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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27)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시즌 2승을 따내면서 상금, 대상포인트 순위에서 선두로 도약했다. 박지영은 16일 제주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총상금 8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박지영은 2위 이승연(25)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챙겼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2023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이어 7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다. 2015년 투어 데뷔한 박지영이 한 시즌에 2승 이상을 수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영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달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정상에 선 박민지(25)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다승자가 됐다. 상금(약 6억3456만 원), 대상포인트(326점) 부문에서도 1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대회 전까지 박지영은 상금 2위, 대상포인트 3위였다. 시즌 평균 타수에서는 70.47타에서 70.19타로 기록을 낮추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2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선 박지영은 3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로 7언더파를 따내며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렸다. 거센 빗줄기 속에 진행된 이날 4라운드에서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갔다. 파5홀인 4번, 6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하며 한때 이승연에게 5타까지 앞서 나가기도 했다. 7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자신의 처음이자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그린 위에 물이 차 있는 상황에서 버디 퍼트에 이어 파 퍼트도 놓치며 투어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사상 첫 노 보기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박지영은 “투어에서 9년 뛰고 있는데 처음으로 시즌 다승을 했다. 아직 좀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 후반기에 큰 대회도 많고, 아직 대회가 많이 남은 만큼 우승을 추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박지영은 다음 달 24일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 대한 우승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대한 꿈도 밝혔다. 박지영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 투어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필요조건이 한국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빠른 시일 내에 4승을 추가해 미국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이후 통산 2승을 노리던 이승연은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에 힘입어 단독 2위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해 첫 톱5 진입이다. 전반기 대회를 마친 KLPGA투어는 약 2주간의 휴식기에 돌입한 뒤 다음 달 3일 제주시 블랙스톤제주에서 개막하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로 일정을 재개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 4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극적인 역전 승리를 거뒀다. 16일 스코틀랜드 노스버윅 더 르네상스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 버디를 따내며 2위 로버트 매킨타이어(27·스코틀랜드)를 단 1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 162만 달러(약 20억6000만 원)를 챙겼다. 지난해 10월 CJ컵에 이어 9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트로피를 들며 시즌 2승이자 통산 24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이 대회는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와 PGA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다. 앞서 올 1월 열린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매킬로이는 DP월드투어의 롤렉스 시리즈에서 사상 처음으로 백투백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내셔널타이틀인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아이리시오픈, 스코티시오픈을 모두 제패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이밖에 US오픈, RBC 캐나다오픈 트로피도 갖고 있다. 3라운드를 김주형(21)과 1타 차 선두로 마무리했던 매킬로이는 이날 전반 9개홀에서만 보기 4개를 기록하는 등 2타를 잃었다. 그 사이 앞선 조에서 경기하던 매킨타이어는 10번 홀(파5) 이글을 발판삼아 치고 나섰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후반들어 역전쇼에 시동을 걸었다. 앞서 경기를 끝낸 매킨타이어에 1타 뒤진 채 17번 홀(파3)에 돌입한 매킬로이는 마지막 2홀에서 모두 버디를 따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3.3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매킨타이어에게 내줄 뻔했던 우승트로피를 되찾았다. 앞선 3개 라운드 18번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했던 매킬로이는 승부처에서 버디를 성공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대회 뒤 매킬로이는 “정말 자랑스럽다. 힘든 하루였다. 나는 내 자신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이 승리가 나를 위한 봉인을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남겼다. 탄력을 받은 매킬로이는 20일부터 잉글랜드 위럴 호이레이크 로열리버풀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제151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디 오픈이 로열리버풀골프클럽에서 열리는 건 2014년 이후 9년 만인데 당시 우승자가 바로 매킬로이다. 2014년 PGA챔피언십 이후 9년 가까이 메이저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한 매킬로이가 갈증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한편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32)이 이날 이븐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훈은 시즌 세 번째 톱10진입과 함께 디 오픈 출전권도 따냈다. 매킬로이와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했던 김주형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17번 홀까지 단독 3위를 달리던 김주형은 18번 홀에서 3퍼트 끝에 더블보기를 하며 순위가 내려앉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왼쪽 다리에 의족을 단 켈시 코크(31)가 마지막 홀(9번홀) 퍼트를 넣고 함께 경기를 펼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캐디 조시 화이트가 갑자기 그린 위에 무릎을 꿇었다. 코크의 캐디이자 남자친구인 화이트는 주머니에서 프러포즈 반지를 꺼내 코크에게 내밀었다. 감격에 겨워한 코크는 화이트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포옹했다. 코크는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프러포즈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코크 커플의 러브스토리가 1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끝난 US어댑티브오픈(장애인US오픈)을 장식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각종 장애를 가진 골퍼들이 참가한다. 지난해 창설돼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는 남녀 장애인 골퍼 96명이 출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US어댑티브오픈에 나선 코크는 다리 지체장애 선수다. 왼쪽 정강이뼈 없이 태어난 코크는 생후 11개월에 다리를 절제해야 했다. 코크는 어려서부터 골프, 요가 등을 하며 삶의 위안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는 골프가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코크는 2014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그랑블랑에서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2년 사귄 남자친구 캐디가 함께했지만 대회는 쉽지 않았다. 총 3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코크는 최종합계 91오버파 307타를 치며 여자부 참가자 21명 중 20등을 했다. 하지만 코크는 남자친구를 껴안으며 “이번 주 골프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USGA도 트위터에 프러포즈 영상을 올리며 “코크는 트로피는 없지만 반지를 낀 채 골프장을 떠났다”고 소개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파이널 퀸’ 신지애(35)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신지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4년 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제78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했다. 찰리 헐(잉글랜드)과 공동 2위를 한 신지애는 준우승 상금 96만9231달러(약 12억6000만 원)를 챙겼다. 하와이 출신의 앨리슨 코푸즈(25·미국)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투어 2년 차인 코푸즈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며 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벌었다. 2014년부터 주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어 온 신지애가 US여자오픈에 출전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일본, 호주 등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에는 참가했지만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선 건 역시 2019년 US여자오픈 이후 4년 만이다. 세계랭킹 75위 이내 자격으로 자신의 9번째 US여자오픈에 나선 신지애(33위)는 2010년 공동 5위를 넘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미국 무대에서 메이저 대회 2승(2008, 2012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포함해 11승을 거둔 신지애는 한국, 일본, 유럽투어 등에서 총 64승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일본 투어에서 2승을 따내며 평균 타수(70.16타), 상금(1억1900만 엔·약 10억8000만 원) 2위에 올라 있다. 최종라운드에서 유독 강해 ‘파이널 퀸’이라 불렸던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한 뒷심을 보여줬다. 4라운드를 선두 하타오카 나사(24·일본)에게 5타 뒤진 공동 5위로 시작한 신지애는 전반 홀에서만 2타를 줄이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고, 18번홀(파5)에서 4m 버디 퍼트를 넣어 공동 2위로 도약하며 경기를 마쳤다. 18번홀 버디 뒤 오른손 주먹을 내지르며 기뻐한 신지애는 “비록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챔피언이 된 것만큼 기쁘다. 대회 내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5월 할머니를 여읜 신지애는 3라운드 뒤 “페블비치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나와 함께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효주(28)가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6위, 루키 유해란(22)이 이븐파 288타로 8위를 하며 톱10에 들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정상에 오른 코푸즈는 “(US여자오픈 우승은) 내가 꿈꿔 왔지만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필리핀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푸즈는 같은 고교(푸나호우 스쿨) 출신이자 역시 한국인 부모를 둔 미셸 위 웨스트(34·2014년 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하와이 출신 US여자오픈 우승자가 됐다. 미군 대령 출신인 아버지는 한국, 독일 등에서 복무했고 이후 여러 대회에서 딸 코푸즈의 캐디를 맡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코푸즈는 푸나호우 스쿨 동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축하 트윗을 받기도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퍼드(사진)는 최근 망신살에 시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팀을 떠나는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응원하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맨 앞에 ‘캡션 아이디어’라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 팬들은 이를 단서로 래시퍼드가 챗GPT로 글을 작성했다며 조롱했다. 래시퍼드의 어리숙한 행동에 남 이야기인 듯 웃다가도 순간 등골이 오싹해진다. 챗GPT가 활성화될수록 어쩌면 우리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아경기에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의 출전을 승인했다. OCA는 8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총회를 열고 “12개 이하 종목에 한해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 최대 500명이 아시아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선수는 자국 국기를 사용할 수 없으며 개인전에만 나설 수 있다. 성적에 따른 메달도 수여되지 않는다. 앞서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국제대회에서 제외돼 온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에 대해 ‘국적을 이유로 대회 참가가 방해돼서는 안 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어 OCA도 45개 회원국에 초청 형식으로 두 나라 선수의 아시아경기 출전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번 총회에서 최종 승인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년여간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유럽의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이 아시아경기 출전을 통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필요한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세부 운영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OCA 승인과 별도로 각 종목을 관장하는 국제 연맹이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아경기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 아시아 선수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OCA는 3월 선수 포럼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아시아 선수들에게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고, 란디르 싱 OCA 의장 직무대행은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은 우리의 메달 시스템이나 올림픽 아시아 쿼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아시아경기 출전 쿼터 조정은 물론이고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중도에 탈락한 선수들이 입게 될 불이익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올림픽 무대에서 강세를 보여 왔던 레슬링, 체조 등은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쿠웨이트의 탈랄 파하드 아흐마드 알사바가 신임 OCA 의장으로 선출됐다. 2025년 겨울 아시아경기 개최지로는 중국 하얼빈이 선정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왼손 투수 시마모토 히로야(30)는 지난달 28일 안방 주니치전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에 등판해 몸에 맞는 공, 안타를 내주며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시마모토가 1군에서 패전 투수가 된 건 통산 128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시마모토는 “다음엔 꼭 되갚겠다”며 쓰린 마음을 드러냈지만 마냥 안타까운 일만은 아니다. 인생에는 때론 쉼표를 찍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에 올랐던 한국 여자배구가 추락하고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세대교체에 따른 성장통이라고만 하기엔 그 그림자가 너무 짙고 길다. 30일 현재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0전 전패를 당해 최하위인 16위다. 2021년 대회부터 25연패 늪에 빠져 있다. 안방(경기 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대회 마지막 3주 차 경기에서 1일 중국(6위), 2일 폴란드(2위)와의 대결만 남아 VNL 2년 연속 전패라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9, 10월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 파리 올림픽 예선, 항저우 아시아경기가 연달아 열린다. 파리 올림픽은 바뀐 대회 규정에 따라 개최국 프랑스를 제외하고 예선을 통해 6장, 2024 VNL 직후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5장의 출전권이 배분된다. 2021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이 올림픽 티켓을 따냈던 아시아 예선은 이번에 열리지 않는다. 파리 올림픽 예선 C조에 속한 한국이 출전권을 얻기 위해선 세계랭킹 1위 미국, 3위 이탈리아 등 8개국 중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전력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VNL 시작 전 세계랭킹 24위였던 한국은 현재 34위로 떨어져 랭킹으로 본선 무대를 밟기도 어렵다. 도쿄 올림픽 직후 김연경(35), 김수지(36·이상 흥국생명), 양효진(34·현대건설)이 모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에 따른 경기력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올림픽 본선 진출조차 불투명한 여자배구의 지금 상황은 낯설다. 여자배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4년 도쿄 대회 이후 총 14차례(한국이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 제외) 중 한국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2008년 베이징 대회 등 두 번뿐이다. 올해 VNL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이 따낸 세트는 단 두 세트, 승점은 0이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46·스페인)의 지도력과 팀 컬러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 과정이라고 해도 두 번째 시즌이라면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면 대표팀 주전 멤버조차 불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구계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지는 데에 익숙해지는 모습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대표팀 선수들도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웃사이드히터 강소휘(26·GS칼텍스)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 차가 많이 난다는 것을 느낀다. 그동안 국내 리그에서 안일하게 배구를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들브로커 이다현(22·현대건설)은 “연경 언니가 (대표팀에서) 빠지고 난 뒤 세대 교체된 팀이 1, 2년 안에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우리 스타일을 빨리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터 김다인(25·현대건설)은 “국제 대회에 나오면 국내에서 하던 플레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느낀다. 많은 부분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바로 실현되긴 어렵다”고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효송(15·마산제일여중)이 강민구배 제47회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이효송은 30일 대전 유성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0개로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이유정(11언더파 277타)을 8타 차로 제치며 대회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1976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연속 우승에 성공한 건 1986∼1988년 3연패를 했던 원재숙 이후 35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이 대회 2승도 1989, 1993년 우승자인 정일미 이후 30년 만이다. 이효송은 대회 18홀과 72홀 최저타 기록도 모두 갈아 치웠다. 종전 18홀 최저타 기록은 2017년 우승자 권서연의 9언더파 63타, 72홀 최저타 기록은 2018년 우승자 유해란의 16언더파 272타다. 이효송은 “작년부터 퍼팅과 샷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더 열심히 연습했다”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 그간 노력한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효송은 9세 때 할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간 것을 계기로 골프를 처음 접했다. 할아버지는 집 마당에 작은 연습장을 만들어 주는 등 적극 지원했다. 이효송은 MBN 꿈나무대회 3연패, 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와 서라벌배 전국초등학교대회 2연패를 하기도 했다.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는 그동안 한희원, 지은희, 신지애, 김세영, 김효주, 고진영, 최혜진 등을 배출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미국 여자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던 조 트린지 감독(36·미국·사진)을 새 사령탑으로 30일 선임했다. 지난달 23일 가족과 관련한 일로 사임한 아헨 킴 감독(38)이 떠난 지 일주일 만이다. 선수 시절 아웃사이드히터였던 트린지 감독은 2013∼2016년 미국 여자 대표팀에서 분석관과 코치를 지냈다. 이 기간 미국 여자 대표팀은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트린지 감독은 2021년 북중미카리브배구연맹 선수권대회 때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캐나다 남녀 대표팀과 독일 남자 프로리그에서 코치를 맡기도 했다. 대학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트린지 감독은 스포츠과학, 통계분석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트린지 감독은 “페퍼저축은행 구단과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을 잘 활용해 최선의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창단한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달 29일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때부터 일본 미카사스포츠에서 만든 공 ‘V200W’ 모델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V200W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대회에서 사용하는 공이다. 유럽 프로 리그도 대부분 이 공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한국에서는 프로배구 출범(2005년) 때부터 줄곧 한국 스타스포츠 제품을 사용해 왔다. KOVO가 경기 사용구를 바꾸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국제 경쟁력 강화다. 국제대회와 국내 리그에서 쓰는 공이 다르다 보니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활약한 한선수(38·대한항공)는 “대표팀에 가면 미카사 공에 적응하는 데만 3주 정도 걸린다. 때론 경기하면서도 완벽한 감각이 아니라고 느낀다. 전쟁터에 총 없이 나가는 기분”이라며 “프로배구에서도 미카사 공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 사용구였던 스타 ‘그랜드챔피언’은 기본적으로 미카사 ‘MVA 200’을 따라 만든 공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FIVB 사용구로 채택된 MVA 200은 공을 만들 때 쓰는 원단 조각 수를 18개에서 8개로 줄이고 골프공처럼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딤플(dimple)’을 새겨 넣으면서 ‘배구공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스타는 미카사의 'VQ2000'모델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은 바 있다. ‘미카사 공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는 KOVO의 주문을 받고 2010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그랜드챔피언은 원단 10장으로 만들며 딤플도 있다. 문제는 미카사가 2019년 원단 18장으로 만든 V200W를 내놓으면서 다시 스타 공과 차이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원단 수가 많으면 공기 저항을 더 많이 받아 공이 더 많이 흔들린다.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미카사 공은 특히 플로터 서브를 넣을 때 흔들림이 크다”고 설명했다. 표면도 다르다. 배구계 한 관계자는 “스타 공은 표면이 폭신하고 미카사 공은 부드럽다”고 평가했다. 물론 ‘공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건 무리한 주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배구계 한 원로는 “우리 때는 스타 공만 써도 일본을 잘만 이겼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도 몰텐 공을 쓰지만 공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또 V200W가 그랜드챔피언보다 2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학교 배구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키움 포수 김동헌(19)은 올해 프로야구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충암고 졸업반이던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2순위 지명을 받았던 김동헌은 이번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이기도 하다.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19)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중학교 때 유급한 탓에 김동헌보다 생일이 123일 빠르다. 23일 팀 안방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동헌은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된다는 건 야구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가 크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태극마크를 달게 된 만큼 더 간절한 마음을 안고 뛰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가 아시아경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된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고졸 신인이 아시아경기 대표팀에 뽑힌 건 2002년 김진우(40·당시 KIA), 2006년 류현진(36·당시 한화)에 이어 김동헌이 세 번째다. 앞서 뽑힌 두 선수는 투수다. 김동헌은 “신인 포수 가운데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뽑혔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실력이 아직 부족한데도 꾸준히 출전시켜 주신 (홍원기) 감독님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동헌은 27일까지 53경기에 출전해 총 274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출전 경기 수와 수비 이닝 모두 포수 가운데 10위 기록이다. 프로야구 팀이 모두 10개니까 ‘주전 포수급’ 출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김동헌은 “사실 개막 전에는 전반기에 몇 경기만이라도 뛰어보는 게 목표였다. 이제 500이닝 이상 소화하는 걸로 목표를 높여 잡았다”며 웃었다. 김동헌의 1군 연착륙에 가장 큰 도움을 준 동료는 외국인 에이스 요키시(34)였다. 김동헌은 요키시가 시즌 중 허벅지 부상을 당해 5년 만에 팀을 떠나기 전까지 그의 전담 포수를 맡았다. 김동헌은 “요키시는 워낙 경기 준비를 착실하게 하는 선수다. 요키시와 함께 경기를 준비하면서 타자의 스윙 타이밍에 따라 볼 배합을 달리 하는 법 등 아마추어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키시는 “김동헌처럼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 안달인 선수와 함께 뛸 수 있어 아주 재미있었다. 나는 바운드 볼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라 김동헌을 믿지 못했다면 투구에 애를 먹었을 거다. 내가 김동헌을 도운 만큼 김동헌도 나를 도와줬다”면서 “김동헌은 지금도 좋은 포수지만 앞으로 더욱 뛰어난 포수가 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국가대표 선발에 관여한 조계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장도 요키시와 같은 기대를 품고 있다. 조 위원장은 “김동헌은 3년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내다보고 육성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김동헌이 항저우 아시아경기 때는 NC 김형준(24)의 백업을 맡겠지만 결국 국가대표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동헌의 휴대전화 배경 화면에는 ‘꿈만 꾸지 말고 꿈이 되어보자’는 문장이 씌어 있다. 올해 중학생이 된 동생이 야구를 시작하면서 김동헌은 동생의 꿈이 됐다. 김동헌은 “예전엔 그렇게 야구를 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 형이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는 야구가 재미있어진 모양”이라며 웃고는 “우리나라에서 포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진영(28·사진)이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머문 전체 기간을 159주로 늘리면서 이 부문 최장 기록을 새로 썼다. 고진영은 27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고진영이 1위에 머문 기간은 통산 159주가 되면서 로레나 오초아(42·멕시코·은퇴)가 2010년 작성한 통산 158주간 세계 1위 기록을 넘어섰다. 이번 주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다음 주가 되면 고진영이 1위를 지킨 기간은 160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제도는 2006년 도입됐는데 100주 이상 1위를 지킨 선수는 고진영과 오초아를 포함해 5명뿐이다. 2018년 LPGA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2019년 4월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2019년 7월, 2021년 10월, 2022년 1월, 2023년 5월에도 1위가 되면서 159주를 채웠다. 2019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는 100주 연속 1위를 지키기도 했다. 오초아는 2007년 4월 1위에 오른 뒤로 2010년 5월까지 158주 연속 1위에 머물렀다. 이는 최장 기간 연속 세계 1위 기록으로 남아 있다. 고진영은 “오초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큰 영광이고 행복하다. 하지만 겸손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초아는 LPGA투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이 매우 특별한 날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이렇게 오래 세계 1위를 하는 건 엄청난 일이다. 최고의 자리에서 계속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고진영에게 축하를 전했다. 고진영은 7월 6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24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올해 대회 전패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7일 경기 수원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불가리아에 1-3(22-25, 18-25, 26-24, 15-25)으로 완패했다. 2021년 대회를 3연패로 마친 한국은 지난해 대회(12전 전패)에 이어 올해(9전 전패)에도 대회 24연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 승리는 커녕 승점도 아직 따내지 못했다.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1세트 초반 5-2까지 앞서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22-22 승부처에서 상대 아웃사이드히터 엘레바 베체바(25)에게 공격으로 2점을 내주는 등 연속 3실점하며 기선을 내줬다. 1세트 김다은(22)이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7득점을 해낸 게 위안거리였다. 2세트에도 초반부터 흐름을 내주며 채 20득점을 채우지도 못했다. 패색이 짙은 한국은 3세트 서브로 분위기 반전을 도모했다. 8-10으로 뒤쳐진 상황에서 세터 김다인(25)이 서브로만 2득점하는 등 한국은 6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탔다. 한국은 3세트에만 서브를 총 4개 성공했다. 이후 시소게임을 펼치던 한국은 웜업존을 지키던 주장 박정아(30)를 투입하며 세트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다은의 공격 득점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고, 이어 교체선수로 투입된 표승주(31)가 서브로 득점했다. 이어 불가리아 마리아 요르다노바(21) 공격이 아웃되면서 세트를 따냈다. 2주차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 3세트에 이어 이번 대회 들어 한국이 두 번째로 따낸 세트였다.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4세트 들어 상대에게만 블로킹 4개를 허용하는 등 열세를 이어가며 15-25로 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050명의 뜨거운 응원 속에 승전고는 다음을 기약했다. 한국은 김다은이 팀 최다인 1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공격효율은 22.45%에 그쳤다. 블로킹에서도 4개로 상대(13개)에 크게 밀렸다. 불가리아는 오퍼짓 스파이커 라도스티나 마리노바(25)가19득점했지만 역시 공격효율은 21.57%로 저조했다. 경기 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은 “일단 오늘 충분히 싸웠고 상대를 밀어붙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디오 미팅 때 약속한 플레이를 해냈지만 중요할 때 한두 점 달아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진 연패에 대해서는 “게임 전술에는 문제가 없다. 국제적인 (경기) 수준에 적응하고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VNL 초반에는 연습 시간이 부족했는데 훈련하다보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터키, 브라질 등을 상대로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그러나 국제무대에서는 계속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주차를 33위로 마친 한국은 이날 패배로 34위로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2024년 파리올림픽의 경우 올 9월 올림픽 예선을 통해 6팀이 출전권을 갖고 내년 VNL 이후 세계랭킹 순으로 나머지 출전권 5장이 돌아간다. 나머지 1장은 개최국 프랑스의 몫이다. 세자르 감독은 “올림픽에 가는 게 계속 어려워지는 실정이지만 끝까지 시도해야 한다. 올림픽 예선을 통해 올림픽에 가지 못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 앞으로 대표팀의 방향성에 대해 대한배구협회와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VNL) 경기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같은 장소에서 29일 도미니카공화국, 다음달 1일 중국, 2일 폴란드와 맞붙는다. 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키건 브래들리(37·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했다. 브래들리는 26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57타를 기록한 브래들리는 공동 2위 잭 블레어(33·미국), 브라이언 하먼(36·미국)을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47억 원)다. 지난해 10월 조조 챔피언십 이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한 브래들리는 통산 6승째를 거뒀다. 세계랭킹은 28위에서 18위로 올랐다. 브래들리가 작성한 257타는 1952년 시작된 이 대회 역대 최소타 우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9년 우승자 케니 페리(63·미국)의 258타다. 안정된 퍼팅이 브래들리의 우승 원동력이었다. 퍼팅으로 이득을 본 타수(7.036타)가 출전 선수 중 1위였다. 2011년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등 2승을 하며 투어 신인왕에 올랐던 브래들리는 이후 퍼팅에 약점을 보이며 고전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퍼팅 이득타수가 상위 100위에도 들지 못했다. 2021년 퍼팅 코치 필 케년과 손잡은 브래들리는 2014년 출시된 오디세이 퍼터를 사용하며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브래들리의 이번 시즌 퍼팅 이득타수는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린 미국 북동부 지역의 뉴잉글랜드 출신인 브래들리는 가족과 지인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다. 브래들리는 “안방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응원을 받았다”며 “오늘 우승은 뉴잉글랜드에서 자란 모든 아이를 위한 것이다.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성재(25)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공동 29위를 했다. 김주형(21)은 10언더파 270타로 공동 38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안방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7일부터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국제배구연맹(FIVB)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마지막 3주차 경기를 치른다. 27일 불가리아, 29일 도미니카공화국, 다음 달 1일 중국, 2일 폴란드와 맞붙는다. 국내에서 VNL이 열리는 건 2019년 보령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1, 2주차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2주차 마지막 경기였던 독일전에서 그나마 한 세트를 따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0-3으로 완패했다. 2021년 VNL 마지막 5주 차부터 대회 23연패에 빠져 있다. 대회 16개 참가국 중 최하위다. 대회 전 23위였던 세계랭킹도 현재 33위까지 추락했다. 이번 대회 개막 전 한국은 최소 3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코트 안에서 선수들의 책임감과 집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배구가 팀 스포츠이긴 하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오는 공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려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3주 차를 맞아 리베로 신연경(29), 세터 김다인(25)을 엔트리에 넣고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30), 미들블로커 박은진(24)을 제외했다. 16위 한국은 불가리아(15위)와 맞붙는 3주차 첫 경기에서 대회 첫 승을 노린다. 불가리아는 1주차 첫 경기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리하며 1승 7패(승점 5)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폴란드다. 2021 도쿄 올림픽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44)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폴란드는 현재 7승 1패에 승점 20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2019년 보령 대회 때도 안방 어드밴티지를 누린 적이 있다. 한국은 당시 보령에서 일본과 폴란드를 꺾은 덕에 16개 팀 중 15위(3승 12패)로 최하위를 면할 수 있었다. 다음 달 1, 2일에 열리는 주말 경기도 3000여 석의 티켓이 매진된 상황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사진)는 23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라운드 8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2010년 투어 데뷔 후 처음이자 3253번째 파3홀에서 나온 진기록이다. 홀인원 공을 기념으로 간직할 만도 한데, 매킬로이는 덤덤하게 갤러리에게 선물로 던져줬다. “골프공보다는 트로피가 갖고 싶다”는 매킬로이의 말에서 지금의 그를 만든 건 요행이 아닌 노력임을 깨닫게 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42·용인대 교수)가 15년 만에 선수로 복귀한 대회에서 승리를 맛봤다. 이원희는 2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2023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kg급 1회전에서 개인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벨라루스의 루슬란 할라바초우(22)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1분 44초 만에 할라바초우가 금지 기술인 다이빙(매트에 머리를 박은 채 기술을 시도) 동작을 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73kg급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가 실전에 나선 건 2008년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15년 만. 국제대회를 치른 건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우승) 이후 17년 만이다. 2011년부터 용인대 교수를 맡아온 이원희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2021년 여름 선수 복귀를 선언했다. 경기도유도회 소속인 이원희는 73kg급에서 국가대표 강헌철(27) 외에는 지원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복귀 첫 경기에선 승리했지만 다음 벽은 넘지 못했다. 타지키스탄의 베흐루지 호자조다(28)와의 2회전에서 패했다. 경기 종료 34초를 남기고 안뒤축걸기로 절반을 내준 뒤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원희는 2경기 만에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IJF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빗당겨치기 고수인 전설 이원희가 돌아왔다”는 설명과 함께 이원희의 경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원희는 경기 후 “오랜만에 대회에 나가서 긴장을 많이 했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평소보다 10kg 정도를 빼면서 훈련 강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열릴 그랜드슬램 대회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다음번에는 꼭 한판승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남자 100kg 이상급 김민종(23·양평군청)이 은메달을, 여자 78kg 이상급 김하윤(23·안산시청)이 동메달을 땄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두산 이승엽 감독은 25일 키움과의 경기 타순에 많은 변화를 줬다. 전날 2번 타자였던 허경민을 1번, 6번이었던 양석환을 3번에 기용하는 등 7명의 자리를 바꿨다. 부상으로 키움을 떠난 요키시 대체 선수로 이날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는 왼손 투수 맥키니에 맞서 오른손 타자를 전진 배치하면서 팀 타선에도 자극을 주려는 계산이었다. 두산은 이날 선발로 나선 9명의 타자 중 7명이 오른손 타자였다. 전날까지 6경기 연속 3득점 이하에 그친 두산은 6월 팀 타점(68점)과 득점(77점)에서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이 감독의 타선 조정은 효과를 봤다. 두산은 이날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17-2로 대승을 거뒀다. 17점은 올 시즌 두산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두산은 시즌 세 번째 선발 타자 전원 안타도 기록했다. 양석환은 5회와 6회 연타석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선에 불을 붙였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양석환은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선발로 등판한 키움의 맥키니는 4이닝 동안 안타 5개, 볼넷 3개를 내주고 2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를 기록했다. 맥키니는 많은 이닝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올해까지 5시즌 동안 키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면서 통산 56승(36패)을 거두고 팀을 떠난 요키시의 자리를 대체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최하위 삼성은 이날 1위 SSG를 5-2로 꺾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하위 타순인 8번 류승민과 9번 조민성이 나란히 2안타 2타점씩 기록하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전날 LG 선발투수 플럿코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째를 거뒀다. LG는 9-1로 이겼다. 올 시즌 15차례 등판한 플럿코는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0승을 쌓은 역대 6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 레슬링 대표 천미란(24·삼성생명)이 두꺼운 안경을 쓴 채 방실방실 웃으며 충북 진천선수촌 레슬링 훈련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안경을 벗고 매트 위에 올라서자 순식간에 표정이 달라졌다. 일본 만화 ‘닥터 슬럼프’ 주인공을 닮은 해맑은 얼굴은 사라지고 ‘작은 거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키 152cm인 천미란은 지난달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여자 50kg급 1위를 차지하면서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따냈다. 천미란이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다시 두꺼운 안경을 쓰고 나타난 천미란은 “너무 들뜨거나 주눅 들지 않고 항상 해오던 대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천미란은 근시와 난시가 동시에 있어 안경이 없으면 세상이 뿌옇게 보인다. 레슬링 선수가 앞을 잘 보지 못하면 거리 감각이 무뎌져 공격 기술 구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천미란은 “콘택트렌즈를 껴 봤는데 효과가 별로 없었다. 병원에서도 ‘시력교정술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반복 훈련뿐이었다. 천미란은 “연습 경기 때는 상대에게 점수를 주더라도 가능한 한 공격을 많이 시도해보는 편”이라며 “이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며 웃었다. 이렇게 갈고닦은 ‘정면 태클’이 천미란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천미란은 “상대 두 다리를 잡아 넘어뜨려야 하는 만큼 시도하기는 어렵지만 성공만 하면 더욱 효과적인 공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천미란은 원래 태권도 선수였다. 중학교 1학년 때 3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150cm가 되지 않는 키가 발목을 잡았다. 천미란은 “아무리 발을 뻗어도 상대의 어깨를 넘지 못했다. 병원과 한의원을 가리지 않고 다녔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면서 “그래도 운동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마침 오빠가 레슬링을 하고 있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레슬링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권도에서는 약점이었던 키가 레슬링에서는 장점이 됐다. 키가 작다는 건 무게중심도 낮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태권도에서 익힌 빠른 발놀림도 레슬링에선 좋은 무기가 됐다. 천미란은 레슬링을 시작한 후 처음 나간 전국대회에서 3등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충북체고 2, 3학년 때는 출전한 9개 전국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고 3학년 때는 성인 대표팀에도 뽑혔다. 그러나 세계 무대는 달랐다. 천미란은 국가대표 데뷔 무대였던 2017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판부터 패했다. 천미란은 “국내 대회에선 나갈 때마다 우승해서 자신감이 있었는데 첫 경기에서 바로 져서 충격을 받았다. ‘국가대표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때는 아예 대표팀에 뽑히지도 못했다.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천미란은 올해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시상대에 올랐다. “이 대회를 통해 내 기술이 통했다는 성취감을 얻었다”는 천미란은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유력 메달 후보다. 천미란은 “물론 목표는 메달 획득이지만 무엇보다 매번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란 성경 구절처럼 창대한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진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