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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의 명문여대 오차노미즈대가 2020년도부터 호적상 남성이어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여성이라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학생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마음이 여성’이고 여대에서 공부하는 것을 희망하는 학생이 그 대상이다. 한국으로 치면 이화여대나 숙명여대가 트랜스젠더 학생을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정한 셈이다. 대학 측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와 입시 기준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오차노미즈대는 1875년 여성을 위한 일본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된 ‘도쿄여자사범학교’를 전신으로 하며 2004년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됐다. 일본에선 오차노미즈대 외에도 가쿠슈인(學習院)여대, 니혼(日本)여대, 도쿄(東京)여대, 쓰다주쿠(津田塾)대 등 유명 여대들이 트랜스젠더 입학 허용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최근 미국 여대들에서 트랜스젠더 학생 입학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일본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성적소수자(LGBT) 커플을 인정하는 등 다양성 존중의 흐름이 강화되면서 일본 여대의 입학 자격도 바뀌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차노미즈대의 한 학생(20)은 “당사자가 여대에서 공부하고 싶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여성으로 태어나 현재는 남성으로 사는 트랜스젠더 활동가 스기야마 후미노(杉山文野) 씨는 “이번 일을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문제로 다룰 게 아니라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의 강요가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는 점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3년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 초중고교에서 성동일성 장애를 가진 학생은 적어도 60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부과학성은 2015년 이들에 대한 배려를 요청하는 통지문을 각 교육위원회에 보낸 바 있다. ‘마음의 성(性)’과 일치하는 제복을 입도록 배려하거나 직원 화장실 사용을 허락하는 것 등이 예로 제시됐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세 면세 혜택을 크게 늘렸다. NHK 등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하든지에 상관없이 구입액이 총 5000엔(약 5만 원) 이상이면 소비세 8% 면세 혜택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가전제품과 의복 등 ‘일반상품’과 화장품 식품 등 ‘소모품’으로 대상 상품을 구분해 각각 5000엔 이상 구매해야 면세를 적용해 줬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계산대에서 면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구매를 포기하는 관광객도 숱하게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본 관광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86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3% 늘었다. 이들의 소비액도 사상 처음으로 4조 엔을 넘어섰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지난해 기준 15만3921엔으로 2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일본 관광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2012년 말 시작됐다. 아베 총리는 ‘관광입국 추진 각료회의’를 만들어 자신이 의장을 맡은 뒤 입국 문턱을 낮추고 관광 인프라를 정비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2013년 1000만 명을, 2016년 2000만 명을 각각 넘어섰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이 일본을 찾아 8조 엔을 쓰고 가게 만들겠다는 게 아베 정권의 야심 찬 목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책과 신문을 읽는 습관을 가진 청소년, 학력 높다.” 일본 문부성이 27일 전국 약 14만 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학력에 관한 조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보호자의 수입이나 학력이 낮더라도 자녀에게 규칙적인 생활을 지도하고 책이나 신문을 읽도록 한 경우 자녀의 학력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전국학력테스트를 시행한 공립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의 보호자들의 응답을 오차노미즈대 연구진이 분석했다. 연구진은 부모의 수입이나 학력을 기초로 보호자를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층 등 4그룹으로 나눴다. 자녀 성적과의 관계를 비교 분석해보니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모든 교과에서 부모의 계층이 위로 올라갈수록 평균정답률이 높아졌다. 가령 평균수입 연간 1500만 엔(약 1억5200만 원) 이상인 가정과 연간 200만 엔 미만인 집의 아이들 간에는 국어, 수학의 평균정답률에서 초등학교 6학년에서는 15∼23.3%포인트, 중3에서는 12.3∼22.7%포인트 차이가 났다. 하지만 보호자의 수입이나 학력이 하위층으로 분류된 청소년 중에서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10% 정도는 학력조사 정답률에서 상위 25%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같은 하위층 속에서 보이는 차이를 주목해 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정답률이 높은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계획적으로 공부하는 생활습관을 갖게끔 유도하고 책이나 신문을 읽도록 권하거나 어릴 때 그림책을 읽어주는 등 문자에 친숙하도록 지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청소년 스스로도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수업의 복습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경제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노력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보호자의 언행에 따라 자녀의 학력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최근 아이를 낳지 않는 게 행복하다고 제멋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일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출산 관련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니카이 간사장은 26일 도쿄에서 가진 강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혹은 패전 후 못 먹던 시절에도 아이를 낳으면 힘드니까 낳지 말자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아이를 많이 낳고 (그래야) 국가도 번영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녀가 없는 가정을 비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공동대표는 “특정한 가족관, 가치관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자민당은 그런 낡은 가치관에 사로잡힌 ‘아저씨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넷에서도 “정부가 ‘낳아라, 늘려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산을 장려했던 2차 대전 때가 연상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자민당 인사들의 저출산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가토 간지(加藤寬治) 자민당 의원은 지난달 당내 모임에서 “(신혼부부들에게) ‘3명 이상 낳아 키웠으면 좋겠다. 이게 세상을 위한 것이고 남을 위한 것’이라고 권유하곤 한다”고 말했다가 철회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대행도 지난달 “남녀공동 참여사회라거나 ‘육아맨’ 등은 말은 근사하지만 아이에게는 폐가 되는 이야기”라며 “엄마 아빠 중 누가 좋으냐고 물으면 아기는 엄마가 좋다고 말할 것”이라고 해 남녀 역할을 분리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손정의 회장 겸 사장(61·사진)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경영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손 회장의 후계자 탐색전. 소프트뱅크는 이날 무려 3명의 부사장을 새로 임명했다. 부사장 자리는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니케시 아로라 전 부사장이 2016년 퇴임한 뒤 약 2년간 공석이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내에서 마르셀로 클라우레 최고집행책임자(COO·47)와 라지브 미스라 이사(56)가 부사장으로 승격되고, 사고 가쓰노리(佐護勝紀·50) 전 유초은행 부사장이 영입됐다. 골드만삭스증권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사고 부사장은 앞으로 소프트뱅크 최고전략책임자로서 그룹 전체의 투자전략을 총괄한다. 클라우레 부사장은 볼리비아 출신으로 스프린트 사장을 거쳐 2017년 소프트뱅크 이사, 2018년 COO가 됐다. 미스라 부사장은 인도 출신으로 2014년 금융기관에서 소프트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설치한 10조 엔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소프트뱅크 역사 35년 중 통신을 다룬 것은 십수 년에 불과하다. 전략적 지주회사라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기업 전략을 설명했다. 일본 언론은 이날 취임한 3명의 부사장이 쉽게 후계자로 지목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 회장은 2015년 구글 출신인 아로라 전 부사장을 후계자 후보로 스카우트했으나 이듬해 본인이 사장직을 계속할 방침임을 밝히면서 아로라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났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진도 6약(弱)의 강진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된 일본 오사카(大阪)부 이바라키(茨城)시에서 주민들을 위해 자력으로 불을 피워 영업을 재개한 동네 목욕탕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오미 히데노리(汐見英德·44) 씨가 운영하는 동네 목욕탕 ‘산스이(山水)온천’은 18일 발생한 지진으로 벽과 천장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가스 공급도 중단됐다. 평소 가스로 물을 데워 왔던 목욕탕 측으로서는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18일 영업을 중지하자 문의전화가 1000건 이상 왔다. 가스로 목욕물을 데우는 가정이 대부분인지라 혹시 목욕을 할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시오미 씨는 가족을 총동원해 부서진 곳을 응급조치한 뒤 19일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평소 오후 2시에 문을 열어왔지만 주민들의 답답함을 생각하면 한시가 급하다고 판단했다. 목욕물은 가스 대신 기름버너로 데워 욕조에 보내고 있다. 물을 끓이는 데 한계가 있어 일부 욕조만 사용 중이고 입욕 시간도 1인당 20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입소문이 나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매일 목욕하는 습관을 가진 일본인들이어서 “더운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아내는 정도라 답답했는데 정말 고맙다”는 반응들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여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북설이 일본 정가에 퍼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방북 15주년인 9월 17일을 전후해 아베 총리가 전격 방북하여,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였다. 한 원로 언론인이 ‘정치생명을 건 모험에 나서라’며 총리에게 제안한 아이디어였다. 일이 잘 풀린다면 아베 총리로서는 바닥권인 내각 지지율을 순식간에 회복하고 핵 납치 미사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진심으로 솔깃했던 눈치지만, 정가 주변에서는 그가 실행에 옮기지 못할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정치생명을 걸 배포도 없지만, 미국의 승인도 문제였다. 결국 같은 해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아베 총리는 쉽고 익숙한 노선을 택했다. 같은 달 25일 ‘국난(國難) 극복을 위한 해산’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중의원을 해산하는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국난’으로는 물론 ‘북한의 위협’이 강조됐다. 이 북풍몰이는 주효해서 아베 정권은 10·22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다. 2002년 고이즈미 총리는 달랐다. 1년간 후쿠다 야스오 당시 관방장관(후에 총리)과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물밑에서 대북 교섭을 추진하게 한 뒤 방북 며칠 전 미국에 계획을 알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만류가 있었지만 “동맹국이 하는 일을 믿어줘야 한다”며 평양으로 날아갔다. 얼마나 보안에 철저했는지 관방장관과 지근거리에 있던 아베 당시 관방부(副)장관조차 방북 직전까지도 까맣게 몰랐을 정도였다. 기자가 최근 인터뷰한 다나카 전 국장은 평양선언이 좌초한 가장 큰 원인을 미국에서 찾았다. 북-일이 국교 정상화를 진전시키려던 시기, 부시 행정부는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를 동결하는 등 북한에 혹독한 제재를 가했다.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한 국내의 엄혹한 여론도 한몫한 건 물론이다. 그 중심엔 아베 당시 관방부장관이 있었다. 16년 뒤인 지금, 그 아베가 ‘평양선언’을 내세우며 연일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실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심(變心)으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아베 총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베 정권은 “‘미국의 강아지’ 취급을 받아선 안 된다”는 쓴소리를 들으면서도 “미국과 일본은 100% 일치한다”며 미국 추수정책으로 일관해왔다. 오랜 ‘아베 1강(强)’ 체제 아래서는 과거 일본 정계에서 존재감을 가졌던 국제협조주의나 근린외교 중시 외교정책도 자취를 감췄다. 이런 상황에 대한 다나카 전 국장의 쓴소리는 신선하게 들렸다. “한반도 평화는 일본에도 엄청난 이익이다. 필요하다면 대가를 치르고 ‘윈윈’한다는 자세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2002년 평양선언은 동아시아 평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기획됐다.” 자민당 원로로 아시아 중시 외교를 강조해온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장도 최근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일본의 35년 식민지배가 한반도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 한반도의 큰 상처를 치유하는 움직임을 적극 지원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납치 문제 해결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이 모든 게 아니라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강자만을 추종하는 전략은 잘 풀릴 때는 그보다 쉬운 일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소신과 전략이 없으면 트럼프를 좇던 아베 총리처럼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과연 일본의 대북외교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은 북한의 처분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량한 처지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규모 6.1의 지진 피해를 겪고도 다음 날 아침에는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있는 나라.’ 19일 오전 7시경 일본 오사카부(大阪府) JR 다카쓰키(高槻)역. 일부 전철이 지연 운행되면서 열차 플랫폼은 직장인과 학생들로 붐볐다. 전날 이 일대를 엄습한 지진 피해에도 아랑곳없이 ‘일상’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카쓰키시는 오사카 일대를 덮친 규모 6.1 지진의 진앙 부근. 최대 진도 6약(弱)의 흔들림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말하는 진도 6약은 서 있기가 곤란하거나 창문 유리가 파손될 정도의 진동으로, 한국이 사용하는 메르칼리 진도계로 환산하면 ‘진도 9’에 해당한다. 전날 오전 출근시간대에 발생한 지진은 이 지역에서는 1923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진동을 불러왔다. 4명이 사망하고 376명이 부상했으며 252개 동의 주택이 일부 파손됐다. 오사카 일대는 한때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교통망이 올스톱 됐다. 오사카 공항에서는 비행기 이착륙이 중단돼 항공기 80편이 결항됐다. 신칸센은 물론이고 ‘시민의 발’인 전철과 지하철도 한동안 운행을 멈췄다. 각 역사에는 기약 없이 개찰구에 줄을 서 운행 재개를 기다리는 사람, 발길을 돌려 버스나 택시를 타러 가는 사람들이 엇갈렸다. 택시 승차장에는 수백 m 줄이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열 뒤쪽에 서 있던 한 직장인은 “1시간을 기다렸다”며 “다 같이 고생하는 건데,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시간을 기다려 막상 차례가 돌아와 택시를 타려던 한 승객은 “목적지까지 2시간 이상 걸리고 비용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며 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역시 “어쩔 수 없다”면서…. 열차 운행 지연이 이날 퇴근시간대까지 계속되자 걸어서 귀가하는 시민들의 행렬로 오사카 주요 도로가 장사진을 이뤘다. 마치 줄을 맞추듯 묵묵히 이동하는 대열은 질서 정연했다. 사람 수에 비해 인도가 너무 좁아 자동적으로 차도 쪽으로 줄이 한 개 더 생겼지만 먼저 가려고 앞지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심야 뉴스 화면에는 “2시간 걸어왔는데 앞으로 30분만 더 걸으면 된다. 힘들다”면서도 웃는 시민의 모습이 비쳤다. 거리 곳곳에 있는 상점들은 휴대전화 충전을 위한 콘센트를 내다놓아 지나가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전기 가스 수도 등도 큰 피해를 입었다. 17만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11만 가구에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송수관 파열로 21만여 명이 단수의 영향을 받았다. 이 중 19일 현재 전기만 복구됐다. 18일 밤 TV 뉴스에는 당장 필요한 물을 구하기 위해 시민 수백 명이 차분히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방영됐다. 모두 큰 욕심 내지 않고 한 손에 들 수 있는 만큼의 물통만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필요한 만큼 남도 필요할 텐데, 혼자 많이 받아 갈 수 없다’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여진에 대한 경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19일 새벽 규모 4.0의 여진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진도 1 이상의 여진이 10차례 이상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특히 2∼3일 안에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사망자 4명 가운데 9세 어린이와 80세 남성이 각각 무너진 학교 담장에 깔려 사망한 사실에 주목하고, ‘학교들이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하세가와 가즈오(長谷川和夫·89) 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인지증(치매) 의료의 일인자다. 50여 년간 인지증 진단과 케어 보급에 앞장서 왔다. 1974년 그가 내놓은 ‘하세가와 스케일’은 인지증진단에 널리 쓰이는 국제표준이 됐다. 1970년대에 인지증 환자들을 낮 시간에 돌보는 ‘데이케어 센터’를 처음 만든 것도 그였다. 이런 그가 88세를 넘으면서 자신이 인지증 환자임을 공표했다. 그리고 “인지증이라 해도 마음은 살아 있다”면서 인지증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회, 인지증이라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 만들기를 주창하고 있다. 7일 도쿄 스기나미(杉竝)구에 자리한 ‘인지증 돌봄연구연수 도쿄센터’에서 그를 만났다.》―지난해 10월 스스로 인지증이라 공표했다. 망설임은 없었나. “전문의로 꽤 유명한 나도 (인지증을) 체험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강연 등을 통해 내 체험을 전하면 인지증이라 해도 보통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면 인지증 환자가 안심하고 살아갈 환경 만들기에 도움이 된다.” 그는 “나이가 든다는 것, 에이징(aging)은 탄생 직후부터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빠르건 늦건 그렇게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을 중심으로 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다.” 하세가와 박사는 영국 심리학자 톰 키트우드가 1997년 저서에서 제창한 ‘퍼슨 센터드 케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상대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접하는 돌봄의 자세를 말한다. ―2년 전부터 증상을 자각했다고 들었다. 예전과 지금, 달라졌다고 느끼나. “확실하지는 않지만 바뀐 것 같다. 내가 자각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한 것, 말한 것, 행한 것이 확실하지 않아졌다는 점이다.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르게 된다. 주위에 몇 번이나 물어보고 달력 보고 생각해낸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씩 날짜를 뜯어내는 달력을 쓴다. 열쇠 잠그고 외출하려다가 ‘잠갔나?’ ‘아, 괜찮아’ 이건 보통사람이다. 인지증이 되면 자꾸 확인하고 싶어진다. 몇 번이나 돌아가 확인하니 시간이 걸리고 결국 외출을 못하게 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병원을 찾았고 80세 이상 노인들에게 많은 과립성 인지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건망증이 심해지고 완고해지지만 진행은 매우 느리다. “인지증은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 일본의 경우 60대 후반에 3% 정도인 유병률이 80대 후반에서는 약 40%, 95세 이상에서는 80% 정도로 올라간다. 100세가 돼도 인지증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극히 일부의 특수한 경우다.” 대개의 인지증은 근 10년에 걸쳐 진행된다. 첫 3년간은 시간이 애매해지고 그 다음 3년은 공간이 확실하지 않게 되며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보게 된다. 그의 경우 시간 개념이 애매해진 상태다. 하세가와 박사는 “약을 먹고 있으니 이 단계에서 멈추고 나머지는 저 세상에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가 되어 새로 발견하는 점이 있는가. “평소 데이케어센터에 다니라고 환자들에게 권해왔는데 내가 가게 됐다. 지난해 6월 넘어져서 팔꿈치가 부러진 뒤 매주 하루씩 다녔다. 일하는 사람들이 이용자 한 명 한 명의 정보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공부했다.” ―과거 본인의 진료에 대해 후회는 없는가. “인지증이라고 진단받은 한 남성이 내게 ‘다른 사람이 아니고 왜 저입니까’라고 절박하게 물은 적이 있다. 뭐라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의 손을 잡고 ‘정말 그렇네요…’라고 끄덕여주는 수밖에. 지금은 그의 마음을 훨씬 잘 알 것 같다. 그래도 같은 대답밖에 못하겠지만….” 1974년 그는 9가지 질문으로 인지증 여부를 측정하는 간이 진단테스트 하세가와 스케일을 개발했다. 이 진단기준은 지금도 전 세계 임상현장에서 널리 사용된다. 누가 검사해도 거의 같은 진단결과가 나오는 게 특징이다. ―2004년 일본 정부는 치매라는 용어가 차별적이라며 인지증으로 바꿨다. 이 과정을 주도하신 걸로 안다. 치매를 인지증이라 부르는 게 맞는가. 인지능력에 장애가 생긴 것이니 인지장애가 정확하지 않을까.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런데 치매는 두 글자, 인지증은 세 글자다. 알츠하이머는 일본어표기로는 7글자를 써야 한다. 효율성을 생각해서 인지증으로 했다. 인지증은 알츠하이머병, 노인성 치매, 파킨슨병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본에서는 인지증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환자 가족회 활동도 활발하다. 환자를 돕는 교육의 일종인 인지증 서포터스 자격증을 받은 사람이 1000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도 있다. “일본도 매우 비참한 체험을 많이 했다. 1970년대만 해도 시골에 가면 인지증 노인을 집안의 수치라고 여겨 헛간 같은 곳에 가두고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신과 병원이나 노인병원에 입원시켜 팔이나 허리를 묶기도 했다. 격리와 수용과 구속의 시대였다. 그게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 끝에 생활 속 케어로 바뀌고 있는 거다.” 2025년이면 일본의 치매 환자는 7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지증 환자들이 사회와 어울려 살아가는 데 초점을 둔 돌봄 정책들이 시도되고 있다. ―인지증 환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주변이 불편하거나 어려움이 생긴다. 무조건 이해해주고 함께 안고 가는 수밖에 없는가. “인지증의 본질은 지금까지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당사자에게는 무척 괴롭고 슬픈 경험이다. 주위에서 그것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게 중요하다. 주변의 대응에 따라 어려운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기도 한다.” ―조기 진단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데…. “원인을 아예 없애고 본래 상태로 되돌리는 약은 없지만 진행을 늦추는 약은 개발돼 있다. 초기에 발견할수록 효과적이다. 잘 복용하면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의학이 발달하면 언젠가는 치료약도 나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 “글쎄, 노화를 되돌리는 약이 없는데 뇌의 노화만 막을 수 있을까.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나이와 더불어 늘어나는 것은 자연현상이다. 이걸 없앤다는 건 자연에 역행하는 게 된다. 언젠가 그런 약이 개발될지 모르지만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늙는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가능한 일일까. “국가가 본격적으로 인지증을 관리하겠다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이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잘하는 일이라 본다.” 그는 9세 연하의 부인과 둘이 생활하고 있다. 일상에 대해 묻자 “매일 야단맞는 생활”이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매일 오전 6시 반에 기상해 요청이 있으면 모임에 나가고 동네 찻집에도 가고 산책도 즐기는 노년의 삶을 즐기고 있다. 인지증 돌봄 연구연수 도쿄센터 명예센터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계획은…. “가능한 선에서나마 사회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인지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은 그렇게 하다가 죽으면 쉬려 한다(웃음).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두려움도 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의 추계에 따르면 인지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4700만 명. 2050년에는 1억3000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 한국은 고령화율 7%(2000년)인 고령화사회에서 14%(2017년)인 고령사회에 이르는 데 불과 17년이 걸렸다. 1970년부터 1994년까지 24년 걸린 일본보다 빠르고 프랑스의 114년, 스웨덴의 82년, 미국의 69년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앞으로 고령자도 인지증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는 걸까. :: 하세가와 가즈오 박사 프로필 ::1929년 일본 아이치현 출생1953년 도쿄 지케이카이(慈惠會) 의대 졸업, 미국 세인트 엘리자베스병원 등에서 정신의학, 뇌파학 전공1969년 지케이카이 의대 조교수1974년 하세가와 스케일 개발1991년 하세가와 스케일 개정판 발표1996년 성마리안나 의대 학장2005년 일본 정부 훈장 서훈2009년 퇴직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우리 군의 정례 독도 방어 훈련에 대해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하며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18일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전날 밤 주일 한국대사관의 차석공사에게 전화를 걸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따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의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총괄공사도 한국 외교부의 동북아시아국장에게 비슷한 내용으로 항의하며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18일 일본 정부의 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독도 방어 훈련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외부 세력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례훈련”이라며 일축했다. 앞서 국방부는 18, 19일 독도와 인근 해역에서 독도 방어 훈련을 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우리 군은 독도 방어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에 해군, 해병대, 해경 등이 참가하는 독도 방어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 시작된 독도 방어 훈련에는 3200t급 구축함인 양만춘함을 비롯해 함정 6척과 항공기 7대가 동원됐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1개 분대 병력이 독도에 상륙해 외부 세력으로부터 독도를 방어하는 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얘기를 누가 먼저 꺼냈느냐를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고 직접 밝혔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배후에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17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시 주석이 지난달 7∼8일 다롄(大連)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미국 측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라”고 제안했다고 중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시 주석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반하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뒤 그 대가의 하나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미국 측에 요구하라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이해를 표시했다”며 “중국의 생각이 반영된 모양새”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나의 제안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워게임(War Games)’이라 부른다. 나는 백악관에 들어온 날부터 그것을 싫어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협상하면서 훈련하는 것이 나쁘기 때문에 중단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훈련 중단은) 우리에게 좋은 것이다.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신조, 너희 나라엔 이민 문제는 없지? 하지만 나는 2500만 명의 멕시코인을 일본에 보낼 수 있다. 그럼 넌 곧 퇴진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자신의 ‘절친’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이런 막말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럽연합(EU) 관계자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8, 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G7 정상들에게 맞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멕시코인들은 미국 땅을 밟은 멕시코 이민자들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EU 관계자 등에 따르면 G7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가 의제에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일본은 난민 유입에 대처하지 않아도 돼 행운이라며 아베 총리에게 퇴진 운운하는 험한 말을 건넸다. 예상을 뛰어넘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회의실 내 참석자들이 불쾌감을 느꼈지만 모든 사람이 이성과 평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란과의 테러 문제로 의제가 넘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너는 이걸 잘 알아둬야 해. 왜냐면 모든 테러리스트는 파리에 있기 때문이지”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과도 대화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14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문제 등을 거론하며 북-일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일본과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김정은은 “일본과도 대화를 진행하고 싶다”고 응했다는 것.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나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산케이신문도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같은 취지 발언을 전하며 일본 정부가 이에 따라 북-일 정상회담 관련 본격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본격적인 경제 지원을 받고 싶다면 일본과 협의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납치문제는 이미 끝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모든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요미우리신문은 북한과 일본 간에 이미 여러 차례 극비 물밑접촉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8월경 평양을 방문하는 안과 9월 국제회의를 이용한 회담 등이 검토되고 있다. 우선 14, 15일 몽골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외무성 간부를 파견해, 북한 당국과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8월 경 방북이 어려울 경우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출석하면 아베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그간 일본 정부는 ‘납치문제의 해결 전망’을 북-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왔으나 다른 한편으로 기간을 두고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거듭해나가면서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14일 총리관저에서 납치피해자 가족과 만나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협상 방침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치적을 만들어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향후 주요일정6월 14일 한일 ·한미일 외상회담(한국)6월 14~15일 ‘울란바토르 대화’(몽골)에 출석하는 일본-북한 당국자 접촉 추진7월 중순 아베 총리 프랑스 등 순방8월 아베 총리 방북 추진9월 9일 북한 제70회 건국기념일9월 중순 동방경제포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아베 총리 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 가능성 9월 자민당 총재선거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한반도 유관 국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 세계 언론도 하루 종일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성명에서 “북-미 정상이 내린 정치적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회담 성과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 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관련 제재를 중단하거나 해제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으로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국 역할론’을 분명히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포괄적인 해결을 향한 첫걸음으로 보고 지지한다. 일본에 중요한 납치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해준 것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한 뒤엔 “내 뜻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한다. (납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만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결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극이 제공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렵,엽)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우리는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므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자극은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 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약속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하고 “IAEA는 관련 당사국들이 요청할 수 있는 (북한) 검증 활동을 어떤 것이라도 수행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은 싱가포르에 파견된 수천 명의 기자들을 통해 전 세계로 시시각각 생중계됐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는 새벽부터 3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차례로 들어설 때 각기 다른 언어로 동시 생중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2000여 명이 기자들이 모인 싱가포르 국제미디어센터에선 기자들이 하루 종일 모니터를 주시하며 회담 소식을 본국에 전송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나 악수를 하는 장면에선 큰 탄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기자들이 책상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들이 보내는 기사들은 모두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도 홈페이지에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배치하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등 새로운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제목도 ‘과거를 뒤로하고’(CNN) ‘역사적인 악수’(BBC) ‘악수, 그리고 합의를 향한 희망’(NYT) 등으로 고쳐 달며 하루 종일 회담을 분 단위로 중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만남이 성사됐으며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이 열렸다”고 전했다. BBC는 “양국이 1년간 위협을 주고받은 이후 전례 없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따뜻하게 맞아 독재국가 체제를 향한 수십 년간의 미국 정책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이날 특히 일본 방송들은 하루 종일 회담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관련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언론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외신들은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다”면서도 “디테일이 부족하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WP는 공동성명 내용이 개요 수준이고 북핵 프로그램 중단을 어떻게 검증할지, 또 구체적 내용이나 기한도 못 박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 역시 “공동성명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세부사항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로이터통신도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북한의 회담 성공은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한반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도쿄=서영아 /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아사히신문은 12일 북미 정상의 첫 만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자의 모습’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에 압도되지 않는 모습을 연출하는 모양새였다고 전햇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번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어깨나 팔꿈치를 건드리며 방향을 ‘에스코트’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정상회담 첫 만남에서 독재국가 북한을 국제사회에 초대하는 듯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스스로가 회담 주도권을 가지면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내외에 드러냈다. 회담장으로 들어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악수롤 한 뒤 가볍게 엄지를 들어올리며 ‘굿’ 사인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회담 전 “좋은 일이 생길지 어떨지는 만나서 1분이면 알 수 있다”고 말해 첫 만남 의 순간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나 표정으로 회담 성패가 결정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미소와 긴장이 뒤섞인 표정을 보였다.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최대의 존재. 트럼프가 이 회담에 대해 “단 한번뿐인 기회”라고 강조한 것도 중압이 된 듯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모두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을 말한 듯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에 있어 회담 최대의 목적은 ‘최고지도자의 우상화작업’ 이라고 단정했다.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압도되지 않는 대등한 연출을 위해 노력했다고 해석했다. 악수도 서로가 자연스레 손을 내미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이번 회담에 대해 “전세계의 큰 관심과 기대 속에 사상 처음 열린다”고 설명해 회담을 최대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읽혔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외교에 나선 것은 2011년 12월 권력계승으로부터 6년 이상 지난 올 3월부터다. 북한 미디어는 중국 한국과의 각기 두 번의 정상회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강조한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최대한 살리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주말 밤 일본의 초고속열차 신칸센 안에서 ‘묻지 마’ 살인 사건이 발생해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9일 오후 9시 45분경 가나가와(神奈川)현 신요코하마(新橫濱)역과 오다와라(小田原)역 사이를 달리던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 ‘노조미 265호’ 12호차에서 한 남성 승객이 갑자기 다른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신요코하마역을 출발한 지 3분이 지났을 즈음이었다. 고속으로 달리던 도쿄발 오사카행 막차는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가 됐다. 12호차는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한때 패닉 상태가 됐다. 14호차 부근 흡연실에 있던 20대 회사원은 “갑자기 젊은 여성 20∼30명이 정신 나간 듯이 달려왔다. 차량 통로에는 무수한 핏자국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15호차에 타고 있던 30대 남성 회사원도 “앞쪽 차량에서 많은 사람이 살려 달라며 도망쳐 왔다”고 했다. 당시 이 신칸센에는 880여 명이 타고 있었다. 트위터에는 공포에 질린 승객들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트윗이 다수 올라왔다. “너무 무섭다. 도망칠 곳이 없다” “그땐 잘 몰랐지만 피해자가 내 옆으로 도망쳤던 것 같다” “피투성이인 사람이 몇 명이나 있다”…. 와중에 승객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객실 안내방송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흉기 난동 후 신칸센은 오다와라역에서 임시 정차했고, 경찰이 객실로 진입해 용의자 고지마 이치로(小島一朗·22·사진)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부상한 남녀 승객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0대 남성이 숨지고 20대 여성 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남성은 오사카의 회사원으로 용의자가 여성들을 공격하자 말리려고 끼어들었다가 표적이 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서 했다. 누구라도 좋았다”며 무차별 범행 혐의를 인정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현장에서는 칼과 휴대용 손도끼 등 흉기 2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계획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의 친척은 중학교 시절 가출한 뒤 시설과 80대 친할머니의 집 등을 전전했던 용의자가 평소 “죽겠다”란 말을 반복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밝혔다. 용의자의 아버지는 이날 취재진에게 “자식이 이런 일을 일으켜 죄송하다. 하지만 가장 최근 만난 게 2, 3년 전이다.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최고 시속 285km로 달리는 신칸센은 사실상 밀실(密室)이다. 이런 식의 범행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일본이 고민에 빠졌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위기관리와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처럼 흉기를 가지고 탑승하는 것을 막으려면 공항처럼 개개인의 수하물을 검사해야 하지만 철도회사들은 “승객의 편의를 현저히 저해해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7일(현지 시간) 급히 미국을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깊이 있게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론 8일 하루에 미일, 중러 정상회담이 모두 진행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8일 오전 3시)을 한 지 15시간 뒤(오후 6시경)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아베 총리는 4월 미국으로 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지 불과 50여 일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았다. 일본인 납북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절박감이 작용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7일 오후(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는 최종적으로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일 간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틀림없이 그것(납치 문제)을 논의할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일본 외무성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싱가포르에 파견한다. 한편 시 주석은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국제사회의 어떤 변화에도 중러는 서로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등 각 영역에서 시종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중러는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을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세계의 불안정성과 불확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략 안보 및 군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북한 체제 보장 등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 등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에 의견을 모으는 등 미국을 견제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9, 10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은 8일 푸틴 대통령을 위해 처음으로 만든 국가 우의 훈장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했고 톈진(天津)으로 고속철도를 같이 타고 가는 등 친밀감을 대외에 과시했다. 한편 중러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주요 7개국(G7) 회의에 러시아가 다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등에 책임을 물어 G7의 전신인 ‘G8 회의’에서 쫓겨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G7 복귀’ 카드를 꺼낸 것은 중러 연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발 무역전쟁 때문에 ‘반(反)트럼프’ 기조가 거세지는 G6(G7 중 미국 뺀 나머지 6개국)의 불만을 희석시키려는 이중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캐나다 퀘벡에서 막이 오른 G7 정상회의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미국을 제외한) 6개국 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란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서영아 / 파리=동정민 특파원}
《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核) 담판 결과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 외교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북아 패권 다툼에서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미국, 북-미 간 화해 무드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본, 한미일 3국 공조 체제의 두 축인 미일 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북-미 회담 및 비핵화 전망을 들어봤다. 이들은 ‘싱가포르 회담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란 인식을 보였다. 》 ▼ 불완전한 비핵화라도 전쟁보다 나아… 첫 합의문 나오면 그게 바로 첫 걸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막상 만나면 말이 잘 통할 것이다. 이번에는 결국 폭넓은 합의를 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풀어가자는 수준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스러워할 것이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64·사진)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는 질문에 “불완전한 합의를 한다고 해도 전쟁보다는 나은 것 아닌가. 이미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 그걸 협상을 통해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에 모든 일이 다 될 것으로 보는 건 환상이다. 두 정상이 첫 합의문만 내놓을 수 있다면 그게 북한 비핵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군사적 긴장을 늦추고, 협상도 계속 해 나갈 수 있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평양의 기대치와 워싱턴의 기대치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워싱턴은 완전하면서도 빠른 비핵화를 원하지만 평양은 그걸 ‘항복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는 워싱턴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 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나머지 2년 내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이 비핵화를 끝내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비핵화에는 필요한 단계와 절차가 있다.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듯 말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해 본 사람들은 북한이 절대 핵을 ‘완전하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북한도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지, 언제 ‘완전하게 하겠다’거나 ‘빨리 하겠다’고 했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은 그들만의 비핵화 타임테이블(시간표)을 갖고 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만, 북한은 ‘스스로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판단할 때’ 핵을 포기할 것이다. 북한이 ‘우선 핵무기를 다 가져가라. 그 다음에 우리를 돌봐 달라’고 말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국제압력-조율-비상대책-대화채널… 조화롭게 돌아가야 北 비핵화 성공 ▼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패할 경우 북한이 져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 때문이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71·사진) 전 일본 외무성 심의관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기자와 만나 이런 역설적인 이유로 북-미 회담의 성공을 점쳤다. 그는 “1990년대 이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많은 노력과 좌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세계의 기대감이 고조된 적은 없다. 만일 ‘이번에도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그 책임과 부담은 오롯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짊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9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으로 일하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방북과 평양선언을 이끌어내며 대북 외교사에서 북-일 양국이 가장 가까워졌던 상황을 진두지휘한 인물. 6자회담의 틀을 만든 공로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리비아식 모델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북한과 리비아의 핵개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도 미국이 체제 보장 및 보상을 제대로 해줄지 우려하고 있다. 단계적인 보상을 통해 북한의 이러한 불안감을 조금씩 해소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북한도 먼저 구체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 최소한 모든 핵시설을 신고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해야 한다. 비핵화는 아주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긴 여정)에서 P3C가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대북압력(pressure)이 있는 가운데 관계국 간의 조율(coordination), 비상 상황에 대한 대책(contingency plan), 북한과의 대화 채널(communication channel)이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회담 추진 과정에서 나온 이른바 ‘저팬 패싱’ 논란에 대해선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누가 주도하건 결과가 일본 국익에 맞는다면 좋은 일 아닌가. 추후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과정에서 일본의 역할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양국 간에 국교 정상화를 향한 조짐이 보이면 일본도 북-일 국교 정상화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일본은 북한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 납치 문제와 같은 주권과 관련된 문제를 (일본이) 한국이나 미국에 부탁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제재 해제’ 김정은-‘북핵 성과’ 트럼프… 더 절박한 야심이 회담 성패 가를 것 ▼ 과거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75·사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아버지나 할아버지와는 다른 유형의 리더”라고 6일 평가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으로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허버드 전 대사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권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야망이 크고 결단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위협을 몇 개월 만에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화해 무드로 180도 바꿔 버린 김정은의 노련한 정치술에 솔직히 놀랐다”고 덧붙였다. 허버드 전 대사는 “북-미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야심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풀고 지원을 받아 경제를 살리겠다는 김정은의 야심과 북한 문제를 해결해 정치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 이 둘 중 누구의 야심이 더 절박한 것인지가 회담의 결과와 성패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버드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이번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skeptical yet hopeful(회의적이면서도 희망적)”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회담의 궁극적 성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북-미 간 대화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라는 의미다. 그는 “이번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의 기준이 비핵화(의 완전합의)라면 회담은 성공하기 쉽지 않다.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를 들이대겠지만 북한은 애초에 회담에 나오는 목표가 비핵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요구를 (쉽게) 들어줄 것이라고 본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미국 대표단도 북한의 그런 의중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또는 축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주한미군 문제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한 미대사로 근무하면서 미국 대통령이나 장관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주한미군 부대를 가장 먼저 찾는 것을 많이 봤다”며 “주한미군 문제를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패할 경우 북한이 져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71·사진) 전 일본 외무성 심의관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런 역설적인 이유로 북-미 회담의 성공을 점쳤다. “1990년대 이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많은 노력과 좌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세계의 기대감이 고조된 적은 없습니다. 만일 ‘이번에도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한반도 주변 상황은 평창 올림픽 이전보다 더 나빠질 겁니다. 그 부담은 오롯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짊어져야 합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상반되는 대북 정책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2002년 9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방북과 평양선언을 이끌어내며 대북 외교사에서 양국이 가장 가까워졌던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평양선언 직전 1년간 북한의 일명 ‘미스터X’와 중국 각지에서 25회 비밀 교섭을 했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평양을 설득해 6자회담의 틀을 만든 공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일 국교정상화는 결국 진전되지 못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북-일 국교정상화를 포기한 뒤 2005년 8월 그는 ‘매국노’라는 비판을 들으며 외무성을 떠나야 했다. -북-미 회담이 성공한다면 CVID는 이뤄진다고 보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는 듯한 분위기다. “리비아식 모델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북한과 리비아의 핵개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도 미국이 체제보장 및 보상을 제대로 해줄지 우려하고 있다. 단계적인 보상을 통해 북한의 이러한 불안감을 조금씩 해소시켜줄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의도에 국제사회가 말려드는 것 아닌가. “단계적이라 해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묶는데 성공한다면 효과는 마찬가지다. 다만 북한이 먼저 구체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 최소한 모든 핵시설을 신고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해야 한다. 비핵화는 아주 긴 여정이 될 것이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호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2년 평양선언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얼굴을 붉히며 ‘미국은 믿을 수가 없다’며 화를 내던 모습이 지금도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2002년 이래 시도됐던 북-일 국교정상화가 납치문제 때문에 좌절했다고 흔히 지적되지만 더 큰 요인이 있습니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정권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데 6자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와중에 ‘방코 델타 아시아(BDA)’ 계좌동결조치에 나섰습니다. 일본으로서는 최대 동맹국인 미국이 북한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북-미 회담 추진 과정에서 소위 ‘재팬 패싱’이 자주 거론된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누가 주도하건 결과가 일본 국익에 맞는다면 좋은 일 아닌가. 추후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 과정에서 일본의 역할은 커질 것이다. 또 북-미 양국간에 국교정상화를 향한 조짐이 보이면 일본도 북-일 국교정상화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일본은 북한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 납치문제와 같은 주권과 관련된 문제를 한국 혹은 미국에 부탁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최대한의 대북 압력’을 주창해온 아베 정권이 그게 가능한가.“정치가란 본래 그런 것 아닌가. 드디어 ‘최대한의 압박’만 말해온 아베 총리 스스로의 입으로 ‘평양선언 정신에 입각한 국교 정상화’를 말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반갑다. 일본 정부는 몇 번을 좌절한 뒤 다시 2002년 우리가 그렸던 지점으로 돌아왔다.” 그는 여러 차례 “한반도 문제는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 분단에는 일본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만드는데 일본이 공헌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일 국교정상화 후 이뤄질 경제지원에 대해 2002년 당시 100억 달러 규모를 준비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이번에는…. “북한과 보상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없었다. 평양선언에는 경제협력, 차관 등의 개념만 담았다. 당시 북측 강석주 부상이 윗선에 보고해야 하니 액수를 특정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강석주 부상이 100억 달러 정도의 액수라는 식으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고했다는 풍문은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아주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P3C가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대북압력(pressure)이 있는 가운데 관계국간의 조율(coordination), 비상 상황에 대한 대책(contingency plan), 북한과의 대화 채널(communication channel)이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 그는 이런 것들을 담보할 틀은 6자회담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사안은 결국 6자회담의 틀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문제를 남북, 혹은 미국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다. 6자회담의 틀은 2002년 일본이 주도적으로 평양을 설득해 만들어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일본도, 한국도 배제돼 있다가 나중에 부담만 져야 했습니다. 그런 식은 곤란하지 않은가요. 한반도 평화는 주변국에도 중요한 문제다. 함께 논의하며 연계하며 풀어나가야 합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거래’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정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인물 분석 보고서가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CIA 활동에 정통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CIA ‘코리아 미션센터(KMC)’가 지난해 가을 보고한 김정은의 사고방식이나 성격에 관한 프로파일링 결과물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거래를 밀어붙이게 했다고 전했다. 프로파일링 내용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유럽 문화에 강한 동경과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북한 역대 지도자보다 교섭하기 쉬운 상대로 미국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한다. 지난해 5월 KMC 센터장이 된 앤드류 김이 조사를 지시했다. CIA는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부상했을 때부터 그의 인물상을 탐색하는 많은 분석을 해왔다. 스위스에서의 유학 시절 동급생, 김정은 위원장과 교류해온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 등의 의견을 듣고 ’김정일의 요리사‘로 일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어렸을 때부터 접촉해온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의 저서도 분석했다. 지난해 가을 당시 폼페이오 CIA 장관이 이 결과를 트럼프에게 보고했다. 이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로켓맨‘,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등의 도발적 표현을 줄이고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해보자. 언젠가는 실현될지도 모른다“(지난해 11월 12일 트위터)는 등의 유화적인 글을 트위터에 남기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다른 한편으로 수미 테리 전 CIA 수석분석관 등을 인용해 이 같은 분석의 한계도 지적했다. 테리 전 분석관은 ”우리가 가진 북한에 관한 정보는 극단적으로 한정돼 있다. 소년기에 대한 증언에서 그의 정책판단능력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딜 메이커‘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거래를 자신하며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