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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무대에서 도약을 꿈꾸는 남녀 골프 유망주들이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다. 남자 골프 아시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주형(18)은 CJ대한통운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6일 김주형의 매니지먼트사인 ‘팀 에이스 스포츠’는 “계약 기간은 올해 1월부터 3년간이다. 김주형은 9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홍콩오픈부터 메인스폰서 모자를 쓰고 경기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아시안투어에서 프로 데뷔를 한 김주형은 지난 시즌 투어에서의 활약(우승 1회, 톱10 3회, 2부 우승 3회)을 바탕으로 지난해 초 2006위였던 세계 랭킹을 158위(6일 현재)까지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든든한 지원을 받게 된 만큼 이번 시즌 2승 이상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빠르게 성장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하는 루키 손유정(19)은 볼빅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마쳤다. 볼빅 측은 “손유정은 2년간 볼빅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골프공 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5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8세부터 골프를 시작한 손유정은 지난해 LPGA 2부 투어를 거쳐 LPGA투어 파이널 Q시리즈에 직행한 뒤 공동 30위로 1부 출전 자격을 얻었다. 손유정은 “5년 연속 신인왕을 차지한 한국 선배들의 뒤를 잇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황새, 스나이퍼, 제갈용, 승격 청부사까지….’ 2020년 프로축구 K리그2(2부)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출신 감독을 포함해 이름값 높은 사령탑들이 1부 승격을 놓고 벌이는 지략 대결로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 시즌을 앞둔 거물급 신임 감독들은 팀의 승격을 이뤄내기 위해 비시즌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다가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돼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하나시티즌은 ‘황새’ 황선홍 감독(52)과 함께 비상을 꿈꾼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황 감독은 포항과 FC서울 등에서 1부 우승을 차지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지도자다. 황 감독은 4일 창단식에서 “세밀한 패스 축구로 이른 시일 내에 1부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전의 지난 시즌 성적은 2부 10개 구단 중 9위. 황 감독은 “고향이 이쪽(충남 예산)이라 관심을 가졌던 팀인데 좋지 않은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과 함께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끈 ‘스나이퍼’ 설기현 감독(41)은 경남에서 프로 사령탑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2년 전 1부 준우승 팀 경남은 말컹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 등으로 전력이 약화되면서 지난 시즌 2부로 강등됐다. 43골(1부 12개 구단 중 득점 10위)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을 보완하는 게 당면 과제다. 현역 시절 벨기에, 잉글랜드 무대에서 뛴 공격수 출신의 설 감독은 “유럽에서 경험한 클럽 운영 방식과 코칭 시스템을 활용해 경남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이후 성균관대 감독 등을 맡아온 그는 한일 월드컵 멤버들과의 사령탑 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경험 많은 형들이 부담도 되지만 경남이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은 K리그2이지만 축구협회(FA)컵 등에서는 K리그1의 서울(최용수 감독), 성남(김남일 감독)과 만날 수도 있다. ‘승격 청부사’ 남기일 감독(46)은 지난해 1부 최하위(12위)로 강등된 제주에서 다시 한 번 승격에 도전한다. 남 감독은 광주(2014년)와 성남(2018년)에서 1부 승격을 이끈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1부 성남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제주의 지휘봉을 잡았다. 1일 선수들과 함께 한라산 사라오름(해발 1338m)에 오른 남 감독은 등반 도중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며 선수들에게 “우리가 올해 이뤄내야 할 목표가 저기 있다. 새 시즌이 끝났을 때는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자”고 말했다. 남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아끼는 제자 정조국(36)을 영입했다. 정조국이 2016년 광주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당시 사령탑이 남 감독이었다. 정조국은 “제주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2년 연속 K리그2 최하위(10위)에 머문 서울 이랜드는 지난해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 정정용 감독(51)이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목포에서 훈련하며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랜드는 10일 태국으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정 감독은 “유소년들과 달리 프로 선수는 단점을 고치는 게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시켜 강한 팀을 만들겠다. 재창단이라는 각오로 팀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K리그2는 2월 29일 개막한다. 2부 우승팀은 1부로 자동 승격하고, 2∼4위 플레이오프의 승자가 1부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이 사우샘프턴에 0-1로 끌려가고 있던 후반 31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상대 벤치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사우샘프턴 코치가 전술 등을 적고 있던 수첩을 고개를 숙여 쳐다봤다. 자신의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 ‘기행’을 저지른 모리뉴 감독에게 주심은 경고를 줬다. 모리뉴 감독은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못을 인정했다. 경기 후 그는 “내가 무례했기 때문에 옐로카드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대 전술을 훔쳐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발뺌했다. 사령탑의 ‘커닝 논란’ 속에 토트넘은 2일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끝난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방문경기에서 0-1로 졌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토트넘은 6위(승점 30·2일 현재)에 머물렀다. 사우샘프턴은 12위(승점 25). 이번 시즌 10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해온 손흥민(28)의 공백이 컸다. 지난해 12월 23일 첼시전에서 거친 반칙으로 퇴장당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손흥민은 이날 경기까지 결장했다. 손흥민이 빠진 3경기에서 토트넘은 승점 4(1승 1무 1패)를 얻는 데 그쳤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활용할 수 없어 힘든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5일 미들즈브러와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경기를 통해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즌 17골을 터뜨리고 있는 해리 케인이 사우샘프턴전에서 햄스트링(통상 회복기간 4주)을 다쳐 손흥민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돌아오니 케인이 전력에서 이탈한다. 힘든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파이브, 포, 스리, 투, 원!” 부산사직체육관 전광판을 통해 2020년 새해를 맞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숫자를 외쳤다. 새해가 시작된 순간 “해피 뉴 이어”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떴고, 꿈을 상징하는 붉은 풍선 2020개가 관중들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동시에 코트에서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렸다. 이정대 한국농구연맹 총재, 유태열 KT스포츠 대표이사 등이 타종을 했다. 행사를 준비한 KT 관계자는 “진짜 종은 코트 위로 운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스티로폼으로 종을 만들었다. 타종 동작에 맞춰 종소리 음향 효과를 사용했다”고 귀띔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농구영신(농구와 송구영신을 합친 말) 매치’가 ‘흥행 대박’을 이어갔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심야 경기(오후 9시 50분 시작)로 열린 KT와 LG의 경기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 허훈(KT)과 2위 김시래(LG)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특별한 새해맞이 추억을 남기려는 팬들은 농구장을 가득 메웠다. 1만4000여 석의 사직체육관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KT는 그동안 3층과 2층 일부 관중석(양쪽 골대 뒤편)을 통천으로 가리고 6000석 규모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매진이 되면서 추가 관중 유치를 위해 2층의 통천을 걷어냈다. KT 관계자는 “통천을 치운 것은 2015∼2016시즌 설치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이번 시즌 최다이자, 역대 농구영신 매치 사상 최다인 7833명의 관중이 몰렸다. 경기에서는 KT가 LG를 84-66으로 꺾고 5연패에서 탈출하며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했다. KT는 14승 14패로 6위를 유지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많은 홈팬 앞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이벤트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해 첫날인 1일 경기에서는 오리온이 선두 SK를 83-75로 꺾고 LG와 공동 9위가 됐다. KGC(2위)는 현대모비스(8위)를 85-71로, 전자랜드(4위)는 삼성(7위)을 69-65로 꺾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돌아온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는 지난해 12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이런 글과 함께 ‘슛돌이’ 이강인(19·사진)이 힘차게 공을 차는 사진을 올렸다. 최근 한국에서 재활을 마치고 스페인으로 복귀한 이강인이 이날 열린 발렌시아의 2019년 마지막 팀 훈련을 소화했다는 것을 알리는 게시물이었다. 지난해 6월 폴란드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005년) 이후 14년 만에 18세로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며 ‘제2의 메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월드컵 이후 발렌시아에서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말 첼시(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 여파로 8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참가도 불발됐다. 완벽한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이강인은 조만간 소속 팀 경기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이강인은 9일(한국 시간)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슈퍼컵 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강인은 한국이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나설 경우 23세 이하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다. 앞서 이강인은 “대표팀 경기라면 어느 대회든 출전하고 싶다”며 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올림픽 최종예선 차출은 부상으로 무산됐지만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의 올림픽 본선 참가에 호의적이다. 한국이 본선에 간다면 적극적으로 (발렌시아에) 차출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메시는 21세였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에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이강인이 올해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의 메달 획득을 이끈다면 메시보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한편 이강인은 1일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가 선정한 ‘앞으로 10년간 주목해야 할 유망주 20인’에서 FC바르셀로나의 ‘신형 엔진’ 미드필더 프렝키 더용(23), AC밀란의 ‘차세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21)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미겔 그라우 전 발렌시아 유소년팀 코치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능이 넘치는 이강인은 야망이 큰 선수다. 이강인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가 있어 행복했다.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6월에 끝난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팀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며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임을 입증했다. 11월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을 뛰어넘으며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올해 대한민국에서 그의 활약은 삶의 즐거움이자 활력소였다. 동아일보는 손흥민을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새벽까지 TV 앞을 지켰다. 해가 뜬 뒤 밀려올 피로와 지각 걱정은 27세 한국 청년이 축구의 본고장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득점쇼’ 앞에 훌훌 날아갔다. 질풍 같은 질주와 호쾌한 슈팅, 환한 미소와 하트 세리머니….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희망과 자부심을 품게 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사진)이다. ‘슈퍼 소니’ 손흥민이 세계 최고라는 EPL에서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동아일보는 그런 손흥민을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그래서 인생을 걸고 뛴다”는 손흥민은 평생 잊지 못할 2019년을 보냈다. 올해 20골을 터뜨려 2017년(23골) 이후 두 번째로 한 해 20골 고지를 밟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토트넘을 구단 역사상 첫 UCL 결승(6월)으로 이끌었다. 11월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유럽 통산 121골)을 넘어 한국인 유럽 통산 최다골(현재 126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월 2일(한국 시간) 카디프시티와의 EPL 경기(토트넘 3-0 승)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2019년을 시작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은 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꿈의 무대’ UCL을 통해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했다.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초호화 군단을 구성한 잉글랜드의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킨 토트넘의 영웅은 손흥민이었다. 4월에 열린 2018∼2019시즌 UCL 8강 1, 2차전에서 손흥민은 3골(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폭발시키며 토트넘을 57년 만에 UCL 4강에 올려놓았다. 최근 손흥민 특집 영상을 보도한 미국 CNN은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은 UCL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솟구쳤다. 성공의 길을 걷는 동시에 겸손한 그는 청소년들의 큰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이 단판 승부 UCL 결승에서 리버풀에 0-2로 지면서 손흥민은 ‘빅이어’(UC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UCL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손흥민은 아시아계 스포츠선수 중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 1위(현재 370만 명)에 올랐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순위인 22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8월에 개막한 2019∼2020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월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2골(토트넘 4-0 승)을 터뜨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이 보유했던 유럽 통산 최다골(121골)을 넘어선 것이다. 기록을 넘겨준 차 전 감독은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손흥민은 타고난 스타”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8일 손흥민은 상대 선수 8명을 제치고 73m를 단독 질주한 뒤 ‘원더 골’을 터뜨려 또다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꾸준한 활약 속에 그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8000만 유로(약 1038억 원)까지 치솟았다. 자신을 향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속에 최근 무리한 반칙으로 퇴장과 함께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성장통’까지 겪은 손흥민은 내년 1월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경기를 통해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도 축구 팬들은 주말마다 밤잠을 설쳐가며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손흥민의 골을 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월요병’이 뭔가요? 오늘 흥민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본 사람이 승자죠.”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박항서 감독님(60)이 베트남에서 ‘파파(아버지)’로 불리니 저는 ‘브러더(형)’로 불리고 싶어요. 인도네시아 축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1년 반의 휴식기를 마치고 인도네시아의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맡아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여우’ 신태용 감독(49)은 자신감에 찬 눈빛이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A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새해부터 새 인생을 시작한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신 감독과 4년 계약하면서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의 지휘를 모두 맡겼다. 30일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만난 신 감독은 “현재 인도네시아 축구는 약체(FIFA 랭킹 173위)지만 차근차근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낯선 무대를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통역사를 두겠지만 개인적으로 인도네시아어 공부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에서 선생님을 붙여줘 일주일에 2, 3번씩 수업을 받을 계획이다.” 감독 계약식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를 건넨 그는 “인사말을 반복해서 외웠다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정말 힘들었다”며 웃었다. 선수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현지 한국대사관 직원 등을 통해 각종 팁을 전해 들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특정 선수의 단점을 지적하면 선수가 엄청난 모멸감을 느낀다고 한다. 일대일 과외 등 좀 더 세심하게 선수들에게 다가설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는 라마단 기간에 선수들이 금식을 하기도 한다. 신 감독은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그들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선수들이 영양제 섭취 등으로 탄탄한 체력을 갖추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3개의 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면서 공통된 축구 철학을 주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1월 5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하는 신 감독은 내년 6월 4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경기를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이 조 선두, 인도네시아가 최하위(5위)다. 신 감독은 “몇 달 동안 실력이 급격히 향상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 축구의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경기를 펼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새벽까지 TV 앞을 지켰다. 해가 뜬 뒤 밀려올 피로와 지각 걱정은 27세 한국 청년이 축구의 본고장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득점쇼’ 앞에 훌훌 날아갔다. 질풍 같은 질주와 호쾌한 슈팅, 환한 미소와 하트 세리머니….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희망과 자부심을 품게 한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이다. ‘슈퍼 소니’ 손흥민이 세계 최고라는 EPL에서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동아일보는 그런 손흥민을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그래서 인생을 걸고 뛴다”는 손흥민은 평생 잊지 못할 2019년을 보냈다. 올해 20골을 터뜨려 2017년(23골) 이후 두 번째로 한 해 20골 고지를 밟았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토트넘을 구단 역사상 첫 UCL 결승(6월)으로 이끌었다. 11월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유럽 통산 121골)을 넘어 한국인 유럽 통산 최다골(현재 126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한국 팬들에게 보답하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월 2일(한국 시간) 카디프시티와의 EPL 경기(토트넘 3-0 승)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2019년을 시작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은 그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별들의 무대’ UCL을 통해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했다.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으며 초호화 군단을 구성한 잉글랜드의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킨 토트넘의 영웅은 손흥민이었다. 4월에 열린 2018~2019시즌 UCL 8강 1, 2차전에서 손흥민은 3골(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폭발시키며 토트넘을 57년 만에 UCL 4강에 올려놓았다. 최근 손흥민 특집 영상을 보도한 미국 CNN은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은 UCL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솟구쳤다. 성공의 길을 걷는 동시에 겸손한 그는 청소년들의 큰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이 단판 승부 UCL 결승에서 리버풀에 0-2로 지면서 손흥민은 ‘빅이어’(UC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UCL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손흥민은 아시아계 스포츠선수 중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 1위(현재 370만 명)에 올랐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순위인 22위에 올랐다. 2018~2019시즌 손흥민은 ‘혹사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가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 5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소속팀 및 한국 대표팀 78경기에 참가하면서 11만600km를 이동, ‘과부하 우려 선수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손흥민은 긍정적인 자세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혹사요? 꾸준히 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입니다.” 손흥민은 8월에 개막한 2019~2020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월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2골(토트넘 4-0 승)을 터뜨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이 보유했던 유럽 통산 최다골(121골)을 넘어선 것이다. 기록을 넘겨준 차 전 감독은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손흥민은 타고난 스타”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상대 선수 8명을 제치고 73m를 단독 질주한 뒤 ‘원더 골’을 터뜨려 또 다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유럽 무대에서의 꾸준한 활약 속에 그의 몸값(예상 이적료)은 8000만 유로(약 1038억 원)까지 치솟았다. 자신을 향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속에 최근 무리한 반칙으로 퇴장과 함께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 ‘성장통’까지 겪은 손흥민은 내년 1월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경기를 통해 복귀할 전망이다. 새해에도 축구 팬들은 주말마다 밤잠을 설쳐가며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손흥민의 골을 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월요병’이 뭔가요? 오늘 흥민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본 사람이 승자죠.”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다시 그라운드에 설 생각을 하니 엔도르핀이 솟네요.”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각급 대표팀 사령탑 계약을 맺고 29일 귀국한 신태용 감독(49)은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날 인도네시아에서 계약식을 가진 그는 내년부터 4년 동안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을 모두 이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휴식기를 가져 온 신 감독은 동남아시아에서 새 도전에 나서게 됐다. 연봉은 비공개지만 현지 언론은 100만 달러(약 11억6000만 원)에서 173만 달러(약 20억 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계약식에서 신 감독은 “아파 카바르. 나마 사야 신태용(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신태용입니다)”라고 인도네시아어로 첫인사를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173위)이 낮지만 한 걸음씩 전진하겠다.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 등을 고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사단’으로 불리는 공오균 코치, 김해운 골키퍼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신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다. 현재 인도네시아 A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서 최하위(5위·5패)여서 최종예선 진출이 힘든 상태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설 유소년 대표팀부터 집중 지도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은 인도네시아 대통령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행으로 베트남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60)과의 동남아 대회 맞대결 성사 여부도 관심이 높아졌다. 신 감독은 “박 감독님과 많이 비교되겠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윈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값진 성과와 함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1년이었습니다.” 6월 폴란드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 정정용 감독(50)은 저물어 가는 2019년을 이렇게 정의했다. ‘막내 형’ 이강인(18·발렌시아)을 제외하고 뚜렷한 스타가 없어 ‘16강 진출도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정 감독은 대한민국체육상 지도자상, 아시아축구연맹(AFC) 남자 감독상 등을 휩쓸었다. 정 감독은 내년부터는 사령탑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다. 2006년부터 대부분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2014년에 1년간 프로축구 대구 수석코치로 활동 후 전임지도자 복귀)하며 유소년 육성에 집중하다 지난달 28일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26일 경기 가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만난 정 감독은 “항상 주위의 의구심과 싸워왔던 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일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경일대를 나와 실업팀 이랜드 푸마 등에서 뛴 그는 현역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 경력이 없다. 축구계 ‘흙수저’로 살아온 정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 주위의 평가를 바꿔 놓았다. 월드컵에서 정 감독은 상명하복 문화에서 현역 생활을 한 40, 50대 지도자와 1999∼2001년 출생해 권위주의에 반발하고 공정성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Z세대’의 융화를 보여줬다. “‘하지 마라’는 말을 반복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자율을 요구하는 시점에 단계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허가하는 등의 변화를 줬습니다. 그랬더니 선수들이 저를 먼저 신뢰하면서 끈끈한 관계가 됐습니다.” 정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이 엄한 아버지나 무서운 형도 아닌 삼촌에 가깝다고 했다. “삼촌 말은 가끔 안 들어도 되지 않나. 용돈 준다고 하면 또 잘 따르고….” 20세 이하 월드컵 멤버 중 오세훈(상주) 엄원상(광주) 등은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내년 1월)에 나설 22세 이하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소속팀과의 차출 협의가 진행 중인 이강인은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다. 정 감독은 “장신(193cm) 오세훈은 제공권을, 빠른 발을 가진 엄원상은 스피드를 살려 팀 공격을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월드컵 이후에도 정 감독에게 이따금 연락을 한다고 한다. 정 감독은 “자기가 심심하면 ‘언제 한번 보시죠’라며 연락이 온다”라며 웃었다. 그는 또 “강인이가 소속 팀에서 약점인 수비 가담 능력을 보완하려고 노력하다 퇴장도 당했다. 그런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삼촌 리더십’을 바탕으로 3년 안에 서울 이랜드를 K리그1(1부)로 승격시켜 FC서울과의 ‘서울 더비’를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2015년부터 2부 리그에 참가한 이랜드는 아직 1부 승격 경험이 없다. 최근 2시즌은 연속 꼴찌. 정 감독은 “얼마 전 한 콘퍼런스에서 서울 더비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더니 같은 자리에 있던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나를 보며 웃었다. 그래서 내가 ‘FC서울이 2부로 강등돼 더비가 성사되면 안 되고, 우리가 (1부로) 올라가겠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으로 정 감독이 지키지 못한 공약이 한 가지 있다. “우승하면 춤을 한번 신나게 춰보겠다”는 것이었다. 정 감독에게 ‘이랜드를 1부로 올려놓으면 춤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춤판이 벌어지겠죠. 아니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가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유럽파 유망주’ 정우영(20·프라이부르크)과 ‘제2의 김신욱’ 오세훈(20·상주)을 앞세운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대표팀 사령탑인 김학범 감독은 24일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참가할 명단(22명)을 발표했다. 내년 1월 8일부터 26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은 중동의 강호 이란, 지난해 대회 우승팀 우즈베키스탄, 중국과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4개 조 각 1, 2위 팀이 8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러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개 팀이 올림픽 본선 티켓을 얻는다. 올림픽 예선부터 최상의 멤버를 구성하려는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한 자리를 비워놓았다.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소속 구단과 차출 협의가 끝나지 않은 해외파를 위한 것. 대표팀 관계자는 “최종 명단 제출 마감일인 29일 전에는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파 정우영은 일찌감치 소속팀의 허락을 얻어 대표팀의 국내 소집훈련(9∼24일·강릉)에 참가한 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발잡이로 돌파력이 뛰어난 정우영은 측면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대건고 재학 중이었던 2017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해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현장을 밟기도 했던 그는 이번 시즌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해 실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훈련 당시 김 감독은 “정우영은 수비 뒤 공간으로 파고드는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그의 재능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전방 공격진에서는 오세훈의 ‘높이’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은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한 6월 폴란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2골을 터뜨렸다. 장신(193cm)인 오세훈은 A대표팀 공격수 김신욱(196cm)처럼 제공권을 살려 한국 공격의 활로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세훈은 “아시아 팀이 유럽 팀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간절하게 올림픽 티켓 획득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8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의 평가전을 통해 최종 점검을 한 뒤 내년 1월 5일 결전지인 태국에 입성한다.22세 이하 대표팀 명단(22명)▽GK=송범근(전북) 안준수(가고시마 유나이티드) 안찬기(인천대) ▽DF=강윤성(제주) 김진야(FC서울) 김재우(부천) 김태현(대전) 이상민(V-바렌 나가사키) 이유현(전남) 정태욱(대구) ▽MF=김동현(성남)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김진규 이동준(이상 부산) 맹성웅(안양) 엄원상(광주) 이동경(울산) 원두재(아비스파 후쿠오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FW=오세훈(상주) 조규성(안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태용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이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맡는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에서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감독(60)과 ‘여우’ 신 감독의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6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최종 마무리 단계로, 남은 기간 동안 행선지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끝으로 A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휴식기를 가져 온 신 감독은 최근 거액의 연봉을 제시한 선전FC(중국), 일본 J리그 팀 등의 구애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에게 A대표팀과 22세 이하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의 지도를 모두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로부터 인도네시아 축구 전체의 체질 개선을 부탁받았다. 2021년 20세 이하 월드컵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신 감독이 한국에서 다양한 연령대(A대표팀,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의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험과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 사령탑 부임으로 박 감독과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A대표팀의 경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 함께 속해 있다. 현재 베트남이 1위(승점 11·3승 2무), 인도네시아가 5전 전패로 최하위(5위·승점 0)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내년 6월 4일 맞붙는다. 또한 박 감독이 베트남 A대표팀과 22세 이하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펼쳐지는 각종 연령별 대회에서도 두 감독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박 감독은 최근 22세 이하 팀이 출전한 동남아시아(SEA)경기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6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컵을 안긴 바 있다. 최근 방한한 박 감독은 “신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다. 언어와 관습이 다른 타국에서 감독을 하는 것은 어렵지만 스스로 잘 이겨내 성취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라이벌 KB스타즈를 꺾고 선두를 질주했다. 우리은행은 2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KB스타즈와의 방문경기에서 68-62로 승리했다. 2012∼2013시즌부터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여자프로농구 최강으로 군림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KB스타즈에 왕좌를 내줬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KB스타즈와의 맞대결에서 3전 전승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5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12승 2패로 선두를 지켰다. KB스타즈는 10승 4패로 2위. 양 팀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전반을 42-30으로 앞선 우리은행은 강아정(13득점)의 외곽포가 살아난 KB스타즈에 경기 종료 50여 초를 남기고 3점 차(65-62)까지 쫓겼다. 하지만 에이스 박혜진이 경기 종료 29초 전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슛을 성공시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우리은행은 그레이(17득점 12리바운드)와 박혜진(17득점 7도움)이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KB스타즈는 다리 근육 부상으로 1월 초에 복귀하는 센터 박지수(198cm)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승리를 지켜냈다. 박혜진이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했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15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첼시에 0-2로 끌려가던 상황. 선발 출전한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27)은 볼 경합을 벌이다가 첼시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26)의 몸싸움에 밀려 넘어졌다. 이후 손흥민의 불필요한 동작이 발생했다. 그라운드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손흥민은 발을 쭉 뻗어 뤼디거의 가슴 부위를 찼다. 뤼디거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친 주심은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며 퇴장을 명령했다. 손흥민의 행동을 고의적인 보복 행위로 본 것. 손흥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으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2월 24일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토트넘 6-2 승)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손타클로스’(손흥민+산타클로스)라는 별명을 얻었던 손흥민이지만 올해는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 손흥민이 퇴장당한 토트넘은 2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지역 라이벌 첼시와의 2019∼2020시즌 18라운드 안방경기에서 0-2로 져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다. 이날 FA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징계 명단을 통해 손흥민의 3경기 출전 정지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브라이턴(26일), 노리치시티(29일), 사우샘프턴(내년 1월 2일)과의 EPL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손흥민은 올해에만 3번 퇴장을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5월(2018∼2019시즌) 본머스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를 거칠게 밀어 넘어뜨린 일로 퇴장당해 EPL 3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달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백태클로 에버턴의 안드레 고메스를 넘어뜨렸다. 넘어진 고메스가 다른 토트넘 선수와 부딪혀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에는 손흥민의 태클이 직접적인 고메스의 부상 사유가 되지 않고, 퇴장은 과한 조치라는 여론이 우세했던 가운데 토트넘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출전 정지 징계가 철회됐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첼시전 퇴장 원인이 된 발을 뻗는 동작은 매우 좋지 못한 행동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토트넘이 항소해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0년 리 캐터몰 이후 9년 만에 EPL에서 1년 동안 3번 퇴장당한 선수가 됐다. 영국 현지 언론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며 최저 평점인 1점을 줬다. 경기 후 손흥민은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퇴장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손흥민을 심하게 민 뤼디거에게는 반칙을 주지 않고 손흥민에게만 퇴장을 줬다. 나쁜 판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뤼디거는 갈비뼈가 부러졌을 것이다. 빨리 회복하기를 빈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트넘 팬들은 뤼디거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해 물의를 빚었다. 뤼디거는 트위터를 통해 “축구장에서 또다시 인종차별 행위를 목격하게 돼 슬프다”는 글을 올렸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일부 토트넘 팬이 뤼디거를 향해 원숭이 소리를 내고 폭언을 했다. 토트넘은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팬을 찾아 입장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큰 금액은 아니지만 좋은 일에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장하나(27·BC카드·사진)의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시즌 막판인 10월에만 2승을 거두며 매서운 뒷심을 보인 장하나는 ‘12월의 기부 천사’로 온기를 나누려 한다. 장하나는 10월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우승 상금 3억7500만 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우승 상금 3억5235만 원·대회 상금 KLPGA투어 기록에 반영)에서 정상에 오르는 ‘잭팟’을 터뜨려 KLPGA투어 상금 2위(약 11억5770만 원)로 시즌을 마쳤다. “들어온 것이 있으면 베풀 것도 있어야 한다”는 장하나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장애인 재활을 지원하는 푸르메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한다. 2년 전에도 그는 장애어린이 재활치료를 위해 푸르메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해 재단 고액 기부자 모임인 ‘더 미라클스’ 회원(13호)이 됐다. 당시 기부금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전달됐다. 장하나는 “병원을 찾았을 때 쾌적한 환경 속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 희망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또다시 좋은 일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푸르메재단에 따르면 올해 기부금은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미래 일터가 될 스마트팜 건립에 사용된다. 재단 관계자는 “장 프로가 지난해 말 재단을 방문해 한국에서 활동하며 행복한 골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국내(부산)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 우승 등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기부로 뜻깊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장하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보육원 아이들을 많이 도와주셨다. 그런 모습을 보며 프로가 돼 돈을 벌면 나도 이웃들을 도와야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새 시즌을 위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LPGA투어 주요 메이저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별명인 ‘하나자이저’(장하나+에너자이저)처럼 국내외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몸 관리. 장하나는 “올 시즌 막바지에 오른쪽 발목 부상 때문에 고생을 했다. 현재는 치료를 잘 받아 95% 이상 회복됐다”고 말했다. 내년 1월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인 장하나는 “전지훈련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내년에도 꾸준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대한 기를 죽여 놓아야죠. 신인 때는 한번씩 눌러줘야 한다니까요.” (오리온 최진수) “저보다 키도 크고 프로에 오래 있었으니 (진수 형이) 뭔가 보여주겠죠?” (삼성 김진영) 경기 전부터 티격태격 장난치는 둘은 프로농구 오리온 포워드 최진수(30·203cm)와 삼성 신인 가드 김진영(21·193cm)이다. 이들은 1990년을 전후로 농구 코트를 주름잡던 ‘황새’ 김유택 해설위원(56·현역 시절 197cm)의 아들로 최진수가 김진영의 이복형이다. 농구계 관계자는 “둘은 예전부터 친하게 지냈다. 대학 시절 김진영이 최진수에게 ‘신발 선물 좀 해줘’라고 말하는 등 살갑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최진수와 김진영은 2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삼성의 경기에서 프로 무대 첫 맞대결을 펼쳤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입을 모은 둘은 부담감 때문인지 부진했다. 14분2초를 뛴 최진수는 2득점에 그쳤고, 김진영은 1분의 짧은 시간을 뛰면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에서는 김준일(22점)과 닉 미네라스(26점)가 맹활약한 삼성(7위)이 오리온(10위)을 79-70으로 꺾었다. 한편 김유택 위원은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크린골프 기업 골프존이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으로 스윙을 자동 분석하는 ‘골프대디 나스모 AI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유저가 스윙 시 일어서거나 주저앉는 현상, 백스윙 시 타깃 반대 방향으로 몸이 밀리는 현상, 타깃 방향으로 몸이 쏠리는 현상 등을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인공지능을 통해 유저의 샷 중 ‘베스트 샷’과 ‘워스트 샷’도 구분해 주며 유저의 스윙과 프로의 스윙 영상을 나란히 비교해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은 빅 데이터 싸움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에게 다양하게 학습시켰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골프존은 회원들의 라운드 중 자동 촬영된 2억 개가 넘는 나스모 영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 중 10% 정도를 샘플링 해 인공지능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분석의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수기로 방대한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는 ‘라벨링’ 과정을 거쳤다. 골프존은 라벨링 된 데이터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스윙 분석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골프존 관계자는 “6월에도 골프대디 앱을 통해 유저의 샷과 비거리, 구질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통한 스윙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는 골프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골프대디 회원이면 스크린골프 1라운드(18홀) 완료 후 골프대디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골프대디는 스크린, 필드, 골프용품에 이르기까지 골퍼가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할인 혜택과 제휴사 혜택, 샷·스윙 분석 서비스를 하나의 앱을 통해 간편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세계 랭킹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신기해요. 언젠가는 꼭 1위에 오르고 싶어요.” 올해 아시안투어에서 맹활약하며 ‘특급 유망주’로 떠오른 17세 김주형은 빙그레 웃었다. 최근 귀국한 그는 타이틀리스트와 의류 및 클럽, 볼 등의 후원 계약을 맺는 등 미래의 한국 골프를 이끌어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아시안투어에서 좋은 성적(우승 1회, 톱10 3회, 2부 우승 3회)을 거둔 그는 지난해 말 2006위였던 세계 랭킹을 불과 1년도 안 돼 158위까지 끌어올렸다. 18일 수원CC에서 만난 그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울 기회가 있다. 실수를 해도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으니까…. 꾸준히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는 세 번째 참가한 1부 투어 대회인 파나소닉오픈에서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17세 149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형은 “1부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그동안 골프를 해왔던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도 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골프 교습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에서 거주했다. 김주형은 “6세부터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을 다니며 골프를 쳤다. 그러다가 우상인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되고 싶어 11세 때 프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에 거주 중인 그는 아시안투어에서 지난해 6월 프로 데뷔를 했다. 아시안투어는 만 16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만 17세부터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다. 김주형은 “조금이라도 빨리 프로 경험을 하기 위해 내가 어릴 때부터 ‘직관’(직접 관람)을 하며 꿈을 키워온 아시안투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아시안투어에서 뛰다 곧바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입을 노린다. 내년에 세계 100위 이내에 진입해 PGA 2부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 스테이지에 직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형은 삼촌 또는 아버지뻘 되는 프로들과 경쟁하면서도 올 시즌 아시안투어에서 평균 타수(68.89타), 평균 버디(4.63개)에서 모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래도 자신의 골프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비시즌에 일주일에 여섯 번씩 8시간가량 꾸준히 훈련했다. 몸 관리를 위해 햄버거나 탄산음료도 피한다. 비거리(평균 280.05야드·아시안투어)도 늘려갈 계획이다.” 김주형은 지난달 말부터 여자 골프 세계 1위 고진영의 스윙 코치인 이시우 프로에게 레슨을 받고 있다. 김주형의 매니지먼트사 ‘팀 에이스 스포츠’의 김상우 대표는 “이 프로의 진단에 따르면 김주형은 하체 힘을 30%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면 비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주형의 롤모델은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임성재다. 그는 “우즈의 승부사 기질, 매킬로이의 장타력, 임성재 프로의 꾸준한 경기력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2월 그는 이시우 프로, 고진영 등과 함께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간다. 김주형은 “고 프로님께 긴장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고진영이 껌을 씹으며 긴장을 이겨낸다고 귀띔하자 “나는 입에 뭔가 있으면 신경 쓰일 것 같다. 다른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김주형은 아시안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내년 KPGA투어 매경오픈, 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한다. 아직 KPGA투어 출전 경험이 없는 김주형은 “고국 무대에서 우승하고 싶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 차곡차곡 성장 중인 ‘김주형’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급 유망주 김주형은… ::▽생년월일: 2002년 6월 21일(만 17세) ▽프로 데뷔: 2018년 6월(아시안투어)▽신체 조건: 179cm, 100kg ▽세계 랭킹:158위(2018년 말에는 2006위) ▽취미: 음악 듣기, 영화 감상 ▽거주한 국가: 한국,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 ▽존경하는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임성재 ▽좋아하는 타 종목 선수: 손흥민(축구) ▽올 시즌 아시안투어 주요 성적 및 기록:―파나소닉 오픈 우승 (투어 역대 최연소 2위·사진) ―평균 타수 2위(68.89타), 평균 버디 수 2위(4.63개)―2부 우승 3회용인=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48)이 한국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200승 고지에 올랐다. 위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18일 아산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의 안방경기에서 76-72로 이겼다. 이로써 위 감독은 통산 200승(50패)을 달성해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199승 61패)을 제치고 통산 정규리그 최다승 사령탑이 됐다. 역대 승률에서도 위 감독이 1위(80%)다. 위 감독은 “200이라는 숫자를 보고 뛰어온 것은 아니다. 매일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너스가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무명에 가까웠던 위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를 거쳐 2012년 4월 우리은행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을 준비하며 강도 높은 산악 달리기, 108계단 오르기 등으로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끌어올린 ‘저승사자’ 위 감독의 지휘 아래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우리은행은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2012∼2013시즌부터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위 감독은 “고된 훈련을 잘 견뎌낸 선수들이 200승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이날 경기 후 위 감독에게 금 1냥짜리 농구공 기념품과 케이크를 선물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KB스타즈와 공동 1위(10승 2패)가 됐다. 위 감독은 “500승을 할 때까지 감독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볼 트래핑 훈련을 하던 22세 이하 베트남 대표팀의 한 선수가 실수로 공을 떨어뜨렸다. 이를 본 ‘쌀딩크’ 박항서 감독(60)이 막내아들뻘인 선수에게 득달같이 달려갔다. 하지만 호통은 없었다. 박 감독은 손으로 선수의 엉덩이를 툭하고 쳤다. 또 다른 선수가 실수를 했을 때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꿀밤’을 때렸다. ‘파파(아빠) 리더십’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17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훈련 모습이다. 아침에 내린 비로 통영공설운동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실내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박 감독은 직접 헤딩 시범을 보이는 등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베트남 주장 응우옌꽝하이(22)는 “감독님은 우리의 축구 수준을 높여준 분이다. 감독님 덕분에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까지 맡고 있는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부임 후 스즈키컵(10년 만에 우승), 동남아시아경기(60년 만에 우승) 등에서 정상에 오르며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최강으로 키웠다. 베트남 사령탑 부임 전 국내 내셔널리그(3부) 창원시청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베트남에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1년만 버티자고 생각했고, 1년 뒤에는 계약 기간만 채우자고 생각했다. 그런 과정 속에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성과는 추억이 됐고, 새로운 도전 앞에 서게 됐다. 거듭되는 도전과 준비, 이것이 축구 감독의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베트남이 마지막 불꽃을 태울 종착지다. “한국 감독은 욕심이 없습니다. 제 지도자 인생은 베트남에서 끝날 겁니다.”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 감독은 지도 철학을 묻는 질문에 “내게 깊은 철학이 있었으면 한국에서 3부 감독을 했겠느냐”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베트남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싸워야 한다” “이건 전쟁이다” 등 강렬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박 감독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뜨겁다. 이날 서울에서 온 박 감독의 한국 팬과 베트남인 등 10여 명이 체육관을 찾았다. 팬들과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은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가 기술적으로는 한국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와 축구 등 많은 분야에서 발전을 이뤄낸 한국 기성세대들이 베트남을 보며 몇십 년 전 한국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22일까지 통영에서 훈련하면서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에서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3개 팀이 본선에 진출한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는 D조의 베트남은 조별리그 순위에 따라 C조 한국과 8강에서 만날 수도 있다. 박 감독은 “우리는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이기 때문에 아직 한국과의 맞대결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 감독은 틈틈이 국내 축구계 소식도 챙겨 보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손흥민(27·토트넘)이 넣은 엄청난 골을 하이라이트로 봤다. 축구 선배로서 한국의 보물인 손흥민이 자랑스럽다. 베트남에서 손흥민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어깨를 쭉 편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최근 73m를 질주하면서 상대 선수 8명을 제치고 ‘원더골’을 넣었다. 박 감독의 성공 속에 많은 한국 지도자들이 동남아로 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태용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박 감독은 “신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다. 현장 감각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1년 이상 쉬지 말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지도자 생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언어와 관습이 다른 타국에서 감독을 하는 것은 어렵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통영=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