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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구청장 서강석)가 이달 초부터 난임부부에게 ‘전문의 심층 의료상담’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이를 위해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에 ‘난임상담실’을 설치하고 30년 경력 산부인과 전문의가 직접 의료상담을 진행하도록 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난임 시술 전문의가 난임부부 대상 심층 의료상담을 진행하는 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전 예약을 신청하면 주 3회 이상 심층 의료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상담비는 무료다. 구는 검사 및 상담 결과에 따라 신청자를 난임전문 의료기관과 연결해 주거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방침이다. 상담뿐 아니라 혈액검사, 정액검사, 난소기능검사 등도 무료로 제공한다. 건강 매니저의 단계별 맞춤 건강교육도 들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임신에 장애가 되는 고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건강한 임신 준비를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출산 후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건강관리도 지원한다. 영유아 건강관리 교육과정을 이수한 간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산모의 우울 상태를 살피는 방식이다. 서 구청장은 “송파구는 가임기 여성 및 신혼부부가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임신을 원하는 가정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서울시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장인 부모에게 최대 240만 원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서울형 육아휴직 장려금 신청을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이 장려금은 직장인 부모가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책으로 오세훈 시장의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이다. 시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하면 통상임금의 80%(최대 150만 원)만 받을 수 있다 보니 소득 저하 폭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장려금을 통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부모 두 명 모두 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부모 중 한 명이 육아휴직을 1년 이상 쓰면 120만 원을 주고, 부모가 모두 사용하면 240만 원을 지원한다. 육아휴직을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60만 원을 준다. 단, 6개월 미만 휴직자는 장려금을 받을 수 없다. 신청 대상은 고용보험 가입자로 올 1월 이후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육아휴직 급여를 6개월 연속 받은 사람이다. 또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50%(월 665만3000원) 이하이면서 1년 이상 서울에서 거주 중인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다음 달 1일 문 여는 출산·육아 종합 포털 ‘출산에서 육아까지’ 몽땅정보 만능키(umppa.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신청 시 △주민등록등본 △건강·장기요양보험료 납입확인서 △육아휴직급여 결정 통지서 △육아휴직 확인서 △통장사본 △개인정보활용동의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앞으로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여성가족부에 대해 과잉 지탄이 가해지고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2020년 7월 잼버리 조직위원회 첫 구성 당시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 “행정안전부가 구체적인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고 본다.”(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던 기간 행안부 차관을 지낸 A 씨) 동아일보는 11일 막을 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파행 원인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한 백서(白書)를 쓰기 위해 10∼13일 잼버리 준비와 운영에 참여한 관계기관의 전현직 책임자 11명을 인터뷰했다. 이 가운데 본인이나 소속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취재팀이 인터뷰를 시도한 대상은 잼버리 조직위원회 소속 5개 기관(여가부, 행안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스카우트연맹,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을 비롯해 집행위원회를 맡은 전북도, 대통령실, 국무조정실 등 총 8개 기관이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통화가 성사되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와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문체부와 행안부, 대통령실, 국무조정실은 “답하기 곤란하다”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 의원은 “지금 시점에선 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13일 기자회견에서 “힘이 센 기관이 일선 공무원을 희생양 삼기 위한 감찰 시도로는 본질을 규명할 수 없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행사의 컨트롤타워는 (전북도가 아닌) 조직위원회였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아무도 책임지거나 반성하지 않는 현실이 잼버리 행사를 ‘3000억 원짜리 관재(官災)’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 부처와 전북도가 모두 책임 규명 과정에서도 ‘남 탓’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 잼버리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前여가장관 “과잉지탄” 前행안차관 “책임못져” 前총재 “잘못없다” 반성 없는 ‘파행 잼버리’갯벌 부지 선정 책임자들 침묵조직위 2인→5인 위원장 변경뒤 책임소재 모호… 서로 네 탓만총리 주재 회의도 2차례 그쳐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여가부 장관을 중심으로 5명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전북도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세계스카우트연맹 역시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예산과 인력 등을 총괄한 여가부와 기반 시설을 담당한 전북도 외에도 여러 기관을 참여시킨 이유는, 폭염 등 재난안전 관리는 행정안전부가 맡는 식으로 전문성과 책임감을 발휘해 행사를 성공시키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일을 떠넘기다가 행사가 파행으로 흐르자 책임을 피하기 급급했다. 행사에 관여한 전·현직 관계자들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런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갯벌 야영장’ 선정-점검 책임자들 “난 잘못 없다” 잼버리 행사는 2015년 9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을 국내 후보지로 정한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비판이 많다. 기존 매립지 대신 갯벌을 부지로 정하면서 매립 공사에만 3년이 소요됐고, 다른 행사 준비도 줄줄이 지연됐다. 부지 선정 당시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김윤덕 의원이 ‘새만금에 유치하자’는 의견을 처음으로 냈고, 송하진 당시 전북도지사가 이를 적극 추진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이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2012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한국스카우트연맹을 이끈 함종한 전 총재는 “(나는) 사실 새만금을 찬성하지 않았는데 여러 사람이 밀어붙여서 결정됐다”며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지사는 여러 차례 취재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김 의원도 13일 기자회견에서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17년 8월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이후에라도 정부가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세계스카우트연맹에 부지 변경을 신청해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여가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장관 일정에 따르면 전임 장관 4명 중 새만금을 방문한 사람은 정영애 장관뿐이었다. 정현백 전 장관은 잼버리 파행에 대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도 본인이나 여가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다음에 필요할 때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진선미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에 총리도 ‘총괄’ 역할 손 놔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도 행사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행사 개막을 불과 6개월 앞둔 올 2월까지 야영장 전기·통신 설비 진행률이 5%에 그쳤다. 샤워장과 급수대는 3월에야 설치하기 시작했다. 잼버리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여가부와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북도 사이에서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당초 2인 체제(여가부 장관, 김 의원)였던 조직위는 2월 행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위원장으로 추가된 5인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책임 소재는 오히려 더 불명확해졌다. 대표적인 게 폭염 대책이다. 행사 시작 후 참가자 사이에서 온열질환이 속출하면서 폭염 대책이 부실을 드러냈지만, 안전 대책을 맡은 행안부도 책임을 피하기 바빴다. 전직 행안부 차관 A 씨는 “(행안부) 자치행정과 소속 십수 명이 전국 상황을 챙겨야 한다”며 “(잼버리에 대해) 행안부가 구체적인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자 K팝 공연 장소를 급하게 바꾸고 아이돌 그룹을 무리하게 섭외했다는 논란에 대해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날짜를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도 다양한 관계 기관의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대회를 원만하게 마무리한 후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지만, 내부적으론 전북도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 잼버리 행사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 지원’을 약속해 왔다. 잼버리 사업예산 1171억 원 중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870억 원(75%), 전북도가 265억 원(22%), 부안군이 36억 원(3%)을 집행했다. 지자체 탓만 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국무조정실은 2021년 4월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를 꾸렸지만 회의는 같은 해 11월과 올 2월 두 차례만 열렸다. 국무조정실 측은 “(파행 책임 등은) 추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부안=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측이 대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문의한 공무원에게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립대에 머무는 대만 대원 597명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서울시 팀장급 직원은 10일 오전 조직위 안전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다. 대원 중 일부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다고 서울시 측에 요청해 검사비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조직위 관계자는 “왜 조직위에 전화하나.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는 순간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결국 서울시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검사 비용은 대원이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고 대만 측에 안내했다. 이에 조직위 관계자는 “조직위 차원의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취지였다”라고 해명했다. 잼버리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직원들이 지원 업무 도중 복귀하는 일도 벌어졌다. 시립대에 파견된 여가부 직원들은 10일 출근한 지 1시간도 안 돼 “본부에서 복귀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며 여가부로 복귀했다. 당시 직원들은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야외 활동이 취소되자 급하게 실내 프로그램 섭외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고 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일부 부서에서 업무 때문에 공무원들을 복귀시키다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는 10일(현지 시간) 이번 잼버리에 대해 1171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폭염 등의 준비가 미흡했던 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잼버리의) 공금횡령 의혹으로 ‘정치적 스캔들’로 변했다”고 지적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마지막 날인 11일. 태풍 ‘카눈’ 때문에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졌던 스카우트 대원 약 4만 명은 이날 오전부터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정부와 서울시 등은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이날 스카우트 대원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했다. 이날 정부가 동원한 버스 1400여 대는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시차를 두고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속속 도착했다. 각 버스에는 수송 관련 교육을 받고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가 1명 이상씩 탑승해 대원들을 경기장까지 안내했다. 정부는 대원들의 출국 일정과 숙소 이동 거리를 고려해 폐막 후 이동 거리가 먼 국가부터 출발할 수 있도록 주차 때부터 자리를 배치했다. 이날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 43개 기동대, 2500여 명을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교통경찰 412명, 순찰차 30대 등도 경기장 주변에 배치돼 통행을 안내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도 안전 관리 인력 약 40명이 배치됐다. 140여 개국 대원 4만 명 이상이 모이는 만큼 경찰은 원활한 도착을 위해 인근 도로를 통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월드컵로 약 2km 구간은 양방향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 강변북로로 진·출입하는 차량도 월드컵지하차도로 우회하도록 안내했다. 서울시도 이날 월드컵로와 증산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14개 노선을 우회시켰다. 경기장 주변 도로의 주정차 위반 차량도 특별단속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경기장 주변에 응급의료소 4곳을 설치하고 의료진 42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더 많은 수증기가 증발했다. 이는 태풍 주변에 자꾸 강한 구름, 강한 저기압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기존 예보 시스템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방향으로 진행하는 예측 불가 태풍이 출현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한반도를 빠져나간 제6호 태풍 ‘카눈’의 특징에 대해 “온난화가 심각해질수록 카눈 같은 태풍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측 경로를 벗어나 ‘갈지자(之)’로 이동하다가 우리나라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한 카눈은 여러모로 ‘돌연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태풍과 이동 경로가 다른 것부터 급속한 세력 변화까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태풍의 출현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측 모두 비껴나갔다… ‘돌연변이’ 태풍 카눈은 1951년 태풍 경로 관측 이래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태풍이다. 카눈의 진행 경로가 기존 역대 다른 태풍들과 달랐던 이유는, 태풍을 이끌어줄 강력한 바람(지향류)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보통 여름 태풍이 올 때는 태풍을 끌어당기는 지향류가 있어서 그 방향으로 이동했고 예측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반도 주변 바다 상공에 있는 공기덩어리(기단)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면서 카눈이 길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당초 동해를 살짝 비껴갈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한반도를 관통했다. 카눈의 태풍 강도 역시 예상보다 급격히 약화됐다. 경남 통영 인근 상륙을 시점으로 당초 ‘강’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중’이었고, 내륙에서는 수도권에 오기도 전에 ‘태풍의 눈’이 와해될 정도로 약화됐다. 기상청은 “카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본 규슈의 지형, 우리나라 소백산맥과 태백산맥 등 험한 산지와 마찰해 세력이 빠르게 약화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카눈처럼 예측 불가능한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원태 전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온난화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가 뜨거워지면 태풍 예측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도 증가한다. 이는 태풍의 세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인명-재산피해 이어져 대피 인원만 1만5000명 카눈에 의한 피해도 이어졌다. 카눈은 11일 새벽까지 16시간가량 한반도를 훑으면서 이틀간 속초 402.8mm, 삼척 궁촌 387mm, 고성 대진 342.5mm, 양양 하조대 305mm 등 ‘물폭탄’을 뿌렸다. 10일 대구 군위군에서는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대구 달성군에서도 60대 남성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다 하천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전국에서는 공공시설 196건, 사유시설 183건에 피해가 발생했다. 공공시설은 △도로·침수 유실 70건 △토사 유출 6건 △제방 유실 10건, 사유시설은 △주택 침수 30건 △상가 침수 16건 등의 피해가 났다. 경남, 전남 등에서 농작물 침수 또는 낙과 피해를 본 면적은 1158ha(헥타르)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290ha)의 4배와 맞먹는 크기다. 일시 대피한 인원은 전국 126개 시군구에서 1만5883명에 이른다. 전국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34곳도 피해를 입었다. 강원이 14개교로 가장 많았는데, 5곳은 교사동이 물에 잠겼고 3곳은 옹벽이 파손되거나 토사가 덮쳤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마지막날인 11일. 태풍 ‘카눈’ 때문에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졌던 스카우트 대원 약 4만명은 이날 오전부터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정부와 서울시 등은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이날 스카우트 대원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했다.이날 정부가 동원한 버스 1400여대는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시차를 두고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속속 도착했다. 각 버스에는 수송 관련 교육을 받고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가 1명 이상씩 탑승해 대원들을 경기장까지 안내했다. 정부는 대원들의 출국 일정과 숙소 이동 거리를 고려해 폐막 후 이동 거리가 먼 국가부터 출발할 수 있도록 주차 때부터 자리를 배치했다.이날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 43개 기동대, 2500여 명을 투입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교통경찰 412명, 순찰차 30대 등도 경기장 주변에 배치돼 통행을 안내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도 안전 관리 인력 약 40명이 배치됐다.140여개국, 대원 4만 명 이상이 모이는 만큼 경찰은 원활한 도착을 위해 인근 도로를 통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월드컵로 약 2㎞ 구간은 양방향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 강변북로로 진·출입하는 차량도 월드컵지하차도로 우회하도록 안내했다.서울시도 이날 월드컵로와 증산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14개 노선을 우회시켰다. 경기장 주변 도로의 주정차 위반 차량도 특별단속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경기장 주변에 응급의료소 4곳을 설치하고 의료진 42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2학기 개학을 시작한 전국 초중고교 절반가량이 휴교했다. 또 하늘길과 뱃길, 주요 도로가 통제되며 태풍이 지나는 지역의 교통이 ‘올스톱’ 되다시피 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미 개학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3333곳 중 1579곳(47.4%)이 카눈 북상으로 인해 수업 일정을 조정했다. 877곳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475곳은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교를 결정했다. 단축수업(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85개교) 등을 선택한 학교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태풍 영향권에 들어간 부산(242곳) 울산(118곳) 경북(243곳)은 개학한 모든 학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경남(99.7%)과 대구·충북(이상 98.0%)에서도 대다수 학교가 원격수업이나 휴교 등을 택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13.3%), 경기(13.8%) 일부 학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태풍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선 열차 운행도 한때 전면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KTX 열차 86편과 일반 열차 234편의 운행을 중단하고, 41개 KTX 열차와 12개 일반 열차는 노선을 조정해 운행했다. SR도 이날 SRT의 경부선 21개 열차와 호남선 4개 열차의 전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전국 도로 곳곳도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경남 310곳, 경북 140곳을 포함한 도로 620곳이 통제됐다. 부산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낮 12시경 재개되기도 했다. 21개 국립공원 탐방로 611곳 등의 출입도 통제됐다. 전국 모든 여객선 모든 노선의 운행도 통제됐다. 제주 122편, 김포 81편, 김해 84편 등 전국 14개 공항 비행기 355편의 운항이 중단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강원 영동 지역에 시간당 90mm가 넘는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대구에선 사망자와 실종자가 1명씩 발생했고, 부산에선 시속 120km가 넘는 강풍이 부는 등 전국 곳곳에서 비바람으로 인한 태풍 피해가 이어졌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 중심부 최대 풍속 초속 32m 수준의 강도 ‘중’으로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했다. 상륙 시점 기준 시속 34km로 진입한 카눈은 시속 20km 내외의 느린 속도로 약 15시간 동안 전국을 훑은 뒤 11일 0시 이후 북한으로 빠져나갔다. 사상 처음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른 카눈은 오랜 시간 머물면서 강원 영동 및 경남 지역에 많은 비를 뿌렸다. 둘 다 태풍 중심의 오른편인 ‘위험반원’에 든 지역인데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요인까지 겹치며 특히 영동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9일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강원 속초와 삼척에 각각 396.8mm, 387mm의 비가 내렸고 경남 양산과 창원에도 각각 350mm, 338.6mm의 비가 내렸다. 강원 속초에는 시간당 강수량이 91.3mm에 달하는 ‘극한호우’가 퍼부었다. 부산 최대 초속 34.9m(시속 126km), 대전 초속 32.6m(시속 117km), 강원 고성 초속 31m(시속 112km) 등의 강풍이 불면서 곳곳에서 지붕이 날아가거나 교회 첨탑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으로 오후 8시까지 전국에서 사망자 1명, 실종자 1명이 발생했다. 대구 군위군 효령면에선 김모 씨(67)가 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대구 달성군에선 전동 휠체어를 탄 60대 장애인이 하천에 추락한 뒤 실종돼 소방 당국이 늦은 시간까지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경남 창원에선 맨홀 뚜껑이 수압을 못 이기고 튀어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관통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태풍으로 인해 16개 시도 1만4153명이 일시 대피했다. 제주·김포 등 14개 공항의 비행기 355편이 결항됐고, 전국 모든 여객선 모든 노선의 운행이 통제됐다.강원영동 최대 400mm 물폭탄에 도심 침수… 주민 긴급대피령도속초-삼척-강릉 등 물바다로 성인 허리높이까지 물 차올라소방본부에 긴급출동요청 잇달아수도권 주민들도 종일 가슴 졸여제6호 태풍 ‘카눈’이 덮친 강원 영동 지역은 10일 오후부터 도심 곳곳이 동시다발적으로 물에 잠겼다. 시간당 최대 91.3mm의 ‘극한호우’가 쏟아지면서 배수가 안 된 맨홀에선 물이 역류해 쏟아졌고 도로가 성인 허벅지 높이까지 잠겼다. 특히 가장 많은 비를 뿌린 속초시에선 소방 당국 등이 물에 잠긴 도심 지역(청학동 사거리)에서 배수 작업을 하느라 사투를 벌였다. 속초시의 재난담당 공무원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온 건 처음이라 아찔했다”고 말했다. 속초에선 이날 오후 4시까지 주택과 상가 침수 등 총 88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한두삼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회장은 “폭우에 대비해 배수로도 청소하고 모래주머니와 양수기까지 준비했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니 불가항력이었다”고 했다.● 물바다 된 강원 영동지역강원 영동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며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0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속초가 396.8mm로 가장 많았다. 삼척 궁촌 387mm, 강릉 345.6mm, 고성 대진 326.5mm, 양양 하조대 302mm 등 300mm 이상의 물폭탄이 내린 지역이 속출했다. 고성에선 곳곳에서 주민 긴급 대피령도 내려졌다. 고성군은 이날 오후 4시경 거진읍 거진 1∼3리 주민은 거성초교로, 4∼11리 주민은 거진고로 각각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내청소년문화의집, 고성생활체육관, 죽왕초교 등에도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강릉시 경포 진안상가 일대도 이날 오후 물바다로 변했다. 집중호우 때마다 평소 상습 침수지역인 이곳은 오전 10시경부터 도로가 통제됐고, 오후 들어 성인의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소방대원들은 보트 장비를 투입해 상가 일대를 살피며 주민들의 안전을 확인했고, 양수기와 호스 등을 전달했다. 속초는 시간당 91.3mm, 고성은 89.5mm의 폭우가 쏟아져 ‘1시간 누적 강수량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 이상’이라는 극한호우 기준에 해당했다. 다만 현재 문자 발송 대상은 수도권에 국한돼 있어 극한호우 재난 알림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 주민들의 긴급출동 요청도 잇따랐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367건의 긴급출동 요청이 접수됐다. 대부분 침수로 인한 도로 장애와 나무 쓰러짐, 낙석 등 때문이었다. 양원모 강원도 재난안전실장은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집계는 침수지역의 물이 빠진 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동 지역의 피해가 컸던 것은 태풍 중심의 오른편인 ‘위험반원’에 든 지역이었던 데다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해양에서 불어온 동풍을 타고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가 태백산맥에 급하게 부딪쳐 비구름이 더 발달한 것이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 당시 강원 강릉에 하루 87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태풍 피해 잠못 이룬 수도권태풍의 세력이 한반도에 상륙한 후 점차 약화되긴 했지만 11년 만에 태풍이 관통한 수도권 주민들은 밤늦도록 잠을 설쳤다. 서울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 한모 씨(76)는 “태풍 때문에 마을 도랑이 넘쳐 침수되는 건 아닌가 걱정돼 언제든 도망칠 수 있게 밤새 문을 열어 놓기로 했다”며 열어둔 문을 보여 주기도 했다. 경기도에선 일부 지역에서 강풍 및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54분경 경기 안산시 성포동의 한 유치원 지하가 물에 잠겼고, 동두천에선 교회 첨탑이 강풍에 쓰러지기도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안산=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운영난을 겪는 마을버스 업체에 다음 달부터 재정 지원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지원 내용이 담긴 ‘서울시 동대문구 마을버스 재정지원에 관한 조례안’도 공포했다. 구의 마을버스 운행 횟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대비 26% 줄었다. 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승객이 줄어든 데다 환승요금제 참여 등으로 인한 적자가 원인”이라며 “마을버스 운행 감축이 배차 간격 증가로 이어지면서 구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현재 마을버스 노선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원 조례에 따라 구는 마을버스 한 대당 하루 수입이 운송원가(45만7040원)에 못 미치는 업체에 적자분(최대 23만 원)의 15%를 지원한다. 그동안 서울시가 적자분의 85%를 지원해 왔는데, 구비로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구는 올해 6월 열린 구청장 간담회에서 마을버스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구청장 공약 사항인 마을버스 노선 재정비를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 중이다. 이필형 구청장은 “이번 지원이 마을버스 운행 정상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의 발인 마을버스가 안정적으로 운행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앞으로 주민 절반만 동의하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을 시가 지원해 통상 5년 이상인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줄이는 정책이다. 서울시는 ‘2025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담긴 정비계획 입안 동의율을 토지 등 소유자 2분의 1 이상으로 완화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존에는 주민 의사를 반영한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2 이상,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입안이 가능했다. 단, 시는 토지면적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시는 “2021년 9월 신통기획 전면 도입 후 주택 확대 공급 기조 등을 감안해 입안 동의 요건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동의율을 낮추면서 더 많은 지역에서 신통기획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주민 반대가 많아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곳에 대해선 ‘입안 재검토’ 또는 ‘입안 취소’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토지 등 소유자 15% 이상이 반대하는 곳은 입안 재검토, 토지 등 소유자 25% 이상 또는 토지면적 50% 이상이 반대하는 경우는 입안 취소에 해당한다. 정비계획 요건 변경은 25일까지 주민열람 공고 등을 거쳐 10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면 남해안에서 경남 통영, 충북 청주, 서울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빠져나가며 비바람을 뿌릴 전망이다. 이같이 한반도 내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은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3시경 경남과 전남 중간의 남해안에 진입해 오전 9시경 통영 서쪽 30㎞ 부근에 강도 ‘강’(태풍 중심부 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을 유지한 채 상륙한다. 이후 북쪽으로 올라와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쪽 40㎞에 도착할 전망이다. 카눈이 상륙하기 하루 전인 9일부터 전국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제주, 경남·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카눈은 기존 태풍의 이동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게 이동한다. 이 때문에 10일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 영남에는 최대 400㎜의 ‘물 폭탄’이 쏟아지겠다. 지붕이 날아가고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력인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도 불겠다. 지난달 장마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은 이번 태풍으로 재차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중대본 “행정기관-기업, 오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기업들, 재택근무 등 공지나서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서울 송파구 민원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3년 차 공무원 A 씨는 최근 악성 민원에 진땀을 뺐다. 서류가 미비해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민원인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민원인은 직인란에 해당 기관의 관리사무소 정식 직인 대신 자신의 사인을 적으며 “구청에 다시 오기 싫으니 지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계속되는 소란에 A 씨는 매뉴얼대로 보디캠을 착용하고 “지금부터 녹음을 시작하겠다”고 고지했다. 그러자 민원인은 욕설을 내뱉으며 금방 자리를 떴다. A 씨는 “보디캠이 없었을 때는 민원인이 더 오래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구청 권한이 아닌 일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받는 경우가 많아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 ‘악성 민원’ 대비 보디캠 속속 도입 악성 민원이 점차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 3만4484건이었던 민원인 위법 행위는 2021년 5만1883건으로 3년 만에 50.5% 증가했다. 이에 서울 자치구들이 보디캠 등 악성 민원에 골머리를 앓는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달부터 구청 교통민원실, 세무민원실 등 민원 담당 부서에 초소형 보디캠 30대를 보급했다. 관악구, 금천구 등도 대민 부서를 중심으로 휴대용 보디캠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7월 개정된 민원처리법 시행령이 4월부터 시행되면서 시작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민원인의 위법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부서를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악성 민원인에게 영상 촬영 장비를 사용할 수도 있게 됐다. 특히 서울시는 ‘민원처리 담당자 휴대용 보호장비 운영지침’을 통해 민원인의 욕설, 협박, 성희롱 등이 있는 경우 사전 고지 후 녹화·녹음을 가능하게 했다. 양천구는 4월부터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악성 민원 발생이 많은 신월동 3개동 주민센터에 방호 전담 직원을 배치했다. 지난해 6월 신월동 주민센터에서 주취 상태 민원인이 쇠망치를 들고 폭언 및 자해하는 일이 벌어지자 경호를 강화한 것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수급자 신청 업무 등 민원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 스트레스 관리 강의 등 ‘힐링 프로그램’도 민원에 지친 공무원들을 위로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시는 올해 교통, 주택, 환경 등 민원 처리가 많은 격무 부서 공무원 140명에게 ‘힐링데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부터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의 스트레스 관리 교육과 공연장 방문, 원데이클래스 등이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녹음·녹화가 가능해졌지만 고질적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였다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지난달 리모델링한 OK민원센터 민원여권과 한쪽에 민원 공무원을 위한 전용 공간 ‘아담소(我談所)’를 만들었다. 2평 남짓한 방에 지친 이들이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차와 커피포트, 휴지통 등을 구비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사무실 안에서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울 때 이곳을 찾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다만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근본적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의 한 민원 담당 공무원은 “보디캠이나 힐링 프로그램 모두 이미 민원인의 위법행위가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대처하는 방안”이라며 “악성 민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예방책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시간 조정에 나섰다.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 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근무를 하도록 안내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11월까지 건물에 설치된 ‘돌출간판’을 전수 조사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돌출간판은 건물의 벽면에 튀어나오게 설치한 광고물을 말한다. 모든 광고물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라 허가받거나 신고해야 하는데, 특히 돌출간판은 도로를 사용한다고 봐 도로점용료도 내야 한다. 구는 매년 전수조사를 통해 도로점용료를 내지 않고 돌출간판을 무단 설치한 업주에게는 도로점용료보다 20% 많은 ‘도로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구는 지역 현황에 밝은 관내 거주 구민을 조사원으로 선발해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조사원은 돌출간판 사용 업소에 방문해 업주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배부하고 사용 기간과 점용 면적, 사유지 여부 등을 조사한다. 간판이 불법 광고물로 판단되면 우선 자진 정비를 유도하고 허가 방법을 안내할 방침이다. 지난해 6781개 간판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법 간판 3526개가 적발됐다. 구는 업주의 자진신고를 유도해 152개를 양성화했고, 225개는 철거했다. 불법 간판에 대해 부과된 도로변상금은 약 2억2000만 원이었다. 김 구청장은 “불법 돌출간판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올바른 광고 문화 정착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등에게 월 30만 원가량의 돌봄수당을 지원한다. 시는 다음 달부터 이런 내용의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 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8월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당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한 뒤 중앙정부와 사회보장 협의를 마쳤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맞벌이 등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보기 힘든 ‘양육 공백 가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조부모나 삼촌, 이모, 고모 등 영아의 4촌 이내 친인척이 월 40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는 경우 최대 13개월간 월 30만 원의 돌봄 비용을 지급한다. 부모가 민간 육아도우미를 선호하는 경우 서울시가 지정한 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같은 금액의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는 부모 대신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0∼12세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2000명을 조사한 결과 47%가 가정 양육을 하고 있는데, 가정 양육자의 66.9%가 부모 외 아이를 주로 돌봐주는 사람이 ‘조부모’라고 응답했다. 지원 대상은 24∼36개월 아이를 키우는 중위소득 150%(3인 가구 기준 월 665만3000원) 이하 맞벌이, 한부모·다자녀가정 등이다. 돌봄 아이 기준 4촌 이내의 19세 이상 친인척에게 비용을 지급하는데, 타 시도에 거주해도 돌봄 활동이 가능하다. 다음 달 1일 오픈 예정인 시의 출산·육아 종합 포털 ‘몽땅정보 만능키’(umppa.seoul.go.kr)에서 매달 1∼15일 신청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부모 육아 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조부모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는 데 있다”며 “서울시의 대표 돌봄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해 말로 예정됐던 서울시의 대심도 빗물배수시설(대심도 터널) 착공 일정이 내년 상반기(1∼6월)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9000억 원이었던 총사업비가 1조4000억 원대로 늘면서 재정 당국이 설계 적정성 검사 등을 검토하면서다. 가장 효과적인 집중호우 대비책으로 평가받는 대심도 터널 착공 연기로 서울의 재난 대응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 ‘설계 적정성 검토’ 결정 7일 정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서울시가 제출한 대심도 터널 1단계 사업계획에 대한 설계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총사업비가 변경되면서 국비 투입 사업인 대심도 터널에 대한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심도 터널은 지하 40∼50m 아래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다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일명 ‘빗물 고속도로’라고도 불린다. 공사비와 기간이 많이 들지만 대규모 물을 저장할 수 있어 집중호우 피해를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를 겪은 후 2032년까지 서울 시내 6곳에 대심도 터널을 짓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광화문, 강남역, 도림천 일대에 90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1단계 대심도 터널 사업을 완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환경부의 국비 25% 지원도 결정돼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문제는 당초 9000억 원이었던 총사업비가 약 1조4150억 원으로 57%가량 뛰었다는 점이다. 도림천은 3000억 원에서 5010억 원으로, 강남역은 3500억 원에서 5640억 원으로 뛰었다. 2500억 원이었던 광화문 공사비도 3500억 원으로 올랐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과정에서 대심도 터널과 가장 유사한 사업인 GTX-A 공사비를 적용하게 돼 비용 차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심도 터널에 중장비 진입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수직구 크기를 넓히고, 하수관 지름 등을 확대한 영향도 있었다. 서울시는 대심도 터널이 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인 만큼 검토 절차를 생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급성이 인정돼 과거 예비 타당성 조사 등도 면제된 만큼 증액 과정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설계 적정성 검토에는 최소 3개월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착공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되고 완공 시기도 당초 2027년 말에서 2028년 상반기(1∼6월)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규모 토목 공사는 공기가 밀리기 쉬운 만큼 최대한 착공을 서둘러야 1년이라도 빨리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제 시스템과 펌프가 완공되기 전에도 터널 일부에 빗물을 담아두는 것은 가능하다”며 “2027년 여름이라도 집중호우가 오면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박원순 전 시장 때 7곳 중 6곳 백지화 일각에선 대심도 터널 건설이 지연된 것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소극적으로 대응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1년 오세훈 시장 시절 상습 침수지역 7곳에 대심도 터널 설치 계획이 세워졌지만, 박 전 시장이 양천구 신월동을 제외한 6곳의 계획을 ‘대규모 토건 사업’이라는 이유로 백지화한 바 있다. 서울시 고태규 전 하천관리과장은 “대심도가 완공된 신월동은 최근 수해가 거의 없다”며 “당시 계획대로 대심도 터널이 설치됐다면 현재의 극한호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발 공간이 부족한 서울 특성상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지표면 개발이 더 이상 어려운 서울은 사실상 대심도 터널 말고는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며 “최대한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사회적 고립 가구의 안전망을 확충하는 내용의 ‘고독사 예방 종합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영등포구는 고독사 위험 1인 가구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기가구를 제보하는 빨간우체통 시스템을 강화한다. 단전·단수 등 위기정보 39종을 활용해 1년에 여섯 차례 복지 사각지대 조사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전기·도시가스 검침원, 집배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 민간의 위기 가구 발굴도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발굴된 위기 가구에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 사회 복귀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발굴된 대상자를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제도와 연결하고, 커뮤니티와 경로당을 활용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최호권 구청장은 “종합 계획을 통해 구가 사회적 약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K팝 콘서트가 연기됐다고요?” 6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만난 태국 출신의 아누앗 군(16)은 기자에게 이렇게 재차 되물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프로그램 중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K팝 콘서트의 연기 소식에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뒤늦게 연기 소식을 접한 아누앗 군은 “행사가 많이 열악해도 콘서트 볼 생각으로 참고 기다렸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6일 저녁 예정된 잼버리 K팝 콘서트를 11일로 연기했다. 폭염 여파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인파가 몰리는 콘서트를 강행할 경우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장소에서 콘서트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콘서트 연기 소식에 각국에서 온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연에는 아이브, 엔믹스 등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누리는 K팝 아이돌들이 총출동할 예정이었다. 홍콩에서 온 웡춘호 군(18)은 “집에 돌아가면 K팝 콘서트를 본 걸 자랑하려고 했는데 연기돼서 아쉽다. 11일에는 꼭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11일 열릴 K팝 콘서트는 새만금 야영장이 아닌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다. 수용 인원이 4만6000명에 이르고 관중석의 88%에 지붕이 설치돼 있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연진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새만금에서 전주까지 50분가량의 이동시간이 있지만 버스 1000여 대를 동원해 이송할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1일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안방경기가 예정돼 있지만 잼버리의 성공을 위해 다른 장소로 옮겨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부안=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