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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 틈 없이 유지하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향후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며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현상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글로벌 시장이 조기에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국제공조도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과 재정건전성이 높은 수준으로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 달라”며 불안 심리 확산 방지를 강조했다. 또 “브렉시트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서 마련한 구조조정 계획과 보완대책이 제대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챙겨 달라”고 참모진에게 주문했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이를 막으려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 국민의 단합과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며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위협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언제든지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2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방문한 것을 언급한 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라는 정책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출산율을 제고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여서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현장을 중심으로 제도를 잘 알리고 확산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서실과 내각에서는 현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 26일로 사흘째가 됐지만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주말 동안 외부 일정 없이 관사에 머물며 참모들에게서 수시로 브렉시트 관련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브렉시트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21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내각에 ‘비상한 각오’를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에서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청와대는 24일 브렉시트 확정 직후 메시지를 낼지 검토했지만 국민과 시장의 불안감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쪽으로 보고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브렉시트의 파장 최소화를 위한 대응 의지와 더불어 국민과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메시지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참모진 회의에서도 긴장감을 갖고 예의주시하되 시장의 과잉 반응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한국 경제와 안보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상황을 관리하면서 시장이 불확실한 예단 때문에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모을 시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4대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등 경제활성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는 “외부 여건이 어려울수록 대통령은 현장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당초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잔류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24일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자 이날부터 브렉시트 24시간 합동 점검·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는 24일 대통령경제수석실과 외교안보수석실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경제와 안보의 ‘이중 위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영국의 탈퇴로 EU의 결속력이 약해지는 만큼 EU 차원의 대북제재 방안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미국과 EU 관계가 복잡해질 경우 외교적 변수가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 당국자는 “한국과 영국은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 한국과 EU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당장 양국 간 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광림 정책위의장 주재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브렉시트 관련 긴급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야권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이 브렉시트로 인해 쓸데없는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보여야 할 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파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최상목 차관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최 차관이 “앞으로도 매일 동향과 점검 보고서를 국민의당에도 공유하겠다”고 답했다고 김 의장은 전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송찬욱·한상준 기자}
“참전용사 중 한 사람으로서 한국전 참전이 눈부신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을 찾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 씨(89)는 감회에 젖었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을 누비면서도 100차례 이상 동료들을 위한 위문 공연을 하기도 했다. 번스타인 씨는 “1951년 4월 24일 인천에 도착한 날은 나의 23번째 생일이었다”며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는 “부대로 가던 기차 안에서 처참히 파괴된 건물과 희망을 잃은 한국인들을 보면서 내 주된 임무는 한국과 한국인을 지켜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두려워했던 전쟁의 결과가 오늘날 (한미) 양국의 끈끈한 우정과 전례 없는 동맹으로 발전해 무척 기쁘다”고 밝힌 뒤 연주를 시작했다. 번스타인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6·25전쟁 참전 유공자, 유엔군 참전용사 등 500여 명 앞에서 연주한 곡은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이었다. 앞서 번스타인 씨는 방한을 앞둔 10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쟁터에서 제 연주를 들었던 분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흥분된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참조). 번스타인 씨는 기자회견에서는 “초청을 받는다면 북한에 가서 김정은에게 피아노 연주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농구에만 관심을 보이는 김정은이 교화되도록 (평양에서) 첫 피아노 레슨을 했으면 한다”며 “김정은은 음악을 배워야 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산증인”이라며 “우리 사회가 참전용사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다하고 호국영웅들의 애국심을 후세에 계승하는 것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삼성맨’ 출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64)이 24일 퇴임했다. 2014년 11월 취임한 뒤 1년 7개월 만이다. 후임은 정통 관료인 김동극 대통령인사비서관(54·행정고시 29회)이 맡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처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김 신임 처장은 30여 년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인사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몸도 안 좋고 심신이 지쳤다. 이 상태에서 더 하는 건 국민들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한 달여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3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 후 공직 인사 분야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발탁됐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시작으로 기존 공직사회가 누리던 ‘철밥통’ 관행을 깨는 데 주력했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화와 성과연봉제 확대가 대표적이다. 이 처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관행을 깨기 위해 업무 성과가 탁월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특별승진·승급 등이 가능토록 했고 징계 등으로 무보직 상태인 공무원에게 지급되던 임금을 없애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세웠다. 또 ‘정부 헤드헌팅’과 ‘국민 추천제’를 통해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도 대폭 늘렸다. 그는 “후진적이었던 공직 영역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또 공무원 인사를 단순한 인력 배치가 아닌 성과 중심의 인적자원 관리로 바꾸기 위한 포석은 깔아놓은 것 같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김 신임 처장에 대해선 “오랫동안 협업해 온 훌륭한 공무원”이라면서도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련한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혁신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조를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로부터 “지나치게 기업 관점에서만 공무원 사회를 바라본다”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정통 인사 관료가 공무원 인사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일부 공무원의 반발은 이해당사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설득하고 극복해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맞아 공직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출신을 잇달아 차관으로 이동시켜 박 대통령의 임기 말 행정부 장악력을 높이려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황태호 taeho@donga.com·장택동 기자}
‘삼성맨’ 출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64)이 24일 퇴임했다. 2014년 11월 취임한 뒤 1년 7개월 만이다. 후임은 정통 관료인 김동극 대통령인사비서관(54·행정고시 29회)이 맡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처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김 신임 처장은 30여 년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인사 업무에 종사한 전문가”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몸도 안 좋고 심신이 지쳤다. 이 상태에서 더 하는 건 국민들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한 달여 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3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근무하다 ‘세월호 사건’ 후 공직 인사 분야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발탁됐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시작으로 기존 공직사회가 누리던 ‘철밥통’ 관행을 깨는 데 주력했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화와 성과연봉제 확대가 대표적이다. 이 처장은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 관행을 깨기 위해 업무 성과가 탁월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특별승진·승급 등이 가능토록 했고 징계 등으로 무보직 상태인 공무원에게 지급되던 임금을 없애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세웠다. 또 ‘정부 헤드헌팅’과 ‘국민 추천제’를 통해 민간 전문가의 공직 유입도 대폭 늘렸다. 그는 “후진적이었던 공직 영역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또 공무원 인사를 단순한 인력 배치가 아닌 성과 중심의 인적자원 관리로 바꾸기 위한 포석은 깔아놓은 것 같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김 신임 처장에 대해선 “오랫동안 협업해 온 훌륭한 공무원”이라면서도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련한 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혁신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조를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로부터 “지나치게 기업 관점에서만 공무원 사회를 바라본다”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정통 인사 관료가 공무원 인사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일부 공무원의 반발은 이해당사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설득하고 극복해야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맞아 공직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출신을 잇달아 차관으로 이동시켜 박 대통령의 임기 말 행정부 장악력을 높이려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황태호기자 taeho@donga.com}
“참전용사 중 한 사람으로서 한국전 참전이 눈부신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을 찾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 씨(89)는 감회에 젖어 말을 이어갔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을 누비며 100차례 이상 동료들을 위해 위문 공연을 했다. 번스타인 씨는 먼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박근혜 대통령님 만나서 영광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1951년 4월 24일 인천에 도착한 날은 나의 23번째 생일이었다”며 “한국인들과 함께 끈끈히 (인연을) 맺고 살라는 계시처럼 여겨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동시에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웠다”며 “부대로 가던 기차 안에서 처참히 파괴된 건물과 희망을 잃은 한국인들을 보면서 내 주된 임무는 한국과 한국인들을 지켜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두려워했던 전쟁의 결과가 오늘날 (한미) 양국의 끈끈한 우정과 전례 없는 동맹으로 발전해서 너무 기쁘다”고 밝힌 뒤 연주를 시작했다. 번스타인 씨가 박 대통령과 6·25전쟁 참전 유공자, 유엔군 참전용사 등 500여 명의 참석자 앞에서 연주한 곡은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여러분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큰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산 증인”이라며 “우리 사회가 참전용사들에게 존경과 예우를 다하고 호국영웅들의 애국심을 후세에 계승하는 것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25전쟁이 발발한지 66년이 지났지만 아직 한반도에서는 냉전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외면하고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위험천만한 고립과 대결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핵보유국을 주장하며 사이버테러와 도발 위협 등으로 긴장을 높여가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후임으로 김동극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임명했다. 삼성그룹에서 30여 년 동안 인사 업무를 주로 다루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발탁된 이 처장은 1년 7개월 만에 관직을 떠나게 됐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 처장은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신임 처장은 행시 29회 출신으로 중앙인사위원회 고위공무원지원국장,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 등을 지냈다. 정 대변인은 “김 신임 처장은 30여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인사업무에 종사하며 주요 보직을 거친 인사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국제사회의 엄격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이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금수 품목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최근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잇따라 나선 데는 이런 외부 조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ANI통신,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인도 언론은 2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에너지 위원회(PAEC)’가 핵개발 물자를 중국 회사 ‘베이징 선테크 테크놀로지’에서 구입해 북한에 우회 제공하다 적발됐다”고 미국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중국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도 파키스탄을 핵공급국그룹(NSG)에 넣기 위해 이를 ‘덮었다(hush up)’고 전했다.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NSG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서 지정한 물품을 거래할 수 없다. 파키스탄이 제공한 물품은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내열합금과 특수 용해로라고 인도 언론은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의 지시를 받는 주이란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 2명이 2012∼2015년 8차례에 걸쳐 파키스탄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와 핵개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서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NSG 연례 총회에서도 이 같은 북한-파키스탄 협력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3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날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을 ‘화성-10’으로 명명하고 “최고 고도 1413.6km까지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형 엔진의 출력이 입증된 것으로 4, 5월 있었던 4번의 발사 실패에서 나타난 결함을 보완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최고 고도가 1000km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엔진 성능 등 무수단에 적용된 기술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2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기술 결함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이 과정에서 외국과 협력이 없었는지도 밝혀야 할 숙제가 됐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전군 주요 지휘관 격려 오찬에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강력한 대북 제재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북한의 반발이 예기치 않은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초기에 강력하게 응징해서 대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장택동·손효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강력한 대북 제재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북한의 반발이 예기치 않은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초기에 강력하게 응징해서 대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격려 오찬에서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고 핵탄두 공개와 신형 방사포 사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수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어제도 2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러한 현재의 국면이 단기간에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처럼 도발과 보상이라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멀어지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해서 북한이 변화의 길을 택할 때까지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22일 무수단 미사일 2기를 발사했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400여 km를 날아간 뒤 해상에 낙하해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무수단 미사일의 북한식 이름인 ‘화성-10’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올해 들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하고 있고, 22일에도 (무수단)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이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22일 논의가 진행됐고, 관련 부처에서 다양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세계 비핵화 전에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 6자회담은 죽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6차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 이틀째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의 발언은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3국 대표들이 이날 오전 북한의 두 차례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한 반발로 나왔다. 3국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끌어올려서는 안 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북한 측을 압박했다. 최 부국장은 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평화조약 체결, 세계 비핵화 등을 요구했다. 또 5월 7차 당 대회에서 확인한 ‘핵·경제 병진 노선’의 정당성을 재차 천명했다고 베이징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CIIS)이 공동 주최하는 NEACD 회의는 민간 전문가는 물론이고 6자회담 참가국 대표가 모두 참석해 ‘미니 6자회담’으로 불린다. 북한 측은 2012년 다롄(大連) 회의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단을 보냈다. 이번 회의는 21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과의 ‘통일 대화’에서 “북한은 끝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지금도 핵보유국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면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발과 고립의 길을 가고 있다”며 “무모한 도발 끝에는 완전한 고립과 자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북한 정권은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3월 대북제재 결의안에 이어 국제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엔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다질 것”이라며 “이런 도발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력히 이행토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참의원 선거 유세를 위해 방문한 구마모토(熊本) 현 구마모토 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미국 한국과 긴밀히 연계해 북한이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 항의했으며 관계 부처 국장급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영남권 신공항 건설 방안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것과 관련해 ‘김해 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쓰며 결정 과정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약속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야당은 김해공항 확장은 신공항 건설이 아니므로 박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이 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또 공약을 파기한 것 아니냐 하는 문제점들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부산역 광장에서 ‘가덕 신공항 무산 규탄 대회’를 열고 대선 공약을 파기한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공약 파기 논란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야당의 공세에 밀리는 모양새가 되면 앞으로 야당은 물론 밀양을 지지한 TK(대구경북) 경남 울산과 가덕도를 지지했던 부산의 반발까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결국 남은 임기 중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와 정부는 ‘김해 신공항’론을 내세워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 신공항이 되는 것”이라며 “공약 파기가 아니라 어려운 문제지만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열린 신공항 관련 회의 이름도 당초 ‘영남권 신공항 후속 조치 관계 장관 회의’에서 ‘김해 신공항 관계 장관 회의’로 바뀌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을 건설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2011년 4월 1일 기자회견에서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사과한 것과 대비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밀양과 가덕도만 놓고 검토한 것이고 현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한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2012년 새누리당이 펴낸 대선 정책공약집에는 지역 공약의 8대 핵심 정책 중 5번째로 ‘신공항 건설’이 명시돼 있지만 입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 새로 짓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김해공항에 활주로가 신설되고 공항 시설도 대폭 확충되기 때문에 신공항 건설과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 결정 이후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과의 ‘통일 대화’에서 “지난해 1월 신공항 관련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외국의 최고 전문기관을 선정, 용역을 의뢰해 그 결과에 따르기로 약속했다”며 “외국 전문기관은 김해공항을 신공항급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정부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21일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것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오후 늦게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그나마 최적의 결론이 난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내에서는 그동안 신공항 입지가 어느 한쪽으로 결정되면 여권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 민심이 둘로 갈라지면서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신공항이 밀양으로 결정된다면 부산이 크게 반발하면서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대로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로 선정된다면 TK(대구경북)와 울산, 경남 민심이 술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정치권이 갈등을 너무 키웠다”며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한쪽은 상처가 클 텐데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청와대로서는 가장 우려했던 상황, 즉 영남이 둘로 쪼개지는 상황은 피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이렇게 예민하고 중대한 국가적 사업을 그냥 두고 보기만 했겠느냐”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전에 청와대가 용역 기관 등과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합의한 대로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맡겨 평가하고 발표가 이뤄진 것일 뿐 청와대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설령 정부가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결론을 바꾸라’고 요구한다 해도 국제적 명성이 있는 외국 회사가 수용하겠느냐”며 “비밀 유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이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청와대는 적극 반박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선 밀양과 가덕도만 놓고 검토한 것이고 현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것이어서 출발선이 다르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과 관련해 “국제 테러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개헌 등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IS가 전 세계 추종자들에게 국내 주한미군 시설 2곳과 우리 국민 1명을 테러 대상으로 선동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수 명이 IS에 가담했고 테러단체 지지 외국인 50여명이 국내에서 적발되는 등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공공연히 청와대와 정부 청사 폭파를 위협하는 동영상을 게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납치, 테러를 기도하고 있다는 첩보가 계속 입수되고 있다”며 “국무총리실 소속 대테러센터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테러 양상과 대비책을 사전에 준비하고 훈련 체계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아프리카·프랑스 순방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로의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최적 파트너인 프랑스와의 협력 관계도 한층 더 강화할 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세계가 진출하고자 하는 블루오션”이라며 “산업단지 조성이 조속하게 실현돼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는 신속한 이행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출범한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인 ‘코리아 에이드’ 관련해서는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씩 도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될 수 있도록 각별하게 관리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수소차의 잠재력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가 수소차 시장 선도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는 지자체, 업계와 협력해서 카셰어링 등 시범 보급사업 추진과 충전소 확대 등 수소차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수출 감소,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경제 위협 요인을 언급한 뒤 “내각은 비상한 각오로 국정을 빈틈없이 챙겨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빠지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달라”며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기업과 산업 구조조정을 어려움이 있어도 슬기롭게 이루어내야 한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무한경쟁의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가야 한다”며 “올해 정부는 정부3.0의 생활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시스템과 제도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3.0 국민체험마당’ 개막식 축사에서 “모든 혁신의 궁극적 지향점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3.0이 국민 생활 속에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다면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혁신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3.0은 공공 정보를 민간에 개방하고 맞춤형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제시한 정부 혁신 전략이다. 정부3.0의 성과에 대해서는 “15종의 국가중점 데이터를 개방한 결과 연간 1조3000억 원 이상의 사회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 등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았다. 박 대통령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완성,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정부 업무 방식의 변화 등을 약속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당무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 복당 결정으로 촉발된 내홍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유승민 복당’ 사태가 당내 헤게모니(주도권)를 둘러싼 싸움이었던 만큼 향후 당권 등을 놓고 계파 간 일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도부 붕괴’ 최악은 피해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 위원장 자택 부근의 한 카페를 찾았다. 김 위원장이 들어오자 90도로 고개를 숙인 뒤 “복당 처리 과정에서 너무나 거칠고 불필요하며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괄 복당 결정 당시 표결을 미루자는 김 위원장에게 “중대 범죄행위”라고 압박해 김 위원장이 거취를 고민하는 상황을 초래했었다. 김 위원장은 적어온 메모를 보며 “이번 상황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다”고 했다. 손에는 헌법재판소가 제작한 헌법 책자가 들려 있었다. 복당 결정이 “표결이라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비박(비박근혜)계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은 20여 분간의 회동에서 “당에 신뢰도, 기강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감이 든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리를 나서며 “(정 원내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7시경 지상욱 대변인을 통해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당무 복귀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계가 복당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을 요구한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사퇴를 권고했다. 하지만 비박계인 권 총장은 “사퇴할 이유가 없다. 경질하려면 비대위의 의결을 거치라”며 거부했다. 권 총장이 끝까지 반발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권 총장을 경질하겠다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고 계파 패권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 靑, 당 장악력 약화 친박계는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당초 20일에 30∼40명이 모여 세(勢) 과시를 하려 했지만 모임도 보류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복귀와 권 총장의 경질 결정으로 수습이 되고 있다”며 “당 상황을 지켜본 뒤 모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숨고르기에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1보 후퇴’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복당 사태가 자칫 ‘제2의 유승민 사태’로 번질 경우 역풍이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다들 빨리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언급을 할지가 변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발언을 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임기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당청관계 힘의 균형이 당 쪽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유 의원 등의 복당 결정을 청와대에 ‘사후 통보’한 것부터 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서 판가름 유 의원의 복당으로 ‘최경환 대세론’으로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전당대회에도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 진영에서는 유 의원을 앞세운 후보군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경환 대 유승민’의 맞대결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이 당권에 나서 전면전을 펼치기보다 당심과 여론을 좀 더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총선 참패 후 자숙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유 의원 복당 국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한 것도 눈길을 끈다. 비박 진영이 전열을 가다듬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친박-비박계의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관광객이 안 오느냐고 아우성을 치다 많이 오면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1만 원씩 받는 식이면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저가관광이나 택시 바가지요금 같은 문제들은 관광객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이 될 수 있도록 불만 제로 관광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에 관광을 갔는데 서울 동대문의 노점에서 김밥을 1만 원에 샀다. 다시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중국의 한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글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관광객들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라며 “‘한국에 가면 참 친절해서 그 마음이 영원히 남더라’는 것이 최고로 남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觀光)이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나라의 빛을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며 “그 나라에 아주 좋은 빛이 있는데 좋은 관광 상품인지 깨닫지 못해 헝겊으로 뒤집어씌워 놓는 식이면 관광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산업은 제조업 대비 일자리 창출 효과가 1.5배나 될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청년고용의 돌파구”라며 “관광업계 스스로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 많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관광객이 안 오느냐고 아우성을 치다 많이 오면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1만 원씩 받는 식이면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저가관광이나 택시 바가지요금 같은 문제들은 관광객 만족도를 떨어트리고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이 될 수 있도록 불만 제로 관광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이 2004년 주한 페루대사관 근무 당시 새벽에 딸이 아팠을 때 동네 주민이 약을 구해준 것을 두고두고 고마워한다는 사연을 전한 뒤 “친절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객들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라며 “‘한국에 가면 참 친절해서 그 마음이 영원히 남더라’는 것이 최고로 남는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또 “관광(觀光)이라는 말의 어원을 보면 ‘나라의 빛을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며 “그 나라에 아주 좋은 빛이 있는데 좋은 관광상품인지 깨닫지 못해 헝겊으로 뒤집어 씌어놓는 식이면 관광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관광산업은 제조업 대비 일자리 창출효과가 1.5배나 될 정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청년고용의 돌파구”라며 “관광업계 스스로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여 많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역사는 단순히 지나가 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만드는 토대”라며 “국가유공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잘 계승하고 젊은 세대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올해 6·25전쟁 영웅으로 선정된 고 이장원 중위, 비무장지대(DMZ) 수색 중 부상자를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전 육군 대령(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등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아버님, 어머님, 형제들이 계셨기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많은 장병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경찰·소방공무원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후 매년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행사를 열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