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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경 경기 수원시 선영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3주기 추도식이 엄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과 삼성 계열사 전·현직 사장단 등 150명가량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전 6시 반경 추도식을 위해 귀국했다. 이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들은 오전 11시 반경 참배를 마쳤다. 이날 추도식에는 삼성 계열사 전·현직 사장단 100여 명 외에 이 선대 회장의 병실을 지켰던 주치의들과 간호팀 등 의료진 20여 명도 참석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 이 회장은 경기 용인시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선대 회장의 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함께 기렸다. 앞서 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선대 회장 별세 이듬해인 2021년 선대 회장의 뜻을 받들어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이 선대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에 7000억 원, 소아암·희귀 질환 지원에 3000억 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 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유산의 약 60%를 사회에 환원했을 뿐만 아니라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도 꾸준히 납부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5일 오전 10시경 경기 수원시 선영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3주기 추도식이 엄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과 삼성 계열사 전·현직 사장단 등 150명가량이 참석했다.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경제사절단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전 6시 반경 추도식을 위해 귀국했다. 이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들은 오전 11시 반경 참배를 마쳤다. 이날 추도식에는 삼성 계열사 전·현직 사장단 100여 명 외에 이 선대회장의 병실을 지켰던 주치의들과 간호팀 등 의료진 20여 명도 참석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 이 회장은 경기 용인시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선대회장의 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함께 기렸다. 앞서 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선대회장 별세 이듬해인 2021년 선대회장의 뜻을 받들어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에 7000억 원, 소아암·희귀 질환 지원에 3000억 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 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유산의 약 60%를 사회에 환원했을 뿐만 아니라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도 꾸준히 납부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텔의 ‘안방 시장’인 PC용 칩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퀄컴, AMD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자체 PC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선두 인텔의 위상이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조용히(quietly)’ PC용 칩 개발에 나섰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개발 중인 PC용 칩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인 암(Arm) 기반 제품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를 구동한다. 제품은 이르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는 PC 시장의 강자 인텔을 뒤쫓고 있다”며 “오랜 기간 인텔이 지배해왔고 점차 애플에 도전받고 있는 PC 산업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PC용 칩은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분야에선 인텔이 압도적인 선두주자다. 올해 2분기(4∼6월) 인텔의 매출 129억 달러(약 17조3000억 원) 가운데 PC용 칩 판매를 담당하는 컴퓨팅사업부가 68억 달러를 책임졌다. 이날 엔비디아의 PC용 칩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나스닥에서 인텔 주가는 전날 대비 3.06%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와 암의 주가는 각각 3.84%, 4.89% 올랐다. PC 칩 시장에서 공고해 보이던 ‘인텔 왕국’은 엔비디아 외에도 최근 거센 견제를 받아왔다. 후발주자인 AMD가 라이젠 등 자체 개발 CPU를 성공시킨 데 이어 2025년에는 암 기반 CPU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맥과 맥북 시리즈에 인텔 칩을 사용해왔던 애플도 2020년과 지난해 각각 암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M1’, ‘M2’를 탑재하며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앞서 2016년 암 기반의 노트북용 CPU를 내놨던 퀄컴은 2021년 반도체 설계기업 누비아를 인수한 뒤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 내년 ‘스냅드래건 X’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2016년 3분기(7∼9월) 82.5%를 기록한 뒤 하락세에 접어들어 올해 3분기 기준 62.7%를 기록했다. 2위 AMD(35%)가 인텔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데스크톱 위주의 PC 시장이 점차 경량화, 고효율화되고 있는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인텔의 경쟁사들과 협업하고 있는 암은 원래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설계 기반을 제공해왔다. 전 세계 스마트폰 AP의 90% 이상이 암 기반이다. 그런데 PC 경량화 속도가 빨라지고, 노트북 및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로 작동하는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암의 설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관련 소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 사 모두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프리미엄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암 기반의 PC용 칩 개발이 확대되면 고효율 PC와 노트북 출시로 관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SDI가 현대자동차에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한 지 3년 만에 이뤄진 결실이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유럽 판매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삼성SDI와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공급하게 된 제품은 삼성SDI가 개발 중인 6세대 최신 각형 배터리 ‘P6’다. 한 번 충전하면 약 7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용량 제품이다. 니켈 91% 이상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로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P6를 생산해 현대차의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하이니켈 양극재와 함께 특허받은 독자 기술 기반 음극재를 적용해 P6 배터리의 용량은 업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차는 기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에서 공급받았던 파우치형 배터리를 넘어 CATL로부터 일부 사오던 각형 배터리를 삼성SDI를 통해 차체에 대량 적용하게 됐다. 양 사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협력관계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2020년 5월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과 회동하며 양 사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정 회장과 현대차 경영진들은 이 회장의 안내를 받아 차세대 핵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 브리핑받은 뒤 함께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공식 일정 이후엔 오찬을 함께하며 미래 전기차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2021년 10월 양 사는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교류하며 선행 과제를 공동 수행하는 방식으로 공식 협력을 시작했다. 이후 약 2년 만에 실제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현대자동차와의 전략적 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로 장기적인 협력 확대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대차 외에도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을 지속 확대해 오고 있다. 앞서 이달 11일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연산 34GWh(기가와트시) 규모 합작2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발표한 코코모 합작1공장에 더해 총 67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 7월에는 GM과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연산 30GWh 규모 합작공장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외 BMW, 폭스바겐에 각형 배터리를, 볼보트럭과 리비안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22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포스트 오일 시대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156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수출 수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 당시 체결된 29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26개 사업과는 별도로 추가 체결이 이뤄진 것.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간 530만 배럴 규모의 공동원유비축사업 계약도 체결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불안정한 정세 속에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 상황에서 사우디를 통한 안정적 원유 공급원 확보에 나선 것.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기존 전통적 에너지 협력을 청정 에너지·수소, 인프라, 에너지 안보로 확대하고 복합 위기는 ‘제2의 중동 붐’으로 타개하는 데 공감대도 형성했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국빈오찬, 협정 및 양해각서 교환식을 갖고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에 두 정상 임석하에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통계 협력’, ‘외교관 사증 면제’ 등 양해각서 4건이 체결됐다. 에너지·전력, 인프라·플랜트, 첨단산업·제조업, 신사업 등 민간이 체결한 수출·수주 관련 협약 등까지 포함하면 51건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에 따라 체결됐던 양국 경제 협력 진행 경과와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1년이 안 되는 기간에 290억 달러 중 약 60% 이상이 구체적 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사우디 국부펀드가 4억 달러(약 5400억 원)를 합작 투자해 사우디 현지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 수석은 “2026년부터 연간 5만 대의 전기차와 내연차를 양산할 계획”이라며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의 진출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전,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과 아람코 간 블루암모니아 생산 협력도 체결됐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는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도 인도적 지원 등 필요한 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올해는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서,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리야드=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일본 내 삼성 협력회사 모임인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했다. 올해 발족 30주년을 맞은 LJF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전자와 일본 내의 반도체·휴대전화·TV·가전 등 전자업계 부품·소재 기업들의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한국에서 대면으로 교류회가 열린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도 이 회장은 와병 중이던 이 선대회장을 대신해 교류회를 주재했다. 이 회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삼성이 오늘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일본 부품·소재 업계와의 협력이 큰 힘이 됐다”며 “지난 30년 동안 LJF 회원사와 삼성 간 신뢰와 협력은 한일관계 부침에도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삼성과 일본 업계가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 더 큰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천리길을 함께 가는 소중한 벗’ 같은 신뢰·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류회에는 이 회장 외에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TDK, 무라타제작소, 알프스알파인 등 전자 부품·소재 분야 8개 협력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저보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아 많이 반성하고 더 소통하려 한다”며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추진’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이념’을 강조해왔던 기존 메시지 노선에서 변화해 ‘민생’을 거듭 강조하면서 국정 과제 이행의 필수 요소로 강력한 ‘추진력’을 강조한 것. ● 이재명 회동 질문에 “여러 얘기 경청할 것”윤 대통령은 충북대에서 열린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배경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런 것을 추진한다고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하며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속도감 있게 나아가며 관련 분야에 있는 분들과 소통을 해야 가장 국민에게 유리한 방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를 계기로 ‘낮은 자세’로 국정 기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여권과 내각에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을 했을 때 야당과 함께 터놓고 이야기하고 국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며 “대통령이 상임위원장단과 여야 원내대표 만남을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 당시 시도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께서 앞으로 여러 각계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 대표가 아니라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기존보다는 유연한 기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나부터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도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청년, 주부, 노인 등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타운홀 미팅도 추진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주부와 청년, 어르신 같은 정책 수요자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선 참패 후 진짜 민심이 무엇인지 듣기 위한 윤 대통령의 달라진 행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尹, 사우디-카타르 경제외교 시동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도 공개했다. 한국 정상의 사우디, 카타르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22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 및 국빈 오찬을 갖는다. 22일 오후 한국과 사우디 경제인이 함께하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 등을 비롯한 3개 경제행사를 소화한다. 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뤄지는 순방에 대해 “상대국이 반드시 일정대로, 상호 계획한 대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대거 동행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사우디와 카타르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139곳의 명단을 발표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은 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이 선대 회장 3주기는 이달 25일이다. 이날 음악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삼성 사장단과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음악회에는 올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박수예(바이올리니스트), 이해수(비올리스트), 한재민·이원해(첼리스트), 박재홍(피아니스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신예 연주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이 선대 회장은 문화 진흥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기업들도 문화 발전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도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들처럼 박물관, 전시관, 음악당 등 문화 시설을 충분히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예술 인재를 꾸준히 선발하고 지원해 왔다. 백건우, 백남준, 이우환 등 한국 예술인들의 해외 활동을 후원했으며 1997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삼성 뮤직 펠로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고금리 기조로 금융시장이 말라붙으면서 국내 스타트업 업계도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스타트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에서 10곳 중 4곳이 성장 걸림돌로 ‘자금 조달 문제’(41.3%)를 꼽았다고 19일 밝혔다. 이어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38.2%), ‘인력 부족’(22.0%), ‘국내외 판로 확보’(18.1%)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 경기 침체 이후 지난해부터 계속된 스타트업 업계 경영난은 올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40.2%는 지난해보다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내수시장 부진’(60.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스타트업 투자환경 악화’(37.5%),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 지속’(37.5%) 등의 답변도 많았다. 대한상의는 또 응답 기업 10곳 중 1곳만이 ‘1년 전보다 투자 유치가 증가했다’고 답해 투자 불씨는 아직 살아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1년 전보다 투자 유치가 감소했다’고 답한 비중이 36%에 달했는데 올해는 그 비중이 16.6%로 줄어들어 악화 기조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위기 대응 전략을 공유하면서 투자 시스템 재점검을 강하게 주문했다. 최 회장은 16∼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에서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룹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10월 10조3000억 원을 투자해 인텔 낸드 부문을 인수했으나 이후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폐막 연설에서도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언급한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캠퍼스 현장경영에 나섰다. 최근 반도체사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장에서 전략을 재점검하겠다는 행보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유럽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고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첨단공정 전략도 발표했다.● 위기 타개 위해 현장경영 나선 이재용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기흥 및 화성 캠퍼스를 찾았다. 2월과 3월 각각 천안·온양 반도체 생산라인과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데 이어 올해만 세 번째 공식 일정으로 반도체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은 2030년까지 약 20조 원이 투입되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연구와 생산,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다. 이 회장은 이어 경영진과 간담회를 열어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그는 최근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DS부문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일부 경영진은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던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기흥을 찾은 건 반도체가 그만큼 큰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유럽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정조준 같은 날 독일 뮌헨에서 진행된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솔루션을 최첨단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수준까지 끌어올려 2026년 양산 준비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처음 진출해 14나노 공정을 시작으로 8나노, 5나노를 거쳐 최근 4나노까지 발전시켰다. 유럽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장 분야에서 특히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전기차가 만들어지는 지역인 동시에 자율주행 등 차세대 차량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차량용 칩을 공급하고 있고 올 초 BMW와도 본격적인 협력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 독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비딘티스에서 개발한 첨단 자율주행 반도체를 2025년 생산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자동차 일반 안전규정을 새롭게 마련해 내년 7월부터 유럽 내 모든 신차에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ADAS는 앞뒤 차량 파악이나 자동 제동 등 자율주행에 있어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부품들을 통칭한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주력으로 삼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첨단뿐만 아니라 레거시 공정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자율주행용 AI 반도체부터 전력반도체, MCU(시스템 제어칩) 등 고객 요구에 맞춰 양산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파운드리 솔루션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저보고 소통이 부족하다 지적하는 분들이 많아 많이 반성하고 더 소통하려 한다”며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추진’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이념’을 강조해왔던 기존 메시지 노선에서 변화해 ‘민생’을 거듭 강조하면서 국정 과제 이행의 필수 요소로 강력한 ‘추진력’을 강조한 것. ● 이재명 회동 질문에 “여러 얘기 경청할 것”윤 대통령은 충북대에서 열린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배경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런 것을 추진한다고 혹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하며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속도감 있게 나아가며 관련 분야에 있는 분들과 소통을 해야 가장 국민에게 유리한 방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를 계기로 ‘낮은 자세’로 국정 기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여권과 내각에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지’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을 했을 때 야당과 함께 터놓고 이야기 하고 국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며 “대통령이 상임위원장단과 여야 원내대표 만남을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 당시 시도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께서 앞으로 여러 각계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야당 대표가 아니라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이 대표와 회동 가능성을 닫아뒀던 기존과 달리 만남에 열려 있다는 유연한 기류가 묻어났다는 해석이 나왔다.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나부터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도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청년, 주부, 노인 등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타운홀 미팅도 추진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주부와 청년, 어르신 같은 정책 수요자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선 참패 후 진짜 민심이 무엇인지 듣기 위한 윤 대통령의 달라진 행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尹, 사우디-카타르 경제외교 시동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 일정도 공개했다. 한국 정상의 사우디, 카타르 국빈 방문은 처음이다.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22일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 회담 및 국빈 오찬을 갖는다. 22일 오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인이 함께하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 등을 비롯한 3개 경제행사를 소화한다. 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뤄지는 순방에 대해 “상대국이 반드시 일정대로, 상호 계획한 대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대거 동행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139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4대 그룹 하반기(7∼12월) 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그룹별로 내부 평가 및 내년 경영 전략 구상과 함께 연말 인사를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당초 올 하반기부터 경기 개선 흐름을 기대하던 기업들은 침체 기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적 쇄신을 통한 위기 타개에 나설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이달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 타계 3주기와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통상 ‘탈상(脫喪)’을 의미하는 3주기와 취임 첫해를 동시에 마무리하며 조직 쇄신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인 2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105차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양 사의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재판 1심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만큼 그간 경영에 발목을 잡아 온 법적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삼성전자를 필두로 계열사 인사를 단행해 왔다. 지난해 회장 취임 첫 인사에서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지됐다. 기존 사장직이던 생활가전(DA)사업부장 자리는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도 핵심은 이 투톱 체제가 3년 차에 접어들 수 있느냐다. 지난해 첫 여성 사장 임명 같은 ‘깜짝 발탁’ 인사가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SK그룹은 위기 속 세대 교체 기조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10월 16∼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례적으로 해외 ‘CEO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이 기간 최태원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성과 공유와 함께 계열사별 실적 평가와 인사 구상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SK의 인사는 예년 대비 일주일가량 앞당겨 11월 말에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에너지·화학 사업이 경기 침체의 직격타를 맞으면서 내년 대응 체제를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SK는 그룹 최고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 7개 위원장 중 4개 자리를 부회장에서 사장으로 교체했다. 계열사에도 젊은 사장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후세대에게 힘을 실었다. SK E&S와 SK텔레콤은 부회장-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사장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역시 이러한 세대 교체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12월 중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4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최근 프랑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연말 인사 관련 구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방산 분야에서 유독 성과가 두드러졌던 현대로템에서 9명의 승진 및 신규 임원 등용이 이뤄졌다. 올해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현대차·기아에서 ‘논공행상(論功行賞)’이 크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지 시장을 주도한 미국 법인이나 최대 해외 생산 기지로 떠오른 인도 법인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사업부문도 올 8월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기며 기세를 올리고 있기에 임원 승진으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내년 경기 화성시에 전용 생산 공장이 완성되는 목적기반차량(PBV) 부문이나 정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부문 임원들의 약진도 예상된다. 1%대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 법인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미 수년간 이뤄진 인적 쇄신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기에 다른 방법으로 반등을 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그룹도 10∼11월 두 달여에 걸쳐 구광모 ㈜LG 대표가 주재하는 하반기 사업보고회와 11월 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부회장단 4명 중 3명이 유임되면서 안정 기조를 택했던 LG 역시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위주로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 대표도 2018년 취임한 뒤 만 5주년이 넘어가면서 대내외 행보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내부 리더십 정비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의 내·외부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SK그룹이 후원한 6·25 참전용사 추모비가 경기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 12일 건립됐다. 한미 동맹의 상징인 고(故)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고 존 K 싱글러브 장군의 추모비다. 두 영웅은 지난해 타계해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추모비 제막식 축사에서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을 비롯한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씨앗을 선물했다”며 “이로 인해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가 반도체, 배터리 등 최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웨버 대령이 워싱턴 ‘추모의 벽’을 건립한 후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생의 임무를 완수했다’는 말씀을 남겼다고 들었다”며 “우리가 그 미션을 이어받아 한미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웨버 대령이 평생을 두고 추진한 미국 추모의 벽 사업에 국내 기업 최초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후원했다. 지난해 7월에는 현지 추모의 벽 건립식에 참석해 웨버 대령의 부인인 고 애널리 웨버 여사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전날 방한 중인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6명의 미 상원의원 대표단을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나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등 글로벌 이슈의 해법을 찾으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GS칼텍스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 합작투자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합작법인을 통해 총 26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정제시설은 30만 ㎡ 규모의 부지에 2025년 2분기(4∼6월) 상업 가동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한다. 연간 50만 t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油脂)를 생산할 예정이다. 양 사는 정제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폐원료를 회수하는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이번 협업을 통해 GS칼텍스는 보유하고 있던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된다. 또 폐원료 회수 사업을 통해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등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되는 재생 원료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존 바이오 원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 규모를 넓힐 수 있게 된다. 글로벌 바이오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지난해 7월에도 LG화학과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실증플랜트 공사에 들어갔다. 올해 6월에는 로레알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9월에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시범운항을, HMM과도 바이오선박유 시범운항을 개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포브스는 독일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협력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50여 개국의 근로자 17만 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평가 항목은 소속 회사의 사회적 책임, 경제적 성과, 근무 여건 등이다.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추천 여부와 긍정·부정 이미지 등을 함께 평가했다. 설문 응답자 모집을 비롯해 전 조사 과정에는 기업이 관여할 수 없으며 응답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포브스 조사에서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유력 기업들이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매해 1위에 선정되고 있는 것이다. 상위 20개 기업 중 아시아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 3위 알파벳, 4위 애플은 모두 미국 기업이었고 5위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였다. 상위 700개 기업 중 국내 기업은 23곳(3.3%)이었다. 전년 800개사 중 16개(2.0%)였던 것에 비해 늘어났다. 48위 KB금융, 109위 기아, 161위 네이버, 228위 LG, 229위 현대차, 432위 카카오 등이다. 포브스는 삼성전자 등 상위 기업들의 업무 환경을 조명하며 성장 기회, 글로벌 협력, 원격근무, 일에 대한 의미 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그룹 승계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998년 최종현 SK 선대회장 타계 직후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올해로 25년이 됐다. 최 회장은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승계 관련 질문을 받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답했다. 그는 “만약 제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라며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와 대한상의가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개최한 부산엑스포 심포지엄 참석차 파리를 방문했다. 최 회장이 그룹 후계 관련 발언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녀들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에 나서는 길을 택하면 그다음에 고생할 것도 스스로 훤할 것이라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또 “어려운 일을 하려는 각오가 잘돼 있어야 하고, 능력도 따라야 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2021년 말 BBC코리아 인터뷰에서는 ‘전문경영인도 후계자로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수년간 그룹 경영 구도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왔다. 최 회장은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자녀로 장녀 윤정 씨(34)와 차녀 민정 씨(32), 장남 인근 씨(28)를 두고 있다. 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팀 파트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민정 씨는 SK하이닉스를 거쳐 미국에서 교육 봉사 등에 몸담고 있다. 인근 씨는 SK E&S 입사 이후 현재 북미 법인 ‘패스키’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세법상 증여세율 50%, 대기업 최대주주 할증 20%를 가정할 경우 SK그룹이 4세 경영을 이어가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는 2012년부터 산하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그룹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최 회장이 앞서서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 기조를 강조해 왔다. 자녀 세습 외에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최 회장은 1998년 9월 1일 SK㈜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그룹 주력 사업이었던 에너지와 통신에 이어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등 첨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그룹 덩치를 키웠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998년 32조8000억 원이던 SK그룹 자산은 올해 5월 기준 327조3000억 원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 사이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미국 정부의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결정에 대해 “좋은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인 ‘메이트60 프로’에 SK하이닉스 반도체가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미스터리”라며 “우리 거래선이 아니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관련 거래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7∼9월)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 들어 3개 분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40.1% 상승한 수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약 8조4000억 원, 영업이익이 약 69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예측했다. 잠정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소폭 웃돈 것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내 생산라인 투자로 인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금 2155억 원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3%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개 분기 만에 매출 약 25조7441억 원, 영업이익 1조825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25조5986억 원) 및 영업이익(1조2137억 원)을 넘어선 숫자다. 회사는 앞서 올해 초 “글로벌 생산공장의 신·증설 및 안정적 운영, 북미 지역 중심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연 매출을 25∼30% 이상 확대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매출은 일부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약세, 상반기 소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향에 따라 소폭 감소했지만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 내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북미 지역 생산공장의 안정적 신·증설 및 수율 향상 등이 이번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한 60.9기가와트시(GWh) 판매량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0.9%포인트 상승한 14.2%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 1·2위는 중국 CATL(36.9%)과 BYD(15.9%)가 차지했다. SK온(5.1%)과 삼성SDI(4.1%)는 각각 5위, 7위를 기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에서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포브스는 독일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협력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50여 개국의 근로자 17만 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평가 항목은 소속 회사의 사회적 책임, 경제적 성과, 근무 여건 등이다.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추천 여부와 긍정·부정 이미지 등을 함께 평가했다. 설문 응답자 모집을 비롯해 전 조사과정에는 기업이 관여할 수 없으며 응답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포브스 조사에서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유력 기업들이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매해 1위에 선정되고 있는 것이다. 상위 20개 기업 중 아시아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 3위 알파벳, 4위 애플은 모두 미국 기업이었고 5위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였다. 상위 700개 기업 중 국내 기업은 23곳(3.3%)이었다. 전년 800개사 중 16개(2.0%)였던 것에 비해 늘어났다. 48위 KB금융, 109위 기아, 161위 네이버, 228위 LG, 229위 현대차, 432위 카카오 등이다. 포브스는 삼성전자 등 상위 기업들의 업무 환경을 조명하며 성장 기회, 글로벌 협력, 원격근무, 일에 대한 의미 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새로운 반도체 강자’로 떠오르던 이스라엘이 전쟁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도 공급망 위기가 다시 악화할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텔의 4대 생산기지 중 한 곳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이스라엘발 D램 수요 위축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가트에 위치한 인텔의 대규모 중앙처리장치(CPU) 공장 ‘팹28’은 8일(현지 시간) 하마스로부터 대규모 로켓 공격을 받은 해안도시 아슈켈론으로부터 약 25km 떨어져 있다. 더구나 인텔과 가까운 남부지역 곳곳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키랴트가트에는 팹28 외에 인텔이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를 투자한 차세대 공정 생산 라인 ‘팹38’도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인텔이 직접적인 공격 타깃이 되진 않더라도 인근 지역에서의 확전은 생산 차질이나 건설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임직원 출퇴근에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어서다. 인텔은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CPU를 생산해 공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글로벌 CPU 시장 1위다.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은 63.0%나 된다. 현재 이스라엘 팹에서 생산하는 PC 및 노트북용 CPU 제품들은 최신 D램 제품인 ‘DDR4’와 ‘DDR5’를 지원한다. 이 제품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 최신 PC와 서버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한다. PC나 서버에 D램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두 기업의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수요 회복 시점이 왔을 때 인텔의 핵심 생산기지인 이스라엘 팹의 안정성은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인텔 외에도 엔비디아, 퀄컴, 삼성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지사나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요크님일리트,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에 지사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9일(현지 시간) 텔아비브에서 15, 16일 이틀간 대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던 AI 콘퍼런스를 전격 취소했다. 해당 행사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엔비디아는 홈페이지에 “현재 이스라엘 상황으로 ‘AI 서밋’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중 갈등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AI 반도체 기업을 대거 육성해 왔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6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텔이 키랴트가트에 외국인 투자 규모 중 최대인 약 250억 달러 규모로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이스라엘 AI 반도체 스타트업 뉴리얼리티 투자에 잇따라 참여하는 등 현지 투자 기회를 모색해 왔다. 삼성전자 산하의 해외 벤처투자사인 삼성넥스트 이스라엘의 경우 현지에서만 총 66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퀄컴 또한 올해 5월 현지 차량용 반도체 기업 ‘오토톡스’를 인수하는 등 투자 대상을 물색해 왔다. 하지만 이번 분쟁으로 이스라엘의 반도체 산업 전략에는 상당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위험 가능성이 실제 눈으로 확인된 만큼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결정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스라엘 사태를 계기로 미국, 유럽 등의 자국 투자 우선주의가 더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