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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2023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 선정을 약 두 달 앞두고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전역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나선다. LG는 10월 초부터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통회사 ‘프나크(FNAC)’ 매장 총 4곳의 대형 전광판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원하는 광고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프나크 매장들은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파리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홍보 효과가 높을 것으로 LG는 기대한다. 10월 말부터는 파리 시내버스 약 2000대에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광고를 운영한다. 11월 초부터는 파리 도심에 약 300개의 광고판을 집중 배치할 예정이다. 이달 7일부터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내 운영을 시작한 총 6개의 부산엑스포 대형 광고판도 11월 말까지 운영한다. LG는 영국 런던에서 10월 중순부터 2층 버스에 부산엑스포 래핑 광고를 선보이고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 인근에서도 대형 벽면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서 홍보 영상을 상영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전에 나선 것이다. 구광모 ㈜LG 대표 등 LG의 주요 경영진도 최종 개최지 선정 전까지 각국에서 유치 교섭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유치 지원 활동이 세계적 랜드마크에서 펼쳐지는 만큼 LG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에 불공정 계약을 강요한 미국의 통신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191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브로드컴은 자신들의 부품 공급 중단 조치를 스스로 ‘폭탄 투하’ ‘핵폭탄’에 비유하는 등 삼성전자에 ‘갑질’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정부가 확인한 삼성전자의 피해액만 최소 2100억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솜방망이 제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삼성전자에 불리한 계약을 강제한 브로드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91억 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문제가 된 계약은 2020년 3월 양사가 서명한 부품 공급에 관한 장기계약(LTA)이다. 삼성전자가 2021년부터 3년간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브로드컴의 스마트폰 부품을 매년 7억6000만 달러(약 1조 원) 이상 구매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실제 구매금액이 이에 못 미치면 차액을 배상하는 내용도 계약에 포함됐다. 무선통신 부품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브로드컴은 2018년부터 퀄컴, 코보 등이 유사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자 삼성전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런 계약을 강요했다. 삼성전자는 장기계약을 거부했지만 브로드컴은 신규 구매 주문 승인 중단, 기존 발주 물량 선적 및 기술지원 중단 등의 카드를 동원해 압박했다. 브로드컴은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해당 계약이 자발적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갑질을 할 위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 업무 보고 과정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공급 중단 조치를 ‘폭탄 투하’ ‘핵폭탄’ ‘기업 윤리에 반하는’ ‘협박’ ‘(삼성전자의) 심각한 진퇴양난’ 등으로 표현했다. 부품을 인질 삼아 삼성전자를 압박하려는 목적이 분명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브로드컴의 공급 중단 조치에 대해 ‘생산라인에 차질이 우려된다’ ‘가진 카드가 없다’ 등으로 언급하며 브로드컴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비싼 브로드컴의 부품을 필요 이상으로 구매해야 했다. 공정위가 확인한 추가 비용 부담만 최소 1억6000만 달러(약 2100억 원)다. 넘치는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 제품을 브로드컴 부품으로 바꾸거나 보급형 모델에 브로드컴 부품을 탑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의 계약으로 인한 피해가 3억2630만 달러(약 430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제재가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브로드컴은 2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상생 기금을 만들겠다는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냈다. 동의의결이란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 짓지 않고 사건을 신속 종결하는 제도다. 당시 공정위는 피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동의의결을 기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과징금 수위가 자진시정안보다도 못하게 됐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상한에 맞춰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추가로 피해구제 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정위 제재 이후 피해 기업이 피해액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공정위가 확보한 증거 자료들이 소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토종견인 진돗개의 보존과 품종 등록에서 삼성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2005년 한국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세계 3대 견종협회 중 하나인 영국 견종협회 케널클럽에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기여했다. 이 선대회장은 세계 각국의 품종견들을 기른 경험에 비춰 국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의 충성심에 특히 주목했다고 한다. 당시 진돗개는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성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이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직접 구입해 보존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선대회장은 자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진도에 가서 사흘을 머물며 장터에도 가고 또 순종이 있다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30마리를 사 왔다. 그리고 사육사와 하루 종일 같이 연구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조언을 받아 가며 순종을 만들어 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이후 10여 년의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 냈고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이 선대회장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데려가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케널클럽 등록으로 이어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토종견인 진돗개의 보존과 품종 등록에서 삼성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20일 삼성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2005년 한국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세계 3대 견종협회 중 하나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에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기여했다. 이 선대회장은 세계 각국의 품종견들을 기른 경험에 비춰 국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의 충성심에 특히 주목했다고 한다. 당시 진돗개는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성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이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거의 멸종 단계였던 진돗개 30마리를 직접 구입해 보존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당시 상황에 대해 이 선대회장은 자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진도에 가서 사흘을 머물며 장터에도 가고 또 순종이 있다는 이 집 저 집을 찾아 30마리를 사 왔다. 그리고 사육사와 하루종일 같이 연구하고, 외국의 전문가를 수소문해서 조언을 받아가며 순종을 만들어내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이후 10여 년의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고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이후 이 선대회장은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직접 데려가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 켄넬클럽 등록으로 이어졌다.삼성은 1993년부터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세계적 애견대회인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하기도 했다. 2013년 이 대회에는 진돗개 ‘체스니’가 최초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15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이날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방문해 이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총 120조 원을 투자해 이곳에 최대 4개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 부지 조성 작업이 진행 중이고 2025년 3월 첫 번째 팹 착공, 2027년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용인 클러스터 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최 회장은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 이 자리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떤 것을 미리 생각하고 반영하느냐가 과제이며, 이 부분이 미래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울산=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이날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방문해 이처럼 말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총 120조 원을 투자해 이곳에 최대 4개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 부지 조성 작업이 진행 중이고 2025년 3월 첫 번째 팹 착공, 2027년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이날 현장에서 용인 클러스터 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최 회장은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 이 자리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떤 것을 미리 생각하고 반영하느냐가 과제이며, 이 부분이 미래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반도체 사업에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그린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제품을 못 팔게 되는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형 에너지 솔루션을 마련하고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기후 친화적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부다.앞서 14일 최 회장은 ‘2023 울산포럼’에 참석해서도 “울산 지역에만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가 8조 원 계획돼 있다”며 그룹 차원의 그린에너지 투자 방향성을 밝혔다. 최 회장은 “생태계 파괴를 덜하려면 플라스틱은 100% 재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끌고 나갈 것”이라며 “탄소 감축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울산=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세계 각국이 첨단 전략산업 보호 정책을 앞다퉈 발표하는 가운데 한국도 자국 기업이 국내로 유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국민의힘 김성원 국회의원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국내 첨단산업 리쇼어링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글로벌 첨단산업 패권 경쟁 등 급속도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유턴(국내 복귀) 기업 지원제도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이날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석한 김주권 건국대 교수는 “미중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공급망 붕괴 경험으로 첨단산업 리쇼어링이 경제 안보와 직결돼 각국 정부의 핵심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이번 토론회는 경제 안보 관점에서 리쇼어링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주제 발표를 맡은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중국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 사례처럼 앞으로 애플의 중국 생산시설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이 같은 상황을 겪을 경우 경제에 심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경제 안보 관점으로 리쇼어링 제도를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소 외국인 투자 수준으로 리쇼어링 제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혜린 숭실대 교수는 “세계 흐름과 달리 국내 리쇼어링 정책은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 중심에 멈춰져 있다”며 “첨단전략산업의 유턴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소한 외국인 투자 수준으로 리쇼어링 정책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첨단산업 투자액의 50%까지 한도 없이 지원하는 외국인 투자 정책과 달리 리쇼어링 보조금 한도액은 수도권 150억 원, 비수도권은 300억 원에 머물러 있다. 투자 규모가 최소 조(兆) 단위에 달하는 반도체, 배터리, 전자 회사가 해외 생산기지를 철수해 국내로 복귀하기에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리쇼어링 정책의 장기적인 효과도 조명됐다. 패널로 참석한 김민재 경기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지원 확대에 따른 부담이 있겠지만 기업 유턴에 따른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 발전, 법인세 증가 등 장기적인 혜택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지난해 리쇼어링으로 고용이 약 37만 명 증가했는데, 이는 정책 강화를 처음 시작한 10년 전 대비 60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국내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이 실제 유턴 시 자동차와 전기·전자산업에서 각각 8조6000억 원, 6조 원의 국내 생산액이 증가하고, 각각 1만2000개, 4700개의 일자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경련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김 의원은 “지정학적 위험이나 기술 유출, 외교 갈등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플과 보잉, GE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갖춘 자국으로 복귀했거나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리쇼어링과 관련한 세법 개정안 개편을 예고하는 등 관련 정책을 드라이브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이고, 민관정이 힘을 모아 국내 현실에 맞는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KT&G는 13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임직원 소통 강화를 위한 ‘최고경영자(CEO)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타운홀 미팅에는 2030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차세대 리더 협의체 ‘상상주니어보드’와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래비전과 조직문화, 경영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백복인 KT&G 사장과 의견을 나누며 소통했다. 백 사장은 이 자리에서 사업의 여러 영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식과 기능을 조합해 성과를 내는 ‘통섭형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성과 포용문화 확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일터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하면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타운홀 미팅과 같은 건강한 소통이 계속될 때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애플이 12일(현지 시간)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5’를 공개했다. 역대 최고가를 예상하던 시장 전망을 뒤엎고 가격은 전작 수준으로 동결했다. 신제품 공개에도 불구하고 소비침체 장기화 등으로 이날 애플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중국 당국의 ‘아이폰 금지령’ 된서리를 맞아 하반기(7∼12월) 스마트폰 대전은 초반부터 김이 빠진 모양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5 시리즈와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 2세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9’, ‘애플워치 울트라2’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오늘, 우리는 사용자들이 아이폰에서 사랑하는 부분들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아이폰15는 지금까지의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이고 강력한 스마트폰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이폰15는 충전단자를 기존 애플 전용의 ‘라이트닝 포트’ 방식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폰 업계에서 대부분 사용하는 ‘USB-C’ 타입 충전단자로 전환해 충전기 호환성을 높였다. 이른바 ‘M자 탈모’로 불렸던 아이폰 기본 모델의 전면 카메라 부분 디자인(노치)을 없애고 프리미엄 모델과 마찬가지로 알약 모양의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채택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기본 모델 기준 A15에서 A16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업계 최초 3나노미터 칩인 A17이 탑재됐고 우주선에 사용되는 티타늄 소재가 적용돼 주목을 받았다. 제품 가격은 기본 모델 기준 799달러(약 106만 원)로 책정됐다. 당초 시장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 애플의 프리미엄 집중 전략 등 때문에 전작보다 100달러(약 13만3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돼 왔다. 최고급 제품인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경우 최소 가격이 200만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애플의 선택은 ‘가격 동결’이었다. 소비자 심리 저항선과 최근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제품 가격선 등을 고려해 책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주주인 잭스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멀버리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일부 투자자들은 마진 확대를 위해 기본 모델에서의 가격 인상을 기대해 왔다”며 “애플은 소비자 구매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격에도 애플 주가는 중국 리스크 지속과 프리미엄 시장 소비력 약화 등에 대한 우려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1.71% 하락한 17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 175.8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1∼6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6월 30일 종가 기준 3조 달러를 최초로 돌파했던 시총은 2조7563억 달러로 줄었다. 앞서 7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5·폴드5’, 8월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 출시에 이어 아이폰15까지 공개되면서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 라인업이 완성됐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통한 소비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7∼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2023’에서 118인치 ‘LG 매그니트(MAGNIT)’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신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북미를 시작으로 한국 등 세계 각국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118형(대각선 길이 약 3m) 크기 화면에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해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또 독자 디스플레이 표면 처리 기술을 적용해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색을 또렷하게 보여주며, 표면에 적용한 블랙 코팅은 블랙 색상을 깊고 풍부하게 표현해 준다. 특히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 특유의 뛰어난 명암비와 색 재현력이 장점이다. 제품에 탑재된 6세대 인공지능(AI) ‘알파9’ 프로세서는 장면 속 인물의 얼굴, 사물, 글자, 배경 등을 인식해 더 자연스럽고 입체감 있는 화질을 보여준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첨단 기술을 가진 미국과 생산 능력을 가진 한국의 공조가 양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같이 갑시다.” 한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 한미 재계 대표 단체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미 산업 협력 콘퍼런스’를 열고 반도체, 배터리 산업 전략을 공유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국의 핵심 기술 내재화와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해 첨단 산업 원천기술 선도국가인 미국과 ‘원팀’을 이뤄 협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콘퍼런스에서는 한미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마더팩토리’ 시스템 구축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마더팩토리는 기업의 국내외 여러 생산 기지들 중 기술 개발과 제품 설계, R&D 등이 이뤄지는 가장 핵심적인 본진을 의미한다. 최근 한미 양국 공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에 마더팩토리를 두고 미국 등 주요 지역에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동맹국 협력과 공급망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기조 발제에 나선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반도체 기술의 초미세화가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마더팩토리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해외 업체들의 R&D센터와 데모 라인이 들어와 마더팩토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에서도 설계에 강한 미국과 메모리·파운드리(위탁생산)에 강한 한국이 함께 ‘윈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분야에서 발제에 나선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마더팩토리는 위기와 기회가 혼재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첨단 전략기술을 빠르게 상용화로 이어지게 할 지름길”이라며 “미국 현지의 우수 인력 확보 등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성공적인 마더팩토리 전략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는 한국 반도체 기업 대표로 SK하이닉스가, 미국 대표로 퀄컴이 참여해 민간 차원에서의 협업 방향성을 나누기도 했다.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소부장의 한국 내재화가 중요한데 여기에 미국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점점 기술 난도가 올라갈수록 단순히 한 기업만의 기술력으로는 미래 비전을 만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완 퀄컴코리아 상무도 “한국은 조립과 패키징(가공된 웨이퍼 포장 기술)의 강자이자 정보기술(IT) 테스트베드로서 굉장한 파트너”라며 “향후 AI 반도체, 전장 시장 등에서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첨단 산업은 공급망의 상호의존성이 높고 복잡해 한 기업 또는 국가가 자체적으로 재편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며 “양국 민관이 머리를 맞대어 공급망 맵을 설계하는 것이 마더팩토리 전략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중 갈등 상황에서 나온 중국의 강력한 ‘반격 카드’에 국내 기업들까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중국이 자국 공무원과 국영기업,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미국 애플에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등을 대량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리스크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중국 반격에 ‘애플 특수’ 사라질까 위기감 10일 재계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5’의 출시를 고대해 왔던 밸류체인 내 다수의 한국 파트너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공개한 공급망 목록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거 올라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이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7일 블룸버그가 아이폰 금지령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애플 매출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의 주가는 8일 24만4500원으로 이틀 전 종가 대비 2만4500원(9.1%) 하락했다. 장중에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도 7일 1.57%, 8일 0.38% 내렸다. 카메라 모듈과 전자 기판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은 애플을 제1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보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의 매출은 6조22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8조2830억 원의 75.1%에 이른다. 전년 동기(72.1%)와 비교해봐도 3%포인트 늘어 애플 의존도는 더욱 심화된 상태였다. 아이폰 납품 물량이 많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애플 비중이 30∼40%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부 기업은 매년 아이폰 시리즈 신작의 흥행에 따라 하반기(7∼12월) 실적이 좌우되기도 한다. 이번 주에 출격하는 아이폰15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관련 업계가 우려 분위기로 돌아선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10∼12월) 아이폰15 효과를 등에 업고 7개 분기 만의 흑자 전환을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에 부딪혔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갤럭시 시리즈, 하반기 아이폰 시리즈의 출시 성적이 업계 풍향계가 돼 왔던 만큼 이번 중국 규제 여파가 얼마나 크게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시작일 수도…“안전지대는 없다” 중국은 6월 말 기준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9.6%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중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웨이보에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런 애플을 규제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국에 대한 반격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WSJ는 9일 “이 회사(애플)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급격한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왔다”며 “중국의 이번 금지령은 이러한 가정에 대한 시험대”라고 했다. 이어 “애플에 던지는 돌은 테크 연못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모바일 반도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업 중 하나여서다. 이를 반영하듯 7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하락했고, 아이폰에 사용되는 핵심 무선 주파수 칩 공급 업체들의 주가도 7% 이상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아이폰 금지령을 시작으로 중국이 화웨이 등 자국 기업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애플 생태계’에 포함된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까지도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중국 비중이 높은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다음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연쇄 피해를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이 희토류나 요소수에 대한 수출 통제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이고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중 갈등 상황에서 나온 중국의 강력한 ‘반격 카드’에 국내 기업들까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중국이 자국 공무원과 국영기업, 공공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이폰 금지령’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애플의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분야 핵심 협력업체들이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맞은 것이다.●중국 반격에 ‘애플 특수’ 사라질까 위기감10일 재계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5’의 출시를 고대해 왔던 국내 다수 협력사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공개한 공급망 목록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거 올라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하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 등이다.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7일 블룸버그가 아이폰 금지령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애플 매출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의 주가는 8일 24만4500원으로 이틀 전 종가 대비 2만4500원(9.1%) 하락했다. 장중에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도 7일 1.57%, 8일 0.38% 내렸다.카메라 모듈과 전자 기판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은 애플을 제1고객사로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보면 애플로 추정되는 단일 고객의 매출은 6조22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8조2830억 원의 75.1%에 이른다. 전년 동기(72.1%)와 비교해 봐도 3%포인트 늘어 애플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 상태였다. 아이폰 납품 물량이 많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기준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애플 비중이 30~40% 안팎으로 추정된다.일부 기업은 매년 아이폰 시리즈 신작의 흥행에 따라 하반기(7~12월) 실적이 좌우되기도 한다. 이번 주 출격하는 아이폰15에 기대감이 컸던 관련 업계가 우려 분위기로 돌아선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10~12월) 아이폰15 효과를 등에 업고 7개 분기 만의 흑자 전환을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에 부딪혔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갤럭시 시리즈, 하반기 아이폰 시리즈 출시 성적이 업계 풍향계가 돼왔던 만큼 이번 중국 규제 여파가 얼마나 크게 미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애플은 시작일 수도…“안전지대는 없다”중국은 6월 말 기준 애플의 전체 매출 중 19.6%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중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웨이보에 직접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중국이 이런 애플을 규제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국에 대한 반격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WSJ는 9일 ”이 회사(애플)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급격한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왔다”며 “중국의 이번 금지령은 이러한 가정에 대한 시험대”라고 했다. 이어 “애플에 던지는 돌은 테크 연못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모바일 반도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업 중 하나여서다. 이를 반영하듯 7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하락했고, 아이폰에 사용되는 핵심 무선 주파수 칩 공급 업체들의 주가도 7% 이상 급락했다.더 큰 문제는 아이폰 금지령을 시작으로 중국이 화웨이 등 자국 기업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애플 생태계’에 포함된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다른 산업군의 기업들까지도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중국 비중이 높은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다음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연쇄 피해를 볼 수 있다.재계 관계자는 “중국이 희토류나 요소수에 대한 수출통제는 물론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특정 고객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고 말했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인구 1위 국가이자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와의 경제 협력이 급물살을 탔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미래 산업 관련 1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경제 안보 동맹을 굳건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2000여 개 우리 기업이 활동 중인 인도네시아는 한-아세안 연대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라며 “아세안 최대 경제국이자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주도하는 우리 기업들과의 협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또 “특히 양국이 과감하게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만큼 기후위기, 환경문제 대응과 함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전 등 분야에서도 협력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총수들을 비롯해 한국 기업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장관, 아르샤드 라시드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부 핵심 관계자와 기업인을 포함해 20여 명이 자리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내에서 경제 규모, 영토, 인구 모두 1위인 ‘아세안의 맹주’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광물 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생산량도 세계 1위여서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45년 세계 5대 경제 대국 달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제조업 부흥 정책을 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첫 해외 투자 국가이기도 하다. 대한상의와 인니상의는 1974년 한-인니 민간경제협력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50년간 협력해 왔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은 지난 50년간의 경제 협력 성과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원전 분야에서는 한국 원전수출산업협회와 인도네시아 원자력협회가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포함한 원전 정보 교류, 인력 양성 협력 등 인도네시아 내 원전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모빌리티의 경우 한국 카카오모빌리티와 인도네시아의 주차 플랫폼 솔파킹이 현지 주차장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핵심 광물과 관련해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자재와 국내 배터리 산업계 간 공급망 구축을 위해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데 합의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석유공사, LS일렉트릭 등은 현지 발전소 친환경 전환, 그린수소,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등 친환경 에너지 및 전력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런 협약들의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한국 기업인 대표로 환영사를 한 정의선 회장은 “올해는 수교 50주년이자 한-인니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이 발효된 특별한 해”라며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전기차 생태계,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의 미래와 함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관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친환경 조성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는 7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스타트업 육성 행사 ‘슈퍼스타트 데이 2023’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슈퍼스타트 데이는 LG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매년 개최해온 행사로 올해 6회째를 맞이했다. 지금까지 26개국 260여 개 스타트업이 참가했으며 참여한 인원은 2만 명에 이른다. 올해 슈퍼스타트 데이에는 LG가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를 포함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 40곳이 참가했다. △부정 투표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지크립토’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개발한 ‘바스젠바이오’ 등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 “헝가리에 유럽 첫 전장공장”국제 모터쇼서 첫 미디어 행사 열어조주완 “또 다른 수준의 고객 경험 제공” 전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전자가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첫 출사표를 내고 유럽 첫 전기차 부품 공장을 헝가리에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신공장을 통해 유럽 전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IAA에 앞서 4일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처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국제 모터쇼에서 LG전자가 미디어 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은 이날 ‘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 굿(Life’s Good)’을 주제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 등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20년 전 전장 사업에 진출했다”며 “미래 모빌리티는 또 다른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를 마친 뒤에는 한국 기자단과 만나 “내년 ‘CES 2024’에서 알파블의 실제 적용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익사이팅한(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을 거다”라고 말했다. 최근 전장 사업 분리 가능성 제기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내부 소프트웨어 인력이라든지 디스플레이 등 전장과 합쳐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그나에 이은 추가 인수합병(M&A) 투자와 관련해선 “콘텐츠를 포함해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와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는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유럽 첫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천과 중국 난징(南京), 멕시코 라모스아리스페에 이은 네 번째 공장이다. LG마그나는 이곳에 2025년까지 연면적 2만6000㎡ 규모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구동모터를 우선적으로 생산하며 추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들을 만들게 된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동력을 발생시키고 전달하는 구동모터와 인버터, 컨버터 등으로 구성돼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담당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약 200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할 방침이다.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삼성 “車반도체 등 주력무기 공개” 삼성SDI 등 전자계열 3총사 총출동배터리-OLED 디스플레이 등 선봬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전자계열 ‘3총사’가 5∼10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글로벌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한다. 급성장하는 미래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주력 무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IAA 개막 전날인 4일 전시장인 메세뮌헨에는 주요 기업 부스들이 정리 작업 및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었다. 기업 관계자들도 분주히 움직이며 일찍이 부스를 찾은 고객사 및 글로벌 미디어들과 교류하는 모습이었다. IAA에 처음 참가하는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LPDDR5X, GDDR7 등 차 시장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의 메모리반도체 제품군을 대거 준비했다. 자체 개발한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과 차량용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오토 1H1’도 출격한다. 더못 라이언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유럽총괄 부사장은 “IAA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위한 DS부문 각 사업 영역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삼성전자의 비전은 전 세계 고객과 지역사회를 위해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차별화된 자동차 경험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전시관에서 전고체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라인업과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들을 전시한다. 삼성SDI는 BMW와 아우디 등 독일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전시회를 찾아 미래 전기차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유럽 고객사들과 미팅을 할 예정이다. 유럽 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전시장에서 열리는 ‘테크&커리어 포럼’에도 참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가 IAA 첫 참가다. 부스에선 야간에 차량 주변으로 뛰어든 검은 고양이의 모습을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로 각각 보여주는 전시를 선보인다. 어두운 배경 속 움직이는 검은 물체도 또렷이 보여줌으로써 주행용 디스플레이로서 OLED의 상품성을 강조한 것이다. ‘S자’ 형태로 구부러지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플렉스 S’나 롤러블, 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 제품도 계기판 등 차량 내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다.뮌헨=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중국 기업이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 대거 참여해 전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에도 중국 자동차 업체 40여 곳이 참여해 최신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 시장을 겨냥해 중저가 보급형 제품군에 주력해 왔던 중국이 최근 각종 유럽의 전시회에서 첨단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테크 굴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IFA는 중국 기업들의 총출동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년째 이어지는 미중 갈등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대신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중국 업체들은 올해 1296곳 참가하면서 독일(228곳), 한국(165곳)을 제치고 전체 2097곳 참여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부사장은 “사실상 올해는 ‘중국판’인 것 같다”고 말했다. ‘IAA 모빌리티 2023’ 참여 명단에도 중국 업체 40여 곳이 이름을 올렸다. 독일 이외의 해외 업체 중에서는 중국의 참여가 가장 많다. 대표적인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소유의 MG는 유럽 최초로 자사 전기차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잇달아 기술 협력을 할 정도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1일 입국해 IFA를 둘러본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이미 오랜 시간 면밀히 지켜봐 왔다. 최근엔 기술적으로도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업계는 시장 선두주자로서 향후에도 혁신 기술을 통해 트렌드세터 입지를 굳건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中 “가장 얇은 폴더블폰”… 중저가 탈피, 프리미엄 제품 쏟아내IFA서 첨단기술 제품 무더기 선봬세계 최대 163인치 프리미엄TV도美시장 진출 막히자 유럽 파고들어보급형 벗어나 삼성-LG에 도전장 “(중국) 아너의 ‘매직 V2’는 두께가 9.9mm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이죠.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5’ 두께는 13.4mm예요. 매직 V2보다 40% 더 두껍습니다.” 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 첫날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를 정조준했다. 아너는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다. 부스는 V2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한국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매직 V2의 두께가 갤럭시 Z폴드5보다 더 얇은 것은 맞지만 고객들은 사용자경험, 디스플레이, 사양 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한다”며 “두께는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견제 피해 유럽 시장 공략하는 中 올해 IFA는 중국 기업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IFA의 메인 전시관 중 하나인 ‘홈 엔터테인먼트’ 구역의 대부분을 TCL, 하이센스, 창훙 등 중국 대표 전자 기업들이 채우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기존 주력인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넘어서 차세대 혁신 기술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대거 출격시켰다.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3위 TCL은 부스 중심에 163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더 시네마 월’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전시한 140인치 제품을 뛰어넘는 크기로, 올해 IFA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마이크로 LED 제품이다. 부스 입구에는 또 다른 최신 프리미엄 기술인 퀀텀닷(QD) 미니 LED TV 제품도 전시됐다. 글로벌 4위 하이센스와 후발주자 창훙도 다양한 크기의 OLED TV를 전시하며 OLED 강자 LG전자에 도전장을 냈다. 프리미엄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TV 운영체제(OS)를 적극 도입하거나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글로벌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차별화하며 중저가 보급형 제품에 주력해 왔던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은 국내 업계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 로보락 등 혁신 기술로 무장 올해 IFA에는 중국 대형 가전 기업 외에도 현지 유통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 드론 기업 DJI,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 지역에서 온 IT 스타트업 45곳도 참여해 혁신 기술을 내보였다. 알리바바는 따로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 없이 자체 스크린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진을 전송받고 바로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를 부스 입구에 설치했다. 중국 대표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물걸레 겸용 로봇청소기의 충전소에 세 칸으로 나뉜 박스를 설치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 한 칸에 깨끗한 물만 채워주면 물걸레 청소기가 알아서 걸레를 세척하고 더러운 물은 다른 칸으로 다시 빨아올린다. 중국 1위 드론전문업체 DJI도 대형 부스를 꾸려 소음을 대폭 줄인 드론 신제품 2종과 함께 교육용 로봇 등 차세대 제품들을 선보였다. IFA 현장을 찾은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전시 현장에서 삼성이나 애플 등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며 견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엔데믹과 내수 부진을 동시에 겪고 있는 중국이 유럽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베를린=곽도영 기자 now@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한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핵심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다. 유럽 지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대란으로 몇 년 새 가스비가 폭등했고 전기료 인상까지 더해졌다.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일(현지 시간) 개막한 IFA 현장에서 독일 대표 프리미엄 가전 업체 밀레는 고효율 제품들을 따로 모아 에너지 세이빙 존을 마련했다. 주요 제품마다 에너지 최고 효율 등급인 ‘A+++’ 마크와 함께 특정 전력량으로 세탁할 수 있는 빨랫감 물량이나 세척 식기 양까지 표시했다. 최신 드럼세탁기 옆에는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보다 20% 더 효율적으로 세탁합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튀르키예 가전 기업인 베스텔도 자사 드럼세탁기 위에 ‘85% 적은 에너지, 1회당 물 34L 사용’이라 새겨진 수건을 쌓아놓으며 관심을 끌었다. 일본 샤프도 A등급보다 더 고효율인 세탁기 제품들을 푸른 숲 스크린을 배경으로 배치하고 전력 사용량을 일일이 표시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보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 제품도 등장했다. 독일의 휴대용 태양광 패키지 업체 파워니스는 서류 가방처럼 들고 다니다 언제든 펼쳐서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선보였다. 웨슬리 송 파워니스 마케팅 디렉터는 “주로 가족이나 친구 단위 캠핑이나 스포츠 등 야외 활동 수요가 많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튀르키예 지진 등 사고로 전력이 끊긴 지역이 많은 국가에서도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전력 효율 표기에 동참하는 한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혁신 기술들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현지 전력회사와 협력해 가정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오토 DR’ 기능을 선보였다. 전력 공급 업체가 전기 사용량이 많은 피크 시간을 예상해 미리 알려주면 사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스마트싱스 앱에서 자동으로 인공지능(AI) 절약 모드로 전환한다. 조명이나 스마트플러그를 제어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로 자가 발전해 얻은 에너지를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하고 이를 가정용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모듈형 주택 ‘스마트 코티지’로 유럽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친환경 넷제로를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고효율 콤팩트 제품들과 스마트홈 제어 플랫폼 ‘씽큐’가 한데 적용됐다. 지정학적 이슈와 기후변화가 겹치며 유럽 시장의 에너지 우려는 앞으로도 가전업계의 현지 진출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개막식에서 ‘복합 위기 시대의 지속가능성’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은 레베카 슈타인하게 밀레 지속가능성 총괄은 “밀레니엄 이래 사회·경제적 혼란의 배경엔 기후 위기가 있다”며 “기업이 직면한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가능성을 향한 완전히 새로운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베를린=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상위 1% 프리미엄 시장 위주로 공략해 왔던 유럽 시장을 이제 볼륨 존(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대중 시장)으로 확대하겠다.”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23’ 현장 간담회에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유럽 시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류 사장은 “그간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 방정식을 체득했고, 수년 내 유럽 본고장에서 일류가 돼보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유럽은 글로벌 가전 1위 기업인 LG전자에도 쉽지 않은 시장이다. 밀레, 지멘스 등 쟁쟁한 로컬 기업들이 꽉 쥐고 있는 시장인 데다 북미나 한국과 문화적으로 다른 측면이 많아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600억 달러(약 79조2900억 원)에 이르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유럽 시장이 250억 달러를 차지할 만큼 프리미엄 시장에선 비중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LG전자는 현지에 최적화한 신제품을 무기로 보다 대중적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친환경, 에너지 효율 분야다. 이번 IFA에서도 친환경 냉난방 장치 히트펌프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류 사장은 “히트펌프의 핵심은 컴프레서와 인버터 기술이다. 많은 경쟁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LG전자가 먼저 기술적인 우위를 갖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에너지 기반의 모듈형 주택인 ‘스마트 코티지’도 현지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류 사장은 “한국에선 세컨드 하우스로 주목받았지만 유럽에선 아예 메인 주택으로도 고려가 되는 것 같다”며 “늘고 있는 소형 주택 수요에 맞춰 고객 관점에서 좀 더 고급스럽고 안락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FA에서 가장 눈여겨봤던 제품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밀레의 첫 의류관리기 제품 ‘에어리움’을 꼽았다. LG전자의 대표 제품인 ‘스타일러’와 같이 스팀으로 옷의 주름과 구김을 펴고 소독해주는 기기다. 류 사장은 “프리미엄 가전을 지향하는 기업인 밀레가 드디어 의류관리기 제품을 내놨다는 건 그만큼 우리의 스타일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베를린=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독일 전역의 가정에서 쏟아지는 전자제품 쓰레기를 합쳐서 만든 로봇입니다.”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의 ‘지속가능성 마을’ 전시관 초입에는 높이 3m가량의 거대한 고철 로봇이 서 있었다. 부서진 TV와 버튼이 빠진 키보드, 고장 난 드럼세탁기 등 온갖 전자 폐기물이 로봇의 몸과 사지를 이루고 있었다. 독일 현지 보험업체인 베어트가란티(Wertgarantie)의 모리스 욀러 매니저는 “1분간 약 376톤(t)의 고철 쓰레기가 독일에서 나온다. 우린 지속 가능한 전자제품 소비를 위해 고장 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대한 수리 보상 보험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거대한 고철 로봇·벼 껍질로 만든 냉장고 필터올해 IFA의 최대 화두이자 꽃은 ‘지속가능성’이다. IFA를 주관하는 독일가전통신전자협회(GFU)는 홈 가전, 게이밍, 통신 등 대주제로 분류한 13개의 전시관 중 한 곳을 지속가능성 마을로 꾸몄다. 총 18개의 업체가 이 전시관에 입점했다. 나머지 2000여 개 참여기업 부스들도 모두 지속가능성을 대주제로 관통하고 있다.IT·가전업계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한 방편은 재활용 소재다. 튀르키예 가전업체 베스텔가 선보인 냉장고에는 버려진 오렌지 껍질과 벼 껍질로 만든 필터가 설치됐다. 세탁기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부스에 있던 직원은 “냉장고 안 달걀 트레이조차 올리브 씨앗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다. 모두 땅에서 바로 분해가 가능하다”며 친환경성을 강조했다.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전시를 중점적으로 선보였다.삼성전자의 단독 전시공간 ‘시티 큐브 베를린’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현지 어린이들로 북적였다. 각자 원하는 ‘재료 코인’을 체험 키트에 투입한 뒤 이것이 분쇄돼 소재로 바뀌어 나오는 과정을 놀이처럼 즐기고 있었다. LG전자는 관람객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나무를 모형 산에 심고, 도심·사막·주거지 중 하나를 선택해 관람객이 LG의 식재 활동에 간접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올해 참가업체들이 앞다퉈 에너지 효율을 핵심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는 점도 눈에 띄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대란으로 몇 년 새 가스비가 폭등했고 그에 따라 전기료도 크게 오른 상황이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사이트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말 독일 주택용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주요 제품마다 에너지 최고 효율 등급인 ‘A+++’ 마크와 함께 특정 전력량으로 세탁할 수 있는 빨랫감 물량이나 세척 식기 양까지 표시했다. 베스텔은 자사 드럼세탁기 위에 ‘85% 적은 에너지, 1회당 물 34리터(L) 사용’이라 새겨진 수건을 쌓아놓아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유럽 에너지 규격 최고 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이 40% 이상 적은 세탁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LG전자도 에너지 효율 등급 A+++로 시장 제품 중 가장 효율이 높은 건조기와 고효율 세탁기 등을 선보였다.이날 ‘복합 위기 시대의 지속가능성’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은 레베카 슈타인헤지 밀레 지속가능성 총괄은 “밀레니엄 이래 사회·경제적 혼란의 배경엔 기후 위기가 있다”며 “기업이 직면한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가능성을 향한 완전히 새로운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더 똑똑하게, 더 섬세하게… 이색 가전 향연올해 IFA에서는 미래 인류 가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혁신 기술들도 대거 등장했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선 고소한 빵 냄새와 조리대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퍼져 나왔다. 셰프복을 입은 부스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식생활 비중이 커지면서 주요 가전업체들은 ‘스마트 키친’ 경쟁에 뛰어들었다.삼성전자 단독 전시장 ‘시티 큐브 베를린’에 전시된 스마트오븐 제품 안에 직원이 크루아상 생지를 넣자 내부의 인공지능(AI) 비주얼 센서가 작동했다. 이윽고 상부 미니 스크린에 크루아상 조리를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떴다. 현장 직원은 “오븐이 알아서 재료를 인식해 조리법을 안내할 뿐만 아니라, 아래 위 칸에 각각 다른 조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해 시간과 에너지 소모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LG전자와 밀레는 이번 전시에서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처음 선보였다. 각각의 인덕션 사이에 빌트인 후드를 배치해 청소 편의와 디자인을 확보한 제품이다. 샤프와 베스텔은 칸마다 각기 다른 온도와 시간으로 설정해 서너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오븐으로 아예 즉석 요리 쇼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생활 속 소소한 불편을 해결해 준 섬세한 가전들도 돋보였다.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물걸레 겸용 로봇청소기 충전소에 세 칸으로 나뉜 박스를 설치했다. 한 칸에 깨끗한 물만 채워주면 물걸레 청소기가 알아서 걸레를 세척하고 더러운 물은 다른 칸으로 다시 빨아올린다. 나머지 한 칸은 청소기 필터 먼지를 빨아들이는 먼지 박스로, 최장 7주까지 비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독일 휴대용 태양광 패키지 업체 파워니스는 서류 가방처럼 들고 다니다 언제든 펼쳐서 충전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를 선보였다. 웨슬리 송 파워니스 마케팅 디렉터는 “주로 가족이나 친구 단위 캠핑이나 스포츠 등 야외 활동 수요가 많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터키 지진 등 사고로 전력이 끊긴 지역이 많은 국가에서도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전시관인 ‘IFA 넥스트’관에는 한국에서 온 스타트업들도 대거 자리를 차지했다. 고양이가 먹이를 먹는 동안 인바디를 체크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김대용 리틀캣 대표(CEO)는 “반려동물 체수분 측정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료 등 관련 제품 추천도 할 수 있다. 실제 해외 반려동물 사료 업체들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총 방문객 18만여 명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IFA는 이날부터 5일까지 메세베를린에서 개최된다. 이색적인 제품과 혁신 기술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2000여 곳 참가업체들의 지향점은 ‘지속 가능한 미래’에 닿아 있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