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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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광영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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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칼럼100%
  • 112는 범죄신고만… 경찰 민원 ☎ 182로 하세요

    앞으로 교통범칙금이나 사건 수사 결과 조회, 분실물 신고 등 경찰에 비긴급 문의사항이 있을 때는 ‘182’에 전화하면 된다. 경찰은 ‘182 경찰민원콜센터’를 다음 달 2일 가동한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련 민원을 112에 문의하는 시민이 많아 긴급 신고 접수가 지연된다는 지적에 따라 민원 해결을 전담하는 콜센터를 만든 것이다. 현재 182는 실종신고 전화번호지만 경찰 민원 접수번호로 확대된다. 민원콜센터는 시민 문의 내용에 맞게 담당 부서를 곧바로 연결해주거나 민원 내용을 해당 부서에 전달한다. 시민이 고소 고발하거나 조사받은 사건에 대해선 수사 진행상황을 알 수 있도록 담당 경찰관과 연결해주는 기능도 한다. 교통 범칙금이나 과태료, 운전면허 정지 취소 여부 등 경찰이 보관 중인 개인정보도 본인이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민원콜센터를 365일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전화상담원 165명을 배치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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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안돼 죄송” 서민들의 기부릴레이… 잿더미 ‘밥차’ 살렸다

    8일 인천 부평역 광장에 온 ‘사랑의 밥차’ 직원들은 평소와 달리 참담한 표정이었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선 쪽방촌 노인들도 말이 없었다. 식단도 전과 다르게 밥과 된장찌개, 깍두기가 전부였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빈 식판을 건네며 조심스럽게 눈인사를 했다. 그때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깨끗이 비운 식판을 들고 직원들에게 다가왔다. 밥차가 올 때마다 남편 손을 잡고 점심을 먹으러 오는 낯익은 얼굴이었다. 할머니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며 가슴팍에서 흰 편지봉투를 꺼냈다.○ 화마에 스러진 밥차 전날 새벽, 황급히 연락을 받고 나온 밥차 직원 채현식 씨는 사고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조여 왔다. 어둠이 짙었지만 연기 기둥은 선명했다. 음식 준비를 위해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머물렀던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밥차 기지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인근 식당에서 시작된 불이 기지까지 덮친 것이었다. 불은 솥이 녹아내릴 정도로 맹렬했고 기지 앞에 세워 놓은 밥차로까지 옮아 붙었다. 채 씨는 그 순간 밥차에 끼니를 의지하는 노인들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차는 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가스통이 터지면 다 죽는다!” 어딘가에서 동료의 외침이 들렸다. 차 안에는 조리용으로 쓰이는 20kg 가스통이 3개나 있었다. 채 씨는 차에 올라탔다. 운전석 뒤 컨테이너가 불타는 열기로 온몸이 화끈거렸다. 차를 100m가량 옮기고 가스통을 떼어냈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넘겼지만 매일 500여 명의 노인에게 제공할 밥을 짓는 밥차 기지는 완전히 불에 탔다. 냉장고와 조리대 창고 등 설비와 기증받은 식재료는 모두 소실됐다. 대장암 말기로 5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50대 여성이 자신의 음식점을 정리하며 기증한 물품도 재가 됐다. 인근 초등학생들이 한 줌씩 봉지에 담아 기부한 쌀과 고추 농사를 짓는 농부가 3년째 보내온 고춧가루도 시커멓게 타 버렸다. “밥차뿐 아니라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의 사랑과 정성이 불에 타버렸다….” 채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화재로 직원들이 망연자실하는 사이 도둑까지 들었다. 이 도둑은 기지 내부에 있던 식판 숟가락 등 쇠붙이를 모두 훔쳐갔다. 불에 타 운행이 불가능한 밥차를 포함해 피해액이 3억 원에 달했다. 올해 3월 밥차 용지가 경매에 넘어가 쫓겨날 위기에 처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매일 밥차를 기다리는 500여 명의 쪽방촌 노인은 이제 꼼짝없이 굶을 위기에 놓였다.○ ‘낮은 자’들의 작은 기부 화재 이튿날 밥차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집에 있는 냄비와 밥솥, 그릇을 총동원해 500인분 식사를 겨우 만들어냈다. 알음알음 승합차를 빌려 식사를 운반해온 터였다. 식사를 마친 뒤 흰 봉투를 들고 온 할머니는 바싹 타버린 직원들의 마음을 울렸다. “많이 힘드시죠. 반찬값에 보태세요.” 봉투 안에는 3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수없이 폈다 접은 흔적이 있는 1만 원권 28장과 1000원권 20장이었다. 그는 “후두암을 앓고 있어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없는 형편에 병원 다니느라 여러모로 힘들었는데 손수 차려주는 점심 한 끼가 큰 위로가 됐어요. 몇 푼씩 짬짬이 모은 돈이라 얼마 안 돼서 죄송해요.” 할머니는 쪽방에서 남편의 병간호를 받으며 투병생활을 하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그날 밥차 사무실에는 독일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42년 전 간호사로 파독된 70대 한국인 여성이었다. 그는 “쪽방촌 노인들을 돕는 일이 힘들어졌다는 기사를 봤는데 한국의 부모님 생각이 났다”며 200유로(약 28만 원)를 송금했다. 이들의 작은 기부는 잿더미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 이튿날 인천의 한 추어탕집 주인이 밥차 측에 연락을 해왔다. “추어탕도 기부할 수 있나요?” 그는 추어탕 500인분을 대형 솥에 담아 보내왔다. “장사하면서 힘든 일을 자주 겪다 보니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남 일 같지가 않아요. 비록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추어탕집 사장은 기자에게 가게 이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추어탕 기부’ 이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삼계탕집이 삼계탕 500인분을, 중국음식점에선 짜장면 500그릇을 보내왔다. 식당 주인들의 기부 행렬에 식품업체도 동참했다. 신선설농탕은 설렁탕 500인분을, 한솥도시락과 본도시락은 도시락 750개를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사골국 농축액과 냉동 고등어 등 식재료를 기부했다. 서울 가양동의 한 교회는 아예 주방을 내줬다. 기존의 절반 규모라 밥을 두세 번에 나눠서 해야 하지만 조리공간이 없어 막막했던 밥차로선 급식을 이어갈 터전이 생긴 셈이다. 서울 강남구는 식재료를 보관할 창고를 제공했다.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지만 밥차의 이웃 사랑은 더 넓게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없는 형편에 30만 원을 기부한 ‘암 투병’ 노부부는 24일에도 인천 주안역의 밥차를 찾았다.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부부는 “여기서 식사하는 다른 분들에게 괜한 불편을 줄 것 같다”며 끝내 거절했다.:: 사랑의 밥차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결식아동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사업.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가 2009년 시작해 인천 부평역과 주안역, 서울역 광장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매일(주말 제외) 500여 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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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땐 北인구 8% 남한행… 결핵-말라리아 확산 위험”

    20××년 남과 북은 통일에 성공했다. 함경북도 농촌에 사는 A 씨는 일자리를 찾아 남한의 대도시로 이동했다. 북한 전역의 기차역과 터미널은 남한에 가려는 사람들로 대혼란을 빚었다. 축제 분위기 속에 남한으로 내려온 A 씨는 새로운 일을 꿈꾸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남한에서는 북한 주민을 받아들이기 바빠 북한 주민에 대한 건강검진은 뒤로 미뤄졌다. 그는 북에서 결핵을 앓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드문드문 약을 복용한 탓에 내성을 가진 결핵균이 몸에 자리 잡았다. 그의 결핵균은 공기를 타고 남한지역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됐다. 16일 동아일보가 단독 입수한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통일 대비 보건분야 대처방안’ 보고서를 토대로 만든 가상 시나리오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 후 3년 이내에 북한 인구 약 2400만 명의 8%인 200만 명이 남한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 농업인구 600만 명이 남한이나 북한의 공업도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많이 발생하는 결핵 말라리아 기생충 등 감염질환이 인구 이동 경로를 따라 남한으로 빠르게 확산될 위험성이 크다”며 “‘인간 안보’의 핵심인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만에 최대 100만 명 결핵 우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기를 타고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 질환인 결핵이다. 현재 북한의 결핵 환자는 인구의 5% 수준으로 매년 1만∼2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남한으로 이주하는 200만 명 중 결핵환자가 10만 명 섞여 있다고 가정하면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남한에서 100만 명의 새로운 결핵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핵환자 1명이 10명 이상 결핵을 퍼뜨리기 때문이다. 국립보건연구원 조명찬 원장은 “특히 북한에는 결핵을 완치하지 않고 약 복용을 중단하는 사람이 많아 약에 내성을 가진 결핵일 위험성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에게 피해가 집중될 우려가 크다. 한 살 이전에 맞은 결핵 예방주사(BCG)의 면역 효과가 10대 후반에는 없어지는 데다 학생들의 운동 부족,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고등학교나 입시학원 등 10대 후반이 집단생활하는 곳에서 결핵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남한은 결핵발생률이 2010년 기준 10만 명당 9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아 ‘최악의 결핵 국가’로 통한다. 말라리아 확산도 우려된다. 남한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행된 말라리아 박멸사업의 성과로 1984년 이후 토착 말라리아 발생 보고가 없었다. 하지만 1993년 북한과 가까운 경기 파주시에서 말라리아가 출현해 현재까지 2만8000여 명의 누적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경기 북부, 강원 북부, 인천 등에서 발병률이 높다. 잠복기의 말라리아 환자가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동하면 모기에 의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혼란과 비용 줄이기 위한 관리 시급 북한의 기생충 질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함경북도 일부 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변검사에서 장내 기생충인 회충이 43.2%, 편충이 40.3%로 한국의 1970년대 초반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남한의 장내 기생충 감염 비율은 2% 수준이다. 김동수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남한에서는 이미 사라진 후진국형 기생충이 다시 등장해 퍼질 위험성도 크다”며 “북한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치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려면 북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며 “독일에 비해 남북한의 건강 수준 격차가 심각해 통일 이후 혼란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국가과학기술 5개년 계획’과 ‘과학기술 중장기 발전계획’에 이 같은 실태를 반영해 통일에 대비한 과학기술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 201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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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경찰 전란시 무전교신 ‘먹통’ 우려

    군과 경찰이 전쟁 등 국가 위기상황에서 합동작전을 펼 때 사용하는 작전교신용 무전기 일부가 ‘먹통’인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전쟁(1960∼1975년) 때 사용된 노후 장비인 데다 신형 무전기 도입은 오히려 뒷걸음질하는 탓이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기선 의원(새누리당)이 8일 경찰청에서 받은 ‘군경 합동용 무전기 운영 실태’ 자료를 보면 현재 경찰이 보유한 무전기는 소요량인 518대보다 43대가 적은 475대다. 이 가운데 335대(70.5%)는 적정 사용연한인 9년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베트남전 때 사용된 구형 무전기가 207대로 전체 보유량 중 43.6%를 차지했다. 사용연한을 3배나 초과한 이 기기는 육군 중대급에서 사용하는 배낭 무전기(‘PRC-77’)로 무게 6kg에 교신거리는 8km에 불과하다.노후 기종이라 고장도 많다.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이 군경 작전교신용 무전기를 일제 점검한 결과 보유 중인 99대 중 19대가 고장이었다. 이 중 18대는 ‘PRC-77’ 구형 기종이었다.하지만 경찰은 신형 무전기 도입에 소극적이다. 신규 구매 대수가 2007년 28대, 2009년 15대, 2011년 5대로 오히려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을지훈련 때 시험적으로 사용해 보는 것 외에는 평소 쓰임새가 거의 없는 장비라 예산을 배정할 때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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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값 800만원-체납과태료 1억2473만원… 믿어지십니까?

    교통법규 위반으로 제 몸값의 12배가 넘는 과태료 폭탄을 맞고도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는 외제차가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인 GM이 1996년 생산한 뷰익 파크애버뉴. 이 차는 2007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신호위반이나 과속, 불법 주정차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2307번이나 딱지를 떼였다. 고속도로에서 하루에 열 번 넘게 속도위반을 한 적도 있다. 과태료가 1억2473만 원이나 부과됐지만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배기량 3800cc로 출시 당시 가격이 약 4000만 원이며, 현재 거래가는 800만∼1000만 원 선이다. 체납된 과태료가 차량 가치의 12배가 넘는다. 이 차는 요즘도 도로를 누비며 각종 법규 위반을 하고 있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누가 이 차를 끌고 다니는지 모르는 ‘대포차량’ 상태인 것이다. 차 소유주로 등록돼 있는 나모 씨(32)는 “2007년 중고차 매매상을 할 때 이 차를 팔았는데 산 사람이 명의를 이전하지 않은 채 타다가 되팔아 지금은 누가 타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전국을 뒤져 이 차를 색출하지 않는 한 ‘무법 주행’을 막을 도리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과태료는 법적 처벌이 아닌 행정 처분이라서 해당 차량을 범죄자처럼 공개 수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이 차처럼 과태료 악성 체납차량은 전국에 2000대가 넘는다. 1298회 체납해 7402만 원을 내야 하는 아반떼 승용차 등 1000만 원 이상 체납한 차량이 125대, 50회 이상 체납한 차량은 2017대다. 체납액을 합하면 103억2000여만 원에 이른다. 문제는 차 주인들이 과태료를 내지 않고 버티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 대부분 제3자 명의로 된 대포차량이어서 교통법규를 마음대로 위반하고 범죄에도 자주 이용된다. 과태료 체납 차량의 상당수가 감시망에 포착되지 않는 도로 위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4월 경기 수원시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오원춘도 평소 ‘대포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경찰은 그가 폐차된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달고 다니며 자신의 범죄행각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파업 불참자들의 화물차를 연쇄 방화할 때도 대포차가 이용됐다. 여성을 차에 타게 한 뒤 살해하는 수법을 쓴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자기 어머니 명의의 차를 사용하다 덜미가 잡혔다. 만약 강호순이 대포차량을 썼다면 희생자가 훨씬 많아졌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차가 뺑소니 사망 사고를 내면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범인 잡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2010년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대포차가 2만1000대나 굴러다닌다. 경찰은 대포차 유통을 막기 위해 과태료 체납 차량을 집중 단속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과태료 체납으로 압류된 차량은 사고팔 수 없고, 사용 중인 차의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은 경우 운전자를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 간 차량 거래를 일일이 감독할 수 없는 데다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은 사람이 “지인에게 잠시 빌려 타는 것”이라고 잡아떼면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대포차를 막으려면 현재로서는 일제단속밖에 방법이 없다”며 “누군가가 헐값에 중고차를 넘기려 할 경우 대포차일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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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질환 범죄자 10년새 3배 ‘또다른 폭탄’

    사회에 적개심을 품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섰다. 9월 28일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치료를 받았던 고교 중퇴생이 사립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삽을 휘두른 데 이어, 1일 경북 칠곡에서도 정신질환자가 일면식도 없는 여대생을 흉기로 살해했다. 이처럼 정신질환자의 ‘묻지 마 식 증오 범죄’가 잇따르지만 이들의 범행을 예방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은 전무한 상태다.2일 경찰청이 민주통합당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검거된 범죄자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는 상태에서 범행한 사람은 1만4951명으로 집계됐다. 정신질환자는 지속적인 정신분열이나 반복성 우울장애, 중증 지적장애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제한을 받는 사람을 뜻한다. 정신질환 범죄자는 2002년 739명, 2003년 629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2120명에 달했다. 2002년은 전체 범죄자 10만 명 중 38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배 이상으로 늘어 117명이나 됐다.특히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가운데 살인 강간 강제추행 강도 방화 등 5대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살인 또는 살인미수가 46명, 강간 강제추행 49명, 방화 47명, 강도 21명으로 강력범죄자만 163명에 달했다. 2002년 52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우송대 사회복지학과 이양훈 교수는 “전문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를 감당할 경제적 형편이 안 돼 그냥 집에 방치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분석했다.현재 정신질환자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판단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는 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규정에 따라 형을 감경받을 수 있거나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재범 위험이 높고 치료가 필요하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치료감호 처분이 내려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재범률이 특히 높은데도 출소한 뒤에는 아무런 관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이나 법무부 모두 별도의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들이 재범을 저지르는 비율은 32.1%로 일반 범죄자(24.3%)보다 8%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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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자궁암 키트… 2007년이후 검사 11만명 다시 받아야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검사를 받은 여성 약 11만 명이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진단 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사용을 승인하지 않은 자궁암 진단키트가 전국 산부인과에서 무더기로 사용된 사실이 경찰 조사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두 곳도 이 무허가 진단키트로 환자 8000여 명의 자궁암 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식약청에서 허가받지 않은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로 바이오벤처기업 굿젠의 대표 문모 씨(5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굿젠은 여성질환 전문 검사대행업체인 C사를 통해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611개 산부인과에 이 키트를 납품했다. 이들 병원에서 이뤄진 검사는 10만2000건에 달한다. 굿젠은 의약품 도매상인 S사를 통해 서울아산병원과 강북삼성병원 등 유명 대형병원에도 무허가 진단키트를 공급했다. 두 병원에서는 모두 8000여 명의 환자가 무허가 진단키트로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을 받았다. 병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업체에서 허가 제품이라고 해 믿었을 뿐 무허가 제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아산병원 관계자는 “해당 업체의 진단키트는 연구용으로만 사용돼 환자 입장에서는 검사 결과에 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아산병원 측이 무허가 진단키트를 사용한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에 수가를 청구하고 환자로부터 검사료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문제의 진단키트를 환자용으로도 썼다고 의심하고 있다.현재 자궁경부암 검사는 이 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존재 여부를 진단키트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 많이 쓰인다. 여성의 자궁에서 채취한 조직을 키트에 떨어뜨린 뒤 반응을 보고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진단키트는 검사 가능한 바이러스의 개수에 따라 22개, 40개, 43개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식약청에 따르면 굿젠 측은 ‘22개종’과 ‘40개종’에 대해선 허가를 받았지만 문제가 된 43개종은 허가신청도 하지 않았다. 식약청 관계자는 “효과를 입증하는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해 허가신청을 못한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젠은 2010년에도 다른 무허가 제품을 생산하다 식약청에 적발돼 7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그러고도 또다시 무허가 제품을 만들어 유통시킨 것이다. 굿젠은 병원 측에서 무허가 자궁암 진단키트에 환자의 시료를 넣어 넘겨주면 자궁경부암 여부를 검사해주면서 검사료로 약 22억 원을 벌었다. 검사 원가는 1만1000원 정도지만 환자들이 병원에 낸 검사 비용은 5만∼20만 원 선이었다.경찰은 이들 11만 명을 포함해 최대 23만 명의 자궁암 검사 결과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굿젠과 병원을 연결해준 대행업체 C사가 굿젠의 허가된 진단키트 12만 명분을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다. 경찰은 “C사의 업무는 진단키트를 병원에 공급한 뒤 채취된 여성의 시료를 받아와 다시 굿젠에 넘겨 검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시료를 옮길 때 온도를 영상 3도로 유지하는 게 원칙인데 C사 직원들은 병원에서 받아온 검사시료를 한여름에 차 안에 방치하는 등 관리를 함부로 해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C사는 무허가 진단키트를 납품하면서 69개 병원 의사 등 병원 관계자들에게 3억2000만 원의 리베이트까지 제공한 사실이 경찰조사로 드러났다. 또 진단키트를 공급받은 611개 병원이 환자의 질 내부 확대촬영 사진 같은 진료정보 등 개인정보 23만 건을 C사 측에 무단 유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1000만 원 이상의 고액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 관계자 8명과 C사 대표 권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서울아산병원과 강북삼성병원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에 통보해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다.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의 암 가운데 사망률이 2위로 우리나라 20, 30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조기진단을 받는 게 좋다. 하지만 무허가 진단키트로 검사를 받은 약 11만 명의 여성은 실제와 다른 검사 결과를 통보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무허가 키트라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궁경부암 발병 소지가 커 긴급 조치가 필요한 여성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가 불필요한데도 거액을 들여 추가검사를 받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굿젠 43개종’ 꼭 알아보세요무허가 진단 키트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한 여성들은 검사를 다시 받는 게 좋다. 경찰은 “2007년 1월부터 현재까지 검사를 받은 여성은 해당 병원에 진단 키트 공급업체를 문의해 굿젠 ‘43개종’으로 확인되면 재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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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아동성범죄자들 우울-고독감 일반인의 4배… IQ는 평균수준

    고종석은 어쩌다 일곱 살 소녀에게 욕망을 품게 됐을까. 김점덕은 자신을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르던 아름이를 왜 수욕(獸慾)의 제물로 삼았을까. 그들은 어디서부터 엇나가기 시작한 걸까. 그들이 괴물로 변해간 과정을 밝혀내지 않으면 이 사회의 ‘어린 딸’ 모두는 어디에 있든 항상 불안에 떨며 성장할 수밖에 없다.동아일보는 25일 최근 수년간 아동 상대 성폭행을 저지른 주요 범죄자들의 학력과 성격, 범행 방식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동 성폭행범 상당수가 저학력과 교류 단절, 왜곡된 성의식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은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국내 처음으로 실시한 ‘교도소 내 성범죄자 정밀 추적 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연세대 의대 의학행동과학 연구팀(팀장 신의진 교수·새누리당 의원)은 2006년 8∼11월 경기 안양교도소를 16차례에 걸쳐 방문해 죄질이 흉악한 상습 미성년자 성폭행범 10명을 정밀 분석했다. 국내 연구진이 교도소 안까지 들어가 성범죄자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본보가 25일 입수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10명은 초등학교 중퇴, 초졸, 중학교 중퇴 등의 분포를 보였다. 평균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다. 지능지수(IQ)는 90∼109가 6명, 110∼119가 1명, 89 이하가 3명으로 일반인 평균치와 비슷하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신 의원은 “아동 성범죄자는 지능이 특별히 낮은 건 아니고 정규교육을 마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문제 학생을 학교에서 조기 퇴출시키면 또 다른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수년간의 아동 성폭행범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고종석 김점덕은 중학교 중퇴였고 2010년 초등학교에서 여덟 살 소녀를 납치 성폭행한 김수철은 초등학교 중퇴자다. 2010년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는 고교 중퇴, 2008년 여덟 살 나영이를 무참히 성폭행한 조두순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다.연세대 팀의 조사 결과 아동 성범죄자들은 우울감과 고독감을 느끼는 정도가 일반인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으로부터 유리된 채 외로움을 느끼다 우울감으로 악화되는 것이다. 가족이나 동료 등 주변 사람에게 갖는 친밀감이나 소속감도 매우 취약하다. 이들의 사회성 지수는 16.7로 일반 범죄자(25)보다 33%가량 낮다.그렇다 보니 욕구 불만 등 문제를 해결할 때 정서적 교류를 하거나 합리적인 방법을 찾지 않고 혼자만의 방식에 매몰되는 성향을 보인다. 결국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뒤에는 자신에게 더 실망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들의 자존감이 성범죄가 아닌 다른 범죄자보다 20% 이상 낮은 이유다. 자존감이 낮아지면 스스로 사회 낙오자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져 재범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학교에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이후 주변에 교류할 사람도 없었다. 고종석은 어려서부터 동네의 문제아였다. 부모마저 그를 방치했다. 김길태는 은둔형 외톨이로만 지내 휴대전화나 교통카드마저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마음을 나누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이들은 피해자가 느낄 고통도 신경 쓰지 않는다.아동 성범죄자들은 여성에 대해, 그리고 성관계에 대해 심하게 뒤틀린 의식을 갖고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이들은 성인 여성과 사귀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아동포르노 등 음란물로 성욕을 해소하면서 성 관념은 갈수록 뒤틀렸다. 고종석은 “평소 일본 음란물을 즐겨 보면서 어린 여자와 성행위를 해보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꼈다”고 했다. 포르노광이었던 김점덕 역시 “트럭에 태워줬던 아름 양이 짧은 분홍치마를 입고 있어서 성관계를 하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연세대 팀의 연구 당시에도 아동성범죄자들은 면담 과정에서 “여자가 친근감 있게 남자를 대하는 것은 성적 접촉을 허용한다는 의사표시”, “술 취한 여자가 ‘안 돼’라고 하는 것은 내심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 “허벅지가 보이게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은 성욕이 많다”고 답했다. 이들은 강간 피해자가 성 경험이 많거나 성욕이 높을 것으로 여기는 경향도 보였다.연구에 참여한 연세대 의대 정신과 이영준 박사는 “아동 성범죄자는 가정과 학교에서 방치되고 고립되면서 자기만의 ‘섬’을 만들어 범죄 욕구를 키워 간다”며 “이 악순환을 사전에 막지 않으면 사후 처벌 강도를 아무리 높여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했다.함께 연구를 수행한 송원영 건양대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도 “성범죄자에게 겁을 주거나 성충동을 억압하는 방법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고 이들의 정서적 결핍과 취약한 대인관계 능력을 보완해 주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그러려면 형기를 충분히 늘리는 동시에 상담치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진우 기자 uns@donga.com  }

    • 201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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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혁당 유족 “대통령 되려 마음에 없는 사과… 또 상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24일 5·16군사정변과 유신,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 과거사 문제를 사과한 데 대해 인혁당 피해자 유족 단체인 4·9통일평화재단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로 사과했다”며 비판했다. 재단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의 진정성 없는 사과에 다시 한 번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며 “박 후보는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어 달라”고 주장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 우홍선 씨의 부인 강순희 씨(79)는 박 후보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일을 언급하며 “처음부터 사과를 했다면 몰라도 지금은 궁지에 몰려서 누가 써준 글을 그대로 읽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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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교통상황 앱으로 한눈에… 경찰 무료 배포

    경찰은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교통정보를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교통알림이(e)’ 개정판을 25일부터 배포한다. 이 개정판 앱은 도로 지도를 메인 화면에 배치해 운전자가 현 위치에서 목적지 방향으로 전방 10km까지 교통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안드로이드폰용 앱은 25일부터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아이폰용은 11월에 배포할 예정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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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특별법 시행 8년… 커져가는 실효성 논란

    23일로 시행 8년을 맞는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잡범만 양산하고 이 기간에 성매매 산업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최근 엽기적인 성범죄가 급증하자 성매매특별법이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이 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경찰청의 성매매 사범 처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 1만6947명이었던 성매매 사범은 이후 급증해 2009년 7만3008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다만 이듬해 절반으로 줄었고 지난해 2만6136명으로 감소했다. 성매매 사범 중 구속되는 비율은 매년 0.8∼1.8% 수준이어서 징벌 효과는 미미했다. 재판도 안 받는 기소유예 처분 비율이 매년 80%가 넘었고 기소가 돼도 대부분 수십만 원의 벌금형만 선고받았다. 1심 실형 선고 비율은 5% 남짓이었다. 집창촌 등 눈에 띄는 성매매 시설은 줄었지만 오피스텔이나 ‘풀살롱’ 등으로 성매매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요즘은 술집 마담들이 등록금 부담에 시달리는 여대생을 접대부로 고용하려고 대학가에서 ‘캠퍼스 현장 면접’에 나설 정도다.이처럼 성매매특별법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배출구(성매매)를 막아 버려 성범죄가 늘어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한국갤럽 설문조사(전국 성인 남녀 624명 대상)에서 남성의 56%, 여성의 41%가 성매매 금지와 성범죄 급증의 이 같은 ‘함수관계’에 공감했다.하지만 실제 성범죄는 성매매 단속 강도와 무관하게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둘 사이의 연관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는 2007년 1만3396건에서 매년 완만하게 증가해 지난해 1만9498건으로 늘었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 안태윤 연구위원은 “성범죄자는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욕구 충족의 도구로 보는데 성매매가 만연하면 이런 왜곡된 성의식이 더욱 심해진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성범죄자는 성매매로 만족하지 않고 더 큰 자극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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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공개 대상 性범죄자 64명 ‘행불’

    신상정보를 공개하게 돼 있는 성범죄 전과자 중 64명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정보를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제대로 등록하지 않은 성범죄 전과자도 339명에 달했다. 경찰은 전국의 신상정보 등록 대상 성범죄자 4509명을 일제 점검한 결과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64명을 지명수배하고 허위 부실 등록한 339명을 형사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성범죄자는 단순 성추행이 아닌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의 중한 성범죄를 저질러 2008년 4월 이후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3487명, 성인 대상 성범죄자가 1022명이다.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된 이들 신상공개 대상자 가운데 64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것은 언제든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시한폭탄’이 방치되는 셈이어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재불명 성범죄 전과자의 수는 서울(25명) 경기(14명) 인천(8명) 부산(5명) 등 순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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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각 경찰’ CSI견, 1km 밖 범인 신발도 찾아내

    7일 경북 영덕군의 한 노래방에서 이모 씨(61)가 50대 여성을 납치해 차에 태우고 사라졌다. 일주일 만인 14일, 이 씨 차 안에서 피해 여성이 탈진 상태로 발견됐지만 이 씨는 도망가고 없었다. 경찰은 셰퍼드 세 마리를 차에 들여보내 운전석과 운전대, 범인 것으로 보이는 남성용 잠바의 냄새를 꼼꼼히 맡게 했다. 차에서 범인 냄새를 ‘흡입’하고 나온 개들은 차 뒤편의 야산으로 향했다. 이 야산은 경찰관들이 이미 대대적 수색을 벌였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어 포기했던 곳이다. 개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녔다. 얼마 뒤 숲 속에서 셰퍼드가 ‘컹컹!’ 하며 짖는 소리가 들렸다. 임도(林道·숲 사이로 나 있는 길)에서 40∼50m 떨어진 산기슭에 ‘바스코’란 이름의 개가 앞발을 모은 채 앉아 있었다. 그 옆에 이 씨의 시신이 있었다. 대규모 경찰력으로도 찾아내지 못한 범인을 발견한 이 개들은 ‘체취증거견(Human Scent Evidence Dog)’이다. 한 번 맡은 사람 냄새를 기억해 냄새로 범인을 추적하는 일이 임무다. 국내에는 셰퍼드(독일산)와 말리누아(벨기에산) 각각 3마리, 레트리버(영국산) 2마리 등 총 8마리가 이 임무를 맡고 있다. 현재 증거견들은 17일 경찰서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탈주한 전과 25범 강도 피의자 최모 씨(50)를 쫓는 일에 투입돼 그가 달아난 곳으로 보이는 야산을 수색하고 있다. 경남 통영 아름이 사건, 제주 올레길 살인 사건, 울산 자매 살인 사건 때도 체취증거견이 범인과 피해자의 냄새를 추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대형 사건이 나면 전국 경찰특공대에 나뉘어 있던 체취증거견들이 기동타격대 출동하듯 사건 현장에 즉각 급파된다”고 말했다. 체취증거견은 잠깐 스치듯 맡은 냄새도 오래 기억해 제3의 장소에서 해당 냄새를 정확히 식별한다. 또 범인이 손으로 만진 물건에서 맡은 냄새를 응용해 신발 등 신체의 다른 부위가 닿은 물품까지 골라낸다. 한마디로 냄새로 범인을 잡는 ‘CSI(과학수사)견’이다. 경찰에는 마약이나 폭발물을 탐지하는 수색견 97마리가 있지만 이 중 체취증거견 8마리는 냄새 식별 능력 강화를 위해 특화된 훈련을 받는다. 특정인의 소지품 냄새를 맡게 한 뒤 그의 다른 소지품을 숨기고 찾게 하는 훈련을 반복해 체취를 분간하는 능력을 키운다. 숙달된 개들은 땀이나 침, 눈물 등 타액으로도 특정인의 고유한 냄새를 구분하는 기술을 습득한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일본 경찰은 체취증거견 1469마리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이시오카(石岡) 시에서는 강도범의 지갑 냄새를 맡은 체취증거견이 1km 떨어져 있는 주택에서 범인 신발을 찾아내 방에서 잠을 자던 범인을 붙잡았다. 일본 등 선진국에선 체취증거견의 전문성을 인정해 이들의 ‘동물적 판단’을 유전자(DNA)나 지문처럼 법적 증거로 인정한다. 한국 경찰도 이 견공들을 육군 군견훈련소와 미국 국토안보부 특수견 훈련소에 전지훈련을 보내는 등 2년 전부터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5년 경찰견 종합훈련센터가 설립되면 체취증거견을 대거 양성해 수사에 활용할 계획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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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표심 무기로 입김 강화? 경찰, 직장협의회 추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경찰관들이 ‘직장협의회(직협)’ 설립 추진 움직임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법상 경찰은 직협을 만들지 못하게 돼있으나 이들은 현직 경찰 및 관련 단체의 표심을 무기 삼아 대선후보 공약에 관련법 개정이 반영되도록 압박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일선 경찰과 유관단체 등이 주축이 된 ‘무궁화클럽’과 폴네티앙닷컴 등이 경찰 직협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 이슈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 민주통합당 서영교 진선미 한정애 의원과 함께 17일 국회도서관에서 경찰 직협 설립문제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공무원 직협은 공무원의 처우나 복지 등 권익 보호를 위해 기관별로 결성된 협의기구다. 단결권과 단체협의권은 있지만 일반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은 없다. 현행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면 6급 이하 공무원은 공무원 직협을 만들 수 있지만 경찰과 소방 등의 직종은 예외다. 치안과 안전 유지가 본연의 임무인 만큼 위급상황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일선 공무원들이 직협을 기반으로 단체행동을 시도할 경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만든 조항이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공무원 대다수가 직협은 물론 노조 설립이 가능한데 경찰과 소방 직종만 금지하는 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직협이 없다보니 경찰 조직 내 소통이 부족해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 강남경찰서 유착비리 사건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직협을 만들면 경찰관의 직무 만족도가 높아져 대민서비스 질이 개선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동안 경찰청은 “직협 설립이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의 요구가 워낙 높아 법 개정 운동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개정 움직임 자체는 합법적이라 일단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복무규정에 어긋나는 행태를 보이면 규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고 밝혔다. 경찰이나 소방 공무원의 직협 설립 문제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민생에 직결되는 업무를 하는 직종인 만큼 복지나 처우문제 등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치안 공백의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경찰 직협 설립 운동을 이끌고 있는 경남 마산동부서 양영진 경감은 “파업 등 단체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할 수 없다”면서 “직협은 경찰 내부 민주화에 기여해 궁극적으로 치안 서비스의 질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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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헤어져” 한마디에 야수로… ‘이별 살인’ 줄잇는다

    “대학 캠퍼스 커플인 남자친구가 요즘 싸울 때 칼을 들어요. 연애 초기에는 안 그랬는데 정말 무서워요. 혼자 힘으론 도저히 헤어질 수가 없어요.”(20대 여대생)“4년간 만나면서 여러 번 헤어졌는데 그때마다 남자친구가 가족까지 죽인다고 협박해 할 수 없이 받아줬어요. 제 동생은 그것 때문에 세 번이나 이사했어요. 경찰에 신고해서라도 헤어지고 싶은데 그러면 정말 해코지할 것 같아요.”(30대 직장인)“헤어진 남자친구를 피해 계속 옮겨 다니고 있어요. 잡히면 제 부모님, 동생들까지 다 죽이고 자살하겠대요. 직장을 잡으면 알고 쫓아올까봐 취직도 못해요.”(20대 여성)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남자친구에 대한 공포를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자매 살해범 김홍일처럼 이별을 요구하는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계속되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16일에도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박모 씨(24)가 자신의 여자친구 박모 씨(24)와 박 씨의 어머니 문모 씨(48)의 목과 복부를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박 씨는 경찰에서 “여자친구 어머니가 우리의 교제를 반대해 평소 앙심을 품었다”고 진술했다.전남 여수경찰서는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정모 씨(41)를 16일 구속했다. 정 씨는 12일 오전 5시경 옛 여자친구인 A 씨의 여수 집으로 찾아가 출입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다.이처럼 헤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은 옛 남자친구가 연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살해하거나 방화를 저지르는 등 무차별 공격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김홍일은 7월 20일 새벽 자신이 쫓아다녔던 여성의 동생을 먼저 살해했다. 그러고 나서 언니를 살해했다. 사귀다 헤어지거나 자신이 스토킹했던 여성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과거엔 남성이 자살 소동을 부리며 자해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여성을 살해하고 심지어 여성의 가족까지 해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남성의 집착에서 순정은 사라지고 공격성과 이기적인 성향만 강해진 것이다.이별을 원하는 많은 여성이 선뜻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남자친구가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인의 폭력이 살해 위협으로 악화되지 않으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연애 초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면 단호하게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신속히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주연 수원여성의전화 소장은 “여성이 폭력을 당하고도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남성은 관계 유지 수단으로 폭력을 활용하게 된다”며 “한 번 사죄를 한 뒤에 또 폭력을 휘두른다면 고쳐질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연인을 해치는 남성은 폭력을 통해 ‘상처 난 자존심을 회복한다’고 여긴다. 김홍일은 경찰 조사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낮은 남성은 평소 연애 과정에서 축적된 열등감이 결별 통보 직후 극단적 분노로 바뀌기 쉽다.연애 초기 남성들이 보이는 과도한 정성과 집착을 헌신으로 오해하는 것도 위험하다. 선물공세 등 물질적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공세적으로 매달리는 남성일수록 이별 통보를 받으면 거기에 비례해 박탈감과 배신감을 느낀다. 고려대 사회학과 김준호 교수는 “이런 남성들은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하는 보상심리에 폭행 자체를 정의로 착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홍일도 피해자 부모가 운영하던 주점에 갔다가 가게에 있던 피해여성에게 반해 5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고, 다른 인간관계 없이 이 여성에게만 매달렸다. 김홍일 전화 통화의 90%는 모두 이 여성과의 통화였다.경기대 이수정 교수는 “집착 증세를 보이는 연인과는 만남 횟수를 줄이고 상대가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도록 유도해 이별 후에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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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安뒷조사 정황 의혹’ 녹취록 공개

    경찰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여자관계를 뒷조사했다고 보도한 뉴시스가 해당 내용과 관련한 사정당국 관계자의 녹취록을 12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정보라인에서 고위 간부를 지낸 A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뉴시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초쯤 추적해본 적이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녹취록에서 A 씨는 “(안 원장이 다녔다는 룸살롱에 대해) 확실하게 잘 모르고, 그때 ‘로즈’인가 뭐 있잖아요. 거기 들락날락하고 여자가 있다고 해서 우리가 한번 추적을 해본 적은 있지”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우리가 그 사람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얘기는 많이 떠돌았는데. 실제 그때 확인할 만한 그런 그게 안 되더라”고 말했다. A 씨는 통화 말미에 “지금 이야기되는 (안 원장 관련) 내용들이 다 그런 식의 루머다. 우리가 좀 확인을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영 안 되더라”며 “자칫 잘못하면 민간사찰 이런 오해를 받을까봐 시기 자체가 그래서 조금 하다가 하지 말자고 해서 끝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통화에서 안 원장 관련 소문을 알아본 시기에 대해 “작년 초쯤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해당 시기에 A 씨는 한 지방경찰청의 정보책임자로 근무했다. 안 원장은 정치권에서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던 시기였다. A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뉴시스) 기자가 안 원장과 관련된 세간의 루머에 대해 물어와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은 있지만 실체는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게 통화의 전체적인 맥락이었다”며 “(안 원장의 사생활에 대해) 확인하거나 추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소문 내용을 알아봤다’는 취지로 말한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만약 그런 표현을 썼다면 전화를 빨리 끊으려다 말실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지난달 뉴시스 기자와 이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할 당시에는 정보업무와 무관한 보직에 있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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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로 된 ‘性교육’이 답이다] 성범죄 예방 교과서 만들자

    “제가 어렸을 때 이런 교육을 받았다면 그 끔찍한 죄를 짓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땐 왜 그런 기회가 없었을까요. 성범죄가 뭔지도 잘 몰랐던 제가 한심하네요.” 얼마 전 교도소를 방문해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주는 교육을 실시한 성교육 전문가 이현숙 대표는 한 30대 수강생으로부터 이처럼 뒤늦은 후회의 소리를 들었다. 이 대표는 “학교 성교육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최근 한 남학생이 고교 시절 성범죄 전력을 숨기고 성균관대에 입학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학생을 포함해 남자 고교생 16명은 지적장애 여중생을 한 달간 집단 성폭행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상당수는 중상위권 성적에 부모가 교사나 공무원인 안정된 가정의 자녀였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크게 저항하지 않아 합의가 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사건담당 경찰관은 “의사표현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성폭행하고도 자기 기준에서만 판단한 것”이라며 “그 발언을 듣고 ‘그 학생들이 성폭행이 뭔지 제대로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효성 있는 성범죄 예방교육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6가지 제언을 정리했다. ① ‘현장형 수업’을 하자 성교육은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서 언제든 적용 가능한 ‘현장형’이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성폭력의 정확한 기준이 무엇이고 성폭력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성교육 시간에 정립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초등학생들에게 “수영복을 입었을 때 가려진 부분은 부모가 만지더라도 ‘안 된다’고 외치라”고 가르칠 정도로 세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 성폭행 위험에 처하면 ‘무조건 소리를 지르라’고 할 게 아니라 “성폭행범이 팔을 뻗었을 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 침착히 대응하고 그 범위 밖이라면 소리를 지르며 도망쳐라. 성폭행범은 적발될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자를 굳이 쫓아가지 않는다”는 현장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가르쳐야 한다.② 성범죄 예방 교과 만들자 전문가들은 성범죄 예방 내용을 지금처럼 여러 과목에 나눠놓고 ‘수박 겉핥기’로 끝낼 게 아니라 통합된 정규 과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초중고교 교육 과정에 맞춰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 효과를 높이려면 연령이나 성향 등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게 소규모로 나눠 맞춤형으로 교육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성범죄 피해 대처 요령에 대해 집중교육하고 중고교생은 성폭력 개념, 올바른 남녀 관계 정립에 중점을 둬야 한다. ③ 툭 터놓고 얘기하자 학교와 가정에서 성에 대해 솔직히 말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과 덴마크 등 선진국에선 1차적인 성교육자가 부모라는 인식이 강해 자녀들이 민감한 주제를 두고 부모와 대화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미국 현지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성관계나 동성애 등에 대해 부모와 대화할 때 편안함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이 65%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교사가 성교육 시간에 콘돔 사용법을 알려줬다가 ‘성관계를 부추긴다’는 학부모 항의를 받고 강의에서 피임법을 빼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④ 가정으로 확대하자 교사는 매년 바뀌지만 부모는 자녀의 ‘평생 교사’다. 정부가 초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범죄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응답자 48.7%가 ‘가정 성교육 강화’를 꼽아 가장 많았다. 하지만 부모의 성교육 관련 지식 수준은 한참 모자란다. ‘아하 서울청소년성문화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담글을 보면 “자위를 하는 아들을 야단쳐야 하느냐” “초등학생 남매가 컴퓨터로 야한 사진을 보는데 어떡해야 하느냐” 등의 문의가 상당수다. 전문가들은 집에 성교육 관련 서적을 비치해 놓으라고 조언한다. 책이 손에 닿는 곳에 있으면 자녀가 자연스럽게 읽고 부모와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⑤ 성교육 연령을 낮추자 최근 성범죄 대상이 되는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성교육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학교 성교육은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5학년 이후 이뤄지지만 이를 최소한 초등학교 입학 단계로 앞당겨야 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10년 전국 보건교사와 보육원 교사 175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상적인 성교육 시작 시기로 응답자 59.4%가 3∼5세를 꼽았고 초등학교 1∼3학년이라고 생각하는 교사가 16.9%를 차지했다. ⑥ 교육 전문교사 양성하자 성범죄 예방교육 전문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성교육 교사가 성폭력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풍부한 사례가 없으면 ‘성교육은 역시 뻔하다’는 학생들의 선입견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현재 보건교과에는 성범죄 예방 관련 내용이 비교적 상세히 포함돼 있지만 보건 교과를 채택한 학교는 7.8%에 불과하고 이들 학교에서마저 성범죄 예방교육은 뒷전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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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로 된 ‘性교육’이 답이다]학교 성교육에는 ‘성범죄 예방’ 이 없다

    “성범죄 대책이 무수히 나왔지만 작정하고 달려드는 사람을 무슨 수로 막습니까. 사람을 욕구 충족 대상이 아닌 인격체로 보게 하는 교육의 힘이 절실하죠. 학교에서 제대로 성교육 받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여덟 살 난 딸 나영이(가명)가 조두순에게 성폭행 당하는 참극을 겪은 아버지는 의외의 성범죄 해법을 내놨다. 그는 최근 전남 나주 여아 성폭행 사건 등 잇따르는 성범죄와 관련해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결국 올바른 성교육이 답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고 있을까? 남녀 신체 차이, 임신, 출산 등 생물학적 설명에만 치중한 채 성관계가 남녀 간의 사랑과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임을 가르치는 데는 소홀한 게 아닐까?동아일보는 5일 서울시내 초중고생 28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남자 고교생(100명)의 38%가 ‘성욕을 강제로라도 해소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에서는 28.4%가 그런 대답을 했다.‘성교육 담당 교사가 권한 성욕 해소 방법이 효과가 있었나’라는 질문엔 그렇다(‘매우 그렇다’ 포함)라고 답한 학생은 23.5%에 불과했다. 남자 고교생 가운데 40%가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 동영상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하지만 학교 성교육의 내용 가운데 성범죄 예방 등 실질적 내용은 미미했다. 남녀 신체 차이, 임신, 출산 등 생물학적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성교육이 성범죄 예방과 남녀 간 바람직한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청소년교육복지학과 교수는 “성교육이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만 나열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범죄를 정당화하도록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며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언행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학교 성교육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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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안철수 원장 '정치 정보' 수집 안해… 의혹제기 유감”

    경찰은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경찰 등 정보기관의 뒷조사가 이뤄졌다는 안 원장 측의 의혹 제기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안 원장의 사생활에 대한 첩보를 수집했다는 금태섭 변호사의 주장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은 치안에 관련된 정보활동만 할 뿐 정치인 개인에 대한 ‘정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며 금 변호사가 ‘경찰’을 적시해가며 아무 근거가 없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사실관계 자체가 다른 일방적 주장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안 원장에 대한 사찰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의 기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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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rative Report]4억 배상 ‘어른 싸움’ 된 학교폭력, 아이는…

    《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에 아홉 살 소년은 반신불수가 됐다. 소년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결국 법원이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지만 가해 학생 부모는 재산 명의를 바꾸고 ‘돈이 없다’며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정우네 가족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가족의 절망은 2007년 봄 집 앞 문구점에서 시작됐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김정우(가명·14) 군은 문구점용 간이 오락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오락기 화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게임 빨리 끝내.” 같은 학교 동급생 4명이 뒤에서 정우를 재촉했다. 2학년 때 같은 반에 있으면서 정우를 괴롭히던 아이들이었다.“잠시만, 조금만 더 하고.” 정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뒤통수로 주먹이 날아왔다. 정우는 게임을 멈추고 일어났다. 오락기 옆에 있는 ‘뽑기’ 기계 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정우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몸의 중심을 잃었다. 뒤의 누군가가 “야, 시간 없는데 왜 이제 일어나!”라며 정우의 왼쪽 다리를 걷어찬 것이다. 바닥에 넘어진 정우가 일어서려 하자 뒤에서 더 센 발길질이 날아왔다. 정우는 뒤로 넘어지며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정우는 다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이번엔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도와 달라’고 외치려 했지만 말도 나오지 않았다. 4명은 재빨리 도망쳤다. 문방구 근처에 있던 정우의 한 살 터울 형이 쓰러진 동생을 향해 달려왔다. 정우는 눈만 멀뚱멀뚱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형은 친구와 함께 동생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옆에서 보고도 당황한 나머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울부짖었다. 정우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순간에 장애인 된 소년그날 이후 정우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나흘째 되던 날 정우는 다시 말을 시작했지만 말투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어눌해져 있었다. 왼쪽 얼굴과 팔, 다리 등 몸 한쪽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했다. 머리가 바닥에 부딪힐 때의 충격으로 뇌경색이 생겼고 그 여파로 반신마비가 온 것이다. 담당 의사는 정우에게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 판정을 내리며 “수술 후에는 휠체어를 타라”고 했다.엄마 이모 씨(44)는 아들을 이렇게 만든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정우는 병상에서 최준영(가명) 군과 임재현(가명) 군 등 4명이 자신을 때렸다고 했다. 이 씨는 학교를 찾아 각각의 담임교사가 동석한 가운데 네 아이를 한 명씩 만났다.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집에 있었어요.” “저는 그때 학원에 갔는데요.” “저는 그 문방구가 어딘지도 몰라요.” 아이들은 정우를 때리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경찰 조사 때는 가해학생 부모들까지 가세해 폭행을 전면 부인했다. ‘우리 애는 절대 친구를 때릴 아이가 아니고 그날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반신불수가 된 정우가 가해자를 한 명 한 명 꼽았지만 때린 사람은 아무도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 탐문 결과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4명이 폭행에 가담했고 최 군과 임 군이 주로 때렸다”고 결론 내렸다.당시 가해학생은 9세, 10세의 어린 나이여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죗값을 치르게 하려면 부모들이 돈으로 손해배상을 하는 길밖에 없었다. 학교폭력 사건이 어른들의 ‘전쟁’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사건은 이듬해 민사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4명 중 최 군 한 명만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 목격자로 법정 증언대에 선 정우 형의 친구 A 군이 최 군 한 명만 가해자로 지목한 게 결정적이었다. A 군은 재판 후 “임재현도 그날 폭행 현장에 같이 있는 걸 봤지만 그 친구가 학교 ‘짱’하고 워낙 친해 나중에 복수할까 봐 차마 얘기하지 못했다”고 했다.○ 홀로 끝나지 않는 비극비극은 정우 혼자로 끝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우네 가족은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정우 부모는 부부가 함께 동네 빵집을 운영했다. 하지만 정우가 병상에 누운 뒤 엄마 이 씨가 병간호에 전념하면서 남편 홀로 빵집 일을 해야 했다. 이 씨는 전국의 유명 병원을 다니며 아들을 고쳐줄 의사를 찾아 헤맸다. 혼자는 거동이 불가능한 아들을 등하교시키고 재활치료를 해주는 일도 엄마 몫이었다.남편은 오전 4시부터 밀가루 반죽을 하기 시작해 밤 12시쯤 장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일상을 2년간 반복했다. 매달 수백만 원씩 드는 정우 치료비를 대려면 아르바이트생도 쓸 수 없었다. 남편은 피로가 누적돼 지난해 3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망막박리 등 눈에 이상이 왔고, 5개월 만에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다. 생계를 책임졌던 남편마저 장애인이 되자 빵집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정우 부모는 가게를 처분한 돈으로 소송비용을 대고 남은 돈으로 둘째 정우를 포함해 아들 셋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2010년 생기긴 했지만 그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 대상에서 제외됐다. 외부 도움은 아동복지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최근 수술비 지원을 받은 게 전부다.기자가 정우 가족의 59m²(약 18평) 임대아파트를 찾았을 때 집 벽지는 습기가 차 곰팡이로 새카맣게 변색돼 있었다. 30년 된 건물이라 부엌에 물이 안 나와 욕실에 설거지거리가 잔뜩 쌓여 있었다.○ 재산 명의 넘겨버린 가해자 가족정우 어머니는 2010년 6월 대법원의 중재로 가해자인 최 군 아버지와 마주앉았다. 1, 2심에서 모두 최 군의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까지 갔고 담당 대법관이 합의를 해보자며 양측을 부른 것이다. 사건 3년여 만에 피해자와 가해자 부모가 처음 만난 자리였다. 최 군 아버지는 거기서도 “우리 아들은 때린 적이 없는데 정우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해 8월 최 군의 폭행 사실을 인정해 피해자 가족에게 4억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폭행으로 인한 장애 정도가 심각해 노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고 향후 일할 수 있는 나이를 산정해 일당으로 계산한 액수였다. 3년에 걸친 법정 공방이 그렇게 끝날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시작일 뿐이었다. 대법원 판결이 난 직후 최 군 아버지는 정우 부모를 찾아와 “우리 아들이 잘못을 한 건 아니지만 사정이 딱하니 1000만∼2000만 원에 합의를 보자”고 제안했다. 어머니 이 씨는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 최대한 노력해볼 마음이 있었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최 군 부모는 올해 5월 “배상액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개인회생은 채무자가 수입이 있는 경우 그 돈으로 5년간 생계비를 제외한 일정 금액만 갚으면 남은 채무는 없던 것으로 해주는 제도다. 최 군의 아버지는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어머니는 정부 중앙부처 중간간부로 재직 중인 국가직 공무원이다.개인회생이 받아들여지면 정우네 가족은 법원이 판결한 피해배상을 거의 받지 못한다. 최 군 부모는 향후 5년간 매달 몇만∼십몇만 원 남짓한 돈만 피해자에게 주면 남은 배상액을 모두 탕감 받는다. 받을 수 있는 돈은 모두 합해봐야 1000만 원 안팎이다. 법원의 피해 배상 결정을 한순간에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정우 어머니는 “한 아이와 가족의 인생을 망친 죄에 대한 대가인데 평생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교묘히 책임을 피하려 한다”며 울먹였다. 정우 부모가 최 군 부모의 재산 목록을 확인한 결과 빈털터리로 보이기 위해 개인회생 신청 전 보유 재산을 일부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 판결 후 4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최 군 아버지는 법원에 재산 목록을 신고하면서 자신 명의로 된 수억 원짜리 부동산을 누락했다. 공시지가 기준(올해 1월)으로만 1억9300만 원에 이르는 땅이었다. 최 군 아버지는 법원 재산 신고 3개월 뒤인 지난해 5월 그 땅 명의를 누나 등 다른 가족에게 넘겼다. 지난해 9월까지 꼬박꼬박 재산세를 냈던 땅이다. 최 군 부모가 낸 개인회생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열린 지난달 13일 판사는 최 군 부모에게 그 문제를 거론하며 “재산 신고를 사실대로 하지 않으면 (개인회생 심사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군 부모의 개인회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이날 법원에서 기자와 만난 최 군 아버지는 “원래 가족들을 위한 집안 땅인데 명의만 내 앞으로 돼 있던 것을 정상화시킨 것”이라며 “개인회생이라도 되지 않으면 우리 가정 역시 파탄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 군 어머니도 “아이들 진술과 증언으로만 판결이 나 수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축구선수의 꿈은 어디로사건 후 5년, 이제 중학생이 된 정우에겐 그날 사건의 흔적이 온몸에 배어 있다. 4일 기자가 정우네 집을 찾았을 때 정우는 ‘딸그락’ ‘딸그락’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두 발로 걷지 못하고 왼쪽 다리가 들린 채 오른발 하나로 총총 걸음을 내딛는 소리였다. 옆으로 뒤틀린 왼발은 발바닥이 하늘을 향한 채 힘없이 흔들거렸다. 두 다리의 길이도 10cm쯤 차이가 났다. 오른쪽 다리는 계속 자랐지만 성장이 멈춘 왼쪽은 5년 전 그때에 머물러 있었다. 정우는 가해자 2명과 같은 중학교에 다닌다. 사는 동네도 같아 등하교 때마다 거의 매일 마주친다. 초등학교 때는 보조기구를 착용한 외모가 흉하다고 욕을 하거나 때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가해자 2명 역시 거기에 동참했다. 정우는 “그 아이들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만 해준다면 다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정우는 지난달 16일 발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아직 한국에는 검증된 치료법이 없어 완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우는 어려서부터 박지성 선수를 좋아해 축구선수가 꿈이다. 수술 뒤 회복을 위해 학교를 쉬고 있는 요즘도 하루에 서너 시간은 TV로 축구 경기를 본다. 정우 어머니는 ‘수술 결과가 좋아도 보통 사람처럼 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을 아들에게 전하지 못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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