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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골을 넣고 나니 울컥하더라고요. 속이 시원해서 울어본 건 처음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우승 주역인 미드필더 이동경(23·울산·사진)은 2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극장골’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번 대회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자신이 터뜨린 결승골 얘기였다. 당시 한국은 1-1 동점을 허용한 뒤 상대의 공세에 고전하다 후반 추가시간(후반 50분)에 이동경이 터뜨린 18m 왼발 감아차기 프리킥에 힘입어 2-1 진땀승을 거둬 극적으로 4강에 올랐다. 이동경의 ‘한 방’이 없었더라면 한국이 이번에 거둔 대회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도 어떻게 될지 몰랐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지난해 3월)에서 6골을 폭발시키며 에이스로 떠오른 이동경이지만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1도움에 그쳐 마음고생을 했다. “코치님들이 장난으로 ‘그 프리킥 골이 너를 살렸다’고 말하셨어요. 선수 생활하면서 후반 추가시간에 이런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인데…. 홀가분한 마음에 눈물이 났어요.” 요르단전 결승골 당시 누리꾼들은 ‘동경’이라는 이름에 착안해 “‘도쿄 리’가 도쿄행 불씨를 살려냈다”며 환호했다. 이동경은 “내 이름은 동녘 동(東)에 빛날 경(炅)이어서 도쿄를 뜻하는 ‘동경(東京)’과는 다르다. 하지만 팬들이 좋은 의미로 지어주신 별명(도쿄 리)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8강에서 첫 득점에 성공한 이동경은 호주와의 4강전(2-0 승) 쐐기골을 넣은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1-0 승)에서 절묘한 프리킥으로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연장 후반 8분)을 도왔다. 당시 김학범 감독은 김대원(대구)에게 킥을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동경이 감독에게 자신이 차겠다고 해 키커가 변경됐다. “세트피스 훈련 시 태욱이와 킥 낙하지점 등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동경은 1차전 중국전 선발 이후 4경기를 조커(교체 투입 선수)로 뛰었다. 그는 “풀타임을 뛸 체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대신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몸을 풀며 기회를 기다렸다. 팀 훈련 때는 프리킥 연습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김학범 감독님은 경기장 안에서는 냉정한 사령탑이셨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할아버지 같았다. 가끔 아들을 혼내기도 하는 아버지가 아닌 손자에게 한없이 애정을 쏟는 할아버지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동경에게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이동경은 “감독님께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더 해서 체력을 키우고 소속팀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라고 주문하셨다”고 전했다. 이동경은 대구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하다 다음 달 1일부터 울산의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동경은 “올림픽 본선 티켓과 함께 2020년을 성공적으로 출발한 만큼 마무리도 멋지게 하고 싶다. 올림픽 무대를 꼭 밟아 메달 획득을 이뤄내고, 소속팀 울산의 K리그1 우승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나라 선수는 모두 와일드카드 후보에 해당됩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사상 첫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한 김학범 감독(60)은 와일드카드 구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8일 우승컵을 들고 선수들과 함께 금의환향한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20일 본선 조 추첨 이후에 와일드카드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 조별리그 상대를 분석한 뒤 어떤 포지션에 와일드카드가 필요할지 살펴볼 것이다”고 말했다. 올림픽 본선 최종 엔트리는 18명으로 예선(23명)보다 적다. 본선 참가국들은 23세 이하 나이 제한을 받지 않는 와일드카드를 최대 3명까지 뽑아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 축구계에서는 미드필더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 수비수 정승현(26·울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당시 금메달을 합작한 와일드카드(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의 올림픽 와일드카드 발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는 모두 (와일드카드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 23세 이하 대표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은 만큼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등을 활용하려면 선수의 소속 구단과 합의를 해야 한다. 2012 런던 올림픽(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는 김 감독은 현 23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치지 말고 많은 경기를 뛰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표팀이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하며 전승(6승) 우승을 달성한 비결 중 하나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경기 엔트리에 22세 이하 선수 2명 포함, 그중 1명 이상 선발 출전)에 따라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 체력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K리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승 주역인 이동경(울산·2골), 이동준(부산·2골), 정태욱 김대원(이상 대구·이상 1골) 등 1997년생들은 올해 23세가 되면서 더는 의무 출전 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소속팀 선배들과의 냉혹한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23·울산)는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동료들과 계속 (주전) 경쟁을 해왔다. 소속팀에서도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몸에 태극기를 두른 선수들은 ‘KOREA’라고 새겨진 우승컵을 들고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쩌렁쩌렁하게 “진짜 우승이다!”라고 외치던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라커룸 한편에 모였다. 장난기 가득한 이들은 김학범 감독(60)을 가운데에 앉게 한 뒤 그의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부었다. 감독은 막내아들뻘인 제자들의 장난에 밝게 웃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정상에 오른 ‘김학범호’의 흥겨운 뒤풀이였다.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수비수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4회째인 이 대회에서 전승(6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파 이강인(발렌시아) 등의 합류 불발로 최상 전력은 아니라던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특출한 선수가 없지만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총 10골을 터뜨린 한국은 필드 플레이어 전 포지션(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에 걸쳐 6명이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이 2골씩 터뜨리며 ‘차세대 원톱’으로 떠올랐다.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다 대표팀에 합류한 오세훈은 “머리를 다시 짧게 깎고 훈련소로 가야 한다. 꼭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정태욱(194cm)과 오세훈(193cm) 등 ‘장신 라인업’을 활용한 한국의 세트피스는 위력적이었다. 정태욱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로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나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부른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정태욱과 함께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던 송범근(전북)은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8강전에서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이동경(울산)과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대원(대구),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울산) 등은 장차 A대표팀의 핵심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5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원두재는 “23명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모두가 간절했기에 이뤄낸 우승”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시아경기에 이어 다시 ‘우승 청부사’로 우뚝 섰다. 아시아경기 당시 ‘인맥 논란’에도 뚝심 있게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당시 9골)를 뽑아 성공을 거둔 김 감독은 이번에도 유망주를 대거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을 과시했다. 지략가인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은퇴 후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 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모교 명지대에서 박사학위(운동생리학·2006년 취득)를 따 축구계에서는 드물게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AFC는 “한국은 영리한 로테이션으로 우승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발 멤버에 최대 8명의 변화(8강)를 주는 등 매 경기 과감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안배에 성공하며 상대의 전력 분석을 무력화시켰다. 경기 도중 불호령을 내리는 ‘호랑이’ 사령탑이면서도 선수들과 턱걸이 내기를 하는 등 아버지처럼 자상한 면모도 보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몸에 태극기를 두른 선수들은 ‘KOREA’라고 새겨진 우승컵을 들고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진짜 우승이다!”라고 외치던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라커룸 한편에 모였다. 장난기 가득한 이들은 김학범 감독(60)을 가운데에 앉게 한 뒤 그의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부었다. 감독은 막내아들뻘인 제자들의 장난에 밝게 웃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정상에 오른 ‘김학범호’의 흥겨운 뒤풀이였다. 한국은 2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수비수 정태욱(대구)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은 4회째인 이 대회에서 전승(6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타 없이도 강한 ‘김학범의 아이들’ 해외파인 이강인(발렌시아) 등의 합류 불발로 최상 전력은 아니라던 한국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특출한 선수가 없지만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총 10골을 터뜨린 한국은 필드 플레이어 전 포지션(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에 걸쳐 6명이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이 2골씩 터뜨리며 ‘차세대 원톱’으로 떠올랐다.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다 대표팀에 합류한 오세훈은 “머리를 다시 짧게 깎고 훈련소로 가야 한다. 더 성장해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전 결승골을 터뜨린 정태욱(194cm)과 오세훈(193cm) 등 ‘장신 라인업’을 활용한 한국의 세트피스는 위력적이었다. 정태욱은 프리킥 상황에서 공중으로 번쩍 솟아올라 머리로 골을 터뜨렸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 멤버로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나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부른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정태욱과 함께 아시아경기에 출전했던 송범근(전북)은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요르단과의 8강에서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이동경(울산)과 호주와의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대원(대구),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울산) 등은 A대표팀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원두재는 “23명 모두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모두가 간절했기에 이뤄낸 우승”이라고 말했다. ●‘우승 청부사’ 학범슨 김 감독은 2년 전 아시아경기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우승 청부사’로 우뚝 섰다. 아시아경기 당시 ‘인맥 논란’에도 뚝심 있게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당시 9골)를 뽑아 성공을 거둔 김 감독은 이번에도 유망주를 대거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을 과시했다. 지략가인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에 빗대 ‘학범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숙소에서 먹여주고 옷(유니폼)도 주기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은퇴 후 실업 선수 생활을 했던 국민은행 퇴계로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며 ‘예금 모집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었지만 명지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운동생리학·2006년 취득) 학위를 따 축구계에서는 드물게 ‘박사 지도자’ 타이틀을 달았다. 사비를 털어 남미와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AFC는 “한국은 영리한 로테이션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발 멤버에 최대 8명의 변화(8강)를 주는 등 매 경기 과감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안배에 성공하며 상대의 전력 분석을 무력화시켰다. 경기 도중 불호령을 내리는 ‘호랑이’ 사령탑이면서도 선수들과 턱걸이 내기를 하는 등 아버지처럼 자상한 면모도 보였다. 김 감독의 시선은 이제 올림픽 본선을 향한다. “한국은 2012년 런던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도쿄에선 동메달 그 이상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20년을 국가대표로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권총 황제’ 진종오(41·서울시청)에게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네 번의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금 4개, 은 2개)을 획득한 그에게도 올해는 특별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종오가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4, 5월에 열리는 5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합산 점수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활발한 방송 활동을 병행했던 지난해 진종오는 성적이 다소 부진했고, 국가대표도 아니었다. 하지만 사격계에는 ‘올림픽의 해는 진종오가 돌아오는 해’라는 말이 있다. 22일 경기 성남시 신구대 사격장에서 만난 그는 “과거에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해에는 국가대표가 아닌 상태로 다양한 취미 활동 등을 즐기다가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모든 역량을 쏟아 출전권을 따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방식이 4년 내내 사격에만 집중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슬럼프를 막고, 초심을 다질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했다. 지난해 말 진종오는 사격 기술 연구소인 ‘택티컬리스트’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총, 권총, 샷건 등을 모두 사용하는 전투 사격 훈련을 받았다. 진종오는 “올림픽 준비를 앞두고 확실하게 기분 전환이 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는 구경도 못 하고 방아쇠만 당기다 왔다”며 웃었다. 최근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올림픽 모드’에 돌입한 진종오는 택티컬리스트가 만든 신구대 사격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무게 1.2kg의 권총을 들고 하루 400발씩(4시간 소요) 쏜다. 설 연휴에도 하루 정도 쉬고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진종오가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1개를 추가하면 역대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7개)을 세운다. 현재는 김수녕(양궁)과 공동 1위다. 진종오는 “올림픽 메달을 향한 길은 지독히 외로운 싸움이지만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한 단계씩 이겨내고 싶다”고 말했다.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너먼트에서는 한 골로 승패가 갈릴 때가 많다.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골키퍼 송범근(23·전북·사진)의 말이다. 18세, 20세 이하 등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성장한 그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경기마다 큰 폭으로 선발 명단을 바꾸고 있는 대표팀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에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송범근이 유일하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 태국 랑싯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도쿄행을 확정한다. 토너먼트에서는 양 팀 모두 수비에 중점을 두다 한 골로 승패가 갈리거나, 연장까지 거친 뒤 승부차기로 승자가 결정될 때가 많다.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호주전에서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송범근은 해당 연령대에서 ‘베테랑’으로 통한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16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금메달) 등에 출전해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전북의 주전 골키퍼(38경기 32실점)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송범근은 “토너먼트에서는 항상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인데, 동료들과 함께 잘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송범근이 이번 대회 한국의 실점 상황(3골)에서 위치 선정 미스 등으로 ‘슈퍼 세이브’(결정적 선방)를 못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 골키퍼였던 김병지(50)는 “송범근은 기본에 충실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선배 수비수들과 소통하며 좋은 모습(수비 라인 조정 등)을 보인 만큼 준결승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범근과 대표팀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들도 두터운 신뢰를 보낸다. 미드필더 백승호(23·다름슈타트)는 “범근이가 뒤에 있으면 항상 듬직하다. 든든한 골키퍼가 있으면 필드플레이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범 감독은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주전을 준결승이 아닌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선수들은 스피드와 힘이 모두 좋다. 최근 호주와 두 차례 맞대결(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비공개 평가전)을 펼쳤던 경험을 토대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승리는 어제 일이다. 이제는 다가올 호주전에 집중해야 한다.”(수비수 정태욱) 사상 첫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단 1승.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극적인 승리의 기쁨에 취하지 않고 다시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9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동경(울산)의 ‘극장골’로 요르단을 2-1로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4강에 오른 대표팀은 20일 휴식 대신 야외 훈련을 실시했다. 올림픽 진출의 분수령이 될 4강전의 중요성을 감안해 그라운드에서 회복에 중점을 둔 훈련을 했다. 김학범 감독은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점검하고 수비 조직력을 보완해 호주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 태국 랑싯에서 호주와 준결승을 치른다. 3위까지 올림픽에 나가기 때문에 호주를 꺾으면 도쿄행을 확정짓는다. 지면 3, 4위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호주는 8강에서 연장 끝에 시리아를 1-0으로 꺾었다. 득점력(한국 7골, 호주 5골)과 역대 상대 전적(10승 2무 2패·한국 우위) 등에서 한국이 앞서 있지만 최근 두 차례 맞대결만 놓고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지난해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은 0-2로 끌려가다가 조영욱, 이동경의 연속 골 덕분에 2-2로 간신히 비겼다. 3일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1-1로 비겼다. 호주의 경계 대상 1호는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한국전에서 2골을 넣은 공격수 니컬러스 디아고스티노다. 이번 대회 2골을 기록 중인 그는 몸싸움에 능하고 킥이 좋다. 시리아와의 8강에서 결승골을 넣은 공격수 알 하산 투레는 스피드와 발재간이 뛰어나 한국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공격수 오세훈(상주·193cm)과 미드필더 이동경은 호주와의 최근 2경기에서 골맛을 봤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주는 키가 184cm가 넘는 장신 수비수 4명을 보유하고 있다. 3일 평가전 당시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득점을 기록한 오세훈은 4강에서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8강에서 대회 첫 골을 터뜨린 이동경은 적극적 침투와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린다. 조별리그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이동경은 8강전 승리 후 울음을 터뜨렸다. 이동준(부산)이 “아이고∼ 부끄러워라”라고 놀리자 이동경은 “앞으로 내 앞에서 울기만 해봐라”라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동경은 “호주전이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연장전의 기운이 감돌았다. 한국과 요르단이 1-1로 맞선 가운데 4분의 후반 추가시간 중 3분이 흐른 뒤였다. 사실상 한국의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한국 코칭스태프는 목청껏 “가자! 한 번 더 (공격) 가자”라고 외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후반 48분 13초. 상대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하던 이동경(울산)이 요르단 이브라힘 사데흐의 발에 걸려 만세 동작을 하며 넘어졌다.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이동경은 왼발 감아 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약 18m를 날아간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50분에 터진 이동경의 ‘극장골’에 힘입어 한국이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간 순간이었다. 한국은 19일 태국 랑싯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8강전에서 이동경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4강전을 치른다. 최종 3위까지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호주를 꺾으면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정짓는다. 4강에서 질 경우에는 3, 4위전에서 승리해야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C조 1위 한국은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 선발 멤버에서 8명을 바꿔 D조 2위 요르단과의 8강전에 나섰다. 체력 우위를 앞세워 주도권을 쥔 한국은 전반 16분 선제골을 낚았다.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제공권이 뛰어난 수비수 정태욱(194cm)이 헤딩으로 공을 요르단 골키퍼 앞쪽으로 떨어뜨렸다. 이동준과 골키퍼의 경합 과정에서 공중으로 튀어 오른 공을 조규성(안양·185cm)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요르단(평균 신장 177cm)보다 장신이 많은 한국(평균 신장 181cm)의 ‘고공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에 한국은 김진규의 프리킥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좀처럼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0분 요르단의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요르단의 막판 공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이동경의 값진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K리그1 울산에서 3골(25경기)을 기록한 이동경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뽑혀 A매치 2경기를 뛴 선수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는 6골을 폭발시키며 23세 이하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던 그는 장기인 왼발 슈팅으로 이번 대회 자신의 첫 골을 뽑아냈다. 누리꾼들은 ‘동경’이라는 이름에 착안해 “‘도쿄 리’가 도쿄행을 향한 불씨를 살려냈다”며 환호했다. 이동경의 이름은 한자로 ‘李東炅’으로 도쿄를 뜻하는 ‘동경(東京)’과는 다르다. 이동경은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못해 팀원들에게 미안했는데 골을 넣게 돼 기쁘다. 프리킥 키커 선정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내가 차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을 찼을 때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학범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은 이날도 빛났다. 앞서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1-0 한국 승)에서는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동준(부산)이 후반 48분에 결승골을 터뜨린 바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 후반 추가시간에 터뜨린 2골은 모두 ‘슈퍼 조커(교체 투입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부수는 조커에 있다고 생각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한 이동경과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4강 상대인 호주는 한국과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서 같은 조였다. 당시 양 팀은 2-2로 비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도 양 팀은 1-1로 비겼다. 김 감독은 “호주와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요르단전에서 나타난 수비 조직력 문제 등을 보완해 4강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선의의 경쟁은 좋은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라이벌 관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볼빅)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스무 살 동갑내기 임희정(한화큐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임희정(3승)이 승수는 조아연(2승)보다 많았지만 컷 탈락 및 기권 3회로 좀 더 꾸준히 신인왕 포인트를 쌓은 조아연(2780점)이 포인트 2위 임희정(2532점·컷 탈락 7회)을 제치고 평생 한 번뿐인 최고 루키의 영광을 안았다. 2020시즌에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KLPGA투어의 흥행을 이끌 기대주로 손꼽히는 둘은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새 시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상승세(8월 첫 우승)를 탔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는 아쉬웠다. 올해는 작년보다 꾸준히 각종 랭킹에서 상위권에 있고 싶다.”(임희정) “거창한 목표로 부담을 갖기보다는 우선 예선 통과를 목표로 대회에 임할 것이다. 대신 (우승) 기회가 왔을 때 공격적 플레이를 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조아연)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임희정은 비시즌에 주로 국내에 머물며 부상 치료와 훈련을 병행 중이다. 조아연은 지난달부터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임희정은 “하루 2, 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워 드라이버 비거리를 10m 정도 늘렸다. 쇼트 게임 훈련 시에는 3m 이내 퍼팅 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연은 샷의 기복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드라이버샷 OB 및 퍼팅 난조로 힘들 때가 많았다. 스윙 훈련과 연습 라운드를 반복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비시즌 훈련 시작에 앞서 골프장 밖 일상에도 잠시 집중했던 둘이다. 임희정은 “친구를 따라 가수 엑소의 콘서트도 가봤고, 놀이동산도 다녀왔다. 본격적 시즌 준비에 앞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체대를 다니는 조아연은 학교 출석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뒤 전지훈련을 떠났다. 둘 다 새 시즌 목표는 최저타수상 수상이다. 지난 시즌 평균 타수 순위는 조아연이 4위(70.6565타), 임희정이 6위(71.1580타)였다. “3승과 함께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 남들과 같은 노력을 하고 남들보다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조아연) “꾸준한 플레이를 펼쳐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 목표 승수는 2승이다.”(임희정) 지난 시즌 3승을 한 그가 2승을 노린다는 게 의아했다. 임희정은 “목표를 올렸다 실패하면 실망이 클 것 같다. 좌우명인 진인사대천명처럼 내가 쏟은 노력을 믿고 차분히 전진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국방의 의무를 마친 노승열(29)이 2년 3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한다. 노승열은 1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리는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한다. 2017년 10월 제주에서 열린 CJ컵을 마지막으로 군 복무(상근예비역)에 들어갔던 노승열은 PGA투어로부터 군 복무에 따른 시드 연장 유예를 받아 26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2012년 PGA투어에 진출한 노승열은 2014년 4월 취리히클래식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8월 전역 후 신한동해오픈(공동 45위), 제네시스 챔피언십(공동 6위) 등 국내 무대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려왔다. 노승열은 “한국에서 필드 복귀전을 치러봐 크게 떨리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PGA투어는 4월 RBC 헤리티지부터 ‘슬로 플레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한 대회에서 선수가 샷을 하는데 120초 이상 걸려 두 차례 지적을 받으면 1벌타를 줄 예정이다. 기존에는 한 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 2회 지적 시 1벌타를 받았기 때문에 라운드 당 한번씩 슬로 플레이를 하는 ‘꼼수’를 쓸 수 있었다. 또한 PGA투어는 슬로 플레이어의 리스트(비공개)를 작성해 집중 관찰하기로 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박항서 감독(61·사진)이 이끄는 베트남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베트남은 13일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D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0-0)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로 3위(승점 2)에 머물렀다. 14일 현재 D조 1위는 UAE(승점 4·골득실 +2), 2위는 요르단(승점 4·골득실 +1)이다. 조 2위까지 8강에 오르는 가운데 자력 진출이 무산된 베트남은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D조 최종전 베트남-북한, 요르단-UAE는 각각 태국 방콕과 부리람에서 16일 오후 10시 15분(한국 시간)에 동시 킥오프한다. 베트남이 8강에 오르려면 북한을 꺾고 요르단-UAE의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요르단과 UAE 경기가 승패가 갈릴 경우 승자는 승점 7이 되고, 패자는 승점 4를 유지한다. 베트남은 승점 5를 만들며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 하지만 요르단과 UAE가 비겨 베트남과 같은 승점 5가 되면 복잡해진다. 만약 요르단과 UAE가 1골 이상씩 넣고 비기면 베트남은 북한을 10-0으로 꺾어도 8강에 갈 수 없다. 대회 규정에 따라 2개 팀 이상 승점이 같으면 ‘해당 팀 간 경기’의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이다. 3개 팀 동률 시 꼴찌(4위)와의 결과는 순위 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승점 5로 동률이 될 경우 베트남, 요르단, UAE의 상대 전적은 모두 무승부다. 따라서 팀간 경기의 승점(2)과 골득실(0)은 같다. 하지만 베트남은 무득점이라 요르단과 UAE가 1골만 넣고 비겨도 다득점에서 앞서 8강에 오른다. 베트남으로서는 요르단과 UAE가 비기더라도 0-0이길 바라야 한다. 그러면 3팀 간 경기의 승점(2), 골득실(0), 다득점(0)이 모두 같다. 이때는 조별리그 전체 경기의 골득실로 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14일 현재 골득실 0인 베트남이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요르단(골득실+1)을 제치고 8강에 오른다. 박항서 감독은 “대회 순위 결정 방식이 잘 이해가 안 되지만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 공격적으로 나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조별리그 순위 결정 방식―승점이 같으면 해당 팀 간 경기의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그래도 동률일 경우 조별리그 전체 경기의 △골득실 △다득점 △승부차기(다득점으로도 순위를 못 가린 동률 팀끼리 마지막 경기를 할 경우에만) △페어플레이 점수 △추첨 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우리는 누가 (경기에) 나가도 제 몫을 한다.” 선발 멤버 7명을 바꾸는 파격 전술로 12일 이란(2-1 한국 승)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 진출을 확정한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조별리그 2연승의 신바람을 낸 이란전에서 대표적 변화가 있었던 곳이 ‘원톱’ 자리다. 1차전 중국전(1-0 한국 승)에서 오세훈(21·상주)에게 밀려 벤치를 지켰던 조규성(22·안양)이 선발로 나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K리그2 국내 선수 득점 1위(14골) 조규성은 A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황의조(28·보르도)처럼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뺏는 반 박자 빠른 슈팅 능력을 갖고 있다. 또 활동량이 많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 전개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조규성은 이란의 반격이 거셌던 후반 막판에는 중앙선 근처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조규성은 “롤 모델인 황의조 선배를 만나게 되면 볼 컨트롤과 슈팅 방법 등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193cm)은 ‘제2의 김신욱’으로 불린다. A대표팀 공격수로 키가 196cm인 김신욱(32·상하이 선화)처럼 제공권 장악과 몸싸움에 능하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섰을 당시 오세훈은 상대 문전 등 중앙 지역에 주로 머물며 중국 수비수들과 혈투를 벌였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키가 180cm가 넘는 수비수 3명을 보유한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세트피스(코너킥, 프리킥 등)에서 높은 타점을 활용해 득점할 수 있는 오세훈이 주전으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있다. C조 1위 한국은 15일 오후 7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C조 2위)과 맞붙는다. 한국의 최종 순위가 C조 1위가 되면 D조 2위와, C조 2위가 되면 D조 1위와 8강에서 만난다. D조에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속해 있다. C조 1위가 될 경우 우즈베키스탄전과 같은 경기장에서 8강을 치러 그라운드 적응 등에서 상대보다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올림픽 티켓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됐다. 12일 시리아에 1-2로 패한 일본은 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가진 일본이 4강에 오르면 4강 진출 팀 모두가 티켓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일본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인해 최종 3위 안에 들어야만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게 됐다. 한국은 결승에 오르거나 준결승에서 패할 경우 3, 4위전에서 이겨야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한편 D조 북한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차전에서 0-2로 졌다. 2연패를 당한 북한은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이 리버풀에 0-1로 지고 있던 후반 29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28·사진)은 결정적 득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오른발 슈팅이 허무하게 골대 위로 날아갔고, 손흥민은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슈팅 4개)이 득점에 실패한 토트넘은 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0-1로 졌다. 토트넘은 8승 6무 8패로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리버풀은 무패 행진(20승 1무)을 이어가며 선두를 질주했다. 손흥민은 ‘EPL 이달의 골’로 선정된 번리전 ‘73m 질주 골’(지난해 12월 8일) 이후 5경기에서 득점포가 침묵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첼시전 퇴장으로 인한 출전정지 징계(3경기) 이후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에는 2경기 연속 무득점. 주 포지션(측면 공격수)이 아닌 자리에서 뛰는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손흥민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해리 케인을 대신해 원톱으로 나서거나 적극적 수비 가담이 요구되는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전술에서 원톱은 강한 몸싸움으로 볼을 지켜내고 공중볼을 장악해야 한다. 손흥민에게 적합한 역할이 아니다. 또한 손흥민이 측면 미드필더로 수비와 공격을 겸하는 위치에서 뛸 때는 체력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조응형 기자}
한국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이란과의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1로 이겼다. 1차전 중국전 승리(1-0)를 포함해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6을 쌓아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선착했다. 한국은 15일 랑싯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는 4개 조(16팀) 각 1, 2위가 8강전부터 토너먼트를 치러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개 팀이 올림픽 티켓을 얻는다. 1차전 선발 명단에서 무려 7명을 바꾸는 변칙 전술로 이란전에 나선 한국은 이동준(부산)과 조규성(안양)의 릴레이 골로 승리를 거뒀다. 전반 22분 이동준은 미드필더 맹성웅(안양)의 슈팅을 이란 골키퍼가 쳐내자 골문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지난해 K리그2 최우수선수(13골 7도움)로 부산의 1부 승격을 이끈 그는 1차전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전반 35분에는 원톱으로 출전한 공격수 조규성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골대에서 약 21m 떨어진 지점에서 조규성이 시도한 강력한 왼발 슈팅은 대포알처럼 날아가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지난해 K리그2 국내 선수 득점 1위(14골·전체 4위)에 오른 조규성은 강력한 골을 터뜨린 뒤 양팔을 벌리고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한국은 후반 9분 이란에 한 골을 내줬지만 끈끈한 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조별리그 최종 3차전 결과에 따라 한국의 최종 순위가 C조 1위가 되면 D조 2위와, C조 2위가 되면 D조 1위와 8강을 치른다. 12일 현재 D조는 요르단이 선두,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가 공동 2위다. 베트남과 요르단은 13일 맞붙는다. 김학범 감독은 “8강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조별리그 최종전을 포함해 모든 경기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나서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 한광성(22·사진)이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를 떠나 카타르 알두하일로 이적했다. 알두하일은 9일 트위터를 통해 한광성의 입단을 알렸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024년 6월까지로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64억4000만 원)다. 지난해 9월 칼리아리(이탈리아) 소속이었던 한광성은 임대 후 완전 영입 조건으로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인 유벤투스로 이적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한광성은 유벤투스 1군 경기에 데뷔하지 못하고, 23세 이하 팀 소속으로 세리에C(3부 리그) 20경기(1골)만 뛴 뒤 4개월 만에 유벤투스를 떠나게 됐다. 한광성의 이적으로 카타르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과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선수는 남태희, 정우영(이상 알사드), 구자철(알 가라파) 등이 카타르 무대에서 뛰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체적, 정신적 준비가 모두 완벽하다. 당당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하겠다.”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앞둔 ‘쌀딩크’ 박항서 23세 이하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61)이 9일 태국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우리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불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상대들도 모두 강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북한과 함께 D조에 속해 있다. 베트남은 10일 오후 7시 15분(한국 시간) 태국 부리람에서 UAE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A대표팀·23세 이하 대표팀 겸임)을 맡은 박 감독의 신화가 시작된 곳이 바로 이 대회다. 박 감독 측 관계자는 “베트남에 오기 전 한국에서 3부 리그(창원시청) 사령탑이었던 박 감독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통해 단번에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2018년 1월 중국에서 끝난 3회 대회에서 박 감독은 강력한 동기부여와 세심한 선수 관리의 ‘파파(아빠) 리더십’으로 베트남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18년 스즈키컵, 2019년 동남아시아경기 등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태국 현지에서 케이크를 준비해 선수들의 생일 파티를 열어주는 등 ‘파파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8일에는 생일을 맞은 골키퍼 Y 엘리 니에의 볼에 뽀뽀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베트남 언론 봉다는 “박 감독이 돌발 행동으로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이 조별리그를 통과(4개 팀 중 2위 이내)하기 위해서는 중동세(UAE, 요르단)를 넘어야 한다. 박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 등에서 두 팀을 꺾은 경험이 있다. 앞서 UAE 대표팀 측은 “베트남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박 감독은 “나도 UAE를 잘 알고 있다. UAE가 우리를 아는 만큼 실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맞받아쳤다. 베트남은 2차전에서 요르단(13일)과 맞붙은 뒤 조별리그 최종전(16일)에서 북한을 만난다. 다음 달 제주도에서 열리는 여자축구 올림픽 최종 예선에 불참을 통보한 북한이지만 태국에서 열리는 남자축구 최종예선에는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44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의 미드필더 김금철은 AFC와의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강해지기 위해 팀 전체가 많은 노력을 했다. 대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전자랜드가 ‘인기 대통령’ 허훈(25)이 복귀한 KT를 3연패에 빠뜨리고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자랜드는 8일 부산에서 열린 KT와의 2019∼2020시즌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81-80으로 이겼다. 2연승의 전자랜드는 4위(18승 13패)를 유지하면서 3위 KCC(18승 12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1위 KGC(20승 11패)와는 2경기 차. KT는 현대모비스와 공동 6위(14승 17패)가 됐다. 이날 경기는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오른 허훈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허훈은 지난해 12월 17일 팀 훈련 도중 허벅지를 다쳐 8경기를 결장했다. 허훈이 빠진 사이 KT는 1승 7패로 부진했다. 이번 시즌 도움 1위(평균 7.3개), 득점 6위(평균 16.1점)인 허훈은 복귀전에서 22분 18초를 뛰며 6도움을 기록해 변함없는 패스 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자유투 4개 중 3개를 놓치는 등 슛 감각이 떨어져 8득점(필드골 성공률 25%)에 그쳤다. 경기 종료 직전 던진 회심의 미들슛마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KT는 바이런 멀린스(29득점 28리바운드)가 역대 9번째로 25득점 25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전자랜드는 에이스 김낙현(16득점), 차바위(14득점), 머피 할로웨이, 강상재(이상 11득점)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3분 17초를 남기고 75-75로 맞선 상황에서 김낙현이 상대 반칙(3점슛 상황)으로 얻은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킨 데 이어 강상재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당신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현역이라고 가정하고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와 가상 대결을 벌이면 누가 이길까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 센터 샤킬 오닐(48)은 8일 미국 NBC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이런 질문을 받았다. 2011년 은퇴한 오닐(커리어 평균 23.7득점)과 2016년 은퇴한 브라이언트(커리어 평균 25득점)는 LA 레이커스에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서 현역 최강의 ‘원투 펀치’를 구성한 제임스와 데이비스는 각각 평균 25.1득점, 27.1득점(2019~2020시즌 기준)을 기록하며 팀을 서부 콘퍼런스 1위로 이끌고 있다. 후배들과의 가상 대결에 대해 오닐은 자신감 있게 답했다. “물론 우리가 이긴다. 이유는 단 하나다. 누가 나를 막을 수 있나.” 216cm, 147kg의 육중한 몸을 가져 ‘공룡 센터’로 불렸던 오닐은 제임스(206cm, 113kg), 데이비스(208cm, 115kg)보다 체격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제임스-데이비스가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은 누리꾼들이었다. 누리꾼들은 오닐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에 “오닐을 자유투 라인 앞에 세우면 된다”는 댓들을 달았다. 오닐은 현역 시절 자유투 성공률이 52.7%에 그쳤다. 한때 그의 자유투 약점을 노린 집중적인 파울 전술이 레이커스를 상대하는 팀들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한편 레이커스는 이날 뉴욕 닉스를 117-87로 꺾었다. 데이비스가 5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제임스가 31점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푸른 나무에 맑은 하늘, 깨끗한 바다까지…. 마치 제주도 같아요. 그래서 더 잘 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프로축구 제주 소속인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강윤성은 태국 송클라의 숙소를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제주가 훈련을 하는 곳과 결전지의 환경이 비슷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 훈련에서 땀을 흠뻑 흘린 미드필더 정승원(대구)은 “오랜만에 한식을 먹어서 든든하다. 부대찌개 완전 최고!”라며 웃었다.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결전을 앞두고 있는 그들로부터 긴장감 대신 과정을 즐기는 긍정적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김학범호’는 9일 송클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중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도쿄 올림픽 본선을 향한 힘찬 항해를 시작한다.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는 4개 조 각 1, 2위 팀이 8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러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개 팀이 본선 티켓을 얻는다. 한국은 대표적인 해외파 이강인(발렌시아)이 합류하지 못했지만 K리그와 지난해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 등에서 경쟁력을 보인 실속파들을 앞세워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대표팀에는 지난 시즌 K리그1 대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대구 아이돌’ 김대원(2019시즌 36경기 4골), 정승원(33경기 3골)이 있다. 공격수 김대원은 돌파력이, 미드필더 정승원은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이다. 또 K리그1 우승팀 전북의 주전 골키퍼 송범근(38경기 32실점), A대표팀 멤버이기도 한 울산 미드필더 이동경(25경기 3골)도 출격 대기 중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프로에서 일찌감치 주전으로 뛰며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격수 오세훈(상주·193cm)과 엄원상(광주)은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정정용 감독은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가 강한 이유 중 하나는 ‘높이’다. 세훈이가 제공권을 장악하고, 원상이가 측면을 붕괴시킨다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팀을 이끌다가 거듭된 부진으로 지난해 9월 경질된 조별리그 1차전 상대 중국은 C조 최약체로 꼽힌다. 다만 ‘소림 축구’로 불리는 거친 몸싸움 등 신경전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2차전 상대 이란은 최근 미국과의 첨예한 대립 등 불안한 자국 정세에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며 대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미드필더 레자 데가니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통해 이란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개척자 정신으로 대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은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올림픽 본선 진출 경험이 없지만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조직력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C조에서 8강 토너먼트에 오를 국가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꼽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우즈베키스탄은 10명의 선수가 A대표팀 경력이 있을 정도로 개인 역량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호이아크바르 알리요노프는 “2년 전 우승 때는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지 않아 아쉬웠다. 국민들이 열망해 온 꿈(올림픽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흥민(28·토트넘)이 자신의 새해 첫 경기에서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6일 영국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64강전 미들즈브러(2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2020년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12월 23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거친 반칙으로 퇴장당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뒤 복귀전이었다. 토트넘의 주포 해리 케인이 2일 사우샘프턴과의 EPL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활발히 움직였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팀에서 가장 많은 키패스(결정적 패스) 4회를 기록했지만 슈팅은 1개에 그쳤다. 후반 5분 미들즈브러 애슐리 플레처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16분 루카스 모라가 만회 골을 넣어 1-1로 비겼다. 64강 경기는 연장전이 없기 때문에 토트넘은 미들즈브러와 15일 재경기를 치러야 한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케인의 부재가 아쉬웠다. 손흥민과 모라는 케인처럼 뛸 수는 없는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케인은 최전방에서 볼 키핑과 연계, 슈팅에 능한 정통 스트라이커인 반면에 손흥민과 모라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슈팅을 노리는 데 능한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인 선수들이다. 토트넘(EPL 6위)은 FA컵 재경기에 앞서 12일 무패로 선두를 질주 중인 리버풀(19승 1무)과 EPL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과 최근 리버풀로 이적한 미나미노 다쿠미(25·일본)의 한일 공격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