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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정부와 여당의 규제 압박에 카카오 주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월 상장을 앞뒀던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주요 서비스를 중단·개편하면서 한 차례 미뤘던 상장 일정을 또다시 늦출 것으로 보인다. 가맹택시 호출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던 IPO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하반기(7∼12월) IPO ‘대어급’으로 꼽혔던 카카오페이 등의 상장 차질로 금융 플랫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 상장 일정 또 미뤄져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날 금융감독원과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다시 제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31일 냈던 증권신고서의 정정 범위와 상장 일정 조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금융위원회의 시정 요구에 따라 보험 펀드 등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고 개선한 만큼 증권신고서에 해당 내용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일부 서비스를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결론 내리고 금융소비자보호법 계도 기간인 24일까지 중개업자로 등록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4일까지 당국이 제시한 위법 소지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이대로 상장을 강행할 수 없어 카카오페이의 상장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카카오가 지분 55%를 보유한 카카오페이는 당초 29, 30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5, 6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14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증권신고서를 다시 내면 이 일정들이 차례대로 연기되면서 최종 상장 날짜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공모가를 다시 한 번 조정할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앞서 7월에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져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고 이미 한 차례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 “규제 환경 불리, 투자 심리 위축 우려”택시호출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주간사회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 제출 시한을 10일에서 17일로 연기했다. 업계에선 카카오T 유료 서비스와 호출 시스템의 불공정 문제 등을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 것이 IPO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4일 스마트호출 등 일부 유료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당정의 규제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플랫폼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조사하고 금융위도 카카오페이에 대한 엄격한 원칙 적용을 거론한 만큼 카카오에 불리한 규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결제를 시작으로 투자, 대출, 보험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며 “이번 규제가 단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라이선스 등록 등 정비를 통해 리스크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규제는 소비자 보호 성격이 강해 빅테크에 대한 전면 규제가 장기화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 이용 실적이 올 상반기(1∼6월) 처음으로 하루 평균 5000억 원을 넘어섰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559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4969억 원)보다 12.5%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처음 5000억 원을 돌파한 역대 최대 규모다. 간편결제 이용건수도 1821만 건으로 12.9% 증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미리 저장해두고 물건을 살 때 공인인증서 대신 비밀번호나 지문 인식 등의 방법으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페이 전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선보인 페이 서비스가 주도권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2762억 원(49.4%)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서비스(28.5%)나 삼성페이 등 휴대전화 제조사가 선보인 서비스(22.1%)를 크게 앞질렀다. 상반기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금액도 하루 평균 4819억 원으로 전 반기보다 23.5%, 이용건수는 407만 건으로 13.1% 늘었다. 간편송금은 스마트폰에 충전한 선불금을 전화번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이체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교통카드를 아우르는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6247억 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23.9% 늘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통한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액(8635억 원)도 처음 8000억 원을 넘어섰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다음 달 5일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의 사전 신청을 받은 지 3일 만에 50만 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고 13일 밝혔다. 토스뱅크는 예치 금액이나 기간 등 아무런 조건 없이 연 2%의 이자를 주는 수시 입출금식 ‘토스뱅크 통장’을 앞서 10일 공개했다. 시중은행 수시 입출금 통장 금리가 연 0.1%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리다. 함께 공개한 ‘토스뱅크 체크카드’는 전달 실적 조건 없이 매달 최대 4만6500원을 환급해 주는 캐시백 혜택을 담았다. 송금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도 무료다. 만 17세 이상 토스 사용자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의 ‘토스뱅크 사전신청’ 메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전 신청자의 통장 개설 등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정부 여당의 플랫폼 규제 압박이 계속되면서 ‘카카오 3형제’의 주가가 13일 일제히 폭락했다. 세 기업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서만 23조 원 이상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4.23%(5500원) 급락한 1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6.24%(4300원) 떨어진 6만4600원에 마감하며 지난달 6일 상장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도 2.71% 하락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3곳의 시총은 13일 현재 91조4555억 원으로 하루 새 4조6398억 원 감소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보름도 안 돼 시총 23조3985억 원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주부터 정치권과 금융·경쟁당국이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한 데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카오 계열사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증시 상장을 계획한 카카오페이 사업들도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로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페이는 10일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12일부터 운전자·반려동물·휴대전화보험 등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보험 상담 서비스도 종료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카카오같이 큰 기업이 미용실 예약 잡아주는 게 과연 ‘혁신’일까요.” 10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헤어숍에서 만난 조모 원장(34)은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카카오헤어샵’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카카오헤어샵은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하면 첫 방문에 한해 수수료로 25%를 떼어간다. 헤어숍 입장에선 고객을 주변 경쟁업소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플랫폼을 외면하기 어렵지만 얻는 혜택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조 원장은 “오히려 가격 비교를 통해 골목상권의 가격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기존 서비스 인수하며 혁신 없는 무한팽창플랫폼 기업들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부분의 분야로 무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건 플랫폼 고유의 특성이긴 하다. 하지만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업체를 인수해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영세 골목상권 중심으로 거침없이 진출하고 있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펴는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은 카카오다. 미용실이나 네일숍,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등 골목상권에 가까운 영역부터 결제·은행·보험·증권 등 금융 서비스와 택시·대리운전 호출 등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6년 70개사였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올 6월 말 기준으로 158개사(해외법인 포함)로 늘었다. 특히 카카오는 직접 개발한 새로운 사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기존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카카오헤어샵은 카카오가 2015년 투자 자회사를 통해 기존 서비스 업체(하시스)를 인수한 뒤 현재 자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전국 7000곳 이상으로 늘어난 가맹점 사이에서는 “카카오가 왜 이런 일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디자이너 이모 씨(23)는 “재방문 때는 수수료가 없다고 하지만 첫 방문 시 할인 혜택만 받고 다시 방문하지 않는 고객이 다수”라며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든 마케팅 루트를 다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영어교육 기업인 ‘야나두’와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등을 인수했고, 국내 스크린골프 2, 3위 사업자를 인수해 골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골프 예약은 물론이고 골프용품, 스마트골프장 사업 등까지 나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앱 호출 시장에 이어 전화콜 시장까지 뛰어들어 대리운전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의 이동’까지 표방하면서 꽃 배달 중개 사업에까지 나서고 있다. 강원 속초시에서 꽃 배달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큰 기업이 코에 붙은 밥알까지 다 차지하겠다고 달려드는데 우리 같은 영세업자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곳곳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문제의식을 공유한 가운데 카카오는 일부 사업의 철수까지 염두에 두면서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여러 방안을 공동체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접수 나선 플랫폼, 금융사들 “역차별” 반발플랫폼 기업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기존 산업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진입 문턱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해 준 결과 기존 사업자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이다. 은행들은 최근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둘러싸고 플랫폼 기업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은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사업이지만 은행들이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고 플랫폼 기업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불참 의사를 표명해 파행에 이르렀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규제와 관련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카드사들은 강도 높은 가맹점 수수료 규제를 받고 있지만 비슷한 영업을 하는 간편결제 플랫폼들은 수수료 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간편결제 시장은 각종 ‘페이’ 서비스를 앞세워 빅테크가 가장 발 빠르게 영역을 넓힌 금융 서비스다. 최근 당국이 제동을 건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간 플랫폼 기업들은 특별한 규제 없이 펀드, 보험 등 금융상품 추천 및 비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최근 금융당국은 “상품 비교 서비스의 목적이 정보 제공이 아닌 판매에 해당되기 때문에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며 “중개 행위를 위해선 판매대리, 중개업 등록을 하라”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는 것은 계열사별로 경쟁적으로 펼치는 성장 드라이브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영역이 넓어지면서 본사 차원의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증권시장이 활황인 상황에서 빨리 매출을 키우고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는 생각이 앞서면서 사회적 인식이나 상생에 대한 생각은 소홀히 한 것 같다”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공룡 플랫폼’의 갑질과 검색 알고리즘 조작 등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한 금융당국에 이어 경쟁당국까지 가세하면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겨냥한 정부의 규제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 하반기(7∼12월) 정책 방향을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를 부여하지만 불공정행위 우려가 상존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지만 소비자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문어발 확장을 해 온 빅테크의 독과점 문제와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 소비자 기만 행위 등을 재차 지적한 것이다. 이날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검색 알고리즘의 공정성·투명성과 경쟁이슈’ 학술토론회에 참석해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심판과 선수 역할을 겸하는 이중적 지위를 악용해 자사 상품·서비스를 우대하기 위해 규칙을 조정·왜곡하는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검색 알고리즘 조작 사례로 네이버와 쿠팡을 거론했다. 쿠팡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입점업체 상품보다 우선 노출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로 7월부터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을 바꿔 자사 상품과 콘텐츠를 최상단에 노출한 혐의로 267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플랫폼 규제에… 카카오페이, 車보험 비교 서비스 중단 정부, 전방위 압박 강화김 부위원장은 “국내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이 비가맹택시를 차별하고 가맹택시에 배차를 몰아주었다는 신고도 접수돼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택시호출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해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에 콜(승객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근처에 있는 일반택시보다 멀리 떨어진 카카오 가맹택시가 먼저 배차되도록 콜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지배력 및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T 이용 거부 등 반(反)카카오모빌리티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적 횡포에 대응하기 위해 일주일에 1회 ‘카카오T 호출 거부의 날’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빅테크 규제가 필요하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 차원에서 (빅테크에)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빅테크와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호소해온 금융지주 회장들은 간담회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 위원장은 “핀테크 육성 정책은 계속하는 만큼 빅테크와 핀테크, 금융사 간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 여파에 카카오페이는 자동차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25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6개 보험사와 제휴해 자사 플랫폼에서 차보험료를 비교해 보여준 뒤 보험사 홈페이지로 연결해주고 계약이 체결되면 광고 명목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금융위는 7일 금융 플랫폼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광고 대행’이 아닌 ‘중개 행위’로 결론 내리고 금융소비자보호법 계도 기간인 24일까지 중개업자로 등록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보험 비교 서비스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펀드 투자, 동전 모으기 등 다른 서비스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금소법에 맞춰 플랫폼 화면 구성이나 라이선스 등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이 6개월 더 연장된다. 구체적 방침은 다음 주 발표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은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첫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한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책을 6개월 더 재연장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이자 상환 유예 조치는 일부 중단의 여지를 남겨뒀다. 고 위원장은 “이자 상환 유예는 연장하자는 의견도 있고 부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좀 더 생각해 다음 주 최종 발표할 것”이라며 “만약 이자 상환 유예도 연장된다면 연착륙 방안을 더 검토하겠다”고 했다. 7월 말 현재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209조7000억 원,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준 금액은 12조3000억 원에 이른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거듭 강조한 고 위원장은 “추석 이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20∼30개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전세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해진 것은 없으며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가계부채뿐 아니라 기업부채도 걱정해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이 가계보다 높다”고 지적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은행, 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에 비해 규제 문턱이 낮았던 빅테크 금융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는 (빅테크에 대해) 동일 기능, 동일 규제를 여러 차례 이야기했고 그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는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동일한 영업 행위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동안 당국이 금융 혁신을 위해 빅테크의 금융 진출을 허용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면서 전통 금융권에서는 “역차별을 받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이 컸다. 금융위는 7일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금융 플랫폼의 상품 추천·비교 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판단하고 24일까지 이를 중단하거나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등록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9일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핀테크 13곳과 간담회를 열고 “위법 소지를 시정하지 않으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네-카株 이틀째 급락… 시총 19조원 사라져빅테크 규제강화 빅테크·핀테크 업계는 24일 종료되는 금융소비자법 유예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금융위는 “법 시행 전부터 수차례 방침을 알렸다. 연장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당국이 문제 삼은 보험, 펀드 등의 추천 서비스를 모두 하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정의 빅테크 규제 우려에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는 이틀째 급락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7.22% 급락한 12만8500원에 마감해 6월 9일 이후 처음 13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네이버도 2.56% 내린 39만90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시가총액도 이날 각각 4조4400억 원, 1조7200억 원 줄었다. 8, 9일 이틀간 두 기업의 시총은 19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가 카카오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9일 하루 카카오의 공매도 거래가 금지됐다.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면서 전날 카카오 공매도 거래 대금(1759억 원)이 전 거래일의 17배로 치솟은 여파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10%를 매각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가 20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된다.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15.13% 중 최대 10%의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의결·공고했다고 9일 밝혔다. 다음 달 8일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희망 수량 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2001년 우리금융에 총 12조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계열사 분리 매각, 과점주주 매각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해 왔다. 2019년 우리금융의 예보 잔여 지분(18.32%)을 2022년까지 모두 매각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매각이 완료되면 예보 보유 지분은 5.13%로 떨어진다. 금융당국은 “예보 지분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민간 주주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돼 사실상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달성된다”고 설명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7달 만에 80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가계 빚 증가 속도는 세계 주요 43개국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증하는 대출을 잡기 위해 추석(9월21일) 이후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79조7000억 원 늘었다. 7월에만 전년 대비 10.2% 늘어난 15조4000억 원의 가계대출이 나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 1분기(1~3월) 105%로 2018년 4분기(10~12월)보다 13.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대상 43개국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가계부채는 강력히 관리해가야 하는 상황이고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과제는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규제 의지를 다시 명확히 했다. 고 위원장은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가계부채 대책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는 세제 혜택이 많고 경기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문유선 신한카드 사내벤처 ‘아트플러스’ 대표) 8일 오후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마련된 가상 강연장에는 20, 30대 100여 명이 아바타의 모습을 하고 모였다. 이는 동아일보·채널A가 주최하는 ‘2021 동아재테크·핀테크쇼’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해 처음으로 메타버스에서 재테크 특강을 연 자리였다. 앞서 사전 신청 기간엔 대학 동아리, 취업센터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입장 가능한 인원을 훨씬 웃도는 신청자가 몰렸다. 아트테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문 대표는 “MZ세대는 메타버스, 가상화폐, 미술시장 등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가는 미래의 큰손”이라며 “재테크에 적극적이면서 명품 등을 과감히 소비하는 MZ세대에 아트테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품 거래로 시세 차익을 얻는 방법 말고도 작품을 임대해 수익을 내거나 지분을 취득하는 ‘조각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눈여겨보라”며 “다만 위작 등의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상화폐 투자의 기초에 대해 강연한 문선일 빗썸코리아 서비스부문장(COO)은 “가상화폐 수급량에 주목하되 가격, 시가총액 등 단편적 정보에 의존해서 투자 결정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뒤 가상화폐 고르는 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메타버스 강연에 참석한 MZ세대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화여대 경영학부 김채연 씨(22)는 “MZ세대의 특성을 분석해 현실적이고 유용한 투자 지식을 제공해줘서 좋았다”고 했다. 전국연합시장경제학술동아리(YLC) 회장 임재영 씨(24)는 “미술품 투자 등 그동안 몰랐던 재테크 방법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9일에는 카카오뱅크와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가 MZ세대 120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취업 멘토링을 진행한다. 또 별도의 온라인 공간(www.dongainsight.com)에서는 주택시장 전망, 상속·증여세 절세 방안 등 다양한 재테크 강연이 펼쳐진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책이 세 번째로 연장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 예정된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간담회에서 사실상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금융 지원의 연장에 대해 논의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는 이미 6개월씩 두 차례 연장돼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금융당국은 전날 회의에서 이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은행들의 의견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번 더 연장을 했을 때 필요한 연착륙 방안 등을 논의한 만큼 세 번째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다만 이자 상환 유예 조치는 일부 중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은행들이 그동안 누적된 부실을 고려해 대출 만기 연장과 별도로 이자 상환 유예는 끝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은행권과 이자 상환 유예 등에 대해 협의해 추석 전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10월 초 출범하는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선구매 후결제(BNPL)’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서기로 했다. BNPL은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Buy Now Pay Later)’하는 신개념 후불 결제 서비스로, 해외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큰 인기를 끌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각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후불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토스뱅크 출범과 함께 BNPL 선점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MZ세대 겨냥한 BNPL, “2025년 1조 달러”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당초 9월 말에서 연기해 다음 달 5일 공식 출범하는 일정을 확정했다.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주요 대출상품의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울러 BNPL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은행들과의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세계 최초로 BNPL 서비스를 도입해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한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와 비슷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BNPL 관련 시스템 등을 정비해 내년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BNPL은 신용카드처럼 먼저 물건을 사고 나중에 돈을 내는 구조이지만 신용등급이 낮거나 일정한 소득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소비자는 할부 이자나 수수료 없이 결제대금을 2주 간격으로 4차례 나눠 내는 등 정해진 날짜에 갚으면 된다. 그 대신 BNPL 회사는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선지급하고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호주 등 해외에선 소득은 낮지만 소비 욕구가 큰 MZ세대에 인기를 끌며 BNPL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정착했다. 클라르나는 현재 세계 17개국에 진출해 8500만 명의 고객과 19만 개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르나의 거래 규모는 4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2.3% 늘었다. 미국의 ‘어펌’, 호주의 ‘애프터페이’의 거래 규모도 1년 새 각각 98.9%, 76.9% 급증했다. 최근엔 페이팔, 애플 등 ‘빅테크 공룡’들도 BNPL 시장에 뛰어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BNPL 시장이 2025년까지 15배 성장해 최대 1조 달러(약 1156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걸음마 단계 국내 BNPL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금융당국이 플랫폼 사업자의 소액 후불 결제를 허용하면서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이 후불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BNPL의 핵심인 분할 납부 기능이 없는 데다 이용금액이 월 30만 원 한도로 한정돼 있어 해외 BNPL 서비스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BNPL의 한도는 200만 원 정도다. 국내에선 BNPL 서비스의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해외에 비해 신용카드 할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카드 수수료도 비교적 낮아 BNPL을 이용할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고객의 신용도를 따지지 않아 연체에 따른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BNPL 서비스를 통해 금융사는 MZ세대 등 미래 고객 기반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연체 여부나 채무상환 능력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지난달 서울 용산구에서 전셋집을 구한 직장인 곽모 씨(29)는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가 거절당했다. 일주일 넘게 다른 은행을 돌아다닌 끝에 한 곳이 대출 신청을 받아줬다. 곽 씨는 “계약금도 다 냈는데 전세대출이 안 된다는 말에 눈앞이 깜깜했다. 집값 잡겠다고 대출을 무조건 틀어막으니 실수요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올 들어 5대 시중은행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의 절반을 웃도는 15조 원가량이 실수요 성격이 강한 전세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 여파로 대출 수요가 계속되는데도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어 실수요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698조8149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28%(28조6610억 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인 연 5∼6% 증가율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9조6299억 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68.5%를 차지했다. 특히 실수요 성격이 강한 전세대출이 14조7543억 원(14.02%) 급증해 전체 증가액의 절반(51.5%)을 넘어섰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 8월 두 달 연속 4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상승률은 16일 현재 각각 16.23%, 11.62%다. 은행들은 “집값, 전셋값 상승에 따라 주택담보 및 전세대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가계대출 증가율을 5∼6%에 맞추라고 하니 대출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세보다 더 높게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며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일 현재 연 2.80∼4.30%로 5월 말(2.35∼3.88%)보다 0.4%포인트 이상 뛰었다.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같은 기간 0.13%포인트 오른 걸 감안하면 가산금리 확대, 우대금리 축소를 통해 금리를 더 많이 올린 것이다. 전세대출과 관련해서도 신한은행은 6일부터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고 국민은행은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췄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이번 가을에 이사를 계획한 실수요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며 “집값 상승 원인인 공급 부족 등을 해결하지 않고 실수요자 대출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건 주객이 전도된 정책”이라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업비트에 이어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이번 주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인 은행 실명 입출금 계좌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은행 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는 나머지 거래소들은 당분간 원화 거래를 포기하고 코인 간 거래만 취급하는 방안으로 ‘시간 벌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 코인원과 제휴한 NH농협은행은 이번 주 중으로 두 거래소에 대한 실명 계좌 발급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빗에 실명 계좌를 내주고 있는 신한은행 역시 이번 주 안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두 은행 모두 지난달 말 3곳 거래소에 대해 현장실사를 포함한 위험평가를 마쳤다. 업계에서는 ‘트래블 룰’(코인 이전 시 고객 정보 파악 의무 규정) 등 자금세탁 방지에 대한 막판 협의만 이뤄진다면 실명 계좌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주중에 실명 계좌 확인서를 발급받아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이달 24일까지 일정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핵심 신고 요건인 은행 실명 계좌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 신고서를 제출한 곳은 업비트뿐이다. ISMS 인증을 획득한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은 신고 준비를 마친 채 은행 계좌 연장 여부만을 기다리고 있다. 실명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거래소들은 줄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7월 말 현재 금융당국이 파악한 거래소 63곳 중 ISMS 인증조차 신청하지 않은 24곳은 사실상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 계좌 없이 ISMS 인증만 받은 17곳은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들은 일단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한 ‘코인 마켓’으로 사업자 신고를 하고 사업을 유지하면서 실명 계좌 발급을 추진하는 ‘플랜B’를 고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명 계좌 없이 ISMS 인증만 받으면 원화 거래는 하지 못하더라도 코인 간 거래는 계속할 수 있다”며 “수수료 수입 등이 없어져 수익 낼 방법이 마땅치 않겠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는 일단 폐업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래소들은 이달 17일 전까지 원화 거래 종료 등을 결정해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공문을 보내 “영업 종료 결정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종료일 최소 7일 전에 공지하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또 영업을 종료하더라도 최소 30일 이상 예치금과 코인을 출금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금융당국의 전방위 대출 조이기에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3조5000억 원가량으로 한 달 새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연봉 이내로 대출 한도를 축소한 여파 등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698조8149억 원으로 7월 말(695조3082억 원)에 비해 3조5067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올 들어 두 번째로 컸던 7월 증가액(6조2009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 원으로 전달 말(140조8930억 원)보다 12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 1조8636억 원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대폭 꺾인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신용대출 금리를 꾸준히 올려온 데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지난달 중순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줄인 영향이 크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여전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93조4148억 원으로 한 달 새 3조8311억 원 늘었다. 7월 증가액(3조8237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NH농협 등 일부 은행이 신규 주택담보·전세대출을 일시 중단했지만 전반적인 증가세를 꺾진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일시 중단, 대출 한도 축소 등의 억제책이 단기적인 효과를 보인 것”이라며 “하지만 주택대출 수요가 여전한 데다 추가 규제가 나오기 전에 미리 대출을 당겨 받으려는 가수요가 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이틀 만에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1조7000억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 주식시장도 조정 국면을 겪고 있어 시중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는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7일 현재 514조7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25일(513조504억 원)과 비교해 이틀 만에 1조6800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7월 말(510조6440억 원)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4조864억 원이 불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린 영향이 크다. 통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은 1주일 내에 예·적금 금리를 올린다.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달 28일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전 구간 0.2%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지난달 30일 1년 만기 거치식 예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의 금리를 0.60%에서 0.85%로 올리는 등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했다. NH농협은행은 9월 1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올린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등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5월(1.07%)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해왔다. 올해 4월 최저점(0.81%)을 찍은 뒤 점차 상승해 7월엔 0.91%까지 올랐다. 은행들의 잇따른 수신 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년 3개월여 만에 1%대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가 내년 1.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예금 상품을 찾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현재 3개월 만기와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 차가 0.3%포인트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며 “점차적으로 금리 상승이 이뤄진다면 만기가 짧은 상품에 예치해 여러 번 자금을 돌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금리도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등 수신 금리를 조달비용으로 반영해 산출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수신 금리 인상은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에 반영돼 대출 금리도 함께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하나금융그룹이 전남 신안군 흑산도, 강원 정선군 사북읍 등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을 지원할 대상 지역 21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미래 세대의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추진해온 ‘100호 어린이집 프로젝트’의 건립 지역 선정을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의 100호 어린이집 프로젝트는 총 1500억 원을 투입해 국공립 어린이집 90곳과 직장 어린이집 10곳 등 100곳의 어린이집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역별 특성과 상황에 맞춰 공공보육 인프라를 지원하고 장애아동, 취약계층의 보육 환경 개선을 돕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활동의 일환이다. 하나금융은 2018년 5월 경남 거제시의 1호 국공립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43개 지역에 국공립 및 직장 어린이집 건설을 지원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착공이 예정된 57개 보육 시설을 포함해 2023년까지 총 100개의 어린이집이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된 21개 지역은 농어촌, 도서지역 등 보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곳에 양질의 보육 시설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흑산도는 어린이집 시설 노후화 등의 문제로 현재 흑산도 종합복지회관에서 임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흑산초등학교 인근에 야외 학습 등이 손쉬운 곳을 새로운 어린이집 건립지로 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흑산도는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다중이용 시설과 요양 시설이 임시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에 있다”며 “영유아들의 질병 감염 예방 및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새로운 보육 시설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비슷한 정선군 사북읍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나금융은 어린이집 시설 노후화와 폐업 등으로 늘어난 사북읍 보육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공동주택 주거지에 지상 2층, 정원 15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건립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저출산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돌봄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하나금융이 지원한 어린이집이 안정된 보육 시설을 기반으로 지역 상생 발전과 미래 세대의 행복을 도모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어린이집 100곳 중 국공립 어린이집 90곳을 보육시설 취약 지역에 건립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10곳의 직장 어린이집도 중소기업 재직 자녀에게 우선적으로 입소 기회를 주는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 등으로 설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생하는 기업 문화 조성에 일조할 계획이다. 100곳의 어린이집이 모두 완공되는 2023년에는 약 1만 명의 아동이 보육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직접 고용되는 보육 교사 2000여 명을 포함해 5500여 명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1700조 원이 넘는 가계 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면서 제2금융권으로까지 연쇄 대출 중단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는데 현재 3분기(7∼9월)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 취소로 여력이 생기면 제한적으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상품 판매를 18일부터 한시적으로 멈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당국의 권고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2금융권인 전국의 농협 축협도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하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재 60%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 농협 등 2금융권도 대출 제한… “전세자금도 못빌릴 판” 불안 일부 시중은행과 농·축협이 ‘대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든 데는 1700조 원 넘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어선 일부 은행에 강력한 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 없는 대출 중단에 돈을 빌려 전셋값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7.11% 증가했다. 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인 5∼6%를 이미 넘었다.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전면 중단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증가율이 4%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2.57%, 2.20%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연이은 대출 중단으로 다른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말 가계부채는 176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5% 불어났다.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도 10%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농협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지역 농협, 축협은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 등 집단대출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모집인 대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서 60%로 적용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자체적으로 40∼5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은행권의 느닷없는 ‘연쇄 대출 중단’에 실수요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10월 이사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최모 씨(37)는 “다른 은행들마저 대출을 중단할까봐 불안하다”며 “전세자금대출은 투기 용도도 아닌데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한 청원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해 자금을 운용할 자유가 있다. 무리하다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범위에서 충분히 숙고된 조치여야 한다”며 가계대출 억제에 나선 금융당국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대출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율도 낮거나 목표치 이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갑자기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 한동안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외국인 매도세가 9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이틀 연속 1% 넘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80원을 넘어서며 11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37.32포인트) 하락한 3,060.51에 마감했다. 이틀 동안 98.42포인트 하락하며 올 3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2.35% 떨어진 967.90으로 마쳐 충격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2거래일 동안 5.28% 급락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537억 원, 671억 원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9거래일 연속 매도 공세를 이어가며 8조2000억 원 넘게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발 규제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됐고 원-달러 환율이 1180원을 넘어서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원화 약세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로 이어지고, 외국인의 매물 폭탄이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9.6원을 오가며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1.1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보다 3.4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179.6원에 마감했다. 일일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6일(1181.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환율 모두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수출과 내수에 대한 걱정이 반영됐다”며 “다음 주 잭슨홀(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미팅이 끝나고 나면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9월엔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