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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7·사진)이 최근 선거 유세에서 도시나 단체 이름을 잘못 말하는 등의 모습으로 고령 논란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81)의 잦은 말실수와 건강 상태를 공격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쟁자들에게서 “활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수시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 전 청중에게 “우리가 아주 잘 해낸 곳인 수폴스에서 인사를 전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폴스는 수시티에서 120km가량 떨어진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다. 무대에 함께 선 인사가 이 실수를 귀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시티라고 고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몇 번이나 “허머스(hummus·병아리콩을 으깨 만든 중동 음식)”라고 불렀다. 극우 성향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칭찬하면서는 그를 “튀르키예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9월 유세에서는 2016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지만 당시 경쟁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2016년에 그는 자유분방했고 전국을 휩쓸며 선거 운동을 했다”면서 “지금은 다른 사람이 됐다. 예전의 활기를 상실한 트럼프를 지켜보는 것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75세가 넘은 정치인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던 과거 주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NYT는 “트럼프의 말실수가 늘면서 ‘대통령이 되기에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는 공화당의 핵심 공세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7)이 최근 선거 유세에서 도시나 단체 이름을 틀리거나 기억을 잘못해 말실수를 저지르며 고령 논란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81)의 잦은 말실수와 건강을 공격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쟁자들에게서 “활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30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수시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 전 청중에게 “우리가 아주 잘해낸 곳인 수폴스에서 인사를 전한다. 수폴스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폴스는 수시티에서 120㎞가량 떨어진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다. 무대에 함께 선 인사가 이 실수를 귀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시티라고 고쳐 말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몇 번이나 “허마스”라고 불렀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칭찬하면서는 그를 “튀르키예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9월 유세에서는 2016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지만 당시 경쟁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30일 “2016년에 그는 자유분방했고 전국을 휩쓸며 선거운동을 했다”며 “지금은 다른 사람이 됐다. 예전의 활발함을 상실한 트럼프를 지켜보는 것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75세 넘은 정치인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이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NYT는 “트럼프의 늘어난 말실수는 ‘대통령이 되기에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는 자신의 주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4일 오후 1시경 경기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적재 불량이 의심되는 4.5t 흰색 트럭이 들어서자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차량 적재함 부근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이 사진은 한국도로공사(도공) 서울영업소 사무실로 실시간 전송됐다. 근무자인 유재순 주임은 사진을 꼼꼼하게 확인한 후 적재물이 제대로 결박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불량을 확인한 유 주임은 ‘고발 버튼’을 눌러 내부 시스템망에 위반 사실을 등록했다. AI 카메라가 이미 차량번호를 확보했기 때문에 별도의 신분 확인이나 차량번호 입력은 필요없다. 유 주임은 “AI 카메라를 통해 원스톱 적발 및 등록이 가능해졌다”며 “이곳에서만 매달 평균 200여 대의 적재 불량 차량을 적발해 경찰에 넘긴다”고 말했다. 도공은 올 5월부터 AI 카메라로 화물차 적재물이 제대로 실렸는지 확인하는 ‘AI 적재 불량 판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AI는 적재함 문이 개방돼 있거나, 짐을 감싸는 덮개가 없는 위험 화물차의 사진 약 300만 장을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적재 불량 의심 차량을 자동 분류하고 있다.● AI 카메라 도입 후 단속 실적 2.4배로 증가 기존에는 사람 눈으로 일일이 모든 차량을 확인해 적재 불량을 잡아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의심스럽다고 분류한 차량만 사람이 들여다보고 적재 불량 여부를 판별한다. 실제로 AI 시스템은 5∼7월 19개 영업소, 48개 차로에서 적재 불량 의심 차량 94만 대를 분류해냈다. 도공 관계자는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불량 적재 차량 적발에 드는 인력이 98.5% 절감된다”고 했다. AI가 사람보다 꼼꼼하게 잡아내다 보니 적발 실적도 늘었다. AI 시스템을 도입한 19개 영업소는 올해 3863건을 적발한 후 경찰에 제보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34건)의 2.4배로 늘어난 것이다. 정확도도 크게 높아졌다. 도공이 경찰에 통보한 차량 중 실제 과태료가 부과된 비율은 지난해 5∼7월 40.8%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2.1%가 됐다. 다만 도공은 트럭의 적재 불량을 현장에서 단속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AI 카메라가 적재 불량을 잡아내더라도 바로 시정하는 대신 모아서 주기적으로 경찰에 제보하고 있다. 도공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적재 불량을 적발하더라도 해당 차량이 계속 도로를 달리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낙하물 사고 등 다른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속도로 파손 탐지에도 AI 활용 AI 카메라는 고속도로 파손을 찾아내는 것에도 활용된다. 도공은 2020년 AI 카메라가 장착된 ‘포장파손 자동탐지장비’를 도입했다. 승합차 전면부에 달려 있는 AI 카메라가 도로 표면을 비추면서 도로가 파인 ‘포트 홀’을 감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포트 홀 사진을 학습한 AI 카메라는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리면서 3개 차로의 도로 파손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본보 기자는 24일 AI 자동탐지장비가 장착된 도공 차량에 동승했다. 차량이 경기 용인시 남사진위 나들목(IC)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데 10여 분 만에 ‘도로 파임이 발견됐습니다’라는 안내음과 함께 화면에 실제 포트 홀 사진이 떴다. ‘5개 차로 중 2차로에 위치해 있다’, ‘가로 28cm, 세로 28cm 크기’ 등 상세한 정보도 제공됐다. 이 내용은 곧장 도공 본사 서버로 전송됐다. 이날 남사진위 나들목과 안성 나들목을 왕복하는 약 30분 동안 AI 카메라는 4개의 도로 파임을 잡아냈다. 도공은 앞으로도 AI 등을 적극 활용하며 장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도공은 올해 도로 포장 파손을 탐지하는 차량 후면부에 ‘라인 스캔 카메라’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응력완화줄눈 점검을 위해서다. 여름철 열기에 콘크리트가 솟아오르는 걸 막기 위해 도로를 5∼10cm 간격으로 띄어 놓은 게 응력완화줄눈이다. 이 간격이 줄어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라인 스캔 카메라를 통해 탐지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준상 도공 정보통신기술(ICT)융합연구실 연구위원은 “첨단 기술을 장착한 탐지 차량이 더 많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 도로의 포장 상태를 등급화해 시급한 도로부터 보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속도로 안전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비행 드론이 도로 점검… 위급땐 “대피하세요” 안내도 도로公, 드론 1대 시범운영 중차 막혀도 이동-점검에 지장 없고사람 손 안닿는 교량점검도 가능 최근 통영대전고속도로 상공에는 드론이 지상 40∼60m에서 매일 9시간씩 날아다닌다. 이 드론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한국도로공사(도공)에서 띄운 것으로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촬영하며 비행한다. 그러다 교통사고나 화재 등의 상황이 생기면 관제실에 즉각 전달한다. 또 드론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시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안내도 한다. 도공은 ‘자율비행드론’ 1대를 시범도입했다. 시범운영 지역에선 고속도로 관리 및 비상 상황 대처가 더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도공 직원들이 차를 타고 직접 순찰했다. 문제는 차가 막힐 경우 곳곳을 이동하며 살피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특정 구간만 비추고 있어 구석구석 살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드론은 다양한 지역을 이동하며 자세히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영봉 도공 차장은 “지금은 드론 영상을 사람이 보고 대처해야 하지만 내년 말 도입 예정인 기술을 활용하면 위급 상황에 드론이 알아서 알람까지 보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드론은 고속도로 교량 점검에도 활용된다. 61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드론’이 전국 교량의 안전을 점검 중이다. 드론을 활용하면 사람 손이 닿기 힘든 곳도 촬영해 점검할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탑재돼 사진을 찍은 위치 정보까지 기록된다. 이를 활용하면 촬영한 사진을 3차원 디지털 화면으로 재구성해 전체 교량의 안전을 살필 수 있다. 도공은 지난해 교량 36개를 드론으로 점검했는데 점검 시간이 개당 평균 51시간 18분 소요됐다. 드론이 아닌 사람이 할 때 평균 60시간 18분이 걸렸던 걸 감안하면 약 15%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여기에 드론은 0.2㎜에 불과한 미세 균열까지 잡아낼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약 10% 많은 손상 부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윤기덕 도공 차장은 “드론을 활용하며 교통통제 없이 정확하게 균열을 체크할 수 있다”며 “한 번에 두 대가 동시에 자율주행으로 비행하며 효율을 더 높이는 기술을 연내에 개발해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 직원을 비방했다가 벌금 1만 달러(약 1350만 원)를 내게 됐다. 금융기관 대출을 위해 재산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민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주일 새 두 번이나 같은 이유로 벌금을 부과받았다.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25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휴정 중인 점심 시간에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사 재판을 주재하는) 아서 엔고론 판사는 매우 당파적인 판사이며 그 옆엔 더 당파적인 사람이 앉아 있다”고 말했다.이 발언을 전해 들은 엔고론 판사는 해당 발언이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과 논전을 벌인 앨리슨 그린필드 재판연구원을 지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이 재개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당파적인 사람’은 과거 자신의 심복이었지만 이날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낸 마이클 코언 변호사를 가리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엔고론 판사는 증인석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 가림막이 있고 그린필드 연구원이 자신과 더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형을 선고했다.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린필드 연구원이 공개 행사에서 척 슈머 집권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슈머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했다. 이에 엔고론 판사는 3일 재판에서 법정 직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발언을 하거나 게시물을 올리지 말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 홈페이지에서 이 사진과 글을 지우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엔고론 판사는 20일 재판에서 500달러(약 675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 또 추가 위반이 있을 경우 가중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또 다시 어긴 것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올해 5월 태국 총선에서 피타 림짜른랏 대표(43)가 이끄는 전진당은 왕실 모독죄·징병제 폐지 등 파격 공약을 내세워 하원 500석 가운데 151석을 얻으며 1당이 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여론의 심장부인 수도 방콕에서는 33개 의석 중 32개를 싹쓸이했습니다. ‘하버드 출신의 40대 엘리트 개혁 기수’인 그가 젊은 층 사이에서 바람을 일으킨 덕분이었습니다.입헌군주제 하에서 의원내각제를 실시하는 태국은 의회에서 총리를 뽑습니다. 하지만 상원의원 250명 모두를 군부가 지명하는 기형적 정치 시스템 상 전진당은 상·하원을 합쳐 과반을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태국 정계에서는 피타 대표가 군부 정당의 지원을 받기 위해 ‘왕실모독죄 폐지’ 같은 개혁적인 공약을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피타 대표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그는 개혁 속도를 조절할 용의가 있지만 왕실모독죄개정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태국은 변화를 갈망하는 대중과 함께 (이미)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피타 대표는 친(親)군부 세력의 반대로 총리 선거에서 2번 연속 실패했습니다. 총리가 되지 못했지만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그는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가 뭘까. 총리가 되려고? 아니다. 내 최종 목표는 태국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고, 총리가 되는 것은 그것을 위한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권력은 사회 변화를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를 대신할 야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전진당 대표직에서도 미련 없이 물러났습니다. 태국 정치를 뒤흔들었던 40대 정치인의 광폭 행보는 이렇게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 당 주류인 친문·친명을 비판한 김해영K정치에서도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노선을 주장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21대 총선을 한 달 반가량 남긴 2020년 2월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든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김해영 의원(46)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긴급 발언을 신청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했고 그간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런 행보를 한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위성정당 창당에 분명히 반대한다.”그의 발언 직후 민주당은 비례 위성정당 창당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결국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창당을 공식화합니다. 그는 다시 한번 공개 발언을 신청해 반대에 나섭니다. “명분은 없고 실익은 의심스럽다. 원칙에 따라서 국민을 믿고 당당하게 가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는 않지만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가 잘 안되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도 “국민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습니다. 만약 그때 민주당과 추 전 장관이 그의 말을 새겨들었다면 무리한 검수완박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윤석열 정부의 탄생이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지자 “그만하면 됐다”며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여당 관계자들은 ‘김 전 의원 같은 개혁적인 성향의 인물이 있으면 국민의힘이 힘들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문 세력에 이어 이 대표의 역린까지 건드린 그가 민주당에서 다시 중용될 확률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직설했던 윤희숙…사라진 尹의 총애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53)은 2020년 7월 국회 본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를 비판하는 5분 발언에 나섰습니다. 그는 “나는 임차인입니다”라고 시작한 연설로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며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이 감돌던 보수 정당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윤 의원은 새벽 6시 반에 보좌진보다 먼저 국회에 출근해 일을 시작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의정 활동 1년여만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그의 선택은 다른 정치인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그는 부친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부친의 토지를 매각하고 그 이익금은 전액 복지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이후 윤 전 의원은 자기 진영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강연에서는 “어렵게 찾아온 정권을 성공시키기 위해 무슨 고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면서 “여야가 별로 다르지 않게 사심 정치를 하고 있다”고 의원들 앞에서 따끔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는 이런 윤 전 의원의 이런 태도를 좋아했습니다. 그와 여러 차례 따로 만나 경제 정책 과외를 받기도 했습니다. 선거대책위원회에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윤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행사장에 직접 찾아가는 등 각별한 대우를 했습니다.그러나 윤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중용하는 참모들과 달리 고분고분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역린에 가까운 ‘김건희 여사 일가’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 구성 때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보수 정당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통이자 한 때 윤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윤 전 의원은 더 이상 쓰임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등 개혁이 필요할 때마다 당을 혁신할 인물로 세평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실 정치에서 역할이 줄어든 그는 라디오·유튜브 등을 통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수처·조국 광풍에 맞섰던 금태섭“조국 후보자의 지금까지 해온 말과 실제 살아온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 (젊은 세대가) 충격을 받았다. 후보자가 진심으로 변명 없이 젊은 세대에게 사과해야 한다.”금태섭 전 의원(56)은 민주당 소속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부정 등 비윤리적 행태를 꾸준히 비판했습니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서울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였지만 사적 인연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표결 때는 당론과 달리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반역자’로 낙인찍혔습니다. 강성 친문 지지층의 표적이 된 그는 지지자들의 집단행동으로 21대 총선 서울 강서갑 지역구 당내 경선에 패배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를 향한 민주당의 분노는 가시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이틀 남긴 금 의원을 공수처 표결 당론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징계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직무 수행을 막는 반헌법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당 주류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총선 승리로 위세가 등등했던 이해찬 대표는 “강제 당론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 안팎의 많은 이들이 이때부터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당내 민주주의를 잃어버린 정당이 됐다고 회고합니다. 민주당을 쫓기듯 떠난 그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권유로 윤석열 선거캠프에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김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그 역시 캠프를 떠나게 됩니다. 한때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국민의힘에서도 그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금 전 의원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캠프 구조를 보니까 내가 기여할 수가 없었다”면서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오픈된 분위기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뜻을 펴지 못한 금 전 의원은 결국 ‘새로운 선택’이라는 제3지대 신당을 통한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 권력이 목적인 정치 vs 소명으로서의 정치양극화가 심해진 K정치에서 자기 진영의 이념과 정책에 반대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소위 ‘개혁파’를 자청하면서 실상은 진영논리에 기대 막말과 인신공격을 일삼는 이들은 소신파를 변절자라고 욕합니다. 강성 지지자들은 일명 ‘개혁파’의 주장에 동조해 욕설과 위협을 가합니다. 결국 소신파는 내부 총질을 일삼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다음 선거에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진영논리에 갇힌 정치인은 자기가 속한 세력에 대한 조건 없는 충성과 복종을 요구합니다. 일상이 바쁜 유권자들도 사안마다 사실 관계를 따져 논쟁하기보다 자신과 유사한 성향의 사람 말을 따르는 ‘확증 편향’의 길을 걷곤 합니다. 그래서 정책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사안마다 입장을 정하는 소신파 정치인들은 늘 고독합니다. 태국 전진당의 피타 대표는 지난달 22일 태국 의회에서 차기 총리가 선출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는 “시간이 나의 편이라고 믿는다. 정치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나에게는 오랫동안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날 태국의 민주주의는 선거일에 국한돼 있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정치는 ‘카드 게임’이 되고, 정치인 다수는 국민의 신뢰를 배반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정치는 카드 게임이 아니라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걸음 물러선 그는 이제 또다시 다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에서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분명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일관된 정치인의 태도가 유권자들의 뇌리에 각인돼 결실을 보기도 합니다. K정치에서도 거대 권력에 맞서면서 자신의 가치를 내세웠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21대 총선이 이제 6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야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로 일시적으로 외형적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각 당에서 소신파들의 설 자리는 없어 보입니다. 진영논리에 숨어 권력을 연장하는 쉽고 편한 정치를 대체할 ‘소명으로서의 정치’가 다시금 주목 받는 시점은 언제일까요.‘한국 정치의 수준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를 각각 두 번씩 취재하며 가진 의문에 대해 해외 정치와 비교하면서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empty@donga.com으로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6·25전쟁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6·25전쟁에서 실종된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6·25전쟁 전사자 관련 행사는 있었지만 실종자 추모 행사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 시간) 주휴스턴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전날 휴스턴 한인중앙장로교회에서 휴스턴 한인 교회연합회와 목사회가 공동 주최하고 주휴스턴 총영사관이 후원한 6·25전쟁 참전 실종자 추모 예배가 열렸다. 정영호 주휴스턴 총영사, 텍사스 주방위대 E A 그랜섬 준장을 비롯해 참전용사 및 그 가족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텍사스 출신 6·25전쟁 실종 참전용사 명단이 대형 화면에 흐르는 동안 참전용사 5인이 차례로 나와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이들의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 실종된 미군은 7500명으로 추산된다. 전사하거나 북한군 포로로 잡혔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해가 확인되지 않아 실종자로 분류돼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발전기가 멈추면 (인큐베이터) 병동에 있는 아기들이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할까 봐 걱정이다.”2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알아크사 병원장 이야드 아부 자하르는 AP통신에 인큐베이터에서 보호 중인 신생아들이 전력 부족으로 조만간 생명의 위험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지 구호단체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6개 병동에 약 130명의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가자지구의 전력 용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추가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이들이 생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대피 명령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피란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 내 피란민 수가 전체 인구(220만 명)의 3분의 2에 달하는 14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란민 중 절반가량인 약 68만 5000명은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의 집으로 이동했고, 약 54만 4000명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학교로 이동했다. 약 10만명은 모스크나 교회 등 종교 시설에 머물고 있고, 약 7만명은 주립 학교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그러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십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은 여전히 기존 거주지에 머물고 있다. 이동 수단과 연료가 없고 지구 내 주요 도로들이 파괴돼 통행로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피란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 공습을 당할 위험으로 피란길에서 되돌아오거나 병원 치료 등의 이유로 집에 머무는 이들도 많다.가자지구에서는 구호품 부족으로 인해 전염병 등 2차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UNRWA는 성명을 통해 “3일 내에 가자지구 내 연료가 바닥날 것”이라며 “연료가 없으면 물도, 제대로 작동하는 병원과 빵집도 없을 것”이라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했다.주민들은 식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빨래나 샤워 등 물이 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30도를 웃도는 기온에서 많은 이들이 씻지 못하면서 피부병 등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UNRWA는 긴급 인도주의적 지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콜레라 등 치명적인 전염병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자양동의 한 주차장. 눈앞에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시스템 ‘라이더로그’를 장착한 전동킥보드가 세워져 있었다. 겉 모습만 보면 다른 전동킥보드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인상은 30분가량 주행한 후 완전히 바뀌었다. 라이더로그는 모빌리티 안전관리서비스 스타트업 ‘별따러가자’가 개발한 안전관리시스템이다. 탑재한 AI 모션센서로 이동장치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라이더로그를 부착한 전동킥보드에 충격이 발생하면 AI가 사고 여부를 판단해 본사에 알리는 식이다. 기자는 주행 중 테스트를 위해 전동킥보드를 한 차례 바닥에 넘어뜨렸다. 그러자 라이더로그는 사고가 났는지 묻는 메시지를 기자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송했다. 답하지 않고 90초가량 지나자 관제실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AI가 ‘보고를 하기 어려울 정도의 위급한 상황’으로 인지한 것이다. 라이더로그 관제실 관계자는 “전동킥보드에 충격이 감지된 순간부터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사고 대처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로 이륜차 안전운행 정도 판단 주행을 마치고 관제실을 방문하니 모니터에 기자가 전동킥보드로 움직인 경로가 그대로 나와 있었다. 구간별로 주행 속도도 기록돼 있었다. 급가속 및 급감속, 급회전 및 과속 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도를 달리는지 차도를 달리는지도 기록된다. 라이더로그 관계자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모션센서를 통해 AI가 보도블록 위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떨림을 인식한다”며 “이를 통해 블랙박스로는 알기 어려운 주행 정보를 확인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규정한 위험 주행이 발생했는지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로그 같은 AI 모빌리티 안전관리시스템과 모션센서 기술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다. 하지만 조만간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다양한 개인형이동장치(PM)와 이륜차 위험운전 관리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운전 습관을 파악하고, 얼마나 개선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이륜차 사고가 많은 지역과 구간의 사고 방지 시설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본부장은 “이륜차 운전자 중에는 반칙주행이 일상화된 라이더들이 상당수 있는데 AI 모션센서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주행 이력을 점검하고 안내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484명으로 2021년(459건)보다 5.4% 늘었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735명으로 전년(2916명) 대비 6.2%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륜차 반칙 운전은 단속이 어렵다 보니 사고가 줄지 않는다”며 “AI 폐쇄회로(CC)TV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인데 AI 모션센서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전주행 이력 보증용으로 활용 가능” AI 모빌리티 안전관리시스템은 향후 운전자의 안전주행 이력을 보증하는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주행 이력을 평가해 안전운전 마일리지를 주고 이를 보험료 납부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일정 마일리지가 쌓이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특히 이륜차는 보험료가 일반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영세 라이더가 많다 보니 보험에 가입한 이가 많지 않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의 보험가입률은 51.8%로 일반 자동차(96.4%)보다 한참 낮았다. 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는 “라이더로그를 이용해 안전주행 이력을 쌓으면 보험료를 최고 10% 할인해 주는 방안을 금융회사와 논의 중”이라며 “대출 금리 혜택 등을 주는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의 경우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안전운전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며 “첨단 기술을 활용하며 이륜차에도 적용하면 중장기적으로 안전운행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세계 각국은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첨단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행 중 정면을 주시하면서 헬멧 선글라스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선글라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독일과 홍콩 기업들이 이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독일 BMW는 올 7월 베를린에서 열린 ‘BMW 모토라드 데이’에서 ‘커넥티드 라이드 스마트 글라스’로 불리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스마트 선글라스를 공개했다. 운전자의 선글라스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필요한 화면을 선글라스에 띄우는 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글라스에 띄울 수 있다. 오토바이 핸들을 통한 주행 중 스마트폰 조작도 가능하다. BMW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주행 중 스마트폰을 조작하느라 전방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자유롭게 선글라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홍콩 기업 블루캡 역시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헬멧 선글라스에 띄우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특수 선글라스 ‘블루캡 모토’를 선보였다. 이 선글라스의 오른쪽 렌즈에선 내비게이션에 뜨는 각종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블루캡 측은 쌀알 크기만 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안경 다리 부분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운전자가 전방만 주시하면 이륜차 안전 운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장치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MW의 스마트 선글라스는 주행 중 핸들 바를 통한 화면 바꾸기 기술이 최신 오토바이 모델에만 적용된다. 또 배터리 지속 시간이 10시간에 불과한 점도 한계다. 대당 가격도 750달러(약 101만 원)로 높은 편이다. 블루캡 모토 역시 소매가가 399달러(약 54만 원)다.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가격과 범용성을 넓혀야 오토바이 라이더들에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자동차 업계도 해당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륜차 스마트 선글라스는 현재 국내 기업의 기술력으로 구현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어려운 건 아니지만 선글라스에 내비게이션 화면 등이 투사되면 보행자 사고 등 돌발 상황 시 대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기술적 보완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순차적으로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동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무슬림 유권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미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미 유권자 2116명을 대상으로 한 월례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대선 양자 대결 시 바이든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은 41%로, 46%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5%포인트 낮았다.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1%포인트 줄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포인트 높아졌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33%에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39%)에게 뒤졌다. 전체 응답자의 58%는 “이스라엘 전폭 지원”을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했고, 64%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군사적으로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여론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이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집권 민주당을 지지해 온 무슬림 유권자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악재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15만 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데에는 이 주의 24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유권자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민주당 소속 앨러배스 퍼햇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유권자를 소외시켰다. 이들은 (민주당에)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바이든 재선 캠프에서는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고령 논란을 희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재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국제 위기를 처리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고령이라는) 취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취임 후 두 번째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 연설에서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1050억 달러(약 142조 원)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NYT)는 “중동전쟁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 뉴스를 지배한다면 대선 캠페인 성격이 바뀔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과정에서 자신을 ‘전시(戰時) 대통령’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이는 정치적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됐던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사진)이 당내 반대 속에서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조던 위원장은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3차 투표에서 1, 2차 때보다 더 적은 표를 얻은 데 이어 당내 신임투표에서도 과반에 미치지 못하자 스스로 물러났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창립 멤버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었던 조던 위원장은 20일(현지 시간) 본회의 3차 투표에서 194표를 얻었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려면 현 재적 의원 과반(433석 중 217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1차 200표, 2차 199표 때보다 득표수가 더 줄었다.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등 극우 성향을 보인 것에 대한 공화당 주류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조던 위원장은 이후 당내 후보직 재신임을 묻는 비밀투표에서도 찬성 86표 대 반대 112표로 벽에 부딪혔다. 그는 “경선 참여를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내전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 내 톰 에머 원내 수석부대표와 의원 176명이 속한 최대 분파 ‘공화당 연구위원회’를 이끄는 케빈 헌 위원장 등 약 10명이 차기 하원의장 출사표를 냈거나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공화당은 24일 새 하원의장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 팔레스타인 인도적 지원, 불법 이민자 통제를 위한 국경 강화 등에 사용할 ‘안보 예산’ 1050억 달러(약 142조 원)를 의회에 요청했으나 하원의장 공백 사태로 처리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중동전쟁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유권자들은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하고 있다.21일 미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온라인 여론조사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41%로 46%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5%포인트 낮았다.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1%포인트 줄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포인트 높아졌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33%에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39%)에게 뒤졌다.반면 전체 응답자 58%는 바이든 대통령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했고 64%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여론은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 정책을 상당히 지지하고 있지만 이 지지가 바이든 대통령 개인에게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바이든 대통령이 확고한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해온 무슬림 유권자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악재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15만 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데에는 이 주의 24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유권자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미시간주 알라바스 파하트 하원의원(민주)은 “바이든 대통령 혼자 모든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유권자를 소외시켰다. 이들은 (민주당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바이든 재선 캠프에서는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고령 논란을 희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재선 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국제 위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고령이라는) 취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경제 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재선 캠페인 핵심으로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1050억 달러(약 142조 원)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NYT)는 “이스라엘 분쟁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 뉴스를 지배한다면 대선 캠페인 성격이 바뀔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과정에서 자신을 ‘전시(戰時) 대통령’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이는 정치적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이 18일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59)을 새 하원의장으로 뽑기 위한 두 번째 투표를 실시했지만 실패했다. 조던 위원장은 17일 1차 투표 때보다 더 적은 표를 얻는 망신을 당했다. 그는 빠르면 19일 실시될 3차 투표에도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내 반발이 상당해 사실상 의장 선출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차질을 빚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던 위원장은 18일 진행된 2차 투표에서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한 의석수(재적 433석의 과반인 217표)에 18표 모자란 199표를 얻었다. 앞서 그는 1차 투표 때도 2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공화당 주류는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조던 위원장의 성향이 지나치게 극우적이라며 그를 반대하고 있다. 두 차례 실패에도 조던 위원장은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고 반대파 설득에 나선 상태다. 올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의장을 지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당선됐을 때도 무려 15번 투표가 이뤄졌던 만큼 추가 투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미 두 번의 고배를 마신 조던 위원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의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하원의장 선출 투표 과정을 감독하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장 권한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단기간 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의장이 없어도 의회가 여러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던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 ‘프리덤코커스’는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3일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이끌어냈다. 이후 의장 대행을 맡고 있는 맥헨리 대행은 매카시 전 의장과 가까우며 공화당 주류에게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강경파는 맥헨리 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이 18일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59·사진)을 새 하원의장으로 뽑기 위한 두 번째 투표를 실시했지만 실패했다. 조던 위원장은 17일 1차 투표 때보다 더 적은 표를 얻는 망신을 당했다. 그는 빠르면 19일 실시될 3차 투표에도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내 반발이 상당해 사실상 의장 선출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차질을 빚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 또한 증폭되고 있다.조던 위원장은 18일 투표에서 199표를 얻었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려면 현 재적 의원 433석의 과반인 217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앞서 그는 1차 투표 때도 2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공화당 주류는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조던 위원장의 성향이 지나치게 극우적이라며 그를 반대하고 있다.두 차례의 무산에도 조던 위원장은 하원의장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고 반대파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의장을 지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당선됐을 때도 무려 15번의 투표가 이뤄졌던 만큼 추가 투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미 두 번의 고배를 마신 조던 위원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의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하원의장 선출 투표 과정을 감독하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장 권한 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단기간 내 해소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의장이 없어도 의회가 여러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조던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 ‘프리덤 코커스’는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3일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이끌어 냈다. 이후 의장 대행을 맡고 있는 맥헨리 대행은 매카시 전 의장과 가까우며 공화당 주류에게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강경파들은 맥헨리 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직전인 17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한 병원이 공습을 받아 수백 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이라고 규탄했고, 이스라엘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소행”이라고 맞서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병원 공습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대 아랍 국가로 선명하게 선이 그어지며 중동전쟁이 한층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밤 가자시티의 알아흘리아랍병원에 가해진 로켓포 폭격으로 환자, 난민 등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최소 수백 명이고 이와 별도로 상당수의 시민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다고 했다. 다만 미 CNN 등 외신에서 폭발 원인이나 사상자 규모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을 유례없는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보복을 천명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내일(18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중동 이슬람권에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폭격이 하마스보다 더 강경한 반이스라엘 성향인 PIJ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병원을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아닌 야만적 테러범들”이라며 PIJ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18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폭발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스라엘 측)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연설에서 이 폭격을 ‘테러단체’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 여파로 당초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중동전쟁의 해법을 논의하려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反)이스라엘·반미 시위 또한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는 지지하지만 가자지구 점령에는 반대한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이례적으로 빠르게 타국 전장을 찾아 직접 해법을 도출하려 했다. 하지만 대형 참사와 주변 아랍 3국과의 회담 취소로 첫발부터 어그러진 모양새일 뿐만 아니라 중동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1981년 결성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자살폭탄 테러와 민간인 공격을 감행하는 등 하마스보다 세력은 약하지만 더 강경한 성향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됐다.하마스 “이 공습에 500명 숨져”… 이 “지하드 오폭” 감청파일 제시 [중동전쟁]가자 병원 공격 누가… 책임 공방이 “공습 때 생기는 웅덩이 없어”지하드 “이, 과거에도 병원 공습” “수술 중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 17일(현지 시간)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영국 스카이뉴스에 전한 당시 참상이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병원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 됐다며 “이건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폭발 직후 촬영된 몇몇 영상에는 불길이 병원 일부를 집어삼키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의료진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이 생생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확전을 억제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공격 주체의 진위와 관계없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과 가까운 아랍국인 요르단, 이집트 등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하마스-이스라엘 책임 공방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아랍병원은 1882년 설립된 141년 역사의 유서 깊은 병원이다. 이 병원은 7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군이 대피를 통보했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하지만 남부로의 피란이 여의치 않았던 상당수 주민이 병원만은 안전할 것으로 믿고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가 커졌다. 이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방을 벌였다. 하마스는 병원 공습 직후 “이스라엘 폭격으로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와 군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면서 영상과 사진, 음성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사망자 수도 하마스가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공습으로 인한 (주차장) 주변 건물 훼손도 없고, 우리 무기로 공습할 때 일반적으로 생기는 거대한 웅덩이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 현장에 생긴 각각 지름 7m, 9m짜리 웅덩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듯한 하마스 대원들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영어로 번역해 함께 게시한 대화 자막에 따르면 하마스 한 대원이 “우리가 쏜 거야?”라고 묻자 다른 대원이 “(병원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은 PIJ 것이래, 이스라엘 것이 아니고”라면서 “병원 뒤쪽 묘지에서 쐈다”고 말했다. 반면 PIJ는 “이스라엘이 병원에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전에도 이곳을 공습했다”면서 (미사일이) 떨어진 각도나 파괴력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 이스라엘行 바이든, ‘확전 방지 구상’ 위기 18일 이스라엘 도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가자지구 병원 폭격에 대해 “당신(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팀(the other team)의 소행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우리는 많은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 및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선 “잔인하고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스라엘은 혼자가 아니다.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은 미 대통령이 전쟁 중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사례”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중 교전 중인 다른 나라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이 타국 전장에 뛰어드는 위험을 무릅썼지만 돌출 참사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중동 국가들마저 거리를 두며 사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 이번 참사로 같은 날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기로 했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을 설득해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방안을 이끌어내며 이란과 헤즈볼라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중동 전체를 향해 메시지를 내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완전히 타격을 입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미국의 중동 개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인도태평양에 치중했던 미국의 정책이 이번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만큼 다시 중동 관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 유명 래퍼 프라스 미셸(51·사진)이 형사 재판에서 자신의 변호사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재판을 망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의 새 변호인단은 전날 밤 연방판사에게 제출한 서류에서 미셸의 전 변호사 데이비드 케너가 올해 4월 열린 미셸의 재판에서 AI 프로그램을 사용해 최후 변론 초안을 작성했다면서 “새로운 기술에 의존해 경솔한 주장을 하고, 필요한 요소를 잘못 이해하는 등 효과적이지 않은 법률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새 변호인단은 케너가 AI 프로그램인 ‘아이레벨’을 사용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에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새 변호인단이 제시한 5월 10일자 아이레벨 보도자료에는 미셸의 사진과 함께 “연방 재판에서 생성형 AI를 최초로 사용하는 역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케너가 AI를 가리켜 “복잡한 소송의 절대적인 게임 체인저”라고 지칭했다는 내용도 인용됐다. 변호인단은 “그들은 AI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내기 위해 미셸의 재판을 활용해 기술을 실험했다”며 “(보도자료에) AI 프로그램이 며칠 또는 몇 시간이 걸리는 법률 작업을 몇 초 만에 끝냈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했다”고 언급했다. 미셸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3인조 힙합 그룹 푸지스의 멤버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당시 외국인들에게 선거 후원금을 기부하도록 주선한 뒤 이를 가로채 수백만 달러의 자금 세탁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2019년 기소됐다. 미셸은 올해 4월 열린 배심원단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최대 형량은 징역 20년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수술 중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17일(현지 시간)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영국 스카이뉴스에 전한 당시 참상이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병원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 됐다며 “이건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폭발 직후 촬영된 몇몇 영상에는 불길이 병원 일부를 집어삼키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의료진의 모습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이 생생하다.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확전을 억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공격 주체의 진위와 관계없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과 가까운 아랍국인 요르단, 이집트 등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 하마스-이스라엘 책임 공방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아랍병원은 1882년 설립된 141년 역사의 유서 깊은 병원이다. 이 병원은 7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군이 대피를 통보했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하지만 남부로의 피란이 여의치 않았던 상당수 주민이 병원만은 안전할 것으로 믿고 이 곳으로 몰려들면서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가 커졌다.이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방을 벌였다.하마스는 병원 공습 직후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이스라엘 정부와 군은 “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면서 영상과 사진, 음성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사망자 수도 하마스가 부풀렸다고 주장했다.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공습으로 인한 (주차장) 주변 건물 훼손도 없고, 우리 무기로 공습할 때 일반적으로 생기는 거대한 웅덩이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 현장에 생긴 각각 지름 7m, 9m짜리 웅덩이 사진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 따르면 해당 병원 인근에서 로켓포가 이스라엘 쪽을 향해 수십 발 발사 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부근에서 작은 폭발에 이어 큰 폭발이 일어났다.하가리 대변인은 이어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듯한 하마스 대원들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을 X 계정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영어로 번역해 함께 게시한 대화 자막에 따르면 하마스 한 대원이 “우리가 쏜 거야?”라고 묻자 다른 대원이 “(병원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은 PIJ 것이래, 이스라엘 것이 아니고”라면서 “병원 뒤쪽 묘지에서 쐈다”고 말했다.반면 PIJ는 “이스라엘이 병원에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전에도 이곳을 공습했다”면서 (미사일이) 떨어진 각도나 파괴력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 이스라엘 힘 실은 바이든, ‘확전 방지 구상’은 위기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가 이슬람국가(IS)가 더 합리적으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악행, 즉 잔혹행위를 저질렀다”며 하마스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병원 폭격에 대해서도 “당신이 아닌 다른 팀이 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은 미국 대통령이 전쟁 중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사례”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중 교전 중인 다른 나라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위험을 무릅썼지만 돌출 참사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중동 국가들마저 거리를 두며 사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참사로 같은 날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기로 했던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 중동 전체를 향해 확전 억제 메시지를 내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완전히 타격을 입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중동 개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그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인도태평양에 치중했던 미국의 정책이 이번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만큼 다시 중동 관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헌정사상 유례없는 의장 공백 사태를 맞은 미국 하원이 미 동부 시간 17일 낮 12시(한국 시간 18일 오전 1시)부터 새 의장을 뽑기 위한 본회의 투표를 진행한다.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의 강경파가 선호하는 짐 조던 법사위원장(59·사진)이 단독 후보로 출마했으나 공화당 내에서도 그의 지나친 강경 성향을 우려하는 의원이 많아 선출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던 위원장은 2015년 당내 보수 성향 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코커스’를 만들 때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원 법사위원장 자격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비리 의혹에 관한 탄핵 조사 또한 주도하고 있다. 그는 앞서 13일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새 의장 후보로 추대됐다. 조던 위원장을 포함한 프리덤코커스 세력은 중도파로 분류되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올 1월 취임한 후 매카시 전 의장의 행보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다. 결국 이달 3일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이끌어냈다. 이후 새 의장 후보로 추대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까지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사퇴시켰다. 미 하원은 총 435석이다. 의장에 뽑히려면 현 재적(433석) 의원 과반인 217표가 필요하다. 현재 하원 내 공화당 의석수는 221석이어서 당내 이탈자가 5명 이상 발생하면 그가 의장에 오를 수 없다. CNN 등은 아직도 최소 20명 이상의 공화당 의원이 조던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원의장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몇 차례의 재투표를 거쳐 조던 위원장이 결국 차기 의장에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의원들을 인용해 “조던 위원장이 첫 투표에서 217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던 위원장은 16일 미 국내 정치는 물론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하원의장 선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원의장이 없이 미 국민을 위하거나 이스라엘을 도울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포격으로 죽지 않는다면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죽게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무함마드 아부 살리마 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가자지구에는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새)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각 병원에는 하루 수백 명이 몰려들지만 위중한 부상자 말고는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이 8일부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물, 전기, 식량, 연료, 의료품을 전면 봉쇄하면서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자 15일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물을 퍼 올려 보낼 전력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가 늘자 시신은 아이스크림용 냉동고와 냉동 트럭 등에 임시 보관되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유엔은 이날 가자지구 병원 전기 비축량이 24시간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보조발전기마저 가동이 중단되면 환자 수천 명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자 반입이 끊겨 국제구호단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더는 제공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의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에서 약 45km 떨어진 이집트 엘아리시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검문소 가자지구 쪽에서 유엔 휘발유 트럭 5대가 이집트로 건너가 연료를 보급받기 위해 무작정 대기 중이라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에는 조건 없이 인질 석방을 촉구했고,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중동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며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적 지원) 두 가지 목표는 각각 그 자체로 타당하다. 그것들이 협상 카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포격으로 죽지 않는다면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죽게 될 것이다.”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인 알 시파 병원 무하마드 아부 살리마 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가자지구에는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새)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각 병원에는 하루 수백 명이 몰려들지만 위중한 부상자 말고는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이 8일부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물, 전기, 식량, 연료, 의료품을 전면 봉쇄하면서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자 15일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물을 퍼 올려 보낼 전력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가 늘자 시신은 아이스크림용 냉동고와 냉동 트럭 등에 임시 보관되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유엔(UN)은 이날 가자지구 병원 전기 비축량이 24시간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보조 발전기마저 가동이 중단되면 환자 수천 명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자 반입이 끊겨 국제구호단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더는 제공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의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에서 약 45㎞ 떨어진 이집트 엘 아리시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16일 한때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가 가자지구 남부에서 일시 휴전하고 라파 검문소를 열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부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에는 조건 없이 인질 석방을 촉구했고,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접근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중동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며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적 지원) 두 가지 목표는 각각 그 자체로 타당하다. 그것들이 협상 카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