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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유럽축구 5대 리그가 이번 주말부터 새 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EPL과 프랑스 리그1, 스페인 라리가는 한국 시간으로 12일 2023∼2024시즌 첫 경기를 킥오프한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9일, 이탈리아 세리에A는 가장 늦은 20일 막을 올린다. 축구 팬들의 새벽잠을 설치게 할 유럽 리그는 내년 5월까지 10개월간 장기 레이스를 이어간다. ● 재도약 노리는 손흥민EPL에서 9번째 시즌을 맞는 손흥민(31·토트넘)은 명예 회복을 노린다.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10골을 넣는 데 그쳤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EPL 통산 100호 골 기록을 남기긴 했지만 득점왕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수치였다. 손흥민은 EPL에 데뷔한 2015∼2016시즌 4골을 넣었고 이후로는 시즌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에 가장 적었다. 새 시즌을 앞둔 손흥민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예전의 쏘니(손흥민의 애칭)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흥민은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람이 된 느낌이다. 다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며 “지난 시즌의 나는 많은 팬이 알던 손흥민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눈 주위 뼈 골절 부상과 탈장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10시 브렌트퍼드와 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브렌트퍼드에는 올해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한 수비수 김지수(19)가 소속돼 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성남에서 뛰던 김지수는 6월 브렌트퍼드에 입단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프리시즌에 1, 2군을 오가며 훈련했던 김지수가 토트넘과의 경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 손흥민과의 맞대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 새 무대 데뷔하는 김민재, 이강인‘철기둥’ 김민재(27)와 ‘슛돌이’ 이강인(22)은 무대를 옮겨 유럽 리그에서의 도전을 계속 이어간다. 두 선수 모두 세계적인 ‘빅 클럽’으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뮌헨은 지난 시즌까지 11연속 우승을 포함해 분데스리가 통산 최다인 33차례나 정상에 오른 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6번 우승했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자국 리그 10시즌 이상 연속 우승 팀은 뮌헨뿐이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5000만 유로·약 724억 원) 기록을 남기며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는 프리시즌 마지막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독보적인 수비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번 시즌 개막 경기부터 선발 출전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도 프리시즌 김민재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두고 “오른쪽과 왼쪽 센터백을 모두 맡을 수 있고 수비뿐만 아니라 오버래핑도 잘한다”며 “팀 수비라인에 유연성과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선수”라고 했다. 뮌헨은 19일 오전 3시 30분 베르더 브레멘과 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파리 생제르맹(PSG)에 둥지를 새로 튼 이강인의 리그1 데뷔전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2연패에 성공한 PSG 역시 리그 통산 최다인 11회 우승 팀이다. 이강인은 PSG가 올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 중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주전 자리를 꿰찼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김민재와는 달리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리그1 개막을 앞두고 PSG의 예상 선발 라인업을 내놓고 있는데 이강인이 포함된 경우는 많지 않다. PSG는 13일 오전 4시 로리앙과 첫 경기를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정규시즌의 대장정을 마치고 플레이오프(PO)에 들어간다. 10일부터 나흘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PO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이 열린다. 7일 끝난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 윈덤 챔피언십까지 페덱스컵 랭킹 상위 70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 나선다. 컷 탈락이 없는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4000만 원)와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2000점을 획득한다. 상위 50명이 출전하는 2차전 BMW 챔피언십, 상위 30명만 초대되는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대회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재 페덱스컵 랭킹 1위 욘 람(3320점)과 70위 벤 그리핀(617점)이 2703점 차이인데 PO 1, 2차전엔 각각 우승 포인트 2000점이 걸린 만큼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14위 김주형, 18위 김시우, 32위 임성재, 37위 안병훈이 PO 무대를 밟는다. 지난달 24일 오른 발목 부상에도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했던 김주형은 지난해 자신이 투어 첫 승을 거둔 윈덤 챔피언십 출전까지 포기하며 PO에 초점을 맞췄다. 윈덤 챔피언십 공동 2위, 지난달 스코틀랜드 오픈 공동 3위를 한 안병훈도 막판 상승세에 기대를 건다. PGA투어는 8일 1차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면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안병훈을 15위에 올렸다. 임성재는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2위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김시우는 2016년부터 8년 연속 PO에 나선다. 파워랭킹 1위로는 시즌 4승을 거둔 욘 람이 꼽힌다. 한편 PGA투어는 현행 시즌제(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진행)에서 단년제로 바뀌는 2024년 일정을 공개했다. 1월 더 센트리를 시작으로 정규시즌 36개 대회가 열린다. PO 3개 대회까지 더하면 9월 초 일정이 끝난다. 총 상금 2000만 달러(약 263억 원) 이상인 시그니처 대회도 8개 열리는데 이 중 5개 대회는 컷 탈락이 없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일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7일까지 경찰이 수사 중인 ‘살인 예고’ 글이 1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검찰의 엄정 대응 기조에도 청소년층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살인 예고’ 글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경찰이 파악한 ‘살인 예고’ 글은 194건이고 작성자 65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34명(52.3%)은 10대였는데,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이른바 ‘촉법 소년’도 포함됐다. 글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7일 0시 18분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김해공항에서 폭탄 터뜨리고 잭나이프(칼)를 들고 가서 다 죽일 것”이라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테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대구·제주 국제공항에서도 테러 예고와 비슷한 글이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울산에선 초등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고 글을 올려 학교가 하루 문을 닫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원에서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2)의 신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살인”“테러” 예고 글 모두 194건… 붙잡힌 범인 52%가 10대 모방 심리-인터넷 익명성 결합검경 “구속수사”에도 갈수록 확산실제 범죄 행위 자극할 위험성… 전문가 “예방교육-처벌 강화 필요”법원, 살인예고 글 쓴 2명 구속무차별 흉기 난동을 모방한 ‘살인 예고’ 글이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글은 테러까지 언급하는 등 수위가 과격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 심리와 인터넷 공간의 익명성이 결합되면서 살인 예고 글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방 교육과 처벌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층에서 번지는 살인 예고 경찰과 검찰은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면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온라인에 올라오는 살인 예고 글은 계속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9일 대구공항에 폭탄테러를 할 예정이다. 차로 밀고 들어가서 흉기로 사람들 다 찔러 죽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폭발물 처리팀을 투입하고 군, 국가정보원 등과 함께 대구국제공항 내에서 수색을 실시했으나 특별한 테러 의심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프로배구 남자부 A팀 선수들을 겨냥해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 남성은 6일 스포츠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경북 구미에서 컵대회를 치르고 있는 A팀 선수단을 해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남성은 경북 포항에서 체포됐다. 경찰 집계 결과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7일 오후 6시까지 17일간 ‘살인 예고’ 글은 총 194건 게시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65명을 검거했고, 나머지 129건의 작성자도 추적 중이다. 문제는 검거된 65명 중 절반이 넘는 34명(52.3%)이 10대로 밝혀지는 등 ‘살인 예고’ 글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격히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하는 일명 ‘촉법소년’도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단순 장난과 호기심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는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타인을 공격하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터넷 문화와 모방 심리가 강한 10대가 만나 새로운 청소년들의 일탈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년원 갈 범죄로 인식돼야” ‘살인 예고’ 글이 위험한 이유는 실제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자극제’가 될 수 있어서다. 윤정숙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범죄분석조사연구실장은 “누군가 장난으로 올린 무분별한 살인 예고 글이 모방 범죄 욕구를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적극적으로 (살인 예고 글이) 문제가 있다고 교육하고, 문제가 될 경우 소년원을 갈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는 걸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7일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스쿨벨은 새 유형의 청소년 범죄가 발생할 경우 교사, 학부모에게 신속하게 알려 자녀를 교육토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엄벌주의’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찰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피의자에게 살인예비 혐의까지 적용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24일 한 모바일게임 채팅방에서 “B 씨를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며 흉기 사진을 함께 올린 30대 남성을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살인 예고’ 글을 쓰고 실행하지 않은 작성자에게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한 것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처음이다. 한편 법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혜화역과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올린 30대 남성 왕모 씨와 최모 씨(40)에 대해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미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안병훈(32)과 김효주(28)가 나란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안병훈은 7일 윈덤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김효주는 같은 날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2위를 했다. 두 선수 모두 우승자에게 2타 뒤졌다. 안병훈은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 윈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러셀 헨리(미국)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상금 67만6400달러(약 8억8000만 원)를 챙겼다. 루커스 글러버(미국)가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178번째 출전 대회에서 통산 네 번째 준우승을 했다. 2016년 취리히 클래식, 2018년 메모리얼 토너먼트, RBC 캐나다오픈에서 공동 2위를 했다. 아직까지 우승은 없다. 지난 시즌 투어 출전권을 잃었던 안병훈은 콘페리(2부)투어를 거쳐 복귀했다. 안병훈은 지난달부터 빗자루로 쓸 듯 퍼트하는 브룸스틱 퍼터를 쓰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 퍼팅 이득 타수는 5.848타로 전체 참가자 중 7위를 했다. 시즌 평균 기록(-0.127)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안병훈은 지난달 스코틀랜드 오픈 1라운드에서 61타를 기록하며 역대 한 라운드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이 대회에서 공동 3위를 한 안병훈은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다.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탄 안병훈은 페덱스컵 랭킹을 지난주 52위에서 37위로 끌어올렸다. 70위 이내에 든 안병훈은 10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챔피언십에 나선다. 목표는 30위까지 초대받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무대를 밟는 것이다. 안병훈은 “우승을 못 해 아쉽긴 하지만 공동 2위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오늘 같은 감이면 충분히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플레이오프 때 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로는 페덱스컵 랭킹 14위인 김주형과 18위 김시우, 32위 임성재가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이날 김효주는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자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2타 차 2위를 했다. 선두 부티에에게 7타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으며 2위로 도약했다. 6월 숍라이트 클래식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이자 7번째 톱10에 든 김효주는 상금 16만7294달러(약 2억2000만 원)를 챙겼다. 김효주는 10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여자오픈에 출전한다. 태국계인 부티에는 지난달 31일 끝난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1위를 했다. LPGA투어에서 두 대회 연속 정상을 차지한 선수가 나온 건 2021년 10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 이후 처음이다. 5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정상에도 올랐던 부티에는 시즌 첫 3승의 주인공이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데드풀’로 등장했던 라이언 레이놀즈(왼쪽)가 ‘울버린’ 휴 잭맨을 6일 렉섬과 MK 던스가 맞붙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 리그 경기에 초청했다. 레이놀즈는 지난해 5부 리그 팀 렉섬을 인수한 뒤 4부 리그까지 승격시켰다. 그러나 4부 리그 복귀전이었던 이날 결과는 3-5 역전패였다. 레이놀즈는 “오늘은 MK 던스가 슈퍼히어로처럼 경기했다. 우리도 한 단계씩 발전할 것이다. 1부 리그여, 우리가 갈 때까지 기다려라”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GS칼텍스의 강소휘(26)는 올해 새 주장으로 선임됐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 중 최연소 캡틴이다. 프로 2년 차부터 강소휘를 봐왔던 차상현 GS칼텍스 감독(49)은 “주장이 되면 없던 책임감도 생긴다. 힘들 수 있지만 잘해줄 거라 믿는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강소휘는 주장 선임 후 첫 대회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컵 대회 여왕’에 등극했다. GS칼텍스는 5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결승전에서 3-1(26-28, 25-23, 25-13, 25-21)로 역전승했다. 여자부 컵 대회 최다 우승팀인 GS칼텍스는 6번째 컵 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주장에 주포 역할까지 해낸 아웃사이드히터(레프트) 강소휘는 기자단 투표 31표 중 27표를 받아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강소휘는 대회 기간 팀에서 가장 많은 91득점(공격성공률 44.51%)을 기록했다. 이날 결승에선 유서연(22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1득점을 했다. 2017, 2020년에 이어 3년 주기로 3번째 컵 대회 MVP가 된 강소휘는 IBK기업은행의 김희진(2회)을 제치고 여자부 최다 수상자가 됐다. 강소휘는 “(조별리그, 준결승까지) 3일 연속 경기라 너무 힘들었는데 잘 버틴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년 연속 컵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선 5위로 5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강소휘의 활약이 절실하다. 강소휘는 시즌 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는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강소휘는 6일 대표팀 훈련을 위해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향했다. 강소휘는 이달 말 시작하는 아시아선수권과 9월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의 주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소휘는 6, 7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흥국생명 김다은과 팀 최다 득점(83점)을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18년에 진 빚을 이제야 갚을 수 있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독일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런 우스개가 유행했다.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빚을 갚았다’고 표현한 건 독일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명성을 떨치던 클린스만 감독이 지도자로서는 자국에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재까지는 틀린 평가도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A매치(국가대항전)에서 4경기째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남자 축구에서 빚을 다 갚기도 전에 독일 여자 축구 대표팀이 한국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독일 여자 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한국(17위)과 1-1로 비겼다. 이 무승부로 1승 1무 1패가 된 독일은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경험했다. 독일 주장인 알렉산드라 포프는 “이 상황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은 2003년 미국, 2007년 중국 여자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전 8차례 대회 때는 16강에서 패한 적도 없는 팀이었다. 이번 대회 때도 미국(1위), 잉글랜드(4위)와 함께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다. 여러 조건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FIFA 랭킹 1위였던 독일 남자 대표팀과 비슷했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FIFA는 이 경기가 끝난 뒤 “역사는 반복된다”면서 러시아 월드컵 경기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웠다. 독일 매체 ‘빌트’는 “여자 대표팀마저 이 창피를…”이라고 제목을 달았고, 프랑스 매체 ‘레키프’도 “한국이 독일 축구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파라 윌리엄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반면 한국이 독일과 비기면서 처음 출전한 여자 월드컵에서 곧바로 16강행 티켓을 따낸 모로코 팬들은 대한축구협회 SNS를 찾아 “모로코에서 많은 사랑을 보낸다”면서 ‘릴레이 댓글’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모로코는 FIFA 랭킹 72위로 이번 대회 본선 진출국 가운데 잠비아(77위) 다음으로 랭킹이 낮은 팀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후반전 38분. 파리 생제르맹(PSG)의 네이마르가 순식간에 수비 뒤쪽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팀 동료 파비안 루이스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 대 1 기회를 잡은 네이마르는 차분한 오른발 슛으로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골 세리머니를 하는 네이마르에게 가장 먼저 다가선 동료 선수는 ‘슛돌이’ 이강인이었다. 두 선수가 하이파이브 뒤 포옹을 하자 관중석에선 일제히 환호가 터졌다. 네이마르는 3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축구 K리그1 전북과의 친선경기에서 2골 1도움의 원맨쇼 활약으로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프랑스 리그1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시아 투어에 나섰던 PSG는 일본을 거쳐 전날 한국에 왔다. 3일 경기는 네이마르를 위한 무대였다. 2월 리그1 경기 도중 오른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던 네이마르는 이날 6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네이마르의) 출전 여부는 내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던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네이마르를 선발로 내보냈고 풀타임을 뛰게 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네이마르는 전반 40분 특유의 발재간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선제골을 넣었다. 네이마르는 후반 43분 3-0을 만드는 마르코 아센시오의 쐐기 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이날 공격 포인트 3개를 올렸다. 이강인은 후반 23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허벅지 부상으로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투어 3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달 PSG 입단 후 처음 한국을 찾은 이강인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경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벤치에 있던 이강인이 출전 준비를 위해 몸을 풀기 시작하자 관중석에선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졌다. 이강인은 이날 20여 분간 짧게나마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쳤다. 공격라인에서 주로 가운데를 지킨 이강인은 날카로운 패스를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력질주를 하기보다는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경기 후 “통증은 없지만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관리하며 회복하는 중”이라고 했다. 12일 프랑스 리그1 개막을 앞둔 PSG는 이날 경기 뒤 바로 출국길에 올랐다. PSG 선수들은 이날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으로 제작한 특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유니폼 뒷면 아래엔 프랑스어로 ‘여기는 부산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였다. 이날 경기장엔 4만3520명의 팬들이 찾았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은 팀 선수들과 함께 한국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슛돌이’ 이강인(22)이 프랑스 프로축구 명문 클럽 파리 생제르맹(PSG) 입단 후 처음으로 2일 한국을 찾았다. 이강인은 12일 개막하는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을 앞두고 PSG의 아시아 투어 참가차 2일 한국을 찾았다. PSG는 3일 오후 5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날 입국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경기를 뛰기에 좋은 몸 상태이다. 몇 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일 경기에 분명히 나설 것”이라며 이강인의 전북전 출격을 예고했다. 이강인은 “감독님이 내일 출전 기회를 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허벅지 근육 부상 때문에 한국 입국 전 일본에서 치른 아시아 투어 3경기엔 출전하지 못했다. PSG는 일본에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세레소 오사카(일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상대했다. PSG는 입국 당일인 2일 오후 6시 50분경부터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팬들에게 훈련 모습을 공개하는 오픈트레이닝을 진행했다. PSG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강인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을 찾은 2000여 명의 팬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장 전광판에 이강인의 모습이 잡힐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펠레 후계자’로 불리는 이강인의 팀 동료 네이마르(브라질)는 팬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외칠 때마다 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전세기로 출발해 오후 2시 30분경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PSG 선수단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팬이 공항을 찾았다. 선수단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1시간 넘게 늦어졌는데도 팬들은 PSG 유니폼과 응원 문구를 적은 종이판을 든 채 선수들을 기다렸다. PSG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를 쓴 이강인이 네이마르 등과 함께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휴대전화 카메라 버턴을 눌러댔다. 대부분의 선수가 곧바로 구단 버스에 오른 것과는 달리 이강인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버스로 향했다. 6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페루와의 A매치(국가대항전) 이후 두 달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이강인은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픈트레이닝 전에 PSG 선수들이 들른 호텔 숙소에도 이강인의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이 몰렸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직 끝이 아니다’라는 신의 계시 같아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3위를 차지하며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올림픽 첫 메달을 따낸 전웅태(28)는 동메달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외모까지 받쳐줘 ‘근대5종의 아이돌’로 통하는 전웅태는 “금메달도 물론 좋았겠지만 목표가 성취됐을 때 오는 허무함도 작지 않았을 것 같다. 내겐 동메달이 다음 목표를 위한 원동력이자 자극제”라고 설명했다. 전웅태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에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지는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웅태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근대5종을 알고 응원하게 된 데다 성장이 기대되는 어린 선수도 많아졌다. 꿈꾸던 일들이 현실이 돼 너무 행복하다”면서 “도쿄 올림픽을 통해 근대5종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국이 근대5종 강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근대5종에서 따낸 금메달(8개)과 전체 메달(23개)이 가장 많은 나라다. 금메달 8개 중 한 개를 전웅태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따냈다. 전웅태가 항저우에서도 1위에 오르면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근대5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다. 항저우 대회 때는 2014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단체전도 부활하기 때문에 2관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단체전은 국가별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정진화(34), 이지훈(28), 서창완(26)과 함께 출전하는 전웅태는 “형제처럼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르는 기분이 어떨지 기대된다. 우리 선수 모두 금메달을 따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춘 만큼 한국에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이 나오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세계랭킹 6위인 전웅태는 올해 4월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3차 대회 개인전에서 최종 합계 1534점으로 이 부문 세계 타이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6월 열린 월드컵 파이널에서는 혼성계주 금메달도 차지했다. 근대5종 종목 가운데 특히 레이저런(사격+육상) 실력이 세계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전웅태는 “경쟁 선수들의 스타일 분석과 기술 종목(승마, 펜싱)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대회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의 안방 텃세다. 2010 광저우 대회 때도 중국은 근대5종 금메달 4개 중 3개를 차지했다. 중국은 이번 항저우 대회 경기 코스도 아직 다른 국가 선수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전웅태는 “근대5종은 변수가 많은 종목인 만큼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수많은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입력하며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항저우 대회는 아시안게임 근대5종에서 승마 종목을 마지막으로 치르는 대회이다. 선수들에게 말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게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UIPM은 2024 파리 올림픽 뒤 승마를 장애물 경기로 대체하기로 했다. 전웅태는 “그런 변수까지도 극복해 내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근대5종이지 않을까 싶어 개인적으로 아쉽다”면서도 “승마가 포함된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로 근대5종 역사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전웅태는 이달 말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뒤 항저우로 향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을 맡아 조별리그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아르헨티나를 꺾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에르베 르나르 감독(55·프랑스)이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여자 월드컵에도 얼굴을 보여 다시 한 번 관심을 끌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뒤 르나르 감독은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이번 여자 월드컵에 참가했다. 르나르 감독은 작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가 이 대회에서 당한 유일한 패배였다. 르나르 감독은 “사우디 축구가 발전했다는 걸 세상에 보여줄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한 뒤 올 3월 사우디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곧바로 프랑스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달 23일 열린 이번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자메이카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프랑스는 같은 달 29일 브라질과의 2차전을 2-1 승리로 장식했다. 브라질전 승리로 르나르 감독은 남녀 월드컵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한 최초의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FIFA도 ‘르나르는 누구인가’라는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리며 관심을 보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승 1무로 자메이카와 나란히 승점 4를 기록 중인 프랑스는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에 올라 있다. 프랑스는 2일 파나마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하를란(사진)은 지난달 세계펜싱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64강전에서 15-7로 이기고도 실격 판정을 받았다. 상대 선수 안나 스미르노바(러시아)와의 악수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하를란은 “메달보다 조국과 가족이 더 소중하다. 우리나라를 침공한 러시아 선수와는 악수하지 않겠다”면서 손 대신 펜싱 칼을 내밀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하를란이 이번 실격 때문에 파리 올림픽 티켓을 놓칠 경우 추가로 출전권을 보장하기로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고은(28·페퍼저축은행·세터)은 요즘 영어 과외 선생님을 열심히 찾고 있다. 혼자 영어 단어 공부부터 시작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자 ‘헬프 미’를 외치게 된 것이다. 프로배구 데뷔 이후 11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이고은이 갑자기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팀에 ‘네이티브 스피커’가 세 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 여자 대표팀 지도자 출신인 조 트린지 감독(36·미국)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외국인 선수는 미국 출신 야스민(27)이고 아시아쿼터 선수 엠제이 필립스(28)도 미국, 필리핀 이중 국적으로 영어를 쓴다. 19일 팀 안방인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만난 이고은은 “감독님께서 디테일한 주문을 많이 하신다. 감독님의 배구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하려면 영어를 배우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 세터로서 좋은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고은은 하마터면 이 ‘좋은 선택지’를 누리지 못할 뻔했다. 페퍼저축은행이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박정아(30)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한국도로공사에 갔다가 6일 만에 트레이드로 다시 팀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고은은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했고 기분도 많이 안 좋았다. 그러다 ‘어느 자리에 있든 응원하겠다’는 팬들의 격려에 기운을 차리기로 했다. ‘이게 다 내가 필요하니까 일어난 일이구나’ 싶더라.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이고은은 대구여고를 졸업하고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 4년 차였던 2016∼2017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당시까지 백업이었던 이고은이 주전 세터급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 선수가 바로 박정아였다. 이고은은 “당시 주전이던 김사니 언니(42)가 부상을 당하면서 처음으로 주전이 됐다. 긴장해서 얼어 있었는데 정아 언니가 ‘나한테 공을 올려’라며 정신을 차릴 수 있게 해줬다”면서 “워낙 오래 같이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이번에 다시 만나서 딱히 특별한 이야기도 없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이고은이 GS칼텍스를 거쳐 두 번째로 한국도로공사 선수가 된 2020∼2021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에도 호흡을 맞췄다. 2022∼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페퍼저축은행과 FA 계약을 맺은 이고은은 이번 트레이드까지 총 6차례 이적을 경험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프로배구 여자부 역사상 팀을 가장 많이 옮긴 선수가 이고은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이고은을 탐낸 지도자가 많았던 것이다. 이고은은 “신인 때는 ‘10년만 채워보자’고 생각했었는데 프로에 와서 운 좋게 정말 많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올 시즌에는 정아 언니와 함께 최대한 많이 이겨서 많이 웃고 싶다. ‘봄 배구’(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과도 꼭 내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목표다. 이고은은 29일 막을 올리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박정아와 실전 첫 호흡을 맞춘다. 공교롭게도 페퍼저축은행의 개막전 상대가 한국도로공사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컵대회 때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0-3으로 패하며 조기 탈락했고 V리그 결과 역시 최하위였다.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팀K리그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순민(광주)의 결승골에 힘입어 스페인 라리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팀K리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T마드리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친선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팬 투표(11명) 및 감독 선발 선수(11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된 팀 K리그는 지난해 첫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 당시 토트넘(잉글랜드)에 3-6으로 진 이후 2번째 경기 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지난시즌에는 김상식 전 전북 감독이 팀K리그의 지휘봉을 잡았고, 올해는 홍명보 울산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AT마드리드는 지난시즌 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승점 88), 레알 마드리드(승점 78)에 이어 승점 77로 3위에 오른 강팀이다. 2011년 12월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53)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12~2013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AT마드리드는 리그에서 한 번도 3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 기간 중 2차례(2013~2014, 2020~2021시즌) 바르셀로나, 레알의 양 강 구도를 깨고 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AT마드리드는 레알(35회), 바르셀로나(27회)에 이어 라리가에서 통산 세 번째로 많은 11차례의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지난시즌까지 마요르카(스페인)에서 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영입전에 나서기도 했다.전반은 주축들이 대거 나선 AT마드리드가 팀K리그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했다. 경기 초반부터 쉴 새 없이 팀K리그를 몰아붙였다. 앙투안 그리즈만, 코케 등 주축들이 대거 나선 AT마드리드는 짧은 패스를 주고받다가 수비라인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킬 패스를 하거나 현란한 개인기에 이은 슈팅 등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탄성을 여러 번 자아냈다. 시메오네 감독도 테크니컬 에어리어 양옆을 부지런히 오가며 선수들에게 완성도 높은 플레이, 역습 등을 주문했다.선제골도 전반 13분 만에 나왔다. AT마드리드의 역습 상황에서 그리즈만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슛이 팀K리그 골키퍼 이창근(대전)의 선방에 막히자 2선에 있던 토마 르마르가 왼발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이창근의 ‘슈퍼 세이브’(4번), AT마드리드가 골망을 가른 후 올라간 부심의 깃발(오프사이드·3차례) 등이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이 나올 뻔 했다.후반 시작과 함께 AT마드리드가 전반에 뛴 주축 11명을 전부 교체했고, 국내 선수로만 선발 라인업을 꾸렸던 팀K리그도 세징야(대구), 제카(포항) 등 외국인 선수 5명을 대거 투입했다. 경기도 전반보다 비등해졌다. 후반 5분 팀K리그는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세징야(대구)가 페널티 지역 왼쪽 부근에서 띄운 공을 안톤(대전)이 골문 앞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성공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후반 9분 팔로세비치(서울), 후반 19분 헤이스(광주)까지 교체 투입된 팀K리그는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7명이 외국인인 팀이 됐다. 양 팀 경기는 마치 ‘유럽대항전’같았다. 후반 40분 AT마드리드가 카를로스 마르틴의 골로 2-1로 앞섰지만 팀K리그는 2분 뒤 제르소(인천)가 AT마드리드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선수의 파울을 얻고 후반 44분 팔로세비치가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이순민(광주)이 페널티 아크 앞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5만8903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양 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AT마드리드는 30일 같은 장소에서 지난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일본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친선전을 치른 맨시티는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드레날린이 나와 통증을 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김주형(21)은 24일 영국 호일레이크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에서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디오픈)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대회 도중 다친 발목 상태를 궁금해하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김주형이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오픈에서 발목 부상에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151회를 맞은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는 2007년 최경주가 기록한 공동 8위다. 김주형은 또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낸 역대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양용은이 2009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고, 임성재가 2020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했다. 김주형은 1976년 19세 나이로 공동 2위를 한 세베 바예스테로스(1957∼2011·스페인) 이후 디오픈에서 준우승을 한 최연소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김주형은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욘 람(스페인), 제이슨 데이(호주),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와 공동 2위에 오르며 상금 108만4625달러(약 13억9000만 원)를 받았다. 세계 랭킹은 24위에서 17위로 올랐다. 김주형은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 공동 89위로 컷 통과도 불투명했다. 게다가 1라운드를 마친 당일 밤 숙소 풀밭 진흙에서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을 삐었다. 다음 날 아침엔 발목이 멍들고 퉁퉁 부어올랐다. 신발을 신고 벗기도 힘들었다. 절뚝이며 걸었고 라운지 등으로 이동할 땐 스태프 등에 업혔다. 경기를 하는 동안엔 발목에 테이핑을 해야 했다. 경기가 끝나면 탈착식 깁스를 둘렀다. 2라운드를 마친 뒤 김주형은 “오늘 내가 어떻게 걸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김주형은 순위를 계속 끌어올렸다. 2라운드(3언더파 68타)에 공동 25위로 성큼 올라선 뒤 3라운드(3언더파 68타)엔 리더보드 공동 11위까지 이름을 밀어 올렸다. 발목 통증으로 스윙할 때 체중을 하체에 충분히 싣기 힘들었지만 타수를 줄여 나갔다. 김주형은 “2라운드와 3라운드가 끝났을 때 기권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편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포기하면 내가 아니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경기를 이어갔다고 한다. 최종 라운드가 열린 날엔 최고 기온이 섭씨 18도를 넘지 않을 만큼 쌀쌀했다. 초속 9.4m의 강한 바람에 비까지 내렸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발목이 부어 걷기 힘든 김주형에겐 미끄러운 그라운드가 특히 불편했다. 김주형은 대회를 마친 뒤 “이번 주 멋진 경기를 펼쳤다. 매우 만족스럽다”며 “발목이 오늘 좀 더 잘 버텼다. 오늘이 (부상 후) 3일 중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대회 도중 김주형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모자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를 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제친 브라이언 하먼(36·미국)이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약 38억5000만 원)다. 하먼은 메이저대회 30번째 출전 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PGA투어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일상생활에선 오른손잡이인 하먼은 골프에선 왼손 스윙을 한다. 디오픈에서 왼손 스윙을 하는 선수가 정상에 오른 건 하먼이 역대 세 번째다.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도 왼손잡이 챔피언은 하먼을 포함해 5명뿐일 정도로 드물다. 키 170cm인 하먼은 장타 골퍼는 아니다.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에서도 156명 중 126위에 그쳤다. 하지만 독보적인 퍼팅 실력을 갖췄다. 이번 대회 하먼의 퍼트 수는 106개로 라운드당 26.5개였다. 최근 20년간 디오픈 우승자 중 가장 적은 수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 맏언니 김정미와 막내 케이시 유진 페어(사진)의 나이 차는 22년 256일이다. 여자 월드컵 역사상 팀 동료 간의 최다 나이 차 신기록이다. 페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이기도 하다. 각양각색의 삶 속에도 태극마크 아래 하나가 된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한국은 25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콜롬비아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탄성을 자아내는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을 터트리며 미국 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메시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열린 리그스컵 조별리그 1차전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2-1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었다. 리그스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프로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이날 마이애미에 패한 크루스 아술은 이 대회 원년인 2019년 우승 팀이다. 후반 9분 교체 투입된 메시는 49분에 프리킥으로 골문을 뚫었다. 골문으로부터 약 20m 거리인 상대 아크서클 앞에서 메시가 왼발로 감아 찬 슛은 시계 방향으로 휘면서 수비벽을 넘은 뒤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지난 뒤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의 미국 무대 데뷔 골 소식을 전하면서 “마법 같은 골이다. (드라마) 대본을 써도 이보다 더 잘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동화 같은 데뷔전”이라며 “메시의 오늘 프리킥은 앞으로 두고두고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계속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선수단 벤치 옆 임원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데이비드 베컴(48)은 메시가 골을 터트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인 베컴은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이다. 경기 후 베컴은 “프리킥을 얻는 순간 (메시가) 끝낼 수 있겠구나 하고 곧바로 생각했다”며 “이게 내가 원했던 것이다. 오늘 밤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메시는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며 시작하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마지막에 해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자신감을 찾기 위해선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프로 데뷔를 한 메시는 지난 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뛰었고 17일 MLS의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했다. MLS에서 인터 마이애미는 23일 현재 5승 3무 14패(승점 18)로 동부 콘퍼런스 15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MLS에선 11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이 때문에 베컴은 “경기를 보는 게 고통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메시의 데뷔전을 보기 위해 미국프로농구(NBA) 간판인 르브론 제임스와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할리우드 스타인 킴 카다시안 등이 경기장을 찾았다. 제임스와 메시는 경기 시작 전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팬들은 메시의 얼굴 그림과 그 아래에 스페인어로 ‘FAMILIA(가족)’라고 쓴 대형 배너를 펼쳐 보이며 미국 무대에 입성한 메시를 환영했다. 마이애미는 26일 애틀랜타(미국)와 리그스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2일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기념비적인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여자 축구대표팀이 이날 오전 10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이든파크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다.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베트남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필 첫 상대가 세계랭킹 1위이면서 최근 월드컵에서 2회 연속(2015, 2019년) 정상에 섰고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미국이지만 베트남은 열광하고 있다. 여자 축구 세계랭킹 32위인 베트남은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플레이오프에서 태국, 대만을 연파하고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큰 압박감 속에서도 인내심을 보여준 선수단을 ‘다이아몬드 걸스’라고 칭했다. 베트남은 유일하게 해외 리그(포르투갈 2부)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후인느(32)가 간판 선수다. 주장 쩐티투이짱(35)은 “미국 같은 강팀을 상대하는 건 큰 도전이지만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수비 후 역습으로 그들과 맞설 좋은 전략을 갖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선수들은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 자신의 72번째 생일을 맞이한 마이득쭝 베트남 감독은 남녀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감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그리스 남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토 레하겔 감독이 당시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세웠던 기록(71세 317일)을 넘는다. 베트남도 달아오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스포츠 펍들이 베트남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에 열리는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아침에 문을 열기로 했다. 펍, 식당 등에선 경기하는 날 직원들이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서빙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여자 축구의 열악한 현실도 조명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애슬레틱’은 “베트남의 일부 프로팀은 선수에게 월급으로 200∼300달러(약 26만∼39만 원)를 지급한다. 이렇다 보니 (부업으로) 온라인 의류, 화장품 판매를 하거나 레스토랑을 연 대표팀 선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스포츠 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미국의 승리 확률은 86.7%, 베트남이 이길 확률은 4.5%다. 옵타는 베트남의 이번 대회 우승 확률을 32개 참가국 중 파나마(0.3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0.65%로 평가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머리에는 히잡을 두르고 두 팔과 다리를 토시로 가린 채 등장한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24·KGC인삼공사)는 불쑥 자국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53)의 이름부터 꺼냈다. 13일 대전 대덕구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메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신 감독을 모르는 사람이 없듯 나도 인도네시아를 널리 알리기 위해 뛰겠다. 한국 프로배구 최초의 인도네시아 선수로서 인도네시아 동료들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AQ)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대만(2명), 몽골(2명), 인도네시아(1명), 일본(3명), 태국(4명), 필리핀(2명) 선수 총 14명이 한국 프로배구에서 뛰게 됐다. 여자부 AQ 드래프트 3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메가는 이슬람교도로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히잡을 착용한다. 메가는 “경기용 히잡 7개에 외출용 5개, 숙소용 4개까지 챙겨 왔다”며 웃고는 “경기 중에는 머리와 목 주변에 핀 5개를 꽂아 히잡을 고정한다. 지금껏 한 번도 풀린 적이 없다”면서 직접 핀을 보여줬다. 한국에는 인도네시아어 구사자도 별로 없었다. 인삼공사는 한국외국어대에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하는 김윤솔 씨(22)에게 통역을 맡기기로 했다. 김 씨는 학교도 휴학하고 메가의 한국 생활 도우미로 나선다. 2015∼2016시즌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메가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태국과 베트남 리그에서 뛴 경험도 있다. 또 201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올해도 동남아시아경기(5월)와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6월)에 참가했다. 챌린지컵에서는 팀의 준우승을 이끌며 베스트 오퍼짓 스파이커로 뽑히기도 했다.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인삼공사는 AQ 선수 중 최장신(185cm)인 메가에게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를 맡기기로 하면서 외국인 선수로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뛰는 지오바나 밀라나(25·미국)를 뽑았다.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외국인 선수에게 레프트를 맡긴 건 인삼공사 한 팀뿐이다. 그만큼 메가의 공격력에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메가트론’(영화 ‘트랜스포머’ 캐릭터)으로 불린다”는 메가는 “한국 배구는 빠르고 수준도 높다. 하지만 언어는 달라도 배구는 어디나 같다. 항상 ‘해보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열혈 팬인 메가는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치킨과 떡볶이는 입국(11일) 바로 다음 날 숙소에서 주전 세터 염혜선(32)과 함께 먹었지만 가장 가보고 싶었던 서울 남산은 아직 가보지 못했다. 물론 가장 이루고 싶은 건 한국 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메가는 “친절한 팀원들과 최선을 다해 매번 더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포틀랜드는 15일 디에고 발레리(37·아르헨티나·사진)와 하루짜리 계약을 했다. 2013∼2021년 포틀랜드에서 뛰었던 발레리는 정규리그 팀 통산 최다 득점(86골) 기록 등을 세운 ‘레전드’였다. 아르헨티나 라누스로 돌아간 발레리가 지난해 은퇴를 선언하자 포틀랜드도 은퇴식을 치러주기 위해 특별 계약을 맺은 것. 16일 동료와 팬들 앞에 선 발레리는 “여러분은 이곳을 나의 집처럼 여기게 해줬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