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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미접종자에게는 자가 격리 기간에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이달 초 경남의 한 중견 제조업체 A사가 직원들에게 공지한 내용이다. 이전까지 A사는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 격리될 경우 유급휴가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제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직원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 무급으로 처리된다. A사는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앞으로는 미접종자에게만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B 씨는 “미접종자에게 페널티(불이익)를 주는 것이 사실상 백신을 맞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앞두고 ‘미접종자 페널티’ 가시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체적으로 사내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적용 기준으로 삼거나 미접종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직장 내 감염 예방을 위해서지만 일부는 “사실상 백신 의무화”라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은 직원들의 접종 일정을 모두 기록하고 접종 예약을 하지 않은 직원을 따로 면담해 의견을 묻고 있다. 한 재단법인도 간부가 직원들의 접종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해당 재단의 직원 C 씨는 “알리고 싶지 않은 기저질환 때문에 접종을 피하고 있는데, 상사가 이유를 집요하게 물어 괴롭다”고 말했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 준비가 본격화하고, 기업의 자체적인 방역 완화가 이어지면 비슷한 갈등이 속출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4일부터 접종을 완료한 임직원에 한해 대면 교육과 회의를 허용하고 임원 식당 운영을 재개했다. 외부인 출입도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 허용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방역 지침을 바꿔 해외 출입국 임직원도 정부 격리 면제를 받은 경우 별도의 추가 격리 없이 코로나19 검사를 거쳐 출근하게 한다. SK와 LG 등도 향후 정부의 지침에 따라 재택근무 비율과 회의 인원 제한 등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예약 안 한 미접종자 약 400만 명 현행 감염병예방법상 기업이 근로자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하거나 미접종을 이유로 해고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최근 학원 등의 채용 공고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 여부를 증명할 서류를 함께 내라”는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실상 백신 미접종자를 뽑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미접종자에게 별도의 방역 조치를 내리는 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에서 안전한 환경을 위해 미접종자를 자체 검사하는 등의 조치는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제 활동이 활발한 젊은층에서 백신 접종을 사실상 거부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12일 0시 기준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30대는 93만3996명. 전체 30대 인구 중 14.0%에 해당한다. 지난달 30일에 마감된 미접종자 추가 예약 때도 30대의 예약률은 7.7%에 그쳤다. 이상반응 걱정이나 기저질환 등의 이유로 접종을 거부한 성인은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백신 갈등’ 줄일 대책 필요 자칫 직장 내 백신 갈등이 미국처럼 줄소송으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달 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 기업에서도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미접종 근로자의 해고 절차에 착수하자 일부 직원이 차별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미접종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는 차원을 넘어서 접종을 강요할 경우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미접종자 대다수는 건강 염려에서 비롯된 ‘백신 주저’ 집단인데,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백신 저항’ 집단으로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위드 코로나로 갈수록 직장 내 백신 접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예상되는 갈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암 투병 중인 이모 씨(56·대전)는 수년째 푸드뱅크에서 나눠준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주로 조리할 필요가 없는 찬밥과 통조림 등을 먹는다. 이 씨가 거주하는 하루 숙박료 2만 원짜리 여관에는 주방이 없어서다. 이 씨는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치료비로 써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자립도 낮은 곳 영양실조 사망률 높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고 푸드뱅크 모금액이 줄면서 이 씨와 같은 취약계층에게는 먹을거리를 구하는 게 ‘생존의 문제’가 됐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거나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오랜 기간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숨지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 전국에서 영양실조로 776명이 숨졌다. 대전이 인구 10만 명당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3.3명)과 경남(3.1명)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0.3명)과 울산(0.6명) 서울(0.7명)은 영양실조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도별로 격차가 최대 12.3배에 달했다. 대체로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일수록 영양실조 사망률은 더 높은 편이었다. 영양실조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대전 등 9개 시도는 지난해 기준 재정자립도가 평균 31.9%에 그쳤다. 대전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41.4%였다. 반면 영양실조 사망률이 낮은 서울 등 8개 시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2.9%였다. 최예니 서울대 의대 선임연구원은 “통계 분석 결과 시도별 영양실조 사망률과 재정자립도는 유의미하게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1인 가구 많은 지역일수록 돌봄 공백돌봄 수요가 많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곳에서 영양실조 사망자가 더 많이 나오는 현상도 확인됐다. 영양실조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시도는 나머지 지역보다 고령 인구 비율이 4.9%포인트 높았고, 1인 가구 비율 역시 3.1%포인트 높았다. 전문가들은 돌봄 수요가 많은 곳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지역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탓에 충분한 일손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가 커지는 것이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영양실조 사망자가 많은 대전과 경북, 경남, 대구 등은 모두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실직이나 질병 등 신상의 변화가 생기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복지 서비스를 안내해주는 ‘복지멤버십’을 최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는 가입 대상이 이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를 받고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에 한정돼 있다.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이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돌봄 수요가 많은 지역의 취약계층이 방치되지 않도록 이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암 환자 이모 씨(56·대전)는 수년째 푸드뱅크에서 나눠준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주로 찬밥과 통조림 등 조리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이 씨는 하루 숙박료 2만 원인 여관에서 장기 투숙 중인데, 이곳엔 주방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받지만 대부분 치료비로 쓰는 탓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이 씨와 같은 취약계층에게는 먹을거리를 구하는 게 ‘생존의 문제’가 됐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거나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오랜 기간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숨지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 영양실조나 영양결핍으로 인한 사망자는 2197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 17개 시도별로 통계가 공개된 영양실조 사망자 776명만 따로 분석해보면, 대전이 인구 10만 명당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3.3명)과 경남(3.1명)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0.3명)과 울산(0.6명), 서울(0.7명)은 영양실조 사망자가 훨씬 적었다. 대전의 영양실조 사망이 서울의 5.3배에 이를 정도로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주목할 점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영양실조 사망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영양실조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대전 등 9개 시도는 지난해 기준 재정자립도가 평균 31.9%에 그쳤다. 반면 영양실조 사망률이 낮은 서울 등 8개 시도는 재정자립도가 평균 52.9%였다. 서울대 의대 최예니 선임연구원은 “시도별 영양실조 사망률과 재정자립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반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곳에서 영양실조 사망자가 더 많이 나오는 모습도 확인됐다. 영양실조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시도는 나머지 지역보다 고령 인구 비율이 4.9%포인트 높았고, 1인 가구 비율 역시 3.1%포인트 높았다. 전문가들은 영양실조의 원인이 개인 의지 부족 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1인 가구나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돌봄 인력을 더 많이 투입하고 복지 사각계층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이런 지역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탓에 인력 확보가 어려워 복지 사각이 오히려 커진다는 것이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돌봄 수요가 많은 지역일수록 취약계층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냉동실에 얼려둔 ‘봉지밥’을 꺼냈다. 이어 도시락에 남은 밑반찬을 긁어모았다. A 씨(46·충남)는 요즘 이렇게 하루 끼니를 해결한다. 그는 당뇨와 허리 디스크로 거동이 어렵다. 그나마 종교시설의 후원 덕분에 생계를 이어갔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시설이 문을 닫았다. A 씨의 수입은 한 달 23만 원으로 줄었다. 올 7월 지역 푸드뱅크의 도움을 받기 전까지 몇 달 동안 라면 한 봉지로 하루를 버텼다. 그는 “‘굶어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극빈층과 소외계층이 말 그대로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현 복지제도의 허술함이 드러나고 있다. 6일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영양실조와 영양결핍으로 숨진 사람은 345명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231명)의 1.5배로 늘었다. 영양실조 등으로 숨진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선 건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370명)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해 사망자 4명 중 3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80세 이상 노인이 177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무료 급식소와 푸드뱅크 등 결식 문제를 해결해 온 복지시설이 문을 닫거나 기부가 줄어든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손미아 강원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그간 복지 사각지대를 지탱해 온 장치가 코로나19로 멈춘 결과”라며 “소외계층이 ‘방치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무료급식소 문닫자… “한끼로 하루나고, 못먹는날은 그냥 버티죠” 작년 영양실조 사망 345명가을비가 내린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후문. 이모 씨(72)는 턱과 어깨 사이로 우산을 괸 채 주저앉아 건빵 봉지를 뜯었다. 복지단체가 나눠 준 건빵이 오늘 그의 점심 식사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서울역이나 청량리역 앞 무료 급식소에서 받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후 급식소가 자주 문을 닫으며 주먹밥도 먹지 못하는 날이 늘었다. 이 씨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한 끼만 먹고 하루를 지낸다”며 “못 먹는 날은 그냥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무료급식 줄거나 아예 중단지난해 영양실조나 영양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6만1822명. 1년 전인 2019년 23만1238명보다 13.2% 늘었다. 오랫동안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거나 라면 등 정제된 탄수화물만 먹다 보면 이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 전문가들은 영양실조 사망자와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말 그대로 ‘굶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 배경에는 결식자 문제를 해결해 온 급식시설의 연이은 폐쇄가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원각사 노인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손모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250명분을 만들었는데, 다른 급식소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우리 쪽으로 사람이 몰려 지금은 하루 380명분을 만든다”고 말했다. 손 씨는 “늘 오던 분이 안 보이면 ‘또 가셨다’고 생각한다. 불과 3주 전에도 41세 남성 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저소득 소외계층에 나눠주는 푸드뱅크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국 푸드뱅크 450곳 중 197곳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휴관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전국 푸드뱅크 모집액 역시 2019년 대비 10% 넘게 줄었다.○ 거리 두기에 단절된 소외계층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갑자기 형편이 나빠지면서 긴급복지제도가 있는 것도 모른 채 굶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이미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이라면 계속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폐업으로 벌이가 끊기면 복지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방문상담이 줄면서 새로운 취약계층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경기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70대 남성이 숨졌는데, 함께 사는 아내가 지적장애를 가진 탓에 며칠 후 발견되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A 씨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수급자가 아니어도 형편이 어려우면 무조건 식사를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배달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충분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독사 현장을 주로 정리하는 전문업체인 에버그린의 김현섭 대표는 “집을 청소하다가 냉장고를 열어보면 대부분 둘 중 하나다. 반쯤 남은 소주병만 있거나, 전기가 끊겨 냉장고 속 음식이 모두 썩은 경우”라고 전했다○ 100세 시대와 1인 가구 증가의 비극 영양실조와 영양결핍으로 인한 사망자 4명 중 3명이 고령층인 것은 초고령사회(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를 4년 앞둔 한국 사회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 가구나 노인 부부 가구가 늘어날수록 돌봄 사각이 커진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복지 단체의 활동이나 사회복지사 방문이 줄어들면 이들은 자칫 방치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과 장기요양보험으로 대표되는 노인복지 제도에 건강 및 영양 관리를 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앞으로 노인 문제가 거대한 파도처럼 한국 사회를 덮칠 텐데, 기초연금을 몇 만 원 인상하는 걸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현금과 현물 지원을 통합하고 연계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전혜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정부가 완전한 형태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가기 위한 한시 제도로 백신 패스 도입 검토를 공식화했다. 백신 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등에게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실제 도입될 경우 미접종자 차별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접종자 위주로 주요 시설 입장을 허용할 경우 미접종자의 입장 제한이 곳곳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5일 “(백신 패스로 인한) 미접종자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구체화된 백신 패스의 모습은 현행 접종 완료자 중심의 인센티브를 체계적으로 늘린 것에 가깝다. ‘6인 제한’ 등 방역 규제는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다. 단계적 적용과 미접종자 차별 해소는 앞으로 백신 패스 도입에 앞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위험 낮은 시설부터 단계적으로 전문가들은 백신 패스를 최소 3단계에 걸쳐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현재 오후 10시까지인 수도권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을 백신 패스 도입 후 한꺼번에 풀 게 아니라, 접종 완료자에 한해 밤 12시까지 연장하고 4주 후 다시 오전 2시까지로 연장하는 식이다.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시설 역시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식사 없는 결혼식, 실외 골프장, 영화관처럼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설부터 인원 제한을 풀자는 것. 반면 유흥업소처럼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환기가 되지 않는 시설은 백신 패스 단계에서도 후순위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많이 나온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역시 백신 패스를 받은 사람만 대면 면회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백신 패스 각 단계를 4주 정도 시간을 두고 이행하되, 만약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2배로 늘어나는 등 급격히 증가하면 단계 전환을 멈추고 속도 조절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접종 완료자 규제는 계속백신 패스가 도입되면 백신 접종 완료자는 앞으로 인원 제한 규제의 예외가 될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델타 변이’ 유행에 따라 돌파 감염이 계속 느는 만큼 백신 패스가 도입되더라도 접종 완료자 규제는 남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19일 기준 접종 완료자 10만 명당 43.8명의 돌파 감염자가 나왔다. 30대에선 10만 명당 100명을 넘어섰다. 돌파 감염은 가족처럼 접촉 빈도가 높은 상황에서 더 잘 이뤄진다. 또 환기가 안 되는 시설 안에 함께 있으면 쉽게 감염된다. 접종 완료자라도 모든 방역을 해제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반대로 환기시설을 갖춘 영업장은 모임 인원을 더 늘려주는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이 자영업자들이 더 안전한 형태의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의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접종자 시설 이용 제한은 안 돼 백신 패스를 둘러싼 우려 가운데 하나는 미접종자의 시설 이용 제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은 현재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백신 패스가 도입되면 미접종자들은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그런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패스는 그동안 제한하던 것을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풀어주는 것”이라며 “그동안 허용해 오던 것을 미접종자라고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이나 지하철처럼 생명 유지나 생계에 밀접한 시설은 백신 패스가 도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어린이, 자율 접종이 강조되는 청소년 등도 백신 패스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 패스는 완전한 방역 완화 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이미 4월에 백신 패스를 도입했다가 9월 폐지한 바 있다. 개인별로 적용되는 백신 패스 유효 기간 역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패스는 항구적인 제도가 아니며, 적용 기한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4일 임신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접종의 필요성과 이득이 크다고 판단돼 예방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임신부 접종 사전예약은 8일부터, 접종은 18일부터 이뤄진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임신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같은 연령대 일반 여성의 6배 수준으로 높았다. 미국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임신부를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질병청은 이스라엘 연구 결과를 들어 “임신부가 백신을 맞을 경우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7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신부의 접종은 이득이 크다는 뜻이다. 반면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반응이나 조산이나 유산,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질병청은 밝혔다. 미국에서 백신을 맞은 임신부 5096명을 출산 후 3개월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유산 확률이 미접종자 임신부보다 높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임신부가 맞은 백신의 항체가 제대혈로 전달된 경우가 있었다. 백신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태아에게도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질병청은 임신 초기(12주 이내)라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한 뒤에 접종할 것을 권했다. 임신 초기 발열은 태아에게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 모체태아의학위원)는 “백신 접종은 임신 모든 시기에 안전하고 효과적이지만 초기(12주 이내) 임신부라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한 뒤에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유 수유 중인 산모나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들도 접종할 수 있다. 송준영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mRNA백신은 체내에서 분해돼 모유로 배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전달되더라도 아이의 체내에서 소화돼 없어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견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역학조사관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현장조사를 포기했다. 원래는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밀접 접촉자를 일일이 확인한 뒤 검사를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현장에 나가기가 어려워졌다. 원칙대로 역학조사를 하면 전파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확진자가 들렀던 시설의 전체 이용자를 확인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다른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확진자 추적과 접촉자 격리는 이른바 한국식 방역의 핵심이다. 4차 유행 전에는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파악해 밀접 접촉자를 분류하는 ‘전수식 역학조사’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11월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에 대비해 역학조사 방식을 미리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체 아닌 ‘위험한 접촉’에 집중해야 현재 역학조사관은 통일된 지침 없이 각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와 인력 상황에 따라 조사 대상의 우선순위를 판단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 위험이 높거나 감염 시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은 접촉자들을 선별해 역학조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학적, 통계적인 근거를 갖춰 위험도가 높은 접촉자와 시설을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실내체육시설, 목욕탕, 주점, 유흥시설 등과 가족이나 집단시설에서 함께 사는 동거인이 우선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젊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주로 모여 있거나 이용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설은 집단 확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우선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든 확진자가 아닌 위중증 환자를 주요 지표로 잡는 게 위드 코로나다. 역학조사도 모든 접촉자가 아닌 고위험 접촉자 중심으로 추적해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질병관리청도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역학조사 대상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한 ‘관계별·장소별 역학조사 우선순위’ 지침을 처음으로 수립해 조만간 배포할 계획이다.○ 앱으로 동선 추적해 ‘무증상 활보’ 차단 델타 변이는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빨라 확진자가 기침 발열 등 증상을 보이기 전부터 강한 전파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무증상으로 활보하다가 n차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으려면 접촉자가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서울대가 개발한 ‘코로나 동선 알리미’(코동이)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해 이른바 ‘무증상 활보’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평소 앱으로 동선을 기록했다가 확진자 동선과 겹칠 경우 자동으로 검사 안내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영국도 QR코드를 활용해 확진자와 동선이 일정 시간 겹치면 알림을 보내주는 앱을 방역에 활용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선순위에 밀려 역학조사로 파악되지 않은 숨은 접촉자를 찾아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역학조사 위한 인력 확보 시급 3일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역학조사관은 451명. 4차 유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00명을 넘으면서 역학조사 역량은 한계에 도달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4차 유행 이후 역학조사반 인력 중에 월 초과근무시간이 200시간을 넘긴 사례도 있다. 매일 12시간씩 휴일 없이 일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어질 위드 코로나에 맞춰 지속 가능한 역학조사가 이뤄지려면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장에선 역학조사관 1명당 최소 조사 인력 8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확진자 폭증 가능성에 대비해 역학조사 예비 인력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확진자 수에 따라 지자체 공무원과 군인, 경찰 등을 얼마나 동원할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말을 이럴 때 하는 것 같습니다. 임신부도 곧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됩니다. 그간 접종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는데 4분기(10~12월) 접종 대상에 포함된 겁니다. 전국 임신부 13만6000명과 그 가족들은 ‘드디어 차례가 왔구나’라는 기대와 함께 ‘뱃속 아이한테 괜찮을까’ 걱정도 하실 겁니다. 임신부는 8일 오후 8시부터 사전예약 홈페이지(https://ncvr.kdca.go.kr)에서 사전예약을 할 수 있고, 18일부터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마침 질병관리청이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을 열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백신을 맞아도 되는 것인지, 걱정과 함께 궁금한 점이 많은 분들께 설명회 문답과 함께 전문가 조언을 소개해드립니다. Q. 임신부 접종, 꼭 해야 할까요? 국내 통계를 보면 임신부는 연령대 여성에 비해 코로나19 발생률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습니다. 임신하면 평소보다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더 철저히 지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위중증으로 악화한 비율은 임신부가 일반 여성의 6배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임신부 확진자는 치료가 까다롭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쓰거나 산소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미국 연구에서도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환자실 입원 위험이 다른 여성의 3배로 높았습니다. 임신부 확진자가 급격히 악화하면 제때 제왕절개 수술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음압격리실과 조산아 치료실을 함께 갖춘 병원이 많지 않아서입니다. 올 8월 서울에선 32주차 임신부가 제왕절개로 아이를 분만한 사례가 있는데, 이때도 병실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Q. 임신부 예방접종 안전한가요? 본인 뿐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나요? 미국과 이스라엘 등 우리나라 보다 먼저 임신부 접종을 시행한 국가에선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임신부 등록을 통해 5096명을 출산 후 3개월까지 추적조사해보니 부작용 발생률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과 비슷했습니다. 분만 시 조산이나 유산, 기형아 발생 비율도 백신을 맞지 않은 임신부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백신을 맞은 임신부가 맞지 않은 경우보다 위험하다고 볼 통계적인 근거가 없다는 얘깁니다. 반면 임신부 접종의 코로나19 예상 효과는 입증이 된 편입니다. 이스라엘 사례 분석 결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28일이 지난 임신부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78%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 혹시라도 백신을 맞으면 뱃속 아이가 코로나19에 걸리진 않을까요? 우리 질병청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니다”라고 단언합니다. 코로나19 백신에는 감염을 유발하는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임신부가 mRNA 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제대혈로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백신 접종 시점으로부터 출산까지의 기간이 길수록 제대혈에서 항체가 더 많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Q. 임신 기간(주수) 중 어느 시기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초기나 만삭 시기에도 접종이 가능한가요? 질병청의 접종계획에 임신 기간에 따른 제한은 없습니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 모체태아의학위원)도 “백신 접종은 임신 모든 시기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초기(12주 이내) 임신부라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한 뒤에 접종해야 합니다. 백신 금기 대상자인 경우엔 임신 여부와 상관없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백신 접종 후 해열진통제를 먹으면 근육통 등이 덜하다던데, 임신 중에 해열진통제를 복용해도 되나요? 임신부도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일반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열이 나거나 근육이 쑤시는 증상이 가장 흔하죠. 임신부도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해도 문제없습니다. 다만 복용 후에도 열이 내려가지 않거나,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심근염·심낭염, 질 출혈 및 복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아도 되나요? 다른 백신과 동시 접종 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는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질병청은 “다른 백신과의 접종간격에 관계없이 접종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Q. 모유 수유 중인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위험하지 않을까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모유 수유 중인 여성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백신 성분이 모유 수유로 전달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만약 전달되더라도 아이의 체내에서 소화되어 없어진다는 게 과학자들의 견해입니다. Q. 시험관 아기 시술 중에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나요? 네, 시험관 치료 중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접종 후 며칠 동안 경미한 이상반응을 겪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접종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접종 시기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길 권장합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6132명.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재택치료’를 받은 확진자 수다. 지금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약 31만 명)를 감안하면 겨우 2% 정도다. 하지만 11월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시작되면 재택치료 대상자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3만 명 안팎인 격리 치료 대상자의 상당수가 집에 머물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이후 하루 확진자가 최대 1만 명까지 늘어나면 재택치료 대상자가 최대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재택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 위드 코로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통원치료시설은 아직 한 곳뿐안전한 재택치료를 하려면 대상자가 집에 머물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 대면진료를 받고 다시 귀가하는 게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통원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용 의료시설은 아직 경기 수원시에 있는 단기진료센터 한 곳뿐이다. 경기도가 8억 원을 들여 만든 이곳은 지난달 문을 열었다. 서울시도 5일 재택치료자에게 대면진료를 제공하는 시설을 개소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관련 시설 설치를 아직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재택치료자가 많지 않아 설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데다 예산 부족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별도 시설을 만들지 않더라도, 기존 시설을 활용해서라도 재택치료하는 이들의 대면진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지난달 재택치료 대상자를 기존의 미성년자와 그 보호자에서 입원할 필요가 없는 경증·무증상 확진자로 늘렸다. 위드 코로나 전환 전부터 재택치료 대상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 생활치료센터의 일부를 대면 진료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만약 필요하다면 이곳에서 항체치료제 등을 투약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링·진료 인력 확충 시급재택치료가 안착되려면 대상자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 내 의료기관과 협력해 전담팀을 꾸리거나,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지정해 재택치료자 건강상태를 비대면으로 살필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보건소 등 현장 인력은 이미 ‘번아웃(burnout·소진)’ 상태다. 부산의 한 보건소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등으로 업무 부담이 폭증한 상태라 도저히 추가 업무를 할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전북의 한 보건소장은 “인력도 없고 재택치료를 해본 경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재택치료를 확대 시행한 경기도는 지역 의료기관 8곳과 협력해 해당 기관 의사 18명을 확보했다. 도 차원에서 간호사 29명을 고용했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운영단장)은 “재택치료자 이송이나 방역물품 배송, 폐기물 처리 등의 업무를 민간과 적극 협력한다면 현장의 부담을 추가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급차도 부족, 대체 이송수단 필요재택치료자가 이용하는 교통수단도 문제가 된다. 현재 재택치료자가 통원치료를 받으러 갈 때는 구급차를 탄다. 전국의 119구급차는 지난해 말 기준 1558대다. 앞으로 재택치료 대상자가 크게 늘어나면 구급차가 부족해지거나 또 다른 응급 상황 출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택치료 도입 초기에 구급차 등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론 환기와 소독을 강화한 ‘방역택시’나 자가용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가 스스로 병원으로 이동해 진료받는 게 ‘위드 코로나’”라며 “이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먹는(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확보를 위해 미국 제약사 머크(MSD)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는 캡슐 등의 형태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 “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머크를 통해 (먹는 치료제의) 중간 임상 결과를 통보 받았다. 사망률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 치료 효과 등 긍정적인 결과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머크가 1일(현지 시간) 공개한 임상 3상 시험 중간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경증 환자 385명에게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한 결과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입원 환자는 28명(7.3%)이었다.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377명 중에선 8명이 숨지고 45명이 입원해 총 53명(14.1%)이 중증으로 악화했다. 이 결과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가능한 한 빨리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이 FDA의 승인을 받으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미 정부는 6월 몰누피라비르 170만 명분을 미리 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 약이 승인될 경우 미 정부는 더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먹는 치료제가 출시되더라도 국내에서는 충분한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택치료 등에 광범위하게 쓸 만큼 구입 예산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제는 1인당 약 95만 원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내년도에 먹는 치료제 확보에 배정한 예산은 362억 원이다. 이대로라면 약 3만8000명분의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정부가 먹는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머크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는 주사가 아닌 캡슐 등의 형태로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재택치료를 확대하기 위한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3일 질병관리청은 미국 제약사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 “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 관계자는 “머크를 통해 (먹는 치료제의) 중간 임상 결과에 대해 통보 받았다. 사망률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 등 긍정적인 결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크는 1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먹는 치료제의 임상 3상 시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머크에 따르면 8월 초부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23개국의 코로나19 경증 환자 385명에게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한 결과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입원 환자는 28명(7.3%)이었다. 반면 위약을 투여한 377명 중에선 8명이 숨지고 45명이 입원해 총 53명(14.1%)이 중증으로 악화했다. 먹는 치료제의 중증화 억제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평가된다. 머크는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먹는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약이 FDA의 승인을 받으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미국 백악관 최고 의료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FDA가) 가능한 빨리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올해 안에 먹는 치료제 1000만 명분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6월에 이미 170만 명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도 비공개 선구매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 확보를 위한 각국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68억 원과 내년 예산안에 책정된 별도 예산 194억 원을 먹는 치료제 확보를 위해 책정했다. 머크 치료제는 환자 1명이 복용분이 약 92만 원이다. 정부 예산으로는 약 3만8000회분을 살 수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명대일 것을 기준으로 책정한 예산이다. 최근엔 연일 2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질병청은 머크뿐 아니라 미국 화이자, 스위스 로슈와도 먹는 치료제 선구매를 협의하고 있다. 국내 치료제 개발 상황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와 로슈는 각각 먹는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확진자 숫자 아닌 입원 가능 병상수가 일상회복 가를 것”전문가들 “유행 지표 바꿔야”① 일일 신규 확진자 2564명 ② 중환자 총 336명, 여유 병상 512개 30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나타내는 두 가지 수치다. 지금까지 정부는 확진자 수(①) 증감에 초점을 맞춰 모임 인원을 제한하거나 식당과 카페 이용시간을 단축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조정했다. 하지만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이런 기준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백신 효과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도 사망하거나 위중증 상태에 빠지는 환자가 줄기 때문이다. 정부는 11월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을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유행 지표’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다. 확진자 수 대신 중환자 수와 이용 가능한 병상(②) 현황을 매일 알리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 환경에서 유행 상황을 가장 정확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한 달을 앞두고 세부 방안을 논의할 보건복지부 토론회가 1일 처음 열린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 완화에 따라 하루 1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중환자 1500명을 감당할 수 있게 병상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중환자 병상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여유 병상이 줄어들 때 방역을 강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 대응이 위드 코로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거리두기 연장… ‘백신 혜택’ 늘릴듯 3일까지인 현행 거리 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2주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백신 인센티브’가 일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때 접종 완료자 인원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1일 새로운 거리 두기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확진자 폭증해도 중환자 엇비슷전문가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 중환자-병상 위주로 짜야 효과”확진자수도 매일 집계-공개하되 중환자수 예측 지표 정도로 활용 11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가 크게 바뀐다.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의 시작이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의 안착을 위해 무엇보다 유행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정부는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 수를 중심으로 유행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과거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이제 위드 코로나에 더 적합한 유행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리 두기, 중환자 수와 연동하자3차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국내 신규 확진자는 1240명이었다. 역대 최다 확진을 기록한 지난달 25일 확진자는 3273명이었다. 하지만 두 날짜의 중환자 수는 각각 311명과 339명으로 비슷했다. 확진자 수 폭증에도 중환자 수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백신 접종 효과다. 30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1차 접종률은 76.0%, 접종 완료율은 49.0%다.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사망하는 비율(치명률) 역시 지난해 12월 2.70%에서 8월 0.35%까지 감소했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생이 아닌 중환자 수를 방역 강화나 완화의 주요 잣대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민들에게도 확진자 대신 중환자와 사망자 수 등을 최우선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지, 개선되는지를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중환자 규모가 우리의 의료 역량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근접하거나 짧은 기간 내에 급증할 때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병상 600개 늘리고 실시간 집계9월 29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중환자 병상 984개 가운데 사용 중인 것이 472개다. 바꿔 말하면 현재 우리 의료 체계가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중환자가 최대 512명인 셈이다. 이처럼 여유 병상은 의료 체계의 능력과 한계를 보여 주는 주요 지표다. 하지만 정부가 4차 유행 이후 석 달간 병상 확충을 위해 두 차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중환자 병상이 162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위드 코로나를 위해선 중환자 병상을 지금보다 최소 600개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루 1만 명이 신규 확진되고, 그중 1.5%인 150명이 위중증으로 악화해 평균 10일간 집중 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중환자 병상이 최소 1500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중환자 병상을 실시간 집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응급실 병상은 ‘국가응급진료정보망’으로 실시간으로 집계하지만 코로나19 병상은 이런 체계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확진자 수는 ‘보조지표’로 활용중환자 위주로 방역 체계를 개편하더라도 신규 확진자 집계와 공개를 멈춰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확진자 수는 2, 3주 이후 중환자와 사망자 수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위중증 악화 비율이 0.1% 이하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확진자 수를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공개하던 숫자를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기로 공개하지 않는다면 ‘방역당국이 정보를 감춘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집계하되 방역 조치의 핵심 근거로 삼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다.도움말 주신 분들(가나다순)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허목 전국보건소장협의회장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는 한 싱글맘이 자녀에게 먹일 음식을 얻기 위해 지역 푸드뱅크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매장에 도착하자마자 진열된 음식을 허겁지겁 입에 집어 넣는다. 그러다 스스로 비참함을 이기지 못해 오열한다. 푸드뱅크 직원은 당황한 기색 없이 싱글맘에게 다가와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안내한다. 국내 푸드뱅크 종사자들은 이런 장면이 결코 영화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 푸드뱅크에서 어렵잖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국내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강훈 푸드뱅크사업단장은 “푸드뱅크 이용자 중엔 ‘더 굶으면 목숨이 위태롭다’는 절박함을 안고 오는 이들이 많다”며 “이들이 혹여나 스스로의 모습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푸드뱅크 종사자들은 이용자 응대에 앞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 푸드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지, 푸드뱅크에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기부하고 싶으면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기초생활수급자만 푸드뱅크를 이용할 수 있나. “아니다. 푸드뱅크는 오히려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거나 복지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각지대 소외 계층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푸드뱅크에 들어온 기부품을 사회복지시설보다 개인 이용자에게 우선적으로 나눠주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난해 12월 기준 푸드뱅크 수혜자 33만 명 중 차상위 계층이 43%로 가장 많았다. 기초생활 수급이 중단된 사람도 푸드뱅크 이용을 신청할 수 있다.” ―푸드뱅크를 이용하고 싶다. 어디에 문의해야 하나. “주민센터에 들러 이용 신청서를 작성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개인 이용자’라는 조건에 맞는지 검토해 선정한다. 사는 곳 근처에 푸드뱅크가 없다면 가장 가까운 푸드뱅크 소재지의 주민센터로 가야 한다. 전국에 기초푸드뱅크는 310곳, 푸드마켓은 130곳이 있어 사는 곳과 인접한 시군구에 푸드뱅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푸드뱅크 홈페이지에서 ‘우리지역 푸드뱅크 찾기’를 이용하면 가까운 푸드뱅크를 찾을 수 있다.” ―한 번 이용자로 선정되면 언제까지 이용할 수 있나.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간을 정해두고 지원을 받는다. 그 후엔 지역 내 기부품 수급과 다른 이용 희망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상담을 통해 이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쌀이나 라면, 빵 등 주식(主食)만 구할 수 있나. “초콜릿이나 껌 등 제과류도 있고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 두부, 김치 등 농산물도 있다. 지역에 따라선 홍삼액과 같은 건강음료를 구비한 곳도 있다. 성장기 아이를 위한 간식이나 신선식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더 많은 기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식품을 아주 적은 양만 준다던데. “지역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푸드뱅크에 많은 식품을 기부하던 소상공인과 기업 기부가 줄어든 여파도 있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은 이용자가 지나치게 오래 보관했다가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적당량을 제공하기도 한다.” ―푸드뱅크에서 구할 수 있는 생활용품엔 어떤 게 있나. “화장지와 기저귀, 생리대, 빗자루 등이다. 칫솔과 샴푸 등 세면용품이나 락스와 세제 등 욕실·세탁용품도 필수품에 속해 제공 대상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질이 나쁜 물건만 있는 건 아닌가. “그렇지 않다. 물품을 기부받을 때 가공식품은 최소 30일, 신선식품은 최소 7일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야 접수한다. 생활용품도 사용기한이 60일 이상 남은 것들만 받는다. 기한이 남아 있어도 안전성이 의심되면 폐기한다. 푸드뱅크에서 제공한 식품이나 생필품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물건의 상태를 깐깐하게 관리한다. 특히 최근 대기업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건을 처분하듯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단계부터 물량 일부를 기부 목적으로 돌리고 있다.” ―물품을 배달받을 수도 있나. “거동이 어려운 홀몸노인 등에게 푸드뱅크 직원이 물품을 직접 배달해준다. 그러다 이용자가 경제적, 신체적,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푸드뱅크 직원이 포착하면 다른 복지 제도나 혜택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직원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자살예방 교육도 받는다.” ―코로나19가 걱정되는데 비대면으로 물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있나. “올 4월부터 서울 성동구와 광주 북구, 충북 제천시, 전남 나주시 등에서 ‘비대면 무인 푸드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깨끗하게 소독한 보관함에 지원물품을 넣어두면 이용자가 편한 시간에 방문해 인증번호를 입력하고 물품을 꺼내가는 방식이다.” ―기부에 참여하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기부물품 장부가액의 최대 100%까지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6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 10일 최다 확진자 수(2221명)와 비교하면 불과 50여 명 차이다. 24일 발표될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사상 최다인 23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23일 오후 9시까지 893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이미 하루 최다 확진자다. 처음으로 900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급증은 추석 연휴 기간 인구 이동과 사람 간 접촉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추석 감염’의 여파가 예상보다 클 경우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준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대규모 이동에 거리두기 완화 겹쳐… “4차 유행 정점 아직 아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명절 기간 전국적인 대규모 이동이 있었기에 코로나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전문가는 조만간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까지 예상하고 있고, 정부 역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적었다.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연휴 전부터 확진자가 2000명 넘게 발생하는 등 방역 지표가 나빴는데, 여기에 연휴 기간 가족 모임을 최대 8명까지 허용하는 등 방역 수준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이었던 18일부터 21일까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이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나흘 연속 각각 요일별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앞으로 1주일이 ‘위드 코로나’ 고비전국 각지에서는 이미 연휴 기간 가족을 방문했다가 확진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에 거주하는 40대 부부와 8세 아들이 추석을 맞아 부모 집인 강원 평창군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는 강원 춘천시에 사는 가족을 만나고 돌아간 일가족 3명이 확진됐다. 문제는 24일이 이번 유행의 정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족 간 접촉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추석 당일(21일)로부터 아직 잠복기(3∼5일)가 지나지 않았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연휴에 (사람 간) 접촉이 늘었고, 23일과 24일 검사 건수도 늘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가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추석 전 전 국민 70%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고 10월 중 단계적으로 방역 완화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 예상보다 일찍, 더 가파른 확산세가 나타나면서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총리는 “앞으로 한 주간 방역 상황이 우리 사회가 일상으로 어느 정도 돌아갈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10월 4일부터 적용될 거리 두기 단계를 다음 주에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교생 확진 2주 새 38% 증가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 아동과 청소년의 확진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방대본에 따르면 학령기(7∼18세) 코로나19 확진자는 9월 셋째 주(12∼18일) 1428명으로 2주 전 1114명보다 28.2% 증가했다. 특히 고교생 연령대(16∼18세)의 확진자 수는 같은 기간 38.8%나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도 고교생이 3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13∼15세) 27.8명, 초등학생(7∼12세) 21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의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24.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방과 후 생활 패턴과 행동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고교생은 하교 후에도 학원 등에 머무는 시간이 초중학생에 비해 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달 초 대전에서는 한 입시학원에서 고교생 1명이 감염된 뒤 학교와 가족 등 28명에게 번진 사례가 있다. 대구 서구의 한 고교 집단감염은 노래방과 PC방에서 시작됐다.○ 학생 10명 중 7명은 “백신 맞겠다”정부는 27일 중고교생 등 아동·청소년과 임신부를 포함한 4분기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접종(부스터샷) 계획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는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예방접종 도입 타당성 분석 및 정책 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받겠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69.1%였다. 백신 접종을 자녀에게 권유하겠다는 학부모는 전체의 72.2%였다. 해당 조사는 올 6, 7월 전국 초6∼고2 학생 27만 명과 학부모 3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접종 효과만 볼 게 아니라 이상반응과 부작용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질병청 보고서에 따르면 예방접종 전문가 43명은 ‘접종이 소아·청소년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느냐’는 물음에 5점 만점에 평균 4.39점을 줬지만 ‘백신의 기대 이익이 잠재적인 위험보다 크냐’란 질문엔 그보다 낮은 3.33점을 매겼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소영·이지운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6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 10일 최다 확진자 수(2221명)와 비교하면 불과 50여 명에 차이다. 24일 발표될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사상 최다인 2300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은 23일 오후 9시까지 893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이미 하루 최다 확진자다. 처음으로 900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급증은 추석 연휴 기간 인구 이동과 사람 간 접촉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추석 감염’의 여파가 예상보다 클 경우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준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대규모 이동에 거리두기 완화 겹쳐… “4차 유행 정점 아직 아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명절 기간 전국적인 대규모 이동이 있었기에 코로나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까지 예상하고 있고, 정부 역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적었다.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연휴 전부터 확진자가 2000명 넘게 발생하는 등 방역 지표가 나빴는데, 여기에 연휴 기간 가족 모임을 최대 8명까지 허용하는 등 방역 수준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이었던 18일부터 21일까지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이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나흘 연속으로 각각 요일별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앞으로 1주일이 ‘위드 코로나’ 고비 전국 각지에서는 이미 연휴 기간 가족을 방문했다가 확진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에 거주하는 40대 부부와 8세 아들이 추석을 맞아 부모 집인 강원 평창군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는 강원 춘천시에 사는 가족을 만나고 돌아간 일가족 3명이 확진됐다. 문제는 24일이 이번 유행의 정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족 간 접촉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추석 당일(21일)로부터 아직 잠복기(3~5일)가 지나지 않았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연휴에 (사람 간) 접촉이 늘었고, 23일과 24일 검사 건수도 늘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결과가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주 중에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추석 전 전 국민 70%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치고 10월 중 단계적으로 방역 완화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 예상보다 일찍, 더 가파른 확산세가 나타나면서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총리는 “앞으로 한 주 간 방역상황이 우리 사회가 일상으로 어느 정도 돌아갈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10월 4일부터 적용될 거리두기 단계를 다음주 중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교생 확진 2주 새 38% 증가 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 아동과 청소년의 확진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방대본에 따르면 학령기(7~18세) 코로나19 확진자는 9월 셋째 주(12~18일) 1428명으로 2주 전 1114명보다 28.2% 증가했다. 특히 고교생 연령대(16~18세)의 확진자 수는 같은 기간 38.8%나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도 고교생이 3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13~15세) 27.8명, 초등학생(7~12세) 21명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의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24.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방과 후 생활 패턴과 행동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고교생은 하교 후에도 학원 등에 머무는 시간이 초중학생에 비해 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달 초 대전에서는 한 입시학원에서 고교생 1명이 감염된 뒤 학교와 가족 등 28명에게 번진 사례가 있다. 대구 서구의 한 고교 집단감염은 노래방과 PC방에서 시작됐다.● 학생 10명 중 7명은 “백신 맞겠다” 정부는 27일 중고교생 등 아동·청소년과 임신부를 포함한 4분기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접종(부스터샷) 계획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는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코로나19 아동·청소년 예방접종 도입 타당성 분석 및 정책 수립’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69.1%였다. 백신 접종을 자녀에게 권유하겠다는 학부모는 전체의 72.2%였다. 해당 조사는 올 6, 7월 전국 초6~고2 학생 27만 명과 학부모 3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접종 효과만 볼 게 아니라 이상반응과 부작용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질병청 보고서에 따르면 예방접종 전문가 43명은 ‘접종이 소아·청소년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느냐’는 물음에 5점 만점에 평균 4.39점을 줬지만, ‘백신의 기대 이익이 잠재적인 위험보다 크냐’는 질문엔 그보다 낮은 3.33점을 매겼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한국에서 혈우병 치료를 받은 60대 중국인 A 씨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 진료비가 32억9502만 원 나왔다. 하지만 A 씨가 실제 의료기관에 낸 돈은 10% 수준인 3억3201만 원에 그쳤다. A 씨 가족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라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A 씨 치료비로 지금까지 29억6301만 원을 부담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A 씨와 같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지급된 건보 부담금은 3조6621억 원에 달했다. A 씨는 이 기간 가장 많은 건보 급여를 받은 외국인이었다.○ 122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가입자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7월 말 현재 121만9520명으로 집계됐다. 재외국민을 제외한 순수 외국인 가입자 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가입자 수가 매년 늘고 있다. A 씨 다음으로 많은 급여를 받은 외국인은 10대 중국인 B 씨로 스핑고리피드증(대사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다. 건보공단은 2017∼2021년 B 씨의 병원비 12억7499만 원 가운데 12억60만 원을 부담했다. 외국인 가운데 건강보험 급여 지급액이 많았던 10명을 분석한 결과 7명이 중국인이었다. 러시아, 미국, 네팔 국적자가 한 명씩 있었다. 출국 등의 이유로 현재 건강보험 미가입 상태인 사람은 10명 중 3명이었는데 보험 가입 기간이 짧으면 2년, 길어도 6년에 그쳤다. 이 의원은 “몇 년 동안만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더라도 결국엔 ‘무임승차’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외국인 가입자로 따져 보면 이들이 내는 보험료가 실제 받는 혜택보다 많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8년 외국인 가입자 한 명이 낸 보험료는 106만8186원이었으나, 이들이 건보공단에서 받아간 보험 급여는 1인당 82만389원이었다. 그해 외국인 가입자의 건보 재정수지 역시 2346억 원 흑자였다. 전체 외국인 가입자가 아닌 일부 ‘고액 수령자’가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반복되는 외국인 고액 수령 논란이런 논란 탓에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요건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건보공단은 2019년 7월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도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한국 체류 기간이 3개월이 넘어가면 본인 필요에 따라 지역가입자로 가입하도록 했으나, 이때부터는 체류 6개월이 지나면 의무 가입하도록 했다. 외국인 가입자는 가구원 범위도 내국인보다 좁게 적용된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피부양자 가입이 가능하다. 나머지 가족은 별도의 지역가입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다만 직장에서 가입하는 직장가입자는 외국인이라도 피부양자 가입 범위가 내국인과 동일하다. 외국인 직장가입자 한 명의 피부양자 수는 내국인의 절반 수준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6월 현재 직장가입자 한 명당 피부양자는 내국인 0.99명, 외국인 0.41명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족 없이 홀몸으로 한국에 근무하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추석 연휴 기간에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거세게 이어졌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이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신규 확진자는 4일 연속 요일별 최다를 기록할 정도다. 수도권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추석 귀성·귀경길을 통한 전국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출근이나 등교 전 선제 검사의 영향으로 23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량 늘면서 연일 최다 확진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20명. 연휴 막바지인데도 이틀 연속 1700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앞서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087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표일 기준으로 토요일 확진자 수 중 가장 많았다. 이어 19, 20, 21일에도 요일별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연휴 시작 후 22일 0시까지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36만3433명이다. 일주일 전 같은 기간(51만9241명)의 70%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연휴 동안 확진자 수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다. 연휴 전부터 사적 모임이 증가하며 지역 내 숨은 감염자가 많아진 탓이다. 실제 방대본이 오후 9시 이후 수도권의 QR코드 출입명부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달 둘째 주(5∼11일) 이동량은 전주보다 39.3%나 늘었다. 정부가 6일 수도권의 식당과 카페 이용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하고, 야간 모임 허용 인원을 4명(접종 완료 2명 포함)에서 6명(접종 완료 4명 포함)으로 늘린 영향이다. 이달 셋째 주(12∼18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828명으로 2주 연속 증가했다.○ 돌파감염 등 곳곳에 유행 폭발 ‘불씨’ 22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22.9% 수준이다. 하지만 8월 초 피서철 이후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40%대로 올랐던 양상이 이번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추석 연휴로 인해 수도권의 유행 증가세가 비수도권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휴 이후 확산세를 키울 수 있는 불씨는 또 있다. 우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후 2주간 만 18세 이상 확진자 2만895명 가운데 2140명(10.2%)은 접종 완료자였다. 등교 수업 재개 후 아동·청소년 확진도 본격적으로 늘고 있다. 중고교 내 집단감염은 이달 들어 16일까지 이미 17건 발생했다. 국내 감염 확진자 중 전파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비율은 최근 4주 새 33.5%에서 39.8%로 늘었다. 생활공간 곳곳의 감염원이 방역 속도보다 빠르게 전파를 일으킨다는 신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지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연휴가 시작됐기에 조만간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드(with) 코로나 시 확진자 급증 대비해야” 당초 정부는 이달 중하순 확진자 규모가 정점을 찍은 뒤 차츰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10월부터 방역을 완화할 계획이었다. 만약 추석 여파가 예측을 크게 웃돌면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위중증 환자는 최근 3주 연속 감소세이지만 확진자 규모가 급증하면 위중증 환자도 다시 증가해 의료 역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10월 말 이후 방역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경우 내년 4월 이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 일일 최고 2만2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계했다. 방역을 일시에 없애는 시나리오(일일 최고 8만 명)보다 낫지만,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유행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정부는 만약 방역을 완화한다면 단계적으로 해야 하고, 예상되는 피해의 규모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2일 경남 양산시에서 한 남성이 스스로 목을 조르고 할퀴며 자해를 시도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이 조현병 증상을 보인다고 판단하고 인근 정신병원에 인계하려 했다. 정신질환자가 자해하거나 타인을 해칠 위험을 보일 경우 의사와 경찰관의 판단에 따라 최장 72시간 ‘응급입원’을 시킬 수 있다. 하지만 환자를 받아주는 정신병원이 없었다. 환자가 37.9도 고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돼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입원을 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코로나19 선별 격리실을 갖춘 인근 다른 병원들도 최근 4차 유행으로 의심환자가 급증해 빈 병상이 없다고 했다.● 흉기 난동에도 “빈 병상 없다” 입원 거부이처럼 위험하고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도 코로나19 탓에 제때 입원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경찰청에게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경찰이 응급입원을 요청한 총 7591건 가운데 정신병원이 거부한 사례는 214건으로 거부 비율이 2.8%였다. 그런데 지난해엔 이 비율이 5431건 중 382건(7.0%)으로 증가하더니 올해(1~6월)엔 3992건 중 316건(7.9%)이 됐다.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응급입원 거부 비율이 2.8배로 높아진 것. 아무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는 정신질환자도 빈 병상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존에 야간 응급진료를 도맡았던 병원들이 당직 의료진과 병상을 코로나19 선별 진료에 활용하면서 일반 정신질환자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A 병원은 코로나19 선별검사를 시작한 뒤 응급병상 14개를 폐쇄했다. 서울 B 병원은 병상 여유는 있지만 의료진이 부족하다며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충북 S 병원도 응급실을 아예 폐쇄한 상태다. 현장에서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7월 경기 안양시에서는 한 환자가 어머니를 칼로 찌르겠다고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인근에 빈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했다. 같은 달 부산 금정구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는데 그땐 부산 내 모든 정신병원이 ‘빈 병상이 없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엔 경남 김해시에서 조현병 증세를 보인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구조됐지만 병원들이 받아주지 않아 가족에 인계됐다가 끝내 극단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병상 콘트롤타워-24시간 진료체계 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곪았던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전부터 △권역별로 빈 병상을 조율하는 체계 △감염병을 포함한 신체질환 증상이 동반된 정신질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 △24시간 정신질환자를 진료할 인력이 없는 이른바 ‘3무(無) 문제’가 국내 정신의학계의 오랜 과제였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터졌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 병상을 실시간으로 조율해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을 받아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아주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수도권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빈 병상으로 배정하는 것과 비슷한 형식이다. 또 신체질환 증상을 보이는 정신질환자도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병상과 의료진을 갖춘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내년 8곳 지정한 뒤 2025년까지 14곳으로 늘릴 계획이다.응급입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자가 병상을 찾을 때까지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도록 현장 경찰관의 대응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호 의원은 “경찰은 복지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정신질환자 대응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누군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그저 ‘어디서나 마스크를 써야 하는 불편’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전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이모 씨(31)에게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씨는 하나뿐인 직장을 잃었다. 지역아동센터마저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탓에, 이 씨는 새 일자리를 찾으러 다니려 해도 집에서 혼자 끼니를 챙겨야 하는 아이가 마음에 걸렸다. 이 씨의 걱정을 덜어준 곳은 푸드뱅크였다. 인근 푸드마켓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와 함께 올 6월엔 각종 간편식으로 구성된 ‘이머전시(긴급) 푸드팩’을 배달해 줬다. 이 씨는 “집을 비웠을 때 아이가 혼자서도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끊긴 도움의 손길 푸드뱅크는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과 홀몸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민간 나눔 제도다.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뒤 우리나라에선 외환위기로 인해 결식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8년에 처음 생겼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운영하고 있다. 국내 푸드뱅크는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전 세계 네트워크 44개국 가운데 가장 빠르고 꾸준히 기부품이 늘었다. 기부물품관리시스템(FMS)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국내 푸드뱅크는 316곳, 마트 형식의 푸드마켓은 130곳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때도 모집액이 줄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월 국내에 상륙한 코로나19는 푸드뱅크에도 타격을 입혔다. 푸드뱅크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지역 제과점 등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대형 식품기업들도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2019년 2365억 원이었던 모집액은 지난해 2118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1∼8월 기준 1367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푸드뱅크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예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반면 코로나19 탓에 휴관하는 지역아동센터나 복지회관이 늘어나면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식품 및 생활용품 수요는 더욱 커졌다. 특히 올 들어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채소나 과일을 보기 어려워졌다. 푸드뱅크 관계자는 “기부를 받으려는 신청 문의가 급증했는데 물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식품·생활용품 기업 후원 절실” 이런 보릿고개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된 것은 기업과의 특별 프로젝트였다. 농심은 푸드뱅크와 함께 식사 대용품, 반찬, 생수 등 생존에 필수적인 물품들로 구성한 ‘이머전시 푸드팩’을 지난해 8000명, 올해 1만 명에게 지원했다. 지난달 제12호 태풍 오마이스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와 지난해 8월 집중 호우를 겪은 충북 제천시 등 재해 지역의 수재민들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았다. 기존에는 식생활 관련 지원을 받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형편이 나빠진 취약계층에도 신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이머전시 푸드팩을 지원했다. 모텔에서 생활하며 암 투병을 하는 박모 씨(56)는 이머전시 푸드팩을 받고 “병원비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고 항상 끼니가 부실했는데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감격했다. CJ제일제당은 푸드뱅크를 통해 결식 우려 아동에게 지원하는 ‘호프 푸드팩’을 2019년 1500개에서 올해 2000개로 늘렸다. 코로나19로 단체 급식이 어려워진 빈틈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평소 푸드뱅크에서 충분히 모이지 않는 쿠키와 땅콩버터 등 간식류가 포함돼 있어 성장기 아동이 있는 수혜 가정의 호응이 좋았다. 호프 푸드팩을 지원받은 부산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불량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아 장염을 달고 살았는데, 후원 덕분에 많이 나아졌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은 올 7월부터 푸드뱅크가 운행하고 있는 냉동·냉장차의 타이어 400여 개를 무료로 교체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푸드뱅크사업단장은 “코로나19 이후 실직이나 사고로 급격히 형편이 나빠진 분들이 늘면서 푸드뱅크 이용 수요가 증가했지만 모집액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식품과 생활용품 기업의 도움 없이는 위기를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푸드뱅크의 식품·생활용품 나눔에 참여하려면 5000kg 이상 대량 기부는 02-713-1377로, 소량 기부는 1688-1377로 문의하면 된다. 기부한 물품의 장부가액만큼 기부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정부가 내년부터 2자녀 가구도 ‘다자녀’로 보고 임대주택과 돌봄 지원 혜택을 준다. 여성 1명이 평생 아이 1명을 낳지 않는 합계출산율 0.84명(2020년 기준) 시대에 둘째 출산이라도 장려하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5일 “다자녀 지원 기준을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확대하고 양육과 교통 지원 등에 우선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는 내년부터 통합공공임대주택(영구·국민·행복주택 통합형) 공급 때 다자녀 가구로 분류돼 한 단계 넓은 평형으로 입주할 수 있다. 면적이 작은 노후 임대주택 2곳을 1곳으로 합치는 ‘그린리모델링’ 주택 역시 2자녀 이상 가구에 공급한다. 아이돌봄서비스는 현재 만 12세 이하 아동 3명 이상이어야 비용을 지원받는데, 내년부터는 만 12세 이하 아동 2명 이상(영아 1명 포함)으로 기준을 낮춘다.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계층 가구의 둘째 자녀에게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2자녀 이상일 경우 수서고속철도(SRT) 운임을 할인해주는 대책도 예정대로 추진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