면 신고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경찰은 2007년부터 유선전화 수화기를 7초 이상 말없이 들고 있으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도록 하는 ‘한달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실수로 수화기를 잘못 건드려 신고가 접수되는 오작동이 93%에 달한다. 서울 을지로 A편의점 직원 남모 씨(21)는 “취객이 문짝을 부수며 행패를 부려 수화기를 들었는데 경찰이 오인신고로 판단했는지 늦게 출동해 공포에 떨었다”고 털어놓았다. 강도가 눈앞에 있는데 수화기를 들 경우 오히려 상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편의점 본사 측은 경찰의 비상벨 도입 계획에 대해 “비용 문제 때문에 가맹 점주들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현행 ‘한달음’ 서비스는 무료지만 비상벨은 설치비 1만5000∼4만5000원에 매달 유지비로 3000원을 내야 한다. 주인 입장에선 강도를 당해도 손실이 모두 보험처리돼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데다 경기 불황 탓에 월 3000원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아르바이트생들은 비상벨 도입을 원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B편의점 직원 정모 씨(24·여)는 “강도가 들면 결국 다치는 건 아르바이트생인데 상해는 보험 적용이 안 돼 자비로 치료받아야 한다”며 “경찰에 즉각 신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경찰은 편의점의 방범 수준을 검증한 뒤 요건을 충족한 곳만 인증해 주는 ‘방범인증제’를 도입해 종업원이 안전한 일자리를 고르도록 도울 방침이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이 만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안전은 따질 형편이 못 된다”고 하소연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졸업식 때 알몸으로 기합을 주거나 몸에 밀가루를 뿌리는 등의 폭력적 행위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경찰청은 강압적인 졸업식 뒤풀이 행태를 집중 단속해 죄질이 무거울 경우 주동자는 물론이고 단순 가담자도 엄정 처벌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뒤풀이 재료 준비 등을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 강제로 옷을 벗겨 단체 기합을 주는 행위 등에 대해 공갈 또는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알몸을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해 배포하는 행위, 몸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을 던지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가해 학생의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운영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조사한 뒤 선도 및 징계를 하며 경찰은 관련법에 따라 처벌한다. 경찰은 학교 1360곳과 뒤풀이 예상 지역 1464곳을 선정해 형사와 경찰관, 기동대 등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단속할 계획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시민이 잡아 경찰에 넘긴 절도범이 조사 도중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 28일 오전 6시 58분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절도 피의자 강모 씨(30)가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 강 씨는 이날 오전 3시 15분경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식당 앞에 주차된 승용차 문을 부수고 손가방과 휴대전화 등 8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그는 이를 목격한 시민 등에게 붙잡혔고, 효자파출소로 인계돼 수갑이 채워진 채 조사를 받았다. 그는 특수절도 등 전과 6범으로 2건의 수배를 받아온 수배자였다. 강 씨는 파출소에 있는 약 3시간 동안 화장실을 세 차례나 들락거린 뒤 또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등 도주 가능성이 엿보이는 특이행동을 일삼았다. 오전 4시 반경 ‘수갑이 조여 아프다’고 호소해 경찰은 수갑을 그의 왼손과 파출소 소파 팔걸이에 채웠다. 손에 수갑이 직접 닿지 않게 티셔츠 위로 채워줬다. 강 씨는 수갑이 옷 위에 채워지자 여유 공간을 이용해 수갑에서 손을 빼낼 수 있었다. 이어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수갑이 채워진 왼손 부분을 슬며시 덮었다. 10분 뒤인 오전 6시 58분 겉옷과 신발을 벗어 놓은 채 현관문을 열고 달아났다. 경찰은 강 씨가 문을 열고 나간 직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경찰 4명이 쫓아갔지만 인근 전통시장으로 몸을 감춘 뒤였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20일 성폭행 혐의로 조사받던 노영대 씨(32)가 헐거운 수갑에서 오른손을 빼내 도주한 사건을 계기로 이달 초 ‘피의자 도주방지 세부지침’을 일선 경찰서에 하달했지만 한 달도 안 돼 비슷한 사건이 재발했다. 수갑을 채울 때는 반드시 수갑이 손목뼈에 밀착돼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도록 채워야 하지만 수갑을 티셔츠 위에 채운 것도 문제였다. 강력범 등 도주 우려가 높은 피의자의 경우 수갑을 뒤로 채우도록 한 규정도 안 지켜졌다.전주=김광오 기자·신광영 기자 kokim@donga.com}
CJ제일제당이 자사 약품을 처방해 주기로 한 의사 266명에게 리베이트로 45억 원을 뿌리다 경찰에 적발됐다. 대기업과 의사의 은밀한 공생관계가 낱낱이 드러났다. CJ는 수사를 피하려 의사들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주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의사들은 리베이트로 받은 CJ 법인카드로 자녀 학원비까지 결제하는 등 불법 뒷돈을 당연한 수입으로 여겼다. 상당수 의사는 문제의 카드로 결제하면서 자신 명의의 포인트카드에 마일리지를 적립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몇 푼이라도 더 챙기려던 그 꼼수로 인해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의사들, CJ 카드 펑펑 쓰며 마일리지까지 적립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45억 원의 리베이트 제공을 주도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CJ제약총괄 지모 상무(5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 상무의 리베이트 계획을 승인하고 도와준 혐의로 제약사업부 전 총괄부문장과 재무담당 상무, 제약부문 전무 등 고위 임원 3명을 포함해 임직원 14명도 형사입건했다. 경찰은 의사 83명을 형사처벌하고 나머지는 보건복지부에 통보할 계획이다.하지만 검찰은 대가성을 명백히 밝혀 배임증·수재 혐의까지 적용해야 구속이 가능하다며 보강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들이 수사 초기 리베이트였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CJ는 자사 법인카드를 의사에게 쥐여주는 수법으로 뒷돈을 건넸다. 나중에 들켜도 자사 직원이 쓴 것으로 둘러댈 수 있어 현금을 주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하다고 본 것이다. CJ는 돈을 주면 약품 처방을 많이 해줘 ‘약발’이 잘 듣는 것으로 판명된 의사나 처방약 선정 권한이 있는 종합병원 과장급 이상 간부 등 수백 명을 ‘키 닥터(key doctor)’로 선정해 이들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했다.CJ는 리베이트 제공업체뿐 아니라 의사도 처벌하는 ‘쌍벌제’가 시행된 2010년 11월 직전 6개월 동안 카드를 집중 살포해 43억 원을 쓰도록 했다. 쌍벌제 이후에는 의사에게 주말에 법인카드를 빌려주고 주초에 돌려받는 수법으로 2억 원어치를 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법인카드 리베이트’라는 신종 수법을 시도했지만 의사들이 그 카드로 결제한 뒤 자기 명의의 포인트카드에 마일리지를 적립해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이 포인트 명의자가 CJ 직원이 아닌 의사들인 점을 수상히 여겨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CJ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 “CJ, 임직원 동원해 은폐 시도”경찰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CJ가 영업담당 임직원들을 동원해 증거 은폐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J는 리베이트를 준 의사들에게 변호사를 붙여 ‘감시 겸 변호’ 업무를 하며 경찰로부터 금융정보 제공동의서 작성 등의 요청이 오면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CJ는 의사들이 법인카드로 결제한 가맹점 1000여 곳을 상대로 의사들의 포인트 적립 기록을 삭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CJ 직원들이 대거 동원돼 문제의 법인카드로 결제된 상점을 일일이 확인한 뒤 의사들에 대한 신원정보 삭제를 요구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의사들 역시 CJ 측 안내에 따라 해당 법인카드를 이용했던 백화점이나 할인매장 등의 회원에서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CJ 제일제당은 “의사들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한 것은 맞지만 리베이트 목적이 아니라 신약개발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준 것”이라며 “자문에 응해준 의사들에게 법인카드를 주는 것은 의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J 임직원 상당수는 경찰 조사에서 “리베이트로 준 게 맞다”며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CJ는 자사 약품 처방 규모에 따라 법인카드 한도를 2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제공했다. 경찰에 적발된 의사 266명이 결제한 평균 금액은 1인당 1600만 원이었다. 이들은 명품 시계와 가방, 고가 가전제품, 가구 등을 구입했으며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도 많았다. 일부 의사는 자녀 학원비와 외식비, 목욕탕 이용료, 이발비, 김치 주문 결제를 하는 등 이 카드를 생활비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병원 의사도 포함돼 있다.의사들은 CJ에서 법인카드를 제공받는 대가로 CJ 측 약품을 다른 제약사보다 최대 7배까지 많이 처방했다. 혈압 당뇨 감기약 등 일반 환자들이 흔히 복용하는 약품이었다. 경찰은 “CJ가 주로 복제약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이다 보니 품질 경쟁보다는 돈을 뿌려야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였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돈 봉투 받으며 “어떻게 처방하면 되나” “매월 500만원씩… 많이하면 추가 뒷돈” ▼■ 제약사 영업사원과 병원장 리베이트 현장 동영상경찰은 27일 CJ 리베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또 다른 제약사인 종근당 지점장이 의사에게 리베이트 자금을 건네는 현장이 촬영된 동영상 녹취록을 함께 공개했다. 경찰은 2011년 3월∼지난해 1월 이 회사 의약품을 처방해 주는 대가로 의사 3명에게 680만 원을 준 혐의로 임모 씨(45)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몇 년 전 지방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깜빡이를 켜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뒤에서 오던 덤프트럭이 갑자기 경적을 울리며 위협적으로 밀어붙였다. 순간 당황했지만 무사히 차로에 진입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 덤프트럭이 추월을 하더니 앞에서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충돌하기 일보 직전에 겨우 사고를 모면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운전을 하다 보면 다른 차량의 정상적인 차로 변경조차도 참지 못하는 조급한 운전자를 자주 본다. 깜빡이를 켜고 진입하는 차에 양보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것처럼 죽자고 덤벼드는 운전습관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1990년대 초반 경찰서 교통과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당시에는 한 해 1만 명이 넘게 교통사고로 사망하던 때라 사망사고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그중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사고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너무 허망하고 처참한 모습에 “대(代)가 안 끊기려면 절대로 온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다녀서는 안 된다”던 동료의 말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이런 참혹한 사고의 원인은 결국 평소의 나쁜 운전습관 때문이다. 신호만 지켰어도, 안전속도만 지켰어도, 안전거리만 유지했어도, 그리고 상대를 조금만 배려했어도 참변을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고 당시 무엇이 그리 급했고 무엇이 그렇게 참을 수 없었을까. 교통사고는 나쁜 운전습관에서 시작돼 참혹한 불행으로 끝나는 비극이다. 나쁜 운전습관은 죽음에 이르는 병과 같다. 우리는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 때의 초심을 잊고 어느 순간부터 눈치껏 법규를 위반하며 나쁜 습관에 물들어 가고 있다. 요즘 해외여행을 다녀온 분들은 보행자를 우선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외국 교통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은 막상 운전대를 잡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반칙운전자로 돌변한다. ‘교통법규를 지키면 나만 손해’라는 왜곡된 운전문화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경찰관이 단속을 하면 ‘왜 나만 단속하느냐’,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별것도 아닌 것을 단속한다’고 불평하는 민원이 많다. 교통법규 위반은 범죄도 아니고 별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음을 방증해주는 사례다. 이번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는 우리의 나쁜 운전습관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살리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경찰은 올해 정책 방향을 국민 안전 확보에 맞추고 대표적인 안전위협 행위인 반칙운전을 추방하는 데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행위는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찰은 원망을 듣더라도 법규 위반을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다. 또 일정 기간 동안 ‘무사고 무위반 서약’을 하고 실천한 운전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 반칙운전 추방을 위한 국민 참여 운동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는 범정부 차원의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노력 등에 힘입어 교통사고 사망자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절반으로 줄인 저력이 있다. 국민이 마음을 모으면 못 해낼 게 없다. 경적 대신 손짓으로 인사하는 문화, 서로 배려하는 운전문화를 만드는 데 경찰이 앞장서겠다.}
김진규 전 건국대 총장(61·사진)이 재직 당시 학교 공금 등 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 전 총장이 유명 의사를 영입해 주겠다며 건국대병원에서 받은 스카우트비 2억 원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의료관련 협회 자금 4억 원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가 확인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2011년 5월 서울대 의대 선배이자 삼성서울병원 고위 간부를 지낸 A 씨를 데려오는 데 쓰겠다며 스카우트비로 받은 2억 원을 대한임상정도관리협회에서 횡령한 공금을 메우는 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에게는 “내가 곤란하게 됐으니 학교 측에는 돈을 받았다고 하고 우리 병원으로 와 달라”고 부탁해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장은 이보다 석 달 전인 그해 2월 협회 자금 4억 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빚 ‘돌려 막기’ 목적으로 횡령이 이뤄진 셈이다. 대한임상정도관리협회는 임상병리 검사 개선을 위해 검사기구나 시약 등을 연구, 조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김 전 총장은 200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총장은 경찰 조사에서 6억 원 횡령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4억 원의 빚을 어떻게 지게 됐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는 “프라이버시 영역이니 말할 수 없다”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장은 학교 측 감사 결과 횡령 정황이 드러나 경찰에 고발당하고 수사망까지 좁혀오자 협회에서 가져다 쓴 자금 전액과 건국대 자금 7000만 원 등 현재까지 총 4억7000만 원을 갚았다. 건국대는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가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 법인의 자체 감사 등 내부 감시 시스템이 신속히 작동해 비리를 밝힐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두 발의 총성이 들린 건 환대를 받으며 거실 소파에 앉을 때였다. 황급히 현관 쪽을 바라보니 뒤따라 들어오던 필리핀인 운전사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방금 전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미소를 띠던 남자는 45구경 권총을 들고 있었다. 그가 소파로 다가와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조○○가 누구야?” 벌벌 떨고 있던 조모 씨(당시 54세)가 고개를 들자 또다시 총소리가 두 번 울렸다. 소파엔 김모 씨(48)만 홀로 남겨졌다. 눈을 질끈 감은 김 씨는 이마에 총구가 닿는 것을 느꼈다. 2007년 3월 5일 오후 1시 필리핀 마닐라 인근 앙헬레스 시의 한 외진 주택에서 벌어진 일이다.필리핀에서 의류 사업을 하는 김 씨는 전날 밤 친척인 조 씨의 전화를 받았다. “중고차를 싸게 판다는데 차를 함께 받으러 가자”라는 것이었다. 조 씨에게 중고차 매매를 제안한 사람은 조 씨의 지인 유모 씨(48)였다. 조 씨가 마닐라에서 청소년 오락기 공급업체를 운영하며 소송에 휘말렸을 때 통역을 해준 인연으로 알게 됐다. 유 씨는 필리핀에서 10년 넘게 살아 현지어에도 능숙했다. 이튿날 조 씨를 따라 나선 그 길이 지옥행이라는 걸 김 씨는 알지 못했다.이마에 닿은 총구는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김 씨는 훗날 “그때 화약 냄새를 맡으며 이렇게 죽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김 씨는 눈앞의 총을 밀치고 현관으로 뛰기 시작했다. 현관에 닿을 즈음 어깨에 묵직한 충격을 받고 넘어졌다. 누군가 둔기로 내리친 것이었다. 유 씨였다. 그는 ‘밖에서 차만 보고 가겠다’던 조 씨와 김 씨를 “집에 마누라와 애들이 있으니 차 한잔 하고 가라”라며 집안으로 끌어들였다.유 씨 일당 3명은 김 씨를 제압한 뒤 안방으로 끌고 가 팔다리를 결박한 채 엎드려 뉘었다. 그러곤 “1000만 원을 주면 풀어주겠다”라고 위협했다. 숨진 조 씨의 주머니를 뒤져 중고차 살 돈으로 가져온 500만 원은 이미 챙긴 뒤였다. 김 씨는 엎드린 채 얼굴만 옆으로 돌려 한국에 있는 친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1000만 원이 송금된 사실을 확인한 유 씨는 김 씨에게 “그래도 좀더 오래 살았잖아”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곧 방문이 다시 열리더니 다른 남자가 들어와 김 씨의 등에 두 방의 총을 쐈다. 김 씨는 정신을 잃었다. “뒷마당에 파묻으면 아무도 몰라. 다 파놨으니 빨리 옮겨.” 희미하게 의식을 찾은 김 씨의 귀에 말소리가 들려왔다. 등에 총 두 발을 맞았지만 다행히 주요 장기는 피해갔다. 몸을 움직여 보자 뒤로 묶인 팔은 여전히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발 쪽은 매듭이 무릎 쪽으로 살짝 올라와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옷 주머니를 뒤지는 거친 손길이 느껴졌다. 신분증이나 현금을 챙기려는 듯했다. 김 씨는 눈을 감은 채 숨을 멈추고 죽은 듯이 있었다.유 씨 일당은 김 씨를 옮겨 뒷마당에 파놓은 구덩이로 내던졌다. 내팽개쳐지면서 자갈에 얼굴을 정면으로 찧었다. 순간 신음소리가 나올 뻔했지만 가까스로 삼켰다. 그들이 나머지 시신을 가지러 간 사이 김 씨는 있는 힘을 다해 로프에 묶인 두 발을 움직였다. 빠질 듯하면서 끝내 빠지지 않았다. 곧 유 씨 일당의 발걸음 소리가 났다. 다시 죽은 듯 누워 있는 김 씨의 등 위로 조 씨의 시신이 겹쳐졌다.운전사의 시신이 도착할 때까지가 김 씨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었다. 발목이 피투성이가 되고서야 비로소 발 한쪽이 로프에서 빠졌다. 오른발은 땅에 질질 끌렸지만 왼발은 땅에 닿을 새 없이 숨 가쁘게 내달렸다. 김 씨가 대문을 여는 순간 운전사 시신을 들고 현관문을 나서는 유 씨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김 씨는 죽을힘을 다해 집 밖으로 달렸다. 외진 곳이라 길가엔 사람이 없었다. 유 씨 일행은 총을 들고 김 씨 뒤를 쫓았다. 김 씨가 200m쯤 도망갔을 때 비로소 주택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우리말로 “살려주세요”라고 소리 지르며 무작정 문이 열린 집으로 들어갔다. 피투성이가 된 외국인을 보고 몰려드는 현지 주민들을 유 씨 일당은 멀찍이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김 씨가 현지 경찰에 신고하면서 유 씨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 김 씨에게 총을 쏜 남자는 현지 여행가이드인 이모 씨(44)였다. 이 씨는 2010년 검거된 뒤 국내로 송환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공범 안모 씨는 2007년 국내에서 검거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1990년대 중반 필리핀에 건너간 주범 유 씨는 지난해 7월 현지에서 한국 경찰관에게 붙잡혀 22일 국내로 송환됐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CJ가 의사 수백 명에게 45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자사 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대형 병원 의사와 공중보건의 210여 명에게 1인당 최대 수천만 원씩 모두 45억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이 회사 임직원 10여 명을 형사 처벌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로 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 강모 부문장을 지난주 소환 조사했다. 또 1000만 원 이상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수십 명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J 측은 의사들에게 법인카드를 주고 쓰게 하는 수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경찰은 지난해 초 충남의 한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의사 A 씨가 CJ 측에서 받은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본인 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돌침대를 구입한 영수증을 발견하고 카드결제 명세를 조회한 결과 카드 명의자가 CJ 제약사업본부 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CJ 법인카드를 쓴 의사들을 전면 수사하면 리베이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CJ 측은 “영업사원들의 영업 관행일 뿐 리베이트는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나 참고인 인권 보호를 위해 변호사를 대거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변호사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이 제대로 존중되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도록 이르면 올해 안에 ‘롬부즈맨’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롬부즈맨(Lombudsman)’은 법을 뜻하는 영어 단어 ‘로(Law)’와 시민 고충 처리를 담당하는 공무원인 ‘옴부즈맨(ombudsman)’을 합성한 용어다. 경찰은 이들 변호사가 주요 사건 수사과정에 참여해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지 상시 감독하고 피의자가 원할 경우 변호사가 신문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중장기적으로 전국 249개 경찰서에 1, 2명의 ‘롬부즈맨’을 둘 계획이어서 채용규모는 400∼500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사법연수원 수료생이나 로스쿨 졸업생에게 대규모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매년 행정고시 합격자나 사법연수원 수료생 5, 6명을 특채해 경정급으로 임용하고 있다. 하지만 ‘롬부즈맨’은 정식 경찰 신분이 아닌 계약직으로 채용된다. 경찰은 새 정부의 경찰 인력 증원 방침에 따라 인건비 예산이 늘 것으로 보고 예산 증가분으로 이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불량식품을 상습적으로 만들거나 유통시킨 식품업체 업주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대 우선 척결 대상으로 성범죄와 함께 불량식품을 지목한 것에 따른 경찰의 후속조치다. 경찰청은 21일부터 한 달간 식품위해사범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대형업소 위주로 단속해 상습적이고 조직적으로 불량식품을 제조, 유통시킨 업주가 적발되면 구속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각 경찰서 지능범죄 수사요원 3∼5명을 ‘부정식품 수사전담반’으로 편성해 △위해식품 수입 제조 유통행위 △농수산물 원산지 거짓 표시 △건강식품 허위과장 광고 등을 중점 단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기간 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수산식품부와 단속정보를 공유해 불량식품 유통경로를 끝까지 추적해서 제조업체를 처벌하고 보관된 유해식품을 전량 압수해 폐기처분하기로 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전과자가 학교 근처에 접근하면 학교와 경찰에 이 사실을 경보로 알려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학생들이 학교 주변 200m 이내 학생안전지역(세이프존)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이 같은 경보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보가 울리면 주변에서 근무하는 경찰이나 아동안전지킴이, 교직원 등이 전자발찌 착용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집중 순찰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위치정보를 관리하는 법무부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진 않았다”라며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등 인권 침해 논란도 제기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514명인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도 2015년까지 1138명으로 늘려 1인당 담당 학교를 10개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또 시야를 가리는 나무를 베고 학교 담장을 투명 펜스로 만드는 등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PTED) 기법도 적용할 방침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해 6월 중앙일보 사이트와 내부 시스템을 해킹한 사건은 북한의 소행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커는 북한 체신성에 등록된 IP를 사용했으며 중앙일보 내부 서버에 접근한 뒤 악성코드를 심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악성코드는 하드디스크 파일을 삭제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중앙일보 내부 전산망의 상당수 파일이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4월 한국 언론이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행사를 비판하자 보복하겠다고 협박했고 두 달 뒤 실제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북한은 당시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사까지 공격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실제 공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청은 초등학교 통학로 주변을 순찰하는 아동안전지킴이 5882명을 1월 말까지 선발한다고 15일 밝혔다. 아동안전지킴이는 주로 학교 주변 200m 이내 학생안전지역(세이프존)에서 활동하며 아동을 성폭력 학교폭력 실종 유괴 등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의 경찰서별로 선발절차가 진행 중이며 만 60∼75세 재향경우회 소속 전직 경찰관이 주 대상이다. 저소득층이나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여성 가장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 우선순위를 준다. 기존에 활동하던 아동안전지킴이 2270명도 이번에 재심사를 거쳐 신규 임용 여부를 결정한다. 활동 수당은 월 30만 원에서 35만6000원으로 증액된다. 이번에 선발된 지킴이는 3월부터 올해 말까지 초등생 주중 하교 시간인 오후 2∼6시에 학교 주변 우범지대 순찰을 맡는다. 문의는 각 지역 인근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성매매특별법은 2004년 제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성매매 여성까지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번에 서울북부지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도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개인의 자유” vs “성매매 인정 불가”위헌법률심판 제청 논리의 핵심은 성을 파는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처벌을 반대하는 쪽에선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형사처벌을 과도한 국가 개입이라고 주장한다. 허일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성년자가 성을 팔았다면 국가가 후견적 관점에서 단죄해야 하지만 성인 여성의 자발적 선택까지 형벌로 다스리는 건 ‘법의 최소 개입’이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라고 설명했다. 헌재가 2009년 혼인 빙자 간음죄를 위헌 결정하면서 개인 도덕의 영역까지 법적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고 본 것과 유사한 논리다. 성매매는 당사자 동의로 이뤄져 피해자가 없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반면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지 않을 경우 성매매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다.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여)는 “성매매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성 풍속이기 때문에 성을 파는 행위 역시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간통죄 합헌 판결을 근거로 성행위에 대해 무조건적인 자유를 부여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간통죄는 1990∼2008년 4차례의 위헌법률심판에서 모두 합헌 결정이 났다. 합의된 성관계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자유가 전적으로 보장되는 건 아직 아닌 것이다. 간통죄는 지난해 5번째 위헌 제청이 이뤄져 헌재가 위헌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성매매 여성 환영 속 부작용도 우려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 처벌 조항이 위헌 심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일제히 반겼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속칭 ‘청량리588’ 집창촌에서 일하는 성매매 여성 지모 씨(32)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범죄자로 전락한 우리 신세가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반겼다. 다른 성매매 여성은 “우리가 원해서 성을 팔겠다는데 국가가 왜 개입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일각에서는 단속 여파로 변종 성매매가 늘면서 주택가까지 성매매가 침투하고 있고, 성병 등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 특별법의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즘 집창촌에는 대부분 30대 이상 여성이 남아 있고 상당수 집창촌 여성과 성매매 일을 시작한 여성은 오피스텔 성매매나 인터넷 조건 만남 등 비(非)업소형 성매매를 주로 하는 추세다. 집창촌에 비해 단속 위험은 작지만 화대를 받지 못하거나 모텔에서 몸이 강제로 묶인 채 폭행당하고 성관계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여성은 업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성매매 사실을 신고해 콩밥을 먹이겠다”라는 협박 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집창촌 여성들은 경찰 단속의 ‘철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신세다. 서울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15년간 성매매를 해 온 이모 씨(36)는 “집창촌에 남은 우리는 닭장 속의 닭처럼 경찰이 실적이 필요할 때 한 마리씩 잡혀 가는 신세가 됐다”라고 하소연했다.여성단체들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생계수단으로 성매매를 이용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을 판 여성들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도 “강요로 성매매를 했다면 처벌할 수 없지만 원해서 성을 팔았다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매매특별법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통틀어 이른다. 2002년 전북 군산시 개복동의 집창촌 화재 참사를 계기로 피해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됐다.신광영·박훈상 기자 neo@donga.com}
“용산 사태가 노무현 정부 때 일어났다면 경찰이 그렇게 신속히 진압했을까요?” 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지낸 한 전직 경찰간부 A 씨는 9일 ‘경찰청장의 자질’을 묻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런 질문부터 던졌다. 2009년 1월 서울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은 당시 시위대가 도로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력성을 보여 경찰 개입이 불가피했지만 점거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건 ‘불법에 관용 없다’는 이명박 정부의 강경기조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A 씨는 “철거민 농성처럼 과격한 시위는 진압 시기와 방법을 판단할 때 청와대의 의중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게 현실”이라며 “집회 시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했던 노무현 정부 때 그런 시위가 있었다면 협상 노력을 더 기울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압작전 중 시위대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당시 작전 책임자였던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경찰청장 내정자에서 사퇴했다. 정권의 의중을 외면하기도 어렵고 정권이 위기에 몰리면 방패막이로 내몰리는 경찰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장 후보군들이 충성 경쟁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 경찰청장을 지낸 한 인사는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경호인력을 이끌고 대통령 당선인 자택 앞에 자주 나타나 얼굴도장을 찍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청장 후보들이 권력 실세에게 줄을 댄다거나 특정 지역 출신이 특혜를 볼 것이란 뒷말도 무성하다.① 국민 위해 정권과 각 세울 인물 경찰 안팎의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차기 경찰청장이 갖춰야 할 최우선 조건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꼽고 있다. 지난해 4월 퇴임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청장이 되는 순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고 국민에게 충성하는 게 진정으로 임명권자를 위하는 길”이라며 “외부 권력기관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정작 국민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지만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침을 겪는 게 다반사였다. 2005년 여의도 농민시위 진압 과정에서 농민 2명이 숨진 책임을 지고 사퇴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정당한 법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의 책임을 경찰청장에게 지운다면 누가 청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반발했다. 정치적 중립을 위해 도입된 2년 임기제도 유명무실하다. 2004년 임기제 도입 이후 경찰 수장을 맡았던 6명의 경찰청장 중 임기를 채운 인물은 이택순 청장뿐이다. 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은 “청와대나 국회에서 특정 사건 처리나 간부 인사와 관련해 경찰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도 괜찮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관행을 혁파할 수 있는 청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② ‘정계 진출’ 사심 없는 인물 경찰청장이 정치적 외압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청장직을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대중 정부 이후 10명의 경찰청장 중 절반은 퇴임 후 청와대 또는 공기업 요직을 차지하거나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 김대중 정부 첫 경찰청장이었던 김세옥 전 청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경호실장에 발탁됐다. 어청수 전 청장은 현재 대통령 경호처장이며 허준영 전 청장 역시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19대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조현오 전 청장은 부산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지방 국립대의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본에서는 경찰청장이나 판검사가 퇴직 후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고위공직자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③ 범죄 근절책 강력 추진할 인물 박근혜 당선인은 차기 정부의 핵심 목표로 사회 안전을 강조하며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등의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경찰관들이 소신껏 법집행을 할 수 있도록 치안 인프라를 갖추는 작업이 새 경찰청장의 중요한 과제다.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면서도 경찰이 공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타 기관과 여론을 설득해줄 수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예로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가택 수색 과정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면 출동 경찰관이 손실을 보상해야 하는 등 제도적 미비점이 여전하다.④ 청렴함에 엄격한 잣대 갖춘 인물 청렴성에 대한 남다른 엄격함도 중요하다. 경찰청장의 부정부패는 공권력의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혀 궁극적으로 법질서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강희락 전 청장은 재임 중 7000만 원의 뒷돈을 받은 이른바 ‘함바 비리’ 사건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택순 전 청장 역시 재임 중이던 2007년 박연차 회장에게 사건 청탁과 함께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받았다.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퇴임 후 한화건설 고문으로 재직하며 해당 수사팀에 김승연 회장 폭행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청탁해 형사처벌을 받는 등 경찰 수장이 조직의 명예를 더럽힌 사례가 적지 않다.⑤ 청장 후보군 외부로 넓혀야 현재 경찰법상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후보는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5명뿐이다. 내부 인사만 청장이 되는 폐쇄형 구조다. 치안정감들마저 경찰에 들어온 경로별, 지역별로 안배가 되어 있다 보니 이들 중 준비된 인물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청장 후보군을 외부로 개방해 검증된 치안 전문가가 경찰 수장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일본은 여야와 외부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경찰청장을 추천하는데 우리도 좀 더 투명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신광영·박희창 기자 neo@donga.com}
지난해 5월 취임한 김기용 경찰청장은 다음 달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당분간 유임될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2년 임기 중 9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직무상 별다른 허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경찰청장 임기 보장을 공약한 점도 그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주요 권력기관장이 상당수 교체되는 만큼 경찰청장도 결국 새 인물로 바꿀 것이고, 임기 보장은 차기 청장부터 적용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새 정부가 교체로 가닥을 잡으면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 간부만 청장에 임명한다는 경찰법에 따라 현재 치안정감인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 강경량 경기지방경찰청장, 서천호 경찰대학장,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 등 4명이 대상자다. 치안정감 보직은 경찰청 차장을 포함해 5명이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1심 무죄·항소심 진행 중)이 아직 치안정감 계급을 유지하고 있어 김정석 차장은 승진을 못하고 치안감에 머물러 있다. 국정원장이나 검찰총장에 PK(부산 경남) 또는 TK(대구 경북) 인사가 임명되면 경찰은 박 당선인의 ‘탕평인사’ 원칙에 따라 호남 출신인 강경량 경기청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치안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력 때문에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이성한 부산청장도 유력한 후보다. 반대로 다른 기관장에 호남 출신이 기용되면 서천호 학장(PK)이나 김용판 서울청장(TK)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통상 정부가 바뀌며 새 청장이 임명되면 후보군이었던 다른 치안정감은 관례상 자리에서 물러나고 새 수뇌부가 꾸려진다.신광영·김준일 기자 neo@donga.com}
장관들과 여야 원내대표, 행사를 주최한 동아일보 채널A 고위 임원은 두 번째 테이블로 밀려나 있었다. 행사의 주인공인 수상자와 가족들이 맨 앞줄 VIP석에 앉았다. 아빠 팔에 매달려 놀자고 조르는 아이들, 자랑스러운 눈길로 아들을 바라보는 백발의 노모, 묵묵히 희생해 온 아내, 그리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한 제복 입은 수상자들…. 앞자리는 당연히 그들의 몫이었다.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예로운 제복상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한 상으로 올해 2회째를 맞았다. 국방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방재청이 추천한 인물 가운데 대상 1명, 우수상 4명, 특별상 1명, 두산 특별상 3명을 선정했다. 각 기관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심사를 거친 결과다. 이명박 대통령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 덕분에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치하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 김태환 행정안전위원장이 대신 읽은 축전을 통해 “제복 공무원의 헌신과 노력이 더 큰 자부심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예의 대상은 흉기로 무장한 채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선원들을 제압하고 지난 한 해 동안 26척을 검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전순열 경사(인천해양경찰서 1002함 해상특수기동대)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서울지방경찰청 한강경찰대 조동희 경위 △해군 특수전전단 3특전대대 김현중 소령 △육군 국제평화지원단 강현서 상사 △경북 구미소방서 구조대 이상도 소방장이 각각 수상했다. 특별상은 강원 강릉경찰서 과학수사팀 황규동 경사가 받았다. 화재 진압이나 인명구조 중 부상하거나 순직한 소방관에게 수여하는 두산 특별상은 △전북 군산소방서 고(故) 김인철 소방교 △대구 북부소방서 고(故) 최홍 소방경 △경남 사천소방서 사남안전센터 이상흠 소방사가 받았다. 상금은 대상이 3000만 원, 우수상 2000만 원, 특별상과 두산 특별상이 각각 1000만 원이다. 수상자 중 경찰은 1계급 특진되고, 군인은 이에 준하는 인사 혜택을 받는다. 수상자 대부분은 상금 일부를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료와 이웃에게 쾌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마신 지 세 시간 지났는데 운전해도 괜찮을까?’연말 모임을 마치고 나올 때 운전자들은 종종 이런 고민에 빠진다. 미련 없이 차를 두고 가거나 대리운전사를 부르는 게 최선이지만 술잔 수와 시간을 헤아리며 저울질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계산법이 경찰청 공식 블로그인 폴인러브(polinlove.tistory.com)에 최근 공개됐다. 혈중 알코올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위드마크’ 공식이다.스웨덴 생리학자 위드마크가 창안한 계산법으로 섭취한 알코올 양을 체중으로 나눈 뒤 남녀 알코올 흡수능력 차이를 반영해 산출한다. 경찰은 음주측정 결과에 불복해 채혈하거나 뺑소니 사고 후 검거됐을 때, 교통사고가 난 후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운전자의 운전 당시 음주여부 확인이 필요할 때 이 공식을 적용해 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산한다.이 공식에 따르면 소주 한 병(360mL·알코올 도수 19%)을 마신 체중 70kg의 남성은 평균 4시간 6분이 지나야 몸 안의 알코올이 모두 분해된다. 체중 70kg 안팎의 남성이라면 소주 1병을 마시고 최소 4시간이 지난 뒤 운전해야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체중이 60kg인 남성은 4시간 47분, 80kg인 남성은 3시간 34분이 소요돼 가벼울수록 알코올 분해 속도가 더디다.여성은 보통 같은 체중의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60kg인 여성이 소주 1병을 마시면 분해되는 데 6시간이 소요돼 남성보다 1시간 13분 더 걸린다.혈중 알코올 분해 시간은 술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체중 70kg 남성이 생맥주(2000cc·4.5%)를 마시면 5시간 22분, 막걸리 1병은 2시간 41분, 양주 4잔은 6시간 28분, 와인 1병은 5시간 50분 걸린다.경찰 관계자는 “사람마다 알코올 흡수 능력이 달라 실제 분해 시간은 개인별로 제각각이어서 위드마크 공식에 나온 수치만을 기준으로 운전 여부를 결정하는 건 위험하다”며 “이론상 알코올 분해 시간이 지난 뒤 운전을 해도 음주측정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면 똑같이 처벌 받는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