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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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둥글고 신문은 네모납니다.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재밌게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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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사회일반61%
사건·범죄20%
사고10%
문화 일반3%
검찰-법원판결3%
기타3%
  • 명화 ‘진주 귀걸이…’ 훼손 시도 기후활동가 징역형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지난달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 거장 얀 페르메이르(1632∼1675)의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이물질을 뿌린 기후활동가들에게 2일(현지 시간) 유죄가 선고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이날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벨기에 지부 활동가 두 명에게 징역 2개월, 집행유예 1개월을 선고했다. 2개월 중 1개월은 복역하고 나머지는 집행유예다. 신속 재판(약식 재판)을 거부한 나머지 한 명은 4일 본 재판에 나선다. 지난달 27일 이들 중 두 명은 저스트 스톱 오일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들어가 풀을 묻힌 머리와 손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벽에 갖다 댔고 토마토 수프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렸다. 다만 이 작품은 유리 안에 있어 훼손되지는 않았다. 저스트 스톱 오일 벨기에 지부는 판결에 대해 “지구 생명체 대량 학살을 비폭력적으로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비난받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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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대선 패배’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수천명 모여 불복 시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권력 이양을 승인했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2일(현지 시간) 거리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군부가 개입해 정권을 다시 가져올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의 군사령부 주위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몰렸다. 이들은 브라질 상징색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선 유세 상징색인 노란색과 초록색을 띈 옷을 입거나 브라질 국기를 어깨에 둘렀다. 이들은 “군대여, 브라질을 구하라” “단결하라, 국민은 절대 지지 않는다” 같은 구호를 외치며 ‘대선 사기’를 주장했다. 한 시위자는 “사람들이 돈을 주고 표를 사는 다양한 영상을 봤다. 그것들은 (이번 선거가 사기라는) 증거”라며 “그들(군부)이 개입해 새로운 선거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패배 소식이 전해진 1일부터 브라질 전역에서 벌어진 도로 점거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고속도로경찰대는 2일 “전국 도로 630여 곳 봉쇄 지점을 정리해 차량 통행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역시 “여러분이 화가 난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도로 점거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아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약 45시간 뒤인 1일 권력 이양 의사를 밝히며 우려됐던 불복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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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방의회서 첫 ‘김치의 날’ 행사… 내달 6일 개최

    다음 달 6일 미국 수도 워싱턴의 연방의회 도서관에서 연방의회 차원의 첫 ‘김치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장 시연,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 소개 등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민주당의 ‘친한파’ 캐럴린 멀로니 하원의원(뉴욕)을 포함한 12명의 의원이 함께 행사를 준비했다. 멀로니 의원은 올 7월 한국계 앤디 김 의원(뉴저지), 영 김 의원(캘리포니아) 등과 함께 한국김치협회가 선포한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미국에서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도 제출했다. 멀로니 의원은 당시 결의안에서 “김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국의 전통 음식으로 유산균,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며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17대 연방의회 회기의 마지막 달인 다음 달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8월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김치의 날’ 결의안 통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동 때도 이 사안을 언급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뉴욕, 버지니아주 등 미 일부 주에서 ‘김치의 날’을 선포하고 관련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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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범도 장군 79주기 추모식 엄수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의 영웅이자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제79주기 추모식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열렸다. 홍 장군의 유해는 지난해까지 이곳에 묻혔다가 순국 78주년인 지난해 광복절에야 고국으로 돌아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카자흐스탄 항일독립유공자후손회가 주관한 이날 추모식은 박 따지아나 항일독립유공자후손회 회장,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지의 항일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참석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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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에 임신 3개월 아내 남겨두고… 이태원 지나다 참변

    “스리랑카에 두고 온 아내가 임신 3개월이었어요.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늘 말했었는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지하 쪽방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모하메드 카티르 씨(36)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고나갈라 무나우페르 씨(27)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무나우페르 씨는 이번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 26명 중 유일한 스리랑카인이다. 이날 무나우페르 씨가 살던 이 쪽방에는 친구 3명이 모였다. 이들은 “술 담배를 할 줄 모르고 별다른 취미도 없이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성실하게 살았던 친구”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무나우페르 씨는 4개월 전 스리랑카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임신한 아내를 두고 “돈 많이 벌어 오겠다”며 최근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한다. 무나우페르 씨는 암에 걸린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살던 가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밤 집 근처에 있던 해밀톤호텔 인근을 지나다 인파에 휩쓸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 가운데 이란인(5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이란인 커뮤니티도 비통에 빠진 분위기다.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이란인들은 해밀톤호텔 맞은편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과 무슬림 거리를 방문하기 위해 평소에도 참사 현장을 빈번하게 오갔다고 한다. 이란인 부부인 알리, 아파그 씨는 소문난 잉꼬부부였다. 10여 년 전 입국해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며 삼성전자에 재직했던 부부는 주말마다 이란 음식을 먹기 위해 이태원 나들이를 즐겼다고 한다. 최근 박사과정 공부를 시작해 학업에 바쁜 가운데서도 주변 이란인들을 살뜰하게 챙겼는데, 이날도 20대 여성 소마예 씨와 함께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셋 모두 함께 사망했다고 한다. 입국한 지 한 달 남짓 된 소마예 씨를 챙겨 함께 핼러윈을 즐기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란인 사망자 5명 중 4명은 박사과정생이었고, 나머지 1명인 레이하네 씨(24·여)는 지난달 4일부터 국내 대학 한국어학당을 다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미국인 희생자 스티븐 블레시 씨(20)의 사연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개했다. 미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재학 중인 그는 8월 한양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아버지 스티브 씨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억 번 칼에 찔린 기분”이라며 “아들을 잃은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인 희생자 2명의 부모는 31일 한국에 입국해 자녀가 안치된 병원을 찾았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서 가능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고유찬 인턴기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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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츠앱 이어 ‘인스타그램’도… 오후 10시경부터 접속 오류 발생

    전 세계 약 20억 명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31일(한국 시간) 오후 10시경부터 접속 오류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메타 채팅 애플리케이션 메신저 ‘와츠앱’이 약 2시간 동안 먹통이 된 상황이 발생한 지 5일 만에 메타가 운영하는 다른 SNS에서 문제가 발생했다.인터넷서비스 접속 장애 모니터링 업체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31일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오후 1시 경(한국 시간 오후 10시경)부터 인스타그램 접속 오류가 시작돼 약 한 시간 반 만에 7000여 건 접속 불량 사태가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정이 차단되거나, 팔로우된 계정이 차단되면서 동시에 팔로워 수가 감소한 계정들이 발생한 것이다. 오류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 역시 별다른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 접속 오류가 발생하자 트위터를 중심으로 이용자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오류 소식을 듣고 접속했는데 갑자기 계정 자체가 사라졌다“ ”인스타 오류 탓에 강제로 친구를 잃게 생겼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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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펠로시 자택 습격범, 망치에 손발 묶을 케이블도 소지…펠로시 노린 듯”

    미국 여야 정치권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82) 남편 폴 펠로시(82) 자택 피습 사건에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운동자금 모금 만찬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비열하다. 한 정당에서 계속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공화당을 우회 겨냥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습격 소식에) 소름이 끼치고 역겨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무런 입장도 드러내지 않았다. 미 CNN방송은 폴 펠로시를 습격한 42세 남성 데이비드 데파페가 망치뿐 아니라 손발을 묶는 용도의 케이블과 강력 접착 테이프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데파페가 케이블로 폴을 묶은 뒤 펠로시 의장이 집에 오기를 기다리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장은 데파페가 살인 미수, 흉기 폭행, 노인 학대, 강도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이번 습격이 펠로시 의장을 노린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파페가 극우 성향 음모론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데파페 블로그에 반유대주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글이 다수 게재됐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AP통신도 데파페 블로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다수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번 습격 사건은 공화당의 ‘펠로시 악마화’ 작업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WP에 따르면 공화당은 올 5월 이후 펠로시 의장을 공격하는 정치 광고에 약 37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사용했다.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미 의사당에 난입한 친(親)트럼프 성향 시위대는 “낸시, 어딨어”를 외치며 펠로시 의장실에 침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인에 대한 위협 건수와 정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부터 5년간 미 연방 의원 협박은 9625건이었다. 이는 그전 5년간 위협 건수의 약 10배다. 8일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유사한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국토교통부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달 28일 “중간선거 이후 선거 부정 의혹이나 결과에 대한 불만이 대중에 대한 위협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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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갯속 브라질 대선… 룰라 vs 보우소나루, 어제 초접전 결선투표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 대선의 결선 투표가 30일 치러졌다. 2일 1차 투표에서 모두 과반을 얻지 못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76)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67)은 마지막까지 서로를 ‘거짓말쟁이’로 비난하며 맞섰다. 여론조사에서는 12년 만의 재집권을 노리는 ‘남미 좌파의 대부’ 룰라 전 대통령이 앞섰다. 하지만 1차 투표 당시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선전한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표는 한국 시간 31일 오전 5시까지 진행돼 이날 오전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업체 ‘다탸폴라’와 ‘쿠에스트’의 공동 조사를 인용해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52%, 48%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3일 전 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6%포인트 앞섰던 것보다는 격차가 좁혀졌다. 1차 투표 당시 룰라 전 대통령은 48.4%를 얻어 보우소나루 대통령(43.2%)을 5.2%포인트 앞섰다. 이날 룰라 전 대통령은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와 야만, 평화와 전쟁 사이의 선택”이라며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놓겠다”고 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에 관한 질문을 받자 “필요하다면 직접 국민으로부터 대권 이양을 받겠다”며 불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도 유세에 동참해 중남미 좌파 지도자의 연대를 과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 벨루오리존치에서 오토바이를 개조한 이동차량을 타고 지지를 호소했다. 미나스제라이스주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4년 전 대선 유세 중 괴한의 흉기 공격을 받은 곳이다. 피습 후 지지율이 더 상승해 대권을 거머쥐었다. 브라질 여당 측은 2일 1차 투표에서도 이른바 ‘샤이 보우소나루’로 불리는 지지층이 대거 결집했다며 2차 투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는 28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2시간 반 동안 대립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집권 전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해놓고 시행하지 않았다”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공격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룰라 전 대통령은 “국민은 진짜 거짓말쟁이가 누군지 알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처럼 역대급 비방전으로 점철된 이번 대선이 브라질 사회의 분열을 가속화해 둘 중 누가 집권하더라도 국정 운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이 전자투표 기기의 신뢰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불복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했던 수준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명 정치평론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의심할 여지없이 보우소나루 측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폭력 사태의 규모가 얼마나 클지 예상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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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손을 놓쳤어요”… 친구 빈소 찾은 20대, 유족 붙잡고 오열

    “제가 잘못했어요. ○○이 손을 놓쳤어요.” 30일 경기 고양시 동국대일산병원에는 전날 서울 이태원에서 사망한 최모 씨(25·여)의 시신이 안치됐다. 최 씨와 함께 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친구 A 씨(25·여)는 최 씨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다 제 잘못”이라며 오열했다. 최 씨 아버지 등이 “네 잘못이 아니다”라며 달랬지만 A 씨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강원 강릉에 사는 최 씨 가족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오후 10시 33분경 딸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고 했다. 최 씨의 아버지는 “(전화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냐고 계속 물어봤는데 ‘찌직’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끊겼다”고 했다. 몇 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결국 사망 소식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 딸, 평생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거의 매일 전화하던 아이가 지금이라도 전화를 걸어올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 함께 갔던 쌍둥이 중 형만 사망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154명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자들이 이송된 수도권 병원 40곳에는 가족과 지인을 잃은 시민들의 통곡이 가득했다.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에선 고교 1학년생 조카(16)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B 씨가 “중간고사 끝나고 오랜만에 기분 좀 내보겠다고 이태원에 갔는데…”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외동아들인 조카는 전날 친구 2명과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지방 과학고에 다니는 조카는 성적이 우수했고 전교회장을 할 정도로 신망을 얻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B 씨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간만에 서울 집에 올라왔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친구 1명은 다쳤고 나머지 한 친구는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흐느꼈다. 같은 삼육서울병원 이모 씨(29·여)의 빈소에서 만난 친구 C 씨(29·여)는 “○○와 같이 이태원에 갔다가 사고 현장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정신 차리라’고 말하다가 선 채로 의식을 잃은 것이 마지막 기억”이라고 말했다. 간신히 빠져나온 C 씨는 현직 간호사라는 사실을 밝히고 닥치는 대로 응급처치를 했다. 그는 “친구 모습이 안 보여서 어디 잘 이송됐구나 싶었는데, 이 씨의 남자친구로부터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간호사이면서도 친구 하나 못 구했다”며 통곡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선 이태원 참사 현장에 쌍둥이 형과 함께 방문했던 동생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동생은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인파 속에서 흩어졌던 형은 몇 시간 뒤 사망자 명단에서 발견됐다.○ 가족 찾아 무작정 헤맨 유족들서울시가 실종자 신고 센터를 마련한 한남동 주민센터에선 애타게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29일부터 이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총 4189건(중복 신고 포함)의 실종 신고가 집계됐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하고 참사 피해자들이 안치된 곳을 무작정 찾아다닌 시민들도 있었다. 시신이 임시로 안치됐던 서울 용산구 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안모 씨(55·여)는 “밤 12시쯤 딸아이가 죽었다고 남자친구가 연락했다. 이곳에 사망자들이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무작정 달려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안 씨의 딸은 군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남자친구가 심폐소생술(CPR)을 했을 때 잠시 맥박이 돌아왔다가 다시 심정지 상태가 됐다고 한다”며 “핼러윈 다녀오겠다고 용돈을 달라던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고 오열했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탓에 신원 확인 작업이 지연되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 을지병원에서 만난 한 유족도 “주민등록증이 발견돼서 일단 여기로 왔는데, 조카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지문 채취하면 바로 신원은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 얼굴이 온통 멍투성이라 우리 애가 맞는지 알아볼 수도 없다”고 했다. 미국 언론에는 생일을 맞아 이태원에 갔다가 숨진 한국인 남자친구를 둔 가브리엘라 파레스 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의 남자친구 최모 씨는 이날 24번째 생일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최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파레스 씨는 트위터에 “‘내 인생의 사랑’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내일 한국으로 떠나야 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인생은 불공평하다”고 애통해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주현우 인턴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4학년}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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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낸시 어딨냐”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 자택서 괴한 습격에 중상

    다음달 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28일(현지 시간) 미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82)의 남편 폴(82)이 자택에서 습격당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정치인 및 선거 관련 종사자를 향한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고조됐다는 공보를 미 전체 사법기관에 게시했다. 기업가인 폴은 이날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부촌 퍼시픽하이츠의 고급 주택가에서 둔기로 무장한 42세 남성 데이비드 데파페에게 습격을 받아 두개골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데파페는 침입 당시 “낸시 어딨어, 낸시 어딨어”를 외치며 폴이 아니라 펠로시 의장을 찾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습격 당시 펠로시 의장은 수도 워싱턴에 머물러 화를 피했다. 폴은 수술을 마친 후 회복 중에 있다. 두 사람은 1963년 결혼했으며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당국은 데파페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이번 습격이 펠로시 의장을 노린 의도적인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파페가 극우 성향의 음모론자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데파페의 블로그에 반 유대주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드러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데파페의 블로그에 펠로시 의장과 대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향의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다수 언급됐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야당 공화당 또한 올 5월 이후 펠로시 의장을 공격하는 정치 광고에만 약 37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사용하는 등 10년 간 그를 ‘악마화’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범행 당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모금 만찬회에 참여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비열하다. 한 정당에서 계속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공화당을 간접 비판했다. 미 정치인에 대한 위협의 수와 강도 또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부터 5년간 미 연방 의원에 대한 협박은 10배 이상 늘어 2021년 기준 9625건을 기록했다. 중간선거가 끝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지난해 1월 미 의회를 습격한 사건과 유사한 폭력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국토교통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28일 “중간선거 이후 선기 사기 의혹이나 선거 결과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한 대상을 목표로 한 위협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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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의 아들이 英제국 위에 섰다”… 독립 75주년에 환호

    영국의 차기 총리로 인도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42)이 확정되자 인도인들은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75년 만에 영국에 인도계 총리가 등장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수낵 총리는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아시아계·힌두교도 총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수낵 총리에게 영국과 인도를 잇는 ‘살아있는 가교(living bridge)’라며 축하 인사를 보냈다. 여당 인도국민당(BJP) 프리티 간디 대표는 “자신의 문화와 뿌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자랑스러운 힌두교도의 부상을 응원한다”고 밝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인도 언론들도 수낵 총리의 취임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인도 최대 일간지인 다이니크 바스카르는 “수낵 총리가 과거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받았던 모욕에 복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TV채널 ‘NDTV’는 수낵 총리의 취임 확정 직후 “인도의 아들이 제국 위로 올라섰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빛의 축제) 당일에 수낵 총리의 취임 소식을 접하게 돼 다수의 영국 내 인도계 시민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는 “영국의 경제적 혼란과 정치적 소용돌이 속 두드러진 문화적 이정표”라고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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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최초 인도계 총리’ 리시 수낵…환호하는 인도

    24일(현지 시간) 영국 차기 총리로 인도계 리시 수낵 보수당 대표(42)가 확정되자 인도에서 일제히 환호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에서 독립한 지 75년 만에 인도계 영국 총리가 등장한 것이다. 인도계 이주민 부모를 둔 수낵 총리는 영국 최초 비(非)백인, 아시아계, 힌두교도 총리다.이날 인도 언론은 일제히 수낵 총리 확정 소식을 전했다. 인도 최대 일간지 다이니크 바스카르는 “수낵 총리가 과거 인도가 받은 모욕에 복수했다”며 “(인도) 독립 과정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는 ’인도 지도자들은 매우 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처칠이 이끌던 ‘그’ 영국 총리는 인도계”라고 전했다. 유력 일간지 다이니크 자그란은 “수년간 인도를 지배한 국가 지휘권이 지금 인도계 총리 손 안에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방송 NDTV는 수낵 총리 확정 직후 “인도의 아들이 제국 위로 올라섰다”는 자막을 송출했다. 인도 정치권에서도 수낵 총리를 향한 축하가 이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수낵 총리는 영국과 인도를 잇는 ‘살아있는 가교(living bridge)‘라며 “영국과 글로벌 이슈를 긴밀히 협력하고 ‘로드맵 2030’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프리티 간디 대표는 “자신의 문화와 뿌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자랑스러운 힌두교도의 부상을 응원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영국 소수인종 인도계의 고위직 선출을 두고 자성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인도 재무장관을 네 차례 역임한 팔라니아판 치담바람은 트위터를 통해 “첫째로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지금은 리쉬 수낵 총리”라며 “미국과 영국 시민들은 소수인종을 정부 고위직으로 선출했다. 이는 다수주의(majoritarianism)을 앞세우는 인도와 정당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수낵 총리는 케냐에서 태어난 인도계 의사 아버지와 탄자니아 태생 인도계 약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수낵 총리는 1980년 영국 사우스햄턴에서 태어났다. 수낵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자신이 힌두교도임을 종종 공개했다. 그는 2020년 하원 의원 서약 당시 기독교 성경이 아닌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기타 위에 손을 얹었다. 올 8월 총리 직을 놓고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섰을 때는 런던 힌두교 행사에 참석해 소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Diwali·빛의 축제) 당일에 들려온 수낵 총리 확정 소식에 인도 국민이 특별한 디왈리를 맞이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 슈퍼마켓 주인은 “영국 총리 관저에 힌두교도가 있다는 것은, 특히 디왈리 기간에 (그렇게 됐다는 것은) 놀랍고도 큰 기쁨”이라고 밝혔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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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멍청’ CIA 평가에 ‘매우 똑똑’”

    “트럼프 목소리는 뇌진탕을 일으키는 도구 같다. 무언가를 자주, 크게 말하면 사실이 되는 것처럼 조심성 없이 이야기를 반복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 밥 우드워드는 임기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인터뷰 20편 속 육성을 담은 오디오북 ‘트럼프 테이프(The Trump Tapes)’ 출간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2018년 트럼프 정부 초기 난맥상을 담은 책 ‘공포(Fear)’를 펴냈다. 우드워드는 23일(현지 시간) WP 칼럼 ‘트럼프 테이프: 그가 비교 불가능한(unparalleled) 위험임을 보여주는 인터뷰 20편’에서 “그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 보여줬다”며 “(2024년) 대선 출마를 앞둔 그를 이해하는 데 이 인터뷰(에 담긴 트럼프 육성)들은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워드와 2020년 초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교활하지만 멍청하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교활하고 매우 똑똑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CIA는 아무것도 모른다. 나만 알 수 있다. 그(김정은)가 상대하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우드워드가 몇몇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들며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의 일부인가’라고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능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우드워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그는 개인적 본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6개월째 접어들어 사망자가 15만 명에 육박했던 2020년 7월 인터뷰는 리더십 부재를 극명히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어떤 나라보다 코로나19 대응을 잘했지만 언론만큼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것들은 가짜 뉴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들고 오지만 결국 모든 것은 내 것(내가 결정한다)”이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속삭이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서 ‘대통령은 내 것’이라는 견해가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테이프는 25일 공개된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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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이 뭐길래[김수현의 세계 한 조각]

    “앞으로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신체를 가리는 모든 베일을 금지한다. 모든 여성은 히잡을 벗어라!”‘이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싶으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이슬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히잡을 두른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96년 전, 그것도 이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1936년 1월 8일 이란 수도 테헤란 테헤란교대 졸업식에 모인 사람들은 왕비 타지 올 모루크의 등장에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이날 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온 왕비는 그 어떤 ‘베일’도 두르지 않았습니다. 함께 온 두 공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란 역사상 처음으로 왕비가 대중 앞에 ‘온전히’ 자신을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서구적 근대화를 추진한 팔라비 왕조 초대 샤(Shah, 국왕) 레자 칸은 이날 공식적으로 ‘카슈프에 히잡(Kashf-e hijab, 페르시아어로 베일 벗기)‘ 법령을 선포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여성 히잡뿐 아니라 전통적인 이슬람 복장 착용은 일체 금지됐고 시민들은 서양식 의복을 입도록 강요 받았습니다. 경찰은 일제히 히잡 단속에 나섰습니다.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이 적발되면 히잡이 갈기갈기 찢기는 일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여성 사회 진출을 목표로 했던 이 법안은 역설적으로 히잡 벗기를 두려워한 수많은 여성을 집안에 가뒀습니다.레자 칸 왕의 강력한 ‘히잡 벗기’ 정책은 1941년 아들 무함마드 레자 팔레비가 그를 쫓아내며 일단락됐습니다. 그전까지 단순한 전통 의상이던 히잡은 이후 현재까지 종교와 세속, 근대와 전통의 대립이라는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히잡,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1979년은 이란 역사의 변곡점인 해입니다. 친미파(親美派)인 레자 팔레비 왕의 ‘과도한’ 서구화 정책과 전제주의적 행태는 이슬람 교계뿐 아니라 좌파 정치인들을 모두 분노케 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종교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이슬람 혁명을 일으켜 팔라비 왕조를 축출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혁명 직전인 1970년대 이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히잡 착용이 유행처럼 번졌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온몸을 가리는 차도르를 선택하는 여성도 등장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당시 일부 여성은 급격한 서구화에 반감을 표시했습니다. 테헤란 도심에 등장한 목욕 가운만 입은 여성 모델들, 길거리 미니스커트에서 해변 비키니까지. 오랜 기간 이슬람 전통사회를 유지하던 이란에서 모두가 자유의 물결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히잡은 팔라비 왕조에 대한 ‘저항’이자 반(反)서구화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히잡을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햄릿’에서 차용한 문구처럼 당시 이란 여성들은 히잡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택하든 이들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보장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자유는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슬람 혁명에 성공한 루홀라 호메이니는 1979년 3월 7일 ‘직장 내 히잡 착용 의무화’ 법안을 발표합니다. 다음날인 8일(이날은 ‘국제 여성의 날’입니다) 테헤란 거리에는 10만 명이 넘는 여성이 쏟아져 나옵니다. 다음은 테헤란에서 발생한 이 히잡 의무화 반대 시위를 보도한 1979년 3월 10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 일부입니다. ‘오늘 시위를 위해 여성 수천 명은 직장과 대학 강의실을 떠났으며 수천 명의 소녀가 학교에서 나왔다… (중략) … 시위 참가자들은 서양식 의복을 입었으며 차도르를 입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중략) …시위대는, 혁명에 함께 맞서 싸운 이들은, 히잡 의무화 법안을 그들이 ‘개 같은 지위(dog status)’로 돌아가는 증거라고 말했다.’여성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호메이니 정권은 1983년 4월 비(非)무슬림과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적으로 의무화합니다. 당시 한창이던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은 ‘질서 유지’ 명목의 강압적 국내 정책을 허용합니다. 이란 여성들의 지난한 반(反)히잡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여기서 우리는 이 투쟁이 이슬람 종교 자체에 대한 저항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은 히잡을 강요하는 정권과 체제에 대한 저항입니다.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는 “히잡은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정권의 이념적 정체성”이라며 “이란 여성들이 반대하는 것은 히잡 그 자체가 아니라 히잡을 강요하는 공권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치적 표현 수단이 된 히잡이후 이란에서 여성이 주체가 된 시위에는 항상 히잡이 등장합니다. 히잡은 그 자체로 논쟁 대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표현 수단입니다. 대표적으로는 2009년 ‘녹색 혁명’이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던 강경파 근본주의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개혁파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대선에서 누르고 재선에 성공하자 선거 결과에 의문을 가진 젊은이들은 거리로 나섭니다. 이때 여성들은 ‘녹색 히잡’을 선택합니다. 무사비 후보의 상징색인 녹색을 온몸에 두르며 지지를 표시합니다. 2017년에는 ‘흰색 수요일(White Wednesday)’ 운동이 등장합니다. 언론인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가 주도한 이 히잡 의무화 반대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은 매주 수요일 흰색 히잡을 착용하는 것으로 정권에 저항합니다. 특히 그해 12월 테헤란 ‘혁명(Enghelab)거리’에서 흰색 히잡을 깃발처럼 묶어 들고 평화 시위를 벌인 여성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됩니다. 이란에 ‘혁명 거리의 소녀들(the Girls of Revolution Street)’이 등장한 계기입니다. 이들 중에는 스스로 히잡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해 히잡을 쓴 것이다. 히잡은 강제돼서는 안 된다.”○ ‘착용의 자유’는 어디까지일까현재 지구에서 히잡 착용을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뿐입니다. 오히려 ‘세속 국가’ 정체성을 국제사회에 드러내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니캅(눈을 빼고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나 부르카(눈 포함 온몸을 가리는 가리개)를 금지하는 이슬람 국가도 늘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2010년 종교적 극단주의 배격을 표방하며 니캅을 착용하면 교단에 설 수 없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여기서 고민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만약 국가가 특정 복장을 강요할 수 없다면 특정 복장을 금지할 권리는 허용될 수 있을까요? 1932년 공화국 수립 이래 강력한 정교(政敎) 분리를 표방한 터키는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공공장소 히잡 착용을 금지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터키는 2017년 마지막으로 여군에게까지 히잡 착용을 허용하며 사실상 히잡 금지를 철폐했습니다. ‘종교의 자유’라는 찬성 여론과 ‘이슬람주의로의 회귀’라는 반대 여론이 여전히 팽팽합니다. 옷은 의식주 가운데 맨앞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러 관점이 얽힌 복장의 자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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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 폭 좁히는 미니정원… 주민들이 직접 ‘걷고싶은 환경’ 디자인

    지난달 28일 영국 런던 템스강 인근 램버스 지역 ‘복스홀 워크’ 거리. 약 360m 거리를 따라 주민들이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거리 한가운데는 가로 1.5m, 세로 13m의 ‘미니정원’이 45m 간격으로 조성돼 있었다. 길을 가던 시민 일부는 걸음을 멈추고 정원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지나가던 차량은 속도를 줄이거나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움직일 때까지 멈춰 기다렸다. 복스홀 워크는 영국에서 ‘차량 중심’의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꾼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정원 때문에 차도 폭이 절반 가까이로 축소되면서 자연스럽게 차량 속도를 줄이는 구조다. 로버트 싱글턴 영국 교통부(DfT) 과장은 “단순히 차량 이동을 통제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에게 ‘걷고 싶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영국 교통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보행자 위한 백과사전, ‘거리 매뉴얼’교통부는 2007년 ‘거리 매뉴얼(Manual for Streets·MfS)’을 발표했다. ‘차량에서 보행자로의 우선순위 전환’이 주 내용이다. 영국의 도로 정책은 원래 차량 이동을 제한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교통 혼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교통부는 기존 도로 정책을 폐지하고 새 매뉴얼을 발표했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자율적으로 거리 환경을 꾸밀 수 있도록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매뉴얼은 거리 디자인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안전성과 문화 접근성 등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심 내 환경오염 해결에도 초점을 뒀다. 주요 원칙은 △다양한 연령 및 신체·인지 능력의 보행자를 수용할 것 △제한속도 시속 20마일(약 32km) 이하 환경을 조성할 것 △지역 사회 통합 강화에 기여할 것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적용할 것 등이다. 교통부는 2010년 두 번째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간선도로를 제외한 모든 도로에 매뉴얼이 적용되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7∼30일 둘러본 런던 도심은 거리 매뉴얼이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돼 있었다. 지역 문화유산이나 환경 보존이 필요한 구역에 산책로를 만들기도 했고, 우범 지역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시민 문화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시티오브런던 내 최대 시민 공간인 앨드게이트 광장은 불과 7년 전까지 4개 진입로로 구성된 복잡한 회전로터리였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마다 보행자와 차량이 얽혀 극심한 교통체증이 빈번하자 교통부는 로터리를 폐쇄하고 2018년 광장을 완성했다. 이후 퇴근시간 광장에는 학생들이 모여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직장인들이 벤치에 앉아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런던 시민 사이먼 레이컨 씨는 “광장이 생긴 뒤 더는 ‘재앙 같은’ 출근길을 겪을 필요가 없어졌다”며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했다. 주민들이 직접 지방 정부에 요청해 안전한 횡단보도를 조성한 사례도 있다. 남부 램버스의 리처드 앳킨스 초등학교 인근 지역은 2010∼2014년 총 1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장소였다.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2015년 올록볼록한 모양의 넓은 보도와 노란색과 빨간색을 활용한 횡단보도가 학교 주변에 설치됐다. 램버스 당국은 횡단보도 설치 후 5년 동안 차량 운행 속도는 약 27%, 통행량은 14% 줄었다고 밝혔다. 싱글턴 과장은 “거리 매뉴얼의 핵심은 주민들이 필요에 맞게 직접 거리를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통부는 올해 안에 지난 두 버전의 매뉴얼을 통합한 3번째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심 내 엄격한 속도 제한 적용런던은 2020년 3월부터 ‘혼잡통행료 부과지역(CCZ)’ 제한 속도를 ‘시속 20마일 이하’로 낮췄다. 앞서 2018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2041년까지 도시 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0’으로 줄이겠다는 야심 찬 목표 ‘비전 제로(Vision Zero)’를 선언했다. 이동 수단의 80%를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후 런던 도심에선 구조물이나 도로 디자인을 개선해 속도를 줄이고 있다. 지그재그형 차선을 이용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해 도로 폭을 축소시키기도 했다. 아예 차량 진입 자체를 막는 구역도 늘었다. 예를 들어 시티오브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비숍게이트’ 거리 일부 구간(약 600m)은 평일 오전 7시∼오후 7시 버스와 자전거를 제외한 차량 진입을 막고 있었다. 차량 통행이 허용되는 시간에는 ‘시속 20마일 이하’ 정책이 적용된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런던=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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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내전 참상 고발 카루나틸라카, 英부커상 수상

    스리랑카의 작가 셰한 카루나틸라카(47)가 소설 ‘말리 알메이다의 일곱 개의 달’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1992년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수상한 마이클 온다치에 이은 스리랑카 작가의 두 번째 수상이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상으로, 영어로 쓴 소설 작가에게 주어진다. 스리랑카는 5월 국가부도 선언 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이날 총 6편의 후보작 중 만장일치로 카루나틸라카의 소설을 선정했다. 이 소설은 불교를 믿는 스리랑카 주류 싱할라족과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의 내전이 한창이던 1990년 수도 콜롬보를 배경으로 사진작가 말리 알메이다를 통해 내전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위원회 측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같은 여행을 선사한다”며 이 책의 대담함, 유머 등에 감탄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커밀라 왕비가 시상자로 나섰다. 카루나틸라카는 “스리랑카에 더 이상 인종 공격, 부패 등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퍼지기를 바란다”며 10년 후에는 이 소설이 서점 내 정치풍자 코너가 아니라 판타지소설 코너에 비치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5만 파운드(약 8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1975년 스리랑카 남부 갈에서 태어난 그는 뉴질랜드로 건너가 매시대를 졸업했다.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에서 저술, 광고 업무 등을 담당하다 2010년 크리켓 경기를 통해 내전을 묘사한 ‘차이나맨’으로 등단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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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핵억지연습에 러 핵전쟁훈련으로 맞불… 유럽 핵위기 고조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 대결 수위가 ‘핵을 통한 맞대응’으로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7일부터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실시하기로 하자 이에 맞서 러시아가 이달 말 대규모 핵전쟁 훈련 ‘그롬’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15일 벨라루스 현지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첩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파테-110’과 ‘졸파가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5일 전했다.○ 나토 스테드패스트 눈 vs 러 그롬 나토는 14일 웹사이트를 통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한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이 참여한다. 총 60대의 최신 항공기가 벨기에 및 영국 상공, 북해 등에서 훈련한다. 특히 나토는 “복수의 미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4, 5세대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해 정찰기와 급유기 등도 동참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이달 말 잠수함, 미사일 등을 동원한 ‘그롬’ 핵전쟁 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 2월 그롬을 실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13일 ‘야르스’ ICBM, 병력 3000여 명, 차량 300여 대를 투입한 훈련도 진행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2000km에 이르는 야르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 러시아가 그롬 훈련을 또 실시하면 미사일 실전 발사를 포함해 전략 핵전력의 대규모 기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관은 “냉전 이후 미 본토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두 전략적 경쟁자인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軍, 우크라 북부 벨라루스 도착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15일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연합군으로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WP는 이란이 러시아에 지대지 미사일 공급, 무인기 추가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포함한 7억2500만 달러(약 1조458억 원)어치의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벨고로트 군 사격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병사 2명이 사격 훈련 중 동료를 향해 발포하다가 사살됐으며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는 테러라고 주장했다. 인근 유류 저장고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미 CNN 등은 14, 15일 자포리자의 기반시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고 불탔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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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정부 시위대 구금’ 이란 교도소서 불길

    정치범 및 반체제 인사가 많은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15일 화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 전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지난달 16일 의문사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교도소에서조차 치안 유지가 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 정정 불안 우려가 높다. 국제 인권단체는 수감자 신변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부터 교도소에서 총성이 울리고 수차례 폭발 소리가 들렸다. 한 목격자는 “구급차가 많이 도착했고 특수부대원도 보였다”고 전했다. 일부 재소자는 창문 밖을 향해 반정부 시위대가 쓰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쳤다. 당국은 화재와 반정부 시위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소재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당국이 밝힌 경위를 신뢰할 수 없다. 수감자 신변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이란인권센터(CHRI) 역시 “수감자들이 살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교도소는 1972년 설립됐다. 당시 팔레비 왕조는 전제 군주제에 저항하는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며 이곳에 수감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후에는 신정일치 통치와 이슬람 원리주의에 반발하는 반정부 인사, 이중 국적자, 외국인 등이 갇혔다. 개혁파 악바르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 파에제 전 의원, 유명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이 등도 반체제 선동 혐의로 갇혀 있다. 간첩 혐의로 투옥됐다 최근 석방이 결정된 미국과 이란의 이중 국적 사업가 바쿠에르 나마지와 아들 시아마크 부자(父子)도 이곳에 갇혀있다. 미국은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이유로 2018년 이 교도소를 제재했다. 시위 발발 후 인터넷을 차단한 당국은 15일 “문자 서비스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곳곳에서는 14, 15일 양일간에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인권단체 ‘이란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약 한 달간 이어진 시위로 233명이 숨지고 7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14일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이날 “이란은 자국민에 대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 우리는 이란의 용감한 여성,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며 시위대를 지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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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 반정부 시위대’ 구금된 이란 교도소서 총성-폭발

    정치범 및 반체제 인사가 많은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15일 화재가 발생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지난달 16일 의문사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 사건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교도소에서조차 치안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 정정 불안 우려가 높다. 화재가 반정부 시위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나 이 곳에는 다수의 시위 참가자가 구금되어 있고 일부 재소자는 반정부 시위대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부터 교도소에서 총성이 울리고 수차례 폭발 소리가 들렸다. 한 목격자는 “구급차가 많이 도착했고 특수 부대원도 보였다”고 전했다. 일부 재소자는 창문 밖을 향해 반정부 시위대가 쓰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구호를 외쳤다. ‘히잡 의문사’에 반발하는 시위대는 1989년부터 33년째 집권 중인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 구호를 쓰고 있다. 테헤란 북부의 에빈 교도소는 1972년 설립됐다. 당시 팔레비 왕조는 전제 군주제에 저항하는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며 정치범을 이 곳에 수감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후에는 신정일치 통치와 이슬람 원리주의에 반발하는 반정부 인사, 이중 국적자, 외국인 등이 갇혔다. 개혁파 아크바르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 파아제흐 하셰미 전 의원, 유명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등도 반체제 선동 혐의로 갇혀 있다. 간첩 혐의로 투옥됐다 최근 석방이 결정된 미국과 이란의 이중 국적 사업가 바쿠에르 나마지와 아들 시아마크 부자(父子) 또한 이 곳에 갇혔다 풀려났다. 미국은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이유로 2018년 이 교도소를 제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란은 자국민에 대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 우리는 이란의 용감한 여성,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며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했다. 그는 “세계 여성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 아무도 그들에게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 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 곳곳에서는 14,15일 양일간에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소재 인권단체 ‘이란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약 한 달간 이어진 시위로 233명이 숨지고 7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14일 전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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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이슬람혁명후 경제난-양극화… 의문사 분노, 정권퇴진 번져[글로벌 포커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이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학생과 노동자, 중산층으로 번지고 있다. 시위대의 분노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향하고 있어 이슬람공화국이 1979년 건국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경찰에 체포된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22)가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의문사했다. 이후 한 달째 이란 전역에서는 거센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시위대는 과거 반정부 시위 때와 달리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3), 보수 성직자 출신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62) 등 지도부 퇴진을 정면으로 촉구하고 있다.1920년대 당시 이란을 통치하던 팔레비 왕조는 근대화를 이유로 여성의 히잡 착용을 오히려 금했다. 이후 1979년 이슬람혁명이 발발하기 전까지 테헤란은 ‘중동의 파리’로 불릴 만큼 서구화한 도시로 유명했다. 당시 어디에서든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맨다리를 드러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43년 만에 히잡이 정권 퇴진 운동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특정인의 의문사에 대한 분노를 넘어 혁명 후 ‘신성(神聖)’의 이름으로 행해진 각종 독재와 억압, 만성화한 경제난과 양극화, 부와 권력을 세습해온 소수 혁명 세력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이란 ‘히잡 시위’ 확산, 왜 비밀리에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2002년 알려진 후 이란은 계속된 서방의 강도 높은 제재로 20년간 사실상 세계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외됐다. 정상 교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생필품 품귀가 만성화했으며 경제 발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정제시설 부족, 보수 지연 등으로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에서 기름이 부족한 웃지 못할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낙후된 경제 및 의료체계의 한계를 만천하에 노출했다. 14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755만 명, 14만 명을 넘어섰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2%에 달하고 수년째 10%대를 넘어선 만성적 실업난으로 서민 생활고가 극심한데도 당국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고 실탄과 최루탄을 난사하며 무력으로 시위를 탄압하자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이제 시위대의 분노는 33년째 집권 중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향하고 있다. 혁명을 통해 2500여 년간 유지됐던 페르시아 군주제를 무너뜨린 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는 1989년 사망 때까지 10년간 권좌에 있었다. 이를 물려받은 하메네이는 호메이니보다 3배 이상 긴 33년째 집권 중일 뿐 아니라 80대 고령임에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 와중에 하메네이 측이 그의 젊은 시절 제자인 라이시 대통령이나 하메네이가 총애하는 차남 모즈타바(53)를 후계자로 내세우려는 속내를 심심찮게 드러내자 시위대가 더 분노하고 있다.○ 역대 반정부 시위 중 최고 격렬혁명 후 지금껏 이란에서는 수차례 반정부 집회가 발생했다. 1999년 당국이 진보성향 신문 ‘살람’이 기밀문서 유출, 여론 선동 등을 했다며 강제 폐간시키자 테헤란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당시 곳곳의 대학생과 젊은 진보 지식인은 언론 자유를 촉구하며 동참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가 두터웠던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대통령이 침묵을 통해 사실상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위 동력이 약화됐다.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최고 실세조직 혁명수비대와 보수 이슬람 세력은 시위대를 탄압했고 시위는 1주일 만에 막을 내렸다. 2009년 6월에는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으로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다. 이란은 4년 임기의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지만 후보 선정, 투표 과정 등에서부터 최고지도자 등 이슬람 보수 세력이 깊숙하게 관여해 사실상 공정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은 과거 미국 뉴욕에서 “미국이 비밀리에 9·11테러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펼 정도로 반미 성향이 강한 인물이었다. 보수파는 지지했지만 국내외 비판이 적지 않던 그가 개혁파 지도자 미르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하자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진보 지식인과 젊은층이 반발했다. 시위대가 무사비 후보의 상징색인 녹색을 차용한 플래카드 등을 사용해 ‘녹색운동’이란 이름이 붙었다. 당시 시위대는 테헤란을 비롯한 곳곳에서 “내 표는 어디에” 구호를 외치며 부정선거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당국의 무력 진압을 이기진 못했다. 다음 해 2월까지 이어진 시위 기간 중 최소 100명이 숨지고 4000여 명이 구금됐다. 2019년 11월에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던 당국이 전격적으로 가스 보조금 지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이후 가스값이 300% 가까이 급등하자 민생고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발했다. 당시 대통령은 국민에게 고른 지지를 받던 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었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민심이 돌아섰다. 천연가스가 풍부한 남서부 후제스탄에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 곳곳으로 퍼지자 당국은 발포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당시 최소 304명이 사망하고 70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미니 의문사가 촉발한 올해 반정부 시위는 언론 자유, 부정선거, 경제 등 특정 의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 지도부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간 반정부 시위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10대, 남성, 중산층, 에너지업계 노동자 등 사회 거의 모든 계층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는 “과거 반정부 시위는 특수 계급 혹은 특수 지역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크고 작은 시위를 경험했던 다양한 계층이 결집했다”며 43년간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역대 반정부 시위 중 가장 격렬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난 속 양극화 극심시위대가 특히 분노하는 지점은 오랜 제재로 경제 발전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도 양극화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8525.8달러(약 1193만 원)였지만 2020년에는 3분의 1 수준인 2756.7달러(약 386만 원)로 크게 줄었다. 이란의 노사관계 단체 ‘이슬람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60%의 이란인은 가계 평균 수입의 50% 이하를 버는 ‘상대적 빈곤’에 처해 있다. 또 그중 절반은 기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절대 빈곤’ 상태다. 반면 2020년 기준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부유한 개인의 수는 한 해 전보다 21.6% 늘었다. 세계 평균(6.3%)을 3배 이상 웃돌았다. 8700만 국민 대다수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소수 부자들은 이와 무관하게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소득 상위 10%는 국민총소득(GNI)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하위 10%는 불과 2%만 갖고 있다. 특히 혁명 원로의 후손으로 이란판 최고 금수저로 꼽히는 ‘아가자데’의 행태는 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들은 최고급 자동차와 장신구, 음주와 향락이 난무하는 호화 파티를 즐기는 데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연일 부를 과시하고 있다. 호메이니의 증손녀 아테페는 2018년 영국 런던에서 3800달러짜리 돌체&가바나 가방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에드 톨루이 전 혁명수비대 장군의 아들 라술은 딸의 생일 파티를 위해 애완용 호랑이를 동원하고 캐딜락을 몰았다. 아마드 소바니 전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대사의 아들 사샤는 세계 각지에서 반라의 여자들을 대동하고 파티를 즐겼다. 이란계 미국 작가 아자데 모아베니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부유층 거주지인 테헤란 북부 여성의 상당수는 히잡을 쓰지 않는다”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가방을 멘 여자들이 최고급 식당을 드나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히잡 착용을 느슨하게 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전통복장 단속이 주 업무인 ‘도덕 경찰’에 끌려간 아미니와 달리 경제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 거주지에서는 도덕 경찰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양극화의 정점에 권력 세습 시도가 있다.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는 공식적으로는 맡은 직책이 없다. 그러나 부친이 33년간 최고지도자로 군림하는 동안 금융자산 통제권, 군 보안조직 인사권 등을 속속 손에 넣고 막후 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은 특히 그가 혁명수비대 산하 육군 조직 ‘바시지 민병대’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부친의 신뢰가 두터워 ‘하메네이의 문지기’로 불린다고 전했다. 바시지 민병대는 1999년 학생 시위, 2009년 녹색운동 등 주요 반정부 시위 때 시위대를 탄압하는 데 앞장섰다. 강경파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2005년 대선에서 첫 집권에 성공했을 때도 모즈타바가 아마디네자드를 강하게 지지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성 인권 억압하는 현 대통령지난해 8월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은 젊은 시절 하메네이로부터 신학을 배웠다. 공식 직책이 없고 세습 비판이 불가피한 모즈타바보다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메네이도 호메이니가 사망했을 때 대통령 자리에 있다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1988년 이후 검찰총장 자격으로 반체제 인사 수천 명의 숙청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테헤란의 도살자’란 별명을 얻었고 미국의 제재 명단에도 올랐다. 그는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숨지자 장례식장에서 하메네이 옆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암살 공격을 승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복수도 다짐했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한 후 첫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서방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이란 또한 핵합의 복원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강경파다. 그런 그가 민심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집권 1년을 맞은 올 8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최대 1년간 각종 권리를 박탈한다는 법령에 서명했다. 히잡 착용 단속을 위한 최신 안면인식 기술도 도입할 뜻을 밝혔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라이시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복심’이며 둘은 사실상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며 “경제난으로 흉흉한 분위기에 공권력에 의한 의문사까지 발생하니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변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저명 언론인 또한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당국이 시민을 체포하고 총탄을 발사할 때마다 스스로의 발에도 총을 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현 반정부 시위가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통치 방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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