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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즉석 떡볶이 등을 수출하는 식품기업 ‘영풍’은 3년 전인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난관에 처했다. 떡볶이를 처음 접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서는 마트 등에서 시식 행사를 벌여야 하는데, 이런 행사가 아예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를 펼치기도 어려웠다. 그랬던 영풍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특히 한 해 매출의 31.6%인 317만2000달러(약 41억 원)가 일본에서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한국 중소기업 대표 브랜드 ‘브랜드K’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음식 ‘먹방(시식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일본인 유튜버 토기모치와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가수 정용화 씨 등 모델을 섭외해 떡볶이 ‘먹방’을 진행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며 끌어낸 성과였다. 영풍의 조호준 전무는 “높은 모델료가 부담이었는데 중기부의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해 떡볶이 주요 소비층인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인물과 협업해 현지에 제품을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 시장 개척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마케팅 예산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30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바우처 지원 규모는 약 1075억 원에 이른다. 참여한 기업은 4070개사다. 특히 일본 수출 기업은 전체의 25.7%에 이르는 1048개사다. 수출바우처 사업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해외 마케팅 금액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규모에 따라 최대 1억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디자인 개발, 홍보, 바이어 발굴, 전시회 등 총 13개 분야에서 7500여 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과도 나고 있다. 지난해 수출바우처 사업 참여 기업의 수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중소기업 전체 수출 증가율(2.8%)보다 3.8%포인트 높다. 지원 전 대비 신규 고용도 7238명이 늘어 고용이 전년 대비 7.8% 늘었다. 중기부는 올해 지원 규모를 1197억 원까지 확대하고 참여 기업도 5300개사까지 늘릴 방침이다. 특히 수출바우처 지원을 받은 일본 수출 기업(1048개사)이 전년(985개사) 대비 6.4% 증가했다. 일본에 새로 진출한 기업도 221개사로 21.1%를 차지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본에 새롭게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방향제와 향초 등을 제조해서 아마존재팬 등을 통해 판매하는 ‘코코도르’도 수출바우처 효과를 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에 55만5000달러를 수출했다. 코코도르 관계자는 “수출바우처 사업으로 아마존재팬 입점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지 진출 초기, 기업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일 수출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운송비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수출바우처로 운송비가 2000만 원까지 지원됐지만 전체 수출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운송비가 전체 수출비의 15%가량”이라며 “운송비 지원 한도를 늘리면 바우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1년간 진행한 ‘고양시 삼송상점가 가치동행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24일 개최했다. ‘삼송상점가 가치동행 프로젝트’는 하남 신장시장 시그니처 신메뉴 개발, 덕풍5일장 브랜딩에 이은 신세계프라퍼티의 4번째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하남 개점 이후 지역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스타 셰프, 인테리어·창업 전문가 등과 함께 시장별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맞춤 지원하고 있다. 24일 경기 고양시 삼송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삼송상점가 상생상점 기념 행사에서는 이정형 고양시 부시장, 강두현 삼송상점가 상인회장, 이형천 신세계프라퍼티 개발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롭게 단장한 점포들을 둘러보며 삼송상점가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일대일 상생 밀착 컨설팅을 통해 상인들의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삼송상점가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해 3월부터 삼송상점가 상인회 및 고양시와 긴밀히 소통하며 분석한 결과 ‘상점가 대표 콘텐츠 부재’, ‘시설 노후화’, ‘인지도 부족’ 등을 주요 개선 과제로 도출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최현석 셰프 등 스타 셰프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역량 강화 교육과 레시피 컨설팅, 내·외부 인테리어 개선 등 총 11회에 걸친 맞춤 컨설팅을 진행했다. 노후 상점가 인프라를 개선하고 먹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점포 6곳은 컨설팅과 개선 끝에 상점가 대표 점포로 새롭게 거듭났다. 식음료 점포 4곳에는 스타 셰프들이 힘을 모아 기존 레시피를 업그레이드하고, 사이드 메뉴 개발, 플레이팅, 포장 및 배달 패키지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제품 진열이 중요한 나머지 2곳은 상품의 효과적 진열을 위한 VMD(브랜드 머천다이저) 교육을 진행했다. 6개 점포 모두 SNS 마케팅을 주제로 한 경영 컨설팅 교육을 받았다. 점주들의 만족도와 매출 결과는 좋은 편이다. 리뉴얼 오픈 후 6개 점포 평균 매출과 방문 고객 수는 모두 전월 대비 약 20% 늘었다. 삼송상점가에서 30년 넘게 닭 요리점을 운영해온 점주는 “기존에는 삼계탕과 오리백숙 같은 메뉴 때문에 단골 외에는 손님이 없었는데, 메인 메뉴를 닭강정으로 바꾼 뒤엔 3040 젊은 고객들이 많아지고 포장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컨설팅을 받은 약국 점주는 “직접 매대 진열을 시도해 봤지만 성과가 없어 VMD 컨설팅을 받고 싶었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카테고리별로 진열했더니 손님들도 찾기 쉽고 편하다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임영록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경영 선도기업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역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지역 경제의 실질적 보탬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삼송상점가가 고양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자리잡도록 지역민들의 큰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마트는 2025년까지 총 600억 원을 에너지 절감 시설에 투자하는 등 환경 경영에 앞장설 예정이다. 이마트는 사업 확장으로 인한 전기, 도시가스, 용수 등 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한 영향인자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0∼2025년 부문별 에너지 절감 방안과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총 12개의 절감 방안이 도출됐으며, 절감 방안을 바탕으로 이마트는 지능형 LED 조명 제어 시스템 구축, 고효율 변압기 교체 등 총 600억 원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단계별 목표에 맞게 수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영업시간 조정이다. 이마트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음 달 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시간을 최대 1시간 조정한다. 야간에 매장을 찾는 고객의 비중이 늘고 ‘피크 타임’ 때 비중이 느는 데 따른 조치다. 영업시간 조정으로 아낀 전기-가스료 등의 비용을 상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보장된 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상품 소싱 및 개발을 확대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도 품질이 보장된 상품을 제공하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비 부담 완화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마트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Energy Service Company)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 절감 활동을 추진 중이다. 2009년부터 냉동기, 공조장치, LED 조명 등을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2021년에는 약 81억 원을 투자해 28개 지점에 LED 조명 교체, 개별 냉난방기 AI제어 시스템 구축, 흡수식 가스 냉동기의 전기식 터보냉동기 교체 등 사업을 진행했다. 이 중 LED 교체를 통해 조도를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수명은 3배 이상 늘어나는 조명 효과를 냈다. 전기 터보냉동기 교체도 냉방 능력은 유지하면서 에너지 사용 효율은 6배 이상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구성점을 비롯해 35개 지점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췄으며, 일부 발전량을 발전사업자에게 판매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외부 스팀 활용, 밤에 얼음을 얼렸다가 낮에 냉방에 활용하는 빙축열 에너지 시스템 운영, 엘리베이터 재생회동 장치 적용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확보와 경제적 에너지 사용 시스템 구축으로 에너지의 양·질적 관리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환경을 위한 전기차 충전 설비도 확충해 나가고 있다. 2023년 2월 기준 전국 124개 점에 730개가 설치돼 있으며, 올해 중 약 1000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2023년 이후에는 직영충전기 확대를 통해 충전과 쇼핑이 연계되는 신규 충전 서비스 모델을 론칭할 계획이다. 이를 확대해 2024년에는 약 1600기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녹색매장’ 구축도 이어나간다. 녹색매장은 건물의 기획,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아이템을 적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매장이다. 2011년 성수점이 환경부로부터 녹색매장 1호로 선정된 이래 의정부점, 여주물류센터, 동탄점 등 녹색 점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2년 6월 개점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동탄점도 녹색건축 인증을 추진해 그린 4등급 예비 인증서를 받았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백화점은 사회공헌 캠페인 ‘리조이스(RE:JOICE)’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29일부터 초등학교 2학년∼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총 70여 명의 1기 단원을 모집한다. 5월 10일까지 참가 신청서와 연주 영상을 롯데백화점 공식 이메일로 보내면 심사를 거쳐 1차 인원을 선발하며 5월 중 최종 인원을 결정한다. 선발된 단원에게는 세계적인 클라리넷 연주자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등의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8월부터는 ‘RE:JOICE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최근 야간 손님이 줄어들며 대형마트가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가 다음 달 3일부터 전국 매장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앞당기는 데 이어 홈플러스도 영업 마감 시간을 앞당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다음 달 10일부터 킨텍스점, 김포점 등 전국 24개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종전 밤 12시에서 오후 10시로 단축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야간 시간에 점포를 찾는 고객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해당 점포 시범 단축 영업 후 추후 확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마트도 다음 달부터 전국 매장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앞당기기로 한 바 있다. 대형마트들이 야간 영업시간 단축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심야 시간 외부 활동을 하는 문화가 급속히 퇴조하는 데다 인건비, 난방비 등 운영비 인상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현재 영업시간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영업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야간 할인 판매를 앞당기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경기가 안 좋아 조금이라도 더 싼 걸 찾다보니 이곳까지 왔어요.”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인근 마트 ‘트레이더조’에서 만난 학생 밍 씨는 이렇게 말했다. 트레이더조는 매장 전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진 마트.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20∼30% 낮으면서도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갖춘 PB 제품을 판다. 평일 오후 2시경이었지만 이날 약 660㎡(200평) 규모의 매장에는 밍 씨처럼 더 싼 물건을 찾아서 온 방문객이 가득했다. 불경기와 고물가가 이어지며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 유통가에서도 마트 PB 상품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27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자연스레 생필품을 중심으로 품질이 보장되면서도 가격이 낮은 PB 상품이 유행 중이다.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특히 PB 상품 판매는 이 기간 10% 증가했다. 트레이더조 인근의 마트 ‘타깃’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식품 코너의 주스, 식빵 등 PB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만난 크리스토퍼 씨는 “물가가 급등해 식재료를 살 때도 1∼2달러 차이가 무섭다”며 “굳이 비싼 걸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월마트 등에도 식품 코너만 유독 북적였다. 반면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임의소비재(discretionary items)에 쓰는 돈은 줄었다. 특히 7∼8일에 걸쳐 찾은 현지 마트의 가전을 비롯한 전자제품 코너에는 한 시간이 지나도록 한두 명도 보이지 않았다. 고가 소비에 지갑을 닫는 추세에 따른 것. 금리 인상으로 구매력이 떨어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 전자제품 전문점인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47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0.0% 줄었다. 불황의 장기화로 필수재에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수품과 그렇지 못한 품목 간 소비 패턴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며 사람들은 옷과 전자제품 등 일부 상품 구매를 줄였고, 필수품일 경우 더 저렴한 PB 상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가성비 좋은 PB 상품이 다시 인기다.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2700억 원으로 2019년 대비 매출이 53.0% 늘었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PB 상품 전문점 ‘노브랜드 마트’가 속한 전문점 분야 흑자 폭은 4분기 연속 늘었다. 다만 여전히 매대 절반 전부를 PB 상품으로 채우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PB 성장세가 약한 편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PB 역사가 짧아 생산 및 유통 라인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PB 제품의 브랜딩도 과제다. 트레이더조나 홀푸드 등의 PB 상품은 싸면서도 품질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국내 PB 제품은 아직 기능적인 면에 충실한 경우가 많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PB는 보증된 품질과 저성장세가 결합된 선진국형 소비의 총체”라며 “한국도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 선정이나 라인 확보를 꾸준히 이어가며 가성비 높은 PB 라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신임됐다.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올해 친환경과 헬스, 첨단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삼양홀딩스는 24일 서울 종로구 삼양그룹 본사에서 열린 제 7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삼양홀딩스는 2022년 매출 3조3168억 원, 영업이익 1323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통주 1주 당 3500원, 우선주 1주 당 35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했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친환경, 헬스와 웰니스, 첨단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스페셜 제품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영업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사업 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홀딩스는 올해를 새로운 100년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핵심 경영 키워드로 캐시플로우(현금흐름), 포트폴리오 고도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정서영기자 cero@donga.com}
이마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들의 교육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3일 인천광역시 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교육용 점자 패드인 ‘닷패드’ 제품 12개를 기부하는 전달식을 진행했다. 닷패드는 문자와 그래픽을 점자로 표현할 수 있는 촉각 디스플레이로 문자는 점자로, 그래픽은 생김새 그대로 도드라지게 표현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 교육 현장에서 각광을 받는 물품이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배리어 프리(장애인들을 위한 물리적·제도적 장벽 제거) 분야에서 화제다. 이번 기부는 이마트가 지난해 진행한 ‘사e좋은 랜더스’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됐다. 사e좋은 랜더스 캠페인은 신세계그룹 야구단 SSG랜더스와 연계해 고객, 팬, 선수들이 참여한 사회 공헌 활동이다.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장애 아동들과 이마트 고객, 팬, SSG랜더스 선수들이 참여해 벽화 포토존을 제작했다. 당시 SSG랜더스필드 1루 1층에는 ‘사e좋은 찰칵ZONE’ QR 벽화가 조성됐다. 발달장애 아동들이 직접 도안을 디자인했으며 이마트와 SSG 팬을 대상으로 채색 이벤트 참여자를 모집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채색 붓, 팔레트, 물통 등 키트를 제공했다. 키트 구성품 제작에는 공공 미술 조성, 재활용 굿즈 제작 등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기업과 ‘아이들의 미래재단’이 함께했다. 기부액은 고객들이 해당 벽화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릴 경우 게시물 1건당 2000원을 이마트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정산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올라간 SNS 게시물 수에 기초해 기부금을 계산하고 부족분은 이마트가 금액을 더해 약 1억 원 상당의 닷패드 구입 금액을 마련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와 중소기업 ESG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점포에서 발생하는 폐지를 재활용해 SSG닷컴의 배송 상품 포장지를 만드는 등 꾸준한 ESG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성수 이마트 CSR 담당은 “기부를 통해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시각장애인들의 교육 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사회 조성을 위한 ESG 활동들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홈플러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점 추진 과제로 ‘착한 소비’를 선정하고 상품 구매가 지역사회 나눔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서 홈플러스는 재활용 제품을 통한 친환경 유통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021년 착한 소비의 일환으로 출시한 위생용품 3종(착한 화장지·미니 미용티슈·키친타월)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5일 기준 47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펄프 대신 우유팩을 재활용해 만든 착한 화장지는 누적 26만 개 이상 팔려 약 1000t가량의 펄프 사용 감소 효과를 보였다. 나무 약 2만 그루를 심는 효과다. 지난달에는 착한 시리즈의 일환으로 ‘착한 생리대’를 출시했다. SAP(고분자화학흡수체)를 사용하지 않고 100% 유기농 순면 커버로 제작했다. 사탕수수 성분을 함유한 환경친화적 방수 커버를 적용했으며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해 안정적인 품질 관리도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교육 지원 사업과 착한 시리즈도 연계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교육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 15개 지역아동센터에 착한 생리대 1만6000여 패드를 기부해 위생용품 마련이 어려운 소외 계층 청소년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보탤 예정이다. 자체 브랜드(PB) 우유 판매 수익금 일부를 결식 우려 아동 식사에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PB 우유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1A 우유’와 ‘홈플러스 시그니처 1A 저지방 고칼슘 우유’ 2종의 판매금 일부로 도시락과 우유를 구매해 급식이 중단되는 방학 기간에 결식 아동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기부 활동에 임직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인 사내 ‘타각 기부 캠페인’에는 5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임직원이 구내식당에서 단말기에 사원증을 대면 기부금이 적립되고 임직원이 기부한 금액만큼 회사가 기부하는 방식이다. 적립된 기부금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배움 튜터링’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결식 우려 아동·청소년들의 겨울방학 식사 지원에 쓰였다. 피자, 치킨 등 부식은 물론 식재료 지원과 조리 교육도 진행해 보호자가 없을 때 아동과 청소년이 스스로 끼니를 챙기도록 도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교육 지원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소외 계층 청소년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필품 등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이사로 복귀하는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2017년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를 지냈고 2019년 재선임됐으나 같은 해 12월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사임한 바 있다. 이번 복귀로 책임경영 및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엔데믹 이후 가족 해외여행객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22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2월 인터파크에서 미성년자를 동반한 패키지 여행 송출객은 전년 동기 대비 162배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88% 수준이다. 전체 해외 패키지 여행 송출객 중 가족여행의 비중은 35%로 2019년 동기와 같았다. 자녀와 함께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는 괌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베트남 다낭(9%), 일본 오사카(7%), 베트남 냐짱(6%), 미국 사이판(5%)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과 액티비티 등 장점이 많아 가족 여행지로 괌이 인기”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한국 여행도 늘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월 인천국제공항 공항버스 이용객은 약 34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약 2만 명) 대비 16배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1∼6월) 이용객 수는 18만 명에 불과했지만 본격적으로 엔데믹으로 전환된 하반기(7∼12월) 이용객이 105만 명까지 늘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삼성과 네이버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동맹을 맺었다. 하루 만에 등록 100만 건을 넘긴 애플페이 열풍에 국내 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하루 평균 결제금액 7231억 원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네이버 간편결제 시장서 동맹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협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23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한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 55만여 곳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네이버페이나 신용카드 결제만 됐다. 이달 안에 삼성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 약 300만 곳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해도 된다. 기존에 네이버페이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려면 QR결제만 가능했기 때문에 편의점, 제과점 등 12만 개 매장에서만 쓸 수 있었다. 삼성과 네이버의 동맹을 통해 삼성페이는 온라인,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고래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애플페이라는 ‘메기’의 등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협업 서비스 논의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소식이 전해진 뒤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도 삼성페이와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페이 서비스 첫날 100만 건 이상 등록 애플페이는 서비스 첫날인 21일 등록 수 100만 건을 넘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교통카드 기능이 없고, 현대카드만 지원하는 데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나온 ‘반쪽 페이’라는 지적이 무색할 정도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애플팀은 ‘역대 최고 기록’이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다. 하나의 카드를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각각 등록하면 두 개의 토큰이 발행된다. 현재 대부분 주요 유통업체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GS25·세븐일레븐·CU·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과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포함된다. 백화점 중에선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만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편의점인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같은 계열사인 스타벅스에서도 애플페이는 사용이 안 된다. ● ‘메기 효과’로 간편결제 시장 지각변동 예상 애플페이의 가파른 성장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7231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전자금융업자가 50.3%(3641억 원)를, KB페이·신한페이 등 금융사의 간편결제가 26.1%(1886억 원), 삼성페이가 23.6%(1703억2000만 원)를 차지했다. 애플페이 도입 전 아이폰 이용자들은 전자금융업자나 금융사가 서비스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애플페이의 상륙으로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의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30% 수준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겠지만, 당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바꿀 정도의 큰 혜택을 애플페이가 제공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그루밍족’이라는 말이 몇 년간 유행이었죠? 패션이나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였는데요. 이제는 그루밍족이라는 말이 더 이상 특이하거나 생소한 유행어가 아닌 시대입니다. 꾸미는 남성은 이제 대세니까요. 이번 주에는 ‘뉴노멀’이 된 남성 뷰티 열풍을 소개합니다. 남성 메이크업 하면 주로 어떤 걸 떠올리시나요? 보통은 선크림 정도만 많이 생각하실텐데요. 여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으로 남성 뷰티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위메프가 2월 11일부터 3월 10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메이크업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는데요. 특히 아이브로는 1127.1%, 비비크림은 109.2%까지 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파운데이션(66.5%), 선크림(40.7%)도 인기입니다.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인기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있는데요. 쿠팡은 매년 말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뷰티 제품을 부문별로 선정해 구성한 ‘쿠팡 뷰티 어워즈 기획세트’를 판매했습니다. 13개 브랜드로 구성된 제품 중 플리프 올인원 로션은 쿠팡 출시 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남성 스킨케어 분야에서 베스트 제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원하는 상품을 추가적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고객 투표로 만들어진 인기 제품을 강소기업이 생산하는 ‘함께 만들어요’ 캠페인도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유난이냐고요? 아닙니다! ‘K뷰티’의 해외 인기에 대해 많이들 들어보셨죠? LG생활건강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후의 클렌징폼은 2월 중국 수출 분량이 전달 대비 4000개 이상 증가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도 같은 기간 2000개 증가했고요. 남성 스킨케어 데보나인도 일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 정도면 ‘K맨뷰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네요. ‘뷰티는 20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분들은 없으시겠죠? 세대를 넘어 꾸미는 남성은 이미 대세입니다. 어렵게 생각 말고 뽀송뽀송 피부 관리부터 한번 시작해 보세요. 남성 대상 전용 상품이 플랫폼마다 차고 넘치는 시대랍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20일 방한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 수장들을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21일 오전 아르노 회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과 현대백화점 김형종 대표가 아르노 회장을 만났다. 전날에는 롯데백화점 신동빈 회장을 접견했다. 신세계 본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을 찾아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은수 갤러리아백화점 대표도 만났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이다. 아르노 회장은 한국 명품 시장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2019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롯데면세점은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 기념 패밀리콘서트’를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6월 16∼18일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에는 NCT DREAM, ITZY, 성시경, 송가인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관람권은 롯데면세점에서 각각 300, 500, 90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 한해 A석, S석, R석 티켓을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올해로 32회째를 맞이한 패밀리콘서트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행되는 공연 행사다. 2006년 처음 시작된 이래 관객 수가 100만여 명에 달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온라인으로 열린 31회 콘서트는 조회수 총 300만 뷰를 기록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K푸드 바람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한국 식품뿐 아니라 한국 농수산물이 동남아 등지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농산물 분야 수출액은 총 120억 달러(약 15조6800억 원)로 2010년 처음으로 50억 달러를 넘어선 뒤 10년여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아직 담배, 라면, 참치 등 가공식품 비중이 높지만 농수산물 비중도 올라가는 추세다. 강원 양구, 철원 등에서 생산되는 강원산 파프리카는 매년 2000만 달러 안팎의 수출액을 올리고 있고, 충남 서산에서 만든 서해산 감태도 지난해 10만 달러가량을 수출했다. 전남 고흥산 유자와 생강은 체코와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K푸드’ 열풍 속에서도 아직 웃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종자의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하는 과일 시장이다. 포도나 감귤, 배, 사과 등 한국인들이 많이 먹는 과일 대부분이 국산화율이 낮은 상황이다. 로열티 수입이 늘면서 농민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이어온 외국산 종자 과일 위주의 유통 구조나 재배법 등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 오랜 품종 개량 역사 자랑하는 일본산 과일2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의 국산화율(유통시장에서 국산 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을 기준으로 21.4%에 그친다. 국산 품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넘는 채소 시장에 비해서 현저히 낮다. 특히 일본산 품종인 샤인머스캣이 주류인 포도(4.6%)를 비롯해 감귤(3.2%) 배(15%) 등 국산 과일 대부분이 국산화율이 낮다. 평균이 17%에 불과하다. 해외 종자 의존이 높아지면 로열티도 높아진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주요 과수 품목(키위, 블루베리, 체리 등)의 로열티 지급액은 2021년 18억4000만 원으로 2017년(13억6000만 원) 대비 약 35.3% 늘었다. 로열티 지급 기한이 만료된 사과 등은 제외된 수치다. 세계 속으로 ‘K과일’을 수출하기 위해선 여전히 비중이 낮은 과수 종자 산업에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 통용되는 과일 상당수는 일본산 품종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사과 재배 면적 65.1%를 일본 사과 품종인 ‘부사’와 ‘아오리’가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단감도 일본 품종인 ‘부유’가 국내 유통의 80%를 점유한다. 일본 품종에 대한 농민들의 선호도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농민 50%가량이 5년 뒤에도 재배하고 싶은 사과로 ‘부사’, ‘미야마’ 등 일본 품종을 뽑았다. 배 역시 일본 품종인 ‘신고’를 34%가 선호했다. 일본산 과일의 힘은 오랜 품종 개량 역사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과일 품종들을 개량하며 과일 교배를 시작했다. 사실상 근대화의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셈이다. 반면 한국은 광복 이후인 1954년 중앙원예기술원(현 농식품부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사과 3종과 배 8종 등을 교배한 것이 품종 개량의 시초로 꼽힌다. 일본에 비해 단순 계산상으로도 역사가 두 배 넘게 짧다. 5∼10년 나무를 길러야 하는 품종 개량 경쟁에서 이런 차이는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를 만들게 됐다. ● 품질 따라잡은 ‘K과일’… 유통 막혀 한계 물론 한국도 꾸준한 개량을 거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산 과일과 비교해 기술적으론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유통업체의 한 과일 바이어는 “현재 국산 품종과 일본 품종 간 맛이나 병충해 저항력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일선 농민들도 “한국 품종이 (일본 품종에 비해) 우리 토양에 적합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로열티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우리나라 과수 종자 로열티 수익은 약 4억4800만 원으로 2017년 2억4400만 원 대비 83.6% 늘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계약이 늘고 있어 올해는 로열티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과일 국산화율이 20%대에 불과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K과일’이 국내 시장에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으로 유통 구조를 꼽는다. 우리나라 과일 유통 시장은 주로 산지에서 농부들이 도매업자 등에게 물량을 판매한 뒤 소매상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일본산 품종을 원하는 업체의 요구에 맞춰야 하니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농민은 “국산 품종을 길러보려 해도 유통업체는 잘 팔리는 일본 품종을 우선적으로 요구한다”며 “농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판매 급급하다 품질 저하에 투자 미흡 수요 공급에만 맞춘 유통 구조는 품질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때 포도 농가에서 인기를 끌던 샤인머스캣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샤인머스캣은 10월에 출하할 때 숙성도가 가장 알맞다. 하지만 9월 초순(9∼12일) 추석 연휴가 잡힌 지난해 선물세트 물량을 맞추려다 보니 유통업체 측에서 농가에 이른 출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 자연스레 덜 익은 샤인머스캣이 시장에 다수 풀렸고, 이를 맛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지며 수요와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일본의 경우 농협에 해당하는 JA(Japan Agricultural Cooperatives)가 농사 이외의 업무를 전담해 유통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어떤 품종이든 맛있기만 하면 제값을 쳐주고 판로도 개척해줘 농민 입장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할 여건이 생긴다. 품질 관리도 깐깐하다. JA가 가진 자체 재배 매뉴얼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폐기한다. 일본에서 농업 기술을 배워온 김재원 행복을팜 대표는 “일본 샤인머스캣 농장에 근무할 당시 한 송이에 달린 포도알 개수가 맞지 않아 전체 생산의 절반 가까운 수량을 폐기한 적도 있었다”며 “한국도 유통 문제와 품질 관리를 위한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품종 개발에 최소 7년… 적극 지원 필요국산 과일 중 자급률을 올린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일본을 앞지른 국산 딸기 품종인 ‘설향’이 대표적이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한국과 맞붙은 일본 후지사와 사쓰키 선수가 자국 기자회견에서 “한국 딸기가 놀랄 정도로 맛있다”라고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5년 9.2%에 불과했던 국내산 품종 딸기 보급률은 인기 품종 ‘설향’ 개발 이후 2021년 96.3%까지로 늘었다. 국산 딸기로 대체되면서 외국 종자를 이용하는 비용인 로열티도 아낄 수 있었다. 국제식품신품종보호연맹(UPOV) 원칙에 따라 2008년부터 외국산 종자 딸기에 대한 연간 30억∼60억 원의 로열티를 내야 했지만, 그 이전에 설향이 개발되면서 이를 막을 수 있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국내 종자 산업을 2027년까지 1조2000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제3차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설향 같은 K과일의 성공 사례를 늘리려면 신품종 확대의 중요성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신품종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과일을 생산하려면 5∼7년 정도 걸린다. 나무가 다 자란 후에도 2, 3번 열매를 맺어야 상품성 있는 과일이 나온다. 한 농민이 새 품종을 시도하려면 총 7∼1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농민 고령화가 진행된 과수 산업 특성상 새 품종 도입에 소극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김성종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신품종을 개발해도 ‘언제 다 키워서 판매하냐’는 현장의 거부감이 크다”며 “농민 설득을 위한 체계적인 홍보 전략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신애 농식품신유통연구원 기획조사실장은 “신품종이 대체로 농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알려진다”며 “정부 차원에서 신품종의 장점과 재배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예산·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산업2부 기자 cero@donga.com}
《최근 일본 도쿄를 방문한 3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시내 곳곳에서 한국 제품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인 3년여 전에도 일본에 한국 제품이 간간이 있었지만 이번엔 차원이 달랐다. 한국 제품이 일본 시장에 일상적으로 파고든 분위기였다. 김 씨는 “드러그스토어에서 판촉행사(프로모션)를 벌이는 브랜드 셋 중 하나는 한국 브랜드였고 한국 소주도 판매대 좋은 자리에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말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온 박모 씨(29)도 “만두나 떡볶이 등 한국 음식들을 일본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했다.》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이 같은 해빙 무드가 중소기업 대일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일본 하늘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는데도 일본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국내 중소기업 제품 구매에 나서 이들의 한국 화장품과 의류 온라인 구매액 증가율이 최근 4년간 연평균 390%, 26.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이 높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K중소기업’ 제품 수출 규모가 화장품, 식재료, 의류 등의 소비재 품목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어 이번 방일을 수출 확대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대일 수출은 109억 달러로 전년(107억 달러) 대비 1.9% 증가했다.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1175억 달러)의 9.3%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위 규모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한일 관계 경색 등의 영향에도 일본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꾸준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일본 중소기업 수출 성장세가 가장 큰 분야는 의약품을 비롯한 소비재 시장이다. 의약품 수출액(4억23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진단키트 등의 수출이 늘면서 수출액이 급증했다. ‘K뷰티’ 유행으로 화장품 역시 순풍을 타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A 씨는 “일본 소비자들은 쓰던 제품을 잘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소비 성향인데, 최근에는 ‘한국에서 인기 있다’는 게 마케팅 포인트가 될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을 뜻하는 일본어 ‘韓国コスメ’라는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8억56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을 타고 일본은 국내 중소기업이 화장품과 의류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1위 국가가 됐다. 한국 중소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화장품을 수출한 액수는 지난해 1억1300만 달러에 이른다. 2018년(20만 달러)에 비해 550배 이상 증가했다. 의류 온라인 수출액 역시 지난해 3640만 달러로 2018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한국산 식재료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면서 커피, 차, 인삼류 등 기호식품이나 축산가공품 수출액도 급증세다. 일본 매출이 35%에 이르는 의류 중소기업 ‘와이디어’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힌 2020년 일본에 진출했다. 홈페이지에 영어, 일본어 등 언어 설정을 해놓은 뒤 별다른 마케팅을 안 했는데도 일본 소비자들의 접속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일본 시장이 승산이 있다고 본 것. 와이디어 강하늘 대표는 “일본에서 한국 패션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K패션 시장이 성장했다”고 했다. K팝,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가격 경쟁력도 있어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다는 설명이다. 한국 의류 주요 소비층인 10, 20대 여성층이 한국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점도 도움이 됐다. 가성비와 품질을 모두 잡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특징도 일본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낮으면서도 중국 제품에 비해 품질과 신뢰도가 높은 ‘알짜템’으로 꼽힌다. 자전거 헬멧을 판매하는 나인오투랩은 자전거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을 노리고 일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마쿠아케’에서 펀딩을 받아 일본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과 아마존저팬에 입점했다. 나인오투랩 문승화 대표는 “중국산에 비해 한국산은 가격과 품질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다”며 “애프터서비스(AS) 등 서비스도 좋아 보수적인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과제는 남아 있다. 운송비 부담이 대표적이다. 의류의 경우 일본에 운송을 할 경우 2kg당 배송비가 2만∼2만5000원 수준으로 여전히 비싼 편이다. 매출 자체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배송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판로 개척도 문제다. 한번 구매처를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는 일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충분한 판촉이 필요하지만, 국내 중소업체에는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아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 등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엔데믹 이후 해외 교류를 통한 바이어 미팅 등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대면 마케팅이) 직관적이고 기업의 호응도 좋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현지 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파는 현재로선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계는 이번 사태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 코스닥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 SVB 파산으로 ‘블랙 먼데이’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인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적극적인 SVB 리스크 완화 개입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가능성 둔화, 양회 폐막에 따른 중국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금융시장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흐른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작년 12월 31일 기준 SVB의 모회사인 SVB파이낸셜의 주식 2만87주(약 60억2000만 원 상당)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도 작년 말 기준 10만795주를 가지고 있다. KIC는 SVB에 이어 파산한 뉴욕주 시그니처은행 주식도 9만1843주(약 137억9000만 원 상당) 보유 중이다. 미국 정부는 채권과 주식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KIC와 국민연금은 보유 주식을 허공에 날릴 수도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불황인 벤처투자 현황에서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금액은 6조7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금융위원회는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은행의 위험노출액 한도 규제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거래 기관별 위험노출액을 자기자본 대비 25%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제해 왔다. 한편 신용평가사 피치는 13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봤다. 다만 고금리·고물가와 대외 수요 위축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1.2%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국제통화기금(IMF) 1.7%보다 낮은 수치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파는 현재로선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계는 이번 사태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코스닥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미 SVB 파산으로 ‘블랙 먼데이’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인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의 적극적인 SVB 리스크 완화 개입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가능성 둔화, 양회 폐막에 따른 중국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작년 12월 31일 기준 SVB의 모회사인 SVB파이낸셜의 주식 2만87주(약 60억2000만 원 상당)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도 작년 말 기준 10만795주를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채권과 주식은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KIC와 국민연금은 보유 주식을 허공에 날릴 수도 있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시장과 벤처투자는 당분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불황인 벤처투자 현황에서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금액은 6조7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금융위원회는 거래 상대방의 부도로 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은행의 위험노출액 한도 규제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거래 기관별 위험노출액을 자기자본 대비 25%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제해 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콩으로 만든 불고기라고요? 일반 불고기인 줄 알았어요. 식감도, 맛도, 향도 너무 좋네요.”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내추럴 건강제품 전문박람회’를 찾은 외국인들은 식물성 불고기를 맛본 뒤 감탄을 쏟아냈다. 한국농수산유통식품공사(aT) 부스는 식물성 고기로 만든 한식을 맛보러 온 방문객들로 종일 북적였다. aT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K푸드’ 열풍이 대체식품 분야에서도 충분히 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비건 열풍과 친환경 소비 추세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42년째를 맞은 내추럴 건강제품 전문박람회는 100여 개국에서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래식품 박람회다. 36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올해 박람회에서는 단연 대체식품이 화두였다. 대체식품은 식물성 재료 등을 활용해 고기를 대체한 식품으로, 대체식품 기반의 K푸드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 ● 글로벌 푸드테크 대세는 식물성 고기이날 찾은 박람회장 부스의 70%가량은 식물성 고기를 앞세운 대체식품 부스들이었다. 식물성 고기로 만든 피자, 햄버거, 너겟부터 동물성 성분을 뺀 귀리 우유, 치즈 등도 있었다. 최근 몇 년간의 식품 트렌드가 ‘오거닉 푸드’였다면 이제는 대세가 완전히 대체식품으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대체식품 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30년 1620억 달러(약 214조 원)로 2020년 295억 달러(약 39조 원)보다 5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성장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18년 4760만 달러(약 630억 원)인 국내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2억1600만 달러(약 2861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에 맞춰 국내 업체들은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K대체식품’을 대거 선보였다. 국내 기업들과 연합해 29개 부스를 낸 aT 연합 부스에서는 대체육 불고기, 주먹밥, 통조림 참치 등을 선보였다. 초창기 대체식품으로 주로 만들어졌던 햄, 치즈 등과 달리 한식은 구운 고기 종류가 많아 대체식품을 만들기 어려운 음식으로 꼽혔다. 구운 느낌과 씹는 질감을 동시에 구현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불고기를 먹어본 결과 실제 고기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참치도 참치 뱃살 등의 기름기와 특유의 식감을 온전히 재현했다. 기술의 발달로 대체식품으로 만든 한식을 상품화한 것. 참치캔 대체식품을 선보인 알티스트의 윤소현 대표는 “치즈 등 서양 음식에 집중됐던 대체식품 분야가 한식으로 확장될 만큼 기술이 성장했다”고 했다.● 신세계, K대체식품으로 미국 공략세계 최대 대체식품 소비국인 미국 시장을 향한 국내 식품회사들의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좋은음식연구소(GFI)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대체식품 판매액은 약 74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기후변화, 건강 등에 관심이 많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체식품은 기성 식품을 넘어 대세가 되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의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음식은 귀리, 아몬드 등으로 우유를 만드는 대체유(乳)다. 시장 조사기관 스핀스에 따르면 미국 대체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우유(16.0%)로, 육류(1.4%)보다 10배 넘는 점유율을 보였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대체유 상표 ‘제로밀크’ 특허를 출원하는 등 대체유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 주도 아래 ‘미래형 식품’을 그룹 차원에서 새 먹거리로 밀고 있다. 일반 고기를 모방한 것을 벗어나 일반 고기보다도 맛있고 건강한 식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대체유 점유율은 70% 이상”이라며 “새로운 식품 옵션인 ‘대안식품’으로서의 식물성 식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애너하임=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