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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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7~2024-11-26
칼럼61%
유럽/EU23%
국제경제7%
행정3%
인사일반3%
국제인물3%
  • 노벨평화상에 독재 맞서 표현자유 지킨 두 언론인

    2021년 노벨 평화상은 독재 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두 언론인 마리아 레사(58·필리핀)와 드미트리 무라토프(60·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언론인의 노벨상 수상은 1935년 카를 폰 오시에츠키(독일) 이후 86년 만이다.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해 평화상을 수여한다. 레사와 무라토프는 용감하게 싸웠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한 세상에서 이들은 이상(理想)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도 했다. 필리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역대 18번째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사는 필리핀 탐사보도 플랫폼 ‘래플러’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맞서는 대표적 언론인이다. 2012년 창간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2만 명 이상을 희생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19년 레사를 두고 “대통령과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필리핀 국적을 모두 보유한 그는 CNN 마닐라·자카르타지국장을 지냈다. 수상 직후 그는 래플러를 통해 “팩트(사실) 없이는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며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가 없는 세상”이라고 했다. 러시아 사마라주 출신인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유일한 반정부 매체로 꼽히는 주간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이다. 그는 1993년 노바야 가제타를 만든 창립자 중 한 명이다. 노바야 가제타는 체첸 전쟁 중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리 등을 보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체첸 사건을 보도한 안나 폴릿콥스카야 등 소속 기자 6명이 괴한의 총격, 독극물 중독 등으로 숨졌다. 무라토프는 수상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숨진 동료 기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 상은 세상을 떠난 그들을 위한 것이다. 공격받고 쫓겨나는 러시아 언론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1992년부터 올해까지 러시아와 필리핀에서 각각 58명, 87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다. 노벨위원회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기반한 언론은 권력의 남용과 거짓 선전, 전쟁과 갈등을 막는다”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없이는 국가 간의 우애도, 군비 축소도, 더 나은 세계 질서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000만 크로나(약 13억5600만 원)의 상금은 두 수상자에게 나눠서 주어진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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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나의 수치”…佛 아동 성학대 피해자에 직접 사과

    프란치스코 교황(85·사진)이 프랑스 가톨릭교회에서 70년 간 약 33만 명의 미성년자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나의 수치”라고 직접 사과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교황은 6일(현지 시간)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나의 슬픔과 고통을 표하고 싶다. 이 문제를 오래 방치한 교회의 무능함은 나의 수치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라고 토로했다. 이어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성직자들은 최선을 다해달라. 교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치욕의 시간”이라며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밝혔다. 5일 프랑스 가톨릭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제, 주교, 교회 관계자 등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미성년자가 최소 33만 명이며, 교회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해왔다는 보고서를 공개해 큰 파장을 불렀다. 앞서 미국, 호주, 아일랜드 등의 가톨릭 교회에서도 비슷한 폭로가 이어지자 교황은 2019년 성 학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선언했다. 교황청은 6월 성폭력을 저지른 사제의 성직을 박탈하는 교회법 개정도 단행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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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불파’ 블링컨, 佛방송 사회자 압박에 ‘진땀’

    오커스(AUKUS) 발족으로 빚어진 미국-프랑스 갈등 후 처음으로 프랑스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 프랑스 방송 사회자의 압박 인터뷰에 곤욕을 치렀다. 이날 저녁 공영 프랑스2 프로그램 ‘20시’의 앵커 안소피 라픽스는 출연자로 나온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 정권이 교체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가 컸다”며 “특히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친불파’인 당신에게 기대가 컸고, 양국 간 더 나은 대화를 바랐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가 느끼는 배신감을 이해하느냐”고 물었고 블링컨 장관은 “배신감을 이해한다”며 “(미국은) 소통 측면에서 더 잘할 수 있었고, 그랬어야 한다”고 답했다. 오커스 발족 과정에서 프랑스에 실수한 것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파리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블링컨 장관은 거의 모국어 수준으로 프랑스어를 구사한다. 이날 인터뷰도 프랑스어로 진행됐다. 미국, 영국, 호주의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 발족을 계기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게 된 호주가 프랑스와 맺은 77조 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면서 프랑스는 미국과 호주에 불만을 강하게 표출해 왔다. 블링컨은 4∼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참석차 파리를 방문했지만 ‘프랑스 달래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5일 오전 엘리제궁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40분간 대화를 나누며 신뢰 회복 의지를 피력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문에도 프랑스의 불만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오커스에 대해 “프랑스나 유럽에 배려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르몽드는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으로 프랑스의 환대를 받았던 블링컨이 앞으로는 덜 따뜻한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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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위기의 민주주의-언론자유 지켜야”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3일(현지 시간) 열린 독일 통일 기념식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작센안할트주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강당에서 열린 독일 통일 31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는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의 성과가 너무 경솔하게 다뤄지고 있고, 언론의 자유와 같은 소중한 재산에 대한 공격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적의, 증오, 거짓, 가짜 정보가 부추겨지고 있으면서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사회적 유대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9년 6월 난민을 옹호하던 정치인 발터 륍케가 극우주의자에게 살해된 사건, 같은 해 10월 동부 유대교회당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20대 주유소 직원이 살해된 사건 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얼마나 존중하는지, 민주주의를 경시하거나 멸시하는 이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얼마나 지켜내고 있는지를 자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독 출신인 그는 독일 통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은 동독 출신들에게 많은 새로운 기회를 준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갑자기 막다른 골목에 놓이는 상황이 됐다”며 통일 후 동서독 간 격차, 옛 동독 지역의 혼란과 갈등을 지적했다. 독일 정부의 2020년 통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체 독일 평균의 73%, 평균 임금은 88.3%에 그쳤다. 동독 출신들은 스스로를 ‘2등 시민’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서로 만날 채비를 갖추고, 서로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되 차이를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력과 경험,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독일 통일 31주년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 재임 중 마지막 독일 통일 기념식 연설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 340여 명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이례적으로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했다. 단호하고 침착한 리더십을 선보인 메르켈은 그간 공식석상에서 좀처럼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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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민주주의 당연시 여기면 안돼…지키려고 매일 노력해야”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가 3일(현지 시간) 열린 독일 통일 기념식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작센안할트주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핸델 강당에서 열린 독일 통일 31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를 당연시 여겨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는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의 성과가 너무 경솔하게 다뤄지고 있고, 언론의 자유와 같은 소중한 재산에 대한 공격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적의, 증오, 거짓, 가짜정보가 부추겨지고 있으면서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사회적 유대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9년 6월 난민을 옹호하던 정치인 발터 뤼프케가 극우주의자에게 살해된 사건, 같은 해 10월 동부 유대교회당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20대 주유소 직원이 살해된 사건 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얼마나 존중하는지, 민주주의를 경시하거나 멸시하는 이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얼마나 지켜내고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독 출신인 그는 독일 통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통일은 동독 출신들에게 많은 새로운 기회를 준 반면 어떤 이들에게는 갑자기 막다른 골목에 놓이는 상황이 됐다”며 통일 후 동서 간 격차, 동독 지역의 혼란과 갈등을 지적했다. 독일정부의 2020년 통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옛 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체 독일 평균의 73%, 평균임금은 88.3%에 그쳤다. 동독 출신들은 스스로를 ‘2등 시민’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서로 만날 채비를 갖추고, 서로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되 차이를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력과 경험,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독일 통일 31주년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 재임 중 마지막 독일 통일 기념식 연설에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 340여 명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이례적으로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했다. 단호하고 침착한 리더십을 선보인 메르켈은 공식석상에서 좀처럼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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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 총에 엄마 잃은 30대 여성변호사, ‘마피아 소탕’ 내걸고 伊나폴리시장 도전

    4일까지 이틀간 치러지는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마피아의 총탄에 어머니를 잃은 여성 변호사 알레산드라 클레멘테(34·사진)가 ‘마피아 소탕’을 공약으로 내세워 남부 나폴리 시장직에 도전한다. 나폴리는 시칠리아섬의 ‘코사 노스트라’, 서남부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와 이탈리아 3대 마피아를 형성하는 ‘카모라’의 본거지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좌파당 후보인 클레멘테는 오성운동과 민주당 등 중도좌파연합 후보 가에타노 만프레디 전 나폴리대 총장(57)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당초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만프레디의 지지율이 40%에 달했지만 클레멘테가 7월 9%에 불과했던 지지율을 지난달 22%까지 끌어올려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지지율 급상승 이유는 개인사를 바탕으로 한 마피아 척결 공약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7년 6월 당시 10세 소녀였던 클레멘테는 집에서 40여 발의 총성을 들었다. 창가로 가 보니 집 앞 길가에 귀가 중이던 모친 실비아(당시 39세)가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 시신 옆에는 5세 남동생이 울부짖고 있었다. 마피아 간 파벌 싸움에서 유발된 길거리 총격전에 평범한 교사였던 어머니가 희생된 것이다.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클레멘테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변호사가 됐다. 카모라로부터 돈을 빌린 후 엄청나게 높은 이자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주로 변호했다. 2013년부터 지방의회 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인구 300만 명의 나폴리에서는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 폭력을 일삼는 카모라 때문에 많은 주민이 고통받고 있다. 경제가 발달한 북부에 비해 낙후된 산업 환경 때문에 실업률도 30%가 넘는다. 최근에는 마피아에 합류하는 여성들까지 증가하고 있다. 클레멘테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나폴리에서는 4세 소녀가 마피아 총격전에 휘말리고, 청년들은 하루에 100유로(약 14만 원)를 받으면서 카모라를 위해 마약을 판다”며 “나폴리가 카모라에서 벗어나 다시 숨쉬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마피아 피해를 입은 많은 시민들 또한 클레멘테의 선거운동을 적극 돕고 있다. 이번 선거는 3일 오전 7시∼4일 오후 3시(한국 시간 3일 오후 2시∼4일 오후 10시)까지 실시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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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가스료-伊 전기료 등 줄줄이 인상… 유럽, 에너지난 ‘비상’

    유럽의 에너지난이 심각해지면서 전기와 가스 등 각종 에너지 요금이 급등했다. 난방 사용이 급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열풍이 이번 에너지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유럽의 기후변화 정책이 차가운 현실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에너지규제위원회는 천연가스 가격을 10월부터 12.6% 인상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미 올해 1∼9월 44% 인상됐지만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11월에도 15%가량 더 인상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시민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리옹에 사는 로랑 씨는 공영 프랑스앵포에 “4인 가족 기준으로 2010년엔 연간 900유로(약 123만 원)였던 가스 비용이 2019년 1300유로, 올해 들어선 2000유로(약 274만 원)로 급등했다”고 하소연했다. 이탈리아도 최근 4분기(10∼12월) 전기와 가스 공급 가격을 전 분기 대비 각각 29.8%, 14.4% 올린다고 발표했다. 가구당 연간 100유로(약 13만7000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페인은 지난달 평균 전력 도매가격이 6개월 전보다 약 3배 증가해 MWh(메가와트시)당 175유로(약 24만600원)였고, 영국도 지난달 전력 도매가격이 MWh당 540파운드(약 86만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자 지난달 영국 빌링엄 등 대규모 비료공장 2곳의 가동이 중단됐고 스페인 최대 철강업체 셀사, 영국 철강업체 연합기구인 유케이스틸의 일부 공장도 멈춰 섰다. 로이터통신은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소규모 기업들이 파산하고 있다”며 “비료공장 가동이 중단돼 식량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 중인 유럽연합(EU)은 전체 발전량의 약 16%를 풍력에 의존한다. 그런데 올해 예년보다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천연가스 수요가 늘었다. 수요 급증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네덜란드 천연가스 거래소에서 올해 MWh당 16유로였던 가스 가격은 지난달 중순 75유로로 368%나 올랐다. 유럽 천연가스 사용량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하는 러시아가 시베리아 가스 시설 화재를 이유로 공급을 줄인 것도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를 유럽 국가들이 반대하지 못하도록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쥐고 EU를 길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례없는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급속한 전환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태양열과 풍력 발전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반면 그에게 맞서는 유력 후보 미셸 바르니에 전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자력 에너지 감축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탄소중립 추세 속에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후에 좌우되는 특성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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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다이애나 런던 아파트 문화유산 지정…“찰스가 찾아와 구애했던 곳”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 탄생 60주년을 맞아 그가 20대 초반에 살았던 런던 아파트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다이애나는 이 아파트에 살면서 찰스 왕세자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런던시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시내 킹스로드 일대에 있는 60번지 아파트 건물 표면 중앙에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빈(1961~1997년), 1979~1981년 이곳에 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파란색 원형 명패를 부착했다. 근대 건축물 등이 영국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때 붙이는 명패다. 이 아파트는 영국 동부 노퍽 샌드링엄 출생인 다이애나가 18세인 1979년 런던으로 상경한 후 친구들과 함께 거주하던 곳이었다. 다이애나는 이곳에 살면서 처음으로 찰스 왕세자를 만났다. 1981년 7월 29일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다이애나는 이 아파트를 떠나 영국 왕실로 거주지를 옮겼다. 둘이 교제했을 당시 이 아파트에는 찰스 왕세자가 자주 찾아와 다이애나에게 사랑을 표현하며 구애를 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다이애나의 친구들은 “우리의 아파트는 항상 웃음으로 가득했다”며 “다이애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로 1996년 이혼한 후 이듬해인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달아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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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주요인사들 “영국 주유 대란은 브렉시트 때문, 자업자득” 비판

    유럽연합(EU) 주요 인사들이 영국의 운송 지연 사태는 EU를 떠나는 ‘브렉시트’를 단행한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전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28일 런던정경대 화상 행사에서 영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송 지연으로 인한 연료용 기름 부족과 사재기 사태에 대해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는) 트럭 운전자들과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며 “영국은 이동의 자유를 끝내고 EU 단일시장을 떠나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말 단행된 영국의 EU 탈퇴 이후 많은 EU 노동자들이 영국을 떠났다. 브렉시트 후 영국에서 장기체류를 하려면 비자를 받아야 하는 등 전보다 각종 절차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이동과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트럭 운전사 부족 사태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26일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 차기 총리 후보가 된 올라프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도 브렉시트를 택한 영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국 매체 채널4 기자가 “영국에서 발생한 운송 지연 사태에 독일 운전사를 보내줄 계획이 있나”고 묻자 그는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은 EU의 한 요소다. 우리는 영국의 EU 탈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영국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영국이 그것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잘 해결하길 바란다”며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클레망 본 프랑스 유럽담당 국무장관도 “영국의 운송 지연 사태는 브렉시트 탓”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트럭 운전자가 부족해 곳곳에서 기름과 생필품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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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이 ‘30년 지역구’서 추천한 후보… 사민당 28세 여성사회운동가가 꺾었다

    26일 치러진 독일 총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67)가 31년째 현역 의원으로 지키고 있던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15번 선거구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20대 여성 사회운동가 아나 카사우츠키(사진)가 연방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타게스슈피겔 등 독일 언론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아온 메르켈 총리가 1990년 의원 활동을 시작할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카사우츠키가 당선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독일 정치의 세대교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카사우츠키는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24.3%로 메르켈이 이끄는 기민당의 게오르크 귄터 후보(20.4%)를 눌렀다. 특히 귄터 후보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줄 후보로 직접 추천했던 인물이어서 메르켈의 정치적 고향에서 총리가 내세운 인물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남서부 하이델베르크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카사우츠키는 13세 때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17∼19세 때 지역 청소년의회 의장을 맡았고 자원봉사와 사회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19세에 사민당에 입당했고 그라이프스발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자신을 ‘헌신적 페미니스트’ ‘유럽인’ 등으로 소개해 왔다. 정계에 발을 들인 이유로 극우 정치에 따른 유럽 사회의 분열과 의회 민주주의의 약화, 사회 양극화 등을 해결하고 싶다고 밝혀 왔다. 그는 당선 확정 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독일의 발전을 원한다면 상위 10% 계층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나서라며 또래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촉구했다. 카사우츠키의 당선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사민당과 녹색당의 약진, 유권자의 세대교체 요구가 맞물린 결과라고 영국 언론 가디언은 전했다. 사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임대료 상한제,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 정책을 앞세워 득표율 1위를 차지해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후변화 대책, 젊은 정치를 표방한 녹색당 역시 사민당, 기민당에 이은 제3당 위치를 굳혔다. 기민당은 보수 유권자가 많은 텃밭 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등에서 모두 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카사우츠키를 포함해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6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는 사민당 후보 프란치스카 기파이 전 여성청소년부 장관(43)이 당선됐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베를린이 동서로 나뉜 1949∼1951년 당시 여성 정치인 루이제 슈뢰더가 서베를린 시장을 지냈지만 동서 베를린 통합 후 여성 시장은 기파이가 처음이다. 사민당 소속 마누엘라 슈베지히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지사(47) 또한 재선에 성공했다. 녹색당에서는 성전환 수술 후 여성이 된 두 명의 의원이 최초로 연방의회에 입성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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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기어, 伊 극우 정치인 재판 출석 왜?

    영화 ‘귀여운 여인’의 미국 배우 리처드 기어(72·사진)가 다음 달 23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주 팔레르모 법원에서 열리는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48)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다고 안사통신 등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반(反)난민 정책으로 유명한 살비니는 2019년 8월 기어가 자원봉사에 나섰던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저지해 납치,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년 전 내무장관이었던 살비니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 구조선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입항하려 하자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막았다. 이로 인해 입항이 3주간 지연되면서 이 배는 섬 인근 바다에 무작정 떠 있어야 했다. 열악한 환경과 한여름 무더위로 상당수 난민이 생존에 위협을 받았다. 당시 기어 또한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이 배에 있었다. 이후 기어는 “일부 정치인이 난민을 악마화한다”며 살비니를 맹비난했다. 살비니는 기어의 증인 출석을 두고 “재판이 쇼가 됐다. 기어를 보고 싶다면 법정이 아닌 극장으로 가라”고 주장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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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처드 기어, 이탈리아 ‘난민 구조선 입항 저지’ 재판에 증인 출석

    영화 ‘귀여운 여인’의 미국 배우 리처드 기어(72)가 다음달 23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주 팔레르모 법원에서 열리는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48)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다고 안사통신 등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반난민 정책으로 유명한 살비니는 2019년 8월 기어가 자원봉사에 나섰던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저지해 납치,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년 전 내무장관이었던 살비니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 구조선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입항하려 하자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막았다. 이로 인해 입항이 3주간 지연되면서 이 배는 섬 인근 바다에 무작정 떠 있어야 했다. 열악한 환경과 한여름 무더위로 상당수 난민이 생존 위협을 받았다. 당시 기어 또한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이 배에 있었다. 이후 기어는 “일부 정치인이 난민을 악마화한다”며 살비니를 맹비난했다. 살비니는 기어의 증인 출석을 두고 “재판이 쇼가 됐다. 기어를 보고 싶다면 법정이 아닌 극장으로 가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결정은 국가를 위한 것이었다며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법정에 서겠다”고도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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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총선, 중도좌파 사민당 박빙승리… 집권 기민당과 연정 싸움

    26일 독일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1위를 차지해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정권 교체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의 지지율 격차가 1.6%포인트에 불과해 최소 2개 정당과 연정을 구성해야 집권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최대 수개월이 걸리는 협상 결과에 따라 16년간 집권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67)의 후임자가 결정되는 만큼 메르켈이 당초 예정됐던 다음 달 퇴임이 아닌 연말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영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연정 협상이 12월 17일을 넘기면 그는 5869일간 집권한 헬무트 콜 전 총리를 넘어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27일 선거당국의 예비 결과 발표에 따르면 사민당은 25.7%의 지지율을 얻어 중도우파 기민·기사 연합(24.1%), 좌파 녹색당(14.8%), 우파 자유민주당(11.5%),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10.3%) 등을 눌렀다. 사민당은 4년 전 총선보다 5.2%포인트를 더 얻었다. 7월 대홍수, 수도 베를린의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민심을 잃은 기민·기사 연합은 8.8%포인트를 잃으며 참패했다. 의원내각제인 독일 총선은 유권자가 개별 정당과 선거구 후보에 각각 한 표씩을 행사하며 이후 정당별 득표율에 비례해 최종 의석수가 결정된다. 특정 정당이 과반 지지율을 얻어 단독 정부를 구성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정당 간 협상을 통해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민당은 선거 전부터 “기민·기사 연합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현재 녹색당 및 자민당과의 연정을 추진하고 있다. 빨간색을 당색으로 쓰는 사민당이 녹색당(초록), 자민당(노랑)과의 연정을 구성하면 일명 ‘신호등 연정’이 탄생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63)는 1위 확정 후 “유권자는 정권 교체 및 내가 총리가 되는 것을 바랐기에 사민당에 투표했다”며 연정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성공하면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게르하르트 슈뢰더에 이어 4번째 사민당 출신 총리가 된다. 연방의회 의원, 함부르크 시장, 노동장관 등을 지냈고 사민당이 2018년 3월 기민·기사 연합과 대연정을 출범시킨 후부터 지금까지 메르켈 정권의 재무장관을 맡고 있다. ‘기계인간’ ‘로봇’ 등으로 불릴 만큼 신중하고 안정적인 이미지, 풍부한 국정 경험 등이 장점이다. 이로 인해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총리 후보 중 메르켈과 가장 비슷한 스타일을 지녔다고 평했다. 9.6유로인 연방 최저임금을 12유로로 인상하고 엄격한 임대료 제한 정책을 도입하자고 주장해 젊은이와 서민층의 지지를 얻었다. 1위를 빼앗긴 기민·기사 연합 또한 연정을 통해 정권 연장을 시도한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60) 또한 “우리 당 중심으로 연정을 구성하겠다”며 역시 녹색당, 자민당과의 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정을 쓰는 기민당과 녹색당, 자민당의 연정은 중남미 자메이카의 국기 색깔과 같아 ‘자메이카 연정’으로 불린다. 양대 정당 모두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녹색당과 자민당에 동시에 구애하는 모습을 두고 공영 ARD방송은 “두 명의 총리 후보와 두 명의 킹메이커가 있다”고 평했다. WP는 “두 후보 모두에게 총리 관저로 가는 명확한 길이 없다”고 했다. 다만 선거 참패의 책임론에 시달리는 라셰트 대표는 연정 구성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7월 대홍수로 200여 명이 사망한 와중에 피해 현장에서 웃으며 수다를 떠는 모습이 포착돼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26일 선거일에도 선거함에 투표용지를 넣던 중 투표 내용을 보이도록 해 구설에 올랐다. 연정 구성이 차질을 빚을수록 유럽연합(EU)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지도력 공백이 국제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최대 민주주의가 ‘어정쩡한(limbo) 상태’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2017년 총선 때도 연정 협상에 4개월이 걸리는 바람에 메르켈 총리가 2018년 3월에야 공식 재취임했다. 4년 전과 달리 메르켈 같은 거물 지도자도 없는 터라 중국 및 러시아 견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양대 정당이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이 총리 후보를 제청할 수 있다. 후보자가 연방의회 재적 의원(735석)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총리에 오른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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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업체 주택 몰수해 공유” 베를린 주민투표 과반 찬성

    높아지는 임대료 탓에 독일 베를린시가 대형 부동산회사의 보유주택 20만여채를 몰수해 공유화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 이상이 찬성했다. 공영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 선거(총선)와 함께 진행된 ‘ 3000채 이상을 보유한 민간 부동산회사의 주택을 몰수 후 공유화’에 대한 주민 찬반 투표에서 약 56.9%가 찬성해 반대(39.0)%보다 높았다. 다만 27일 오전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탓에 최종결과는 28일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주민투표에는 베를린시 유권자 247만 명이 참며하며 최종적으로 과반이 찬성하면 주민투표는 가결된다. 해당 투표의 대상은 베를린의 임대주택 150만 채 중 10곳의 부동산회사가 보유 중인 20만 채가 대상이다. 이중 도이체 보넨은 독일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회사로, 주택 15만5000여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1만 채가 베를린에 있어 이번 주민 투표가 ‘도이체 보넨’ 투표로 불릴 정도였다. 해당 투표가 8월 결정된 이유는 높아진 임대료 부담 때문이다. 베를린 시내 주택의 월세는 2016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 42% 급등했다. 특히 서민용 20평 아파트 임대료가 2018년 월 500~600유로(약 70~80만원)에서 올해에는 120유로로 2배 가량 올랐다. 이런 과정에서 부동산 회사만 배를 불린다는 이유로 주민 투표가 결정된 것. 실제 독일 헌법 15조에는 “토지와 천연자원, 생산수단은 공유화를 위한 손해배상의 방식과 규모를 정하는 법률을 통해 공유재산이나 공유경제의 다른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총선 득표율 1위를 차지한 사민당, 3위 녹색당 모두 임대료 상한을 강제로 동결하거나 낮추는 공약을 내걸었다. 다만 찬성이 과반을 넘더라도 실제 부동산 회사의 보유 주택이 몰수될 가능성은 적다. 이번 주민투표는 법안에 투표가 아니다. 베를린시에 부동산회사로부터 주택 몰수를 촉구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민투표가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이행 의무는 없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몰수 찬성이 나온 만큼 시에서 새로 구성되는 시의회가 연정 협상 등을 통해 임대료 급증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법안이 만들어져 보유주택 몰수가 일어날 경우 부동산회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규모는 베를린 시 추산 379억 유로(약 52조원)로 예측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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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오커스’ 뿔난 佛달래기… 마크롱에 전화 걸어 “내달 회담”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호주와의 잠수함 계약이 파기된 것에 강하게 반발하는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프랑스의 격한 반발에 놀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해 사실상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치권은 노회한 바이든이 ‘말로만’ 마크롱 달래기에 나섰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백악관은 22일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전화 통화 후 작성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영국, 호주와의 3자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발족 계획을 밝히면서 핵잠수함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촉발된 지 일주일 만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15일 발표의 함의를 논의하고자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통화했다”며 “두 정상은 프랑스와 우리의 유럽 파트너국들과의 전략적 관심에 있어서 공개 협의를 했더라면 유용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다음 달 말에 유럽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3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오커스 발족 등에 대해 사전에 프랑스에 알리지 않은 것이 실책(misstep)이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날 통화 후 프랑스는 미국 주재 프랑스대사에게 다음 주 워싱턴으로의 복귀를 지시했다. 앞서 프랑스는 오커스 발족으로 47조 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이 파기되자 미국과 호주 내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동맹국으로서는 전례 없는 고강도 외교조치를 취한 바 있다. 두 정상의 통화에 대해 프랑스 정치권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라시드 테말 상원의원은 “일방적으로 잠수함 계약에서 축출된 것은 간단히 전화 통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내년 프랑스 대선에 나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마크롱은 바이든에게 무조건 항복했다. 굴욕적인 프랑스”라고 비판했고 유력 대권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도 “우리의 독립과 자부심을 지켜야 하는 분야에서 마크롱과 함께라면 최악의 상황은 항상 확실하다”고 비꼬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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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힘 잃고 은퇴한 슈퍼히어로 같아”

    코미디언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3)이 유엔을 두고 ‘힘을 잃은 채 은퇴한 슈퍼히어로 같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기후변화, 기아, 문맹 등 국제사회에 산적한 여러 문제에 유엔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미국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유엔은 그들이 한때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잊어버린 은퇴한 슈퍼히어로 같다”며 “각국 정상이 매년 총회를 위해 모일 때마다 ‘올해의 세계적인 불행’ 상을 수여하기 위해 투표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비꼬는 것도, 누군가를 괴롭히려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일어나야 할 시간”이라며 각종 문제에 대한 유엔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그는 선진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독차지하고 있는데도 유엔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 한배에 탔지만 구명보트는 일등석 승객(선진국)에게 먼저 주어졌다”며 코로나19 퇴치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백신부터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18세 이상 인구의 12%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유엔의 주요 회의가 세계 각국의 ‘핫스폿’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또한 회의를 주최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세상 누구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 국익이 국제관계를 파괴하고 잔인한 ‘힘의 지배’만 남기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친러시아파가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2014년부터 현재까지 7년 넘게 이어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1만4000명 넘게 사망한 사실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알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되기 전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그는 2014년 평범한 교사가 부패 척결을 주도한 후 대통령에까지 오른다는 내용의 드라마 ‘국민의 종’의 주연을 맡아 큰 인기를 누렸다. 2018년 드라마와 같은 이름의 정당을 창당했고 부패 척결 공약을 내세워 2019년 3월 대선에서 승리했다. AP통신은 “전직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 유엔 총회에서 국제관계에 대해 가장 화려한 그림을 그렸다”고 평가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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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교계 일부세력, 내가 죽길 바라… 수술 뒤 건강 이유로 후임 선출 준비”

    프란치스코 교황(85·사진)이 가톨릭 보수파들이 ‘내가 죽기를 바란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자신이 올해 7월 결장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 일부 고위 사제들이 후임 교황 선출을 논의했다는 점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1일 예수회가 발간하는 잡지 ‘라치빌타카톨리카’는 교황이 12일 동유럽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를 방문했을 당시 예수회 신부 53명과 나눈 대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당시 교황은 교계 내 전통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이 자신과 가톨릭 교회를 합리적 이유 없이 비난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한 사제가 건강 상태를 묻자 교황은 “여전히 살아 있다. 비록 몇몇은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이라고 답했다. 교황은 “나의 수술 당시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내 건강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회의를 열었다. 그들이 콘클라베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 시 추기경들이 투표로 새 교황을 선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투표는 여러 차례 진행되며 만장일치가 됐을 때 투표용지를 태운 흰 연기로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교황은 “주님의 은덕으로 나는 괜찮다”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또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한 사제의 질문에 “끊임없이 교황을 험담하는 이들이 있다”며 “나 스스로 죄인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공격과 모욕을 받을 수 있지만 교회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은 악마가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앞으로도 그들(반대파)이 만든 사상과 환상의 세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이는 내가 설교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反)이민, 불평등, 기후변화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며 교계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을 받아 왔다. 보수파들은 특히 지난해 10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에 찬성한 것을 거세게 비판해 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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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소 유족, 佛에 작품 9점으로 상속세 대납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유족이 아직까지 프랑스 정부에 납부하지 못했던 상속세를 돈이 아닌 피카소의 작품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이지만 생애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약 5만 점의 작품을 남겼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피카소 유족들은 20일(현지 시간) 파리의 국영 피카소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림 6점, 조각 2점, 스케치북 1개 등 총 9점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납한 작품에는 피카소가 1895년 부친을 그린 ‘돈 호세 루이스’, 1938년 딸 마야(86)를 그린 ‘의자 아래 막대사탕을 들고 있는 아이’(사진), 죽기 2년 전 그린 1971년작 남성 초상화 등이 포함됐다. 이 작품들은 내년 4월부터 피카소 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유족들은 이번 납부가 마야를 포함한 피카소의 1남 3녀, 마야의 아들 올리비에 위드마이어(60) 등 손주들에게 부과된 각종 세금을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작품의 대략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스는 1968년부터 상속세를 현금뿐 아니라 예술작품, 역사적 의미가 큰 수집품, 주요 문서 등으로도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피카소의 새로운 작품을 맞이한 것은 국가의 영광”이라며 “이번 작품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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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일부 성직자들, 내가 죽기를 바란다” 강한 불쾌감

    프란치스코 교황(85)이 가톨릭 보수파들이 ‘자신이 죽기를 바란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자신이 올해 7월 결장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 일부 고위 사제들이 후임 선출을 논의했다는 점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1일 예수회가 발간하는 잡지 ‘라치빌타카톨리카’는 교황이 12일 동유럽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를 방문했을 당시 예수회 신부 53명과 나눈 대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당시 교황은 자신과 가톨릭교회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비난하는 교계 내 전통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 사제가 건강 상태를 묻자 교황은 “여전히 살아있다. 비록 몇몇은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이라고 답했다. 교황은 “나의 수술 당시 일부 고위 성직자들이 내 건강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회의를 열었다. 그들이 콘클라베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시 새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투표권을 지닌 추기경들이 투표로 새 교황을 선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투표는 여러 차례 진행되며 만장일치가 됐을 때 투표 용지를 태운 흰 연기로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교황은 “주님의 은덕으로 나는 괜찮다”며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또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한 사제이의 질문에 “끊임없이 교황을 험담하는 이들이 있다”며 “나 스스로 죄인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공격과 모욕을 받을 수 있지만 교회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은 악마가 하는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교황은 자신이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도 그들(반대파)이 만든 사상과 환상의 세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이는 내가 설교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反)이민, 불평등, 기후변화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며 교계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보수파들은 특히 지난해 10월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법적 보호에 찬성한 것을 거세게 비판해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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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소 유족, 미납 상속세 대신 작품 9점 佛정부에 전달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유족이 아직까지 프랑스 정부에 납부하지 못했던 상속세를 돈이 아닌 피카소의 작품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이지만 생애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약 5만 점의 작품을 남겼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피카소 유족들은 20일(현지 시간) 파리의 국영 피카소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림 6점, 조각 2점, 스케치북 1개 등 총 9점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납한 작품에는 피카소가 1895년 부친을 그린 ‘돈 호세 루이스’, 1938년 딸 마야(86)를 그린 ‘의자 아래 막대사탕을 들고 있는 아이’, 죽기 2년 전 그린 1971년작 남성 초상화 등이 포함됐다. 이 작품들은 내년 4월부터 피카소 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유족들은 이번 납부가 마야를 포함한 피카소의 1남 3녀, 마야의 아들 올리비에 위드마이어(60) 등 손주들에게 부과된 각종 세금을 대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작품의 대략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스는 1968년부터 상속세를 현금뿐 아니라 예술작품, 역사적 의미가 큰 수집품, 주요 문서 등으로도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브루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피카소의 새로운 작품을 맞이한 것은 국가의 영광”이라며 “이번 작품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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