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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를 수습할 차기 지도체제로 추진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에 일부 중진 당선자들이 공개 반발하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주 중 당선자 84명을 한데 모아 차기 지도부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지만 당권의 향배를 두고 자중지란이 이어지고 있어 당 안팎에서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3선 고지에 오른 통합당 김태흠 당선자(충남 보령-서천)는 19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17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록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우리 당은 1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이라며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나약하고 줏대 없는 정당이 무슨 미래가 있느냐. 외부인의 손에 맡겨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했다. 주말 사이 차기 당권 또는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 등 무소속 생환자들에 대한 견제와 이전투구도 이어졌다. 김태흠 당선자는 “무소속 당선자들이 당의 진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 넘는 행동”이라며 “이들의 복당 문제도 새 지도부 이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낙선한 김용태 의원은 18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 “선거 다음 날 노래방 기계 가져와 춤도 추려 했고, 바로 (차기) 대선 얘기까지 하셨더라”며 “기뻐하시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달라”고 했다. 이에 홍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강효상 의원은 “김 의원은 제발 그 가벼운 입을 닫으라. 능력에 비해 당에서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도 총선을 망친 자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맞받아치며 내홍이 격화됐다. 통합당이 20일 국회 본회의 전 여는 총선 후 첫 의원총회에서는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진 당선자들 위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합의한다면 통합당은 84명의 당선자 총회를 거쳐 일단 당헌당규가 정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인 8월 말까지는 김 전 위원장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권을 노리는 일부 중진들이 전당대회를 8월에서 앞당기자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주호영 조경태(이상 5선) 박진 당선자(4선) 등이 차기 당권 도전 후보로 거론된다. 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패인 분석도 제대로 못 하면서 벌써부터 조기 전당대회 같은 한심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운명이 달려 있는 것이니 정치를 계속하려면 어떻게 할지 스스로 알 것”이라면서도 “(비대위원장 제안에 대해) 아직도 공식적으로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20일 열리는 통합당 의총은 20대 국회에서 여는 거라 당의 진로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낙선한 심 권한대행 등 기존 지도부가 아니라 21대 국회 당선자 84명의 의중을 한데 모아 비대위원장을 공식 제안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조동주 djc@donga.com·김준일·최고야 기자}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를 수습할 차기 지도체제로 추진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에 일부 중진 당선자들이 공개 반발하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주 중 당선자 84인을 한 데 모아 차기 지도부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지만 당권의 향배를 두고 자중지란이 이어지고 있어 쉽사리 결론이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3선 고지에 오른 통합당 김태흠 당선자(충남 보령-서천)는 19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17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에 실패한 심 권한대행이 당내 논의 없이 외부 인사에게 당을 맡아달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월권행위”라며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당선자는 ‘김종인 비대위’ 대신 당내 인사들로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록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우리 당은 1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이라며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나약하고 줏대 없는 정당이 무슨 미래가 있느냐. 외부인의 손에 맡겨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했다. 주말사이 차기 당권 또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김태호 등 무소속 생환자들에 대한 견제와 이전투구도 이어졌다. 김 당선자는 “무소속 당선자들이 당의 진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 넘는 행동”이라며 “이들의 복당 문제도 새 지도부 이후 논의해야한다”고 했다. 낙선한 김용태 의원은 18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 “선거 다음날 노래방 기계도 가져와 춤도 추려 했고, 바로 (차기) 대선 얘기까지 하셨더라”며 “기뻐하시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달라. 그게 한 때 당 대표였던 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이에 홍 전 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강효상 의원은 “김 의원은 제발 그 가벼운 입을 닫으라. 능력에 비해 당에서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도 총선을 망친 자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맞받아치며 내홍이 격화됐다. 통합당 3선 이상 중진 당선자들은 20일 국회에서 만나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심 권한대행 등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진 당선자들의 의중이 사실상 차기 지도체제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합의한다면 통합당은 84인의 당선자 총회를 거쳐 일단 당헌당규가 정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인 8월 말까지는 김 전 위원장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당권을 노리는 일부 중진들이 전당대회를 8월에서 앞당기자고 주장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당 내에서는 주호영 조경태(이상 5선) 박진(4선) 당선자 등이 차기 당권 도전 후보로 거론된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당선자 84인의 의중을 한 데 모아 와야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체제에 대한 당내 이견을 먼저 정리한 뒤 비대위원장을 제안하는 게 순서 아니냐는 것. 김 전 위원장 측은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이 조기 전당대회를 할지 밑바닥부터 당을 재구성할지 최종 결정해야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당에서 (비대위가 아니라) 조기 전당대회로 가닥을 잡으면 김 전 위원장은 이 당과 결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야권 재편을 하긴 해야겠는데, 솔직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래통합당 출신 무소속 윤상현 당선자(인천 동-미추홀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진영의 향후 진로를 묻자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4선 중진이 된 윤 당선자는 “통합당이 84석짜리 영남 지역정당으로 몰락했다. 지역 정당으로는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다”고 규정한 뒤 “황교안 전 대표 주변에 영남 사람들만 있다 보니 수도권 민심을 전혀 몰랐던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국 판세를 좌우하는 수도권에 맞는 전략과 메시지를 냈어야 했는데, ‘집토끼’인 영남권만 겨냥해 선거 전략을 마련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 통합당 출신 중진들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보수 재건 방안은 제시하길 주저했다. 워낙 대패를 당해서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라는 것. 4선이 된 무소속 권성동 당선자(강원 강릉)는 “지금은 해법을 모색할 시기이지, 구체적으로 (해법을) 내놓을 시기가 아니다”며 “청년 정당 만든다고 젊은층을 무조건 대거 끌어들이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5선이 된 통합당 정진석 당선자(충남 공주-부여-청양)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2022년 대선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총선 백서부터 써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유를 알아야 진단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5선이 된 주호영 당선자(대구 수성갑)는 “총선 기간 중 막말이 나와도 흐지부지하는 당의 전략적 기초체질부터 다 바꾸고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기 대권주자로 생환한 무소속 5선 홍준표 당선자(대구 수성을)는 “당 내부가 통합되지 못하고 당 내부가 극심한 분열 양상으로 선거를 했다. 이순신 장군의 할아버지가 왔어도 이 선거는 못 이겼을 것”이라며 “180석의 집권여당에 맞서 야당 국회의원들이 더욱 강력한 대여 투쟁 전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3선이 된 무소속 김태호 당선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는 “세상을 좀 다른 시각에서 보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17일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총선 참패를 수습할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당이 위중하니 비대위원장을 맡아 수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최고위원회가 이날 심 권한대행이 주재한 회의에 이어 오찬을 갖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신속히 꾸리자고 의견을 모은 데 따른 것. 다음 주 당선자 총회를 열어 김 전 위원장 체제에 대한 당내 의견과 다음 달 초 새 원내대표 선출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견도 오갔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심 권한대행에게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명확히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심 권한대행이 마음이 급하니까 미리 온 것”이라며 “당선자 84명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당선자 총회를 거쳐 찬성하는 뜻을 모아오면 수락 여부를 최종 결론 내리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5선이 된 통합당 정진석 당선자(충남 공주-부여-청양)는 “당이 환골탈태해 중도층에게 새 모습을 보여주려면 경제 전문성과 중도 성향에 경륜까지 갖춘 김 전 위원장이 적임자”라고 했다. 반면 최고위원 중 유일한 생환자인 조경태 당선자(부산 사하을)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열어 새 지도부를 조기 선출하자”고 주장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4·15총선 직후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공세에 나서자 미래통합당이 17일 “검찰 권력, 헌법 권력 등 모든 것을 손아귀에 넣고 좌우하겠다는 제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총선이 끝난 지 불과 이틀 만에 여당에서 국민의 뜻을 왜곡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는 위험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권력만큼 책임도 여당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향해 “촛불시민은 힘을 모아 여의도에서 이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 그토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당신, 이제 어찌 할 것인가”라고 적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통합당 김용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 공동대표를 향해 “기다렸다는 듯이 윤석열 총장의 목을 베겠다고 나선 당신의 후안무치에는 내 비록 선거에 졌으나 준엄히 경고한다”며 “전쟁에 이겼다고 전쟁 전에 저지른 범죄가 다 무죄가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거짓을 진실이라 우기는 것에 대해선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무서운 심판에는 복종하겠으나 거짓을 진실로 뒤바꾸는 농간에 대해선 분연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래통합당에 불어닥친 심판의 바람은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도 집어삼켰다. 황교안 전 대표를 포함해 이번 총선에 출마한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낙선하면서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는 집단 붕괴 수순에 접어들었다. 10명으로 구성된 통합당 최고위는 황교안 전 대표(서울 종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안양 동안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정미경(경기 수원을) 신보라(경기 파주갑) 김영환(경기 고양병) 이준석 최고위원(서울 노원병) 등 7명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 뛰었다. 불출마한 김광림 의원과 경선에서 탈락한 김재원 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를 제외한 지도부가 모두 전선에 나선 것. 하지만 이 중 살아 돌아온 이는 부산 사하을에서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뿐, 수도권에 출마했던 나머지 6명은 모두 패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올 2월 통합당 창당과 함께 기존 자유한국당 시절 최고위원에 김영환 이준석 최고위원과 원희룡 지사가 합류하며 꾸려졌다. 한국당 때부터 최고위원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와 심재철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 등 4명의 성적표는 당선자와의 격차가 12.4∼23.6%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참패했다. 반면 통합당 출범과 동시에 합류한 김영환·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선자와의 격차가 각각 9.5%포인트, 8.8%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창당하면서 최고위의 인적 구성을 대거 바꿔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고 중도지향적인 면모를 부각시켰어야 했는데 판단이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대표가 이끌어온 최고위는 공천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대립하며 일부 공천을 수차례 직권으로 뒤집어 균열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진당 출신인 김원성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직권으로 공천을 취소하자 탈당했고, 김순례 전 최고위원도 공천을 못 받자 사퇴하는 등 당내 혼란이 이어졌다. ‘막말 논란’을 부른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를 제명하는 문제를 두고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도층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당신네 당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지 못할 거 같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서울 구로을)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유세 중 유권자에게 직접 들었던 냉정한 평가를 이렇게 전했다. 김 후보가 총선 전날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 3명이 각각 똑같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권이 잘못하는 건 맞지만 당신네 당은 차마 표를 줄 수 없다”며 뼈아픈 직언을 쏟아냈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접촉한 통합당 낙선 후보들은 ‘이런 야당이라면 2022년 대선도 필패’라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유세 과정에서 통합당이 국민에게 대안 정당이라는 인상을 전혀 못 주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달라며 ‘투표로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는데 그 표에 우리가 심판당했다”며 “실력과 품격이 없는 당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했던 오판을 가장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낙선 후보들은 통합당에 대한 3040세대 유권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탄식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통합당 김병준 후보(세종을)는 “3040세대의 냉소나 분노가 상당해 보였는데 당이 젊은 세대에게 녹아드는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옛날식으로 꿇어앉아 잘못했다고만 한다”고 했다. 이어 “여당에 앞서 야당에 대한 원망이 크다는 걸 절감했다. 아무리 여당이 불공정, 부도덕하다고 두들겨도 야당 이미지가 더 안 좋다 보니 메시지 자체가 전달이 안 됐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밀어도 결국 ‘정책은 좋지만 당 때문에 안 되겠다’는 말이 돌아온다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자 좀비 정당’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세연 의원은 “당이 세상이 바뀐 줄 모르고 과거에 안주하며 꼰대짓을 계속 해왔기에 평범한 시민들은 도저히 통합당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공천관리위원으로도 활동했던 김 의원은 “공천 중반 넘어가면서 당 지도부의 외풍이 끊이질 않았다”며 “차명진 막말 논란 수습 과정에서도 무능과 탐욕에다 자체 정화할 역량을 상실한 지도부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했다. 통합당 내부에선 이제 보수 진영이 정치적 소수 세력이 됐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장기적인 집권 플랜을 세워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경기 권역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5선 정병국 의원은 “민주당처럼 지방 권력부터 차근차근 되찾아오면서 사람과 조직을 키워야 한다”며 “보수는 늘 장기 플랜이 없고 그때그때 조직을 골라 쓰다 보니 위기가 닥치면 당 지도부만 바라보는 습성을 원점에서 바꿔야 한다”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준일 기자}
미래통합당에 불어 닥친 심판의 바람은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도 집어삼켰다. 황교안 전 대표를 포함해 이번 총선에 출마한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낙선하면서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는 집단 붕괴 수순에 접어들었다. 10명으로 구성된 통합당 최고위는 황교안 전 대표(서울 종로)를 비롯해 심재철 원내대표(안양 동안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정미경(경기 수원을) 신보라(경기 파주갑) 김영환(경기 고양병) 이준석(서울 노원을) 최고위원 등 7명이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 뛰었다. 불출마한 김광림 의원과 경선에서 탈락한 김재원 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를 제외한 지도부가 모두 전선에 나선 것. 하지만 이 중 살아 돌아온 이는 부산 사하을에서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 뿐, 수도권에 출마했던 나머지 6명은 모두 패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올 2월 통합당 창당과 함께 기존 자유한국당 시절 최고위원에 김영환 이준석 최고위원과 원희룡 지사가 합류하며 꾸려졌다. 한국당 때부터 최고위원이었던 황교안 전 대표와 심재철 정미경 신보라 최고위원 등 4명의 성적표는 당선자와의 격차가 12.4~23.6%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참패했다. 반면 통합당 출범과 동시에 합류한 김영환·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선자와의 격차가 각각 9.5%포인트, 8.8%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창당하면서 최고위의 인적 구성을 대거 바꿔 새로운 얼굴을 내세우고 중도지향적인 면모를 부각시켰어야 했는데 판단이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대표가 이끌어온 최고위는 공천 과정에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대립하며 일부 공천을 수차례 직권으로 뒤집어 균열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진당 출신인 김원성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직권으로 공천을 취소하자 탈당했고, 김순례 전 최고위원도 공천을 못 받자 사퇴하는 등 당내 혼란이 이어졌다. ‘막말 논란’을 부른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를 제명하는 문제를 두고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도층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래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홍준표(대구 수성을),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권성동(강원 강릉), 김태호 후보(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가 21대 국회에 생환했다.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충격의 패배를 당한 상황에서 이들 거물급 무소속 당선자의 행보에 따라 야권 재편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컷오프 4인’ 모두 생환 지역구를 두고 당 공천관리위원회와의 갈등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 후보는 16일 0시 30분경 통합당 이인선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홍 후보는 당초 고향인 경남 창녕 출마를 준비했다가 경남 양산을로 옮겼고, 최종적으로는 대구 수성을 지역에서 완주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윤 후보는 4년 전인 20대 총선에서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대 총선과 이번 총선에서 두 번 연속 무소속으로 당선된 것은 윤 후보가 유일하다. 윤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위대한 민심의 승리”라고 말했다. 역시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권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의 접전 끝에 승리했다. 4선의 권 후보는 강원 지역 최다선이자 강원 유일의 무소속 당선자가 됐다. 권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정말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출발했고, 춥고 외로운 무소속 후보의 여정이었지만 시민들이 함께해 주셔서 행복했다”며 “온전히 강릉시민의 승리이자 쾌거”라고 밝혔다. 당의 수도권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인 통합당 강석진 후보를 누르고 3선 고지를 밟았다. 김 후보는 “큰 정치력을 가지고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야권 거물 공백 메우나 거물급 무소속 인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통합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의 개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통합당의 거물이 줄줄이 낙마한 상황에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임박한 원내대표, 당 대표 선거에서 이 무소속 당선자들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4선의 권 후보는 “통합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와 윤 후보, 김 후보는 당권 도전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무소속 당선자들은 당선 일성으로 통합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권 후보는 “시민께 약속드린 대로 즉시 통합당에 복당 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김 후보 역시 “빠른 시일 내 당으로 돌아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따르고 정권 창출의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복당 여부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구하겠다. 보수 진영이 어떻게 재편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내 역할을 고민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여당의 ‘호남 석권’ 막은 이용호 한편 범(汎)여권 진영에서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에 출마한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했다. 민주당은 호남 28개 지역구에서 이곳을 제외한 27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의 ‘호남 석권’을 이 후보가 막은 셈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던 이 후보도 머지않아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선거 과정에서 약속드렸던 것처럼 시군민의 뜻에 따라 민주당에 들어가 임기 중반을 지난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했다.조동주 djc@donga.com / 강릉=이인모 / 남원=박영민 기자}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차기 당권과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총선 승리를 위해 뭉쳤던 통합당이 창당 두 달여 만에 위기에 직면하면서 황교안 대표 사퇴 이후 공백을 노리는 차기 주자들의 도전과 이합집산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범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던 황 대표가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하면서 홍준표 유승민 오세훈 김태호 등 차기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당헌당규상 대권 주자는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는 당 대표를 맡을 수 없기에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선 각 주자에게 유리한 ‘관리형 대표’를 내세워 대리전을 치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백의종군한 유승민 의원은 원내로 진입한 다수의 유승민계를 규합해 세력을 형성하고 당권 접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에 유승민계 후보를 집중 지원하며 조직을 다졌다. 황 대표와 각을 세워 오다가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해 당선이 확실시되는 홍준표 전 대표도 복당해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와 윤상현 권성동 의원 등 무소속 생환자들의 복당 러시도 보수 재편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도 범보수 진영 대선 구도의 변수다. 총선 과정에서부터 황 대표 리더십에 회의를 가진 통합당 중진 의원들이 “새로운 간판을 영입해야 한다”면서 안 대표 영입론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총선 패배의 핵심 원인이 수도권의 중도층을 놓친 데 있는 만큼 안 대표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차기 당권과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총선 승리를 위해 뭉쳤던 통합당이 창당 두 달여 만에 위기에 직면하면서 황교안 대표 리더십의 공백을 노리는 차기 주자들의 도전과 이합집산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범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던 황 대표가 총선 패배로 상처를 입게 되면서, 홍준표 유승민 오세훈 김태호 등 차기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 대표가 물러난 뒤 열릴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선 각 주자들이 유리한 차기 대선 구도를 만들기 위해 ‘관리형 대표’를 내세워 대리전을 치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백의종군한 유승민 의원은 원내로 진입한 다수의 유승민계를 규합해 세력을 형성하고 당권 접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에 유승민계 후보를 집중 지원하며 조직을 다졌다. 황 대표와 각을 세워오다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는 복당을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선 “복당 불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도 범보수 진영 대선 구도의 변수다. 총선 과정에서부터 황 대표 리더십에 회의를 가진 통합당 중진 의원들이 “새로운 간판을 영입해야 한다”면서 안 대표 영입론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총선 패배의 핵심 원인이 수도권의 중도층을 놓친 데 있는 만큼 안 대표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서울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서울 광진을)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주민자치위원들의 지지 발언을 동의 없이 선거 공보물에 담아 배포했다며 고 후보와 선거사무장 등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미래통합당이 8일 고 후보 등이 주민자치위원들의 사진과 지지 문구를 선거 공보물에 담아 유권자 8만1800여 가구에 배포했다며 선관위에 신고한 데 따른 조치다. 선관위는 조사 결과 고 후보 등이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과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주민자치위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특정인의 지지 여부를 허위로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고 후보 측은 선관위의 수사 의뢰가 경쟁자인 통합당 오세훈 후보 측에서 흘러나왔다고 주장하며 “선관위 직원이 투표일 전날 오 후보 측에 전화로 (고 후보에 대한) 수사 의뢰 사실을 미리 알려준 것은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다. 명백한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윤다빈 기자}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표현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돼 국회의원 후보 자격을 상실했던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가 14일 법원 결정으로 통합당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차 후보는 15일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애초 무효화됐던 사전투표 득표도 다시 유효해졌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는 14일 통합당의 제명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며 차 후보가 낸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제명결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통합당 최고위원회가 13일 차 후보를 직권으로 제명하는 과정에 법적 하자가 있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원 징계 사안은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이를 무단으로 생략한 게 문제라는 것. 차 후보는 통합당 당원 자격을 유지하게 돼 이번 총선에 당 소속 후보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통합당의 제명 결정에 따라 차 후보의 후보 등록을 무효화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차 후보의 후보 자격을 되살렸다. 차 후보는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저는 정식으로 통합당 후보”라며 판결문 원본을 공유했다. 통합당은 법원의 결정으로 가까스로 수습했던 차 후보 막말 논란이 다시 막판 선거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차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법원이 본안 판결에서 제명의 효력을 최종 인정하면 후보 자격을 다시 잃게 돼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다. 황교안 대표는 법원 결정 후 기자들과 만나 “가처분에 대한 법원 결정일 뿐 저희는 (차 후보를) 공식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표현 등으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사진)를 직권 제명했다. 차 후보의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수도권 표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막말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제명한 것. 그러나 당내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너무 늦었다’는 자조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낮 12시 국회에서 최고위를 긴급 소집해 차 후보를 직권 제명했다. 8일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 후보가 10일 탈당 권유 징계를 받고도 해당 성적 표현을 계속 언급해 수도권 전체 판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최고위가 급히 소집되는 바람에 일부 최고위원은 영상통화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 직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탈당 권유를 통해) 발언에 대해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는데도 다시 이런 발언을 한 부분을 최고위가 심각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원칙적으로 당 윤리위원회의 1차 판단을 거쳐야 하는 당원 징계 사안을 당헌당규 유권해석을 통해 긴급 최고위에서 직권 의결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그만큼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박형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에 자체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가장 심각한 것은 차명진 이슈다. 3040 중도층이 등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차 후보의 막말 논란으로 수도권에서만 4∼6석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차 후보가 통합당 당적을 상실했고 당의 후보 추천이 무효화되면서 차 후보는 총선 후보 자격을 잃게 됐다. 차 후보 지역구를 관할하는 경기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차 후보 등록 무효 안건을 최종 의결하면서 차 후보에 대한 사전 투표도 모두 무효표로 처리된다. 차 후보는 “(당의 제명 결정에) 일단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14일 당에도 재심 청구를 하겠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날 김진태 후보(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의 선거운동원이 세월호 관련 현수막을 훼손하는 사건이 터지며 통합당의 세월호 관련 악재가 이어졌다.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가 12일 춘천 일대에 설치한 세월호 참사 6주년 관련 현수막 200여 장 중 27장을 김 후보 선거운동원이 잘랐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적발된 것. 김 후보는 “선거사무원의 개인적 일탈행위이며 책임지고 일을 그만뒀다”며 “저는 나중에 보고받았고 미리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여야가 4·15총선 다음 날인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를 열기로 일단 합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추경에 미래통합당이 ‘빚내서 빚 갚는 추경’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총선 후에도 지원금 조달 방식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3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16일부터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의장이 소집 공고를 내면서 임시국회가 16일 오후 2시부터 열리게 됐다. 총선 직후 임시국회 개최를 요구해온 민주당은 ‘4인 가구당 100만 원 지원’을 골자로 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13조 원을 마련하기 위한 2차 추경안 통과에 주력할 방침이다.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올해 예산안의 지출 항목을 바꾸는 방식으로 별도 추경 없이 1인당 5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는 예산 25조 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여야가 4·15총선 마지막 주말인 12일 수도권 121석의 판세를 자체 분석해보니 더불어민주당이 ‘91석+α’, 미래통합당이 ‘31∼35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흘 전 각 당의 자체 전망에 비해 민주당이 10석가량 늘고 통합당이 10석 정도 줄어든 것. 최근 통합당 김대호(서울 관악갑) 차명진(경기 부천병) 등의 잇따른 막말 논란이 초접전을 펼치는 수도권 민심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자체 분석 결과 수도권 의석 121석 중 91석 이상을 차지해 수도권 의석의 75%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 49석 중 36∼38석, 경기 59석 중 43∼45석, 인천 13석 중 8∼1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현 수도권 의석수에서 10석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140석 안팎까지 전망하는 배경에도 수도권에서의 상승세가 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야당이 대안으로서 자리매김이 안 되다 보니 수도권 민심이 우리 쪽으로 많이 옮아온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최근 세대 비하 논란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표현 등 막말 논란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판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나흘 전 수도권에서 41∼44석을 확보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막말 논란 이후 수도권 평균 지지율이 4∼5%포인트 빠지면서 예상 의석도 31∼35석으로 주저앉았다. 주말 새 통합당 자체 분석으로는 서울이 15∼16석에서 12∼14석, 경기가 20∼22석에서 16∼18석, 인천이 5석에서 3석 등 막말 논란 이후 수도권에서만 10여 석이 빠졌다고 한다. 통합당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서 일부 지지가 빠진 반면 충청과 부산경남에서는 상승세”라며 “투표율이 65∼70%까지 올라가 부동층이 대거 움직인다면 수도권에서 45석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전체 의석 300석의 40.3%를 차지하는 수도권 121곳 중 초격전지 10여 곳의 판세가 전국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맞붙는 서울 종로. 양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끼리 맞붙는 이번 대결에서 패배한 쪽은 정치적 역경이 닥칠 가능성이 크다. 8일까지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위원장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지만, 황 대표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종로에 다걸기(올인)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태세다. 여야는 또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거나 박빙인 지역구의 승패가 인접 지역은 물론 판세 전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동작을(민주당 이수진-통합당 나경원), 광진을(민주당 고민정-통합당 오세훈), 송파을(민주당 최재성-통합당 배현진), 중-성동을(민주당 박성준-통합당 지상욱) 등이 꼽힌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막말 논란으로 특히 동작을 나경원, 광진을 오세훈, 중-성동을 지상욱 후보 등 초접전 중인 후보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권에서는 고양정(민주당 이용우-통합당 김현아), 성남 분당갑(민주당 김병관-통합당 김은혜), 용인정(민주당 이탄희-통합당 김범수) 등이 대표적인 초접전 지역이다. 당초 통합당 후보들이 뒤처졌다가 막바지에 바짝 따라붙은 곳이다. 인천에서는 진보와 보수끼리 각각 갈라진 표심의 향배가 관심거리다. 연수을에선 진보 표심이 민주당 정일영-정의당 이정미 후보로 나뉘어 현역인 통합당 민경욱 후보와 3파전을 치르고 있고, 동-미추홀을에선 보수 표심이 무소속 윤상현-통합당 안상수 후보로 갈라져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조동주 djc@donga.com·강성휘 기자}
지방 판세도 수도권 못지않게 혼전 양상이다. 각 당은 일부 권역에서 변화의 조짐이 있다며 막판까지 승부 예측이 어려운 ‘초박빙 지역’ 분위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훈풍에 힘입어 지방에서도 애초 목표치를 넘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중에서도 모두 40석이 걸린 부산울산경남 분위기가 며칠 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주 목표 의석을 6, 7석으로 잡은 민주당은 주말을 지나면서 9, 10석으로 기대치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막판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 현재 의석수(8석)에 부산 사상(민주당 배재정-통합당 장제원) 등에서 추가 의석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경남 양산을(민주당 김두관-통합당 나동연)과 부산남을(민주당 박재호-통합당 이언주)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오차범위 내 박빙 싸움을 하고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이와 반대로 미래통합당은 부산에서의 선전으로 수도권에서 잃은 기대 의석을 일정 부분 만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 중-영도(민주당 김비오-통합당 황보승희)와 북-강서갑(민주당 전재수-통합당 박민식) 등에서 판세가 다시 좋아졌다고 보고 지난주 부산 전체 18석 중 15석으로 잡았던 기대치를 16, 17석으로 늘렸다. 통합당은 이를 바탕으로 부울경에서 35, 36석가량을 기대하고 있다. 4선인 부산 부산진갑 서병수 후보가 3선인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꺾고 ‘정권심판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스윙 스테이트’인 충청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체 28개 중 지난주 최대 18곳에서 승리를 점쳤던 통합당은 대전지역 일부 지역구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며 예상 의석수를 14, 15가량으로 낮췄다. 당초 대전 대덕, 동, 중 등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막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 다만 당초 지지율에서 밀렸던 충북 청주 흥덕(민주당 도종환-통합당 정우택)과 청주 청원(민주당 변재일-통합당 김수민) 등 충북 일대에서 막판 상승세가 감지된 만큼 수도권에서 잃은 예상 의석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갖고 있다. 지난주 14, 15석을 점쳤던 민주당은 목표치를 3, 4석 상향했다. 대구경북과 호남에서는 각각 통합당과 민주당을 향한 지지세가 여전하다. 대구경북의 경우 통합당은 압승을 기대하면서 통합당 이인선 후보와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겨루는 대구 수성을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이 전체 28곳 중 26곳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민주당 소병철-무소속 노관규)과 전북 남원-임실-순창(민주당 이강래-무소속 이용호)에서 이길 경우 싹쓸이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강원에서는 통합당이 8석 중 6석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춘천-철원-화천-양구갑(민주당 허영-통합당 김진태) 결과에 따라 현역인 송기헌 후보(원주을)와 공동선대위원장인 이광재 후보(원주갑)를 포함해 당선자 3명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제주는 민주당이 3석 모두를, 통합당은 1석을 기대하고 있다.강성휘 yolo@donga.com·조동주 기자}
미래통합당이 8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性的) 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를 전격 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날 ‘노인 비하’ 논란을 부른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에 이어 수도권 지역구 후보 2명이 선거운동 도중 제명되는 것이다. 통합당은 이날 황교안 대표의 사과로 막말 논란 진화에 나섰다. 차 후보는 6일 녹화해 이날 방송된 부천병 후보 TV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불렀다. 황 대표는 이날 밤 유튜브 방송에서 “어떤 설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이라며 사과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 후보 발언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직 후보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이유를 막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차 후보에 대한 제명 조치를 시사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미래통합당이 총선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8일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사진)의 세월호 유가족 성적(性的) 비하 논란에 제명을 추진하기로 하고 당 지도부가 직접 사과한 것은 잇따른 막말 논란이 총선 막판 판세를 뒤흔드는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차 후보의 제명이 이뤄진다면 전날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노인 비하’ 논란을 부른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에 이어 격전지인 수도권 지역구 후보 2명이 선거운동 도중 제명되게 된다. 차 후보의 발언은 6일 TV토론회 사전 녹화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와 주도권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후보가 “차 후보가 과거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 등 발언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차 후보가 일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비하 표현을 쓰며 답변한 것. 차 후보는 지난해 5월에도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 한 사람이 다른 많은 후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빠르게 거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차 후보에 대한 즉각적 제명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이 “차 후보가 특정 언론 보도 내용을 얘기한 것인데 이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제명에 유보적 입장을 밝히면서 징계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당헌당규상 제명 등 징계는 당 윤리위원회 결정 사안이고 임의조직인 선대위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내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걱정 마라”며 “자기 스스로 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오면 되겠느냐”며 제명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차 후보 등 최근 잇따른 막말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강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정책 회견을 하려 했는데 이에 앞서 막말 논란 사과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밤 유튜브 방송에서 “어제 오늘 많은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직접 사과했다. 이어 “특히 차 후보의 발언은 어떤 설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이라며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당사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황 대표는 방송 전 서울 종로 유세 현장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할 거 같다”며 “가급적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에 최고위원들을 소집해 김 후보 제명 의결과 차 후보의 제명 방안 등을 논의했다. 통합당이 잇따라 초유의 총선 후보 제명 추진과 지도부 ‘릴레이 사과’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막말 논란이 열세인 수도권 판세에 결정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이 세월호 추모일(16일) 하루 전에 열리는데 차 후보의 발언은 전국적으로 민심을 뒤흔들 수 있는 핵폭탄급 발언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차 후보의 악의적이고 의도된 모욕, 조작된 허위 사실에 대해 끝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않고 또다시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매도하고 있다”며 “기사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통합당의 제명 추진을 ‘꼬리 자르기’라며 “차 후보를 공천한 황 대표가 국민께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은 “극우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매우 전략적으로 의도된 막말”이라고 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준일 기자}
미래통합당이 7일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전격 제명하기로 했다. 선거 운동 기간 중 당 소속 후보를 제명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전날 3040세대 비하 논란에 이어 당 핵심 지지층인 노년층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총선 판세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후보 등록 자체를 취소하는 제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통합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있을 수 없는 발언과 관련해 김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이날 관악갑 후보 초청 TV 토론회에서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 공통 질문에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지 40여 분 만에 나온 조치다. 김 후보는 전날에도 “(3040세대 문제의식은) 논리가 아니라 막연한 정서고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당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다. 통합당이 관악갑 지역에 대한 공천 자체를 포기하면서까지 김 후보를 제명키로 한 건 그만큼 세대 비하 발언의 후폭풍을 심각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2004년 총선 직전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수준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나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해진 김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결정은 완전한 자해행위”라며 반발했다.조동주 djc@donga.com·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