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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공약요? 6% 넘으면 전 넷째를, 주영훈은 셋째를 가지면 어떨까요? 김구라는 재혼하고. 아, 물론 (아내와) 합의가 필요하긴 합니다. 하하.”(배우 이한위) 채널A 인기 관찰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수요일 오후 9시 반)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2.0’ 시대를 맞이했다. 7월 첫 방영 이후부터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프로그램에 배우 이한위와 작곡가 주영훈 가족이 새롭게 합류한 것. 특히 입담 좋기로 유명한 이한위는 관찰예능 출연 자체가 데뷔 33년 만에 처음이다. 두 가족은 23일 저녁 방영한 첫 출연 회부터 리얼한 실생활을 여실히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같은 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두 사람은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이었다. 이한위는 “제가 너무 진실한 사람이라 (관찰예능에서) 많이 찾지 않더라”며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긴 해도 일반인의 평범한 삶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영훈도 “평소 ‘딸 바보’란 말을 많이 듣고 사는데 가사와 육아에 자신 있다”며 “억지스러운 사건보다는 자연스럽게 행복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두 출연자와 함께 참석한 ‘터줏대감’ 김구라 역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두 사람의 촬영 영상을 통해 아직 어린 자녀를 보며 ‘부럽다’ ‘언제 키우나’란 상반된 생각이 겹쳤다”고 했다. 이한위는 슬하에 경(8) 윤(6) 온(4) 등 세 남매를 두고 있다. 주영훈은 배우 이윤미와 결혼해 아라(6) 라엘(1) 등 두 딸이 있다. 김구라는 또 “예능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갈등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요즘은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이한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19세 연하 아내와의 유별난 금실(?)을 고민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애교가 많다. 집에서도 마주칠 때마다 스킨십을 한다. 하도 그러니까 아이들도 그러려니 할 정도다. 방송에선 쑥스러워서 최대한 자제했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반면 주영훈은 “너무 딸을 잘 돌봐서 남성 시청자에게 욕을 먹을까 봐 걱정”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방송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여러 가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빠본색’의 공효순 PD는 “여타 가족예능과 달리 이 시대의 아빠가 가장이자 남편, 아들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며 “갈수록 결혼연령이 높아지는 시대에 ‘늦깎이 아빠’인 두 출연자가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내면의 감정을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인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까. 아니면 ‘언더도그(underdog·상대적 약자)’의 반격이 시작될까. 지난주 16, 17일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이례적으로 3사 모두 신작을 동시에 선보였다. 물론 엄밀히 말해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워낙 하반기 화제작으로 주목받아온 터라 ‘같은 출발선’이라 부르긴 겸연쩍지만. 시청률도 예상대로였다. ‘푸른…’은 1, 2회 15∼16%(닐슨코리아)란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KBS2 ‘오 마이 금비’와 MBC ‘역도요정 김복주’는 3∼6%대에 머물렀다. 전지현 이민호란 한류배우에 ‘별에서 온 그대’를 히트시켰던 박지은 스타 작가가 포진한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제성도 ‘푸른…’이 크게 앞서 나갔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에 따르면 방영 전 사전조사(9∼15일)에서 점유율이 54.5%였다. ‘역도…’(28.5%)와 ‘오 마이…’(17.0%)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첫 회가 나간 뒤인 17∼21일 화제성 점유율은 더 일방적이다. ‘푸른…’이 64.8%로 올라가며 나머지는 더 떨어졌다. 시청률과 화제성 수치만 보면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춰보면 살짝 묘한 기류도 감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을 보면, ‘푸른…’은 ‘재미가 없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긍정적 평가도 ‘전지현 너무 예쁘다’와 같은 외모 칭찬이 주를 이뤘다. 한 드라마PD는 “판타지와 로맨스, 코믹 등이 다양하게 잘 섞이는 게 박지은표 드라마의 매력인데 ‘푸른…’은 각자 겉도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심청(전지현)이 ‘별에서…’ 천송이의 자기복제 수준에 머무른다면 시청자들도 냉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시청률 2위 ‘오 마이…’는 열광적이진 않아도 우호적 평가가 많다. ‘오 마이…’는 특히 금비(허정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솔직히 드라마는 문제 아빠와 ‘똑순이’ 딸의 가족애란 다소 뻔한 소재. 그러나 9세 소녀인 허정은이 야무진 연기로 극 초반을 이끌며 ‘하드캐리’하고 있다. 시청률도 소폭이긴 해도 1회(5.9%)보단 2회(6.5%)가 올라갔다. 시청률(3.3%)은 아쉽지만 ‘역도…’ 역시 누리꾼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체육대학을 다니는 여성 역도 선수란 이색적인 설정이 신선하단 평가. 2005년 마니아 팬이 많았던 MBC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이 떠오른다는 댓글도 많다. 특히 한때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모델 출신 이성경이 역도 선수 복주를 잘 소화하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원순우 대표는 “대부분 드라마는 3, 4회까지 보고 나면 대략 향후 흥행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며 “현재는 ‘푸른…’의 위세가 강력한 형국이지만 23, 24일 시청자 반응에 따라 독주일지 혼전일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박근혜, 앞으로 나와!” 배우 정우성의 시국을 풍자한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우성은 20일 서울 종로구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아수라’의 팬 단체 관람에 김성수 감독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즉흥 연기를 해달란 팬들의 요청에 갑작스레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소리쳤다. 영화 속에서 악덕시장 역을 맡은 황정민에게 “박성배, 앞으로 나와”라고 한 대사를 패러디한 것. 이 동영상은 여러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에선 시국과 관련한 연예인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가수 윤종신은 21일 SNS에 ‘오래 보기 민망한 영화, 상영관 잘못 들어가서 눈 귀 버린 영화. 재미없고 짜증나고. 악인들이 심판 받고 이 영화 빨리 끝냅시다’라며 현 상황을 비판했다. 배우 유아인과 이준은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속 시원하다’ ‘얼마나 답답하면 저럴까’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韓流)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중국 인터넷 매체 등에서 퍼지고 있다. 7월 12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뒤 나돌았던 것과 유사하지만 일부 내용이 추가돼 ‘한한령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제목까지 붙었다. 그 여파로 21일 한국 증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등 한류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하지만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금한령(禁韓令)이라는 것을 들은 바 없다”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인들은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명했고 유관 부문도 이미 이런 정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이바이인왕(第一白銀網) 등 인터넷 매체들은 이날 중국 지방정부의 위성TV는 물론이고 인터넷 동영상 포털방송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방송 등의 방영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류 연예인들이 중국 방송 등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고 한류 스타가 출연한 광고도 금지된다는 것이다. 위성방송에서 이미 판권을 주고 수입한 한류 스타 출연 프로그램들은 재편집해 삭제한 뒤 내보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이 같은 규제를 문서로 내려보내지 않고 관련자들을 직접 불러 구두로 지시하기 때문에 포착되기도 어렵고 문제 삼기도 어렵다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 내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보도 내용 중 ‘19일부터 한한령이 이미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優酷) 등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 연예 프로 등은 여전히 방영되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도 “사드 배치 용지가 확정되는 등 진전이 있어 중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중국 인터넷 매체 보도 내용이 상당수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한류금지령 여파로 한류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콘텐츠 제작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으며 중국인 소비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관련주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대표 종목인 에스엠이 8.16%,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6.9% 폭락하며 52주 신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쇼박스(―14.57%), 초록뱀(―8.03%), CJ CGV(―4.37%) 등도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이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건혁·정양환 기자}
★★★★★ 성급하다 타박하지 않는다면 먼저 별점부터 주련다. 이 만화는 별 다섯 개, ×× 돌침대다. 점수로 치자면 10점 만점에 9.9점. ‘대박 짱.’ 완전 끝내준다. 몇몇 작품이 눈에 밟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봤던 미국 그래픽노블 가운데 최고라고 꼽고 싶다. ‘페이블즈(Fables)’는 제목 그대로 우화나 동화를 다룬 만화. 피노키오, 미녀와 야수, 개구리왕자, 빨간 모자…. 떠올릴 수 있는 동화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곳이 어디? 바로 21세기 미국 뉴욕 한복판(혹은 인근 농장)이란다. 그러니까 책에서 보던 온갖 인물과 동물들이 ‘동화나라를 뛰쳐나와’ 현실에 산다는 발칙한 상상력이 이 작품의 중요 기반이 된다. 캐릭터 설정 또한 기가 막히다. ‘백마 탄 왕자(Prince Charming)’를 예로 들어보자. 곰곰이 생각해 보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깨운 것도, 연회장에서 유리 구두를 주운 이도 ‘차밍 왕자’였다. 만약 이 왕자가 동일 인물이라면? 즉, 백마 탄 왕자는 백설과 숲속 공주, 신데렐라와 차례로 세 번이나 결혼했다 이혼했단 얘기가 된다. 현실에서도 여전히 온갖 여성을 유혹하는 ‘매력(charming)’을 내뿜는 호색한이다. 또 다른 주요 캐릭터 ‘빅비’도 기존 인식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빅비는 ‘크고 나쁜 늑대(Big Bad Wolf)’의 줄임말. 맞다. 빨간 모자와 아기돼지, 이솝우화 등에 나왔던 그 늑대 말이다.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는 어떤 이유로 개과천선한 뒤 지금은 약자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심지어 백설 공주를 상사로 모신 채. 한데 이들은 도대체 왜 뉴욕에 살고 있는 걸까. 여기서 ‘동화나라를 뛰쳐나왔다’는 데 주목해 보자. 원래 당연하게도 이들은 동화 속에서 살았다. 그런데 수백 년 전 전쟁이 벌어지며 인간세계로 넘어온 것. 무서운 ‘마왕’의 폭정에 쫓겨 목숨을 부지하러 탈출했다. 허나 그들인들 왜 고향 땅이 그립지 않겠나. ‘뉴욕 임시정부’를 세우고 권토중래를 꿈꾼다. 어디서 본 듯한 ‘동화 독립군 vs 마왕 제국’이란 대결 구도가 펼쳐진다. 국내에선 아직 이 만화가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현지에선 2002년부터 13년이나 연재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만화의 아카데미상’ 아이스너상을 14번이나 받았을 정도. 빅비가 주인공인 게임 ‘더 울프 어멍 어스’도 출시됐고, 몇 년 전부턴 영화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국내에선 시공사에서 2012년 양장판 1권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 10권까지 나왔다. 백소용 만화부장은 “내년에 13권까지, 2018년 마지막 권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지만 ‘페이블즈’, 무지하게 재밌다. 동화가 책 밖으로 튀어나온 얘기를 읽는데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간 미국식 만화에 심드렁했던 독자라도 생각이 바뀔 만한. 다만 별별 사람이 다 있는 세상이라 0.1점은 뺐다. 게다가 이건 또 무슨 마법인지. 며칠 전 처음부터 다시 읽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꼭두각시를 앞세워 정권을 주무르는 배후세력. 권력을 잡으려 억지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 자신의 이상만 내세우며 다수의 행복을 짓밟는 정치인. 게다가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마녀까지. 이럴 수가. 페이블즈는 뉴욕이 아니라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던가. 어쩐지. 지금 이게 현실일 리가 없지. 그래, 이젠 제발. 얼른 너희 세상으로 꺼져버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남성 아이돌 그룹 ‘비투비(BTOB)’ 멤버 프니엘(본명 신동근·23)이 방송에서 심각한 탈모를 고백하며 삭발한 머리를 공개했다. 프니엘은 14일 방영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5년 전부터 탈모가 시작돼 머리카락이 70% 정도 빠졌다. 병원에서도 이젠 치료가 쉽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모자를 벗고 삭발한 모습도 공개했다. 프니엘은 또 “아이돌인지라 팬과 동료들 생각에 숨길 수밖에 없었다. 이제라도 말할 수 있어 후련하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출연한 비투비 멤버들은 “아이돌이 화려해 보이지만 외줄타기처럼 고독하고 외롭다. 프니엘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방송 이후 프니엘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특히 국정 농단 비선 실세 차은택 씨가 탈모인 걸 숨겼다가 검찰 출두 때 밝혀진 것과 비교하며 ‘용기 있다’는 칭찬이 나왔다. 많은 누리꾼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10대부터 탈모가 올까” “삭발해도 이렇게 잘생긴 건 반칙” 등의 댓글을 남겼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1한류를 쥐락펴락,차이나머니의 함정#.2'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 작품들은 사실 모두 기획 단계부터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한국 문화계에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졌다는 증거들인데요.#.3문화계 곳곳으로 파고든 중국 자본은'2016년 한류'를 쥐락펴락 하고 있습니다.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죠.#.4중국의 입김에 자유롭지 않은 자본구조아래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알려진 사실입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한 제작을 시작합니다.#.5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모두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죠.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그렇게 요구해도 방송사가 꿈쩍도 안 하더니, 중국의 수요가 있자마자 사전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한 방송국 PD #.6중국 취향이 아닌 작품들은 방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탄탄한 스토리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 작가 A 씨의 드라마도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가 없다는 이유로 최종 편성이 보류됐죠.#.7엔터테인먼트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중국 자본 투자 규모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져 있죠. #.8중국 자본의 유입은 전방위적입니다.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게임, 캐릭터 분야에까지손길을 뻗치고 있죠.그 결과 한류 배우나 가수들은 활동 무대 자체를 중국 쪽에 집중합니다.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이 잦은 반면 국내에선 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졌죠.#.9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 #.10중국이 한국 문화계에 투자를 늘리는 것을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투자가 늘어야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하지만 주객이 전도돼 한류를 이끄는 주최가 중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입니다.#.11"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한 연예기획사 이사원본: 정양환 기자·임희윤 기자·장선희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한국 연예산업의 미래는 대만일까, 영국일까. 최근 중국 자본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대중문화 전반에서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자본이 유입되는 모양새가 과거 대만의 사례와 매우 흡사하다는 측면에서 걱정이 크다. 대만은 2000년대 초반까지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대접받았다. 드라마 ‘판관 포청천’(1993년)이나 ‘꽃보다 남자’(2001년) 등 대형 히트작을 양산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자본이 몰려들며 상황은 변했다. 머니 게임에 휩쓸린 연예인들은 중국 활동에 매진했고, 드라마PD나 작가 등 제작 인력도 대거 유출됐다. 드라마 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도 중국계 기업에 인수됐고, 콘텐츠 판권도 넘어갔다. 결과는 암울했다. 대만의 드라마나 대중가요는 중국 취향에 맞춰지며 독특한 자기 색깔이 옅어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다. 결국 몇 년 뒤 노하우를 습득한 중국 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버렸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후 자생력을 잃은 대만 연예산업은 지금도 어렵다”며 “외부 대형 투자는 철저히 상업 논리로 접근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는 대만과 다르다는 시각도 많다. 영국의 경우 미국 할리우드 자본의 엄청난 공습이 있었지만 고유한 문화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 영국 영화나 드라마는 미국과 다양한 협업을 벌이면서도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따뜻하고 서민적인 로맨스 등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왔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큰 자양분이 됐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결국 글로벌 사회에서 해외자본 유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무조건 배척하기보단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선 스릴러물로 유명한 스타 작가 A 씨 드라마의 최종 편성이 결국 보류됐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부터 탄탄한 스토리로 입소문이 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초기부터 ‘중국 취향이 아니다’란 반응이 나오며 줄곧 난항을 겪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도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혀 왔다”고 말했다.2016년, 한류는 중국 자본이 지배하고 있다. 드라마와 가요 등에서 ‘큰손’으로 자리 매김한 중국 자본은 이제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단지 구매자로서의 파워가 아니다. 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 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진 상태였다. CJ E&M 등 대기업 자본력을 갖춘 곳을 빼면 실질적으로 모두 중국 자본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 국내 엔터사 대부분 중국 자본 영향 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아예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종영한 KBS2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모두 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했다. 2015년부터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 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해 시스템을 바꿔 버린 것이다. 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16일 첫 회를 방영하는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곧 선보일 예정인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도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다. 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한 것도 마찬가지다. 한 방송국 PD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그렇게 요구해도 방송사가 꿈쩍도 안 하더니, 중국의 수요가 있자마자 사전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허탈해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자본이 한국 연예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중국 우선 정책’이 일반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 가운데 15개 업체(65.2%)가 중국계 자본이 최대 혹은 주요 주주였다. 나머지 회사 가운데 4곳도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거나 합작을 하고 있다. 예외적인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소속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가 계약만료를 앞두고 중국계 자본을 유치해 독자 기획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는 올해 초 중국계 투자회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중국 측에 안겨줬다.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도 중국 자본이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본보가 접촉한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후 문화콘텐츠 수출은 다소 경색됐지만 중국 자본의 유입 속도는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 록 페스티벌에도 관심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의 투자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졌다. 이른바 ‘레드 머니’의 유입은 연예산업뿐만 아니라 게임과 캐릭터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한류 배우나 가수들은 활동 무대 자체가 중국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현지 활동 비중을 크게 높였다. 이들의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은 잦은 반면 국내에선 만나기 쉽지 않다. 한 예능프로 PD는 “요즘은 아이돌의 중국을 비롯한 외국 활동 스케줄에 맞춰 촬영 날짜를 잡는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나 드라마 제작사 투자 외에도 중국 자본은 광폭 행보를 보인다. 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고 했다. 한 연예기획사 이사는 “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정양환 ray@donga.com·임희윤·장선희기자 }
며칠 전, 오랜만에 걸려온 고교 동창의 전화. 다짜고짜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 울컥했다는 얘기를 꺼낸다. “와? 시국 때매 그라나. 아이면 트럼프 대통령 돼 갖꼬?” “아이다. 니 ‘삼국지’가 핸드폰게임 나온 지 알았나. 우리 밤 꼴딱 새던 거. 와, 지금 막 여포하고 관우가 일기토(一騎討·일대일 대결을 뜻하는 일본어 ‘잇키우치’에서 온 말)하다가….” 이런 미친 놈. 확 제수씨한테 일러바쳐 ‘레알’ 일기토 뛰게 해줄까 보다. 근데 알아 보니 모바일게임 ‘삼국지 조조전’이 진짜로 요새 인기 있다. 지난달 6일 출시돼 열흘 만에 구글 게임 매출 5위에 올랐단다. 흠, 이렇게 말하니 제품 광고도 아니고…. 1985년에 1편이 나왔으니 30년이 넘은 ‘노땅’ 게임인데 왜 이리 난리일까. 모바일게임을 선보인 넥슨에 전화를 걸어봤다. “아휴, 최근 게임업계도 ‘복고’가 완전 대셉니다. 어린 시절 게임을 즐겼던 30대 이상 중년 ‘아재’들이 추억의 게임에서 진한 ‘향수’를 느끼는 거죠. 유명 게임은 이름값이 있어서 새로운 유저들도 유입이 잘됩니다. 삼국지뿐만이 아니에요. 타사도 여러 복고게임을 선보여 반응이 좋습니다.”(이영호 넥슨 홍보부장) 실제로 그랬다. 요즘 화제인 ‘프린세스 메이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스톤에이지’ ‘퀴즈퀴즈’ 등은 다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PC게임으로 화제였던 타이틀들. 다음 달엔 한때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리니지’도 모바일게임으로 나온다고 하니…. 그야말로 복고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런 복고게임은 이용자의 나이대도 튄다. ‘삼국지 조조전’의 공식 카페 회원연령을 살펴보니 30대 이상이 59.4%나 된다. 40대 이상도 약 8%로 적지 않다.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김창현 홍보팀장은 “실제로 30대 이상이 60%를 넘어 ‘아재게임’이라고도 불린다”며 “여타 게임은 10, 20대가 70∼80%를 차지하는 양상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중년의 모바일게임 붐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직장과 가정생활로 바쁜 그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기란 용의치 않다. 허나 항상 붙들고 있는 휴대전화로라면 출퇴근시간 등에 잠깐잠깐 즐기기 좋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중년 이용자들은 경제력이 뒷받침돼 유료 아이템 구매도 많은 VIP”라며 “개발사들이 ‘복고게임’의 조작법을 크게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이유도 ‘익숙함’이 이런 게임의 핵심 전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니 딱히 둘 훈수는 없다. 다만 묘한 이질감이 잘금잘금 밀려온다.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골방에 처박혀서 밤새던 게 뭐 좋다꼬. 별 기 다 추억이다.” “과거라꼬 포장하는 거 같재? 그기 아이다. 그땐 어깨 위에 돌땡이가 없었자나. 그 시간이 그리분 기다, 지금도…. 지나고 나믄 ‘그땐 그랬지’ 하고 떠올리지 않겄나.” 그럴까. 또 다른 세월이 흐르면 웃으며 돌아볼까. 글쎄…. 21세기, 찌질한 아재끼리 소주나 한잔해야겠다. 간만에 오돌뼈(오도독뼈) 안주에. 뭐라도 씹어야 할 테니.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마법 같은 선곡 쇼가 온다.’ 10일 오후 11시 드디어 채널A의 새로운 음악 예능 ‘싱데렐라’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노래의 향연에 ‘하태핫태’한 재미를 싣고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보내 준 고민을 들어 본 뒤, 사연에 어울리는 노래를 앙케트로 뽑아 출연진이 얘기를 나누며 직접 맞혀 보는 콘셉트. 첫 회에선 11개월째 다가올 듯 다가오지 않고 ‘썸 타는’ 남성 때문에 고민하는 37세 직장인 여성의 사연이 소개된다. 이를 바탕으로 30∼49세 싱글 여성들이 뽑은 ‘애태우는 남자를 확 사로잡을 노래’ 베스트 1∼5위를 출연진이 찾아내 직접 불러 준다. 음악과 재미가 어우러지는 예능인 만큼 MC들도 딱 맞춤한 최강 멤버들로 꾸려졌다. 최근 기가 막히는 호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수근과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또 한번 뜨거운 ‘케미’를 자랑한다. 여기에 배우이면서 가수로도 활동 중인 강성연이 안방마님으로 중심을 잡는다. 세 MC는 개그감도 출중하지만, 노래와 춤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실력으로 한 순간도 심심할 틈이 없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MC들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수근은 “출연진이 녹화가 끝난 뒤에도 집에 가고 싶어 하지 않을 정도로 촬영장이 흥겨웠다. 채널A의 대표적 장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철은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고 장난치며 함께 논 기분이었다. 시청자들도 분명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진이 ‘재발견’이라며 놀라워한 강성연은 “둘째를 출산한 뒤 심신이 지쳐 있었는데 이런 ‘선물’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 너무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패널도 화려하다. 음악예능에서 ‘0순위’로 섭외하길 바라는 가수 문희준과 김태우가 탁월한 가창력과 말솜씨를 멋들어지게 선보인다. 여기에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배우 최성국과 ‘싱데렐라의 브레인’ 한석준 전 아나운서도 뜨거운 존재감을 뽐낸다. 문희준은 “따뜻한 위로를 주는 친구 같은 예능”, 김태우는 “너무 신나게 찍어 지루한 줄 몰랐다”라고 녹화 후기를 전했다. 실제 첫 회였는데도 녹화 분위기는 활기찼다. 가수 채연과 배우 선우선이 게스트로 나선 이날 MC와 패널, 게스트가 실제로 친한 동료들이 노래방에서 함께 즐기는 기운이 넘쳐 났다. 김진 PD는 “싱데렐라는 노래를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이들이 모여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게 모토”라며 “고정 멤버 7명이 모두 ‘흥 부자’들인 데다 ‘합’도 좋고 배려도 넘쳐 제작진으로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평했다. ‘싱데렐라’는 마지막까지 눈길을 뗄 수 없다.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1∼5위를 다 맞힌 뒤엔 선정곡 가운데 하나를 2016년 버전으로 세련되게 편집해 들려준다. 첫 방송에선 ‘god의 영원한 메인 보컬’ 김태우가 감미로운 음색으로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다. 새로운 콘셉트의 음악 예능 ‘싱데렐라’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예상했겠지만 우리 외계요원들은 가공할 첨단기계가 많다. 물론 1급 기밀인지라 세세한 정보는 태블릿PC에 숨겨뒀다. 헌데 에이전트2(정양환)는 최근 인터넷을 보다 깜짝 놀랐다. “아니, 스카우터? 우리 장비랑 똑같잖아.” 만화 ‘드래곤볼’의 전투력 측정기라는데 이름마저 같다. 다만 ‘감정’을 재는 장비란 점만 다를 뿐. 저번에 에이전트41(김배중)이 곰탕집에서 태블릿PC를 잃어버렸다더니…, 설마? 그러던 며칠 전. 에이전트7(임희윤)은 간만에 스카우터를 썼다 기겁을 했다. 바깥에 지나가는 이들이 온통 시꺼멓게 보이는 게 아닌가. 이는 최악의 감정상태를 겪고 있다는 얘기.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의 남궁기 교수도 “현재 한국사회는 부정적 감정의 ‘공명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지구의 나쁜 기운은 우주에도 영향을 미칠 터. 요원들은 이런 울화통 터지는 마음을 풀어줄 ‘오방낭’은 없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 폭풍의 언덕에서 울분을 쏟아내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김광석의 ‘맑고 향기롭게’와 밥 말리의 ‘Get up, Stand up’을 들어보길 권했다. ‘맑고…’는 김광석 특유의 잔잔한 위로가 물씬한 곡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가자는 메시지가 깊다. ‘Get up…’은 어려운 난관을 싸우고 헤쳐 나가자는 상징적 의미가 큰 곡. 레게 리듬이 지닌 여유로움도 현 시점에선 요긴하다. “아이돌 음악 중엔 트와이스의 ‘포니테일’이 좋겠네요. 살짝 주술적 느낌이 있는데 복잡한 거 잊고 달려보자 외칩니다. 말이 등장해서 고른 건 아니에요. f(x)의 ‘Red Light’는 적색 등이 켜진 상황을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세월호를 다룬 노래로도 유명하죠.”(아이돌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 청아한 음색이 귀를 사로잡는 케이트 부시의 ‘Wuthering Heights’(이경준 평론가), 요즘 시국이 연상되는 도너번의 ‘Season of the Witch’(김경진 평론가)도 추천 대상에 올랐다. ‘Wuthering…’은 에밀리 브론테 소설 ‘폭풍의 언덕’ 원제이기도 하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영화 ‘그녀’(2014년)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년)를 권했다. 김 평론가는 “인공지능이긴 해도 ‘그녀’처럼 마음을 나누는 이가 있다면 화도 좀 가라앉을 것”이라며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그림 같은 영화 ‘바닷마을…’도 좋다”고 말했다. 속고 속이는 참혹한 세상을 직시하고 싶다면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2015년)와 ‘헝거 게임’ 시리즈가 괜찮은 선택. 가짜 무당이 등장하는 ‘배뱅이굿’도 시의적절하다. 윤중강 국악평론가는 “얄팍한 지식으로 신통력을 지닌 척 행세하는 박수무당이 사람들을 속이고 재물을 챙긴다는 내용”이라며 “이은관 명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고 평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페리클레스’를 추천했다.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주인공 페리클레스의 방랑과 시련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5일 선보일 ‘미스 줄리’(국립극단)도 기대할 만하다. 김 감독은 “북유럽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극본으로 백작의 딸과 하인의 관계를 통해 계급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잔혹동화”라고 설명했다.○ 지금 피해야 할 색깔은 ‘빨강’ 집안 장식에 변화를 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테리어회사 ‘키데아파트너스’의 박경호 차장은 채도가 낮은 녹색 계열의 가구나 소품을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으로 꼽았다. 요즘 계절에 좋은 울펠트 소재도 따뜻한 기운을 전해준다. 피해야 할 색깔은 심신을 어지럽히는 레드 계열. 박 차장은 “모 정당 색깔이라 고른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뻔하지만 음식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특히 따뜻한 녹차나 국화차 등은 열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다. 서구에선 ‘아몬드가 들어간 다크초콜릿’도 열받았을 때 좋은 음식으로 꼽는다. 아몬드는 우울증에 효과가 있고, 초콜릿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 태국 방콕에 있는 ‘요가 엘레멘츠’의 송하연 강사는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에 휴식을 주는 ‘견상 자세’와 ‘아기 자세’ ‘누운 나비 자세’를 권유했다. 누운 나비 자세는 뻐근한 어깨와 골반을 열어줘 여성 생리통 완화에도 좋다. 송 강사는 “견상 자세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고, 아기 자세는 깊고 편안한 호흡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화병(火病)이 날 땐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여러 방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명확하게 화를 내야 할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야 근원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다음 회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임희윤 기자}
다음 달 1일 개국 5주년을 맞는 채널A가 기념 슬로건 ‘하이파이브(Hi-Five)’와 관련 로고를 공개했다. 채널A는 8일 “2011년 12월 1일 첫선을 보인 채널A가 개국 5주년을 맞아 채널A를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함께 행복을 나누며 축하하자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이파이브’는 기쁨과 반가움을 표현하면서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나누는 인사. 채널A는 여기에 친근함과 소통, 응원과 격려의 의미를 담아 재해석했다. 하이파이브 관련 행사와 캠페인도 선보인다. 이달 말부터 서울 청계광장과 동아미디어광장 등에서 ‘청춘과 하이파이브’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동아미디어센터 인근에 ‘하이파이브 북 카페’를 만들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분위기가 심상찮다. 시국 얘기가 아니다.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안투라지’ 말이다. 영화 드라마 관계자들이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폭망’ ‘노잼’ 반응이 쏟아진다. 이런 열기(?)가 반영된 탓일까. 1회 시청률은 2.8%(TNMS 기준)로 나쁘지 않았으나 2회는 1.5%로 주저앉았다. 굳이 찾자면 ‘최측근’ 정도로 해석되는 ‘안투라지(Entourage)’는 배우 영빈(서강준)과 언제나 뭉쳐 다니는 친구들인 매니저 호진(박정민), 사촌형 준(이광수), 백수 거북(이동휘)의 이야기. 진한 우정의 네 남성이 시끌벅적한 한국 연예계에서 겪는 생기 넘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여기에 영빈과 준의 기획사 대표인 김은갑 역으로 조진웅까지 출연해 요즘 핫한 배우의 ‘종합선물세트’를 꾸렸다. 그러나 올여름부터 홍보에 열을 올렸던 ‘포장’이 과했던 걸까. 시청자들로부터 ‘질소과자’란 푸념이 빗발친다. 특히 2004∼2011년 시즌8까지 선보였던 미국 HBO의 원작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럽단 반응이 많다. 당시 미 ‘안투라지’는 흥행 성적도 좋았지만, 방영 내내 에미상 작품상 후보에 3번이나 오를 정도로 평단 반응이 뜨거웠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긴 했다. 원래 원작은 할리우드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질펀한 욕설과 성적 농담이 끊이지 않았다. 허나 15세 이상 관람으로 수위를 낮춘 한국 ‘안투라지’는 당연히 이런 코드를 ‘거세’당했다. 간혹 선정적 장면과 대사를 선보이긴 하나 오히려 ‘어른 흉내 내는 어린애’ 같은 어색함만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짜임새다. 화려한 연예계를 보여주려 속도감 있는 컷과 음악을 쓰는 건 충분히 수긍할 만한 전략. 근데 마구 남발해 몰입을 방해한다. 게다가 ‘시트콤’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면 대사라도 쫀득해야 될 텐데 이도 어영부영. 특히 조진웅이나 이동휘는 대사 맛 살리는 데 특출 난 배우들인데 이마저 둥둥 떠다닌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대목은 ‘화제성’은 선방하고 있단 점이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의 화제성 조사에서 이 드라마의 화제성 포인트는 508.2로 전체 17위. 같은 시간대 강자인 금요일 MBC ‘나 혼자 산다’(337.6)나 토요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139.9)보다 훨씬 높다. 이들의 지난 회 시청률은 각각 5.8%, 7.1%. 이런 화제성이 앞으로 얼마나 시청률에 반영될지는 미지수겠지만. ★★(★5개 만점)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한국 웹툰 시장은 조만간 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웹툰은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웹툰의 1차 시장 규모만 봐도 2013년 1500억 원에서 2년 만인 지난해 약 2배 수준인 295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웹툰을 활용한 2차 수익 창출도 수직 상승했다. 캐릭터 용품 및 라이선스 사업 등을 포함한 2015년 웹툰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4200억 원. 연구소 관계자는 “부가가치 산업이 원활하게 이어진다면 2018년 전체 규모는 880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0년을 전후로 1조 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단 예측이다. 시장이 커지자 창작자 수입도 엄청나게 늘었다. 최근 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작가 수익 규모 추정’을 살펴보면, 상위권 만화가 250여 명의 평균 1년 수익은 9300만 원에 이른다. 한 포털 사이트 관계자는 “한 초특급 작가는 한 달 최고 매출이 9억2000만 원이 나온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 수출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2013년 일본에 진출한 NHN이 만든 ‘코미코’는 현지 웹툰 플랫폼 1위에 올랐다. 2015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라인 웹툰’은 최근 월 방문자 4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도 최근 한국 웹툰 60편이 수출됐으며, 9월엔 코미코가 만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만화 최강국’ 일본을 비롯한 미국, 그리고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시장의 움직임이다. 세계 만화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일본은 최근 국내와 유사한 웹툰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은 디지털 만화 비율이 아직은 10.3% 정도지만, 마블과 DC코믹스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콘텐츠 산업이 2013년 기준 53억 달러(약 6조818억 원) 규모로 커지며 세계 웹툰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웹툰 관계자는 “국내 웹툰 시장의 자생력을 더 탄탄하게 키우고 해외 플랫폼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웹툰의 전성시대.’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이 문을 연 지 10여 년. 웹툰은 2007년 첫 원작 드라마 ‘키드갱’(OCN) 이래 수많은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며 한국 문화콘텐츠의 가장 강력한 허브의 하나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웹툰 방문자 수가 월평균 10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우리네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어떤 웹툰을 즐겨 볼까. 동아일보가 조사업체 ‘엠브레인’과 최근 시민 1050명에게 모바일 설문을 벌인 결과, 현재 연재 중인 작품은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1위(22.2%)에 올랐다. 대표적 개그만화인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21.0%)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완결 작품은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18.7%)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 남성은 ‘코믹’ ‘판타지’, 여성은 ‘로맨스’ ‘일상’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미생’이 연재작 전체 1위에 올랐지만, 남녀 선택은 다소 엇갈렸다. 여성은 ‘미생’(21.9%) ‘마음의 소리’(19.2%) 순이었지만 남성 표는 근소하게 ‘마음의 소리’(22.9%)가 ‘미생’(22.5%)을 앞섰다. 3, 4위는 남성 팬이 월등히 많은 판타지 ‘신의 탑’(SIU)과 ‘노블레스’(손제호, 이광수)가 차지했으며, 여성의 절대적 지지(여성 10.1%, 남성 1.8%)가 눈에 띄는 로맨스만화 ‘좋아하면 울리는’(천계영)이 5위에 올랐다. 6∼10위도 남녀 취향이 확실했다. 6위 ‘생활의 참견’(김양수)과 8위 ‘어쿠스틱 라이프’(난다), 9위 ‘오무라이스 잼잼’(조경규)은 여성들의 선택이 몰렸던 작품. 반면 7위 ‘가우스전자’(곽백수)나 10위 ‘덴마’(양영순)는 남성 팬이 많았다. 좋아하는 장르를 묻는 문항에서 여성은 ‘로맨스’(28.8%)와 ‘일상’(23.6%)을 가장 많이 꼽았고, 남성은 ‘코믹·개그’(29.1%)와 ‘판타지’(17.2%)를 선호한 경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완성작에선 연령별 선호도가 눈에 띄었다. 죽음 이후의 삶을 감동적으로 담은 전체 1위 ‘신과 함께’는 10대(21.2%)와 20대(28.3%)의 지지가 컸다. 평범한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전체 2위 ‘순정만화’(강풀)는 30∼50대 이상에서 1위였다. 2000년대 초반 작품인지라 10대에서는 7위(3.4%)로 순위가 낮았다. 북한 특수부대를 소재로 다룬 ‘은밀하게 위대하게’(최종훈)와 고교생의 패션 도전기를 소재로 삼은 ‘패션왕’(기안84)이 각각 3, 4위에 오른 가운데, 5위를 차지한 ‘역전! 야매요리’의 연령별 편차가 컸다. 다른 세대는 하위권이었으나 10대에선 ‘신과 함께’와 함께 공동 1위였다. 6위 ‘이끼’(윤태호)와 8위 ‘송곳’(4.6%)은 30대 이상 지지가 높았고, 7위 ‘삼봉이발소’(하일권)와 9위 ‘다이어터’(네온비, 캐러멀), 10위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김규삼)는 10대와 20대가 선호했다.○ “무료 콘텐츠 많지만 소재나 주제 폭이 좁아” 이렇게 웹툰을 즐기는 이유는 뭘까. 싱겁게도 ‘무료 콘텐츠가 많아서’(30.4%)가 1위를 차지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출판만화가 ‘멸종’한 이유도 웹툰의 파상적인 무료 공세 탓이 컸다”며 “공짜로 볼 만화가 널렸는데 누가 책을 사 보겠냐”고 설명했다. ‘소재가 다양해서’(25.0%), ‘우리 정서에 잘 맞아서’(2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응답자들은 ‘소재나 주제의 폭이 좁다’(33.0%)를 한국 웹툰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장점 2위였던 목록이 단점 1위로 선택되는 모순이 벌어진 셈이다. 연령별로 주의 깊게 살펴보면, “소재가 다양하다”는 의견은 세대가 높아질수록 많았고, “소재가 한정됐다”는 의견은 10, 20대가 더 많았다. 현재 연재하고 있는 웹툰을 장르별로 분석해 보면 확실히 ‘편식 현상’이 드러난다. 동아일보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웹툰 367편을 살펴본 결과, ‘판타지’(28.9%)와 ‘개그’(15.0%), ‘로맨스’(13.1%) 세 장르가 반 이상을 차지했다. ‘스릴러’(10.0%)와 ‘일상’(9.0%)까지 포함하면 5개 장르가 76%였다. 김숙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최근 중장년층도 웹툰을 즐기면서 저변이 확대됐지만 아직 작품 소재는 편중된 경향이 크다”며 “특히 최근엔 치열한 경쟁 탓에 선정성, 폭력성이 강한 작품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이지훈 기자}
최근 시즌15를 론칭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가 최순실 게이트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31일 첫 방송에서 제주도에서 사기를 당한 주인공 영애(김현숙)가 우연히 승마장에서 사기꾼을 발견한 뒤 말을 타고 추적하는 내용을 방영했다. 이 과정에서 자막으로 “영애 씨,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 같은 자막을 내보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 관련 논란을 패러디한 것이다. MBC 예능 ‘무한도전’과 드라마 ‘옥중화’도 풍자에 나섰다. ‘무한도전’은 지난달 30일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출발” “상공을 수놓은 오방색 풍선” 등의 자막으로, 같은 날 ‘옥중화’는 무당이 오방낭을 건네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도울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넣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엇비슷한 자막으로 동참했다. 누리꾼들은 “속 시원하다”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 대체로 많았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까지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데 (이번 사태가) 어이없게 마무리되면 절대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최순실 게이트 용어사전 총정리#최순실 사태로 검색어 순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과거 연예인 관련 단어가 대부분이었지만듣지도 보지도 못한 단어들이 가득합니다.세상을 뒤흔드는 최순실 연관 검색어를 모아봤습니다.#라스푸틴.-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1869¤1916).제정 러시아의 요승(妖僧)입니다.니콜라이 2세와 황후의 총애를 얻어 전횡을 일삼다로마노프 왕조의 멸망을 부추겼죠.그가 없었다면 소련은 탄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최근 뉴욕타임즈가 최순실을 라스푸틴에 비유했죠.#.신돈-고려 공민왕 시대의 요승(?¤1371).부인 노국대장공주의 죽음으로 슬퍼하던 공민왕을위로하며 권력을 얻어 초기에는 개혁 정책을 추진합니다.하지만 곧 사치, 향락, 부정부패에 빠져고려 왕조의 멸망을 촉진시켰죠.라스푸틴처럼 여성 편력에 관한 수많은 야화가 있습니다.#.신권정치(神權政治)신정정치(神政政治)라고도 합니다.지배자가 "나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절대적인 것"이라며 국민의 절대적 복종을 요구하죠.지배자는 종교 지도자나 주술사의 도움으로신탁의 증거를 얻은 뒤 국가를 통치합니다.#.샤머니즘"무당이 정권을 장악하는 사회가 제정일치 사회인데요.청동기 단군왕검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즉 지금으로부터 반만 년 전 이야기죠"- 최태성 EBS 한국사 강사#.하야(下野)'들판으로 내려가다'라는 뜻.들판은 민초(民草)들이 사는 땅을 의미하죠.권력자가 관직 및 정계에서 물러날 때 주로 씁니다.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가 속속 번지고 있죠.#.순시리(순 Siri)최순실 + 애플 Siri최 씨의 이름 '순실'과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시리(Siri)'와 발음이 비슷해 탄생한 합성어.애플 사용자가 시리를 이용하듯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모두최 씨에게 물어본다는 조롱이 담겼죠.#.순데렐라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10월 31일 최 씨가 검찰에 출두하다 신발 한 짝이벗겨져서 생긴 '순실+신데렐라'의 합성어입니다.해당 신발이 프라다 제품이어서'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는 말도 나왔죠.#5000년 전 등장했던 신권정치가왜 21세기 한국에서 현실이 되었을까요.라스푸틴도 신돈도 한때는 민중을 위했다는데최순실 일가는 왜 비리와 탐욕으로만 일관할까요.억장이 무너지는 국민들의 마음이 언제쯤 치유될까요.원본: 정양환 기자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이고은 인턴}
찾질 못하겠다. 이럴 땐 뭐라고 해야 맞는 건지. 자꾸 멍해진다. 세월호 땐 가슴이 찢어지더니 이번엔 뇌가 찢어진다. 젠장. 인터넷 검색어도 난리 났다. 연예인 동정 가득했던 순위가 묵직한 혹은 당연한 말로 채워졌다. 휴대전화나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한숨이 포털사이트를 뿌옇게 뒤덮었다. 그래, 어차피 선배들이 써보라 해서 ‘억지로 쓰는’ 글. 이번엔 요즘 세상을 도배한 검색어들을 뒤져봤다.청동기 시대 신권정치는 무당정치하야는 민초의 삶으로 내려가는 것 ①라스푸틴=풀네임은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1869∼1916). 제정러시아 시대 ‘희대의 요승(妖僧)’이라 불린다. 최후의 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의 총애를 얻어 온갖 전횡을 일삼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고려 공민왕 때 신돈(?∼1371)도 함께 거론되곤 한다. 두 인물의 생애는 워낙 회자되니 길게 다룰 필요는 없겠다. 전설이나 괴담 같은 얘기도 접어 두자. 다만 한 역사학자는 “요즘 자주 비교되는 인물과는 급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물론 ‘나라를 망쳤다’는 공통점이 있죠. 하지만 신돈은 권문세족에 대항해 민생정치를 펴려던 인물입니다. 백성은 ‘문수보살의 재림’이라고 했어요. 라스푸틴도 악마로만 조명되지만, 초창기엔 고된 수행을 치르며 성자라 지지받았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권력에 관여한 인물들이에요.” ②신권정치(神權政治)=최근 누리꾼들은 26일 KBS ‘역사저널 그날’의 패널로 잘 알려진 최태성 교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글에 주목했다. 전문을 소개한다. “신석기 시대부터 등장한 샤머니즘은 초자연적 존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무당 중심의 종교입니다. 이 무당이 정치권력마저 장악하는 사회를 제정일치사회라고 합니다. 청동기 단군왕검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반만 년 전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해 영화 ‘300’(2006년)에서 “나는 관대하다”고 되뇌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제도란 얘기다. 굳이 찾자면, 16세기 칼뱅주의나 미국 식민 초기 일부 지역에 비슷한 통치 형태가 존재하긴 했다고 한다. 하나 더. 많은 누리꾼은 ‘청동검이라도 사야 하나’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청동은 인류 최초의 합금으로 매우 귀했다. ‘말을 타고 다니며 권세를 부리던’ 소수나 청동검을 가질 수 있었다. ③하야(下野)=직역하면 ‘들판으로 내려가다’. 한 한문학자는 “여기서 야(野), 들판은 민초(民草)들이 사는 땅을 뜻한다”며 “관련어로는 야인(野人), 야생(野生)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들판에서의 삶이라. ‘생물 다양성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저서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사이언스북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 본성은 자기 파괴적인가? 환경 정복과 자기 증식의 욕구는 도저히 멈출 수 없을 만큼 우리의 유전자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일까? 나의 대답은 단호하다. 인간은 자멸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 요컨대, 의지가 있기에 희망이 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간에 인류의 대부분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무서운 사실은 여전히 남는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누가 고삼차를 마셨는지 맞혀 야외 취침을 결정한다. 멤버 가운데 숨은 좀비는 비밀리에 미션을 수행한다. 2명씩 짝 지어 먼저 단계별 게임을 통과한 팀이 우승한다. MBC ‘무한도전’ 말인가. 아니면 KBS2 ‘1박2일’이나 SBS ‘런닝맨’? 모두 아니다. 요즘 10대 이하 청소년, 특히 초등학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투니버스 ‘막이래쇼7’ 얘기다. ‘어린이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한 이 프로그램이 최근 7∼12세 시청률 평균 4.8%(최고 5.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1년 5월 시작한 ‘막이래쇼’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어린이들에게 본격 밖에서 놀기를 제안한다”는 취지의 어린이 눈높이 맞춤 예능. 지금은 나름 스타가 된 가수 MC그리(김동현)와 신동우(EBS ‘톡! 톡! 보니하니’ MC), 배우 김유정이 출연하던 초창기엔 스튜디오 중심으로 제작됐다가 현재는 야외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 여러 가지 모험과 놀이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초등학생 대상 시청률 약 5%가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하니(이수민) 신드롬’을 일으켰던 최고 인기 어린이 예능 ‘톡! 톡! 보니하니’와 비교해 보면 그렇지 않다. EBS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과열 경쟁을 우려해 시청률을 공개하지 않는데, 보니하니는 초등학생 대상 시청률이 7% 안팎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 시청 ‘황금시간대’인 오후 6시에 편성돼 있다. 반면 ‘막이래쇼7’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내보낸다. 지상파와 종편의 메인뉴스와 일일연속극 틈을 비집고 들어가 올린 수치다. 특히 ‘막이래쇼7’은 최근 모두가 중학생인 출연진 6명(김혜인 손상연 이자인 임형찬 정택현 최하호)의 합이 잘 맞아 들어가며 더 재미가 커졌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이 집계하는 화제성 추이를 보면 이런 점이 더 확실히 드러난다. ‘막이래쇼’는 19, 20회의 화제성 지수가 이전보다 3배가량 높아졌다. 관심 포인트를 살펴봐도 출연진 6명 모두가 0.3∼0.7점으로 고른 점수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막이래쇼7’은 조만간 최강자 보니하니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까. 아직은 쉽지 않다. 보니하니는 시청률만 봐선 잘 드러나지 않는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관심 포인트만 봐도 같은 기간 보니(신동우)는 4.5다. 막이래쇼 6명을 합친 것보다 높다. 다만 보니하니는 이수민이 하차한 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다소 하락하는 추세. EBS 관계자는 “새로운 MC 진솔(걸그룹 ‘에이프릴’ 멤버)이 잘 안착하고 있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이래쇼7’이 고민할 대목은 따로 있다. 기존 어른 버라이어티 예능과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지가 관건이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엇비슷한 포맷을 반복할 경우 굳이 런닝맨이나 1박2일을 놔두고 이 예능을 챙겨 볼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