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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대표 차우철)의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가 금천롯데타워 사옥에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특화점에 배송하고 신메뉴를 테스트하는 플래그십&안테나숍 ‘랩(LAB) 1004’를 13일 개장했다. 엔제리너스 ‘랩 1004’는 총 면적 232m²(약 70평)의 규모로 엔제리너스를 상징하는 숫자 1004를 BI(Brand Identity) 및 내부 인테리어에 접목해 독창적이고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랩 1004’는 매장의 기존 세일즈 역할과 함께 로스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커피감별사(Q-Grader)가 직접 생두를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인근 매장에 배송하는 거점(HQ) 스토어 역할을 한다. 랩 1004에서 로스팅 후 생산되는 블랜딩 원두는 △견과류의 고소함과 묵직한 보디감, 부드러움이 강조된 엠버 블랜드 △아프리카 대륙 원두를 혼합해 산뜻한 산미와 깔끔한 단맛이 특징인 시트론 블랜드 등 2종이다. 생산된 원두는 ‘랩 1004’ 매장의 에스프레소 메뉴로 선보이며 롯데백화점 동탄점 엘리먼트 매장과 롯데프리미엄아웃렛 타임빌라스 매장의 특화점에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직접 공급한다. 엔제리너스 ‘랩 1004’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유형에 따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핸드드립존을 구성했다. 핸드드립존은 직원과 고객 사이의 테이블의 경계를 낮춰 커피를 추출하는 브루잉 전 과정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으며 원두별 시향과 시음도 할 수 있다. 또 홈카페 문화 확산에 따라 싱글 오리진 구매 고객을 위해 라이트, 미디엄, 다크 등 세 가지 유형별 원두 그라인딩 서비스도 제공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100% 비대면 디지털로 진행된 ‘2022 S/S 서울패션위크’가 15일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라이브 패션쇼가 진행되지 못했음에도 온라인 채널을 통해 다채로운 패션 필름과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돼 색다른 흥미를 끌었다. 특히 이번 서울패션위크에는 쇼트폼 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함께하며 크리에이터 라이브, 패션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로 생생한 즐길 거리를 더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의 디지털화’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부상하는 패션 콘텐츠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들은 유행하는 해시태그로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팔로하는 크리에이터의 스타일을 적극 받아들이고, 개인 계정에 자신만의 패션 팁을 공유한다. 패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플랫폼이 기존의 매스미디어(TV나 잡지 등)에서 소셜 미디어 중심으로 트렌디하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러 소셜 미디어 중에서도 쇼트폼 영상 플랫폼 ‘틱톡’의 약진이 눈에 띈다. 틱톡 앱에서 영상 촬영부터 편집, 공유까지 원스톱으로 쉽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천 피드를 통해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영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저의 패션 영상이 추천 피드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의 유저들에게 노출되고, 다른 유저가 영감을 얻은 패션 영상을 만드는 연쇄 작용으로 틱톡 앱 안에서 패션 트렌드가 확산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소개한 클래식한 1990년대 디자인의 ‘GAP 후드티’가 #gaphoodie 해시태그(조회수 730만 회)와 함께 바이럴되며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한 사례가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전 세계 1020 트렌드로 떠오른 밀레니엄 패션의 해시태그 #Y2Kfashion 조회수는 틱톡에서 2억1000만 회가 넘는다. 해시태그를 통해 패션 스타일을 검색하고,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패션을 공유하는 MZ세대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틱톡의 패션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를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방구석패션쇼(조회수 2890만 회) 등 집에서 즐기는 패션 챌린지가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리에이터의 패션 콘텐츠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챌린지에 동참하며 즐기는 패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 대표적인 패션 챌린지인 #HarryStylesCardigan(조회수 8350만 회)은 지난해 2월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가 공연에서 입은 JW앤더슨의 알록달록한 오버사이즈 니트 카디건이 틱톡에서 화제를 모으며 시작됐다. 틱톡 유저들 사이에 스타일스의 노래를 들으며 뜨개질로 카디건을 만드는 챌린지가 유행하자 JW앤더슨은 해당 카디건의 패턴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유저들이 만든 패션 챌린지가 인기를 얻어 브랜드가 동참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9월 한 틱톡 유저가 구찌 패션을 패러디해 올린 #GucciModelChallange가 유행하자 구찌가 직접 틱톡에서 해당 챌린지를 브랜드 공식 챌린지로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2022 S/S 서울패션위크를 맞아 국내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서울패션위크 참여 브랜드의 쇼룸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라이브는 누적 시청자 수 10만 명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올해도 열린 틱톡 패션의 달(TikTok Fashion Month) 기간 패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틱톡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과 만났다. 지난해에는 루이비통, 생로랑, JW앤더슨 등의 런웨이가 틱톡에서 생중계됐으며 올해는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유명 브랜드와 함께 스타일링과 뷰티 팁을 전하는 협업 라이브가 화제를 모았다. 틱톡 운영팀 김광민 매니저는 “틱톡은 유저들이 앱 안에서 쇼트폼 영상, 챌린지, 라이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패션을 보다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저 스스로도 이러한 기회를 틱톡과 함께 만들도록 상호 소통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네덜란드 제2의 도시인 로테르담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의 무차별 공습으로 파괴됐다. 잿더미 위에 현대건축이 꽃처럼 피어났다. 주사위 같은 사각형 박스 수십 개가 45도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형태의 ‘큐브하우스(Cube House)’는 1층엔 거실과 주방이 있고, 2층엔 2개의 침실과 화장실을 갖춘 아파트다. 큐브하우스 뒤편에 있는 ‘펜슬빌딩’은 연필 모양의 15개 빌딩으로 역시 주거용 아파트로 사용된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햇단풍’, ‘햇낙엽’이라는 말이 있다면 어울릴까. 강원 오대산 노인봉 정상 부근에서 만난 단풍은 생기(生氣) 있게 반짝반짝 빛났다. 빨강, 노랑 단풍잎과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민 싱싱한 초록잎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심지어 한 이파리 안에서도 초록색과 빨간색이 공존하는 요즘이다. 늦가을이나 겨울에 만나는 거무튀튀한 낙엽과는 다른, 마치 꽃이 막 떨어진 것 같은 햇단풍, 햇낙엽이다. 오대산과 설악산 정상에서 시작된 단풍은 이번 주말부터 차츰 전국으로 남하하며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붉은 설악산, 노란 오대산 강원 오대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소금강 계곡은 천하절경의 단풍비경을 자랑한다. 소금강은 1970년에 국가지정 ‘한국명승지 제1호’로 지정된 곳이다. 지난 주말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대산 노인봉 정상∼소금강계곡(총 13km)을 걸었다. 노인봉(해발 1338m)은 진고개 정상 휴게소(960m)에서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1시간 반 정도면 오를 수 있다. 강원 평창군에서 강릉시 연곡면으로 넘어가는 진고개는 옛날에 도로가 포장되기 전에는 비가 오면 고갯길이 온통 진창이 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날도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고개를 넘지 못하고 간간이 비를 뿌렸다. 비에 젖은 갓 떨어진 단풍잎이 더욱 싱그러웠다. 찬 바람이 불면 나무는 잎으로 수분과 영양소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입과 가지 사이에 ‘떨켜’를 만들고 엽록소 생산을 멈춘다. 단풍은 녹색의 엽록소가 줄어들면서 숨어있던 카로틴과 크산토필, 안토시아닌 등의 다른 색소가 빛을 발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카로틴과 크산토필은 노란색 단풍을, 안토시아닌 색소는 붉은색 단풍을 만든다. 설악산과 북한산은 붉은색을 띠는 당단풍 나무가 많고, 오대산은 산 전체가 다양한 활엽수종으로 돼 있어 오렌지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은은한 단풍이 대세다. 주차장에서 해발 1338m인 노인봉까지는 길이가 4.1km.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순탄한 코스다. 등산을 시작한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넓은 평야가 나타났다. 과거 화전민들이 살았다는 ‘진고개 고위평탄면’이다. 탁 트인 고원지대에 황금색 초원이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노인봉 정상에 올라가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황병산(1407m)을 비롯한 연봉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노인봉은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어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의 모습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동해바다가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명승 1호 소금강 계곡 노인봉에서 소금강 계곡까지 총 9.6km 구간은 해발고도 1200m가량을 내려오는 하산길이다. 소금강의 옛 이름은 청학산(靑鶴山). ‘청학’이란 젊음과 희망을 상징하는 푸른빛의 학이다. 상상 속의 새인 청학이 울 때는 천하가 태평하다고 한다. 지리산 청학동처럼, 청학산은 인간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상향의 세계다. 청학산이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리게 된 것은 율곡 이이 선생(1536∼1584)의 ‘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에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노인봉에서 급경사 구간을 1.7km 정도 내려온 뒤 만나는 낙영폭포부터 소금강 계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후 광폭포, 백운대, 만물상, 구룡폭포, 식당암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무릉도원을 방불케 하는 기암괴석과 폭포가 즐비하다. 넓고 평평한 바위가 하얀 구름 모양으로 겹쳐 있는 백운대(白雲臺)를 지나면 물도 많아지고 다양한 형태의 계곡이 펼쳐진다. 우뚝 솟은 바위가 보는 각도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만물상(萬物相), 연꽃 모양의 물웅덩이가 있는 연화담(蓮花潭),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구룡폭포(九龍瀑布),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밥을 먹었다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식당암(食堂巖)까지…. 계곡에 놓인 다리를 이리저리 건너며, 구절양장 굽이굽이 선계(仙界)를 구경하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진고개에서 소금강 계곡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총 14km의 여정인 데다, 해발고도 차이도1200m가 넘는 하산길이다. 팍팍한 다리를 두드리며 쉽지 않은 돌밭길을 걸어야 하지만 황홀한 가을 풍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금강계곡 입구에서 구룡폭포 구간(3km)까지만 덱길을 왕복하며 절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대산의 가을 단풍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소금강 계곡보다 규모는 작지만 울창한 숲속 길과 계곡을 넘나드는 선재길은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가 서려 있는 단풍 명소다. ○한국 자생식물원에서 만난 작가 조정래 월정사 입구 삼거리에서 진고개 올라가는 초입에는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이 있다. 국내에 살고 있는 자생식물 4500여 종 중 희귀종인 1500여 종을 수집해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요즘 수목원에는 가을꽃이 한창이다. 노오란 산국, 흰색 산구절초, 보라색 해국, 두메부추가 가을 햇살에 활짝 피어 있다. 영락없는 딸기 모양의 산딸나무 열매와 마가목 열매도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이 식물원은 김창렬 원장(73)이 1989년부터 한국의 멸종위기 토종식물의 유전자 보호를 위해 꾸며 온 국내 1호 사립식물원. 올해 7월 김 원장은 7만4000여 m² 규모의 부지와 건물 5동, 자생식물까지 모두 2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식물원을 산림청에 기증했다. 자생식물원에는 꽃과 나무뿐 아니라 수많은 야외 조각품과 갤러리가 잘 꾸며져 있고, 북카페 ‘비안’에는 2만 권이 넘는 책이 있어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할 수 있다. 10일 한국자생식물원 북카페에서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소설가 조정래(78)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2년 전부터 오대산 월정사 아래 집필실에서 글을 써 온 조 작가는 한국자생식물원에 5000여 권의 장서를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오대산 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투명하고 맑음이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지요. 사시사철 흘러가는 계곡물 소리도 인상적입니다. 집사람이 자다가 깨서 ‘여보, 지금 비 와?’ 하고 물어요. 그럼 제가 ‘아, 이 사람아, 물 흘러가는 소리야’ 하고 대답하죠. 자연 오케스트라의 교향악이 들리는 이곳은 최고의 힐링 안식처입니다. 평창은 겨울에는 영하 20도 아래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여름에만 6개월씩 강원도민으로 2년째 살고 있어요. 하루에 보통 6000보에서 1만 보씩 걷다 보니 이 늙은 몸과 다리에 새로운 힘이 솟아오릅니다. 제 마지막 작품으로 불교의 사상을 토대로 한 소설을 준비 중인데, 이곳 오대산을 무대로 쓸 예정입니다.” ○가볼 만한 곳 진고개 정상에서 국도 6호선을 타고 강릉 연곡 방면으로 가다가 있는 ‘송천약수’는 탄산과 철분 성분이 많이 함유돼 톡 쏘는 맛과 약간 비린 듯하지만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매력이다. 피부병과 위장병, 소화불량, 숙취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수터 바로 옆에 물이 흐르는 계곡과 마당바위가 있어 드라이브하는 여행객들의 쉼터가 된다. 월정사 입구에 있는 ‘진고개식당’은 계곡 뷰를 바라보며 곤드레밥을 먹을 수 있다. 더덕구이, 산채나물이 강원도의 향을 느끼게 한다. 글·사진 평창=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가을에도 호텔에서 야외수영을 즐기는 ‘추(秋)캉스’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랜드마크 야외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를 11월 14일까지 연장 운영해 이색적인 ‘가을 수영’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최고 32∼34도로 유지되는 온수풀은 물론이고 열선 처리된 선베드가 놓인 ‘풀사이드 히팅존’를 갖추고 있어 도심 호텔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늦가을까지 운영을 유지한다. ‘풀사이드 히팅존’은 총 10개의 원적외선 히팅 시스템이 구비된 선베드로 구성돼 있어(객실당 2개 이용) 온몸을 감싸는 온기로 늦가을에도 추위 걱정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당 선베드는 특정 패키지 예약을 통해 체크인 당일 오후 2시 반∼7시, 혹은 체크인 다음 날 오전 9시 반∼오후 2시에 이용할 수 있다. 올봄에 처음 선보인 ‘풀사이드 히팅존’은 남산의 전경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뷰가 입소문을 타면서 봄 시즌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가을을 맞아 다시 개시된 풀사이드 히팅존은 단풍으로 곱게 물든 남산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이번에 소개되는 풀사이드 히팅존은 오후와 오전 시간대별 이용에 어울리는 식음 혜택을 달리 포함해 기존에 선보였던 패키지와 차별화를 두었다. 체크인 당일 오후에 이용하는 히팅존 패키지(프리미엄 어번 아일랜드)에는 ‘어번 시그니처 세트’가 포함돼 있다. 화끈한 불맛으로 유명한 ‘전복 한우 차돌박이 짬뽕’은 신선한 해산물과 고소한 한우 차돌박이를 풍성하게 얹은 메뉴다. 또한 부드러운 순살 프라이드치킨과 매끄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는 독일 순수 밀 맥주인 ‘베네딕티너’ 생맥주 2잔도 함께 제공된다. 체크인 다음 날 오전에 이용하는 히팅존 패키지(모닝 프리미엄 어번 아일랜드)에는 이른 아침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메뉴인 ‘모닝 세트’가 포함돼 있다. 신선한 채소와 닭고기, 베이컨으로 속을 가득 채운 클럽 샌드위치, 샐러드, 감자튀김과 함께 음료 2잔(커피 혹은 주스)이 함께 제공된다. ○ ‘프리미엄 어번 아일랜드’ 패키지=비즈니스 디럭스 객실 1박 기준 △어번 아일랜드 올데이 입장(2인) △어번 아일랜드 풀사이드 히팅존(체크인 당일 오후 2시 반∼7시) 이용 혜택(2인) △어번 시그니처 세트(전복 한우 차돌박이 짬뽕과 프라이드치킨, 맥주 2잔) △체련장 및 실내 수영장(2인) 혜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11월 14일까지 이용 가능. ○‘모닝 프리미엄 어번 아일랜드’ 패키지=비즈니스 디럭스 객실 1박 기준 △어번 아일랜드 올데이 입장(2인) △어번 아일랜드 풀사이드 히팅존(체크인 다음 날 오전 9시 반∼오후 2시) 이용 혜택(2인) △어번 모닝 세트(클럽 샌드위치, 감자튀김, 샐러드 및 음료 2잔) △레이트 체크아웃 오후 2시 △체련장 및 실내 수영장(2인) 혜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11월 13일까지 이용 가능.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해 질 녘 프랑스 파리 센강의 시테섬 주변을 걷다 보면 뾰족 지붕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모양의 건물이지만 프랑스 대혁명 당시 ‘피의 재판’이 열렸던 곳이다. ‘콩시에르주리’는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당통 등 프랑스 대혁명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2800여 명이 갇혔던 감옥이다. 정치범을 수용했던 독방 구역에는 검은 천을 뒤집어쓴 마리 앙투아네트의 밀랍 인형이 전시돼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양암 정광수 선생(1909~2003) 추모제와 영정봉안식이 7일 열린다. 양암 선생의 초상화는 수당 김종국 화백이 제작했으며 2021년 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돈화문국악당에서 영정 봉안식이 거행된다. 또한 6~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 야외광장에서 ‘제1회 정광수상 제정 전국판소리대회’도 개최된다. 영정봉안식에서는 판소리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과 장원 제자가 헌가를 할 예정이다. 양암 정광수 선생은 1964년 12월 31일 국가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로 최초 지정됐으며 후학양성과 판소리 사설연구에 일생일 바쳤다. 판소리 명가에서 태어난 양암 선생의 조부는 어전광대로 통정대부 벼슬까지 하신 서편제 거장 정창업 명창이며, 백부는 정학진 명창이다. 양암 선생의 딸인 정의진 명창(서울시무형문화재 제 32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은 2012년 ‘정광수제 판소리보존회’를 설립해 아버지의 소리 보존과 후학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는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4년간 재직하면서 2021년 동방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아 부친 양암선생의 소리에 판소리 이론적 학문적 판소리 사설을 연구해왔다. 정의진 명창은 “매년 양암 정광수 선생 추모제와 판소리 경연대회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 K드라마의 인기로 온두라스에서도 화장품 등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달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대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9월 우리 수출액이 558억3000만 달러로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코리아’ 명성에 걸맞지 않게 K기업체들이 유독 해외 조달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제교류발전협회(IIDA)와 골드문가디언은 1일 주한 온두라스대사 등 3개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2021 국제교류 협력·지원 사업회’ 발대식을 개최하고 우리 기업들의 국제 입찰을 본격 지원키로 했다.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하고 11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 조달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 미미한 한국 中企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수출은 558억3000만 달러로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이다. 이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 화장품, 플라스틱, 생활용품 분야의 호실적이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약 9조50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해외 조달시장에서 우리 기업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장 진입에 대한 정보와 접근 방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조달시장 점유율은 유엔 0.85%, 아시아개발은행(ADB) 1.3%에 그치고 있다. 골드문가디언의 제이 김 연구개발(R&D)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홍보 및 자금력, 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 진출 국제 입찰 시스템화, 적극 뒷받침”전문가들은 해외 조달시장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이 더 늦기 전에 이 시장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유엔 등 국제기구 조달시장은 투명하게 규정된 절차에 따라 입찰이 진행돼 중소·중견기업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영역이다. 1일 발대식을 열고 전면에 나선 국제교류발전협회와 골드문가디언은 우선 ‘해외 조달 시스템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해외 조달 실무자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잠비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가봉 등 6개국 대사관 등이 참여하는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해 국제 입찰 전략을 체계적으로 돕겠다는 구상이다. 실무 특별전담팀(TF)이 해외 정부 및 국제기구 조달시장을 꼼꼼히 조사해 국제 입찰을 지원하고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내 기업체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11월 콘퍼런스와 수출상담회 등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마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속한 그룹B로 이동시켜 선진국 지위를 인정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도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문용조 국제교류발전협회장은 “해외 각국과 맺어온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문가디언 김문진 대표도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해외 조달시장에서의 입찰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우수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KT&G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실천하고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해 임직원 참여형 캠페인 ‘플로깅(Plogging)’을 진행한다.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시작된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말까지 KT&G 임직원과 가족 등 약 1000명이 플로깅 캠페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회사는 가방과 면장갑, 방역 마스크 등의 물품으로 구성된 키트를 지급해 원활한 활동을 돕는다. 플로깅 키트는 KT&G의 환경경영 비전인 ‘Green Impact’를 적용해 디자인됐다. 이번 캠페인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숲 조성 사업과도 연계돼 의미를 더했다. KT&G는 참여하는 인원 1명당 나무 1그루를 매칭해 강원도 지역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약 3600m²의 숲을 대관령 하늘목장 인근에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도 연중 활발히 진행 중이다. KT&G는 5월 17일 해양환경공단과 시민단체인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과 함께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이후 KT&G의 지원으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해변 쓰레기 수거활동과 수중 정화활동이 총 1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KT&G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환경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플로깅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스위스 루체른의 로이스강을 가로지르는 카펠교는 1333년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목조 다리이지만 700년이 넘도록 튼튼하다. 200m가량 되는 다리 안쪽에는 루체른의 역사적 장면을 담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카펠교를 사이에 두고 벼룩시장이 열린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꽃으로 장식된 다리를 오가며 시간을 즐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한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청초하게 피어나던 연꽃도 시들었다. 한여름 소나기도, 새벽이슬도 또르르 굴려 떨어뜨리던 둥근 연잎. 언제까지 초록색일 듯했던 연잎의 가장자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그 대신 씨알이 총총히 박힌 연밥이 푸른 하늘에 흔들거린다.》 ○ 회산백련지의 가을 풍경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마을의 회산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자생지’로 2001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 물의 요정인 백련과 가시연, 빅토리아연꽃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면적만도 무려 33만 m²(약 10만 평). 한여름 연꽃 축제의 부산함을 피해 호젓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요즘이다. 약 4km에 이르는 호수 주변 나무 덱 길에는 푸른 하늘과 노랗게 물들어가는 연잎, 붉은 꽃무릇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 마리 새 물 속에 들어가 푸른 비단물결을 가르니/온 연못을 뒤덮은 연꽃이 살며시 움직이네./참선하는 마음이 원래 청정함을 알려면/가을 연꽃(秋蓮)이 찬 물결에 솟는 걸 보려무나.’ 고려시대 시인이자 문장가 이규보(1168∼1241)는 ‘하지(荷池·연꽃이 핀 못)’라는 시에서 푸른 가을하늘에 더욱 맑고 청정해지는 ‘추련(秋蓮)’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노래했다. 단풍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연잎이 고개를 숙이는 풍경은 가을의 감성을 자극한다. 회산백련지 문화관광해설사 한연희 씨는 “연잎밥은 초여름에 딴 연잎으로 짓고, 연잎차는 깊어가는 가을에 더욱 향이 짙어지는 연잎을 따서 덖어 만든다”며 “백련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했다. 회산백련지는 일제강점기 주변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땅을 파 만들었던 저수지였으나 인근 주민이 저수지 한쪽에 백련 12주를 심은 것이 번져 오늘에 이르렀다. 백련지를 가득 채웠던 연잎은 곧 겨울이 오면 사라질 터. 연잎이 다 사그라들면 호수에는 하얀 털과 긴 목이 아름다운 큰고니와 철새들이 날아온다. 미꾸라지, 다슬기, 잉어, 쏘가리 등 먹이가 풍부한 백련지에는 지난해만도 큰고니 150여 마리가 월동을 했다. 백련지를 걷다 보면 마지막에 다다르는 곳이 연꽃 모양의 유리 온실이다. 온실 안에는 전망 좋은 ‘백련 카페’도 있다. 2층에서 보면 유리창을 통해 360도 연꽃 조망이 가능하다. 온실 내에는 야자나무, 선인장, 하와이에서 가로수로 쓰이는 부겐빌레아 등 열대 식물들이 가득하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커다란 열대식물 그늘 아래에서 10만 평 백련지 뷰를 바라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기분은 남다르다. 무안에서 색다른 가을풍경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남악신도시 전남도청 부근 광장도 있다. ‘제1회 전남도 정원페스티벌’에 출품된 총 43개의 작가와 주민, 상인들이 참여해서 만든 미니정원이 눈길을 끈다. 꽃과 나무와 함께 설치한 벤치, 돌 등 오브제에는 은은한 조명까지 어우러져 밤에 야경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출품작 심사위원을 맡았던 국립수목원 배준규 정원연구센터장은 “숲과 정원의 미래는 생활 속 정원”이라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작품의 수준이 매우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전설적 1인극 ‘품바’의 고향 “일자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일월이 송송 하 송송∼ 밤중 샛별이 완연하다.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어허 품바가 들어간다!” 무안군 일로읍에 있는 천사마을은 ‘품바’의 고향이다. 품바타령은 일제강점기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전국을 떠돌며 살아간 각설이패 대장 천장근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각설이들의 품바 타령은 부패한 권력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풍자와 해학의 한마당이었지만, 1980년대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도 어쩌지 못했던 인기극이었다. ‘품바’를 1인극으로 각색 연출한 사람은 무안 일로읍 출신의 김시라(1945∼2001). 그가 1976년 창단한 인의예술회 소속의 정규수(1대 품바)를 앞세워 1981년 일로읍 공회당에서 첫 공연을 가진 것이 시초다. 이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지는 등 전국에서 5000회 이상 공연되며 한국 연극사에 획을 그었다. 지금도 일로읍 전통시장 장날에서는 가끔 품바 공연이 펼쳐진다. 무안읍의 폐교에 만든 ‘무안전통생활문화테마파크’에 가면 옛 무안 일로읍 장터의 모습이 복원돼 있다. 여기저기 기워진 옷을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채 품바타령을 하는 각설이들의 어깨춤이 흥겹다. 골목길에서는 ‘달고나’ 뽑기를 하고, 구슬치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재현돼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목숨을 걸고 하던 아이들 놀이의 원형을 볼 수 있는 추억의 장소다. 일로읍을 거쳐 백련지로 가다 보면 길가에 김시라의 생가가 있다. 그는 2001년 ‘품바’ 2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다 5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생가 입구에는 그의 시 제목인 ‘오! 자네 왔능가’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그가 1966년에 쓴 이 시를 읽어보면 넉넉하고 구수한 목소리로 사람을 반기던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오∼! 자네왔능가?/이 무정(無情)한 사람아./그래/청풍(淸風)에 날려 왔나/현학(玄鶴)을 타고 왔나/자넨 묵(墨)이나 갈게/난 자우차(滋雨茶)나 끓임세.” 무안은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알려진 초의(艸衣)선사(1786∼1866)의 고향이기도 하다. 조선후기 불교계에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선승인 초의선사는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 당대의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으며 한국의 다도를 중흥시킨 인물이다. 무안군 삼향읍의 초의선사 탄생지에는 차 문화관, 차 역사관, 다정(茶亭) 등이 있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지순례하듯 이곳을 찾는다.○무안의 황톳길, 양파 그리고 낙지 무안의 도로를 달리다 보니 차창 밖으로 붉은빛을 띤 누르스름한 황톳길이 이어진다. 무안군은 해안선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황토로 이뤄져 있다. 황토는 칼륨, 철, 마그네슘, 게르마늄 등이 풍부한 비옥한 흙. 무안 황토 양파는 전국 양파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 대한민국 1위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황토밭에서 자란 고구마, 무안의 황토 갯벌에서 자란 뻘낙지도 유명하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는 무안의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갯벌전문과학관과 갯벌생태체험공원원, 황토찜질방이 있다. 전국 캠핑족들에게 인기 최고의 숙소이기도 하다. 야영장과 카라반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탁 트인 드넓은 갯벌 풍광 위로 해가 떠오른다. 인근의 도리포는 충남 서천의 마량포구와 마찬가지로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항구다. 칠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무안읍 무안군청 인근의 ‘낙지골목’에서는 낙지탕탕이, 낙지호롱, 기절낙지, 연포탕과 같은 다양한 낙지요리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요즘엔 가을 전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낙지와 전어도 맛있지만 곁들여 나오는 무안 양파의 살살 녹는 향긋한 맛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일로읍 전통장터에 있는 ‘장터털보식당’은 백반 맛집이다. 1인분(8000원)에 각종 나물과 젓갈, 고등어조림, 매운탕까지 20개의 반찬이 나온다. 글·사진 무안=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그리스 수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제우스 신전. 올림포스 신 중 최고의 신에게 바쳐진 신전인 만큼 규모 면에서 그리스 본토에서 가장 크다. 각 기둥 높이는 17m. 고대 올림픽 때는 경기 내내 제우스 신전에서 성화가 타올랐다. 지금은 원래 기둥 84개 중 15개만 세워져 있다. 제우스 신전은 아테나 여신을 기리는 파르테논 신전에 밀려 관광객들이 덜 찾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만큼은 압권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오늘 점심 시간을 이용해 택시를 타고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중박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이번 주말(26일)까지 마무리된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부랴부랴 갔다. 전시 작품 중에 중심은 뭐니뭐니 해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였다. 비가 개인 후 구름 속에서 드러나는 범바위, 치마바위, 기차바위, 수성동 계곡…. 지난 3년간 경복궁 역부근에서 매일 인왕산을 바라보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실로 감격스러운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림 구석에 겸재가 직접 쓴 글씨 ‘인왕제색(仁王霽色)’을 보다가 문득 ‘제색’은 무슨 뜻일까 생각했다. ‘제(霽)’자는 비나 눈이 그치고 날씨가 쾌청해진다는 뜻이다. 온종일 비가 내리고 모든 황사 먼지 다 씻어낸 다음날 산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다. 그림은 흑백이지만 비가 씻어낸 서울 하늘에 나무와 풀, 집들의 색이 제대로 살아나는 순간이다. 겸재가 대충 찍어놓은 점같은 모양들이 한두발 떨어져서 보니까, 하얀색 안개인 듯 구름인 듯 피어나면서 습기가 느껴진다. 그 자리에 관람객을 위한 의자도 갖다 놨다. 자리에 앉아서 보니 구름이 개여 바위가 뚜렷이 드러난 산 꼭대기의 풍경과 달리 옥인동 마을에는 아직 안개가 자욱하게 이리저리 흘러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이남 작가가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는 움직이는 동양화를 보는 듯 착시현상이 내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러고 보니 비가 그칠 ‘제(霽)’라는 글자는 담양 소쇄원에서 본 적이 있다. 담양에 있는 소쇄원은 선비들의 정원이다. 소쇄원에는 계곡 위에 광풍각(光風閣)이 있고, 그 뒤에 산 기슭 위에 제월당(霽月堂)이 있다. 제월당은 주인의 공간이고, 광풍각은 손님을 맞는 사랑채 역할을 한다. ‘광풍(光風)’은 빛광자를 쓴다. 미친 듯이 부는 바람인 광풍(狂風)과 달리 ‘맑은 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뜻한다. ‘비그칠 제’가 들어 있는 제월(霽月)은 ‘비가 그치고 나서 뜨는 맑은 달’이다. 비가 먼지를 다 씻어낸 다음에 뜨는 청명하게 맑은 달이다. ‘소쇄(瀟灑)’도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물 맑을 소’ ‘씻을 쇄’. 몸과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소쇄다. 육체 분 아니라 정신까지도 늘 맑고 깨끗하게 닦으며 살아가겠다고 하는 정원이 소쇄원인 셈이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30대 신혼부부 김모 씨는 최근 신혼집으로 서울에 있는 20년 된 아파트를 매매했다.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정보를 알아보던 중 한샘의 시공 사례를 보고 상담 신청을 했다. 연결된 한샘리하우스 매장에서 직원의 3차원(3D) 설계상담을 받았다. 김 씨의 사례에 따라 아파트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STEP 1] 리모델링의 시작은 온라인 정보 파악부터 신혼인 김 씨는 온라인 검색 도중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 홈페이지인 한샘닷컴에서 ‘집꾸밈사례’를 보게 됐다. 동일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그동안 계획했던 인테리어 스타일로 꾸며놓은 사례를 가상현실(VR)로 꼼꼼히 살펴본 후 상담 신청을 했다. 또한 공식 모바일 앱인 ‘한샘몰’ 앱에서는 내 아파트를 검색해 실제 한샘으로 리모델링한 내 이웃의 리모델링 설계 사례를 3D로 살펴볼 수 있다. 한샘이 운영하는 ‘집꾸밈사례’, ‘홈아이디어’의 장점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3D로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현관, 거실, 침실, 주방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다양한 리모델링 시공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드는 리모델링 스타일을 골라 상담하기 버튼을 누르면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 [STEP 2] 전문가와 함께 3D 일대일 리모델링 맞춤 상담 >> 한샘 ‘홈플래너 2.0’김 씨는 한샘리하우스 매장에 방문해서 리모델링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았다. 신혼집 도면을 눈앞에서 3D로 띄워 놓고 원하는 취향의 리모델링 스타일로 변화된 집의 모습을 직접 보니 더욱 믿음이 생겼다. 온라인으로 한샘의 리모델링 사례를 보고 연결 받은 한샘 매장에 방문하게 되면 한샘의 토털 홈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RD(Rehaus Designer)’에게 맞춤형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다. RD는 한샘의 3D 설계 프로그램인 ‘홈플래너2.0’을 이용해 한샘의 리모델링 패키지인 ‘스타일패키지(Style Package)’로 시공된 고객의 집의 모습을 3D로 구현해 제안한다. 사진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렌더링(Rendering)이 가능해 고객은 집 공사 전에 변화된 집의 모습을 미리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STEP 3] 50년 노하우의 완벽한 리모델링 전문 시공 계약 후 김 씨는 담당 RD 직원으로부터 약 2주간의 리모델링 공정표를 받았다. 철거부터 도배, 마루, 부엌, 욕실 등 다양한 시공 일정을 보며 RD 직원으로부터 진행사항을 확인받았다. 최종 시공 완료 후 만족스러운 시공 품질을 확인한 김 씨 부부는 신혼집에 입주해 행복한 신혼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철거, 설비 등의 기초 공사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까지 다양한 공정표가 일정에 맞게 수립되고 많은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최종적으로 리모델링 품질을 결정하는 데는 각 공정의 시공 역량이 중요하다. 한샘은 시공물류 전문 자회사인 ㈜한샘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우수 시공협력기사를 확보함은 물론이고 ‘한샘아카데미’를 설립해 시공 전문 인력을 직접 양성하고 있다. >> 한샘은 홈 인테리어 분야의 온라인 리빙플랫폼을 실현하기 위한 ‘온라인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선다. 9월 27일~10월 11일 △IT서비스기획 △IT콘텐츠제작 △IT개발·디자이너 분야의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자격 요건은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의 경력(상세 내용 모집공고 확인)이 있거나 관련 학과 졸업자면 된다. 이번에 채용하는 전문 인력은 내년 론칭을 목표로 준비 중인 통합 리빙플랫폼 구축과 운용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한샘의 통합 리빙플랫폼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홈 인테리어의 아이디어를 얻고, 고객과 인테리어 전문가를 직접 연결해 3D로 설계할 수 있는 ‘온라인 토털 홈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력사원 모집 세부 사항은 한샘 채용 홈페이지와 채용 포털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울릉도의 밤 해변에는 ‘어화(漁火)’ 꽃이 핀다. 오징어잡이 어선이 집어등을 밝힌 불이 밤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어화는 울릉팔경 중 하나다. 울릉도의 원시림 속에는 각종 약초가 있고, 해안 절벽에는 수령 2000년이 넘는 향나무 군락지가 있다. 특히 울릉도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특산품인 오징어를 건조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대나무 한 그루 없는 독도를 ‘죽도(竹島)’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반도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꽃과 나무로 가득한 울릉도 숲으로 떠나자. ● 쥐라기 공원으로의 여행울릉도는 섬이라기보다는 산이다. 바다도 깊지만 산도 깊다. ‘살아 있는 화석’ 같은 식물들이 많아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불린다. 인류보다 훨씬 먼저 생겨난 고사리가 대표적이다. 고사리는 고생대에 출현해 중생대 쥐라기에 공룡과 함께 번성했는데, 지금까지도 살아남았다. 울릉도 성인봉에서 KBS중계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고사리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원시림을 만났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풍경에 넋을 잃었다. 나무 위를 올라탄 덩굴 속에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 나뭇잎을 뜯고, 날쌘돌이 벨로시랩터가 눈빛을 반짝이며 숲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에는 식물 300여 종이 살고 있다. 그중 울릉도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종이 40여 종이다.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시호, 섬나무딸기, 섬단풍, 섬노루귀…. 울릉도 특산종에는 늘 ‘섬-’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대낮인데도 어두울 정도로 울창한 등산로.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빛나는 하얀빛을 따라 만나게 되는 꽃은 ‘섬바디’다. 그룹 퀸의 ‘Somebody to Love’가 연상되는 로맨틱한 이름이다. ‘섬말나리’는 주황색 꽃잎에 점박이 무늬가 패셔너블한 꽃이다. 조선말기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처음 정착했던 개척민들이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었다. 섬말나리가 많은 곳이라고 해서 ‘나리분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개척민들의 명(命·목숨)을 이어준 나물 중에는 ‘명이나물’도 있다. 나리분지의 식당에서 명이나물, 삼나물, 부지깽이나물 등 약초를 넣은 산채비빔밥에 호박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울릉도 나리분지에는 참나무 널빤지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이 있다. 울릉도 전통 민가의 특징은 ‘우데기’다. 겨울에 폭설이 3m까지 내리기 때문에 눈과 바람을 막기 위해 집 바깥쪽에 기둥을 세워 설치한 바깥벽이다. 부엌 화장실 장독대 등이 모두 우데기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부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다. ‘자가 격리’에 특화된 가옥 형태다. 요즘 도동이나 저동 항구, 통구미 마을에 지어진 현대식 집들도 콘크리트로 지어진 우데기(바깥벽)를 갖고 있다. ● 울릉도 대나무와 오징어성인봉 정상에서 살짝 뒷부분으로 내려가면 나리분지를 둘러싼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말잔등(967m), 미륵산(900m), 나리봉(813m)에 이어 바다 근처에서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은 ‘추산(錐山)’은 무척 인상적이다.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대나무 숲을 만났다. 대나무의 일종인 섬조릿대였다. 산비탈에 모노레일을 깔고 부지깽이 나물을 재배하는 ‘윗통구미 마을’에도 곳곳에 대나무 숲이 있었다. 한 가구(4명)가 살고 있는 죽도에도 섬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진다. 20년째 매년 울릉도를 답사해 온 조성호 씨(서울 중동고 지리교사)는 “울릉도의 대나무는 특산품인 오징어를 말릴 때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오전 4~5시. 어부들이 밤새 잡은 오징어가 항구에 도착하면 어판장에서 기다리던 아낙네들은 칼을 쥐고 오징어 배를 가른다. 내장을 꺼내고 씻은 오징어는 지름 1.5cm가량 되는 대나무에 차례차례 꽂힌다. 오징어 한 축(20마리)을 꿰어 바닷가 바람에 널어놓는다. 오징어의 머리 부분에는 몸체가 잘 펴지도록 ‘탱깃대’(8cm 길이의 대나무)를 또 끼운다. 대나무에는 ‘울릉도산’(등록 제467호)이란 표식이 있어 울릉도 오징어임을 증명한다. 울릉도 오징어는 맑은 해풍에 자연건조하기 때문에 육질이 두텁고, 씹을 수록 단맛이 돈다. 항구 주변 집 옥상에는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장이 있다. 3일 정도면 완전 건조되는데, 이틀만 건조시켜 판매하는 것은 ‘피데기’라고 한다. 피데기는 부드러운 식감에 더 비싸게 팔린다. 그러나 보존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전라도 어부가 해류를 타고 울릉도로울릉도는 현재 경북 울릉군에 속해 있지만 지명 중에는 전라도 방언이 많다. 독도에 있는 ‘보찰 바우’가 대표적이다. ‘보찰’은 바위에 붙어 있는 갑각류인 ‘거북손’을 칭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울릉도 주민들도 거북손을 보찰이라고 부른다. ‘독도’라는 명칭도 ‘독섬’(돌섬의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학계에서는 분석한다.울릉도 개척령이 반포(1882년)되기 이전부터 전라도 흥양지방(여수, 고흥반도)의 어부들이 매년 배를 짓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다. 여수 거문도에서 대한해협을 지나가는 구로시오 난류와 동해안을 타고 흐르는 동한해류를 타면 울릉도까지 손쉽게 도착한다고 한다. “여수 거문도 어부들이 추삼월 동남풍을 이용하여 돛을 달고 울릉도에 가서 나무를 벌채하여 ‘새 배’를 만들고 여름내 미역을 채집해 두었다가 가을철 하늬바람(북서풍)이 불면 목재와 해조류, 고기를 가득 싣고 하늬바람에 돛을 달고 남하하면서 지나온 포구에서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하면서 거문도로 귀향하였다.”(전경수 ‘울릉도 오딧세이’)섬을 비워놓는 ‘공도(空島)정책’을 펼쳤던 조선시대 정부는 주기적으로 수토관(搜討官)을 파견해 주민들을 체포해서 육지로 데리고 나왔다. 1882년 울릉도 검찰사로 파견된 이규원은 울릉도에 조선인이 140명이 있었다고 보고했는데, 그중 115명이 전라도 출신이었다. 배를 짓던 어부들이 북서풍이 불기를 기다렸던 곳은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待風坎·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다. 이곳에는 관광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으로 부서진 모노레일은 현재 운행이 금지돼 있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죽도(竹島·다케시마)’라고 부르지만 원래 일본의 옛 문헌에서는 ‘울릉도엔 대나무가 많다’라며 울릉도를 죽도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은 19세기 말부터 기업형 벌목회사를 만들어 울릉도의 나무들을 벌채해 갔고, 독도 주변에 살고 있던 물개 종류인 가지(또는 강치)를 싹쓸이해 멸종시켰다. 일본은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석포전망대에 군사기지를 세우기도 했다. ‘울릉도 오딧세이’ 저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인류학)는 “일본이 독도만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큰 오해다”라며 “독도 다음은 울릉도일 수 있다”고 썼다. ● 울릉도의 미식=울릉도에서 맛볼 수 있는 아침 해장국은 ‘오징어 내장탕’이 으뜸이다. 오징어의 내장 중에서 흰색 창만 골라서 넣고 호박잎과 무콩나물, 풋고추와 함께 맑게 끓인 탕국이 숙취를 시원하게 풀어내 준다. 선도가 중요한 오징어 내장탕은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꽁치물회는 냉동한 꽁치회에 빨간색 육수를 부어 먹는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채소와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깔끔하다. 독도새우는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등 3총사가 있다. 독도새우는 한 접시(20마리가량)에 12만~16만 원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일단 시키면 손바닥 길이만 한 크기에 놀라고, 먹어 보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으면 도동항에서 ‘독도새우 튀김’을 맛보는 것도 좋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울릉도의 밤 해변에는 ‘어화(漁火)’ 꽃이 핀다. 오징어 잡이 어선이 집어등을 밝힌 불이 밤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어화는 울릉팔경 중의 하나다. 울릉도의 원시림 속에는 각종 약초가 있고, 해안절벽에는 수령 2000년이 넘는 향나무 군락지가 있다. 특히 울릉도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특산품인 오징어를 건조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대나무 한 그루 없는 독도를 ‘죽도(竹島)’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반도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꽃과 나무로 가득한 울릉도 숲으로 떠나자. ● 쥐라기 공원으로의 여행울릉도는 섬이라기보다는 산이다. 바다도 깊지만, 산도 깊다. ‘살아 있는 화석’같은 식물들이 많아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 인류보다 훨씬 먼저 생겨난 고사리가 대표적이다. 고사리는 고생대에 출연해 중생대 쥐라기에 공룡과 함께 번성했는데, 지금까지도 살아남았다. 울릉도 성인봉에서 KBS중계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에 고사리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 원시림을 만났다. 영화 ‘쥐라기 공원’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풍경에 넋을 잃었다. 나무 위를 올라탄 덩굴 속에서 거대한 초식 공룡이 나뭇잎을 뜯고, 날쌘돌이 벨로시랩터가 눈빛을 반짝이며 숲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에는 식물 300여 종이 살고 있다. 그 중 울릉도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종이 40여 종이다.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시호, 섬나무딸기, 섬단풍, 섬노루귀…. 울릉도 특산종에는 늘 ‘섬-’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대낮인데도 어두울 정도로 울창한 등산로.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빛나는 하얀빛을 따라 만나게 되는 꽃은 ‘섬바디’다. 그룹 퀸의 ‘Somebody to Love’가 연상되는 로맨틱한 이름이다. ‘섬말나리’는 주황색 꽃잎에 점박이 무늬가 패셔너블한 꽃이다. 조선말기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 처음 정착했던 개척민들이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었다. 섬말나리가 많은 곳이라고 해서 ‘나리분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개척민들이 명(命·목숨)을 이어준 나물 중에는 ‘명이나물’도 있다. 나리분지의 식당에서 명이나물, 삼나물, 부지깽이나물 등 약초를 넣은 산채비빔밥에 호박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울릉도 나리분지에는 참나무 널빤지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이 있다. 울릉도 전통 민가의 특징은 ‘우데기’다. 겨울에 폭설이 3m까지 내리기 때문에 눈과 바람을 막기 위해 집 바깥쪽에 기둥을 세워 설치한 바깥벽이다. 부엌 화장실 장독대 등이 모두 우데기로 둘러싸여 있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부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다. ‘자가격리’에 특화된 가옥 형태다. ● 울릉도 대나무와 오징어성인봉 정상에서 살짝 뒷부분으로 내려가면 나리분지를 둘러싼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말잔등(967m), 미륵산(900m), 나리봉(813m)에 이어 바다 근처에서 송곳처럼 뾰족하게 솟은 ‘추산(錐山)’은 무척 인상적이다.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대나무 숲을 만났다. 대나무의 일종인 섬조릿대였다. 산비탈에 모노레일을 깔고 부지깽이 나물을 재배하는 ‘윗 통구미 마을’에도 곳곳에 대나무 숲이 있었다. 한 가구(4명)이 살고 있는 죽도에도 섬조릿대 군락지가 이어진다. 20년 째 매년 울릉도를 답사해 온 조성호 씨(서울 중동고 지리교사)는 “울릉도의 대나무는 특산품인 오징어를 말릴 때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새벽 4~5시. 어부들이 밤새 잡은 오징어가 항구에 도착하면, 어판장에서 기다리던 아낙네들은 칼을 쥐고 오징어 배를 가른다. 내장을 꺼내고 씻은 오징어는 지름 1.5cm 가량되는 대나무에 차례차례 꽂힌다. 오징어 한축(20마리)을 꿰어 바닷가 바람에 널어놓는다. 오징어의 머리 부분에는 몸체가 잘 펴지도록 ‘탱깃대’(8cm 길이의 대나무)를 또 끼운다. 대나무에는 ‘울릉도산(등록 제467호)’이란 표식이 있어 울릉도 오징어를 증명한다. ● 전라도 어부가 해류를 타고 울릉도로울릉도는 현재 경북 울릉군에 속해 있지만, 지명 중에는 전라도 방언이 많다. 독도에 있는 ‘보찰 바우’가 대표적이다. ‘보찰’은 바위에 붙어 있는 갑각류인 ‘거북손’을 칭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울릉도 주민들도 거북손을 보찰이라고 부른다. ‘독도’라는 명칭도 ‘독섬’(돌섬의 전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학계에서는 분석한다.울릉도 개척령이 반포(1882년)되기 이전부터 전라도 흥양지방(여수, 고흥반도)의 어부들이 매년 배를 짓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다. 여수 거문도에서 대한해협을 지나가는 쿠로시오난류와 동해안을 타고 흐르는 동한해류를 타면 울릉도까지 손쉽게 도착한다고 한다. “여수 거문도 어부들이 추삼월 동남풍을 이용하여 돛을 달고 울릉도에 가서 나무를 벌채하여 ‘새 배’를 만들고 여름내 미역을 채집해 두었다가 가을철 하늬바람(북서풍)이 불면 목재와 해조류, 고기를 가득싣고 하늬바람에 돛을 달고 남하하면서 지나온 포구에서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을 하면서 거문도로 귀향하였다.” (전경수 ‘울릉도 오딧세이’)섬을 비워놓는 ‘공도(空島)정책’을 펼쳤던 조선시대 정부는 주기적으로 수토관(搜討官)을 파견해 주민들을 체포해서 육지로 데리고 나왔다. 1882년 울릉도 검찰사로 파견된 이규원은 울릉도에 조선인이 140명이 있었다고 보고했는데, 그 중 115명이 전라도 출신이었다. 배를 짓던 어부들이 북서풍이 불기를 기다렸던 곳은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待風坎·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다. 이 곳에는 관광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으로 모노레일은 운행이 금지돼 있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죽도(竹島·다케시마)’라고 부르지만, 원래 일본의 옛 문헌에서는 ‘울릉도엔 대나무가 많다’라며 울릉도를 죽도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은 19세기 말부터 기업형 벌목회사를 만들어 울릉도의 나무들을 벌채해갔고, 독도 주변에 살고 있던 물개 종류인 가지(또는 강치) 싹쓸이해 멸종시켰다. 일본은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석포전망대에 군사기지를 세우기도 했다. ‘울릉도 오딧세이’ 저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인류학)는 “일본이 독도만 겨냥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큰 오해이다”며 “독도 다음은 울릉도일 수 있다”고 썼다. ●울릉도의 미식울릉도 맛볼 수 있는 아침 해장국은 ‘오징어 내장탕’이 으뜸이다. 오징어의 내장 중에서 흰색 창만 골라서 넣고, 호박잎과 무콩나물, 풋고추와 함께 맑게 끓인 탕국이 숙취를 시원하게 풀어내준다. 선도가 중요한 오징어 내장탕은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꽁치물회는 냉동한 꽁치회에 빨간색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야채와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깔끔하다. 독도새우는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등 3총사가 있다. 독도새우는 한 접시(20마리 가량)에 12~16만원 정도로 비싸다. 그러나 일단 시키면 손바닥 길이만한 크기에 놀라고, 먹어보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면 도동항에서 ‘독도새우 튀김’을 맛보는 것도 좋다. 사진·글 울릉도=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커피 전문기업 동서식품이 새로운 브랜드의 커피믹스 ‘맥심 슈프림골드’를 출시했다. ‘최고의’ ‘진한’이라는 의미를 담은 맥심 슈프림골드는 기존 커피믹스의 맛과 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진하고 풍부한 커피와 부드러운 달콤함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최근 소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풍부한 커피의 맛과 향 그리고 동시에 달콤하고 크리미한 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한 이번 신제품은 우유와 잘 어울리는 원두를 직접 선별하고 원두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로스팅 공법을 사용하여 기존 커피믹스 대비 커피 강도와 향미를 높인 깊은 커피의 맛을 구현했다. 또 우유를 넣은 라테 크림을 함유해 한층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서식품은 맥심 슈프림골드의 광고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발탁하고, 신규 TV 광고를 공개했다. 이번 TV 광고는 한 잔의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네 가지 특성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자 다크, 크리미, 스무드, 스위트라는 핵심적인 맛 속성에 집중했다. 또 ‘달콤한 화이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 ‘커피믹스를 즐겨먹지 않더라도 취향 저격을 당할 맛’이라는 제품의 자신감을 ‘당신의 취향 슈프림이 되다’라는 카피로 표현했다. 동서식품 김대철 마케팅 팀장은 “이번 신제품은 동서식품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커피믹스 브랜드의 제품으로,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커피 취향을 세심하게 분석해 반영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회사원 최모 씨(43)는 13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에 있는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을 찾았다. 지방에 있는 친정 부모님께 과일선물세트를 보내기 위해서다. 눈길을 끈 것은 포장 면에 붙어 있는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라는 초록색 마크(사진).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의미하는 이 마크 옆에는 해당 농산물의 생산 및 출하를 관리한 영농법인(조합)은 물론이고 생산자의 주소, 성명,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평소 친환경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최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대세인데 GAP 인증 농산물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고 말했다. GAP는 농산물의 생산·수확·관리 및 유통의 각 단계에서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토양·용수 등 재배 환경과 종자·비료 등 농업자재, 선별포장 과정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제도다. 충북 충주에서 ‘GAP 사과’를 생산하는 김모 씨(63)는 “GAP 인증을 받으려면 농약을 치는 횟수도 안전기준을 따라야 하는 등 재배·생산 과정 전반이 무척 까다롭고 엄격하다”고 말했다. GAP 인증 제도는 2003년 약용작물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된 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이주명)의 GAP 교육 및 홍보에 힘입어 GAP 인증 제도는 안전한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AP 인증 농가 수는 2006년 제도 도입 초기 3600여 농가에서 출발해 올해 8월 말 기준 11만5000여 농가로 증가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화가 김진희 개인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날아오르다’가 15~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 3층 G&J 전시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전통의 성긴 모시 천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려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나의 고립된 장르를 넘어 다양한 변주와 모색, 은밀한 소통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날아오르다’ 연작 속 여인들은 화장을 한다. 단순히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세상에 나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여인의 얼굴은 창백하다. 섬세하고 치밀하며, 서릿발 같은 찬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가는 윤곽으로 처리한 어깨선, 삼단처럼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릿결, 태아를 담고 있는 볼록한 배, 바람에 흩날리는 한복의 실루엣, 초점을 잃은 듯 몽환적 분위기가 드러나는 시선에서는 예의 관능이나 에로티시즘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강인함이 드러난다. 그림 속 다양한 오브제는 여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신한다. 화려한 하이힐은 남성의 전통적인 권위에 대한 부정이며, 새와 나비는 자유의지의 발현을 상징한다. 한국화에서 여백은 작가만의 주관적인 사유적 공간으로 통한다. 전통 한국화와 달리 김 작가의 작품 속 여백은 강렬한 채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생명을 잉태하는 혼돈(chaos)과 그 혼돈에서 탄생한 질서(cosmos)를 강렬한 채색에 담았다. 김진희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작품을 제작할 때 나의 관심은 늘 개인과 우주 사이의 관계”라며 “피고 지는 꽃의 순환성과 놀라운 생명력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물음을 탐구하고 여성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20분이면 닿는 ‘풍차 마을’ 잔서스한스. 그림엽서에 박힌 풍차가 동화 속 풍경처럼 다가온다. 잔서스한스에는 18세기까지 1000여 개 풍차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풍력으로 바닷물을 퍼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톱으로 목재를 다듬고, 기름을 짜고, 향신료와 곡식을 빻기도 했다. 이 마을에서는 네덜란드 전통 복장을 입고 치즈를 만들고, 나무토막을 깎아 나막신을 만드는 공방도 체험할 수 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