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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광복절 특별사면’과 ‘대구공항 통합 이전’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든 것은 ‘국민 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민심이 술렁이는 데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빚어진 TK(대구경북) 내부의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다독여 통합을 이끌어냄으로써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기조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청와대 오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특별사면 실시를 건의하면서 특사에 대한 논의는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정치권에서는 특사 찬성 목소리가 우세했지만 청와대는 신중했다. 일부 참모는 전날 밤까지도 “박 대통령이 사면을 자주 하는 것을 꺼려왔기 때문에 올해 특사가 이뤄질지 단정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사면권 남용’이란 비판이 나올 것을 감수하고 특사를 결정한 건 안보와 경제의 이중 위기로 고통 받는 국민을 단합시킬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박 대통령이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특사와 관련해 “희망의 전기” “재기의 기회”라는 표현을 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침체된 사회 분위기 일신을 위해 특사가 필요하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목소리를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구공항의 신속한 통합 이전을 지시한 것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뒤 지역 숙원 사업인 K-2 공군기지 이전마저 무산될까 우려하는 TK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군과 주민의 기대 충족” “대구 시민의 편리” 등을 강조하면서 TK에 ‘러브콜’을 보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K-2 공군기지 이전 추진’을 공약했지만 영남권 신공항 논의 과정에서 대구공항 이전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박 대통령이 공약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광주, 수원 등에서도 군 공항 이전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공항 이전이 먼저 이뤄지는 것에 대해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경제성,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대구 군·민간 공항을 한꺼번에 옮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지역 발표를 앞두고 유력한 후보지로 언급되는 경북의 반발을 감안한 방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 배치 후보지를 둘러싼 국내 갈등에 대해 “안보와 북한의 도발에 관련된 사안은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하나로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를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구조조정의 여파로 민심 이반이 우려되고 있는 울산, 경남 거제와 관련해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상생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 대표가 참여하는 ‘조선업 희망센터’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권 지지 기반의 또 다른 한 축인 PK(부산경남)를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순수한 방어 목적”이라면서도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점을 내세워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국내 단합과 함께 대북 압박 정책을 국정 운영의 기조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인권 유린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을 언급한 뒤 “이번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와 향후 유엔을 비롯한 다자 협의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여권 결집을 호소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추가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1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한 뒤 78분에 걸쳐 일일이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을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10일 “박 대통령으로서는 여권의 화합을 바탕으로 임기 후반기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영남권 신공항,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신하고 경제·안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광복절 특별사면을 건의하면서 특사에 대한 논의는 물꼬가 트였다.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특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10일 “광복절 특사에 찬성한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요건을 갖췄다면 국가가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다. 국민 화합,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특사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지난해 광복절 특사 이후 1년 만에 또 특사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대규모 특사는 대상자 선별 등 준비 작업에 한 달 이상이 걸리고 14일부터는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특사를 하기로 결정할 경우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할 가능성이 높다. 개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안보·경제 위기를 언급하면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내각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반이 지난 만큼 이제 총선과는 관계없이 필요에 따른 개각을 검토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비위 공무원을 민간에 파견하는 등 공직 기강 해이 사건이 잇따르는 것도 개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려면 최대 한 달가량 시간이 걸리고, 9월 정기국회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개각을 한다면 8월 초까지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 이른바 ‘정부 출범 원년 멤버’들이 우선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새 기운을 넣기 위해 주무 부처인 미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동개혁을 맡고 있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또 한 명의 원년 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이후 개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여건은 성숙해졌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류병수 기자}
8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오찬은 철저히 ‘여권의 단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배신의 정치”로 지목했던 유승민 의원,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계파 갈등의 한 축이었던 김무성 전 대표와도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 배웅길에 “공항 문제 애써 달라” 이날 낮 12시부터 진행된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헤드테이블에 앉고, 다른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자리가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분홍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5월 13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3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 지난달 13일 국회 개원연설 때와 같은 복장으로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옷차림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의원 126명(3명 불참)과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원외 비대위원 6명 등 총 132명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는 중식, 건배 음료는 포도주스였다. 선물로 대통령 시계를 의원 1인당 5세트씩 준비하기도 했다. 식사는 오후 1시 27분에 끝났지만 박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짧은 대화를 하면서 배웅하는 데 1시간 18분이 걸렸다. 지상욱 의원 등 젊은 의원들은 박 대통령과 휴대전화로 ‘셀카’ 사진을 찍기도 했고, 정운천 의원은 ‘힘내시라’는 내용을 적은 쪽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일종의 스탠딩 개별 접견 형태였다”고 전했다. 파격적 형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장면은 박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의 만남이었다. 4·13총선을 앞두고 유 의원 공천 문제로 당은 내홍을 겪었고, 총선 이후에는 유 의원 복당 문제로 당청 관계가 냉각됐다. 이날은 지난해 유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다른 참석자들보다 비교적 긴 약 35초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먼저 “오랜만에 만난다”며 말을 건네자 유 의원도 “오랜만에 인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대구에 K2 (공군) 비행장 옮기시는 게 큰 과제이겠다. 신공항 문제로도 어려울 텐데 애써 달라.” ▽유 의원=“지혜롭게 잘하겠다.” ▽박 대통령=“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자.”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옥새 파동’까지 벌였던 김무성 전 대표와도 여름휴가 계획 등을 주제로 덕담을 나눴다고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정말 정성을 다해서 의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마디로 완벽한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전날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소주 만찬’을 하기도 했다. 회동에 대한 사전 조율을 치밀하게 청와대와 했다는 얘기다.○ 수면으로 떠오른 ‘광복절 특사’ 논의 이날 정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광복절 특별사면을 제안했고 박 대통령이 “좋은 생각”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사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조만간 공식적으로 특사에 대한 의견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특사 관련 대통령의 지침은 없었다”며 “특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장에서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등 계파 갈등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이 박 대통령에게 전당대회 참석을 요청하자 박 대통령은 미소만 지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 체제에서 임기 말을 향해 가고 있고,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단 이날 오찬을 통해 당청 간, 계파 간 갈등에서 벗어나 힘을 모으자는 데 공감대는 형성한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결집해야 되는 것이 중요한, 그러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앞으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 민의를 잘 받들어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 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 행사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 발표가 같은 날 이뤄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당청 간 적극적인 소통 행보의 신호탄과 다름없었는데 굳이 사드 배치 결정을 같은 날 발표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강경석 기자}
한국과 미국은 8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 발표문을 통해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적 조치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들 주한 미8군사령관 등 한미 군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양측은 군사적 효용성과 부지 공여 가능성, 안전 요소를 고려한 배치 지역 평가기준으로 후보지들을 비교 평가하고 시뮬레이션 및 현장답사 등을 통해 최적 후보지 1곳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최적 후보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사안의 민감성 등을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군사적 효용성 등을 고려해 경북 칠곡 지역을 최적 후보지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논의 과정에서 영남권이나 중부권의 또 다른 지역이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사드의 배치 지역과 시기 등을 담은 사드 평가 운용 결과 보고서를 조만간 양국 국방장관에게 제출한 뒤 승인을 거쳐 수주 안으로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미 양국은 2017년 말까지 사드 배치를 추진하되 더 빨리 배치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언론사 간담회에서 “미 본토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4개) 가운데 1개 포대가 한국으로 이동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또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레이더가)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며 “전날(7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사드 배치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조치”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로부터 8·15 광복절 특별사면 건의를 받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정 원내대표는 옆자리에 앉은 박 대통령에게 “경제, 안보 위기 상황에 국민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며 “국민 통합의 사회적 분위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분야별로 규모 있는 특별사면 조치가 이뤄지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도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3일 제70주년 광복절을 맞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14명과 영세상공인 1158명 등 6527명을 특별사면했다. 현재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기업인은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주최한 새누리당과의 오찬은 지난해 8월 26일 이후 317일 만이다. 165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당청(黨靑) 간, 계파 간의 화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성공과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화합하며 전진하는 새누리당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마친 뒤 행사장 출입문에 서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을 포함한 참석자 전원과 78분 동안 일일이 악수를 하고 짧은 대화를 하며 배웅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이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청 간, 계파 간 갈등에서 벗어나 임기 후반기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결집해야 되는 것이 중요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도 저와 함께 힘을 모아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의 성공이 국민을 위한 것이고 당의 미래가 국민에 달려있다는 것은 항상 같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비 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저는 야구를 좋아한다. 선수들의 능력 이상으로 감동의 작전과 선수들의 팀워크가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그것이 바로 야구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한 뒤 “새누리당도 그런 정신으로 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성공과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화합하며 전진하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주문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대정부 질문에서 ‘국무총리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20대 국회 첫 고위 당정청 회의로, 2월 10일 이후 5개월 만에 열린 자리에서였다. 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직후 엄중한 목소리로 “박근혜 정부가 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부가 여야를 오가면서 대(對)국회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황 총리는 “그렇게 하겠다”며 18일부터 8월까지 여당 의원들과 5차례에 걸쳐 만찬을 한 뒤 야당 의원들과도 만찬, 간담회 등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르면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노동개혁 4법과 주요 경제활성화법을 올해 안에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연장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세월호 인양 뒤 선체 조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소위원회’ 주도로 할 수 있다는 데 당정청이 공감했다고 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 129명 전원이 만나는 8일 오찬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과 접촉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관례대로 헤드테이블에 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앉고, 평의원은 상임위원회별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경우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만 박 대통령도 여론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적절하게 대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강원도의 지역 숙원 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철도)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십 년간 지역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며 “이런 대형 사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이후 29년간 구상 단계에 머물던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속초 91.8km에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철도를 마련하는 이 사업이 끝나면 기존 경춘선과 연결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동서고속화철도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돼 8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 타당성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도했으며 비용보다 편익이 많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지역에서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건설하길 바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선조들은 계속된 경작으로 밭의 지력(地力)이 약해지면 새 흙을 채워 넣고 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며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게 활로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 간접광고 완화, 수소 버스·택시 시범운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만약에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세상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용한 뒤 “미국의 울워스라는 회사는 예쁜 모양의 플라스틱 쥐덫을 만들어 발전시켰다”며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하지만 울워스의 쥐덫은 처음에는 인기를 끌다가 결국 실패한 만큼 잘못된 인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죽은 쥐를 떼어낸 뒤 씻어서 다시 쓰기도 싫고, 그렇다고 예쁜 쥐덫을 버리기도 아깝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와대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 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장택동 기자}
청와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지속가능한 교통에 관한 글로벌 콘퍼런스’ 에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청장이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 참석 여부나 의사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11월 26~27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다. 반 총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이 회의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지난 주말 경기 광명시에서 열린 라스코 동굴벽화전에 다녀왔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지만 실제로 보니 놀라웠다. 약 1만7000년 전, 실감조차 나지 않는 먼 옛날에 그린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게 소와 말, 사슴을 표현했다. 이 벽화를 그린 크로마뇽인의 모습도 상상 밖이었다. 철저한 고증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는 크로마뇽인의 모형은 현대 서양인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현대인 못지않은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었고 겉모습도 꼭 닮은 크로마뇽인은 ‘호모 사피엔스’에 속한다. 현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다. 유발 하라리는 책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과 구분하면서 인류의 다른 종족은 사피엔스와의 경쟁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이 이들의 명멸(明滅)을 갈랐을까.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라며 이를 통해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소통을 통한 사회적 협력이 사피엔스의 생존 비결이자 본질적 특징이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사피엔스의 이런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해야 하는 직종 중 하나가 정치인이다. 국민의 힘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대통령에게는 소통 능력이 더욱 절실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4·13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민의를 잘 반영해 각계각층과 협력과 소통을 잘 이뤄 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 이어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났고, 8일에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하기로 하는 등 각계와 접촉을 넓히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는 ‘불통(不通)’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가운데 ‘소통 부족’이 여전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관저에서 홀로 보고서와 수첩을 보며 정책과 인사를 정할 것이라는 이미지,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축출했던 ‘냉철한 승부사’의 모습 등이 국민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은 이야기가 통하는 분인데 진면목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정책이나 인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모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여론에 충분히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해외 방문 시 박 대통령이 다음 날 회담 준비와 시차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이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럽다는 참모도 있다. 박 대통령은 철녀(鐵女)가 아니라는 취지다. 비서들의 말인 만큼 미화한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에게 박 대통령의 한쪽 모습만 부각돼 비치고 있다면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주요 정책 현장들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대부분 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들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들의 마무리를 위해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한 행보이지만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도 만들 수 있다. 한 예로 성공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것보다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절박한 처지에 놓인 서민들을 찾아갔다면 어땠을까. 일·가정 양립 정책에 대한 메시지를 내면서 더 어려운 국민들과 눈을 맞추는 자리가 됐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6일 박 대통령이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과 만나고 직접 민원 상담까지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더 낮게, 우리 바로 옆에서 호흡하는 박 대통령을 자주 보게 된다면 소통에 대한 국민의 갈증도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차관급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60·사진)을 임명했다. 군 출신이 민주평통 사무처의 수장에 임명된 것은 1997년 합참의장 출신인 정호근 사무처장 이후 19년 만이다. 권 처장은 육군 3사관학교 13기 출신으로 38년간 군에서 복무하면서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참모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전역 이후에는 탈북자 관련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배정호 전 사무처장은 올 1월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전 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일일 민원상담사’를 맡아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책을 직접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랑구 면목3·8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를 방문해 상담 창구에서 주민들의 고충을 들었다. 70대 여성 민원인은 “손자 손녀를 돌보고 있는데 방 하나 구하기 힘든 처지”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움이 많겠다. (복지센터에서) 성심껏 도와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책은 주민센터의 복지 기능을 대폭 강화해 사각지대 발굴, 찾아가는 방문 상담, 민간과의 연계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완성하고 복지 체감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박 대통령은 “복지전달 체계에서 읍면동이 중요한데 많은 복지사업이 읍면동을 통해 전달되다 보니 병목현상이 발생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실현되려면 민관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훈련장에 들어올 때 파스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선수들이 훈련 과정에서 다치고 고생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네 번 연속 10위권 안에 드는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9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한다고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5일 밝혔다. 4·13총선 후 흐트러진 당청(黨靑) 관계를 복원하고, 여권의 결집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찬 간담회 개최 사실을 공개한 뒤 “경제 살리기와 민생 돌보기에 총력을 다하는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하고 국정 현안에 대한 여당의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는 것은 2014년 1월 7일 만찬, 지난해 8월 26일 오찬에 이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뒤 지난해 7월 8일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던 유승민 의원은 이후 꼭 1년 만에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유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지난달 16일 새누리당 비대위의 전격적인 결정으로 복당했다. 이 과정에서 당청 관계는 냉각됐다.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동도 연기됐다. 고위 당정청 회동은 7일 열린다. 박 대통령은 이번 오찬을 당청 및 계파 간 화합의 계기로 삼아 국정운영 동력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추가경정예산 등 현안을 풀어 나가고, 대우조선해양 관련 청와대 서별관회의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여권의 단합이 절박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추세를 오히려 우리가 대외 지향적인 개방 정책의 중심 국가로 자리 잡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우리 철강 수출에 대한 반덤핑 제소와 각종 비관세 장벽을 비롯해서 각국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선거 일정 등과 맞물려서 신고립주의 흐름이 확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발전을 추진하면서 자국 중심 고립주의를 선택했을 때도 우리는 대외 지향적인 경제 개발과 경쟁을 촉진하는 전략으로 세계가 놀란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극복을 이끌어가는 선도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잇따른 테러에 대해선 “세계 어느 지역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국무총리실 소속 대테러센터를 중심으로 테러 취약 요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테러 위험인물의 국내 잠입 차단을 위한 입국 심사,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 물질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등 테러 예방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북한은 지난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했다”며 “핵과 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하면서 정권 안정을 꾀하려 하는 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만을 가져와서 결국 정권도 안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해운업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을 잘 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인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에 따른 파급을 줄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과 노동개혁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이어 “추경을 포함한 정부의 노력은 민생 안정뿐만 아니라 내수 진작의 활력소로 이어져야 한다”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 국내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내수를 살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들이 있는데 휴가기간 동안 많은 국민들이 이 지역들을 방문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거제의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비롯해서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휴양지를 적극 발굴해서 알리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KBS 보도에 개입했다는 녹취록 파문에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야당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 전 수석이 그렇게 읍소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에서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이슈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서별관회의’ 논란 등을 제기하며 야당이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의 추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두 달 기자회견에서 “역대 어느 정권의 홍보수석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당내 태스크포스와 위원회를 통해 진상 규명을 하고, 법적으로 따질 것은 따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정치적 배경을 놓고도 각종 해석이 분분하다. 김 전 국장은 김주언 전 KBS 이사를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에 녹취록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통화(2014년 4월 21일, 30일)와 공개 시점에 2년여의 시차가 있어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제2, 제3의 녹취록이 추가 폭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본분을 다했다는 점을 국민께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록 파문에도 8·9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의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에 계파를 전제로 ‘단일화’, ‘교통정리’ 얘기부터 나오는 것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브라질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 캄보디아 등 4개국 신임 주한 대사들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이 가운데 루이스 페르난두 지 안드하지 세하 주한 브라질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을 마친 뒤 박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내 가족들이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며 자신의 삼촌 1명과 사촌 2명이 과거 주한 브라질 대사로 근무했다는 점을 소개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세하 대사의 삼촌인 조아킹 지 알메이다 세하 대사는 1973년 10월부터 1976년 11월까지 주한 브라질 대사로 근무했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사촌인 세르지오 바르보사 세하 주한대사는 1997년 1월부터 2002년 9월까지, 또 다른 사촌인 셀리나 두 발리 페레이라 주한대사는 2006년 9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각각 한국에서 근무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둘째 아이를 가진 뒤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시간선택제를 해보라고 얘기해줬어요.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에어코리아 탁현정 대리) “여성들이 출산, 육아, 보육 때문에 경력 단절을 겪고 복귀하기 어려운 일이 절대로 대한민국에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목표입니다.”(박근혜 대통령)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탑승수속 서비스업체 에어코리아 직원들 간의 간담회는 화기애애했다. 대화의 주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일하면서도 차별이 없도록 하는 제도다. 박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일과 가정의 양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에어코리아는 임신기와 육아기의 근로시간 단축, 출산휴가, 육아휴직, 전환형 시간선택제(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바꾸는 것)를 한번에 신청할 수 있는 ‘일家(가)양득 패키지 제도’ 운용 등으로 시간선택제 모범기업으로 꼽힌다. 직원 1450명 가운데 274명(18.9%)이 시간선택제로 근무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직원들은 “아이를 맡기지 않아도 되니 부모님에게 효도가 된다” “아이 밥을 직접 챙겨줄 수 있으니 좋다” 등 시간선택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 여성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며 “시간선택제, 맞춤형 보육, 초등학교 돌봄교실, 재택근무 도입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선택제에 대한 지원을 월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간선택제 활용 인원은 도입 첫해인 2013년 1295명에서 지난해 1만1072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3일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방문하는 등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해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실업 대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선심성 예산 요구나 추경과 무관한 문제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부처가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누리과정 예산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는 흐름이 중요하고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치권도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과거 사례들을 보면 구조조정보다는 한계기업 지원을 한 나라들은 돌이킬 수 없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져 대책이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며 “환부를 도려낸 자리에 생기는 공백은 신산업의 선제적 육성으로 메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 사업 예산은 대폭 증가됐지만 성과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서비스가 공급자 위주로 제공되고 한계기업(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의 일자리 보호에 치우치는 등 잘못된 관행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솎아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촉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해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실업 대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선심성 예산 요구나 추경과 무관한 문제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부처들이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과정 예산이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며 “이번 추경의 초점은 구조조정으로 실직의 위험에 놓여 있는 분들에게 새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명심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흐름이 중요하고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치권도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추경 편성 및 집행에 시간을 끌 여유가 없는 만큼 정치적 논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을 정치권에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4법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주문하기도 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갖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브렉시트와 함께 중국 경제의 불안감, 북한의 도발 등을 언급한 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하반기에 성장과 고용이 동시에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틈없이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에 대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며 “우리 경제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과 재정 건전성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며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함께 국민과 시장의 동요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 3조 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확대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0.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뒤이어 열린 유럽과 미국 증시는 장중 1∼2%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감을 이어갔다. 장택동 will71@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