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동부화재는 1974년 괌 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다.동부화재는 미국 내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괌에서는 지역 손보사 중 외형 성장률 1위, 수익성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현지인에게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보험시장인 데다 외국 보험사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많지 않아 해외 영업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게 동부화재 측 설명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현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한국적인 대리점 관리 방식을 접목해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는 현지 파트너와의 합자 형태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2011년 5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 보험 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동부화재는 약 4년간의 준비 끝에 2015년 1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의 점유율 5위인 PTI의 지분 37.3%를 취득해 최대주주 자격을 확보했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베트남 보험시장에서의 현지 사업 기반을 마련한 동부화재는 베트남뿐 아니라 인도차이나 반도 전체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2011년 2월 지분 투자를 통해 청도합자중개법인을 설립했다. 또 2013년 4월 중국 서부 지역 최초의 보험사인 안청사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3대 주주가 된 동부화재는 안청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의 공동 경영을 통해 향후 중국 시장에 독립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게 동부화재의 목표다. 이 밖에도 동부화재는 지난해 5월 미얀마 현지에 주재 사무소를 여는 등 진출 국가를 다양화하고 있다. 동부화재 측은 “동부캐피탈을 활용해 현지 영업채널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기자 tnf@donga.com}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의 합성어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가장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룹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EB하나은행이 해외 진출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는 수십 개 지점을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인도 첸나이 지점, 멕시코 멕시코시티 사무소 등을 추가로 개설했다. 이어 작년 5월에는 2011년부터 시작된 베트남 정부의 은행산업 구조조정으로 외국계 은행 지점 개설이 막힌 지 4년 만에 국내외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호찌민에 지점을 냈다. 미얀마에서는 국내 은행 최초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하나은행은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수익 가운데 글로벌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멕시코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동유럽 국가인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 네트워크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은행이 진출한 지역은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도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중화, 미주, 동남아, 유럽 등 권역별로 하나금융만의 특화된 금융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업 시장을 확대해 이미 진출해 있는 은행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해외의 다른 금융그룹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과 양 그룹 간의 업무 협력을 확대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양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협력 분야 이외에 프로젝트금융 및 부동산금융, 투자자문, 핀테크 및 기술금융 등에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제휴 확대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로의 금융 노하우를 공유해 한일 양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금융 부문에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성공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은행은 국내 산업계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한국계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해외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산은의 개발금융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는 저개발 지역과 인프라 재건·자원 개발 등 대규모의 국가 전략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 등을 영업점 진출 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산은은 2010년 이후 9개의 해외점포(지점·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 수요가 많은 중국 칭다오에 지점을 열었다. 또 세계 2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 사무소를 설립했다. 점포 개설 이외에도 지난해 칠레, 독일, 싱가포르의 금융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실제 국제 금융시장에서 산은의 경쟁력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된 조건으로 융자해주는 대출) 주선 실적에서 산은이 최근 5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국제무대에서 높은 신용도와 업무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외국계 은행과 신디케이트론 주간사회사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해외 점포는 주로 기업 대출, 유가증권 투자, PF, 선박·항공기 금융 등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은 홍콩법인은 인수합병(M&A) 자문, 신디케이트 주간사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해 연간 8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에서 현지의 투자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 영업 위주의 국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마찰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은은 향후 해외 진출과 관련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홍콩,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 3개 지역을 거점 점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은 올해 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신규 진출 지역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최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역시 한국계 기업의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주재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산은 측은 “최근 5년간 해외 점포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억 달러 수준이다.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통한 재원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KEB하나은행은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기존의 현지화 전략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과거 외환은행이 갖고 있던 해외 네트워크도 활용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은행을 인수해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PT Bank KEB Hana Indonesia)’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의 우량 기업과 개인 고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덕분에 현재 총 47개의 지점을 개설하는 등 한국계 은행 중 최고의 영업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한국의 발달된 금융서비스를 인도네시아 시장에 접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억5000만 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인구의 66%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분야를 집중 공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도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30개 지점(분점 포함)을 거느리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은행 전 직원의 95.8%를 중국인으로 채웠다. 또 현지법인 설립 시점부터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이사회 의장과 상임 부행장을 중국 현지인으로 뽑았다. 특히 이사회 의장은 중국에서 가장 큰 보험회사인 중국인수보험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전문가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캐나다 현지법인인 ‘KEB Hana Bank Canada’도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현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히 ‘1Q 뱅킹’으로 불리는 ‘리모트 뱅킹’(원격 은행) 시스템을 도입해 현지 개인 고객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핀테크(FinTech)’를 해외 진출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인 ‘1Q Transfer’가 대표적이다.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간단하게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수수료 역시 일반 은행을 이용할 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하나은행 측은 “1Q Transfer는 필리핀을 대상으로 첫 서비스를 내놨지만 앞으로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런 획기적인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면 현지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다. 철강업계가 첫 번째 타깃이다. 정부가 8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시행을 앞두고 구조조정 1순위로 철강업계를 꼽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광주에서 열린 산업단지 수출카라반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샷법에 따른 구조조정을) 1차적으로 철강업종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업계와의 얘기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철강산업은 그동안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철강산업을 시작으로 조선,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업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7월 나와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철강업계에서 일종의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 중”이라며 “보고서를 만드는 데 3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7월이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안은 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결과에 대해 수긍할 수 있도록 외부의 공신력 있는 업체가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맥킨지나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같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거론된다. 일본은 이미 산업경쟁력법에 따라 2014년부터 철강, 석유화학, 판유리 업종에서 업종별 수급 전망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어 경제산업성에서 공표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철근 등 철강제품별 글로벌 수급 전망과 이에 따른 적정 설비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이 주주, 채권단 등과 협의해 설비를 감축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민간 주도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철강산업 세계적 공급과잉 철강업종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력 악화로 이미 중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대규모 장치를 설치해 생산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철강산업은 시장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세계 철강 생산량은 16억2000만 t으로 수요 15억1100만 t보다 1억900만 t이 초과한 상황이다. 세계 생산능력이 23억3000만 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동률은 69.5%에 그친다. 올해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된 데다 저유가로 인해 철강업계의 주요 수요 산업인 조선, 건설이 모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국내 철강제품 수요가 5580만 t으로 지난해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관업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하이스틸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유정용 강관은 대부분이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셰일가스 개발 열풍으로 국내 업체들의 강관 수출이 증가하자 현지 업체들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잇달아 반덤핑 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캐나다에 강관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8.8∼37.4%,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9.89∼15.75%의 관세를 부과당했다. 지난해 주택 분양 증가세가 올해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에는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7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2% 급증하며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순손실을 낸 포스코는 올해 35개, 내년 22개 계열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동국제강은 경북 포항 후판2공장과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 매각을 추진하며 재무구조를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 암초 여전해 원샷법으로 판은 만들어졌지만 철강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동부제철만 해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10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동부제철은 계속된 경영 악화로 지난해 10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동부제철 매각에 착수했다. 하지만 올해 1월 29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일까지 신청자가 전혀 없어 매각이 불발됐다. 중국 등 외국에 내다파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중국이나 일본 철강업체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1월 매각 추진 때도 일부 외국계 펀드 외에는 동부제철에 관심을 갖는 곳이 없었다”며 “글로벌 철강업계의 불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강유현·김철중 기자}
《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사람에게는 학력, 자격증 같은 스펙보다는 오히려 소통능력, 리더십 등 인간성이 중요해질 겁니다.”(함영주 KEB하나은행장)“미래를 짊어질 우리 대학생들에게 신체·정신적 건강(Physical & Mental Healthiness)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금융·재무적 건강(Financial Healthiness)도 매우 중요합니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찾아가는 청년드림 금융캠프’. 캠퍼스 강단에 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청년들에게 ‘냉철한 금융 마인드’와 ‘따뜻한 인성’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채널A, 금융투자협회, 한국장학재단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금융권의 명사(名士)들과 재무 전문가들이 국내 주요 대학을 찾아가 청년 대학생들에게 금융지식과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진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첫 번째 행사에는 함영주 행장과 황영기 회장이 청년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함 행장은 미래의 금융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인성(人性)’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신용”이라며 “따라서 은행업 종사자에게는 특별한 능력이나 화려한 스펙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업권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결국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형성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함 행장은 국내 은행권에서 정평이 나 있는 ‘영업통’이다. 상고를 졸업하고 말단 은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인맥’이라고 꼽은 함 행장은 “좋은 인맥이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한 얘기를 좋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로 자조(自嘲)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꿈과 도전을 강조했다. 함 행장도 “내 별명은 ‘촌놈’이지만 겸손, 배려, 존중 3가지 키워드로 은행장 자리까지 올라왔다”면서 “여러분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 ‘투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국내 청년들의 금융지식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도 돈을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식을 건전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투기 수단으로 여기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핀테크의 발전에 따라 은행 중심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온다면 그 형태는 자산관리 분야일 것”이라며 “자산관리는 장소와 설비에 구애받지 않을뿐더러 아이디어와 투자 분석처럼 ‘소프트웨어적’ 강점이 있는 한국이 앞서갈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강당에 모인 학생 200여 명은 두 명사의 강의에 내내 귀를 기울였다. 특히 케냐에서 온 조지 은다비 씨(24)는 강연을 마치고 빠져나가는 황 회장을 붙잡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기도 했다. 2년 전 한국에 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시험을 통과하는 법은 잘 알지만 ‘인생’이라는 시험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부족한 것 같다”며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장학재단에서 나온 강사들은 대학생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실전 금융지식’을 들려줬다. ‘금융사기 예방과 신용관리’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 경종성 금감원 부국장은 “금융은 삶의 편의를 높여주고 자산 증식의 기회를 준다”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투자나 대출을 할 경우 채무불이행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 부국장은 최근 대학생을 노린 금융사기에 대해서도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실제 금감원이 집계한 20대의 금융 민원이 2012년 3667건에서 지난해 6103건으로 약 1.7배로 증가했다. 그는 “금융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개인정보 관리가 첫 번째 과제”라며 “은행들이 제공하는 신입금계좌지정서비스(안심통장서비스)나 경찰이 개발한 ‘파밍캅’ 등을 이용하면 금융사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젊은 시절부터 소액이라도 연체하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등 자신의 신용정보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찬 장학재단 대외협력팀장은 “많은 대학생들이 장학재단이 마련한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학재단은 학자금 대출 외에도 장학금(복지, 성적우수, 복합) 지급, 사회지도층의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안 팀장은 “대학생들이 매 학기를 앞두고 수강 신청을 하듯이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들러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챙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tnf@donga.com·이건혁 기자}
‘하지 말입니다’라는 군대 말투를 유행시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리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과 ‘국제시장’은 시청자나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다는 사실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국내 국책은행들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국책은행들이 지원한 문화콘텐츠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금융회사들이 ‘한류(韓流)’의 숨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저성장 시대에 대응해 문화콘텐츠 분야를 새로운 투자처로 삼기 위해 별도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를 보는 투자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말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든 제작사 ‘NEW’에 30억 원을 지원했다. 총 제작비 130억 원 가운데 23%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100% 사전 제작으로 진행된 드라마이다 보니 자금을 미리 조달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수출입은행이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준 덕분에 후반부 제작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금융회사가 투자를 결정하는 데는 작품과 시나리오, 출연배우가 1차적인 고려 요소이지만 작품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중요한 심사 기준이다. ‘태양의 후예’ 역시 대출 승인 전에 이미 중국과 판권 계약을 맺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은 서비스산업금융부의 서수진 팀장은 “제작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해외 판권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일드라마보다는 한류 스타가 캐스팅되는 미니시리즈나 특별드라마가 지원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수은 측은 ‘태양의 후예’가 군인을 세련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연출했기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등에서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는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중국 인터넷 시청 건수가 10억 회를 넘었다”며 군 관련 영화를 제작하는 업체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극찬했다. 제팡군보는 또 “‘태양의 후예’가 한국군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국가 의지도 잘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2013년 7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한 기업은행도 영화업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투자자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가운데 ‘베테랑’은 지난해 개봉 이후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24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성희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팀장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14명의 팀원 전체가 읽어본 뒤 작품성부터 출연배우의 인지도, 감독의 과거 작품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담당 부서에서 지원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투자나 대출이 진행되려면 여신 심사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제작사가 한 작품을 준비하는 데 몇 년씩 걸리다 보니 막상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경영실적들은 좋지 않아 심사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정 팀장은 “매출이나 이익 등 과거 기록으로만 회사를 평가하는 기존 여신 시스템에서는 문화콘텐츠를 지원하기 어렵다”면서 “작품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도 마중물 펀드로 문화콘텐츠 분야 지원 은행들은 문화콘텐츠 투자를 위해 이 분야의 외부 전문가도 적극 수혈하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공개채용을 통해 영화 제작자 출신인 정재승 부부장을 영입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등의 제작 총괄을 맡은 바 있는 정 부부장은 영화 제작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 작품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콘텐츠진흥원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던 전문인력들을 배치해 투자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달부터 시행된 증권형(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문화콘텐츠 분야를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콘텐츠 기업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설 경우 기업은행이 전체 모금 목표액 중 10% 정도를 마중물 펀드(100억 원 규모)에서 떼어내 투자하는 방식이다. 21일 IBK투자증권을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마중물 펀드의 첫 번째 지원 사례로 검토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다음 달부터 고가(高價)의 수입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손해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에게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량 대신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국산차를 렌트해 줘도 된다. 또 단독 사고의 경우 미수선수리비(실제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수리비를 현금으로 주는 것) 제도는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21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내놓은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개정된 표준약관에 따르면 렌터카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가 차량으로 변경했다.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운전자가 대신 이용할 렌터카를 빌리려고 할 때 같은 차종이 아닌 배기량이나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빌려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BMW 520d 차량이 사고가 났다면 배기량이 비슷한 쏘나타, 뉴SM5, K5 등의 차량 가운데 렌트비가 가장 싼 차량을 제공하면 된다. 이 경우 하루 렌트비가 30만 원 수준에서 10만 원 내외로 낮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 사고로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과 이에 따른 보험 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렌트 차량 제공과 관련해 모호했던 기준들을 재정비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렌터카 업체만을 이용해야 하며, 등록하지 않은 업체를 이용했을 경우 업계의 평균 렌트 요금의 30%만 지급받게 된다. 또 렌트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을 자동차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기는 시점으로 명시해 차량 수리를 맡기지도 않은 채 렌터카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동안 보험금을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 보험사기에 악용됐던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단독 사고나 가해자가 불분명한 사고에 따른 자기차량 손해는 실제 차량을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비를 지급한다. 다만 사고 상대방이 있는 대물배상이나 쌍방과실인 경우에는 기존처럼 미수선수리비를 선택할 수 있다. 개정된 약관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는 내년에 보험을 갱신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표준약관에 따라 렌트비나 미수선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렌트비 지급 방식을 개선하고 고가의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일반 운전자들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사고에도 무조건 차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차 범퍼처럼 운전자의 안전과 무관한 부품들을 추려 가벼운 긁힘 등의 경미한 손상에 대해서는 부품 교체 대신 복원 수리비만 지급하는 방안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070’ 번호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어 대출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와 ‘햇살론’ 등의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고 하는 경우는 대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려는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햇살론처럼 정부가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출 상품의 경우 먼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 밖에도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며 다른 대출을 먼저 받으라고 요구하거나, 대출을 위해 먼저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경우는 대부분 금융사기”라며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070’ 번호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어 대출사기를 범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와 ‘햇살론’ 등의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고 하는 경우는 대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려는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햇살론처럼 정부가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만든 대출 상품의 경우 먼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며 다른 대출을 먼저 받으라고 요구하거나, 대출을 위해 먼저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경우는 대부분 금융사기”라며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철중기자 tnf@donga.com}
다음달부터 고가(高價)의 수입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손해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에게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량 대신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국산차를 렌트해줘도 된다. 또 단독사고의 경우 미수선수리비(실제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수리비를 현금으로 주는 것) 제도는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21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내놓은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다. 개정된 표준약관에 따르면 렌트카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가 차량으로 변경했다. 차량을 수리하는 기간 동안 운전자가 대신 이용할 렌트카를 빌리려고 할 때 같은 차종이 아닌 배기량이나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빌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BMW 520d 차량이 사고가 났다면 배기량이 비슷한 쏘나타, 뉴 SM5, K5 등의 차량 가운데 렌트비가 가장 싼 차량을 제공하면 된다. 이 경우 하루 렌트비가 30만 원 수준에서 10만 원 내외로 낮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 사고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과 이에 따른 보험 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렌트차량 제공과 관련해 모호했던 기준들을 재정비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렌트카 업체만을 이용해야하며, 등록하지 않은 업체를 이용했을 경우 업계의 평균 렌트요금의 30%만 지급받게 된다. 또 렌트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을 자동차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기는 시점으로 명시해 차량 수리를 맡기지도 않은 채 렌트카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동안 보험금을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의 보험사기에 악용됐던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단독 사고나 가해자가 불분명한 사고에 다른 자기차량손해는 실제 차량을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비를 지급한다. 다만 사고 상대방이 있는 대물배상이나 쌍방과실인 경우에는 기존처럼 미수선수리비를 선택할 수 있다. 개정된 약관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는 내년에 보험을 갱신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표준약관에 따라 렌트비나 미수선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렌트비 지급방식을 개선하고 고가의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일반 운전자들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사고에도 무조건 차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해 방안도 추진된다. 차 범퍼처럼 운전자의 안전과 무관한 부품들을 추려 가벼운 긁힘 등의 경미한 손상에 대해서는 부품 교체 대신 복원수리비만 지급하는 방안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취업 준비생 박진수(가명·27) 씨는 취업 사이트에서 인력 모집공고를 보고 A건설회사에 연락을 했다. 자신을 채용담당자라고 소개한 A사 직원은 박 씨와 전화면접을 진행한 뒤 “첫달 월급이 실제 근무한 날짜와 다르게 지급될 수 있으니 회사에서 한 달 동안 통장을 대신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자신의 통장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다. 하지만 박 씨는 정보를 건넨 다음 날부터 A사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몇 주 뒤엔 경찰로부터 “당신의 명의로 대포통장이 발급됐다”며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의 주된 피해자는 노인이지만 최근에는 금융지식이 부족한 젊은층도 이런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당장 취업이나 학자금 마련에 마음이 급하다 보니 이를 미끼로 접근하는 사기범에게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대포통장 모집과 관련해 접수된 민원 1070건 가운데 649건(60.7%)이 취업 광고를 빙자한 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급여 계좌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계좌정보를 가로챈 사례가 많았다. 김범수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취업뿐 아니라 학자금 대출이나 장학금 수령을 쉽게 해주겠다는 것도 자주 발생하는 사기 수법”이라며 “경험이 부족하고 취업이 절박한 대학생들의 심리를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식이 부족해서 자기도 모르게 금융사기의 공범으로 엮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들을 금감원 등 정부기관 하청업체라고 소개한 뒤 청년 구직자들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용하는 사기범들도 있었다”며 “범죄 사실을 몰랐더라도 가담 정도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고, 통장 명의만 빌려줘도 계좌 개설금지 등 제재를 받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장, 휴대전화, 자동차 등 3대 대포 물건 범죄와 관련해 모두 581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최근 단속 추이에 비춰 볼 때 이 중 약 40% 이상이 20대인 것으로 보고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현대상선이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다만 산업은행 등 금융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해 정상화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17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빌딩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만기가 4월 7일인 1200억 원의 공모 회사채에 대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다음 달 7일까지 회사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연체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현대상선 측은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분담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만기 연장이 부결돼 안타깝다”면서 “7월에 만기되는 회사채를 포함해 모든 사채권자가 참여하는 집회를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산은을 비롯한 금융 채권단은 회사채 만기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22일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열고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1조2000억 원의 채무 상환을 3개월간 유예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면 출자전환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출자전환 규모는 전체 채무의 절반가량인 5000억∼6000억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마련한 자구안과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배를 빌리고 배 주인에게 지불하는 돈) 협상 등이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회사의 정상화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만 용선료 인하와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조정 등 전제 조건들이 하나라도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김철중 tnf@donga.com·김성규 기자}
현대상선이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다만 산업은행 등 금융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 협약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해 정상화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17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빌딩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만기가 4월 7일인 1200억 원의 공모 회사채에 대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다음달 7일까지 회사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연체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현대상선 측은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 모두가 고통분담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만 만기 연장이 부결돼 안타깝다”면서 “7월에 만기되는 회사채를 포함해 모든 사채권자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 채권단은 회사채 만기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22일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열고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1조2000억 원의 채무 상환을 3개월 간 유예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면 출자전환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출자전환 규모는 전체 채무의 절반가량인 5000~6000억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마련한 자구안과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 등이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회사의 정상화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만 용선료 인하와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조정 등 전제 조건들이 하나라도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김철중기자 tnf@donga.com}
시중은행들은 직장인 등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사회 초년병들을 위한 ‘새내기 직장인 주거래우대 패키지’ 상품을 4월 말까지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급여 이체 통장과 목돈 마련 적금, 신용카드, 신용대출 등 신입사원에게 필요한 금융 상품들을 묶은 것으로 수수료 면제나 우대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행복 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을 급여 이체와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이용하면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제한 없이 면제해준다. 또 긴급자금이 필요한 경우 ‘새내기 직장인 주거래 우대론’으로 최대 3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번 패키지에 포함된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은 지난해 10월 말 출시 이후 5개월여 만에 30만 계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급여 이체, 가맹점 대금 입금, 아파트관리비 이체 등 생활 밀착형 거래실적을 통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급여 이체 시 연 0.2%,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시 연 0.3% 등 총 1.1%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고 금리가 연 3.0%까지 올라간다. 우리은행도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The(더)조은 정기적금’을 내놨다. 기본 금리는 연 3.0%이며 적금 가입 고객이 보유한 우리종합금융 상품의 잔액에 따라 최대 연 1.5%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 밖에도 급여 이체를 하는 직장인, 50세 이상 어르신, 예비 부모 등의 조건에 해당하면 추가로 연 0.2∼0.5% 특별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가입 기간은 최대 12개월, 가입 금액은 월 10만∼100만 원이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개인사업을 하는 박모 씨(39)는 지난달 2년 넘게 투자했던 펀드를 환매해 여유자금이 생겼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너무 낮고, 간간이 해오던 주식 투자 역시 최근 국내외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고민하던 박 씨는 얼마 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한 제조업체에 투자했다. 박 씨는 “처음 해보는 투자라 일단 남아있는 자금 가운데 200만 원만 투자했다”면서 “주식을 살 때처럼 직접 기업 분석을 해볼 수 있고, 잘될 경우 높은 투자 수익을 꿈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투자 암흑기’에도 틈새시장은 있기 마련이다. 최근 금융권에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핀테크를 활용한 플랫폼 업체들이 ‘투자 얼리 어답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12개 기업에 16억 원 유치 성공 1월 25일부터 시행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창업가 등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인터넷 기반의 중개업자를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Funding)받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인터넷 중개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지분이나 배당 등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14일 현재 5개 중개업체 사이트를 통해 총 37개 기업이 펀딩에 참여한 가운데 12개 기업이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이들 기업이 유치한 금액은 16억 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 시행 한 달여 만에 성공 기업이 여러 개 나타난 것은 그만큼 투자 수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제도 정착을 위해 우수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총 1287명. 이 가운데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펀딩에 성공해 실제 투자로 이어진 투자자가 669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약 240만 원이다. 현재 일반 투자자 1명이 한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연간 200만 원, 크라우드펀딩 투자 총액은 500만 원으로 제한돼 있다. 다만 소득요건을 갖춘 투자자(금융소득과세대상자)는 연간 2000만 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금융기관 등 전문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한도를 두지 않고 있다. 시행 초기지만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온라인 중개사이트인 와디즈의 최동철 이사는 “와디즈를 통해 들어온 모금액의 70%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이뤄졌고 이 중에는 주식 투자를 안 해본 고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는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때와 마찬가지로 일반 주식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투자 위험도 높다. 최 이사는 “궁극적으로는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을 거둬들여야 하기 때문에 투자 전에 해당 기업이 이익 환수 전략을 어떻게 세워놨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P2P 대출 시장도 급성장 크라우드펀딩의 다른 종류인 개인간거래(P2P) 대출 역시 최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P2P 대출은 개인이 은행이나 사금융을 통하지 않고 P2P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는 방식이다. 2014년 말 기준 6개에 불과하던 업체 수가 현재 50여 개까지 늘어나면서 영업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렌딧’은 88개의 대출 채권은 묶은 8호 상품을 내놨다. 모집금액은 총 13억8000만 원이며 1인당 50만 원부터 4000만 원까지 투자 가능하다. 개별 대출에서 부도나 연체가 생기더라도 전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원금이 전부 손실되는 위험을 줄였다. 이 밖에도 건축 자금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테라펀딩’은 기존 토지나 완성될 건물을 담보로 한다. 2014년 설립 이후 진행한 29건의 대출 가운데 12건(30억5000만 원)이 상환을 마쳤고 평균 수익률은 13.29%를 기록했다. 다만 P2P 대출은 아직 근거 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이자소득세율(15.4%)이 아닌 비영업대금 소득세율(27.5%)이 적용된다. 또 예금자보호법도 적용되지 않아 투자금을 고스란히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금융회사들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이를 경고하고 나섰다. 16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별로 판매 실적을 제출받아 과도한 실적을 올린 회사를 중심으로 경위를 파악하고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했다”며 “각 사의 실적 추이를 지켜본 뒤 현장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은행권 등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판매 첫날인 14일 하루에만 약 15만 명에게 ISA를 팔았다. 이는 전체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을 모두 합친 총 가입자 수(32만 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전국 농협은행 지점이 약 12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한 지점당 120명이 넘는 고객에게 ISA를 판매한 셈이다. ISA는 예·적금 등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고객의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적합한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고객 1명이 영업점에 들러 ISA에 가입하는 데는 최소 30분 이상의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한 지점에서 하루에 100건이 넘는 가입을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반응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투자성향분석지 등 관련 서류를 고객들에게 미리 배포해 작성하게 하고 가입할 때 잠깐 점포에 나오게 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했을 수는 있다”며 “만약 고객을 끝까지 대면(對面)하지 않고 가입 절차를 끝낼 경우 불완전판매 및 금융실명제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실적추이 지켜본뒤 현장조사 결정”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지역 단위농협을 포함해 8만 명이 넘는 임직원이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가입에 참여해 실적이 좋았을 뿐”이라며 “대부분 예·적금 위주로 상품을 담아 가입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겉으로만 속도 조절에 나섰을 뿐 ISA 고객 유치를 위한 편법과 물밑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A은행 직원은 “대출 기업의 직원들로부터 가입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받아놨지만 일부러 전산 입력은 천천히 하고 있다”며 “본부에서도 혹시 검사가 나올 것에 대비해 ‘영업시간 이외에는 전산 처리를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털어놨다. B은행 직원은 “실제 고객이 ISA에 가입하겠다고 제 발로 은행을 찾아온 경우는 지난 이틀 동안 한 명도 없었다”면서 “실적을 채워야 해 다른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고객이나 지인들에게 ‘1만 원을 대신 넣어줄 테니 일단 계좌 개설만 해 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SA 가입자 수는 판매 첫째 날인 14일 32만 명에서 둘째 날(15일)에는 11만 명으로 줄어들며 다소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ISA가 당초 국민들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취지를 벗어나 금융회사들의 실적 경쟁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ISA 판매 실적을 ‘영업점 성과평가기준(KPI)’에서 제외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KPI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라 정부는 관여하기 힘들다”면서도 “금융회사들이 ISA 판매나 계좌이동제를 경쟁사의 ‘고객 뺏기’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한국수출입은행이 개발도상국 도시들의 전자정부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은은 1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WeGO는 세계 도시의 전자정부·스마트시티 분야에 관한 교류와 협력을 위해 2010년 9월 창립된 국제협의체다. 현재 전 세계 95개 도시가 가입했으며 창립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가 의장 도시를 맡고 있다. 수은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WeGO의 도시 전자정부 사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DCF는 정부가 개도국에 장기, 저리로 차관을 제공하는 개발원조자금으로 수은이 관리·운용하고 있다. WeGO는 수은이 EDCF를 통한 전자정부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할 때 협력할 방침이다. 김성택 선임부행장은 “WeGO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한 한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개도국 도시에 전수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로보어드바이저는 알파고처럼 인간이 정해 주지 않은 행동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스템 트레이딩과 다르죠.”(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 대표) “그렇다고 컴퓨터를 그대로 놔두면 로봇이 알아서 투자하는 건 아니에요. 전문가들이 새로운 데이터와 전략을 채워 줘야 합니다.”(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 “‘부자들에게만 주어지던 자산 관리 서비스의 저변을 넓히는 게 목표’라고 했더니 짐 로저스도 흔쾌히 도움을 주겠다고 했습니다.”(김영빈 파운트 대표)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로 온라인 자산 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도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이어지는 러브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 대표 3명을 1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함께 만났다. ○ ‘알파고 특수’에 관심 집중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 조언 및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상의 자산 관리 서비스다. 지난달 말 현대증권과 업무 제휴를 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 정 대표는 “알파고가 이 9단과 바둑을 두듯이 저희 프로그램은 금융시장과 한 수, 한 수를 겨루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바둑에서는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해 내놓은 수가 상대방의 수에 의해 최악이 될 수 있다”며 “우리도 금융시장 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춰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추구하는 것은 시장 수익률을 훨씬 뛰어넘는 고수익이 아니라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인 수익률이라는 게 대표 3명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영빈 대표는 “약 5년 전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크게 확산된 분야도 퇴직연금 시장”이라며 “손실을 보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를 원하는 퇴직자들과 로보어드바이저의 궁합이 딱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손실을 보지 않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수익을 내는 투자처가 많지 않으니 한번 원금을 잃어버리면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길어지기 때문. 김승종 대표는 “최근 절세 혜택을 갖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관심이 쏠리는 것처럼 투자 비용을 줄이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인데 저렴한 비용으로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 “일자리 뺏는 게 아닌 새 시장 창출” 김 대표가 몸담고 있는 쿼터백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계좌의 평균 수익률이 2%로 같은 기간 주요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38%)을 앞질렀다. 이러다가 로보어드바이저가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이들은 “부자들의 전유물이던 자산 관리 서비스를 로봇을 이용해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영 대표는 “최근 금융 인력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은 로봇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금융 투자의 시대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정보의 평준화 등으로 이른바 ‘대박 종목’을 찾는 족집게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김영빈 대표도 “우리 회사의 고문 역할을 맡아 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도 처음에는 시스템을 통한 투자에 부정적이었지만 계량화된 분산 투자를 통해 ‘저위험 중수익’을 구현해 내겠다는 말에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세 대표는 알파고의 등장으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을 반겼지만 한편으로는 잘못된 기대심리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정 대표는 “최근 회사로 ‘종목 추천’이나 ‘초단타 매매’를 해 줄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우리가 마치 로봇을 통해 족집게 투자를 해 주는 것처럼 생각하면 이는 투자자들의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AI에 대한 상당한 전문가들인 만큼 알파고에 대한 이야기도 인터뷰 내내 빠지지 않았다. 김승종 대표는 “이 9단은 하나의 컴퓨터가 아닌 이세돌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바둑 기사들의 데이터와 싸운 것”이라며 “주어진 연산 시간만 늘어난다면 알파고는 중국 바둑 1위 커제와 붙어도 무조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업무용 승용차를 개인적인 용도로 쓰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마련된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 출시를 앞두고 손해보험사들이 고객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온라인에서 가입할 수 있는 법인용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상품을 9일 내놨다. 법인용 자동차보험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삼성화재에 이어 메리츠화재가 두 번째다. KB손해보험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법인 차량용 온라인 상품을 소개하는 등 판매 준비에 나섰다. 최근 손보사들이 법인용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것은 다음 달부터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의 판매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세법을 고쳐 올해부터 법인 차량의 경우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인 차량을 운영하는 회사나 렌터카업체는 4월 1일 이후부터는 특약 형태로 된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온라인 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정부 정책으로 법인용 자동차보험의 갱신 수요까지 몰려 법인용 온라인 상품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