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김수현 기자

동아일보 히어로스쿼드

구독 32

추천

세상은 둥글고 신문은 네모납니다.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재밌게 알려드릴게요.

newso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사회일반61%
사건·범죄20%
사고10%
문화 일반3%
검찰-법원판결3%
기타3%
  • 포격속 ‘가출’한 침팬지 귀환… 우크라인들 안도

    5일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광장 인근. 10년생 암컷 침팬지 치치와 사육사 빅토리야 코지레바 씨가 서로 1m 정도 떨어진 채 ‘동물원 귀가 여부’를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치치는 이날 하르키우 동물원에서 탈출했다. 코지레바 씨의 ‘설득’에도 치치는 등을 돌려 앉거나 그를 밀치는 등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두 시간여 이어지던 대치는 한순간 종료됐다. 갑작스럽게 빗방울이 떨어지자 치치는 빠르게 코지레바 씨에게 달려갔다. 코지레바 씨가 입고 있던 노란색 점퍼를 벗어 입혀주자 치치는 그의 품에 안겼다. 치치의 ‘일탈’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치치는 코지레바 씨 자전거에 올라타고 무사히 동물원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치치가 광장에서 코지레바 씨를 만나 실랑이를 벌이다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올 3월 러시아의 침공 초기 집중 포격과 공습으로 도시 전체가 초토화되다시피 한 하르키우 시민들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 침팬지 치치 사연을 소개했다. 하르키우 동물원 측은 치치가 왜, 어떻게 탈출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포격과 공습 사이렌이 끊임없이 울리면서 치치뿐 아니라 동물원의 다른 동물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동물원 측은 밝혔다. 전쟁의 공포를 동물들도 느끼는 셈이다. 치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올 2월 24일 원래 살던 하르키우 북부 ‘펠드만 에코파크’ 동물원에서 구조돼 이곳으로 옮겨졌다. 당시 펠드만 에코파크 동물원에서는 오랑우탄 두 마리, 침팬지 한 마리를 비롯해 100마리의 동물이 포격에 맞아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르키우는 올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으나 5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 치치가 동물원 밖 세상 구경을 한 이날도 하르키우 외곽에서는 러시아군 공습으로 민간인 3명이 숨졌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찰스, 69년 왕세자 신분 끝내고 왕위 승계…부진한 인기 극복할까

    영국 왕위는 역대 최고령으로 69년간 왕세자 신분을 유지한 찰스 왕세자가 승계한다. 2018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자신이 맡고 있는 영국 연방 수장 지위를 찰스 왕세자에게 물려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1953년 즉위한 여왕이 후계자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영연방은 영국 및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53개 국가로 구성된 국가모임이다.현재 찰스 왕세자의 인기는 엘리자베스 여왕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찰스 왕세자는 다이애나빈과의 이혼 및 내연녀 커밀라 파커 볼스와의 재혼으로 영국 국민의 신망을 크게 잃었다. 왕위 승계가 결정된 후에도 승계 서열 2순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왕위를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BBC방송은 “찰스 왕은 왕실을 개혁하는 한편으로 자신에게 부정적인 여론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는 열흘간 추도 기간을 보낸 뒤 관례에 따라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장으로 거행되면 운구를 비롯해 모든 과정에 군대가 동원된다. 여왕 시신은 왕기(王旗)를 덮고 왕관을 올린 관에 넣어 마차로 운반돼 웨스트민스터 사원 중앙 홀에 놓이고 사흘간 국민 조문을 받는다. 이후 런던 서부 윈저성으로 옮겨진다. 운구 행렬은 군인 약 2000명이 호위한다. 과거 101세를 일기로 서거한 여왕 모후(母后) 장례 때는 운구 행렬이 약 800m 이어졌다. 윈저성에 도착한 시신은 세인트조지교회 예배당으로 옮겨져 장례식을 치른 뒤 안치된다. 이곳은 조지 6세와 마거릿 공주 등이 영면해 있다. 여왕 장례식은 ‘런던브리지’라는 위원회에서 총괄한다. 장례 기간 모든 왕실 건물과 영지에는 조기가 내걸리고 주요 관공서와 은행은 문을 닫는다. 런던 증권거래소도 장례식 당일에는 폐쇄한다. 공영방송 BBC는 장례 절차 완료 때까지 코미디쇼를 방영하지 않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9
    • 좋아요
    • 코멘트
  • 15명 총리와 함께한 최장수 여왕…“가장 부유했지만 늘 검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자 최장수 군주로 사랑받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제2차 세계대전이 절정일 때부터 무너져 가는 왕실의 중심을 바로잡고 여성 지도자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완벽한 여왕으로서의 삶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는 부친 조지 6세가 왕위에 즉위한 10세 때 본격적으로 통치자 수업을 받았다. 제2차 대전 때는 대대로 왕의 여름 거처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城)과 윈저궁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엘리자베스는 스무 살 되던 1945년 조지 6세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힌 뒤 영국 여자국방군에 자원입대했다. 군번 ‘230873’을 달고 군용트럭 운전사로 복무했다. 이때 평생 반려자 필립 왕자를 만났다.조지 6세의 건강이 악화된 1950년대 들어 엘리자베스는 왕실 행사를 대행했다. 1951년 10월 캐나다 미국 순방을 시작으로 영연방 국가를 돌아다니다가 이듬해 1월 조지 6세가 별세했다. 엘리자베스는 한동안 공적인 일에서 손을 놓고 부친을 애도하다 1953년 6월 전 세계 2500만 명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공식 명칭은 ‘엘리자베스 2세, 신의 가호 아래 그레이트브리튼, 북아일랜드, 그리고 모든 소유지의 통치자, 영연방 수장이며 신앙의 옹호자’.즉위 당시 대영제국의 위상은 무너졌으며 식민지들은 속속 지배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영국 내부도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왕실의 존재에 깊은 회의감을 갖기 시작했다. 왕실이 변하지 않으면 존속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었다.그는 영연방 국가들만이라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1953년 11월부터 6개월간 순방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순방은 영국 왕으로는 전례가 없었고, 인도에는 영국 군주로서 50년 만에 방문했다. 1977년 즉위 25주년에 35개국 영연방 지도자들이 축하연에 참석하는 결실을 얻었다. 1956년 총리 교체 시기에 보수당 해럴드 맥밀런을 차기 총리로 밀어붙이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1999년 4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영국 국가 원수로는 최초로 3박 4일간 방한해 서울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자손 걱정 컸던 어머니여왕으로는 완벽에 가까웠지만 끊임없이 스캔들에 연루된 자손 문제로 항상 고민이 컸다.찰스 왕세자(74)는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과 결혼했다가 불화를 일으켜 이혼했다. 다이애나 빈이 1997년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국민은 찰스 왕세자를 원망했고 왕실 폐지론도 나왔다.딸 앤 공주(72)는 평민 필립 대위와 결혼했다가 파경을 맞았다. 자식 넷 중 에드워드 왕자를 빼면 모두 이혼 경험이 있다. 2019년에는 앤드루 왕자가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개한 10대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불거져 재판까지 받았다. 2020년 3월에는 해리 왕손(38)과 메건 마클 왕손빈(41) 부부가 왕실과의 불화 끝에 결별하며 미국 캘리포니아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해리와 형 윌리엄 왕세손(40)의 ‘형제 갈등’도 불거졌다.이런 가족 문제에도 영국 사회에서 군주가 상징적 통치자 명맥을 잇는 것은 엘리자베스 여왕 덕분이었다. 그는 가장 부유한 여성에 속했지만 검소했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윈스턴 처칠부터 영국 총리 15명과 함께하며 신중하게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남편 잃은 상실감에 건강 악화고령에도 활발하게 외교 및 사회 활동을 했지만 90세를 넘자 건강 문제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2016년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연례행사처럼 들르던 별장에 가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쇠해 위독설(說)이 돌았다.지난해 10월 12일에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영국 왕립군 출범 100주년 기념 예배에 처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같은 달 20일에는 ‘휴식을 취하라’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입원했다가 하루 뒤 윈저성으로 복귀했다. “여전히 건강 상태는 좋다”고 버킹엄궁은 밝혔지만 몸 상태가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는 계속됐다.지난해 4월 74년간 해로(偕老)한 남편 필립 공이 100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나자 여왕의 건강은 더욱 악화됐다. 여왕은 “삶에 큰 구멍이 생겼다”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그 한 달 전에는 해리 왕손 부부의 “왕실에 인종차별이 있다”는 인터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아 왕실 명성이 잠재적으로 손상을 입을 것을 염려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9
    • 좋아요
    • 코멘트
  • “중국산 부품 사용”…美 국방부, F-35 전투기 인수 일시 중단

    미국 국방부가 미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 부품 일부에 허가 받지 않은 중국산 원자재가 사용돼 인수를 일시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방부 F-35 합동사업단(JPO) 측은 “지난달 F-35 엔진 터보머신펌프에 사용된 자석에 국방부 조달 규정(DFARS)상 허가되지 않은 중국산 합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납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터보머신은 전투기 엔진 시동을 걸 때나 지상 정비 작업할 때 동력을 제공하는 핵심 부품이다. 문제가 된 터보머신은 하니웰사(社)가 제조한 것으로 지난달 하도급 업체로부터 중국산 사마륨-코발트 합금이 사용된 부품을 공급받은 사실을 인지한 후 이를 록히드마틴과 국방부에 통보했다. 다만 JPO 측은 적발된 합금 부품에서 정보를 외부로 전송하거나 기체를 손상하는 등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이미 미 공군에 투입된 F-35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국 동맹국이 인수한 F-35 역시 운용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록히드마틴 측은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인수를 재개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니웰 측도 ”계약 조건을 준수하는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관련법이나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원자재로 이뤄진 다른 부품으로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 현행법과 DFARS은 안보상 이유로 중국과 이란 북한 러시아 등의 국가가 생산한 특수금속이나 합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8
    • 좋아요
    • 코멘트
  • 힐러리 “선정적인 사진 찍힌후 바지정장 고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75·사진)이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76)의 부인 자격으로 1995년 브라질을 방문했다가 치마를 입은 채 선정적 사진이 찍힌 것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바지 정장’을 고수한 계기였다고 공개했다. 또 자신의 가장 배짱 있는 결정은 불륜에 휘말린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었다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5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의 유명 앵커 노라 오도널과의 인터뷰에서 27년 전 여성 및 아동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브라질을 찾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치마를 입고) 소파에 앉았는데 취재진이 들어와 마구 사진을 찍어 댔다”며 다리를 오므렸지만 속옷이 살짝 보이는 사진이 찍히는 일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브라질의 한 속옷회사는 이 사진을 이용해 ‘란제리 영부인’ 같은 선정적 문구가 쓰인 광고를 제작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본인을 포함한 백악관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로 인해 연단 위에 있거나 계단을 올라갈 때 아래쪽에 사진기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 바지를 선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동석한 그의 외동딸 첼시(42) 또한 어머니가 바지 정장을 고수한 계기를 이제껏 알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했던 가장 배짱 있는 일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었다.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 이혼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외도가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이혼하지 않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야심 때문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과 첼시는 각국의 용기 있는 여성들을 다룬 책 ‘배짱 좋은 여성들’의 공동 저자다. 애플TV+는 이 책을 바탕으로 한 8부작 다큐멘터리 ‘배짱’을 9일부터 방영한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파티 영상 유출로 논란에 휩싸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장관 시절이던 2012년 한 파티에서 춤을 추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배짱 좋은 여성은 타인을 이끌기 위해 모든 기술, 재능, 끈기 등을 활용하는 사람”이라며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이런 사람들로부터 용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선정적 사진 탓에” 힐러리, 바지만 고집한 사연은…

    2016년 미국 사상 첫 여성 대선 후보이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75)이 평소 바지 정장을 고집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영부인 시절 찍힌 사진 때문에 치마를 포기하게 됐다는 것.5일(현지 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시의 트레이드마크인 '바지 정장'를 입게 된 것은 1995년 10월 브라질 국빈 방문 당시 찍힌 사진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치마 정장을 입고 있던) 나는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취재진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어요. 다리를 모으고 있었다고 생각했지요. 다만 그들의 촬영 방식은 다소 선정적이었어요." 이날 촬영된 사진 일부는 그해 브라질 속옷 회사가 '란제리 영부인' 같은 선정적문구와 함께 잡지 광고에 사용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 이후로 사진기자들이 계속 날 밑에서 찍는 듯한 경험을 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바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자신의 가장 배짱 좋은(gutsy) 경험으로 과거 성(性) 스캔들 빠진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과 결혼 생활을 유지한 것을 꼽았다."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보다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조차 (남편의) 사건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보였고 모든 결정은 공개될 수밖에 없었죠. 수도 없는 기도가 필요했습니다다."다만 그는 "이후 후회는 없다.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배짱 좋은 여성'을 주제로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배짱 좋은 여성이란 자신의 삶을 최대한 활용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 재능 끈기를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클린턴 전 장관과 딸 첼시는 지난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에 공개된 용감한 여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배짱(gutsy)'에 출연했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6
    • 좋아요
    • 코멘트
  • 식민지였던 인도, 1분기 GDP 사상 첫 英 추월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에서 영국을 제쳤다. 인도가 2027년 미국 중국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규모 3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국제통화기금(IMF) GDP 수치와 분기별 환율 등을 토대로 자체 산정한 결과 올 1분기(1∼3월) 인도 명목 GDP는 8547억 달러(약 1165조 원)로 영국 GDP(8160억 달러)를 넘어 경제 규모 세계 5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연간 GDP는 물론이고 분기별 GDP에서 인도가 영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기준 영국의 GDP는 3조1084억 달러였다. 2조9461억 달러였던 인도를 앞섰지만 올해 1분기 영국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0.8% 성장에 머물렀다. 반면 인도는 4.1% 성장해 추월했다. 블룸버그는 현재까지 각종 경제지표와 전망치를 분석했을 때 올해 전체 GDP에서도 인도가 영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4∼6월)에도 성장률 13.5%를 기록한 인도는 올 한 해 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영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인도 화폐 루피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올해 8% 하락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 남동부 탈환작전 박차…헤르손서도 주민 저항 거세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초기 빼앗긴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탈환 작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전략 요충지인 헤르손에서도 탈환을 돕는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헤르손 주민들은 최근 도시 주변에서 미사일 공격과 폭발음이 들리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총공세’가 이어지면서 러시아군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이 심각해질수록 정전(停電)도 잦아졌고, 인터넷 연결도 극히 어려워졌다. 한 40대 주민은 “이곳 주민들은 전선에서 벌어지는 일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군의 탈환과 도시의 해방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 내부에서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러시아군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러시아가 임명한 한 헤르손 농업 담당 고위 관료가 애인과 함께 살해당했다. 친(親)러시아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주 부지사 역시 우크라이나 반격 하루 만에 러시아로 도주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다만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군의 감시 경계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은 이전보다 삼엄한 분위기 속에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지역 상인은 “우리는 의견조차 말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은 “러시아 점령 이후 거리 곳곳에 보드카 가판대가 늘어났다”라며 “정부라 칭하는 자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주민들이 술에 취해 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헤르손은 친러시아 반군 지역인 돈바스와 크름반도를 잇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침공 초기인 올 3월 우크라이나 도시 중 최초로 함락됐으며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에 의해 점령된 유일한 주도(主都)다. 앞서 러시아는 이 지역을 2014년 크름반도 강제병합처럼 주민투표를 통해 공식 병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4
    • 좋아요
    • 코멘트
  • ‘칠상팔하’ 리커창 퇴진 가능성… 젊은피 ‘치링허우’ 약진도 관심[글로벌 포커스]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와 상무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결정할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다음 달 16일 열린다. 시 주석의 3연임이 유력해 그가 내놓을 집권 3기의 청사진과 차기 지도부 구성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립한 마오쩌둥(毛澤東·1949∼1976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3연임을 하는 지도자가 된다. 그는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됐고 5년 후 제19차 당 대회에서 유임돼 현재까지 10년 동안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유지했다. 당 대회가 10월에 열린다는 사실이 그의 3연임 확정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후 전 주석에서 시 주석으로 권력이 이양된 시점의 당 대회는 모두 그해 11월에 개최됐다. 최고 지도자 교체를 포함해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이뤄지면서 당 대회가 늦춰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지도자의 연임이 결정될 때는 모두 10월에 열렸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3연임에 이어 종신 집권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홍콩 밍(明)보 등은 중국공산당이 이번에 그에게 ‘인민 영수’라는 칭호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처럼 굳이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배후에서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로 군림할 발판을 마련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말이 당의 결정 및 법 위에 군림했듯 시 주석도 강력한 통치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무위원 7인 구성에 주목중국공산당의 내부 구조는 극단적인 피라미드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가장 밑바닥에 당원 약 9515만 명이 있다. 이 중 불과 2300여 명이 지역별 대표자로 선출된다. 이들이 5년에 한 번씩 베이징에서 당 대회를 열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 370여 명을 선출한다. 이 중에서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이 뽑히고, 또 그중에서 7명만이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자격을 얻는다. 중국은 절대 권력을 휘두른 마오쩌둥 사후 그가 주도한 문화대혁명 같은 폐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상무위원 중심의 집단 지도 체제를 택했다. 이것이 1인 최고 권력자가 있는 서방 정치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해 왔다. 상무위원 7인 중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 국무원 총리 등 2명은 당연직이다. 나머지 인원 및 구성은 유동적이다. 전체 인원도 마오 시절에는 5명이었고 후 전 주석 시절에는 9인이었지만 시 주석이 취임한 후 7명으로 줄여 고정했다. 국가주석과 총리 외에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국무원 부총리,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이 있다. 시 주석 3연임 여부와 함께 이번 당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현 상무위원 7인 중 시 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거취다. 리커창(李克强·67) 총리, 리잔수(栗戰書·72)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왕양(汪洋·67) 정협 주석, 왕후닝(王호寧·67)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趙樂際·65)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한정(韓正·68) 국무원 부총리 중 그간 지도부 교체 시 관례로 적용됐던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하는 유임, 68세 이상은 퇴진)’를 적용하면 시 주석, 리 위원장, 한 부총리 등 3명이 물러나야 한다. 스스로 칠상팔하 원칙을 무너뜨린 시 주석을 제외하면 두 자리는 확실하게 빈다는 의미다. 이 외 경제 노선을 두고 시 주석과 미묘한 차이를 보여온 리 총리의 퇴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확실하게 비는 두 자리에 차기 지도자 그룹이 등장할 것이 유력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상무위원 입성이 가능한 인물로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 천민얼(陳敏爾·62) 충칭시 당 서기, 딩쉐샹(丁薛祥·60) 중앙판공청 주임, 리창(李强·63) 상하이시 당 서기 등을 꼽는다. 모두 현 지도부에 비해 상당히 젊다. 후 부총리는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힌다. 그는 후진타오 전 주석, 리커창 총리가 속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소속이다. 시 주석이 집권 후 공청단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여온 것이 오히려 그의 상무위원 입성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한 공청단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그를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딩 주임은 시 주석의 확실한 지지를 통해 상무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시 주석이 상하이 당 서기로 재임하던 시절 비서장을 지냈다. 2013년 중앙판공청 부주임에 발탁되면서 시진핑 정권의 핵심 파워엘리트로 부상했다. 시 주석이 참석하는 거의 모든 행사나 일정은 딩 주임의 손을 거치므로 ‘시진핑의 그림자’로도 불린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 시절 구축한 인맥 겸 최측근을 일컫는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5년 전인 19차 당 대회 때부터 상무위원 진입이 점쳐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리 서기 역시 지금까지 상하이시 당 서기 대부분이 상무위원으로 승격했다는 점, 시 주석의 최측근이라는 점, 경제 분야 전문가라는 점 등을 들어 상무위원 진입 및 상무부총리 임명이 점쳐진다. 하지만 최근 일부에서는 천 서기, 리 서기 등 두 사람의 상무위원 진입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는 확진자 1명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0) 코로나’ 정책으로 올 상반기 두 달간 도시 전체가 전면 봉쇄됐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고 최고 책임자인 리 서기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천 서기는 중국의 주요 산업지대인 충칭이 올 7, 8월 두 달간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공장 가동 중단, 정전 등을 겪으며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 1970년대생 ‘치링허우’ 약진 주목차차기 최고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중앙위원회 및 정치국 위원의 면면도 관심이다. 특히 시 주석의 종신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당 대회에서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치링허우(七零後)’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나온다. 시 주석이 지난 10년간 손발을 맞췄던 1950, 60년대생 대신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장기 집권에 대한 국민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한다는 의미다. 중국 인터넷 매체 텅쉰왕 등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중국 중앙정부와 본토의 31개 성(省)급(베이징 등 4개 직할시 및 성, 자치구) 정부에서 부부장(차관)이나 당 부서기, 직할시 부시장·부성장, 자치구 부주석 등 주요 보직을 맡은 치링허우는 108명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는 20차 당 대회에서 370여 명을 선출하는 중앙위원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19차 당 대회에서 중앙위원회 위원에 선출된 치링허우가 2명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중앙위원회 입성이 유력한 치링허우의 선두 주자는 3월 상하이시 당 부서기에 오른 주거위제(諸葛宇傑·51)다. 상하이 출신으로 줄곧 상하이에서 공직 경력을 쌓아왔다. 산둥성 지난시 당 서기인 류창(劉强·51)도 금융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은행 출신으로 2016∼2018년 중국은행 부행장을 지냈고 최근 지난시 수장이 됐다. 쓰촨성 당 위원회 상무위원 겸 몐양시 당 서기인 차오리쥔(曹立軍·50)도 관심을 받는 인물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후난성에서 오랜 공직 경력을 거쳐 2020년 쓰촨성 부성장으로 발탁됐고, 이번에 성 당 위원회 상무위원이 됐다. SCMP는 지방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108명 모두 대졸이며 94.4%(102명)가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53.7%(58명)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미국, 영국 등 유학 경험자도 21.3%(23명)나 된다며 “치링허우는 엘리트 집단 겸 전문가 그룹”이라고 진단했다. ○ 당 대회 주요 의제, 공동부유-대만이번 당 대회의 주요 의제로 시 주석이 주창한 양극화 해소 전략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거론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이 단어를 처음 언급했다. 급속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 존재하는 심각한 빈부격차가 공산당과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하지만 올 들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잇따른 대도시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 등으로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당국의 목표치를 밑돌자 경제에 부담을 주는 공동부유의 속도 또한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공동부유가 다시 국정의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30일 당 최고 정책 결정 기구인 정치국 회의는 이번 당 대회의 주요 의제로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내실 있게 추진’, ‘적극적으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추동’,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전면 추진’ 등을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시 주석 역시 지난달 공산당 이론지 ‘추스’ 기고를 통해 “공동부유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이며 그 자체가 사회주의 현대화의 중요 목표”라고 주장했다. 경제 부담에도 공동부유 기조를 고수할 뜻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의 당위성도 강조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달 2, 3일 미국 권력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시 주석 측은 ‘대만을 해방해 통일 대업을 이루고 미국이라는 강력한 적에 맞서려면 강력한 지도자의 오랜 집권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5년 뒤인 2027년은 인민해방군의 건군 100주년이다. 실제 대만을 통일할 수 있느냐는 차치하고 그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인식을 전 국민에게 심어주고 이것을 장기 집권의 도구로 삼겠다는 속내가 역력하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의 최대 의제가 대만 통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지만 국공 내전에서 패한 장제스 총통이 대만으로 건너갔기에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은 동시에 중국의 분할을 의미한다”며 “시 주석이 마오쩌둥조차 하지 못했던 대만 병합을 달성한 지도자로 남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함부로 무력을 쓸 수 없으니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2026년 대만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친중 세력이 당선되도록 정보전을 포함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시 주석은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미중 갈등을 타개할 대표적 인물로 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권 3기에도 대외적으로 강경한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중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2-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럽 최대 ‘자포리자 원전’, 인질로 잡히다 [김수현의 세계 한 조각]

    당신이 잠든 사이, 오늘 밤에도 세상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입니다. 지난밤 당신이 놓쳤을 수도 있는 세계 각국의 소식들, ‘세계 한 조각’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순식간에 바뀌는 세상만사, “잠깐! 왜 이러는 거지?”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2022년 3월 어느 밤. 누군가의 절규가 겨울 어둠을 날카롭게 찢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그만 공격하세요! 당신들은 이 세상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외침이 무색하게도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날 원자로 6기 변압기가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입니다. 원자로 4기 외벽에는 대형 구경 총탄 흔적도 보입니다. 자칫 전기가 끊긴다면 원자로 냉각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던 상황입니다. 이날 밤 러시아군은 유럽 최대 규모 자포리자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 일대를 점령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3월 23일 자 기사 ‘우크라이나에서 인질로 잡힌 원자력발전소(In Ukraine, a Nuclear Plant Held Hostage)’에는 러시아군이 원전 직원들에게 자행한 대규모 인질극이 소개됩니다.○ 인질로 잡힌 자포리자 원전 “우리는 문자 그대로 총구에 겨눠진 채 일하고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NYT에 전달된 익명의 메시지 일부입니다. 러시아군이 진입한 이후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 500명의 감시 아래 놓입니다. 원전 건물 지붕 곳곳에는 러시아군 저격수가 항시 직원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잔혹하기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친위대 로스그바르디야로 추정됩니다. 전시(戰時)에도 원전은 멈출 수 없습니다.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 안전을 지키기 위해 원전을 가동해야 합니다. 8월 말 현재 원전에는 직원 약 9000명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까지 최소 직원 2명이 포격으로 숨졌습니다. 영국 BBC방송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기사 ‘자포리자 원전 근무자들: 러시아 총구가 우리를 겨누고 있다’에도 비슷한 대목이 나옵니다. 원전 직원과 에네르호다르 주민들은 증언합니다. “약값이 우크라이나군 장악 지역보다 4배 가까이 뛰었다. 의사도 부족하고 현금인출기(ATM)도 운영을 중단했다. 매일 포격이 떨어진다. 인터넷은 끊겼다. 교대 근무를 마치고 ‘납치’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은 현재 러시아 인질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지난달 25일 자 기사 ‘우크라이나 원전 직원 증언: 입막음하려 러시아군이 우리를 고문한다’에는 러시아군이 자행하는 고문 실상에 대한 증언이 나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자포리자 원전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군이 직원들을 가두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얘기입니다. “경영진은 잡혀 있습니다. 러시아군에 의해 지하실로 끌려갔다 오면 그 누구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찰단이 방문하면 모든 통제실에는 러시아 인사들이 배치될 것입니다. 그들은 ‘키이우 정권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다리고 있다며 크게 외칠 것입니다.” 원전에 갇힌 직원들로부터 텔레그래프에 전달된 메시지 내용입니다.○ 우크라이나 전력 20% 생산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원자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원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51%를 차지합니다. 옛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독립하겠다는 노력이 빚은 결과입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州)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원전입니다. 1984년 원자로 1기 가동을 시작으로 올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직전까지 모두 6기의 원자로가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의 약 20%를 생산했습니다. 현재는 2기만 운영 중입니다. 원전이 있는 에네르호다르는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225km 떨어져 있습니다. 드니프로강을 경계로 왼쪽은 러시아가 오른쪽은 우크라이나가 장악한 상태입니다. 러시아군은 올 3월부터 최전선인 이곳을 점령하고 있지만 원전은 꾸준히 우크라이나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거듭되는 포격으로 원전 내부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 여러 사건이 반복되면서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일각에서는 이번 점령이 러시아의 ‘전술적 핵전략’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자포리자 원전의 방사능 유출 위험이 커질수록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핵무기’보다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원전을 점령하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군에게 거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 ‘멜트다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원자로 멜트다운(melt down, 노심 용융·爐心鎔融, 원자로 냉각장치 이상으로 고열이 발생해 원자로 바닥을 녹이는 현상)입니다. 포격에 의한 원자로 파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전문가들은 1m 두께 콘크리트 벽이 감싸고 있는 원자로가 포격으로 붕괴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말합니다. 방사능 폐기물을 모아두는 격납시설 역시 안전합니다. 정밀 타격을 하지 않는다면 벽이 무너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큰 위험은 정전(停電)입니다. 원전에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 냉각시스템 작동이 중단되고 이 상태가 길어지면 과열된 원자로가 내부에서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전이 붕괴되더라도 과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태만큼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만약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그 범위는 최대 반경 30km로 추정됩니다. 더 이상 에네르호다르를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인재(人災)도 우려됩니다. 5개월 넘은 감시 생활과 예측할 수 없는 포격에 자포리자 원전 직원들은 신경쇠약 직전 상태라고 합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원전 위기대응 센터를 봉쇄하고 자신들 벙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원들만 포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쾅’ 소리가 들리면 그 후 모두 도망칩니다.” 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포격으로 인한 진동으로 작업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호소합니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아군의 위협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적어도 직원 100명이 구금됐으며 이 중 10명은 실종 상태라고 말합니다. ‘지인이 러시아군에 납치됐다’라는 소문도 돕니다. 한 직원은 WP에 말했습니다. “매일매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전쟁은 원전에 적합하지 않다” IAEA 사찰단은 마침내 1일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했습니다. 방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원전을 향한 포격이 멈추지 않자 사찰단은 원전 20km 거리에서 약 3시간 동안 대기해야 했습니다. 이날 원전을 둘러본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의 ‘물리적 완전성’이 수차례 손상됐다"라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IAEA는 추가 조사를 위해 이달 3일까지 자포리자에 머물 예정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을 넘었습니다. 도덕이 존재할 틈이 없는 전시 상황에도 인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합의는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에네르호다르 주민과 원전 직원의 안전을 기원합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9-02
    • 좋아요
    • 코멘트
  • 10월 전기-가스요금 또 동반 인상… 올해만 세번째

    올해 10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또 동시에 오른다. 4월과 7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동반 인상이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공기업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당초 정부가 결정한 인상 폭보다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 손실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인상 폭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29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 등은 올해 10월 이후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기로 하고 인상 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인 원료비(기준연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등을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앞서 기재부와 산업부, 가스공사는 0원이었던 정산단가를 올해 5월에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23원, 7월에 1.9원, 10월에 2.3원으로 각각 인상하기로 지난해 말 결정했다. 호주, LNG 수출 규제 검토… 韓 가스 가격 더 뛸듯 10월 전기-가스요금 인상 하지만 가스공사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미수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자 당초 예정된 정산단가 인상 외에 기준연료비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7월에도 예정된 정산단가 인상 외에 기준연료비를 MJ당 0.44원을 추가 인상한 바 있다. 가스공사 미수금이란 발전 연료의 매입 단가가 판매 단가보다 더 높아 가스공사 입장에서 입게 되는 손실금이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인상해야 했을 판매단가를 올리지 못해 가스공사가 미수금만큼 손실을 입은 셈이다. 올해 들어 상반기(1∼6월)까지 가스공사 미수금은 5조1087억 원이다. 지난달 LNG 현물 수입 가격은 t당 1034.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7% 급등해 역대 최대치인 1월(1138.14원)에 근접했다. 29일 일본 NHK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LNG 수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국제 LNG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호주산 가스는 한국 전체 LNG 수입의 약 30%를 차지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원화 가치 하락세)도 가스요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그만큼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수금 규모가 늘면 향후 가스공사 재무 상황이 악화되기 때문에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판매단가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10월에 가스요금뿐 아니라 전기요금도 인상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연료비 상승을 고려해 올해 4월과 10월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지난달 조정요금은 최대 인상 폭인 5원 올랐다. 올해 한전의 적자가 3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10월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에 더해 추가 인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손실 규모가 폭증하며 연료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고공 행진 중인 최근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공공요금의 인상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참석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국회의원 질의에 “가격 정상화 문제는 에너지 충격이 있어서 단기간에 하기보다는 긴 시간을 두고 완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킥보드 불법질주… 사고 해마다 2배로

    12일 오전 8시 반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5번 출구 앞 횡단보도. 출근시간 바쁘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직장인 사이로 전동킥보드 한 대가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를 건널 땐 하차한 후 끌고 가야 하지만 전동킥보드에 올라탄 청년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켜본 1시간 동안 총 12대의 전동킥보드가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내려서 끌고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동킥보드와 보행자가 부딪힐 뻔한 상황도 반복됐다. 회사원 정승민 씨(25)는 “뒤에서 갑자기 달려오는 전동킥보드와 부딪힐까 봐 아찔할 때가 많다”며 “속도가 워낙 빠르고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늘 긴장된다”고 했다. 이날 취재팀과 함께 현장을 점검한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동킥보드가 보행자와 마주 보고 주행할 경우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작지만, 보행자 뒤쪽에서 달려오는 경우 사고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며 “횡단보도에선 반드시 전동킥보드를 끌고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정 강화에도 급증하는 PM 사고16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 앞 횡단보도 상황도 비슷했다. 전동킥보드 1대에 2명이 올라타 ‘곡예 질주’를 하는가 하면, 운전자 대부분은 헬멧도 쓰지 않은 상태로 주행했다. 이날 30분 동안 8명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수단(PM) 공유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9일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공유 PM 규모는 2019년 2만2720대에서 지난해 8만8500대로 급증했다. 공유 PM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도로교통법 위반 건수도 폭증하고 있다. 경찰이 적발한 PM 관련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7만3565건에 달했다. 이에 경찰은 올 5월 말부터 두 달간 특별단속을 진행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지난해 5월 13일부터 PM 운전자는 원동기장치 면허를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1·2종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있는 경우에만 원동기장치 면허 없이 PM을 운행할 수 있다. 무면허 PM 운전자에겐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고 운전면허 취득도 1년간 금지된다. 킥보드를 타고 인도를 주행하면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된다. PM을 탈 때는 헬멧(안전모)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2인 이상이 동승할 수 없다. 안전모 미착용에 대해선 범칙금 2만 원, 정원 초과 운행에는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인도 등 보행로에선 PM을 주행할 수 없으며 자전거도로나 일반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운행해야 한다. 관련 규정이 대폭 강화됐지만 PM 관련 사고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PM 사고 건수는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 지난해 1735건으로 매년 약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PM과 보행자 간 사고도 2017년 33건에서 지난해 663건으로 급증했다.○ “도로 확충, 속도 제한 필요” 현실적으로 일반도로나 자전거도로에서 PM을 운행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풍선 효과’로 인도 주행이 많아지며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PM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늘려주는 동시에 필요한 경우 속도 제한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평소 지하철역에서 사무실까지 PM을 이용한다는 직장인 박모 씨(26)는 “인도 주행 금지 규정을 알고 있지만 자전거도로는 거의 없고 차도에선 차량의 위협을 받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인도로 달리곤 한다”며 “현실적 측면을 고려해 도로 환경이나 교통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글로벌교통협력센터장은 “일본은 최근 PM 등에 대해 최고 시속 6km를 조건으로 인도 주행을 허용하고 있다”며 “보행자 평균 속도가 시속 4km라는 점을 고려해 PM의 속도를 현저히 낮추는 대신에 인도 주행을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에는 PM의 속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PM은 시속 25km를 넘지 않게 설계돼 있는 대신에 별도로 속도 제한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야간만이라도 제한 속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0년 PM 사고는 낮 12시∼오후 4시에는 149건 발생했지만 오후 8시∼밤 12시에는 207건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심야 시간에는 PM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식별하기가 주간보다 훨씬 어렵다. 주간보다 천천히 운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상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PM이 (불가피하게) 인도 주행을 하는 경우 보행자가 인도에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보행자를 최대한 피해서 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 팀장 강승현 사회부 기자 byhuman@donga.com▽ 김재형(산업1부) 정순구(산업2부) 신지환(경제부) 김수현(국제부) 유채연(사회부) 기자특별취재팀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유채연기자 ycy@donga.com}

    • 2022-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전선 뛰어든 우크라 여성들… 무기 나르고 지뢰 제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반년이 넘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전쟁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전투 직접 참여, 지뢰 제거, 군사물자 수송, 용접, 소방 업무 등을 여성이 주도하면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또한 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 키이우 인근 체르니히우에서 살고 있는 한나 씨(34)는 최근 지뢰 제거 훈련에서 조교로 활동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마리우폴 출신으로 스위스의 한 광산 재단에서 일했다. 러시아가 체르니히우에서 퇴각한 후 러시아군이 설치한 지뢰를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뢰 제거는 제거 과정에서 나오는 전자파 등이 여성의 생식 계통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그간 여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분야다. 이런 분야에서 한나 씨를 포함해 많은 여성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전투에 직접 참여하는 여성도 급증했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군인의 약 22%가 여성이다. 2020년(15.6%)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인원수로는 5만 명이 넘는다. 2016년부터 최전선에서 복무했다는 한 여성 의료진은 “여성 군인들이 기관총 사수는 물론 지휘관으로도 활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투 참여가 가능한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여성들이 직접 폴란드 등 이웃 국가로 나가 수송차에 각종 군수품 및 지원 물자를 가득 싣고 복귀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와 키이우를 오가며 이틀 내내 트럭을 몰았다는 예우헤니야 우스티노바 씨(39)는 “침공이 시작된 날부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여성도, 남성도 모두가 각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적극적 우대조치’ 폐지 후 대학 내 인종적 다양성 감소

    미국의 명문 공립대학 2곳에서 과거 입시 과정에서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를 폐지한 이후 대학 내 인종적 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대(UCLA)와 미시간대는 최근 “적극적 우대조치 폐지 이후 수백 만 달러의 재정 투자를 통해 학생들의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혹독하게 실패했다’”고 시인한 보고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이어 “(지원자가 많은) 명문대에서 적극적 우대조치 없이 인종 다양성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적극적 우대 조치’란 교육, 고용 등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 집단을 우대하는 사회적 정책이다.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당시 최초로 인종·성별·종교·장애 등으로 불리한 입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현재 미 50개 주 중 41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두 대학은 적극적 우대조치를 폐지한 이후 대학 내 흑인, 원주민 등 소수인종 비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시간대의 흑인 학생 등록 비율 역시 전체 학생의 4%대다. 적극적 우대조치가 폐지되기 전인 2006년 7%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한 때 1% 수준까지 올랐던 미 원주민(아메리칸 인디언) 학생 비율 역시 지난해 0.11%로 급락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적극적 우대조치를 폐지한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대 신입생 6931명 중 흑인은 258명(3.7%)으로, 우대 정책이 폐지된 1996년 이전 7%의 절반 수준이다. 지역 내 다른 주립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8년 캘리포니아주 전체 주립대의 흑인 학생 등록 비율은 4%로 1997년(8%)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두 대학의 이번 의견서는 올 10월 적극적 우대조치 폐지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이란 단체는 “적극적 우대조치에 따라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미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낙태권 폐지 등 연일 보수적인 판결을 내린 대법원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소수 우대정책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8
    • 좋아요
    • 코멘트
  • ‘웜비어 장학금’ 첫 수혜자는 美정착 탈북민 이서현씨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가 아들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초대 장학금 수혜자로 미국 정착 탈북민을 선정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5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사진)는 탈북민 이서현 씨에게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프레드 씨는 “북한 고위 엘리트 출신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북한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에 감명을 받았다”며 이 씨를 계기로 다른 탈북민 학생들에게도 장학금 수여를 계속 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다. 이 씨는 VOA에 “이번 장학금은 북한 정권에 의해 부당하게 희생된 모든 사람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북한 내 민주주의 체계를 세우고 번영하는 나라로 발전시키는 길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북한 내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고위직을 지낸 리정호 씨의 딸이다. 이들은 2014년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윔비어 부모, 탈북민에 장학금…“北정권에 강력한 메시지 되길”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윔비어 씨의 부모가 아들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초대 장학금 수혜자로 미국 정착 탈북민을 선정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5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날 윔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윔비어 씨는 탈북민 이서현 씨에게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프레드 씨는 “북한 고위 엘리트 출신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북한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에 감명을 받았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아들이 남긴 유산이 북한 정권에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이 씨를 계기로 다른 탈북민 학생들에게도 장학금 수여를 계속 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다. 이 씨는 VOA에 “이번 장학금은 북한 정권에 의해 부당하게 희생된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북한 내 민주주의 체계를 세우고 번영하는 나라로 발전시키는 길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북한 내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리정호 씨의 딸이다. 이들은 2014년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앞서 이 씨는 한 강연에서 “북한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하고 자유를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밝힌바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5
    • 좋아요
    • 코멘트
  • 현대차 美협력업체, ‘아동노동법 위반’ 고발 당해

    미국 노동부가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현지 협력업체인 차량 부품회사 ‘SL 앨라배마’에 대해 아동노동법을 위반한 혐의로 22일 고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SL 앨라배마는 현대차의 차량 부품 협력업체인 한국 기업 ‘SL’의 미국 현지 자회사다. 지난달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 ‘스마트(SMART)’의 미성년자 불법 고용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유사한 의혹이 나온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SL 앨라배마가 지난해 11월부터 만 16세 이하 미성년자를 ‘억압적인(oppressive) 아동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등 노동 규정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고 밝혔다. 거론된 미성년자들은 주로 헤드라이트, 후미등 등을 만드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SL 앨라배마 측은 로이터에 미성년자 고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고용한 주체는 외부 인력업체”라고 해명했다. 현대차 역시 “어떠한 현대차 법인에서도 불법 고용 행태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연방 및 주의 모든 법규를 준수하는 정책과 절차를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미 연방법과 앨라배마주 법은 미성년자의 안전을 이유로 대부분의 공장에서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가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내 현대차 사업장에서의 노동 관행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노동부 “현대차 美협력업체, 아동노동법 위반”

    미국 노동부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현지 협력업체인 차량 부품회사 ‘SL 앨라배마’에 대해 아동노동법을 위반한 혐의로 22일 고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SL 앨라배마는 현대차의 차량 부품 협력업체인 한국 기업 ‘SL’의 미국 현지 자회사다. 지난달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 ‘스마트(SMART)‘의 미성년자 불법 고용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유사한 의혹이 나온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SL 앨라배마가 지난해 11월부터 만 16세 이하 미성년자를 ‘억압적인(oppressive) 아동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등 노동 규정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고 밝혔다. 거론된 미성년자들은 주로 헤드라이트, 후미등 등을 만드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SL 앨라배마 측은 로이터에 미성년자 고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고용한 주체는 외부 인력업체”라고 해명했다. 현대차 역시 “어떠한 현대차 법인에서도 불법 고용 행태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연방 및 주의 모든 법규를 준수하는 정책과 절차를 세워놓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현행 미 연방법과 앨라배마주 법은 미성년자의 안전을 이유로 대부분의 공장에서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가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 내 현대차 사업장에서의 노동 관행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8-23
    • 좋아요
    • 코멘트
  • BTS, 홍콩, 김치…한중 MZ세대 20명의 못 다한 이야기

    중국 청년들이 보는 한국은…“외모 중시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문화강국홍콩 시위 때 사회적 토론 덜 이뤄져 아쉬워韓아이돌, 중국 팬덤 배려해주면 좋을 것”한국 청년들이 보는 중국은…“예전엔 기회의 땅, 지금은 리스크의 땅‘우영우’ 등 K콘텐츠 유출·표절도 심각국가차원 총력전이 가능한 건 위력적”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 2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중 관계를 주제로 양국 젊은이들 간 토론의 장을 마련하려면 이들의 솔직한 생각을 먼저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10명과, 중국 관련 전공자이거나 중국 체류 경험이 있는 한국인 10명이다. 이들은 서로의 정치체제에 대한 평소 생각과 현재의 한중관계, 홍콩 민주화 시위, 한복·김치 논란 등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요약했다.▼ 쉬카이(25·남·중국인)―한국에 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외모를 중시한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크기는 작지만 세계적 존재감이 강한 나라고요. 특히 중국에 한국의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가 매우 유명하죠. 저도 대학교 때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한국 댄서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한국이 김치와 한복 등 중국에서 기원한 문화를 훔쳤다’는 생각에 동의하나요?“아뇨. 김치도 한국 전통 음식이고, 한복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한국’ 하면 김치라고 말하세요. 물론 기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각 나라가 발전해온 역사에 따라 관용의 자세가 필요해요.”▼ 임모 씨(27·여·중국인)―최근에 한국과 관련해 접한 소식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윤석열 대통령에 관련한 뉴스에 ‘친미’ 이슈가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한국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친미 행보를 보이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이번 대선 결과가 한국의 ‘친미반중’ 정서를 대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국인으로서 한국에 사는 것이 조금 걱정돼요.”▼ 왕태얼(20·여·중국인)―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보편적 이미지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중국이 인구 14억의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있는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민족국가인 것처럼 오해하는 것 같아요.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같고요. 단순히 정치 형태만 두고 북한처럼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라고 오해하는 거죠.”―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대자보를 붙인 경험이 있어요. 중국의 폭력적 진압이 비참하고 암담했어요. 다만 그때 일부 홍콩 사람들이 대륙 사람들을 비하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일은 한국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았어요. 아마 한국에 있던 중국인들은 ‘중국 사람들만 홍콩을 비난하고 있다’는 보도행태에 감정이 상했을 거예요.”▼ 진모 씨(29·여·중국인)―한국의 문화콘텐츠 중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많아요. 주변 한국 분들이 ‘너는 한국인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보는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예요. 특히 나영석 피디의 콘텐츠가 진심이 느껴져서 좋아해요. 저도 나중에 한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콘텐츠 관련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한중관계와 관련한 한국과 중화권 연예인들의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방탄소년단이 한미우호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6·25전쟁을 언급할 때 중국을 말하지 않은 건 아쉬웠어요. 물론 아이돌도 자기 생각을 얼마든지 발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국 팬들이 한국 아이돌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소비하는데도, 이들의 감정을 배려해줬다면 좋았겠죠.”▼ 고모 씨(27·남·중국인)―한국에서 사는 중국인으로서 차별을 겪은 적이 있나요?“한국은 여전히 ‘단일민족’처럼 민족중심적 표현을 사용해요. 인터넷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짱깨’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이것이 유학생으로서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선입견을 없앨 방법을 고민해야겠죠.”▼ 원모 씨(26·여·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 때 한국 유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사실 조금 놀랐어요. 학교 안에 홍콩 관련된 대자보가 올라오거나 커뮤니티에 홍콩 이미지가 뜨면 중국 학생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여기가 중국이 아닌데도 대자보 앞에서 홍콩 문제라는 정치적인 이슈로 대학생들이 토론하고 충돌하는 일이 생겨서 놀랐죠.”▼ 유모 씨(21·여·중국인)―한국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아이돌 연습생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이미지요. 아이돌뿐 아니라 학생들도 너무 열심히 공부해요. 한국에 온 뒤에 처음으로 지난 학기에 대면수업을 했는데, 한국 학생들은 PPT도 잘 만들고. 발표도 잘하고. 과제도 너무 열심히 해요. 물론 열심히 하는 중국 학생도 있지만, 발표과제 같은 경우엔 한국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기술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양모 씨(22·남·중국인)―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10점 만점에 5.5점정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도 괜찮다고 봐요. 사드문제, 베이징올림픽 문제 같은 것들이 또 나오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겠죠. 한국 사드배치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든, 중국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에요. 세대별로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아요.”▼ 한모 씨(22·남·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중국 청년들은 홍콩 시위를 ‘민주화’ 시위로 보진 않아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중 청년들간에 ‘민주화란 무엇인가’ ‘중국과 한국의 체제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사회적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감정적으로만 치우쳤던 게 아쉬워요.”―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부당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보세요?“천안문사건의 여파 때문에 아직도 폭력적인 나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로는 안전과 질서가 갖춰졌다는 이미지가 조금 생겼지만요. 다만 홍콩 시위 진압의 경우엔, 한쪽이 폭력을 쓰니 다른 쪽도 폭력을 쓰며 ‘에스컬레이트’된 것이겠죠. 하지만 중국은 군대도 파견을 안했고, 시위대 역시 인명사고를 줄이려 서로 자제했다고 생각해요.”▼ 란모 씨(25·여·중국인)―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중관계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저도 중국인으로서 감정이 조금 남아있어요. 사실 스포츠 영역에서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별로 안 좋잖아요. 중국인 입장에서 보기엔, 과거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도 반칙 행위가 몇 번 있었다보니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한국인이 중국에 대해 오해한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많죠. 조선족이 나오는 영화 때문에 중국은 인신매매, 장기매매가 벌어지는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중국인은 다 부자라거나 중국 여자는 다 고집이 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임동준(24·남·한국인)―중국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음식처럼 문화적인 게 먼저 떠오르고요, 정치적인 이미지는 G2강국?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중국계 일본인 친구가 말하길 중국인은 애국심이 강하대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우수함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공존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어떻게 하면 양국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을 속국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수천 년을 중국과 갑을관계로 보냈지만, 현대에는 서로 간의 존중이 필요하죠. 그런데 중국은 여전히 속 좁은 인식과 행동을 보이는 것 같아요. 중국이 좀 더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한별(23·여·한국인)-BTS의 밴플리트상 수상소감 논란이 한중관계에 영향을 얼마나 미쳤다고 생각하나요?“청년층의 주 관심사인 K팝 이슈와 역사가 결합되면서 분노가 폭발한 것 같아요. 중국 친구들은 BTS에 실망했다고 한 반면 한국 친구들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관한 소감이라고 했죠. 자기 나라를 건드리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민족주의적 감정 때문인 것 같아요.”―중국은 강대국이라는 말에 대해 동의하시나요?“동의해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강력하고, GDP나 군사력 측면에서도 상위권이니까요. 중국이라는 큰 나라가 옆에 있다는 건 한국에게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됐을 거예요. 중국 내 한류 열풍도 문화산업적인 측면에서 좋은 기회였을 거고요.”▼ 주모 씨(25·여·한국인)―한중관계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과 정치 체제가 다르고, 국민들에게 민족주의 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중국몽’같은 목표들을 제시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힘들죠. 양국의 사회문화적 교류가 늘어서 서로 이해도가 높아지면 정치·경제 분야의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박모 씨(25·남·한국인)―중국과 중국인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중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감옥, 중국인을 생각하면 본인이 감옥에 있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국에서 살면서 또래친구들이 정치교육을 받고 공산당을 찬양하는 것을 보며 자라서 그런 프레임으로 중국을 보게 된 것 같아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한중 관계는 ‘21세기 버전 조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시대처럼 한국이 중국에 정치적·영토적 주권을 상실하진 않았죠. 하지만 현재의 중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한국을 조공국가로 여기는 것 같아요. 중국이 바뀌지 않으면 한중관계가 바뀌기 어렵고, 반대로 중국의 태도가 바뀌면 손쉽고 빠르게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최모 씨(22·여·한국인)―중국학을 전공하면서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었나요?“과거엔 젊은 세대가 이해하기 힘든 나라, 세련되지 못한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중국에 대해 공부한 뒤에는 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나라로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서는 할 수 없는 총력전을 국가단위로 할 수 있는 나라이니까요.”―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중 청년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사드는 정치 이슈였지만, 결과는 문화·예술분야의 한한령으로 두드러졌죠. 이 분야에 가장 예민한 게 청년 세대에요. 여기에 ‘중국이 과연 한국 문화 콘텐츠 없이 살 수 있겠냐’라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혐중 정서가 나타난 것 같고요.”▼ 도모 씨(21·여·한국인)―유학생으로서 느끼기에, 중국 청년들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큰가요?“굉장히 커요. 이번엔 코로나19로 도시를 봉쇄하면서 조금 불만들이 생겼지만요. 중국 대학에서 유학생은 안 듣고 중국인만 듣는 수업이 사상·군사·체육수업 3가지예요. 시진핑 정치 철학 같은 사상수업을 계속 배우면 국가에 대한 충성도나 자긍심이 클 수밖에 없죠.”▼ 전유진(25·여·한국인)―중국인들과 소통하면서 갈등을 겪으신 부분이 있나요?“아무리 친한 중국인 친구더라도, 김치나 한복 이야기를 하면 가끔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들어요. 김치가 ‘한국의 파오차이’라는 말을 들으면 ‘분노 버튼’이 눌리는 기분이에요. 다른 친구는 ‘한국이 너무 민족주의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저는 ‘중국만큼 심한 곳이 있냐’며 반격했어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중국이 한창 붐이었던 입학 당시에는 ‘중국어를 배우면 굶진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중국어를 해도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과 중국이 발전적인 논의 대신 하나의 키워드에 꽂혀서 계속 소모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모 씨(32·남·한국인)-최근에 접한 중국 관련 뉴스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중국이 외국 회사와 벌이는 상표권 분쟁 뉴스를 봤어요.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미리 탐색해 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기 전에 미리 상표권을 등록해 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죠. 중국은 ‘대국’이지만 그들에게 ‘대국의 국격’이 있는지는 의문이에요.”-앞으로 한중 관계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시나요?“부당한 요구를 하는데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요? 지난 정권에서 중국에 저자세로 임했음에도 별 실익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조공무역’이 실패한 거죠. ‘기회의 땅’도 옛말이에요. 고통스럽겠지만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결국 적응할 수 있겠죠.”▼ 문경언(29·남·한국인)-중국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계속 접하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쓰레기 김치, 쓰레기 만두 등 불량 음식 파동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굳이 확인해볼 생각도 안 해요. ‘와 대박이다’ 하고 그냥 받아들이면서 ‘중국은 원래 이런 나라’라는 부정적 편견이 강화돼요. 이런 이미지를 바꾸려면 저희보단 중국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해요.”-자신의 나라가 상대 국가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시나요?“K콘텐츠 표절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봐요. 정식 유통된 적도 없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아이템들이 중국에서 유행이래요. 한국 영화가 중국으로 유출돼 몇 백억이 날아갔다는 이야기도 비일비재한데 중국 정부가 딱히 막을 생각이 없어 보여요.”▼ 박윤상(32·남·한국인)-중국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걔신가요?“저는 유소년기 전부를 중국에서 보냈고, 스스로를 친중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은 사소한 것을 따지기보다는 큰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호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초기에 정보공개 등 대응이 미흡했는데도 자국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크기가 크다고 대국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중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말에 동의하나요? “이제는 기회보다는 오히려 리스크가 많다고 생각해요. 과거엔 많은 분들이 중국에서 크게 성장하고 부를 축적해왔지만, 이제 그런 기회들이 점점 줄고 있어요. 게다가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전제주의 국가이다보니 정책적인 변수가 너무 심하고요.”관련 기사MZ세대 79% “中 싫다”… 北-日보다 호감도 낮아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99/1韓 2030세대 52% “한미동맹 강화하되 中견제 신중해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947/1“中선 말 잘못하면 생명 위협” vs “韓, 누구나 대통령 비난해 놀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772/1“한중 미래세대 충돌, 양국관계 위험 신호… 한한령 해제 등 문화 교류부터 늘려가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06/1특별취재팀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2-08-22
    • 좋아요
    • 코멘트
  • “한중 미래세대 충돌, 양국관계 위험 신호… 한한령 해제 등 문화 교류부터 늘려가야”

    “한국과 중국의 미래 세대가 서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곧 양국 관계를 지탱할 버팀목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최근 격해지는 반중 정서에 대해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체제가 다른 한국과 중국을 유지해 준 것은 문화·정서적 유대감인데 양국 간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신호”라며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사드 보복 등 문제에서 양국 정부가 갈등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양국 시민들이 직접 충돌하고 있으며 민간 차원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인적 교류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인터넷 공간에서만 서로를 접하는 2030세대가 일부 극단적인 의견을 상대국의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정부의 중재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취한 한국의 대중문화 진출을 막는 이른바 ‘한한령’을 풀지 않으면서 한중 간 문화·관광산업 교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교류의 질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연구교수는 “단순히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상대방의 정체성과 변화된 사회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 2022-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