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뛰어난 시스템은 결국 훌륭한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은 “기보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선발하고 그들의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보에는 현재 기계·정보통신·전기전자 등을 전공한 박사급 직원 170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직원 1100여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0명이 기술평가 자격증을 지닌 전문 인력이다. 김 이사장은 “기보의 우수한 기술평가시스템과 평가조직은 유무형의 ‘집단지성’이 녹아든 결정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2014년 1월 취임한 이후 기보의 조직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보증 이외에 컨설팅, 기업인증 등을 담당하는 창업성장부를 확대 개편했다. 김 이사장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를 완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은행이 비금융 자회사 가운데 46개를 올해 안에 매각하기로 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출자회사관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비금융 자회사에 대한 매각 목표치를 116개에서 132개로 늘려 잡았다. 이 가운데 쌍용양회 넥솔론 등 이미 공개매각 절차가 진행된 자회사를 포함해 46개를 올해 안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산은은 6월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들 회사에 대한 투자설명회(IR)를 열 예정이다. 개별 매각을 원칙으로 하지만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여러 업체를 묶어서 한꺼번에 넘기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이와 별도로 산은이 출자 전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우건설 등에 대한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산은 관계자는 “비금융 자회사를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한 뒤 산업 구조조정이나 신성장동력 육성 등에 산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중견 터치스크린 제조업체 디지텍시스템스의 금융감독원 감리를 무마해 주겠다며 33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전 금감원 부국장 강모 씨(58)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퇴임한 강 씨는 2012년 7월 9300만 원 상당의 디지텍시스템스 주식을 매입했다. 그런데 2013년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 가치는 6000만 원 정도로 떨어져 3300여 만 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그해 7월 강 씨는 이 업체 회장에게 “금감원 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손실 보전 명목으로 최초 주식 매입 자금 9300여 만 원을 요구해 받았다. 보유했던 주식은 실물로 업체 회장에게 건네 결과적으로 3300만 원을 받아 챙긴 셈이 됐다. 검찰은 또 이 회사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도록 돕고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KDB산업은행 팀장 이모 씨(50)를 구속 기소하고 국민은행 전 지점장 이모 씨(60)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로비해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로 금융브로커 최모 씨(52)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곽모 씨(41) 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달아난 이모 씨(71) 등 2명은 기소 중지했다. 2012년 2월 이 회사를 인수한 기업 사냥꾼들은 거액의 대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1인당 2억2200만∼4억5000만 원을 주고 최모 씨 등 은행별 맞춤형 금융 브로커를 고용했다. 이들은 2012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 산업은행 팀장 이 씨는 2000만 원, 국민은행 전 지점장 이 씨는 3000만 원을 금융 브로커들에게서 받고 대출을 도왔다. 하지만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해 1월 상장 폐지돼 거액의 대출은 회수하기가 어려워졌다. 디지텍시스템스가 대출받은 약 1100억 원 중 산업은행 218억 원, 수출입은행 220억 원, 무역보험공사 50억 원, 국민은행 269억 원, 농협 57억 원, BS저축은행 41억 원 등 총 855억 원이 부실 채권으로 상각 처리됐다.전주영 aimhigh@donga.com·김철중 기자}
1980년대 초 국내에서 콘도미니엄 산업을 일으켰던 김철호 옛 명성그룹 회장(78·사진)이 산은캐피탈 인수전에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투자업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의 아들 경국 씨가 대표로 있는 관광시설 운영업체 ‘태양의 도시’가 지난달 24일 진행된 산은캐피탈 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협상대상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선정됐다. 김 회장은 1981년 국내 최초로 콘도미니엄 분양을 시작한 인물로 당시 명성그룹을 레저 관광 건설 무역 전자 식품 등 계열사 20여 개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1983년 검찰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구속하면서 명성그룹도 해체됐다. 김 회장이 세웠던 명성콘도는 한화그룹으로 넘어가 지금의 한화콘도로 재탄생했다. 1993년 3월 특별 사면으로 풀려난 김 회장은 이듬해에 강원 태백산 일대의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 계획인 ‘스노 마운틴 월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재기에 나섰다. 1999년에는 대한생명 인수전에 참여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리조트 조성 사업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김 회장은 이후에도 2012년 개최된 여수해양박람회에 맞춰 해상호텔 건설을 추진했고, 2014년에는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 인수전에도 참여하며 끊임없이 재기를 노려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산은캐피탈 쇼트리스트에는 김 회장을 비롯해 SK증권 주도의 프라이빗에쿼티(PE)와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칼라일이 뽑혔다. 산업은행은 이 3개 업체가 산은캐피탈에 대한 예비 실사를 진행하도록 한 뒤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에 나설 예정이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OK저축은행은 프로배구단의 우승을 기념해 지난달 28일 최대 연 2.3%의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특판 정기예금을 내놨다. 예금으로 2%가 넘는 금리를 제공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 첫날부터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결국 특판 상품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한도 1000억 원이 다 팔렸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대에 머무르는 등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자 우대금리나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특판’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각 금융회사 역시 지난해 계좌이동제 도입과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등으로 업권 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다양한 종류의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특판 상품은 각 금융회사가 한도 금액이나 가입 기간을 정해 놓고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금리나 부가서비스 혜택을 놓치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팀의 2015∼2016시즌 통합우승을 기념해 특판 정기예금인 ‘우리한새 V8 정기예금’을 지난달 말부터 1조 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가입 기간은 1년이며 최저 100만 원 이상 납입하는 조건으로 연 1.8%의 기본 금리가 주어진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하는 일반 정기예금(연 1.45%)에 비해 금리가 0.35%포인트 더 높다. △3000만 원 이상 가입자 △우리은행과 첫 거래 고객 △로열 이상 거래등급 △위비뱅크 가입자 등의 조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충족하면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얹어준다. 최근 치열한 ISA 유치 경쟁에서도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특판 상품을 내건 금융회사들이 많다. SC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ISA 가입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선착순으로 총 100억 원 한도로 판매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처음 SC은행과 거래를 시작한 고객이 ISA 계좌를 개설하고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연 2%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우대금리가 주어지는 정기예금의 가입 한도는 ISA 가입 금액까지다. 특히 우대금리를 받은 고객 가운데 매달 10명을 추첨해 정기예금 가입 금액의 6%를 포인트로 돌려줄 예정이다. 황재훈 SC은행 신탁부 상무는 “당첨된 고객은 연 8%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혜택을 누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주로 고금리의 RP 특판 상품을 통해 ISA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키움증권은 ISA 고객을 대상으로 연 7%짜리 RP(만기 1년)를 내놨다. 대우증권 역시 6월 30일까지 ISA나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가입하거나 개인연금을 다른 회사에서 대우증권으로 이전한 고객에게 연 3.5%의 RP(만기 3개월)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융회사들이 새롭게 내놓은 상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기관투자가 위주로 거래해 왔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지난달 말부터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1년 만기 기준으로 최고 연 1.85% 금리가 주어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금채는 예금자보호법으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품이지만 채권의 신용등급이 AAA 수준으로 안정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은행이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 신(新)성장산업 분야에 총 19조 원을 투입한다. 산은은 창립 62주년을 맞아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정책금융 강화방안’을 3일 발표했다. 산은은 올해 서비스산업을 포함한 신성장산업 육성에 총 19조 원을 지원한다. 산은은 지원 대상 업종과 기업을 효과적으로 선정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과 함께 ‘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가칭)를 설치할 방침이다. 또 ‘업종별 신성장 평가모형’을 마련해 제조업 등 일부 분야에 지원 자금이 치우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또 최근의 경제·금융 환경에 맞춰 상품 체계를 개편했다. 중복되는 분야를 통합해 기존 12개였던 주요 여신상품을 7개로 줄였고 ‘창조경제 전략부문 특별자금’을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과잉 설비를 해소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약 2조5000억 원을 지원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을 위한 2000억 원 규모의 지원 자금도 신설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인프라·플랜트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돕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규모는 올해 17억 달러(약 1조9550억 원)로 지난해(12억3000만 달러)에 비해 38% 늘려 잡았다. 산은 관계자는 “최근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에 대해서는 현지에 주재원을 파견하는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정책금융 강화 방안과 함께 산은 내부의 개혁을 위한 ‘KDB 혁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일 열린 창립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산은이 다시 한번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왜 수학자가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당당한 얼굴로 ‘ 어느 수학자의 변명’에 적힌 G H 하디의 정의를 들이밀 것이었다. “화가나 시인과 마찬가지로 수학자 역시 패턴의 창조자이다” 라고… 》-애니그마(로버트 해리스·알에이치코리아·2015년)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AI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왔다. 최근의 AI 기술은 컴퓨터가 데이터의 의미를 찾아가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스스로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까지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현대의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무수한 숫자의 행렬 속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아내려는 수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학자들 역시 그들 중 일부이다. 천재 수학자이자 최고 암호 해독가로 등장하는 주인공 토머스 제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영국군에서 활약한다. 제리코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저자가 서술한 독일군의 암호 체계 ‘에니그마’나 제리코가 일했던 블레츨리파크 등은 역사적 사실이다. 저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스파이의 시대가 지났고 커튼이 쳐진 침대차에서의 은밀한 만남은 전설이 됐다”고 언급했다. 대신 수학자들과 기계를 다룰 엔지니어와 하루 5000개의 비밀 메시지를 다룰 1만5000명의 문서 정리원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2차대전 당시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암호 해독을 위해 해독 기계 ‘봄베’를 만들었고, 이는 영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승리하는 데 그 어떤 스파이보다도 더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자 ‘AI가 인간을 무너뜨렸고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AI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9단을 무너뜨린 것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를 포함한 구글의 엔지니어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또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현대의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인 1950년에 이미 ‘기계의 사고 능력’을 판별하는 테스트를 제안했던 앨런 튜링, 즉 인간의 승리이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현대캐피탈의 슬로건은 ‘원 글로벌 컴퍼니(One Global Company)’다. 현대캐피탈은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전 세계 9곳에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2013년 7월 출범한 ‘현대캐피탈 영국(HCUK)’은 자산 2조 원을 돌파했으며 같은 해 9월 설립한 ‘현대캐피탈 중국(Hyundai Capital China)’도 중국 자동차 금융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3조2000억 원에 이르는 금융자산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 유럽을 기반으로 할부금융업을 하는 ‘현대캐피탈 유럽’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해외 사업 관련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 1실 2팀 구조였던 해외사업실을 해외전략실, 해외HR실, 해외경영관리실, 해외리스크관리실로 구성된 해외사업본부(4실 8팀)로 늘렸다.‘자동차 금융’은 국내에서 물론 해외에서도 현대캐피탈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캐피탈 측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자동차를 살 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자동차금융의 경쟁력이 자동차의 품질이나 서비스 못지않게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진출에서 ‘기업문화’를 강조한다. 해외 사업의 성공에서 비즈니스 모델이나 재무 등 사업적 요소가 아니라 해외 인력들과 국내 직원들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는 게 현대캐피탈 측의 설명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기업에 맞는 혁신적이고 선진화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각 글로벌 거점에 주재원 파견을 최소화하고,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을 중심으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의 경우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은 1700명이 넘는 반면에 주재원은 5명에 불과하다. 또 2010년부터 한국과 해외 법인의 임직원들이 교환 근무를 하는 ‘글로벌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자격 조건을 갖춘 직원들이 해외법인 중 원하는 곳을 직접 선택해 이직할 수 있는 ‘글로벌 커리어마켓’도 지난해 도입했다. 김철중기자 tnf@donga.com}
AIA생명은 1987년 한국에 진출해 올해로 30년째 한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 AIA생명은 마스터플랜(대면 채널), 방카쉬랑스, 다이렉트, 하이브리드, 단체영업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폭넓은 영업을 하고 있다.AIA생명의 강점은 글로벌 보험업계의 선두 주자인 모그룹의 역량이다. AIA그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다국적 생명보험사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설립된 이래 100년 가까이 아시아 시장에서 선도적인 종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AIA그룹은 전 세계에서 보험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아태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AIA생명 관계자는 “AIA그룹은 한국 홍콩 태국 등 아태지역 18개 지사 및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900만 명 이상의 개인 고객과 1600만 명 이상의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AIA그룹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2015년 9월 30일 블룸버그 발표 기준)인 생명보험사다. 2010년 10월에는 홍콩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라는 기록을 남기며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이는 전 세계 보험사 역사상 최대 규모이기도 했다.AIA생명은 AIA그룹이 아태지역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로 ‘대면 채널’의 뛰어난 역량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2010년 ‘프리미어 에이전시(Premier Agency)’ 전략을 내놓고 설계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3년에는 보험 및 금융서비스 업계 내 인재 양성 전문 기관인 ‘GAMA 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AIA생명 측은 “소속 설계사들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는 동시에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기준 AIA그룹 소속 설계사들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최고의 ‘명예의 전당’으로 통하는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협회에 총 3752명이 등록돼 글로벌 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동부화재는 1974년 괌 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다.동부화재는 미국 내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괌에서는 지역 손보사 중 외형 성장률 1위, 수익성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현지인에게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보험시장인 데다 외국 보험사에 대한 차별과 규제가 많지 않아 해외 영업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게 동부화재 측 설명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현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내놓고, 한국적인 대리점 관리 방식을 접목해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는 현지 파트너와의 합자 형태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2011년 5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 보험 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동부화재는 약 4년간의 준비 끝에 2015년 1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의 점유율 5위인 PTI의 지분 37.3%를 취득해 최대주주 자격을 확보했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베트남 보험시장에서의 현지 사업 기반을 마련한 동부화재는 베트남뿐 아니라 인도차이나 반도 전체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2011년 2월 지분 투자를 통해 청도합자중개법인을 설립했다. 또 2013년 4월 중국 서부 지역 최초의 보험사인 안청사의 지분 15%를 인수했다. 3대 주주가 된 동부화재는 안청사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의 공동 경영을 통해 향후 중국 시장에 독립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게 동부화재의 목표다. 이 밖에도 동부화재는 지난해 5월 미얀마 현지에 주재 사무소를 여는 등 진출 국가를 다양화하고 있다. 동부화재 측은 “동부캐피탈을 활용해 현지 영업채널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기자 tnf@donga.com}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의 합성어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가장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룹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EB하나은행이 해외 진출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는 수십 개 지점을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인도 첸나이 지점, 멕시코 멕시코시티 사무소 등을 추가로 개설했다. 이어 작년 5월에는 2011년부터 시작된 베트남 정부의 은행산업 구조조정으로 외국계 은행 지점 개설이 막힌 지 4년 만에 국내외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호찌민에 지점을 냈다. 미얀마에서는 국내 은행 최초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하나은행은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수익 가운데 글로벌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멕시코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동유럽 국가인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 네트워크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은행이 진출한 지역은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도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중화, 미주, 동남아, 유럽 등 권역별로 하나금융만의 특화된 금융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비은행 금융업 시장을 확대해 이미 진출해 있는 은행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해외의 다른 금융그룹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과 양 그룹 간의 업무 협력을 확대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양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협력 분야 이외에 프로젝트금융 및 부동산금융, 투자자문, 핀테크 및 기술금융 등에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제휴 확대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로의 금융 노하우를 공유해 한일 양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금융 부문에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성공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은행은 국내 산업계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한국계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해외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산은의 개발금융 노하우를 적용할 수 있는 저개발 지역과 인프라 재건·자원 개발 등 대규모의 국가 전략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 등을 영업점 진출 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산은은 2010년 이후 9개의 해외점포(지점·사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 수요가 많은 중국 칭다오에 지점을 열었다. 또 세계 2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 사무소를 설립했다. 점포 개설 이외에도 지난해 칠레, 독일, 싱가포르의 금융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실제 국제 금융시장에서 산은의 경쟁력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디케이트론(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된 조건으로 융자해주는 대출) 주선 실적에서 산은이 최근 5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국제무대에서 높은 신용도와 업무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외국계 은행과 신디케이트론 주간사회사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해외 점포는 주로 기업 대출, 유가증권 투자, PF, 선박·항공기 금융 등 도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은 홍콩법인은 인수합병(M&A) 자문, 신디케이트 주간사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해 연간 800만 달러의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에서 현지의 투자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 영업 위주의 국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마찰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산은은 향후 해외 진출과 관련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홍콩, 싱가포르, 영국 런던 등 3개 지역을 거점 점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은 올해 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신규 진출 지역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최근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역시 한국계 기업의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주재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산은 측은 “최근 5년간 해외 점포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억 달러 수준이다. 정책금융 기관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통한 재원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KEB하나은행은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기존의 현지화 전략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과거 외환은행이 갖고 있던 해외 네트워크도 활용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은행을 인수해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PT Bank KEB Hana Indonesia)’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의 우량 기업과 개인 고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덕분에 현재 총 47개의 지점을 개설하는 등 한국계 은행 중 최고의 영업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한국의 발달된 금융서비스를 인도네시아 시장에 접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억5000만 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인구의 66%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10명 중 8명은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분야를 집중 공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도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 30개 지점(분점 포함)을 거느리고 있다. 현지화를 위해 은행 전 직원의 95.8%를 중국인으로 채웠다. 또 현지법인 설립 시점부터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이사회 의장과 상임 부행장을 중국 현지인으로 뽑았다. 특히 이사회 의장은 중국에서 가장 큰 보험회사인 중국인수보험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전문가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캐나다 현지법인인 ‘KEB Hana Bank Canada’도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현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히 ‘1Q 뱅킹’으로 불리는 ‘리모트 뱅킹’(원격 은행) 시스템을 도입해 현지 개인 고객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핀테크(FinTech)’를 해외 진출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인 ‘1Q Transfer’가 대표적이다.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간단하게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수수료 역시 일반 은행을 이용할 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하나은행 측은 “1Q Transfer는 필리핀을 대상으로 첫 서비스를 내놨지만 앞으로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캐나다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런 획기적인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면 현지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산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다. 철강업계가 첫 번째 타깃이다. 정부가 8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시행을 앞두고 구조조정 1순위로 철강업계를 꼽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광주에서 열린 산업단지 수출카라반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샷법에 따른 구조조정을) 1차적으로 철강업종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업계와의 얘기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철강산업은 그동안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철강산업을 시작으로 조선,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업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7월 나와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철강업계에서 일종의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 중”이라며 “보고서를 만드는 데 3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7월이면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안은 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결과에 대해 수긍할 수 있도록 외부의 공신력 있는 업체가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맥킨지나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같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거론된다. 일본은 이미 산업경쟁력법에 따라 2014년부터 철강, 석유화학, 판유리 업종에서 업종별 수급 전망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어 경제산업성에서 공표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철근 등 철강제품별 글로벌 수급 전망과 이에 따른 적정 설비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이 주주, 채권단 등과 협의해 설비를 감축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민간 주도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철강산업 세계적 공급과잉 철강업종의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력 악화로 이미 중국,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대규모 장치를 설치해 생산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철강산업은 시장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세계 철강 생산량은 16억2000만 t으로 수요 15억1100만 t보다 1억900만 t이 초과한 상황이다. 세계 생산능력이 23억3000만 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동률은 69.5%에 그친다. 올해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된 데다 저유가로 인해 철강업계의 주요 수요 산업인 조선, 건설이 모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 국내 철강제품 수요가 5580만 t으로 지난해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강관업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하이스틸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유정용 강관은 대부분이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셰일가스 개발 열풍으로 국내 업체들의 강관 수출이 증가하자 현지 업체들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잇달아 반덤핑 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캐나다에 강관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8.8∼37.4%,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9.89∼15.75%의 관세를 부과당했다. 지난해 주택 분양 증가세가 올해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에는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7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2% 급증하며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순손실을 낸 포스코는 올해 35개, 내년 22개 계열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한 동국제강은 경북 포항 후판2공장과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 매각을 추진하며 재무구조를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 암초 여전해 원샷법으로 판은 만들어졌지만 철강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동부제철만 해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10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동부제철은 계속된 경영 악화로 지난해 10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동부제철 매각에 착수했다. 하지만 올해 1월 29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일까지 신청자가 전혀 없어 매각이 불발됐다. 중국 등 외국에 내다파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중국이나 일본 철강업체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1월 매각 추진 때도 일부 외국계 펀드 외에는 동부제철에 관심을 갖는 곳이 없었다”며 “글로벌 철강업계의 불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강유현·김철중 기자}
《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AI)이 발전할수록 사람에게는 학력, 자격증 같은 스펙보다는 오히려 소통능력, 리더십 등 인간성이 중요해질 겁니다.”(함영주 KEB하나은행장)“미래를 짊어질 우리 대학생들에게 신체·정신적 건강(Physical & Mental Healthiness)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금융·재무적 건강(Financial Healthiness)도 매우 중요합니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찾아가는 청년드림 금융캠프’. 캠퍼스 강단에 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청년들에게 ‘냉철한 금융 마인드’와 ‘따뜻한 인성’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채널A, 금융투자협회, 한국장학재단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금융권의 명사(名士)들과 재무 전문가들이 국내 주요 대학을 찾아가 청년 대학생들에게 금융지식과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진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첫 번째 행사에는 함영주 행장과 황영기 회장이 청년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함 행장은 미래의 금융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인성(人性)’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신용”이라며 “따라서 은행업 종사자에게는 특별한 능력이나 화려한 스펙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업권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결국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형성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함 행장은 국내 은행권에서 정평이 나 있는 ‘영업통’이다. 상고를 졸업하고 말단 은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인맥’이라고 꼽은 함 행장은 “좋은 인맥이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한 얘기를 좋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로 자조(自嘲)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꿈과 도전을 강조했다. 함 행장도 “내 별명은 ‘촌놈’이지만 겸손, 배려, 존중 3가지 키워드로 은행장 자리까지 올라왔다”면서 “여러분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 ‘투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국내 청년들의 금융지식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도 돈을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식을 건전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투기 수단으로 여기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핀테크의 발전에 따라 은행 중심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온다면 그 형태는 자산관리 분야일 것”이라며 “자산관리는 장소와 설비에 구애받지 않을뿐더러 아이디어와 투자 분석처럼 ‘소프트웨어적’ 강점이 있는 한국이 앞서갈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강당에 모인 학생 200여 명은 두 명사의 강의에 내내 귀를 기울였다. 특히 케냐에서 온 조지 은다비 씨(24)는 강연을 마치고 빠져나가는 황 회장을 붙잡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기도 했다. 2년 전 한국에 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 시험을 통과하는 법은 잘 알지만 ‘인생’이라는 시험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부족한 것 같다”며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장학재단에서 나온 강사들은 대학생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실전 금융지식’을 들려줬다. ‘금융사기 예방과 신용관리’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 경종성 금감원 부국장은 “금융은 삶의 편의를 높여주고 자산 증식의 기회를 준다”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투자나 대출을 할 경우 채무불이행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 부국장은 최근 대학생을 노린 금융사기에 대해서도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실제 금감원이 집계한 20대의 금융 민원이 2012년 3667건에서 지난해 6103건으로 약 1.7배로 증가했다. 그는 “금융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개인정보 관리가 첫 번째 과제”라며 “은행들이 제공하는 신입금계좌지정서비스(안심통장서비스)나 경찰이 개발한 ‘파밍캅’ 등을 이용하면 금융사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젊은 시절부터 소액이라도 연체하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등 자신의 신용정보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찬 장학재단 대외협력팀장은 “많은 대학생들이 장학재단이 마련한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장학재단은 학자금 대출 외에도 장학금(복지, 성적우수, 복합) 지급, 사회지도층의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안 팀장은 “대학생들이 매 학기를 앞두고 수강 신청을 하듯이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들러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챙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tnf@donga.com·이건혁 기자}
‘하지 말입니다’라는 군대 말투를 유행시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리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과 ‘국제시장’은 시청자나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다는 사실 말고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국내 국책은행들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국책은행들이 지원한 문화콘텐츠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금융회사들이 ‘한류(韓流)’의 숨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저성장 시대에 대응해 문화콘텐츠 분야를 새로운 투자처로 삼기 위해 별도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과거 실적보다는 미래를 보는 투자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말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든 제작사 ‘NEW’에 30억 원을 지원했다. 총 제작비 130억 원 가운데 23%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특히 100% 사전 제작으로 진행된 드라마이다 보니 자금을 미리 조달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수출입은행이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준 덕분에 후반부 제작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후문이다. 금융회사가 투자를 결정하는 데는 작품과 시나리오, 출연배우가 1차적인 고려 요소이지만 작품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중요한 심사 기준이다. ‘태양의 후예’ 역시 대출 승인 전에 이미 중국과 판권 계약을 맺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은 서비스산업금융부의 서수진 팀장은 “제작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해외 판권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일드라마보다는 한류 스타가 캐스팅되는 미니시리즈나 특별드라마가 지원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수은 측은 ‘태양의 후예’가 군인을 세련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연출했기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등에서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는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중국 인터넷 시청 건수가 10억 회를 넘었다”며 군 관련 영화를 제작하는 업체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극찬했다. 제팡군보는 또 “‘태양의 후예’가 한국군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국가 의지도 잘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2013년 7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한 기업은행도 영화업계에서는 정평이 나 있는 투자자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가운데 ‘베테랑’은 지난해 개봉 이후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24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성희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팀장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14명의 팀원 전체가 읽어본 뒤 작품성부터 출연배우의 인지도, 감독의 과거 작품 등에 대해 난상토론을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담당 부서에서 지원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투자나 대출이 진행되려면 여신 심사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제작사가 한 작품을 준비하는 데 몇 년씩 걸리다 보니 막상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경영실적들은 좋지 않아 심사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정 팀장은 “매출이나 이익 등 과거 기록으로만 회사를 평가하는 기존 여신 시스템에서는 문화콘텐츠를 지원하기 어렵다”면서 “작품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도 마중물 펀드로 문화콘텐츠 분야 지원 은행들은 문화콘텐츠 투자를 위해 이 분야의 외부 전문가도 적극 수혈하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공개채용을 통해 영화 제작자 출신인 정재승 부부장을 영입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등의 제작 총괄을 맡은 바 있는 정 부부장은 영화 제작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 작품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콘텐츠진흥원이나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던 전문인력들을 배치해 투자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달부터 시행된 증권형(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문화콘텐츠 분야를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콘텐츠 기업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설 경우 기업은행이 전체 모금 목표액 중 10% 정도를 마중물 펀드(100억 원 규모)에서 떼어내 투자하는 방식이다. 21일 IBK투자증권을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마중물 펀드의 첫 번째 지원 사례로 검토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다음 달부터 고가(高價)의 수입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손해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에게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량 대신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국산차를 렌트해 줘도 된다. 또 단독 사고의 경우 미수선수리비(실제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수리비를 현금으로 주는 것) 제도는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21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내놓은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개정된 표준약관에 따르면 렌터카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가 차량으로 변경했다.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운전자가 대신 이용할 렌터카를 빌리려고 할 때 같은 차종이 아닌 배기량이나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빌려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BMW 520d 차량이 사고가 났다면 배기량이 비슷한 쏘나타, 뉴SM5, K5 등의 차량 가운데 렌트비가 가장 싼 차량을 제공하면 된다. 이 경우 하루 렌트비가 30만 원 수준에서 10만 원 내외로 낮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 사고로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과 이에 따른 보험 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렌트 차량 제공과 관련해 모호했던 기준들을 재정비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렌터카 업체만을 이용해야 하며, 등록하지 않은 업체를 이용했을 경우 업계의 평균 렌트 요금의 30%만 지급받게 된다. 또 렌트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을 자동차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기는 시점으로 명시해 차량 수리를 맡기지도 않은 채 렌터카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동안 보험금을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 보험사기에 악용됐던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단독 사고나 가해자가 불분명한 사고에 따른 자기차량 손해는 실제 차량을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비를 지급한다. 다만 사고 상대방이 있는 대물배상이나 쌍방과실인 경우에는 기존처럼 미수선수리비를 선택할 수 있다. 개정된 약관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는 내년에 보험을 갱신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표준약관에 따라 렌트비나 미수선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렌트비 지급 방식을 개선하고 고가의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일반 운전자들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사고에도 무조건 차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차 범퍼처럼 운전자의 안전과 무관한 부품들을 추려 가벼운 긁힘 등의 경미한 손상에 대해서는 부품 교체 대신 복원 수리비만 지급하는 방안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070’ 번호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어 대출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와 ‘햇살론’ 등의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고 하는 경우는 대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려는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햇살론처럼 정부가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출 상품의 경우 먼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 밖에도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며 다른 대출을 먼저 받으라고 요구하거나, 대출을 위해 먼저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경우는 대부분 금융사기”라며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070’ 번호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어 대출사기를 범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와 ‘햇살론’ 등의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고 하는 경우는 대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려는 보이스피싱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햇살론처럼 정부가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만든 대출 상품의 경우 먼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며 다른 대출을 먼저 받으라고 요구하거나, 대출을 위해 먼저 수수료를 내라고 하는 경우는 대부분 금융사기”라며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철중기자 tnf@donga.com}
다음달부터 고가(高價)의 수입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손해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에게 사고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량 대신 배기량과 연식이 유사한 국산차를 렌트해줘도 된다. 또 단독사고의 경우 미수선수리비(실제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수리비를 현금으로 주는 것) 제도는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21일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내놓은 ‘고가차량 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다. 개정된 표준약관에 따르면 렌트카 지급 기준을 ‘동종’ 차량에서 ‘동급’의 최저가 차량으로 변경했다. 차량을 수리하는 기간 동안 운전자가 대신 이용할 렌트카를 빌리려고 할 때 같은 차종이 아닌 배기량이나 연식이 유사한 차량을 빌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BMW 520d 차량이 사고가 났다면 배기량이 비슷한 쏘나타, 뉴 SM5, K5 등의 차량 가운데 렌트비가 가장 싼 차량을 제공하면 된다. 이 경우 하루 렌트비가 30만 원 수준에서 10만 원 내외로 낮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 사고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과 이에 따른 보험 계약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렌트차량 제공과 관련해 모호했던 기준들을 재정비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에 정식으로 등록된 렌트카 업체만을 이용해야하며, 등록하지 않은 업체를 이용했을 경우 업계의 평균 렌트요금의 30%만 지급받게 된다. 또 렌트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을 자동차 정비업체에 차량을 맡기는 시점으로 명시해 차량 수리를 맡기지도 않은 채 렌트카를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동안 보험금을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의 보험사기에 악용됐던 미수선수리비 제도는 폐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단독 사고나 가해자가 불분명한 사고에 다른 자기차량손해는 실제 차량을 수리한 경우에만 수리비를 지급한다. 다만 사고 상대방이 있는 대물배상이나 쌍방과실인 경우에는 기존처럼 미수선수리비를 선택할 수 있다. 개정된 약관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며 그 이전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는 내년에 보험을 갱신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표준약관에 따라 렌트비나 미수선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과도한 렌트비 지급방식을 개선하고 고가의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일반 운전자들의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사고에도 무조건 차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고치기 위해 방안도 추진된다. 차 범퍼처럼 운전자의 안전과 무관한 부품들을 추려 가벼운 긁힘 등의 경미한 손상에 대해서는 부품 교체 대신 복원수리비만 지급하는 방안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