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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부진으로 주식 거래가 위축된 데다 미국발(發) 금리 상승으로 채권 매매 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53곳의 순이익은 2조1338억 원으로 2015년(3조2268억 원)보다 33.9% 줄었다. 증권사의 자기매매 이익이 2조4531억 원으로 1년 새 40.9%(1조7005억 원)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특히 시중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여파로 채권 관련 자기매매 이익(3조9810억 원)이 23.6%(1조2329억 원)나 줄었다. 파생상품 관련 이익(―1조8439억 원)은 손실 폭이 더 확대됐다. 수수료 수익도 7조4912억 원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3조7161억 원)가 19.0% 감소한 영향이 컸다. 올해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 악재로 국내 증권사의 수익성과 유동성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177조 원으로 총자산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도 불량 부품 하나 때문에 폭발했다.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디지털 금융’ 혁신도 예측하지 못한 작은 보안상의 결함으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7 동아 인포섹―정보 보호 콘퍼런스’ 축사에서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핀테크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할 보안 위협에 전방위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 4회째를 맞아 ‘4차 산업혁명과 금융 보안’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김성태(자유한국당)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민성기 신용정보원장을 비롯해 주요 금융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 및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조강연을 맡은 허창언 금융보안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리스크는 사이버 보안”이라며 “금융회사들은 최고경영자(CEO)나 전담 조직만이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전사적으로 보안 관리에 신경 쓰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금융당국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가 나올 때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감독하고,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 정보를 비식별화(개인을 알 수 없도록 가공)할 때 겪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현재 연 1.25%)를 8개월 연속 동결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과 134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한은이 섣불리 금리 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 속도와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 방향,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며 금리 동결의 배경을 밝혔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 1년 새 11.7%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인 1344조 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거시정책 관점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총량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로 높아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는 “올해 시장금리 상승 압력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저소득층,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 대출자의 부실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해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4월 위기설’과 관련해 “과장된 것이고 실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특히 미국이 4월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총재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대미 수출이 줄면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결국 위안화가 약세가 돼 국내 수출과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시중에 풀린 현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초저금리와 대규모 돈 풀기 정책이 지속된 여파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두는 가계와 기업이 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은 103조5100억 원으로 지난해 말(97조3800억 원)보다 6조1300억 원 증가했다. 화폐 발행 잔액은 한은이 공급한 화폐 중 환수되지 않고 현재 시중에 남아 있는 현금의 규모를 뜻한다. 화폐 발행 잔액이 10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말 30조 원을 넘어선 화폐 발행 잔액은 2010년 40조 원, 2012년 50조 원, 2014년 7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금 증가세를 주도한 건 5만 원권이었다. 지난달 말 5만 원권의 발행 잔액은 79조9700억 원으로 전체 화폐 잔액의 77.2%를 차지했다. 작년 한 해 시중에 찍어낸 5만 원권은 23조 원으로 2009년 첫 발행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에도 5만 원권은 4조2000억 원 늘었다. 현금뿐 아니라 요구불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합친 넓은 의미의 통화(M2) 또한 지난해 말 2342조6200억 원(평균잔액·원계열 기준)으로 전년보다 159조7100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보여주는 지표들은 최악의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2010년 24배 수준이던 ‘통화승수’는 지난해 12월 16.8배로 떨어졌다. 통화승수는 한은이 공급한 돈이 금융회사 등을 통해 몇 배로 불어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돈이 얼마나 빨리 도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유통속도’는 지난해 3분기(7∼9월) 0.69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롯데카드가 롯데백화점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할인 혜택이 많고 국내 전용 연회비만으로 해외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이 카드의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에서 결제할 때 5%를 할인해 주는 ‘e-쿠폰’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로 최대 10만 원까지 15%의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5% 할인 e-쿠폰은 매달 2장씩 지급된다. 15% 청구 할인은 지난달 카드 이용 금액이 △30만 원 △5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 이상이면 각각 △2만 원 △3만 원 △5만 원 △10만 원 한도에서 할인이 적용된다. 카드를 처음 발급 받은 고객은 최초 2개월 동안 실적에 상관없이 1만 원 한도 내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이 카드는 롯데백화점에서 12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5%의 할부 수수료가 적용된다. 전달 카드 사용 금액이 30만 원 이상이면 해당 월의 할부 수수료가 면제돼 쇼핑 부담을 한층 덜 수 있다. 다만 전달 카드 실적을 계산할 때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금액과 연회비, 수수료, 장단기 카드 대출 이용 금액 등은 제외된다.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는 국제 브랜드사인 유니온페이와 제휴해 개발한 ‘엘글로벌’(L.GLOBAL) 브랜드 카드로도 선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가 박힌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는 국내 전용 카드 연회비만 납부해도 해외 유니온페이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앞으로 선보이는 다른 롯데카드에도 엘글로벌 브랜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롯데카드는 롯데카드 홈페이지(www.lottecard.co.kr)나 롯데카드 신청 콜센터(1577-8700), 롯데백화점 내에 있는 롯데카드센터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엘글로벌 브랜드 카드는 1만 원, 마스터 카드는 1만5000원이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2015년 9월 동양생명을 1조300억 원에 사들이며 한중 수교 이래 최대 투자에 나섰던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 연속 순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간 동양생명의 성장세에 날개를 달겠다는 방침이다.대주주 안방보험, 6000억 원대 증자 앞둬 동양생명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인 안방보험으로부터 6000억 원대의 자본을 확충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다른 한중 관계 냉각으로 유상증자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증자 일정과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업계가 초저금리와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뒤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있다. 우선 임직원이 2015년 9월 말 969명에서 지난해 12월 1013명으로 44명 늘었다. 비전속을 포함한 전체 설계사도 같은 기간 9821명에서 1만2370명으로 26% 증가했다. 동양생명의 고객(계약자)도 2015년 말 213만9428명에서 작년 말 231만9796명으로 8.4% 늘었다. 수입 보험료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동양생명의 매출액은 7조429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58.1% 성장했다. 다만 당초 사상 최대의 이익 달성이 기대됐지만 순이익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344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피해와 관련해 2662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실적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월납 초회 보험료가 7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4% 늘었다. 또 종신·치명적 질병(CI)·정기보험 등 보장성 보험상품의 판매가 25.6% 증가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올해 재무 건전성 문제없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피해로 인한 손실 등을 반영해도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올해 200%대로 유지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1조8581억 원에 이르고 조만간 6000억 원대 자본 확충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피해 채권단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채권단과 정보 공유, 공동 실사 등을 거쳐 신속하게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으로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법적 절차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방그룹은 올해도 동양생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동양생명은 올해 4가지 혁신 과제로 ‘성장’ ‘혁신’ ‘실행력’ ‘고객가치’를 꼽았다. 동양생명은 올해 보장성 상품을 영업의 중심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확장해갈 계획이다. 또 안방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용 수익률을 높여 양적, 질적인 성장을 함께 이뤄나갈 방침이다. 보험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모바일 서비스와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민원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동양생명이 꾸준히 고객 서비스를 개선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누적 민원은 983건으로 전년 대비 48%나 줄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올해는 민원 감축을 넘어 민원 제로에 도전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안방그룹의 경영 철학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현대카드가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백화점, 보험사 등 주요 가맹점에서 카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을 50% 더 해 주는 ‘현대카드 슈퍼클럽’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8개 필수 생활 업종의 약 2만5000개 슈퍼클럽 가맹점에서 현대카드를 이용하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혜택에 50% 추가 혜택을 더해 총 150%의 포인트 적립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용하는 카드 종류에 따라 기본 혜택의 최고 3배까지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200만 원 이상 사용하는 ‘현대카드M3 Edition2’ 고객이 슈퍼클럽 가맹점에서 카드를 쓸 경우 카드 원래 혜택(M포인트 2배 적립)에 슈퍼클럽의 1.5배 적립 혜택이 더해져 총 3배의 M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슈퍼클럽 서비스는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에 한도가 없어 고객들이 슈퍼클럽 가맹점을 이용한 만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슈퍼클럽 가맹점에서는 기존에 적립한 M포인트도 쓸 수 있다. 현대카드는 각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 브랜드와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 등을 엄선해 총 8개 필수 생활 업종의 22개 브랜드로 현대카드 슈퍼클럽 가맹점을 구성했다. 우선 대형 마트인 이마트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뷰티스토어 올리브영, CU 편의점,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 포함됐다. 또 G마켓, 옥션, 현대홈쇼핑, 현대H몰, CJ오쇼핑, CJ몰, SSG닷컴, 위메프 등 8개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업체도 참여했다. 이 밖에 투썸플레이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외식 가맹점과 보험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가구 전문 업체 일룸 등에서도 현대카드 슈퍼클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체감도 높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온·오프라인 쇼핑 등 필수 생활 영역의 브랜드를 엄선했다”며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지난해 사상 최대 폭인 140조 원 넘게 불어나 1340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은행보다 관리 감독이 취약하고 서민층이 몰려 있는 제2금융권의 가계빚이 급속도로 불어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대출 금리가 치솟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빚더미에 짓눌린 제2금융권의 취약계층이 부실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은행권에 ‘대출 조이기’를 압박했던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꺼내들었다. ○ 제2금융권 가계빚 급증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344조3000억 원으로 2015년 말보다 141조2000억 원(11.7%) 늘었다. 그동안 추정만 됐던 가계부채 ‘1300조 원 시대’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부채 총액과 연간 증가액 모두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부동산 경기 호황과 초저금리의 여파로 가계부채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가계부채는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권에서 받은 가계대출(1271조6000억 원)과 카드 빚 등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72조7000억 원)을 합한 것이다. 이를 총인구수(5144만 명)로 나누면 국민 1인당 2613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제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부채의 총량뿐 아니라 질까지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비(非)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42조6000억 원(17.1%) 급증했다. 2015년 증가세(22조4000억 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보험 카드사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도 37조3000억(11.5%)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9.5%)를 뛰어넘는 속도다. 지난해 은행 대출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도입 등으로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나 서민층이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 대출자가 많다. 이 같은 취약 대출자의 비중은 저축은행(32.3%), 카드·캐피털(15.8%), 보험(7.9%), 상호금융(6.5%) 등의 순으로 높다. 향후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이들 취약계층의 대출이 부실해져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 제2금융권에 경고장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날 제2금융권을 소집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제2금융권과의 간담회를 주재하고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기관에 대해 현장 감독을 실시하고 미흡한 기관은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1∼6월) 중으로 각 상호금융권 중앙회와 함께 70개 상호금융조합 및 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작년 4분기(10∼12월) 대출 증가폭이 컸던 보험사, 카드사 등에 대해서도 실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우선 다음 달 13일부터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에도 소득심사를 깐깐히 하고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 은행권과 함께 제2금융권에도 새로운 여신심사 기준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취약 대출자의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실직이나 폐업으로 빚을 갚을 형편이 안 되면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방안 등이 도입된다. 정임수 imsoo@donga.com·강유현·주애진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0일 “채권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조정 방식이 큰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업 구조조정 체계를 상시적이고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는 경우 구조조정 채권 매각을 통해 사모투자펀드(PEF)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시장 친화적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기업들이 시장성 차입을 확대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재무적 구조조정뿐 아니라 사업 구조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채권은행의 전문성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따라서 채권은행과 자본시장, 기업의 적극적 변화를 통해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방식을 새로운 구조조정의 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부실기업을 가려내기 위해 채권은행이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의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계기업에 대한 채권은행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신용위험평가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는 정량적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워크아웃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도입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대기업 146곳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가 64곳이 중단했다. 워크아웃 실패율이 43.8%나 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임 위원장은 “효과적인 워크아웃 추진이 곤란한 기업은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채권자 간 이해 상충으로 워크아웃이 지체되면 기업 부실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구조조정 채권을 PEF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조정 채권 매각이 원활하게 되도록 매각 채권의 가치를 공정하게 산정하는 독립적 평가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가격이 많이 뛰어 서민들의 밥상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2.17로 전달(100.85)보다 1.3%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1년 1월(1.5%) 이후 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1월 지수는 2014년 12월(103.11)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농산물(2.6%) 축산물(6.3%) 수산물(4.8%) 가격이 모두 치솟았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은 한 달 전보다 40.9% 상승했다. 피망(80.1%) 오이(36.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가자미(98.8%) 우럭(18.3%) 돼지고기(5.9%) 등도 전달보다 많이 올랐다. 구제역 확산세가 이어지면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8.5% 뛰면서 전체 공산품 가격도 1.9% 상승했다. 최근 농축수산물과 공산품 원자재를 중심으로 생산자물가가 뛰면서 관련 소비자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 경제통합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습니다. 1990년 5.7%였던 서독의 경제성장률이 1992년 마이너스로 급전 직하했을 정도입니다. 1989년 당시 서독과 동독 간의 경제력 격차(1인당 소득 기준)가 약 1.5배에 불과했는데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력 격차가 무려 38배(2012년 소득 기준)나 되는 남북한이 통일됐을 경우 충격은 얼마나 될까요. 독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메가톤급’ 충격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통일이 임박했을 때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외환보유액과 ‘제2선 외환보유액’ 등을 쌓아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통일 임박시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야’라는 보고서입니다. 제2선 외환보유액은 양자간 통화스와프처럼 유사시에 쓸 수 있는 외국통화를 뜻합니다.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남북 관계가 냉각상태이지만 잊어선 안 될 화두입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이 2%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가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고려하면 퇴직연금의 실제 수익률은 1%대 초중반에 불과해 노후 안전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각 협회의 퇴직연금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1.81%로 집계됐다. 가입자가 퇴직 후 받을 돈이 근속연수 등에 따라 정해져 있는 DB형의 경우 손해보험업계의 평균 수익률이 그나마 2.0%였고 생명보험(1.98%) 증권(1.82%) 은행(1.44%)은 모두 1%대에 그쳤다. 회사에서 적립금을 받아 근로자가 운용 방법을 선택하는 확정기여(DC)형은 지난해 평균 수익률이 1.71%였다. 손해보험업계가 2.38%로 가장 높았고 생명보험(2.07%) 은행(1.73%) 증권(0.77%) 등의 순이었다. 통상 금융사에 평균 0.5% 정도 내는 연간 운용 수수료를 감안하면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얻는 수익률은 1%대 초중반에 그친 셈이다. 특히 증권사 DC형 퇴직연금은 평균 수익률이 0.77%에 불과해 수수료를 떼고 나면 가입자가 손에 쥐는 게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아시아의 환율 조작국은 중국과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보도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정부가 반박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보냈다. FT의 대주주가 일본 신문이라는 점에서 4월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을 앞두고 일본이 의도적으로 ‘한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전날 공동 명의로 FT 영국 본사와 일본 지사에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FT는 13일 일본발(發)로 ‘아시아 환율 조작국에 대한 트럼프의 분노는 타깃이 잘못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일본은 2011년 이후 환율에 개입하지 않았고 중국은 위안화 가치 절하보다 방어에 힘쓰고 있다”며 “환율을 관리하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3%를 밑도는 반면에 한국은 8%, 대만은 15%에 육박한다고 제시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를 초과하고,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를 초과하며, 통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당국이 외환시장에 일방향으로 개입하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기재부와 한은은 이번 서한에서 “한국은 통화 가치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환율을 특정 방향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 환율보고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제결제은행의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원화 가치는 고평가됐으며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인구 고령화와 유가 하락이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재부와 한은이 외신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FT 보도 이후 일각에서 한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가 커지자 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FT는 2015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인수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한국 등으로 돌리기 위해 ‘일본 편들기’ 기사를 내보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며 1년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미국이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엔화의 약세 폭이 원화보다 더 컸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142.2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두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것)은 전날보다 4.58원 하락한 100엔당 999.0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 1일(기준가 989.1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하락한 것은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일본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이 환율조작국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이 두 통화의 흐름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일본의 환율 문제와 관련해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는 계속돼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15일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3% 하락한 반면 원화 가치는 0.7% 올랐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부동산 경기 호황과 초저금리의 여파로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폭인 120조 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관리감독이 취약한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속보치·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154조6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24조 원 늘었다. 연간 증가액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15년(110조1000억 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68조8000억 원 불어나 2015년 증가액(78조2000억 원)에 비해 12.0%(9조4000억 원) 감소했다. 반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등 비(非)은행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55조1000억 원 늘었다. 역대 최대치였던 2015년 증가액(31조9000억 원)보다 72.7%(23조2000억 원)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은행 대출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도입으로 은행 대출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제2금융권으로 자영업자나 서민층의 대출 수요가 옮겨 가는 ‘풍선 효과’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서도 주택 거래 감소와 대출금리 상승,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세는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다만 비은행 가계대출은 예년 수준을 웃도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며 1년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미국이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엔화의 약세 폭이 원화보다 더 컸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142.2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두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것)은 전날보다 4.58원 하락한 100엔당 999.0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 1일(기준가 989.1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하락한 것은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일본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이 환율조작국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이 두 통화의 흐름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일본의 환율 문제와 관련해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는 계속돼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15일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3% 하락한 반면 원화 가치는 0.7% 올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국제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수출입 물가가 5개월째 동반 상승했다. 특히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 물가가 2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4.91로 지난해 12월(83.14)보다 2.1% 올랐다. 2014년 12월(86.54)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3.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 따지면 2011년 10월(14.5%)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도 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달 평균 53.71달러로 한 달 새 3.1% 올랐다. 품목별로는 광산품 등 원재료가 전달보다 3.4%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7.1% 뛰고 화학제품도 3.8% 오르면서 중간재도 2.2%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87.31로 전달보다 1.1%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도 2014년 11월(88.57)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7.4% 올라 2009년 4월(7.7%) 이후 7년 9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8개 금융투자회사가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한 자산운용사들이 연기금이나 금융 유관기관의 위탁운용사에 우선 선정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둔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신, 트러스톤, 메리츠, 라임자산운용 등 8개 금융투자사와 간담회를 열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주로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때 따르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뜻한다. 2010년 영국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등 10여 개국이 이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는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정됐지만 아직까지 이를 채택한 금융회사가 없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간담회에서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과 이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 한국증권금융 등 금융 유관기관과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임 위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탈피해 선진시장으로 도약하려면 스튜어드십 코드가 확산돼야 한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을 충실히 행사하면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고 기업의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은행에 맡긴 돈이 6년 만에 최대치인 35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고 은행에 돈을 쌓아두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기업이 은행에 예치한 예금 잔액은 383조4597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0.2%(35조4043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0년(52조523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지난해 말 가계가 보유한 은행 예금 잔액은 580조7260억 원으로 1년 새 3.8%(21조5264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의 예금 증가액이 가계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2013년만 해도 30조 원을 웃돌았던 가계의 연간 예금 증가액은 3년째 주저앉은 반면 기업의 예금 증가액은 2012년 이후 4년 연속 늘었다. 통상 가계는 저축을 하고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하는 경제 주체로 인식됐지만 최근 정반대의 패턴이 이어진 것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로 분석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들이 돈을 쓰지 않고 은행에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4%로 2009년(―7.7%)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또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 법인기업)들의 ‘자금 잉여’(자금 운용에서 조달 금액을 뺀 것)가 4조5000억 원 발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비금융 기업에 여윳돈이 생긴 것이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가계와 기업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사상 최대인 87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비(非)은행 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24조1358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87조3515억 원(13.7%)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3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저축은행 여신이 지난해 22.1%(7조8808억 원) 급증해 증가세가 가장 높았다. 새마을금고는 1년 새 21.0%(15조6809억 원) 늘었고 신용협동조합(20.2%), 자산운용사(19.3%), 상호금융회사(14.5%)도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정부가 가계부채 고삐를 죄기 위해 잇달아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제2금융권 대출이 급속도로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심해진 것이다. 정부의 규제 여파로 올 들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제2금융권 대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은은 “올해 집단대출이나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대출 금리도 뛰고 있어 제2금융권의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