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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달러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벌어들인 달러를 예금에 맡긴 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환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달러를 싼값에 미리 사두려는 개인투자자들도 가세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달러예금 잔액은 579억8000만 달러로 1월 말보다 27억5000만 달러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달러예금은 두 달째 증가세를 보이며 올 들어 83억2000만 달러 늘었다. 특히 지난달 기업이 맡긴 달러예금 잔액이 한 달 새 23억9000만 달러 늘어 사상 최대인 485억2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개인들이 보유한 달러예금도 3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향후 달러 가치 상승을 기대한 기업과 개인들이 달러 보유를 크게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121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평균 1143.36원으로 하락했다. 달러예금 증가에 힘입어 지난달 말 전체 외화예금 잔액도 한 달 새 32억9000만 달러 늘어난 679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 9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2차 기념주화’의 디자인이 공개된 뒤 온라인 여론이 시끌시끌합니다. 논란의 주범은 액면가 5000원인 은화 7종 가운데 피겨스케이팅을 묘사한 주화입니다. 동전 앞면에 피겨 기술인 ‘싯 스핀’(앉아서 회전하는 기술)과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높이 들고 빙판을 활주하는 기술) 동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 두고 피겨 팬들이 “미국 선수, 그레이시 골드의 모습을 따왔다”고 지적한 겁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연아가 있는데 왜 미국 선수를 넣었느냐”며 비판했습니다. 기념주화 발행을 책임진 한국은행은 적극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포함한 여러 선수들의 동작을 참고해 이미지를 만든 것이지 특정 선수를 묘사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지름 3.3cm짜리 주화를 보면 선수 얼굴이 식별되지 않는답니다. 작년 11월 발행된 1차 기념주화에선 피겨스케이팅이 제외돼 인터넷이 시끄러웠는데, 이번에도 피겨스케이팅이 논란의 중심에 선 셈입니다. 2차 기념주화는 올 11월 금화 2종, 은화 7종, 황동화 1종 등 모두 10종으로 발행됩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이 최근 발생한 가계대출 통계 오류 사고와 관련해 강도 높은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사태는 그동안 한은이 소중한 가치로 지켜온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14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고 “가계대출 통계 작성 오류로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상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인사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해당 통계 작성 책임자인 금융통계부장을 교체하고 금융통계팀장을 직위 해제했다. 또 책임자인 경제통계국장과 담당 과장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이번 문책성 인사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한은이 통계 오류 사고의 재발을 막고 흠집 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고강도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9일 올해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9775억 원 늘었다고 발표했다가 4시간 만에 실제 증가액은 5083억 원이라고 번복해 혼란을 빚었다. 지난해까지 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에서 제외됐던 ‘영리 목적의 가계대출’이 새로 포함된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전 부총재보는 “통계 작성 과정에서 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절한 조치나 설명 없이 통계를 공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관련 부서를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임원회의에서는 “재방 방지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제대로 시행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문제가 된 저축은행 가계대출을 비롯해 가계부채 통계를 작성하고 공표하는 전 과정을 정밀 점검하기로 했다. 또 저축은행중앙회 등 통계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기관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원-달러 환율 하락의 여파로 지난달 수출입물가가 6개월 만에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0년 100·원화 기준) 잠정치는 83.12로 1월(84.98)보다 2.2% 떨어졌다.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두바이유가 1.3% 오르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져 수입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평균은 1144.92원으로 1월(1185.1원)보다 3.4%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 인상 등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수입물가 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2월에 비해 9.1% 오르며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입물가를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가 1.5% 떨어졌고 중간재는 2.5% 하락했다. 중간재에서는 음식료품(―4.3%), 전기 및 전자기기(―3.3%), 금속제품(―3.0%)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85.96)도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1월보다 1.6% 떨어지며 6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앞으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도 취업하거나 월급이 올라 신용상태가 좋아지면 이자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행정자치부, 금융연구원 등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그동안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대부업권에도 금리 인하 요구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대출을 받았을 당시보다 신용 상태가 좋아진 대출자가 금융회사에 대출 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우선은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받는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금리 인하 요구권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들은 개인의 신용도를 판단해 대출 금리를 매길 수 있는 신용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당국이 직접 감독하는 대형 대부업체는 710곳(지난해 7월 기준)으로 전국 등록 대부업체(8752곳)의 8.1% 수준이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는 지난해 34.9%에서 27.9%로 낮아졌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상당수 대부업 이용자들이 금리 인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대출자들이 향후 금리 인하 요구권을 활용하면 빚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전례 없는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된 가운데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중대 변수들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 관련 부처와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 압력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은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지만 ‘선장 없는 정부 경제팀’이 힘을 앞세우는 주요 2개국(G2)과 경제 외교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가 이런 요인들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남발하고 보수-진보 간 소모적 갈등이 커진다면 외부 변수들이 가져올 악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12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밝힌 대로 15일(현지 시간) 금리를 올린다면 1344조 원을 넘어선 국내 가계부채와 내수 경기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4월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대미 무역 흑자국이면서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한국을 ‘시범 케이스’로 지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상이다. 한국 업체에 대한 트집 잡기 식 소방 위생 점검 실시 등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이달 17, 1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미 재무장관 등을 만날 예정이지만 시한부 경제팀이 이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사상 최대 규모의 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경제 저평가)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수년간 북한의 핵실험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대통령 파면으로 지정학적 요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미국 중국 등과 연관된 최근의 외부 요인들은 최소 수년간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이해관계와 별개로 정부와 정치권이 거시경제 위험 관리에 힘을 모으겠다고 선언을 해야 새 정부 출범 이후 구체적 대응에 나서더라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정임수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이달 15일(현지 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국내 대출 금리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 진입을 눈앞에 뒀으며 저축은행, 카드론 등 제2금융권 금리도 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출 금리가 뛰면서 과도한 이자 부담에 짓눌린 취약계층이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의 대표적인 고정금리 상품인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연 3% 초반대 금리가 자취를 감췄다. KEB하나은행의 5년 혼합형 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3.36∼4.68%에서 이달 10일 현재 3.51∼4.83%로 0.15%포인트 뛰었다. 신한은행의 5년 혼합형 상품도 같은 기간 3.32∼4.43%에서 3.45∼4.56%로 0.13%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 상품의 최저 금리는 2월 말 3.27%에서 이달 6일 3.30%를 찍은 뒤 나흘 만에 0.1%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금리 등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는 지난해 12월 5.74%에서 올 1월 6.09%로 0.35%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22.39%에서 22.88%로 0.49%포인트나 치솟았다. 상호금융회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월 3.56%로 전달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작년 말 14.1%에서 1월 말 14.67%로 0.57%포인트 올랐고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14.21%에서 14.59%로 0.38%포인트 상승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전세버스를 80대나 동원했는데 예고도 없이 안 내리면 어떡합니까. 기름값 날리고 운전사들도 하루 완전히 공쳤습니다.” 제주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12일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 국제 크루즈 여객선을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 3400여 명의 하선 거부 사태 탓이다. 입국 수속 등 출입국과 통관 검역 절차를 위해 대기하던 공무원들과 제주항 외항을 관리하는 해운조합 등도 한마디 예고 없이 발생한 상황에 크게 당황했다. 이들을 기다리던 면세점 등 제주 지역 유통업체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국제 크루즈 여객선인 코스타 세레나호(11만4000t급)가 제주항 외항에 접안한 건 11일 오후 1시경. 앞서 배는 10일 오후 6시 중국 상하이(上海)를 출발했다. 크루즈선에는 관광객 3459명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제주에 도착한 뒤 단 한 명도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제주를 향할 때까지 아무 통보도 없다가 접안 후 현지 여행사 측이 하선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즈선은 4시간 동안 머물다 일본 후쿠오카(福岡)로 출발했다. 크루즈선 승객 일부가 개인 사정 등으로 내리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전체 승객이 하선을 취소한 건 1990년대 말 국제 크루즈선의 첫 제주 기항 후 처음이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자국 정부의 눈치를 본 중국 기업이 직원들에게 하선 거부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선은 10개 선사 25척.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120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보복성 여행 제한 조치’에 따라 이번 코스타 세레나호를 비롯해 코스타 아틀란티카호(8만5000t급), 차이니스 타이산호(2만2400t급), 코스타 포츠나호(10만2000t급), 스카이시 골든에라호(7만2000t급) 등 크루즈선 5척이 12월까지 제주 기항 157회를 취소했다. 당초 올해 제주에는 20개 선사가 28척의 크루즈를 총 703회 기항할 예정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출항하는 크루즈선이 97%다. 중국인 관광객의 하선 거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우리도 입항 금지하라” “중국인 안 와서 제주가 깨끗해졌다” “취소위약금 받아내고 규정대로 하자” 등 항의 댓글을 잇달아 올렸다. 한편 정부는 경영난이 우려되는 관광 여행 숙박 운송업 등의 중소기업에 정책자금 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중소기업의 기존 대출을 최대 1년간 만기 연장해주고 원금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제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정임수 기자}
《 국내 금융기관 5곳 이상에서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가 지난해 말 현재 102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총 109조 원으로 4년 새 20.9%나 불어났다. 이에 따라 4년간 5곳 이상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은 9292만 원에서 1억701만 원으로 1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 중에서 2금융권에서만 5곳 이상 돈을 빌린 채무자는 23만 명에 이른다. 1344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자들이 ‘고위험군’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 《 은행과 저축은행, 주택금융공사 등 국내 금융기관 5곳 이상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10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보유한 빚은 총 109조 원으로 전체 다중채무자 부채(383만 명, 430조 원)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10명 중 8명은 연소득이 5000만 원 미만의 중·저소득층으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5곳 이상 빚내 돌려 막는 차입자 102만 명 7일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나이스평가정보 2012∼2016년 다중채무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5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101만7936명으로, 2012년 말(96만9869명)보다 5.0%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108조9324억 원으로 4년 전(90조1178억 원)보다 20.9% 증가했다. 6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악성 다중채무자도 54만6184명(57조1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호금융, 보험, 캐피털 등 금리가 높은 2금융권 5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부채가 24조5365억 원으로 4년 전보다 26.6%(5조1532억 원) 증가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구주가 다중채무자이면 부모의 소비 위축과 자녀의 학업 중단 등으로 이어져 내수 부진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이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는 ‘잠재적 위험채무자’도 199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다중채무자의 절반 이상(52%)이 전체 부채의 83%(약 357조 원)를 차지한 잠재적 위험채무자로 분류된 셈이다. ○ 중·저소득층 다중채무자가 뇌관 다중채무자를 소득과 연결해 보면 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이 확실해진다. 이들 대부분이 경기 침체기에 취약해지기 쉬운 중·저소득층이다. 경기가 침체될 경우 돈을 벌어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분석 결과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의 79%가 ‘연소득이 50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연소득별(추정치)로 3000만 원 이상 4000만 원 미만의 다중채무자가 전체의 2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0만∼3000만 원 미만(18.5%) △4000만∼5000만 원 미만(16.7%) △1000만∼2000만 원 미만(10.3%)순이었다. 소득을 아예 추산할 수 없는 채무자들도 5.7%나 됐다. 상환 능력이 낮은 다중채무자들 가운데에선 은행을 이용하지 못해 2금융권에서 소액으로 반복해서 돈을 대출받다가 채무 규모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진 경우도 적잖았다. 금융기관 7곳에 4400만 원의 빚을 져 신용회복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김모 씨(38·여)가 대표적이다. 그는 운영하던 키즈카페가 문을 닫은 뒤 빚 부담에 시달렸다. 김 씨는 “세탁소 일을 시작했지만 아이를 키우며 빚을 갚는 게 쉽지 않았다. 저축은행, 카드론, 햇살론 등에서 수백만 원씩 빌려 ‘돌려 막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2금융권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는 358만1670명이다. 은행 전체 대출에서 다중채무자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은 67.1% △카드론은 60.5% △캐피털은 53% △보험은 41.9%에 이른다.○ 부실 폭탄 제거할 맞춤형 대책 시급 당장 미국 금리인상 변수가 걱정이다. 이달부터 미국이 수차례 금리를 인상하면 시장 금리가 함께 올라 다중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내수 부진과 신용불량자 증가 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차입자의 상환능력이 좋아졌다기보다 금리가 내려 상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인데,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다중채무자를 가려낼 수 있는 통계와 이들을 위한 ‘핀셋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건전한 다중채무자’도 크게 늘었기 때문에 다중채무자에 대한 일괄 대책은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 등 고소득자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카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면 다중채무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손종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는 “맞춤형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중채무자 가구의 자산과 소득, 부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피하면서 다중채무자의 채무상환 능력을 키워주는 채무조정 등의 저소득층 금융대책도 필요하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생계형(의료비 등) 과소비형으로 유형을 나눠 원금 감면율과 신용회복 기간 등을 정하는 싱가포르 파산제도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정임수·주애진 기자}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이 고졸 인재 채용 프로그램인 ‘J(Junior)트랙’을 시작한 건 2013년. 당시 고교 1학년생을 선발했고 2년 뒤인 2015년 첫 입사자가 나왔다. 올해까지 기수마다 20∼30명씩 총 세 기수에 걸쳐 고졸 인재들이 들어왔다. 사실 고졸 채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건 2011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고졸 채용을 독려했다. 고졸 채용은 학력 등 스펙을 타파한 인재 선발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대한통운의 J트랙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바뀐 이후 시행됐다. 고졸자 채용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해진 시점이다.○ 명확한 인재 육성 목표가 핵심 이런 움직임은 고졸자 채용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의 압력에 고졸 채용을 늘렸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줄인 은행들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국내 주요 은행 6곳(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고졸 채용 인원 합산 규모는 2012년 620명이었지만, 2014년 415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72명으로 더 줄었다. 은행들은 “자체 계획에 따른 것일 뿐 정부 방침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 관계자 A 씨는 “어차피 뽑을 인원이 정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압박하자 급하게 고졸자 채용 비중을 늘렸다가 정부가 바뀌자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렸다”고 전했다. 반면 대한통운은 고졸 인재 선발을 앞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들과의 차이는 ‘고졸자 채용을 왜 했는지’에 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잠재력 있는 인재를 찾아 맞춤형 교육을 시키고 실무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회사가 원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길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즉, 될성부른 유망주를 미리 확보해 회사가 직접 키우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외부 압력이 아니라 최적의 인재를 찾겠다는 기업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스펙을 초월한 채용이 정착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과 구직자 모두 ‘윈-윈’하는 모델인 셈이다. 지난달 고교를 졸업하고 J트랙 3기로 입사한 이규형 씨(19)는 “고졸 채용 제도를 통해 특혜를 보려고 한 게 아니라, 물류 전문가를 키운다는 회사의 계획을 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한 끝에 이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인재 선발에 있어 명확한 목표를 세운 기업들이 스펙에 연연하지 않는 채용을 실시할수록 구직자들도 진정한 역량 계발에 힘을 쏟게 된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스펙보다 능력 중심 채용이 확산되면 기업은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뽑기 때문에 재교육 비용을 아끼고 구직자 역시 과다한 취업 비용을 줄이게 돼 사회적 낭비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스펙 초월 채용 스펙을 초월해 인재를 뽑는 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하반기 채용부터 과거에 획일적으로 시행했던 직무적성검사 이외에 실제 직무능력을 보는 제도를 도입했다. 연구개발, 기술 직군의 경우 전공 성적이 좋으면 가산점을 주고 소프트웨어 직군은 직무적성검사 대신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를 통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이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한다. SK그룹은 2015년 상반기 공채부터 스펙을 대폭 줄였다. △외국어 성적 △정보기술(IT) 활용능력 △해외연수 경험 △수상 경력 △관련 논문 등을 입사지원서 항목에서 없앴다. 이러한 스펙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직무 역량과 크게 상관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는 학력 제한을 없앴다. 롯데그룹은 2011년부터 공채 지원의 학력 기준을 기존 대졸에서 고졸로 바꿨다. LG전자는 2014년부터 입사지원서에 수상 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 입력란을 삭제했다. 그 대신 자기소개서의 질문이 직무 역량을 묻는 식으로 구체화됐다. 과거에는 ‘자신이 가진 열정’ ‘본인이 이룬 가장 큰 성취’ ‘본인의 성격’ 등 다소 추상적인 여러 질문을 던졌다. 지금 LG전자 자소서는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해 지원 동기와 역량, 그리고 향후 계획만 쓰도록 돼 있다.○ 창의적 채용 제도 확산 기업들은 채용에서 스펙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창의적인 인재 선발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상반기부터 어떤 스펙도 보지 않고 계열사별 오디션 방식의 실무 평가로 신입사원을 뽑는 ‘스펙태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븐일레븐은 푸드 상품기획자를 뽑기 위해 지원자들에게 새로운 도시락 메뉴를 만들어보게 하는 오디션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는 테마파크 견학 후 공연과 놀이기구의 개선점을 파악해 발표하는 식으로 직원을 선발했다. 우창균 씨(28)는 지난해 상반기에 스펙태클 제도를 통해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우 씨는 대학 입학 후 패션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역량을 발견했다. 하지만 공학을 전공한 탓에 기존 공채에서는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가 스펙태클에서 받아든 주제는 ‘백화점 옴니채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었다. 그는 직접 백화점 고객 100명가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발표에 나섰다. 그는 “심사위원들은 정말로 내 과거 스펙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고 발표 내용과 발표를 위해 내가 쏟은 노력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회사가 직접 인재를 찾아나서는 ‘The H’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차 채용팀은 수시로 대학 동아리나 기술 경진대회 등을 찾아다니며 입사 후보를 고른다. 여기에서 선별한 이들을 두 달여 동안 1주일에 2, 3회씩 팀 프로젝트, 토론 등에 참여시키며 평가한다. 이런 방식을 도입한 것은 배려심과 소통능력 등 직원의 인성이 직무능력과 큰 연관성을 지닌다는 회사의 판단 때문이다. 장기간을 지켜보며 인성을 심층적으로 살피는 게 이 제도의 핵심이다. 구직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2015년 빅데이터 분석 동아리에서 연 콘퍼런스에서 눈에 띄어 최종 입사하게 된 남윤이 씨(26·여)는 “전통적인 공채 방식은 1년에 2회로 제한돼 있고 자기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 힘들어 구직자들의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친 심층 평가는 역량을 발휘하거나 스스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스펙에 연연하지 않고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발한 사원들이 업무 성과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정임수·신동진 기자}
KDB산업은행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3조 원대 적자를 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낸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산업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실로 5조6000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약 3조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3일 밝혔다. 2015년 약 1조9000억 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지난해 산은이 투입한 구조조정 비용의 절반 이상인 3조5000억 원이 대우조선해양에서 발생했다. 한진해운에 9000억 원, STX조선해양 등 STX 계열사에도 1조2000억 원을 썼다. 산은은 이런 대규모 손실에도 정부의 추가 재정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2001년 이후 누적된 순이익 규모가 12조7000억 원이나 되고,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또한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다음 달부터 편의점 카운터에서 물건 값을 결제하면서 현금까지 찾을 수 있는 ‘캐시백’ 시범 서비스가 GS25로 확대된다. 거스름돈을 선불식 교통카드 등으로 충전받는 ‘동전 없는 사회’ 서비스도 첫선을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GS25는 다음 달부터 우리은행과 손잡고 캐시백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캐시백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체크카드로 결제하면서 필요한 현금까지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물건 값을 계산할 때 찾기 원하는 금액을 직원에게 알려주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 위드미도 시범 운영 중인 캐시백 서비스를 조만간 전국 1898개 매장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16개 매장에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쓰는 사람은 하루에 1번 10만 원까지 찾을 수 있다.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고 인출 수수료는 900원이다. 다음 달 첫선을 보이는 ‘동전 없는 사회’ 서비스에 참여할 사업자도 선정됐다. 한국은행은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등 편의점 3곳과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2곳,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 신한카드, 하나카드, 네이버 등 선불카드 사업자 7곳 등 12개 업체를 시범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동전 없는 사회 서비스는 편의점, 마트 등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산 뒤 거스름돈을 동전 대신 선불식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포인트 등으로 충전받는 방식이다. 한은은 준비 작업을 거쳐 4월부터 회사별로 시범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동전 없는 사회가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은 동전을 갖고 다니는 불편을 줄일 수 있고, 한은은 동전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주애진 jaj@donga.com·정임수 기자}
올해 1월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난 데다 해운업 불황, 해외 건설 부진 등의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서비스수지는 33억6000만 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적자 규모(7억9000만 달러)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직전 최대 적자였던 2012년 12월(26억5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27% 늘었다. 우선 만성 적자인 여행수지(―12억2000만 달러)가 적자 폭을 더 키웠다. 설 연휴와 겨울방학을 맞아 1월 해외 출국자가 사상 최대를 나타내는 등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향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 여행객이 급감할 경우 여행수지 적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운업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운송수지(―2억3000만 달러) 또한 적자 폭이 커졌다. 해외 건설 ‘수주 절벽’으로 건설수지 흑자(4억2000만 달러)는 10년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상품 수출보다 수입이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78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모두 더한 경상수지(52억8000만 달러)는 사상 최장인 5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작았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미국이 당장 이번 달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2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치솟았다. ‘트럼프발(發) 환율 전쟁’ 선포로 그동안 가파른 하락세를 그렸던 달러화 가치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상승한(원화 가치는 하락) 1141.6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1130.7원까지 떨어지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던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140원대를 회복했다. 이날 상승 폭은 올 들어 1월 9일(15.3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잠잠했던 미국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둔 강경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근거가 훨씬 강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미국의 금리 인상 확률은 종전의 35.4%에서 66.4%로 약 2배로 높아졌다.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보는 3월 인상 가능성은 80%까지 올랐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미 상하원 첫 합동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의 경기 부양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도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유럽 주요국들도 선거 시즌에 돌입해 환율 출렁임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한국인이 하루 평균 긁은 카드 금액이 1년 새 12% 가까이 불어나 2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혼밥족’ 증가 등의 여파로 편의점에서 사용된 신용카드 금액이 32% 이상 급증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체크카드·선불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2조1040억 원으로 2015년(1조8830억 원)에 비해 11.8%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카드 이용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1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소액 결제도 현금 대신 카드로 하는 사람이 늘면서 2011년(11.1%) 이후 5년 만에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삼성페이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가 확산되면서 모바일카드 이용액도 하루 평균 460억 원으로 1년 새 51.7% 급증했다. 개인의 신용카드 이용 실적을 업종별로 보면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의 영향으로 유통업체(12.7%)가 크게 늘었다. 특히 편의점의 하루 평균 이용액이 150억 원으로 32.8% 급증했다. 저가 항공사가 늘고 국내외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항공사에서 신용카드 사용도 16.2%나 늘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체크카드 이용액은 4240억 원으로 1년 새 15.2% 늘었다. 특히 전체 카드 이용실적에서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20.1%)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15%)보다 소득공제율(30%)이 높고 부가 서비스는 갈수록 비슷해지고 있어 이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금융 관련 소비자 정보를 한데 모아 놓은 금융정보 포털사이트 ‘파인(FINE)’ 이용자가 개설 6개월 만에 138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8000명에 가까운 소비자들이 찾은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파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파인(fine.fss.or.kr) 사이트를 지난달 말까지 6개월간 총 138만 명이 이용했다고 1일 밝혔다. 하루 평균 7637명이 이용한 셈이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메뉴는 ‘잠자는 내 돈 찾기’(38.5%)였다. 은행의 휴면 계좌부터 보험사의 휴면 보험금, 카드사의 카드 포인트 등을 일괄적으로 조회할 수 있는 코너다. 이어 은행 예·적금, 대출, 펀드 같은 금융상품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금융상품 한눈에’(10.4%)와 연금 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는 ‘통합연금포털’(7.1%)을 많이 이용했다. 금감원은 파인이 대표적인 금융 포털사이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접근성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금융상품 한눈에’ 메뉴를 모바일 앱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이어 파인 사이트 자체를 모바일 앱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사상 최대로 불어났던 은행권의 전세금 대출 증가세가 올 들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월 말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전세금 대출 잔액은 34조5065억 원으로 지난해 말(34조485억 원)보다 4580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5년 6월(2936억 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작년 12월 증가액(8202억 원)과 비교하면 56% 수준으로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다. 지난해 월평균 증가액(8654억 원)에 비해서도 절반(52.9%) 수준이다. 지난해 5개 은행의 전세금 대출은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849억 원 불어났다. 하지만 올 1월 들어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신한은행은 전달보다 오히려 468억 원이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의 전세금 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감소한 건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들이 대출 소득 심사를 깐깐하게 하면서 전세금 대출도 상대적으로 받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사철 비수기인 1월에 전월세 거래가 줄어든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뱅킹(스마트폰뱅킹)의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이 1년 새 30% 가까이 증가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인터넷뱅킹의 10건 중 6건은 스마트폰뱅킹으로 이뤄졌다. 비대면(非對面) 금융 거래의 수단이 ‘손안의 금융’인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쓰려고 은행에 등록한 고객은 지난해 말 현재 1억2254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새 4.9% 증가해 처음으로 1억200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스마트폰뱅킹 고객 수가 7468만 명으로 1년 새 15% 불어나 전체 인터넷뱅킹 가입자의 61%를 차지했다. 스마트폰뱅킹의 이용 실적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뱅킹 이용 금액은 하루 평균 3조1206억 원으로 1년 새 27.6% 불었다. 스마트폰뱅킹 이용 건수 또한 하루 평균 5290만 건으로 같은 기간 25.3% 늘었다. 국내 인구수(5144만 명)를 감안할 때 국민 1명당 하루 평균 한 차례 이상 스마트폰뱅킹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하루 평균 8750만 건)에서 스마트폰뱅킹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5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61% 수준으로 높아졌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맞춰 은행들이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고 있는 데다 금융소비자들도 PC보다 더 편리하고 접근성, 이동성이 좋은 스마트폰뱅킹을 찾은 결과”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고공 행진하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출 이자까지 가파르게 뛰면서 가계가 지갑을 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서민층이 많이 찾는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가 한 달 새 1%포인트 이상 급등해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39%로 전달보다 0.10%포인트 올랐다. 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며, 2015년 2월(3.48%)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3.16%)는 한 달 새 0.03%포인트 뛰며 6개월째 올랐고 집단대출 금리(3.17%)도 0.0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세이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 금리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은행 정기 예·적금을 포함한 저축성 수신금리(1.51%)는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은행의 예대금리 차는 2.00%포인트로 4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특히 그동안 상승세가 더뎠던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뛰고 있어 우려가 높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지난달 11.75%로 전달보다 1.09%포인트나 올랐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한 해 33.5%(4조6000억 원) 급증했다. 새마을금고(3.92%), 상호금융(3.86%) 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제2금융권은 저소득·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이 많아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신용전망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 금리 인상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고 소비, 성장의 하방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806만 명을 웃돈다. 2015년보다 35% 정도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에서 환전할 때뿐만 아니라 쇼핑을 할 때도 중국 위안화를 많이 사용한다. ‘큰손’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위안화를 직접 받는 상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탓일까. 국내에서 발견되는 위안화 위조지폐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적발한 위안화 위조지폐는 모두 418장. 2015년(248장)보다 68.5%(170장)나 늘었다. 실제 국내에 유통되는 위안화 위조지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조지폐의 70%가량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져온 것이고, 나머지는 한국인이 중국 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받아온 경우이다. 따라서 ‘짝퉁’ 위안화 구별 팁을 알고 있는 게 피해를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2015년 11월 나온 신권 100위안짜리 지폐는 앞면의 숫자 ‘100’이 각도에 따라 금색과 녹색으로 다르게 보인다. 좀 더 자세한 위안화 위조지폐 감별법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정임수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